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둠의 눈
딘 쿤츠 지음, 심연희 옮김 / 다산책방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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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의 눈>은 액션, 서스펜스, 로맨스와 더불어 초자연적 현상을 섞어 쓴 나의 초기작이다. 이 소설에는 <Watchers>나 <Mr. Murder>같은 후기작에서 나타나는 강렬함이라든가 인물의 깊이, 복잡한 주제나 전개 방식은 없고, <Intensity>처럼 목이 바짝 타오르는 공포감도 없지만, 헌책방에서 니콜스라는 이름을 달고 출간된 찾은 많은 독자들이 호평을 해주었다. 독자들이 이 소설을 좋아하는 이유는 잃어버린 아이, 또 어린 아들에게 무슨 일이 생겼는지 알아내기 위해서라면 뭐든 하는 헌신적인 어머니라는 소재가 우리 마음속 원초적인 심금을 울리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 '작가의 말' 중에서

 

 

엄마의 사랑는 강하다

 

이 책의 저자 딘 쿤츠매년 2,000만 부 이상이 팔리고 38개 언어로 80여 개국에 번역되어 5억 부 이상의 판매고를 기록한 미국의 초대형 베스트셀러 작가. 스티븐 킹과 함께 서스펜스 소설계의 양대 산맥으로 불린다. 현재까지 발표한 작품 중 총 16권의 소설이 베스트셀러 1위에 올랐다. 영미권에서는 신작이 출간되자마자 즉시 베스트셀러 리스트에 오를 만큼 독자들의 뜨거운 애정과 신뢰를 받고 있다. 미국 언론은 그를 일컬어 "스티븐 킹이 소설계의 롤링 스톤스라면, 딘 쿤츠는 비틀스다!"라고 극찬했으며 롤링 스톤스는 "미국 최고의 서스펜스 소설가"라고 칭송한 바 있다.

1945년 미국 펜실베이니아에서 태어나고 자랐다. 유년 시절 상습적으로 폭행을 일삼는 알코올중독자 아버지를 피해 주로 도서관에서 책을 읽거나 소설을 습작하며 시간을 보냈다. 시펀스버그주립대학 영문과에 진학한 후에는 애틀랜틱 먼슬리 매거진이 주최한 공모전에서 대상을 받으며 글쓰기 실력을 인정받았다. 졸업 후 청소년 상담 지도사, 영어 교사, 록 밴드의 드러머, 식품창고 직원 등으로 일하며 밤과 주말을 이용해 집필 활동을 계속해왔다. 

 

주로 SF 소설을 쓰는 무명 소설가였던 딘 쿤츠는 1973년 <인공두뇌(Demon Seed)>와 1975년 필명으로 발표한 <Invasion>이 베스트셀러가 되면서 대중과 평단의 관심을 받기 시작했다. 이후 여러 필명으로 <The Key to Midnight>, <펀하우스(The Funhouse)>, <어둠 속의 속삭임(Whispers)> 등의 베스트셀러 소설을 연달아 발표했고, 1986년 본격적으로 본명인 '딘 쿤츠'라는 이름으로만 책을 출간하기 시작했다. 라이벌인 스티븐 킹과 달리, 한동안 작품의 영상화를 거절해왔던 딘 쿤츠는 비록 영화나 드라마로는 많이 알려지지 않았지만, 오늘날까지 매해 2천만 부 이상이 꾸준히 팔리고 있는 명실공히 미국의 가장 대표적인 대중 작가 중 하나로 손꼽힌다. 

 

 

 

 

<어둠의 눈>은 딘 쿤츠가 '리 니콜스(Leigh Nichols)'라는 필명으로 1981년 출간한 초기작이다. 이 필명으로 썼던 여섯 권의 소설 중 두 번째 소설로  1980년대 출간된 스릴러인 만큼 스릴러 장르 특유의 장치와 문법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면서도 현대 독자들에게 익숙한 스릴러와는 사뭇 다른 매력을 풍긴다.

 

즉 주인공들은 피 터지는 복수극보다는 아들의 사고가 죽음으로 은폐되어야 했던 어두운 진실을 파헤치고 아들을 되찾아오는 데 집중한다. 또 호신용 총을 휴대하고 다니지만 최대한 살인을 저지르지 않으려고 몸을 사린다. 피와 살인 등의 잔혹한 묘사가 자주 등장하는 일반 스릴러와는 달리, 두 주인공은 암살자를 죽이고도 괴로워하고 '악'으로 대변되는 세력이 자멸하는 것을 보고도 양심이 가책을 느끼는 너무나도 인간적인 인물인 셈이다.

또한 당시 스릴러에서 범죄의 피해 대상이었던 여성 캐릭터를 사건 해결의 주체로 내세웠다는 점도 새롭다. 아이를 찾기 위해 목숨 건 여정을 떠나는 강한 모성은, 성별性別을 떠나 '인간'이 지닐 수 있는 강인함을 보여준다. 피와 잔혹함으로 도배되는 스릴러에 지친 독자에게 1980년대 아날로그 감성이 담긴 스토리는 색다른 김동으로 다가온다.

 

소설의 주인공은 아들 대니, 대니의 엄마 티나, 그리고 엄마 티나의 조력자 역할을 하는 변호사 엘리엇이다. 일년 전 사고로 아들을 잃은 대니의 엄마 티나는 미국 라스베이거스 쇼의 제작자로 큰 물량을 투입한 공연 <매직!>을 눈 앞에 두고 있다. 그런데, 갑자기 그녀의 눈에 아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이뿐만이 아니다. 길거리에선 아들을 닮은 환영이 보이고, 아들의 방에선 '죽지 않았어'라는 글자가 칠판에 적혀있다.

 

그래서, 대니의 엄마는 이것이 마치 아들이 자신에게 보내는 메시지처럼 느껴지면서 사고후 지금껏 아들의 시신을 한번도 확인한 적이 없음을 깨닫고 아들의 죽음에 의문을 품는다. 이에 그녀는 아들의 무덤에서 시신을 확인하고자 변호사 앨리엇을 만나다. 이때부터 그녀의 주변에선 의문의 사건사고가 발생한다.

 

아들을 찾겠다는 엄마의 도전을 단순히 그린다면 이는 스릴러가 아닐 것이다. 그렇기에 작가는 여기에 '초자연적 현상'을 도입한다. 즉 '죽지 않았어'라는 메시지가 출현하면 주변의 기온이 급격히 하락하거나, 주변의 전기기구들이 멋대로 오작동하며, 또 마치 신호를 작정하고 보내는 것같은 '깜빡임' 현상들이 묘사에 동원된다.

 

죽지 않았어. 그러니까 이 글자는 여기에 계속 쓰여 있었다고밖에 볼 수 없었다. 대니가 죽기 전 남긴 글자가 분명했다. 물론 아이의 글씨체는 그 애의 성격처럼 단정했다. 이런 식으로 휘갈겨 쓰지 않았다. 그럼에도 이 글자는 대니가 쓴 것이 틀림없었다. 그래야 말이 된다. 그런데 이건 그 애가 버스 사고로 죽은 걸 두고 하는 말 아닌가? 아니, 우연의 일치다. 당연히 대니가 죽기 전에 써놓은 글자일 것이다. 그 애가 죽은 뒤에 이 글자를 발견했다고 밑도 끝도 없는 해석을 해대면 안 된다. 이건 그야말로 어처구니없는 우연의 일치다. 그녀는 다른 가능성을 생각해보지 않았다. 또 뭐가 있을지 생각하면 너무나 무서워질 것 같았다. (29~30쪽)
 

한편, 이 소설이 갑자기 한국 독자들에게 많은 관심을 유발하는 이유가 소설 후반부에 등장하는 이런 내용 때문이다. 리첸이라는 중국인 과학자가 미국으로 망명했다. 그는 중국에서 개발한 위험한 생물무기 정보가 담긴 디스켓을 갖고서 말이다. 이 물질의 이름은 우한 외곽에 위치한 DNA 재조합 연구소에서 개발되었기에 '우한-400'으로 명명되었다. 이는 연구소가 개발한 400번째 인공 미생물로 독자 생존이 가능한 종種이다. 우한-400은 완벽한 무기다. 오로지 인간만을 괴롭힌다. 그리고 매독균처럼 살아있는 인간의 몸을 벗어나면 1분 이상 생존할 수가 없다.

 

다른 생물무기와 비교했을 때 아주 중요한 장점이 있다. 바이러스와 접촉한 지 4시간만 지나도 타인에게 감염시킬 수 있다. 그리고 일단 감염된 사람은 24시간을 넘기지 못하고 모조리 죽는다. 대부분은 12시간 만에 목숨을 잃게 된다. 아프리카의 에볼라 바이러스보다 더 강력해서 우한-400의 치사율은 100퍼센트다. 중국은 무수히 많은 정치범들에게 이를 실험해서 얻은 결론이다. 아무튼 우한에서 발병된 신종 바이러스는 중국에서 개발되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으니 이 소설의 내용과 매우 흡사하다.    

 

결국은 '사랑'이다

 

등장인물들은 절망적인 상황에서도 인간을 향한 애정을 끝까지 놓지 않는다. 인간의 악하고 잔혹한 면을 다루면서도 선함에 대한 확신을 끝내 놓치지 않는 이 소설은 단순히 스릴러로 정의하기엔 다소 무리인 듯 싶다. 실체가 없는 거대한 조직에 맞서 개인적인 슬픔을 이겨내는 어머니의 사랑은 극한 상황 속에서 더 빛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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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한 인생은 없다 - 이야기로 풀어 쓴 경전 에세이
이미령 지음 / 담앤북스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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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하루가 다르게 편리해져 가고 있는데 사람들은 자꾸 힘들다고 합니다. 내가 너무 시시한 존재 같아서 저 넓은 세상으로 나아가 숨 쉬기가 두렵다고들 합니다. 그런 분들에게 붓다의 메세지를 한 번 만나보시기를 권합니다. 이 책이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 '글을 열며' 중에서

 

 

스물 아홉 편의 붓다 이야기

 

이 책의 저자 이미령번역가, 책 칼럼니스트로 동국대학교에서 불교를 전공했으며, 사람들이 어렵다고 말하는 불교 경전을 읽고 또 읽으며 경전 속 이야기를 칼럼으로 쓰거나 강의에서 스토리텔링으로 풀어내면서 경전번역가에서 경전이야기꾼으로 타이틀을 바꿔 쓰려고 고민 중이다. 동국역경원에서 역경위원으로 일한 경험과 수많은 사찰에서 불교강의를 하면서 대중과 만나 불교이야기를 나누는 것을 공부 밑천으로 삼고 있다.

현재는 BBS불교방송에서 [멋진 오후 이미령입니다]를 진행하고 있고, 다양한 불교매체에 글을 기고하고 불교교양대학에서 강사로 활동 중이며 책읽기 모임과 경전 읽기 모임을 이끌고 있다. 저서로는 <이미령의 명작 산책>, <타인의 슬픔을 마주할 때 내 슬픔도 끝난다>, <붓다 한 말씀>, <그리운 아버지의 술 냄새>,  <고맙습니다 관세음보살>, <간경수행입문> 등이 있고, 공저로는 <붓다의 길을 걷는 여성>, <절에 가는 날> 등이 있으며, 동국역경원에서 낸 <대당서역기>, <직지>를 비롯한 다수의 번역서가 있다.

 

2,600년 전 붓다의 메시지를 고스란히 담은 경전에는 삶의 진리, 인생의 깨달음이 담겨 있지만 온통 어려운 말로 쓰여 있기 때문에 읽고 이해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이에 저자는 <상윳따 니까야>, <경율이상>, <법구경>, <앙굿따라 니까야>, <숫따니빠따>등의 경전 속 이야기를 쉽게 풀어서 우리들에게 인생의 가치, 노력, 진리, 믿음, 깨달음 등 총 5장에 걸쳐 이를 소개하고 있다. 

 

 

 

 

가치

 

부처님은 재가불자在家佛者에게 가난을 칭송하거나 무소유를 주장하지 않는다. 오히려 부지런히 땀 흘려 자신의 힘으로 돈을 벌어서 부유하고 행복하게 살라고 권한다. 이렇게 살면 자신이 떳떳하게 살아오고 있음에 자부심을 느끼면서 이로 인해 커다란 행복을 느끼게 된다. 나아가 가정을 여유있게 꾸려 나가면 이로 인해 또 행복을 느낄 것이며, 재물의 여유로움으로 다음 생까지 챙긴다면 행복은 세 곱절이 될 것이다. 

 

어차피 덧없는 인생, 덧없는 재물입니다. 하지만 재물을 가지고 어떤 삶을 사느냐에 따라 우리 삶의 가치는 달라진다는 것이 부처님 입장입니다. (26쪽)



 

발심發心이란 깨달음을 얻겠다고 마음을 내는 것이다. 이때의 깨달음은 단순히 '지혜'를 의미하는 게 아니다. 웬만한 성자의 지혜보다 훨씬 차원이 높은, 부처님의 경지인 가장 완전한 깨달음을 말한다. 부처님 지혜를 아뇩다라삼약삼보리(위없이 바르고 완벽한 깨달음)라고 부르는데, 발심은 아뇩다라삼약삼보리를 얻겠다고 마음을 내는 것이자, '부처가 되겠다는 마음'을 각오한다는 뜻이다. 

 

 

 

노력

 

불교는 심오한 진리를 말하며 해탈의 경지를 일러준다. 물론 이 경지는 웬만한 수양으로 도달할 수 없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은 이같은 해탈의 경지에 아예 관심을 갖지 않고 그동안 세속에서 살아온 방식을 최선이라고 여긴다. 초기경전 <앙굿따라 니까야>에선 이런 사람들을 위해 무엇이 선하고 악한 것인지를 분간하라고 촉구한다.

 

문제는 사람이 선업만 짓고 살 수 없고 잘못을 저지를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부처님은 보통사람들이 악업을 지은 뒤의 행동에 대해 지적을 하고 있다. 즉 잘못을 저질렀더라도 부끄러운 줄 모르는 이들을 질책한다. 잘못을 저질렀다면 자신의 잘못을 고백하고 뉘우치며 새롭게 선업을 지으면 된다.  

무엇이 선인지, 무엇이 악인지도 모르는 사람. 잘못을 저지르고도 뉘우칠 줄 모르고, 부끄러운 줄 모르는 사람. 종교적 차원에서 가난한 사람은 바로 이런 사람입니다. (60쪽)

 

진리

 

부처님은 지혜와 방편이 원만구족하신 분이다. 원만이란 '완벽하다'라는 뜻이며, 구족具足이란 말은 '갖추었다'라는 뜻이므로 원만구족이란 '완벽하게 갖추었다'라고 풀이할 수 있다. 부처님은 지혜와 방편을 완벽하게 다 갖추신 분이다. 방편이란 사람들이 깨달음의 경지로 다가설 수 있는 방법을 가르킨다. 좋은 예를 살펴보도록 하자.

 

<출요경出曜經>은 법구경을 중심으로 하여 여러 경전에서 게송과 비유를 가려 뽑아 주제별로 정리한 경전인데, 제12권의 이야기를 여기서 소개해 본다. 옛날 사위성에 최승崔勝이라는 장자가 살았는데, 그는 엄청난 부자로 코끼리와 말 등 많은 동물과 창고엔 금은보화가 넘쳤다. 그런데, 너무나 인색해서 절대로 자신의 재물을 남에게 베푸는 법이 없었다.

 

반면 부처님은 형편이 부족한 이웃들에게 보시를 하면서 공덕을 쌓기를 권한다. 이에 그에게 다섯 가지 보시를 가르쳐준다. 첫 번째 보시는 살아 있는 생명을 해치지 않는 일, 두 번째 보시는 주지 않은 것을 빼앗지 않는 일, 세 번째 보시는 그릇된 이성 관계를 멈추는 일, 네 번째 보시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 일, 다섯 번째 보시는 사람을 취하게 하는 술과 같은 것에 빠지지 않는 일임을 교화하자 최승장자는 부처님께 고마움의 표시로 난생 처음 고품질의 천을 공양하겠다는 발심을 했다.

 

이처럼 많이 가진 자일수록 더욱 더 자신의 것을 지키려는 본능이 발동하기 마련인데, 부처님은 탐욕스런 부자를 교화하기 위해 없는 말을 지어내진 않았다. 사실 그대로 일개워줌으로써 최승장자는 스스로 깨달음의 경지에 도달, 그동안 꽁꽁 닫았던 탐욕의 문을 열고 스스로 보시에 나설 수 있는 마음을 갖도록 만들었던 것이다.    

 

믿음

부처님은 수도 없이 말씀하신다. "선업을 지으십시오"라고 말이다. 물론 선업을 짓기 전에 먼저 살펴야 할 것이 있다. 우선 악업부터 멈추는 일이다. 자신이 하고 있는 일이 선업인지 악업인지 잘 살펴서 그것이 악업이라면 그것부터 멈추어야 하며, 그리고 선업을 지어야 한다고 부처님은 말씀하신다. 일곱 부처님께서 공통으로 당부하시는 노래인 칠불통계게(七佛通誡偈)에도 분명히 이렇게 쓰여 있다.

 

"모든 악은 짓지 말고, 모든 선은 힘써 행하며, 그 마음 스스로 맑게 하라.

이것이 모든 부처님의 가르침이다."

 

대승경정인 <대반열반경>에서 두 번째로 등장하는 남자를 '가난한 집'이라고 설정하고 있다. 여기서의 가난은 재물이 아닌, 지혜가 없는 것을 말한다. 지혜가 없으므로 아무 것이나 덥석 잡고, 자기 좋은 쪽으로 해석하고 집착한다. 좋은 점만 보고, 좋게만 생각하는 것도 살아가는 나름의 지혜일 수 있지만 불교에서는 이런 사람을 '가난하다'고 말한다. 좋은 면만 보고 가겠다며 굳이 그 이면의 실상에는 눈을 감는 어리석은 중생이다. 지혜가 없어 가난한 사람은 결국 행운의 이면에 숨어 있는 불행에 덜컥 발목이 잡혀 울부짖게 마련이라는 것이다. 

 

깨달음

 

"그대의 도움으로 나 석거모니는 세상의 교화를 마치고 반열반에 드니,

이제 그대의 시간이다. 쉬지 말고 정진하라. 곧 아라한을 이룰 것이다"

 

부처님은 자신을 한마음으로 모셔온 제자를 내버려두지 않았다. 아라한이란 경지는 당시 제자들이 도달할 수 있는 가장 높은 경지였다. 모든 번뇌를 완전히 벗어 버린, 훌륭한 성자의 경지이다. 따라서 부처님의 제자들은 모두 누구나 아라한이 되기 위해 정진한다. 그런데, 부처님을 모시는 일 때문에 이에 뒤쳐진 제자를 대할 때마다 마음이 어떠했겠는가.

 

아난다 존자는 석가모니 부처님을 모시기 위해 아라한이라는 해탈열반의 경지를 조용히 미뤄왔다. 수많은 도반들이 자신보다 앞서 높은 경지에 속속 이르지만 그는 여전히 낮은 자리에서 공손히 두 손을 모으며 부처님을 모셨다. 부처님은 그런 제자에게 마지막 선물인 수기授記를 주셨다.

 

제자의 깨달음을 예고하는 것을 수기라고 한다. 여전히 공부해야 할 것이 남아 있어서 인간적 정리에 흐느껴 우는 제자의 눈물을 닦아주며 건네는 그 든든한 위로, 이런 제자의 눈물과 이런 스승의 선물이 있는 곳이 바로 불교인 것이다.

 

 

 

스물 아홉 편의 경전 이야기

 

책은 총 29가지 이야기를 우리들에게 전한다. 어느 한 편이라도 소홀히 할 수 없을 소중한 이야기이다. 책을 늘 곁에 두기를 권한다. 그리고 천천히 읽으며 그 뜻을 되새긴다면 나 자신을 위한 더 없이 좋은 성찰의 시간이 될 것이다. 모든 이에게 책의 일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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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이 마법처럼 풀리는 만다라 명상
정연우 지음 / 라온북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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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상이 아름답고, 모든 존재가 아름답고, 그리고 내가 아름답다." 이렇게 말하기까지는 참으로 오랜 시간이 걸렸다. 명상 그림인 만다라(mandala)를 그리는 예술가이자 만다라 명상을 안내하는 명상 지도자로 살아온 지 10년이 되어간다. 만다라를 만나기 전까지 나는 혼란 속에서 길을 잃고 멈춰진 삶을 살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나는 내 마음의 지도를 찾아 한 손에 일곱 살 아이의 작은 손을 잡고 머나먼 땅 인도로 떠났다. 그곳에 살면서 동그란 지구를 닮은 명상 그림, 만다라를 만났고 그 후로 전혀 다른 새로운 삶을 살게 되었다. - '프롤로그' 중에서

 

 

스트레스를 줄이고 집중력을 향상시켜 준다

 

이 책의 저자 정연우(빅토리아)는 만다라 아티스트이자 만다라 명상가다. 명상 그림을 그리면서 교사로 살다가 10년 전 근원적 물음을 찾아 인도로 떠났다. 그 후 한국으로 돌아와 만다라를 그리고 '마음꽃만다라명상' 프로그램을 개발해 많은 사람들을 안내하는 것을 소명으로 여기고 있다.

 

그녀는 성균관대학교를 졸업, 지금은 홍익대 박사과정 중이며, 부총리겸교육부장관상, 성균관대총장상을 수상했다. 현재 '마음꽃세상', '마음꽃아카데미' 원장으로 만다라 명상 전문가와 큐브 세우기 상담 전문가를 양성하고 있다. 본인이 만다라를 통해 내면의 그림자에서 나와 빛의 여정을 살아가는 것처럼 앞으로 많은 사람들이 만다라의 빛으로 자신이 진정 원하는 삶을 찾아가는 축복의 여정을 걸어가길 바라고 있다.

 

이 책은 카를 융의 분석심리학이론에 바탕을 둔 현대 심리학에 기반을 두고 있다. 카를 융의 만다라 연구 이후, 만다라는 무의식을 정돈해 자아정체성을 찾아가는 과정으로 인식되면서 여러 분야에서 응용되고 있다. 저자도 이 책을 통해 인류의 오래된 지혜인 만다라를 현대적인 새로운 방법으로 안내하고자 한다. 많은 심리 또는 명상 프로그램이 내면의 아픔에 집중할 뿐 더 나아가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헤어진 애인을 잊는 가장 빠른 방법은 새로운 애인을 만나는 것'이라고 했다.

 

 

 

 

이 책은 두 부분으로 나뉘어져 있다. 앞부분은 만다라 명상이 현재 왜 주목을 받고 있는지와 함께 만다라에 대한 원리를 다루었다. 뒷부분은 삶속에서 어떻게 만다라 명상을 적용할 수 있는지 명상법을 소개했고, 삶의 주제별 이슈에 맞게 만다라 명상을 할 수 있는 만다라 작품을 소개했다. 

 

애플의 창업자 스티브 잡스(1955~2011년)의 젊은 시절 사진 한 장이 한동안 인터넷을 장식한 적이 있었다. 바로 명상하는 장면이다. 1982년, 27세에 이미 억만장자가 된 그가 낮은 조명을 켠 마룻바닥에 앉아 조용하게 차를 마시면서 깊은 명상에 잠겨 있는 모습의 사진이다. 청소년 시절 그는 자신이 입양아라는 사실을 알고 정체성에 대해 고민하면서 방황했다. 1960년대 미국의 지식인들과 젊은이들은 동양 사상선禪불교에 관심이 많았다. 마찬가지로 스티브 잡스의 삶 속에도 동양 사상이 많은 영향을 미쳤다.

 

 

"필요한 것이라곤 한 장의 차와 조명, 그리고 음악뿐이었다"

 

카를 융(1875~1961년)은 젊은 시절 프로이드와 결별한 후 심각한 심리적 위기로 은둔하는 동안 자신의 마음을 표현하는 동그란 그림을 우연히 그리기 시작했다. 이 그림들이 자신의 깊은 무의식을 나타낸다는 것을 발견하고 거의 매일 이를 그리면서 마음을 치유했고, 결국에 심리적 균형을 회복하게 되었던 것이다. 그는 만다라에 대한 정보가 전혀 없는 상태에서 1916년에 처음 원형 그림을 그렸고, 이후 이 그림들이 인도의 '만다라'와 동일한 형태임을 알고서 이를 본격적으로 연구하기 시작했다. 

 

만다라 명상

 

과거 저자가 교직에 있을 때 인성 교육과 창의 교육, 그리고 예술 교육에 대한 대안으로 만다라를 여러 가지 지도했다. 그리고 미술 교사로서 다양한 심리적 주제를 가지고 다양한 교육을 시도하면서 아이들이 마음의 평화를 찾게 하는 방법으로 만다라 명상이 큰 효과가 있음을 확인했다.


담임 선생 시절, 아침 조회시간에 만다라 명상으로 하루를 시작했다. 학교에서 문제를 일으키는 아이들은 반성문을 쓰거나 상담실로 보내는 대신 만다라 명상을 하게 했다. 순수한 아이들은 만다라 명상의 '자기관찰 - 자기이해 - 자기통찰'의 과정을 통해 마음의 치유를 넘어 영적인 성장과 함께 스스로 내면의 평화를 찾아 나아갔다. 그녀는 그 당시 내면의 순수함을 그대로 지닌 아이들과 함께 매일 매일 정말 놀라운 기적과 같은 경험을 했다. 

 

만다라의 동그라미 

카를 융은 심리적 위기에 매일 반복적으로 동그라미를 그리면서 분열된 마음을 스스로 치유했다. 이를 그리면서 내면 깊은 곳에서 긍정의 에너지가 솟아나고 예술적 활동의 자유로운 상상을 통해 몸과 마음이 치유되었다. 이렇게 무의식과 의식이 서로 통합해가는 개성화 과정을 겪으며 온전한 자기 자신과 만나게 된 것이다. 융은 이러한 만다라의 치유의 원을 '마법의 원'이라고 했다.


융은 자신의 환자들에게도 매일 만다라를 그리도록 적극 권장했고, 그들의 만다라를 통해 내면의 무의식 세계를 이해하려고 했다. 또 만다라가 인간의 근원적인 세계를 열어준다는 연구를 남기면서 만다라의 치유 효과를 최초로 심리치료에 도입했다. 이후 만다라는 현대 심리치료 방식으로 다양한 분야에 활용되고 있으며 서구에서는 만다라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면서 심리치료뿐 아니라 창조적인 예술과 명상, 영성 예술 등에서 활용되고 있다. 

 

몸과 마음의 온전한 파동을 회복한다 

만다라 명상은 고유하고 온전한 파동을 가지고 내면의 부정적 파동과 마이너스 에너지를 정렬하는 프로그램이다. 지구의 핵심 에너지를 가진 꽃, 크리스털, 모래 등은 각기 고유한 진동수를 가지고 있으며 다양한 색깔과 형태들도 각기 고유한 파동이 있다. 명상적인 몸의 움직임으로 완성되는 만다라는 시각적으로도 매우 아름답지만 그 제작 과정 자체가 자신의 깊은 무의식을 안전하게 꺼내 치유하는 과정이다. 만다라 명상 과정에서 자신의 감정과 생각, 몸의 감각 등을 알아차리면 점차 무질서했던 내면의 파동은 온전해지고 내면의 지도가 새롭게 재배열된다. 

 

만다라 명상의 특징

 

시각 명상~ 적당한 거리를 두고 내 마음을 본다

행동 명상~ 몸을 움직인다

오감 명상, 예술 명상~ 직관을 깨운다

파동 명상~ 축복의 진동을 기억한다

그룹 명상~ 함께하면 더 좋다

 

만다라 명상은 기본적으로 여러 가지 색깔의 색연필을 사용하지만 지구의 핵심 에너지가 담겨 있는 입체적인 다양한 생명 재료들도 사용한다. 아름다운 꽃들, 빛나는 크리스털 보석들, 싱싱한 야채와 과일들, 건강한 씨앗들, 형형색색의 과자와 먹거리들, 색 모래와 자갈들, 화려하게 빛나는 비즈 등이다. 이렇게 다양한 입체 재료들로 오감을 체험하면서 보다 쉽게 직관을 깨울 수 있다.

 

만다라 명상은 세움과 풀림의 과정이다 

만다라 명상은 마음을 시각화된 이미지로 바라보고 인식하기 때문에 훨씬 이해와 자각이 쉽고 재미있다는 특징이 있다. 할 일이 많아서 바쁘고, 지루한 것을 못 견디는 현대인에게 가장 잘 맞는 명상이다. 고요한 명상적 체험으로 둥근 원에 무너진 나의 중심을 세우고 분열과 혼란으로 엉켜 있는 이미지들이 점차 풀리면서 원래의 고유한 파동을 찾아 균형을 회복한다. 고요함 속에서 중심을 세우고 엉킨 파동을 풀어내면서 무의식의 그림자는 스스로 치유가 일어나고 내 마음의 지도는 행복으로 펼쳐지게 된다. 

 

만다라 명상 실천법

 

준비 단계~ 공간의 정화(창문 열기, 향 피우기, 편안한 음악 등)

1단계~ 서클 명상(3~5분, 하나의 원을 그린다)

2단계~ 빈두 명상(3~5분, 자신의 중심을 세운다)

3단계~ 만다라 창조의식(바라보기-움직이기-머물기 반복)

4단계~ 만다라 리딩(자기관찰-자기이해-자기통찰의 과정) 

5단계~ 자기 축복 명상 세션(완성된 만다라를 바라보며 내 가슴으로 연결) 

6단계~ 만다라 소멸의식

 

 

 

 

컬러 만다라 명상

 

컬러 만다라 명상은 고유한 주파수를 가진 컬러를 통해 자신의 세상을 바라보면서 자각하고 에너지를 제정렬하는 명상 프로그램이다.

 

명상의 효과

 

컬러와 도형을 통해 에너지가 정렬된다

시각화된 이미지로 내면의 상태를 발견, 자각, 통찰한다

스트레스 해소와 집중력 향상

부정적 파동을 정렬해 내적 균형을 회복한다

정서적 안정을 주고 자신과 타인을 이해하도록 돕는다

고요한 중심을 느끼고 저절로 내적 균형이 이루어진다

 

현대인들은 보는 것을 신뢰한다. 시각적 정보는 우리 뇌에 특히 강한 영향을 주는데, 만다라를 통한 내 마음의 변화를 눈으로 확인할 때 우리의 인식이 바뀌고 생각이 바뀌고 삶도 바뀌게 된다. 만다라 명상은 짧은 시간에 불균형의 파동과 에너지를 재정렬하는 현대인에게 잘 맞는 최고의 명상 도구이다. 컬러 만다라 명상을 하면 자신의 에너지가 어떻게 변화되었는지 인식하고, 짧은 시간에 균형을 찾아가는 자신을 바라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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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은 내가 결정합니다 - 내 감정의 주인이 되는 자기결정권 연습
정정엽 지음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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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을 무엇으로 채울 것인가를 고민하기 전에 선행해야 할 일은 마음의 빈 공간을 점검하는 일이다. 여태까지 마음을 돌본 적이 없다면 당신이 몇 살인지와 상관없이 새삼스럽게 자신을 관찰하고 발견하고 이해해줘야 한다. 그제야 비로소 세상에 휘둘리지 않고 다른 사람에게 등 떠밀리지 않고 단단하게 나의 인생을 살 수 있다. 삶의 주도권을 찾게 된다는 말이다. - '프롤로그' 중에서

 

 

내 감정의 주인은 나다

 

이 책의 저자 정정엽은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로 '광화문숲 정신건강의학과 의원' 원장. 한양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같은 대학교 대학원 의학과 석사과정을 마쳤다. 군의관 시절 군대 적응에 어려움을 겪는 장병들을 대상으로 인지 치료 기반의 집단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질환뿐만 아니라 일상의 괴로움에도 정신의학이 도움이 된다는 것을 확인했다. 이 경험으로 생활 속에서 마음 건강을 관리하는 일의 중요성을 깨달았다. 사람들이 마음이 아플 때 주저 없이 전문가에게 도움을 구할 수 있도록 정신과 치료에 대한 편견과 오해를 해소하기 위해 다방면으로 힘쓰고 있다.

 

대다수 한국인이 우울감을 느끼는 이유가 삶의 수준을 정해놓고 살기 때문이라고 진단하는 그는 남들이 보기에 괜찮은 삶을 살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음을 고백한다. 운이 좋아 목표한 바를 몇 개 이루었지만 성취로 인한 기쁨은 짧았고 결핍을 채우기 위해 새롭게 세운 목표들이 계속해서 자신을 압박하고 힘들게 만들었다.

 

사회에서 인정받은 것이 훌륭한 것이고, 다른 사람이 내게 바라는 것이 내가 원하는 것이라고 착각하며 살 때 삶은 무의미와 허무로 가득 찬다. 저자는 이런 억압에서 벗어나는 열쇠를 정신의학에서 찾았다고 밝히며, 과거의 자신처럼 심리적 자유를 박탈당한 채 중요한 결정을 내리는 사람들을 위해 총 5장으로 구성된 이 책을 집필했다. 

 

 

 

 

내 마음 속의 이분법

 

우리를 좌절하게 만드는 것은 마음속의 '이분법'이다. 행복은 100퍼센트로 오지 않는다. 언제나 약간의 불행과 함께 온다. 휴양지로 여행을 떠나도 약간의 불편은 감수해야 한다. 즉 바가지를 씌우려는 관광지 상인들과 실랑이, 입에 맞지 않는 음식 등이 그것이다. 그래도 좋은 풍경을 보고 즐거운 시간을 보내면 행복하다고 느낀다. 0:100으로 판단하면 세상에 행복은 없다. 사소한 행복과 기쁨은 무의미하고 무가치하다고 폄하해버리면 삶에서 행복은 배제된다. 

 

감정이 없으면 결정도 없다

 

"이성은 정념의 노예다"

- 데이비드 흄

 

한 실험에 따르면, 의사결정 과정에 감정을 참여시키는 안와전두피질이 손상된 사람은 결정을 내리지 못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성의 영역을 관리하는 뇌의 다른 부분은 멀쩡했기 때문에 논리적이고 합리적으로 장단점을 따질 수는 있었지만 아무것도 결정할 수 없었다. 이성적인 행동에 방해가 되는 감정적인 부분이 없어졌으니 더 나은 결정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대상자들은 장점과 단점을 나열하기만 할 뿐 그 어느 쪽도 선택하지 못했다. 사실은 감정이 행동을 결정짓는 가장 큰 요인이었던 것이다.

 

감정 뒤에 숨은 생각

사람들은 객관적인 세상을 똑같이 바라보고, 느끼며 살아간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자신만의 주관적인 세상에 산다. 내 마음이 만들어낸 세상, 개인이 느끼는 주관적인 세상을 심리학 용어로 '심리적 실재'라고 한다. 세 명이 모여 이야기를 나눈 상황을 나중에 개개인에게 물어보면 서로 다르게 기억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각자 자기의 시선으로 바라보고 받아들이기 때문이다. 그러니 스스로를 부정적으로 판단하는 습관을 멈추고 객관적인 사실 자체만을 보려 노력해야 한다.

 

세상을 보는 나만의 안경, 스키마

인지행동치료의 핵심 용어이기도 한 스키마는 쉽게 말해 생각의 뿌리다. 상황을 바라보는 기본적인 틀 혹은 자기만의 색안경이라고 여기는 이해가 쉬울 것이다. 세상이 수만 가지의 색으로 이뤄졌어도 빨간색 안경을 쓰고 보면 세상은 온통 빨간색이다. 다른 색은 배제된다. 한쪽으로의 쏠림이자 왜곡 현상인 셈이다.

 

이처럼 스키마가 한번 뿌리 내리면 의도하지 않아도 그 방향으로 생각이 퍼지기 때문에 많은 일에 영향을 끼친다. 자기계발서에서 물이 반쯤 찬 컵을 보며 "반밖에 안 남았네"가 아니라 "반이나 남았네"라고 생각하는 연습을 하라고 조언하지만 쉽게 되지 않는 것도 생각의 뿌리가 워낙 단단하게 자리잡고 있는 탓이다.

 

나는 사랑받을 수 없어: 정서적 박탈감

 

"중요한 것은 사랑을 받는 것이 아니라 사랑을 하는 것이었다"

- 영국의 소설가 서머싯 몸

 

어렸을 때 사랑을 받는 경험은 물론 중요하지만 언제까지 과거에 머무를 수는 없는 일이다. 과거의 경험은 절대 벗어날 수 없는 족쇄가 아니다. 그 누구도 나를 충분히 사랑해주지 않았다고, 나는 언제나 인기가 없는 사람이었다고, 아무도 내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주지 않고 이해해주지 않았다고 사랑을 거부하고만 살 수는 없다. 너무도 뻔한 말이지만 사람만이 줄 수 있는 것들이 있다. 높은 성벽 안에 갇혀 소중한 사람들을 놓치며 살기엔 우리 자신이 너무나 아까운 존재다. 

 

자기결정권 연습

 

자기결정권이란 스스로 정한 원칙이나 신념을 지켜나가는 힘으로 풀이할 수 잇다. 특히 자기결정권에서의 '자기'는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주체, 다른 개체와 구별되는 독립된 존재인데 이는 우리들 모두 스스로 채워나가야 할 부분이다. 즉 내가 원하는 것을 선택할 자유는 바로 이것이다. 

인생에 어떤 지점, 어떤 선택 앞에서도 우리는 스스로에게 '그냥 해도 된다'라고 말해줄 수 있어야 한다. 왜 아프고 시한부일 때만 자유를 허락하려고 하는가? 이것은 2평 남짓한 감옥에 스스로를 가두는 것과 같다. 작은 것부터 스스로 결정하는 연습을 하자. 2평에서 4평, 4평에서 8평으로 점점 범위를 넓혀가다 보면 자유롭게 뛰어놀 수 있는 들판을 만나게 될 것이다. 

 

우리는 틀리지 않았다

 

평생 거짓으로 살 수는 없으니 조금씩 자신을 드러내고 편안해지는 방향으로 생각해보자고 말하면 사람들은 겁을 먹는다. "저 하나 노력한다고 세상이 바뀌겠어요? 제가 맞추는 게 더 나아요." 물론 숨죽여 사는 인생 안에도 그 나름의 자유는 있고, 나를 드러내는 인생 안에도 그 나름의 불편이 있다. 어디에 가나 완전한 자유로움을 누리는 일은 불가능하다. 단지 어떤 삶을 선택하든 이에 대한 책임은 내가 져야할 뿐이다.

 

 

 

 

내가 나로 산다고 해서 세상이 바로 다음 날 내게 우호적으로 바뀌는 것은 아니지만 그전에는 보이지 않았던 나와 비슷한 사람들의 존재가 보이기 시작한다. 네모 나라에서 동그라미로 살았던 다른 이의 존재를 발견하는 것이다. 이런 고민을 하는 사람이 나 말고도 많다는 사실만으로도 우리는 위안을 얻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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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일은 금요일부터 시작하라 - 하고 싶은 일은 전부 할 수 있는 시간 관리법
우스이 유키 지음, 정재혁 옮김 / 꼼지락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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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없어서' 새로운 것에 도전할 여유가 없다, 시간이 없어서 마음 편히 쉴 수 없다, 시간이 없어서 좋아하는 취미를 즐길 수 없다, 시간이 없어서 인간관계가 소원해진다. 시간만 있다면 하고 싶은 걸 좀 더 할 수 있을 텐데, 라고 말하는 사람 또한 많습니다. 하지만 정말 시간이 없어서 하고 싶은 걸 하지 못하고 있는 걸까요. 저는 일종의 변명이라고 생각합니다. - '시작하며' 중에서

 

 

하고 싶은 일 모두 할 수 있는 시간 사용법

 

이 책의 저자 우스이 유키30대의 젊은 나이에 아픈 남편을 대신해 경영자가 된 뒤, 잇따른 히트 상품 개발과 독자적인 경영 방식으로 3억 원의 빚을 안고 있던 회사를 연매출 23억 원의 우량기업으로 키워냈다. 그 비결이 각종 미디어에 소개되며 창업 TV 프로그램 〈돈의 호랑이〉에 고정 출연하기도 했다.

현재 경영자·컨설턴트·강사·누계 판매 150만 부를 돌파한 자기계발 작가를 겸하고 있으며, 회사를 경영하면서 행정사·공인중개사 등 자격을 취득해 ‘시간 관리의 달인’으로 불린다. 지은 책으로 <내 사업을 키우는 여자>, <칭찬이 인생을 바꾼다>, <큰 쓰레기통을 사라>, <지금 당장 써먹는 대화의 기술>, <1일 1매 기획서를 쓰는 힘> 등이 있다.

 

저자는 '시간 부자'가 되어 '이것도 하고 싶고 저것도 하고 싶은' 이들을 위해 이 책을 썼다. 시간 관리의 달인답게 그는 잠을 줄이거나, 친구를 만나는 시간을 없애라는 '뺄셈의 시간법'이 아닌, 똑같은 시간을 밀도 있게 쓰며, 한 가지 일에서 두 가지 가치를 만들어내는 '덧셈의 시간법'을 담았다.

 

 

 

 

시간 관리의 핵심

 

첫째, '간단'이다. 들인 시간만큼 성과가 나온다고 단정할 수 없다. 무엇이든 '간단하게'를 의식하며 행동한다. 생각의 정리와 함께 쓸모없는 움직임이 없어진다.

둘째, '흥미'이다. 지금 해야 할 일이 두 가지 있고 중요도가 비슷하다면, 흥미가 가는 쪽을 먼저 하는 것이 시간을 절약할 뿐 아니라 동기가 지속되고 성과로도 이어지기 쉽다.

셋째, '그레이 시간'이다. '회색지대'라는 개념과 유사하다. 즉 그레이 시간이란, 일을 하는 것도 아니고 놀고 있는 것도 아닌, 아무것도 하고 있지 않는 시간을 말한다. 평소 '시간이 없어'라고 자주 말하는 사람일수록 그레이 시간이 많다. 시간을 살리기 위해서는 우선 그레이 시간을 줄이는 것이 필요하다.

넷째, '결단'이다. 기획이나 일을 곰곰이 생각해서 선택하는 사람이 있다. 하지만 고민하는 시간이 너무 오래 걸려서 결정이 늦는 것보다는 실행하면서 보완해나가는 쪽이 낫다. 저자는 15분 안의 결정을 선호한다.

다섯째, '뱉은 말은 바로 행동한다'이다. 기한 안에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그 방법뿐이다. 뒤로 미루면 미룰수록 소비되는 시간이 방대해지는 것을 기억하자.

바쁠 때 공부하면 마음의 여유가 생긴다

 

사람이 매일 직장과 집에서 정신없이 지내다 보면 자신을 위한 시간을 내기가 힘든다. 설령 '일이 즐겁다', '책임이 무겁고 힘들지만 성실히 일한다'는 사람도 자신을 위한 시간이 없어지면서 조금씩 마음에 여유가 사라지고 스트레스에 짖눌리게 된다. 그래서 저자는 바쁜 사람에게 공부를 추천한다. 언뜻 이해하기 어려운 대목인데, 그 이유에 대한 설명은 이렇다.

 

공부하는 시간은 자신을 위해 쓰는 시간이다. 그런데, '자신을 위해 시간을 쓰고 있다'는 사실은 '나는 시간의 노예가 아냐. 내가 시간을 지배해'라는 기분이 들어 바쁜 와중에 잃어가던 마음의 여유를 되찾게 한다. 그렇다. 바쁠 때 공부를 시작하면 더 바빠져 여유가 없어진다는 건 큰 오해이다. 시간에 쫓기는 한이 있더라도 정말 하고 싶은 일을 하면 정신적으로 여유를 갖게 된다. 

 

사람을 만나는 시간은 줄이지 않는다

정말로 시간 부자가 되고 싶다면 우리들은 시간 낭비를 줄이는 것에만 매달려 인간관계를 등한시하지 않는 게 중요하다. 그럴수록 덧셈의 발상을 발휘해 '이번 주에는 사람을 많이 만나서 바빴구나. 좋아, 이 흐름으로 다섯 명 더 만나야지!' 같은 사고방식으로 바꾸고 다음 문장을 기억하자.


"기회도 시간도 돈도, 결국 사람이 가져온다."


잘나가는 기업가나 경영자는 아무리 바쁘더라도 사람과의 만나는 일을 결코 소홀히 하지 않는다. 이들은 시간을 융통성 있게 조절하며 항상 새로운 만남에 오픈된 마음을 갖고, 그 관계를 소중하게 생각한다. 왜냐하면 이들은 이미 사람을 만나는 일의 이점을 충분히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약속 시간에 대한 주도권을 가진다

 

"저는 아무 때나 괜찮습니다."

 

흔히 많은 사람들이 이런 말을 하지만, 이는 상대방의 면담 신청에 대해 시간의 주도권을 넘겨버리는 케이스이다. 이것이 상대에 대한 배려라고 생각한다면 큰 착각이다. 이런 자세를 취하기 시작하면 상대방에게 '시간관념이 느슨한 사람'이라는 인상을 갖게 해서 계속 맞춰주기만 해야 하는 상황을 초래한다. 즉 상대가 먼저 만남을 요청해온 것임에도 왜 시간의 주도권을 빼앗기려고 하는가?

 

업무 스케줄은 뇌의 바이오리듬에 맞춘다

오전은 뇌의 지적 사령탑이라 불리는 전두연합야의 기능이 높아지는 시간대이다. 전두연합야란 사고하거나 계획하는 부분이다. 이 부분이 활발해진다는 것은 오전은 논리적 사고력가 필요한 일이나 정보를 처리하는 업무에 적합하다는 이야기이다.


한편 오후는 교감신경이 활발하게 활동하는 시간대이다. 교감신경이란 외부 자극에 반응하는 신경이다. 즉, 오후는 감정이 잘 작동하는 시간대이므로 회의나 커뮤니케이션이 필요한 일에 적합한 시간이다. 따라서, 이와같은 뇌의 일반적인 움직임을 알고 이를 이용해 일정을 짜는 것은 매우 유용한 시간관리인 셈이다.

 

오전에는 기획서 작성이나 판매 전략 수립

오후에는 사람을 만나는 미팅 중심 

 

시간 부자는 왜 손목시계를 찰까?

 

지각하거나 마감을 지키지 못하는 사람은

시간 감각이 조금 어긋나 있습니다.


'이 정도 거리를 걷기에는 이 정도 시간이 걸리겠지.'
'이 정도 시간이 있으면 일을 마무리할 수 있겠지.'


사람은 무슨 일을 하든 예상되는 시간을 생각하게 된다. 하지만 시간 감각이 어긋나 있으면 예상 감각이 작동하지 않아 지각이나 마감이 겹치는 일이 발생한다. 시간 감각을 갈고닦는다. 그러기 위해 시간을 자주 본다. 그러기 위해 손목시계를 착용한다. 이를 의식하는 것만으로 시간 관념이 정확한 사람으로 한걸음 다가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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