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작은 가게 이야기 - 사람과 사람이 만나는 곳
정나영 지음 / 미래의창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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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온전히 내가 경험한 작은 가게, 그리고 작은 가게에서 마난 사람들의 이야기다. 그저 내가 자주 다니는 하나의 가게 이야기, 내가 만난 단 한 사람의 이야기가. 작은 가게는 그 하나하나의 관계에 뿌리를 두고 있다. 누군가의 관계, 그 관계에 대한 누군가의 경험. 이것이 작은 가게를 정의하고 그 생존을 결정한다. 내가 작은 가게를 한마디로 '관계'로 정의내리는 이유가 그것이다. - '프롤로그' 중에서 

 

 

작은 가게는 관계이다

 

책의 저자 정나영은 소매업과 상품기획을 연구하고 강의하는 학자이다. 국제상사, 나이키, 엄브로 등의 회사에서 십여 년간 근무하며 의류 상품기획과 소매기획 업무를 했다. 이후 학계에서 소매업 및 상품기획 관련 강의와 연구를 해왔다. 서울대학교 의류학과에서 의류학 학사와 패션 마케팅 석사를 마치고 미국의 조지아 주립대학에서 유통 및 상품기획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이후 센트럴 워싱턴 대학교와 미주리 주립대학에서 연구하고 강의했다. 

 

유통서비스 마케팅 및 유통혁신에 대한 연구를 해온 저자는 미국에서 경험한 것들을 토대로 우리나라의 중소 소매업 분야의 발전에 기여하고자 이 책을 저술하였다. 현재 뉴욕주립대학교 한국캠퍼스에서 유통기획 분야의 강의를 하고 있으며 학자로서 연구를 지속하고 있다. 유통업 전반과 중소 소매업의 마케팅을 돕기 위해 란타나 비즈니스 리서치를 설립해 운영 중이다.

 

총 4부로 구성된 이 책은 몸살을 앓은 손님에게 뜨끈한 국물을 별도로 포장해서 싸주는 베트남 쌀국숫집 주인 할머니, 베스트셀러 동화작가를 초청해 동네 어린이들을 불러 모으는 지역의 작은 서점, 크리스마스에는 손글씨 카드를 건네고 포인트 대신 정감 있는 나무 쿠폰을 주는 카페, 간판도 없이 주택가 골목에 위치했는데도 사는 사람이 줄을 서는 케이크 가게, 자발적으로 페이스북 친구를 맺고 싶은 동네 빵집. 조금 비싸더라도 고개를 끄덕이게 되는 선물가게 등 공간과 사람, 관계가 만들어나가는 작은 가게 이야기를 소개하고 있다.

 

 

 

 

동네 커피숍이 더 편하다

 

저자는 워싱턴 주의 시골 도시 엘렌스버그에 위치한 작은 대학의 교수로 근무했다. 1만 8천 명의 주민이 거주하는 도시에서 차로 단 5분만 나가면 끝없는 평야와 산이 펼쳐지는 그런 형국이었다. 평소 커피를 즐기는 저자는 강의과 가정에서 잠시 떠난 제3의 장소가 절실히 필요했다. 사람들의 소리가 적당한 음악과 함께 들려오는 그런 공간 말이다. 하지만 이 소도시엔 스타벅스 커피전문점밖에 없었다.

 

어쩔 수 없이 그녀는 공간의 욕구를 스타벅스에서 채울 수밖에 없었다. 이곳에서의 휴식은 좀체 편안하지가 않았다. 직원들의 태도는 똑같은 지역 주민들임에도 신기하리만치 다른 로컬 커피숍과 달랐다. 작은 미국 시골 도시의 스타벅스 직원들은 서울이나 다른 대도시에서 경험하는 스타벅스 직원들의 태도와 똑같았다. 즉 서비스는 매우 규격화되어 있어서 딱히 흠잡을 곳을 찾기 어려웠지만 무미건조했다. 아늑하고 환영받고 있음을 느끼게 해주는 따스한 정이 필요했기에 스타벅스는 그녀의 취향이 아니었다.

 

제3의 장소가 없었던 그곳에서의 1년은 그 도시를 둘러싼 황량한 계곡과 평원처럼 매우 건조했고 차가웠다. 나는 피곤하고 불안한 일상 속에 지쳐갔고 잠시 쉬며 나를 다독일 곳 없이 버텨야만 했다. 다양한 공간이 넘쳐나는 곳에서만 지내왔던 터라 공간이 이처럼 중요하다는 것을 새삼 사무치게 깨달았다. 책에서 보던 그 유명한 '제3의 장소'의 가치는 이미 저자의 일상 속 깊숙이 자리를 잡고 있었던 것이다.

 

사회학자 레이 올든버그는 자신의 저서 <아주 좋은 공간>에서 제3의 장소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했다. 편하게 사람들과 어울리고 대화를 나누며 편안하게 시간을 보내는 것이 제3의 장소가 갖는 주요한 기능이며, 주요 특징은 8가지로 요약 설명한다. 이는 커뮤니티 센터나 커피숍, 레스토랑, 쇼핑센터, 가게들, 시장, 극장, 학교, 교회 등이 바로 그것이다. 그런데, 스타벅스가 제3의 장소로 언급되면서 새롭게 대중들의 이목을 받게 되었다.

 

 

8가지 특징

 

일종의 중립 지대이다

이곳에서 모든 이는 평등하다

즐겁고 편안한 대화가 가장 주요한 활동이 된다

가까운 곳에 위치해 접근성이 좋아 고객의 니즈를 충족시킨다

규칙적이고 정기적으로 방문하는 사람들을 갖는다

모든 종류의 사람이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다

편안하고 즐거우며 적의나 긴장감이 없는 곳이다

일종의 집 밖의 집이다

 

 

커피숍 칼디스

 

저자는 거의 매일 칼디스에서 커피를 마셨다. 이 가게는 컬럼비아의 로컬 커피 숍이었다. 그녀가 강의하는 대학교 건물 내에 스타벅스가 두어 군데가 있음에도 십여 분 정도 산책을 거쳐 도착한 것이 커피숍 칼디스였다. 이렇게 칼디스는 그녀의 제3의 장소가 되었다. 가끔은 두 딸아이와 함께 저녁 나들이 삼아 찾곤 했다. 마치 이곳은 그녀의 또 다른 거실 같았다. 셋이 옹기종기 모여앉아 공부도 하고, 독서를 하거나 신문을 읽기도 했다.

 

칼디스의 독특한 인테리어도 한몫 거들었다. 겨자색으로 칠한 벽은 조명에 반사되어 더 따듯한 색으로 변했다. 테이블과 가구들은 짙은 갈색으로 다소 낡긴 했으나 겨자색 벽과 붉은 쿠션 등이 잘 어우러져서 고풍스럽고 온화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게다가 커피 맛은 부드러웠고, 카푸치노는 맛과 향이 이제껏 중에서최고였다. 또 가게 직원들은 입장 때부터 환영해주었고, 계산대에선 그녀의 이름을 불러주었던 것이다.

 

이곳은 노숙인조차 편하게 쉬다 갈 수 있는 장소였다. 한 젊은 노숙인이 가끔 칼디스에 들어와 가게의 가장 깊숙한 끄트머리에 놓인 소파에 기대어 앉아 있곤 했다. 한참을 그렇게 조용히 쉬었다가는 그 커다랗고 새카만 백팩을 다시 둘러메고 밖으로 나갔다. 가끔 그가 들르면 칼디스의 고참 직원은 커피 한 잔을 하겠냐고 묻고는 소파에 앉은 그에게 따뜻한 김이 피어오르는 커피를 건네곤 했다. 이처럼 칼디스는 지역 공동체의 명실상부한 제3의 장소였던 것이다. 미국을 떠나기 전에 포인트 적립 대신에 받았던 나무 코인은 저자의 추억이기도 하다. 

 

 

 


베트남 쌀국숫집 저스트포

 

화려하거나 세련되지는 않지만 관리는 께끗한 가게였다. 테이블의 수는 8~9개 정도로 적절한 규모로, 한쪽 벽면에는 큼지막한 피아노가 자리를 차지하고 있고, 벽면엔 촘촘하게 미술 작품이 걸려 있었다. 지역 무명 예술인들의 판매를 돕기 위한 선한 행동이었다. 예술울 감상하면서 쌀국수를 먹는 다는 것은 저자에겐 작은 문화적 사치였던 셈이다.

 

가게에서 가장 친절한 사람은 안주인인 베트남 할머니였다. 베트남식 발음이긴 해도 유창하게 영어를 구사하면서 손님들과 대화를 나눈다. 그런데, 할머니는 저자와의 대화를 통해 소화를 잘 못한다는 사실을 알고서 한번은 방문한 그녀에게 위에 좋다는 씨앗을 한 팩 주었고, 특히 쌀국수의 국물에 신경을 기울였다. 전직이 약사였던 부부는 은퇴 후 이곳에 쌀국수 가게를 개점했던 것이라 저자의 얘기를 듣고 마치 친정 어머니 같은 사랑으로 적합한 약처방을 했던 셈이다.   

 

단골을 정의한다는 것은 바로 관계를 정의함을 의미한다. 가게와 손님 간에 오래도록 유지되는 관계가 바로 단골인 것이다. 오래도록 친근하고 다정한 우정이 지속되는 것은 작은 가게와의 관계에서만 가능한 일이 아닐까? 그것이 작은 가게의 가장 큰 매력일지도 모르겠다. 저자는 단골 가게들이 있어 안식과 위로를 얻을 수 있었다. 그저 손님과 가게 주인의 관계가 아닌 친구같은 존재가 자연스럽게 이루어진다. 평범한 쌀국숫집에서 건강이 약해진 단골 손님에게 선사할 수 있었던 음식들처럼 말이다.

 

 

 

세실리아 빌라베체 케이크

 

조지아 주에 정착한지 얼마 되지 않아 저자는 작은아이 생일을 맞았다. 특별한 선물을 요구하지 않았지만, 생일 케이크는 마련하고 싶었다. 그런데, 이곳엔 케이크 가게가 별로 눈에 띄지 않았다. 할수없이 대형 식료품 매장에서 케이크를 하나 준비했지만, 맛이 별로라서 한 두쪽 먹고는 모두 버렸던 것이다. 시간이 흘러 이번엔 큰아이의 생일이 다가왔다. 또다시 동네 구석구석을 돌아다니며 케이크를 찾는 여정이 시작되었다. 지인의 도움으로 한 케이크 집을 소개받았다.

 

간판이 없는 이 가게를 어렵게 찾아 들어서니 커다란 케이크 진열장 두어 개와 계산대가 있었다. 안쪽엔 케이크를 만드는 부엌이 있고 그외엔 아무것도 없었다. 가정집을 개조해 만든 케이크 가게였는데, 케이크 장 안에 비치된 케이크는 모두 사전에 예약된 것들이었다. 미리 부탁한 메세지들이 초콜릿으로 적혀 있고, 생크림이나 토핑으로 마감한 케이크였다.

 

세실리아 빌라베체 케이크, 역사지구에 위치한 이 가게는 미리 알지 못하면 접근이 어려운 곳이었다. 그럼에도 예약한 케이크를 찾으러 오는 사람들이 줄을 이었다. 왜 그럴까? 우선 맛이 아주 좋았다. 적당한 단 맛에 생크림이 입 안에서 살살 녹았다. 케이크의 종류도 초콜릿, 당근, 코코넛, 레몬, 산달기, 딸기, 복숭아, 과일 등 다양했다. 

 

작은 동네 가게의 케이크는 맛도 좋고 다정한 메시지들로 가득하며 심지어 가격도 비싸지 않았다. 직원의 설명에 따르면 역사지구는 세금이나 집세가 저렴한 대신 인테리어를 하거나 외벽을 장식하거나 간판을 달 수도 없다고 했다. 그렇다고는 해도 간판도 없이 1990년부터 28년 동안 케이크 가게를 운영하고 있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다. 광고도 하지 않고 간판을 달지도 않는 작은 케이크 집, 세실리아는 현재까지도 성업 중이다.

 

이제는 점차 유명해져서 잡지에도 소개될 뿐 아니라 2008년부터 3년 연속 에덴스의 가장 훌륭한 웨딩 케이크로 뽑혔다. 소비자 리뷰 사이트인 트립어드바이저에는 이 도시를 떠나서도 세실리아를 그리워하는 이들의 칭찬의 글이 줄을 잇는다. 주변 지인들을 통해 알음알음 찾아오는 손님들에게만 판매하고 있음에도 그들은 여전히 최고의 케이크 가게로 명성을 이어가고 있다. 그러고 보면 친구나 주변 지인의 자연스러운 추천이나 소개만큼 신뢰도가 높은 정보가 없는 듯하다.

 

 

 

애비드 서점의 낭독회 

고풍스러운 외관속에 철학과 시대 정신, 삶의 가치를 담은 애비드 서점은 사실 최근에 설립되었다. 2011년에 개점한 이 작고 신비로운 서점은 사실상 젊은 서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에덴스에 2호점을 낼 정도로 성업중이다. 저자만 좋아했던 것이 아니라 많은 에덴스 사람들이 애비드를 아끼고 사랑했다. 그들은 자주 애비드에 들러 책을 둘러보고 애비드의 직원들이 주민들에게 제안하는 책들을 기꺼이 사들고 가게를 나섰다. 그런 사람들은 점점 늘어났다. 지척에 대형 서점인 반즈앤노블이 있음에도 사람들은 기꺼이 애비드를 찾는다.

 

에덴스의 작은 로컬 서점인 애비드는 저자를 초대했다. 낭독회 자리였다. 그녀는 초등학교 2학년이 되는 큰아이를 데리고 이곳을 찾았다. 들어서니 이미 사람들이 빡빡하게 들어차 있었다. 좁은 공간에도 전혀 개의치 않고, 참석한 모든 사람들은 다과와 음료를 즐기며 삼삼오오 모여서 다정하게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이 낭독회는 뜻을 함께하는 조지아 주립대학교 학생들이 모여 만든 문학 잡지의 출간을 기념하는 낭독회였다. 문화라는 이름으로 사람들의 삶에 순수한 가치를 제공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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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 젊은 부자들 - 구독자 0명에서 억대 연봉을 달성한 23인의 성공 비결
김도윤 지음 / 다산북스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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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통해 나는 성공한 유튜버의 수익과 운영 노하우가 궁금한 독자들에게, 유튜브를 시작해/ㅅ으나 수익 내는 법이 어려운 초보 크리에이터에게, 새로운 비즈니스모델로 유튜브에 관심을 갖는 사람들에게, 1인 크리에이터를 시작해보려고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억대 연봉을 버는 유튜버들의 비밀을 이야기하려 한다. - '프롤로그' 중에서

 

 

억대 연봉 유튜버에 도전해보자

 

이 책의 저자 김도윤은 (주)나우잉 교육컨설팅사 대표로 대한민국 최고의 동기부여 전문가이다. 그는 '스물네 살 지방대 입학, 서른 살 늦깎이 졸업생'이란 꼬리표를 '공모전 17관왕', '고용노동부 청년 멘토', '대한민국 국민대표 61인', '대한민국 인재상(대통령상)', '베스트셀러 작가'라는 타이틀로 바꾼 근성의 청년이자 프로 자기계발러이다.

 

공부에 대한 갈증과 끈질기게 덤벼들어 해내고 말아야 직성이 풀리는 성격 탓에 대학 입학 후 누구보다 열심히 공부했다. 다국적 홍보회사 플레시먼힐러드코리아를 거쳐 교육컨설팅사 ㈜나우잉을 창업했으며, 현재는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KT&G 등의 기업과 경북대, 전북대 등 전국 주요 대학에서 강연하고 있으며, 또 서울특별시와 대구광역시 등에서 다수의 공모전 심사위원으로도 활약하고 있다. 저서로 <날개가 없다 그래서 뛰는 거다>, <인사담당자 100명의 비밀녹취록>, <기획에서 기획을 덜어내라>, <최후의 몰입> 등이 있다.

 

그는 1인 미디어 시대에서 어떻게 해야 돈을 벌 수 있는 유튜버가 될 수 있는지를 우리들에게 제시한다. 운용하는 방법에 따라 한 달에 100만 원 벌기도 어려울 수 있고, 비록 구독자 수가 적더라도 억대 연봉을 올릴 수 있다고 말한다. 총 7부로 구성된 이 책은 밑바닥에서 시작해 억대 연봉을 버는 유튜버 23인의 성공을 추적 관찰하고, 인터뷰를 통해 노하우를 수집 공개하는 최초의 유튜브 재태크도서인 셈이다.
 

 

 

 

크리에이터가 큰 돈을 버는 시대가 도래했다

 

저자가 만난 크리에이터 모두에게 유튜브는 새로운 성공을 제공하는 문이었고, 무한한 기회의 장이었다. 그러나 이들 중 누구도 어릴 적 꿈이 유튜버였던 사람은 없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유튜브가 한국어 서비스를 시작한 때가 2008년이고, 한국에서 인기를 끌기 시작한 것은 불과 3~5년도 채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말 그대로 유튜버란 직업 자체가 모두에게 생소했다.

 

이들에게 뛰어난 엔터테이너적 재능이나 영상 편집 실력이 있는 것은 아니었다. 평범한 사람들과 다를 바 없었던 이들이 유튜브에서 크게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는 어쩌면 일찍이 유튜브라는 기회를 알아본 통찰력도전하는 용기 있었기 때문이지 않을까? 불과 시작된 지 일천한 유튜브에서 기회를 포착하고 대담하게 실행에 옮긴 크리에이터들에겐 바로 성장의 기회였던 것이다.

 

한편, 유튜브 젊은 부자들은 향후 최소 5년은 유튜브의 인기가 지속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저자의 생각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그는 현재 자신의 개인적 취미 활동이나 부업副業으로 유튜브를 하고 있는 사람들이 아래와 같은 세 가지 조건을 충족한다면 본업을 그만두고 전적으로 여기에 매달리는 전업 유튜버가 되라고 권한다.

 

 

"굉장히 힘들 수는 있지만 정망말 인생을 한번 걸 만한 분야인 것 같아요. 인생을 걸고 도전하면 그만큼의 성과가 있을 거라는 믿음이 있어서, 저는 한번 도전햅라고 말하고 싶어요" - 프리티에스더/유튜버 

 

유튜브를 위한 3요소

 

기획

촬영

편집

 

 

콘텐츠를 만드는 법칙

 

유튜브 채널을 오픈하기로 결심한 초보 유튜버들에게 맨 먼저 닥치는 애로는 아무래도 '콘텐츠 주제 정하기'일 것이다. 유튜브에서 다룰 수 이있는 주제는 게임, 엔터테인먼트, 먹방, 뷰티, 운동, 다이어트 등 많은 콘텐츠가 있으므로 무엇을 선택해야 할지 혼란스러울 수가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유튜버의 콘텐츠는 이미 정해져 있다. '내가 좋아하는 것', 또는 '내가 잘하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

 

첫째, 내가 좋아하는 것을 주제로 선택

둘째, 내가 잘하는 것을 선택

 

 

유튜브 젊은 부자들의 기획

 

자신의 일상생활에서 기획 아이디어를 얻는다

독서, 영화, 뉴스 등의 자료를 본다

셋째, 최신 트렌드를 따른다

넷째, 다른 크리에이터들의 영상을 시청

다섯 째, 시청자들의 의경과 댓글에서 좋은 아이디어를 얻는다

 

특히 유튜브는 유행의 주기가 일주일 정도라 일주일만 지나도 사람들이 지난 키워드에 대해 검색을 안 한다. 트렌드 변화 속도가 엄청나게 빠른 것이다. 예를 들어, 오늘 인기 있는 주제로 영상을 찍었는데 2~3주 있다가 올리면 그 영상은 묻히고 만다. 가급적이면 오늘 찍어 내일 올리는 시스템이 트렌드 검색에 가장 활발하게 노출될 수 있다.

유튜브는 10분 이상의 영상 중간에 유튜버가 자유롭게 광고를 붙일 수 있게 해준다. 광고의 개수는 유튜버가 직접 정할 수 있다. 당연히, 광고가 많이 붙으면 조회 수 1,000회당 노출 비용을 뜻하는 CPM이 높을 수밖에 없다.

 

 

유튜브 수익 100배 만드는 핵심

 

동일한 조회수를 기록하는대도 불구하고 수익은 천차만별이다. 이에 대해 유튜브 젊은 부자들은 이구동성으로 강조하는 사항이 있다. 즉,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들어와 영상을 '끝까지' 시청했느냐이다. 보통은 유튜버에게 가장 먼저 물어보는 게 구독자 수다. 하지만, 조금이라도 유튜브의 세계를 아는 사람이라면 대신에 조회 수를 물어온다. 왜 그럴까?

 

첫째, 시청 시간 때문이다

둘째, 영상 길이의 차이

셋째, 국가의 차이

넷째, 카테고리의 차이

다섯 째, 광고 시청 횟수의 차이 때문이다 

 

"가능하면 재미있고 길게 만들어야죠. 아이들은 평균 영상 시청 시간이 3~4분이라고 하는데, 예전에 작심하고 재미있게 15분짜리 영상을 만든 적이 있어요. 그랬더니 시청 시간이 9분까지 나오더라고요. 조회 수 1회당 수익이 5원까지 나왔어요. 그걸 보면서 '수익을 높이려면 조회 수가 안 나오더라도 영상을 길게 만들 필요도 있겠구나' 싶었어요" - [유라야 놀자]/유튜버

 

수익의 차이는 광고 수입이 크게 좌우한다. 그렇다고 마구잡이식으로 광고를 삽입할 수도 없다. 어떻게 해야 할까? 영상에 광고를 삽입할 때는 10분짜리 영상을 기준으로, 건너뛸 수 없는 광고를 1개 붙이거나, 건너뛸 수 있는 광고를 2개 정도 붙이는 것이 적당하다. 지나친 광고는 시청자를 이탈하게 만든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성실은 필수 조건

유튜브 젊은 부자들은 유뷰브에서의 성공은 '성실성'으로 귀결된다고 말한다. 여기서 말하는 성실성은 일반적인 개념의 성실과 달랐던 것이다. 저자는 이를 4단계로 구분한다. 즉, '인내, 물량 공세, 과몰입, 안정'이라는 단계를 거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유튜브 젊은 부자 [승우아빠]는 초반의 부진한 시기를 견뎌낼 수 있었던 비결이 '물량 공세'의 성실성이라면서 이렇게 말한다.

 

"유튜브 알고리즘을 보면, 많이 올리면 좋아하는 거 같아요. 많이 올리는 게, 적게 올리는 것보다 무조건 좋아요. 제가 7월에 영상을 많이 올리면 유튜브 측에서 8월에 더 많이 노출해줘요. 제가 노출 수를 분석해보니까 지난 3월에 영상을 9개밖에 안 올렸더니 4월에 아무리 좋은 영상을 만들어도 노출을 안 시켜주더라고요. 그래서 한 번 망한 적이 있어요. 그래서 4월에 영상 25개를 올리니까 그렇게 품 안 들여서 만든 영상인데도 5월에 조회 수가 갑자기 확 올라가더라고요"

 

 

열정을 가져라

 

저자는 이 책을 집필하는 과정에서 수많은 크리에이터들의 채널을 봤다. 당연히 처음부터 어설프지 않은 사람은 한 명도 없었다. 그들의 첫 영상 또한 지금의 초보 유튜버들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 그들과 우리의 가장 큰 차이는 딱 하나였다. 일단 시작했고, 그걸 계속했다. 그것만으로도 유튜브 생태계에서는 가장 큰 경쟁력이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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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옳다 (들꽃 에디션)
정혜신 지음 / 해냄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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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우리는 일상에서 스스로 집밥을 만들어 허기를 해결한다. 외식도 하지만 조리사에게만 의존하지는 않는다. 조리사가 해준 고급 요리는 안 먹어도 아무 문제가 없지만 집밥을 오래 먹지 않으면 심리적으로도 불안정해진다. 물리적 허기만큼 수시로 찾아오는 문제가 인간관계의 갈등과 그로 인한 불편함이다. 이것을 해결하기 위해 매번 자격증을 가진 의사나 상담사를 찾을 수는 없다. 끼니 때마다 찾아오는 허기만큼이나 잦은 문제라서 그때마다 전문가를 찾아야 한다면 일상이 불가능해진다. 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 집밥 같은 심리학이 필요한 이유다. - '프롤로그' 중에서

 

집밥 같은 심리학이 필요하다

 

책의 저자 정혜신은 30여 년간 정신과 의사로 활동하며 1만2천여 명의 속마음을 듣고 나누었다. 최근 15년은 정치인, 법조인, 기업 CEO와 임원 등 자타가 인정하는 성공한 이들의 속마음을 나누는 일을 했지만 동시에 우리 사회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트라우마 현장에서 피해자들과 함께했다.

국가폭력 피해자들을 돕기 위해 만든 재단 '진실의 힘'에서 집단상담을 이끌었고, 쌍용자동차 해고 노동자와 그 가족들을 위해 심리치유공간 '와락'을 만들었다. 세월호 참사 직후 안산으로 이주해 '치유공간 이웃'을 만들고 참사 피해자들의 치유에 힘썼다. 또한 서울시와 함께하는 힐링프로젝트 '누구에게나 엄마가 필요하다'를 통해 시민들에게 공감의 힘을 전파하고 있다.

저자는 지금 우리 사회엔 정신과 의사나 심리상담사 등 전문가에 의지하지 않고도 '스스로 치유할 수 있는 치유법'이 시급하다고 진단한다. 조용히 스러지고 있는 사람이 주변에 넘쳐나서다. '적정심리학'이란 새로운 그릇에, 손수 지어서 허기를 해결하는 집밥처럼 자신의 심리적 허기와 상처를 스스로 치유할 수 있는 치유의 근본 원리를 담았다.

 

'적정심리학'은 저자가 현장에서 실제로 수많은 사람을 살린 결정적 무기인 '공감과 경계'를 기본으로 한 실전 무술 같은 치유법이다. 그녀자격증 있는 사람이 치유자가 아니라 사람 살리는 사람이 치유자라고 말한다. 저서로는 <당신으로 충분하다>, <정혜신의 사람 공부>, <죽음이라는 이별 앞에서>, <사람 VS 사람>, <남자 VS 남자>등이 있고, 공저로는 <홀가분>, <천사들은 우리 옆집에 산다>등이 있다.

 

 

 

 

나를 너에게 완벽하게 맞추었을 때

 

 

소위 우리들이 말하는 스타는 지금도 명멸明滅하고 있다. 국위를 세계 만방에 널리 알린 스포츠인, 성악가, 화가, 피아노 연주자, 첼로 연주자, 의류 디자이너, 뮤지컬 배우, 유명 셰프, 영화배우, 가수 등을 흔히 스타라고 말한다. 이처럼 스타들은 무수히 많다. 하지만, 진정한 스타란 대중들(너)의 취향에 자기 자신(나)를 온전히 맞추는 사람만이 최종적으로 살아남는다.

 

이는 나를 너에게 맞추는 감각이 고도로 발달한 사람만이 도달할 수 있는 경지다. 즉 스타가 누리는 지위와 힘은 빼어난 재능과 고도의 촉을 바탕으로 자기 소멸의 경지에 다다른 이가 누리는 화려한 보상이다. 그게 스타의 본질이다. 그런데, 일시적으로 그런 삶에서 벗어날 수는 있지만 스타라면 그런 삶에서 지속적으로 벗어날 수 없다. 그래서 스타는 화려하게 시든 꽃 같다.

 

 

스타가 가장 완벽하게 빛나는 순간은 나를 너에게 완벽하게 맞추었을 때다. 내가 온전히 '너의 욕망 그 자체'일 때, 내가 '나'를 주장하지 않을 때, '나'가 사라졌을 때다. '나'를 주장하는 모습이 가능할 때도 있다. 만 원 안에서 물쓰듯 써도 좋다는 호의처럼 '너'가 '자기 주장을 하는 나'를 근사하게 바라봐주는 범위에 한해서다.

 

 

하지만 정상급 연예인 중엔 공황장애를 스스로 고백하는 이들이 많다. 팬덤이 형성되어 수많은 팬들이 선망의 대상으로 삼는 것과는 동떨어진 것 같아 이해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 스타도 사람이다. 그런 측면에서 스타의 삶은 우리 삶의 완전한 축소판이다. 일상에서 누군가의 기대와 욕구에 맞춰 끊임없이 나를 지워간다는 측면에서도 그렇고, 자기 소멸의 벼랑 끝에서 SOS를 치는 삶을 살고 있다는 측면에서도 그렇다. 

 

 

 

날씨와 비슷한 감정

 

 

슬픔이나 무기력, 외로움 같은 감정도 날씨와 비슷하다. 감정은 병의 증상이 아니라 내 삶이나 존재의 내면을 알려주는 자연스러운 반응이다. 우울은 도저히 넘을 수 없을 것 같은 높고 단단한 벽 앞에 섰을 때 인간이 느끼는 감정 반응이다. 인간의 삶은 죽음이라는 벽, 하루는 24시간뿐이라는 시간의 절대적 한계라는 벽 앞에 있다. 인간의 삶은 벽 그 자체다. 그런 점에서 모든 인간은 본질적으로 우울한 존재다.

 

 

그러므로 우울은 질병이 아닌 삶의 보편적 바탕색이다. 병이 아니라 삶 그 자체라는 말이다. 그럼에도 우울의 질곡에 빠지면 도저히 끝날 것 같지 않아 평생 우울의 감옥 안에 갇혀 살 것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아득하고 막막하다. 홀로 헤쳐 나가기 버거울 때도 많다. 도움이 필요한 순간이다. 그럴 때 내게 필요한 도움은 일상에 밀착된 '도움이 되는 도움'이어야 한다.

 

"우울과 무력감은 삶 그 자체일 뿐, 병이 아니다" 

 


 

 

나를 소생시키는 심리적 소생술

 

 

심폐소생술은 오로지 심장과 호흡에민 집중하는 응급처치다. 마찬가지로 심리적 CPR은 '나'라는 존재 자체에만 집중해야 한다. 심장 압박을할 때는 두꺼운 옷을 젖히고 옷에 붙은 액세서리도 다 떼고 정확하게 가슴의 중앙 바로 그위 맨살에 두 손을 올려놓는다. 심리적 CPR도 '나'처럼 보이지만 '나'가 아닌 많은 것들을 젖히고 '나'라는 존재 바로 그 위를 강하게 자극하는 것이다.

그런데 어디가 '나'라는 존재 자체인가. 남들은 다 나를 부러워하는데 내가 이러는 건 사치스러운 투정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면서도 여전히 마음은 불안하고 외로울 수 있다. 그럴 때 나는 괜찮은 건가 아닌가. 그때는 내 생각이 옳은가 아니면 내 감정이 옳은가. 감정이 항상 옳다. '나'라는 존재의 핵심이 위치한 곳은 내 감정, 내 느낌이므로 '나'의 안녕에 대한 판단은 거기에 준해서 할 때 정확하다. 심리적 CPR이 필요한 상황인지 아닌지도 감정에 따라야 마땅하다.

 

"요즘 마음이 어떠세요" 

 



 

정서적 공감

 

 

공감에 대한 통념이 있다. 즉 공감은 타고나는 것이다, 누군가의 상처나 고통을 대면했을 때 그 즉시 감정 이입이 되어 눈물을 글썽이는 사람이 공감력 넘치는 사람이고 그렇지 않다면 공감력이 부족한 냉정한 인간이다, 노력하는 공감은 진짜 공감이 아니며 공감은 가르칠 수 있는 게 아니다 등등. 이처럼 우리들은 공감을 정체를 알 수 없는 순정한 무엇으로 여긴다. 진짜 그럴까?

 

"공감을 '정서적 공감'과 '인지적 공감'으로 나눈다면 그 비율이 2:8 정도로,

공감이란 것은 인지적 노력이 필수적인 일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정서적 공감은 타인의 고통에 대한 높은 감수성과 결합된 성숙한 공감력을 말한다. 정서적 호들갑과는 구별해야 한다. 고통을 보고 눈물을 뚝뚝 흘린다고 다 정서적 공감은 아니다. 자식을 잃은 친구를 오랜만에 만난 자리에서 "생각보다 얼굴이 밝구나. 이젠 많이 괜찮아졌나 보다"라며 인사를 건네는 행위가 때론 당사자에게 2차 가해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을 알아야 제대로 된 공감이다.

 

공감은 다정한 시선으로 사람 마음을 구석구석, 찬찬히, 환하게 볼 수 있을 때 닿을 수 있는 어떤 상태다. 사람의 내면을 한 조각, 한 조각 보다가 점차로 그 마음의 전체 모습이 보이면서 도달하는 깊은 이해의 단계가 공감이다. 상황을, 그 사람을 더 자세히 할면 알수록 상대를 더 이해하게 되고 더 많이 이해할수록 공감은 깊어진다.

 

"공감은 타고나는 성품이 아니라 내 걸음으로 한발 한발 내딛으며 얻게 되는 무엇이다"  

속마음으로 들어가는 문

 

 

지금 우리 머릿속에 속마음으로 들어가는 길의 약도를 그려보자. 속마음으로 찾아 들어가다 보면 캄캄한 곳에서 높고 길고 단단한 벽을 만나게 된다. 그곳을 손으로 더듬다 보면 문이 있다. 누군가의 얘기를 듣다가 그의 깊은 속마음 이야기로 들어가려면 그 문부터 찾아야 한다. 존재 자체에 집중하고 주목하면 벽을 더듬던 손이 문을 만난다.

 

"존재 자체가 속마음으로 들어가는 문이다.

존재에 주목하고 집중할 때 문이 반응한다"

 

 

영화의 한 장면처럼 감옥의 단단한 벽을 넘기 위해 숟가락으로 땅을 판다면 얼마나 많은 세월이 필요하겠는가. 그러나 벽 어딘가에 있는 문을 찾으면 단숨에 벽 너머로 이동할 수 있다. 존재 자체를 터치하는 일은 높고 거대한 벽에서 상처의 원형이 위치한 속마음으로 들어가는 바로 그 문을 찾는 일이다. 문을 찾은 후에는 문고리를 찾아 돌리면 된다. 그러면 문이 열리고 안으로 들어갈 수 있다.

 

 

문이 존재 자체라면 문고리는 존재의 '감정이나 느낌'이다. 공감 과녁의 마지막 동그라미는 존재가 느끼는 감정이나 느낌이다. 존재의 감정이나 느낌에 정확하게 눈을 포개고 공감할 때 사람의 속마음은 결정적으로 열린다. 공감은 그 문고리를 돌리는 힘이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도 경계가 있다

 

 

국가의 국경처럼 사람과 사람 사이에도 경계가 존재한다. 모든 인간이 개별적인 존재라는 것은 나와 너 사이에 둘을 구분하는 경계가 있다는 걸 의미한다. 내 신체의 경계가 피부인 것처럼 말이다. 그런데 사람 사이의 경계는 눈에 보이지 않아서 지키는 일이 어렵다.

 

 

자신의 경계가 뚫려서 피를 철철 흘리면서도 내가 왜 이렇게 아픈지 모르는 경우도 많다. 반대로 내가 타인의 경계를 침범해서 마구 짓밟고 훼손하고 있으면서도 그걸 전혀 인식하지 못하고 상대방을 사랑해서 그랬다는 둥 진심을 몰라줘서 답답하다는 둥 자신이 피해자인 줄 착각하는 경우도 흔하다. 본인이 그런 일을 했다는 사실조차 모른다.

 

 

공감을 주고 받는 일에서도 똑같은 원리가 적용된다. 나와 너의 관계에서 어디까지가 '나'이고 어디부터가 '너'인지 경계를 인식할 수 있어야 한다. 너를 공감해야 할 순간인지 내가 먼저 공감을 받아야 하는 건지 알아야 너와 나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공감을 할 수 있다. 이처럼 경계에 대한 인식이 있어야 공감에 대한 정확성이 높아진다.

 

"그 누구도 함부로 내 주권을 침범할 수 없다"

 

 

 

 

 

개별적 욕구와 욕망

 

 

옆집 사는 이웃에게는 친절하고 배려심 있게 대해도 내 배우자에게 그렇게 대하는 것은 쉽지 않다. 더 어렵다. 남에게는 특별한 기대나 개인적 욕망이 덜해서다. 그러나 내 배우자나 가족이라면 얘기가 다르다. 그로부터 받고 싶은 나의 개별적 욕구와 욕망이 있다. 그 욕구만큼이나 좌절과 결핍이 쌓인다. 그래서 배우자나 가족에겐 너그럽기가 어렵다.

 

 

내가 받을 것이 있다고 믿는 사람에게 더 빼앗기고 휘둘리고 싶지 않은 건 당연한 마음이다. 그런데 줄 것은 주지 않으면서 계속 요구만 하고 있다는 생각, 이게 사람들이 자기 가족이나 연인처럼 관계가 밀접한 상대에게 갖는 공통적인 감정이다. 나만 가족이나 연인에게 그런 마음을 가진 것이 아니라 내 가족이나 연인도 나에게 비슷한 감정을 갖고 있다.

 

 

서로에게 받을 것이 있다고 믿는 두 사람이 서로가 서로를 깊이 수용하고 공감하는 일은 어려울 수밖에 없는 것이다. 세상에서 가장 사랑했던 가족이나 연인이 가장 원망스럽고 미운 존재가 되는 이유다. 이런 욕구와 욕망이 채워지지 않고서는 삶이 1밀리미터도 제대로 굴러가지 않는다. 휘발유나 전기의 도움 없이 굴러가는 차는 없다. 사람도 마찬가지다. 

 

 

제대로 된 공감은 누구라도 희생되지 않아야 한다

 

 

누군가를 공감하기위해 누가 재가 돼버리는 것은 공감이 아니라 감정 노동이다. 공감을 잘못 이해하면 그렇게 탈진만 한다. 공감은 한 사람의 희생을 바탕으로 이뤄지는 것이 아니다. 공감은 너도 있지만 나도 있다는 전제에서 시작되는 감정적 교류다. 공감은 둘 다 자유로워지고 홀가분해지는 황금분할 지점을 찾는 과정이다. 누구도 희생하지 않아야 제대로 된 공감이다.

 

 

잘 모를 때는 아는 척 끄덕끄덕하지 말고 더 물어야 한다. 이해되지 않는 걸 수용하고 공감하려 애쓰는 건 공감에 대한 강박이지 공감이 아니다. 에너지 소모만 엄청나다. 그렇게 계속 버티기는 어렵다. 본인이 이해할 수 없는 일을 무슨 수로 공감하나.

 

 

공감을 이끌어내는 질문을 잘 습득하게 되면 적절한 질문을 던질 것 같지만 실제로 그렇게 되지 않는다. 공감에 대한 관념적이고 이론적 공부가 일상에 적용되지 않는 것도 그래서다. 적절한 질문을 몰라서 못하는 게 아니다. 궁금해야 질문이 나온다. 궁금하려면 내가 내린 진단과 판단이 전부가 아닐 수 있다는 생각의 틈이 있어야 한다.

 

"관계란 것은 상대가 있는 게임이다. 홀로 모든 것을 파악할 수 없다" 

 

 

 

공감은 공간을 창조한다

 

옴짝달싹할 수 없을 것처럼 숨 막히는 고통과 상처 속에서도 공감이 몸에 배인 사람은 순식간에 공간을 만들어낼 수 있다. 없는 것 같던 공간이 순식간에 눈 앞에 펼쳐진다. 사람들 마음 속에서 공감이 하는 일이다. 사람은 그렇게 해서 사지를 빠져나올 수 잇다. 공감의 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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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 미래보고서 2020 - 누가 5G 패권 전쟁의 승자가 될 것인가
현경민 외 지음 / 비즈니스북스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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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에는 2019년 상용화된 5G를 기반으로 모바일과 IT 업계의 큰 변화가 시작되고, 이 영향이 빠르게 다양한 업계로 들이닥칠 것이다. 이를 주도하기 위하여 전에 없던 치열한 경쟁이 시작될 전망이다. 세계 최초 5G 상용화와 글로벌 1등 단말기 제조사를 보유한 한국을 중심으로, 구글, 아마존, 넷플릭스 등 세계 최대 플랫폼 기업들을 보유한 미국, 글로벌 통신장비 시장에서 1위를 차지한 화웨이를 필두로 내세우며 투자 규모를 늘리고 있는 중국 등 경쟁의 주체는 기업을 넘어서 국가 간의 싸움으로 확대될 것이다. - '들어가며' 중에서

 

 

누가 모바일 미래시장을 차지할까?

 

이 책의 저자 커넥팅랩은 대한민국 혁신기술의 최전선에서 일하는 실무자들로 구성된 IT 전문 포럼이다. 통신, 포털, 전자, 금융, 스타트업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참여하고 있다. 40여 명의 멤버들이 정기적인 세미나를 진행하며, 출판·강연·칼럼·방송 등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2013년부터 지금까지 ICT 분야 최고의 트렌드서로 자리매김한 <모바일 트렌드> 시리즈를 매년 집필해오며, 혁신기술이 가져올 미래에 대한 탁월한 인사이트를 제공했다. 저서로는 <왜 지금 핀테크인가>, <사물인터넷>, <Lte 신세계> 등이 있고, 번역서로는 <증강현실>이 있다.

 

커넥팅랩이 선정한 <모바일 미래보고서 2020>의 키워드는 '초超'다. 초는 어떠한 기준을 뛰어넘는다는 의미를 가진 한자다. 세계 최초로 상용화된 5G를 통해 기존의 한계를 '초월超越'한 기술과 서비스들이 등장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2020년을 대표하는 주요 키워드로 선정되었다.

 

5G는 4세대 이동통신 서비스인 LTE(Long Term Evolution) 대비 최대 20배 빠른 속도를 제공하고, 10분의 1 수준으로 지연시간을 줄이며, 10배 많은 디바이스를 수용한다. 이것이 5G의 특징인 초고속, 초저지연, 초연결이다. 2019년이 5G가 시작된 해였다면 2020년은 다양한 서비스들이 등장하며 그 변화를 체감할 수 있는 해가 될 것이다.

 

책은 총 9장으로 구성되었는데, 제1장에서는 스마트폰의 기술적 진화 가능성과 앞으로 스마트폰이 '모바일 폼팩터'로서 어떤 역할을 하게 될지를 설명하고, 제2장에서는 이 책의 핵심 주제인 5G 네트워크의 패권 전쟁의 승자가 누가 될 것인지에 대해 다뤘다. 네트워크 신흥강자 화웨이와 이를 견제하는 미국, 기술로 선점을 노리는 한국 등 각 나라들의 5G 시대 생존 비법을 밝힌다.

 

이어서 제3장에서는 5G 시대가 도래하며 완전히 재편될 스마트폰 유통 산업을 파헤치며 앞으로 스마트폰 구매 패턴의 변화를 소개하고, 제4장과 5장에서는 게임과 미디어 산업이 5G를 만났을 때의 변화에 대해 살펴본다. 제6장에서는 애플의 에어팟으로 시작된 히어러블 시대의 개막을, 제7장에서는 우버, 에어비앤비를 넘어선 공유경제 2.0의 청사진을 소개하고, 제8장과 9장에 미래 먹거리 산업의 대표주자 AI와 로봇이 어떻게 우리 일상을 송두리째 바꿔놓을지를 보여준다.

 

 

 

향후 변화의 핵심 키워드

 

초고속~ 네트워크 기술의 진화

초연결~ 사람과 사람, 사람과 사물을 포함하는 연결의 확장

초경험~ 차별화된 서비스 진화

초공유~ 공유 대상의 확장

초감각~ 인간의 오감 인지 능력 확대

초지능~ 인공지능(AI)의 진화

 

 

스마트폰, 혁신을 꿈꾸다

 

3G 시대에 등장한 스마트폰은 LTE 시대에 접어들면서 그 잠재력의 폭발로 인해 ICT 업계뿐만 아니라 전 산업에 걸쳐서 커다란 영향을 미쳤다. 이에 따라 우리들의 삶과 일의 방식에 변화를 초래함으로써 가히 '스마트' 혁명을 촉발시켰던 것이다. 이제 새롭게 5G 시대를 맞아 스마트폰 시장이 어떻게 변화될지 벌써부터 기대가 큰 편이다.  

 

지금까지 스마트폰 시장은 기술 혁신의 최전선에 있었으며, 여전히 역동적으로 변화하고 있다. 더구나 스마트폰의 여러 기능에 최적화된 인공지능 기술을 적용하는 등 겉으로는 눈에 잘 보이지 않는 영역에서의 기술 개발 경쟁도 더욱 가열되고 있다. 이를 통해 스마트폰은 특정 서비스가 아닌 사람이 살아가는 모든 영역에 걸쳐 새로운 삶의 방식을 창출해내고 있다. 5G 시대를 맞아 네트워크 측면에서도 한층 더 강력한 무기를 장착한 스마트폰이 2020년 이후 또다시 어떤 변화를 겪게 될지에 관심이 모아진다.


반도체 자급률

 

네트워크 장비의 전반에 사용되는 부품 중 특히 반도체는 가장 핵심적인 요소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2015년에 중국 정부는 반도체 분야에 집중 투자를 선언했고, 이에 따라 현재까지 자국 반도체 기업과 이에 상응하는 인프라 구축에 막대한 투자를 해왔다. 그런데, 반도체는 기술력 장벽이 매우 높기 때문에 아직도 중국은 반도체 시장에서 뚜렷한 존재감을 갖지 못하고 있다. 그럼에도 중국은 현재 약 20퍼센트에 불과한 반도체 자급률을 70퍼센트가지 끌어올릴 계획을 갖고 있다.

 

그렇다. 반도체가 바로 핵심이다. 중국과 비교할 때 우리나라 반도체 산업의 위치는 어느 정도일까?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에 따르면 한국의 메모리 반도체 기술은 중국보다 1~2년가량 앞서 있다고 평가된다. 그러나 메모리 반도체를 제외한 시스템 반도체 및 아날로그 반도체 산업에서는 이미 중국이 한국을 앞지른 것으로 보인다. 그만큼 한국의 반도체 산업 구조가 메모리 분야에 치중되어 있으며, 삼성과 하이닉스 두 회사의 매출에 의존하는 바가 크다.

 

한편, 시스템 반도체는 다품종 소량 생산 형식으로 공급되기 때문에 거래 업체와 별도의 단가 협약을 맺는다. 이에 반해 메모리 반도체는 소품종 대량 생산 체제이므로 시장 가격이 존재한다. 메모리 반도체 산업은 수급 균형에 따라 매출 변동성이 매우 크다. 가격에 대한 공급탄력성이 좋지 않기 때문에 삼성은 경영 리스크를 최소화 하려고 시스템 반도체 산업에 지속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5G 시대를 주도하려면

 

5G 상용화는 미디어 콘텐츠 생태계의 근간을 뒤흔들 정도의 혁신적인 대변화인 셈이다. 콘텐츠를 제공하는 OTT 서비스(개방된 인터넷을 통해 방송 프로그램, 영화, 드라마 미디어 콘텐츠를 제공하는 서비스)는 합종연횡을 통해 계속 발전할 것이고, 1인 미디어는 고품질 라이브 방송을 언제 어디서나 진행할 수 있다. 나아가, 미래의 자동차는 미디어 서비스를 즐길 수 있는 최적의 장소가 될 예정이다.

 

이렇게 5G 시대 가장 혁신적인 사업자는 미디어 분야에서 탄생할 가능성이 높다. 그리고 사업자 입장에서는 5G의 특징 및 강점을 소비자가 원하는 방향과 잘 연계하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소비자가 원하는 미디어 콘텐츠에 5G 기반의 새로운 기술을 잘 버무려 제공하는 것. 5G 시대 혁신 미디어 기업이 되기 위한 필수 요소다. 

4차 산업혁명의 총아, 인공지능

 

"첫째도, 둘째도, 셋째도 인공지능"

 

이는 소프트뱅크 손정의 회장의 말이다. 2019년 7월, 한국을 찾은 그는 '한국이 4차 산업혁명을 이끌기 위한 방안'을 자문하는 자리에서 이렇게 인공지능 기술의 중요성을 역설했던 것이다. 물론 현재의 인공지능 기술이 완벽하지 않다는 주장도 있다. 그럼에도 인공지능은 마치 초고속 인터넷 처럼 모든 기술과 산업의 성장을 촉진할 원동력이자 차세대 인프라로 활약할 것으로 예상하는 이들이 많다.

 

오늘날 초고속 인터넷이 없다면 산업을 운영할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로 앞으로 다가올 미래엔 인공지능을 이해하지 못하고 수용하지 못하는 기업은 경쟁에서 살아남기 어려울 것이 분명하다. 이에 흥미로운 관심을 제기한 인물이 있다. 구글 브레인을 공동 설립한 세계적인 석학 앤드루 응은 인공지능을 '전기'로 정의했다. 즉 전기처럼 모든 요소에 연결, 산업을 변화시키며, 사회를 주도하는 존재가 된다는 의미이다.

 

이처럼 인공지능이 전기처럼 활용된다면 실생활에 어떤 변화를 초래할까? 흔히 정보통신 생태계를 콘텐츠, 플랫폼, 네트워크, 디바이스 산업군으로 분류한다. 인공지능은 기반 기술답게 특정 영역에 영향을 주는 것이 아니라 모든 산업군에서 서비스 제공 방식을 바꾸고, 신규 시장이 창출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며, 미래 비즈니스 모델의 가치 사슬 전반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갈수록 모바일 트렌드 예측은 여려워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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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리언 반스의 아주 사적인 미술 산책
줄리언 반스 지음, 공진호 옮김 / 다산책방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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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로베르는 한 예술 형식을 다른 예술 형식으로 설명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며, 명화는 말로 설명할 필요가 없는 것이라고 믿었다. 브라크는 우리가 그림 앞에서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아야 이상적인 경지에 도달하리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런 경지에 이르기란 요원한 노릇이다. 우리는 뭐든 설명하고, 의견을 내고, 논쟁하기 좋아하는 구제 불능 언어의 동물이기 때문이다. 그림 앞에 서면 저마다 다른 방식으로 재잘거린다. 프루스트는 미술관을 둘러보며 그림 속의 인물들이 실제로 누구와 닮았는가 촌평하기를 좋아했다. 아마 그것이 직접적인 심미적 대립을 능숙하게 피하는 방법이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충격이나 설득으로 우리를 침묵 속에 빠뜨리는 그림은 드물다. 그런 그림이 있다 해도 침묵은 잠시뿐, 우리는 바로 그 침묵을 설명하고 이해하기를 원한다. - '서문' 중에서

 

 

소설가 줄리언 반스의 그림 안내서

 

책의 저자 줄리언 반스<예감은 틀리지 않는다>로 2011년 맨부커상을 수상한 영국의 대표 작가다. 1946년생인 그는 옥스퍼드 대학에서 현대 언어를 공부했고, 1969년부터 3년간 <옥스퍼드 영어 사전> 증보판을 편찬했다. 이후 유수의 문학잡지에서 문학 편집자로 일했고, <옵서버> <뉴 스테이트먼츠>지의 TV 평론가로도 활동했다. 

 

첫 장편소설 <메트로랜드>(1980)로 서머싯몸상을 받으며 화려하게 등단해,  <나를 만나기 전 그녀는>, <플로베르의 앵무새>, <태양을 바라보며>, <10 1/2장으로 쓴 세계 역사>, <내 말 좀 들어봐>, <고슴도치>, <잉글랜드, 잉글랜드>, <용감한 친구들>, <사랑, 그리고>,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 <시대의 소음> 등 12권의 장편소설과 <레몬 테이블>, <크로스 채널>, <맥박> 등 3권의 소설집, <사랑은 그렇게 끝나지 않는다>, <웃으면서 죽음을 이야기하는 방법>, <또 이 따위 레시피라니> 등의 에세이를 펴냈다. 또한, 1980년대에는 댄 캐바나라는 필명으로 4권의 범죄소설을 쓰기도 했다.

1986년 <플로베르의 앵무새>로 영국 소설가로서는 유일하게 프랑스 메디치상을 수상했고, 같은 해 미국 문예 아카데미의 E. M. 포스터상, 1987년 독일 구텐베르크상, 1988년 이탈리아 그린차네 카부르상, 1992년 프랑스 페미나상 등을 받았으며, 1993년 독일의 FVS 재단의 셰익스피어상, 그리고 2004년에는 오스트리아 국가 대상 등을 수상하며 유럽 대부분의 문학상을 석권했다. 프랑스 정부로부터는 이례적으로 세 차례에 걸쳐 1988년 슈발리에 문예 훈장, 1995년 오피시에 문예 훈장, 2004년 코망되르 문예 훈장을 받았다.

 

1989년,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제리코의 그림 한 점을 두고 예술에 관한 이야기를 쓰기 시작했던 저자는 2013년까지 25년간 <현대 화가>, <런던 리뷰 오브 북스>, <가디언〉 등 다양한 예술, 문학 잡지에 예술에 관한 글을 기고했다. 이 책은 그의 기고 중 주목할 만한 글을 선별해 엮었다. 주로 화가의 새로운 작품 전시회에 맞춰 발표된 이 일련의 글에서 그는 예술이 어떻게 낭만주의에서 사실주의, 그리고 모더니즘으로 발전했는지 되짚어간다. 이제, 그의 그림 안내 속으로 들어가보자.

 


제리코

 

테오도르 제리코(1791~1824)는 낙마落馬 사고로 30대 초반에 세상을 떠났지만 12년 동안의 작품을 통해 프랑스 낭만주의의 선구자로 최고 명성을 쌓았다. 특히, 재난을 예술로 승화시킨 그의 작품 '메두사호의 뗏목'은 낭만주의 운동의 대표작이 되었으며, 말馬 그림을 포함하여 일상적인 사건에서 극적인 요소를 한껏 끌어냈다.

 

 

 

무슨 일이 일어난 걸까? 이 그림은 역사의 닻줄을 풀어 던지고 자유로워진 것이다. 그러니 더 이상 이 그림은 난파 장면도 아니다. 우리는 그 운명의 뗏목에서 일어난 잔인한 고통을 그저 상상하기만 하는 것이 아니다. 고통받는 그들이 되기만 하는 것도 아니다. 그들이 우리가 되는 것이다. 이 그림의 비밀은 에너지의 패턴에 있다.

 

다시 한 번 그림을 들여다보자. 점처럼 작은 구조선으로 손을 뻗는 저들의 근육질 등을 통해 솟아오르는 격렬한 용오름을 보라. 그 모든 안간힘을 보라. 그것은 무엇을 위한 것인가? 대부분의 인간적인 감정에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듯이, 우리는 이 그림의 모든 게 집중된 저 용오름의 몸부림에도 아무런 형식적인 반응을 보이지 않는다. 희망뿐 아니라, 모든 짐스러운 갈망, 그리고 야심과 증오와 사랑(특히 사랑). 이 같은 희로애락의 감정을 느낄 만한 대상을 만나는 일이 얼마나 드문가? 우리는 얼마나 절망하여 신호를 보내고, 하늘은 얼마나 컴컴하며, 파도는 얼마나 높은가 말이다. 우리는 모두 바다에서 길을 잃고, 파도에 쓸려 희망과 절망 사이를 오가고, 우리를 구조하러 오지 않을지도 모를 무엇을 소리쳐 부른다. 재난은 예술이 되었다.


 

쿠르베

 

 

귀스타브 쿠르베(1819~1877)는부유한 집안에서 태어난 부르주아 출신으로 사실주의 미술의 선구자로, 농촌의 비참함을 적나라하게 묘사한 작품들은 '사실주의 미술의 신호탄'으로 평가된다. 미술가동맹의 회장이었던 그는 정치 활동에도 열심이었으나, 파리 코뮌이 무너진 후 체포되었고 그 결과 파산하게 되었다.

 

 

낭만주의 화가 들라크루아가 낭만주의에 맞지 않는 기질을 지녔다면, 사실주의 화가 쿠르베는 참된 낭만주의자의 병적인 자기중심주의를 지녔다. 여기서 우리가 마주하는 것은 단순한 직업이 아니라 사명이다. 1855년, 〈화실〉〈오르낭의 매장〉이 만국박람회에 전시되지 못하자 쿠르베는 직접 전시회를 기획해서 데뷔했다.

이에 대해 시인 보들레르('악의 꽃')는 "무장 폭동의 난폭함 그 자체"였다고 기록했다. 그때부터 쿠르베의 인생과 프랑스 미술의 미래는 서로 구분하기 어려운 것으로 여겨진다. "나는 내 자유를 얻고 있다. 나는 예술의 독립을 지키고 있다" 그는 그렇게 썼는데, 뒤의 말은 마치 그저 앞의 말을 공들여 다시 표현한 것 같다.  

세잔

폴 세잔(1839~1906)은 부유한 은행가의 사생아로 태어났는데,  인상주의와 플랑드르 미술에 영향을 받았다. 세잔의 정물화 가운데 가장 알려진 작품인 '사과와 오렌지'는 무미건조한 주제를 위대한 미술로 끌어올렸다. 말년에는 '목욕하는 사람들'처럼 몽환적으로 채색된 누드화 습작을 주로 그렸다.

 

언젠가 그는 이런 말을 했다. "나는 머리를 문처럼 그려. 누군가의 머리가 흥미로우면 난 그것을 아주 크게 그리지" 한편, 그의 그림에는 '개성'을 넘어선 무언가가 있었다. "영혼은 그리는 게 아니야" 세잔은 투덜거리곤 했다. "몸을 그려야지. 젠장, 몸을 잘 그리기만 하면, 영혼은-몸에 그런 게 깃들어 있다면-사방에 저절로 드러나게 되어 있어" 단체브가 현명하게 지적했듯이, 세잔이 그린 초상화를 보면 실물과 닮았다는 점보다는 인물이 거기 실제로 있다는 기분이 더 강하게 느껴진다. 데이비드 실베스터는 세잔을 가리켜 "우리가 실제로 사람을 만날 때 느끼는 밀도의 재현에 있어서는 최고"라고 평했다.  

브라크

프랑스 화가 조르주 브라크(1882~1963)는 피카소와 함께 입체파(큐비즘)를 창시하고 발전시켰다. 그는 분석적 입체주의 시기에 최초로 그림 속에 알파벳과 숫자를 그려 넣었고, 종합적 입체주의 시기에는 오려낸 종이 조각들을 캔버스에 붙이는 '파피에 콜레' 기법을 처음 시도했다. 비록 카리스마 넘치는 피카소의 그늘에 가리긴 했지만, 입체파 초기의 혁명적인 실험 정신은 그에게서 나왔다.

피카소가 자신의 인간 동료들을 대한 방식에 관한 글을 읽으면 "인간 동료들"이라는 말이 과연 적합한 용어인지 고개가 갸우뚱해질 때가 있다. 피카소는 맹렬한 귀재에 신적 존재로서 고집과 허영심을 겸비한 사람이었다. 아닌 게 아니라 그는 고대 그리스신화의 올림포스산에 거주하면서 인간사에 불쑥불쑥 개입하던, 극히 이기적이고 농간에 능한 장난기 많은 신과 같았다.

상대가 친구나 연인이면 그들이 치러야 하는 대가는 더 크기만 할 뿐이었다. 프랑수아즈 질로가 말했듯이 "그의 가장 비열한 장난은 그가 가장 좋아하는 사람을 위하여 특별히 따로 예비되어 있었다" 브라크는 질로처럼 피카소에게 저항할 수 있었던 몇 안 되는 사람 중 하나였다.  

호치킨

하워드 호치킨(1932~)은 영국의 대표적인 현대미술 작가로 캔버스에 풍부한 색채와, 구도와 공간의 환영적 기법, 대담한 붓 터치 구현으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그는 문인의 화가다. 그는 이야기하고, 묘사하고, 상상하고, 설명하는 일에 익숙한 사람들의 주의를 끌어왔다. 1992년 2월 델리, 호치킨(이하 H.H)이 그린 영국 문화원 벽화의 개막식날 저자는 그 현장에 있었다. 저자의 평을 살펴보자.   

나는 H.H.의 작품을 30년 동안 봐왔다. 그런 그의 작품들이 다른 나라, 다른 도시, 다른 전시회에서 다시 모이는 모습을 보면 여러 나라의 지인들을 한꺼번에 만나는 것만 같다. 되풀이되는 삶의 기쁨 중 하나다. 몇 년 뒤 낯익은 그림 앞에 다시 설 때, 가끔은 나도 모르게 속으로 이렇게 중얼거린다. '아, 그렇고말고!' 또는 '좋군!' 또는 '맞아!' 또 어떤 때는 '이제야 보이기 시작하는군!' 이 진부한 표현에서 알 수 있듯이 내가 그의 작품과 맺어온 지속적인 우정, 그의 작품을 흡수하고 또 그 작품에 몰두하는 행위는 조리 있는 논평으로 표현되는 일이 거의 없다. (…) 이 그림들은 내 눈과 가슴과 머리에 말을 건다. 

 

 줄리언 반스의 사적인 시각으로 펼쳐지는 그림 이야기

알랭 드 보통은 반스를 가리켜 "소설 형식의 혁신가"라고 했다. 이 말이 무색하지 않게 이 책의 에세이들도 형식 면에서 그런 특징을 갖추고 있다. 재미와 함께 자연스럽게 얻게 되는 지식. 여기에는 전통적인 비평적 이해에 따른 부분도 있고 사적인 것도 있다. 저자가 펼치는 미술 이야기를 살펴보면 누구든 많은 지식을 얻게 된다. 미술에 관심을 가진 분이라면 이 책의 일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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