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의 눈물 - 서경식의 독서 편력과 영혼의 성장기
서경식 지음, 이목 옮김 / 돌베개 / 200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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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째서 어른들은 자기가 어렸을 때의 일들을 그렇게도 까맣게 잊어버릴 수 있는 것일까요? 그리고 아이들도 때로는 지극히 애처로운, 가엾고 불행한 존재라는 사실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어른으로 변해버리는 것일까요?-85쪽

1970년대말, 당시 한국에서 영어의 몸으로 고생하고 있던 셋째 형이 "나에게 독서란 도락이 아닌 사명이다"라는 내용의 편지를 보낸 일이 있다.-14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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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인 오스틴 북클럽
커렌 조이 파울러 지음, 한은경 옮김 / 민음사 / 200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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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제인 오스틴으로 말하자면, 말할 것도 없이 잘 모른다. 대학다닐 때에도 영문학이라고는 그 근처 어디에도 가보지 못했다. 그래도 독서인으로 부끄럽지 않게 <오만과 편견>은 읽어봤다. <오만과 편견>이 영문학사에 길이 남을 불후의 명작이라고들 한다. 우리 머릿속에 들어앉은 기억이 비록 썩지는 않는다고 하나 한 세대는 커녕 수년을 보전키도 어려운 반면, 문자로 기록된 한권의 책은 곧 썩어 없어지지만 판을 거듭하여 수천년을 전해지니 불후라 할만하다. 이른바 고전 명작이라는 것이 대부분 그렇듯이 무엇이 그리 뛰어난지, 무엇이 그리 훌륭한지 참으로 가늠하기 어렵다. 이 소설은 영화나 연극, 드라마로 숱하게 재탕, 삼계탕된 걸로 알고 있다. 예쁜 키이라 나이틀리가 주연한 영화 <오만과 편견> 이 현재 절찬리(?)에 상영중이고, 듣기로 <브리짓 존스의 일기>도 <오만과 편견>의 리메이크라고 하는데 이런 것도 리메이크라고 할 수 있는지 잘 모르겠다. <오만과 편견>이 고전 명작이라는 평가야 일반적인 것이겠고, <하이틴 로맨스>를 들고 다닌데서야 품위에 말이 아닌 교양인들의 숨은 욕망을 달래주는 B급 삼각로맨스 연애소설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제인 오스틴 북클럽 회원들의 의견은 어떤지 궁금하다.

JD 셀린저가 일생동안 그 유명한 소설 <호밀밭의 파수꾼> 단 한편을 썼듯이(이 소설은 정말 재미있다. 내 장담하건대 오만과 편견은 저리 멀리 가라다) 오스틴도 불후의 명작 <오만과 편견> 한 편만 남기고 북망산천 넘어가신 줄로 알았다. 그러나 보시다시피 아시다시피 셀린져도 사실은 여러 편의 소설을 썼고, 제인 오스틴도 본 책을 보니 <오만과 편견>외에 <에머>, <분별력과 감수성>, <맨스필드 파크>, <노생거 사원>, <설득> 등의 작품을 남기고 있다. 독서인들 중에 전작주의를 지향하는 인사들이 꽤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한 작가의 책이 정말 재미있다면, 그 작가의 다른 작품들로 눈이 가고 손이 뻗치게 되는 것은 당근지사일 것이다. 제인 오스틴 전작주의자들의 모임이 바로 <제인 오스틴 북클럽>인 것 같다. 클럽이라고 하니 좀 더 있어 보인다. 장정일이 삼중당 문고(성능이 386쯤은 되어야 삼중당 문고를 알 것이다. 아마 지금은 잊혀진 책들의 묘지에나 가야 그 책을 볼 수 있을 것이다)를 무슨 경제개발 몇 개년 식으로 읽었다고 말했듯이, 나도 문득 독서연간계획이라도 세워 제인 오스틴 전작주의에 도전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잠시 들었다가 말았다.


제인 오스틴 팬클럽 회원들은 이 책의 유혹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이 곳이 영국이 아니니 오스틴의 팬이 많지는 않겠지만 그래도 알 수 없는 일이고, 따라서 최소한 이 책이 참담한 실패를 하지는 않을 것이다. 마침 영화개봉에 맞추어 책이 출간된 덕도 조금은 볼 수 있을 것이다. 출판사의 의도가 여기에 일부 있지 않았나 나름으로 짐작해 본다. 오스틴의 이름을 보험으로 삼아 이 기회에 바람타고 제인의 다른 책들도 많이 읽히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책을 읽는 것은 좋은 일이고 제인 오스틴을 어찌 하이틴 로맨스에 비할 수 있겠는가 말이다. 제인 오스틴의 다른 작품을 읽어보지 못한 본인으로서는 책 중간중간에 등장하는 오스틴의 작품에 관한 회원들간의 대화는 도대체가 무슨 이야기를 하는 지 알 수가 없었고, 따라서 오스틴의 작품들과 북클럽 회원 6명의 개인사 사이에 있을 것만 같은 어떤 연관성이나 암시나 의미들을 내가 놓치는 것 같아 찜찜한 기분이다. 북클럽 멤버 6인의 개인적인 이야기는 재미있다. 은밀한 개인사는 원래가 흥미로운 것이다. 내놓고 자랑할 만한 것이 아니니 은밀하게 되엇을 것이고 그런 것들은 결국 그 개인의 아픔이나 상처와 연결되어 있기 마련이다. 타인의 상처와 아픔을 아는 것은 그 인간을 보다 정확하게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 틀림없다. 그런 의미에서 상처는 드러낼 필요가 있을 것이나 그것이 말대로 되지않는 것이 또 세상살이다. 고상한 북클럽은 아니라도 수다스러운 계모임이라도 만들어 이런저런 친구들과 이야기를 나누어 볼 일이다. 더불어 같이 읽을 수 있는 책이 있다면 바로 비단 위에 꽃을 보태는 격이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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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수 (반양장) - 어느 살인자의 이야기 Mr. Know 세계문학 20
파트리크 쥐스킨트 지음, 강명순 옮김 / 열린책들 / 2006년 2월
품절


젖가슴은 삶은 계란의 껍질을 막 벗겨 낸 듯 탐스러웠다.-2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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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돼지 2006-03-25 22: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금번 열린책들에서 나온 페어버백 책자가 너무 마음에 들어 Mr Know 세계문학 시리즈를 여러 권 사버렸다. 읽기로는 뉴욕3부작에 이어 두 번째이다. 정리가 안되 리뷰를 올리지 못하고 밑줄긋기로 대신한다.

미인의 신체발부에 대한 비유로 말하자면 입술은 앵도, 눈섭은 반달, 피부는 백옥, 머릿결은 삼단, 가슴은 복숭아(시인 이상화는 '마돈나! 수밀도의 네 가슴에 이슬이 맺도록 달려오느라'고 하지 않았던가)가 정석이라면 정석이었는데, 향수를 읽다가 위 구절에 이르러 본인은 깜짝 놀라 문득 무릎을 내리치고야 말았으니, 아이야...작가의 깊은 통찰력에 감탄과 존경의 념을 금할 길이 없었다. 일찍이 듣도 보도 못한 실로 놀라운 표현이었다. 지금 당장이라도 계란을 하나 삶아 껍질을 벗겨내고 고 말랑말랑한 속살(?)을 한 번 만져보고 싶은 생각도 든다. 히히히(이 무슨 경망스러운 웃음이란 말인가..쯔쯔)

 
아내를 모자로 착각한 남자
올리버 색스 지음, 조석현 옮김 / 이마고 / 2006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1.

영화 레인맨에서 더스틴 호프만은 자폐증 환자다. 역시 그렇지만 호프만의 열연은 빛났다. 영화는 아카데미 무슨무슨 상을 타기도 했던 것으로 기억된다. 극중에서 호프만은 전화번호부 한권을 모두 외우는 놀라운 기억력을 보여준다. 룸서비스로 들어온 호텔 여종업원 명찰을 보고 전화번호를 알아낸다. 여종업원이 깜짝놀라 호들갑을 떨던 장면도 떠오른다. 식당에서 호프만은 바닥에 떨어진 한 무더기의 이수씨개 수를 단 몇초만에 정확하게 알아 맞춘다. (이 이야기는 본 책에도 거의 그대로 나온다. p368 탁자에 있던 성냥갑이 떨어지면서 그 안의 성냥이 쏟아졌을 때 쌍둥이 형제는 동시에 “111”이라고 외쳤다.)

호프만의 껄렁한 동생 탐크루즈는 백치천재인 형을 돈벌이에 이용한다. 호프만은 카지노의 트럼프카드 놀음에서 카드를 모두 읽어내어 천금을 얻기도 한다. 이런저런 우여곡절 파란이  굽이치는 여행길에서 껄렁한 양아치 동생은 자폐증 형에게 찐득한 형제애를 느끼게 된다는 뭐 그런 결론이다. 보나마나 결론은 항상 버킹검이겠지만 이 영화 재미도 있고 감동도 있었던 것 같다. 포스터만 봐도 호프만이 어딘가 약간 정상적이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요즘 호프만은 무얼 하고 있나 그를 극장에서 본 지가 꽤 된 것 같다.  

 

2.

박경철의 시골의사의 아름다운 동행을 보면 충격적인 이야기가 나온다. 어느 시골마을에 치매 할매가 한 분 살고 있었다. 젊은 아들 부부가 할매를 모시고 살았는데 그들에게는 깐알라(갓 태어난 아기의 경상도 사투리다.)가 하나 있었다. 촌이라서 변변한 수용시설도 없고 물론 부부에게는 노인을 병원에 보낼 돈도 없다. 그럭저럭 같이 살아 가고 있었다. 그 사건이 있기 전까지는 말이다. 할매는 정신이 잠깐 잠깐 나갔다가 돌아오기도 했고, 늙은 몸은 잠깐잠깐 집을 나갔다가 잘 찾아 돌아오지 못하기도 했다. 멀쩡할 때도 많았다.


젊은 부부가 깐알라를 놔두고 잠깐 밭에 일을 보러 나갔는데, 젊은 부부가 일을 마치고 돌아오자 할매가 반갑게 맞으며 하는 말이 '얘들아 내가 너희들 줄려고 삼계탕을 끓여 놓았다'는 것이다. 노릿한 냄새가 진동하는데 불길한 예감에 부엌에 들어가 솥뚜껑을 열어본 부부는 그야말로 기절초풍을 하고 말았다. 그들의 깐알라가 솥안에 들어 있었던 것이다. 부글부글 끓는 물에 뚱뚱불어서 말이다. 나중에 병원에서 커다랗게 부풀어 오른 깐알라의 사체를 앞에 둔 의사나 간호사나 모두 너무나도 비극적인 이 상황에 그야말로 망연자실했다고 책은 전하고 있다. 할매는 그 후 자살로 얼마남지 않은 생을 마감했다.

 

 

3.

치세의 능신이요 난세의 효웅(아니 간웅이라 했던가)이라는 조조는 젊은 시절 꽤나 한량 짓도 하고 돌아다녔던 것 같다. 조조도 한때는 근왕의 깃발아래 한 황실에 충성을 맹세하였고, 황건적의 난 때에는 다 자빠져가는 황실을 위해 의로운 병사를 일으키기도 했다. 하지만 야심가들은 틈을 놓치지 않는 법이고 역시 난세는 군웅들이 할거하기 마련이다. 조조가 위나라를 세우는 위업을 달성하는 과정에서 반대자들이나 옛날 권력들은 조용히 사라져 줘야했으나 그들이 조용히 사라져줄리는 만고에 없을 것이었고 따라서 억울한 죽음이 없을 수 없었을 것이다.  

 

정사 삼국지가 아닌 삼국지 '연의'에는 조조가 억울하게 죽은 원귀들에 시달리다 정신착란을 일으켜 결국 사망하신 걸로 나와 있다. 전쟁으로 날이 새고 지던 그 어느 시대에나 수만 혹은 수십만의 인명을 죽인 전쟁영웅들이 수다하고, 권력투쟁에서 옛 권력을 숙청한 혁명가나 성공한 모반자들이 또 무수하건데 유독 조조만이 죄책감에 시달려 발광을 했겠나 하는 이야기다. 원인이 뭔지는 모르겠지만 뇌신경 손상을 입은 것이다. 색스의 책을 보다가 문득 조조 생각도 났다.  




 

4.

뇌신경에 손상을 입어 기이한 행동을 보이는 임상사례 들을 모아놓은 본 책은 제목에서 느낄 수 있듯이 조금은 희극적이고 덜 심각한 듯한 분위기를 풍긴다. 어떤 이야기는 조금 따뜻한 느낌이고 어느 이야기는 그런대로 견딜만한 것이었다. 장애를 겪고 있는 환자의 귓가에 이제는 거의 잊어버린 어린시절의 노랫소리가 계속해서 들려오는 것이라든지. 신경매독의 재발로 80살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활기찬 생활을 하게 된 어느 할머니의 이야기라든지, 손자를 씨암탉으로 착각한 우리나라 할머니에 비하자면, 아내를 모자로 착각한 남자는 얼마나 애교적이고, 또 그의 아내를 위해서도 얼마나 다행인가 말이다.


인간 뇌의 기능과 역할에 대해서는 수많은 학자들이 오랜 세월 연구에 연구를 거듭하고 있음에도 아직까지 많은 부분이 신비에 쌓여있고 두꺼운 베일에 가려져 있는 것 같다. 과학이 뇌의 구조와 기능을 속속들이 밝혀내어 뇌손상으로 기이한 병에 걸려 고통받는 사람들과 그 가족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면 더 바랄 것이 없겠지만 항상 그렇듯이 그 과학기술이 결국은 인간의 정체성과 존재 자체에 대하여 심각하고 치명적인 문제를 야기하지는 않을까 걱정된다. 생명공학의 발전에 대한 일부의 염려와 비슷한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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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3부작 Mr. Know 세계문학 17
폴 오스터 지음, 황보석 옮김 / 열린책들 / 200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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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책을 받아봤을 때 표지 디자인도 괜찮았고, 무엇보다도 책이 작고 헤깝해서(다소 무게가 나갈 것이라고 짐작했는데 의외로 가벼울 때 경상도 사투리로 헤깝하다는 표현을 쓴다. 그냥 가볍다고 하는 것보다 내 느낌을 더 적절하게 나타내는 것 같다. 남들이 이해하고 못하고는 별개의 문제로 치고 말이다.) 무척 마음에 들었다. 손에 착 감기는 것이 화장실에 앉아 똥을 누면서도 한 손으로는 담배를 피우고 다른 한 손으로는 책을 들고 읽기에 따닥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말았다하는데 돌이켜보니 나는 이제 담배를 안피운다. 그건 그렇고, 다만 글자 크기가 작고 빽빽하여 처음 보기에 답답한 느낌이고 오래 읽기에 눈알이 조금 아프고 피곤하지 않을까 우려도 있었다. 항상 그렇듯이 적응하니 또 그런데로 괜찮았다.


한심한 본인 생각에, 우리나라 책들이 대부분 특별 소장본도 아닌 것이 종이 질이 뺀질하니  너무 좋고 또 무게가 많이 나가서 이사라도 할라치면 책 때문에 여간 고생이 아니다. 국내 도서관들이 장서의 무게로 건물의 안전성에 문제가 생기고 있다는 보도도 있었다. 외국 문고판 책들을 보면서 우리나라도 저런 책이 나오면 값도 좀 헐할 것이고 근수도 덜 나갈텐데 하는 생각을 했었다. 금번 열린책들에서 나온 책을 보니 반가운 마음이다.


 Mr. Know시리즈는 이른바 페이퍼백 세계문학전집이다. 페이퍼백이 뭐신가. 인터넷을 대충 찾아보니 설명이 이렇다. 종이표지에다 본문도 중질지 이하의 용지를 쓰고, 흔히 대량 염가판으로 보급되는 책으로 우리나라의 신서판이나 문고본도 넓은 의미의 페이퍼백에 속한다. 1935년 영국의 펭귄북스가 최초이고 2년후 자매서 펠러컨 북스가 나왔다. (펭귄과 펠리컨이 자매라고 생각하니 어울리는 것 같기도 하다. 배다른 자매쯤 될까) 대량생산과 대중화 현상을 구현한 페이퍼백은 1950년대 이래 전세계를 정복했다고 표현하는 사람도 있다고 한다. 신서판이 무언가 또 궁금하다. 대충 찾아봤다. 책의 판형의 한가지로 가로 103mm×세로 182mm(3.4치×6.0치)의 크기로 만든책이다.  4.2치×6.2치 치수의 책자를 사륙판이라고 하듯이 3.4치×6.0치의 책자이므로 삼륙판이라고도 한다. 미국과 유럽에서의 페이퍼백은 대부분이 이 신서판형이다. 라고 한다.


폴 오스터의 책은 처음이다. 빛나는 명성이야 익히 듣고 있었지만, 소위 베스트셀러에 대한 가당찮은 반감을 가지고 있던 본인의 도서목록에서는 항상 뒤로 밀려 있었는데, 어느날 문득 한 번 보고 싶은 마음이 들어서 읽게 되었다. <유리의 도시>, <유령들>, <잠겨있는 방> 세편의 작품이 《뉴욕3부작》이라는 제하에 한데 묶여져 있다. 배경이 뉴욕이라서 그런 제목을 붙였는지 아니면 뉴욕이라는 현대의 거대도시 속에 매몰되어 가는 인간관계를 암시하고자 하는 것인지. 제목이 왜 뉴욕3부작인지는 잘 모르겠다. 


<유리의 도시>는 잘못 걸려온 한 통의 전화로부터 이야기가 시작된다.(누구 소설인지 모르겠지만 '크리스마스에 걸려온 전화'인가 뭔가 하는 소설이 문득 생각난다.) 그것이 우연인지 아닌지는 확실하지 않다. 결말부분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 부랑자 행세까지 해가면서 보초를 설 필요가 있었는지 모르겠다. <유령들>은 서로를 감시하는 두남자의 이야기이다. 블랙이 왜 그런 행동을 하는지 블랙의 문제가 무엇인지 역시 오리무중이다. <잠겨있는 방>은 화자의 어릴 적 친구이자 천재적인 소설가가 되어버린 한 남자의 행방을 쫓는 이야기이다. 세편의 작품중에 제일 재미있는 것 같다. 《뉴욕3부작》은 대체로 요령부득이고 외롭고 쓸쓸하고 답답한 느낌이다. 읽는 동안 문득 문득 에드워드 호퍼의 그림이 떠올랐다가 사라지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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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호 2006-03-12 10: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크리스마스에 걸려온 전화'는 이탈리아 작가 알베르토 베빌라콰의 단편입니다. 예전 삼성세계문학전집에 실려 있었지요^^

붉은돼지 2006-03-13 23: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기억을 더듬어 찾아보니 이문열 세계명작산책 8권(부제 : 시간의 파괴력과 돌아보는 쓸쓸함)에 나오는군요. 읽기는 읽었는데 무슨 꽈배기 비슷한 작가의 이름도 초문인 것 같고 내용도 전혀 기억나지 않고, 다만 제목만 머리에 남아 있습니다. 그 쓸쓸한 느낌하고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