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드 인 코리아 - 대한민국 청춘이여, 결코 아프지 마라!
이영현 지음 / 성안당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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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역시 경제적 자유를 지향하며 40년 세월 동안 무역인으로서 그 누구보다 치열한 삶을 살아왔다. 덕분에 '부富'라는 기준에서 평가하면 누구에게나 인정받을 만큼의 성공을 거두었다고 자부한다. 온갖 역경을 이겨내고 심지어 죽을 고비까지 넘겨가며 벌어들인 재화는 나의 곳간에 차곡차곡 쌓였고, 은퇴 후 100세까지 살아갈 노후자금도 넉넉하게 마련해놓을 수 있었다. - '머리말' 중에서

 

 

92세까지 세계를 돌며 '자비 강의'를  실천하다

 

이 책의 저자 이영현세계한인무역협회 명예회장으로, 40년간 전 세계 방방곡곡 오직 한국 제품만을 판매해 1억 달러 수출을 달성한 '1세대 무역인'이자 한인 무역인의 구심점인 세계한인무역협회의 출범을 주도했다. 후배 양성을 위해 '차세대 무역스쿨'을 창설, 16년째 사비를 털어 지구 16바퀴를 돌며 강의를 열고 있다. 나아가 앞으로 꼭 16년만 더 후배들에게 자신의 노하우를 공유하겠다고 굳게 약속한다.

 

스물네 살의 나이에 단돈 200달러만 들고 훌쩍 캐나다로 떠난 젊은 청춘 이영현, 오직 아이스하키의 꿈 하나 안고 힘든 유학길에 올랐지만 간절했던 꿈은 물거품이 되고 그저 먹고살기 위해 선택한 행상이 그를 무역인의 길로 인도했다. 무역인으로 살아온 40년 세월, 수많은 냉대와 좌절 속에서도 그가 취급했던 모든 제품은 한국산, 'Made in Korea'였다.

 

비록 그가 살았던 시대와 현재를 살아가는 청춘들의 시대는 제반 여건들이 많이 다를지라도 세대를 막론하고 성공의 핵심을 관통하는 진리는 변하지 않는다. 지난 40년 동안 세계를 무대로 대한민국 제품을 팔았던 '1세대 무역인'의 경험을 통해 우리들은 성공의 핵심과 노하우가 무엇인지를 성찰할 수 있는 기회가 되며, 특히 현재 무역인의 길을 걷고 있는 업계 종사자에게 나아갈 방향을 제시한다. 

 

 

 

 

저자가 본격적으로 무역업에 뛰어든 것은 1960년대다. 이 때는 한국 경제의 수준이 매우 낮았던 시기로, 전 세계 217개 나라 중 뒤에서 그 순위를 찾는 게 빠를 정도로 GDP 80달러를 갓 넘긴 시점이었다. 우리 민족에게 커다란 고통을 안긴 북한의 남침으로 촉발된 한국전쟁이 끝난 지 불과 10여 년 정도 지났을 정도로 대한민국은 전쟁의 상흔을 치유하기에도 벅찼다. 1일 3식은 일부 특권층과 부유층만 누릴 수 잇는 호사였다. 길거리엔 전쟁고아와 거지가 넘치고, '꿀꿀이죽'도 먹지 못하는 그런 경제 환경이었다. 

 

어느 누구든지 이런 때를 만나면 살아남는 것, 즉 생존 본능이 가장 중요한 것이지 애국심 따위는 후순위가 된다. 모든 물자가 부족한 그때 대한민국의 현실은 참담하고 암울했으니 말이다. 지금은 어떠한가? 모든 물자가 풍족하고 넘친다. 그럼에도 이를 갖지 못하는, 아니 가지려고 노력조차 하지 않는 젊은 청춘들은 이 땅에 어떻게 대한민국이 생존할 수 있었는지를 불문에 부치고 그저 자기 자신의 욕망 기준에 들지 않는다고 '헬조선'을 외친다.

 

1956년, 저자는 우연한 기회에 아이스하키를 배울 수 있었다. 경복고등학교 재학시절이었다. 당시 미국에 유학 중이던 한 지인이 그에게 스케이트를 선물해 준 덕분이었다. 그때 한국에서의 아이스하키 장비는 대부분 캐나다산이었다. 논두렁에서 뛰노는 자식이 안쓰러워 부모님이 마련해 준 스틱도 '메이드 인 캐나다'였다. 아이스하키가 전부였기에 저자에게 캐나다는 이젠 신앙과도 같았다. 


그래서 대학 진학도 포기하고 고등학교 졸업 후 바로 공군에 자원 입대했다. 당시엔 군필을 해야만 해외로 나갈 수 있는 여권이 발급되었기 때문이다. 수원에서 3년간 군 복무를 마치자마자 캐나다 유학 수속을 밟았다. 1966년, 부모님을 졸라 200달러를 들고 꿈의 나라 캐나다로 향하는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하지만, 지금의 청춘들은 '공무원' 시험 준비로 노량진 학원에서 시간을 탕진하고 있는 게 너무나도 안타깝게 여겨진다고 저자는 말한다. 

 

자신이 원한 바대로 캐나다에 발을 내딛었지만, 당장 시급한 것은 민생이었다. 갖고 간 200달러는 금방 동이 났기 때문이다. 첫 직장인 레스토랑에 취업했지만 조화를 생화로 착각해 식당 바닥을 물바다로 만든 탓에 해고 통보를 받고, 두 번째로 건물 청소회사에 취직해 물청소 후 암모니아를 칠해 윤기내는 일을 하다가 일머리가 부족해 출입구 반대편에서 시작해 입구쪽에서 마감해야 함에도 반대 방향으로 작업함으로써 암모니아 냄새에 취해 의식을 잃는 우를 범하고 말았다.

 

이후 인력시장을 통해 농장에서 지렁이 잡는 일을 약 두 달 동안 했는데, 급여가 워낙 박했다. 그래서 다른 직장을 찾다가 캐나다 항공사 조립라인에서 일하게 되었지만 영어가 서툴러서 동료들에게 무시당하자 그저 묵묵히 주어진 일만 수행했다. 결과적으로 그의 작업량은 동료보다 월등히 많았다. 그런데, 여기서 문제가 생겼다. 관리자가 그의 작업량을 기준삼아 일을 할당함으로써 동료들의 태클이 들어왔던 것이다. 망치 공격을 당한 그는 통쾌한 발차기로 오히려 상대를 응급실로 보내버렸다. 결국 여기서도 해고되었다.

 

우리 모두가 밟고 다니는 땅이 평평하지 않듯이, 우리들에게 주어진 여건 또한 울퉁불퉁하다. 즉 출발선이 동일하지 않다는 뜻이다. 이처럼 태어날 때부터 각자 가진 능력은 모두 다르다. 그래서 흙수저, 은수저, 금수저 같은 계급이 생긴 거다. 물론 능력있는 부모의 지원이 성공의 충분 조건이긴 하다. 그러나, 절대적인 필수 조건은 결코 아니다. 오히려 성공의 필수적 요소는 자기 자신의 '절박함'인 것이다. 이처럼 저자는 캐나다로 유학가서 부모 도움 없이 자신의 목표를 기어코 해내겠다는 간절함과 절박함이 있었기에 엄청난 노력을 했고 그래서 성공한 무역상이 된 것이다.

 

'노력은 결코 결과를 배신하지 않는다'

 

1년이라는 시간을 허비한 끝에 그는 깨달은 바가 있었다. 언어의 소통이었다. 현재 방탄소년단BTS가 한국의 아이돌 가수 중에서 가장 성공한 케이스로 평가받는데, 여기엔 리더 역할을 하는 RM의 유창한 영어 구사력이 강점으로 작용했음을 부정할 수 없다. 마찬가지였다. 저자는 열심히 영어 공부를 할 필요가 있었다. 여기서 그는 오히려 '어학원'이 아닌 '대학 입학'을 선택했다.

 

이젠 부모님의 도움이 필요했다. 그래서 30여 권의 영어 참고서를 캐나다로 공수받아 책과 씨름을 했다. 밥 먹는 시간을 빼고는 온통에 영어에 미쳐서 살았다. 마침내 그는 토플 점수 580점(만점 700점)을 획득, 대학 입학을 허가받았다. 그 즉시 그는 자신에게 이 길을 밝혀준 멘토 격인 템플 교수에게 달려갔다. 6개월의 고생이 빛을 보게된 것이었기에, 템플 교수도 자신의 일인양 기뻐하며 칭찬해 주었다.

 

대학교 입학 후 그는 또 다시 일을 시작했다. 택시 운전은 학업과 병행할 수 있는 '잡'이었다. 낮엔 공부하고 밤엔 일을 하는 그야말로 '주독야경晝讀夜耕'의 연속이었다. 그의 대학 생활 중 가장 인상에 남는 던샤워 교수는 친한국 정서를 지녔기에 가까운 관계를 유지했지만 정작 학점은 'F학점'을 주면서 '공公과 사私를 구분하라'는 가르침을 주었다. 이는 저자의 이후 사업에 그대로 적용되었다. 

 

 

 

지구를 열여섯 바퀴 돌면서 강의하다

 

16년 째 사비私費를 털어 소위 '자비 강의'를 위해 지구를 열여섯 바퀴 돌면서 250여 회 이상의 강의를 해 온 저자는 자신이 걸어온 성공담과 실패담 등을 두루 우리들에게 전한다. 지난 40년 간 세계를 활동 무대 삼아 '메이드 인 코리아' 제품만을 팔았던 '1세대 무역인'의 인생 스토리는 지금을 살아가는 젊은 청춘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많다. 책의 일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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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값 높이기의 기술 - 죽도록 일만 하는 사람들은 모르는 25가지 커리어 관리의 비밀
존 에이커프 지음, 김정희 옮김 / 다산북스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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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직장을 때려치우는 것에 관한 책이 아니다. 무언가를 새로이 시작하는 것에 관한 책도 아니다. 이 책은 우리가 직장에서 일을 하면서 반드시 만날 수밖에 없는 ‘네 가지(인맥, 기술, 인성, 추진력)’를 활용해 주도적으로 경력을 쌓아가는 방법을 다루는 책이다. 이 네 가지 요소는 너무 뻔해서 누구든 무심코 넘겨버리기 십상이다. 하지만 이것들은 이미 오래전부터 당신의 손길을 기다리며 허리춤에 단단히 매여 있었다. - '프롤로그' 중에서

 

 

내 몸값을 올리고 싶다구요?

 

이 책의 저자 존 에이커프는 통찰력 있고 유쾌한 메시지로 지금까지 수백만 명의 독자를 사로잡은 동기부여 전문가이자 커리어 코치로, 한편으론 베스트셀러 작가이자 팔로워 30만 명을 거느린 트위터리언이다. 그는 지난 18년간 홈디포, 보스, 스테이플스 등의 회사에 근무하며 경험한 것들을 블로그에 올려 사람들과 공유했고, 이 글들이 미국 직장인들의 폭발적인 공감을 얻으며 작가로 데뷔했다.

 

아마존 자기계발 베스트셀러 1위에 오른 이 책 <몸값 높이기의 기술>을 비롯해 <피니시>, <START>, <QUITTER> 등 그의 저서들은 모두 아마존, <뉴욕타임스>, <월스트리트저널> 등의 베스트셀러에 이름을 올렸다. 특유의 따뜻하고 경쾌한 유머로 주목을 받음으로써 '작가들이 사랑하는 작가', '아마존 최고의 자기계발 작가 1위'에 선정되기도 했다.

 

저자는 어느 날 갑자기 믿었던 회사로부터 해고당한 채 두려움과 혼돈의 시간을 보낸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일과 회사의 노예로 살아가는 현 시대의 직장인들이 일의 주인으로 거듭나 자신의 몸값을 높이고, 원하는 곳에서 원하는 일을 하기 위한 단순하지만 확실한 비법을 알려준다. 그저 '진인사대천명'을 외치는 수많은 자기계발서와 달리 '스마트하고 요령 있게 일하는 성공의 기술'을 다룬다. 

 

 

 

 

가식적인 인간관계는 인맥이 아니다

 

많은 사람들이 인맥을 쌓는 일에 거부감을 느끼는 이유 중 하나는 무슨 프로젝트에 착수하듯 사람들을 관리하는 것을 왠지 부도덕하게 여기기 때문이다. 즉 가식적으로 맺어진 인간관계는 진정한 의미의 인맥이 아니라고 생각해서다. 그렇지만 어떤 의도를 품고 사람을 사귀는 것을 이기적이거나 남을 이용해먹는 짓이라고 매도한다면 과연 우리들은 누구를 만날 수 있을까? 

 

 

성공은 혼자의 힘으로만 이룬 게 아니다

 

당신이 도움을 필요로 한다는 사실을 모르면 어느 누구도 당신을 도울 수 없다. 도움을 청하는 게 싫다고? 애초에 도움을 청할 일이 안 생기면 좋겠다고 생각하기 쉽다. 만약에 내가 아르마딜로처럼 몸을 동그랗게 말아 단단한 갑주로 스스로를 보호할 수 있다면, 그래서 어느 누구의 도움 없이도 포식자들에게서 내 경력을 거뜬히 지켜낼 수 있다면 당연히 그렇게 할 것이다. 하지만 그건 불가능하다. 

 

남에게 도움을 청하는 게 스스로의 부족함을 인정하는 꼴이라고 생각하는가? 친구들이 올린 인스타그램 피드나 페이스북 담벼락의 내용이 그들 혼자서 척척 해낸 일이라고 생각하는가? 그렇게 생각하기에 우리들은 언제나 가면을 쓰고 멀쩡한 척 연기를 하는 것이다. 성공한 많은 사람들의 삶을 뒤적여보면 이들도 결코 혼자서 모든 게 이룬 게 아님을 깨닫게 될 것이다. 스티브 잡스도, 오프라 윈프리도 말이다.

 

 

작은 게 모여서 큰 것이 된다

 

한 방을의 물이 큰 바다를 만든다는 말이 있다. 그렇다. 사소하고 하찮다고 느끼는 작은 기술이 모여 큰 경력을 만든다. 이를테면 비록 사소한 기술일지라도 이는 마치 은행의 복리이자와 같다. 푼돈을 차곡차곡 모으는 건 어쩐지 시시해 보일런지 몰라도 이는 결코 그렇지 않다. 시간이 지나 이자가 쌓이기 시작하면 그 합은 생각보다 훨씬 크다. 우리가 평소에 무시하고 지나치는 사소한 기술도 마찬가지다. 이런 기술은 화려하지 않다. 대개는 재밌지도 않다.

 

"하지만 작은 기술을 무시하고 크고 빛나는 기술에만 집착하면

두둑한 경력통장을 만들 수 없다"

 

 

경험은 가장 훌륭한 스승이다

 

영국의 역사가 토머스 칼라일은 "경험은 가장 훌륭한 스승이다. 다만 수업료가 엄청나게 비쌀 뿐이다"라고 말했다. 한번 자신을 돌이켜보자. 자전거를 탈 수 있을 것이다. 자동차를 운전하는 법도 알 것이다. 멋진 정장 차림엔 역시 끈이 있는 구두가 좋음을 알 것이다. 그리고 구두의 끈을 매는 법도 알 것이다. 이런 사실을 통해 우리들은 예전에 뭔가를 새롭게 익히고 배웠음을 깨닫게 된다.

 

그렇다. 우리들은 '영(제로)'에서 시작하는 게 아니다. 우리들의 경력은 결코 텅 비어 있지 않다. 

언젠가 새로운 것을 배웠고, 그때 배웠던 방법으로 무언가를 다시 해낼 것이다.

 

 

경력의 천장을 부순다 

경력의 천장을 부순다는 것은 직장을 그만둬야 한다는 의미가 아니다. 지금 다니는 회사에서 더 가치 있는 일을 찾아 더 가치 있는 경력을 쌓겠다는 뜻이다. 그러고 난 뒤에 더 좋은 회사에 들어가 제대로 실력을 발휘하면 된다. 우리들은 벤처기업에서뿐만 아니라 대기업에서도 세상을 발칵 뒤집어놓을 만큼 중요한 일을 할 수 있다.

 

우리들은 더 나은 대우를 받을 자격이 있다. 더 높은 몸값을 받을 자격이 충분하다. 

 

 

나쁜 놈들의 승리는 일시적이다

 

인성은 경쟁력이 있다. 물론 면접관들은 이력서에 적힌 자격증과 기술, 경력을 우선적으로 살피지만, "이상하게 마지막 지원자에게 호감이 가네?"라고 말하며 엉뚱한 결과를 발표하기도 한다. 인성은 측정하기는 어렵지만 무시하는 건 불가능하다. 사람을 대하는 태도가 진실하지 않으면 탄탄한 인맥을 쌓을 수 없듯이 가식적인 인성은 결코 환영받지 못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직장인들이 현실은 그렇지 않다. '나쁜 놈들이 항상 이긴다"라고 말한다. 그래. 숱하게 이긴다. 우리들 주변에 싸가지라곤 1도 없는데 출세길을 쌩쌩 달리는 사람들이 많다. 그런데, 이들의 승리는 언제나 일시적이란 사실을 명심하자. 그런 몰락의 길을 걷는 수많은 사람들을 보지 않았는가. 핵심은 '훌륭한 인성은 우리들의 인맥을 온전히 유지해준다'는 사실이다.

 

 

일보다 중요한 것은 '방식'이다

 

인맥을 쌓았다. 기술을 익혔다. 훌륭한 인성을 갖추었다. 이 세가지만으로도 우리들은 직장에서 단연 돋보일 것이다. 하지만 여기서 멈추면 안 된다. 필요한 게 하나 더 있다. 추진력이다. 이는 '일하는 방식'이다. 일의 본질은 작은 기회를 조금 더 큰 기회로 바꾸는 것이다. 우리는 작은 '예스'를 여러 개 모아 더 큰 '예스' 하나를 만들어낸다. 추진력은 인맥에, 기술에, 인성에 각각 노력을 기울이는 방식이다.

독종처럼 죽어라 열심히만 한다고 성공하지 않는다. 주변을 둘러보면 잘 알 수 있을 것이다. 스스로 녹초가 되는 것도 모자라 주변 사람까지 지치고 괴롭게 만들며 일하고 싶은가? 일을 단순히 많이 하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어떻게' 하느냐가 훨씬 더 중요하다. 예를 들어, 무언가를 더하기 전에 무언가를 먼저 덜어내라. 그렇다. '덜어내기의 기술'이다. 

 

가장 재미있게 할 수 있는 일을 하기 위해 재미없는 일을 기꺼이 하는 것이 일의 기본 원리다. 

 

 

우리 모두는 더 높은 몸값을 받을 자격이 있다 

 

우리들은 생각보다 훨씬 많은 것을 할 수 있다고 믿어라. 일이 우리 모두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의미 있는 것이 될 수 있다고 믿어라. 이를 선택하기만 하면 그렇게 된다. 당연히 할 수 있다. 우리 모두는 지금보다 더 높은 몸값을 받을 자격이 있다. 저자가 우리들에게 마지막으로 권하는 충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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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생물과 공존하는 나는 통생명체다 - 내 안의 우주
김혜성 지음 / 파라사이언스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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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몸을 통생명체로 인식하고 미생물을 염두에 둔다면, 무슨 음식을 먹느냐는 더욱 중요해진다. 우리 몸 건강에 필요한 미생물이 있다면, 그것은 절대 약으로 다룰 수 없고 오직 음식을 통해서만 관리 가능하다. 통생명체를 생각하면 "음식이 약이 되게 하라"는 2500년 전 히포크라테스의 경구는 우리 시대에 더 유용해 보인다. - '머리말' 중에서

 

 

미생물을 탐구하다

 

책의 저자 김혜성은 치과의사이자 미생물 연구자이다. 그는 서울대학교 치과대학을 졸업했고, 동 대학원에서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미국 컬럼비아 대학교 치과대학원을 졸업하고 컬럼비아 대학병원에서 수련과정을 마쳤다.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을 졸업했고, 서울대학교 바이오 CEO 과정을 수료했다. 경기도 고양시 일산에서 사과나무치과병원을 20년간 운영하며 진료와 더불어 미생물 공부를 병행하고 있다. 의료법인 명선재단을 만들어 이사장을 맡고 있다.

 

 

 

 

통생명체의 의미

 

통생명체holobiont는 전체를 의미하는 holo(whole)와 생물 혹은 생명을 의미하는 bio를 합성한 말인데, 직역하여 전생물체全生物體라고 번역하기도 한다. 저자는 통생명체로 번역, 더욱 맘에 들어한다. '통'에는 세 가지 의미가 중첩되어 있다. 하나는 나와 내 몸 미생물 전체를 '통'으로 보자는 것이고, 둘은 통생명체 안에서 나와 내 몸 미생물이 서로 소통interaction한다는 의미이며, 셋은 통생명체 전체가 늘 외부 환경과 통通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인간으로서는 존재는 호모사피엔스일 뿐만 아니라 그 몸을 서식처로 삼아 수많은 미생물들이 살아가는 생명체이므로 '통'으로 봐야 한다. 사실상 인체 내에는 수십 조로 추정되는 몸 속 세포보다 훨씬 더 많은 미생물들이 서로 소통하며 영향을 주고받는다. 나아가 미생물들은 외부 환경과 항상 통하며 쓈 없이 변화하고, 그 변화에 도전과 응전을 한다.

 

이 말을 제일 먼저 시용한 이는 미국의 과학자 린 마굴리스(1938~2011년)로, 그의 학설 중 가장 유명한 대목이 바로 '세포 내 공생설'이다. 세포 속 미토콘드리아나 식물세포의 엽록소가 자체적으로 에너지를 만들고 독자적인 유전자를 지닌 것으로 보아, 원래는 독립적인 세균이었던 것이 더 큰 세포 속으로 들어가 서로 공생하게 된 것이라는 주장이다. 즉 공생이 진화의 중요한 동력이라는 것이다. 

 

 

 

계면활성제의 독성을 경고하다

 

아침 식사 후 설거지는 내 담당이다. 아내의 가사 부담을 조금이라도 줄여주기 위해 스스로 결정한 행동이다. 오늘도 아침 설거지를 마치고 나는 사무실로 출근했다. 설거지를 하는 요령은 누구나 동일할 듯 싶다. 기름기가 없는 그릇이나 접시들은 흐르는 물에 그냥 세척하고, 기름기가 묻은 것들은 나중에 퐁퐁이라는 세제를 이용해서 세척한다. 그런데, 이 세제가 바로 계면활성제인데, 깨끗하게 씻어내지 않는다면 식기에 잔류하고 있던 성분이 다음 식사 때 바로 우리 몸 속으로 들어갈 수 있는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는 셈이다.

 

이처럼 기름이 섞여 있는 더러운 표면과 그릇을 닦는 데 쓰는 계면활성제를 왜 우리 입안에까지 끌어들이는지 이해하기 어렵다. 특히 어린 아이들은 치약의 상당부분을 삼킨다. 저자는 천연 계면활성제가 최소한으로 들어간 치약을 사용하는데, 만약 평소 쓰는 치약을 준비하지 못하고 여행이라도 가서 아무 치약이나 써야 하는 상황이라면 아주 여러 번 세게 헹궈서 입안에 잔여물이 남지 않도록 주의한다. 실제로 계면활성제의 독성을 보여주는 동영상에서 경희대 치대교수는 최소한 7번은 강하게 헹궈내라고 권한다.

 

구강 위생관리 측면에서도 계면활성제는 비효과적이다. 칫솔질 목적은 플라그를 제거해서 입 속의 세균 부담을 낮추는 것인데, 계면활성제가 포함된 치약과 포함되지 않은 치약을 비교했을 때 플라그 제거 효과나 잇몸병이 생기는 정도의 차이가 없었다. 이렇게 이점은 없고 단점만 있는 계면활성제 치약은 버려야 한다는 결론에 도달한다.

 

두번 째로 99.9% 세균을 잡는다는 가글액도 버려라. 그 이유는 가글액이 박멸하는 세균들은 우리 몸에 꼭 필요한 것들이기 때문이다. 세번 째로 입안을 닦을 때 좀 더 진화된 기구들을 사용하라. 저자가 권하고 싶은 것은 강한 수압으로 이빨 사이의 찌꺼기를 제거하는 물세정기다. 또 바깥에서 외식할 경우를 대비해서 치실을 늘 휴대하라고 권한다.

 

 

 

뇌-장축이론

 

운동을 꾸준히 하면 몸에 근육이 생기는 것처럼, 뇌도 운동하면 바뀐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되었다. 즉 치매를 앓다가 사망한 수녀들의 뇌를 해부해 보니, 뇌혈관의 경색 부위가 많이 보였다. 반면ㅇ에 치매를 앓지 않다가 사망한 수녀들의 경우 뇌 경색의 빈도가 훨씬 적었다. 이는 치매가 뇌혈관의 물리적 변화 때문일 가능성이 큼을 시사한다. 또 육체적 운동을 하면 뇌도 좋아진다. 뇌도 일종의 근육이므로 운동하라고 의사들은 권한다.

 

뇌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장도 주목받고 있다. 뇌와 장이 서로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뇌장축 또는 장뇌축이 바로 그것이다. 과학책에 등장하는 파블로프의 실험이 대표적인 사례이다. 개에게 음식을 줄 때마다 종을 울렸더니 나중엔 종소리만 들어도 개는 침을 흘리더라는 실험이다. '이제 음식이 올 것'이라는 뇌의 신호가 침을 흘리도록 만드는 것이다. 


21세기에 들어 뇌장축 이론도 미생물학의 혁명 탓에 전환기를 맞고 있다. 장내 세균이 뇌의 기능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이 밝혀지고 있다. 그래서 최근에는 뇌와 장의 순서가 바뀌고 있는 추세다. 뇌가 장에 영향을 미친다는 뇌장축에서 장이 뇌에 영향을 미친다는 장뇌축으로. 뇌가 장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은 실은 별로 특별한 것은 아닐 수 있다. 우리 몸은 전체가 뇌의 지배를 받기 때문이다. 하지만 역으로 장이 뇌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은 좀 특별해 보인다.

 

 

 

생명의 복잡성과 창발성 

 

서양의 과학적 사고를 출발시켰다고 할 만한 아리스토텔레스"전체는 부분의 합, 그 이상이다"라는 유명한 말을 남겼다. 그렇다. 나 자신을 쪼개어 원자로 만든 다음, 이를 다시 조합한다면 당초의 나 자신이 될 수 있을까? 건축 재료들의 집합과 이들로 만들어진 건축물 자체는 완전히 다르다. 따라서, 생명체야 말할 필요가 없다.

 

원자에서 분자로, 분자에서 세포로, 세포에서 조직으로, 조직에서 유기체 전체로, 유기체 전체에서 생태계 전체로, 단계단계 나아갈수록 그 전에는 전혀 볼 수 없었던 특질들이 나타난다. 이것을 생명의 복잡성complexity과 창발성emergence이라 부르기도 하는데, 이런 생명의 특징은 과학의 진보에도 여전히 풀기 어려운 신비로 남아 있다.

 

 

환원주의를 거부하다

 

환원주의를 경계하라는 경고 중에서 가장 아름답게 표현한 글은 20세기 생물학의 혁명가 칼 워즈가 21세기 벽두에 쓴 <새로운 세기를 위한 새로운 생물학>이다. 당시 76세의 노학자는 생명의 3영역(세균, 고세균, 진핵생물)을 정착시킨 생물학의 거장이다. 19세기 물리학에 큰 영향을 주었던 환원주의가 생물학에도 적용되던 시기를 경험한 그다. 

 

 

"쪼개고 쪼개는 것을 거듭하며, 더 쪼갤 수 없다는 의미의 원자(atom)에 근접한 19세기 물리학은 20세기에 들어 점차 환원주의를 거부하는 과정을 걸었다. 그런데 20세기 생물학은 기묘하다. 물리학이 폐기하고 있는 환원주의라는 세계관에 자신을 꿰어 맞추고 있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워즈가 제시한 관점은 "21세기에 들어선 지금 분자생물학의 비전은 수명을 다했다. 이제는 계속해서 잘라가는 환원주의자들의 분자적 시선을 극복하고, 눈을 들어 살아 있는 세계의 전체적인 모습에 주목해야 한다. 그래야 생명의 진화, 창발성, 복잡성에 접근할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 인간은 환경과 영향을 주고받는 존재다

 

우리 몸은 주위 환경과 미생물이 함께 만드는 생태계이고 통생명체다. 이와같은 상호 영향을 충분히 인지해야 건강도 지키고 노화도 지연시킨다. 그래야만 건강한 노화가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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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X 라이프스타일 - 당신의 취향이 비즈니스가 되는 곳
정지원.정혜선.황지현 지음 / 미래의창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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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도쿄에서 발견한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는 조금 달랐다. 도쿄에서 만날 수 있는 대표적인 브랜드인 무지와 츠타야로 시작해보자. 두 브랜드 모두 우리가 ‘생활에서 사용하는’ 분야를 다루면서도 자신들의 업을 독특한 관점으로 새롭게 정의했다. 이들이 매력적인 이유는 업을 정의하는 방식과 그 일관성에 있다. - ''업'을 새롭게 정의하다' 중에서

 

 

라이프스타일의 제안

 

이 책의 저자 정지원은 아이덴티티 기획, 브랜딩, 브랜드 커뮤니케이션 등을 두루 경험하면서 브랜드 기획자로, 브랜드 크리에이터로 살아왔으며, 현재는 브랜드의 맥락을 설계하고 이를 매력적으로 표현하는 제이앤브랜드를 창업해 다양한 산업의 브랜딩 이슈들을 남다른 시각으로 풀어내고 있다. 저서로는 <맥락을 팔아라>, <어바웃 브랜딩>, <히트상품을 만드는 브랜딩 트렌드 30> 등이 있다.

 

공저자인 정혜선은 글로벌 브랜드 컨설팅 에이전시 인터브랜드에서 브랜더로서의 기틀을 다지고, 이후 스톤브랜드커뮤니케이션즈로 적을 옮겨 브랜드 커뮤니케이션으로 고민의 폭을 넓혔고, 지금은 이마트 브랜드전략팀에서 소비자의 라이프스타일에 함께하는 브랜딩을 설계하고 있다. 또 다른 공저자 황지현은 브랜드 컨설팅 회사 브랜드메이저, 메타브랜딩, 그리고 SK텔레콤에서 브랜드를 만들고 키워 왔던 소문난 브랜드 덕후로, 마케터가 탐구해야 할 3대 브랜드로 애플, 도쿄 그리고 방탄소년단을 꼽는다.

 

책은 화和, 본本, 합合, 외外, 호好 등 5개 파트로 구성되었는데, 어떤 사람을 모여들게 하고 싶은가? CD 없이도 음악에 접속할 수 있고, AI가 플레이리스트를 짜주는 시대에 카세트테이프 숍이 주목받는 이유는? 일단 소비자의 발길을 붙잡았다면, 그다음에는 또 어떻게 머물게 할 것인가? 넘쳐나는 재화와 서비스의 홍수 속에서 살아남고자 하는 브랜드들은 이제 ‘라이프스타일’이라는 화두를 꺼내든다.

 

 

 

 

도쿄의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이것으로 충분하다"는 무지의 철학은 심플하고 단순한 삶을 추구하는 소비자들을 사로잡았다. 한편 츠타야는 서점을 '책을 파는 곳'이 아니라 '라이프스타일을 파는 곳'으로 재정의했고, 이처럼 스스로 정의한 고객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서점에서 색다른 경험을 제공하면서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하고 있다.

 

무지가 호텔로 확장되고 츠타야가 아파트로 확장되는 것을 보면서 놀라지 않을 수 있는 것은 그들이 말해온 라이프스타일의 범주가 이미 호텔이나 아파트보다 훨씬 더 넓었기 때문이다. 즉 수납용품을 판매하던 무지가 호텔을 만들고, 음반과 책을 팔던 츠타야가 아파트를 제안하는 게 전혀 이상하지 않은 것은 그런 일들이 단순한 시장 확장이 아니라 그 브랜드를 응원하고 지지하는 충성 고객들을 중심으로 한 확장이었기 때문이다. 

라이프스타일이 거의 동질화된 시대에는 많은 사람들이 해당 카테고리를 장악하고 있는 매출 1위 브랜드를 선택하지만, 지금처럼 라이프스타일이 다양화된 시대에는 인지도나 인기가 아니라 나의 라이프스타일을 기준으로 브랜드를 선택하게 된다. 특히 지금 소비의 중심이 된 밀레니얼세대Z세대들에게 '변화된 가치와 라이프스타일에 합당하느냐'라는 점은 소비에서 매우 중요한 조건이다. 인류 역사상 가장 편견이 없는 세대, 그리고 가장 먹을 것이나 기호에 돈을 많이 쓰는 밀레니얼세대와 Z세대에게 무언가를 팔아야 하는 시대에, 더 깊어지는 도쿄의 라이프스타일에 집중해보자. 

트렁크 호텔의 브랜딩이 성공한 것은 지역 문화와 딱 맞아떨어지는 타당함이 있었기 때문이다. 국내외를 가리지 않고 밀레니얼세대를 겨냥한 커뮤니티 상업 시설, 라이프스타일 호텔, 혹은 그러한 '공간'을 제공하는 브랜드들이 우후죽순 늘고 있다. 트렁크 호텔처럼 공간을 중심으로 사람을 모으는 브랜드가 되고 싶다면, 고객들의 시공간에 어떤 거부감도 없이 자연스럽게 융화되어야 한다. 그를 위해서는 지극히 타당하되 브랜드의 본질에 충실한 메시지를 설계하고 시공해야 할 것이다.

 

 

 

"트렁크 호텔은 호텔 안에서 아주 자연스럽게 친환경적이며 사회공헌적인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한다. 호텔이 제공하는 다양한 서비스를 즐기며 투숙객들은 어떤 부담도 없이 사회적 책임을 다할 수 있게 된다"

 

 

패셔너블, 현재를 캐치하는 능력

 

최근 루이비통무선 이어폰을 출시했다. 이런 행보가 가능했던 것은 패션 비즈니스에 대한 루이비통의 정의에 있다. 루이비통이 생각한 패션 비즈니스는 옷을 파는 것이 아니라 '현재 가장 패셔너블하고 트렌디한 무언가를 파는 것'이었다. 지금은 디지털 시대이다. 우리의 라이프스타일을 대표하는 가장 핫한 물건은 당연히 디지털 액서서리다.

 

루이비통뿐만이 아니다. 지금 뭔가 가장 잘한다는 브랜드들에겐 공통점이 있다. 변화의 시대에 변화가 시작되는 예민한 지점을 짚어내고 이를 현재의 언어, 시각, 문화적 언어로 해석하고 소화하는 것 말이다. 성공하는 마케팅의 핵심은 바로 '현재성'이다. 변화의 속도나 강도가 어 어느 시기보다도 남다른 지금, 우리들이 지금 어떤 세계에 살고 있는지에 대한 세밀한 관찰과 날카로운 판단이 수반되어야 한다.   

단 하나 불변의 진리는 모든 것은 변한다는 사실이다. 변화를 마주할 때는 낙관도, 비관도 아닌 실체를 정확히 바라보려는 태도가 가장 중요하다. 호텔 코에나 스트라이프 인터내셔널의 CEO 이시카와에게 더 관심이 가는 이유가 바로 이 지점에 있다. 내가 가진 것이 무엇인지 잘 판단하고 현재 사람들이 좋아하는 것이 왜 인기인지 고민해, 여력이 된다면 직접 한번 해보는 것. 물론 그 시도가 모두 성공하리라는 보장은 없음에도 불구하고 시도해보기를 권한다. 왜? 그의 말처럼, 가만히 있으면 죽을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변화된 고객에 집중하라 

'마트의 미래가 어떻게 될까?'라는 질문은 더 이상 의미가 없다. 이런 어리석은 질문은 이미 기존 유통의 '프레임'에 묶여 있기 때문이다. 차라리 지금 1인 가구를 사는 20대의 라이프스타일은 어떻게 바뀌고 있는지, 고령층에게도 충분히 먹을거리나 즐길 거리가 있는지를 고민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또 고객을 집단으로 바라보는 것도 위험하다. 고객 한 사람, 한 사람의 취향을 맞추고 만족시킨다고 생각할 때 라이프스타일 비즈니스는 새로운 기회를 맞게 된다. 문제는 고객의 변화이고, 이 변화를 충족시켜 주는 것이 상품이다.

 

변화된 고객을 읽고 이해하는 것, 그리고 상품에 반영하는 것이야말로

오프라인 매장이 지속적으로 고민해야 할 문제다.

 

 

의복이 인식을 바꾼다

 

워크웨어 슈트는 의복이 옷을 입은 당사자는 물론 타인의 인식까지도 바꿀 수 있다고 말한다. 자신의 작업복을 남에게 보이기를 꺼려하는 일본의 현장 근로자, 서비스직 근로자들을 염두에 둔 발언이다. 그러나 복장 하나만으로도 부족했던 자신감을 살리리 수 있고 타인의 시선에서 당장해질 수 있다면 바꿔야 할 충분한 이유가 마련된 셈이다.

 

오아시스 라이프스타일 그룹의 계열사인 오아시스 솔루션의 주요 사업은 수도 공사와 점검이다. 이들의 업무는 주로 야외에서 진행되고, 현장에서 발생하는 먼지나 분진에 노출됨에 따라 온통 뒤집어쓰기 마련이다. 파열된 수도관에서 새는 물로 작업복이 젖는 일은 예사다. 최근 잦은 지진은 오아시스 솔루션과 같은 청소, 설비, 건설업에 더 많은 현장 인력이 필요해졌다. 이에 오아시스는 문제 해결을 '작업복'에서 찾았다. '슈트를 작업복으로 한다'는 컨셉을 정립했다. 

 

   

마케터는 단순히 문화를 넘어 당사자의 인식까지 세심하게 귀 기울일 줄 알아야 한다. 오아시스 라이프스타일 그룹이 이용자의 일상과 업무 공간 모두에 워크웨어 슈트를 녹여낼 수 있었던 것은 바로 사소한 불만의 목소리도 허투루 보지 않는 세심함 덕이었다. 고객이 가진 불만의 본질을 제대로 들여다볼 때 비로소 고객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을 찾을 수 있다.

 

 

콜라보를 잘하는 집의 비결은 디테일스피릿

 

빔스는 콜라보가 뭔지도 모르던 시절부터 콜라보를 해온 브랜드다. 이들은 나이키, 아디다스 등의 브랜드와 초창기부터 협업을 해왔다. 당시엔 콜라보라는 개념도 용어도 없던 시절이었지만 빔스는 해당 브랜드의 디테일을 잘 이해하고 있었고, 이를 디자인에 반영해줄 것을 구체적으로 요청했기에 협업이 가능했다.

 

빔스의 CEO 시타라 요의 말에 따르면, 빔스 컬래버레이션의 중심에는 '스피릿'이 있다. 일본 철학에는 형태를 가진 모든 것에는 스피릿, 즉 정신이 깃들어 있다는 믿음이 있는데, 이는 곧 형태 안에 정신이 들어오게 하려면 형태부터 제대로 만들어야 한다는 믿음으로 연결된다. 제품은 컬래버레이션을 하는 브랜드의 정신이 깃드는 장소라는 뜻이다.

 

단순히 브랜드 로고나 컬러만 차용하는 것이 아니라 브랜드의 정신에 걸맞은 형태와 재질을 선택해야 비로소 컬래버레이션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어떤 컬래버레이션이 좋은 컬래버레이션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변을 빔스가 제시한 키워드, 디테일스피릿에서 찾아보는 것은 어떨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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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요리노트 -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요리사였다고?
레오나르도 다 빈치 지음, 김현철 옮김 / 노마드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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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오나르도 다빈치는 요리에 대해 쓴 짤막한 글들을 <코덱스 로마노프Codex Romanoff>라는 소책자에 모아두었다. 레오나르도는 그가 살았던 그 시대의 모든 요리를 다루지 못했다. 그러나 그가 접할 수 있었던 요리 중에서 특별히 관심이 가는 요리를 최대한 많이 다루고 있다. 식도락가로서 레오나르도의 천재적인 면모는 새로운 요리법을 제안하고 기존의 조리기구를 개선하는 면에서도 확실하게 드러난다. - '들어가는 말' 중에서

 

 

당시의 먹거리는 풍요 속의 빈곤이었다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자신의 노트에 요리에 대한 생각을 꼼꼼하게 정리하던 시기(1481~1500)의 밀라노를 포함한 이탈리아 전역의 요리는 그야말로 끔찍한 것이었다. 종달새 혓바닥, 타조 알 스크램블, 순대와 살아 있는 개똥지빠귀가 가득한 돼지 요리 등이 그 시대를 풍미했다. 화려했던 로마제국의 진수성찬은 이미 기억에서 사라진 지 오래였다.

 

당시의 먹거리는 풍요 속의 빈곤이었다. 부자들은 네 발 달린 짐승이나 날개 가진 짐승의 고기를 시도 때도 없이 즐길 수 있었지만, 가난한 사람들은 폴렌타(polenta, 죽의 일종) 따위의 희멀건 죽으로 겨우 허기를 때우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가난한 사람일지라도 지중해에 가득한 철갑상어 덕택에 캐비어는 수시로 즐길 수 있었다.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이 노트를 작성할 당시 그는 스포르차 가문궁정 연회담당자로서 부잣집 요리라면 유감없이 음미할 수 있는 위치에 있었다. 따라서 당시에 서민 음식이었던 캐비어 요리는 당연히 그의 노트에 등장하지 않는다. 레오나르도 다빈치는 캐비어 요리를 폴렌타보다 더 못한 요리로 보았던 것이다.

 

책의 저자인 레오나르도 다 빈치는 우리들이 익히 잘 알고 있는 이탈리아의 미술가, 과학자, 건축가, 발명가, 사상가로 이탈리아의 피렌체와 밀라노, 그리고 프랑스에서 주로 활동했다. 회화에서는 엄격한 관찰을 바탕으로 한 인체와 공간의 표현, 깊은 정신성으로 르네상스 회화의 최고 클라스를 차지한다. 예술, 인생, 인체 연구, 자연 관찰, 기계설비 등 다양한 분야에서 그가 남긴 소묘나 메모란덤은 르네상스를 대표하는 천재의 통일적 세계관을 전해준다. 그의 대표작으론 <최후의 만찬>, <모나리자> 등이 있다.

 

 

책은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엽기발랄 요리 레시피를 보여주는 것으로 시작한다. 스파게티, 온갖 발가락 모듬 요리, 돼지고기, 양머리 케이크 등의 그것이다. 스파고 만지아빌레? '먹을 수 있는 끈'이라는 뜻이다. 이게 무얼까?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만든 신개념 국수로 오늘날 우리 모두가 즐겨 먹는 스파게티의 원조다.

 

온갖 발가락 모둠 요리
양 한 마리, 돼지 한 마리, 소 한 마리, 레몬 세 개, 약간의 후추, 올리브유가 필요하다. 위에 열거한 짐승의 발가락을 모두 잘라내 후추와 올리브유를 섞은 레몬즙에 하루 동안 재어둔다. 은근한 불에 어두운 금빛을 띨 때까지 구워 딱딱하게 굳은 폴렌타에 올려놓고 먹는다. 이 요리는 우리 루도비코 어르신께서 즐겨하시는 담백한 요리 중 하나다.

 

인간의 진정한 친구 돼지고기
돼지를 한 마리 잡으면 딱 두 부위만 빼고 모두 먹을 수 있다. 돼지 선지를 햇볕에 굳히면 순대 만드는 데 이용된다. 돼지뼈를 녹이면 기름을 얻을 수 있다. 돼지고기 살은 전부 요리가 가능하다. 살코기를 그냥 먹을 수도 있고 돼지고기 케이크를 만들어 먹을 수도 있다. 돼지 머리도 전부 요리할 수 있다. 단 두 개만 빼고는. 나는 여태껏 돼지 두 눈알이 요리로 나왔다는 얘기는 들어본 적이 없다. 내 얘기의 결론은 이렇다. 수많은 짐승 중에서 돼지야말로 우리 인간의 진정한 친구다.

 

양 머리 케이크
양 머리를 세로로 둘로 쪼갠다. 뇌와 혓바닥을 들어내고 당근 한 개, 파슬리 가지 한 개와 함께 물에 삶는다. 세 시간이 지나면 딱딱하게 굳은 폴렌타가 한 겹 덮인 쟁반 위에 국물과 함께 올려놓는다. 여기에 푸른색 소스를 곁들여 내놓는다. 소스는 먼저 들어낸 뇌와 혓바닥으로 만든다. 뇌와 혓바닥을 잘게 썰어 미나리꽃과 함께 삶아 만든다. 이때 미나리꽃의 양은 뇌와 혓바닥 무게의 두 배가 좋다.

 

다빈치가 평생 동안 요리에 큰 관심을 가졌던 이유는 아마도 그의 유년 시절과 관련이 있는 듯 싶다. 공증인으로 활약했던 다빈치의 아버지 세르 피에로는 결혼한 부인들이 일찍 사망하는 바람에 네 번이나 결혼했는데, 모두 열한 명의 자녀를 두었다고 한다. 다빈치가 출생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아버지는 16살의 피렌체 아가씨와 결혼했고, 빈치의 귀부인이었던 어머니 카테리나는 아카타브리가 디 피에로 델 바카라는 과자 제조업자와 결혼식을 올렸다. 이후 다빈치는 아버지 집과 어머니 집을 전전하며 성장했다.

 

'촌스럽고, 꾀죄죄하고, 먹보인' 아카타브리가(세르 피에로가 묘사한 바에 따른 것임)는 다빈치에게 단것을 실컷 먹이며 섬세한 미각을 키워주었다. 다빈치는 과자 제조업자인 의붓아버지로부터 단것에 대한 취미와 요리에 대한 열정을 전수받아 평생을 갈고 닦았는데, 너무 열중하는 바람에 하마터면 화가 등 다른 뛰어난 재능을 썩힐 뻔했다.

 

그는 식도락가였던 프랑스 왕 앙리와 함께 3년을 식도락으로 보내고 1519년에 죽었다(일설에는 프랑스 왕의 품안에서 사망했다고 함). 특별히 다빈치의 스파게티를 좋아했던 젊은 왕 앙리는 왕궁과 다빈치의 집을 연결하는 땅굴까지 파놓고 날마다 다빈치를 찾았다고 한다. 또 얼마나 다빈치가 요리를 사랑했는지를 보여주는 일화가 있는데, 자신의 전 재산이라고 할 수 있는 밀라노 외곽 포도밭을 반으로 갈라 살라이와 바티스타에게 유산으로 남겼다. 바티스타는 그의 개인 요리사였고 살라이는 그의 식사 당번을 겸한 제자였다.

하지만 다빈치의 요리 레시피를 현 시점에서 읽을 때는 유의해야 할 점이 분명 잇다. 요리에 사용되는 재료의 양은 일반 가정식 기준에서 봤을 때 지나치게 많다. 왜냐하면, 다빈치의 요리는 대규모 만찬에나 어울릴 그런 레시피이니까. 양에 대한 표현도 명확하지 않은 편이다. 요즘에는 숟갈도 큰 숟갈, 작은 숟갈로 구분하는 데 말이다.

 

그리고 재료의 성격도 생각해야 할 문제다. 500여 년 전에 만들어 먹던 음식인지라 식재료가 요즘과는 크게 차이가 난다. 심지어, 현 시점에서 봤을 때 '엽기적'인 재료로 보여질 수도 있다는 점이다. 또한, 조리도구도 오늘날처럼 세분화되지 않았기에 보통 냄비, 솥, 프라이팬 정도로만 언급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빈치의 레시피 개발이나 기존에 사용하는 조리도구의 개선 등은 요리에 대한 그의 열정을 충분히 느끼게 한다. 심지어 주방 책임자가 갖추어야 할 덕목까지 언급하고 있으니 말이다.

 

남자여야 한다~ 여자로는 거대한 요리 무게를 이기지 못한다

단정하고 피부가 맑은 사람~ 장발이거나 청결하지 않으면 손님의 입맛이 떨어진다

건축 지식이 있는 사람~ 장력이나 하중 등을 알아야 제대로 된 케이크를 만들 수 있다

 

 

레오나르도 다빈치는 혁신적인 요리사였다

 

불세출의 명화 <최후의 만찬>은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그린 그림이다. 이 그림 속에도 요리가 등장한다. 이를 구체적으로 표현할 줄 아는 요리사였기에 가능했을 것이다. 사실 우리들은 다빈치하면 떠올리는 게 뛰어난 화가, 그리고 기록으로 남겨 둔 스케치 덕분에 발명가 정도로 이해하기 쉽다. 그런데, 새끼 양 불알 요리, 발가락 모듬 요리, 뱀 등심 요리 등 엽기발랄한 요리들이 그의 손에서 태어났을 정도로 요리에 있어서도 혁신가였으며, 이 역시 레시피 등을 기록으로 남긴 기록의 대가다운 모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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