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세키 선생의 사건일지 미스터리 야! 5
야나기 코지 지음, 안소현 옮김 / 들녘 / 200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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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100여 년전인 1905년에 쓰여진 나쓰메 소세키의 <나는 고양이로소이다>는 시대를 비판하고 당시 인물들의 고독과 외로움을 話者인 고양이의 눈으로 그려낸 이야기이다. 이 책 <소세키 선생의 사건일지>는 나스메 소세키의 <나는 고양이로소이다>을 재해석한 작품이다.

 

나는 고양이로소이다

 

소설의 주인공은 무례한 고양이다. 길에 버려졌다가 오로지 살겠다는 일념으로 병약한 구사미 선생님집에 얹혀 사는 주제에 각종 책의 글귀를 인용하면서 인간의 세상만사에 대해 끊임없이 불평불만을 쏟아낸다. 이 불평불만은 인간이란 한심한 족속을 향해 내뱉는 고상한 존재의 한숨섞인 한탄이다. 소설은 고양이의 주인과 그를 둘러싼 친구들의 모습을 그리고 있다. 인간의 머리 꼭대기에 앉은 고양이의 청산유수 요설과 지식인 사회에 대한 풍자를 묘사하고 있다.

 

소세키 선생의 사건일지

 

이 책엔 여섯 가지의 사건이 소개되는데, 추리 소설의 경우처럼 심각한 그런 유형이 아니라 우스꽝스럽다. 영어 교사 구사미, 간게츠, 메이테이 등 괴짜들이 펼치는 황당한 일상을 그리고 있다. 소세키의 원작은 고양이가 話者이지만, 이 책의 話者는 영어 선생님집에 더부살이 하는 중학생 신분의 서생이다. 선생은 제대로 하는 일도 없을 뿐더러 게을러서 서생에게 모든 일을 다 떠 넘긴다. 위가 나쁘다며 위장약을 달고 살지만 한 달에 여덟 통의 잼을 핥아 먹을 정도로 식탐이 강하다. 말도 안되는 주제로 토론을 벌이고, 서양학자들을 인용해 지식인인 것처럼 과장하거나, 또는 개구리 눈알 같은 구슬을 만들겠다는 등 별 쓸모없는 연구를 하며 시간만 죽이는 인물이다. 반면 나이 어린 서생이 더 어른스럽고 사건의 해결도 척척 해낸다.

 

고양이와 함께 사는 집에서 고양이에 얽힌 몇몇 사건들을 서생인 話者가 인간의 관점에서 해설하고 있다. 그런데, 모든 사건들이 유치한 원인으로 발생하고 싱겁게 결말이 난다. 소설의 등장인물은 괴짜들로서 하는 행동이 너무 황당하여 웃음을 자아낸다.

소설에 등장하는 여섯 가지의 사건이나 등장인물도 원작인 <나는 고양이로소이다>와 동일하다고 한다. 그러나, 아쉽게도 나쓰메 소세키의 원작 소설을 읽지 않은 상태에서 이 책을 읽다보니 두 작품을 상호 비교할 수 없었기에 마지막 책장을 덮는 나의 소감은 단지 황당할 뿐이다. 따라서, 저자의 충고처럼 원작을 먼저 읽고난 뒤 다시 읽어야 제 맛을 알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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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 안의 아인슈타인을 깨워라!
앤드류 펙 & 지니 맥그레이드 지음, 유지훈 옮김 / 시그마북스 / 200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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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승엽을 보면서 많이 배웠고 늘 내가 부족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를 본받으려고 노력하면서 만세타법 등으로 타격 자세를 바꾸면서 늘 변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는 강박관념을 가지고 살아 왔습니다. " - 한겨레신문(2007.6.11)

 

프로야구의 가을 잔치가 곧 도래한다. 한국프로야구의 천재는 이승엽이다. 깔끔한 타격자세, 간혹 한쪽 발을 살짝 들어치는 외다리 타법으로 세계 최연소 300홈런을 달성한 이승엽이라는 홈런왕 뒤에 2인자는 양준혁이다. 그의 인터뷰는 창의성 개발의 핵심적인 방법을 제시해 준다.

 

양준혁은 타율이 급락했던 2002년에 "만세타법" 이라는 독특한 자세로 타격폼을 변경했고, 2005년엔 오픈스탠스를 포기하고 간결한 스윙으로 타격자세를 바꾸어 "15년 연속 세 자릿수 안타"라는 대기록을 달성할 수 있었다. 그는 폼나는 이승엽의 타격자세를 벤치마킹하면서 변화를 위해 몸부림을 쳤던 것이다.

 

 

이 책의 공저자 앤드류 펙과 지니 맥글레이드는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창의력과 혁신 분야의 대가이다. 공저자는 현장에서 많은 기업들을 컨설팅한 경험을 토대로 창의력의 골격을 이루는 다섯 가지 습관을 우리에게 제시하고 있다.

 

정찰 - 눈을 크게 뜨고 주시하라

 

오감을 모두 자극하는 정찰은 창의력을 일으키는 데 도움을 주며, 자극을 받을 때 사람의 감각과 느낌은 실타래처럼 서로 엉키게 된다. 정찰의 기본적인 전제는 호기심과 관찰력, 수용력, 감흥, 상관성 그리고 다양성이 균형을 이루어야 한다. 사냥꾼처럼 정찰병은 창의력을 발동시키기 위해 신선한 정보를 수집하느라 고심하면서 고도의 집중력을 갖고 자신의 경험과 관찰 대상에 몰입한다. 이렇게 관찰력은 연습을 통해 계발할 수 있다. 따라서, 정찰 습관을 기를수록 불꽃을 유도하고 창의력을 자극할 가능성은 좀 더 높아질 것이다. 그러나, 주마간산식의 관찰로는 어림도 없다. 정찰을 제대로 하려면 다양성과 관련성의 균형을 잡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배양 - 창의력을 깨우는 환경

 

배양이란 불꽃을 일으켜 창의력을 발휘할 수 있는 공간을 창조, 개발하는 습관을 말한다. 환경은 창의력을 발휘하는데 "마중물" 역할을 한다. 따라서, 창의력을 자극하는 장소를 선택해야 한다. 예를 들어, 강이 내려 보이거나 또는 공원이 내려다 보이는 장소는 창의적인 불꽃과 행동을 일으키는 촉매인 셈이다. 그러나, 조도가 너무 밝거나 어두운 회의실은 브레인스토밍에 도움을 주지 못하고, 오히려 창의력을 억제할 수 있는 환경이다. 따라서, 창의력을 발휘하는 데 가장 적당한 환경은 자신에게 알맞는 것이어야함을 명심하라.

 

유희 - 마음껏 즐기라

 

유희란 어린아이의 순진한 태도를 말한다. 이는 자극을 시험하고 호기심을 갖도록 도와 준다. 아인슈타인도 평소에 농담을 즐기는가 하면 상상력을 자극하기 위해 자전거를 타는 등, 운동도 열심히 했다고 한다. 유희란 인간이 감정을 표출하거나 긴장을 늦추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 창의력을 발휘하려면 놀 줄 알아야 한다. 우리의 DNA엔 이미 "놀이 유전자"가 들어 있지만 이를 키우지 못했을지도 모른다.

 

"창조는 머리가 아니라 마음속에서 우러나오는 "놀이본능"에서 비롯된다. 창의적 사고는 그것이 좋아하는 대상과 어울린다." {칼 융]

 

모험 - 미지와의 조우

 

모험은 미지의 세계로 성큼 다가가기 위해 자신을 격려하는 습관을 말한다. 모험을 감행하면서 배짱을 키울 수 있다. 비즈니스 세계는 분명하고 정확하며 예측할 수 있는 일을 기대한다. 따라서, 직장에서 창의력의 세계에 뛰어들려면 믿음이 있어야 한다. 창의력을 발휘하여 미지의 세계에 도전하려면 위기를 감수하고 실패를 두려워 않는 마음가짐이 있어야 한다. 항해사이자 탐험가인 콜럼버스는 스페인 지도층의 후원을 얻어 미지의 땅으로 모험을 떠났다. 당시엔 지구가 평평하므로 끝까지 가면 추락한다는 가설이 지배하던 시절이었다. 창의적인 의욕을 고취시켜 미지의 세계에 도전하려면 콜럼버스와 같이 비전을 품고 재원 확보에 노력을 경주해야 할 것이다.

 

수확 - 창의력의 결실을 맺어라

 

"수확한다" 란 말은 창의력을 유도하는 모든 활동의 결과이며 수확은 노력의 총생산량이자 불꽃을 구체적이고 실현가능한 아이디어로 전환하는 작업을 말한다. 불꽃을 유도하기 위해 정찰과 배양을 비롯해 유희단계를 거쳐 모험단계를 통해 불꽃에 몰입해야 하며 가정이나 직장에서 알찬 결실을 맺기 위해서 수확단계까지 끌어올려야 한다. 즉, 수확이란 불꽃과 아이디어를 구체적인 실체로 승화, 또 다른 불꽃을 일으키기 위해 창의력의 눈을 여는 과정을 말한다.

 

 

연습은 창의력을 자극하는 습관을 기르는 데 도움이 된다. 창의력은 발견에서부터 시작된다. 정찰은 무언가를 발견하려고 떠나는 항해이다. 적절한 환경을 조성하여 창의력을 발휘하라. 창의력은 상상력이다.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떠오르지 않으면 아이들과 어울려라. 또한, 창의력은 용기이다. 모험을 감행하여 그로부터 얻게 되는 가치는 이를 믿지 않을 때보다 훨씬 더 크다. 나아가 창의적인 삶을 지속하기 위헤서 목표를 분명히 하고, 자극을 적극적으로 수용하며, 활동 영역을 넓히고, 자기계발서를 읽거나 세미나에 참여하는 등 성공의 경로를 파악하고, 자신의 창의력을 굳게 믿어야 할 것이다. 따라서, 프로야구사에 대기록을 계속 갈아 치우는 2인자 양준혁 선수처럼 창의성 발휘를 위해 몸부림쳐야 함을 명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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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자, 21세기와 소통하다
안희진 지음 / 시그마북스 / 200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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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살아가면서 얻게 되는 깨달음의 순간들이 그리 자주 우리의 문을 두드리지 않는다. 그리고, 그 순간마저도 이내 다음의 순간들에 묻혀 버리고 또한 오랫 동안 우리를 멀리한다. 그래서, 사람들이 살면서 끝까지 깨닫지 못하는 것들이 많다. 우리의 하찮은 대상들 너머에서 물결처럼 굽이쳐 다가오는 삶의 깨달음은 다음 순간으로 이어지지도 못하고 멀리 사라진다. 아침에 눈을 떴을 때, 거리를 걸어가고 있을 때 갑자기 모든 것이 나에게 다가 올 수도 있다. 사랑하는 이의 눈을 바라보는 순간에, 비바람에 이파리 하나가 떨어지는 순간에, 우리가 사랑이나 진리나 행복이라고 이름 붙이는 모든 것들의 정체가 베일을 걷고 그곳에 있다. 손을 뻗기만 하면 된다. 잡을 수 있다. 그러나, 손을 뻗쳐 보면 그 순간에 그것은 사라지고 만다. 아쉬워한들 이미 진 꽃이 다시 피지는 않는다.

 

많은 사람들이 장자를 중국 고대의 대사상가로 알고 있다. 하지만, 장자라는 사람에 대한 기록은 확인할 수 없고, 그가 썼다는 [내편] 일곱 편을 제외하고는 실제 몇 사람의 손에 의해 완성되었는지도 분명치 않다. 내용도 장자 자신이 말하듯 寓言이 곳곳에 깔려있어 얼핏 보면 황당무계한 느낌도 든다. 그러나, 찬찬히 다시 읽어 보면 오묘한 이치와 사상이 있음을 알게 되고 특히 풍자는 읽을수록 흥미진진하다.

 

한국의 전래 동화 중에는 초등학교 교과서에 실린 "은혜 갚은 꿩"이란 이야기가 있다. 꿩을 잡아먹으려는 구렁이를 한 선비가 활을 쏘아 죽이고, 나중에 다른 구렁이가 그 선비를 잡아먹으려하자 꿩이 죽음으로 선비를 구한다는 줄거리이다. 구렁이는 꿩을 잡아 먹어야 살 수 있다. 꿩도 나무나 숲에서 벌레를 잡아먹고 산다. 과연 꿩을 먹는 구렁이는 나쁘고, 벌레를 먹는 꿩은 좋은가?

 

여기서 善과 惡을 놓고서 토론을 벌여 보자. 아이들은 선비가 왜 불쌍한 구렁이를 죽였어야 했는지 의문을 가질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교과서의 의도는 아이들에게 은혜를 갚는 일의 중요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어느 한 쪽을 선택하여 선악과 시시비비를 가린다는 것은 순전히 맘 속 관념의 작용일 뿐이다. 장자가 우리에게 전하고자 하는 것은 사랑이니 정의니 하는 작은 가치들, 예법이니 지식이니 또는 믿음이니 하는 것들이 얼마나 허망한 기준에 의지하고 있는지를 일깨워 주고 있다.

 

그런데, 장자라는 인물은 언제 적 사람인지, 무슨 생각을 가진 사람인지 알아 볼 필요가 있다. [史記]를 비롯한 몇몇 책에는 장자에 관하여 "그 배움은 노자에 뿌리를 두고 있으면서 공자의 무리를 꾸짖는다" 라고 기록되어 있다. 따라서, 유교적인 수양을 쌓았으나 노자풍의 정서를 지녔던 인물로 평가할 수 있다. [장자]에는 재미있는 이야기가 많다. 제나라 宣王과 장자와의 대화가 많이 나오는데, 이를 토대로 연대를 따져보면 대체로 장자는 맹자와 거의 비슷한 시대의 사람으로 추측할 수 있다. 한편, 장자가 태어난 곳은 오늘날의 하남성 귀덕현으로 노자의 고향이기도 하다. 공자와 맹자의 가르침은 일상적인 現實生活을 벗어나지 않는 착실한 가르침인 반면에, 노자와 장자는 자유분방하고 理想的이며 때론 허무적인 사상이 포함되어 있다. 공자와 맹자의 고향은 산동성 연주시이고, 노자와 장자의 고향은 하남성 귀덕현인데, 이 두 곳의 중심지를 직선으로 연결하면 800 킬로미터가 채 안되어 광활한 중국 대륙에 비추어 보면 그리 먼 곳도 아님을 알 수 있다.

 

책은 2 부 5 장에 걸쳐 16 가지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무엇이 문제인가" 란 장자의 지적과 "어떻게 할 것인가" 라는 장자의 해법이 소개되고 있다. 우리가 무엇을 위해 살며, 무엇 때문에 공부 또는 일을 하는지에 대한 답으로 더 풍요롭고 행복한 삶을 영위하기 위한 것이라는 단순 설명은 참으로 공허하다. "나" 라는 것도 실상이 아닌 잠시 사용하는 겉옷인바, 장자로부터 겉옷의 얽매임에서 벗어나는 해법을 배우고 또한 맑은 영혼의 눈을 떠 현상을 꿰뚫고 실상을 본다면 완전한 자유에 이르게 된다.

 

참된 삶을 구현하려면 먼저 자신의 참모습을 되살려야 한다. 자신의 참모습을 되살리면 나와 사물이 하나가 되기 때문이다. "나" 라는 것을 버리고 "참된 나" 의 상태가 되면 "나" 와 "내가 아닌 것" 의 분별이 없어진다. 이처럼 분별심이 없는 상태를 장자는 이렇게 비유하고 있다.

 

"시장 거리에서 남의 발을 밟으면 미안하다고 사과해야 하지만, 형이 동생의 발을 밟으면 부드러운 눈길만 줘도 되고, 무모가 밟았을 때는 아무 말도 필요 없다." (242 쪽)

 

"남과 친하게 사귀면서 선물 따위를 하지 않는 것은 남과 자기의 구별을 잊었기 때문이다. 나와 남을 하나로 보는 사람을 하늘 사람이라고 한다." (242쪽)

 

"발이 신을 잊는 것은 신이 발에 꼭 맞기 때문이며, 허리가 허리띠를 잊는 것은 허리띠가 허리에 꼭 맞기 때문이다." (242쪽)

 

깨달음은 아침에 떠오르는 햇빛과 같다. 우리는 요리사 포정의 소 잡는 과정, 꼽추의 매미집기, 기성자의 싸움 닭 훈련에서 공통점을 발견한다. 도를 깨달은 것은 일정한 과정을 통해서라는 사실이다. 과정이란 의도적인 기술 쌓기를 초월한 나라는 것을 잊는 과정이다. 요리사 포정에겐 소가 소로 보이지 않았던 3년 동안의 기술 쌓기는 무위의 경지였다. 이것이 바로 나라는 것을 잊고 진정한 나를 회복한 것을 의미한다. 송대의 시인 소동파가 "[장자]의 문장은 넓기가 바다와 같고, 변화무쌍하기가 용과 같아서 천하의 기묘한 글이다" 라고 극찬했던 것처럼, 장자와의 소통을 통해 그의 이름이 결코 헛되지 않음을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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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를 그만둬서 성공하는사람, 실패하는 사람
가와바타 히로시 지음 / 오늘의책 / 200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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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 생활을 하는 사람의 대부분은 재직중 한 두번은 퇴직을 검토할 것이다. 현 직장보다 월급이 더 많은 다른 직종으로, 승진이 누락되어 승진을 보장하는 경쟁업체로, 또는 평생 월급쟁이는 안녕이라며 창업의 길로 가기 위해 퇴직의 갈림길에 서서 남몰래 많은 고민을 하게 된다. 이럴 경우 본인의 판단으로 자기의 길을 찾아 나서야지 자신의 고민을 누군가에 상담하면서 어찌 하오리까를 외친다면 이 사람은 십중팔구 퇴직을 포기하고 제자리에 눌러 앉게 될 것이다. 왜냐하면, 퇴직의 결정은 "사약받기" 와 비슷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역사극을 보노라면 귀양간 죄인에게 사약이 내려지고, 귀양지 현장에선 신성한 사약받기 행사를 준비한다. 마당에 자리깔고, 의복을 갖춘 죄인은 왕궁을 향해 임금의 만수무강을 빌며 큰 절을 올린다. 미리 준비된 작은 상엔 안주도 없이 사약이 담긴 사발 한 그릇만 덩그러니 놓여 있다. 이 장면에서 마시면 죽음으로 끝이 난다. 그러나, 한양에서 왕명을 받던 전령이 흙먼지를 일으키며 나타나서 "어명이요, 멈추시오!" 를 외치면 귀양살이가 끝이 난다.

 

저자 가와바타 히로시는 인사전문 법률가로서 3년 동안 3천 장이 넘는 이력서와 치열하고 싸우고, 매일 수많은 사람으로부터 취업에 관한 고민을 상담한 이력을 가진 인물이다. 그는 퇴직이 오히려 지옥행 차표가 될수 있다는 경각심을 일깨우며 눈 앞에 있는 파랑새를 외면하고 굳이 멀리 있는 파랑새를 잡으려 고생스런 먼 길을 가려 하느냐는 화두를 던진다.

 

미래는 불확실하다. 어느 누구도 정확히 예측할 수 없다. 퇴직한다고 자신의 앞길에 레드 카펫이 펼쳐 지겠는가. 회사를 그만두는 표면적인 이유가 천차만별이지만 대부분은 인간관계의 불화에서 비롯된다. 인간관계의 개선을 시도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장래 전망이 불확실한 채로 퇴직을 서두르면 비록 새 직장을 구한다해도 예전보다 못한 경우가 많다. 따라서, 저자는 퇴직을 고려하는 사람들에게 퇴직에도 기술이 필요함을 역설하며 효과적인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전직을 하든, 혹은 창업을 하든 자신의 성공을 위해서는 먼저 확실한 사명감을 갖고 있어야 한다. 사명감이란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가이다. 즉, "자기다운 삶" 이라고 할 수 있다. 저자는 자신의 사명을 확실히 정립한 후 세상의 상식을 점검해 볼 것을 권한다. 만약에 점검한 결과 7 가지의 상식이 크게 잘못되었음을 이제사 깨달은 사람은 퇴직이 매우 위험하다며 오히려 준비가 부족한 현 상태를 이해하고 다시 한번 "자기다운 삶"에 비추어 퇴직을 고민하라고 충고한다.  

 

회사의 저주 - 회사가 자기를 고용해준다고 믿는다.

상사의 저주 - 문제가 있더라도 상사가 시키는 대로 해야 한다며 상사와 맞서는 것을 지레 포기해 버린다.

리스크의 저주 - 회사를 그만두는 것은 리스크가 크다.

인내심의 저주 - 참지 않으면 회사에서 짤려 생계 유지가 어려워 진다.

대기업의 저주 - 장기적으로 대기업에 다니는 것이 제일 낫다.

장수의 저주 - 인생은 80년이다. 정년퇴직 후에도 일하는 것이 당연하다.

자기만 생각하는 것은 죄악이라는 저주 - 자기 하고픈 대로 하며 사는 것은 죄악이다.

 

현재의 상태를 인식하는 토대가 달라지면 "자기다운 삶" 도 달라 질 것이다. 그리고, 토대가 달라지면 그 위에 있는 상식도, 앞으로 닥쳐올 고난을 헤쳐 나가는 방법도 달라진다. 어려운 상황에 처하면 보통 사람들은 그 원인을 자신이 아닌 타자에게 그 탓을 돌린다. 그러나, 이는 문제를 결코 해결하지 못한다. 주위 환경이나 남이 아니라 자신에게 먼저 영향을 미쳐야 하는 것이다. 즉, 자아상을 개선해야 하는 것이다. 회사를 그만두는 것이 위험한 것이 아니라, 제대로 준비도 않고 퇴직을 감행하는 것은 "사약받기" 처럼 위험한 일인 것이다.

 

따라서, 진심으로 하고 싶은 일, 하기 싫은 일을 명확히 하고, 자신이 바라는 바를 구체적으로 글로 쓴다면 우리의 뇌는 마법처럼 이 목표를 달성토록 도와 준다. "스스로 높은 목표를 세우고, 절대로 포기말고 열심히 행하라"  미래는 자신과의 약속으로부터 시작된다. 선택한 길을 흔들림없이 걸어가는 것이 중요하다. 이제 결단을 내려라. 깔끔하게 정리하고 구체적인 계획표를 짜서 퇴직의 수순을 밟으라. 사직서는 1분이면 족하다. 업무인수인계서도 정확히 하라. 떠날 때가 가장 중요하다. 한번 맺은 인연이 쉽게 떨어지지 않는다. 비록 떠날지라도 현 직장은 퇴직후에 자신이 감수해야할 그림자임을 명심하라. "어명이요, 멈추시오!" 가 들리는 순간, 회사를 그만둬서 성공하는 사람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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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과 감동을 만드는 공장, 테마파크 공연이야기 - 모두가 즐겁고 행복한 세상을 만드는 비밀!
이기호 지음 / 이야기꽃 / 200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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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1년 자연농원(에버랜드의 전 이름) 에 입사하여 에버랜드 공연단 총지휘를 맡아 지금까지 수많은 공연을 기획, 연출한 이기호 감독, 그는 자신의 업무 경력과 다양한 경험들을 토대로 공연 예술의 세계와 꿈과 감동을 만드는 테마파크 공연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가감없이 우리에게 전해 준다.

 

공연은 스토리텔링이다. 스토리텔링은 단순한 융합이 아니라 통섭적인 면모를 지니고 있다. 통섭은 이질적인 것에 초점을 맞추는 단순 융합이나 컨버전스가 아니라 여러 학문들을 두루 설명할 수 있는 근본 원리가 존재하는 융합을 말하는 것이다. 이제 스토리텔링은 콘텐츠를 비롯한 많은 영역에 들어가서 그 상품 가치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키는 산업, 경제, 그리고 문화의 핵심동력이 되고 있다. 그래서, 이 방식은 테마파크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되고 있다.

 

4명의 아르바이트가 호랑이, 사자, 토끼, 돼지 캐릭터를 쓰고 어슬렁 거리며 돌아다닌 것이 에버랜드 공연의 시작이었다. 지금은 공연단의 규모가 약 200명이며, 한 때는 400명이나 되었던 세계적인 수준이다. 이기호 감독은 가난한 연극판에서 일을 하면서 어린이 프로그램인 "뽀뽀뽀", "모여라 꿈동산" 등에 아르바이트했던 경험이 훗날 테마파크 공연 연출가로 성장하는 토대가 되었다.

 

1985년, 자연농원은 장미넝쿨이 무성한 장미 정원을 일반인에게 개방하면서 장미 축제를 시작했다. 이후 미국 라스베가스 전광판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야간 퍼레이드를 도입했다. 음악에 따라 춤추며 동화의 주인공들이 통과하는 사이버틱한 모습의 연출로 관객의 반응이 뜨거웠다. 그 시절은 남산 케이블카를 타고 서울 야경을 구경하던 것이 고작이었다. 이 축제는 튤립축제, 네델란드 포크댄스 등의 축제장으로 이어 갔다.

 

이기호 감독은 자연농원에서 4년을 지내며, 불모지나 다름없는 한국에서의 테마파크 공연의 싹을 띄우고 있었다. 에버랜드로 이름을 바꾼 1996년 열흘간의 미국 디즈니 파크를 시발로 그는 외국을 순회하며 유명 공연을 관람하면서 많은 것을 배웠다. 이때부터 그는 러시아, 헝가리 등 동유럽국가를 돌면서 해외에서 연기자 오디션을 실시했다. 이로서 에버랜드 테마파크 공연의 질이 업그레이드되는 진정한 도약이 시작되었다. 일본 동경 디즈니랜드의 One Men's Dream, 동경 사계극장의 라이언 킹, 미국 라스베가스의 태양의 서커스, 브라질의 리우 카니발, 그리고 프랑스 파리의 리도쇼 등은 그에게 훌륭한 스승이 되어 준 공연이었다.

 

테마파크의 주제는 꿈, 모험, 상상, 희망, 피날레의 다섯 가지이다. 에버랜드를 찾는 모든 사람들에게 감동과 즐거움을 주기 위한 그의 노력은 오히려 날씨가 궂은 날에 더욱 빛을 발한다. 비가 오는 날 손님이 한 사람이라도 있으면 야간 퍼레이드를 강행했다. 사실 연기자의 장비는 배터리를 사용하여 불을 밝히기에 물이 스며들면 폭발할 위험성이 개연되어 있다. 빗줄기가 심하면 손님들 대부분이 흩어지기 때문에 연기자의 안전을 위해 전기를 끊고 공연을 끝낼 때도 있다. 이렇듯, 공연은 성공과 실패의 경험을 모두 맛본다. 어가행렬이 너무 무거워서 1 킬로미터의 동선 한바퀴 도는데 장장 3시간이나 소요되어 관중이 기다려 주지 않았던 "어가행렬 퍼레이드" 와 타잔, 걸리버 여행기, 오즈의 마법사 등을 태운 행사용 차량이 고장나 언덕 경사에서 손님들이 밀어야만 했던 "페이블 판타지" 등은 대표적인 실패 경험이다. 그러나, 인류의 역사를 춤과 노래로 재구성하여 발레, 디스코, 힙합을 위시한 춤의 장르를 총망라하고 옛부터 현재까지의 의복의 변화상을 보여준 "밀레니엄 스토리" 와 매일 87톤의 물을 뿌려 주변을 온통 물바다로 만들고, 우의를 입고 참여한 관객이 물총을 쏘며 직접 즐기는 "썸머 스플래쉬 퍼레이드" 는 대표적인 성공 사례이다.

 

관중에게 즐거움과 감동을 주기 위한 공연자들의 노력은 정말로 대단하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영하 8 - 9도에서도 연습을 했다. 공연 단원들은 얇은 속바지 하나 입고 그 추위에 연습했는데, 아이러니하게도 단원들은 그 혹독한 시절을 그리워 한다. 밀레니엄 스토리 공연을 앞두고선 피자로 허기를 달래며 새벽 4시까지 연습하고, 다시 9시부터 연습을 시작하는 강행군이었다. 관객들의 열띤 호응 뒷 편에는 이렇게 공연자들의 고통이 숨어 있다. 대부분의 공연자들은 10 개월의 공연 기간이 종료한 뒤 재계약을 희망한다. 그러나, 공연은 한 가지만 계속할 수 없으므로 기획이 변경되고 불가피하게 새로운 공연자를 모집해서 무대에 올려야 하는 아픔도 있다. 공연단원으로 일하다 결혼하여 귀국했던 여성 연기자가 오디션이 있다는 소식을 듣고 아기를 안고 오디션 현장을 찾아온 일, 그리고 과거 함께 공연했던 연기자들이 동구권 오디션 현장에 마중을 나온 일 등은 훈훈한 감동을 준다. 1994년부터 15년의 세월 동안 러시아와 헝가리에서 시작한 오디션이 루마니아, 불가리아, 우크라이나, 내델란드, 몽골 등 16개국으로 확산했으니 에버랜드 테마파크 공연단은 가히 국제적인 브랜드가 되었다.

 

연극의 3대 요소는 관객, 무대, 그리고 희곡이다. 꿈과 감동을 만드는 공장인 테마파크도 관객, 장소, 그리고 스토리텔링이 중요한 요소이다. 가족 여행시 방문했던 미국의 디즈니 파크와  허리우드의 유니버셜 스튜디오는 정말 매력적인 놀이 시설이었다.

한편, 얼마전 보도된 "2050 한국사회 자화상" 에 의하면 남북통합인구 약 67백만명, 인구의 10퍼센트는 외국인, 중심나이는 약 57 세, 노동의 절반은 로봇이 맡아서 하며, 산업의 중심은 IT, 바이오, 에너지 기술, 그리고 문화사업이라고 한다. 테마파크도 분명 문화 사업이다. 한국에도 미국의 디즈니 파크보다 훌륭한 놀이 시설을 갖춘 명품 테마파크가 속속 등장하여 해외에서 이를 보기 위해 한국으로 관광오는 날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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