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오지랖으로 돈을 번다 - 주는 사람이 더 잘되는 천국의 마케팅
아이번 마이즈너.마이크 마세도니오.존 윤 지음, 민지홍 옮김 / 코칭타운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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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버는 오지랖의 핵심상대에 대한 애정과 관심입니다. 당신은 다른 사람을 도와주는 것을 좋아합니까? 다른 사람을 도와주면 나도 돈 많이 벌고 잘 될 수 있는 돈 버는 오지랖의 방법을 알려 주면 기꺼이 다른 사람을 도울 용의가 있습니까? 저는 여러분 대부분이 그런 사람이라 생각합니다. 그런 사람이라면 누구나 리퍼럴 마케팅을 할 수 있습니다. - '서문' 중에서

 

 

리퍼럴 마케팅을 아시나요?

 

책의 저자 아이번 마이즈너미국의 뉴스채널 CNN"현대 네트워킹의 아버지"라 칭한 비즈니스 네트워킹의 세계 최고 권위자이다. 그는 세계 최대의 비즈니스 리퍼럴 조직인 BNI의 설립자 겸 CHIEF VISIONARY OFFICER로 1985년에 BNI 설립. BNI는 현재 전세계에 9천 개 이상의 챕터를 갖고 있으며, 멤버 간에 연간 수백만 건의 리퍼럴을 주고받고 있다. 저서로는 <거장에게 배운다>, <대가들의 성공 백서> 등이 있다.

공저자 마이크 마세도니오리퍼럴 인스티튜트의 사장이자 파트너로, 기업가와 영업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양질의 리퍼럴을 통해 비즈니스를 구축하는 것을 돕고 있다. 리퍼럴 인스티튜트의 클라이언트는 효과적인 마케팅 전략을 도입하여 경제상황에 좌우되지 않는 기록적인 비즈니스 성장을 실현하고 있다. 또 다른 공저자 존윤비즈니스 협업, 리퍼럴 마케팅의 세계적인 전문가로 세계 최대 리퍼럴 마케팅 회사인 BNI의 한국 대표이다. 2019년 현재 BNI 코리아는 1,200여명의 소기업인들이 35개 그룹에서 매주 만나 협업하는 한국 최대 소기업 협업 플랫폼으로 성장했다.

 

전세계 사업가들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98%의 사람들이 판매나 고객 확보 등 자기 일에 '소개'가 중요하다고 답했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단 3%만이 그런 소개를 만들어내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고 했다. 소개가 사업에 중요하다는 것은 모두가 알고 있지만 사업의 중요한 부분은 운에 맡기고 있는 셈이다. 그럼 이 소개를 어떻게 하면 더 많이, 더 자주 받을 수 있을까? 바로 여기서 사람들이 질색하는 그 오지랖이 빛을 발한다.

 

잘 준비된 고객 소개를 "리퍼럴"이라고 부른다. 리퍼럴을 만들어 내는 오지랖, 돈 버는 오지랖을 "리퍼럴 마케팅"이라 부른다. 그래서 저자는 리퍼럴 마케팅이 사업을 키우는 놀라울 방법일 뿐 아니라 세상의 비즈니스 방법을 바꾸고, 사람들의 의식과 삶의 방식을 근본적로 바꾸는 사회운동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한다.

 

 

 

 

많은 한의원들이 폐점을 하고 있는 지금, 오진영 한의사는 오히려 연고도 없는 서울 영등포구, 경기도 평택, 대구, 서울 송파구 등의 새로운 지역으로 옮기며 한의원을 운영했다. 그런데, 놀랍게도 새로운 지역에 갈 때마다 1년도 안되어 환자가 몰려드는 인기 병원으로 만드는데 성공했다. 나이도 어린 여성 한의사, 그것도 유명 한방병원에서의 경력도 없음에도 어떻게 이런 성공을 거둘 수 있었을까?

 

그 비결은 바로 그녀의 특별한 오지랖이었다. 평소 남의 일에 관심이 많고 돕지 않고선 몸이 건질거려 못 참는 스타일이었다. 그렇다고 그녀 혼자서 오지랖을 떨지 않았다. 대신에 여러 분야의 오지라퍼들을 모아서 팀을 꾸렸던 것이다. 가히 별종들인 오지라퍼 팀과 함께 "리퍼럴 마케팅"을 펼쳤다. 오 원장이 새로운 곳에서 개업할 때마다 금방 자리를 잡을 수 있었던 배경은 바로 이 때문이었다.

 

매출 증진을 위한 효과적인 방법

 

광고~ TV, 라디오, 신문, 잡지, 게시판, 이메일 등 비용이 많이 소요됨

PR 캠페인~ 시간적 제약, 막대한 비용

전화영업~ 전화로 잠재고객을 접촉

리퍼럴~ 잘 준비된 소개

 

"리퍼럴 마케팅은 고객이나 클라언트를 늘리는 중요한 수단 중의 하나다"

- 톰 피터스

 

 

 

좋은 입소문은 자연히 고객들의 귀에 속속 들어걸 것이라고 착각하기 쉽다. 또 입소문을 타면 금방 매출이 증가할 것이라고 기대한다. 하지만 그런 효과는 금방 나타나지 않는다. 따라서, 리퍼럴을 바탕으로 안정적인 비즈니스를 구축하기 위해선 리퍼럴을 만들어내는 방법을 차근차근 실천함으로써 기대하는 결과에 가까이 다가갈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그래서 이 책의 주제이기도 한 전략 2가지를 실천해야 한다.

 

1. 강력하고 다양한 인맥을 만들기

2. 긍정적인 메세지를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리퍼럴 마케팅에 대한 지식이 부족하면서 무턱대고 행동하는 것은 금물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주변의 사람들이 나에게 리퍼럴을 제공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이다. 즉 나에 관한 좋은 평가를 남들에게 퍼트려주는 것이 필요하다. 그러기 위해선 먼저 내가 어떤 사람인지를 리퍼럴 제공자에게 분명하고 명확하게 전달해주어야 한다. 이를테면 어떤 상품이나 서비스를 제공하는지, 어떤 방법과 조건으로 제공하는지, 품질과 가술은 어떤지, 경쟁업체보다 우수한 점은 뭔지 등등. 장기적인 신뢰관계의 구축이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경쟁에서 이기기 위한 5가지 열쇠

 

저비용 리더 전략~ 이케아, 월마트, 항공사 제트스타 등

폭넓은 구매층을 타깃으로 한 차별화 전략~ 노드스트롬, 홀푸드

최고의 가격 대비 성능 전략~ 제네럴모터스의 새턴 모델

저비용을 기초로 한 틈새시장 전략~ 의류회사 갭

차별화를 기초로 한 틈새시장 전략~ 롤스로이스의 한정품 하이엔드급 특별 주문 판매

 

"네트워킹은 사냥이 아닌 농사에 가깝다"

 

네트워킹 10계명

 

언제나 네트워킹 도구를 지니고 다니기

몇 명과 아는 사이가 될지 목표 설정하기

주인처럼 행동하기

상대방의 이야기를 듣고, 5W의 질문하기

기능할 때는 언제든지 리퍼럴 제공하기

자신의 상품/서비스에 대해 설명하기

만나는 사람과 명함 교환하기

한 사람과의 대화는 10분 이내로, 친고와 동료와 길게 대화하지 않기

수집한 명함 뒷면에 메모하기

만난 사람 사후관리 하기

 

 

 

 

가성비가 가장 좋은 마케팅

 

이밖에도 책은 네트워킹도 무작위로 하는 것이 아니라 성격별로 나누어 정보 수집정서적 지지비즈니스 성공 이렇게 크게 3가지 그룹으로 나누어서 관리하는 방법을 알려준다. 그리고 네트워킹 그룹에 가입해서 어떻게 하면 효율적으로 내 사업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네트워킹을 할 수 있는지, 나에게 리퍼럴을 줄 사람들은 어떻게 찾고, 그 사람들을 어떻게 훈련시켜서 나에게 좋은 고객을 소개해줄 수 있도록 하는지에 대해서도 알려준다. 여기에 필요한 예산과 스케줄을 짜고, 나에게 리퍼럴을 제공한 사람들에게 인센티브와 보답을 표현하는 방법까지 빠뜨리지 않음으로써 내 매출과 평판 모두를 높일 수 있는 전반적인 프로세스를 짜는 방법도 차근차근 설명한다. 마케팅 비법 때문에 고민하는 판매업 종사자분들에게 책의 일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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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은 전쟁을 원한다 - 히틀러와 독일·미국의 자본가들 그리고 제2차 세계대전 질문의 책 27
자크 파월 지음, 박영록 옮김 / 오월의봄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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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의 기업가와 은행가는 히틀러가 권좌에 오르도록 지원했고, 그가 추진한 퇴행적인 사회 정책과 재무장 프로그램, 그리고 전쟁 덕분에 막대한 수익을 올렸다. 미국의 대기업가와 은행가 역시 히틀러가 성공 가도를 달리는 동안 그를 지원했고, 그들 회사의 수익성도 나치 정권의 대표적인 정책 덕분에 극대화되었다. 미국 기업들은 제2차 세계대전 기간 동안에 자국과 그 동맹국뿐만 아니라 독일까지 포함한 모든 참전국에 전쟁물자 등을 공급해서 전례가 없을 만큼 큰돈을 벌 수 있었다. - '서문' 중에서

 

 

자본과 전쟁은 상호 협력관계

 

책의 저자 자크 파월은 역사학자이자 정치학자로, 1946년 벨기에에서 태어났고 현재는 캐나다에 거주하고 있다. 토론토대학에서 정치학 박사학위를, 요크대학에서 역사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토론토대학, 요크대학, 워털루대학에서 유럽사를 가르쳤다. 제2차 세계대전의 진실을 낱낱이 파헤치고 있는 이 기념비적인 작품은 그동안 독일어, 스페인어, 프랑스어, 이탈리아어, 네덜란드어로 출판되었으며, 여러 나라에서 베스트셀러 목록에 올랐다.

 

그는 책에서 제2차 세계대전을 파시즘과 군국주의에 대항한 미국의 위대한 성전, 즉 '좋은 전쟁'이라는 전통적인 방식이 아니라, 돈과 사업 관계, 그리고 이윤에 따른 충돌로서 기술한다. 그동안 지은 책으로 <엄청난 계급전쟁The Great Class War 1914-1918>, <시간의 먼지 아래Beneath the Dust of Time> 등이 있다.

 

책은 크게 2부('독일 재계와 히틀러', '미국 재계와 나치 독일')로 구성되었는데, 미국 및 독일 대자본과 히틀러 사이의 협력 관계에 대해 상세히 설명한다. 저자는 수많은 책과 자료를 참조해 나치즘과 파시즘이 어떻게 등장했으며, 자본주의와 어떻게 결탁했는지, 독일과 미국 및 기타 국가의 자본가들이 나치즘과 파시즘의 성장을 위해 어떤 일을 했는지 낱낱이 밝혀낸다. 나치즘과 자본주의의 역사는 일종의 러브스토리로 볼 수 있으며, 그리고 히틀러를 뒤에서 떠받친 자본가들과 대기업들은 최종적으로 이익을 본 주체라고 말하고 있다.

 

 

 

독일 재계와 히틀러

 

1929년 말, 전 세계적으로 재앙과도 같은 경제 위기가 발발하자 독일도 큰 타격을 입었다. 당시의 바이마르 연립정부는 긴축 정책을 펼쳤는데, 대중들에게 인기가 없었다. 독일의 기업계와 금융계의 대표적인 인물들은 히틀러에게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독일의 심각한 정치적, 경제적 문제들을 타개할만한 의지와 능력을 지닌 인물로 비춰졌기 때문이다. 더구나 독일의 경제활동인구 중 절반을 차지했던 공장 노동자들은 세계 위기를 자본주의체제가 사망 직전에 겪는 고통이라고 여겼을 정도로 러시아식 혁명을 꿈꾸며 공산당을 선호하는 경향이 높아갔다.

 

히틀러의 계획이 끔찍한 전쟁을 초래할 게 분명한데도 독일의 기업가와 은행가는 조금도 걱정하지 않았다. 그들은 독일이 경제적, 군사적으로 충분히 강해서 어떠한 전쟁에서도 승리할 것이라고 믿었다. 이전의 전쟁(1918년)에서 패전국이 된 것은 배신, 즉 독일 내부의 적색 혁명론자와 유대인이 '등 뒤에서 칼을 꽂았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따라서 다음 전쟁을 위해서 해야 할 일은 이러한 '배신자'들을 제거하는 것뿐이었다. 독일 지배층 역시 전쟁을 두려워하지 않았는데, 이는 총알받이가 될 사람이 자신들이 아니라 서민들이었기 때문이다. 

히틀러는 독일 유권자 다수의 표를 받은 적이 없었다. 심지어 심하게 조작되었던 1933년 3월 5일 선거에서조차 그는 과반이 넘는 표와 의석을 얻는 데 실패했다. 광범위한 폭력과 협박, 그리고 독일 재계의 엄청난 재정 지원으로 실행한 프로파간다와 대규모 선거운동에도 불구하고, 국가사회주의독일노동당은 43.9퍼센트라는 실망스러운 득표율을 얻는 데 그쳤다. 그가 무한한 권력을 누리게 된 것도 민주적인 절차를 거친 게 아니었다.

 

히틀러는 자신이 집권하면 공산주의자와 사회주의자를 몰아낼 것이며, 노동조합을 무력화할 것이고, 소유주들은 다시 '자기 집의 주인'이 될 것이며, 임금을 올리지 않은 채 노동시간을 늘릴 것이고, 사회적 비용 또한 줄어들게 될 것이라고. 더불어 재무장 프로그램을 통해 강한 독일을 만들 것이라고 천명했다. 이러한 주장은 기업가와 은행가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다. 점점 히틀러를 지원하는 자본가들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이처럼 히틀러 정권은 독일에서 자본주의체제를 결코 위협했던 적이 없다. 이 정권이 여러 의미에서 사실상 독일 자본주의의 산물 그 자체라는 사실 또한 그다지 놀랄 만한 일은 아니다. 많은 역사학자의 주장과는 다르게, 나치스는 민간기업을 국영기업으로 전환하여 독일의 자본주의체제를 위협하려는 계획을 세운 바가 없다. 나치즘하의 독일 경제에 대한 책을 집필한 샤를 베틀레임은 약간의 과장을 섞어 이렇게 설명한다.

 

"나치 정권하에서, 독일 경제는 점점 더 몇몇 독점기업에 장악되어갔다. …… 나치 정부가 기반으로 삼았던 재산이, 나치 정부가 유지·보호·옹호·육성했던 재산이 바로 독점자본가들의 재산이었던 것이다"

전쟁 기간 동안에 유럽 내 유대인 수백만 명이 아우슈비츠나 트레블링카 등의 절멸수용소에서 살해되었다. 어린이나 노인처럼 노동할 만한 힘이 없는 사람들은 수용소에 도착하자마자 가스로 살해되어 화장되었다. 그 외의 사람들은 고된 노동을 감당할 수 있을 때까지만 살아남을 수 있었다. 독일 기업들은 이들의 노동력을 착취하기 위해 수용소 근처에 공장을 지었다. 이게파르벤은 아우슈비츠에 이른바 부나베르크라는 거대한 공장을 지어 합성고무를 생산했다. 특히, 도이체 방크가 자금을 댄 사업이었다. 지멘스와 크루프 역시 유대인들에게 노예노동을 강요했다.

독일에서 나치즘과 자본주의의 역사는 친밀한 관계의 연대기이자 일종의 러브스토리라고 할 수 있다. 전쟁이 끝을 향해 가는 동안, 그 관계는 힘겨운 시기를 겪으면서도 그대로 이어졌다. 전쟁이 끝난 바로 그 순간까지, 독일 재계는 나치 정권에 충실했고, 히틀러가 절망적일 만큼 참혹한 전쟁을 계속할 수 있도록 최대한 많은 물자를 생산했다. 역으로 나치 정권도 몰락하는 그날까지 거대 기업과 은행으로 상징되는 자본주의체제에 대한 존중과 신뢰를 보여주었다.

 

미국 재계와 나치 독일

유럽의 파시즘은 유럽의 전통적 지배층이 제1차 세계대전과 러시아혁명, 그리고 경제 위기인 대공황의 여파로 발생한 문제들을 과격하게 해결하려는 방식이었던 것이다. 가장 핵심 권력층인 재계財界는 '파시스트 옵션'이 매우 매력적이었던 것이다. 파시즘식 해결책은 값싼 노동력과 함께 새로운 시장과원료 공급처를 확보할 가능성을 열어주었기 때문이다. 물론 다른 이유들도 여럿 있었다.

 

반면 미국에선 이미 민주주의가 뿌리를 내려, 파시즘이 발흥할 기회가 없었을 것이라고 쉽게 추정한다. 하지만 이는 잘못된 생각이다. 1920년 대와 1930년 대의 믹국 기득권층도 제1차 세계대전과 러시아혁명이 촉발한 대공황을 심히 우려하고 있었다. 파시즘의 싹이 미국 당에도 퍼지고 있었다. 미국 권력층 일부는 실제로 미국의 파시스트 조직을 지원하고 해외의 파시스트와 교분을 가졌다. 그런데, 이들은 파시스트 정권 없이도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만병통치약을 찾았던 것이다. 바로 '전쟁'이었다.

 

반유대주의는 히틀러가 출생하기 전에도 최소 1천년 동안 존재해왔다. 제1차 세계대전 직전 경엔 독일뿐만 아니라 프랑스(드레퓌스 사건) 등 여러 나라에 상당히 퍼져 있었다. 그런데 제1차 세계대전과 러시아혁명이 일어나고 1918년이 되자 반유대주의는 좌파 혁명에 대한 공포가 덧붙여지면서 새로운 전기를 맞이하게 되었다. 그 공포가 유럽과 미국의 중산계급과 지배계급에 퍼져나갔던 것이다. 유럽의 반대유대주의자는 반마르크스주의자가 되었고, 반마르크스주의자는 반유대주의자가 되었다.  

 

1930년대에 미국 재계의 반유대주의는 반사회주의 및 반마르크스주의와 동전의 양면을 이루며 이른바 '빨갱이 사냥'이라고 불리던, '붉은' 것에 대한 무조건적인 증오로 표출되었다. 재계의 대다수 거물들은 루스벨트의 뉴딜이 '사회주의적' 정책으로, 경제생활에 대한 정부의 불법적인 개입이며, 유대인이 영감을 주고 지휘한 미국 볼셰비키화의 서곡이라며 반감을 표출했다. 산업계와 금융계 지배층에 속한 반유대주의자들은 루스벨트를 유대인이거나 유대인의 꼭두각시일 것이라고 생각했다.

 

1939년과 1940년의 독일군 승리는 '전격전' 덕분에 가능했다. 전격전이란 기동성을 최대한 높인 새로운 전투 형태로, 육상과 공중에서 완벽하게 보조를 맞추어 매우 빠른 속도로 공격하는 게 주요한 특징이었다. 이런 전격전의 수행에 엔진, 탱크, 트럭, 비행기, 연료, 엔진 오일, 고무 등이 필수적으로 필요했다. 이들 중 상당 부분은 미국 기업에서 공급했던 것이다. 미국의 이런 도움이 없었다면 '전격전'은 히틀러의 꿈으로만 그치고 말았을 것이다.


나치 독일에 지사를 둔 미국 기업의 소유자와 경영진은 히틀러의 승전에 기여한 사실에 대해 죄책감을 조금도 느끼지 않았다. 오히려 일정 부분 자랑스러워했는데, 히틀러의 승리가 곧 그들 자신의 승리였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치가 승전을 자축할 때, 제너럴모터스, 포드, 아이비엠 등의 기업이 그들과 함께했다. 1940년 6월 26일 뉴욕의 월도프 아스토리아 호텔에서 변호사 게르하르트 베스트리크가 이끌던 독일 기업 대표단이 독일군 승전을 축하하는 행사를 개최, 당시 미국의 수많은 기업가가 참석했던 것이다.

 

미국 기업들은 전에 없던 호황을 맞았다. 미국 기업의 독일 내 자회사들은 히틀러의 승전으로 부귀와 영화를 누릴 수 있었다. 유럽에서의 전쟁은 수익 극대화라는 새로운 기회를 열어주었다. 미국도 전쟁 준비에 속도를 내면서 기업들이 정부로부터 트럭, 탱크, 항공기를 비롯한 여러 물자들에 대해 엄청난 양의 주문을 받게 되었던 것이다. 경제적 수요 측면에서 뉴딜보다 '펌프에 더 많은 마중물'을 부은 셈으로, 이는 강력한 케인스식 경제 부양으로 작용했다. 이로써 미국의 대공황은 마침내 끝나고 말았다. 루스벨트 대통령이 '무기대여법'을 도입, 미국 군수사업은 영국에 전쟁 물자를 공급함으로써 노다지를 캘 수 있었다. 영국은 막대한 빚을 2006년 12월 29일에서야 완전히 갚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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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만 아는 농담 - 보라보라섬에서 건져 올린 행복의 조각들
김태연 지음 / 놀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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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을 떠나는 게 집에서 멀어지는 건지 가까워지는 건지, 보라보라에 도착하면 여행이 시작되는 건지, '그'가 외간 남자인지 남편인지조차 몰랐던 , 아직은 모든 것의 경계가 희미했던 나의 첫 보라보라. 그 시작을 함께해주었던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다. 결혼식 없는 결혼을 했고 검은 고양이 쥬드와 함께 보라보라섬에 살고 있다. 내일의 일은 모르겠다. - '프롤로그' 중에서

 

 

남태평양의 보라보라섬에서 살다

 

책의 저자 김태연은 언제나 여름인 남태평양의 외딴섬 보라보라에서 9년을 살았다. 맨몸으로 바다를 헤엄치고 계절마다 달라지는 별자리를 바라보며 온갖 나무와 꽃 이름을 알게 되는 근사한 삶을 꿈꿨지만, 사실은 암막 커튼 쳐놓고 넷플릭스 보는 날들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먼 북소리가 아닌 인생 종 치는 소리가 들려서 글을 쓰기 시작했고, 라이프스타일 잡지 에 ‘보라보라 사람들’이란 제목으로 약 4년간 칼럼을 연재했다. 지금은 잠시 섬을 떠나 한국예술종합학교 전문사에서 영화를 공부하고 있으며, 다시 심심한 세계로 돌아갈 날을 손꼽아 기다리는 중이다.

 

남태평양 폴리네시아는 백 여개의 섬으로 이루어진 곳이다. 이 제도 중 한 곳이 보라보라섬이다. 흔히 요즘 젊은이들에겐 '신혼여행의 끝판왕'으로 불리는 그런 휴양지이다. 그 유명한 화가 폴 고갱이 인생의 말년을 보낸 곳이 인근의 타히티섬이다. 여기저기 자료를 찾아보니 폴리네시아의 풍광은 푸른하늘과 넓게 펼쳐진 비취빛 바다가 가히 쉬어감직해 보인다.

 

나는 지금껏 살면서 섬이라곤 우리나라 남쪽의 제주도와 피부병으로 고생하던 아버지를 모시고 온천여행을 갔던 일본의 삿포로가 전부다. 요즘 신혼부부들은 괌, 하와이, 몰디브, 타히티 등지로 하니문 여행을 떠난다고 하지만 난 신혼여행을 제주도로 갔었다. 당시 처음 가 본 제주도는 멋진 이국적인 풍광 탓에 무척 인상이 깊었기에 이후에도 휴가철엔 가족여행으로 종종가곤 했다.

 

그런데, 저자가 살고 있는 보라보라섬은 잠간이면 몰라도 여기서 줄곧 살아간다는 게 다소 단조로와서 지겹겠다는 개인적인 느낌이 들기도 한다. 하기사 인생이 뭐 별건가? 하루하루 행복하면 그뿐이지. 그래서일까, 이 책 속엔 '내일의 일은 모르겠다'라는 표현이 자주 등장한다. 끝없이 펼쳐지는 푸른빛의 바다와 하늘에서 힐링받는 느낌이 들지 않을까 싶다.

 

시끄럽고 복잡하게 돌아가는 세상살이와 동떨어진 섬에서 살아간다는 게 마치 떠다니는 배에서의 선상생활과 비슷할 것 같다. 기본적으로 양식과 기름 등을 충분히 비축해둬야겠기에 말이다. 화창한 날씨가 일년 365일 내내 이어질 수는 없는 법, 혹여 태풍이라도 들아닥치거나 폭풍우가 몰려온다면 외출은 아예 생각할 엄두를 내지 못하고 꼼짝 없이 실내에서만 지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생필품이 동이 나더라도 인근에서 쉽게 구할 수도 없을 것이기에 뭍으로 나가기 전까지는 그냥 버텨야만 할 것이다. 하기사 제주도에 살던 과거의 젊은이들도 늘 뭍을 그리워했다는 그런 얘기를 들은 적이 있다.    

 

 

 

 

폴리네시아 사람들이 돈 쓸 곳이 없어서 소비생활을 안 하는 건지, 아니면 그들이 소비생활을 안 하니까 파는 곳이 안 생기는 건지 궁금했다. 모아나의 가족들을 만나고 나니 후자가 답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상대적으로 제한된 소비생활을 할 수 있는 이들이 더 풍요롭고 느긋하게 살아가는 아이러니를 보고 있자면, 자연스레 이런 생각이 든다. 어쩌면 소비할수록 우리는 더 결핍되어버리는 게 아닐까 하는.(34쪽)

 

함께사는 고양이 쥬드는 네 살이다. 사람 나이로 환산하면 30대, 얼추 저자의 나이와 비슷한 셈이다. 사람이 아무리 노력한들 고양이의 시간은 사람의 시간을 성큼 앞질러 갈 것이다. 당연히 쥬드도 그럴 것이다. 아무튼 쥬드는 보라보라섬에서 저자의 한국말을 들어주는 유일한 친구다. 말이 통하겠냐마는. 어쩌면 쥬드가 말을 할 수 없기에 안심하고 사랑하고 있는 게 아닐까. 

잠결에 가족들이 웃고 떠드는 소리가 들렸다. 엄마, 아빠는 거실에 앉아 텔레비전을 보고 있고 언니와 남동생은 소파에 아무렇게나 누워 과일을 먹고 있다. 눈을 뜨니 보라보라섬. 모든 것이 꿈이었다. 이럴 때 나는 깜짝 놀란다. 가족들을 그리워하는 내 모습이 낯설다. 막상 한집에 살았을 때는 그렇게 당연하게 여겼으면서, 사소한 일로 미워하고 지겨워했으면서. 가족이란 정말 뭘까. 사랑하고 미워하는, 힘 나게 하고 힘들게 하는, 약이고 병인 사람들.

어른이 된다는 것은 어쩌면 그런 의미일지도 모르겠다. 우리가 함께 보낼 수 있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걸 깨닫는 일, 그리고 사랑하는 마음을 전달 가능한 태도로 표현하는 일. 아마 자주 짜증이 나고, 상처를 주고받으며, 반복해서 실패하겠지만, 그 일을 계속 시도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끝내 서로를 제대로 볼 수 없을지도 모른다.(16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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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매가 돌아왔다
김범 지음 / 다산책방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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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 마지막 선비를 자처하는 할아버지, 시의원 선거에서 연거푸 낙선한 아버지, 동네 슈퍼를 운영하며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는 어머니, 사학과 전임강사인 이혼녀 여동생, 갖은 고생 끝에 경제적으로 성공한 고모. 그리고 제일 친한 친구에게 애인을 빼앗기고도 그에게 술을 얻어먹고 다니는, 입사시험 88연패의 기록을 보유하고 있는 동석. 동석의 가족들에게는 각각 돈이 필요한 사연이 있다. 그때 일본 군인과 눈이 맞아 남편과 자식을 버리고 도망쳤던 할머니가 67년 만에 돌아와 60억 유산이 있다고 말하는데

 

 

 

 

거액의 유산을 갖고서  67년 만에 귀환한 할머니

 

 

<할매가 돌아왔다>(2012)는 돈이 전부인 세상에서 자신의 일생을 인정받기 위한 할머니의 투쟁을 유머러스하게 그려낸 작품이다. 작가 김범은 1963년 서울 출생으로, 2001년 조동선 소설 창작반에서 소설 공부를 시작, 90번에 가까운 낙방 끝에 2009년 단편소설 <치즈버거>로 한국소설 신인상을 수상하며 등단했다.

 

 

작가의 첫 장편소설로 "재미로만 따지면 최고", "한국의 오쿠다 히데오"라는 평가를 받으며 출간 즉시 영화, 드라마, 연극, 뮤지컬 판권이 모두 계약되는 등 이례적으로 큰 호평을 받았다. 2015년 20부작으로 방영되었던 SBS 주말드라마 '떴다! 패밀리'의 원작소설이기도 하다. 그 밖의 작품으로 장편소설 <공부해서 너 가져>(2014)와 <천하일색 김태희>, <5번 교향곡>(2013년, 전자책) 등이 있다.

 

 

미국에서 한국으로 귀국한  제니 할머니가 자신의 일생을 인정받고자 벌이는 투쟁을 유머러스하게 그려낸 이 소설의 대략적인 줄거리는 이렇다. 일본 군인과 눈이 맞아 남편과 자식을 버리고 도망쳤고 세상에 원래 없었던 사람처럼 완전히 잊혀졌던 할머니가 67년 만에 귀환했지만 정작 할아버지는 '갈아 마셔도 시원치 않을 더러운 잡년'이라고 쌍욕을 하고, 고모는 '이봐요'라고 부르며 존재를 아예 인정하지 않으려한다. 이처럼 너나 할 것 없이 무슨 낯으로 이제야 돌아왔냐며 야단이다.

 

 

 

 

"너희에게 줄 유산 60억이 있다"

 

 

하지만 할머니의 이 말 한 마디에 다들 자신도 모르게 바뀌는 표정을 숨길 수가 없다. 워낙 거액이다 보니 이를 무시할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되겠는가. 이후 소설은 뻔하게 예상되는 대로 전개된다. 가족들의 60억 쟁탈전은 어떻게 될까. 60억은 진짜로 있는 걸까. 아무도 관심 없는 할머니가 돌아온 진짜 이유는 무엇일까 등등. 재미로만 따지면 최고라는 평가와 함께 제3회 중앙장편문학상 최종심에 오르기도 했다.

 

2012년  한여름 어느 날, 한 할머니가 최달수 가족이 살고 있는 집으로 불시에 들이닥치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이 할머니의 이름은 정끝순 여사로 달수네 가족들이 광복 직전 염병에 걸려 죽었다고만 알고 있는 바로 그 할머니의 귀환인 것이다. 잠결에 벨 소리를 들은 달수의 아들이자 청년 백수인 동석은 현관문 확대경을 통해 누가 왔는지 살펴보았다.

 

몸이 조그마한 노파가 깃털 달린 밤색 벙거지 모자를 쓰고 동전 사이즈의 은빛 반짝이가 주렁주렁 달린 요상한 원피스 정장을 입었는데, 눈은 커다랗고 뺨이 빨간 모습을 하고 문 앞에 차렷 자세로 서 있는 모습이 시야에 들어왔다. 그래서 '누구냐?'고 물었더니 아무런 답이 없다. 재차 물었더니 자신은 정끝순이라고 밝히면서 최달수 집이 맞냐고 물어왔다. 동석은 아버지의 이름까지 알고 있는 노인인지라 별 생각 없이 문을 열어 주었다. 잽싸게 집 안으로 들어와 응접실 소파에 덜컥 앉더니 동석이 최달수의 아들임을 확인하고선 이렇게 말한다.

 

"내가 네 할머니다"

 

눈을 깜빡이며 한참을 생각해야 했다. 내 할머니라니. 그렇다면 아버지의 어머니란 얘기고 할아버지의 아내란 소리며 어머니의 시어머니란 말씀인데. 가만있자, 이건 정말 대단한 사건이었다. 광복 직전 염병에 걸려 죽었다던 할머니가 부활하신 것이었다. 이에 동석은 큰 소리로 할머니를 부르며 그녀에게 돌진했다.

 

커다랗고 동그란 할머니 눈이 더 크게 벌어지는 걸 보며 조그만 몸뚱이를 힘껏 껴안았다. 눈물은 나지 않았다. 눈물 없이도 충분히 감격적인 할머니와 손자의 첫 만남이었다. 이 노파가 거짓말을 한다거나 어떤 오해가 있다는 생각은 전혀 하지 않았다. 염병에 걸려 죽었다던 할머니가 마치 부활이나 한 듯 오랫만에 귀환한 감동적인 일로만 여겼던 것이다.

 

역시 돈의 힘은 대단했다. 거액의 유산이 있다는 말에 언제 우리들이 할머니를 원망했냐는 듯이 마치 주인한테 충성을 다짐하는 개처럼 꼬리를 내린다. 심지어 백수로 지내는 동석은 자신의 방까지 할머니에게 빼앗기고 거실에서 생활하게 된다. 한편, 동석은 할머니와 함께 종이공예를 하면서 과거에 일어났던 일들을 듣게 된다. 

 

선비 출신이자 독립운동을 했던 할아버지(백파 최종태)는 자신의 울분을 할머니에게 분풀이함으로써 카타르시스했다. 말하자면 가정 폭력이다. 세상에 제일 못난 남자가 자기 아내를 때리는 사람이라는 말이 있다. 할아버지가 그랬던 것처럼 집안 내력인지 몰라도 사회운동기로 활동하며 정치인을 꿈꾸었던 아버지 또한 어머니에게 그랬던 것이다.

 

한편, 동석의 영원한 짝사랑 대상이던 현애도 동석의 절친 상우와 결혼한 뒤 폭행에 시달리다 이혼으로 결혼생활을 끝낸다. 짝 잃은 외기러기 신세가 된 동석은 상우의 여동생 상희와 결혼하고, 상희가 돈벌러 나가는 대신에 백수 동석이 가사일을 전담한다. 다행스럽게도 죽기 전에 할아버지와 할머니는 서로의 속마음을 확인, 관계가 복원된다. 소설은 할아버지의 사망과 할머니(미국명 제니)의 미국 귀환으로 끝을 맺는다.

 

그렇다면 60억 유산은 어떻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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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교양사전 알아두면 잘난 척하기 딱 좋은 시리즈
김대웅 엮음 / 노마드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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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와 지식은 모자라면 불편하고 답답하지만 너무 넘쳐도 탈이다. 자신에게 필요한 것을 골라내기도 힘들고, 넘치는 정보와 지식이 모두 유용한 것도 아니다. 어찌보면 전혀 쓸모없는 허접스런 것들도 있고, 정확성과 사실성이 모호한 것, 서로 견해와 해석이 엇갈리는 것, 불확실한 것, 이른바 '가짜뉴스'까지 판쳐서 더욱 혼란스럽게 하고 있다. - '책머리에' 중에서

 

 

현실적이고 실용적인 지식을 배우자

 

책의 저자 김대웅(엮음)은 전북 전주 출생으로 전주고와 한국외국어대학교 독일어과를 나와 문예진흥원 심의위원, 영상물등급위원회 심의위원 등을 지냈다. 지금은 충무아트홀 갤러리 자문위원으로 일하고 있다. 저서로 <알아두면 잘난 척하기 딱 좋은 영어잡학사전>, <커피를 마시는 도시>, <그리스 신화 속 7여신이 알려주는 나의 미래>, <제대로 알면 더 재미있는 인문교양 174> 등이 있으며, 편역서로 <배꼽티를 입은 문화>, <반 룬의 세계사 여행> 등이 있다. 번역서로는 <마르크스 전기>(1, 2), <마르크스 엥겔스 주택문제와 토지국유화>, <마르크스 엥겔스 문학예술론>, <가족, 사유재산, 국가의 기원>, <루카치 사상과 생애>, <영화 음악의 이해>, <무대 뒤의 오페라>, <패션의 유혹>(공역), <여신들로 본 그리스 로마 신화>, <상식과 교양으로 읽는 영어 이야기> 등이 있다.

 

책은 총 9장에 걸쳐서 가볍지만 제법 쓸 만한 74가지의 지식을 담고 있다. 즉 외면하고 싶지만 결코 포기할 수 없는, 인간과 사회에 대한 최소한의 지식, 최근 사회적으로 이슈가 되고 있는 갖가지 담론들, 알아두면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는 현실적이고 실용적인 지식들을 중점적으로 소개한다. 특히 교과서적 지식이나 일반상식 수준을 넘어서 꼭 알아둬야 할 만한 전문지식들을 구체적으로 자세하고 알기 쉽게 풀이하고 있다.

 

 

 

 

인류 진화의 원동력

 

인류는 획기적인 진화과정을 통해 동물계의 가장 상층부에 군림할 수 있었다. 즉 직립보행, 도구의 사용, 뇌용량의 커다란 증가, 수렵과 채집, 사라진 체모體毛, 언어 사용, 불의 사용, 끊임없는 이동 등이 인류 진화의 핵심 요소들이다. 이러한 핵심적인 진화를 초래한 원동력은 놀랍게도 인류만의 독특한 짝짓기 때문이었다.

 

보충해서 설명하자면, 인류는 두 발로 직립보행이 가능해짐에 따라 남녀가 서로 마주 볼 수 있었다. 이에 그동안 눈에 잘 띄지 않던 남자의 성기가 뚜렷하게 보였으며, 여자는 후배위後背位 자세로 교미할 때 남자의 시선을 끌었던 엉덩이가 안 보이게 되자, 엉덩이 모양과 비슷하게 큰 유방을 갖도록 진화했으며, 입술은 마치 음부를 옆으로 눕힌 모습과 비슷해졌다.

 

나아가서 여자는 등을 바닥에 눕힌 자세로 남자가 자신의 몸 위로 올라 짝짓기를 하는 정상위正常位 자세가 비로소 가능해졌다. 이는 매우 큰 의미를 지녔다. 남녀가 성행위를 할 때 얼굴을 가까이 맞대고 밀착하면서 친밀감과 유대감이 크게 높아졌고, 서로의 섬세한 애무행위가 성적 충동을 더욱 자극할 수 있었다. 뇌용량의 획기적인 증가로 인해 여타 동물들과는 달리 자의식自意識을 갖게 돼 짝짓기에서만 얻을 수 있는 놀라운 '쾌감'을 인지하게 됐다.

 

이는 정말 대단한 체험이었던 것이다. 모든 동물의 짝짓기는 후손을 만들어 종족을 계승하고 보존하려는 성본능 행위로부터 나온다. 하지만 인류는 쾌감의 체험으로 생식과는 분리된 짝짓기, 오직 쾌감을 얻기 위한 상시적인 짝짓기가 가능해졌다. 또한 그에 따라 짝짓기에 대한 관심과 호기심, 그리고 성적 욕구가 더욱 높아졌다.

 

 

 

남자와 여자의 쇼핑 패턴은 왜 다를까?

 

아내와 함께 백화점이나 쇼핑센터에 들리면 나는 항상 아내의 쇼핑이 끝날 때까지 기다려야만 한다. 나에게 필요한 스니커즈나 면도날 등을 구매하는데 그리 시간이 오래 걸릴 필요가 없지만, 아내의 경우는 나와 영 딴 판이다. 이젠 찬바람이 불어온다면서 스카프를 마련하려고 매장마다 들러서 일일이 확인해보고 구매한다. 이제 쇼핑이 끝났나보다 생각하는 순간, 세일 안내가 고지된 의류 매장으로 발걸음을 돌려 이것저것 살펴본다. 그런 후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지하매장에 들러 식품코너에서 반짝 세일이 없는지를 확인한다. 도대체 왜 이런 차이를 보일까? 책은 목표지향방향지향이라는 습성을 통해 이를 비교한다.  


약 200만 년 전, 인류는 호모 에렉투스에 이르러 직립보행을 시작하면서 마침내 인류로서의 제 모습을 갖췄다. 이들은 수렵과 채집으로 먹거리를 해결했다. 남자들은 사냥으로 고기를 확보했고, 여자들은 열매와 뿌리, 견과류 따위의 식물성 먹거리를 확보했다. 그래서 사냥에 나선 남자들은 멧돼지나 토끼 따위의 사냥감을 발견하면 그 목표물을 줄기차게 뒤쫓아 기어코 포획해야만 했다. 오직 목표물에만 집중한다.

 

반면에 여자들은 식물성 먹거리를 구하려고 어느 곳에 열매나 견과류가 많은지 사방을 두루두루 잘 살펴봐야 했으며, 이곳저곳을 찾아다녀야 했다. 그리고 한번 열매나 견과류가 풍부한 장소를 찾아내면 그 장소를 기억해둬야 지속적으로 먹거리를 얻을 수 있었다. 결론적으로 남자는 목표지향적이고 여자는 방향지향적인 습성을 갖게 된 것이다. 인류 조상의 이런 습성은 유전자로 후손에 그대로 전달된 것이다.

외계에는 과연 E. T.가 존재할까?

 

외계인의 존재 여부에 대한 '설'은 지금에도 끊이지 않고 있다. 과연 존재할까? 세계적인 물리학자 스티븐 호킹 박사"외계에는 지적 생명체가 있다"고 단언했다. 호킹 박사 외에도 거의 모든 우주과학자들 또한 외계에 지적 생명체가 있다고 생각한다. 여기서의 지적 생명체란 지구인들처럼 뛰어난 지능을 갖고 있어 이성적으로 생각하고 판단하고 결정하고 계획할 수 있는 생명체를 말한다.

 

그도 그럴 것이 사실상 우주는 가늠할 수 없을 정도로 커서 그 수를 헤아릴 수 없을 만큼 엄청나게 많은 항성과 행성들이 존재한다. 행성들 중에서 기후를 비롯한 갖가지 환경이 지구와 비슷하다고 판단되는 행성만 하더라도 헤아릴 수 없이 많다. 따라서, 지구인처럼 지적 생명체가 존재할 수 있다고 판단하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다. 물론 아직도 본 적이 없기 때문에 추측이긴 하지만 누구도 이를 단정적으로 부인하기 어렵다.

 

하지만 외계에 지적 생명체가 존재할지라도 지구인들과 우연히 조우하거나 의도적인 접촉이 과연 가능한가에 대해선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다. 먼저 행성 간의 거리가 너무 멀다. 우주 공간은 그 크기가 무한대다. 태양계를 벗어나면 아무리 가까운 행성도 빛의 속도로 수백수천, 아니 수만 광년 또는 그 이상 가야 한다. 현 수준의 지구 과학으로는 도저히 갈 수 없는 거리다.

 

한편, 지적 생명체가 없을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하는 전문가들도 있다. 이들의 주장에 의하면, 고도의 문명을 지닌 생명체가 왜 아직까지 그들의 존재를 우리 지구인들에게 알리지 않는가라는 의문점을 제기한다. 지구 문명이 그들에 비해 워낙 열악해서 아예 무시하는 것일까? 아니면 갑자기 발생한 재앙으로 인해 모두 멸망해 버린 것일까? 지구라는 행성도 수차례의 대멸종이 있었던 것처럼, 고도의 문명을 지닌 외계 생명체도 문명의 폐단으로 인해 멸망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아무튼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아래 사진을 보라. 이렇게 큰 기하학 도형을 고대 지구인이 그릴 수 있었을까? 여전히 흥미로운 이슈로 남는다.

 

 

 

인간의 기억은 믿을 만한가?   

 

'기억記憶'이란 과거에 체험하고 경험하고 목격한 것, 습득한 지식 등을 머릿속에 새겨두어 보존하거나 되살려 생각해내는 것이다. 뇌가 획득한 온갖 정보를 저장하고 인출하는 것이 바로 기억이다. 신비롭게도 인간의 뇌에 저장하는 기능이 있기 때문에 사고思考, 판단, 결정, 선택이 가능하고 학습과 예상과 상상(추론) 등이 가능하다.

 

한편, 뇌는 기억하는 기능과 함께 '망각忘却'의 기능도 동시에 함께있다. 망각은 기억의 반대되는 행위로 자신이 기억하고 있는 어떤 일이나 사실을 잊어버리는 것이다. 그래서 망각은 문제점도 있지만 장점도 있다. 망각은 시간이 지날수록 기억이 희미해지거나 자기 나름으로 대수롭지 않았던 잡다한 기억들을 잊어버리게 하고, 낡은 지식이나 정보를 잊고 새로운 것을 습득하고 학습할 수 있게 하며, 고통스런 경험도 차츰 잊어버려 평상심을 유지할 수 있게 해준다. 이러한 기억과 망각이 조화를 이루어야 우리의 정신 건강에 좋은 법이다.

 

기억과 망각에 대한 개인차, 질병, 심리, 편견 등 다양한 요인들이 우리의 기억에 영향을 미친다. 거기다가 자기중심적으로 자신에게 유리한 쪽으로 생각하는 습성도 기억의 정확성을 그르친다. 또한 기억은 저마다의 지적 수준, 신분과 지위, 학력, 직업, 환경, 성별 등에 따라 큰 차이가 있다. 그에 따라 체험과 경험도 다르고 기억하는 정보와 지식도 큰 차이가 있다. 아울러 기억하려는 정보의 수준과 가치, 뇌에 저장된 정보량도 사람마다 다르다. 그러한 기억을 되살릴 때 그 판단과 관점과 수준에도 큰 차이를 가져온다.

 

따라서 우리의 기억에는 객관적 정확성보다 개인에 따라 오류와 착오가 많은 것이 당연하다. 결국 인간의 기억은 결코 믿을 것이 못 된다고 할 수 있다. 심지어 그처럼 부정확한 우리의 기억이 어떤 사실이나 진실을 얼마든지 왜곡시킬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주관적 진실은 자기중심적으로 자신에게 유리항 것들만 지적하거나 강조함으로써 팩트를 오도하는 것이다. 인위적인 진실은 의도적인 왜곡인 셈이다. 요즘 친여권 인사들이 남발하는 '가짜뉴스'가 바로 인위적 진실인 것이다.

 

 

 

알면 도움되는 교양 지식들

 

이밖에도 책은 '인류의 진화는 호모 사피엔스에서 끝나는 것일까', ' 여자는 왜 남자보다 털이 적을까', '결혼제도는 마침내 사라질 것인가', '한민족은 단일민족이 아니다', '유대인은 왜 그렇게 미움을 살까', '인간성은 타고나는가, 만들어지는가', '인간의 본성은 변하지 않는다', '성공의 가장 큰 요소는 노력일까, 운일까', '불평등은 피할 수 없는 자연의 법칙인가', '정의는 결국 이기는가', '비만과 요요현상', '팬티의 역사' 등 우리들이 흥미를 가질만한 내용들이 많다. 스스로 지식 부족에 대해 아쉬움을 가진 분이라면 책의 일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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