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규연의 로스트 타임 - 지연된 정의, 사라진 시간을 되찾기 위한 36개의 스포트라이트
이규연 지음 / 김영사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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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세울 만한 취재 성과는 적고 로스트 타임을 대면한 기록이 훨씬 많다. 항상 한발 늦고, 뒤늦게 분노한다. 그렇더라도 무력감만을 느끼지는 않는다. 비록 늦었더라도 누군가에게는 로스트 타임을 줄 수 있었다. 보스턴의 성추행 피해 아동에게 스포트라이트의 탐사 보도가 그랬던 것처럼 말이다. 이런 면에서 로스트 타임은 상실의 시간이자 회복의 시간이다. - '프롤로그' 중에서

 

 

탐사 저널리스트가 밝히는 스포트라이트들

 

이 책의 저자 이규연은 탐사 저널리스트. 중앙일보 탐사기획 에디터, JTBC 초대 보도국장을 거쳐 현재 탐사기획국장으로 탐사보도 프로그램 [이규연의 스포트라이트] 기획 및 진행을 맡고 있다. 2005년 한국인 최초로 미국탐사보도협회 특별상을, 두 번의 한국기자협회 한국기자상을 수상했다.

서울대학교 졸업 후 중앙일보에 입사해 탐사보도 한길을 걸었다. 고려대학교에서 과학학과 KAIST 미래전략대학원에서 미래학을 공부한 것은 저널리스트로서 사회문제와 시대 흐름을 앞서 포착하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항상 한발 늦고 뒤늦게 분노했다. 지난 30년은 위법과 합법 사이, 두려움과 정의감 사이에 솟은 교도소 담장 위를 아슬아슬하게 홀로 걷는 시간이자 탐사의 사회적 역할을 고민하는 시간이었다.

이 책은 묻혀 있는 진실을 발굴하고 마지막 한 조각까지 짜 맞추며, 공익 탐정으로 탐사보도의 길을 개척해온 한 탐사 저널리스트의 분투기이며 성장기다. 세상은 무관심으로 파괴된다. 직접 마주한 현장은 생각보다 참혹했고 그곳에서 너무나 많은 사람들이 울고 있었다. 밝혀진 진실이 우리를 할퀴더라도 그 진실은 확인하지 않은 의혹보다는 값지다.

 

 

 

 

잠든 사람은 깨울 수 있어도 잠든 척한 사람은 깨울 수 없다

 

탐사 취재를 하면서 진짜 잠든 사람과 잠자는 척하는 사람을 구분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단순히 책임 소재를 묻는 차원이 아니다. 잠든 척하는 사람들이 저지른 실수나 비리는 더 교묘하게 은폐되기 때문이다. 힘 있고 교활한 사람이나 집단일수록 잠자는 척을 잘할 가능성이 크다. 

 

3개월 후, 임은정 검사는 또 '사고'를 쳤다. 신문 기고에서 성 비위에 연루된 일부 검사의 이름을 실명으로 적시했다. 포털 검색어에 '임은정' 이름이 하루 종일 올라와 있었다. 임 검사는 자신이 몸담은 검찰 조직과 언제까지 대결을 할까. 그녀는 인터뷰 중 이런 말을 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아마 검찰을 나올 때까지 계속되겠죠"

 

 

워터게이트

권력의 비참한 말로는 부정 그 자체에서 오지 않는 경우가 많다. 워터게이트가 그랬다. 도청 장치의 설치라는 부정으로 닉슨이 하야下野하지는 않았다. 닉슨이 도청 장치 설치에 직접 관여하지도 않았다. 하지만 정치적인 타격을 우려해 이를 은폐하는 과정에서 그 폭발력은 배가됐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몰락의 길로 들어선 초입에 최순실의 역할을 숨기려 했던 거짓말이 잇었다. 최순실의 역할을 '사적 영역의 주변 인물'로 축소하려 했다. 이는 국민의 분노를 축적시켰다. 박 전 대통령이 처음부터 최순실 수사를 검찰에 전적으로 맡겼더라면 탄핵 발의까지 갔을까?

 

"권력을 탐사할 때 부정 그 자체만이 아니라 부정의 은폐에도 주목해야 한다"

 

 

세월호 진실 조사

 

2018년 8월 3일, 세월호 선체조사위원회 전원 회의가 열렸다. 침몰 원인을 두고 공방이 벌어졌다. 내부 결함과 외력 가능성을 두고 전문가들의 설전이 펼쳐진 것이다. 3일 뒤, 선체조사위의 마지막 기자회견이 열렸다. "죄송하다", "합의된 결론을 내지 못했다" 등 침몰 원인을 두고 보고서의 결론이 둘로 쪼개진 것이다. 즉 선체 내부에 침몰 원인이 있다는 내인설內因說, 외력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는 외인설外因說이었다. 

 

그런데, 자로의 <세월X> 다큐는 유튜브를 통해 방영되었다. 2016년 12월이었다. 내용은 상당 부분 박근혜 정부 때 발표된 사고 원인, 즉 과적, 고박 불량, 조타 실수, 복원력 부실 등을 반박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분량의 4분의 1정도를 '외력 충돌설'에 할애하고 있었다. 이 다큐의 구성은 기존 검찰 발표에 합리적, 과학적 의문을 제시하는 내용이었고, 검찰 발표가 맞지 않다면 그것을 '외력설'로 설명할 수 있다는 논리 구조를 갖고 있었다.

 

자로는 세월호가 기울기 전에 충격음을 들었거나 혹은 동시에 들었다는 사람들은 쿵! 쾅! 꿍! 식으로 단음을 많이 들었다며 이는 외력이 개입되지 않고서는 해석이 불가능하다는 주장을 펼쳤다. 또 이 지역엔 암초도 없었기에 배의 밑바닥과 가까운 쪽, 좌현 선수 쪽에 무언가 충격이 있었다는 강한 확신을 근거로 내세운다. 이 유튜브는 조회수 400만이 넘는 기록을 세웠다. 가히 그 반응이 폭발적이었다. 일부 신문을 이를 음모론으로 매도했다. 

 

때에 따라 대중의 상식에 반하는 내용도 보도해야 한다. 그것도 탐사보도의 운명이다. 공정성과 균형성을 잃지 않고 사실 확인을 꼼꼼히 하는 과정을 거치는 것을 전제로 말이다. 누군가 세상의 진실을 자세히 밝히려고 할 때 이것을 방해하려는 자들이 들이대는 논리가 음모론이다. 그래서 세월호는 아직도 진행형이다.

 

 

어금니 아빠의 가면

 

'어금니 아빠'에서 흉악한 살인자로 1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이영학의 '인간 가면'을 아무도 눈치 채지 못했다. 되돌려보면 그를 먼저 검증하고 피해자 김양을 살릴 기회는 많았다. 천사로 포장된 사이코패스! 우리가 방심한다면, 제2, 제3의 이영학은 반드시 나타난다. <탈무드>의 명언이 떠올랐다.

 

죄는 처음에는 거미집의 줄처럼 가늘다.

그러나 마지막에는 배를 잇는 밧줄처럼 강해진다.

 

이영학은 2005년 방송에서 자신의 희귀병을 물려받은 딸을 살리려는 부성애를 보여주며 유명해졌다. '어금니 아빠'라는 애칭도 얻었다. 그는 딸의 병원비가 수억 원이라며 시청자에게 온정을 구했다. 반지하방에 살던 그는 후원금 입금으로 고급차를 샀다. 후원금 13억 중 정작 딸 치료비는 1억 대였다. 10억이 넘는 나머지 돈은 어디에 썼을까? 아무리 보도라도, 인물이 사건의 중심이다. 사건을 추적하면서 인물의 과거를 추적해야 한다. 이를 서양 언론은 '백그라운드 체크'라고 한다. 이영학의 취재는 백그라운드 체크의 결과물이었다.

 

 

비리는 학력, 재산, 명예, 그 어떤 것과도 관련성이 없다

 

탐사보도를 하다 보면 선인과 악인을 모두 만나게 된다. 문제는 선인과 악인을 구분하기 쉽지 않다는 점이다. 상당수는 선과 악, 두 모습을 모두 갖고 있다. 물론 그 비율이나 선행과 악행의 정도에는 차이가 난다. 적어도 사회적으로 중대한 해악을 끼치지만 않는다면 악인이라고 규정하긴 어려울 것이다. 그런데 이것으로 문제가 사라지지 않는다. 악이 선의 가면을 쓰고 있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이를 가려내는 일이 여간 어려운 게 아니다.

 

황우석 박사는 순수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 눈망을 크고 밝아서 송아지를 연상시켰다. 송아지와 함께 있는 그는 분명, 전형적인 농업과학자 분위기였다. 언변 역시 신뢰가 갔다. 그는 젊은 기자인 저자에게도 친절했다. 수의과학자 황우석에 대한 첫인상이 좋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 

 

당시 정치권은 황우석 브랜드를 통해 정치적인 목적을 달성하려 했다. 노무현 정부는 생명공학을 정보통신에 버금가는 주력 산업으로 육성하고 싶어 했다. 그러다 보니 대중 스타인 황 박사를 영웅으로 띄우려 햇다. 청와대, 장관, 국회가 황 박사를 치켜세웠다. 야당의 유력 인사들도 황 박사의 실험장과 목장을 찾아가 인증 사진을 찍었다. 스스로 만든 영웅을 부정할 수 없었던 것이다.

 

 

때로는 불온한 생각이 세상을 좀 더 안전하게 할 수 있다

 

X-이벤트는 공포로 다가올 때가 많다. 공포는 누구에게나 피하고 싶은 상황이다. 그럼에도 우리가 X-이벤트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가 있다. 공포영화를 자주 보면 면역이 생기듯, X-이벤트를 상상함으로써 대재난에 대한 적응력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X-이벤트는 확률적으로 계산돼 나오지 않거나 극히 낮은 발생 확률을 가진 극단적인 사건이다.

 

현실적인 상황과 비용 등을 감안할 때, 발생 가능성이 희박한 사건에 대비해 100퍼센트의 예방책과 대응책을 세울 수는 없는 노릇이다. 하지만 시나리오를 짜는 것만으로도 그렇지 않을 때보다 더 재난에 잘 적응할 수 있다. 때로는 불온한 생각이 세상을 좀 더 안전하게 할 수 있다. X- 이벤트를 촉진하는 요인은 "기후 변화, 글로벌화, 네트워크화" 등 3가지 요인이다.

 

 

 

 

어떤 진실도 확인하지 않은 의혹보다 값지다

 

우리 정치와 언론은 지난 국정 농단 사태에서 값진 교훈을 얻었다. 주요 인사가 국회의원으로 선출되고, 대선 후보 경선에서 격돌하며, 대통령에 당선되기까지, 우리는 측근의 그림자에 눈을 감았다. 가습기 살균제로 인해 우리 아이들이 쓰러져 가는데도 단순히 괴질을 앓을 뿐이라며 한동안 발을 뺐다. 버젓이 '만들어지는' 간첩을 의심하지 않았다. 나태해서, 네거티브 공세가 두려워, 정치권력의 눈치를 보느라 검증 대열에 서지 않았다. 공동체는 탐사하지 않은 대가를 톡톡히 치러야 했다. 그렇다면, 지금은 그 역할을 성실히 수행하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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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원을 말해줘
이경 지음 / 다산책방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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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구역 사람들에게 D구역 사람들의 피부는 깨끗하다 해도 깨끗한 것이 아니었다. 언제라도 바이러스를 옮길 수 있는 숙주와 다르지 않았다. 이 모든 것이 자연스레 초래하는 귀결은 D구역은 다른 구역과 격리돼야 한다는 거였다. 그것은 다분히 정서적인 것이었지만 확실하게 작용하는 금기의 전제가 됐다. 간혹 원거리 여행을 떠나는 철새들처럼 훌쩍 떠나갔던 사람들도 얼마 지나지 않아 기름에 흠뻑 젖은 깃털을 질질 끌며 구사일생 자신의 둥지로 되돌아왔다. - '허물' 중에서

 

 

피부병 때문에 격리된 사람들

 

이 소설의 작가 이경2007년 김유정소설문학상에 단편소설 <토큰>이 당선되고, 2008년 <세계의문학> 신인상에 단편소설 <파이프>가 당선되어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2008년과 2019년 한국문화예술위원회 문학창작기금 수혜 대상자로 선정되었고<소원을 말해줘>로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2019년 우수출판콘텐츠 제작지원 사업에 선정되었다. 펴낸 책으로 <표범기사>, <먼지별> 등이 있다.

 

전설의 뱀 롱롱이 나타났다는 소문이 삽시간에 퍼진 도시는 허물을 영원히 벗으려는 열망에 휩싸인다. 시민들은 판타지 속에 투영된 자신들의 욕망은 거짓이 아니었단 것을 알게 된다. 그들의 생생한 분노가 그 증거다. 판타지의 붕괴가 가져온 비참한 현실을 직시한다. 판타지를 부풀린 것은 다름 아닌 그들 자신이며, 지금 당장 판타지와 현실을 잇는 다리를 건너야 한다는 것을 깨닫는다. 마침내 시민들은 거대한 뱀처럼 꿈틀거린다. 허물에 덮인 자들이 꿈틀거리며 D구역의 진실을 마주하는 순간, 도시정부와 거대 기업이 모의한 충격적인 음모가 드러난다.

 

 

소설의 시작은 한 노숙자의 세신洗身 장면으로 시작한다. 당사자는 여성이다. 장소는 화장실인데, 아마도 공중화장실로 보인다. 티셔츠와 브래지어, 바지와 팬티까지 벗어 화장실 칸막이 걸친 후, 배낭에서 비누를 꺼내 재빨리 거품을 낸다. 공원 관리인에게 들키면 귀찮아지기 때문이다. 관리인의 신념은 세금을 납부하는 사람만이 공중화장실을 이용할 자격이 있다는 것이다. 현재 시각은 새벽 2시, 공원 순찰을 마친 관리인은 지금쯤 관리실에서 텔레비전을 시청하고 있을 것이다.

 

민첩하게 움직이던 그녀의 손이 배꼽 아래에서 멈췄다. 하반신 전체가 딱딱한 허물로 덮여있다. 마치 거칠게 갈라진 소나무 껍질 같기도 하고, 사마귀에 곰팡이가 핀 것 같기도 한 모습이다. 한 달 전, 발꿈치가 따끔하더니 벌레가 모공에서 기어 나오고, 동시에 다른 모공에서도 올라오고 다리 전체로 옮아갔던 것이다. 가려움에 손톱이 지나간 자리엔 붉은 홍반이 생기고, 홍반들이 사각현 모양의 회갈색 띡지로 변한 후 점차 허물로 굳어버렸다.

 

이 여성은 힘을 가헤 무릎을 문지른다. 갈라진 허물 사이로 고약한 냄새를 풍기는 진물이 묻어난다. 체내의 불순물이 몸밖으로 배출되지 못해서 곪아서 나는 냄새였다. 씻어내지 않으면 못 견딜 정도로 가려움이 몰려 온다. 씻어내면 잠시나마 가려움을 진정시킬 수 잇다. 손톱에 허물이 걸렸다. 그녀는 마치 보도블록을 들추어내듯 허물을 들어내자 피고름이 주르륵 흘렀다. 관리인의 발소리가 가까워오자 대충 비눗기를 씻고는 알몸으로 배낭과 옷을 집어든 채 잽싸게 숲으로 내달렸다.

 

'허물 예방과 치료를 동시에'

 

옷을 입은 그녀는 배낭에서 켄 하나를 꺼내자 이런 광고 문구 아래에 하루 두 번 복용하라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이는 피부 각화증을 완화시키는 신단백질이 함유됐다는 인증마크가 부착되어 잇엇다. 이 제품은 'T- 프로틴'이다. 얼마 남지 않은 캔을 탈탈 털어 입 안에 프로틴 가루를 넣고선 빈 캔을 풀숲으로 던져 버렸다. 앞으로가 큰일이다. 프로틴이 없으니 곧 허물은 마치 덩굴처럼 온몸을 휘감을 것이다. 그녀는 잠을 포기하고 D구역으로 향했다.

 

 

거대 제약 회사가 지배하는 인구 50만의 기획 도시. 주인공인 여성은 거대 파충류 사육사다. 석 달 전 산사태로 동물원이 무너지자 야생동물들은 도시 곳곳으로 흩어지고 도시는 혼란에 빠진다. 그녀는 비단뱀을 찾아 D구역으로 간다. D구역에 격리된 채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은 피부 각화증이 심해져 뱀의 허물 같은 각질이 온 몸을 뒤덮는 풍토병을 앓고 있다. 그들은 전설 속 거대 뱀 '롱롱'이 허물을 벗으면 세상의 모든 허물이 영원히 벗겨진다고 믿고 있다.

 

프로틴은커녕 끼니도 잘 챙기지 못하니 허물은 금방 자라났다. 별 수 없이 다시 공원으로 와 전처럼 공원 관리인과 숨바꼭질하며 지냈다. 밤이면 벤치에 누워 생각했다. 롱롱을 찾으면 정말 허물을 벗을 수 있을까. 영원히 허물을 벗으면 한 번도 허물 입지 않은 사람처럼 살 수 있을까. 한 번도 버림받지 않은 사람처럼 살 수 있을까.

그녀의 눈에 분수대 물이 일렁거리는 게 보였다. 물은 양감을 가진 물체처럼 부풀어 올랐다 가라앉았다. 물결이 느릿느릿 움직였다. 한 줄기 물길이 분수대 밖으로 기어 나와 저 혼자 흘렀다. 뱀이었다. 물빛을 일렁이며 뱀이 분수대 바닥에서부터 천천히 물 밖으로 기어 나오고 있었다. 똬리를 틀고 있던 터라 분수대 밖으로 완전히 나오기까지는 시간이 걸렸다.

 

허물에서 파생되는 경제 부양의 효과가 없다면 시의 발전은 불가능했을 것이다. 갖가지 방역 업체가 성업 중이고 피부과와 피부 관리실, 피부보호제와 약, 향초, 피부 보호 기능을 첨가한 여러 가지 생활용품까지 비싼 값에 팔리고 있었다. 단시간에 이 도시가 성장할 수 있었던 이유가 바로 '허물' 때문이라는 사실을 모르는 이가 없었다.

 

"이 도시에서 공포는 거짓을 진실로 뒤바꾸는 알리바이입니다. 공포가 실재하니까 거짓은 없다는 논리입니다. D구역은 이 거대한 알리바이의 중심에 있습니다. D구역 없이 이 도시는 존재할 수 없습니다. 백신이 개발되면 D구역도 사라집니다. 방역 센터를 공들여 만든 시스템을 제 손으로 무너뜨릴 리 없습니다"(153~4 쪽)

 

롱롱프로틴 회사는 타깃을 세분화해 신제품을 쏟아냈다. 앉아서 죽느니 고양이라도 물고 늘어지자는 게 이 회사의 기업 정신이었다. 오직 믿을 거라곤 롱롱의 이미지뿐이었다. 건강을 선물하는 롱롱, 근심을 물거품처럼 사라지게 하는 롱롱, 소원을 묻지 않고도 알아서 이뤄주는 롱롱 등이었다. 롱롱프로틴 라벨에는 푸른 새싹을 들고 있는 롱롱이, 걱정을 사라지게 하는 라벨에는 인어 공주로 분한 롱롱이, 소원을 이뤄주는 라벨엔 호박 마치를 탄 롱롱이 마법 부채를 들고 윙크하고 있었다. 



"전설은 전하는 입마다 다르지. 자신이 믿고 싶은 것만을 다음 사람에게 전하기 때문이야"(201쪽)

 

방역센터는 시민들의 허물을 벗겨내는 유일한 기관이다. 방역센터에서 허물을 벗고 퇴소하면 다시 허물을 입게 되는 악순환이 이어지는 것을 알지만 그들에게 다른 선택지는 없다. 주인공인 그녀는 그곳에서 김과 후리, 뾰족 수염과 척을 만나게 되고 그들에게 전설 속 거대한 뱀이 폐허가 된 궁의 아궁이에 산다는 소식을 접한다. 그녀와 김, 후리는 궁의 아궁이에서 거대 뱀을 꺼내 D구역 끝에 있는 김의 재생타이어 가게로 향한다. 그곳에는 겹겹이 쌓은 항공기 타이어가 긴 동굴처럼 이어져 있어 그들은 거대 뱀을 타이어 동굴 속에 숨기고 허물을 벗을 때까지 기다리기로 한다. 전설이 참인지 거짓인지 그때 알게 될 것이다.

"공포란 인간의 욕망과 여러모로 비슷하지. 공포가 공포를 낳는 것처럼 욕망이 욕망을 낳는다네. 내가 공포를 이용했다면 자네는 욕망을 이용한 거야. 허물을 벗고자 하는 욕망. 그게 죄라면, 자네와 내가 저지른 죄의 무게는 비슷할 걸세"(27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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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흔의 돈 공부 - 인생 2막에 다시 시작하는 부자 수업
이의상 지음 / 다산북스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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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업자의 사기로 10억 원이 넘는 빚을 지고 신용불량자 딱지까지 붙은 저는 그야말로 바닥을 경험했습니다. 사채까지 끌어다 쓴 탓에 조폭들에게 협박을 당하기도 했고, 그들을 피해 도망 다니느라 노숙자로 지내기도 했습니다. 그들을 설득해 일자리를 구한 후로도 소위 '쪽방촌'이나 햇볓도 들지 않는 고시원에서 지내기도 했지요. 이자를 갚고 나면 남는 것이 없는 삶. 미래를 꿈꾸기에는 너무나도 절망적인 하루하루였습니다. - '프롤로그' 중에서

 

 

인생 2막의 재테크는 달라야 한다

 

책의 저자 단희쌤(이의상)은 30대 후반, 한국전력공사에서 나와 도전한 사업이 전부 실패하여 모든 것을 잃었다. 재산도, 가족도, 삶의 희망도 없는 절망 속에서 두 번의 극단적인 시도를 하기도 했다. 쪽방촌과 고시원을 전전하던 중, 우연히 책 한 권을 만나 돈과 사업에 대한 큰 깨달음을 얻고 인생이 완전히 달라지는 경험을 했다. 그 뒤 40대 초반부터 치열한 자기계발을 통해 부동산 재테크 전문가, 소형 건축 시행 전문가, 마케팅 전문가, 1인 지식 창업 전문가, 유튜브 전문가로 거듭나 제2의 전성기를 보내고 있다. 그동안의 경험을 바탕으로 '부에 대한 철학''실전 재테크 노하우'를 지난날의 자신처럼 삶이 막막한 사람들에게 공유하며 희망을 꿈꿀 수 있게끔 도와주고 있다.

현재는 유튜브 '단희TV' 채널을 통해 은퇴를 앞둔 중년을 대상으로 은퇴 재테크 설계, 부를 위한 마인드셋, 1인 지식 창업 등 인생 2막의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또한 '단희 캠퍼스' 법인을 운영 중으로 2~3년 내 중장년층의 경제적 자유와 행복한 삶을 위한 전문적이고 체계적인 시스템을 갖춘 국내 유일의 교육 기관을 운영할 계획이다.

 

총 3부로 구성된 이 책은 인생 2막을 준비하는 사람들을 위한 부자 수업이다. 부자들의 행동 습관인 '단무지 법칙'을 알려주고, 저자 본인의 인생을 바꿔준 38 권의 책을 소개하며, 인간의 다섯 가지 욕구의 설명을 통해 우리들의 성공을 자극한다. 그리고 인생 2막 부자 로드맵으로 부동산 투자를 제안하면서 이와 관한 5단계 재테크를 강의한다.

 

 

 

 

나의 빚에게 보내는 편지

 

일용직을 구하려고 새벽 인력시장에 나갔다가 비가 오는 통에 허탕을 치고 쪽방촌으로 귀가하려고 전철역으로 가던 중, 팔도 다리도 하나 뿐인 사람이 저자를 보고선 밝게 웃으며 먼저 인사를 건넸다. 그리고는 행인들을 향해 목청 높여 우산을 팔기 시작했다. 마치 이 일이 세상에서 가장 고귀한 듯이 열중하는 그 모습을 보고선 저자의 마음속에 커다란 변화가 생겼다. 스스로 부족해 사기를 당했으니 빚 또한 오롯이 내 탓이건만 아무런 잘못도 없는 세상을 저주할 시간에 한 치라도 자신의 삶이 개선될 방도를 찾기로 했던 것이다.

 

그때, <누가 내 치즈를 옮겼을까?>의 작가 스펜서 존슨이 떠올랐다. 췌장암으로 사망한 그는 암투병 중에 자신의 암에게 편지를 썼다. 심지어 그는 자신의 목숨을 갉아먹고 있는 종양에게 감사하다고까지 말했다. 그래서 저자는 한 순간에 마치 벼락을 맞은 것처럼 정신이 번쩍 들었다. 그렇다. 그깟 빚 9억 원쯤이 대수인가 싶었다. 쪽방으로 돌아간 그는 곧장 노트를 펼쳐 편지를 쓰기 시작했다.

 

-나의 빚 9억에게-
네 덕분에 나는 더 열심히 살게 됐다.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 알게 됐고
돈을 벌겠다는 의지가 생겼어.
이 역경을 이겨내는 날
나는 훨씬 큰 능력으로 더욱 성장해 있을 거야.
그러니 너에게 감사한다.

 

당시 저자의 현실은 참혹했다. 안정적인 직장을 사직하고 시작한 사업에 실패하고 이혼한 남자, 마흔이 다 된 나이, 10억 원이 넘는 빚, 죽어라 일을 해도 빚이 줄기는커녕 이자도 갚기 벅찬 상황, 하늘의 별 따기 같은 취업, 쪽방촌을 벗어나지 못하는 삶 등. 주위를 둘러봐도 오직 절망뿐이었다. 그랬던 그가 조금씩 희망을 얻고 아주 작게나마 행복감 비슷한 것을 느꼈다.


12만 원짜리 쪽방촌에서 19만 원짜리 고시원으로 이주했을 때, 매일 찾아오던 사채업자들이 간혹 연락만 취하고 더 이상 찾아오지는 않게 됐을 때, 전체 빚의 1퍼센트도 되지 않는 돈이었지만 원금을 조금이라도 갚았을 때. 이런 상황이 올 때마다 그는 '어제보다 티끌만큼이라도 나아진 오늘'에 행복해하고 희망을 가졌던 것이다.

 

 

 

 

마흔 이후 돈 버는 무기

 

우리 모두들 앞에 펼쳐지는 세상은 하루가 다름을 느끼게 된다. 예전에 통했던 자신만의 필살기가 이젠 소용없어지게 됨을 의미한다. '새 술은 새 푸대에 담으라'라는 말처럼 '새로운 시대에는 새로운 무기가 필요한' 법이다. 더구나 젊디 젊은 2030이 아닌 4050이라면 더욱 더 할 것이다. 눈 앞에 펼쳐지는 4차 산업혁명이라는 거대한 파고를 이겨내려면 당연히 새롭게 재무장해야 한다.

 

이에 저자는 새로운 시대에 인생 2막을 제대로 살기 위해선 새로운 무기를 장착하라고 권한다. 최소 12년 이상 학교를 다니며 열심히 공부한 대가로 직장 하나 구하는 데 그쳤지만, 이 새로운 무기를 갖추는 데 오히려 그 전보다는 시간이 덜 걸리고 쉬울 수 잇다. 젊음과 체력 대신에 4050은 '통찰력''원숙함'이 있기에 말이다.

 

변화적응력

문제해결력

차별화 능력

 

인생 2막을 대비하는 데 꼭 필요한 두 번째 무기는 바로 문제해결력이다. 모든 기업과 사업가의 목표는 결국 돈을 버는 것인데, 그러려면 반드시 고객의 문제를 해결해줄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자, 고객입장에서 한번 생각해보자. 즉, 우리들이 무언가를 구매하거나 어떤 서비스를 이용해왔을 때 '언제 돈을 썼는가?'.

 

어떤 상황에서 돈을 쓰기로 결정했고, 그때 여러 상품과 서비스 중 하나를 선택한 기준은 무엇이었는지 생각해보자. 결국 사람들은 '문제'가 있을 때 이를 해결하기 위해 돈을 지출한다. , 돈을 벌려면 두 가지를 해결할 수 있어야 한다. 바로 고객의 돈 문제시간 문제다. 보통의 4050세대는 자신의 문제 외에도 윗사람과 아랫사람의 문제까지 조율하고 해결하는 일을 해왔을 가능성이 높다.

 

 

인생 2막의 독서는 달라져야 한다 


"실력만 있으면 고객은 알아서 찾아오게 돼 있다"

 

누군가는 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다. 정말 그럴까? 그러나 이는 시대착오적인 생각이다최근 영화관에 가서 본 영화 또는 구매한 물건이 있다면, 자기 자신이 왜 그것을 택했는지 생각해보자. 물론 '그 영화가 재미있을 것 같아서', '그 물건이 내가 원하는 상품 같아서' 선택했을 것이다. 그렇다면 그런 정보를 어디서 얻었을지 생각해보라. 아마도 광고를 통해 얻었을 가능성이 높다. 바로 이게 마케팅을 공부해야 하는 이유다.

 

 

 

인생 2막 부자 로드맵

 

1단계(내공 재테크)~ 나를 신뢰하는 힘

2단계(부동산 재테크)~ 돈이 돈을 벌게 하는 힘

3단계(플랜B 재테크)~ 원하는 일을 지속하는 힘

4단계(플랫폼 재테크)~ 사람과 시스템이 나 대신 일하게 하는 힘

5단계(선한 영향력 재테크)~ 함께 성공하고 성장하는 힘

 

 

선한 영향력 재테크

 

처음 컨설팅을 시작했을 때, 저자는 고객을 '내게 노하우를 제공받고 돈을 지불하는 사람'으로 여겼다. , 그의 시각으론 '고객은 곧 돈'이었다. 그때는 돈이 곧 행복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경제적인 안정을 찾은 후로는 돈을 더 벌어도 그다지 행복하지 않았다50대를 눈앞에 두고 '예전의 나처럼 돈이 없어서 불행해지는 사람이 없도록 한다'는 삶의 목적을 찾아낼 수 있었다.

 

이후부터는 고객 한 명 한 명이 '행복한 미래를 찾아줘야 할 사람'으로 보이기 시작했다. 진정 고객을 사랑하고 고객들이 편안하게 마음을 터놓은 것도, 컨설팅과 강의 평가가 더 좋아진 것도여러 제안이 들어온 것도, 유튜브의 구독자가 급증한 것도 이때부터였다. 이처럼 우리들은 고객을, 나아가 삶의 목적에 부합하는 사람들을 사랑해야 한다. 세계적인 보이밴드 방탄소년단의 거대한 팬덤인 아미의 멤버들이 한결같이 BTS를 사랑하는 이유로 그들의 '선한 영향력'을 거론하고 있음을 상기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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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왕업 - 하 - 반룡, 용이 될 남자
메이위저 지음, 정주은 옮김 / 쌤앤파커스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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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의 여주인공 왕현은 사랑했던 사람을 뒤로한 채 미천한 출신으로 전쟁에서 공을 세운 남자와 정략 혼인에 나서게 된다. 사랑했던 궁궐의 벗들과 가족이 그녀 자신을 한낱 권력 유지의 도구로 여겼던 것이다. 권력의 비정함을 뼈저리게 느낀 그녀는 사랑하는 것을 잃지 않고 지켜내려면 오직 패업을 얻는 것뿐임을 자각하지만 그녀 앞에 놓인 것은 상상조차 할 수 없는 고난뿐이다.

 

 

업을 완성하다

 

비록 미천하 가문의 출신이지만 천하를 손에 거머쥐려는 한 남자(소기)와 전형적인 권문세가 출신의 한 여자(왕업)가 정략 결혼을 하는 상황이 상권의 스토리였다. 보통의 경우 여인이라면 지아비를 따르면서 조용하게 내조를 하는 그런 모습이겠지만, 소설의 여주인공 왕업은 지아비에게 패업이라는 권력을 안겨주려는 강인한 '철의 여인'으로 비춰진다.

 

달콤한 신호 초야는 꿈에서나 있는 일인 듯, 낭군인 소기는 변방의 갑작스런 반란 소식에 갑옷을 두른 채 전장터로 향하고, 홀로 남겨진 왕현은 갖은 고초를 겪게 된다. 믿었던 벗들의 배신과 음모, 그들을 죽여야 하는 가혹한 운명 앞에 소기와 왕현 그 둘만이 외롭게 놓여진 상황이다. 변방의 전쟁이 길어짐에 따라 왕현의 몸은 날로 쇠약해지고, 황궁이 이미 반란군의 손아귀에 들어간 이상 소기가 승장으로서 당당하게 귀환하는 순간까지 시간을 벌어야 한다. 과연 왕현과 소기 부부는 피비린내 나는 권력의 암투에서 최종 승리자가 될 것인가?

 

 

 

 

사실 변방의 반란은 황실의 장악하려는 세력의 음모로 밝혀진다. 하지만 이미 황실은 반란군의 손아귀에 넘어간 이상, 왕현이 할 수 있는 일은 그저 기다려야 하는 것뿐이다. 그것마저도 소기가 당당하게 승리를 거두고 무사히 귀환해야 하는 것이다.

 

당경이 모반을 일으키고, 돌궐이 국경을 침범하고, 오라버니가 적의 진영에 사로잡혀 있다. 꼬리에 꼬리를 물고 발생한 변고에 정신을 못 차릴 지경이었다. 하지만 이같은 상황에서 왕현이 보인 반응은 매우 의연했다. 소기의 예상을 뛰어넘는 것이었다. 천하가 모두 소기를 바라보고 잇을 때, 왕현은 소기의 뒤에서 위안과 힘이 되고 마지막 안식처가 되어주었던 것이다. 내일이면 헤어져야 한다. 얼마나 긴긴밤을 보내야 다시 만날 수 잇을까?

 

 

 

이 고통은 그녀 혼자만의 고통이 아니다. 수많은 사람이 전쟁 중에 가족과 목숨을 잃고 피붙이와 헤어지는 고통을 겪는다. 이런 일을 겪는 사람들과 비교한다면 어찌 혼자만의 고통이겠는가. 왕현은 담담하게 웃으면서 소기에게 말한다. "당신이 하루라도 빨리 돌아온다면 내 원망도 그만큼 줄 테고, 당신이 머리카락 한 올이라도 다쳐서 온다면 내 원망도 그만큼 늘 거예요. 나는 당신이 무사히 돌아올 때까지 계속 당신을 원망할 거예요. 그리고 돌아오면 다시는 떠나지 못하게 할 거예요. 평생토록 말이에요"

소기는 말없이 그저 고개를 쳐들더니 한참 만에야 다시 고개를 숙이고는 여전히 축축한 물기가 배어 있는 눈길로 왕현을 바라보았다. 소기는 그녀를 힘껏, 아주 힘껏 끌어안았다. 마치 손을 놓으면 사랑하는 아내를 잃을까 봐 두려운 것처럼 말이다. 그리고는 목이 멘 소리로 몇 마디 말을 하고선 목울대를 울렁이며 더 이상 말을 잇지 못했다. 그는 더 이상 전지전능한 예장왕이 아니었다. 평범한 모든 이와 마찬가지로 범부이자 낭군이요, 미안함과 죄책감을 떨쳐내지 못하는 아비였다.

 

"아이가 말을 떼기 전에, 처음으로 아버지란 말을 하기 전에 돌아오리다. 아무, 기다려주시오. 아무리 고되고 힘들더라도 내가 돌아올 때까지… " 

 

 

제왕의 패업, 제왕의 패업… … 줄곧 제왕의 패업을 이루고자 한 이는 소기뿐만이 아니었다. 애당초 왕현이 원한 낭군은 천하에서 가장 강하고 존귀한 사람이어야 했다. 그 사람은 장차 천하를 정복하고 그녀를 정복할 것이며, 또한 그도 왕현에게 정복당할 것이다. 이것이 바로 왕현의 깊은 매면에 숨겨내 뼛속 깊이 줄곧 숨겨져 있던, 말로는 꺼낼 수 없었던 웅대한 바람이었다.

 

"만약 나를 그저 귀하고 연약한 여인으로만 본다면 나를 알고 나를 믿는 그 소기가 아닐 것이고, 나 또한 그런 평범한 사내와는 함께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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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알리바바로 40억 번다 - 해외 수출입 몰라도 영어 못해도 바로 써먹을 수 있는 알리바바 고수의 판매 비법
서이랑 지음 / 라온북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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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물세 살에 간호사를 그만두고 알리바바닷컴을 통한 해외 판매를 시작했다. 1인 기업으로 시작했고 자본금은 간호사로 일해서 모은 돈 600만 원이 전부였다. 현재 고정 바이어는 200곳이 넘거, 제품은 60개국 이상에 팔린다. 10년 동안 성사시킨 주문만 1만여 건이다. 연 순수익은 4~5억 원 정도이며 10년째 비슷한 수준으로 회사를 잘 운영하고 있다. - '프롤로그' 중에서

 

 

무역공주 서이랑의 성공 스토리

 

책의 저자 서이랑은 미용용품 수출회사 뷰티인서울의 대표로, 간호사 출신의 사업가이다. 2009년 알리바바닷컴을 통한 제품판매를 시작해 현재 9년 차 유료회원이며, 60여 개국의 200개가 넘는 거래처에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하루 평균 거래 건수가 3~4건, 지난 10년간 누적 거래 건수가 1만여 건에 가까우며, 연 순수익 4~5억 원을 기록하는 알리바바닷컴의 판매 고수이다.

 

 

그녀는 한국인들이 알리바바닷컴을 제대로 활용하고 있지 못한 현실에 안타까움을 느껴 알리바바 강의를 시작하게 되었으며, 수강생들에게 아낌없는 실무 노하우 교육으로 수많은 호평을 얻었다. 카페24, EMS스타트업, 트렌드헌터, 남동공단 여성새로일하기센터, 인천지방중소벤처진흥청, 청년창업발전소 등에서 강의를 진행하였으며 네이버 블로그 및 카페, 유튜브 채널을 통해 독자들과 소통하고 있다.

 

그녀는 대학 졸업 후 병원에 간호사로 취업했다가 6개월 만에 병원 일을 그만두고 알리바바닷컴에서 제품 판매를 시작했다. 알리바바에서의 성공으로 인해 스물여섯 살에 자신의 집을 장만했고, 서른에 건물을 매입했으며, 나이 서른셋인 현재 그녀는 부동산을 포함하여 재산이 40억 원 정도이다. 이 모든 부富는 순수하게 물건을 판매해서 번 돈이다.

 

 

 

 

 

 

책은 총 6장으로 구성되었는데, 1장에서는 알리바바닷컴에 대한 오해와 편견에 대해 알아보고, 얼마나 많은 기회가 숨어있는지 살펴본다. 알리바바닷컴은 B2B 거래를 위한 플랫폼으로 세계 1위의 위상을 가지고 있다. 200여 개국의 바이어들이 포진하고 있어 잘만 이용하면 쉽게 글로벌 셀러에 도전할 수 있다.

 

알리바바닷컴은 B2B, 즉 기업과 기업 간의 거래를 도와주는 인터넷 쇼핑몰이다. 반면 최근에 인기를 끈 '해외직구'를 돕는 해외 쇼핑몰은 B2C로 기업체와 개인 소비자 간의 거래를 위한 인터넷 공간인 셈이다. 통상 쇼핑몰은 소비자와 판매자 모두 수익이 발생하는데, 알리바바닷컴은 판매자에게서 발생되는 유료회원비나 광고비 등이 주된 수입원이다.

 

저자는 "알리바바닷컴은 1인 기업에 닥 좋은 시장"이라고 말한다. 즉 바이어가 확인할 수 있는 제품정보나 회사 정보를 잘 관리하고 응대를 잘 한다면 충분히 거래가 성사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한류붐에 힘입어 한국산 화장품에 대한 반응이 좋은데 바이어는 유명 브랜드 제품이나 덜 알려진 작은 기업의 제품이나 똑같은 '메이드 인 코리아'로 인식한다는 것이다. 우리들은 바이어들이 저렴한 물건만 찾는다는 오해를 하지만 중국산보다 퀄리티가 높은 한국산 제품은 더 비싼 가격에 구매한다고 실사례를 들어 설명한다.      


2장에서는 알리바바닷컴의 판매자로 활동하는 기본적인 방법과 매너에 대해 알려준다. 바이어들의 제품 문의, 주문제작 문의 등에는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꾸준한 거래를 끌어내는 방법은 무엇인지 등을 상세하게 알아볼 수 있다. 3장에서는 실제로 알리바바닷컴을 시작하는 방법에 대해 단계를 나누어 설명한다. 사진과 상세한 자료를 통해 유료회원이 되는 법, 회사의 미니 웹사이트를 만드는 법, 메신저로 응대하는 법 등을 알 수 있다.

 

기업 간의 거래이기 때문에 판매자로서의 면모를 갖추는 게 반드시 필요하다. 디자인이 좋아야 찾는 사람도 많기 마련이다. 이런 점을 고려하여 저자는 판매자로 활동하길 원한다면 유료회원으로 전환해서(월 회원료는 25~30만원) 알리바바닷컴 학원을 다니는 심정으로 시작하고 미니 웹사이트를 통해 회사의 면모를 갖추라고 권한다. 


4장에는 알리바바닷컴의 구매, 판매 시스템에 대한 정보를 담았다. 좋은 판매자에 대한 기준부터 초보자에게는 까다롭게만 느껴지는 결제, 배송조건에 대한 설명뿐만 아니라, 관세, 부가세, 수입 검사, 안전인증 등에 대한 내용도 꼼꼼하게 다뤘다. 5장에서는 실질적으로 내 상품을 상위 노출시킬 수 있는 팁들을 알려준다. 알리바바닷컴에서 어떤 키워드가 인기가 좋은지 찾아내는 법, 내 상품에 알맞은 키워드를 고르는 법 등을 상세하게 설명한다. 상품 등록하는 편집기를 사용하는 법도 사진을 곁들여 설명하여 누구나 쉽게 따라 할 수 있다.

 

좋은 판매자 찾는 법

 

회원 연차수가 높은 판매자

커뮤니케이션이 빠르고 원활한 판매자

Trade Assurance나 페이팔 결제가 가능한 판매자

좋은 품질의 제품을 파는 판매자

 

아무래도 상위 노출 제품에 바이어는 더 관심을 갖기 마련이다. 따라서, 구체적으로 어떤 요소들이 상위 노출에 영향을 미치는지 알아보자. 첫째, 유료회원의 제품이 상위 노출된다. 둘째, 회사 프로필의 완성도가 높을수록 상위 노출된다. 셋째, 제품등록점수가 만점인 5점에 가까울수록 상위 노출된다. 그밖에 방문자의 선호도가 높을수록 상위 노출된다.

 

 

6장에서는 알리바바닷컴의 시스템에 익숙해진 고수들을 위해 알리바바닷컴 플랫폼을 이용해 바이어들의 인콰이어리(문의)에 응대하는 방법을 알려준다. 마지막으로 7장에서는 알리바바닷컴을 이용할 때 가장 문제가 되는 해킹을 예방하고 이에 대처하는 방법을 풀어내, 실제 사업에서 부딪힐 수 있는 문제와 그 해결방법을 담아냈다.

 

구매 문의 유형

 

간단한 인콰이어리~ 간단하 원하는 제품의 가격을 문의, 70~80%를 차지하는 문의

자세한 인콰이어리~ 세세하게 제품에 대해 문의, 통상 바이어도 자세하게 자신을 소개함

빅바이어 인콰이어리~ 많은 양의 제품을 문의하거나 OEM을 요청하는 경우, 스팸 여부의 구별

스팸 인콰이어리~ 해킹이나 사기를 치려고 보내는 메일

 

알리바바닷컴을 하면서 해킹 문제는 가장 핫이슈다. 이를 진행하다 해킹당한 후 고생을 겪고는 알리바바를 결코 하지 않는다는 사람들까지 있을 정도이다. 저자 또한 수없이 해킹을 당했다고 고백한다. 해킹의 종류는 알리바바닷컴 계정 자체가 해킹당하는 경우, 결제를 받는 페이팔 계정이 해킹당하는 경우, 시업용 이메일이 해킹당하는 경우 등이다. 

 

계정 해킹 예방법~ 가짜 사이트로 계정 비밀번호를 유출하므로, 계정에 자주 로그인하라

페이팔 해킹~ 자주 로그인하면 해킹 사실을 파악할 수 있다. 비밀번호를 어렵게, 자주 변경

이메일 해킹~ 이메일 주소를 변경, 해외 로그인을 차단

 

 

 

 

실패 없는 성공은 없다

 

'짝퉁의 나라'라는 부정적인 이미지 때문에 중국사업으로의 진출을 여전히 꺼리는 분들이 많다. 내 주변에도 진출한지 얼마되지 않아 철수하거나 사업을 접는 등 이런 일이 자주 발생한다. 당연히 이런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되지 않고 순탄하게 사업을 할 수 있다면 정말 큰 행운이다. 하지만 하루아침에 성공을 거두는 일이 결코 쉽지 않다. 소위 '수업료'라는 실패를 경험하기 마련이다. 알리바바닷컴을 통한 1인 사업에 관심이 있다면 우선 이 책부터 정독, 저자의 직강을 통해 의문사항을 해소한 후 시도해보는 게 좋을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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