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에 시린
김보겸 지음 / 사람과가치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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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을 시로 함축하여 쓸까 하다가, 글로 길게 푸는 까닭은 여기저기 부딪히며 방황하며 버텨 낸 시간들이 어쩐지 그리울 것만 같아서 주저리주저리 수다를 떨고 싶었다. 또 훗날 마흔이 되더라도 서른의 이야기를 박제하면 서른의 이야기로 그 시절의 나를 만날 수 있을 것만 같은 욕심이 들었다. - '프롤로그' 중에서




책의 저자 김보겸은 시인으로 마흔의 문턱을 바라보는 나이에 접어 들었다. 주말이면 남보다 더 일찍 일어나 열심히 살아 온 삶이었다. 사람을 담는 일을 시詩로 쓰다가 점점 하고 싶은 말이 많아져서 에세이로 수다를 떨고 있다.


책 속에 총 20개의 에피소드를 담고 있다. '여전히, 좋은 사람으로 살아갈 수 있다는 이상을'이란 첫번째 에피소드부터 도서의 제목이기도 한 마지막 스무번째 '서른에 시린'까지를 통해 열심히 살았던 서른 시절을 기록으로 남기고 있다.


나의 삼십대 시절은 어땠는지 타입캡슐을 타고 잠시 지난 과거로 떠나보았다. 남보다 늦은 나이로 캠퍼스 생활을 마치고 삼십대 초에 오직 오기로 시작한 중견행원의 삶은 내 그릇을 만족시켜 주지 않았다. 선배의 권유로 굴지의 대기업에서 새로운 삶을 시작했다. 나이 마흔에 기업체 임원으로 승진했으니 나의 삼십대는 '도전과 창조'의 연속이었다.


이제, 저자의 삼십대 시절 에피소드 속으로 들어가 본다. 짧은 서평에 스무 가지 에피소드 이야기를 모두 다룰 수는 없기에 오직 나만의 관점으로 무척 인상적이었던 에피소드들을 나의 감상평과 함께 요약함으로써 서평에 갈음하려 한다.


여전히, 좋은 사람으로 살아갈 수 있다는 이상을


이 에피소피를 읽으면서 작가가 따뜻한 마음과 좋은 인성을 가진 사람임을 느낄 수 있었다. 고정된 수입이 보장되지 않은 '프리랜서'로 일한지 9년이 넘는 그는 때로 불안한 마음이 들지라도 어떤 날은 글쓰기에 집중하고, 또 어떤 날은 교육생들을 대상으로 강연을 하는 삶에 온 정성을 다한다. 그의 글을 재차 음미해 본다.


"삶을 살다 보면, 오르고 싶은 문턱에서 미끄러질 때도 있고 때로는 운이 좋게도 문턱을 오를 때도 있다. 늘 운이 좋은 법은 없기에 한 해마다 참 많은 감정을 갖게 된다. 힘이 빠질 때도, 힘이 생길 때도 있다. 살아가는 게 크게 차이는 없는 것 같아 정이 든 교육생들과 헤어질 때는 편지라는 시를 읽어 드린다"(20쪽)




이는 감사할 줄 아는 마음인 것이다. 우리 모두 살면서 많은 이들의 도움을 받으며 살아가지만, 이를 마치 당연한 듯 여기고 타인들의 도움과 격려 같은 감사함을 쉽게 잊고 만다. 나의 이런 망각은 나의 태도와 행동으로 연결된다. 이런 반복은 결국 타인을 향한 따뜻함이 결여되고 만다. 그렇기에 작가는 마음으로나마 응원해 주는 이가 있음을 기억하려 애쓰고 여전히 좋은 사람으로 살아갈 수 있다는 이상理想을 품는다.


가끔 꺼지던 밤에 선명한 빛이 될 수 있을지도


"우리가 이승을 열심히 살았더니, 한순간 천국행 열차를 탔나 봐"


작가 부부는 결혼식을 마치고 푸꾸옥으로 신혼여행을 떠났다. 새벽 4시 인천공항, 전날 행사로 인한 피곤함이 얼굴에 붙었음에도 정신은 맑았다. 주위가 고요한 가운데 새벽 도로를 밝히는 차들의 불빛이 아름답기만 했다. "예쁘다", 아내가 내 속을 들여다 본 듯 입 밖으로 내뱉었다. 짐을 부치는 긴 대기줄도 전혀 지루하지 않다고 느껴졌다.


결혼을 해 본 사람은 이런 기분을 충분히 이해할 것이다. 매순간이 기쁨과 환희로 충만할 때이니까. 물론 결혼식 당일이나 신혼여행 당일에 헤어지는 일로 종종 신문 까십란을 장식하는 이들은 그렇지 않겠지만 말이다. 아무튼 결혼준비와 살 집의 인테리어 등 할 일들의 연속에다가 큰돈이 많이 든다. 결혼은 낭만이 아니라 현실인 것이다. 작가는 아내의 손을 잡으며 이런 다짐을 한다. 


"한 사람을 내 안에 담는 일이, 한 세상을 담는 일만큼이나 소중하다는 것을 안 후로 한걸음씩 하루를 놓는 일에 늘 다정하려 애쓴다"(46쪽)




누가 대신 맨땅에 헤딩을 해주지 않는다


"왜 스스로 지옥 길을 뛰어드니?"


같은 취미를 가진 사람들과 만나 사람을 궁금해하고, 오늘이 가는지도 모른 채 즐거움을 느끼던 시절도 있었다. 작가는 예전에 다년간 독서모임을 운영했는데, 그 때가 그랬다. 지금은 그런 즐거움보다 혼자 자문자답하는 이런 과정을 더 즐긴다. 자신을 잘 아는 건 결국 '나'이기에.


다니던 회사를 나오려고 부모님과 직장 선배에게 조언을 구할 때 작가는 응원보다는 염려와 질책이 있었다고 말한다. 물론 지금 시절은 많이 변했다. 크리에이터나 블로그 운영자 또는 유튜브 진행자들이 훨씬 더 많은 고소득을 올리니까. 하지만 과거엔 회사 다니는 것이 가장 안정적인 방법이었다.


"돌이켜 생각해 보면, 다른 일로의 도전은 늘 새로움의 연속이었다. 맨땅에 헤딩을 한다는 각오가 없이는 누가 대산 맨땅에 헤딩을 해주지는 않는다"(82쪽) 




나도 그랬다. 회사를 이직할 때는 그렇지 않았지만 IMF 시절에 난 잘나가는 상장회사 임원직을 던지고 평생 한번 올 것 같은 투자의 기회라는 판단이 섰기에 전업투자에 올인하기로 결심했을 땐 달랐다. 당시 주위에서 만류들이 많았고 심지어 다른 회사에서 스카우트하겠다는 진풍경마저 벌어졌다. 이때 오직 나를 응원했던 사람은 나의 아내였다. 수많은 새벽 밤을 밝히고 온갖 국내외 재테크 도서들을 잔뜩 쌓아 놓고 득도得道하려는 간절함으로 공부했던 나를 곁에서 오래 지켜봐 왔기에.


다시 오지 않을 삼사십대를 생각하며


손에 잡히는 작은 책은 나에게 다시 오지 않을 삼사십대 시절의 추억에 잠기도록 만들었다. 미처 생각한 적도 없었던 일들에 대한 기쁨, 감사함, 반성 등 여러 감정을 일으키기도 했다. 분명한 것은 작가의 따스한 마음씨를 통해 충분한 위로의 시간이 될 것이란 점이다. 특히, 삼십대들에게 책의 일독을 권하고 싶다.


#에세이 #에세이추천 #삼삽대에세이추천 #책추천 #서른에시린 #김보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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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육아는 게을러야 한다
박미경 지음 / 포레스트 웨일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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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엄마이기 이전에 한 사람으로서의 나를 다시 세우는 기록이다. 아이의 미래를 위해 먼저 나의 삶을 선택하기로 한 엄마의 이야기다. 그리고 예전의 나처럼 자책으로 하루를 살아가는 당신에게 건네는 응원이다. - '프롤로그' 중에서


(사진, 책표지)


책의 저자 박미경은 의료기사로 일하며 글을 쓰는 워킹맘으로 육아와 일, 사랑과 책임, 돈과 불안 사이에서 균형을 잡느라 자주 흔들렸고, 그 흔들림 속에서 글을 시작했다. 아이를 키우며 마주한 비교와 죄책감의 무게를 기록하면서 부모가 먼저 회복될 필요를 발견했다. 이에 작가는 '미안한 육아' 대신 '가능한 육아'를 제안한다.


총 다섯 개 장으로 구성된 책은 워킹맘의 임신은 전투에 가깝다(1장), 당신의 육아는 게을러야 한다(2장), 부모님 찬스를 써야 하는 당신(3장), 아이도 엄마도 자라고 있어요(4장), 일과 육아를 병행하며 나를 찾는 법(5장) 등을 통해 중요한 건 완벽한 육아법이 아니라 시작임을 이야기한다.


먼저 이 도서를 읽게 된 사연을 소개하려 한다. 현재 18개월 정도의 아기(딸)을 육아 중인 나의 딸에게 이 도서가 다소 도움될 듯해서 서평단에 응모하여 선정되어 편의점 택배를 통해 지난 1월 말경에 수령했었다. 설연휴 때 만난 딸에게 이 책을 전달했는데 다시 나에게 되돌아왔다.


사정을 말하자면, 사위가 수원에 위치한 삼성 그룹사에 경력직으로 이직함에 따라 현재 거주 중인 고양시 덕양구에서 수원까지 출퇴근하기엔 너무 벅차서 이사하기로 결정, 관련 일들을 준비하기에도 시간이 부족해서 늙은 아버지인 나에게 글쓰기 숙제가 생기고 말았다. 사실 글솜씨는 고등학교 선생님인 딸이 나보다 좋다. 결혼 후 늦게사 7년 만에 딸을 얻어 현재 육아 휴직 중이다.


워킹맘의 임신은 전투에 가깝다


마흔이 다 되어 난 늦장가를 갔다. 혼자 사는 라이프 스타일이 좋아서 결혼은 아예 포기하고 10년 가까이 그렇게 지냈다. 네 살 아래인 여동생은 진작 먼저 결혼했지만 열 살 아래의 막내 남동생은 짝이 있음에도 굳이 형이 먼저 결혼해야 자기도 결혼식을 올리겠다고 나를 압박했다.


아동용 도서 출판사에서 일하다 결혼한 여동생은 시어머니의 도움을 받으며 임산부로 직장에서 근무했다. 제약회사 영업직이던 남편의 월수입만으론 집을 장만해서 분가하는 게 힘들다고 판단헤서 맞벌이를 유지하고 있었다. 짧은 출산 휴가 뒤 회사에 복직, 워킹맘의 육아가 이어졌다. 가히 전투에 가까웠다. 


한편, 나는 당시 대학에서 전임 강사로 일하던 노처녀와 맞선을 가졌는데 그 자리에 함께했던 양가 부모님들은 서로 만족스러웠는지 사주를 교환하고 결혼을 서둘렀다. 이때 내가 내건 조건은 결혼 초기엔 대학 강의를 포기하고 가사와 육아에만 전념해 달라는 것이었다. 워킹맘의 육아가 어렵다는 걸 여동생의 사례를 통해 이미 알았기에.


선남선녀善男善女가 만나 사랑해서 결혼하고 가정을 이루면 자연히 아이가 태어난다. 물론 삼신할미의 개으름과 시기猜忌로 인해 난임難姙을 겪는 경우도 제법 많다. 앞서 밝혔던 것처럼 현재 육아 휴직 중인 내 딸도 난임을 겪다가 7년 만에 임신을 할 수 있었다. 그동안 얼마나 속이 탔을까?     


“엄마도 좀 누워있고 싶어.”란 말을 저자는 차마 내뱉지 못한다. 자신의 선택에 따른 결과이므로. 그렇다. 워킹맘 대부분은 일도 육아도 뭐 하나 제대로 하는 게 없다. 오히려 자괴감自愧感마저 들며 스스로를 원망까지 한다. 여러 차례 고민 끝에 내 여동생은 직장을 포기했다. 따가운 주변의 눈총이 더욱 원망스러웠던 것이다. 


"당신의 육아는 게을러야 한다. 엄마도 행복해질 권리가 있다" 





아이도 엄마도 자라고 있어요

저자의 동생 부부는 경기도에서 서울로 출퇴근하는 상황이라 저자의 과거보다 더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단다. 새벽엔 출근 준비를, 퇴근해선 두 아이를 돌보느라 녹초 신세를 면할 수가 없다. 그나마 첫 아이는 교대로 돌보며 숨을 고를 수 있었지만, 둘째 출산 후엔 육아의 난이도가 무려 네 배로 증가했다. 

이런 점을 고려할 때, 내 딸이 사위의 직장 근처인 수원으로 집을 이사하는 것은 잘한 결정이란 생각이 든다. 딸은 현재 경기 북부 지역 공립 고등학교의 교사이지만 육아 휴직이 종료되는 올해 연말 쯤 경기 남부 지역으로 전근 신청를 할 계획인 모양이다. 

아이를 외동으로 키우는 저자임에도 놀이 육아를 졸업하는 데 꽤나 시간이 걸렸다. 모든 건 시간이 해결해 준다. 그러면서 아이는 성장한다. 좀 더 쉽게 이 시기를 넘기는 방법도 터득했다. 즉 둘 다 좋아하는 놀이를 찾는 것과 아이의 놀이터 친구를 만들어 주는 것이다. 아이가 조금 더 크면 아이가 노는 동안 옆에서 줄넘기라도 할 수 있는 여유가 생긴다. 


(사진, 슬기로운 놀아주기)

일과 육아를 병행하며 나를 찾는 법

외손녀를 만나려고 가끔 딸의 아파트에 들린다. 엄마와 함께 놀이를 즐기던 외손녀는 오랫만에 보는 외할아버지가 여전히 낯설다. 한 동안 말도 없고 백발 머리가 이상한지 계속 머리카락만 쳐다 본다. 옆에서 엄마가 외할아버지라고 계속 얘기해줘도 아이의 관심은 온통 백발 머리에만 가 있다.

현재 1년 6개월 쯤 된 외손녀는 하루가 다르게 성장한다. 일전에 갔을 때만 해도 혼자서 잘 걷질 못했는데 이젠 혼자서 여기저기 걸어 다닌다. 딸은 이런 모습을 보며 행복감을 느낀다고 한다. 나의 사업 실패로 인해 채권자들 등살에 힘겨워하는 아내와 황혼 이혼을 하고 보니 딸에게도 미안한 마음이 많다. 부산 친정 식구들과 함께 살고 있는 아내는 딸의 육아 휴직이 끝나기 전에 수원 딸의 집에 머물면서 한동안 육아 뒷바라지를 하겠다고 약속했다니 고마울 뿐이다.



(사진, 하루를 행복으로 채우는 법)

서울을 떠나 경기도로 이사나와 딸은 대학 친구들과 잘 어울리지 못할 정도로 우울감에 빠졌지만 이런 감정이 서서히 회복될 수 있었는데, 이는 독서를 하면서 '소확행'의 의미를 깨닫게 된 덕분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행복은 삶의 고단함을 이겨내는 커다란 힘이 된다. 소소하고 작은 행복을 삶의 도구로 사용해 보는 것도 정신 건강에 매우 좋을 것이다.


저자는 오래전부터 모닝커피라는 작은 행복을 누려 왔고, 요샌 숙면을 위해 허브티를 마신다고 한다. 최근에는 '다이어리 꾸미기'라는 새로운 행복도 발견했으며, 주말에는 '드라마 몰아보기'라는 행복으로 에너지를 충전할 생각이란다. 이렇게 소확행들을 배치하면 힘들게만 느껴졌던 일상도 활기찬 하루로 변할 것이다.

행복한 사람은 강인하다고 했던가. 내 주변만 봐도 그렇다. 사소한 일에 행복을 느끼고, 취미를 즐기며 긍정적인 사람들은 강인하고 또 멋져 보인다. 회복탄력성이 좋으며 힘든 일이 있어도 잠시 넘어졌다 툴툴 털고 일어난다. 크게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다.(236쪽) 

육아는 게을러도 괜찮다 

책을 읽고 책장을 덮고 나니 앞으로 고생할 딸의 육아 모습이 마치 영화 한편을 보는 것처럼 생생하게 그려진다. 이혼한 아내가 친정집을 떠나 수원으로 올라와 딸의 육아 뒷바라지를 하겠다니 다소 위안감이 든다. 이러고 보니 남자는 세상에 쓸모 없는 존재처럼 느껴져 내 어깨가 더욱 축처진다. 아무튼 딸에게 말하고 싶다. 일상이 행복해야 육아애도 도움이 되므로 "좀 게을러도 괜찮다"고 말이다. 


#육아에세이 #육아책추천 #당신의육아는게을러야한다 #박미경 #포레스트웨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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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일상에서 멀어지기로 했다
편석환 지음 / 가디언 / 202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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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에서 멀어진다는 것은 역으로 일상과 더 가까워지고 싶고 일상을 더 잘살고 싶은 절실함이었다. 일상의 성실함이 더 이상 무기가 되지 않는 세상에서 작지만 숨통이 되고 싶었다. 힘든 일상을 꾸역꾸역 살아가는 오늘의 세대에게 자그마한 위안이라도 되고 싶었다. 힘든 세상에, 모든 일상에 이 말은 꼭 해주고 싶었다. ‘괜찮다.’ - '책을 펴내면서' 중에서 



(사진, 책표지)

책의 저자 편석환은 43일 동안의 묵언 수행과 함께 일상에서 한 발 뒤로 물러나 있기를 택했다. 그 이유는 너무 익숙함에 취해 있다보면 보이지 않았던 것들이 다시 보일 것이란 생각 때문이었다. 그는 말보다 고요함을, 속도보다는 느림을, 관계보다는 나 자신을 택했다. 마케팅과 커뮤니케이션을 전공하고 광고쟁이와 대학에서의 강의로 30년을 보낸 일상이었다. 

총 세 개의 장으로 구성된 책은 일상에서의 단상斷想(1장), 일상에서 멀어지기(2장), 멀어진 일상에서의 하루(3장) 등을 통해 크고 작은 삶의 굴곡 속에서 흘러간 시간들을 되돌아보며 228가지 짧은 글귀로써 저자 본인의 느낀 바를 전하며 '괜찮다'는 위로의 말로 우리들을 보듬는다. 

이에 난 많은 짧은 글귀들 중에서 내 마음을 움직이거나 '옳다구나' 하고 내 무릎을 치게 만든 순간들을 요약해서 마치 필사하는 기분으로 옮겨 적고 내 나름의 감상평과 함께 적음으로써 서평에 갈음하려 한다. 물론 이에 동의하지 않고 다른 글귀를 더 좋아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일상에서의 단상 

삶의 끝은 결국 일상과의 이별이다. 일상에서 멀어지는 것이 쉽지 않은 이유는 일상과의 이별, 곧 죽음이라는 근원적 공포가 우리 삶에 내재內在되어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끊임없이 일상과 멀어지는 연습을 해야만 한다. 결국 그것이 일상과 가까워지는 삶이기 때문이다. 

일상을 살다 보면, 빨리 가야 할 때가 있고 멀리 가야 할 때가 있다. 상황에 맞게 어떻게 갈지를 잘 판단해야 한다. 빨리 가려거든 최대한 가볍게, 멀리 가려거든 최대한 무겁게 가야 한다. 빨리 가려거든 혼자서 가고, 멀리 가려거든 여럿이 함께 가는 것이 좋다. 



(감상평) 현재 독거노인의 삶을 지내는 나는 과거의 익숙한 일상들과 어쩌면 담을 쌓고 지내는지도 모르겠다. 평소 사람들을 좋아했던 혹독한 대가를 치르고 있어서 그렇다. 그저 빠른 삶을 추구했기에 나홀로 즐기는 마라톤에 빠지고 한꺼번에 두 개의 산을 넘는 그런 산행을 즐겼다. 가벼운 일상을 즐기며 사람만 좋아하는 호인이 되어 내 뒤통수가 깨지는 줄 모르고 살다보니 가진 재산 모두 내놓고 이젠 담을 쌓고 지낸다. 

일상에서 멀어지기

우리는 거의 매일 같은 공간 속에서 생활하며 살아간다. 다른 공간으로의 이동은 그저 공간의 단순 이동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공간의 문제가 아니라 정형화된 틀에서 벗어나는 일이고 자기 자신을 찾는 문제다. 정형화된 공간에서 벗어나 본인 스스로의 공간을 찾아가는 것, 그것이 일상에서 멀어지는 것이다. 

일상에서 멀어진다는 것은 타인의 시선에서 자유로워지는 것이다. 우리는 타인의 시선에 사로잡혀 살아가는 일이 많다. 내가 무언가를 했을 때, '남이 나를 어떻게 생각을 할까'라는 생각을 많이 한다. 그럴 일이 아니다.(중략) 내 스스로 어떤지를 생각해야 한다. 타인의 시선으로부터 자유로워지고 내 안에 침잠해야 한다. 그것이 일상에서 멀어지는 것이다. 



(감상평) 그렇다. 지난 내 삶을 되돌아보면 거의 기계 속의 톱니바퀴 같았다. 다람쥐 챗바퀴 돌듯 '집 - 일터 - 집'의 연속이었다. 자유 시간은 오직 주말 휴일 때 즐기는 마라톤 또는 산행이었다. 또 무리의 수장首長 생활을 자주 맡다보니 남의 시선을 지나치게 의식했었다. 

멀어진 일상에서의 하루 

일상에서 늘 이용하던 식당을 가다가 새로운 식당에서 새로운 맛을 찾았다. 새로운 맛, 그 자체로 하루가 맛있다. 맛았는 하루, 멀어진 일상에서의 하루다. 

눈이 왔다. 어느새 오대산 월정사에 있었다. 전나무 숲을 걷고 있었다. 그저 눈이 왔을 뿐인데, 새로 온 눈, 그 자체로 하루기 상쾌하다. 상쾌한 하루, 멀어진 일상에서의 하루다. 



(감상평) 책읽기를 좋아하기에 책 속에서 이와 비슷한 귀절을 자주접했다. 늘 같은 패턴을 반복하지 말고 다른 걸 선택하라고 말이다. 그러려니 했다. 난 식당도 한 곳이 정해지면 그 집의 단골이 되었다. 이런 나에게 큰 스승이 한 분 계셨다. 늦게 만났다. 믿었던 후배에게 투자자문사를 맡겼다가 쫄딱 망한 후에 만났다. 화병으로 잠도 이루지 못하는 사람 살리겠다는 심정으로 아내가 큰 스님에게 나를 인도했다. 참 많이 울었다. 참회의 눈물이었다. 


#에세이 #나는일상에서멀어지기로했다 #편석환 #가디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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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일상에서 멀어지기로 했다
편석환 지음 / 가디언 / 202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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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에서 멀어진다는 의미가 산 속으로 들어가는 삶이 아니라 나 자신을 되돌아보는 사색의 삶임을 깨닫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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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세 김부장의 늦지 않은 연금 공부 - 은퇴 후 500만 원을 만드는 연금 포트폴리오
이영주.배한호 지음 / 원앤원북스 / 202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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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의 김부장은 연금 초보자였지만, 뒤늦게 시작한 ‘늦은 연금 공부’를 통해 결국 은퇴 후 세후 월 400만 원의 안정적인 소득 구조를 넘어서 500만 원의 소득을 완성한다. 그 과정에는 수많은 충격, 혼란, 깨달음, 그리고 결심이 있었다. 그리고 이 여정은, 지금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의 이야기일 수도 있다. - '프롤로그' 중에서 



책의 저자 이영주는 연금박사상담센터 대표로 43만 구독자의 유튜브 채널 '연금박사'를 운영중인 국내 최고 연금 전문가이며, 공저자 배한호는 같은 상담센터 소속 연금 전문가로 12년 동안 금융업계 일선에서 일하며 '노후설계'를 해왔다. 

총 네 개 파트로 구성된 책은 깨달음의 순간(파트1), 숫자를 현실로, 연금 포트폴리오(파트2), 준비한 자에게 위기는 기회다(파트3), 새로운 삶의 시작(파트4) 등을 통해 서울에 自家를 소유한 50세 대기업 김부장의 연금 설계를 통해 우리들의 늦지 않은 연금 공부를 시작할 수 있다.   

부족한 생활비 120만 원


(사진, 부족한 생활비)

매달 부족한 생활비 120만 원이 은퇴 후 30년간 누적되면 무려 4억 3,200만 원이라는 거대한 구멍이 된다. 이에 김부장은 한숨이 나왔다. 막연하게 괜찮을 거라고 자신을 다독였던 마음이 한꺼번에 눈 녹듯 사라지는 기분마저 들었다. 

(상담사) “이제 막연한 걱정이 명확한 숫자가 된 겁니다. 이 120만 원은 극복하지 못할 벽이 아니라, 우리가 지금부터 ‘채워야 할 숙제’일 뿐이에요. 중요한 건 이 빈틈을 무엇으로 채울 것인가 하는 전략이죠.”

멍하니 모니터 속 숫자들을 바라보던 김부장은 그동안 가슴을 짓누르던 것은 ‘돈이 없다’는 사실보다 ‘얼마가 필요한지 모른다’는 막막함이었다.
‘그래, 이제라도 알아서 다행이다. 목표가 정해졌으니, 이제는 어떻게 채울지만 고민하면 되겠구나.’ 김부장의 가슴 속에 희망이 싹트기 시작했다.


(사진, 김부장의 최종 연금 포트폴리오)


물가상승률을 반영하지 않는 연금

“지금 100만 원도 큰돈이 아닌데 수십 년 후에 100만 원 받으면 무슨 소용인가요?” 

이는 연금을 준비하는 사람들이 가장 많이 묻는 질문이다. 매년 높은 인플레이션으로 물가가 상승하는 상황인지라 화폐의 가치 하락을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연금도 그렇지만 예금, 주식, 부동산 등 세상에 존재하는 금융투자상품 중에서 물가상승률을 반영해주는 그 어떤 상품도 없다. 그래서 물가상승률에 따른 화폐가치 하락을 방어하기 위해 별도의 대책이 필요할 뿐이다. 

첫째, 물가상승룰 이상의 수익이 발생해야 한다. 
둘째, 물가 상승분 만큼 정률定率로 납입해야 한다. 

연금저축 or IRP

(상담사) “김부장님처럼 55세 은퇴라면, IRP가 가장 구조적으로 맞습니다. 물론 상황에 따라서는 연금저축이 더 맞는 선택일 수도 있습니다. 언제 퇴직하느냐가 기준이 되죠. 퇴직위로금을 일시금으로 받으면 퇴직소득세를 한 번에 전부 냅니다. 그게 가장 불리한 선택이에요.” 

반면 연금저축과 IRP는 두 가지의 공통점이 있다. 첫째, 세금이 즉시 나오지 않는다. 둘째, 연금으로 받을 때 퇴직소득세가 감면된다. 즉 세금만 본다면 둘은 차이가 거의 없다. 결정적인 차이는 '55세 이전 인출 가능 여부'에 있다. 

연금저축: 55세 이전에도 인출할 수 있어서 돈이 필요한 이에게 유리(단, 중도 인출 시 감면 혜택 없이 퇴직소득세를 납부해야 함) 

IRP: 55세 이전 원칙적으로 인출 불가(연금으로 수령할 경우 퇴직소득세 30~50% 감면됨)

김부장의 두 번째 월급

퇴직 확정 통보를 받은 김부장은 인사팀으로부터 퇴직금 2억 원은 IRP로 자동이체, 퇴직위로금 2억 5천만 원은 일시금/연금저축/IRP 중 선택해 달라는 이메일을 받았다. 상대적으로 금액이 큰 퇴직위로금을 어떻게 수령하느냐에 따라 이후 15년의 현금흐름이 완전히 달라짐을 연금 공부를 통해 익히 잘 알고 있었다. 


(사진, 수령 방식 비교) 

비교를 통해 IRP는 돈을 묶어두는 통장이 아니라 속도를 조절하는 통장이며, 연금 수령 한도는 세금을 감면받으면서 인출할 수 있는 한도임을 확인한 김부장은 상담사로부터 "IRP는 조금씩, 오래 받을수록 세금이 줄어든다"는 얘기를 듣고 추가 수령하는 보너스가 결코 여유자금이 아님을 인지하게 되었다. 이 자금의 성격은 이렇게 요약되는 셈이었다. 

국민연금 전까지 15년을 버티는 브릿지 자산 
세금을 일시에 납부하지 않기 위한 시간 분산 자금 
퇴직 이후에도 월급을 유지하기 위한 현금흐름 엔진 

"중요한 건 얼마를 받느냐가 아니라 얼마씩 얼마나 오래 받느냐다"   

[입금] IRP 퇴직금형 3,386,000원
[입금] 연금저축 459,000원
[입금] IRP 적립형 196,000원
합계 약 4,041,000원

퇴직 후 첫 달, 김부장의 통장에 찍힌 금액이다. 이는 국민연금을 수령하기 전 구간의 소득이다. IRP 브릿지 월급은 69세까지 확정, 연금저축과 IRP 적립형은 기간과 금액이 정해지며, 국민얀금은 70세부터 평생 수령한다. 

퇴직 후 어느날, 예전에 함께 일했던 후배로부터 연락이 왔다. 후베들을 위해서 은퇴 준비에 관한 강연 요청이었다. 강의가 몇 번 이어진 뒤 지역 커뮤니티 칼럼 기고나 사내 교육 요청 등을 통해 매달 30만~70만 원 정도의 수입이 생겼다. 이 돈은 여행 경비나 취미 비용, 아내와 함께하는 외식비로 사용되는 '삶의 보너스'였다. 연금이 그에게 준 것은 돈이 아니라 시간이었던 것이다. 경제적 기반이 안정되니 무언가를 스스로 선택할 수 있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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