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코노미 - 1인 가구가 만드는 비즈니스 트렌드
이준영 지음 / 21세기북스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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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홀로족이 많아지는 현상은 전 세계적인 메가 트렌드다. 추이로 보아 우리나라도 앞으로 머지 않은 미래에 1인 가구가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하게 될 것이다. 1인 가구가 급증하는 현실을 반영해 '1인'과 '이코노미'를 합성한 '1코노미'라는 신조어가 탄생했다. 부모와 자녀로 구성된 전통적인 가족의 개념은 빠르게 해체되고 원자화된 개인들만 남는 사회로 변화하는 것이다. - '프롤로그' 중에서

 

 

나홀로족에 비즈니스 초점을 맞추라

 

책의 저자 이준영은 상명대학교 소비자주거학과 교수로 주요 연구 분야는 소비 트렌드, 소비자 행태, 소비자 유통이다. 다음카카오, LG전자, 현대자동차, 삼성생명 등 국내 유수 기업에서 활발한 강연 활동을 펼치며 롯데그룹, 한국소비자원을 포함한 다양한 기업 및 기관에서 프로젝트와 자문을 담당해왔다.

 

또한 그는 최신 트렌드를 알기 쉽게 소개하는 TV와 라디오 프로그램의 단골 패널이자

 

 

 

 

 

 

 

급증하는 1인 가구는 단순한 인구통계학적 현상에 머물지 않고 경제·사회·문화·정치의 구조를 변화시키는 강력한 영향력을 가진 변수로 부상하고 있다. 개별 1인 가구의 소비 파워는 작지만 1인 가구들이 합쳐져 만들어내는 거대한 소비 트렌드가 힘을 발휘하기 시작했다. 1인 가구가 소비의 패러다임을 바꾸면서 산업 구조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다. 1인 가구의 증가로 인해 만들어지는 경제현상이 심화되면서 '솔로 이코노미'라는 신조어가 등장했다.

 

이 신조어는 미국 뉴욕대학의 에릭 클라이넨버그 교수가 2012년에 발간한 <고잉 솔로>에 처음 등장했다. 교수는 이 책에서 "2010년 미국 성인 싱글의 1인당 연평균소비액이 3만 4천 달러로 무자녀 및 유자녀 가족 부부의 1인당 소비액보다 높다"라고 말하면서 점점 이들의 경제적 영향력이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Z세대의 심리 특징

 

모모세대(more+mobile을 의미하는 신조어)로 일컬어지는 'Z세대'는 모바일 중심의 라이프스타일에 매우 익숙한 편이다. 이들은 무려 다섯 개 화면(TV, 휴대폰, 랩톱, 데스크톱, 태블릿PC)의 멀티태스킹이 가능하다. 또한 이마골로기(IMAGE+IDEOLOGY)의 시대에 이미지로 소통하는 세대다. 이들은 콘텐츠의 공유에만 그치지 않고 직접 제작하고 생산하는 크리에이터 기능까지 수행한다. 개인주의로 무장한 Z세대는 1코노미 시대의 주인공이다.

 

Z세대는 관태기(관계권태기)를 느끼는 대표적인 세대이지만 역설적으로 SNS에서 포모 증상(휴대폰이 손에 없으면 허전하고 불안해하고, SNS를 하지 않으면 남보다 뒤처진다고 생각하는 증상)으로 어려움을 겪는 세대이기도 하다. 그들은 소셜미디어 공간에서 소외와 고립에 대한 공포심을 보인다. 그들은 관태기를 느끼면서도 역설적으로 SNS에서의 소외와 고립의 공포라는 양가감정을 동시에 갖고 있다. 그래서 Z세대는 혼밥을 하면서도 이 모습을 스스로 찍어 SNS에 올린 뒤 '좋아요'를 기다린다. 결국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의 끈은 놓지 않고 싶은 것이다. 

 

 

1코노미 신드롬

1인 가구는 자기 자신을 위한 소소한 사치를 즐긴다. 자신을 위해 소비와 투자를 아끼지 않는 것이다. 2011년 통계청 자료에 의하면 1인 가구의 월평균 소비지출액은 95만 원에 달했다. 그런데 2인 가구에서는 1인당 월평균 소비지출액이 73만 원에 불과했다. 실제로 1인 가구에서는 자신이 관심 있는 분야나 좋아하는 아이템에는 돈을 아끼지 않고 투자하는 가치 소비 성향이 두드러진다. 특히 여행이나 외식 등의 체험 소비에 더욱 적극적인 경향을 보인다.

 

나홀로족은 자기 자신에게 선물하는 것을 좋아한다. 이런 행위를 통해 스스로를 위로하고 재충전하려는 것이다. 소위 포미For Me족은 자신을 위한 선물이나 작은 사치를 마다하지 않는 특징을 보인다. 즉 생필품이나 생활용품의 구매에는 1원이라도 저렴한 상품을 선호하면서도 좋아하는 상품에는 아끼지 않고 기꺼이 투자한다. 

 

 

1인 가구의 가전 제품

 

이젠 가전도 디성비(디자인 대비 성능) 

 

1인 가구들은 지인들을 초대해 맛있는 음식을 나누고 시간을 보내는 홈 파티를 열기도 한다. 젊은 신혼부부등은 홈인테리어에 관심을 갖고 직접 가구나 소품을 만드는 DIY인테리어에 열중하며 SNS 등을 통해 주변 생활공간을 사진과 영상으로 남기고 있다. 1인 가구 시대에 향후 가전제품은 가정 내에서 인테리어로서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해질 것이다.

 

 

1코노미 셀프 힐링

 

솔로들을 위한 1평짜리 경제가 시작됐다. 나홀로족들 각자 일할 곳, 놀 곳, 쉴 곳을 찾아 1평(3.3제곱미터) 남짓의 작은 공간으로 모여들고 있다. 비즈니스 공간부터, 공예작업, 공부할 공간 등 큰 비용을 들이지 않더라도 자신이 원하는 일이나 활동을 할 수 있는 공간들이 활성화되고 있다. 공간 비즈니스가 자리 잡으면서 소규모 사무실 임대업과 만화카페, 가상현실 체험, 맞춤형 독서실 등 공간을 판매하는 이른바 '스페이스 비즈니스' 아이템이 주목받고 있다.

 

프랜차이즈 만화카페 '놀숲'에서는 손님들이 1평 남짓한 개인 공간에서 책을 읽거나 비치된 만화책을 읽을 수 있다. 만화카페 '벌툰'도 벌집 모양의 인테리어를 갖추고 다양한 먹을거리를 제공하며 나홀로족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바야흐로 '혼자만의 공간'이 비즈니스의 주요한 키워드로 자리 잡은 것이다.

 

 

혼놀(혼자 놀기)

혼자 놀기가 유행하는 심리적 이유는 무엇일까? 서울대학교 윤대현 교수에 의하면 혼자 노는 모습을 촬영하거나 글로 적어 SNS를 통해 공유하면 에너지 소모를 줄이면서도 손쉽게 많은 사람과 소통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윤교수는 "혼자 놀더라도 자연과 문화를 즐긴다면 뇌가 충전되고 에너지도 얻을 수 있어 아무것도 안 하는 것보다 낫다"라면서도 다음과 같이 조언한다.

 

"그러나 지나치게 혼자인 것에 익숙해지면 사람을 만나도

즐거움을 느끼지 못할 수 있으니 균형이 필요하다"

 

 

 

 

솔로 이코노미, 장미빛만은 아니다

 

1인 가구라는 작은 가족의 형태가 만들어내는 변화는 가히 놀랍다. 식생활, 주거문화, 소비행태, 인간관계 등 거의 모든 분야에 걸쳐 생활 전반의 변혁이 이루어지고 있다. 솔로 이코노미의 다채로운 스펙트럼을 바라보며 우리는 중요한 지혜와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다. 예를 들어, 싱글 라이프를 살아가는 사람이라면 새로운 사례를 보며 유용한 생활의 지혜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기업을 경영하는 사람이라면 솔로 이코노미의 경제 현상을 이해하고 여기에 적합한 상품과 서비스를 개발하는 데 중요한 시사점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정부 정책을 수립하는 사람이라면 현재의 1인 가구의 상황을 이해하고 효율적인 정책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 '에필로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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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부의 대절벽 - 피할 수 없는 거대한 붕괴가 시작된다
해리 덴트 지음, 안종희 옮김 / 청림출판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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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대규모 버블과 조정 과정 이후 수년 동안은 투자자와 기업들에게 천우신조의 소중한 기회가 찾아올 것이다. 그래서 이것을 활용할 준비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동안 버블 붕괴는 많은 투자자들을 엄청난 부자로 만들었다. 버블 대붕괴 이후 헐값 판매를 이용하면 단기간에 '엄청난 부'를 쌓을 수 있다. 나는 과거의 투자자들이 실행한 방법을 보여주고 당신 역시 그들처럼 부를 쌓을 수 있도록 방법을 가르쳐줄 것이다. - '서문' 중에서

 

 

곧 닥쳐올 대붕괴에 대비하라

 

이 책은 7년간의 양적완화 정책 끝에 다가올 버블 붕괴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35년간 주기를 연구해온 저자는 자신의 연구 중에서 가장 중요하고도 예측력 높은 주기로 '세대지출 주기(Generational Spending Wave)'를 꼽는다. 인구구조와 소비지출의 패턴으로 금융시장을 분석한 저자의 예측은 90년대 일본의 불황과 미국의 호황을 정확히 맞춘 것으로도 유명하다.

 

책의 저자 해리 덴트는 인구구조와 소비 흐름의 변화에 기반을 둔 경제전망과 투자전략 분야 최고 권위자로, 경제예측 전문기관인 덴트연구소의 창업자이자 HS덴트재단의 이사장이다. 하버드경영대학원 석사 출신으로 경영컨설팅회사 베인앤컴퍼니에서 컨설턴트를 지냈다. '인구 절벽'이라는 개념을 새롭게 제시해 한국에서도 크게 주목을 받은 <2018 인구 절벽이 온다>를 위시해 <2013-2014 세계경제의 미래>, <불황기 투자 대예측>, <버블 붐>, <부의 패턴>, <미래 대호황> 등의 저서가 있다.

 

그는 이 책에서 버블 붕괴가 코앞으로 다가왔음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이를 보지 못하는 이유, 버블 붕괴의 과정 등을 역사적 사실과 수많은 자료를 통해 증명해 보인다. 그리고 자신이 발견한 세대지출 주기를 비롯한 다양한 주기를 근거로 조만간 '경제적 겨울'이 도래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경제적 겨울을 야기하는 지표들로 다음의 네 가지 주기를 들고 있다.

 

39년 세대지출 주기~모든 세대는 예측 가능한 지출 습관을 보인다. 사람들이 자녀를 키울 때 지출이 증가하고 은퇴할 무렵에는 저축을 늘리고 지출을 줄인다.

34~36년 지정학 주기(35년 지정학 주기)~이 주기는 17~18년을 기점으로 움직인다. 긍정적인 기간 동안 세계는 큰 문제가 거의 발생하지 않는다. 그러나 이 주기가 부정적으로 바뀌면 정치적 긴장이 매우 높아지고 시민들의 소요가 빈번해지며 일반적으로 위험과 공포가 증가한다.

8~13년 태양 흑점 주기 / 호황, 불황 주기~태양 흑점 활동이 최고 또는 최저 수준에 도달하면 일반적으로 수개월에서 1년 이내에 시장에 혼란이 발생한다. 이는 호황과 불황 주기와도 일치한다. 

45년 혁신 주기~이 주기의 긍정적인 시기 동안 획기적인 기술들이 대거 현실에 적용되고 시장을 주도한다. 기술을 통해 생산성과 효율성이 증가한다. 주기의 중립적인 시기에는 기술들이 수정되지만 사업방식과 생활방식에 더 이상 중요한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

 

 

 

 

새로운 사계절 경제 주기

 

2008년 베이비붐 세대의 지출이 감소하기 시작하면서 심각한 경기침체가 시작되었다. 이러한 지출 감소 추세는 2020년경까지 가속화된 다음 정체하다가 2023년경이 되면 에코붐 세대 또는 밀레니얼 세대가 경제활동에 적극 가담하면서 사라진다. 이 시기가 바로 경제적 겨울이다.

 

경제적 겨울에는 1930년대에 그랬듯 막대한 부채와 금융 버블 축소로 물가가 하락할 것이다. 그리고 경기침체가 아니라 공황이 발생할 것이다.

 

 

버블의 7가지 원리

 

제1원리~ 버블은 순환적이며 세대지출 주기를 따른다

제2원리~ 버블은 인간의 본성이다

제3원리~ 버블은 기하급수적이다

제4원리~ 버블은 금융의 오르가슴이다

제5원리~ 버블은 항상 팽창하기 전 수준이나 더 낮은 수준으로 되돌아간다

제6원리~ 아무리 노력해도 버블 붕괴를 막을 수 없다

제7원리~ 버블은 수년 동안 계속 터진다

 

 

버블의 제6원리 

우리는 아무리 노력해도 버블 붕괴를 막을 수 없다. 일본은행은 20년 동안 시도했지만 성공하지 못했다. 유럽중앙은행도 노력했지만 장기적으로 좋은 결과를 얻지 못했다. 연준도 마찬가지다. 그들의 끈질긴 노력에도 불구하고 버블은 터질 것이다. 그것도 고통스럽게 말이다. 실제로 그들의 개입 활동 때문에 버블은 과거보다 훨씬 더 악화되어 있고 이제 우리는 파괴적인 붕괴를 맞이해야 할 것이다. 이 책을 읽는다면 앞으로 다가올 붕괴가 제공할 기회를 포착할 준비를 할 수 있을 것이다.

 

 

미국 버블, 베이비붐 세대가 유발하고 있다 

아주 간단히 말하면, 경제-의료보장, 사회보장, 고용-를 왜곡한 것은 순전히 버블 세대의 규모였다. 엄청난 규모의 버블 세대가 저녁술을 조금만 마셔도 엄청난 경제적 지출이 발생한다. 추가로, 연준과 다른 중앙은행들을 움직인 것은 바로 베이비붐 세대들이었다. 이 금융기관들은 베이비붐 세대가 예측 가능한 패턴으로 만들어낸 추세에 그저 반응하고 있을 뿐이다. 베이비붐 세대는 우리를 천국과 지옥의 길로 안내해왔다. 아주 대략적으로 말하면, 이 세대는 이 세상에 자신의 발자국을 계속 찍고 있다. 그리고 이것이 바로 버블을 만들어낸다. 

 

 

주기를 좌우하는 거대한 세대가 온다 

실제로 인구 추세가 사회 경제적으로 미치는 의미를 알면 엄청난 이익을 얻을 수 있다. 왜냐하면 사람들이 나이가 들어가면서 행하는 일들을 예측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250년 만에 가장 큰 규모의 세대, 즉 베이비붐 세대들이 등장했을 때 이러한 예측 가능한 추세가 더 심하게 나타났으며 우리는 수십 년 먼저 그것을 쉽게 볼 수 있다.  

 

 

거시경제적 주기는 2020년 초까지 하강한다 

요약하면, 네 가지 강력한 거시경제적 주기는 모두 2020년 초까지 하강한다. 가장 결정적인 인구 추세 주기는 앞으로 2022년 후반까지 다시 상승하지 않는다. 각 주기가 제공하는 가장 포괄적이면서도 단순한 시각은 시간 경과에 따라 경제 상황을 결정하는 여러 차원을 보여주고, 아울러 수년 후의 미래를 내다보는 창을 제공한다.

 

이 주기들은 일치하여 우리가 곧 일생일대의 투자 기회를 맞이할 것이라고 말한다. 그때가 되면 주식, 부동산, 기업, 심지어 금을 헐값에 살 수 있을 것이다. 무슨 일이 왜 일어나고 있는지 이해하는 사람들만이 이 기회를 이용할 수 있다.  

 

 

글로벌 부동산 버블

오늘날도 마찬가지다. 역사상 가장 자유로운 대출 정책 때문에 현재 글로벌 부동산 버블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왜곡되었다. 중앙은행은 우리가 대대적인 조정에 대비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중앙은행은 유럽에서 1700년대 초 경제를 부양하기 위해 등장했다. 1913년 후반 미국의 연준 설립과 2008년 후반 이후 전 세계 중앙은행의 양적완화 정책을 통해 우리는 이미 최대 규모의 전 세계적인 부동산 중심의 버블을 목격했다.


최대 규모의 버블 붕괴와 그 결과로 인한 대공황이 1913년의 연준 설립과 약 20년의 시차를 두고 발생한 것은 우연이 아니었다. 공황(대대적인 조정)과 함께 분명한 사실은 극단적인 헐값으로 자산을 구매할 기회를 얻는다는 것이다.  

 

 

역사상 최대 규모의 금융 버블 

버블 붕괴 속도는 버블 형성 속도보다 최소 두 배 정도 빠르다는 점을 기억하기 바란다. 일반적으로 주식 버블이 형성되는 데는 5년, 붕괴하는 데는 2.5년이 걸린다. 지금 우리가 직면한 것처럼 대대적인 조정 국면 속에서 버블이 터지면 경제가 본래의 궤도를 찾기까지 더 오랜 시간이 걸린다. 바로 이 시기가 우리가 일생일대의 투자 기회를 발견할 수 있는 때다.  

 

 

제2의 대공황이 온다 

이탈리아의 은행과 경제가 가장 취약하기 때문에 다음에 붕괴할 국가는 이탈리아가 될 것이다. 그러나 이탈리아의 경제 규모가 너무 크기 때문에 도산하지는 않을 것이다. 따라서 유로존 국가들과 ECB는 결국 투자자와 대규모 예금자들이 이탈리아 시민들보다 더 큰 손해를 입게 할 것이다. 유로화와 유로존은 극적으로 바뀌고 구조조정될 것이다.

 

이 모든 것이 사상 최대 규모의 부채와 금융자산 버블 붕괴를 유발할 것이다. 중국이 무너지고 엄청난 과잉 생산시설과 부채에 직면할 때, 우리는 다음번 대공황을 겪게 될 것이다. 험악한 상황이 펼쳐질 것이다. 이와 관련하여 책에서 저자는 다음과 같은 대비를 조언하고 있다.

 

 

해리 덴트의 조언들

 

높은 등급의 장기 미국 국채를 보유하라 
인프라 주식과 정크 본드는 피하라
실제 살고 있는 집을 제외한 부동산은 팔아서 현금 유동성을 확보하라 
베이비붐 세대의 니즈를 파악하고 그들이 돈을 쓰는 사업에 투자하라
당신이 사업가라면 주요 자본지출을 미루고 향후 몇 년간은 사무실을 임대하라
중국이 아닌 인도에 투자하라

 

 

 

 

일생일대의 기회가 온다

 

1930년대 대공황 이래 최악의 주식 폭락을 예측하는 저자는 향후의 대공황은 인구가 감소하는 시기인 대략 2022년 후반까지 지속될 것이며 2020년 초에 최악의 상황을 맞이할 것이라고 말한다. 특히 유례없는 통화정책을 시행한 뒤에는 더욱더 잔혹한 시기가 다가올 것이라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조만간 5,500선으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하며, 그런 뒤 2018년에야 경고 신호가 울릴 것이라고 말한다. 그리하여 2019년에는 모든 금융자산이 대절벽 아래로 떨어질 것이라는 게 그의 주장이다. 위기는 바로 기회이다. 벤저민 프랭클린, 로스차일드, 록펠러 등이 이런 기회를 활용해 거대한 부를 형성했듯이 우리 모두에게도 기회가 찾아올 것이다. 물론 준비된 사람에게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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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걸음을 걸어도 나답게 - 오로지 자기만의 것을 만들어낸 강수진의 인생 수업
강수진 지음 / 인플루엔셜(주)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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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투트가르트발레단 최고령 발레리나인 나의 은퇴를 축복하며 뜨거운 포옹과 아쉬움의 입맞춤을 나눴다. 그러다 환한 빛이 느껴져 객석으로 눈을 돌리자, 눈앞에 1,400개의 하트가 펼쳐졌다. 관객 1,400명이 붉은색 하트가 그려진 '고마워요, 수진DANKE SUE JIN'카드를 펼치며 내 이름을 외쳤다. 관객석이 온통 붉은 하트로 가득했다. 상상도 못한 깜짝 이벤트였다. 그 순간의 감격을 뭐라 설명할 수 있을까? 감동의 눈물을 흘릴 새도 없이 그 마음에 보답하는 일이 무엇일지를 마구 떠올렸다. 발레리나로서의 마지막 무대, 그날 관객들이 보여준 큰 사랑이 내게 새로 시작할 힘을 주었다.- '프롤로그' 중에서

 

 

세계적인 발레리나 강수진

 

 

2016년 7월 22일, 발레리나 강수진의 나이 50살이 되는 해이자 슈투트가르트발레단에 입단한지 30년이 되는 해, 그리고 남편의 생일날이었다. 이곳에서 그녀는 마지막 무대 <오네긴>을 올렸다. 이는 러시아 문학의 거장 푸시킨의 소설<예브게니 오네긴>이 원작인 발레이다. 1996년 처음으로 타티아나 배역을 맡은 뒤 20년 동안 무수히 같은 배역을 맡았지만 한 순간도 지겹지 않았다.

 

이날의 공연은 그녀의 은퇴 무대라는 의미보다 그 긴 시간 동안 그녀의 춤을 아껴준 팬들에게 보내는 마지막 감사 인사이자, 긴장의 연속인 발레리나 아내를 둔 남편에게 주는 생일 선물이었다. 그래서 그녀 자신이 가장 사랑한 작품 <오네긴>으로 마지막 고별 무대를 장식할 수 있어서 너무나도 감사한 순간이었다.

 

"고마워요, 수진"

 

 

 

 

1985년 로잔 콩쿠르

 

경연 무대가 끝나고 수상자가 한 명씩 호명되고 있었다. 결승 진출 15명 중 단 4명에게만 장학금 혜택이 주어진다. 한 명씩 호명될수록 남아 있는 사람들의 수상 가능성은 점점 작아졌기에 장내는 그야말로 긴장감의 도가니였다. 사람들의 탄성이 들려오자 강수진은 무대를 바라보며 박수를 보낼 준비를 하고 있었다. 장내에 우렁찬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넘버 트웬티 식스twenty six!"

 

세상에나 호명된 주인공은 바로 그녀였다. 그녀의 허리춤에 달린 26번 번호표와, 언제나 그녀의 곁을 지켜주신 마리카 선생님의 환한 웃음이 그녀의 수상을 은연 중에 내비치고 있었다. 1985년 로잔 콩쿠르에서 최고점을 받은 사람은 바로 나, 강수진이었다. 매년 스위스 로잔에서 치러지던 대회가 이례적으로 로잔과 뉴욕 두 도시에서 동시에 개최되어 최종 결승전을 뉴욕에서 치렀던 그날 밤 그녀는 뉴욕에서, 로잔에서, 가장 빛나는 별이었다.

 

 

어제보다 한 번 더 뛰어오르다

다방면에 재능 있는 사람들이 주목받는 세상이지만 그녀는 평생 발레 하나만 보고 살았다. 무대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오늘 그녀가 선 무대에서 자신의 모든 것을 쏟아부었다. 내일 뭔가 대단한 일을 이루겠다고 말하기보다는 오늘 무엇을 할까를 고민하는 삶이었다. 한 번 사는 인생, 내일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모르는데 오늘 할 수 있는 일을 하지 못한다면 얼마나 아쉬울까. 내일 발레를 못하게 될 수도 있지 않은가. 언제나 그런 생각이 그녀를 가득 채웠다. 그래서 그녀는 가장 사랑하는 발레를 오늘 최선을 다해 사랑하고 사랑했다.

 

 

안무가들이 탐내는 발레리나

그녀 역시 많은 안무가의 뮤즈로 불렸다. 그리고 운 좋게도, 동시대에 활동한 거의 모든 위대한 안무가들과 작업하는 행운을 누리기도 했다. "수진, 너를 위한 작품을 만들려고 해"라고 제안한 안무가도 있었다. 안무가들이 창작할 때 그들의 파트너 무용수로 작업하면, 그녀가 표현하는 동작이 한 작품의 오리지널이 되는 특권을 누릴 수 있다.

 

"수진, 네가 가진 특별함은 뭐지?"  

 

이는 안무가 지리 킬리안Jirvi Kylian과 작업했을 때, 그가 그녀에게 한 말이다. 그는 움직임에 서정성과 에너지를 담는 데 탁월한 능력을 지녔던 인물이었다. 그녀는 그 자리에서 바로 한국무용의 기본 동작을 보여줬다. 발레와는 다른 방식의 움직임을 골똘히 지켜보던 킬리안은 그 동작을 모티브로 삼아 모던 발레 작품〈스테핑 스톤Stepping Stones〉을 창작했다.

 

 

누구나 인생이라는 무대 위에서 넘어진다

인생이라는 무대 위에서 넘어지지 않는 사람은 없다. 그녀 역시 수많은 작품을 준비하면서 넘어지지 않은 적은 한 번도 없었다. 무대 위에서 화려하게 날아올랐다가 곤두박질쳐 망신을 당하는 일도 부지기수였다. 하지만 인생에서 넘어지는 건 하나도 중요하지 않다. 문제는 일어서는 것이다.

 

우리는 언제나 넘어진 그 자리에서 다시 시작해야 한다. 아프다고 주저앉으면 그 무대는, 그 인생은 거기서 끝난다. 수없이 일어섰기에 사람들이 '강수진'이라는 이름을 기억하듯이, 우리들도 세상이 모두 아는 자신만의 이름을 가질 자격이 있다. 아프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어나라. 우리들은 모두 그럴 자격이 있는 사람이다.

 

 

 

 

국립발레단 예술감독이 되다

그 모든 과정을 거친 뒤 이 자리에 서고 보니, 발레단 멤버들이 오늘 어떤 표정으로 잠에서 깼는지, 이 훈련이 얼마나 고된지, 마음에 어떤 고통이 있는지 한눈에 보인다. 인간관계에 문제가 생겨 힘들 때는 세상에서 자기 자신이 가장 힘든 것 같고, 한 걸음도 더 못 걸을 것처럼 막막하다는 것도 이제는 이해가 간다. 그녀 역시 암흑의 시간을 수십 번도 더 걸어왔기 때문이다. 그녀가 선배로서 해줄 수 있는 일은 힘든 마음에 지지 않고 한발 더 내디딜 수 있도록 그 곁을 지키는 것이다. 그녀의 선배들이 그녀를 위해 기꺼이 그렇게 해주었듯이 말이다.

 

 

 

 

 

발레는 나의 인생

 

30년간 발레를 하면서 수천 번, 수만 번 넘어졌다. 무대에서 넘어지고 부상을 입어도 웃으면서 일어나지 않으면 안 되었다. 돌이켜보면 왜 그런 선택을 했는지 후회되는 일도 많다. 그럼에도 지금 이 자리에 서 있는 이유는, 지금 포기하지 않으면 어느 순간 꿈은 손끝에 닿아 있다는 것을 단 한 번도 의심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어떤 사람은 그녀가 최고의 발레리나가 되기 위해 자신의 인생을 포기했다고 말한다. 하지만 오해다. 그는 발레를 위해 인생을 포기한 것이 아니다. 발레를 하는 내내 행복했다. 발레가 자기 자신이고 그녀의 인생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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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국은 아니지만 살 만한 - 북아일랜드 캠프힐에서 보낸 아날로그 라이프 365일
송은정 지음 / 북폴리오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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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설고 색다른 환경은 사고의 전환과 흥분, 해방감을 불러 일으켰다. 그러는 동시에 딱 그만큼의 두려움이 매일 밤 다른 얼굴로 나를 찾아왔다. 다름에서 비롯된 차이를 편견 없이 받아들이기에 나는 이미 바위처럼 단단히 굳어 있는 사람이었다. 매순간 부딪쳤고, 아팠다. 그렇게 하루하루가 지나면서 어제의 나는 오늘의 나와 미묘하게 달라져 있었다. 하지만 아직은 그 미세한 변화의 정체가 무엇인지, 그것이 앞으로 내 삶에 어떤 의미를 갖게 될지 알 수 없었다. 그저 이 지난한 과정을 통과하고 나면 보다 만족스러운 나로 변모해 있을 것이라 기대할 뿐이었다. - '프롤로그' 중에서

 

 

북아일랜드 캠프힐에서의 1년 생활

 

책의 저자 송은정은 짧은 직장생활을 거쳐 서울의 낡은 골목에서 여행책방 일단멈춤을 운영했고, 지금은 매일 안방 옆 '집업실' 책상으로 출퇴근하며 여행에 관한 이야기를 짓고 있다. 무엇이 되었든 글 언저리에서 오랫동안 살아가고 싶은 그녀는 영화 <런치박스>의 대사처럼 때로는 잘못된 기차가 우리를 바른 목적지로 데려다줄 것이라 생각한다.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다 그러하듯, 출근길 지옥철과 야근, 월말이면 왜 그렇게 통장에서 썰물처럼 빠져나가는 돈이 많은지 등과 같이 마음 한 켠에 상수常數의 불만을 품고서 하루하루를 살아간다. 그럼에도 이러지도저러지도 못한 채 늘 퇴사와 이직을 고민하는 게 직장인의 숙명일까? 저자 또한 예외가 아니었다. 가장 원하는 삶의 방식이 뭔지도 모르고 다람쥐 쳇바퀴 돌리듯 '어제의 나'를 오늘 또 반복한다.

 

호주 워킹홀리데이 정보를 찾던 중 북아일랜드에 위치한 장애인 공동체, 캠프힐에 대해 알게 되고 그곳에서 1년 간 살아보기로 결심, 그곳의 장애인들을 보살피며 생활하는 자원봉사자인 코워커에 지원했다. 일상에서 벗어 날 수 있는 유일한 탈출구이자 지금과는 다른 삶이 있을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와 긴장감 속에서 캠프힐의 문을 두드렸다.

 

이곳은 일일이 사람 손이 필요하며 누군가의 이름을 정확히 기억해내고 부르는 것이 일상인 곳이었다. 데드라인이 존재하지 않는 느긋한 시골 생활, 지친 심신을 위로해 줄 유기농 식단 그리고 다양한 국적의 사람들과 함께 생활하면서 장애, 성별, 인종, 국적, 언어, 문화, 사고방식 심지어 날씨와 식습관까지 완전히 뒤바뀐 채 저자는 느리고 서툴지만 삶을 천천히 음미하는 법을 배우며 인생의 소중함도 경험한다.

 

 

 

 

저자가 근무하던 직장은 인문역사사를 만드는 작은 출판사였다. 유일한 직원이었지만 담당했던 편집 업무는 만족스러웠다. 월급이 턱없이 적었지만 책을 만든다는 자부심으로 인해 물질적인 공허함을 채울 수 있었지만 이런 그녀의 순진함은 반 년을 채 넘기지 못했다. 직장인이라면 누구에게나 찾아오는 퇴사와 이직이라는 고민이 슬그머니 다가왔던 것이다. 책은 3부에 걸쳐 총 33개의 에피소드로 구성되어 있다. 저자가 경험한 캠프힐에서의 1년 생활을 따라가보자.

 

 

만나본 적 없는 사람들의 이름을 불러보았다

 

캠프힐은 인지학의 창시자 루돌프 슈타이너의 철학을 기반으로 카를 쾨니히가 설립한 장애인 공동체다. 쉽게 말하자면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어울려 사는 작은 마을인 셈이다. 영국과 아일랜드를 중심으로 세계 각처에 이런 형태의 공동체가 수백여 개 산재해 있다. 이곳에서 일하는 자원봉사자를 코워커라고 부른다.

 

"안녕하세요. 새로 온 코워커시죠?"

 

캠프힐에서는 장애인을 빌리저villager 또는 레지던트resident라고 부른다. 마을의 주민임을 의미한다. '토마스, 헬렌, 안나, 크리스틴', 하우스패런츠인 카인은 한 사람씩 이름을 짚어가며 각자의 성격과 특징에 대해 들려주었다. 가족 관계, 나이, 참여하는 워크숍. 그리고 개별적인 장애 등 기본적으로 숙지해야 할 내용들이었다. 카인은 아주 천천히, 명확하게 단어를 발음하고 설명했으며,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지 반복해서 확인했다.

 

자리를 비운 빌리저들과 곧장 인사를 나눌 수는 없었다. 카인이 들려준 정보로 그들을 상상해 보았지만 그럴수록 실체는 더욱 의뭉스러웠다. 마치 설화 속 주인공들처럼 점점 흐릿한 안개 속에 숨어들었다. 무의미한 상상력은 접어둔 채 아직 만나본 적 없는 이들의 이름을 마음속으로 여러 번 불러보았다.

 

 

자이언트 코즈웨이로 여행하다

 

북아일랜드 북동쪽 끝에 위치한 자이언트 코즈웨이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명소이다. 당일치기 여행으론 꽤나 먼 곳이었지만 저자를 포함한 다섯 명은 8월 한 달간 프로모션 요금을 시행하는 로컬 버스 회사의 혜택을 누리기 위해선 반드시 다녀와야 할 이유였다. 2층 버스에 몸을 싣고 5시간 만에 도착했다. 유명 관광지라는 타이틀이 무색할 정도로 호젓했다.

 

자이언트 코즈웨이는 약6천만 년 전의 화산활동으로 주상절리가 생성되어 있었다. 무려 4만여 개의 현무암 육각 기둥이 해안가 주변으로 펼쳐져 있었다. 제주도를 여행 다녀온 사람은 주상절리의 풍광을 쉽게 이해할 것이다. 마치 벌집의 단면을 닮은 육각형 기둥은 사람의 손으로 일일이 다듬은 듯 정교했다. 근처 숙소에서 하룻밤 묵고 싶은 욕망이 간절했지만 내일의 일과가 기다리기에 마지막 환승 버스에 올라탔다.

 

 

 

 

안나 할머니

 

어쩐 일인지 안나 할머니가 저자의 손을 이끌고 자신의 방으로 안내했다. 침대에 걸터앉은 할머니가 저자에게 보여준 것은 앨범이었다. 뜬금없는 행동이지만 페이지를 넘기는 그녀의 손가락에서 시선을 뗄 수 없었다. 투명한 접착 비닐 아래 보관된 사진 속 주인공은 젊은 시절의 안나였다. 수십 년의 시간이 흘렀음에도 그녀를 단번에 알아볼 수 있었다. 깊은 눈매와 보조개가 팬 미소만큼은 조금도 변하지 않았다.


안나와의 대화는 수신이 약한 라디오 주파수를 맞추는 것과 닮았다. 귀를 바짝 세운 채 슬금슬금 다이얼을 돌리다 보면 흐릿했던 목소리가 점차 또렷해진다. 물론 안나는 말을 하지 않았으므로, 대신 자신의 방식대로 신호를 쏘아 보냈다. 그렇게 우리는 몇 가지 무언의 신호를 공유했다. 하지만 목소리로 전달되는 의사소통에 익숙한 저자는 한동안 그 사인을 놓치거나 흘려보내기 일쑤였다.

 

 

나 자신을 다시 깨닫다

 

집 떠나 또래의 친구들과 어울려 살고 잇는 20대 코워커들에게 술이 없는 밤이란 정말 시시하기 짝이 없다. 수확한 채소와 농기구를 보관하는 창고이자 휴식 공간인 랜드빌딩은 마을 안쪽에 위치해 있어서 음주하기엔 최적의 장소였다. 소란을 피워도 괜찮고 열댓 명의 코워커들이 다 함께 둘러앉을 수 있을 만큼 넓기 때문이다. 하지만 갈수록 이런 자리가 불편해졌다. 혼자 만의 고요한 시간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스토아 안의 카페는 티타임을 가지려는 사람들로 북적거렸다. 대기 줄의 끝자락에 서 있는 저자의 뒤로 마그다가 따라 섰다. 오랜만에 보는 얼굴이었다. 작은 마을이지만 일하는 워크숍이 다르면 좀처럼 만나기가 어려운 게 코워커 사이였다. 마침 마주친 김에 오늘 밤 술자리에 올 것인지 물었다. 조금의 망설임도 없는 대답이 돌아왔다.


"방에서 쉬려고. 사람들이랑 어울리는 것도 좋지만, 가끔은 혼자 있고 싶을 때가 있어. 안티 소셜 상태랄까. 요즘이 그래"

 
우연히 펼친 페이지에서 인생의 문장을 마주했을 때처럼, 자신의 심정을 정확히 대변한 마그다의 말은 위로 그 이상이었다. 아차 싶었다. 스스럼없이 자신을 드러내는 그녀와 달리 속내를 감추고 숨기는 데 늘 골몰했던 저자였기에 말이다. 스스로를 안티 소셜이라 비꼬는 그 당당함이 오히려 마그다를 더욱 이해하고 싶어졌다.

 

서둘러 다가오면 뒷걸음치는 사람, 가끔 홀로 있는 시간을 즐기는 사람, 고독한 시간만큼 함께하는 순간 또한 소중히 여기는 사람. 그게 바로 나라는 사실을 너무 오랫동안 잊고 있었다.

 

 

 

 

캔들마스의 의미

 

얕게 패인 땅 속에 양초 하나를 반듯이 세우고 불을 밝힌 후, 일용한 양식을 기거이 내어준 땅에게 감사의 마음을, 어김없이 찾아올 봄에게 반가움의 인사는 건네는 노래를 합창한다. 사람들은 자리를 옮겨 채소밭과 허브가 자라는 화원에서도 계속됐다. 캔들마스는 과수원, 축사를 순례하며 초를 켜고 다가올 봄을 축복하는 날이었다.

 

눈을 껌뻑이는 소들을 향해 노래를 불러주는 사랑스러운 사람들이라니. 이따금씩 그들이 보여주는 이런 작은 마음이 나를 행복하게 만들었다. 노래가 끝난 뒤 하우스패런츠 대니가 스피치를 위해 한 발짝 앞으로 나왔다.


"All the difference are here"


이는 저마다 다른 이들이 지금 이곳에 함께 있다는 뜻이다. 이 말이 새삼스레 감동으로 다가왔다. 지금처럼 엉터리인 채로 살아도 얼마든지 괜찮다는 것을 확인받은 기분이었다. 유난히 키가 작은 사람과 유난히 키가 큰 사람, 혼자 있을 때 더욱 편안한 사람, 말이 없는 사람, 나이를 먹을수록 어린아이처럼 천진한 사람, 영원히 나이 들지 않는 사람. 그 모두가 여기 함께, 그리고 나로서 살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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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뜰하게 쓸모있는 경제학 강의 - 4차 산업혁명을 준비하는 지금 여기 시민을 위한 경제학
유효상 지음 / 21세기북스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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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우리는 4차 산업혁명이라는 말의 홍수에 휩쓸리고 있습니다. 문제는 그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도대체 '오늘의 나' 혹은 '내일 의 나'와 어떤 관계가 있는지 제대로 알지 못한다는 것이죠. 거인의 발밑에서 어찌할 바를 모르고 당혹해하고 있는 꼴입니다. 과연 우리 시대를 무겁게 규정짓는 이 4차 산업혁명, 도대체 그 정체가 무엇일까요? - '프롤로그' 중에서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준비를 위한 시민 경제학

 

책의 저자 유효상은 경제란 더 나은 사회로 나아가기 위한 밑거름이며 그 중심에 인간이 있어야 한다는 믿음을 가지고 현실과 이론의 접목을 꾀하는 경제학자로, 동국대 MBA, 건국대 경영대학, 숙명여대 경영전문대학원 교수를 역임했으며, 현재 차의과학대학교 경영대학원장을 맡고 있다.


국내 최초로 앙트레프레너십 MBA 과정을 개설해 경제 경영계의 시선을 끌었으며, '베스트 티칭 교수'로 여러 번 선정되는 등 실물과 이론에 두루 정통하다는 평가를

 

 

 

 

 

 

 

인공지능이란 쉽게 말해 학교에서 국어, 영어, 수학을 다 잘하는 학생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하지만 이 학생도 모든 과목을 다 잘하기 위해서는 공부를 열심히 해야겠죠? 공부를 하려면 교재가 있어야 할 텐데, 이렇게 인공지능이 공부를 하기 위해 필요한 교재가 빅데이터다. 데이터 양이 많아질수록 공부도 더 잘하게 될 것이다. 이 빅데이터를 이용해 공부하는 방법을 짜는 것을 '알고리즘'이라고 말한다. 어떤 방식으로 데이터를 활용할지 프로그램을 제작하는 것과 비슷하다.

 

 

경제학에 인간의 심리를 더하다

 

경제를 이해하는 데 심리학을 더해야 하는 이유를 살펴보자. 세계적인 식자재 배달 서비스 업체로 요즘 핫한 블루 에이프런은 유명 셰프가 만든 요리의 레시피와 셰프가 만든 요리를 사진으로 찍은 후에 레시피의 내용과 함께 식자재를 집으로 배달해주는 회사이다. 블루 에이프런 이전에는 유명 셰프가 만든 요리를 그대로 포장해서 배달해주는 모델이 있었지만, 이런 업체들은 성공하지 못했다. 왜일까? 유명 셰프가 만든 음식을 그대로 배달해주는 것과 그 요리를 따라 만들 수 있는 식자재를 배달해주는 서비스의 가격이 같다고 한다면 어느 쪽을 선택하겠는가? 요리된 음식을 그대로 배달하는 쪽을 선택할 것으로 예상하지만 실제로 사람들의 선택은 반대였다.

 

식자재 배달 쪽이 성공한 이유는 SNS 때문인데, 사람들은 식자재와 함께 레시피가 오면 직접 요리한 뒤 레시피에 있는 사진과 자신이 직접 만든 음식을 찍은 사진을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에 올리고, 싱크로율이 얼마나 되는지, 직접 먹어본 맛은 어떤지를 공유하고 즐거워한다. 이를 행동경제학에서는 '이케아 효과'라고 말한다.

 

"자신의 노력이 개입되면 객관적 가치보다 훨씬 더 높은 주관적 가치를 부여하는

심리적 현상이 바로 이케아 효과이다"

 

 

무인 자동차 사고의 법적 책임

 

무인 자동차를 타고 길을 가다 사고 위험에 맞닥뜨렸다고 가정해 보자. 사고를 피할 수 있는 방법은 급브레이크를 밟거나 핸들을 오른쪽으로 꺾는 두 가지 방법밖에 없는 상황인데, 급브레이크를 밟으면 차주가 사망하고 핸들을 오른쪽으로 꺾으면 길을 가던 행인이 죽는다는 그런 상황이다. 

 

무인 자동차가 어떤 명령을 수행하도록 설계하는 것이 옳을까? 만약 오른쪽으로 핸들을 꺾으라는 명령을 프로그램에 입력시켜 행인을 사망하게 만들었다고 한다면 법적 책임은 프로그램을 입력시킨 기업에 있을까, 아니면 차에 탑승하고 있던 차주에게 있을까? 정답을 찾기가 참 어려운 문제다. 이는 사회적 합의가 반드시 필요하다. 그렇지만 전원 동의를 구하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을 것이다.

 

 

비즈니스 모델, 투자를 이끌어내는 핵심

 

4차 산업혁명의 저변에 인공지능이나 가상현실과 같은 과학기술의 융복합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과학기술 자체가 경제적 성공을 만들지는 않는다. 기술 중심의 사고를 갖게 되면 기술 중심의 투자와 지원만을 생각하게 된다. 그러나 현재까지 성공한 유니콘 기업들의 면면을 보더라도 신기술의 개발과 도입이 그들을 성공시켜준 핵심 이유가 된 사례는 거의 없다.

 

오히려 기업의 가치, 미래의 성공 가능성의 핵심은 비즈니스 모델이었다. 유니콘 기업들의 비즈니스 모델은 대부분 공유경제와 추천(큐레이션), 정기구독(서브스크립션)을 기반으로 한다. 모두 지금 있는 물건과 현재의 기술을 접목시켜 만든 것이다. 우버는 새로운 기술을 기반으로 성공한 기업이 아니다. 

 

 

4차 산업혁명은 게으른 자들의 천국

 

웹 기반의 파일 공유 서비스로도 유명한 '드롭박스'의 창업자 드루 휴스턴은 보스턴에서 뉴욕으로 가는 버스를 기다리던 중, 코딩 작업에 필요한 USB를 집에 두고 온 것을 뒤늦게 알아채고, 다시 집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사실에 귀찮고 화가 났다. 휴스턴은 그때 'USB 메모리 없이 언제 어디서든 파일을 꺼내 쓸 방법이 없을까?' 하는 고민을 하게 된다. USB 메모리 스틱이 아닌 네트워크로 모든 파일을 공유한다면 더 이상 USB를 깜빡 할 일이 없다고 생각한 것이다. 드롭박스는 창업자 휴스턴의 사소한 실수로부터 시작되었고, 지금은 100억 달러의 기업 가치를 자랑하는, 전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파일 공유 서비스로 성장했다.

 

이렇듯 큐레이션이든, 서브스립션이든, 어떤 기술을 접목한 새로운 서비스이든 4차 산업혁명에서는 '어떤' 상품을 '어떻게' 제공할 것인가가 매우 중요하다. 큐레이션을 통한 서브스크립션 서비스는 결정하는 데 들어가는 시간과 함께 질 높은 상품을 정기적으로 배송받을 수 있는 요즘 시대의 '취저(취향 저격)' 서비스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온리 원'으로 승부하라

얼마 전,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가장 인기 있을 것으로 예측되는 신직종으로 '데이터 사이언티스트'가 꼽혔다. 데이터 사이언티스트는 4차 산업혁명과 관련된 모든 분야에 전문적인 지식을 갖춘 사람으로, 한마디로 슈퍼맨이라고 할 수 있다. 인공지능부터 데이터 처리 방식, 알고리즘 설계, 비즈니스 모델 분석 등 모든 분야에 통달한 사람을 말한다.

 

하지만 모든 사람이 데이터 사이언티스트가 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여겨진다. 그래서 우리는 '시티즌 데이터 사이언티스트'가 되어야 한다. 시티즌 데이터 사이언티스트는 특별히 학위와 경력을 쌓지 않아도 누구나 데이터를 가지고 원하는 분석을 할 수 있는 수준의 지식을 가진 사람들을 의미한다.

 

기업에서 인공지능을 이용하여 마케팅 업무를 한다면, 마케팅에 대한 능력과 인공지능에 대한 기술적인 지식도 있어야 한다. 인공 지능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면 완벽하게 이해하지는 못해도 대화가 통하고 알아들을 수 있는 시티즌 데이터 사이언티스트가 필요한 시대인 것이다. 앞으로 전문가, 비전문가 상관없이 분야를 막론하고 누구든지 분석가가 될 수 있는 시티즌 데이터 사이언티스트의 역량을 갖춘 인재상이 요구될 것이다.

 

 

이젠, 공유의 시대이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엔 강력한 네트워크와 고객에게 최적화된 데이터베이스를 가진 기업이 새로운 영역으로 진출하여 모든 시장을 장악하는 승자독식의 경제가 펼쳐질 전망이다. 이처럼 다가오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플랫폼을 먼저 장악한 기업이 시장을 지배하게 될 것이다. 플랫폼 혁명은 우리들의 행동에도 엄청난 변화를 초래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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