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이 마법처럼 풀리는 만다라 명상
정연우 지음 / 라온북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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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상이 아름답고, 모든 존재가 아름답고, 그리고 내가 아름답다." 이렇게 말하기까지는 참으로 오랜 시간이 걸렸다. 명상 그림인 만다라(mandala)를 그리는 예술가이자 만다라 명상을 안내하는 명상 지도자로 살아온 지 10년이 되어간다. 만다라를 만나기 전까지 나는 혼란 속에서 길을 잃고 멈춰진 삶을 살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나는 내 마음의 지도를 찾아 한 손에 일곱 살 아이의 작은 손을 잡고 머나먼 땅 인도로 떠났다. 그곳에 살면서 동그란 지구를 닮은 명상 그림, 만다라를 만났고 그 후로 전혀 다른 새로운 삶을 살게 되었다. - '프롤로그' 중에서

 

 

스트레스를 줄이고 집중력을 향상시켜 준다

 

이 책의 저자 정연우(빅토리아)는 만다라 아티스트이자 만다라 명상가다. 명상 그림을 그리면서 교사로 살다가 10년 전 근원적 물음을 찾아 인도로 떠났다. 그 후 한국으로 돌아와 만다라를 그리고 '마음꽃만다라명상' 프로그램을 개발해 많은 사람들을 안내하는 것을 소명으로 여기고 있다.

 

그녀는 성균관대학교를 졸업, 지금은 홍익대 박사과정 중이며, 부총리겸교육부장관상, 성균관대총장상을 수상했다. 현재 '마음꽃세상', '마음꽃아카데미' 원장으로 만다라 명상 전문가와 큐브 세우기 상담 전문가를 양성하고 있다. 본인이 만다라를 통해 내면의 그림자에서 나와 빛의 여정을 살아가는 것처럼 앞으로 많은 사람들이 만다라의 빛으로 자신이 진정 원하는 삶을 찾아가는 축복의 여정을 걸어가길 바라고 있다.

 

이 책은 카를 융의 분석심리학이론에 바탕을 둔 현대 심리학에 기반을 두고 있다. 카를 융의 만다라 연구 이후, 만다라는 무의식을 정돈해 자아정체성을 찾아가는 과정으로 인식되면서 여러 분야에서 응용되고 있다. 저자도 이 책을 통해 인류의 오래된 지혜인 만다라를 현대적인 새로운 방법으로 안내하고자 한다. 많은 심리 또는 명상 프로그램이 내면의 아픔에 집중할 뿐 더 나아가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헤어진 애인을 잊는 가장 빠른 방법은 새로운 애인을 만나는 것'이라고 했다.

 

 

 

 

이 책은 두 부분으로 나뉘어져 있다. 앞부분은 만다라 명상이 현재 왜 주목을 받고 있는지와 함께 만다라에 대한 원리를 다루었다. 뒷부분은 삶속에서 어떻게 만다라 명상을 적용할 수 있는지 명상법을 소개했고, 삶의 주제별 이슈에 맞게 만다라 명상을 할 수 있는 만다라 작품을 소개했다. 

 

애플의 창업자 스티브 잡스(1955~2011년)의 젊은 시절 사진 한 장이 한동안 인터넷을 장식한 적이 있었다. 바로 명상하는 장면이다. 1982년, 27세에 이미 억만장자가 된 그가 낮은 조명을 켠 마룻바닥에 앉아 조용하게 차를 마시면서 깊은 명상에 잠겨 있는 모습의 사진이다. 청소년 시절 그는 자신이 입양아라는 사실을 알고 정체성에 대해 고민하면서 방황했다. 1960년대 미국의 지식인들과 젊은이들은 동양 사상선禪불교에 관심이 많았다. 마찬가지로 스티브 잡스의 삶 속에도 동양 사상이 많은 영향을 미쳤다.

 

 

"필요한 것이라곤 한 장의 차와 조명, 그리고 음악뿐이었다"

 

카를 융(1875~1961년)은 젊은 시절 프로이드와 결별한 후 심각한 심리적 위기로 은둔하는 동안 자신의 마음을 표현하는 동그란 그림을 우연히 그리기 시작했다. 이 그림들이 자신의 깊은 무의식을 나타낸다는 것을 발견하고 거의 매일 이를 그리면서 마음을 치유했고, 결국에 심리적 균형을 회복하게 되었던 것이다. 그는 만다라에 대한 정보가 전혀 없는 상태에서 1916년에 처음 원형 그림을 그렸고, 이후 이 그림들이 인도의 '만다라'와 동일한 형태임을 알고서 이를 본격적으로 연구하기 시작했다. 

 

만다라 명상

 

과거 저자가 교직에 있을 때 인성 교육과 창의 교육, 그리고 예술 교육에 대한 대안으로 만다라를 여러 가지 지도했다. 그리고 미술 교사로서 다양한 심리적 주제를 가지고 다양한 교육을 시도하면서 아이들이 마음의 평화를 찾게 하는 방법으로 만다라 명상이 큰 효과가 있음을 확인했다.


담임 선생 시절, 아침 조회시간에 만다라 명상으로 하루를 시작했다. 학교에서 문제를 일으키는 아이들은 반성문을 쓰거나 상담실로 보내는 대신 만다라 명상을 하게 했다. 순수한 아이들은 만다라 명상의 '자기관찰 - 자기이해 - 자기통찰'의 과정을 통해 마음의 치유를 넘어 영적인 성장과 함께 스스로 내면의 평화를 찾아 나아갔다. 그녀는 그 당시 내면의 순수함을 그대로 지닌 아이들과 함께 매일 매일 정말 놀라운 기적과 같은 경험을 했다. 

 

만다라의 동그라미 

카를 융은 심리적 위기에 매일 반복적으로 동그라미를 그리면서 분열된 마음을 스스로 치유했다. 이를 그리면서 내면 깊은 곳에서 긍정의 에너지가 솟아나고 예술적 활동의 자유로운 상상을 통해 몸과 마음이 치유되었다. 이렇게 무의식과 의식이 서로 통합해가는 개성화 과정을 겪으며 온전한 자기 자신과 만나게 된 것이다. 융은 이러한 만다라의 치유의 원을 '마법의 원'이라고 했다.


융은 자신의 환자들에게도 매일 만다라를 그리도록 적극 권장했고, 그들의 만다라를 통해 내면의 무의식 세계를 이해하려고 했다. 또 만다라가 인간의 근원적인 세계를 열어준다는 연구를 남기면서 만다라의 치유 효과를 최초로 심리치료에 도입했다. 이후 만다라는 현대 심리치료 방식으로 다양한 분야에 활용되고 있으며 서구에서는 만다라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면서 심리치료뿐 아니라 창조적인 예술과 명상, 영성 예술 등에서 활용되고 있다. 

 

몸과 마음의 온전한 파동을 회복한다 

만다라 명상은 고유하고 온전한 파동을 가지고 내면의 부정적 파동과 마이너스 에너지를 정렬하는 프로그램이다. 지구의 핵심 에너지를 가진 꽃, 크리스털, 모래 등은 각기 고유한 진동수를 가지고 있으며 다양한 색깔과 형태들도 각기 고유한 파동이 있다. 명상적인 몸의 움직임으로 완성되는 만다라는 시각적으로도 매우 아름답지만 그 제작 과정 자체가 자신의 깊은 무의식을 안전하게 꺼내 치유하는 과정이다. 만다라 명상 과정에서 자신의 감정과 생각, 몸의 감각 등을 알아차리면 점차 무질서했던 내면의 파동은 온전해지고 내면의 지도가 새롭게 재배열된다. 

 

만다라 명상의 특징

 

시각 명상~ 적당한 거리를 두고 내 마음을 본다

행동 명상~ 몸을 움직인다

오감 명상, 예술 명상~ 직관을 깨운다

파동 명상~ 축복의 진동을 기억한다

그룹 명상~ 함께하면 더 좋다

 

만다라 명상은 기본적으로 여러 가지 색깔의 색연필을 사용하지만 지구의 핵심 에너지가 담겨 있는 입체적인 다양한 생명 재료들도 사용한다. 아름다운 꽃들, 빛나는 크리스털 보석들, 싱싱한 야채와 과일들, 건강한 씨앗들, 형형색색의 과자와 먹거리들, 색 모래와 자갈들, 화려하게 빛나는 비즈 등이다. 이렇게 다양한 입체 재료들로 오감을 체험하면서 보다 쉽게 직관을 깨울 수 있다.

 

만다라 명상은 세움과 풀림의 과정이다 

만다라 명상은 마음을 시각화된 이미지로 바라보고 인식하기 때문에 훨씬 이해와 자각이 쉽고 재미있다는 특징이 있다. 할 일이 많아서 바쁘고, 지루한 것을 못 견디는 현대인에게 가장 잘 맞는 명상이다. 고요한 명상적 체험으로 둥근 원에 무너진 나의 중심을 세우고 분열과 혼란으로 엉켜 있는 이미지들이 점차 풀리면서 원래의 고유한 파동을 찾아 균형을 회복한다. 고요함 속에서 중심을 세우고 엉킨 파동을 풀어내면서 무의식의 그림자는 스스로 치유가 일어나고 내 마음의 지도는 행복으로 펼쳐지게 된다. 

 

만다라 명상 실천법

 

준비 단계~ 공간의 정화(창문 열기, 향 피우기, 편안한 음악 등)

1단계~ 서클 명상(3~5분, 하나의 원을 그린다)

2단계~ 빈두 명상(3~5분, 자신의 중심을 세운다)

3단계~ 만다라 창조의식(바라보기-움직이기-머물기 반복)

4단계~ 만다라 리딩(자기관찰-자기이해-자기통찰의 과정) 

5단계~ 자기 축복 명상 세션(완성된 만다라를 바라보며 내 가슴으로 연결) 

6단계~ 만다라 소멸의식

 

 

 

 

컬러 만다라 명상

 

컬러 만다라 명상은 고유한 주파수를 가진 컬러를 통해 자신의 세상을 바라보면서 자각하고 에너지를 제정렬하는 명상 프로그램이다.

 

명상의 효과

 

컬러와 도형을 통해 에너지가 정렬된다

시각화된 이미지로 내면의 상태를 발견, 자각, 통찰한다

스트레스 해소와 집중력 향상

부정적 파동을 정렬해 내적 균형을 회복한다

정서적 안정을 주고 자신과 타인을 이해하도록 돕는다

고요한 중심을 느끼고 저절로 내적 균형이 이루어진다

 

현대인들은 보는 것을 신뢰한다. 시각적 정보는 우리 뇌에 특히 강한 영향을 주는데, 만다라를 통한 내 마음의 변화를 눈으로 확인할 때 우리의 인식이 바뀌고 생각이 바뀌고 삶도 바뀌게 된다. 만다라 명상은 짧은 시간에 불균형의 파동과 에너지를 재정렬하는 현대인에게 잘 맞는 최고의 명상 도구이다. 컬러 만다라 명상을 하면 자신의 에너지가 어떻게 변화되었는지 인식하고, 짧은 시간에 균형을 찾아가는 자신을 바라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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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은 내가 결정합니다 - 내 감정의 주인이 되는 자기결정권 연습
정정엽 지음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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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을 무엇으로 채울 것인가를 고민하기 전에 선행해야 할 일은 마음의 빈 공간을 점검하는 일이다. 여태까지 마음을 돌본 적이 없다면 당신이 몇 살인지와 상관없이 새삼스럽게 자신을 관찰하고 발견하고 이해해줘야 한다. 그제야 비로소 세상에 휘둘리지 않고 다른 사람에게 등 떠밀리지 않고 단단하게 나의 인생을 살 수 있다. 삶의 주도권을 찾게 된다는 말이다. - '프롤로그' 중에서

 

 

내 감정의 주인은 나다

 

이 책의 저자 정정엽은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로 '광화문숲 정신건강의학과 의원' 원장. 한양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같은 대학교 대학원 의학과 석사과정을 마쳤다. 군의관 시절 군대 적응에 어려움을 겪는 장병들을 대상으로 인지 치료 기반의 집단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질환뿐만 아니라 일상의 괴로움에도 정신의학이 도움이 된다는 것을 확인했다. 이 경험으로 생활 속에서 마음 건강을 관리하는 일의 중요성을 깨달았다. 사람들이 마음이 아플 때 주저 없이 전문가에게 도움을 구할 수 있도록 정신과 치료에 대한 편견과 오해를 해소하기 위해 다방면으로 힘쓰고 있다.

 

대다수 한국인이 우울감을 느끼는 이유가 삶의 수준을 정해놓고 살기 때문이라고 진단하는 그는 남들이 보기에 괜찮은 삶을 살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음을 고백한다. 운이 좋아 목표한 바를 몇 개 이루었지만 성취로 인한 기쁨은 짧았고 결핍을 채우기 위해 새롭게 세운 목표들이 계속해서 자신을 압박하고 힘들게 만들었다.

 

사회에서 인정받은 것이 훌륭한 것이고, 다른 사람이 내게 바라는 것이 내가 원하는 것이라고 착각하며 살 때 삶은 무의미와 허무로 가득 찬다. 저자는 이런 억압에서 벗어나는 열쇠를 정신의학에서 찾았다고 밝히며, 과거의 자신처럼 심리적 자유를 박탈당한 채 중요한 결정을 내리는 사람들을 위해 총 5장으로 구성된 이 책을 집필했다. 

 

 

 

 

내 마음 속의 이분법

 

우리를 좌절하게 만드는 것은 마음속의 '이분법'이다. 행복은 100퍼센트로 오지 않는다. 언제나 약간의 불행과 함께 온다. 휴양지로 여행을 떠나도 약간의 불편은 감수해야 한다. 즉 바가지를 씌우려는 관광지 상인들과 실랑이, 입에 맞지 않는 음식 등이 그것이다. 그래도 좋은 풍경을 보고 즐거운 시간을 보내면 행복하다고 느낀다. 0:100으로 판단하면 세상에 행복은 없다. 사소한 행복과 기쁨은 무의미하고 무가치하다고 폄하해버리면 삶에서 행복은 배제된다. 

 

감정이 없으면 결정도 없다

 

"이성은 정념의 노예다"

- 데이비드 흄

 

한 실험에 따르면, 의사결정 과정에 감정을 참여시키는 안와전두피질이 손상된 사람은 결정을 내리지 못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성의 영역을 관리하는 뇌의 다른 부분은 멀쩡했기 때문에 논리적이고 합리적으로 장단점을 따질 수는 있었지만 아무것도 결정할 수 없었다. 이성적인 행동에 방해가 되는 감정적인 부분이 없어졌으니 더 나은 결정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대상자들은 장점과 단점을 나열하기만 할 뿐 그 어느 쪽도 선택하지 못했다. 사실은 감정이 행동을 결정짓는 가장 큰 요인이었던 것이다.

 

감정 뒤에 숨은 생각

사람들은 객관적인 세상을 똑같이 바라보고, 느끼며 살아간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자신만의 주관적인 세상에 산다. 내 마음이 만들어낸 세상, 개인이 느끼는 주관적인 세상을 심리학 용어로 '심리적 실재'라고 한다. 세 명이 모여 이야기를 나눈 상황을 나중에 개개인에게 물어보면 서로 다르게 기억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각자 자기의 시선으로 바라보고 받아들이기 때문이다. 그러니 스스로를 부정적으로 판단하는 습관을 멈추고 객관적인 사실 자체만을 보려 노력해야 한다.

 

세상을 보는 나만의 안경, 스키마

인지행동치료의 핵심 용어이기도 한 스키마는 쉽게 말해 생각의 뿌리다. 상황을 바라보는 기본적인 틀 혹은 자기만의 색안경이라고 여기는 이해가 쉬울 것이다. 세상이 수만 가지의 색으로 이뤄졌어도 빨간색 안경을 쓰고 보면 세상은 온통 빨간색이다. 다른 색은 배제된다. 한쪽으로의 쏠림이자 왜곡 현상인 셈이다.

 

이처럼 스키마가 한번 뿌리 내리면 의도하지 않아도 그 방향으로 생각이 퍼지기 때문에 많은 일에 영향을 끼친다. 자기계발서에서 물이 반쯤 찬 컵을 보며 "반밖에 안 남았네"가 아니라 "반이나 남았네"라고 생각하는 연습을 하라고 조언하지만 쉽게 되지 않는 것도 생각의 뿌리가 워낙 단단하게 자리잡고 있는 탓이다.

 

나는 사랑받을 수 없어: 정서적 박탈감

 

"중요한 것은 사랑을 받는 것이 아니라 사랑을 하는 것이었다"

- 영국의 소설가 서머싯 몸

 

어렸을 때 사랑을 받는 경험은 물론 중요하지만 언제까지 과거에 머무를 수는 없는 일이다. 과거의 경험은 절대 벗어날 수 없는 족쇄가 아니다. 그 누구도 나를 충분히 사랑해주지 않았다고, 나는 언제나 인기가 없는 사람이었다고, 아무도 내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주지 않고 이해해주지 않았다고 사랑을 거부하고만 살 수는 없다. 너무도 뻔한 말이지만 사람만이 줄 수 있는 것들이 있다. 높은 성벽 안에 갇혀 소중한 사람들을 놓치며 살기엔 우리 자신이 너무나 아까운 존재다. 

 

자기결정권 연습

 

자기결정권이란 스스로 정한 원칙이나 신념을 지켜나가는 힘으로 풀이할 수 잇다. 특히 자기결정권에서의 '자기'는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주체, 다른 개체와 구별되는 독립된 존재인데 이는 우리들 모두 스스로 채워나가야 할 부분이다. 즉 내가 원하는 것을 선택할 자유는 바로 이것이다. 

인생에 어떤 지점, 어떤 선택 앞에서도 우리는 스스로에게 '그냥 해도 된다'라고 말해줄 수 있어야 한다. 왜 아프고 시한부일 때만 자유를 허락하려고 하는가? 이것은 2평 남짓한 감옥에 스스로를 가두는 것과 같다. 작은 것부터 스스로 결정하는 연습을 하자. 2평에서 4평, 4평에서 8평으로 점점 범위를 넓혀가다 보면 자유롭게 뛰어놀 수 있는 들판을 만나게 될 것이다. 

 

우리는 틀리지 않았다

 

평생 거짓으로 살 수는 없으니 조금씩 자신을 드러내고 편안해지는 방향으로 생각해보자고 말하면 사람들은 겁을 먹는다. "저 하나 노력한다고 세상이 바뀌겠어요? 제가 맞추는 게 더 나아요." 물론 숨죽여 사는 인생 안에도 그 나름의 자유는 있고, 나를 드러내는 인생 안에도 그 나름의 불편이 있다. 어디에 가나 완전한 자유로움을 누리는 일은 불가능하다. 단지 어떤 삶을 선택하든 이에 대한 책임은 내가 져야할 뿐이다.

 

 

 

 

내가 나로 산다고 해서 세상이 바로 다음 날 내게 우호적으로 바뀌는 것은 아니지만 그전에는 보이지 않았던 나와 비슷한 사람들의 존재가 보이기 시작한다. 네모 나라에서 동그라미로 살았던 다른 이의 존재를 발견하는 것이다. 이런 고민을 하는 사람이 나 말고도 많다는 사실만으로도 우리는 위안을 얻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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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일은 금요일부터 시작하라 - 하고 싶은 일은 전부 할 수 있는 시간 관리법
우스이 유키 지음, 정재혁 옮김 / 꼼지락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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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없어서' 새로운 것에 도전할 여유가 없다, 시간이 없어서 마음 편히 쉴 수 없다, 시간이 없어서 좋아하는 취미를 즐길 수 없다, 시간이 없어서 인간관계가 소원해진다. 시간만 있다면 하고 싶은 걸 좀 더 할 수 있을 텐데, 라고 말하는 사람 또한 많습니다. 하지만 정말 시간이 없어서 하고 싶은 걸 하지 못하고 있는 걸까요. 저는 일종의 변명이라고 생각합니다. - '시작하며' 중에서

 

 

하고 싶은 일 모두 할 수 있는 시간 사용법

 

이 책의 저자 우스이 유키30대의 젊은 나이에 아픈 남편을 대신해 경영자가 된 뒤, 잇따른 히트 상품 개발과 독자적인 경영 방식으로 3억 원의 빚을 안고 있던 회사를 연매출 23억 원의 우량기업으로 키워냈다. 그 비결이 각종 미디어에 소개되며 창업 TV 프로그램 〈돈의 호랑이〉에 고정 출연하기도 했다.

현재 경영자·컨설턴트·강사·누계 판매 150만 부를 돌파한 자기계발 작가를 겸하고 있으며, 회사를 경영하면서 행정사·공인중개사 등 자격을 취득해 ‘시간 관리의 달인’으로 불린다. 지은 책으로 <내 사업을 키우는 여자>, <칭찬이 인생을 바꾼다>, <큰 쓰레기통을 사라>, <지금 당장 써먹는 대화의 기술>, <1일 1매 기획서를 쓰는 힘> 등이 있다.

 

저자는 '시간 부자'가 되어 '이것도 하고 싶고 저것도 하고 싶은' 이들을 위해 이 책을 썼다. 시간 관리의 달인답게 그는 잠을 줄이거나, 친구를 만나는 시간을 없애라는 '뺄셈의 시간법'이 아닌, 똑같은 시간을 밀도 있게 쓰며, 한 가지 일에서 두 가지 가치를 만들어내는 '덧셈의 시간법'을 담았다.

 

 

 

 

시간 관리의 핵심

 

첫째, '간단'이다. 들인 시간만큼 성과가 나온다고 단정할 수 없다. 무엇이든 '간단하게'를 의식하며 행동한다. 생각의 정리와 함께 쓸모없는 움직임이 없어진다.

둘째, '흥미'이다. 지금 해야 할 일이 두 가지 있고 중요도가 비슷하다면, 흥미가 가는 쪽을 먼저 하는 것이 시간을 절약할 뿐 아니라 동기가 지속되고 성과로도 이어지기 쉽다.

셋째, '그레이 시간'이다. '회색지대'라는 개념과 유사하다. 즉 그레이 시간이란, 일을 하는 것도 아니고 놀고 있는 것도 아닌, 아무것도 하고 있지 않는 시간을 말한다. 평소 '시간이 없어'라고 자주 말하는 사람일수록 그레이 시간이 많다. 시간을 살리기 위해서는 우선 그레이 시간을 줄이는 것이 필요하다.

넷째, '결단'이다. 기획이나 일을 곰곰이 생각해서 선택하는 사람이 있다. 하지만 고민하는 시간이 너무 오래 걸려서 결정이 늦는 것보다는 실행하면서 보완해나가는 쪽이 낫다. 저자는 15분 안의 결정을 선호한다.

다섯째, '뱉은 말은 바로 행동한다'이다. 기한 안에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그 방법뿐이다. 뒤로 미루면 미룰수록 소비되는 시간이 방대해지는 것을 기억하자.

바쁠 때 공부하면 마음의 여유가 생긴다

 

사람이 매일 직장과 집에서 정신없이 지내다 보면 자신을 위한 시간을 내기가 힘든다. 설령 '일이 즐겁다', '책임이 무겁고 힘들지만 성실히 일한다'는 사람도 자신을 위한 시간이 없어지면서 조금씩 마음에 여유가 사라지고 스트레스에 짖눌리게 된다. 그래서 저자는 바쁜 사람에게 공부를 추천한다. 언뜻 이해하기 어려운 대목인데, 그 이유에 대한 설명은 이렇다.

 

공부하는 시간은 자신을 위해 쓰는 시간이다. 그런데, '자신을 위해 시간을 쓰고 있다'는 사실은 '나는 시간의 노예가 아냐. 내가 시간을 지배해'라는 기분이 들어 바쁜 와중에 잃어가던 마음의 여유를 되찾게 한다. 그렇다. 바쁠 때 공부를 시작하면 더 바빠져 여유가 없어진다는 건 큰 오해이다. 시간에 쫓기는 한이 있더라도 정말 하고 싶은 일을 하면 정신적으로 여유를 갖게 된다. 

 

사람을 만나는 시간은 줄이지 않는다

정말로 시간 부자가 되고 싶다면 우리들은 시간 낭비를 줄이는 것에만 매달려 인간관계를 등한시하지 않는 게 중요하다. 그럴수록 덧셈의 발상을 발휘해 '이번 주에는 사람을 많이 만나서 바빴구나. 좋아, 이 흐름으로 다섯 명 더 만나야지!' 같은 사고방식으로 바꾸고 다음 문장을 기억하자.


"기회도 시간도 돈도, 결국 사람이 가져온다."


잘나가는 기업가나 경영자는 아무리 바쁘더라도 사람과의 만나는 일을 결코 소홀히 하지 않는다. 이들은 시간을 융통성 있게 조절하며 항상 새로운 만남에 오픈된 마음을 갖고, 그 관계를 소중하게 생각한다. 왜냐하면 이들은 이미 사람을 만나는 일의 이점을 충분히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약속 시간에 대한 주도권을 가진다

 

"저는 아무 때나 괜찮습니다."

 

흔히 많은 사람들이 이런 말을 하지만, 이는 상대방의 면담 신청에 대해 시간의 주도권을 넘겨버리는 케이스이다. 이것이 상대에 대한 배려라고 생각한다면 큰 착각이다. 이런 자세를 취하기 시작하면 상대방에게 '시간관념이 느슨한 사람'이라는 인상을 갖게 해서 계속 맞춰주기만 해야 하는 상황을 초래한다. 즉 상대가 먼저 만남을 요청해온 것임에도 왜 시간의 주도권을 빼앗기려고 하는가?

 

업무 스케줄은 뇌의 바이오리듬에 맞춘다

오전은 뇌의 지적 사령탑이라 불리는 전두연합야의 기능이 높아지는 시간대이다. 전두연합야란 사고하거나 계획하는 부분이다. 이 부분이 활발해진다는 것은 오전은 논리적 사고력가 필요한 일이나 정보를 처리하는 업무에 적합하다는 이야기이다.


한편 오후는 교감신경이 활발하게 활동하는 시간대이다. 교감신경이란 외부 자극에 반응하는 신경이다. 즉, 오후는 감정이 잘 작동하는 시간대이므로 회의나 커뮤니케이션이 필요한 일에 적합한 시간이다. 따라서, 이와같은 뇌의 일반적인 움직임을 알고 이를 이용해 일정을 짜는 것은 매우 유용한 시간관리인 셈이다.

 

오전에는 기획서 작성이나 판매 전략 수립

오후에는 사람을 만나는 미팅 중심 

 

시간 부자는 왜 손목시계를 찰까?

 

지각하거나 마감을 지키지 못하는 사람은

시간 감각이 조금 어긋나 있습니다.


'이 정도 거리를 걷기에는 이 정도 시간이 걸리겠지.'
'이 정도 시간이 있으면 일을 마무리할 수 있겠지.'


사람은 무슨 일을 하든 예상되는 시간을 생각하게 된다. 하지만 시간 감각이 어긋나 있으면 예상 감각이 작동하지 않아 지각이나 마감이 겹치는 일이 발생한다. 시간 감각을 갈고닦는다. 그러기 위해 시간을 자주 본다. 그러기 위해 손목시계를 착용한다. 이를 의식하는 것만으로 시간 관념이 정확한 사람으로 한걸음 다가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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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시설계, 초등부터 시작하라 - 서울대 입학사정관이 알려주는 입시 맞춤형 공부법
진동섭 지음 / 포르체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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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이 책의 저자 진동섭 서울대학교 입학사정관, 2015 개정 교육과정 연구위원, 교육과정심의회 위원, 〈공부가 머니?〉교육 전문가 패널이다. 그는 연세대학교 국어국문과에서 문학을 전공하고 교사가 되었다. 1986년 첫 고3 담임을 맡으며 입시에 뛰어들었다. 서울교육청 진학지도지원단 운영위원장으로 진학지도 자료를 만들었으며, 연합학력평가 출제위원을 역임하고, 논술 지도를 위한 교사용 자료집을 제작했다.

 

교과서 편찬에도 참여해 국어 교과서와 논술 교과서 및 진로와 직업 교과서를 집필했다. 제7차 교육과정이 학교에 적용되기 이전 해인 2001년에는 선택형 교육과정을 학교에 적용하는 연구학교 담당 부장교사로 일했다. 학교에서 연구부장, 교무부장, 교감 등을 지내며 학교 교육 전문가로 인정받았다.

 

 

 

 

학생부종합전형과 독서

 

"학생부종합전형에서 독서는 중요한가요?

학생부에 기록된 독서 활동은 얼마나 비중 있게 평가되나요?"

 

저자는 이런 질문을 많이 받는데 이에 대한 답은 "참 중요합니다."라고 강조한다. 학생부종합전형의 전형 요소에서 당연히 학생부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고, 그중에서도 학업 능력이 차지하는 몫이 크다고 대학은 말한다. 여기서 주목해야 하는 것은 학업 '성적'이 아니고 학업 '능력'에 집중한다는 것이다. 학업 능력과 학업 성적이 일치한다면 이 둘을 구분해야 할 이유가 없겠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수학 공부

 

아이들이 고학년으로 올라갈수록 대부분의 교과 공부가 계단식으로 점점 어려워진다고 말한다. 특히, 수학 공부가 더욱 그러한 편이다. 왜냐하면 수학 공부는 능력을 조금씩 길러 어려운 문제를 해결하는 게 아니라 새로운 개념이 등장할 때마다 갑자기 높은 벽을 마주한 듯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초등학교 1, 2학년에선 두 자릿수 범위의 덧셈과 뺄셈을 배우는데, 3, 4학년에서는 세 자릿수의 덧뺄셈을 배운다. 이때까진 따라가는데 크게 문제가 생기지 않는다. 그러나 3, 4학년엔 분수의 덧뺄셈을, 5학년 땐 분수의 곱셈과 나눗셈까지 배우게 된다. 이때가 되면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새로운 개념을 만나게 되므로 아이들이 수학을 어려워하거나 싫어하게 된다.

따라서 수학을 놓치지 않기 위해 중요한 것은, 앞서 나가는 것보다 지나온 단계에 대한 학습 '결손'이 없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전 학기에 배운 내용 중 학습 결손이 있으면 반드시 채우고 넘어와야 한다. 매 학년의 여름방학과 겨울방학이 학습 결손을 메우기에 적기이다. 예습보다 중요한 것이 복습으로 학습 결손을 점검하는 일이다. 중학교에 들어오는 과정에서도 초등학교 단계의 학습을 꼼꼼히 점검해야 한다.

 

공책 정리하기

 

수업 중 선생님의 설명을 듣고 이를 공책에 옮겨 적는 것은 공부가 된다. 적다 보면 자신이 모르는 게 뭔지를 알게 되고 추후에 이를 보완하면서 진짜 공부를 할 수 있어서다. 어떤 지도 선생님은 공책보다는 그냥 책에 적으라고 가르치는 사람도 많다. 그럼에도 저자는 개념 정리와 공부 습관의 확립을 위해선 공책 정리사 최상이라고 강조한다. 

초등학교 고학년 때의 공책 정리 습관은 중학생이 되어서도 이어진다. 그래서 초등학생 때 습관을 들이는 것이 중요하다. 공책 정리 상황을 확인하고 칭찬도 해 주어야 한다. 학교 선생님이 검사해주는 것이 가장 좋지만, 그렇지 않으면 부모가 직접 검사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수능 대 학종 수능 비중을 늘인다고 하니 학종을 버리고 수능을 준비해야 할지 고민에 빠진 학생과 학부모들이 많다. 이미 내신이 나쁜 경우라면 귀가 솔깃해 질 것이다. 왜냐하면 이미 나빠진 내신은 엎질러진 물이기에 수능은 준비만 잘하면 충분히 점수를 올릴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러나 주요 대학의 학종 선발 인원은 지금보다 감소하지 않을 전망이다. 

 

재차 강조해서 말하자면, 정시 선발 인원은 크게 늘어나지 않는다. 상위권 대학은 수시의 정시 이월 인원을 포함하더라도 55%의 수시가 있고, 교과전형은 진로 선택 과목의 절대평가화로 인하여 확대 또는 유지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므로 학종은 지금 상태로 유지되거나 확대된다. 

 

학생부종합전형 평가의 비밀 

학생이 "대학에서 하는 캠프에 참가해서 우주항공학과에서 하는 공부를 경험했으며, 거기서 만난 친구들과 지속적으로 연락하고 있다."고 하는 것은 발전가능성과는 거리가 있다. 그렇지만 학생이 "우주항공을 전공하기 위해 해야 할 공부에 대해 알아보고 친구들과 관련 자료를 모으고 있다. 그 결과 3학년이 되었을 때 비록 소수 선택 과목이고 어려운 과목이지만 물리학Ⅱ를 선택하기로 했으며, 그 외에도 관련 과목을 깊이 있게 공부하고 있다."고 한다면 발전가능성이 있는 학생으로 평가될 것이다. 

 

 

학종, 내신 성적이 오르면 유리할까? 

학생부종합전형은 성적이 향상된 학생에게 유리하다는 말을 자주 듣는다. 과연 그럴까? 아쉽게도 정답은 '아니다'이다. 성적이 떨어진 학생보다 향상된 학생이 그래도 유리하지 않을까 생각할 수 있지만 그것도 완전히 맞는 말이 아니다. 성적이 올랐다는 것이 개인의 학업 능력이 향상되었다는 말과 동일한 의미가 아니기 때문이다. 점수가 아니라 '학업 능력이 향상된 학생에게 유리하다'라고 하면 어느 정도는 맞는 말이다. '어느 정도 맞다'고 한 것은 '향상'이라는 개념을 상대적으로 보지 말고 절대적으로 보아야 하기 때문이다.

 

 "학생부종합전형에서 정량 성적은 중요한 평가 요수가 아니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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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부지 시니어 729일간 내 맘대로 지구 한 바퀴 - 은퇴, 여행하기 딱 좋은 기회!
안정훈 지음 / 라온북 / 2020년 3월
평점 :
품절


두번 째 서른세 살(66세)이 되었을 때 번아웃 증후군이 찾아왔다. 매일 무기력, 수면장애, 탈진감에 시달렸다. 늙는 것은 어쩔 수 없지만 낡아가는 것은 싫었다. 주위에서는 나이 들어서도 회사에 출근하는 나를 부러워했지만 건강이 눈에 띄게 나빠지고 있었다. 이 환경에서 탈출하지 못하면, 힘들게 살다가 어느 날 눈을 뜨지 못하고 영원한 잠에 빠질 게 뻔했다. 골든 타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을 느꼈다. - '프롤로그' 중에서

 

 

철부지 시니어의 여행 이야기

 

책의 저자 안정훈인생의 1쿼터는 예고편이고, 2쿼터가 본방이라고 믿고 사는 남자다. 치열하게 살다가 뒤늦게 자유로운 영혼을 되찾았다. 1쿼터의 좌우명은 '최선을 다하자'였다. 뒤집어보면 '경쟁에서 지지 말자'였다. 재수 없으면 100살까지 사는 세상이다. 생각을 바꾸기로 했다. 빠삐용이 자유를 찾아 탈출을 감행했듯이 만 65세에 현실의 절벽에서 뛰어내렸다. 빠삐용의 가장 큰 잘못은 시간을 낭비한 것이다. 나의 가장 큰 실수는 사형수인데 무기수라고 착각하고 살았던 것이다. 은퇴는 가족에 대한 의무를 잘 마쳤으니 자유롭게 살라고 준 선물인 걸 뒤늦게 깨달았다.

망설일 시간이 없었다. 원웨이 티켓을 끊어서 노플랜으로 무작정 떠났다. 시베리아, 스플리트, 산티아고, 카사블랑카, 아바나, 파타고니아, 리우, 바라나시, 바간 등 버킷리스트에 담아두었던 세계 곳곳의 도시를 품었다. 멕시코에서 스페인어를 배우고, 네팔에서 히말라야를 밟았다. 729일간 세계여행을 하다 보니 당뇨 수치가 정상으로 돌아오고 혈압약이 필요 없게 되었다.

여행과 글쓰기를 좋아했던 까까머리 청소년 때 가졌던 꿈을 반세기가 지나 이루었다. 당장이라도 어디론가 떠나고 싶은 마음에 엉덩이가 들썩이지만, 책 쓰기는 앉아서 하는 여행이라 생각하며 즐겁게 글을 쓴다. 이 책은 가이드북도 아니고, 심오한 인생관을 담은 에세이도 아니고, 가성비 높은 자기계발서는 더욱 아니다. 한마디로 표현하면 무대책 낭만주의자의 사서 고생한 이야기다.

 

 

 

 

 

저자는 729일간의 담금질을 통해 오대양 육대주를 누비면서 유명한 명승지를 찾아 다녔다. 이런 과정을 겪으며 그는 자기 자신이 얼마나 하찮은 존재인지를 깨달았다. 대신에 감사와 긍정의 마인드를 얻었다. 타국과 타국의 이질적인 문화에 대한 이해심도 생겼다. 소통법도 알게 되었다. 심신심신의 치유와 회복을 덤으로 얻었다. 책 속에서 별별 희한한 경험, 다양한 에피소드들을 만난다.

 

영화 <닥터 지바고>의 무대 시베리아를 가다

 

2017년 3월 고교 동창회에 나갔다가 5월에 중국으로 '삼국지 역사유적 탐방여행'을 간다는 소식을 듣고 바로 참석을 결정했다. 회사에 휴가까지 내고 비행기표 예약에다 준비물을 챙겼는데 갑자기 '사드 사태'가 터졌다. 한중 관계가 급속히 악화되면서 중국 여행은 '닭 쫓던 개 지붕 쳐다보는' 꼴이 되었다.

 

그렇지만 이미 받아 낸 휴가를 반납하기 보단 대체지를 물색하기로 했다. 쿠바, 남미 등 여러 곳을 생각하던 중 갑자기 학창 시절 깊은 감명을 주었던 배우 오마 샤리프의 영화 <닥터 지바고>가 떠오르면서 시베리아로 가고 싶다는 충동질이 일면서 바로 블라디보스토크로 가는 편도 비행기표를 예매했다. 

 

러시아는 행운의 땅이었다. 저자가 어려움을 겪을 때마다 고마운 사람들이 나타나 그를 도와주엇다. 블라디보스토크에서 하바롭스크까지만 기차를 탔고 그다음부터는 비행기로 이동한 탓에 3주간으로 예정했던 러시아 여행이 2주일만에 종료되었다. 그는 상트페테르부르크의 낡은 호스텔 7층 다락방에서 고민에 빠졌다. '고냐, 아니면 스톱이냐?'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자정에 출발하는 야간 국제버스를 타면 새벽에 핀란드의 수도 헬싱키에 도착할 수 있다. 핀란드에 가면 인접한 북유럽 4개국을 버스와 기차와 배로 여행할 수 있다. 이어서 발트3국과 발칸반도 여러 국가들도 비행기가 아닌 버스로 갈 수 있다. 한국에서 북유럽이나 발트3국과 발칸 국가를 여행하려면 비용이 엄청나게 비싼데 여기서는 버스만 타면 갈 수 있다. 게다가 여행 운도 따라주지 않는가? 거부할 수 없는 유혹이었다.

 

발칸반도의 마지막 여행지, 서니 비치

발칸반도의 마지막 여행지는 유럽의 가장 동남쪽 흑해 연안의 항구도시인 불가리아의 부르가스(Burgas) 근처에 있는 서니 비치(Sunny Beach)였다. 이름도 생소한 서니 비치를 가게 된 것은 알바니아에서 만난 영국인 배낭여행자의 적극적인 추천 때문이었다. 그는 162개 나라를 여행한 72세의 베테랑 여행자였다. 그에게 가장 좋았던 여행 장소를 물었더니 "그곳에 가면 진짜 게으름의 행복을 느끼게 될 것입니다"라며 서니 비치를 추천했다.

 

불가리아의 수도 소피아를 둘러보고 이후에 버스를 타고 흑해 연안의 부르가스로 갔다. 도착해서 1박을 한 후 재차 버스를 환승해서 서니 비치를 찾아갔다. 이곳은 불가리아 최대 휴양지로, 6월에서 8월은 성수기라서 비수기에 비해 각종 물가나 요금이 배 이상으로 비싸다. 그럼에도 EU 국가들보다는 훨씬 싸기 때문에 서유럽에서 휴가를 즐기려 찾아오는 관광객들로 넘친다.

 

 

멕시코 산크리에서 휴대폰을 강탈당하다 

멕시코 산크리의 어둠이 가시지 않은 새벽, 인상이 무섭게 생긴 인디오 한 명과 시비가 붙었다. 어느새 어둠 속에서 나타난 일곱 명이 나를 둘러싸고 위협을 했다. 나는 일단 위험한 상황에서 벗어나기 위해 입구 쪽으로 도망쳤다. 하지만 일당 중 한 명이 입구의 큰 철문을 닫고서 잠가버렸다. 그리고 앞쪽에서는 나를 몸으로 밀치며 막았고, 뒤에서는 솥뚜껑 같은 손으로 내 어깨를 잡아챘다. 양쪽 옆에서는 알아들을 수 없는 괴성을 지르며 윽박질렀다. 

 

밖을 보니 다행히 시장 근처라서 사람들이 보였다. 큰 소리로 "풀리스! 풀리시아!"를 외쳤다. 이곳에선 경찰을 폴리스 대신 풀리스나 풀리시아라고 말한다. 하지만 모두가 멀뚱히 바라만 볼 뿐, 다가오거나 도와주려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멕시코에선 위험한 상황을 보면 우선 피하고 보자는 것이 대세란다. 나중에 강탈 당한 휴대폰은 경찰이 아니라 택시 회사 사장의 도움으로 되찾았지만 찍어놓은 사진은 이미 모두 지워진 상태였다. 도시 전체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산크리, 이런 점이 어쩌면 멕시코 여행의 민낯인지도 모른다.

 

 

아르헨티나에서 여권을 분실하다

 

아르헨티나의 부에노스아이레스에는 규모가 작은 한인촌 '백구촌'이 있다. 저자는 오랫만에 한식을 먹고 싶은 생각에 이곳을 찾았다. 아르헨티나에 거주하는 한국인은 약 25,000명 정도인데, 농업 이민을 떠났던 이주민들의 초기는 형편이 어려워 109번 버스 종점이 있던 변두리 지역이었다. 정식 지명은 '카라보보'이지만 '백구촌'이 더 많이 알려져 있다. 

 

이곳은 지금도 우범 지역로 불릴 정도로 각종 사건 사고가 자주 발생하는 곳이다. 얼마 전에도 한국인 여행자가 백주에 권총 강도를 당해 몽땅 털린 사건이 있었다. 그래서 저자는 택시를 이용하면서 휴대용 소형 여권 가방을 배낭 깊숙이 집어 넣었는데, 돈을 지급할 때마다 배낭 속 물건들을 다 꺼내는 그런 불편을 감수해야만 했다. 이게 결국은 화를 불렀다.

 

한인촌 여행을 마치고 숙소에서 쉬고 있는데, 아는 현지 교민으로부터 전화 연락이 왔다. 교민 단톡방에 그의 여권 사진이 올라왔다는 것이다. 한국 음식점에서 일하는 현지 종업원이 여권을 주워 다미원 식품점 사장에게 이를 맡겼던 것이다. 여행을 하면서 여권, 노트북, 배낭, 휴대폰 등을 분실하고 나서 '이렇게 기억력과 집중력이 떨어진 상태에서 혼자 세계일주를 하는 건 무리가 아닐까?'라는 걱정이 들기도 했다.

 

한편으로는 이런 증세가 앞으로 더 심해지면 심해졌지 나아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혼자 진단을 내렸다. 그렇다면 자주 깜빡깜빡하긴 하지만 그나마 상태가 아주 심각하지 않은 지금, 가는 데까지 가보자고 생각했다. 남은 인생에서 오늘이 그래도 가장 꽃 시절인 골든 타임이 분명하니까 말이다.

 

 

이밖에도 책은 호주, 뉴질랜드, 말레이지아, 네팔, 인도, 스리랑카, 캄보디아, 필리핀 등지로의 여행을 연이어 소개한다. 시드니 공항에서 인종차별의 경험, 바르셀로나에선 한인 민박집을 운영하는 같은 동포에게 냉대를 받은 사연, 그리고 향자코트에서 3주간의 히말라야 등산 등은 나쁜 여행이란 없음을 우리들에게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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