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악산의 사계와 야생화 - 효빈, 길을 나서다
효빈 지음 / 지식과감성#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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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계절 어느 때라도 감탄하며 경외하며 걷는 길, 설악을 소개하려 한다. 종이책으로 엮다보니 어쩔 수 없이 야생화 사진을 많이 줄여야 했고 선명도나 색감이 원본에 비해 많이 떨어지는 것은 아쉬움이다. 야생화는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위에서 아래로 설명을 덧붙였다. 국립공원에서 지정한 정규탐방로만으로 구성하였고, 대중교통으로, 홀산으로 진행한 여정들이다. - '머리말' 중에서

 

 

설악산 산행길에 나서다

 

책의 저자 효빈은 포털사이트 다음의 인기블로그이자 여행하며 산행하며 글 쓰는 사람이다. 그녀는 산과 자연을 만날 때만큼 가슴 벅찬 순간은 없었다고 말한다. 책은 총 7장으로 구성되었는데, 공룡능선, 서북능선, 울산바위와 토왕성폭포, 금강초롱, 가을 단풍 든 봉정암과 대청봉, 늦가을의 주전골과 만경대, 눈보라 치는 겨울 설악산 등으로 설악산의 사계를 담고 있다.

 

 

 

공룡능선

 

설악산은 매년 3월 초순부터 5월 15일까지 산불방지 기간을 설정, 대부분의 등산로를 통제한다. 설악산은 봄이 늦게 시작한다. 이에 비해 남도쪽은 초여름 기운이 감돈다. 당일치기로 공룡능선의 산행을 위해 동서울터미날에서 아침 6시 30분 버스를 타고 등산로 입구에서 내렸다.  대청봉으로 가는 가장 짧은 길은 오색(남설악탐방센터)에서 시작하는 코스인데, 가장 힘든 길이다.

 

은대난초, 쪽동백나무를 만나 잠깐 멈춰 본다. 다른 지방에선 거의 다 질 꽃이 이곳 5월 말에선 이제사 꽃이 핀다. 옛 여인들은 동백기름으로 머리단장을 했다. 동백은 남서해안 일부에서만 생산되는 귀한 몸이라 서민들은 감히 사용할 수가 없다. 꿩 대신 닭이라고, 쪽동백이 동백을 대신했다고 한다.

 

 

다소 습한 곳엔 광대수염과 금낭화가 자란다. 깊은 산 속에서 만나는 금낭화는 정말 아름답다. 금낭화는 나를 야생화의 세계로 입문하게 만들었고, 한국의 토종 야생화에 빠져들면서 나도 전국의 산야를 누비고 다녔었다. 어떨 때엔 지방에서 열리는 마라톤 대회에도 겸사겸사 참가하면서 산행과 들꽃을 탐닉했다. 그런데, 책을 읽다보니 나는 참 건성건성으로 다녔구나라는 생각이 든다.

 

왜냐하면, 책에 소개되는 야생화 중 처음 대하는 꽃들이 정말 많다. 잎이 박쥐의 날개를 닮았 다는 박쥐나물, 산장대, 세잎종덩굴 등등 소위 설악의 봄꽃만 이러한대 사계의 꽃들엔 더욱 많을 게 분명하다. 그래서일까 1965년에 설악산은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었고 1970년엔 국립공원으로 지정되었다. 마침내 1982년 우리나라 최초로 유네스코에서 생물권 보전지역으로 지정되었다.

 

희귀 동식물이 넘쳐나고 멸종위기에 처한 눈잣나무를 만날 수 있는 곳이다. 바람꽃, 왜솜다리, 봉래꼬리풀, 구름체꽃, 자주솜대, 금강초롱, 금강분취, 등대시호, 가는다리장구채, 만병초, 참기생꽃 등 귀하신 몸이 자생하는 곳이기도 하다. 눈 내리는 겨울 설악, 가을 단풍이 진 대청봉은 산행을 즐기는 이들에겐 빼놓을 수 없다.

 

공룡능선

 

서북능선

 

동서울에서 아침 6시 30분 차를 티고 9시가 다 되어 한계령에 도착했다. 가수 양희은의 노래가 절로 흥얼거려진다. "저 산은 내게 잊으라 잊어버리라 하고 내 가슴을 쓸어내리네~ 아 그러나 한 줄기 바람처럼 살다 가고파" 한계령휴게소에서 출발해 한계령삼거리로 오른다. 높은 산에서 만날 수 있는 세잎종덩굴을 만난다. 붉은 것은 꽃이고, 그 위로 산발한 머리 모습을 한 게 바로 열매다.

 

저자가 직접 발로 걷고 사진을 촬영한 설악산 야생화 소개가 쉼 없이 이어진다. 북방계식물인 멍덕딸기(중기와 잎자루에 가시가 가득함), 눈빛승마, 산꿩의다리 등을 만난다. 미나아재비과 꿩의다리속엔 은꿩의다리, 자주꿩의다리, 연잎꿩의다리, 금꿩의다리, 좀꿩의다리 등이 있다. 난 이중에서 연잎꿩의다리를 양재동 야생화화원에서 구입해서 오랫동안 키운 적이 있었다.

 

세잎종덩굴

 

울산바위

 

속초에서 7번 버스를 타고 설악동 초입으로 들어간다. 덜컹거리는 바스 안에서 토왕성폭포와 노적봉 일대를 바라본다. 권금성으로 가는 케이블카가 바쁘게 다닌다. 관광객 모드로 신흥사에 들러본다. 이 사찰은 652년 자장율사가 창건했다. 이후로 많은 화재와 한국동란을 거치면서 오늘에 이르렀다. 한 시간 남짓 천천히 올라가면 흔들바위를 만난다. 힘센 장사는 다들 힘 자랑을 해본다. 꿈적도 않는다. 흔들바위를 지나 조망처에서 기다란 울산바위를 감상한다.

 

'

흔들바위, 울산바위(위) 

 

금강초롱 

 

보랏빛 유혹이다. 사실 이 꽃을 대면하기란 쉽지 않다. 대청봉 거친 바람을 피해 바위틈에 숨어 있다. 이 꽃의 꽃말도 아름답다. 각시와 신랑, 청사초롱이란다. 경기북부와 강원도 고산에서 자생하는 금강초롱은 처음 금강산에서 발견되어 이런 이름이 붙여졌다. 한국의 1속 1종의 특산식물이요, 희귀식물이다. 특히, 북한에선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꽃이다.  

 

 

 

금강초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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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발 세계 경제 위기가 시작됐다 - 다가올 경제 위기를 현명하게 극복하는 법
미야자키 마사히로.다무라 히데오 지음, 박재영 옮김, 안유화 감수 / 센시오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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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세계 경제는 역사상 그 어느 때보다 어려운 한 해가 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던 중국발 인플레이션으로인한 세계 경제 위기가 미·중 무역 전쟁의 여파로 현실화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 '감수자(안유화 교수)의 글' 중에서

 

 

중국발 경제위기는 현실화될 것인가?

 
책의 저자 미야자키 마사히로
평론가 겸 작가로 1982년 <또 하나의 자원 전쟁>으로 논단에 데뷔했다. 중국 전문가로 유명하며, 중국 전역에 걸쳐 독자적인 취재 활동을 계속하고 있다. 저서로는 <AI 감시사회, 중국의 공황>, <미·중 무역 전쟁으로 시작된 중국의 파멸> 등이 있으며, 공저자인 다무라 히데오는 종합일간지 편집위원 겸 논설위원으로, 니혼게이자이신문사 미국 워싱턴 특파원, 미국 아시아재단 상급 회원, 홍콩 지국장, 일본경제연구센터 서양연구회 좌장(겸임) 등을 역임했다. 일본 내의 중국 전문가로, 현재 저널과 단행본을 오가며 집필 활동을 계속하고 있는데, 저서로는 <검증 미·중 무역 전쟁>, <세계는 이렇게 움직인다> 등이 있다.

 

1978년 개혁, 개방을 시작한 후 불과 40 년만에 중국은 세계 G2국가로 급부상했다. 2001년 WTO(세계무역기구) 가입을 계기로 외국 자본과 국제 시장, 값싼 노동력을 활용한 가공 무역으로 급속하게 성장하면서 오늘의 발전에 이르렀다. 하지만 미국이 중국 특유의 '국가 자본주의'의 발전 모델에 제동을 걸기 시작하면서 중국은 성장의 한계에 직면했다. 

 

비록 중국이 엄청나게 큰 내수 시장을 갖고 있지만, 이 역시 막대한 외수에서 유발된 내수가 대부분이었기에 외수가 죽으면 내수의 절반은 소멸한다. 사실상 국제무역 가치사슬에 연계되지 않는 한 중국 경제의 미래에 남은 것은 먹구름뿐이다. 분명 중국은 정치와 경제에 있어서 중대한 기로에 서 있고, 역사는 2020년을 하나의 큰 변곡점의 해로 기억할 것이다. 

 

 

 

 

사실 중국은 2016년부터 부채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나서 건실한 경제 성장을 이뤄보고자 계속해서 부채 축소 정책(deleveraging)을 펴왔다. 그러나 미·중 무역 전쟁이 시작되고 미국의 관세 부과로 중국 경제가 실질적으로 타격을 입기 시작하자 방향을 급선회해 적극적인 재정 정책과 통화 정책 완화로 무너져가는 경제를 일으키려 했고, 2018년에는 가까스로 6.6%의 GDP 성장률을 기록했다. 

 

현재 중국 경제의 리스크는 미·중 무역 전쟁과 같은 외부 요인이 아니라 중국 정치 개혁의 부재에서 비롯된 내부 요인이 더욱 큰 문제다. 특히 빈부 격차를 가속화시키는 호구 제도, 국진민퇴 國進民退전략, 토지 수용, 법치 부재 및 국유 기업의 부패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중국 경제는 단기적으로는 극복 가능하나 장기적, 지속적으로는 발전하기 힘들다고 할 수 있다. 

 

미국과 중국의 대결은 하이테크 쟁탈전에 있다. 미국을 대표하는 세력은 GAFA(구를, 애플, 페이스북, 아마존)이며, 이에 대항하는 중국 세력은 BAT(바이두, 알리바바, 텐센트)로 이들의 싸움은 이미 시작되었다. 러시아 푸틴 대통령도 곧 '그레이트 게임'이 새로 전개될 것이라고 예측하며, AI를 지배하는 자가 세계를 지배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주)그레이트 게임: 19세기부터 20세기 초까지 중앙아시아의 패권을 차지하려고 대영제국과 러시아제국 사이에 벌인 냉전을 말함


"2018년 10월 4일, 미국의 싱크탱크인 허드슨 연구소에서의 마이크 펜스 부통령의 연설은 마치 선전포고와 같았습니다. 그리고 11월에 열릴 APEC에서 공동 성명을 발표할 수 없다는 미국과 중국의 태도 등을 보면서 '이제 겨우 시작일 뿐이다', '이 싸움은 오래가겠다'라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GAFA는 중국과의 비즈니스를 확대하고 싶어 합니다. 말하자면 트럼프 정권에 정면으로 반대하는 거죠. 월스트리트도 대중 통상 확대파입니다. 그래서 월스트리트는 트럼프 정권에 대해 반대를 넘어 방해를 하고 있어요."- 미야자키 마사히로



 

중국의 버블은 규모가 얼마나 될까?

 

중국의 GDP는 13조 8,000억 달러(약 1경 6,300조 원)로 일본의 세 배라고 한다. 그런데, 중국의 GDP 통계는 30퍼센트 정도 늘려서 잡는다고 이해하는 게 이미 상식이긴 하지만 그래도 이 금액은 말도 안돼는 금액이다. 또한 국유 기업의 채무가 13조 8,700억 달러(약 1경 6,400조 원) 정도라고 하는데, 이또한 믿을 수 없다. 국유 은행의 불량 채권과 민간 은행은 알 수가 없다. 게다가 그림자금융(shadow banking system)과 국채, 채권 등 안전 자산에 투자한 이재상품에 대한 외상도 있을 것이다.

 

가장 큰 것은 부동산 버블로, 주택 융자 채무가 43조 2,000억 달러(약 5경 1,270조 원) 정도라고 한다. 중국은 최근 들어 분양한 아파트의 22퍼센트가 실제로는 빈집이라는 사실을 공식적으로 발표했다. 팔리지 않은 빈집인지, 팔렸지만 아직 입주를 안 한 건지 그 점은 명확하지 않다.

 

금융공황은 이미 시작되었다. 중국은 대미 무역 흑자 등을 통해 외국에서 외화를 벌어 금융을 팽창시키는 방식의 비즈니스 모델로 성장해왔다. 최근의 데이터를 살펴보면 미·중 무역 전쟁의 영향이 아직은 미반영된 것임에도 하지만 그전부터 중국의 경제 성장 속도가 주춤해졌고, 해외로의 자본 유출이 심해졌다. 위안화가 중국 내에서 해외로 빠져나가고 있는 것이다. 그런 탓에 해외로부터 빚은 늘고 외환보유고는 감소하면서 마이너스인 상태이다.

 

미·중 무역전쟁과 상관없이 중국 경제가 구조적으로 안고 있는 문제가 표면화되었고, 그 와중에 트럼프 정권의 대중 제재 관세의 중압감이 중국의 산업계를 덮쳐누른 것이다. 중국 경제는 중국 내에서 돈이 움직이지 않을 때 붕괴 될 것이다. 부채 규모는 확실히 커서 기업과 가계의 채무 합계가 GDP 대비 2.5배가 넘었다. 돈이 움직이지 않는 계기는 자산 버블 붕괴가 금융기관의 경영 파탄으로 이어질 때 생길 것이다. 리먼 브라더스 사태가 발생했던 그때처럼 말이다.

"이미 금융공황은 시작되었어요. 그걸 트럼프가 시작한 미·중 무역 전쟁 탓으로 돌릴 수는 없습니다. 미·중 무역전쟁과 상관없이 중국 경제가 구조적으로 안고 있는 문제가 표면화되었고, 그 와중에 트럼프 정권의 대중 제재 관세의 중압감이 중국의 산업계를 덮쳐누른 것입니다. 군사적으로도 중요성이 높아지는 만큼 5G 통신 기술은 미국이 가장 신경을 곤두세우는 분야입니다. 중국에게 5G 주도권을 빼앗기면 끝장인 거예요." - 다무라 히데오

 

핵폭탄급 경제위기가 온다 

 

중국은 이미 자멸하고 있다. 시진핑은 '중국몽'이나 '중화민족의 부흥'을 표어로 내걸었지만 최종적으로는 제2의 마오쩌둥이 되고 싶은 게 아닐까 싶다. '무엇을 할까' 하는 비전은 전혀 보이지 않는다.  결코 패권국가가 될 수 있는 실력과 구조를 갖추지 못했음에도 지금껏 팽창일로로 지나치게 부풀리기만 했던 버블이 이제 터지고 있는 중이다.

 

만약 이런 상황의 중국에 외국 자본이 들어오지 않고, 무역 흑자도 없고, 기술적으로도 더 이상 진전이 없고, 부동산 투자를 한 사람들이 파산하고, 은행의 불량 채권 문제가 발생하게 되면 중국 버블은 전면 붕괴되고 말것이다. 그렇다면 이 현상은 과연 중국만의 문제로 끝날까? 

 

미국 경제는 전례 없던 호황이라고 하지만 조금 이상해졌다. 금리가 상승했기 때문에 전 세계에서 달러가 유입되는 상황으로, 주식 시장이 매우 불안정하다. 이에 따라 미 재무성 고위 관료는 중국의 금융시장 붕괴가 가장 무섭다고 말한다. 비록 상하이 주식이 하락해도 일부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세계적으로 미칠 영향은 크지 않다. 예외적인 경우란 리먼 브라더스 사태 전야제처럼 국제금융시장의 불안정한 상황이 확대되었음을 가르킨다. 

 

아무튼 상하이 시장이 무너지면 앞에서 살펴본 것과 같이 버블 붕괴 규모는 헤아릴 수 없다는 리스크에 봉착할 것이다. 중국의 통계는 신뢰성이 극히 낮기에 그 여파는 리먼 브라더스의 수준을 훨씬 초월할 것이라고 재무성 간부는 말한다. 채무의 규모만 보더라도 엄청나기 때문이다. 

 

이건 금융 경제 문제다. IS(투자-저축) 균형 이론에 따른 거시 경제학의 항등식과는 다르다. 항등식에 따르면 경제는 소비와 투자와 순수출이 있으면 돌아간다. 미국의 제재 관세로 수출이 약간 감소하더라도 소비와 투자가 빈틈없으면 경제는 일단 성장할 수 있을 것이지만 그 투자와 소비를 뒷받침하는 것이 금융이기 때문에 금융 구조가 잘못되면 돈의 흐름이 끊겨서 전체 경제가 무너진다.

 

 

한국 경제는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미중 간의 무역 분쟁은 글로벌 무역 구도를 크게 변화시킨다. 무역 분쟁 속에서 중국은 수입과 수출이 모두 증가했지만 미국은 모두 감소했다. 여기서 특히 주목해야 할 것은 수출에서 가장 타격을 받은 국가는 미중 무역 전쟁의 당사자인 미국 외에 일본과 한국이라는 사실이다.

 

무역 전쟁으로 한국은 위기에 직면해 있다. 따라서 미중 양국 간의 마찰이 지속될 경우에 대비해 한국 기업들은 반드시 전략적인 대응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한국 기업은 크게 두 가지 측면, 즉 하나는 중국에 대한 투자 여부이고, 또 하나는 중국으로 진출한 한국 기업의 탈중국 시장 여부 등을 고려해야 한다.

 

삼성과 현대자동차는 중국 공장을 폐쇄했는데, 중국에서의 시장 점유율 하락과 수익 악화가 한몫했다. 실적은 전혀 개선되지 않았다. 동남아시아로 이전한다고 해서 결코 단기간에 해결될 문제는 아니다. 삼성을 비롯해 롯데마트의 철수, 그리고 현대자동차의 부진은 모두 빠르게 변화하는 중국 시장의 흐름을 시시각각 읽지 못하고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한국 기업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갖추어야 할 것은 미래 산업의 흐름을 읽고, 이를 주도하는 능력이다. 한국 기업들은 중국에서의 빠른 탈출전략 대신에 중국 내 해당 산업 영역에서의 빅데이터를 확보하고 AI 기술을 도입하는 한편, 4차 산업 영역에서의 지적재산권 선점 전략을 구사해 새로운 수요를 창출해야 한다. 더불어 미래 산업 경쟁의 중심지인 중국 시장을 선도해나가는 전략을 세워야 한다. 

 

이런 노력도 없이 중국 시장에서 하다가 잘 안되면 베트남으로 가고, 베트남 시장에서 부진하면 인도로 옮겨가는 기러기형 산업 이전 전략은 이제 더 이상 시대의 흐름에 맞지 않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중국발 경제위기가 우리들에게 가르쳐주는 교훈인 셈이다. 중국의 경제가 안고 있는 문제점이 궁금한 모든 분들에게 책의 일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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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는 경제학 안 보이는 경제학 - 지금 당장 눈에 보이지 않는 곳을 길고 넓게 봐야 경제가 제대로 보인다
헨리 해즐릿 지음, 김동균 옮김 / 디케이제이에스(DKJS)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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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거의 모든 나라의 정부가 경제학 오류의 일부를 받아들여 경제정책을 수립하고 있다. 즉 경제정책을 수립하는 데 있어 경제학 오류에 영향을 받지 않은 국가는 없다. 경제학의 오류, 특히 그 오류의 근거가 되는 중심 논리를 상세하게 분석하는 것이 경제학을 이해하는 가장 빠르고 확실한 방법이다. - '초판 서문'중에서

 

 

미국의 경제학도들이 탐독하는 경제학 도서

 

책의 저자 헨리 해즐릿은 자유주의 철학자이자 경제학자, 언론인이다. 그는 10대 시절 〈월스트리트저널〉에서 편집장의 비서로 일을 시작하면서 경제 분야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으며 21세 때 첫 책 <과학으로 생각하기>를 펴냈다. 1920년대 초에는 〈뉴욕 이브닝 메일〉의 경제란 담당 기자로, 전후 수십 년 동안에는 〈뉴욕 선〉(1925~1929), 〈더 네이션〉 (1930~1933)의 문학 편집자로 일했다.

 

1946년 출간한 이 책은 지금도 미국 경제학도들이 탐독하는 스테디셀러로서, 수요와 공급 등 다양한 경제법칙을 쉽게 설명하면서 경제현상을 분석하여 대중에게 자유시장 경제원리를 널리 알렸다. 1974년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프리드리히 하이에크"경제학 문외한도 짧은 시간에 경제학 기본원리를 배울 수 있는 책"이라고 평가했다.

 

 

 

 

경제학의 오류

 

나쁜 경제학자는 눈앞에 직접적으로 보이는 것에만 집중하고, 좋은 경제학자는 간접적이고 보이지 않는 것까지 고려한다. 나쁜 경제학자는 제안된 정책의 직접적인 결과에만 집중하지만, 좋은 경제학자는 더 장기적이고 간접적인 결과까지도 포함해서 연구한다. 나쁜 경제학자는 주어진 정책의 효과가 특정 집단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만 집중하지만, 좋은 경제학자는 정책의 효과가 다수의 집단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에 대해서도 질문한다.


차이점은 아주 명백하다. 특정 경제정책이 다수에게 미치는 단기부터 장기까지의 영향을 주의 깊게 살펴보는 노력은 좋은 경제학자가 되기 위해 꼭 필요한 자질이다. 누구나 눈앞의 즐거움만 추구하다가 자신의 인생에 재앙을 초래한 경험이 있을 수 잇다. 전설 속의 인물로 방탕아인 돈 후안은 자신의 행동이 스스로를 온갖 위험으로 내몬다는 걸 알고 있었을 것이다. 이처럼 나태하고 낭비벽이 심한 사람은 결국엔 가난으로 귀결됨을 알고 있지 않았을까?  

정부 대출은 생산성을 저하시킨다


정부 대출을 해야 한다는 제안은 B는 보지만 A를 잊어버리자는 제안이다. 그 제안은 혜택을 받는 사람에게는 관심을 갖지만, 정부 혜택으로 인해 자기가 얻을 수 있던 것을 얻지 못한 사람은 간과한다. 자본이 투여된 프로젝트에는 관심을 갖지만, 정부 관여로 자본을 빼앗긴 프로젝트는 잊는다. 한 집단이 받는 즉각적인 이익은 보지만, 다른 집단이 입는 손실과 지역사회 전체의 순손실은 간과한다.


민간 기업 및 개인에 대한 정부의 대출보증은 직접적인 정부 대출 사례보다 확연하게 드러나 보이지는 않지만, 거의 그만큼 강력하다. 정부의 대출보증을 옹호하는 사람들은 대출되는 것이 궁극적으로는 공급에 한계가 있는 실물자본이며, 눈앞에 보이는 B를 돕기 위해 정체불명의 A를 희생시키고 있다는 사실을 잊는다.  

 

공무원은 '구매력'이 아니라 '유용성'으로 평가된다

 

정말로 필요한 경찰관, 소방관, 환경미화원, 보건소 의사, 판사, 검찰, 행정 관료 등은 누구 못지않게 중요하고 생산적인 서비스를 수행한다. 이들은 민간산업이 법과 질서의 보호를 받으며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도록 도와주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들 존재의 타당성은 서비스의 유용성에 있는 것이지, 공공 급여를 받음으로써 얻게 된 '구매력'에 있지 않다.

이 '구매력' 주장은 진지하게 생각할수록 기이하다. 이는 당신을 괴롭히는 사기꾼이나 도둑에게도 똑같이 적용될 수 있다. 그가 당신의 돈을 가져가면 그는 더 많은 구매력을 얻는다. 그는 술집, 식당, 나이트클럽, 재단사 그리고 아마도 자동차 공장 노동자들을 지원할 것이다. 그러나 그의 지출이 하나의 직업을 만들어낸다면, 당신은 딱 그만큼의 직업을 만들어내지 못한다. 왜냐하면 당신은 그만큼 더 적은 돈을 써야 하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공무원들의 지출로 제공되는 일자리만큼 납세자들은 일자리를 덜 제공하는 셈이다. 도둑에게 돈을 빼앗겼을 때, 그 대가로 당신은 아무것도 얻지 못한다. 당신의 돈이 불필요한 공무원들을 지원하기 위한 세금으로 쓰일 때, 정확히 같은 상황이 벌어진다. 불필요한 공무원들이 그저 느긋한 게으름뱅이일 뿐이라면 그나마 운이 좋은 편이다. 그러나 오늘날 그들은 바쁘게 생산을 방해하고 붕괴하는 활동적인 개혁주의자가 될 가능성이 높다.

 

이미 우리들은 현 정권의 실패한 경제정책인 '소주성'으로 인해 현 경제 상황이 핍박해졌음을 느낄 수 있다. 그렇다. 적폐 청산, 경제 민주화 등의 프레임으로 그럴듯하게 포장된 개혁이 실은 우리 경제를 다 망쳐놓고 말았다. 그럼에도 이 실패를 책임지려는 사람도 없다. 이 정책을 밀어붙였던 장하성 실장은 책임론이 대두되자 슬그머니 비전문분야인 중국대사로 전보 발령을 받았다. 수많은 자영업자들이 고통을 받고 있음에도 여전히 그는 호의호식하고 있다. 

 

사양산업과 성장하는 산업


성장하는 산업이 성장할 수 있도록 사양산업이 사라지도록 허용하는 것은 역동적인 경제의 건강을 위해서도 필수적이다. 왜냐하면 사양산업이 성장하는 산업에 제공돼야 할 노동력과 자본을 흡수하기 때문이다. 수만 가지의 서로 다른 상품과 서비스의 생산량을 정확히 결정하는 엄청나게 복잡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이렇듯 많은 비난을 받고 있는 가격체계뿐이다. 이 당황스러운 방정식은 가격, 이익, 비용 체계에 의해 거의 자동적으로 해결된다.


가격체계는 어떤 관료 집단보다도 이 문제를 더 잘 해결할 수 있다. 소비자가 매일 자신의 수요를 결정하고 선택하는 시스템으로 문제가 해결되기 때문이다. 반면 관료들은 소비자가 원하는 것이 아니라 소비자에게 좋다고 생각되는 것을 선택함으로써 그 문제를 해결하려고 노력하지만, 결국 관료들 자신에게 유익한 결정을 내린다. 그러면서 그들은 우월적인 지위를 바탕으로 끊임없이 기업의 건전한 활동에 개입, 부당한 결과를 만들어낸다.  

 

지킬 박사이거나 하이드이거나

우리 모두는 다양한 경제적 역할을 수행한다. 즉 생산자, 납세자, 소비자 등이다. 스스로 옹호하는 정책은 현재 자신이 처해 있는 특정한 측면에 달려 있다. 왜냐하면 우리 모두 때로는 지킬 박사이고 때로는 하이드이기 때문이다. 생산자로서는 (주로 자신의 서비스나 제품을 생각하면서) 인플레이션을 원하고, 소비자로서는 (다른 생산물에 지급해야 하는 것만 생각하며) 가격상한제를 원한다. 

 

소비자로서 보조금을 옹호하거나 묵인할 수 있다. 납세자로서 보조금 지급을 원망할 것이다. 각 개인은 정치적 세력을 움직여서 자기 제품의 가격 상승(자신의 제품에 사용되는 원재료의 가격인상은 억제하면서)을 이루는 동시에 소비자로서 다른 제품의 가격통제에서 이익을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할 것이다. 그러나 압도적 다수는 자신을 속이고 있는 것이다. 왜냐하면 정치적으로 가격을 통제해서 이익을 얻는다면 그만큼의 손실이 있어야 하며, 가격통제로 고용과 생산이 저하되고 방해를 받기 때문에 이익보다 훨씬 더 많은 손실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최저임금, 강화할수록 악영향만 커진다

 

예를 들어 주간 40시간 노동에 106달러 이상의 급여를 지급해야 한다는 최저임금법이 제정된다면, 이정도의 급여를 지급할 만한 가치를 창출하지 못하는 사람은 고용주가 채용하지 않을 것이다. 이 법의 시행으로 노동자는 실업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 것이다. 국가는 최저임금법 때문에 발생된 실업 문제를 해결하고자 통상 구제 프로그램이 발동된다. 즉 정부가 보조금이라는 구제책을 가동한다.


이러한 결과는 노동자를 위한 정부의 구호금이 106달러 미만일 경우 계속해서 이어진다. 하지만 구호금을 이보다 높이면 다른 면에서는 상황이 더욱 악화된다. 만약 우리가 구제금으로 106달러를 제안한다면, 이는 일하지 않는 사람에게도 일한 만큼 돈을 제공하는 셈이 된다. 이는 모든 사람이 임금과 구호금액의 차이만큼만 벌려고 일하는 상황을 만들어낸다. 예를 들어, 구호금이 106달러라면 110달러의 급여를 받는 노동자는 사실상 4달러를 벌기 위해서 일하라는 요구를 받는 셈이다. 왜냐하면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106달라는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구호금은 위장된 실업수당인 셈이다. 어쩌면 최저임금이 실업률을 증가시킨다는 결론을 도출하는 것은 아닐까?

 

인플레이션은 최악의 세금이다

 

일반적으로 한 사람이 더 많은 돈을 소유하고 있으면, 그 사람이 타인으로부터 더 많은 것을 구매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즉 두 배의 돈을 갖고 잇으면 두 배의 물건을 살 수 있고, 세 배를 갖고 있으면 세 배의 물건을 살 수 있을 것이다. 과연 그럴까? 이는 인플레이션에 대한 명백한 오류다. 즉 화폐의 량이 전반적으로 증가하게 되면 그 구매력 또한 비례적으로 감소하게 되기 때문이다. 정부의 무분별한 통화량 증가 정책으로 생활에 필요한 생필품을 구입하려고 한 푸대의 돈을 짊어지고 가는 그런 꼴불견이 발생되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인플레이션이다.

 

인플레이션은 가장 지불능력이 없는 사람들에게 가장 큰 부담을 주는 최악의 세금 형태인데 모든 사람과 모든 것에 평등하게 영향을 미친다고 가정한다면(이미 살펴봤듯 결코 사실이 아니다), 인플레이션은 빵과 우유 등 생필품에도 다이아몬드나 모피 같은 사치품과 동일한 세율을 부여하는 균등판매세(falt sales tax) 같은 역할을 한다. 혹은 인플레이션은 모든 사람의 소득에 동일한 세율을 적용하는 균등소득세(flat income tax)로 여길 수도 있다. 인플레이션은 모든 개인의 지출뿐 아니라 저축계좌와 생명보험에도 부과되는 세금이다. 사실, 인플레이션은 가난한 사람이 부자들만큼 높은 세율을 적용받는 균등자본과세(flat capital levy)이다.


사실상 인플레이션이 초래하는 영향은 이보다 훨씬 더 심각하다. 인플레이션은 모든 사람에게 균등하게 영향을 미치지 않으며 그럴 수도 없기 때문이다. 어떤 사람은 다른 사람보다 더 큰 고통을 겪는다. 보통 가난한 사람이 부유층보다 인플레이션 때문에 더 무거운 세금을 적용받는다. 왜냐하면 그들은 투기적인 부동산이나 골드바 등 실질자산 구입으로 자신들을 보호할 동등한 수단을 마련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렇다. 인플레이션은 국세청이 통제불가능한 종류의 세금인 것이다. 

 

공공사업 때문에 누적된 부채를 상환하려면 정부는 반드시 지출하는 금액보다 더 많은 세금을 거두어야 한다. 이로 인해 부채를 상환하는 동안에는 일자리가 창출되기 보다는 더 많이 파괴된다. 또한 이때 요구되는 세금, 즉 더 높은 세율의 세금은 단순하게 구내력을 빼았는 것뿐만 아니라 생산 동기를 약화 내지는 파괴시켜서 국가의 총자산과 국민소득을 감소시킨다. 

 

지금 우리들은 이 문제를 심각하게 고민해야 한다. 현 정부의 포퓰리즘 정책으로 인한 무분별한 복지 지출은 결국 거둬들인 세금으로 시중에 통화량을 증가시키기 때문에 정작 국민들, 특히 빈곤층이 체감하는 생필품의 구매력은 크게 저하될 것이기에. 왜 지금 자영업자들의 줄도산이 이어질까? 이는 국내 경제의 흐름이 비정상적으로 막혀있어서다. 진정한 소득 증가가 소비로 이어져야 국가의 경제가 되살아나는 법이다.

 

 

경제학을 알아야 내 앞길을 개척할 수 있다

 

이밖에도 책은 '깨진 유리창', '기계화와 자동화', '노동조합', '정ㅂ부의 가격통제'등 총 24가지의 경제정책을 조목조목 따져본다. 이면에 감춰진 그 진실의 민낯이 드러나는 순간, 왜 정부는 경제 원리를 왜곡하고 선의를 가장한 채 국민들을 현혹하는지 깨닫게 될 것이다. 경제가 궁금한 모든 분들에게 책의 일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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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중국은 없다 - 시진핑이 모르는 진짜 중국
안세영 지음 / 한국경제신문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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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주석의 망언은 얼결에 튀어나온 말이 아니다. '코리아는 한때 중국의 속국이었으니, 언제고 다시 중화제국의 그늘에 편입시킬 수 있다'는 한반도에 대한 역사적 종주권과 영토적 야욕을 미국에 드러낸 것이다. 중국의 이러한 잘못된 변화는 대한민국 미래를 향한 심각한 위협이다. 그런데 요즘 우리는 미국과 일본에 대해서는 날카롭게 각을 세우면서 이상하게도 중국에 대해서는 안보 불감증에 빠져 있고 역사 왜곡에 대해서도 무감각하다. - 들어가며' 중에서

 

 

붉은 중국의 역사 왜곡을 고발하다

 

이 책의 저자 안세영서강대학교 국제대학원장을 역임했으며, 현재 성균관대학교 특임교수로 있다. 서울대학교를 졸업한 후 파리의 P.소르본(SORBONNE)대학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통상산업부 국장을 거쳐 UN산업개발기구 워싱턴 투자진흥관으로 근무했으며, 한국개발연구원(KDI) 등 국책연구기관을 관장하는 경제인문사회연구회 이사장을 지냈다.

한중포럼, 한중관계복합연구회, 대통령 국민경제자문회의 위원 등으로 활동하면서, 동북아연구포럼 회장으로 중국, 미국, 몽골, 카자흐스탄, 베트남 등의 정책전문가와 교류하며 '날로 오만해지는 중국'에 대해 고민하고 연구하고 있다. 유튜브 채널(안교수의 바깥세상 톡톡)을 운영하면서 자국 우월주의에 빠진 시진핑의 역사관을 파헤치는 '중국 후려치기'를 방송 중이다. 주요 저서로는 <CEO는 낙타와도 협상한다>, <이기는 심리의 기술, 트릭>, <도널드 트럼프와 어떻게 협상할 것인가>, <글로벌 협상전략> 등 다수가 있다.

 

"코리아는 역사적으로 중국의 속국이었다"

 

이는 미국 플로리다에서 시진핑 주석이 트럼프 대통령과의 회담시에 거론했던 그야말로 대한민국 국민들의 분통을 불러일으키는 그런 망언이다. 그럼에도 정작 시 주석은 오만한 발언을 멈추지 않았다. 대한민국을 침략, 한국전쟁에 참여해 북한을 지원했던 그들이 '중국이 승리한 정의로운 항미원조抗美援朝 전쟁'이라고 자화자찬했다.

 

문재인 정권에서 벌어지는 작태도 이와 관련이 깊다. 서울을 비롯 한반도의 대기를 뿌옇게 회색칠하는 미세먼지의 유발에 대해 입도 뻥긋하지 못하면서, 대한민국의 안보를 위한 방어무기인 '사드배치'도 그들의 승인을 받으려 특사외교를 떠나며, 중국에 진출했던 수많은 한국기업들이 어이없는 경제적 보복을 받는 사실에 입닫고, 최근 전세계를 공포의 분위기로 몰고가는 '우한 폐렴' 사태에도 자국민의 안전은 외면한 채 중국의 눈치만 살피는 그런 굴욕적인 외교를 펼치고 있으니 말이다.

 

정말 한반도가 중국의 속국이란 말인가? 이 책은 총 10장으로 구성되어 이를 분석하고 있다. 결론은 이렇다. 결코 한반도는 중국의 속국이 아니었다는 것이다. 익히 우리들이 역사수업을 통해 배운 바와 같이 중국의 수나라와 당나라는 고구려를 침범했다가 대패를 하고 물러나지 않았던가 말이다. 이처럼 역사적으로 중국의 군대는 압록강을 넘어와서는 혹독한 대가를 치르고 말았다. 소위 그들이 말하는 '한반도 징크스'인 셈이다.

 

 

 

 

 

중국의 '코리아 속국론'

 

중국은 제18차 공산당 전당대회에서 시 주석이 밝힌 것처럼,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을 꿈꾸고 있다. 그들이 보기엔 과거 중국사에 비추어볼 때 위대한 중국의 변방에 불과한 고려, 조선은 조공을 바치는 속국에 불과한 것이다. 그렇기에 미국을 제치고 세계 패권국가가 되겠다는 '중국몽'의 환상에 빠진 시진핑 주석은 한국이 우습게 보일 것이다. 베이징의 오만함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

 

몇 년 전부터 시 주석이 틈만 나면 열을 내며 거론하는 말이다. 하지만 원래 중국 역사에 한족 漢族이란 개념은 있어도 중화민족이란 말은 없었다. 그럼에도 패권국가로 발돋움하기 위해 과거 그들을 지배하던 소수민족까지 한족이 주축이 된 중화민족에 포함시키는 '통일적 다민족국가론'을 내세우고 있다.

 

이들이 말하는 중화민족은 한족, 몽골족, 만주족 등 55개의 소수민족으로 구성되어 있다. 여기엔 조선족도 포함되어 있다. 한마디로 아전인수我田引水 격이다. 12억이 넘는 총인구 중에서 한족이 92퍼센트로 제일 비중이 크기 때문이다. 그런데, 여기서 한족과 비한족으로 구분한 역사를 살펴보면 순수 한족이 왕조를 세워 지배한 기간은 불과 681년(한나라 405년, 명나라 276년) 뿐이다. 이처럼 중국의 역사는 비한족이 지배했던 기간이 훨씬 더 길었음을 알 수 있다. 비한족은 거란, 몽골, 여진 등 북방 민족인 '북방 몽골리안'이다. 

 

당나라가 패망한 후 5대 10국 시대(907~960년)에도 남중국에 위치한 10개국을 빼고 화북지방의 후량, 후주 등 5개 왕조는 북방 민족이 세운 나라였다. 960년 한족이 송나라를 세웠지만 번성한 경제력에 비해 군사력은 약해서 중국 전체를 지배하지 못했다. 북송시대(960~1127년)의 화북지방은 거란족이 세운 요나라(907~1125년)가 차지하고 있었고, 남송(1127~1279년)도 여진족이 세운 금나라(1115~1234년)에 수도인 개봉開封이 점령당해 남쪽 임안臨安(현재의 항저우)으로 쫓겨 나갔다.

 

그들이 한족 왕조라고 주장하는 수나라(581~619년)도 선비족의 탁발부 출신인 양견(수 문제)이 세웠으며, 당나라(618~907년)도 탁발 선비 계통의 왕조이므로 실상은 순수한 한족 왕조는 아니라는 지적을 한다(출처: 양하이잉, <반중국의 역사>). 이는 수 양제와 당 태종이 고구려와의 전쟁을 벌인 역사적 배경에서 찾을 수 있다.

 

원래 선비족은 혈연적으로 우리의 조상인 예맥인들과 아주 가까운 사이로 주로 랴오둥 반도에 살았는데, 고구려 장수왕 이후로 여기서 쫓겨나 중원으로 들어가 살면서 급속히 한화漢化된 민족이다. 남북조 시대를 끝내고 천하를 통일한 수 양제는 고구려에 빼앗긴 선비족의 옛 땅을 찾겠다는 목적이었으며, 당 태종도 마찬가지였다.

 

이에 책의 저자는 이런 역사적 배경을 근거로 동북아의 역사를 새롭게 정의내린다. 동북아의 역사를 중국과 한반도(고려, 조선)라는 양자 관계로 보면 이들이 주장하는 '중화제국-속국'이라는 구도가 만들어지므로 상하관계를 벗어나기 힘든다. 그런데, 이 구도를 '한족(중원)-대한민국(한반도)-북방 민족(몽골, 만주)'라는 '마의 삼각구도'로 본다면 한반도는 비굴한 속국이 아니라 군사동맹국의 지위였다는 주장이다. 

 

한화漢化형 제국주의

 

역사상 제국들은 많았다. 로마제국은 1,500년 이상 유럽과 북아프리카, 그리고 중동지역을 지배했다. 몽골제국은 중국의 북쪽 만주부터 헝가리 초원까지 장장 7.500킬로미터에 달하는 유라시아대륙을 지배했다. 나폴레옹은 유럽에서 115만 평방킬로미터의 땅을 정복했고, 알렉산더는 777만 평방킬로미터의 땅을 정복했다. 대영제국은 해군력을 앞세워 5대양 6대주를 호령했다. 하지만, 이들은 모두 사라지고 말았다. 즉 사라진 제국들이다.

그러나 중화제국은 다르다. '한화漢化'라는 아주 독특한 형태의 제국주의를 발달시켜 정말 끈질기게 영토를 넓혀나가고 수천 년간 제국의 정체성을 여전히 유지하고 있다. 그 비결은 무엇일까? 다른 제국주의는 무력 하나에만 의존해 흥하고 망했던 반면에 중국은 두 개의 수단을 가지고 있었다. 한 손엔 무력, 다른 한 손엔 '한화'라는 독특한 비장의 무기를 들고 있었다.

 

하지만, 유일하게도 중국은 한반도를 한화에 편입시키지 못했다. 비한자문명이라는 틀에서 볼 대 중국은 가히 트라우마에 빠질 정도인 것이다. 한글의 문자경쟁력은 실로 위대해서 정보화 시대엔 이미 한자를 앞지르고 있다. 또한 중국의 군대가 압록강을 넘어 무력 침범을 했지만 제대로 재미를 본 적도 없었다. 한반도는 중국의 패권국가에 당당히 맞서고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지금 정부가 시진핑에게 굴욕 외교를 하고 있는 점은 심히 유감이다. 

한자문명에 의해 왜곡된 북방 몽골리안의 세계

 

우리 민족은 몽골족이다. 일본인도 같은 몽골족이다. 인도에도 우리와 생김새가 비슷한 몽골인이 2~3만 명 살고 있다. 하지만 인종학적으로 중국인은 몽골족이 아니다. 핏줄이 다른 지나족이다. 학자들에 따라 몽골리안의 정의는 천차만별이다. 아주 넓게 보면 아메리카 인디언들도 몽골리안이라고 한다. 어린 인디언의 엉덩이에 '몽골반' 즉, 인종적으로 몽골리안에게만 나타나는 '몽골리안 스팟(몽고반점)'이 있다고 한다. 그 옛날 얼어붙은 베링해를 건너 북미대륙에서 아마존 밀림까지 내려간 것이다.

 

북방 몽골리안(한국인도 포함) 

 

몽골 우르스~ 현재 내몽고와 몽골 초원(외몽고)

키타이~ 거란족(서만주 알대에 살던 기마민족, 요나라)

여진~ 만주족(압록, 두만강, 만주 일대와 함경도와 평안도 북부에 일부거주)

위구르~ 현 중국의 신장지역에 사는 이슬람계

투르크~ 현 터키와 중앙아시아 국가(~스탄)에 산다. 돌궐-터키계

일본인~ 대륙에서 건너간 몽골계로 현 일본의 주류  

 

한반도를 점령하지 못한 이유

 

"동아시아에서 중국의 영토에 편입되고 한자문명권에 들어갔다가

빠져나온 나라는 한국과 베트남 두 나라뿐이다"

 

우리의 역사가 고조선의 한사군 시대에 중국의 일부가 되었다가 삼국 시대에 빠져나왔듯이, 베트남도 명나라 시대까지 1,000년간 중국의 지배를 받다가 독립했다. 하노이 시내 중심지의 호타이 호수에 가면 한자가 각인된 낡은 비석들이 있다. 옛날에는 그들도 우리처럼 한자를 썼다. 17세기 프랑스 선교사 알렉산드르 드 로드가 알파벳을 이용해 오늘날의 베트남 문자를 만들면서 한자문명권에서 빠져나왔다.

 

한국은 역사상 가장 파괴력 있는 한화형 제국주의에 녹아들지 않고, 무적의 몽골제국에도 쉽게 굴복하지 않았다. 베트남도 몽골제국의 군대를 막아냈다고 한다. 두 나라 모두 대단한 민족이다. 그렇다면 몽골군, 거란족, 만주족 등이 한반도를 쉽게 굴복시키지 못한 요인들은 무엇일까?

 

한반도 지형엔 효과없는 기마군단과 기마사술

수성守城에 강한 한반도 지형

활쏘기에 뛰어난 민족

물을 무서워 한 몽골군

특유의 저항정신

한반도는 몽골의 주공격목표가 아니었음

고려의 뛰어난 외교술(입조 외교) 

 

 

 

중국의 일대일로 허상

 

600여 년 전 명나라의 정화鄭和는 함대를 이끌고 해상 대원정에 나서 조공무역체제를 일구었다. 그는 명나라의 특산품인 비단과 도자기를 주고 상대방의 진주, 사파이어, 표범, 아라비아 말 등과 맞교환했는데, 대명제국의 위대함을 과시하려고 상대방이 바치는 조공朝貢의 1.5배 내지는 2배를 후하게 하사했다.    

 

이를 모방, 시진핑은 육상, 해상 실크로드인 '일대일로一帶一路' 프로젝트와 함께 아시아인프투자은행의 최대지주로서 '친성혜용親誠惠容'이라는 슬로건을 내걸었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같은 '차이나'지만 대명제국과 중화인민공화국은 그 격이 다르다. 초기의 거창하고 요란한 슬로건과 달리 일대일로의 수레바퀴가 굴러가다 보니 점점 문제점과 허상이 드러나는 것이다.

 

우선, 그간 상당한 일대일로 건설 붐이 있었지만 중국업체의 '독식'에 가깝다. 동남아나 중앙아시아 국가들이 일대일로 사업으로 항만이나 철도사업 계약을 중국과 하려면 묘한 함정들이 있다. 그중 하나는 금융거래를 중국 은행을 거쳐서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게 하면 자연스럽게 사업 시공은 중국업체가 하게 된다. 설사 국제 입찰을 하더라도 중국업체의 저가 공세를 외국기업이 따라갈 수 없다. '우한 폐렴'의 통계치가 투명하지 않은 것처럼, 일대일로 프로젝트의 국가별 수주 통계가 오리무중이다. '빛 좋은 개살구'가 바로 이를 두고 하는 말이다.

 

 

 

 

항미원조 抗美援朝, 중국의 역사 왜곡

 

전쟁에서 항복집단 투항은 엄연히 구별된다. 항복은 용감히 싸우다가 적의 수가 너무 많고 총알이 떨어지면 하는 수 없이 총을 내려놓고 적에게 손을 드는 것이다. 하지만 집단 투항은 말 그대로 불명예스러운 것이다. 역사적으로 미국은 중국의 장제스군(국민군), 베트남의 월남군을 포기했는데, 그 이유는 싸울 의욕을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자랑스러운 한국군은 달랐다. 6월 25일, 한국전쟁의 개전 초기 불시에 북한 공산군의 기습공격을 받아 혼란스럽게 후퇴하면서도 우리 국군은 단 한 개의 대대도 집단 투항하지 않았다. 우리나라 국군의 군인정신이다. 바로 이 점이 나라를 지키지 못한 국민군과 월남군과의 차이다. 그렇기에 미국은 한국과 한미동맹으로 지금까지 단단히 묶여있다.

 

시진핑인민해방군 건군 90주년 행사(2017년 8월)의 격려사에서 "미 제국주의자의 침략에 항거하고 북조선을 도운 정의로운 항미원조 전쟁에서 승리해 국위를 떨쳤다"고 말했다. 이는 엄연한 역사 왜곡이다. 이에 그치지 않고 그는 지난 2019년 6월, 평양을 방문해서 또다시 북침설을 주장하며 "북한이 침략을 방어하는 과정에서 중국 인민지원군이 치른 용감한 희생을 영원히 기억하겠다"고 말했다. 결코 신뢰할 수 없는 지도자이다. 

 

 

평택에 있는 햄프리 미군기지에는 육군뿐만 아니라 해군, 공군이 같이 있다. 이곳이 전 세계에 흩어져 있는 수많은 해외 미군기지 가운데 베이징에서 가장 가까운 기지라고 한다. 구소련이 쿠바에 미사일을 설치할 때 미국이 그렇게 난리를 쳤는데 쿠바와 워싱턴 간의 거리는 1,933킬로미터다. 그런데 평택에서 베이징까지는 불과 986킬로미터밖에 안 된다. 이를 두고 어느 중국 지도자는 "평택기지가 중국의 허리에 대검을 겨누는 것 같다"라고 표현했다. 중국이 왜곡하는 항미원조 전쟁으로 말미암아 미군을 한반도로 불러들인 셈이다. 북한의 김정은 정권은 마치 시진핑의 하수인처럼 미군의 한반도 철수를 외치고 있다. 누구 좋으라고?

 

중국 패권국가가 될 수 없는 이유

 

군비 확장을 통한 패권 시도는 마치 구 소련의 경제 파탄을 닮았다

중국에 투자한 미국기업의 철수는 중국 경제에 치명타

소프트 파워의 부족('위대한'을 내세운 나라 치고 제대로 된 나라 없다)

우두머리가 되려면 동맹국이 있어야 한다

2050년의 패권 시도는 너무 성급하다

 

중국의 동북공정 프로젝트 


우리는 중국과 심각한 역사전쟁을 마주하고 있다. 고구려는 당연히 우리의 역사임에도 중국 정부는 2002년부터 소위 동북공정 사업을 시작했다. 막대한 예산과 함께 어용학자들을 동원해 고구려를 자국 역사에 편입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그들은 고구려가 중국의 현도군 고구려현의 지배하에 있던 지방왕조였다고 주장한다. 수나라, 당나라와 고구려 사이의 전쟁도 중국 내의 통일전쟁으로 조작되는 셈이다.

 

중국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신장 위구르와는 서북공정, 티베트와는 서남공정 작업을 하고 있다. 한때 강력한 독립왕국이던 위구르와 티베트를 중국 역사에 편입하겠다는 속셈이며, 심지어 칭기스칸마저 중국인으로 만들며 몽골제국의 역사도 '차이나' 속으로 끌어들이고 있다. 이같은 역사 왜곡은 바로 시진핑의 '중국몽'과 연관되어 있다. 향후 한국의 지도자는 분명한 역사관을 지닌 인물이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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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성술 살인사건
시마다 소지 지음, 한희선 옮김 / 검은숲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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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을 불러일으킨 ‘아조트‘는 과연 완성될 수 있을까? 미스터리 속으로 빠져들고 싶다. 무척 기대되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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