사랑을, 놓다 - 길 위의 러브 레터
전여옥 지음 / 독서광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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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아닌데, 여기는 아닌데. 너, 전여옥. 남의 인생을 사는 거 아니니?" 지난 십여 년 남짓 여의도에 있을 때 내가 끊임없이 했던 질문이다. 그 질문에 대한 답이 바로 이 책 <사랑을, 놓다>이다. 그 아버지처럼, 이제 나는 모든 사사로운 세상의 고정 관념을 편하게 놓을 수 있다. 그 과정은 나의 여행이었다. 길을 떠난 여행이기도 했고 삶 자체의 긴 여행이기도 했다. 대부분의 여행은 많이 걷는 것이다. 그때 절실하게 필요한 것은 돈도, 명예도, 권력도 아니었다. 그리고 동행도, 즉 사람도 아니었다. 오로지 '편한 신발' 한 켤레면 족했다. - '길 위의 당신께 보내는 러브 레터' 중에서

 

 

전여옥이 띄우는 러브 레터

 

이 책은 정치계를 자발적으로 은퇴한 전여옥이 만난 사람과 여행지에 대한 이야기로 마치 그녀의 인생 지도를 보는 것과도 같다. 도쿄의 아카사카에서 긴자, 아오모리까지, 중국 리장에서 홍콩, 방콕, 앙코르와트, 미국 뉴욕에서 뉴저지, 그리고 터키 이스탄불에서 프랑스 스트라스부르에 이르는 여정에 함께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그려진다.

 

그녀는 2012년 6월, 여의도, 즉 정치판을 떠났다. 과거 역사를 돌이켜 보면 섬은 유배지였다. 비로소 그녀는 '여의도'라는 유배지에서의 참으로 고되고 힘든 생활에서 벗어나 자유로운 몸이 됨으로써 여의도 시절을 회상하며 다시는 귀양살이를 하지 않겠다는 결심과 함께 이젠 '개인의 삶'에 집중하기로 했다. 이에 그녀를 오래 봐왔다는 한 시인이 이렇게 말했다.

 
"나뭇가지에 긁히고 돌부리에 넘어지고 상처투성이가 되어 마침내 돌아왔어요. 댓돌 위에 놓인 하얀 고무신-아, 내가 진짜 집에 왔구나 하고 안도할 거예요"

 

그녀의 에세이는 '여행은 첫사랑이다', '긴자에서 작업당하다', '일단 꽂히면 "렛츠 고"', '그 남자의 키친', '사랑을, 잡다' 등 총 다섯 파트로 구성되었는데, 살면서 놓아버린 사람과 놓고 온 풍경 사이에서 '사랑', '자유', '용기', '꿈', '선택', '열정' 등의 자기 실험을 완성해 가는 그 여정은 오히려 편안해 보인다.

 

 

 

 

 

여행은 첫사랑

 

하나뿐인 아들의 사춘기는 그녀의 인내심을 시험하기엔 버거웠다. 서재 구석에 있던 여행 가방이 그녀에게 '데려가라고' 요구하고 있었다. 마침 그때 지인으로부터 카톡이 날라왔다. 홍콩에 출장가서 리츠 칼튼에 묵고 있다는 거다. 이에 그녀는 즉답을 날렸다. "가도 됨?", 바로 답장이 도달햇다. "물론이죠"

 

닭 쫓던 개 같은 표정을 짓는 열아홉 살의 아들에게 멋진 복수를 한 셈이다. 비행기 티켓도 십 분만에 확보, 짐 챙기의 달인답게 평소 지고 다니는 백 팩에 짐을 다 꾸리고 갑자기 일이 생겨 홍콩으로 출장가니 아들도 이젠 어른이니 알아서 잘 하라고 회심의 일타를 날리며 집을 나선다. 약이 바짝 오른 아들의 표정의 그녀의 기쁨을 배가시킨다.

 

인천공항에 도착해서 출국까진 아직 여유가 있길래 아이스 아메리카노 한 잔을 시켜놓고 홍콩의 먹거리를 머리에 떠올리며 비로소 여행 간다는 실감을 느낀다. '우선 취화翠華(홍콩 센트럴 맛집)에 가서 밀크티와 파인 애플 번을 먹고, 룽킨힌龍景軒(포시즌스 호텔에 있는 광둥식 레스토랑)에 가서 딤섬을 먹고, 저녁에는 완차이灣仔 골목에 있는 그 국숫집에서 비둘기 경단이 들어 있는 국수를 먹어야지'

 

여행은 새로운 곳이다. 때론 '처음'의 흥분도 있다. 처음 본 남자, 처음 걷는 거리, 처음 가본 호텔, 처음 맛보는 음식 등등, 이 모든 것은 다 첫사랑이다. 뇌과학자는 여행자의 뇌는 치매를 모른다고 말한다. 왜 그럴까? 새로움을 찾아 떠나는 여행은 우리들의 뇌를 새롭게 하기 때문이다. 훗날 아들이 그녀에게 왜 그렇게 여행을 많이 다녔다고 묻는다면 이렇게 대답하리라.

 

"치매에 걸리지 않으려고, 엄마가 그렇게 되면 네가 고생이잖니?

널 위해서 여행을 많이 다닌 거란다" 

 

 

사랑을, 놓다

 

스트로베리, 즉 새빨간 딸기를 떠올리면 예전에 그녀가 자주 가던 아카사카에 있는 술집이 생각난다. 이곳은 당시 그녀가 도쿄 특파원으로 재직할 때 일본 라디오 방송의 친구가 소개한 장소였다. 일본의 아카사카는 고급 술집이나 요정이 몰려 있는 곳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틈새도 있다. 서서 먹는 우동집과 가기 만만한 술집 등도 있다.

 

그녀가 도쿄에 살던 무렵엔 TBS를 비롯한 몇몇 방송과 신문 통신사들이 아카사카 언저리에 위치했는데, 호주머니가 가벼운 언론인들이 편하게 자주 들릴 수 있는 작은 술집들이 골목 모퉁이에 숨어 있었다. 스트로베리도 바로 그런 술집이었다. 이 가게엔 다른 곳에 다 있는 가라오케가 없었다. 말수가 적은 술집 여주인은 손님들이 이갸기를 나눌 수 있는 그런 환경을 원했기에 그리 한 것이다.

 

이 가게의 음식은 맛있었다. 전형적인 일본의 가정식이 나왔다. 특히, '토마토 샐러드'는 정말 맛있었다. 가금 소금에 절인 오이와 삶은 당근이 들어간 감자 샐러드도 나왔고, 우엉이나 연근 등 건강에 좋은 뿌리채소를 삶은 채소조림도 특별했다. 또 일본의 대표적 집반찬인 니쿠자가(소고기 감자조림)도 딱 간이 맞아 밥 한 그릇 곁들이면 한 끼 식사로 충분했다.

 

평소 인사만 나누는 사이였을 뿐인데, 어느 날 여주인이 그녀에게 전화를 해왔다. 지금 가게가 너무 조용하니 놀러 오겠냐?는 것이었다. 마침 생각보다 일이 일찍 끝나 홀로지내기가 다소 익숙하지 않던 때라서 오히려 즐거운 마음에 냉큼 가방을 챙겨 들고 사무실을 나서 술집 스트로베리로 향했다.

 

도착했더니 여주인은 아예 가게 문에 '클로즈'라는 팻말을 붙이고 맥주를 권했다. 바싹 튀긴 일본식 닭고기 튀김, 우엉과 마카로니를 마요네즈에 무친 샐러드를 안주로 내놓았다. 전번에 가게에 들렀을 때 맛있게 먹던 모습을 봤다는 말과 함께. 이렇게 두 사람 간에 진지한 대화가 시작되었다.

 

여주인은 글 쓰는 남자와 연애를 했는데, 남자는 작가 지망생인 대학생이었고 갓 고교를 졸업한 여주인은 당시 집이 너무 가난해 대학교 앞 술집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책을 좋아하던 두 사람의 만남이 사랑으로 이어졌다고 한다. 그러다 헤어진후 여주인은 평범한 남자를 만나 결혼했는데, 박복한 탓에 남편의 병사로 과부가 되고 말았다.

 

하루는 십오년 만에 우연히 옛 애인 그 남자를 만나게 되었는데, 대학교수로 재직하면서 행복한 가정을 이루고 있었다. 과거의 풋풋하고 뜨거웠던 사랑이 이젠 은은하고 따뜻한 사랑으로 변했지만 결국엔 다시 헤어져야만 했다. 그 남자도 괴로웠는지 유럽에 교환교수로 떠나게 되자 이후 서로 아무런 연락을 취하지 않았다는 사연이었다.

 

왜 오늘 전화했냐는 질문에 여주인은 '전상은 언젠가 떠날 사람이며, 이 도쿄로 다시 돌아오지 않을 사람'이기에 자신의 속마음을 다 털어놓고 얘기 해도 충분히 이해해줄 수 있는 사람이라고 판단되었기 때문이라고 솔직히 대답했다. 그날 술자리와 대화는 자정을 넘겨 마지막 지하철이 끊길 때까지 계속되었다. 지금은 이 가게가 문을 닫았다. 여주인은 어디에 있을까? 지금도 아카사카에 가면 그 때가 생각난다.

 

 

여행은 모든 것을 내려놓는 작업이다

 

여행이란 지금 당장 하던 일을 모두 멈추고 내려놓게 만든다. 더구나 여행자로 살아가는 순간이야말로 익명성이 보장되는 절정의 순간인 셈이다. 그리고 덩달아 나 자신조차도 내려놓을 수 있는 최고의 순간이다. 마침내 삶의 존재 이유인 자유, 호기심, 도전 등의 단어가 현실이 되는 순간이다. 찬바람이 불어오기 전에, 찜해 둔 곳으로 여행을 떠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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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애드센스로 투잡하라
채진웅 지음 / 더제이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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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애드센스'나 '제휴마케팅'시장은 직접 해보면 굉장히 어려운 분야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사람들에게 주목받는 블로그를 만들어보겠다고 구글 애드센스나 제휴마케팅 시장에 뛰어들어 보지만 그 생각이 얼마나 짧고 미련한 생각이었는지 알기까지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습니다. 인기 있는 콘텐츠를 생산하는 데 있어서 소재 고갈이 첫 번째 문제가 되기 때문입니다. 소재 고갈 문제를 해결한다고 치더라도 두 번째 문제점은 포토샵이나 영상제작을 하는 기술에 있어서 많은 시간과 투자하는 노력이 만만치 않다는 것을 시도해본 사람만이 알게 될 것입니다. - '프롤로그' 중에서

 

 

온라인마케팅의 활용법에 관하여

 

책의 저자 채진웅은 컨설팅 전문기업 ㈜중부컨설팅 대표로, 17살에 동대문에서 신발을 가져와 장사를 시작, 17년동안 컨설턴트, 마케터로 살아온 국내 최고의 전략가중 한명으로 손꼽히고 있다. 이른 나이, 작은 성공에 도취되어 무리한 투자와 주변 지인의 변심으로 큰 실패를 겪었지만 포기하지 않았으며, 자본금 없이 할 수 있는 제휴마케팅이라는 새로운 마케팅 분야에 발을 들여서 다시 일어날 수 있는 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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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W TO 맥킨지 문제해결의 기술 사례편 - 도산 직전의 위기에서 벗어나게 해준 맥킨지식 경영전략
오시마 사치요 지음, 이시노 토이.트렌드 프로 그림, 공보미 옮김 / 도슨트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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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 주위에서도 매일 수많은 문제가 일어날 것입니다. 일이 뜻대로 잘 풀리지 않거나, 설정했던 목표에 크게 미치지 못하기도 하고, 직장상사가 나의 제안을 받아들여주지 않는 등 말입니다. 그리고 문제를 해결하지 못해 고민에 빠집니다. 이런 경험을 해본 적 있지 않습니까? 이런 일이 일어나는 이유는, 문제라고 생각했던 것이 실은 진짜 문제가 아니라, 문제에서 발생한 현상을 문제로 착각해 대처하기 때문입니다. 즉, 무엇이 진짜 문제인지 정확히 파악하지 못하면, 정확한 해결책 또한 이끌어 내지 못합니다. 여러분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제가 맥킨지에서 배웠던 '문제 해결’ 방법을 중심으로, 제 업무 경험을 덧붙여 이해하기 쉽게 소개하고자 합니다. - '들어가며' 중에서

 

 

 

 

위기의 세이코도 화과자점을 구하라

 

책의 저자 오시마 사치요센쥬휴먼디자인워크 대표이사로 경영자 코치, 조직개발과 인재육성 컨설턴트로도 활동한다. 그는 맥킨지 앤드 컴퍼니에서 신규사업 론칭 전략, 전사 전략 입안, 영업 전략 입안 등의 컨설팅 프로젝트에 종사하다가 그 후 윌리엄 엠 머서, 와슨 와이어트, 글로벌 벤처 캐피탈, 산와 종합연구소에서 경영전략과 인재 매니지먼트 컨설팅 및 벤처기업 지원에 종사했다. 2002년부터 독립해서 경영자 코칭, 조직변혁 컨설팅, 팀 빌딩과 리더 개발에 종사하고 있다.

 

그는 맥킨지컨설팅에 근무했던 경험을 토대로 맥킨지식 문제해결 방법을 만화로 풀어내고 있다. 사실 맥킨지의 업무 방법에 대해 여러 책들이 발간되었지만 다소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었는데, 이 책은 만화를 이용한 스토리텔링 방식으로 누구나 쉽게 그리고 빠르게 이해할 수 있도록 문제 해결의 로드맵을 제시한다.

 

오랫동안 지속해 온 경영난으로 인해 회사가 곧 도산 직전까지 내몰린 100년 전통의 세이코도 제과점에서 벌어지는 일을 소재로 하여 회사 직원들이 이야기의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이들이 맥킨지식 문제 해결법을 적용해 과자점을 기사회생시키는 과정을 추적하다 보면 어느 새 우리들은 세계 최고의 권위있는 맥킨지식 컨설팅의 진수를 자연스레 배우게 된다.

 

 

 

 

프레임워크란 무엇인가?

 

'프레임워크'란, 생각을 '중복 없이, 누락 없이' 정리하기 위해 필요한 것이다. 이를 알아두면 일을 효율적으로 정리할 수 있다. 고객의 속성을 파악할 때 종종, '연령을 10대, 20대, 30대, 40대로 나누자'고 하는데, 이는 고객을 '세그먼트'로 '그룹핑'하여, 어떤 고객이 있는지를 관찰하는 방식이다.

연령으로 나누면 중복과 누락이 없다. 이렇게 프레임워크를 활용하여 중복 없이, 누락 없이 대상을 파악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우수한 컨설턴트가 되면 스스로 프레임워크를 창조하여 일을 하지만, 초급자의 경우는 기본적인 프레임워크를 습득하고 그것을 먼저 활용해 보기를 권장한다. 아무튼 프레임워크는 크게 세 가지로 나눈다.

 

 

 

 

 

 

 


요소 분해 : 어떤 일을 요소로 분해하여 문제의 구조를 찾는 것이다.
흐름 파악 : 일의 흐름이나 일의 순서 등을 '흐름'을 보며 분석한다. 

대비 : 질과 양, 일본과 서양 등, 기준을 세워 가상의 시장 등을 분석한다.

 

 

3C 분석


경쟁 전략이나 시장 잠입 전략을 구상할 때 일반적으로 자주 사용하는 프레임워크가 '3C 분석'이다. '3C 분석'이란, 시장(Customer)은 어떤지, 자사는 어떤 강점(Company)이 있는지, 경쟁 상대(Competitor)는 어떤지, 3가지의 C로 나누어 분석하는 것입니다. 세이코도의 경우, 호마레는 다음과 같이 분석하였다.

 

시장(Customer) = 디저트 붐은 계속되고 있으며, 외국인 관광객도 늘어 '화과자' 시장은 확실히 있다.

 

경쟁 상대(Competitor) = 화과자를 만들어 실적을 올리는 타사는 저렴한 가격 중심이다.

 

강점(Company) = 화과자 장인의 뛰어난 실력

 

여기서 타사와는 차별화된 '화과자 장인의 뛰어난 실력'를 살려, 디저트붐을 탈 수 있는 신상품을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한 것이다. 여기서도 시장, 경쟁 상대, 강점 등 분석에 필요한 세 가지 요소를 MECE 감각을 가지고 생각해야 한다. 이러한 프레임이 없으면, 자사만을 생각하고 경쟁 상대에 대해 미처 분석하지 못한 경우 똑같은 상품이 이미 존재한다거나, 시장에 대해 분석하지 못한 경우 '애초 시장이 없었어' 같은 잘못된 판단을 하고 만다. 3C를 이용한 분석은, 시장이 격변하는 요즘, 그 필요성이 보다 높아지고 있다.

 

 

 

이슈 트리

문제를 해결할 때, 빨리 가설, 즉 가상의 해답을 세우는 것이 중요합니다. 바꿔 말하면, 빨리 '해답'을 찾는 거다. 가설이 필요한 이유는, 가설을 빨리 세우면 그것이 올바른 답인지 아닌지도 빨리 검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막연하게 해결책을 모색하는 것이 아니라, 가장 효과적인 해결법을 가설로 세우고, 그것이 옳은지 그른지 검증하는 편이 업무를 효율적으로 빨리 해결하는 방법이다.

 

예를 들어, '히트 상품이 없는 것이 문제'라는 점을 파악했다면, 그에 대한 가 해결책(가설)을 빨리 세워, 가설이 옳은지 그른지 검증한다. 만약 틀렸다면, 다음 가설을 세워 다시 검증한다. 이러한 반복 작업이 올바른 해결책으로 인도하는 길이 된다. 이를 위해 사용하는 것이 '이슈 트리'이다.

 

이슈 트리란, 가장 중요한 과제(이슈)를 출발점으로 하여, 그 가설이 올바른지 아닌지를 'YES/NO'로 검증해 나가는 것이다. '로직 트리'가 요인(WHY/WHERE)을 특정하는 데 반해, '이슈 트리'는 방법(HOW)을 검증하기 때문에, 로직 트리를 'WHY트리', 이슈 트리를 'HOW트리'라 부르기도 한다.

 

작성 방법은, 기본적으로는 '로직 트리'와 같다. 예를 들어 세이코도의 경우, '히트 상품을 만들어야 하는지'를 검증하려 했다. 단, 이대로라면 어떤 상품을 만들어야 할지 모른 채, '어쨌든 맞겠지'라는 애매한 생각에 그치고 만다. 여기서 '고객(누구에게 팔 것인가, 타깃)'과 '상품이 시장에서 가지는 위치(포지셔닝)'로 각각 나누어 생각한다. 

 

 

피라미드 스트럭처로 내용을 설명

'피라미드 스트럭처'는, 글자 그대로 피라미드 모양으로 논리를 쌓아 나가, 메시지를 명확히 하는 것이다. 이것은 프레젠테이션을 할 때 효과적인 도구이다. 논리가 명확해지므로, 프레젠테이션을 할 때 이것을 보면서 '문제는 이것, 이것의 주요 원인은 이것이다, 그래서 이런 해결책이 필요하다' 와 같은 식으로 이야기를 전개하면 설득력이 높아진다.

 

그러면 아마노 가쿠의 프레젠테이션을 예로, 실제로 피라미드 스트럭처를 만들어 보자. 피라미드 스트럭처의 맨 위에, 전달하고 싶은 '키 메시지'를 넣는다. 그리고 그 아래에 키 메시지를 뒷받침하는 '생각, 근거, 방법' 등(키 라인)을 배치한다. 피라미드 스트럭처를 만드는 방법은 다음과 같습니다. 가쿠의 경우는, 이런 느낌이다.

 

 

 

(1) 과제 테마를 바탕으로 키 메시지를 정한다.

과제 데이터는 '세이코도의 매출을 올리는 것', 키 메시지는 '외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선물용 과자를 만든다'이다. 이와 같이 과제 테마에 대한 답이 키 메시지가 된다.

(2) 논리의 구조를 생각한다(어떤 분석을 하느냐 등)

이 단계에서는 3C로, 고객, 자사의 강점, 시장을 확인하여 '포지셔닝 맵'으로 공략할 시장을 발견했다.

(3)근거를 분명히 한다

'외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하는 선물용 과자를 만든다'의 근거를 '왜?'로 확인한다.

(4)사고를 분명히 한다

한번 더 피라미드를 아래에서부터 '그래서 무엇?'으로 재검토하며, 전체적으로 논리정연한지를 판단한다. 

 

 

포지티브 멘탈 애티튜드

마지막으로 맥킨지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마음가짐을 소개한다. 'Positive Mental Attitde(포지티브 멘탈 애티튜드. PMA) 라는 것이다. 처음에, 세이코도의 직원들은 회사의 위기에도 불구하고 스스로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이대로 어떻게 되는지' 상황에 몸을 맡길 뿐이었다. 그러나 이것으로 미래는 개척할 수 없다.

 

'Positive Mental Attitde' 는 언제나 주체적인 태도를 가지는 것이다. 어떤 상황이라도 자신은 어떻게 하고 싶은지, 자신은 무엇을 할 수 있는지를 생각하며 그것을 늘 의식하고 자발적으로 움직인다. 앞으로는 이러한 마음가짐을 가진 사람이 어떤 현장에서도 활약하리라 생각한다.

 

가쿠도 처음에는 어떻게 해야 좋을지 몰랐지만, 세이코도를 구하고 싶다는 강한 마음이 있었다. 그리고 세이코도를 구하게 위해 어떻게 하면 좋을지,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인지, '자발적으로 행동' 하였다. 그 다음 히로세 호마레에게 도움을 청하고, 선두에 서서 신상품개발에 착수하여 장인들과 함께 실현시키고, 참신한 아이디어를 냈다. 이것은 '자발적인' 마음 없이는 되지 않는다. 방법보다 우선적인 것이 '마음가짐'인 것이다.

 

 

 

이 책을 읽는 독자들도 각자 성취하고 싶은 것이 있을 것이다. 아직 방법을 모른다 하더라도 PMA의 자세를 가진다면 길은 열릴 것이다. 게다가 우리들에게는 지금까지 학습해 온 맥킨지식 문제해결 방법이 있다. 아무쪼록 스스로의 힘으로 이 방법을 활용하여 자기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실현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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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똑똑한 사람들은 행복하지 않을까? - 행복에 서툰 당신을 위한 7단계 심리수업
라즈 라후나탄 지음, 문희경 옮김 / 더퀘스트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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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저자 라즈 라후나탄은 행복하게 사는 법을 세 가지 방식으로 단순하게 제시한다. 첫째, 행복에 관한 연구결과를 이해하기 쉽게 전달한다. 어떻게? 간단히 이해할 수 있는 구조(일곱 가지 '죄', 일곱 가지 '습관', 일곱 가지 '연습')를 중심으로 흥미로운 사례와 관련 연구를 적절히 조합한다. 둘째, 행복을 끌어올리는 가장 효과적인 연습을 찾아내 제시해놓아서 우리는 그저 라즈의 행복 연습이 작동하는 원리를 이해하고 각자의 역량에 따라 실천하면 된다. 마지막으로 우리가 왜 행복하고 충만한 삶을 최우선에 둬야 하는지에 관한 강력한 논거를 제시한다. 행복 욕구가 자기중심적으로 보일 수도 있지만 라즈의 안내에 따라 조금 더 탐색해보면 이보다 더 고귀한 목표도 없다는 사실을 깨달을 것이다. 행복을 결정하는 요인은 알고 보면 우리를 더 나은 인간으로 성장시키는 요인이기도 하다. - '추천사' 중에서

 

 

7단계 심리수업

 

저자 라즈 라후나탄은 텍사스대학교 맥콤즈경영대학원 교수이자 [사이콜로지투데이] 인기 블로거. 심리학, 행동과학, 의사결정이론, 소비자행동 등 마케팅 분야를 연구한다. 학생들을 더 행복하고 충만한 삶으로 이끌어주기 위해 대학에서 행복 강의를 개설했다. 이 강의는 개설하자마자 인기를 얻었고, 전 세계 2,400만 명이 회원으로 있는 온라인 강의 플랫폼 '코세라'에 등록되어 지금까지 10만 명 이상이 수강했다. 라즈 라후나탄은 국립과학재단에서 '커리어 그랜트 상'을 수상하고, 2015년 MOOC '최고의 강의'로 선정되는 등 교육 부문에서 많은 상을 수상했다. 현재 홀푸드의 ‘깨어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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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랫폼 레볼루션 -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지배할 플랫폼 비즈니스의 모든 것
마셜 밴 앨스타인 외 지음, 이현경 옮김 / 부키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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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대다수의 플랫폼이 미국에서 발전하여 성장했다. 그러나 세계 각국 정부가 먼저 시작된 플랫폼을 규제하기 위해 개입하는 동안 중국을 필두로 인도와 일본 등지에서 시작된 신세대 아시아 플랫폼들이 전 세계로 세력을 확장해 가고 있다. 최근까지 많은 사람들은 아시아 시장의 독자적인 특성 때문에 이들이 세계적인 플랫폼으로 자리잡기 어려운울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알리바바와 텐센트가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것을 보면 아시아 플랫폼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자들을 바짝 추격할 기회는 얼마든지 있을 것이다. - '한국어판 서문' 중에서

 

 

플랫폼이 세상을 바꾸고 있다

 

책은 서문에서 세계적인 소비자 플랫폼 생태계에서 한국의 경쟁력에 대해 많은 우려를 하고 있음을 내비친다. 일례로 네이버가 개발한 라인LINE은 아시아에서 부상한 최초의 대형 메시지 플랫폼이지만, 중국의 위챗이 빠른 속도로 이를 추월하고 말았다. 알리바바와 텐센트가 두각을 보이고 있는 것처럼 한국의 플랫폼 기업도 이젠 글로벌 시장을 목표로 움직여야 할 때가 되었다.

 

책의 저자 마셜 밴 앨스타인보스턴 대학의 교수이며, 매사추세츠 공과대학(MIT) 디지털 경제 이니셔티브 방문 교수이자 연구원이다. 정보 경제학의 세계적인 전문가이며 정보 기술의 생산성과 네트워크 효과 이론에 핵심적인 기여를 했다. 전직 기업가이기도 했던 그는 스타트업과 글로벌 100대 기업들을 대상으로 컨설팅을 수행하고 있다. 

 

공저자인 상지트 폴 초더리플랫폼 싱킹 랩스Platform Thinking Labs의 설립자로서 전 세계 주요 기업의 임원들을 대상으로 플랫폼 비즈니스 모델에 대해 조언해 주고 있다. 인시아드INSEAD 비즈니스 스쿨의 초빙 기업가이자 글로벌 엔터프라이스 센터의 연구원이다. 2014년 G20 정상회의 등 주요 콘퍼런스의 기조 연설자로 활동했으며, 2016년 서울에서 열린 스마트크라우드 쇼에 초청되기도 했다. 2016년 세계적인 경영 사상가 순위인 싱커스 50 레이더(Thinkers 50 Radar)에 선정되었다. 

 

또 다른 공저자 제프리 파커현재 다트머스 대학 교수이며, MIT 디지털 경제 이니셔티브의 방문 교수이자 연구원이다. 양면 네트워크 이론의 공동 개발자로서 네트워크 효과에 대한 연구에 큰 기여를 했다. 정부와 기업의 고위 임원들을 대상으로 컨설팅을 하며, 각종 콘퍼런스와 산업계가 주최하는 행사에서 강연했다. 

 

책은 플랫폼이 왜 세상을 지배하게 되었는지, 글로벌 대기업조차 플랫폼 기업에 밀리는 이유가 무엇인지를 시작으로, 플랫폼은 어떻게 디자인해야 하는지, 기존 기업들의 대응 방법으로는 뭐가 있는지, 론칭은 어떻게 해야 하고, 수익 창출은 언제 어디서 해야 하는지, 개방의 폭을 어느 정도로 해야 하고, 관리는 민주적이 좋은지 자유주의적이 좋은지, 일반 비즈니스와는 경영 지표가 어떻게 다르고, 경영 전략이 어떻게 다른지, 규제는 어떻게 하는 게 효과적이고, 어떤 산업이 플랫폼 기업의 희생양이 될 가능성이 높은지 등을 플랫폼 기업들의 성공과 실패 케이스를 통해 구체적으로 알려 준다.

 

전형적인 개설서의 형식을 취하고 있는 책은 총 12장으로 구성됐는데, 플랫폼이 어떻게 세상을 지배하는지(1장), 거대 기업이 플랫폼 기업에 밀리는 이유가 어디에 있는지(2장)를 시작으로, 플랫폼의 아케텍처(3장), 기존 기업들의 대응 방법(4장), 론칭(5장), 수익 창출(6장), 개방성(7장), 거버넌스(8장), 경영 지표(9장), 경영 전략(10장), 규제 정책(11장), 미래(12장)의 순으로 풀어나가는 형식을 취하고 있다. 

 

하지만 이는 플랫폼에 관한 모든 사항을 체계적으로 전하기 위한 것일 뿐 저자들이 진정 원하는 것은 플랫폼 기업이 규모의 수요 경제에 도달해 성공을 이루기 위해서는 어떤 난관을 뚫어야 하는지, 그리고 그 난관에 이제까지 성공하거나 실패한 많은 플랫폼 기업들은 어떻게 해결하려 했고, 그것이 어떤 결과를 낳았는지를 보여주고자 한다.

 

 

 

 

저자들이 이 책을 집필한 이유는 디지털 연결성과 이를 가능케 한 플랫폼 모델이 이 세상을 영원히 바꿀 것이라는 확신 때문이다. 즉 플랫폼 주도의 경제 혁신은 사회 전반에 혜택을 줄 뿐만 아니라 부富를 창출하고 성장을 도모하며 인류의 요구에 응하는 기업과 조직에게도 엄청난 큰 혜택을 가져다줄 것이다.

 

 

플랫폼의 파괴력

 

'파자마 차림으로 인맥 쌓기'를 제안한 사람은 브라이언 체스키조 게비아였다. 이 두 사람은 신참 디자이너로 샌프란시스코로 이주하고 나서야 함께 살기로 한 아파트의 임대료가 자기들에게 너무 비싸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돈이 떨어진 이들은 즉흥적으로 컨벤션 참석자들을 위한 파트타임 관광 가이드 서비스와 에어매트리스를 제공하기로 했다. 결국 이들은 주말 동안 머물 손님 세 명을 받아 천 달러를 벌어서 다음 달 임대료를 낼 수 있었다. 이들의 즉흥적인 아파트 공유 경험은 이제 세계 최대 산업으로 꼽히는 분야에 혁명을 가져오게 된다. 바로 에어비앤비의 비즈니스 모델이 되었다.

플랫폼의 파괴력은 개인의 삶을 바꾸고 있다. 미국 아이오와 주 디모인에 살고 있는 제임스 어윈은 소프트웨어 매뉴얼 제작자이면서 역사광이었다. 어느 날 오후 커뮤니티 기반의 뉴스 플랫폼인 레딧Reddit을 훑어보다가 어떤 사람이 올린 질문을 보았다. '만일 현대 미국의 해병대가 고대 로마 제국과 맞붙었다면 어떤 일이 벌어졌을까?' 여기에 그가 작성한 답글은 열성적인 팔로어들을 끌어모았고, 이후 몇 주도 지나지 않아 그 내용을 영화화하는 계약이 체결됐다. 지금 그는 원래 하던 일을 그만두고 시나리오 작성에 전념하고 있다.

"세계 최대의 택시 회사 우버는 한 대의 자동차도 보유하지 않고, 세계 최대의 미디어 회사 페이스북은 콘텐츠를 생산하지 않으며, 최대의 기업 가치를 지닌 소매 기업 알리바바는 재고가 없다. 또 세계 최대 숙박업체 에어비앤비는 부동산을 보유하고 있지 않다" - 톰 굿윈, 광고회사 하바스 미디어의 전략 담당 수석 부사장

 

플랫폼 기업들은 생태계 거버넌스를 생산 최적화보다 강조하고, 외부 파트너를 설득하는 것을 내부 직원을 통제하는 것보다 더 중요하게 여긴다. 플랫폼의출현은 교육, 미디어, 채용, 의료, 에너지 등 여러 부문에 이르기까지 경제계와 사회 전반에 커다란 변화의 소용돌이를 만들어내고 있다.

 

 

 

 

자유로운 진입의 네트워크 효과

 

자유로운 진입은 사용자가 플랫폼에 쉽고 빠르게 들어와 가치 창출 활동에 참여가능하게 만들어 준다. 이것이 플랫폼의 빠른 성장을 가능케하는 핵심 요인이다. 스레드리스의 경우를 살펴보자. 이 히사의 비즈니스 모델은 매주 외부 참가자들을 대상으로 한 디자인 콘테스트를 주최한 후, 가장 인기 있는 디자인의 티셔츠만 선택해 광범위한 고객층에게 판매한다.  


티셔츠 회사 스레드리스가 비즈니스 모델을 생각해 낸 것은 순전히 우연이었다. 원래 창업자들은 웹 서비스 사업을 시작할 생각이었다. 이들은 웹사이트를 필요로 하는 회사들을 대상으로 컨설팅 서비스를 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웹 컨설팅 서비스는 판매로 확장되지 않았다. 각각의 프로젝트에 대해서 개별적으로 협상에 응해야 했으며 반드시 전담 직원이 따로 있어야 했다. 그리고 프로젝트가 끝난다 해도 진행했던 사례를 그대로 재판매할 수도 없었다. 회사 창업자들은 자신들의 역량을 보여 줄 부차적인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티셔츠 콘테스트 웹사이트를 열었다. 사실 이 웹사이트는 창업자 중 한 명이 지원했던 오프라인 콘테스트의 온라인 버전에 불과했다. 이렇게 실험적으로 시도했던 벤처가 폭발적인 인기를 끌자, 이 사업의 엄청난 확장성이 가져다줄 이점이 너무나 명확해졌다. 

소셜 데이팅 플랫폼 오케이큐피드는 확장성을 제대로 관리하지 않으면 네트워크 붕괴의 원인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오케이큐피드 CEO 크리스천 러더에 따르면, 데이팅 웹사이트에 사용자가 많아지면 자연스럽게 플랫폼상의 남성들이 가장 아름다운 여성에게 몰리게 된다. 이러한 남성들의 활동이 늘어나면 문제가 생긴다. 가장 매력적인 여성에게 접근하는 남성들 가운데 대다수의 매력도가 매우 떨어질 것이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대다수 남성들에게 그 여성은'넘볼 수 없는 대상'이 된다.

 

이렇게 'B급 남성'들이 'A급 여성'들에게 데이트 신청을 해 대면 좋아할 사람이 아무도 없다. 아름다운 여성들은 전혀 걸러지지 않은 남성들의 관심 때문에 불만을 느끼고 사이트를 떠날 수도 있다. 한편 B급 남성들도 불만을 느낀다. 선택한 여성이 무반응으로 일관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가장 아름다운 여성들과 잘 어울릴 수 있었던 소수의 매력 있는 남성들도 불만을 느낀다. 그들이 원하는 여성들이 플랫폼을 떠났기 때문이다.

 

 

상호작용의 촉진

 

사용을 가로막는 장벽을 없애기도 한다. 이는 상호작용을 촉진하기 위해서다.얼마 전만 해도 페이스북 사용자가 친구들과 사진을 공유하려면 일단 카메라로 사진을 찍고 나서 그 사진을 컴퓨터로 전송한 다음, 컴퓨터에서 포토샵이나 다른 소프트웨어로 사진을 편집한 후에야 간신히 페이스북에 올릴 수 있었다.

 

이에 반해 인스타그램은 사용자가 한 기기에서 사진을 찍고 수정하고 공유하는 데 클릭 세 번만 하면 되게끔 만들었다. 이런 식으로 사용 장벽을 낮추면 상호작용이 활발해져 플랫폼에서의 활동이 늘어나는 데 도움이 된다. 하지만 어떤 경우에는 장벽을 높이는 게 사용에 긍정적인 효과를 초래한다. 베이비시터를 구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플랫폼 시터시티는 사용자의 신뢰 확보를 위해 아무나 베이비시터로 가입할 수 없도록 엄격한 규칙을 적용한다.

 

 

가치와 자산을 분리하다

 

가치와 자산을 분리하면 MRI 기기(대당 300만~500만 달러)와 같은 값비싼 의료 기기들을 더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한 병원에서 보유하고 있는 MRI 장비의 가동률은 40~50%에 불과하다. 의외로 해결책은 간단하다. 값비싼 장비를 보유할 여력이 없는 다른 병원과 소규모 의원들이 시간당 비용을 지불하고 이 기기를 사용할 수 있는 시장을 창출하는것이다.

 

장비가 창출하는 가치와 자산을 분리하면 기기 가동률을 70%에서 90%까지 끌어올릴 수 있으며, 기기 소유자들에게는 수익 증가를 가져다줄 수도 있다. 실제로 2015년 중반에 코힐로라는 보스턴의 한 기업이 고가 병원 장비 분야에서 에어비앤비가 되겠다는 목표를 수립, 차근차근 단계를 밟고 있는 중이다.

 

 

수평적 통합

 

이제 플랫폼 기업들이 전통적인 기업 환경을 다양한 방식으로 무너뜨리고 있다. 그렇다면 기존 기업들은 이런 상황에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우선 자신들의 비즈니스 모델을 재평가해야 한다. 예를 들어 파이프라인 기업들은 사업에서 발생하는 모든 거래 비용을 면밀하게 분석해 이를 어떻게 경감시키거나 없앨 수 있는지 고민해야 한다. 그리고 새로운 형태의 가치 창출을 위해 새로운 방법을 수립해야 한다. 나이키는 플랫폼 세계에서 생존할 수 있는 방법을 잘 찾아낸 똑똑한 기업이다.

 

2012년 1월, 파이프라인 기업인 나이키는 웨어러블 기기인 퓨얼밴드FuelBand를 발표했다. 사용자의 운동량을 측정하는 기기로 걸음 수, 소진한 칼로리 등을 알려 준다. 나이키도 앱을 개발해 왔으며, 주로 스포츠나 건강과 관련한 앱이었다. 표면상으로는 수평적 통합을 목표로 전통적인 제품군 확대를 시도한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실제로 나이키는 이러한 시도가 성공했을 때 새로운 형태의 성장으로 이어질 것인가를 시험한 것이었다. 애플과 같은 플랫폼 기업들이 이룩한 성공을 나이키도 거둘 수 있을지 그 가능성을 테스트해 본 것이다.

 

 

'업혀 가기' 전략

다른 플랫폼의 기존 사용자들과 관계를 맺고 이들이 자신의 플랫폼에 입장하게끔 만드는 가치를 생성한다. 업혀 가기 전략piggyback strategy은 성공적인 플랫폼들이 처음 시작할 때 많이 사용하는 전형적인 방법이다. 페이팔도 이베이의 온라인 경매 플랫폼의 등에 업히는 전략을 이용했다.

 

저스트다이얼Justdial은 인도 현지에서 가장 큰 온라인 상거래 시장으로 소비자들과 400만 개가 넘는 소기업들 간의 거래를 도와준다. 저스트다이얼은 처음에 기존의 업종별 전화번호부에 있는 정보를 차용함과 동시에 인력을 고용해 일일이 발로 뛰며 기업 정보를 수집하는 방식으로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했다. 그리고 이렇게 수집한 데이터를 가지고 전화번호부 서비스를 시작했다. 소비자가 서비스 제공자,예컨대 결혼식 연회에 부를 출장 음식업체를 찾고 싶으면 저스트다이얼에 전화를 걸었다. 그러면 저스트다이얼은 생산자를 연결해 준다.

 

이를테면 소비자가 위치한 지역에 있는 적절한 음식업체를 소개해 주는 것이다. 이에 고마움을 느낀 일부 서비스 제공자들은 저스트다이얼에 가입할 것이다. 온라인에 아직까지 한 번도 등록되지 않은 현지 상인들의 참여를 더욱 독려하기 위해 저스트다이얼은 이들이 플랫폼에 참여하기 쉽도록 면대면, 전화 연결, 이메일 등 다양한 방식으로 가입할 수 있게 했다. 

 

 

성장 메커니즘, 입소문

 

바이럴 확산 주기-파이프라인 및 제품 중심의 산업 경제에서는 불가능한 형태의 성장 주기-는 다른 많은 플랫폼 스타트업이 어떻게 성공할 수 있었는지 설명해 준다. 에어비앤비는 빌려줄 방을 가진 사용자들(숙주)이 자신의 방(가치 단위)을 크레이그리스트(외부 네트워크)에 올리도록 독려했다. 크레이그리스트에 올라온 방을 보고 빌리기로 마음먹은 사람들(수신자)은 에어비앤비의 사용자가 된다. 그리고 많은 이들이 이후에 자신의 방을 빌려주기 시작하면서 에어비앤비의 성장에 불이 붙었다. 마찬가지로 오픈테이블은 손님들(숙주)이 식당 예약(가치 단위) 상황을 이메일이나 페이스북(외부 네트워크)을 통해 함께 식사할 친구나 동료(수신자)들과 공유할 수 있게 해 준다.

 

인스타그램, 에어비앤비, 오픈테이블과 동일한 바이럴 확산을 원하는 플랫폼 관리자라면 이러한 주기를 시작할 수 있는 규칙과 도구를 설계해야 한다. 여기서 목표는 생태계를 설계하는 것을 의미한다. 즉 송신자가 외부 네트워크를 통해 대다수의 수신자들에게 가치 단위를 전달할 수 있어야 하며, 궁극적으로 수신자들 대다수가 플랫폼의 사용자가 돼야 한다.

 

네 가지 설계 요소

 

입소문의 시작은 송신자의 가치 단위 전달

가치 단위를 확산 가능하게 설계하라

외부 네트워크 활용 방법을 찾아라

수신자에게 어필할 방법을 찾아라

 

 

플랫폼의 전략

스티브 잡스는 '플래시에 대한 입장'이라는 글에서 플래시는 폐쇄적이며 다른 선택지에 비해 기술적으로 뒤떨어지고 에너지 소모가 너무 심하며 그 밖에 모바일 기기에서 성능이 떨어진다고 주장했다. 잡스는 아이폰에서 플래시를 사용하지 않게 되면 애플 사용자 경험의 품질을 유지할 수 있을 거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실제로는 훨씬 깊고 전략적인 이유가 있었다. 어도비는 플래시 개발자들의 도구를 설계하면서 애플 iOS에서 구글 안드로이드와 다른 웹페이지에 콘텐츠와 프로그램을 이식할 수 있게 만들었다. 플래시에서 개발된 앱들은 한마디로 멀티호밍이 가능해지면서 아이폰만의 특수성을 제거해 버린 셈이었다. 게다가 어도비는 앱에서 구매 가능한 확장 기능을 발표하기까지 했다. 플래시는 개발자가 아이튠스 플랫폼과 더 이상 상호작용을 하지 않아도 되도록 했는데, 이로써 애플과 개발자의 상호작용을 30% 감소시켰으며 사용 데이터에 대한 애플의 통제력까지 축소시켰다. 사용 데이터는 애플에게 시장의 흐름과 관련된 귀중한 단서를 제공하는 정보이다.

누가 뭐래도 몬스터(Monster)는 직업 소개 플랫폼들 간의 우위 경쟁에서 승리할 수 있었다. 직업 소개 시장에서 몬스터는 선두 주자로서의 우위를 확보한 상태에서 고용자와 피고용인이 서로를 찾는 양면 시장에서 강력한 네트워크 효과를 빠르게 일으켰다. 그러나 몬스터가 수집한 데이터에는 내재적 한계가 있었다. 몬스터는 오직 활발한 구직자들에게만 관심을 가졌기 때문에 사용자의 폭넓은 사회적 관계망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지 않았다. 따라서 일단 구직을 위한 상호작용이 종료되면 고용인과 피고용인 모두 플랫폼을 떠나게 되고, 데이터의 흐름은 거기서 정지했다.

 

반대로 링크드인은 단지 활발한 구직자들뿐 아니라 모든 전문가들의 사회적 관계망에 관심을 가졌다. 이로 인해 지속적인 참여가 더 많이 일어났으며, 현재 일자리에 만족하지만 언제라도 새로운 구직 기회를 적극적으로 수용하려는 이들에 대한 데이터까지도 수집했다. 이렇게 해서 링크드인은 사용자 기반을 크게 확대할 수 있었다. 

 

플랫폼의 6가지 전략

 

알리바바와 애플의 멀티호밍 방지

SAP, MS, 페이스북의 가두리 양식

아마존, 링크드인의 데이터 도구 강화

인수합병의 기피

MS의 브라우저, 리얼오디오 흡수

에어비앤비의 사용자 편의성 강화

 

 

플랫폼 혁명의 어두운 그림자

어떤 플랫폼 기업들은 사실 부정적인 외부효과를 우려하여 문을 닫기도 했다. 몽키파킹 앱을 생각해 보자. 2014년 1월 샌프란시스코에서 출시된 이 앱은 운전자들이 비운 주차 공간을 이 앱의 다른 사용자들에게 경매로 팔아서 거둔 수익을 운전자와 나눠 가졌다. 대다수의 평론가들은 몽키파킹이 공공재, 즉 주차 공간을 사유화하고 거기서 수익을 창출하도록 몰아감으로써 수많은 개인과 기업이 의존하는 공공 교통 시스템의 개방성과 접근성에 영향을 줬다는 점에서 불공정하다고 봤다. 또한 몽키파킹은 같은 목적으로 주차 수요가 있을 것으로 보고 민영 주차장을 사들인 소유주들에게도 부정적인 영향을 주었다.이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커지자 2014년 6월, 규제 당국은 몽키파킹 플랫폼에 폐쇄 조치를 내렸다.

 

 

교육 플랫폼, 글로벌 강의실이 만들어지다

 

학생들은 MOOC-특히 구체적인 업무 기술, 예컨대 소프트웨어 공학, 디자인, 마케팅, 영화 편집 등의 분야에 대한 많은 온라인 강좌-를 매력적으로 느끼고 학과 성적이나 학위 증명서와 같이 전통적인 성취의 상징물을 얻는 것보다는 현실 세계에서 쓰이는 역량을 갈고닦는 데 더 관심이 많은 것 같다.

 

프로그래밍 대회를 여는 플랫폼인 톱코더에서 상위권에 드는 사람은 카네기 멜런 대학, 캘리포니아 공과대학(칼텍) 또는 MIT에서 전산학 학위를 얻는 것만큼 빨리 페이스북이나 구글에서 개발자로 취직하게 될 것이다. 플랫촘 기반의 학생들 중 전통적인 학위가 중요한 학생은 특약을 맺고 학위를 취득할 수도 있다. 예컨대 코세라에선 추가 비용을 지급하고 '프리미엄 서비스'를 받으면 학점 취득이 가능하다.

 

 

사물 인터넷

 

소형 형광등과 발광다이오드(LED) 같은 향상된 제품들은 조명 기술을 더 효율적으로 만들었을 뿐 아니라 수익성까지 향상시켰다. 그러나 가정용 조명 시스템이 사물 인터넷과 연결되면 전구의 본래 목적도 바뀐다. 조명은 침입자가 있음을 알리도록 프로그래밍 될 수 있다. 이제 막 걷기 시작한 아기가 계단이나 난로 근처에서 돌아다니면, 조명을 비추어 부모에게 알릴 수도 있다. 불빛을 깜박이게 해서 할머니에게 약 드실 시간이 되었다고 알려 줄 수도 있다.

 

무선 접속기를 갖춘 조명은 다른 가전제품의 에너지 소비량을 추적하여, 전구 판매회사가 주택 소유자와 전력 회사에게 에너지 관리 서비스를 제안하는 것도 가능해진다. 갑자기 전구 제조업체가 40달러짜리 LED 전구를 무료로 나눠 주고 그 대가로 네트워크 연결 서비스에 의해 발생하는 수익의 일부를 요구할 수도 있게 된 것이다.

 

 

 

 

한국 경제는 이를 인식하고 있는가?

 

얼마전 TV를 통해 짐 로저스의 강연을 시청했었다. 그는 이 자리에서 한국의 스타트업이 미국이나 중국 등에 비해 너무나도 뒤쳐져 있음을 지적했다. 이는 규제를 위한 규제, 즉 네거티브 시스템을 적용하고 있는 정부 탓이라고 신랄하게 비판하고 있었다. 더구나 국가의 미래는 청년들이 짊어지고 가는데, 한국의 젊은이들은 낙타의 바늘구멍 같은 공무원 시험 준비에만 매달린다고 개탄하고 있었다. 우리 눈 앞에 이미 도래한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걸맞는 인프라와 시스템이 조속 구비되어야만 플랫폼 비즈니스도 활성화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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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마천 2017-08-18 13: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주 멋진 리뷰 감사합니다. 안 그래도 주변에 이 책 추천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