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과 코코넛 - 부와 성공을 좌우하는 '운'의 비밀
로빈 호가스 외 지음, 김정수 옮김 / 비즈니스맵 / 200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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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는 합리적이지도, 비합리적이지도 않다. 우리가 알고 있는 통계는 합리적인 것만 보여 준다. 따라서, 이를 토대로 추축한다면 잘못된 길로 접어 들 수도 있다. 이 책은 불확실성에 대하여 두 가지의 대별되는 주제어를 도입했다.

택시나 버스 등 도로 위를 달리는 교통 수단은 교통 체증이라는 불규칙에 발목을 잡힌다. 그러나, 지하철은 특별한 사태가 없다면 항상 정시에 출발하고 도착한다. 지하철은 "정확성"을 대표하는 선수이다. 즉, 우리가 예측할 수 있는 불확실성이란 의미이다.

반면, 우연히 코코넛 나무 밑을 지나다가 떨어진 코코넛이 머리에 맞아 죽는 경우처럼 코코넛은 예측불가능한 불확실성을 의미한다. 코코넛은 "우연성"을 대표하는 선수인 셈이다.

 

이 책은 세 명의 공저자가 집필했다. 의료, 투자, 경영의 세 분야에서 예측가능성의 한계와 불확실성으로 부터 이익을 얻는 방법을 소개하고 있다. 우리가 통제할 수 있는 불확실성은 과연 있는가? 그런데, 예측불가능한 것을 예측할 수 있다고 고집부릴 때 문제는 발생한다.

 

저자는 맨 먼저 의학을 도마 위에 올렸다. 미국의 경우 사망원인을 살펴보면, 암과 심장병 다음으로 의료진의 실수에 의한 의료사고라고 한다. 의사가 확실하다고 조치한 검진에 실수나 오류가 발생할 수도 있다. 그 결과로 또 다른 검사나 치료를 해야하고 비용이 추가로 발생하거나 오히려 수명을 단축시킬 수도 있다. 따라서, 의학이나 의사도 부정확하다는 사실을 받아 들이고 아프지 않다면 의사를 멀리 하라고 충고한다.

 

경제학과 경영학은 의학보다 더 부정확하다. 노벨 경제학상을 받은 사람이 최첨단 기법으로 운용하던 롱텀캐피털매니지먼트(LTCM) 펀드가 1999년 파산했다. 위험관리가 가능하다고 믿었기에 이런 사태를 당한 것이다. 2007년 세계 금융 위기를 촉발시킨 미국의 서브 프라암 모기지 론의 사태도 마찬가지로 "위험은 관리할 수 있다" 는 믿음때문에 빚어진 일이다. 따라서, 투자를 할 때에 평균수익률을 목표로 삼아 인내하며 위험을 인식하면서 균형을 취하라고 네 가지 투자 지침을 제시한다.

 

세계적인 경영 구루 게리 해멀로부터 "영속적인 혁신역량을 제도화했다" 는 극찬과 함께 엔론社는 6년 연속 "미국에서 가장 혁신적인 회사" 로 [포춘]지에 선정되었다. 그러나, 2001년 분식결산이 들통나면서 회사주식은 휴지 조각이 되고 말았다. 기업은 살아있는 생물과 같다. 창업의 고통을 이겨내면 성숙을 거쳐 결국 소멸하고 만다. 그런데, 성공한 기업의 비밀을 알아내어 이를 모방하면 무지개 끝에 있는 황금 항아리를 찾을 수 잇다고 여긴다. 하지만 우리는 절대로 무지개 끝에 도달할 수 없다.

 

21세기에도 미신은 여전히 전세계에 퍼져 있다. 고층 빌딩의 80% 이상에 13층이 없다. 병원에 13호실이 없고, 비행기 좌석에 13번이 없다. 미신은 우리에게 위안을 주는 장점이 있다. 세 명의 저자는 한결같이 우리에게 "통제를 포기하라" 고 권고한다. 운의 역할과 중요성을 인정하고 운이 만들어 내는 기회를 이용해 부정적인 결과를 피하라는 것이다. 이 책이 우리 모두에게 주는 메세지는 "통제감의 착각에서 벗어나라. 그리고 운에 맡겨라"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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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하를 얻은 글재주 - 고대 중국 문인들의 선구자적 삶과 창작혼
류소천 지음, 박성희 옮김 / 북스넛 / 200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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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고대의 문장가 아홉 명의 치열한 삶과 창작 열정을 소개하고 있다. 고대 문인들의 유명 작품을 소개하고, 이 작품의 탄생 배경을 작가의 견해를 곁들여 설명하고 있다. 초나라의 시인 굴원, [사기]의 저자 사마천, 부잣집 딸 탁문군을 꿰어 찬 지식장사꾼 사마상여 등이 소개된다.

 

유명 문장가들은 자신들의 글재주대문에 입신 영달을 누릴 수 있었지만 도덕적 기준에 합당치 않을 경우 그 자리를 거절했다.

그들이 자신의 글을 썼던 목적은 무엇이었을까? 이는 자랑을 위함이 아니라, 자신의 이상을 표현하고 이를 정치적으로 실현코자 함이었다. 따라서, 정치 문인이라고 표현할 수도 있겠다.

 

"당대에 천하를 움켜쥔 듯 무소불위의 권력을 시도 때도 없이 휘두르던 사람들이 역사에 이름자 하나 올리지 못한 것을 보면, 2천여 년이 지난 오늘날까지도 대중의 사라지지 않는 추앙을 받고 있는 고대 문인들이야말로 '진정으로 천하를 얻은' 사람들이었다"

 

한나라 무제(BC156 - 87) 는 북으로 흉노를 정벌하고, 동으로는 고조선, 남으로는 월을 꿇리고 서쪽으론 실크로드를 열어 역사는 그를 "뛰어난 지략으로 중원의 판도를 넓힌 왕" 으로 평가한다. 무제에겐 사마천(BC145 - 86) 이란 신하가 있었다. BC98년 사마천은 흉노와의 전투에서 패하고 포로로 잡힌 이릉 장군을 두둔하다 무제의 분노를 사 궁형을 받는다. 궁형이란 남자의 성기를 거세하는 치욕적인 형벌이다. 당시 47세인 그는 분노와 치욕 속에서 [사기]라는 걸작품을 집필했다. 2천여 년이 지난 지금 한무제와 사마천의 위상은 역전된 느낌이다. 왜냐하면, 무제의 영광은 빛을 잃었으며, 반면 사마천의 꿈은 [사기]속에 고스란히 남아서 지금도 그 빛을 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오늘 날의 중국은 개혁 개방의 정책으로 눈부신 성장을 이루었다. 그러나, 경제가 고속 성장하면서 비이성적인 욕망만이 난무하고 있다며 "돈이 생의 목적이 된 지금, 욕망으로 우리의 영성은 피폐해졌다.(중략) 불행하게도 우리는 더 이상 시적 감동이 없는 시대를 살고 있다" (8쪽) 고 저자는 비판하고 있다.

 

초나라의 시인 굴원의 대표적인 작품 [이소]는 유배와 해배를 거듭하며 질곡의 정치 인생을 걸어야 했던 굴원의 울분과 그래도 버릴 수 없는 자신의 신념이 전체에 흐르고 있다.

"바른 말이 해로움이 됨을 알았으나/차마 그냥 버려둘 수 없었네/(중략)/비록 내 몸 찢어져도 변치 않으리니/어찌 내 마음에 경계함이 있으랴" (39 - 40쪽)

 

민중의 입장에서 역사를 기록한 사마천은 진정한 지식인의 초상이다. 그에게 중요한 것은 죽는다는 사실보다는 의미였다.

"사람은 누구나 한 번은 죽지만/ 때로 어떤 죽음은 태산보다 무겁고/ 때로 어떤 죽음은 깃털보다 가볍다" (65쪽)

가난한 문인 사마상여는 [봉구황]이란 노래로 아름다운 부잣집 과부 탁문군을 사로 잡았다.

"봉아 봉아 고향에 돌아왔구나/황을 찾아 사방을 헤매더니/(중략)/ 어지해야 그대와 한 쌍의 원앙으로 만날까" (114쪽)

 

이백은 어릴 적부터 조정에 출사하고 싶었다. 전국을 유람하며 견문도 넓히고 교우관계도 넓히지만 좀처럼 그에게 기회가 오지 않았다. 오히려 줄을 대다가 재산만 탕진했다. 술 마시며 10년의 세월을 허송했다. 그러나, 이 기간에 그는 주옥같은 시를 남겼다. 그의 유명한 시 [행로난]은 바로 그의 고통과 우울의 표출이다.

"황하를 건너자니 얼음물로 막히었고/(중략)/거센바람 물결 가를 그날이 오면/구름 돛 달고 푸른바다 헤쳐가리"(221-222쪽)

 

이 시가 사람들의 입에 오르며 크게 유행하자 그에게 출사의 길이 열렸다. 당 현종은 이백의 시에 빠져 그를 장안으로 불러 들였다. 며느리 양귀비를 자신의 후궁으로 들일 정도로 여색을 탐하는 현종이 이백에게 짓도록 한 시가 바로 [청평조]이다.

"구름 닮은 옷차림 꽃 같은 생김새/(중략)/군옥산 머리에서 만나지 않았다면/요대의 달빛 아래서 만났으리라" (232쪽)

군옥산과 요대는 신화에 나오는 여신 서왕모가 살던 곳으로, 이백은 양귀비를 여신에 비유하고 있는 것이다.

 

이백은 황궁에서 많은 일화를 남긴다. 현종의 손으로 국을 맛보고, 양귀비에게 먹을 갈게 하고, 세도가 하늘을 찌르던 환관 고력사에게 신발을 벗기게 하는 등 광기와 야성이 빛을 발했던 유랑시인 이백은 별종 중의 별종인 셈이다.

 

야사의 내용도 재미를 더한다. 중국여인의 족쇄였던 전족에 관한 일화이다. 황제 이욱의 궁녀 요낭의 작은 발에서 전족은 시작한다고 말한다. 세치 밖에 안되는 작은 발로 춤추는 요낭의 성적 매력이 황제의 사랑을 이끌어내자 다른 궁녀들도 앞다투어 발을 싸매기 시작했고, 이것이 이후 민간으로 흘러가서 풍습으로 정착되었다고 한다.

 

굴원에서 이욱까지 아홉 명의 고대 중국 문인들의 작품과 그들의 삶을 통해 중국의 역사와 문화를 읽을 수 있었다. "펜은 칼보다 강하다" 란 서양의 속담을 굳이 인용하지 않더라도 뛰어난 문장이 후대에 끼친 긍정적인 영향은 실로 크다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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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서 있다 - 기나긴 싸움, 그리고 기적에 관하여
전범석 지음 / 예담 / 200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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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 화창한 어느 가을 날, 관악산으로 산행을 나섰다가 나의 동서는 산에서 발을 헛딛어 굴러 떨어져 척추를 다쳤다. 머리와 얼굴은 멀쩡하지만 전신이 마비되어 지금도 간병인과 가족의 간호에 의지하고 있다. 병원에서 재활 치료에 열중이지만 한 병원에서 오래 머물지를 못한다. 재활 전문 병원이 부족한 탓에 대학 병원에 입원하여 일정 기간 치료를 받다가 기한이 되면 다른 병원으로 옮겨서 치료를 받는다. 이런 생활이 몇 년째 이어지고 있다.

 

한 병원에 3개월을 넘겨 입원하기는 쉽지 않다. 3개월 이상 입원하면 의료보험공단에서 치료비 지급에 제한을 둔다고 한다. 병원 입장에서도 장기 입원환자가 있으면 손해를 볼 수 밖에 없는 구조이기 때문에 퇴원 지시를 내리게 되고, 기댈 곳 없는 보호자들은 다른 병원을 찾아야 한다. (185쪽)

 

이 책의 저자 전범석 서울의대 교수도 2004년 6월 5일 남한산성 산행시 벌봉에서 갑자기 넘어져 경추골절로 인한 사지 마비가 왔지만. 성공적인 수술과 재활 치료를 거쳐 마비된 사지가 회복되어 현재는 본래의 자리로 돌아와 병원에서 진료와 강의를 병행하고 있다. 이 책은 사고후 9개월 동안의 입원 생활과 투병 과정을 기록한 에세이이다. 전문의로서의 지식이 충분했기에 갑작스런 사고에도 필요한 조치를 신속하게 하였기에 이런 기적적인 일이 생긴 것같다.

 

척수를 크게 다치면 호흡을 하는데 가장 중요한 횡경막을 담당하는 신경에 문제가 생겨 호흡 마비로 사망하기 쉬운데, 저자의 경우 호흡 마비가 오지 않았다는 것은 기적이다. 척수손상에 대한 전문 지식이 충분했기에 목 보호를 확실하게 조치하여 헬기로 사고지점에서 인근 분당 서울대병원으로 신속하게 후송하여 국내 권위자가 척추 수술을 하도록 했다. 자신의 병에 대한 모든 것을 알고 있었기에 합병증을 사전에 예방할 수 있었고 평소 돌쇠로 불릴 정도로 건강체질 이었기에 마비로부터 일어날 수 있었다.

 

움직일 수 있는 것은 오른쪽 엄지발가락, 오른쪽 새끼손가락을 약간 움직일 수 있었다. 향후 어떻게 전개될 지 모르는 불확실한 상황에서 그가 할 수 있는 것은 지금의 생각이나 상황을 기록으로 남기는 것이었다. 자신의 손으로 직접 쓸 수가 없기에 여동생과 간병인에게 자신의 말을 받아 적도록 했다.

 

완치하는데 기간이 얼마나 소요될지 알 수 없지만, 그는 앞으로의 계획을 철저하게 수립하여 기나긴 싸움을 시작했다.

첫째, 전문 간병인을 구한다.

둘째, 부모님에게는 이 사실을 절대 알리지 않는다.

셋째, 문병객을 받지 않는다.

 

물리치료는 매일 오후 2시 반부터 30분 동안 치료사의 도움으로 진행했다. 머리 한 번 감는데, 간호사, 간병인 포함하여 여섯 명이

매달려 한 시간 이상 씨름해야 한다. 치료를 거듭하면서 손이 점점 올라가 목 근처까지 올릴 수 있다. 이젠 앉을 수도 있다. 사지가 마비되어 병상에 누운 지 한 달만에 땅을 딛고 혼자 설 수 있었다. 이틀 후 처음으로 앉아서 변을 볼 수 있었다. 며칠 후 처음으로 오른 손으로 머리카락을 만질 수 있었다. 간호사의 도움으로 몸과 다리가 후들거렸지만 산책길을 걸었다.

본격적인 체력강화 훈련을 했다. 이젠 스푼으로 밥을 떠먹는다. 젓가락으로 반찬도 집을 수 있다.

 

5개월 만에 귀가했다. 이젠 외래 진료를 받기로 했다. 아침 여섯 시에 기상하여 식빵과 과일로 조식을 마치고 병원으로 첫 출근을 했다. 병원에 도착한 시간이 7시 20분, 9시 부터 진료를 시작했다. 오후 2시부터 물리치료를 받아야하기에 환자 수는 20명 이내로 제한했다. 매주 외래 진료를 2회 나간다. 2005년 2월 23일, 입원한 지 268일 만에 마침내 퇴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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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노베이터 오세훈의 조용한 혁명
김미라 지음 / 에버리치홀딩스 / 200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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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미래학자 롤프 옌센은 "일인당 GDP가 1만 5천 달러를 넘어가는 사회에서는 물질적 만족을 넘어 꿈과 감성을 추구하는 드림 소사이어티로 이행한다" 고 주장한다. 그래서, 21세기에 들어 선진국들은 매력형 사회를 지향하고 있다.

이 책은 서울시를 매력 넘치는 세계적인 도시로 만드는 일에 푹 빠져 있는 오세훈 시장의 이노베이션을 집중 조명하고 있다.

 

2006년 최연소, 최다 득표율의 기록을 세우며 한나라당 후보 오세훈이 새로운 서울시장으로 당선되었다. 그러나, 나이 45 살의 젊은 시장은 행정 경험이 없었기에 우려의 시선도 많았다. 그는 2000년 16대 국회의원에 당선되어 정치인으로 첫 발걸음을 내딛었지만 이후 불출마 선언을 하며 정치계를 떠난 이력도 있었기 때문이다.

 

이 책의 저자는 MBC 전속작가로 활동시 [생방송 오 변호사 배 변호사]란 프로그램으로 그와 첫 인연을 맺었고, 시장 당선 후 연설문 기획 비서관으로 보좌했으며, 현재는 서울여자대학교 언론영상학부 교수로 재직중이다. 책의 내용은 오 시장의 열정과 리더십에 대하여 저자가 경험한 일들을 소개하고 있다. 다만, 칭찬 일색이라는 오해를 받을 수도 있을 듯하다.

 

전임 시장의 "청계천 신드롬" 이 워낙 강렬했지만, 취임시 그는 "創意 市政" 이란 카드를 내밀었다. "창의 시정" 이란 "시민 입장에서 생각하기" 이다. 도요타 자동차의 무한성장의 비밀이 "가이젠 改善" 임을 벤치마킹하여 시민의 입장에서 창의력을 발휘, 아이디어를 내고 업무를 개선하는 것이 시민의 행복을 증진시킨다는 것이 그의 소신이다.

존 고든은 [에너지 버스]에서 "열정은 강한 전염성이 있어 사람들을 불러 모으고, 이들을 하나의 목적을 향해 묶어내며, 불가능해 보이는 기적을 만들어낸다" 고 말한다. 서울시 직원들이 쏟아 내는 "상상뱅크" 그리고 서울 시민 누구나 제안하는 "천만 상상 오아시스"를 통해 채택된 아이디어를 토론을 거쳐 현실화시켰다. 청계천의 명소 "청혼의 벽", 청각장애인을 위한 화상상담 서비스 등이 대표적인 사례이다.

 

공무원 밥그릇은 철방통, 무사안일, 복지부동 등의 자세를 일소하고, 경쟁력 강화를 위해 이번엔 칼을 빼 들었다. 새로운 인사 시스템인 "3% 퇴츨제" 를 도입한 것이다. 이는 박지성 선수가 활약하는 프리미어 리그의 경우 1부 하위 3개팀은 2부로 강등되고 상위 3개팀은 1부로 승격하는 제도를 인사 혁신에 활용한 것이다. 대상 직원들은 6개월간의 재교육후 재평가를 거쳐 최종 퇴출을 결정했다. 나아가 상시학습체계를 구축하여 지속적으로 공부하여 직원들의 역량을 개발하는데 노력을 기울였다.

 

취임후 두 달만에 양평동 수해로 호된 신고식을 치루고 숨 돌릴 겨를도 없이, 은평 뉴타운의 분양가가 너무 높게 책정되었다는 보도가 연일 터져 나왔다. 위기 였다. 평소 주택 정책에 관심이 많았지만 연일 회의를 해도 뾰족한 수가 나오지 않았다. 그런데, 그는 여기서 파격적인 안을 제시했다. "공정이 80% 진행된 상태에서 분양하는 후분양제를 전격 도입하고, 분양 원가를 공개하겠다" 고 밝혔다. 또한, 분양가 책정의 공정성을 담보하기 위해 시민 대표, 시 공무원, 주택 전문가 그리고 건설업계 대표로 분양가심의위원회를 구성하고 모든 것을 일임한다고 덧붙였다.

 

"Design or Resign !" (디자인하든지 아니면 사임하라)

1979년 영국의 대처 수상이 자신의 첫 번째 각료회의에서 행한 유명한 말이다. 영국은 산업 혁명에 버금가는 디자인 육성정책을 대대적으로 펼치면서 현재 디자인 종주국의 위상을 견지하고 있다. 오 시장도 취임사에서 "우리 모두 디자이너가 되자"란 말을 했다. 그의 디자인 혁명은 "창의 시정"과 맥을 같이 하는 것이다. 간판 하나를 내걸어도 어떻게 하면 시민에게 불편하지 않고 안전할까란 것이다. 이 일환으로 무분별한 간판의 정비작업과 거리 가판대의 세련된 디자인 도입 등이 순차적으로 시행되었다.

 

건축 심의에도 디자인과 스카이라인을 고려함으로써 앞으로 다양한 형태의 아파트를 보게될 듯하다.  얼마전 개장한 광화문 광장은 파리의 콩코드 광장, 중국의 천안문 광장 처럼 도시의 정체성을 알리는 효과가 있다. 건축계의 노벨상이라 불리는 프리츠커 건축상을 수상한 중동 출신 여성 건축가 자하 하디드가 설계한 동대문디자인플라자&파크(DDP)가 20011년말 완성되면 디자인의 메카로 부상할 것이다. 또한, 한강 르네상스 프로젝트는 시민들에게 유익한 문화공간을 제공할 것이다. 이미 뚝섬 한강 공원에 들어선 일광욕장엔 비키니 여성들이 선탠을 즐기고 있다. 달빛 무지개 분수 등 한강 다리의 화려한 야경도 시민들의 수변 문화공간으로 볼거리를 제공한다.

 

맑은 대기의 서울을 만들기 위해 대기 오염의 주범인 경유차량에 매연 저감 장치의 부착이나 저공해 엔진으로 교체하는 비용의 70 - 80%를 지원하고 있다. 시내 버스도 청정연료인 CNG 사용으로 유도하고 있다. 또한, 총 연장 207 킬로미터의 자전거 전용 도로를 조성하여 친환경도시를 만들기 위한 인프라도 구축하고 있다.

 

약자와 빈자를 위한 구호정책도 다양하게 실시하고 있다. 노숙자와 저소득계층을 대상으로 "서울시, 희망의 인문학 과정" 을 운영하고 있다. 강사로 나선 오 시장은 자신도 어려운 가정 형편이지만 열심히 사는 부모님의 모습을 보면서 스스로 공부에 매진한 결과 이 자리에 있다는 고백을 하자 청중들은 진지한 표정을 짓는다. 그의 복지정책은 물고기를 잡을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는 탈무드식이다. 장기전세주택을 공급하되 중대형도 포함하는 "장기전세주택 시프트"를 시행했다. 자신의 어린 시절 단칸방에서 네 식구가 살았는데 주인이 방값을 올려달라고 해서 이삿짐을 싸야한다는 부모님의 근심어린 대화를 들었던 추억이 한 몫 거들었다.

 

그는 미국 작가 에머슨의 [무엇이 성공인가]란 시를 즐겨 외운다.

사십대의 젊은 나이에 서울 시장이 되었기에 성공한 사람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그는 "자신이 한때 서울 시장직에 있음으로 해서 단 한사람의 인생이라도 행복해지는 것" 이 자신이 진정 꿈꾸는 성공이라고 말한다. 서울시에서 추진했거나 추진중이며 추진할 많은 시정들에 대한 유익한 정보와 또한 이들 시정의 이면에 숨겨진 일화 등을 많이 알게 되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우리 모두의 행복지수를 높이기 위해 리더인 시장과 시 직원들이 함께 불철주야 노력하고 있음믈 확인했다는 사실이다. 이들의 불협화음이 없는 아름다운 연주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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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를 위한 삼국지 경영특강 - 조조와 유비에게 배우는 2천 년 경영불패 법칙
청쥔이 지음, 김지연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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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변하는 비즈니스 세계의 경쟁에서 리더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저자는 인류의 문화를 "어부 문화" 와 "정원사 문화" 로 구분하고 있다. "어부 문화" 는 약탈과 소유를 숭배하는 문화이며, "정원사 문화" 는 양성과 창조를 추구하는 것이라고 정의한다. 이러한 분류에 의거하여 "어부 경영학""정원사 경영학" 이 파생된다면서 [삼국지]에 등장하는 두 영웅인 조조와 유비를 대비하면서 경영의 도에 대하여 설명하고 있다.

 

2천여 년이 지난 지금도 [삼국지]가 많은 사람에게 사랑받으며 읽히는 이유는 책 속에 조직관리와 경영의 기본을 제시하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다. 급변하는 비즈니스 세계의 경쟁구도에서 리더에게 꼭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저자는 어부 경영학을 대표하는 영웅 조조와  정원사 경영학을 대표하는 영웅 유비를 상호 비교하면서 리더에게 필요한 덕목이 무엇인지 이해하도록 도와 준다.

 

청나라 시대의 문학 평론가 김성탄은 "어려서 '수호지'를 읽지 말고, 늙어서는 '삼국지'를 읽지 말라" 고 했다. 저자는 삼국지에 숨겨진 진정한 의(義)를 읽지 못한다면 오히려 해가되고 위험하다고 말한다. 왜냐하면, 삼국지에서 거론되는 군벌들의 권모술수, 책략 등의 지혜가 경영 기술로 잘못 둔갑되기 때문이다. 진정한 경영의 지혜는 전쟁에서 이기기 위한 것이 아니라 사람들이 즐겁게 일하고 행복하게 살기 위한 것이다.

 

[삼국지]의 두 리더, 조조와 유비를 비교해 보자.

조조는 좋은 교육을 받지 못하고 성장했다. 할아버지는 환관의 우두머리를 지냈고, 아버지는 할아버지의 양자로 고위 관직을 지냈기에 그는 풍족한 집안의 후손이었다. 좋은 교육 환경을 위해 세 번이나 이사했다는 "맹모삼천지교"에 비하면 그는 도덕적 교양이 뒷받침되지 않고 제멋대로 성장한 부잣집 아들에 불과하다.

 

후한말 헌제를 등에 업고 제후를 호령하던 동탁의 비위를 맞추던 조조는 동탁을 시해하려 했고, 동탁의 수배령을 피해 도망가던 중 아버지의 친구 여백사의 일가족을 잔인하고 살해하면서 "내가 세상 사람을 버릴 지언정 세상 사람이 나를 버리게 하지는 않을 것이다"란 비정한 말을 남겼으며, 동탁에 맞서는 대항군으로 거짓 포장된 이미지를 활용해 황건군 30만명을 거느리는 실력파 군벌이 되어, 헌제가 혼란한 시기에 도움을 요청하자 흔쾌히 군사를 이끌고 입궁하여 군사독재자가 되었던 것이다.

 

반면, 유비는 가난한 집안의 출신이다. 아버지가 작은 고을의 현령을 지냈지만 일찍 죽어서 그는 홀어머니와 함께 돗자리를 팔아 생계를 이어갔다. 이후 돈을 모아 당대의 대학자 노식의 문하생이 된뒤, 노식을 따라 황건군 토벌에 나서 공을 세워 작은 벼슬을 얻었다. 이후 그는 동문인 공손찬의 도움을 받아 평원현 현령을 맡아 평판이 좋았다. 이 때 마을의 유평이란 자가 유비를 시기하여 자객을 보냈다. 그런데, 자객이 유비의 인품에 반해 차마 거사를 실행하지 못하고 오히려 유평의 음모를 고변하고 떠난다. 또한, 서주의 도겸은 유비의 인의와 충직함을 높이 사 임종 직전  아들대신 유비에게 서주를 맡겼다. 일개 평민에서 현령으로, 현령에서 서주 최고 군정장관이 된 것이다.

 

[삼국연의]에는 두 마리의 명마가 나온다. 적토마와 적노마이다.

적노마는 주인을 해친다는 전설이 있었다. 적노마는 얼굴에 흰색 반점이 있는 말인데, 유비가 두 번째 주인이었다. 어떤 사람이 이런 전설을 전하자 유비는 "사람의 생사는 운명에 달려 있거늘, 어찌 말을 탓할 수 있는가?" 라고 말했다. 적토마는 뛰어난 장수 여포를 매수하기 위해 동탁이 선물한 말로 하루에 천리를 달릴 수 있었다. 그런데, 여포는 동탁을 배신하고 자신의 세력을 키우다 조조에게 붙잡혔다. 여포는 오히려 기세 등등하게 조조 휘하에서 열심히 일할 기회를 달라고 요청했다. 이때 동탁의 배신을 거론하는 유비의 의견을 듣고 여포를 죽이라고 명령했다.

 

서주에서 유비가 반 조조의 깃발을 내걸자 조조는 군대를 이끌고 서주를 쳤다. 유비의 군대는 전멸했다. 유비는 도주했지만, 그의 처자식과 관우는 조조의 포로가 되었다. 조조는 관우를 편장군으로 임명하고 그에게 여포의 적토마도 선물로 주었다. 인물을 알아 보았기 때문이다. 이후 관우는 조조를 위해 공을 세워 더 높은 지위를 받았지만, 조조가 내린 모든 하사품을 머물던 대저택에 남겨 둔 채 말을 타고 옛 주인인 유비를 찾아 죽음을 무릅쓰고 천리나 달려갔다. 높은 급여로 인재를 살 수 있겠지만, 충성심은 결코 살 수 없음을 보여준 사례이다.

 

개미가 코끼리를 쓰러뜨린 패러독스가 바로 적벽대전이다.

거대한 중국 대륙의 2/3를 평정하고 나머지 남방을 차지하여 천하를 통일하려던 조조는 100만 대군을 앞세워 강남의 손권을 쳤다. 이에 유비와 손권은 제갈공명의 외교술로 연합군을 편성하는데, 병력은 불과 3만여 명 정도였다. 역병이 돌아 조조가 전쟁에서 패했다고 사료에 기록하고 있지만,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조조의 인력 운용 프로세스에 문제가 발생한 것이었다. 베스트 셀러 [실행에 집중하라]의 공저자 래리 보시디와 램 차란의 이론에 의하면, 실행력은 전략 프로세스, 인력 프로세스, 운영 프로세스의 통합임을 강조하고 있다. 조조의 수군 근거지에 불이 나자 조조군은 허둥거리며 도망가기 바빴고, 이런 소식이 다른 군영에 전해지자 모든 사람은 자기 살길이 급급했던 것이다. 조조는 자신의 직원을 의심하고, 또한 그의 직원들도 서로 의심하는 집단이었기에 신뢰와 충성심은 없었던 것이다.

 

타인으로부터 인정받는 방법으로 얌전하게 타인의 말을 잘 듣거나, 타인을 얌전한 아이로 만들어 자신의 말을 듣게 만드는 방법이 있다. 조조는 후자의 방법을 선택했다. 현대의 경영학은 폭력과 권모술수가 난무하는 어부의 경영학이다. 그러나, 사람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독립적으로 생활하는 능력인 것이다. 독립이란 자신의 색채와 향기를 가진 아름다운 꽃을 피운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선 "사람을 근본으로 삼는 것"이라는 가치관이 요구되는 것이다. 유비의 "인애" 경영은 결국 부하들의 충성심이라는 보답을 받았다.

 

요즈음 기업에서 성행하는 직원 인센티브 제도는 더 많이 벌려면 열심히 일해야 함을 유도한다. 향기로운 미끼로 물고기들을 낚아 올리는 어부의 유혹과 같은 것이다. 이러한 성과주의는 자신의 이익을 위해 서로를 무너뜨리는 현상이 생기고 나아가 인품을 훼손시키는 일도 만든다. 싸움을 잘하는 여포는 마케팅 담당 경영자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다. 여포는 자신의 욕망과 이익 추구를 위해 인센티브를 받고도 배신을 쉽게 했다. 비즈니스 사회에서 인간이 돈을 필요로 하는 것은 정원의 묘목이 거름을 필요로 하는 것과 같다. "돈은 거름과 같다" 그러나, 거름이 지나치면 묘목은 금방 시들어 버린다. 따라서, 직원이 자신들의 위치를 찾도록 돕고 독립적으로 성장하는 법을 배우도록 돕는 것이 바로 그들을 사랑하는 것이다. 이런 면에서 유비는 우리들의 모범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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