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가지 고민에 대한 마법의 명언 - 걱정인형처럼 내 고민을 털어놓는 책
이서희 지음 / 리텍콘텐츠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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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내가 필요할 때마다 적절한 교훈을 주고 방향을 알려주는 사람이 있다면, 우리는 고난이나 역경을 조금 더 쉽게 헤쳐 나갈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주위에 이런 사람이 실제로 존재하기는 매우 어렵습니다. 특히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맞이하면서 우리는 비대면으로 인간관계를 많이 가지게 되었습니다. 그러면서 실제로 사람을 만나 조언을 듣는 것이 매우 힘들어졌습니다. - '프롤로그' 중에서




좋은 명언 한 줄이 열 권의 책보다 낫다!



저자 이서희는 명언 한마디로 때로는 체념하는 것이 더 큰 깨달음을 얻을 수 있다는 생각으로 삶을 살아가게 된다. 이후 한줄의 명언이 인생의 지침을 바꾸는 역할을 할 수도 있다는 것을 깨닫고 책 속에서 발견한 수많은 명언을 큐레이션하여 자신의 인생 지침 가이드 북을 만들었다. 


책은 인간관계, 삶, 자기 자신에 대한 고민 200가지에 관해 총 10장에 걸쳐서 마법의 명언을 소개하면서 동시에 명쾌한 해설을 하고 있다. 즉 인생을 살면서 마주 했거나 마주할 수 있는 상황별 200가지 고민을 모아, 이 고민을 해소함에 있어서 우리 모두에게 도움되는 명언을 정리하였다. 흥미로운 부분을 소개해 보기로 한다.



주인공이 되려면 조연을 자처하는 것이 현명하다


경쟁이 치열한 현대 사회를 살면서 요즘은 상대를 낮추면서 자신을 올리려고 하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누군가에게 상처를 준다면 결국 그 상처는 나에게 돌아올 것이며, 누군가에게 희망을 준다면 그 희망은 결국 나의 희망이 될 것임을 명심해야 한다. 바로 '부메랑 효과'이다.


적을 만들기 원한다면 내가 그들보다 잘났다는 것을 주장하면 된다. 그러나 친구를 얻고 싶다면 그가 나보다 뛰어나다는 것을 느끼도록 해주어라. -라로슈코프



모방하는 삶을 살 필요가 없다


스스로에게 물어 보자. 내 마음속에는 다른 사람들에게서 배운 것과는 다른 무엇인가가 없는지. 내 생각이나 일상에서 아주 자연스럽게 생각했던 것들이지만, 다른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과는 다른 것이 없는지. 지금까지 배우고 모방해왔던 것들을 털어버리고, 자기 생각을 소중하게 표현하는 시간을 가져 보도록 하자.


타인의 위엄에 눌려 그를 모방하지 마라. 어떤 사람이든 자신만큼 그 일을 잘 알지도 잘 처리하지도 못한다. -로버트 H. 슐러



나 자신에게 질문을 던져 볼 필요가 있다


살면서 스스로 질문을 해 본 적이 있는가? 한 번쯤은 자신에게 질문을 던지고 답을 찾으려는 노력이 필요할 때가 있다. 이런 명언들이 있다. 참고하라.


세가지 질문. 첫째는 가장 중요한 사람은 누구인가? 둘째는 가장 중요한 일이 무엇인가? 셋째는 가장 소중한 시시간은 언제인가? - 레프 톨스토이


단 하나의 질문이 당신의 인생을 바꿔놓을 수도 있다. - 미하이 칙센트미하이



용서할 수 없어도 나를 위해 용서해야 한다


남을 용서하지 않은 마음의 상태는 스트레스를 유발하고 건강을 해치기 마련이다. 남을 용서하면 건강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자신을 위해서라도 남을 용서하라는 것이 가장 이기적인 행동이 아닐까?


때론 용서할 수 없는 사람이 있다. 도저히 지울 수 없는 분한 일도 있다. 그러나 그럴수록 지우고 용서하라. 왜냐하면, 그런 기억과 분노들이 우리에게 주어진 삶의 질을 망가뜨리기 때문이다. - 미첼 바첼레트(칠레 첫 여성 대통령)



비극도 사랑해야 하는 이유


슬픔 속에는 연금술이 있다. 슬픔은 지혜로 변해 기쁨 또는 행복을 가져다주기도 한다. 만일 당신이 슬픈 상황에 놓여 있다면 그 슬픔에 흠뻑 빠져 충분히 힘들어하면서 비극을 감내하라. 결국, 슬픔을 이겨내고 다시 사랑과 기쁨을 얻을 수 있을 테니까.


눈물과 더불어 빵을 먹어 보지 않은 자는 인생의 참다운 맛을 모른다. - 요한 괴테


행복은 인간의 몸에 좋다. 하지만 인간의 정신력이 키워지는 것은 바로 깊은 슬픔의 체험을 통해서이다. - 마르셀 푸르스트



부단한 연습과 노력 끝에 성공이 있다


국가대표 육상 선수나 피아니스트 혹은 배우 누구든 상관없다. 그들에게 연습을 쉬어도 되겠다고 느낀 적이 있는지를 물어 보라. 아마도 이렇게 답할 것이다. "갈수록 연습할 게 더 많아져요" 그렇다. 성공의 밑바탕엔 무한한 연습과 노력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잊지 말자.


사나운 말도 잘 길들이면 명마가 되고, 품질이 나쁜 쇠붙이도 잘 다루면 훌륭한 그릇이 되듯이 사람도 마찬가지다. 타고난 천성이 좋지 않아도 열심히 노력하면 뛰어난 인물이 될 수 있다. - 채근담


끊임없이 노력하라. 체력이나 지능이 아니라 노력이야 말로 잠재력의 자물쇠를 푸는 열쇠다. - 윈스턴 처칠



인생의 행복은 마음먹기에 따라 달라진다


행복은 저 먼 곳에 산다는 파랑새완 다르다. 우리네 마음속에 숨어 있다. 우리가 먼저 마음의 문을 열고 긍정적인 생각을 가진다면 행복 스스로가 우리에게 선물을 안겨올 것이다.


나는 대부분의 사람이 행복하기로 마음먹는 그 순간, 정말로 행복해지기 시작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 에이브러햄 링컨



명예를 얻으려는 지나친 욕심은 화를 부른다


명예를 좇기만 하면 밑 빠진 독에 물 붓는 것과 마찬가지로 오랜 세월 좇아도 마음을 채울 수 없다. 혹 욕심 때문에 고통스럽나요? 아래 명언을 참고하라.


명성은 평소 그것에 대해 무관심한 사람에게 슬며시 찾아오는 법이다. - 올리버 웬델 홈즈


조급히 굴지 마라. 행운이나 명성도 일순간에 생기고 일순간에 사라진다. 그대 앞에 놓인 장애물을 달게 받아라. 싸워 이겨 나가는 데서 기쁨을 느껴라. - 앙드레 모로아



쓸데없는 걱정에 감정 쏟지 말 것을 권한다


걱정은 그 출처가 무엇이든 우리를 약화하는 것이고, 용기를 앗아가는 것이며, 인생을 단축하는 것이다. 그럼에도 계속 걱정만 하고 있을 것인가? 도움되는 명언으로 자신의 마음을 다스려 보자.


걱정하다고 문제가 해결되거나 좋아질 거로 생각하지마. 절대 그렇지 않으니까. 그러니 걱정은 그만해. - 칼 필레머, '내가 알고 있는 걸 당신도 알게 된다면' 중에서


지난달에는 무슨 걱정을 했지? 그것 봐. 기억조차 못하고 있잖니. 그러니까 오늘 네가 걱정하는 것도 ㅕㄹ로 걱정할 일이 아닌 거야. 잊어버려. 내일을 향해 사는 거야. - 생텍쥐페리, '어린왕자' 중에서


걱정을 해서 걱정이 없어지면 걱정이 없겠네. - 티베트 속담



성공의 비결을 알려 준다


"만약 당신이 인생에 성공하기를 바라거든 견인불발을 벗 삼고, 경험을 현명한 조언자로 하며, 주의력을 형으로 삼고, 희망을 수호신으로 하라"는 말이 있다. 성공으로 가는 길이 막막하다면 명언을 보면서 성찰해 보라.


인생에서 성공을 A라 한다면, 그 법칙을 A = X + Y + Z로 나타낼 수 있다. X는 일, Y는 노는 것이다. 그러면 Z는 무엇인가? 그것은 침묵을 지키는 것이다. - 알베르토 아인슈타인


성공을 하려면 남을 떠밀지 말고, 또 제힘을 측량해서 무리하지 말고 제 뜻한 일에 한눈팔지 말고 묵묵히 나가야 한다. 평범한 방법이지만 이것이 성공을 가져다주는 것이다. - 벤저민 프랭클린



자기 절제 능력을 키워라


자기 자신을 자제하는 사람은 그가 즐거움을 찾아낼 수 있는 만큼 쉽게 슬픔을 이겨낼 수 있다고 한다. 자기 자신을 얼마나 통제하고, 조절하고 있는가? 대답이 어렵다면 명언에 기대어 보자.


자기 자신을 다스릴 수 없는 사람은 자유로울 수 없다. - 피타고라스


지도력의 첫 번째 열쇠는 자기 절제이다. 분노를 이기는 것은 가장 힘센 씨름꾼을 이기는 것보다 어렵다. - 칭기스칸




걱정인형을 버리자


'고생을 사서 한다'는 말이 있다. 이는 쉽게 살아가는 방법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고지식하게 자신만의 원칙만을 고집하면서 남과 타협하지 않고 힘들게 사는 사람에게 하는 말이다. 마찬가지다. '걱정을 사서' 하는 사람들이 있다. 걱정을 걱정한다고 걱정이 결코 없어지지 않으므로 침대 머리맡에 둔 걱정인형을 버리자. 대신 그자리에 '마법의 명언'을 두고 도움이 필요할 때마마 펼쳐 읽기를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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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크노믹스 시대의 부의 지도
박상현.고태봉 지음 / 메이트북스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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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널리스트는 현재까지의 자료를 가지고 미래를 예측하는 직업이다. 그런 애널리스트 세계에서도 더 먼 미래를 보고 더 큰 그림을 그리는 이들이 있다. 고태봉 센터장이 바로 그런 사람이다. 한국 자동차에 대한 무한 애정에 미래를 보는 탁견이 더해져 그의 분석은 언제나 깊은 공감과 함께 감탄을 자아낸다. 거시경제 분야의 탁월한 분석가인 박상현 전문위원과 콜라보한 이 책에서 기술의 발전이 우리에게 어떤 부의 기회를 주는지 친절하게 설명해준다. 부를 일구고 싶은 분들이라면 올해가 가기 전 꼭 읽어야 할 책이다. - 김동환 (<삼프로TV> 진행자, 대안경제연구소장)





이 책의 저자 박상현은 성균관대학교 및 동 대학원 경제학과를 졸업한 이후 연구원 및 이코노미스트로 약 30년간 리서치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을 시작으로 대우경제연구소, 대우 루마니아은행 및 대우증권 투자분석부, 리딩투자증권을 거쳐 현재 하이투자증권투자전략부 매크로 담당 전문위원으로 근무 중이다. 다수의 경제 포럼 위원과 경제 관련 세미나 강사로 활동 중이며 <매경이코노미> <한경비즈니스> <조선일보> <연합인포맥스> 등이 주관하는 '베스트 애널리스트' 경제 부문에서 다수 선정된 바 있다.


공저자인 고태봉 연세대학교에서 학사 및 경영학석사, AAP(Advanced Analyst Program)를 마쳤으며, 1999년 대우증권 입사 이후 IBK투자증권과 하이투자증권을 거치면서 자동차 부문 애널리스트로 활동했다. 10년간 기업분석팀장으로 재직하다 2018년부터 리서치본부장을 맡아 일하고 있다. 오랜 자동차 애널리스트로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모빌리티와 디지털트랜스포메이션 관련 자료 작성과 세미나를 진행하고 있다. 2009년 이후 <매경이코노미> <한경비즈니스> <조선일보>등 언론사 '베스트 애널리스트' 1위에 20회 선정된 바 있다. 


책은 크게 2개의 파트로 구성되었다. 첫 번째 파트는 코로나19와 4차 산업혁명이 초래할 경제적 변화에 초점을 맞추었다. 특히 기술 혁신이 초래할 글로벌 경제 및 산업 패러다임의 변화 방향을 전망했다. 저자들은 향후 1~2년이 미래의 부를 결정지을 중요한 시기라고 보고, 이에 대한 거시적인 생각을 담았다.

두 번째 파트에서는 기술과 경제의 연결고리를 찾았다. 과거의 예에서도 알 수 있듯, 패러다임의 변화 과정 속에서 많은 부가 발생해왔다. 현재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 만들어낸 4차 산업혁명의 시대가 도래하여 여러 기술들이 동시다발적으로 발전하고 융복합되면서 새로운 산업으로 태동되어 우리 앞에 펼쳐지고 있다는 것이다.



코로나 사태로 인한 변화


코로나 사태, 즉 팬데믹으로 인한 경제 충격에도 미국 나스닥 주가가 1만 포인트를 넘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자 "2000년 닷컴 버블과 유사하다"고 경계하는 목소리도 있다. 이는 코로나 경제에 대응코자 미 연준의 막대한 유동성 공급이 주식시장의 버블을 키우고 있음을 우려하는 것이다. 물론 일리가 있는 주장이다.


하지만 주식투자자들은 이런 버블 현상보다는 미국 주식시장이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나스닥 랠리는 소위 FAANG 혹은 MAGA로 지칭되는 마이크로소트프(MS), 아마존, 구글, 애플 등의 기술성장주들이 주도하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변화에 주식시장은 이미 반응하고 있다"


플랫폼 기반의 '긱 경제' 


'긱 경제(Gig Economy)'란 특정한 프로젝트 또는 기간이 정해진 단위 업무를 수행하기 위해 노동력이 유연하게 공급되는 경제 환경을 의미한다. 대표적으로 우버(Uber)와 같은 운송 서비스, 배달 등 단순 직무에서 법률, 회계 등 전문 서비스까지 다양한 분야의 노동 서비스가 디지털 플랫폼을 통해 공급되는 구조이다. 


사실상 긱 경제는 스마트폰 보급 확산 및 디지털 경제의 성장과 더불어 코로나 사태 이전부터 주목받아왔지만 새로운 형태의 노동 플랫폼이라는 측면에서도 재차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물론 긱 경제 또한 코로나 위기를 피할 수 없었기에 큰 타격을 받은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긱 경제 관련 기업들의 주가가 최근 빠르게 회복되고 있는 중이다.




"언택트 및 비대면 수요의 증가는 

긱 경제를 더욱 성장하게 만드는 기폭제일 가능성이 높다"


정부 정책에 올라타라


코로나 사태가 진정된 이후에도 정부의 정책 방향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정부 소비와 투자에 기댄 성장 흐름이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포스트 코로나'를 대비한 각국의 경기부양책 내용을 주시할 필요가 있다. 미국은 성장동력 확충을 위한 경기부양책이 부재하다. 과거에도 감세 등 소비부양책 이외에 성장동력부양책이 추진된 사례는 거의 없음을 감안할 때 이번에도 기업들의 자생적 회복에 기댈 가능성이 높다. 


그럼에도 미국 정부는 언택트 등 디지털 경제의 패권, 특히 기술 우위를 유지하기 위해 통상정책 등을 한층 강화할 공산이 높다. 과거 사례를 살펴보면 역사적으로 성장동력이 약화될 경우 미국 정부는 새로운 경제체제를 마련하거나 통상압박을 확대한 바 있었다. 1980년대 미일 무역갈등, 지정학적 위기 고조(걸프전, 아프카니스탄 전쟁 등) 


혁신 기술 사이클은 주가와 높은 상관계를 보인다


혁신 기술 사이클은 경기, 주가와 높은 상관관계를 보여왔다. 코로나19 위기 역시 부분적으로는 혁신 기술 사이클, 즉 4차 산업혁명과 연관성이 있다. 현재 진행중인 혁신 기술 사이클은 막바지 국면이 아닌 확산이라는 초기 국면이라는 차이점이다. 오히려 코로나19로 인해 4차 산업혁명, 즉 디지털 경제 관련 혁신 기술 사이클이 더욱 주목받게 된 것이 위기 상황에도 불구하고 주식시장이 강한 반등을 유지할 수 있는 힘을 제공하고 있다. 


물론 현 주식시장과 경제 흐름 간의 괴리가 크다는 점에서 과잉 유동성의 부작용 혹은 닷컴 버블과 유사한 버블 현상일 수도 있다. 따라서 주식시장이 기대하는 회복 속도와 달리 경기회복이 지연된다면 조정 국면에 진입할 가능성도 있지만 이번 혁신 기술 사이클이 상당 기간 지속될 여지가 높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주도할 수 있는 혁신 기술을 

보유한 기업에 편승하는 것이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점이다"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경험하지 못한 초유의 상황에서 즉각 떠오르는 플랫폼에 의존하는 사람들이 늘어갔다. 쇼핑은 아마존, 영화는 넷플릭스, 온라인 의료는 텔레닥, 화상회의는 줌 같은 대표적 플랫폼에 신규회원들이 집중되는 현상이 나타났다. 비대면이 필수적 상황이 되면서 플랫폼이란 '디지털 공간으로 들어가는 문'이란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이제 수많은 기술이 동시에 발달하면서 스마트폰 터치만을 통한 온디맨드(On-demand)로 사람의 이동인 모빌리티(Mobility)와 물건의 이동인 물류(Logistics)가 함께 해결되는 TaaS(Transportation As A Service)3.0의 시대가 도래할 것으로 본다. 시속 200Km 이상의 극한 환경에서도 이 기능들이 수행될 수 있다면 건설중장비, 농기계, 도심형 항공모빌리티, 서비스로봇 등에서 이 기술들의 응용이 충분히 가능하다. 많은 물리적 세계의 행위들이 무인화되면서 O2O 서비스로 진화해나갈 것이다.




자동차산업은 이제 범위를 넓혀 모빌리티 산업으로 확장될 것이다. 전통적인 자동차업체의 밸류체인과는 완전히 다른 기술들이 유입될 수밖에 없다. 자동차는 디지털로의 전환, 친환경으로의 전환에 있어 자유로울 수 없는 핵심산업이다.


시속 200Km 이상의 상황에서 자율주행의 알고리즘이 오차 없이 작동하기 위해서는 초고속통신, 이중삼중 안전장치의 인공지능, 해킹과 사이버공격으로부터 안전을 담보하는 보안 솔루션, 정교한 고화질지도(HD Map)와의 연동, 빠짐없이 장애물을 감지하는 센서, 위성과의 통신 등 지금까지 경험해보지 못한 기술들을 대거 수용해야 한다. 


전기차로의 변화 역시 기존 주유소를 충전소로 전환하고, 수소연료를 공급하는 충전소로도 전환해야 한다. 24시간 주행이 가능한 자율주행차는 승객과 화물을 겸해서 운송해야 할 것이다. 이것이 진정한 의미의 TaaS3.0이다. 고객들은 애플리케이션 기반의 모빌리티 플랫폼에 접속만 하면 언제 어디든 모빌리티와 로지스틱스 서비스를 받을 수 있게 될 것이다.


"이제 기술이 경제를 이끄는 시대이다. 이에 적합한 투자법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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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드라인 쇼퍼 - 읽고 싶어지는 한 줄의 비밀
박용삼 지음 / 원앤원북스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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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지금 정보 과잉의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정보 과잉의 우너흉(?)은 뉴스입니다. 시도 때도 없습니다. 요즘엔 가짜 뉴스까지 난리입니다. 현기증이 납니다. 우리는 골라 읽어야 합니다. 어떻게 고르냐고요? 제목(헤드라인)을 잘 고르면 됩니다. 좋은 뉴스, 쓸만한 뉴스를 해드라인만으로 판단해서 빛의 속도로 낚아채는 기술이 필요합니다. - '머리말' 중에서



짧지만 강한 한 줄


책의 저자 박용삼은 카이스트(KAIST) 테크노경영대학원에서 경영공학 박사학위(1999년)를 취득했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을 거쳐 현재 포스코경영연구원(POSRI) 연구위원으로 근무하고 있다. 주요 연구 분야는 신사업 발굴과 기술개발 투자전략, 기업시민을 통한 사회적 가치 구현 등이다.


경영학 이론을 일반 대중에게 친숙하게 소개하는 취지에서 중앙일보 <이코노미스트>에 '신사업의 숨은 함정', '시네마 게임이론', '테드플러스' 시리즈를 연재한 바 있으며, 기술전략 분야에서 '신사업 성공을 막는 7가지 바이러스', '왜 좋은 기술이 실패하는가?', '저성장 시대의 맥가이버형 기술개발', 'R&D의 진화, 이제는 X&D 시대' 등의 POSRI 이슈리포트를 발표했다.


그는 2019년 1월 1일부터 2020년 8월 31일까지(2018년 기사도 일부 포함) 종합 일간지와 경제전문지 등에 실린 1년 8개월간의 뉴스들 중 ‘읽고 싶어지는’ 헤드라인을 가진 기사 70개를 추렸다. 이를 필터(5F), 유쾌(Funny), 유익(Fruitful), 참신(Fresh), 궁금(Foggy), 심오(Far-sighted)로 분류, 다섯 개장으로 구성했다.


 


먼저 헤드라인이 괜찮다고 생각한 이유를 밝히고, 해당 기사를 ‘사연인즉슨’이라 이름 붙여 소개했다. 다음으로 왜 그 헤드라인이 임팩트가 있는지에 대한 저자의 견해를 ‘스치는 생각’에 적었다. 마지막으로 같은 소재를 가지고 언론사마다 어떤 헤드라인을 뽑았는지를 ‘같은 재료, 다른 레시피’에서 살펴보았다. 


그렇다고 헤드라인의 우열을 판별하려는 것은 아니다. 다만 사람들에게 선택받는 헤드라인을 살펴봄으로써 헤드라인 쇼퍼에게는 헤드라인만으로 영양가 있는 뉴스를 선별하는 안목과 센스를, 헤드라이너에게는 헤드라인 쇼퍼들의 눈높이와 취향을 짐작하게 하는 단서를 제공하려는 취지이다. 자, 흥미로운 헤드라인을 찾아 여행을 떠나보자.





불만 없어요, 우리집 부엌


집에서 가장 소중한 공간은 어디일까? 아마도 방일 것이다. 예전엔 무늬가 화려한 커다란 자개장롱을 비치해야 하므로 '안방'의 크기가 중요했다. 이후 아파트 문화로 인해 '거실'이 이런 방의 지위를 물려받았다. 대형 TV와 고가의 대형 소파가 놓여야 비로소 남 보기에 좋은집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지금은 이 자리를 '부엌'이 차지했다. 방이야 잠만 자면 되고,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PC로도 충분한데, 굳이 대형 TV를 거실에 둘 이유가 희석되었기 때문이다. 넓은 부엌의 아일랜드 식탁이라면 가족들이 충분히 둘러앉아 얼굴을 맞대고 대화를 나눌 수 있게 된 것이었다.    


헤드라인의 표현은 부엌에 대한 '불만(不滿)'이 아니라 '불(火)'만 없다 뿐이지 있을 건 다 있고 요리하는 데 아무 지장 없다는 내용이다. 우리말 단어에는 한자가 엄청 많다. 이건 자존심 따위와는 상관없다. 한자 문화권이었기에 한자 단어와 순우리말이 융합되어 지금의 우리말이 되었을 뿐이다. 이처럼 한자와 한글의 미묘한 차이를 잘 살리면 헤드라인이 유쾌해진다.


"안돼요, 느려요, 끊겨요"


이 풍경은 초등학교 6학년 학생들의 온라인 수업현장에서의 '아우성'이다. 코로나 확진으로 인해 유치환 시인의 <깃발>에 나오는 '소리없는 아우성'이 느닷없이 소환된 셈이다. 온라인 수업이 당연히 필요한 시대의 소명이지만, 준비가 부족한 탓에 원격 수업이 장애로 말미암아 난리 브루스였다.


어머나 어머나 이러지 마세요/ 여자의 마음은 갈대랍니다/ 안돼요 왜 이래요 묻지 말아요/ 더 이상 내게 원하시면 안돼요


이는 혜성같이 등장한 신세대 트롯 가수 장윤정<어머나>(2004년)의 노랫말 중 일부이다. 헤드라인은 장윤정의 노래를 소환하면서 구체적으로 아이들의 수업에서 무엇이 문제인지를 생생하게 알려준다. 그렇다. 잘 만든 헤드라인이 가진 힘을 여실히 보여주는 셈이다. 


이참에 우리나라 교육에 일대 혁명이 일어나기를 기대해본다. 한국에서도 매년 스티브 잡스 열 명씩 나올 수 있지 않을까? 방탄소년단BTS의 노래가 전세계에 울려퍼지듯, K에듀도 전 세계에 전파되면 관련 시스템이나 솔루션도 수출할 수 있다. 하드웨어는 이미 우리 기업들이 세계적으로 정평이 나 있으니 콘텐츠만 보강하면 된다. 학생들의 집중력을 계속 붙잡아 둘 고품질 콘텐츠가 필요하다. 앉으면 눕고 싶고, 누우면 자고 싶은 게 인지상정. 이걸 해결하는 게 관건일 것이다.


씁쓸한 '1코노미' 확산


경제를 의미하는 이코노미Economy의 '이E'는 뜻과는 상관없이 숫자 '2'로 해석했다. 그런데, 이 헤드라인이 어필하는 바는 '앞으론 2대신 1'이라며 신조어 '1코노미'를 만들어냈다. 오스트리아 경제학자 슘페터는 '창조적 파괴'라는 말로 '기업가 정신'을 강조했다. '1코노미'도 언어의 창조가 아닐까 싶다.


'혼밥', '혼술' 등의 현상은 1인 가구 증가를 상징하는 신조어다. 한국의 전통 가족문화는 '한 지붕 세 가족'이 모여사는 다세대 가족이었지만 경제 환경과 사회 체제의 급변으로 인해 이젠 '솔로족'으로 대표되는 '1인 가구'가 점차적으로 증가하는 추세이다. 이는 비단 한국만의 현상이 아니다. 유럽 복지국가 스웨덴의 1인 가구 비율은 51%(2017년)에 달할 정도로 , 중진국 이상의 보편적 현상인 셈이다.


미국 미시간대학교 심리학과 리처드 니스벳 교수<생각의 지도>(2004년)에서 서양은 독립성을 중시하는 반면 동양은 상호의존성을 중시하는 높은 맥락 사회라고 진단했다. 곧 설연휴가 시작된다. 그래서 우리의 명절은 이런 맥락으로 연결되었기에 피곤했던 것이다.  


우리는 결국 호모 솔리타리우스(Homo Solitarius), 즉 외로운 인간이다. 혼자 요리하고, 혼자 식사하는 데도 길들여져야 하지만 주체적으로 생각하고 자발적으로 행동하는 데도 익숙해져야 한다. 우리들은 사회로부터는 노바디(nobody), 타인에게는 애니바디(anybody)일지라도 스스로에게는 대체 불가능한 섬바디(somebody)다.


그렇다. 이젠 1코노미의 부상을 계기로 우리 사회가 집단사고에 속박된 일사불란한 사회에서 보헤미안처럼 자기 삶의 이상과 가치를 추구하는 생동감 있는 사회로 변신하는 모양새이다. 참고로 2018년 10월에 개봉한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의 관객수는 한국에서 994만 명을 기록하며 전 세계 1위였다.


기생충, 세계영화사의 선線을 넘다


<살인의 추억>(2003년)이란 영화로 관객들로부터 호평을 받았던 봉준호 영화감독은 십년이 지나 <설국열차>(2013년)로 해외팬들로부터의 찬사와 함께 '덕후'까지 탄생될 정도로 명감독 반열에 올랐다. 그랬던 그가 이번에 <기생충>(2020년)으로 만루 홈런을 치고 말았다. 이를 한겨레신문의 헤드라인은 '세계영화사의 선을 넘다'라고 표현했다. 비영어권 영화로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을 비롯 4개 부문에서 트로피를 올렸기 때문이다.  


'선線을 넘다'의 사전적 의미는 '어떤 한계나 한도를 넘다'이다. 우리 사회엔 너무 많은 보이지 않는 선이 있다. 마치 첩보영화에 나오는 적외선 레이저 그물망 같다. 이 중 어떤 선은 스치기만 해도 '모난 돌이 되어 정을 맞는다'. 어떤 선 앞에서는 '알아서 기어야 한다'. 선이 몇 개나 있는지, 어디에 있는지를 깨닫기까지는 오랜 숙고와 시행착오가 필요하다.


기태(송강호 분)는 왜 매너 있는 박사장(이선균 분)을 죽여야 했을까? 영화는 늘 그렇듯 스스로 답하진 않는다. 답은 오직 관객들의 몫이다. 예상해 보건대 선을 넘어선 탓이 아닐까? 이미 우리들이 알고 있는 바와 마찬가지로 사실상 선은 단호하고 상대적이다. 


즉, 이쪽에서 '넘어가도' 안 되지만, 저쪽에서 '넘어 들어와도' 안 되는 게 바로 선線이다. 예를 들어, 일과 후 회식자리라고 해서 부하가 상사에게 막 대하거나 상사가 부하들만 즐기는 노래방에 마구잡이로 들어오는 것처럼 말이다. 다시 <기생충>으로 돌아가보자. 파티 장면에서 쓰러진 근세(박명훈 분)에게서 풍기는 냄새에 얼굴을 찌푸린 박사장의 행동을 기태는 선을 넘은 무례함으로 받아들이 건 아니었을까? 이에 대한 해석은 다양할 수 있다. 평상시 무심코 지나쳤던 부분이 영화를 통해서 더 잘 보일수도 있는 것이다. 영화는 삶의 거울이다. 





헤드라인 쇼퍼, 현대인의 숙명


'화룡점정畵龍點睛'이란 말이 있다. 용의 그림에 눈동자를 그려넣음으로써 최후의 중요한 부분을 마친 것을 의미한다. 비로소 용의 모습이 완성되었기 때문이다. 그렇다. 정보의 홍수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현대인들은 헤드라인의 소비자이므로, 헤드라인을 어떻게 뽑았는지에 따라 이 콘텐츠의 소비를 결정하게 된다. 용의 눈동자를 제대로 찍는 것과 일맥상통하는 개념이다. 한 줄의 엄청난 힘을 느끼고 싶다면 이 책을 펼치길 강력히 권한다.


 '컬쳐300 으로 부터 제품을 무상으로 받아 주관적인 견해로 솔직하게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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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인 이야기 2 - 진보 혹은 퇴보의 시대 일본인 이야기 2
김시덕 지음 / 메디치미디어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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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도 시대 일본에서 인구의 절대다수를 차지했던 사람은 농민입니다. 그렇기에 에도 시대 일본을 이해하려면 무엇보다도 이들 농민이 태어나서 살다가 죽는 일생의 사이클을 이해해야 합니다. 그래서 제2권에서는 역사인구학과 고문서학의 성과를 이용해서 농만이 주인공인 글을 쓰려 했습니다. - '들어가며' 중에서 



과연 에도 시대는 일본의 진보기였던가?


책의 저자 김시덕은 1975년 서울 출생으로, 고려대 일어일문학과를 졸업하고 일본의 국문학 연구자료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서울대학교 규장각 한국학 연구원 HK 교수로 재직 중이다. 16~20세기 동부 유라시아 지역의 전쟁사가 주 연구 분야로, 특히 임진왜란을 조선.명.일본 간 국제 전쟁으로 바라보는 작업에 각별한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고문헌을 비롯한 다양한 자료에 근거해 전쟁이 동아시아에 미친 영향력을 살피고 역사의 흐름을 추적해왔다.


그는 이책에서 피지배계급이자 경제적 약자인 에도 시대의 농민들이 어떻게 살았는지, 병으로 아팠을 때 어떻게 병을 치유했는지, 과거 제도가 없던 시절에 어떻게 입신양명의 길을 찾앗는지를 다루고 잇다. 한편, 이 책의 부제는 '진보 혹은 퇴보의 시대'로 명명하고 있는데 그 이유를 그는 이렇게 설명하고 있다.


네델란드에서 건너온 '난의학蘭醫學'이 에도 시대의 일본 의학으로 널리 알려져 있지만 실상은 그러하지 않다. 물론 에도 시대 일본인이 지적호기심을 자극하긴 했지만, 의료상에서는 효과가 제한적이었다. 센고쿠 시대戰國時代(15세기 중반~16세기 후반)에 에스파냐와 포르투갈 사람들이 일본에 건너와 베풀었던 의료 활동과 비교한다면 난의학은 오히려 퇴보였다는 지적이다.


 



에도 시대 일본을 조선과 비교하면서 일본이 난학을 통해 조선보다 빠르게 근대화되었다며 높이 평가하는 한국 내의 일부 경향이 있다. 당연히 일본 안에도 있다. 동남아시아의 여러 지역처럼 유럽의 식민지가 되거나 조선과 대청제국처럼 유럽발發의 정보에 둔감하지 않았고, 난학을 통해 유럽과 교류의 끈을 놓지 않았던 에도 시대 일본은 이미 그때부터 다른 아시아 국가들보다 우월했다는 논리이다. 이런 우월함이 메이지 유신 이후에도 이어져서 일본은 비유럽 국가들 중 유일하게 열강列强이 되었다는 주장이 이에 뒤따른다.


난의학도 마찬가지다. 해부학 서적을 번역해서 새로운 세계관을 얻을 수는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곧바로 해부와 외과 수술이 활발해질 수는 없다. 즉, 추상적 차원에서는 대항해 시대부터 시작된 중화 중심적 세계관에서의 탈피를 더욱 확고히 할 수 있었지만, 실제로 만인에게 큰 혜택을 주기에는 물질적인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다. 해부와 외과 수술에는 해부 기술과 도구, 약품 등이 필요하다. 데지마에는 네덜란드인 의사가 있어서 외과 수술을 집도했고 일부 일본인 통역관에게 기술을 전수하기도 했지만, 이는 체계적인 의학 수업과는 거리가 멀었고, 데지마에 드나들 수 있는 일본인의 인원수에도 제한이 있었다.


도쿠가와 이에야스 시대


사실 이 시기는 쇄국정치를 시행함으로써 정치, 군사, 경제, 문화 등 여러 면에서 퇴보기였는데, 17~18세기에 걸쳐 약 2백년 간 이어졌으며 네델란드가 전해주는 부분적인 정보에만 의존했다. 18세기 말, 러시아가 구릴 열도와 홋카이도에서 일본과 접촉하면서 비로소 일본은 유럽 세계의 정보를 검증할 수 있게 되었다. 이후 미국, 영국, 프랑스, 프로이센 등과 접촉할 수 있게 되면서 네델란드 독주가 마감되었다.


난학 성취의 과대평가


너무나도 좁은 세계관을 견지했다. 이런 한계를 극복하지 못해서 일본은 서방 선진국 대열과 같은 위치에 오르지 못한 결과를 초래했다. 한마디로 퇴보의 시대였다. 중화 사상에 빠져 이를 견지하고 있는 중국의 세계관이 글로벌 세계관이 되지 못한 이유와 유사하다. 어쩌면 자유민주주의 국가가 아니기 때문에 결코 글로벌 세계관이 될 수 없을지도 모른다.


피지배민들의 생존권


에도 시대의 지배층은 피지배민들이 외부 세계와 접촉하는 것을 금지했다. 그래서 원양 항해용 선박의 제작도 금지되었다. 피지배민들은 일방적으로 착취당했던 것이다. 지배집단 내부에 회자되던 말이 "농민과 참기름은 짜면 짤수록 더 나온다"였다. 이들이 피지배민을 얼마나 수탈했는지를 문헌에서 찾아 볼 수 있다.


"너무 배부르면 농사일을 싫어하게 되고, 농업이 아닌 다른 직업을 택하는 사람이 늘어난다. 곤궁해지면 흩어진다. 도쿠가와 이에야스님께서는 향촌의 농민들이 죽지도 않고 살지도 않도록 주의해서 쌀을 잘 바치도록 만들어야 한다고 하셨다" - '승평야화昇平夜話' 중에서    


무사 집단은 거칠 것 없이 수탈을 시작했다. 이들의 수탈은 주로 농촌으로 향했다. 자신들의 정치적 거점인 3대 도시 에도, 오사, 교토나 각 번의 중심 도시에는 상대적으로 온건한 정책을 펼쳤고, 기근 때도 도시민이 굶어 죽지 않을 정도의 정책을 베풀었다. 반면, 쌀을 생산하는 농민들은 평상시에도 굶어 죽지 않을 정도의 식량만을 남기고 모두 세금으로 바쳐야 했기에 쌀을 비축해둘 여유가 많지 않았다. 


일본의 에도 시대 미화


일본은 앞서 언급한 3대 도시의 경제적 융성을 강조한다. 그리고 이런 경향이 수년 동안 이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에도 시대가 결코 장밋빛으로 물든 그런 사회가 아니라 소도시와 농촌에서 무자비한 착취가 자행되었기에 이같은 어두움에서 벗어나고자 피지배민들은 처절한 노력을 했던 그런 사회였던 것이다.


소위 지식인들은 일본에 수입된 네델란드 책자와 약품 등을 이용해 많은 사람들의 건강을 지켜주려고 노력했다고 보여진다. 1774년에 출판된 <해체신서>는 유럽 해부학 도서 중 최초로 일본말로 번역되었다. 이에 따라 에도 시대 일본인들은 한의학 이외에 유럽 의학을 세로운 선택지로 고려할 수 있게 되었던 셈이다.


과거 백수십 년 동안 일본과 서구권의 학자들은 <해체신서>의 번역 출판과 지볼트의 활동에서 난학이 탄생했고, 난학으로부터 일본의 근대화가 시작되었다고 간주해왔다. 난학에 대한 이러한 평가는 한국에도 소개되어, 일본이 한반도나 중화권보다 앞서 근대화에 성공하고 제국주의 열강이 되었다는 주장이었다.




난학의 핵심은 병의 치유이자 한계 


그렇다. 난의학의 중요성을 부정해선 안 되겠지만 사실 일본이 처음 접한 유럽 지식은 네덜란드가 아니라 에스파냐와 포르투갈을 통해 유입됐다. 이 국가들과 일본의 국교가 단절된 뒤, 신규로 소개된 난의학은 기존의 한의학을 배척하거나 소멸시키지 않았고, 오히려 한의학과 공존했다. 


한편, 네델란드뿐 아니라 러시아도 에도 시대 일본에 큰 영향을 준 유럽 국가였다. 난학만을 절대시할 것이 아니라, 이러한 전체적 맥락 속에 네덜란드와 난학을 놓고 그 가능성과 한계를 두루 고찰함으로써 에도 시대와 그 후의 일본 사회에 미친 난학의 진정한 영향을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본 서평은 네이버 부흥 카페 서평 이벤트에 응하여 작성되었습니다"

(https://cafe.naver.com/booheong/1987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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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 급등 사유 없음 - 세력의 주가급등 패턴을 찾는 공시 매뉴얼
장지웅 지음 / (주)이상미디랩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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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적 분석과 차트를 통해 주가 부양 세력을 파악할 수 있다고 믿는 개인 투자자가 정말 많다. 언젠가 주식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강의를 진행하면서 세력이 들어가 있는 종목과 그렇지 않은 종목의 차트를 소개했다. 그리고 세력주를 찾아내서 매수 타점을 잡아보는 문제를 드렸다. 그날 강의에 참석한 약 150명 중 세력주를 찾아낸 분은 5명이었다. 그런데 설명을 듣고보니 차트상 오랜 기간 횡보했기 때문이라고 답한 분이 3명, 이평선이 정배열로 들어섰기 때문이라고 답한 분이 2명이었다. - '프롤로그' 중에서 



주가급등 패턴을 찾아라



이 책의 저자 장지웅은 15년간 다수의 상장사와 자산운용사, 창업투자회사, 벤처캐피털 등 기업의 인수합병(M&A)을 주도하며 실무와 운영을 모두 거쳤다. 현장에서 M&A 전 과정을 꼼꼼하게 총괄해왔기에 기업 CEO가 믿고 맡기는 전문가로 알려졌다. 


M&A 업계를 떠난 후 맥킨지, 베인 앤드 컴퍼니, 딜로이트 안진회계법인, 삼일 PwC, JP모건, HSBC 코리아 등 세계적인 컨설팅펌과 투자은행에 자문을 제공했고 동시에 이상투자자문사의 사외이사, 주식교육 전문 채널 이상스쿨의 대표강사, 미디어 커머스 기업 이상미디랩의 대표, 이상투자그룹 이사를 맡고 있다. 


그는 차트에만 의존하며 세력주를 쫓다가 오히려 세력들에게 되치기 당해 낭패를 입는 많은 투자자들의 투자 행태를 보며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수 없었다고 말한다. 그렇다면 세력들의 급등주 패턴을 어떻게 해야 알아챌 수 있을까? 이 책을 읽는 독자들의 주된 관심사항이자 바로 이 책의 주제이기도 하다. 이에 저자는 이렇게 단언한다.


"공시를 봐야 알 수 있다"  



책에서 말하는 '세력'의 의미는 일차원적인 용어가 아니다. 즉 우리들이 흔히 입에 오르내리는 소위 '어둠의 세력'인 주가조작 작전 참여자에 국한하는 게 아니라 포괄적인 의미를 지니고 있다. 주식 시장에 참여하는 다양한 참여자들인 외국인 투자자, 기관 투자자, 연기금, 개인 투자자, M&A 주체, 특수관계인 등을 함께 아우르고 있다.


여기서 나의 상장회사 임원시절을 소개해본다. 재무를 총괄하던 나는 회사의 유상증자 계획을 수립하고 자금조달 규모를 책정했다. 통상 증자를 공시하고 나면 주가가 스멀스멀 하향하기 시작한다. 누군가는 이론 권리락 때문에 그렇다고 설명하기도 하지만 여기엔 다양한 팩터들이 개입되기 때문이다. 즉 누군가는 증자에 참여하지 않고자 권리부 시세에서 매도를 원하고, 또 누군가는 저점에서 매수하여 권리까지 취득한 후 향후 주가 상승시 더 큰 수익을 누리기를 원하는 사람 등 다양한 목적을 가진 사람들이 자신들의 이해관계에 얽히게 마련이다.


반면, 증자를 실행하는 회사의 입장은 어떨지를 잠시 생각해 보자. 그렇다. 회사는 자금유입의 극대화를 원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최소한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바로 '주가관리'이다. 증자후 유입된 자금으로 회사의 미래가치가 더욱 커진다는 걸 투자자들에게 홍보해야 할 것이며, 또 시장에 개입해서 최소한의 악성 물량들은 매수함으로써 주가의 급락을 방어해야 한다. 이를 증권거래법에선 '불공정거래'라고 트집 잡는다. 나 역시 검찰에 불려 갔다. 담당 검사에게 내가 한 말은 "주식시장에 참여하는 자는 모두 나름의 작전을 한다. 작전이 아닌 주식은 이 세상에 없다"였다. 괘심죄에 걸려 '파면'을 권고받기도 했었다.


현재의 주식시장 분위기는 '과열'이라고 매스컴에선 떠든다. 얼마 전 잔고증명서를 발급받기 위해 증권사 객장에 들렀다가 붐비는 사람들로 인해 평소에 비해 장시간이 걸렸을 정도로 과열 상태임은 부인할 수 없다. 정부, 증권 기관, 언론 등이 연일 '과열'을 쏟아내는 것은 주가 폭락시에 입게 될 투자자들의 재산보호라는 측면에서의 선제적 조치라고 이해할 수도 있다. 반면에 투자자들은 잘 올라가는데 도와주지는 못할 망정 왜 '초를 치느냐'고 억울해 할 수도 있다. 이런 모든 일들이 바로 '세력'인 것이다.


가치투자를 지향하는 일부 투자자들은 세력에 대해선 알 필요가 없다고 말하기도 한다. 왜냐하면 이들은 주가는 주식의 내재가치에 자연스레 회귀되므로 저가(저평가)에 매수해서 고가(고평가)에 매도하면 된다고 주장하기 때문에 세력의 작전만으로 주가를 인위적으로 계속 컨트롤할 수 없다고 말한다. 그런데, 이 대목에서 흥미로운 공통점이 있다. 즉 가치투자자든 세력이든 간에 모두 '저가에서 물량을 확보하는 것'이다.



차트는 세력의 발자국


기술적분석을 신봉하는 투자자들은 주가차트에 매달린다. 이동평균선의 정배열 여부, 거래량 봉차트, 심지어 캔들의 모양 등까지 연구한다. 이를테면 '예쁜 차트'를 찾는 여정을 떠난다. 반면에, 소개하려는 '투자의 귀재'는 하루종일 콜라1병에 관심기업의 보고서를 정독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바로 '워렌 버핏'이다. 이를 한국증시에 해석하자면 그는 해당기업의 '공시내용'을 꼼꼼하게 읽고 분석하는 게 하루 일과라는 말이 된다.


차트란 역사적인 주가 흐름, 즉 지나간 주가를 선으로 연결해주는 도표이다. 바둑으로 말하자면 '복기復棋'인 셈이다. 그렇게 바둑돌을 놓지 않았다면 다른 형태의 행마行馬가 가능하므로 승리 가능성이 높아졌을 것으로 추정해보는 과정인 것이다. 그런데, 주식투자는 과거지향적이지 않다. 오히려 미래지향적이다. 미래의 가치를 발굴할 수 없다면 쉽게 주식투자에 나서면 안 된다. 따라서, 저자 또한 차트에다 반드시 '기업 공시'를 병행해서 공부해야함을 강조한다.



M&A를 눈여겨보라


과거 주가 조작꾼들은 대주주에게 접근하여 선제적으로 물량을 확보했다. 욕심이 과한 대주주는 시세보다 높은 가격으로 매수한다고 계약까지 체결해주니 가만히 앉아서 돈도 벌고 회사 주가도 상승하는 좋은 일이라고 여겼다. 이는 바로 세력의 유통주식수 잠금이 목적이었다. 유통주식수가 적어야 적은 돈으로도 해당 기업의 주가를 쉽게 부양할 수 있으니까 말이다. 


요즈음은 기업의 M&A 재료를 이용한다. 세력들에게 유용한 수단인 이유는 두 가지다. 첫째는 시가총액을 늘려주고, 둘째는 주가를 올려주기 때문이다. 대개는 시가총액이 증가하는 것과 주가 부양을 동일한 의미로 생각할 수 있지만 세력의 입장에서는 각기 다른 전략이며 그에 따라 접근 방식도 다름을 이해해야 한다. 


먼저 시가총액을 증가시키는 것은 사업적인 측면에서 중기적인 시야로 접근해야 한다. 다음으로 주가를 상승시키는 것은 사업과 상관없이 이벤트라고 말할 수 있는 '단발성 호재'로도 순간적인 목표에 도달할 수 있다. 시총을 늘려려면 사업성은 물론이고 이에 대한 평가까지 뒷받침되어야 하므로 관련 일들이 다양하고 많다. 반면에 주가 부양은 '호재성 재료'와 '호가 관리'에 의한 기술적 조치로 쉽게 달성 가능하다. 




세력이 실패하는 6가지 사례


1. 기존 최대주주나 대표이사가 실권주를 내놓지 않는 경우

2. 최대주주와 대표이사가 의도적으로 숨기는 것이 있을 때

3. 시장 상황

4. 인수자가 약속 이행을 못 하는 경우

5. CB, BW, 유상증자 등의 참여자 지분을 내놓지 않을 경우

6. 유상증자 참여로 경영권과 최대주주 지위를 약속한 후, 이를 어길 경우



주가 급등 사유 없음


특정 종목의 시세가 급등할 경우 거래소는 이에 대한 '조회공시'를 요구한다. 즉 스스로 기업이 그 이유를 밝히라고 요청한다. 그런데, 투자심리의 과열로 갑자기 상한가를 치는 경우나 세력이 개입해서 폭등한 경우에 해당 기업은 이에 대해 상투적인 공시를 발표한다. "주가 급등 사유에 대해서 우리는 모른다"


종종 시중에 떠도는 풍문으로 인해 주가에 영향을 주는 일이 발생할 때에도 거래소는 '조회공시'를 요구한다. 이럴 때에도 누가 이를 시시콜콜하게 발표하겠는가? 당연히 시치미를 떼고서 "별도로 공시할 중요한 정보가 없음"이라고 회신할 뿐이다.


그럼에도 특정 종목의 주가가 급등하면 투자자의 입장에선 그 이유가 분명 궁금해진다. 물론 특정 테마나 재료에 의거해 급등할 경우도 있지만, 이 또한 밖에서 바라본 결과론적 해석인 것이다. 세력의 입장에선 계획대로 차근차근 진행된 일의 결과이므로 당연히 오리발을 내밀어야 할 것이다. 굳이 그 이유를 말하자면 '탐욕의 결과'라고 말할 수밖에 없다.      



세력과의 인터뷰


"내가 왜 이러고 살았지?"


세력의 성공확률은 15%도 되지 않는다고 말한다. 이들은 과연 평범한 일상을 보낼까? 실제로 M&A 시장에 활동하는 브로커는 부자보다 가난한 사람이 태반이다. 이들은 한탕으로 자신의 삶을 바꿔보려한다. 하지만 결코 쉽지 않다. 영화 같은 삶은 잘 이루어지질 않는다. 성과를 거두려면 시간과 돈, 그리고 인맥 등 많은 투자가 뒷받침되어야 하는데, 실행력이 가당치나 하겠는가? '용두사미'로 끝나는 허세만 남는다. 저자는 실제로 이런 삶을 산 '정프로'를 소개한다.  


정프로는 회사를 인수하면서 기존 임원진에 대한 고소와 고발을 가장 먼저 이행했다. 특별한 이유없이 그리 했다. 새 집을 차지했으니 자신만의 가구 배치를 위한 포석이라고 볼 수 있다. 이 일로 징역을 살게 된 사람이 늘어갔다. 어느날 그는 이 일에 피로감을 느껴 검찰조사가 지겨워졌다. 이에 대충 대응하고 말았다.


일이 갑자기 꼬이면서 그는 긴급 체포되고 말았다. 사건은 무죄로 마무리되었지만 약 8개월간 구치소에 수감되었던 것이다. 검찰이 징역 15년에 추징금 300억 원을 구형할 만큼 검사 측은 유죄 확신이 강했다고 한다. 그때 정프로는 자신이 하던 일과 살아온 삶에 깊은 회의감이 들었다. 그리고 구치소로 자신을 찾아온 어머니를 보는 순간, 이건 몹쓸 짓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재판은 단순히 짜증스러운 일에 불과했지만, 구치소의 차가운 건물에 들어선 어머니의 표정은 그에게 가혹한 판결문이었다. 앞으로 더 이상 M&A 세력으로 살아갈 수 없다는 판결인 셈이었다. 정프로는 그제야 스스로에게 질문했다. 무죄로 풀려난 그에게 함께 일했던 윤회장은 당시 40억 원을 호가하는 삼청동 빌라를 제공하며 합류를 권유했지만 그에게 더 이상 돈은 어머니의 판결문과 바꿀 수 없는 것이었다.



그들의 언어로 공시를 읽어라


전 세계 금융시장은 위기와 상관없이 자금력을 지닌 주체에 의해서 흘러갈 것이다. 그리고 주식 시장 역시 자금력을 지닌 주체, 즉 세력의 의도에 따라서 종목들은 방향성을 가질 것이다. 저자는 단순히 공시 해석에 포인트를 두지 않고, 자금의 주체인 세력과 그들의 의도를 읽어내는 시야를 전달하고 있다. 우리들에게 전하려는 메세지는 '그들이 소통하는 공시를 그들의 언어로 읽어내야 돈의 방향성이 보인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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