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1%의 철학수업 - 정답이 없는 문제를 해결하는 생각법 세계 최고 인재들의 생각법 3
후쿠하라 마사히로 지음, 임해성 옮김 / 21세기북스 / 201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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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철학을 공부함으로써 미래를 읽어내는 힘과 현재를 살아갈 힘을 얻을 수 있습니다. 미래는 현재 우리의 생각에서 비롯되는 것입니다. 미래는 정해져 있는 것이 아닙니다. 미래는 우리에게 오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생각하고 행동하는 대로 만들어지는 것입니다. 우리 모두는 시대의 산물임과 동시에 시대를 창조하는 존재입니다. 우리가 무엇을 생각하고 행동하느냐에 따라 미래가 정해집니다. - '한국의 독자들에게' 중에서




철학의 역사를 이해하면 철학적 문제 제기와 사고로부터 어떻게 멋진 문화가 탄생했고 왜 최악의 전쟁이 발생했는지 이해해 현재를 진단하고 미래를 설계할 수 있다. 결국 철학을 공부하는 것은 미래를 준비하는 일이다. 과거의 성공과 실패를 통해 바람직한 미래를 만들어나가는 일이다.


사실 개인의 생각도 당시의 사회 문화나 국가 정책 등이 배경이 되어 다양하게 형성된다. 국제 바칼로레아는 ‘철학적 사고’를 중심으로 수업 커리큘럼이 짜여 있다. 그 중 어느 것 하나도 완전한 지식은 없으며, 지금 시점에서 가장 유력한 지식을 배우는 능력을 학생들은 얻게 된다. 소크라테스의 말대로 “모른다는 사실을 안다”는 앎을 얻어 매일 철학하면서 현재를 읽어내고 보다 멋진 미래를 그려가는 것이다.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최고의 도구는 철학


철학이란 무엇일까? 다양한 해석이 있지만 이 책에서 저자 자신이 말하는 철학을 우선 정의한다. 이 책에서 계속 등장하는 철학이라는 용어는 학문 장르로서의 의미를 포함하고는 있지만, 보다 시야를 넓혀서 ‘정답이 없는 문제에 관해 생각하는 것’이라는 ‘철학적 사고’로 이해하라는 것이다.


앞으로 글로벌화 될 국제 사회에서 리더십을 발휘해 활약하고 전세계 인재들에게 인정받기 위해서는 철학적 사고가 반드시 필요하다. 학교 시험처럼 달달 외워서 풀 수 있는 정답이 하나인 문제에 답할 수 있는 능력 뿐 아니라, 정답이 많거나 없는 문제에 대해서도 ‘스스로의 머리로 생각하는 힘’을 익혀야 한다.


남이 아닌 자기 머리로 생각하는 힘을 키우기 위해서 가장 효과적인 도구가 바로 철학이다. 철학이라고 하면 아무래도 어렵다는 인상 을 지울 수 없는데, 단순하게 생각하면 어려울 이유도 없다. 철학은 ‘계속해서 생각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일본 초등학교의 시험 문제


재미있는 사례를 하나 살펴보자. 아래는 일본의 어떤 초등학교 시험 문제다. 초등학생 문제라도 일방적으로 무시하지 말고 우리 모두 함께 풀어보자.


“물고기는 (헤엄친다).”

“새는 ( ).”


문제: 괄호 안에 들어갈 알맞은 말은?


너무 쉬운 문제였을 것이다. 그렇다. 정답은 “새는 (난다)”다. 그런데 어떤 학생이 괄호 안에 이렇게 썼다.


“새는 (헤엄치지 않는다).”


유감스럽게도 이 학생의 답은 오답 처리가 됐다. 하지만 이 답은 틀린 게 아니다. “새는 (헤엄치지 않는다)”도 사실이다. 깊숙이 파고 들어가면 ‘헤엄을 치는’ 새도 있긴 하다. 그러나 이런 식이면 “새는 (난다)” 도 마찬가지다. 닭, 오리, 거위 등 ‘날지 못하는’ 새도 있다. 펭귄은 어떤가? 펭귄은 새가 아닌가?


유연성이 결여된 일본의 학교 교육이 부족하다고 느껴지는 대목이다. 정답이 하나밖에 없는 시험은 채점자가 점수 매기기에 편한 방식이기도 하다. 서술식 문제의 경우 채점자의 자질이나 역량이 요구되기 때문이다. 정답, 오답, 부분 정답 같은 판단의 기준이 채 점자에 따라 달라질 가능성도 있다.


남게 되는 단 하나, 철학적 사고


지금까지는 테크닉을 중심으로, 학력을 기초로 한 지식을 무기로 국내외에서 비즈니스를 수행할 수 있었다. 교양보다는 기술이나 합리성이 우선시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제는 옛날이야기일 뿐이다.


인터넷 네트워크의 발달로 ‘지식의 일상화’가 이뤄졌다. 과거에 변호사가 가지고 있는 법률적인 전문지식은 많은 사람들에게 매우 귀중한 것이었지만, 이제는 인터넷으로 검색만 하면 상당한 전문지식이라도 누구나 손쉽게 얻을 수 있게 되었다. 향후 이런 경향이 더욱 더 빨라질 것은 자명한 일이다.


누구나 지식에 접근할 수 있는 이러한 때에 무엇이 최종적으로 남을 것인지 진지하게 생각하지 않으면 안 된다. 철학적 사고만 남는 것이다.


나는 아는 게 없다


소크라테스는 "너 자신을 알라"는 격언을 남겼다. 이는 '무지無知에 대한 지知', 즉 '너 자신의 무지함을 알라'는 가르침이다. 따라서, '나는 무지하다'라는 전제 하에서 상대방의 이야기를 경청함으로써 진리에 접근하는 태도의 중요성을 강조한 셈이다.


당대 최고의 지식인이자 철학자인 소크라테스조차 '나는 무지하다'라고 했다. 하물며 범인凡人인 우리들은 어떻겠는가? 얼마 되지 않는 지식을 토대로 대화하면서 타인을 이해하고 교양을 길러서 조금이라도 진리에 다가가려 노력해야 할 것이다. 이와같은 '절차탁마切磋琢磨' 자세로 글로벌 인재들은 비즈니스에서 성공을 거두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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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주례사 - 사랑에 서툴고, 결혼이 낯선 딸에게
김재용 지음, 소보로 사진 / 가디언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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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서로 다른 환경에서 태어나서 성장한 선남선녀가 만나서 서로를 바라보고, 사랑하며, 함께 해나가기로 결심하면서 두 사람은 결혼을 하게 된다. 이렇듯 결혼은 아름답고 소중한 일임과 동시에 삶에 있어서 커다란 변화가 생길 수밖에 없다. 비록 결혼이 새로운 인생이 시작되는 전환점이라지만 환상만을 갖기엔 너무나도 현실적이라는 점이다.




책은 결혼 33년 차 주부이자 엄마가, 혼기가 찬 딸이 결혼에 대한 현실감을 키우고 행복하고 현명하게 결혼생활을 헤쳐 나가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쓴 글이다. 즉 매일 해도 표가 나지 않는 끝없는 살림에 마음 붙이는 법, ‘남’의 편인 남편을 ‘내’ 편으로 만드는 법, 고부 갈등에 대처하는 마음가짐, 육아를 위한 조언 등 결혼생활에서 누구나 겪게 되는 다양한 일화들을 자신의 사례를 통해 보여주고, 어떻게 현명하게 대처할지를 설명해준다. 책 속 인상적인 내용을 살펴본다.


누구나 깊이 공감할 엄마 표 ‘생활밀착형’ 카운슬링


둘이 있으면 외로움도 두 배가 된다


둘이 있는데 외로우면 혼자 있을 때 외로운 것보다 배가 되거든. 결혼하면 외롭지 않은 게 아니라 더 외롭고 괴로울 때도 많아. 외로움을 스스로 극복할 준비가 되지 않았다면 결혼도 다시 한번 생각해봐야 해. 외로움은 남이 채워주는 게 아니라 내가 채워야 견딜 수 있는 거니까.


인생의 짐은 내려놓는 게 아니야


짐이라고 하면 흔히 내려놓고 싶다거나, 내려놓으라고 하지. 하지만 무조건 내려놓는 게 능사는 아니야. 오히려 짐을 무겁지 않게 지고 갈 수 있는 마음의 근육을 키우는 게 중요해. 짐이란 무겁다고 생각하는 순간부터 더 힘들게 느껴지거든. 어차피 감당해야 할 짐이라면 그냥 받아들이는 것. 그게 바로 진통제야.


집착과 사랑은 한 걸음 차이


사람들은 자식 농사에 더 많이 신경 쓰지만, 그보다 중요한 게 부부 농사야. 네 엄마 아빠는 천생연분이라거나 다정다감한 부부는 아니지만 그래도 잘 살아왔던 건 서로에게 집착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바라봐줬다는 거야. 서로 다른 성향을 고치려 하거나 간섭하지 않았지. 다만 자식은 알게 모르게 부모를 보면서 배우고 닮아간다는 걸 잊지 않고 잘 살아가려고 최선을 다했어. 부부가 행복한 모습으로 살아가면 자식도 자연스럽게 행복하게 사는 법을 배우게 되니까.


결혼의 환상과 현실 사이


난 결혼만 하면 편안하고 행복한 삶이 저절로 따라오는 줄 알아ㅛ어. 결혼이라는 현실은 영화에서처럼 화려하거나 로맨틱하지 않은데도 어딘가 근사하고 특별한 삶이 있을 거라는 환상을 가지고 있었던 거야. 그리고 얼마 되지 않아 그것은 환상에 불과하다는 것을 알아챘지. 오로자 내 몫인 살림은 해도 해도 끝이 없었고, 다른 환경에서 자란 네 아빠를 비롯한 시집 식구와 맞춰가는 게 너무 힘들었어.


결혼을 무조건 응원한다


나는 두 딸의 아빠이다. 책을 읽는 내내 아내가 가졌을 결혼에 대한 감정을 간접적으로 충분히 읽을 수 있었다. 큰 애가 결혼하겠다고 의사를 당당하게 밝혔을 때 우리 부부는 잠시나마 감전의 충격에 빠진 듯했다. 언젠가는 찾아 올 현실임에도 미처 대비하지 못했기에 막상 닥치고 나니 당황스럽기조차 했다. 그만큼 딸을 위한 준비가 부족했음을 절실히 느낄 수 있었다. 책에 소개되는 내용들이 그런 부족함을 채워주는 것이었다. 결혼을 앞둔 선남선녀 모두에게 일독을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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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최종학 교수의 숫자로 경영하라 5 - 재무제표 행간에 숨은 숫자의 의미를 파악하라! 서울대 최종학 교수의 숫자로 경영하라 5
최종학 지음 / 원앤원북스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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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간 권력자나 권력기관들이 자신이 세운 특정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수단으로 회계를 이용하는 일이 수차례 발생했다. 그런일들이 발생했을 때, 그에 대해 저항하고 비판하다 보니 정치적으로 민감한 글들을 계속해서 쓰게 되었다. 조용히 학문 연구에 매진하면서 살고 싶은 필자지만 '이런 부끄러운 일이 다시 일어나서는 안 된다'라는 마음에서 큰 용기를 내서 쓴 글인데, 그 글을 썼다고 특정 정치집단이나 언론의 집중 공격을 받기도 했다. - '지은이의 말' 중에서




총5부로 구성된 이 책은 지난 2018년 4권을 출간한 이래 그동안 각종 언론에 연재했던 글을 모아 5권으로 출간한 신간 도서이다. 과거에 벌어진 사건들을 파악하고 숨겨진 이면의 이야기를 설명해 회계학을 공부하는 학생들과 기업체에서 회계 업무에 종사하는 회사원, 그리고 회계 유관기관에 종사하는 사람들 모두가 배워야 할 점이 무엇인지를 파악할 수 있도록 했다.


SK 그룹사 간의 합병과 반발하는 시민단체


SK그룹 지주사는 SK(주)였다. 그런데, SK그룹의 지배구조는 취약하기 그지 없었다. SK(주)가 SK이노베이션, SKC, SK네트웍스를 지배하는 형태였다. 1991년 창립된 선경텔레콤은 시스템 통합 및 IT 아웃소싱을 주사업으로 영위하고 있었으며, 지배주주는 최태원 회장(지분율 45%)이었다. 이 회사가 나중에 SK C&C로 상호가 변경된다.


2010년 기준으로 SK C&C가 SK(주)의 지분 32%를 보유하는 형태였다. 외견상으론 그룹의 지주사인 SK(주)를 SK C&C가 지배하는 구조를 취하고 있었다. 물론 실질적인 의사결정은 SK(주)가 하고 있었으므로 사실상 이상한 형태의 지배구조였다. 순환출자체제를 유지했기에 이런 현상이 생긴 것이다.


여기서 가장 심각한 아킬레스건은 SK(주)의 지분을 최태원 회장과 계열사 등 특수관계인이 도합 15% 정도였다는 점이다. 이를 간파하고 있던 헤지펀드 소버린이 1700억을 투자해 5개 페이퍼컴퍼니를 통해 15% 주식을 매집했다.


당시 소버린과의 경영권 분쟁은 국내 언론에서도 최대 관심사였다. 외국투기자본에 한국의 우량 기업이 빼앗길 수 있다면서 소위 '애국심'호소하는 기사들이 연일 이어졌었다. 흥미롭게도 당시 정권과 참여연대 등 몇몇 시민단체와 일부 언론사들은 오히려 소버린을 지지했다는 사실이다. 하지만 주총에서의 표 대결에선 예상과 달리 SK측이 100표 중 62표를 얻는 대승을 거두었다.


비록 주총에서의 대결에선 패했지만 소버린은 한국 주식시장에서 지분 매각을 통해 약 1조 원의 이익을 거두는 '대박'을 터뜨렸던 것이다. 사실상 소버린은 경영권 분쟁을 내세워 1년 정도 투자기간을 통해 기대 이상의 목표를 달성한 셈이었다.


경영권 분쟁이 발생했던 2005년 SK C&C가 보유한 SK지분은 11%였는데, 취약했던 지배구조가 거의 완성된 2010년엔 32%까지 증가했다. 완성된 형태의 지배구조는 지배주주가 SK C&C를 지배하고, SK C&C가 SK를 지배하고 SK가 다른 계열사들을 지배하는 형태로 확립되었다.


이런 이상한 지배구조 때문에 외부에서는 꾸준히 SK C&C와 기존의 SK가 합병할 것이라고 전망해왔다. 2012년과 2013년 잠시 주춤했던 SK C&C의 경영상황이 이후 본궤도에 올라 꾸준히 성장하기 시작했다. 이익이 증가하자 주가가 오르기 시작하면서 합병할 가능성이 높아 보였다. 그리고 2015년 들어 실제로 합병이 이루어지게 된다. 법률 규정에 의거해, 합병비율은 두 회사의 시가총액 비율에 따라 결정된다.


그런데 2015년 4월 20일 양사의 주주총회에서 합병계획이 발표되자 경제개혁연대가 거세게 반발한다. 이 합병이 비즈니스에는 도움이 되지 않으며 지배주주의 지배권 강화 목적만을 위한 합병이라는 주장이다. 또한 SK그룹이 의도적으로 SK C&C의 주가를 부풀려 SK C&C의 시가총액이 과다하게 증가한 상황에서 합병이 이루어지도록 해서, SK C&C의 지배주주 최태원 씨는 이익을 얻지만 기존의 SK 주주들은 손해를 보는 합병이라고 주장했다.


전환사채에 대한 비판


전환사채에 대한 많은 비판이 제기되었다. 비판의 내용은 크게 ① 전환권 행사, ② 전환가 재조정, ③ 상환청구권 행사에 대한 비판으로 정리할 수 있다. 주로 전환사채를 발행한 회사들의 소액주주들이 제기한 것들이다. 그 비판 내용을 자세히 알아보자.


① 전환권 행사에 대한 비판은 2018년부터 2019년 초까지 가끔 언론에 보도되었다. 투자자가 전환권을 행사해서 채권을 주식으로 전환하면 주식 수가 증가한다. 회사의 자산이나 내재가치는 변하지 않는데 주식 수가 증가한 것이므로, 증가한 주식 수에 비례해 주가가 하락한다. 이를 전문용어로 ‘지분가치가 희석된다’고 표현한다. 주주들은 가만히 앉아서 피해를 보는 셈이다.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 개편


현대차그룹의 지주사 전환 계획 핵심은 현대모비스를 지주회사로 바꾸는 것이었다. 당시 정몽구, 정의선 회장 등 지배주주 일가는 모비스 지분의 7%와 현대글로비스의 지분 30%를 보유중이었다. 모비스는 현대차를 지배(지분율 20.8%)하고 현대차는 기아를 지배(지분율 33.9%)히는 형태를 취하고 있었다. 하지만 7% 지분율로 현대모비스의 경영권을 행사하기엔 취약한 구조였다.


다소 위안이 되는 내용은 순환출자의 영향으로 기아가 모비스의 지분(16.9%)을 보유하고 있었고, 현대차와 기아가 함께 경영권을 행사하는 현대제철도 5.7%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이었다. 즉 약 30% 지분율을 확보하고 있는 셈이었다.


이에 그룹은 지배구조를 개편하기로 계획했다. 사업지주회사인 모비스는 현대차를 지배하고, 현대차는 다른 계열사(기아, 글로비스, 현대제철)을 지배하는 형태였다. 먼저 모비스의 사업 일부를 분할(인적분할방식)하고, 다음 단계로 분할된 사업을 글로비스가 합병하는 것이었다. 합병 후 지배주주 일가는 글로비스 지분을 매각해 그 자금으로 모비스 지분 비율을 높이는 방식으로 이해되었다. 사실상 모비스를 쥐락펴락할 수 있다면 계열사 전체를 지배할 수 있게 된다. 합병을 위항 임시주총 일정이 진행되었다.


그런데 자세한 계획이 알려지자 시장에서는 부정적인 반응이 예상보다 컸다. 모비스의 소액주주들이 반발했고, 뒤이어 현대차그룹 여러 계열사들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고 밝힌 미국 헤지펀드 엘리엇에서도 반대성명을 발표했다. 그 후 4월 중순 엘리엇은 현대차와 모비스를 합병하라는 등 현대차의 계획과는 전혀 다른 지배구조 개편안을 제시했다. 또한 국내외 의결권 자문사들이 잇달아 주주총회에서 안건에 반대투표를 하라는 추천안을 발표하고, 국민연금을 비롯한 국내 여러 기관투자자들도 모두 반대하겠다는 결정을 내렸다.


현대차그룹 수뇌부는 임시주총 안건이 부결될 게 뻔하기 때문에 안건 철회를 결정하고 만다. 향후 지배구조 개편안을 보완해서 재추진하겠다고 밝힌 것이다. 소액주주들은 모비스의 사업분할과 합병안이 자신들에게 불리하다고 판단한 탓이었다. 쉽게 말해서 모비스의 사업분할로 새로 탄생하는 회사의 평가가 실제가치보다 낮제 책정되었다고 본 것이다.


이밖에도 책은 5부에서 경영에 대한 8가지 단상을 소개한다. 남편보다 영향력이 더 큰 미셸 오바마 효과, 로마 제국 군단의 승리 비결, 심사숙고 끝에 결정한 싸움터에서 전쟁을 해야 한다, 박항서 감독의 성공 비결에 대한 오해 등이 펼쳐진다. 이 내용은 저자가 신문이나 잡지 등에 연재했던 칼럼 중에서 엄선한 것으로, 경영자들에게 문제점 제기와 함께 교훈을 전하려는 의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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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 공부 - 느끼고 깨닫고 경험하며 얻어낸 진한 삶의 가치들
양순자 지음, 박용인 그림 / 가디언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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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30여 년 동안 서울구치소에서 사형수를 상담했어. 나는 극도의 불안감과 절망 속에서 시들어가는 사형수들을 보면서 인생의 의미가 무엇인지 수도 없이 생각해봤어. 그리고 그들과 이별하면서 잘 산다는 것이 무엇인지 나름대로 깨달았지. 한마디로 그들을 통해 어른이 된 거지. - '프롤로그' 중에서




30년간 사형수 교화위원으로 활동해오면서, 그리고 암 선고를 받고 죽음이 다가옴을 인정하면서, 저자 양순자는 삶의 소중한 가치들과 훗날 어떻게 기억되어야 할 것인가를 구체적으로 생각하게 된다.


총 5장으로 책은 구성되었는데, 이별에도 연습이 필요하다, 이런 친구 하나 있으면 더 바랄게 있을까, 마음을 따라가는 계산해보기, 내 눈에 맞는 안경 끼고 살아보기, 돈으로 못 드는 인간보험 들기, 내 비문에 새겨놓고 싶은 말 등 우리의 삶을 돌아보게 하는 현실에 뿌리박은 지혜를 전하며, 다양한 인간군상들을 보여줌으로써 우리가 어떻게 해야 잘 살 수 있는지를 깨닫게 한다. 책 속의 인상적인 내용들을 소개해 본다.


이별도 연습이 필요하다


죽음이라는 단어를 두려워할 필요가 없어. 죽었다고 생각하고 한번 살아봐. 그러면 용서 못 할 일도 없고, 싸울 일도 없고, 속상해할 일도 없어. 하루가 덤으로 오는 보너스 같아. 그래서 매일 고맙지. 물건 살 때 하나 더 주면 기분 좋아지는 것처럼.


나는 사형수들을 떠나보내면서 죽음이라는 단어 앞에서 의연해졌어. 돌이켜보면 이별 연습은 사형수들이 나에게 가르쳐주고 간 인생 공부야. 사형수들에게 일러준 대로 나도 가면 되는 거야.


이런 친구 하나 있으면 더 바랄게 있을까


우리는 돈이 많은 사람을 ‘돈 부자’라고 하지. 친구가 많은 사람을 ‘친구 부자’라고 하고, 돈이 많아도 통장에만 넣어놓고 쓰지 못하는 사람이 너무 많더라고. 친구가 많다고 해도 결정적인 순간에 그 친구들이 아무런 의미가 없을 때도 있어.


돈이 돈의 역할을 잘 해줄 때 진짜 돈이 좋은 것이지. 친구도 마찬가지. 결정적인 순간에 나에게 도움이 되는 친구가 진짜 친구야.


교과서 같은 부모가 되려고 하지 마라


아직 내 아이가 말도 못 하는 어린아이일지라도 교육시킨다는 명분으로 명령하고 억압할 권리는 없어. 부모는 애들이 홀로서기까지 바람에 쓰러지지 않도록 도움을 주는 도우미라는 것을 깨닫기까지 나 또한 오래 걸렸어.


아직 어린아이를 키우고 있는 부모라면 절대 나 같은 실수를 하지 말라고 외치고 싶어. 아이들은 엄마의 훌륭한 말로 크는 것이 아니라 따듯한 가슴으로 큰다는 사실을 잊지 말았으면 해.


어떤 얼굴로 작별할 것인가?


인간은 아픔을 겪으면서 성장하는 거야. 내가 잠깐 입원했던 암 병동에는 많은 암 환자가 있었는데 성장의 터널을 지나는 모양새가 다 달랐어. 긍정적으로 암을 안고 가는 사람, 의사와 병원을 잘못 선택했다며 골이 나 있는 사람.


이들은 얼굴 색깔부터가 달라. 그러고 보면 아프고 난 뒤 모두 다 성장하는 것도 아닌 것 같아. 아프고 나서도 성장하기는커녕 신세 탓, 환경 탓만 하는 사람도 있지. 선택은 각자의 몫이야.


내 비문에 새겨놓고 싶은 말


우리나라에 한때 유서 쓰기가 유행한 적이 있었어. 긴 유서가 부담스러워 포기했다면 두 줄도 아니고 한 줄로 비문을 써보는 것도 괜찮은 방법이야. 내 인생 전부를 압축기에 넣고 엑기스를 짜내듯 비문에 새길 한 줄의 글을 써봐. 그것을 매일 읽어본다면 삶의 이정표가 되어 그곳을 향해서 열심히 살아가게 되지 않을까. 목적 없이 가는 삶은 힘이 없어.




마지막 기도


나는 수술대 위에서 마취가 되기 직전 지상에서의 마지막 기도를 했지. 깨어나면 '의미 잇는 일'을 하게 해달라고. 내가 마난 소중한 인연들에게 살아가는 힘을 주는 일을 하고 싶었어. 비틀거리고 일어서지 못하는 사람의 손을 잡아주고 잠시 기댈 수 있도록 해주는 역할이 내가 할 수 있는 가장 의미 있는 일이라고 생각했어. 그리고 이 책을 잉태하게 되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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짠테크로 생각보다 많이 모았습니다 - 경제지 홍 기자가 알려주는 똑똑한 절약의 기술
홍승완 지음 / 가디언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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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3장으로 구성된 책에는 짠내가 풀풀 나는 절약 노하우들이 가득 담겨 있다. 절약의 최대 적 SNS를 줄이는 법, 신용카드 없이도 잘사는 법, 하루 현금 만 원으로 충분히 생활하는 법, 기자인 저자가 취재를 통해 밝혀주는 쓸데없이 나가는 돈 줄이는 법 등 오로지 절약을 위한 기술들로 구성되었다. 돈 관리에 실패한 과거를 돌아보며 시작된 좌충우돌 짠내 생활기는 3년 안에 종잣돈 5천만 원을 만들기를 위한 순도 백 퍼센트 저자의 경험을 토대로 완성되었다.




아끼는 게 버는 거다


첫 월급을 받기까지 한 달도 더 남은 시점이었지만 이날은 목표 저축액을 미리 정해보기로 했다. 목표를 정하는 데 돈이 들진 않으니. 목표 저축액은 3년 안에 5000만 원. 여러 재테크를 비롯해 창업 등 무언가 시도하려면 필요한 최소한의 자금이 5000만 원이라던 한 전문가의 조언이 떠올랐다. 목표는 정해졌다. 이제 5000만 원을 무슨 수로 모을 것인가. 오직 절약만이 답을 찾아줄 것이다.


욜로하다 골로 간다


최근 코로나19로 경제적 불안감이 엄습해오고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삶의 방식은 차츰 변하는 모양새다. 불과 몇 년 전만 하더라도 “한 번뿐인 인생을 후회 없이, 현재를 즐기자”를 외치는 욜로(YOLO, You Only Live Once) 라이프가 유행했다. 그런데 지금은 “욜로 하다 골로 간다”는 우스갯소리가 나온다. 절약은 이제 궁상맞고 피곤한 구시대적 삶의 방식이 아니다. 자신의 미래를 위해 스스로 절제할 줄 아는 똑똑한 소비 스타일로 변모하는 중이다.


OK캐쉬백 포인트를 적립하자


동서식품의 ‘맥심 커피믹스’ 제품 개봉구 뒷면엔 쿠폰 번호가 숨겨져 있다. 과거엔 박스 외부에 OK캐쉬백 포인트 쿠폰이 있었으나 요즘엔 개봉구 뒷면으로 자리를 옮겼다. 쿠폰 번호를 확인했다면 OK캐쉬백 포인트를 적립하자. 구글플레이나 앱스토어를 통해 Syrup(시럽) 월렛을 설치한 뒤 검색창에 맥심카드를 검색해 카드를 발급받는다.


맞춤형 가계부


카드 앱에도 허점은 있다. 그들은 마트에서 내가 무얼 샀는지 알려주지 않는다. 뭉뚱그려 ‘A 마트 1만3,000원’이라고만 나올 뿐이다. 또 카드 내역을 업종별로 구분했을 땐 마트 안에 있는 카페에서 돈을 썼어도 지출은 마트로 분류돼 있다. 내가 돈을 쓴 장소와 지출 내역이 일치하지 않는 것이다. 따라서 내게 딱 맞춘 ‘맞춤형 가계부’가 필요했다.


노머니데이 선언


노머니데이를 지속할 수 있도록 지탱해준 건 퇴근길에 확인하는 ‘은행 앱’이었다. 하루 종일 단 한 곳에도 지출하지 하지 않아 결제 내역이 깨끗할 땐 프라푸치노, 바닐라라테보다도 달콤했다. 특히 최근 지출 내역이 과거일수록 그 맛은 더 달달했다.


절약을 위해 커피를 줄이기(끊기)로 했다면 이제 ‘커피 마시지 않기’ 대신 ‘노머니데이’ 혹은 ‘커피 대신 물 한 잔’과 같은 단어로 바꿔보자. 수많은 나무 사이에 눈길만 바라보고 질주하는 스키선수처럼 어쩌면 어렵게만 느껴졌던 커피 지출 줄이기가 한결 수월해질지도 모른다.


자가 신발 세척


신발 한 켤레당 4,000원씩 주고 세탁을 맡기던 일도 관두었다. 대신 비닐에 신발을 넣어 뜨거운 물을 가득 부은 뒤 세제를 풀고 솔로 구석구석 밀어가며 시커먼 때를 밀어냈다. 화장실에 쪼그려 앉아 연달아 세 켤레를 닦고 건조까지 마치니 기진맥진했다. 하지만 통장에서 나갈 뻔한 1만2,000원을 아꼈다는 생각에 금방 기운이 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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