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교사 안광복의 키워드 인문학
안광복 지음 / 한겨레에듀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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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중동고등학교에서 철학 교사로 재직하면서 철학과 논술을 학생들에게 지도했던 저자는 2009년 9월 6일 한겨레신문에 처음으로 칼럼을 연재했다. <철학교사 안광복의 인문학 올드 & 뉴>
이 글들이 모여 출간된 도서가 바로 이 책이다.

매주 2권의 책을 읽고 원고작업을 한 저자의 노력이 가상하다. 저자의 말대로 월급쟁이가 시간내어 칼럼을 연재한다는 것이 그리 쉬운 일이 결코 아닐 것이다. 그는 분명 이 연재를 즐겼음에 틀림없다.
서평을 쓰는데도 시간을 제법 죽여야 함을 나는 잘 안다. 원고 마감을 앞두고 글을 쓴다는 것이 중독되지 않고서야 어찌 할 수 있는 일이랴. 소설가 김훈씨도 마감 시한에 쫓겨 막걸리를 마시며 원고작업을 했다는 일화를 어느 신문에서 본 적이 있다.

인문학에서 글쓰기란 '거인의 어깨에 올라타는 일' 이다. 숱한 대가들의 고전을 읽는다는 것이 바로 이들의 어깨에 올라타 세상을 바라보는 것이며, 이것이 인문학자의 일이기도 하다. 이 책은 해당 키워드에 적합한 도서 2권을 묶어서 50 개의 꼭지별로 글을 실었기에, 사실은 도서 100 권을 요약해서 읽는 셈이 된다. 그러나, 결코 '수박 겉핥기 식' 이 아니므로 걱정할 필요가 없다. 마치 쪽집개 과외 선생님처럼 저자는 핵심을 콕 찔러 깊게 설명하고 있기 때문이다.

키워드를 살펴보면, 토지 공개념, 넛지, 행정복합도시, 1만 시간의 법칙, 왕따, 쇼핑 중독, 호모 루덴스 등 50개의 키워드 중 익히 알고 있는 용어 외에 아힘사, 우분투 등 내게 생소했던 것도 있었다. 이들 키워드를 '생활속의 ism', '선전 선동 그리고 진실', '의식주', '과학 종교 교육', '왕따 갈등 그리고 전쟁', '자본주의 생존학', '기타 생각거리들' 의 일곱 카테고리로 구분하여 이슈별로 쉽게 펼쳐볼 수 있도록 해두었다.


토지 공개념

모세는 이스라엘 민족을 이끌고 이집트를 떠났다. 제대로 준비하지 않은 채 탈출했기에 곧 그들은 굶주림에 노출되고 만다. 그러자 신이 하늘에서 먹을거리인 만나를 내려준다. 성경에 나오는 유명한 이 이야기를 경제학자 헨리 조지는 만나가 떨어진 사막이 만약에 개인 땅이었다면 어땠을까? 란 질문을 던진다. 만나는 땅 주인의 것이 될 것이고, 주인은 이를 팔아서 돈을 벌지만 이것도 계속되란 법이 없다. 왜냐하면, 사람들이 가난해지면서 만나를 사지 못하기 때문이다.

헨리 조지가 찾아낸 답은 간단하다. 땅 주인이 이익의 대부분을 차지한다는 것이다. 아무리 프랜차이저 식당이 장사가 잘돼도 건물 주인이 집세를 올리면 식당 주인은 '죽 쑤어 개 주는 꼴'이 되고 만다. 땅없는 사람은 결국 소설 <로빈슨 크루소의 모험>에 등장하는 흑인 소년 프라이데이와 비슷하다 하겠다. 비록 무인도지만 이미 로빈슨 크루소가 섬을 차지했기 때문이다.

헨리 조지는 탐욕은 불안에서 온다고 말한다. 넉넉하면 내 손에 쥐려는 조급함이 사라지는 반면 내 것부터 챙기려는 분위기에서는 쓰고도 남을 만큼 물자가 쌓여 있어도 늘 부족하다. 그래서 헨리 조지는 땅에서 얻는 모든 이익을 세금으로 거두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개발이익환수제', '토지공개념' 등, 우리나라 세금 제도에도 이미 그의 생각이 담겨 있는 것이다. 100년 전의 책인 <진보와 빈곤>은 우리 사회에 많은 시사점을 던진다.

넛지(Nudge)

요즈음은 지하철, 터미날, 건물 등의 화장실이 과거에 비해 매우 청결하다. 이탈리아 여행지에서 만났던 코인 화장실이 한때 우리나라 도시에도 도입된다는 얘기가 나온 적도 있었다. 남성용 변기 앞에 서면 '한발 더 앞으로' 란 문구가 붙어 있다. 그런데, 네델란드  암스텔담 공항에서는 이 문제를 간단히 해결했다. 소변기 한가운데에 파리 스티커를 붙여 놓았던 것이다. 소변은 파리를 향한 정조준 사격이 되고 덩달아 주변은 깨끗해졌던 것이다.

넛지란 이처럼 사람들을 자연스레 유도하는 선택의 힘을 의미한다. 이미 이를 활용하는 마케팅 기법이 성행하고 있다. 사람은 손실을 기피하는 경향이 있다. 주식투자에서도 이는 잘 나타난다. 매입한 주식의 가격이 떨어지면 일부러 당해 주가를 외면하려는 성향을 보인다는 것이다. '전기를 절약하면 350달러를 아낄 수 있습니다'와 '전기를 낭비하면 350달러를 잃습니다'라는 두 문장 중 무엇이 분명하게 다가오는가?

민주주의 사회에서도 넛지가 요긴한 기술인 듯하다. 우리가 결정해야 할 일이 한 두가지가 아니다. 크고 중요한 문제일수록 결정 내리기가 어렵다. 최근에 불거진 영남권 신공항 사업지 선정만 해도 그랬다. 실제로 미국의 건강보험에서는 넛지 기술이 많이 사용된다. 가장 모범적인 사항을 기본 옵션으로 하고, 반대할 경우에만 선택을 하지 않도록 하는 '옵트아웃' 방법을 활용한다.

하지만 넛지를 화려한 말장난 정도로 바라보는 시선도 있다. 존 스튜어트 밀은 현명한 자들이 우리를 대신해서 결정해서는 안된다고 잘라 말한다. 우리들의 생각은 선택과 결단을 통해서 커지는 법이다. 만약 누군가가 대신해서 결정을 내린다면 시민들의 판단력은 점점 약화될 것이다. 조석으로 가벼운 걷기를 반복하면 종아리에 근육이 생긴다. 건강을 약으로 해결한다면서 걷기를 멈추면 생겼던 근육이 오그라들 것이다.

넛지는 가랑비가 옷을 적시듯 사람들이 다른 생각을 못하도록 길들인다. 화려한 궤변을 펼치던 소피스트들은 시민을 위해서 설득 기술을 펼쳤을까? 도움이 되지 않았기에 궤변론자라고 손가락질을 받았던 것이다. 이익을 낳는 기술은 멈추지를 않는다. 현대의 민주주의 사회는 설득과 대화의 기술들로 넘쳐 난다. 소피스트가 활개를 칠 때 소크라테스는 죽임을 당했다. 민주주의의 위기를 걱정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이유는 무엇일까?


나는 대학에서 경영학을 전공했다. 경영학은 잡식성이다. 필요하면 경제학, 심리학, 철학, 역사학 등 다양한 지식을 닥치는대로 먹는다. 시대의 흐름을 날카롭게 읽고 유용한 가르침은 모두 진공 청소기처럼 빨아 들인다. 인문학도 이리해야 한다고 저자는 갈파한다. 후손들이 우리 시대의 사상가로 오히려 스티브 잡스나 피터 드러커 같은 경영학의 구루들을 꼽지 않을까?

저자는 에필로그에서 이렇게 말한다.

인문학은 사람과 세상을 고민하는 학문이다. 시대에 따라, 다양한 분야를 끌어들이고 고민할 수 있어야 한다. 이 책에서 경영학이나, 심리학 등, 새로운 분야의 책들을 '인문서'로 소개한 까닭이다.(28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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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복탄력성 - 시련을 행운으로 바꾸는 유쾌한 비밀
김주환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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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련을 행운으로 바꾸는 유쾌한 비밀을 소개할까요?

 

현재 연세대학교 언론홍보영상학부에 재직중인 김주환 교수는 TV 시사토론 프로그램도 진행해서 우리에게 익히 알려진 분인데요, 그의 주요 관심사인

 

커뮤니케이션 능력과 관련하여 좋은 책을 최근 출간하였답니다.

 

 

<회복탄력성 Resilience>

 

김주환 연세대학교 언론홍보영상학부 교수의 허락을 얻어 회복탄력성 지수 측정을 위한 'KRQ-53 테스트'를 공개합니다. 회복탄력성은 '자신에게 닥치는 온갖 역경과 어려움을 오히려 도약의 발판으로 삼는 힘'입니다. 독자 여러분의 회복탄력성은 얼마인가요?

응답 방법: 각 문항에 대해 1에서 5점 사이의 점수를 기록한다. 전혀 그렇지 않다 =1, 그렇지 않다=2, 보통이다=3, 어느 정도 그렇다=4, 매우 그렇다=5

1. 나는 어려운 일이 닥쳤을 때 감정을 통제할 수 있다. ( )
2. 내가 무슨 생각을 하면, 그 생각이 내 기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잘 알아 챈다. ( )
3. 이슈가 되는 문제를 가족이나 친구들과 토론할 때 내 감정을 잘 통제할 수 있다. ( )
4. 집중해야 할 중요한 일이 생기면 신바람이 나기 보다는 더 스트레스를 받는 편이다. ( )
5. 나는 내 감정에 잘 휘말린다. ( )
6. 때때로 내 감정적인 문제 때문에 학교나 집에서 공부하거나 일 할 때 집중하 기 힘들다. ( )
7. 당장 해야 할 일이 있으면 나는 어떠한 유혹이나 방해도 잘 이겨내고 할 일을 한다. ( )
8. 아무리 당황스럽고 어려운 상황이 닥쳐도, 나는 내가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 지 스스로 잘 안다. ( )
9. 누군가가 나에게 화를 낼 경우 나는 우선 그 사람의 의견을 잘 듣는다. ( )
10. 일이 생각대로 잘 안 풀리면 쉽게 포기하는 편이다. ( )
11. 평소 경제적인 소비나 지출 규모에 대해 별다른 계획 없이 지낸다. ( )
12. 미리 계획을 세우기보다는 즉흥적으로 일을 처리하는 편이다. ( )
13. 문제가 생기면 여러 가지 가능한 해결 방안에 대해 먼저 생각한 후에 해결 하려고 노력한다. ( )
14. 어려운 일이 생기면 그 원인이 무엇인지 신중하게 생각한 후에 그 문제를 해결하려고 노력한다. ( )
15. 나는 대부분의 상황에서 문제의 원인을 잘 알고 있다고 믿는다. ( )
16. 나는 사건이나 상황을 잘 파악하지 못한다는 이야기를 종종 듣는다. ( )
17. 문제가 생기면 나는 성급하게 결론을 내린다는 이야기를 종종 듣는다. ( )
18. 어려운 일이 생기면, 그 원인을 완전히 이해하지 못했다 하더라도 일단 빨리 해결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 )
19. 나는 분위기나 대화 상대에 따라 대화를 잘 이끌어 갈 수 있다. ( )
20. 나는 재치 있는 농담을 잘 한다. ( )
21. 나는 내가 표현하고자 하는 바에 대한 적절한 문구나 단어를 잘 찾아낸다. ( )
22. 나는 윗사람과 대화하는 것이 부담스럽다. ( )
23. 나는 대화중에 다른 생각을 하느라 대화 내용을 놓칠 때가 종종 있다. ( )
24. 나는 대화를 할 때 하고 싶은 말을 다하지 못 하고 주저할 때가 종종 있다. ( )
25. 사람들의 얼굴표정을 보면 어떤 감정인지 알 수 있다. ( )
26. 슬퍼하거나 화를 내거나 당황하는 사람을 보면 그들이 어떤 생각을 하는지 잘 알 수 있다. ( )
27. 동료가 화를 낼 경우 나는 그 이유를 꽤 잘 아는 편이다. ( )
28. 나는 사람들의 행동방식을 때로 이해하기 힘들다. ( )
29. 친한 친구나 애인 혹은 배우자로부터 “당신은 나를 이해 못해”라는 말을 종 종 듣는다. ( )
30. 동료와 친구들은 내가 자기 말을 잘 듣지 않는다고 한다. ( )
31. 나는 내 주변 사람들로부터 사랑과 관심을 받고 있다. ( )
32. 나는 내 친구들을 정말로 좋아한다. ( )
33. 내 주변 사람들은 내 기분을 잘 이해한다. ( )
34. 서로 도움을 주고받는 친구가 별로 없는 편이다. ( )
35. 나와 정기적으로 만나는 사람들은 대부분 나를 싫어하게 된다. ( )
36. 서로 마음을 터놓고 얘기할 수 있는 친구가 거의 없다. ( )
37. 열심히 일하면 언제나 보답이 있으리라고 생각한다. ( )
38. 맞든 아니든, “아무리 어려운 문제라도 나는 해결할 수 있다”고 일단 믿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 )
39. 어려운 상황이 닥쳐도 나는 모든 일이 다 잘 해결될 거라고 확신한다. ( )
40. 어떤 일을 마치면 주변 사람들이 부정적인 평가를 할까봐 걱정한다. ( )
41. 나에게 일어나는 대부분의 문제들은 나로서는 어쩔 수 없는 상황에 의해 발 생한다고 믿는다. ( )
42. 누가 나의 미래에 대해 물어보면, 성공한 나의 모습을 상상하기 힘들다. ( )
43. 내 삶은 내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삶에 가깝다. ( )
44. 내 인생의 여러 가지 조건들은 만족스럽다. ( )
45. 나는 내 삶에 만족한다. ( )
46. 나는 내 삶에서 중요하다고 생각한 것들은 다 갖고 있다. ( )
47. 나는 다시 태어나도 나의 현재 삶을 다시 살고 싶다. ( )
48. 나는 다양한 종류의 많은 사람들에게 고마움을 느낀다. ( )
49. 내가 고맙게 여기는 것들을 모두 적는다면, 아주 긴 목록이 될 것이다. ( )
50. 나이가 들어갈수록 내 삶의 일부가 된 사람, 사건, 생활에 감사하는 마음이 더 커져간다. ( )
51. 나는 감사해야 할 것이 별로 없다. ( )
52. 세상을 둘러볼 때, 내가 고마워 할 것은 별로 없다. ( )
53. 사람이나 일에 대한 고마움을 한참 시간이 지난 후에야 겨우 느낀다. ( )

<채점 및 점수 해석 방법>

4, 5, 6, 10, 11, 12, 16, 17, 18, 22, 23, 24, 28, 29, 30, 34, 35, 36, 40, 41, 42, 51, 52, 53번 문항은 6에서 자신의 점수를 뺀 것을 점수로 계산한다. 예컨대 1이라고 적었으면 5점, 3은 3점, 5는 1점.

◆ 자기조절능력 = 감정조절력 + 충동통제력 + 원인분석력
1번부터 6번 문항까지의 점수의 합은 당신의 감정조절력을, 7번부터 12번 문항은 충동통제력을, 그리고 13번부터 18번까지의 문항은 원인분석력을 나타낸다. 그리고 이 셋을 합한 점수가 당신의 자기조절능력 점수다. 우리나라 성인들의 자기조절능력의 평균 점수는 63.5점이다. 만약 당신의 점수가 63점 이하라면 자기조절능력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좋다. 만약 55점 이하라면 자기조절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반드시 노력해야 한다. 하위 20%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70점 이상이 나왔다면 당신의 자기조절능력에는 별문제가 없다고 봐도 좋으며, 75점 이상이라면 아주 높은 편(상위 7% 이내)이니 자부심을 가져도 좋다.

◆ 대인관계능력 = 소통능력 + 공감능력 + 자아확장력
19번부터 24번까지는 소통능력, 25번부터 30번까지는 공감능력, 31번부터 36번까지는 자아확장력의 점수를 각각 나타낸다. 그리고 이 셋의 점수를 합친 것이 당신의 대인관계능력 점수다. 우리나라 사람들의 대인관계능력의 평균 점수는 67.8점이다. 만약 당신의 점수가 67점 이하라면 대인관계능력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좋다. 62점 이하라면 대인관계능력을 높이기 위해 반드시 노력해야 한다. 하위 20%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점수가 낮은 사람들은 조금만 노력해도 스스로 그 효과를 금방 느낄 수 있다. 만약 대인관계능력의 점수가 74점 이상이 나왔다면 당신의 대인관계능력에는 별문제가 없다고 봐도 좋으며, 80점 이상이라면 당신은 대인관계와 사회성이 아주 뛰어난 편(상위 6% 이내)이라할 수 있다.

◆ 긍정성 =자아낙관성 + 생활만족도 + 감사하기
긍정성은 자기 스스로의 장점과 강점을 낙관적으로 바라보는 태도 (37번 - 42번), 행복의 기본수준이라 할 수 있는 삶에 대한 만족도 (43번-47번), 그리고 삶과 주변 사람에 대해 감사하는 태도 (48번-53번)으로 측정된다. 우리나라 사람들의 긍정성의 평균 점수는 63.4점이다. 만약 당신의 점수가 63점 이하라면 긍정성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좋다. 56점 이하라면 긍정성을 높이기 위해 반드시 노력해야 한다. 하위 20%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만약 긍정성의 점수가 70점 이상이 나왔다면 당신의 긍정성에는 별문제가 없다고 봐도 좋으며, 75점 이상이라면 당신은 대단히 긍정성이 높은 사람(상위 6% 이내)이니 자부심을 가져도 좋다.

이상 자기조절능력, 대인관계능력, 긍정성의 세가지 점수의 총합이 당신의 회복탄력성 지수다.

우리나라 사람들의 평균점수는 195점이다. 만약 당신의 점수가 190이하라면 회복탄력성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좋다. 180점 이하라면 당신은 자그마한 부정적인 사건에도 쉽게 영향 받는 나약한 존재다. 당신은 되튀어오를 힘을 빨리 길러야 한다. 170점 이하라면 당신은 깨지기 쉬운 유리 같은 존재라 할 수 있다. 크고 작은 자그마한 불행에도 쉽게 상처를 입게 되며 그 상처는 쉽게 치유되지 않을 것이다. 하루하루를 살얼음 위를 걷는 기분으로 살아온 당신은 지금 당장 회복탄력성을 높이기 위해 온 힘을 기울어야 한다.

만약 당신의 점수가 200점을 넘는다면 일단 안심이다. 그러나 212점 정도는 돼야 상위 20%에 들 수 있다. 220점을 넘는다면 당신은 대단히 회복탄력성이 높은 사람이다. 웬만한 불행한 사건은 당신을 흔들어 놓지 못한다. 오히려 역경은 당신을 더 높은 곳으로 올려놓기 위한 스프링보드이니 즐겁게 받아들일 일이다.

<출처:김주환, 회복탄력성, 위즈덤 하우스, 1만3000원>

 

 

다소 생소하게 들릴 수도 있겠지만 우리 모두 이미 알고 있는 것이랍니다. 

"원래 제자리로 되돌아오는 힘을 일컫는 말로 회복력 혹은 높이 되튀어 오르는 탄력성을 뜻한다. 심리학에서는 주로 시련이나 고난을 이겨내는 긍정적인 힘을 의미하는 말로 쓰인다" 

우리의 삶은 늘 크고 작은 시련과 역경의 연속입니다. 살아간다는 의미는 우리에게 닥치는 많은 도전과 난관을 극복해나가는 과정아닐까요? 

병에 걸리고, 사고를 당하고, 이혼과 파산을 겪고, 가족의 죽음에 직면하는 등 커다란 시련이 닥치기도 하고 하루하루의 생에서 겪는 사소한 갈등이나 짜증 등이 늘 있게 마련입니다.  

이런 시련을 어떻게 극복하나요? 

한번 쯤은 우리가 가지고 놀았던 고무공을 바닥에 던지면 이내 튀어 오릅니다. 탄력이 있지요. 

만약에 이 공이 유리공이라면 어떻게 될까요. 튀어 오르기는 커녕 바닥에 깨지고 말 것입니다. 

이 책은 어떠한 어려움도 극복할 수 있는 탄력있는 고무공을 만들어주는 데 유익한 도움이 됩니다. 아울러 이 책은 마음의 힘을 기르기 위한 지침서이기도 합니다. 마음에도 힘이 있기에 마음의 근육을 체계적으로 반복훈련하여 키울 수가 있습니다. 

마음 근육이 단단할수록 어떠한 어려움도 헤쳐 나갈 수 있는 힘이 생겨 납니다. 바로 이 힘이 회복탄력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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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투자는 두뇌게임이다 - 세계 최강의 승부사 이태혁의
이태혁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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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 연시에는 지난 일에 대한 반성과 함께 새해에는 더 잘 하겠다는 희망찬 다짐 등이 대체로 이어진다.

 

주식투자로 큰 돈 만들겠다고 시작했지만 별 성과는 없는 사람들은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분석도 하면서

 

새로운 한 해를 맞이하게 된다. 투자 행위가 기업체의 결산처럼 일년 단위로 평가되어야 하는지에 대해선

 

다소 회의적인 생각이 든다. 왜냐하면, 짧은 안목이 큰 성과를 놓치는 실수를 범할 수 있기 때문에서다.

 

" 주식투자에서 성공의 척도는 이익을 몇 번 냈느냐 하는 것이 아니라, 이익을 냈을 때는 얼마나 많은 이익을

 

냈으며 손실을 보았을 때는 얼마나 적은 손실을 보았느냐이다." ( 73 - 74 쪽)

 

 

SBS [스타킹], MBN [박경철의 공감 60분]에 출연하여 화제가 되고 한국경제TV [대박파트너스]의 진행자로 활약한

 

이 책의 저자 이태혁은 주식 투자 15년 경력의 천재 포커이자 세계적인 승부사로 알려진 인물이다.

 

그는 이 책에서 주식 매매란 운에 좌우되는 게임이 아니라 노력, 정보, 지식, 전술, 전략 등 기술적인 차이로 승부가 갈리는

 

두뇌 게임이라면서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나'를 이기는 지혜, '상대'를 이기는 지혜, 그리고 '시장'을 이기는 지혜를 차례로 설명하고 있다.

 

 

 

먼저 나를 이기는 지혜를 살펴보자.

 

포커든 주식이든 첫 투자자에겐 소위 " 초심자의 행운 " 이 주어지는 경우가 많다.

 

이럴 경우 대개는 자신이 현명한 투자자인 줄 착각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이것은 행운이라기보다는

 

사실 조심성 때문에 잠시 얻은 것이지 현명해서가 결코 아니다. 초보 운전자가 베테랑 운전자보다 오히려

 

운전을 잘하고 큰 사고를 내지 않는 이치와 마치 흡사하다.

 

 

실로 주식투자의 방법은 무궁무진하다.

 

투자의 대가 조지 소로스도 " 투자의 즐거움은 수많은 방법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 라고 했다.

 

게임에 번질나게 참여한다고 이윤이 더 많이 나는 것이 아닌데도 소위 " 한방 "을 기대하며 대부분

 

쉼없이 게임에 참여한다. " 쉬는 것도 투자다!" 란 명언처럼, 말아야 할 때 절대로 참여않는 인내와 절제가

 

필요한 것이 투자이다.

 

미국의 경우 " 니프티 피프티 " 로 주가가 폭등했음에도 많은 투자자들은 비이성적으로 계속 '고'를 한 반면,

 

워렌 버핏은 더 이상 매수할 주식이 없다며 펀드를 청산한다고 회원들에게 편지를 발송한 사실은 비교가 된다.

 

 

본전만 찾으면 그만 둔다는 사람치고 그만 둔 사람 찾아보기 힘들듯, 이미 떠난 열차에 미련을 가지는 것은

 

매몰비용(sunk cost)을 모르는 어리석음이다.  이른바 물타기 투자는 자신의 감정적 손실을 줄일 뿐이지

 

경제적 손실은 더욱 키운다. 투자는 싸게 사서 비싸게 파는 것이 기본이다. 나를 이기는 지혜가 필요하다.

 

" 투자의 세계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투자를 장사하듯이 해야 한다. 장사의 기본 원칙이 제철에 팔 수 있는

 

제품을 싸게 사서 비싸게 파는 것이듯, 주식투자에서 또한 인기있는 종목을 쌀 때 사서 비싸게 파는 것을 기본

 

으로 해야 한다." ( 102 - 103 쪽)

 

 

주식투자에서 성공하려면 남을 이기는 지혜도 필요하다.

 

한국증권거래소에서 2001년이후 순매수 상위 10개종목을 분석하여

 

개미 투자자들이 놀랄만한 사실을 발표했다.

 

'개인이 외국인과 기관의 수익률을 앞선 적이 한 번도 없다'

 

분석기간을 1년 단위로 넓히면 그 결과는 더욱 비참하다.

 

'2005년을 제외하고 개인의 수익률이 KOSPI지수를 이긴 적도 없고, 플러스(+) 수익률을

 

기록한 적이 없다.'

 

 

대부분의 투자자들은 투자종목을 선정할 때 증권사, 애널리스트, 인터넷 카페, 동호인, 그리고

 

지인 등이 제공하는 정보에 의존한다.

 

심리학엔 경로 의존성이란 용어가 있는데, 이는 한번 설정된 경로에 사람들이 의존하며 웬만하면

 

다른 길로 바꾸지 않는 성향을 의미한다. 등하교길이나 출퇴근시 대개는 익숙한 길을 이용하는 것과

 

일맥상통한 얘기다.

 

 

물론 의존하는 것이 나쁜 것만은 아니다. 정보가 잘못되었음을 인지했지만 이를 폐기처분 하지 못한다는

 

사실이 매우 중요한 내용이다. 따라서, 시장에는 허위정보 또는 역정보가 넘쳐나므로 이를 끊임없이 분석해야만 한다.

 

"우리는 가끔 신문에서 국내 기관이나 외국계 증권사가 어떤 종목에 대해 긍정적인 의견을 냈는데 실제 시장

 

에서는 그 종목을 필아치우는 모습을 가끔 목도하곤 한다. 그리고 일정 기간이 지나고 어느 순간 그 종목은

 

다시 반등을 하는 모습도 볼 수 있다." (160 쪽)

 

이렇듯 투자의 세계엔 수많은 정보와 거래의 움직임이 공존한다. 이런 복잡한 유기적 구조때문에 단순히 양호한 재무비율

 

이거나 예쁜 차트라는 이유로 투자한다고 성공하는 것이 결코 아니다.

 

 

저자는 크게 이기려 하기보다 지지 않는 것이 중요함을 역설하면서 상황 변화를 항상 주목하고, 최악의 상황을

 

예측하고 대비할 것과 상대의 극단적 행동에 대한 보험을(기업공개가 오래된 기업, 대주주의 경영활동이 투명한 기업,

 

재무제표가 우량한 기업, 시가 총액이 큰 기업 등) 들어 두는 것이 현명하다고 피력한다.

 

 


마지막으로 투자자는 시장을 이기는 지혜도 갖추어야 한다.

 

수많은 투자자가 주식을 사고 팔며 시세를 만들기 때문에 '주식 시세는 예측할 수 없다'란 말을 한다.

 

상대의 얼굴 표정을 보고서 자신의 감으로 배팅을 한다는 어느 포커 고수의 말처럼, 자신만의 직관을

 

키우는 것이 투자에 있어서 매우 유익한 공부일 것이다.

 

"우주 천체의 운동은 센티미터와 초 단위로 잴 수 있지만, 정신 나간 군중이 시세를 어떻게 끌고

 

갈지는 정말 알 수 없다." - 아이작 뉴턴 (200 쪽)

 

 

도박성이 강해진다고 생각되면 경각심을 갖고 더욱 조심해야 한다. 시장의 열기가 지나치다고 판단되면

 

미국의 니프티 피프티(Nifty Fifty) 버블 때 워렌 버핏이 그랬던 것처럼 시장을 떠나는 결단력이 우리에게 요구된다.

 

늦으면 후회하기 마련이다.

 

2001년 3월 [포춘]이 [엔론]의 고평가에 의심의 눈초리를 보낼 때 주가는 80 달러였지만, 2001년 12월 분식회계가

 

밝혀지자 주가는 달랑 1달러도 되지 못했음을 상기하자.

 

이는 내가 투자한 회사를 항상 관찰하면서 조심해야 함을 가르쳐주는 교훈이다.

 

 

단기적인 매매로 수익률을 낼 수 없다는 결론이 있다. 워렌 버핏이나 피터 린치도 장기적 관점으로 투자를 했다.

 

데이 트레이딩의 효시자인 제시 리버모어도 자살로 생을 마감했다.

 

장기 투자시엔 전체 시장의 흐름을 주시하고, 주도주를 관찰하며, 그리고 자신만의 목표수익률을 정하고 대응하라고 저자는 충고한다.

 

 

적은 돈으로 주식에 투자하여 큰 돈을 벌었다는 소문이 있고, 또 이를 자랑하는 책이 출간되기도 한다.

 

이 전설같은 얘기는 '돈이 돈을 번다'는 자본주의 논리에 맞지 않는다. 혹 번 사람이 있다해도 그 확률은 미미할 것이다.

 

1천만원으로 1억원을 만든다면 수익률이 1,000%인데, 이는 가히 기적에 가까운 결과이다.

 

 

먼 길을 달려 왔다. 주식투자는 결코 두뇌게임이 아니라고 시사하면서 책의 끝을 맺는다.

 

"앙드레 코스톨라니는 그의 저서에서 '투자는 심리게임이다'라고 말한바 있다. 우리 자 

신의 마음을 잘 다스릴 수 있느냐가 주식투자에서 승리할 수있는 관건이라고 나는 생각

한다." (316 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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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영국인 아편쟁이의 고백 세계문학의 숲 3
토머스 드 퀸시 지음, 김석희 옮김 / 시공사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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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편쟁이라면 대개는 야윈 얼굴에 휑한 눈, 초점없는 시선에 깡마른 몸매를 가진 사람을 연상하게 한다.아편은 중독성이 강한 물질로 유혹을 이기지 못해 중독될 경우 그 후유증에 엄청 시달린다고 한다. 지금도 타인의 시선을 피해 아편을 즐기는 아편쟁이가 있지 않을까.

 

책을 읽기에 앞서 아편에 대한 최소한의 지식을 갖는 것이 필요해 보인다.
아편은 양귀비로 부터 얻은 마약으로 양귀비의 꼬투리에 상처를 내어 만들어진 우유빛 액체를 건조시켜 만든 것이다. 원래 고통을 없애기위해 자극제, 마취제, 환각제로 사용되었는데, 이집트에서는 기원전 1500년대에 저술된 古書에 "유아가 지나치게 울면 울음을 뚝! 하기위해 양귀비 즙이 효과있다"고 기술되어 있다.

12세기까지 아편은 소아시아만의 산물이었는데, 이후 아리비아 상인들에 의해 페르시아, 인도, 중국에 보급되었다. 중국에선 13세기 경 약품으로 전해졌고 17세기엔 흡연풍습이 시작되기도 했다.
1757년 영국의 동인도회사가 인도의 아편판매권을 독점장악하면서 중국으로의 반출이 급격히 늘어났으며 그 결과 영국과 중국 청나라간에 아편전쟁이 발발했다.

 

다시 책얘기로 돌아와 보자. 

저자의 필명을 널리 알린 이 책은 1822년에 단행본으로 출간되었는데 자서전 형식이다.
소년시절의 경험과 16살에 맨체스터 그래머스쿨을 탈출하여 웨일스, 런던 등지에서의 방랑생활을 서술하고 있다. 또한, 옥스퍼드 대학시절 치통의 통증을 덜기위해 아편의 쾌락을 처음 맛본 후 그 복용량이 점차 늘어 하루에 8천 방울이라는 다량의 아편팅크를 마셨던 사실을 고백하고 있다.
이후 8년 동안, 중독으로 인한 부작용 특히 무서운 환영에 시달리고 극심한 우울증을 겪는 고통들을 적나라하게 표현하고 있다.
죽음의 공포를 겪지만 고통을 인내하며 아편 사용을 줄여 결국엔 아편을 끊는다는 자신의 체험을 수려한 문체로 서술하고 있는 고백 자서전이다.
책 속에 인용되는 시인 윌리엄 워즈워스, 경제학자 데이비드 리카르도, 밀턴, 스피노자 등의 시와 글귀 등을 통해 그의 지적수준을 충분히 엿보게 한다.
 

저자는 1804년 가을, 치통때문에 길에서 만난 대학친구의 권유로 첫경험을 한다.
아편은 암갈색의 진통제로 가격이 비싼데 터키산이 동인도산에 비해 2배이상 비싸다고 밝히고 있다. 

"포도주가 정신기능을 혼란시키는 반면 아편을 (적절히 복용하면) 정신기능에 완벽한 질서와 규율과 조화를 가져 온다는 데 있다" (89 쪽) 

당시 오페리는 화요일과 토요일 밤에 정기적으로 공연을 했는데, 저자는 이 때 아편을 복용하고 문화생활을 즐긴 모양이다. 동서를 막론하고 음악을 하는 사람들이 대마초, 마리화나 등으로 입방아를 찧게 만들고 있으니 정말 효과가 있긴 있는 모양이다. 

"아편은 정신활동을 크게 증가시키기때문에, 당연히 음악과 관련된 그 특별한 형태의 정신활동도 대체로 증가시킨다" (98 쪽)

"그대는 낙원으로 들어가는 열쇠를 가지고 있다" (106 쪽) 

대학 졸업후 그는 레이크 지방의 그래스미어 골짜기에 정착하여 작은 시골집에서 하녀 1명과
함께 살았다. 그토록 존경하는 워즈워스의 딸 캐서린이 죽자 비탄에 빠져 우울한 나날을 보낸 그는
지독한 위염에 걸렸다. 이미 소년시절 도피행각을 벌일 때 돈이 없어 먹지못해 위염에 시달린 적이 있었던 그는 위염의 고통을 이기기위해 아편을 더욱 가까이 할 수 밖에 없었다.  

"되풀이 말하지만, 내가 날마다 아편을 복용하기 시작했을 때는 달리 어떻게 해볼 도리가 없었다" (113 쪽)

 

1817년 중엽부터 그는 잠자리가 결코 편하지 않았다.
밤중에 침대에 누워 있으면 수많은 환영들이 장례행렬처럼 눈 앞을 지나가는 경험을 하곤했다.
또한, 꿈을 꾸면 여지없이 나타나는 것이 웅장하고 화려한 건축물이었고 피라미드의 심장부에
있는 좁은 방에 미이라와 스핑크스와 함께 자신이 묻혀 있는 악몽을 반복했다고 한다. 아편의 고통이 어떠한지 그의 고백을 통해 가히 짐작할 만하다.

한 순간의 쾌락을 얻은 대가로 받은 후유증이 이렇듯 심각함에도 많은 사람들은 일시적 유혹을
떨쳐내지 못하고 이성이 감성에 지배당하는 어리석음을 반복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폐암말기로 병상에 누워 생을 갉아 먹는 담배를 절대로 가까이 하지마라고 대국민에게 금연을
고했던 코메디언 이주일씨가 생각난다. 유익한 충고를 감사하게 수용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짧고 굵게 산다는 그럴듯한 자기변명을 늘어 놓으면서 이런 좋은 충고를 애써 외면하는 사람들이
분명 더 많지 않을까? 지금도 마약을 즐기는 사람의 이야기는 매스컴을 넘나들고 있으니.
 

드 퀸시도 책 후반부에 자신의 임상(?)경험을 고백하며 독자들에게 남기고 싶은 메세지가 있었다. 

"이 이야기는 아편쟁이에게 교훈을 주려는 것이고,......... 아편쟁이가 이 이야기에서 뭔가 교훈을 얻어 두려움에 떨면, 목적은 충분히 달성된 것이다" (166 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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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현대 LG가 농촌으로 가는 까닭은
정연근 지음, 김진석 사진 / 녹색시민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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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에 위치한 에버랜드의 원래 이름은 '자연농원'이었다. 고 이병철 회장은 양돈업에 진출하기 위해 이곳의 넓은 부지를 구입하여 돈사도 지었다. 그러나, 실패했다. 삼성경제연구소는 신수종 사업을 구상했다. 바로 식품사업이다. 세계 주요국가들은 이미 식품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여 부가가치를 높이고 고용을 늘여 수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네델란드, 덴마크 등 유럽국가는 식품 클러스터를 만들어 경쟁력을 키웠다. 네델란드 푸드밸리 식품 클러스터는 연간 약 50조 원의 생산을 기록해 네델란드 GDP의 약 10% 수준이란다.

 

국내 식품산업은 CJ, 롯데 등의 참여로 2007년 기준 매출 110조 원, 종사자 수 170만 명으로 매년 빠르게 성장하고 있지만 글로벌 식품기업인 네슬레, 유니레버 등에 비하면 한참 뒤진다. 삼성연구소도 한국의 식품산업이 발전하려면 고부가 기능성 식품을 개발하고 발효식품, 전통주 등 전통식품을 상품화하여 한식을 세계화해야 한다고 제안한다.

 

식품산업은 매출 1억 원이 늘어날 때 고용인원은 3.6 명이 늘어난다. 이는 평균 2.2 명인 제조업보다 큰 고용 촉진형 산업이다 (15 쪽)

 

현대중공업은 2009년 4월 14일 러시아 연해주에 있는 하롤 제르노 영농법인의 지분 65%를 650만 달러에 샀다고 보도했다. 하롤 제르노는 비료 사용을 최대한 억제하고 농지의 비옥도를 유지하고자 전체 농지의 30%만 경작하는 친환경 윤작농법을 채택한다. 현대중공업은 2012년 까지 5만 ha 규모의 농지를 확보할 예정이란다. 현대중공업은 친환경사업을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육성하기 위한 경영전략의 하나로 이 농장을 인수했다고 밝혔다.

 

구자경 LG그룹 명예회장은 충남 성환에서 된장 등 전통 발효식품을 만들고 있다. 또한 연암대학을 설립하여 축산, 원예 등 농업전문인을 양성하고 있다. 이 대학 후생관에서는 구 회장이 만든 청국장, 된장 등 전통 발효식품을 팔고 있다. 또한, 일본의 속성 재배법을 도입하여 장미의 품종 개발에도 힘써 왔다. 구 회장의 농업과 생명산업에 대한 열정은 삶에 대한 철학에 그 뿌리를 두고 있다.

 

"자연속을 뛰어다녔던 어린 시절은 지금 생각해 보면 행복이었다. 씨를 뿌리면 어김없이 싹을 밀어내는 흙의 신비함에 경탄했고, 절기에 따라 변화하는 자연의 흐름에 순응하며 사는 지혜도 깨우쳤으며, 그 속에서 굳건히 뿌리내리고 살아가는 어른들의 인내심도 배울 수 있었다. 이런 것들이 훗날 인생관을 형성하는 데 많은 영향을 주었고, 결국 은퇴후 자연으로 돌아오게 했던 것이다. 돌이켜 보면 자연은 내게 있어 큰 스승이었다. 나의 생각을 자유분방하게 하고 자연 친화적인 삶으로 가꾸어 주었기 때문이다." (23 - 24 쪽)

 

경제협력개발기구의 2009 보고서에 의하면 영국의 농촌 인구는 1939년 17.6%, 1961년 20%, 1981년 26.5%, 2002년 28.5%로 점차 늘면서 오랜 기간 꾸준히 증가하는 모습을 보인다. 한국의 농촌인구가 1960년대 72%에서 2005년 18.5%로 급격히 감소하는 현상을 고려할 때 너무 비교된다. 선진국의 사람들이 농촌을 선택하는 데는 여러 이유가 있다. 교통과 정보통신 기술의 발달로 이동시간과 비용이 줄었고, 도시 주거환경의 악화로 깨끗한 자연에 대한 관심이 증대했고, 낮은 범죄율은 자녀 양육에 우호적인 곳으로 충분했기 때문이다. 영국은 젊은이들이 원하는 농촌사회를 조성하기 위해 지역공동체에서도 그 해법찾기에 전념하고 있다.

 

우리도 삶의 양식이 바뀌고 있다. 베이비부머들이 은퇴하면서 농업과 농촌을 선택하는 비율이 높아지고 있다. 도로 등 사회기반 시설이 발달하면서 도시인들이 농촌의 삶을 선택할 수 있게 한다. 농촌에서 농사를 주업으로 한다면 이는 '귀농'이다. 반면, 다른 직업을 갖고서 농촌살이를 한다면 이는 '귀촌'일 것이다. 귀촌의 개념이 확산되면서 농촌에서의 삶을 가능하게 만들고 있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도시화 현상은 피할 수 없는 숙명이었을 것이다. 도시화는 지금도 여전히 대세이다. 특히, 인구가 많은 저개발국은 도시화가 강세를 보인다. 도시민 10명 중 4, 5명은 향후 귀촌의향을 가지고 있고 평균 58세에 귀촌을 희망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하지만 농사를 짓기위해 귀촌하겠다는 사람은 불과 6%에도 못 미친다고 한다. 이들은 귀촌을 막는 요인으로 편의시설이나 자녀교육에 대한 애로를 꼽는다.

 

최근 농촌으로 들어간 사오십대와 삼십대 젊은 귀농인들이 새로운 농업기술을 선입견없이 수용하고 자신들의 인적 네크워크를 활용한 판매로 부자대열에 합류한 성공스토리도 많아지고 있다. 물론 정부의 노력도 적지 않았다. 2000년대 이후에는 농업과 농촌에 대한 투자를 본격화하여 농촌을 국민의 20% 이상이 거주하는 공간으로 만들겠다는 야심찬 목표도 제시하고 있다.

 

삼성, 현대, LG가 농촌을 주목하는 이유는 그곳에 돈이 있고 미래가 있기 때문이다. 선진국은 물론 개발도상국도 농촌에 주목하고 있다. 선진국은 더 쾌적한 삶을 위해, 후진국은 소득 증대를 위해서이다. 내가 꿈꾸는 농촌의 모습은 제각각일 것이다. 적어도 우리가 분명히 알아야 할 것은 이곳에서 생산된 농산물을 먹으며 살고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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