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생처음 특수경매 - 한 건만 성공해도 1년 연봉을 벌 수 있는 쉽고 재미있는 특수물건 경매
박태행 지음 / 라온북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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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30여년 넘게 헬기 조종사로 군 생활을 했다. 이처럼 전혀 다른 경력을 가진 사람도 할 수 있는 것이 특수경매다. 오히려 특수경매가 일반경매보다 쉽고 수익은 더 많다. 특수경매가 어렵다는 편견에 사로잡혀 도전해볼 엄두도 내지 못하는 현실이 안타까울 뿐이다. 그래서 누구나 쉽고 재미있게 투자할 수 있는 방법을 소개하고자 한다. - '프롤로그' 중에서

 

 

특수경매, 누구나 쉽게 할 수 있다

 

책의 저자 박태행은 군에서 헬기 조종 장교로 30여 년간 근무했으며, 퇴직 후 아내와 경매 여행을 다녀야겠다는 단순한 생각으로 특수경매를 시작했다. 짧은 시간에 성공을 거두면서 특수경매는 결코 어려운 것이 아니며, 일반인도 쉽게 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누구든지 쉽고 재미있게 특수경매와 친해질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고 있다.

 

현재 그는 부동산 경매 투자 컨설팅 회사를 운영하며 공인중개사와 행정사 사무소 대표로 있다. 개업 공인중개사 등을 대상으로 특수경매 전문 강의 및 투자를 하고 있으며, 서울벤처대학원대학교 평생교육원 교수, 공인중개사 실무 및 연수 교육(법정교육) 전담교수로 부동산 거래 사고예방 및 부동산 마케팅(경매)에 대한 강의를 하고 있다.

 

책은 7부로 구성되었는데, 파트1에서는 일반경매 물건으로 수익을 낼 수 없는 이유와 초보자도 특수경매에 도전해야 하는 이유 등을 알려주며, 파트2에서는 특수물건 경매를 위해 기본적으로 알아야 할 경매절차와 입찰 방법, 특수물건 찾는 방법 등을 체계적으로 설명한다. 파트3에서는 특수경매의 핵심인 법정지상권에 대해 알아야 할 지식을 전해준다.

 

이어서 파트4에서는 유치권의 의미와 권리분석을, 파트5에서는 지분경매의 의미와 지분매각 물건을 낙찰받은 후 처리 절차 등을, 파트6에서는 선순위 임차권에서 위장 임차인을 찾아내는 방법과 선순위 전세권 투자 전략, 가등기 권리분석과 투자 방법 등을 설명한다. 마지막으로 파트7에서는 실전 권리분석 따라하기를 통해 특수권리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배울 수 있다.

 

 

 

 

경매의 목적

 

우리들이 경매라는 재테크를 배우는 이유는 일반 시세보다 싸게 당해 부동산을 취득할 수 있다는 매력 때문이다. 이처럼 경매의 목적은 낙찰이라기보다는 싸게 부동산을 사기 위해서인 것이다. 통상 부동산 경기가 위축될 경우, 상대적으로 경매시장은 활황을 보인다. 이는 시장에 참여하는 사람이 많아짐을 의미하는 것으로, 때로는 과다 경쟁의 결과로 시세보다 훨씬 높은 가격에 낙찰되는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한다. 

 

그런데, 대부분의 투자자들은 일반경매 물건에는 쉽게 접근하지만 특수경매 물건이라고 하면 함부로 접근해선 안 된다는 불문율 같은 선입견을 갖고 있다. 아마도 이는 '특수물건'이라는 용어에서 풍기는 분위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그래서 여기엔 전문가가 참여하는 특별한 분야인 것처럼 인식되어 왔지만 저자는 이런 선입견을 깨뜨리면서 오히려 경매는 특수경매부터 시작해야 좋은 성과를 거둘 수 있다고 강조한다.

 

초보자일수록 경매는 특수물건부터 시작해야 한다. 왜냐하면 우량 물건은 경매 실력이 다져지고 나서 천천히 해도 늦지 않다. 우량 물건만 노린다면 패찰의 쓴맛만 보기 쉽지만, 특수물건은 낙찰 가능성이 크다. 앞서 말했듯이 경매의 목적은 낙찰 자체가 아니라 물건을 싸게 구매하기 위함이다. 그렇기에 낙찰 가능성도 크고, 좋은 물건을 싸게 살 수도 있으며, 실전 경험도 쌓을 수 있는 일석삼조의 기회가 바로 특수물건에 있다. 먼저 성공적인 특수경매로 종잣돈을 만들고, 경매의 실전 경험을 쌓는 것이 중요하다.

 

 

알짜 물건을 경쟁 없이 확보한다


부동산 경기가 침체될수록 사람들은 좀 더 싸면서 가치가 높은 부동산 물건을 찾으려 애쓴다. 어쩌면 이는 재테크의 기본인 '싸게 사서 비싸게 판다'는 불문율 탓이리라. 그래서 보통은 근처 부동산중개사무소에서 급매로 나온 물건을 추천받는다. 하지만 침체된 시장 분위기 하에서 급매물을 시세보다 사게 구입한 들 앞으로 시세가 더 떨어질 수 있다는 불안감을 안게 된다.

 

바로 이럴 때 저자는 특수물건을 찾아서 투자한다면 기대 이상의 수익을 얻을 수 있다고 우리들에게 제안한다. 시장 침체기에는 일반경매물건도 많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경매투자자들은 특수물건에 대한 관심이 적고 입찰참여가 부진함에 따라 거듭되는 유찰로 인해 경매가격은 더욱 떨어지기 마련이다. 이렇게 매력적인 투자법이 바로 특수경매라는 것이다.

 

실제로 저자의 지인 중엔 서울 강남 소재의 한 빌딩(14층, 감정가 80억 원)이 유찰이 거듭되자, 이를 14억 원에 낙찰받은 사례가 있다고 말한다. 지금 이 빌딩의 시세는 감정가 대비 2배가 넘는다고 한다. 이 지인은 14층에 자신의 사무실을 두고 유유자적한 인생을 즐기고 있다. 빌딩에서 나오는 월세가 수천만 원에 달하므로 건물관리만으로도 여유롭게 살 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저자는 미래 가치가 충분한 특수물건 하나만 낙찰받아도 엄청난 수익을 낼 수 있다고 강조한다. 이런 물건은 경기가 어려울 때 나온다는 점을 명심하자.

 

 

법정지상권 경매

 

법이 정한 일정한 요건을 구비한 경우에 성립하는 토지사용권을 법정지상권이라고 말한다. 즉 타인의 토지를 배타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권리가 주어진다. 단순한 지상권의 경우 효력이 발생하려면 이를 반드시 등기해야 하지만, 법정지상권은 법이 특별히 정했으므로 등기를 하지 않아도 누구에게나 그 권리를 주장할 수가 있다.

 

왜 법정지상권 제도가 있을까? 우리나라의 경우 토지와 건물을 각각 별개의 독립된 부동산으로 보기 때문이다. 이는 거래시 건물과 토지를 항상 함께 거래하지 않아도 된다는 의미가 된다. 따라서, 동일한 대지 위에 건물 소유자와 대지 소유자가 다른 경우가 생길 수 있다. 그런데, 대지 소유자가 토지 이용에 방해가 된다면서 지상에 건축한 건물 소유자에게 당해 건물의 철거를 주장할 수 있다면 건물 소유자는 가만히 앉아서 막대한 피해를 보는 케이스가 된다. 이와같은 경제적 손실을 방지하고자 법정지상권 개념이 발생한 것이다.

 

경매를 통해 건물 소유자와 토지 소유자가 달라지는 경우 일정한 요건을 충족하면 건물 소유자가 건물을 철거하지 않고도 토지를 사용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하는 제도이다. 부당한 건물 철거로 인한 경제적 손실을 방지하고 담보권자와 건물 소유자의 이익을 조화롭게 보호하려는 취지인데, 이는 한국에만 있는 독특한 제도이다.

 

법정지상권의 종류

 

전세권~ 건물에 전세권이 설정 된 경우, 이를 보호

저당권~ 경매로 인해 토지와 건물의 소유자가 달라질 경우, 건물 소유자를 보호해

가등기담보권~ 가등기가 본등기로 이루어질 경우, 이를 보호 

입목~ 경매 등의 사유로 토지와 입목 소유자가 다를 경우, 입목 소유자의 권리를 보호

 

법정지상권 성립 요건

 

저당권 설정 당시 토지 위에 건물이 실제로 존재해야 한다

저당권 설정 당시 건물과 토지의 소유자가 동일인이어야 한다

경매로 인하여 토지와 건물의 소유권이 달라져야 한다

 

큰 욕심을 부리지 않고 상대방이 충분히 납득할 만한 가격을 제시하면 협상에 성공할 수 있다. 어차피 법정지상권이 걸린 물건은 금액이 적더라도 아파트 같은 일반물건에서는 감히 상상도 할 수 없는 수익을 낼 수 있다. 소송하지 않고 협상으로 마무리하겠다는 생각으로 접근하면 의외의 수익과 보람을 느낄 수 있다.

 

 

위장(허위) 유치권 찾아내는 법

 

경매시장에 나와 있는 유치권 중 90%는 가짜이고, 나머지 10% 중에서도 7%는 부풀려져 있고, 3% 정도만 '진성 유치권'이다. 자신감을 가지고 도전할 필요가 있다. 유치권자가 아무리 무장하고 있어도 두려워할 필요 없다. 이들은 결국 돈을 받기 위해 하는 일이기 때문에 차분하게 접근하면 오히려 알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물론 모든 성립 요건을 갖춘 유치권이라면 입찰을 피하는 게 상책이다.

 

그밖에 허위 유치권을 찾아내는 방법으로 물건에 거액의 근저당이 설정되어 있는지 확인해본다. 거액의 근저당이 설정된 이후에 유치권을 신고했다면 이는 정상적인 거래가 아닐 가능성이 크다. 공사대금을 현금으로 지급했다면 일단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일반적으로 약속어음으로 지급하기 때문이다. 다세대주택은 공사 완료후 특정 호실을 대물代物로 받는 계약이 있으므로 대물변제 후 유치권을 주장하는 게 아니지 확인해야 한다.

 

 

 



적은 규모의 종잣돈으로도 투자할 수 있다

 

낙찰받는 것도 중요하지만 제때에 적절한 가격으로 매각해야 수익을 낼 수 있다. 따라서 제때 팔 수 있는 물건인지를 우선적으로 검토해야 한다. 싸게 낙찰받았지만 제때 팔지 못해 애태운다면 경매의 의미가 퇴색된다. 따라서 싸게 낙찰받아 비싸게 파는 것보다 적정 가격에 낙찰받아 빨리 수익을 실현하는 것이 낫다. 이 수익을 종잣돈 삼아 다른 물건을 낙찰받고 매각하는 것을 반복하다 보면 훨씬 큰 수익을 낼 수 있다. 일천만 원을 아주 적은 돈이라고 생각하지 말자. 경매 사이트에 들어가면 엄청 많은 물건이 있다. 판매왕의 전략이 바로 '박리다매'임을 기억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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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고 푸른 사다리
공지영 지음 / 해냄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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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공지영은 1990년대에 가장 두각을 나타낸 여성 작가의 한 사람으로, '좋은 세상'을 꿈꿨던 1980년대 젊은이들의 문제의식과 가부장제의 잔재를 털어버리지 못한 우리 사회의 여성 현실을 끌어안고 그 특유의 진지함으로 작품 활동을 해왔다. 그녀는 어릴 때의 꿈은 고아원 원장이었다. 시와 소설을 써서 혼자서 문집을 만들면서 사춘기를 보냈을 만큼 문학적으로 조숙했다.

 

 

 

 

대학 졸업 후, 민족문학작가회의의 전신인 자유실천문인협의회에서 전화도 받고 문인들에게 커피 대접도 했다. 출판사 생활을 거쳐 1986년 가을 '시나 쓰는 교수가 되어 삶을 편안하게 보낼 요량'으로 대학원에 진학했으나, 고전에 치우친 강의만 듣고 앉아 있을 수 없다는 생각에 이를 그만 두고 노동운동에 뛰어들었다. 1987년 11월 구로공단 인근의 한 전자부품제조회사에 취업, 1일 2교대의 고된 작업을 했지만 한 달 만에 프락치에게 걸려 강제 퇴사. 이어 12월 대통령 선거 때는 구로을구 개표소의 부정개표 반대시위에 참가했다가 용산경찰서로 끌려가 구류 1주일을 살았다. 이 때의 경험을 토대로 쓴 중편 <동 트는 새벽>이 계간 <창작과 비평>88년 가을호에 실리면서 문단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작가의 80년대에 대한 태도는 세월이 흐르면서 일정한 변화를 겪었다. 초기 작품에서는 당시의 `혁명적 열정`을 그대로 받아안고서 문학적으로 형상화하는 태도였다면, 그 후로는 차츰 비판적 거리를 유지하게 된다. 그러나 그녀의 소설에는 여전히 가난한 서민들에 대한 애정이라든지, 중산층의 허위의식에 대한 폭로라든지, `좋은 세상`에 대한 꿈을 버리지 않는 면면이 유지, 발전되고 있다.

 

총 3부로 구성된 이 소설은 주인공인 요한 신부가 베네딕도 수도회의 젊은 수사이던 시절, 마치 파도처럼 자신을 덮쳐온 사랑과 이별을 통과하며 성숙한 인간으로 변화해가는 과정을 회상의 형식으로 담았다. "고통은 왜 있는 것이며 인간은 왜 존재하는지, 사랑은 무엇인지 같은 근원적인 질문"을 화두로 던지면서 스토리의 전개는 가톨릭 수도회와 한국전쟁의 흥남철수 사건을 두 축으로 삼아 신의 뜻에 순명順命해야 하는 수도자들과 전쟁에 휩쓸려 삶의 갈피를 잃어버린 이들의 삶을 투영해 인생의 봉우리를 넘는 순간 우리를 일으켰던 것이 무엇이었는지를 묻는다.

 

 

성 베네딕도회 W시 수도원의 일원인 정요한 신부는 호출을 받고 찾아간 사무엘 아빠스(대수도원장)로부터 10년 전에 만났던 소희가 죽음을 앞두고 자신을 다시 한 번 만나고 싶어 한다는 이야기를 듣는다. 소희는 아바스의 조카로 수도원에 잠시 머문 적이 있었는데, 요한이 사제 서품을 받기 전 그녀와 서로 사랑했지만 갑작스럽게 이별했던 기억, 형제처럼 가까이 지냈던 미카엘과 안젤로 수사를 불의의 사고로 잃은 일 등, 자신의 삶을 뒤흔든 커다란 사건들에 의해 수도자의 삶을 놓아버릴 뻔했던 순간들을 되돌아본다.

 

우리의 생을 뒤바꿔버린 사건이나 시간들을 통틀어 떠올려보면 그때는 보지 못했던 징후들이 마치 영화의 티저 영상처럼 삶의 거리 여기저기에 깔려 있었다는 걸 깨닫게 된다. 살갗에 닿는 바람결로 봄을 느끼기 전에 이미 여기저기서 조그만 들꽃의 싹이 피어나고 뜻밖에도 양지쪽에 보랏빛 제비꽃이 피어난 걸 보게 되듯이. 몸이 봄을 느끼기 전에 봄의 징후들이 도착하듯이.

그 징후들이 가지고 온 사명의 기호가 해독되는 것은 이미 사건이 종료되고 나서이거나 더 이상 돌이킬 수 없을 때라는 것이 삶의 비극이었다. 모든 일이 끝나고 난 후에 다시 돌아보면 삶이 우리에게 보여주는 스포트라이트는 늘 우리가 그렇다고 믿었던 그곳 말고 엉뚱한 곳을 비추고 있었다.(46쪽)

 

 

 

신부 서품을 앞둔 베네딕도 수도회 소속의 요한 신부가 이 소설의 주인공이다. 그의 가슴 아픈 사랑, 아니 설렘 가득한 첫사랑의 이야기가 도입부에 펼쳐진다. 김소희, 소희 데레사. 그녀를 떠올리면 불암산, 요셉 수도원, 흰 배꽃 등이 연상되면서 헐렁한 완두콩빛 스웨터에 무릎까지 오는 나풀거리는 흰 스커트를 입고 납작하고 세련된 연두빛 데크 슈즈를 신었던 장면이 금새 그려진다.

 

요한이 처음 그녀를 보았을 때 그녀는 다른 수사와 배꽃 사이를 거닐고 잇엇다. 어깨까지 오는 생머리를 쓸어 올리다가 고개를 뒤로 젖히고 웃어댈 때 비록 먼 거리였지만 머리카락을 쓸어올리던 가는 흰 손가락마저 보일 정도였다. 이렇게 첫 장면은 마치 스냅사진을 찍은 것처럼 요한 신부의 무의식 밑바닥에 저장되었다. 당시 요한은 할머니의 수술 소식을 듣고 서울에 온 김에 잠시 요셉 수도원에 들렀던 것이다.

 

사랑과 종교적 신념 간에서 흔들리는 젊은 수사, 점차 밝혀지는 과거의 비밀 등이 이 소설의 흥미를 증폭시켜 나간다. 요한과 소희, 미카엘과 그의 여자 친구 등 남녀 간의 사랑 이야기, 수도사들의 인간과 신을 향한 사랑 이야기, 그리고 인간이 인간에 대한 사랑 이야기가 이 소설의 테마이다. 누군가가 말했듯이, 우리 인간사에 사실 사랑을 빼면 뭐가 남겠는가.

 

서품을 앞둔 사제의 사랑은 금지어다. 하지만 사제도 한 사람의 인간이다. 인간이 사랑에 빠진다면? 그렇다. 어느 날 갑자기 자신에게 찾어온 사랑 때문에 요한 수사는 사제의 길을 중도 포기하고 수도원을 퇴소하기로 결심한다. 그런데, 하필이면 이날 함께 진한 우정을 나누었던 수도원 입회 동기 두 명이 죽음을 맞이하는 사건이 발생한다. 새벽시간의 교통사고였다. 더구나 허락도 받지 않고 수도원 차량을 몰고 나갔던 결과였다.

 

 

 

책을 접하고 소설의 제목을 보자, 공지영 작가가 카톨릭 신자였던 것으로 미루어 보아 이는 '야곱의 사다리'를 의미하는 걸로 처음엔 이해했다. 구약성서 창세기 28장엔 야곱이 꿈에서 사다리를 보는 장면이 등장한다. 이 사다리는 그냥 사다리가 아니라 하늘까지 닿아 있었고, 그 꼭대기엔 하나님이 계셨다고 한다.

 

한편, 이 사다리 위엔 수많은 천사들이 오르락내리락하면서 천상과 인간계를 왕래하고 있었다. 마치 바벨탑이 하늘에 닿고자 수백 개의 계단을 위로 높이 쌓았다는 신화처럼, 인간은 이렇듯 하늘에 닿고 싶은 갈망이 있었나 보다. 야곱의 할아버지는 바빌론 문명기에 생존했던 분인지라 당연히 바벨팁 이야기를 알고 있었을 터. 아무튼 야곱은 멀리 떨어진 외삼촌 집으로 향하던 날 밤에 꿈 속에서 사다리를 보았다. 말하자면, 이는 천국으로 가는 길이자 하나님께 다가갈 수 있는 길을 발견한 것이다. 그런데, '높고 푸른 사다리'는 야곱의 사다리와 무관하다.

 

어느 날, 미카엘 수사와 오래동안 사귀었고 한때 결혼까지 약속했던 여성이 수도원을 찾아온다. 미카엘은 이곳 수도원과 정서적으로 맞지 않다면서 이곳을 떠나고 싶다는 전화를 여러 차례 받고서 그를 데리러 왔다는 것이다. 하지만 미카엘은 이 여인을 돌려보낸다. 요한은 그 여성에게 깊은 연민을 느꼈고, 사무실의 전화기에 귀를 대보았다. 소희를 떠올린 것이다. 이후 그는 성당 안의 어둠 속에서 홀로 주님과 마주했다.

 

"사랑하라, 요한. 사랑하라"
목소리는 나의 단전 깊숙한 곳으로부터 마음으로 울려 나왔다. 온몸으로 전율이 지나갔다. 그 목소리를 듣는 순간, 나는 그것이 그분의 음성이라는 것을 알았고 그것이 그녀를 사랑하라는 그분의 허락이며 이 모든 일을 주관하신 분이 그분이라는 것을 확신했다. 그러나 그렇다 해도, 스물아홉 해를 살아와 이제는 내 피부처럼 변한 내 이성理性의 검은 옷이 확신을 막았고 나는 잠시 혼란 속에서 그 목소리를 의심했다.


"주님, 저는 당신을 사랑……하고 싶습니다"
나가 놀아도 좋다는 허락을 갑자기 받은 수험생처럼, 뜻밖의 휴가를 명령받은 군인처럼 나는 두려움에 사로잡혀 되물었다. 방금 사랑한 것은 당신이 아니었다는 고백도 잊어버리고 나는 실은 겁에 질려 있었다. 십자가의 실루엣 뒤로 희뿌연 빛들이 어렸다. 귀가 멍멍했고 십자가를 제외한 모든 사물은 깊은 어둠 속에 잠겼는데 다시 소리가, 낮고 작고 인자한 소리가 내 마음으로 울렸다.
"내가 그녀를 네게 보냈다. 사랑하여라, 요한" (133쪽)
     

 

 

 

"사랑하라"고 말하면서도 사랑하는 이들을 앗아가는 잔인한 신 앞에서 낙담하던 요한은 할머니로부터 50여 년 전 한국전쟁 때 흥남부두에서 헤어진 할아버지와의 일화를 듣게 되고, 수도원 인수 논의를 위해 방문한 미국의 뉴튼 수도원에서는 한 척의 수송선으로 흥남부두의 1만 4천 피난민을 구해낸 마리너스 수사를 만나게 되면서 이 땅에 내리는 보이지 않는 사랑의 의미를 알게 되는데.

 

탈북을 시도하는 요한의 할머니는 임신한 채 흥남 부두에서 마치 구원과도 같았던 파란 그물 사다리를 목격했다. 소설의 제목이 말하는 바로 그 '높고 푸른 사다리'인 것이다. 1950년, 한국동란 발발로 인해 북한 땅 흥남 부두에서 수만 명의 피난민을 태운 선장이 있었다. 마치 그런 인연이 이미 정해져 있었던 것처럼, 그 선장이 바로 뉴튼 수도원을 찾아온 마리너스 수사였다.

 

 

 

한편, 토마스 수사로부터 요한 루드비히 신부님 이야기를 전해 듣는다. 키가 아주 컸던 그는 팔과 다리도 길었고 참으로 아름다운 눈을 가진 사람이었다. 영양실조와 중노동으로 인해 젊은 신부는 발이 퉁퉁 부어올라 잘 걷지 못했고, 복수 때문에 배가 늑골 아래로 심하게 부풀러 올라 숨 쉬기조차 어려웠다. 결국 그는 하느님께 바치는 봉헌물이 되었다. 북한에 선교활동을 나온 독일 선교사들은 지금의 북한 자강도 옥사덕 수용소로 끌려갔던 것이다. 수용소의 소장은 요한 신부를 특별히 미워했다. 나치의 아우슈비츠와 흡사했다. "저들은 왜 우리를 미워하고 괴롭힐까?"

 

"요한 수사님, 악은 수많은 얼굴로 다가옵니다. 사실 사람인 우리가 그것을 식별하는 것은 은총에 의지할 뿐입니다. 그러나 한 가지 확실한 것도 있어요. 우리가 사랑하려고 할 때 그 모든 사랑을 무의미하게 느껴지게 만드는 모든 폭력, 모든 설득, 모든 수사는 악입니다"(250쪽)

 

 

 

 

이후 서독 정부가 북한과 협상해서 옥사덕에 억류되었던 그들을 본국 독일로 데려 왔다. 요한 신부가 죽고 네 번의 겨울을 더 견딘 후의 일이었다. 그런데, 그들은 몇 개월 후 다시 한국으로 돌이왔다. 신기하게도 살아남아 본국으로 귀국했던 사람 누구도 한국으로 오는 것을 거부하지 않았다고 한다. 그들은 W시에 인쇄소를 세우고 출판사를 세우고 소시지를 만들고 포도주를 담갔다. 지금 토마스 수사는 누워서 죽을 받아먹는다. 울음이 차올라 요한은 입술을 깨물었다. 토마스 수사가 이런 모습을 보고 안쓰러운 듯 반응햇다. 

"요한 수사님, 슬퍼요?"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냥 그 앞에서 아무것도 감추고 싶지 않았다. 나도 어린아이처럼 담백해지는 듯했다. 나는 눈물이 흐르는 대로 내버려두었다. 토마스 수사님은 조용히 죽 그릇을 물렸다. 눈물을 닦지도 않고 내가 물었다. "왜 돌아오셨습니까? 이 죽음과 고문의 땅에? 그리고 왜 떠나지 않으셨습니까? 잔인한 신을?"(305쪽)


"사랑했으니까요"
"하느님도 한국도. 사랑은 이랬다저랬다 하는 게 아니니까요. 사랑은 가실 줄을 모르는 거니까요"

 

 

 

 

인연은, 시간과 공간을 초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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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으름 예찬 - 숨 가쁜 세상을 살아가는 이들을 위한 품격 있는 휴식법
로버트 디세이 지음, 오숙은 옮김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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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도, 빈 시간이 왜 그렇게 적은 걸까? 지금쯤 우리에게는 그런 시간이 넘쳐야 한다. 과학 기술과 진보 정책은 한 세기가 넘도록, 우리를 고된 일에서 해방시켜 자유를 주겠노라고 늘 약속하지 않았던가. 하지만 놀랍게도 그런 자유의 시간은 우리네 할아버지 시절보다 더욱 줄어들었다. 역설적이게도 부자가 될수록 더 고되게 일하고, 하고 싶은 것을 할 시간이 적어진다. 무엇이 잘못된 걸까? - '들어가는 말' 중에서

 

 

 

 

게으름은 죄악이 아니다

 

책의 저자 로버트 디세이는 오스트레일리아의 러시아 문학 연구자이자 TV 프로그램 진행자, 소설가, 에세이스트다. 그는 여행기 <사랑의 황혼(Twilight of Love): 투르게네프와 함께 하는 여행>으로 2005년 빅토리아 프리미어 문필가상을 수상했다. 오스트레일리아국립대학교와 뉴사우스웨일스에서 다년간 러시아어와 러시아 문학을 가르쳤다.

 

 

ABC 라디오 프로그램 <책과 글쓰기(Books and Writing)>에 10년 동안 출연하기도 했으며, 저서로는 자서전 <어느 어머니의 수치(A Mother’s Disgrace)>, 소설 <밤 편지(Night Letters)>와 <코르푸(Corfu)>, 명상록 <나날의 목적(What Days Are For)> 등이 있으며 유럽 여러 국가에서 출간되어 세계적으로 사랑받고 있다.

 

과거 때부터 인간 본연의 심성인 나태, 즉 게으름은 나쁜 것이거나 죄악시되었다. 이에 반해 여가란, 결코 물질적 이익을 바라지 않고 순전히 그 즐거움을 위해서 자유로이 선택한 것, 빈둥거리고, 깃들이고, 단장하고, 취미 활동을 하는 등 광범위한 영역을 두루 아우를 때 쓰는 단어다. 그런데, 무턱대고 쉰다기보다는 여가를 누릴 때에도 기교가 중요하다. 즉 현명하게 선택한 여가는 아무리 짧은 삶일지라도 깊이를 준다.

 

 

바쁜 일상을 살아가는 현재인들에겐 휴식을 위한 시간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요즈음 유행어가 되어버린 '워라밸'(Work and Life Balance)처럼, 이젠 과거와 달리 대부분의 기업들은 워라밸 맞춤형 복지를 내세우며, 근로자들의 일과 삶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럼에도 우리들 대부분은 이 시간을 제대로 즐길 방법을 모른다. 이런 사람들을 위해 책은 멋지게 보내는 게으름의 기술을 소개한다. 

 

 

 

 

모든 사람은 게으름뱅이가 되기를 원한다

 

일이 아무리 즐겁고 유용하거나 필요할지라도, 본질적으로는 일종의 노예상태다. 그렇기에 여가의 첫째이자 으뜸가는 목표는 우리를 우리 시간의 주인으로 만드는 것이다. 일할 때는 결코 시간의 주인이 되지 못하기 때문이다. 여가가 무엇일까? 먼저, 여가의 핵심 요소 중 하나인 빈둥거림에 관해 과연 덕목인가 아니면 악덕인가?

 

역사적으로 특혜받은 계급은 자신들의 특권을 마음껏 향유할 요량으로 아랫사람이나 하인들의 빈둥거림을 못마땅하게 생각했다. 그저 나태란 나쁜것이라고 받아들였기 때문이다. 동로마제국 시절엔 '놈팡이 밀고법'이 있어서 비잔틴의 특정 계급 사람은 당국을 비난하는 자를 노예로 만들 수 있었다. 천 년의 세월이 흐른 후인 잉글랜드의 헨리 8세도 백성들을 부지런함을 권장할 목적으로 게으름은 신을 "몹시 노하게" 만들고, 나아가 왕국을 쇠퇴와 가난으로 몰아넣는다고 선언했다. 피식 웃음이 나오게 한다.

 

1750년대 말, 산업혁명이라는 새로운 바람이 불어올 때 새뮤얼 존슨'아이들러idler'라는 칼럼의 글을 올리기 시작했다. 여기서 그는 모든 사람은 "게으름뱅이이거나 게으름뱅이가 되기를 원한다"라고 선언했다. 이후 수많은 사상가와 특정 계급 작가에게도 이는 매력적으로 작용했다. 그래서 균형 잡힌 삶을 위해 세계적인 명사들의 소위 '게으름 예찬'은 줄을 이었다.

 

"가장 큰 기쁨은 아무것도 하지 않고 앉아 있는 것... 또는 쓸데없는 짓을 하는 것이다" - 안톤 체호프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야말로 인간이 할 수 있는 가장 순수하고 신성한 일이다" - G.K.체스터턴

 

"개 한 마리와 함께 언덕 비탈에 앉아서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은 '에덴으로의 회귀'다" - 밀란 쿤데라    

 

 

무위도식에 바치는 찬사

 

낮잠에서 깨어나면 우리들은 차를 마신다. 고가엔 무엇을 마셨는지 모르겠지만 오늘날은 대체로 차를 마신다. 차는 지식인이라고 부르는 이들을 위한 음료다. 반면에 호지킨슨은 커피를 노동자들이 마시는 음료하고 말햇다. 차는 느긋하게 마시는 것이다. 일본에선 불교 명상을 하는 동안 졸믕을 쫓기 위해 차를 자주 마셨던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차는 품위 있는 오락인 반면 커피는 노동자들이 번쩍 정신을 차리고 행동하게 만들기 위한 것이다. 아닌 게 아니라, 커피는 총도 아닌 것이 종종 '샷shot'으로 나온다. 오늘날 시내 거리마다 미지근한 커피 한 잔을 무슨 꽃다발이나 병리학 샘플 병처럼 받들고서 사무실이나 건설 현장으로 돌아가는 노동자들이 가득하다. 꼭 커피를 마셔야 한다면 어딘가에 앉아서 마시기를 권한다. 한량이라면 마시는 것이 아니라 앉아 있는 것을 갈망해야 한다.

 

 

 

 

시간의 주인이 되는 비결

우리들이 여가를 즐긴다는 의미는 바로 시간의 주인이 된다는 것이다. 누군가 어떤 종류의 여가를 즐기느냐고 물으면 많은 사람이 자신의 취미 목록을 들려준다. 물론 쇼핑은 취미가 아니다. 쇼핑이 인간의 오랜 활동을 재창조하고 있을지는 몰라도, 놀이의 한 형태라는 의미에서는 취미라고 보기 힘들 것 같다. 아마도 호화로운 생활을 즐기는 몇몇 배우들한테나 해당될 것이다. 쇼핑은 왜 취미가 아닐까? 취미란 무엇일까?

 

취미란 물질적 이득을 바라지 않고 오직 이것이 주는 순수한 즐거움 때문에 주기적으로 탐닉하는, 경쟁하지 않는 오락이다. 텔레비전 시청, 비둘기 훈련시키기, 백화점에서 어슬렁거리기 등이 그렇다. 취미라는 단어엔 점진적인 기술 습득이나 어떤 감식안을 갖춰나가는 과정의 의미가 포함된 것 같다. 하지만 앞서 열거한 백화점 쇼핑엔 이런 의미가 내포되어 있지 않다. 반대로 우표 수집은 단순한 유표 사재기가 아니다.

 

노는 것은 스스로 시간의 주인이 된다는 것이다. 고대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도 이를 알고 있었고, 키케로와 세네카는 이에 대해 열변을 토했다. 중국과 유럽에 이르기까지 철학자들은 이런 통찰을 이야기했다. 우리들은 자신의 시간이 주는 즐거움을 위해 어떻게 시간을 쓸지 자유로이 선택할 수 있다. 노는 것에 그 이상의 목표는 없다.

 

몇 백 년 동안 지배계급이 노동은 신성하다고 주장해왔던 이유는 바로 그 때문이다. 부자를 포함해 나머지 모든 사람이 뼈가 부서져라 일할 때, 그들은 자유롭게, 종종 목숨을 걸어가며 그들의 게임을 하며 놀 수 있었으니까 말이다. 일해야 할 의무가 도대체 왜 "성스럽다"는 말인가? 한마디로 허튼 소리다. 이제 우리들은 이 말에 콧방귀를 뀌어야 할 것이다.

 

 

시간의 존재 이유는 행복에 있다

 

 

시간은 사실 그 안에서 행복해지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다. 이 웅덩이에서 한가롭게 지낸 뒤 저 웅덩이에서 느긋하게. 시간은 그 안에서 우리들의 인간성을 확장하기 위한 것이요, 그 안에서 나라는 존재의 무한성을 즐기기 위한 것이다. 아리스토텔레스의 말로 끝을 맺는다면, 한마디로 그 안에서 에우다이모니아eudaemonia, 즉 행복을 이루기 위한 것이다. 살아 있다는 것에 다른 좋은 이유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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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의 방향을 알려주는 책속의 처방전 200 - 마음을 토닥이는 책속의 명언들
최영환 지음 / 리텍콘텐츠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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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의 지혜는 인터넷으로 얻을 수 있지만 인생의 지혜는 책을 통해 얻을 수 있습니다. 한 권의 책으로 모든 지혜를 얻을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수많은 책의 지혜를 모은 책으로는 많은 지혜를 얻을 수 있습니다. 이 책에 20여 년 2000권의 독서를 통해 얻은 삶의 통찰의 지혜를 담았습니다. 해당 고민의 증상을 겪고 있어 더 상세하고 뜻 깊은 처방을 얻고 싶은 독자들은 해당되는 곡지의 책을 찾아 읽어보시길 바랍니다. - '프롤로그' 중에서

 

 

책에서 위로를 받다

 

이 책의 저자 최영환은 인간과 삶의 본질을 통찰하는 지혜는 책을 통해 얻을 수 있다는 생각에 20년 전부터 1년에 약 100여 권의 책읽기를 하여 현재까지 약 2000여권을 완독하고, 읽은 책에 대한 정보를 지인들과 메일을 통하여 공유하고 있다. 또한 책은 수많은 사람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고, 이를 통해 그들의 경험이 곧 나에게는 위로가 될 수 있다는 신념을 갖고 있다.

 

그래서 책을 통해서 얻은 통찰의 지혜를 인생 심리상담, 책을 통한 치유인 북 테라피스트 활동을 하고 있다. 젊은 시절 "오페라의 유령", "캣츠" 등 뮤지컬 기획을 담당했고, 금융회사 근무 및 대학 출강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인생경험을 했으며, 서울대학교 심리학과에서 공부하였다. 저서로는 <인생을 바꿀 책속의 명언300>, <쉿! 나를 깨우세요> 등이 있다.

 

심한 감기 몸살을 앓게 될 경우 우리들은 병원으로 달려가 치료를 위한 약 처방을 받는다. 반면에 마음이 너무나도 견디기 힘들 정도일 때에는 뾰족한 방법이 없으므로 자신의 내면에서 그 마음을 삭이는 수밖에 없다. 그런데, 저자는 이럴 때엔 책에서 위로를 받으라고 권한다. 즉 몸에 병이 났을 때 약처방을 받듯이 마음에 병이 안다면 책에서 처방전을 받으라는 것이다.

 

책은 총 여덟 편에 걸쳐서 인생 고민을 8가지 증상으로 분류하고, 분류한 카테고리 안에서 또 구체적인 상황들로 구분해 놓고 여기에 알맞는 책속의 명언들을 마치 약처방처럼 우리들에게 전한다. 그래서 우리들은 자신의 마음을 힘들게 만드는 원인들과 상황들에 알맞는 책 속의 증상을 통해 지친 마음을 위로받는다.

 

 

 

 

증상 1(미래에 대한 두려움)~ 어떻게 미래에 맞설지는 스스로 선택해야만 한다
증상 2(인간관계로 인한 피로)~ 어떻게 서로 부딪히지 않으면서도 외롭지 않게 살아갈 수 있을까?
증상 3(무기력과 의욕 상실)~ 잃어버린 의욕, 어떻게 해야 찾을 수 있을까
?
증상 4(과거를 되새김질하는 밤)~ 어떻게 나쁜 기억을 없애고 감정을 조절할 수 있을까
?
증상 5(변화에 대한 어려움)~ 지금이라도 변화하고, 더 넓은 세상을 바라보아야 한다.

증상 6(성공에 대한 욕망)~ 가까이 있는 성공을 비결을 어떻게 잡을까?

증상 7(건강 염려증)~ 어떻게 하면 건강한 심신을 유지할 수 있을까?
증상 8(소확행을 원하는 당신에게)~ 우리의 행복은 자신이 스스로 주문한다. 소확행을 원하는가?

 

 

미래에 대한 두려움

 

미국의 베리 슈워츠와 다른 행동경제학자들의 연구 결과, 선택 대안이 많아질수록 선택에 대한 만족도가 떨어지거나 아예 선택을 하지 않게 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요즘 우리는 너무나 많은 갈림길을 두고 혼란스러워 한다. 아니 길을 잃고 헤매고 있다. 이처럼 너무 많은 선택지는 오히려 인생의 난제를 만드는 셈이다. 그렇다면 우린 어떻게 길을 찾아야 할까?

 

우리는 미래에 대한 두려움을 갖는다. 미래를 향해 살아감에도, 미래를 미리 내다볼 수가 없기 때문이다. 즉 자신에게 행운이 찾아올지, 아니면 불행이 찾아올지 아무도 모른다. 그렇다고 인간은 주어진 상황을 수동적으로 받아들이는 그런 존재가 아니다. 운명이란 앉아서 그냥 받아들이는 게 아니라 각자 스스로 선택하는 것임을 알기에 보다 창조적인 행보를 이어간다. 그래서 갈팡질팡하는 상황에 대해 책은 몇 가지 처방전을 내놓는다.

 

먼저 '방향성을 잡아라'고  제안한다. 인생에 방향이 너무 많은 것이 원인이므로 한 방향을 제대로 가고 있다면, 잠시 길을 잃어도 다시 자신의 길로 돌아올 수 있다는 설명이다. 반면에 인생의 방향을 이리저리 너무 자주 바꾸게 되면 덩달아 잡일도 더 많아진다. 따라서,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목표를 향해 한 방향으로 나아가라고 충고한다.

 

 

미래에 대한 희망이 없는 사람은 일을 떠안지 않고 살 수 있지 않을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희망이 없다는 것은 상당히 만족스러운 현재를 살고 있든지, 인생의 지침이나 방향성을 찾을 수 없거나 다양하든지 어느 한쪽의 상태입니다. 전자는 괜찮지만 후자라면 많을 일을 떠안을 수 있습니다. 방향성이 명쾌한 사람에는 적절한 업무가 모이지만, 방향성이 지나치게 다양한 사람에게는 잡일이 모이기 때문입니다. - 후지요시 타쓰조, <중요한 것만 남기고 버려라>중에서

 

다음으로 스스로 '길을 만들어라'고 권한다. 우리들 앞에 놓인 문제를 풀지 않는 이유는 해법이 없다고 지레 포기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모든 문제에는 마치 보물찾기처럼 그 속에 해법의 씨앗이 숨어 있다. 따라서, 처방전은 이렇게 쓰여 있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을 것. 혼란스러운 시기를 견뎌내고, 자신만의 길을 개척해 나갈 것'이라고 말이다.

 

 

변호사로 일을 시작한 첫 해에 나는 카르타고의 장군이었던 한니발의 말, "길을 찾아내지 못하면 길을 만들 것이다"를 벽에 걸어 뒀다. 나의 좌우명이었다. 나는 해법을 찾을 수 없는 법적인 문제는 없다고 진심으로 믿었다. 몇 년이 흐르고 나는 그 말을 나름대로 바꿨다. 지금 내 책상 앞에는 이런 말이 걸려 있다. "해법이 없는 문제란 없다" - 다니엘 R. 카스트로, <히든 솔루션>중에서

 

 

성공에 대한 욕망

 

성공을 하려면 마음가짐부터 달라져야 한다. 마음가짐이 달라지면 생활도 달라진다. 어떻게 달라져야 할까? 책은 이에 대한 처방전으로 '하루 반성하기', '미루는 것을 멈추기', '한 가지 일이라도 집중해서 하기', 입단속을 철저히 하기', '결과보다 과정을 보기', '하루를 절실한 마음으로 보내기', '변명습관을 버리기', 등을 제시한다.

 

역사적으로 유명한 발명과 발견들 중에는 일을 놓고 쉬거나 다른 활동을 할 때 우연히 이루어진 경우가 많다. 이처럼 성공은 우리와 그렇게 멀리 떨어져 있지 않다다. 번뜩이는 아이디어를 줄 만한 소재가 일상에 숨어 있을 수도 있다. 따라서, 가까이 있는 성공을 잡으려면 어떤 마음으로 일상을 대해야 할지 그 처방전을 받아보도록 하자.

놓으면 잡힌다~ 상상력이나 창의력은 완전히 새로운 하나의 것을 찾아내는 것이라기보다는 기존의 것들을 새롭게 연결시키는 작업이다. 빈손이 되어야 잡히는 것이 있다. 잠시 멈추고 손에 잡고 있는 것을 모
두 놓아볼 것.

 

 

가진 재능 중 한가지에 집중하자~ 대학입시 위주의 교육은 어려서부터 모든 과목의 공부를 잘 하도록 압박한다. 공부도 하나의 재능인데 재능이 없는데도 억지로 공부를 하니 어려운 것이고 그걸로 성공하는 사람이 적은 것이다. 성공하는 사람은 남보다 한 가지를 탁월하게 잘하는 사람이다. 재능을 찾을 것.

 

 

작은 차이가 큰 차이를 만든다~ 1등은 무언가를 최초로 하거나 남보다 조금 더 잘 한 사람이다. 자기보다 나은 사람이 없을 때 1등이 되는 것이다. 그런데 1등과 2등 사이는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만큼 큰 차이가 아니다. 2등보다 단 0. 1초만 앞서도 최초가 되고 최고가 될 수 있다. 작은 차이를 만들 것.

 

 

사다리를 지고 가서 후지산 꼭대기에 내려놓고, 그 발판을 딛고 올라서면 일본 역사상 가장 높은 곳에 서게 됩니다. - 사이토 히토리, <철들지 않은 인생이 즐겁다> 중에서

 

 

승진 하는사람들의 비밀~ 미국의 헤드헌팅 회사가 경영자를 조사한 결과, 그들은 자신이 자주 보는 직원을 윗자리로 발탁했다고 한다. 실력을 갖추는 것은 기본이고 윗사람의 눈에도 잘 띄어야 한다는 것이다. 회사나 조직에서 높은 위치에 오르고 싶다면 회사를 위해 헌신하는 모습을 보일 것. 그리고 사장에게 자주 얼굴을 보일 것.

 

 

이기는 싸움을 하자~ 사람들은 이길지 질지 판단조차 하지 않거나 잘 모르고 질 싸움에 뛰어든다. 한국에서는 교육열 때문에 이길 사람이나 질 사람이나 모두 학교 공부에 사활을 건다. 당연히 이기는 사람은 많지 않다. 처음부터 자신의 강점을 살려 집중할 것. 질 싸움은 포기할 것

부탁을 망설이지 말자~ 다른 사람에게 무언가를 부탁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런데 세상만사는혼자의 힘만으론 이룰 수 있는 것이 많지 않다. 거절의 두려움 때문에 부탁을 시도조차 하지 못한다면 많은 일들을 이루지 못하고 묻어버리게 될 수 있다. 가볍게 부탁할 것. 어렵게 생각 말 것.

 

 

북테라피스트가 제시하는 인생 처방전

 

힘든 인생을 살아가는 우리들이기에 이런저런 고민들이 많다. 그렇다고 이런 고민 더미에 억눌려 살 수 없는 게 우리들의 인생사 아니겠는가. 갈수록 각박하고 치열한 경쟁사회를 살아가는 우리들이기에 마음 속에 담고 있는 이런 답답함과 고통을 시원하게 한방에 날려주는 사이다 같은 청량한 조언이 필요할 때다. 이에 책은 200가지의 처방전을 전한다. 내 곁에 두고 수시로 펼쳐보면서 삶의 지혜를 얻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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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민석 한국사 능력 검정 개념완성 고급편 - 한능검 고급(1급, 2급) 시험 대비, 개념 설명 + 이론 + 사료 및 자료 + 기출 문제 및 변형 문제 수록 설민석 한국사 능력 검정 개념완성
설민석 지음 / 단꿈드림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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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껏 두 차례에 걸쳐 한국사능력검정시험 중급코스를 교재와 인터넷 강의를 병행하여 공부했다. 이젠 공부에 다소 탄력이 붙어 고급편에 도전해보기로 작정했다. 교재와 인터넷강의 모두 설민석 역사전문가를 선택했다. 설쌤은 아래와 같이 고급편의 수강대상자는 한능검 1,2급 자격증을 취득하고 싶은 사람이거나 임용고시를 준비하는 교원 준비생들이라고 설명한다.

 

  

 

조선의 창업을 주도한 세력은 혁명파와 온건파로 나눌 수 있다. 혁명파는 정도전, 권근, 조준 등이며, 온건파는 정몽주, 길재 등이었다. 이후 신흥 무인 세력인 이성계에 의한 역성 혁명의 성공으로 권력을 잡은 혁명파는 개국공신, 즉 훈구파로 대접받고 반면 온건파는 자연히 중앙에서의 벼슬을 못하고 대신에 지방으로 내려가 후학 양성에 힘쓰는 사림파가 되었다. 나중에 사림파의 중앙 진출 시도와 이를 못마땅하게 여긴 훈구파의 배척은 힘겨루기를 계속한다. 이로 인해 4차례의 사화가 발생했다. 

 

 

 

조선조의 치적을 국왕별로 검토해보면 태종 이방원의 공이 크다 하겠다. 도덕적으로는 형제를 죽이고 왕위를 찬탈한 비정함의 대명사로 비춰지지만 왕권강화에 힘쓴 결과 튀어나온 못을 모두 정비한 탓에 다음 보위에 오른 세종이 탄탄대로를 걷을 수 있는 기반을 만들어 준 셈이다. 이런 탓에 아마도 세종조에 가장 화려한 업적들이 나타날 수 있었을 것이다.

 

태종~ 6조 직계제, 사병 혁파, 호패법 실시, 사간원 독립, 종친의 정치 참여 제한

세종~ 의정부 서사제, 집현전 확대, 4군(최윤덕)6진(김종서) 개척, 때마도 정벌(이종무)

 

 

 

세종의 뒤를 이은 문종과 단종은 힘이 약한 군주였던 탓에 결국 계유정난을 일으킨 수양대군이 왕위(세조)에 오름으로써 다시 왕권이 강화되는 계기가 되었다. 세조는 다시 6조 직계제를 부활시키고, 나라의 법을 제정하려고 <경국대전>의 편찬을 시작하는 등 태종이 세종에게 왕위를 넘기는 기반을 탄탄히 했던 것에 견줄 수 있는 나라경영을 했다. 뒤를 이어 왕위에 오른 성종은 찬란한 문화의 꽃을 피웠다. 

 

이어서 설쌤은 반드시 시험에 출제된다는 중요한 내용을 강의했다. 바로 훈구파와 사림파 간의 다툼인 사화의 발생이다. 김종직의 조의제문으로 인한 무오사화, 폐비 윤씨 사건으로 인한 갑자사화 등이다. 이는 모두 폭군 연산군 때의 일이다. 양대 사화로 인해 사간원이 폐지되고 영남 사림이 대거 몰락하는 현상이 발생했다. 이후 반정으로 중종이 왕위에 오른다. 이 대목에선 개혁정치를 표방한 조광조가 시험출제의 포인트라고 강조한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급진적인 개혁을 펼쳐나가면서 '위훈삭제'라는 악수를 둠으로써 '주초위왕走肖爲王'에 몰리면서 사약을 받고 만다.

 

 

 

조선후기로 넘어가서 선조에 이르러 붕당의 형성으로 정치의 전개과정이 난맥상에 빠지고 만다. 무릇 정치란 민생을 위한 노력일진대 붕당은 자신들의 이익에만 집착하는 그런 정치를 최우선으로 삼았던 것이다. 이 붕당 정치는 아직까지도 이 나라에 지속되고 있으니 정말 가슴 아픈 일이다. 나라의 근본이요 주인은 국민이자 백성일텐데, 이들 정치판의 붕당들이 자신들의 뱃속만 채우려 들고 있다. 조국의 법무부장관 임명은 이를 여실히 증명한다.

 

 

붕당은 동인서인으로 나뉜다. 이는 이조 정랑직을 서로 자기 족 사람을 앉히려는 다툼이었다. 심의겸이 주축인 서인은 기성 사림이었고, 김효원이 주축인 동인은 신진 사림이었다. 이후 득세하던 동인은 강경파와 온건파로 분리되어 북인(강경파)와 남인(온건파)으로 붕당이 결성된다. 이들의 분화 원인은 정여립이 모반 사건을 일으켜 서인 정철에 의해 동인세력들이 대거 제거되었고, 나중에 광해군을 왕위 후계자로 추천했다가 선조의 미움을 받고 파직을 당한 정철의 처벌 수위를 놓고 파벌이 생겼던 것이다.

 

동인서인 구별법   

 

 

나중에 국호를 후금에서 청으로 바꾼 후금의 두 차례 침입을 겪은 인조, 병자호란 때는 명나라와의 명분을 앞세운 척화파(김상헌, 윤집 등이 주도)와 백성들의 안전이라는 실리를 내세운 주화파(최명길 주도)의 뜨거운 논쟁 끝에 결국 인조는 청나라와 군신 관계를 체결한다. 군사력이 약한 나라의 모습이 바로 이런 것이다. 이런 아픔을 겪은 효종은 이후 왕위에 올라 북벌정책을 펼친다. 안타깝게도 펼쳐보지도 못하고 요절하고 만다.

 

효종의 뒤를 이어 왕위에 오른 현종은 치적보다는 오히려 '예송 논쟁'이라는 얄궂은 일로 시험에 자주 출제된다고 한다. 효종의 계모인 자의대비가 상복을 몇 년 입어야 하는지에 대한 논쟁이다. 기해예송은 서인의 영수 송시열이 사망한 효종이 차남이므로 1년이면 된다는 것이고, 남인은 3년을 주장햇다. 송시열의 안이 채택되었다. 15년 뒤 발생한 갑인예송에선 사망한 효종비를 위해 자의대비가 시어머니로서 얼마동안 상복을 입어야 하는 논쟁이었다. 1년을 주장한 남인의 안이 채택되었다. 그런데, 현종이 갑자기 죽고 숙종이 즉위하자 서인은 호기를 잡아 남인을 대대적으로 제거했다. 이를 '경신환국'이라고 한다. 설쌤은 출제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밑줄을 그으라고 한다.

 

 

 

출제빈도가 높은 정조

 

 

 

인강 사이트 소개 https://pass.dankkum.com/

한능검 기출 강좌  https://pass.dankkum.com/Lecture/JH

 

이벤트 소개 :  44회 단꿈 자격증 한능검 풀서비스 https://pass.dankkum.com/Event/231
  44회 채점과 해설지 무료제공 및 수강후기/합격인증 상품권 &포인트혜택

짤강 링크:  https://www.youtube.com/watch?v=BoiDoWuNlhs

 

"리뷰어스 클럽의 도서 서포터즈로 선정되어 책을 무료로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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