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의 노래

                               이강수

 

 

 

                            햇빛 고운 봄의 울타리

                            죽으려고 찾아든 자리

                            담배 한 개비

                            간절하다

                            죽어야 말을 할 수 있기에

                            내 발로 길을 물어

                            내 눈으로 한발짝씩 더듬어 올라갔다

                            하늘이 맷돌로 내려 앉아

                            갈고 엎고

                            또 갈아 대도

                            죽어서 전해야 할 말이 있었다

                            나의 마지막 말이

                            바람을 타고

                            살아 있는 자에게

                            즐거운 각성으로 귀를 열고

                            시뻘건 벌판을 메운 보리싹으로

                            노래를 채우고

                            쑥대 밑에서 보스라진들

                            죽어서 진정 살아가는 모습이

                            아프지만 않은 것을  (P.68 )

 

 

 

 

 

                        나는 그대를 보내지 못한다

                                  홍전식

 

 

 

                           그대 꿈꾸던 세상

                           사람 사는 세상이 내 눈앞에 보이지 않는 한

                           나는 그를 보내지 못한다

 

                           그대 꿈꾸던 원칙과 상식이 통하지 않는 한

                           나는 그를 보내지 못한다

                           그대 꿈꾸던 차별 없는 세상이 보이지 않는 한

                           나는 그를 보내지 못한다

 

                           그대 꿈꾸던 반칙과 특권 없는 세상이 보이지 않는 한

                           나는 그를 보내지 못한다

 

                            나는 보고 싶다

                            함께 사는 세상에서 사람답게 살아가는 이 땅의

                            사람들이 함께 웃는 세상을 보고 싶다

 

                            나는 보고 싶다

                            분단의 장벽을 넘어

                            더 이상 전쟁의 공포로부터 자유로운 평화로운 나라를 보고 싶다

 

                            그대가 우리와 함께 꿈꾸는 자유롭고 정의로운 나라가

                            이 땅에 세워진 날 나는 그를 보낼 것이다

                            내게 살아 있는 그대     (P.88 )

 

 

 

 

 

                       스스로 산이 되어버린 당신

                                이희경

 

 

 

 

                         2002년 4월 27일 대통령 후보 수락연설 후

                         "그런데 이제 여러분은 뭐 하시지요?

                         저는, 또 이기고 여러분에게 약속했던 일을 할 겁니다

                         그런데 걱정 됩니다

                         저는 할 일이 많은데 여러분은 제가 대통령 되면 뭐 하지요?

                         여러분말고도 흔들 사람, 뒤통수 칠 사람, 앞길 막을 사람 꽉 있습니다

                         감시 좀 해주세요

                         흔드는 사람도 감시 좀 해주세요"

 

                         큰 산 노무현의 오직 하나의 당부

                         감시 좀 해주세요....

                         그 부탁을 들어 드리지 못한 마음의 빚은

                         나무 밑둥에 박힌 옹이가 되어

                         해마다 5월이면 열병처럼 일어난다

 

                         정작 자신은 흔들어도 흔들리지 않았던 당당했던 큰 산

                         "난 봉화산 같은 존재야. 산맥이 없어. 담배 하나 주게...."

                         마지막 말을 남기고

                         스스로 봉화산이 되어버린 당신

 

                         정의를 말하고 불의에 항거하는,깨어 있는

                         작은 봉화산들의 외침은

                         이제 스스로 산맥이 되어

                         메마른 들판에 휘몰아치는 불길처럼 번져나간다

 

                         5월의 열병 끝에 타는 목마름으로

                         그를 불러본다

                         들.리.십.니.까?  (P.78 )

 

 

 

 

 

                      세상에서 가장 먼길을 돌아

                               최일걸

 

 

 

 

                          부엉바위에서

                          비통한 심정과 결연한 의지로

                          지그시 허공을 내딛었던 두 발이

                          힘차게 자전거 페달 밟자

                          봄볕이 환하게 길을 열어젖힙니다

                          급하게 밑줄을 긋는 자전거

                          두 바퀴 속에서

                          사람이 사는 세상

                          우리가 기어이 가야만 하는

                          세상이 빙글빙글 맴을 그립니다

                          바큇살에 손녀의 해맑은 웃음이 걸립니다

                          자전거에 매달린 작은 수레에 손녀를 태우고

                          이처럼 신이 나서 페달을 밟는 그도 웃습니다

                          아마도 사랑하는 손녀를 태우고

                          세상 끝까지 가고 싶었을 겁니다

                          세상이 그의 주검 앞에 엎드려 고개를 숙일 때

                          오히려 고개를 들고 조막손으로

                          승리의 V를 펼쳐 보였던 어린 손녀만은

                          알고 있었던 겁니다

                          세상에서 가장 먼 길을 돌아

                          할아버지가 돌아오고 있음을.....

                          사람 사는 세상을 향해

                          온 몸을 던진 그가

                          살 오른 듯 탱탱한 자전거 바퀴를 굴리며

                          우리 곁으로 돌아오고 있음을....   (P.100 )

 

 

 

 

                       우리의 자존심

                                송문길

 

 

 

                            큰 별 하나가

                            새벽에 떨어져

                            가슴을 아프게 한다

                            가시는 길

                            새벽에 비치는 별 따라

                            아름다운 나라 가소서

                            우리의 자존심

                            스스로 지키게 놓아두고  (P.138 )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4주기를 맞아, <꽃, 비틀거리는 날이면>-에서

 

 

 

 

 

 

 

 

【출판사 서평】

* 대한민국의 시인들이 노무현을 추모하며 보내는 5월의 시!
시집 사상 최초가 될 만한 시도가 이루어졌다. 시인 47명, 일반인들 74명이 엔솔로지 형식의 시집을 들고 노무현의 삶을 기리고 추모하기 위한 행군에 나선 것이다. 여기 노무현을 사랑하는 사람들은 저마다 한 편의 시로 애달픔을 노래하고 있다. "아주 작은 비석 하나 세우라"는 그의 무소유적 소망에 대해 살아있는 자들은 그의 인간적 매력에 답하는 의미에서 이 시집을 작은 "시비詩碑"로 바치고 있다. 여기에 등장하는 시인들은 모두 이 시집이 널리 읽혀 세월이 흘러도 바래지 않을 노무현 정신이 계속 이어지기를 바라는 간절한 마음으로 시심을 다독였던 것이다. “강물은 바다를 포기하지 않는다.”는 그의 신념을 믿으며 그 희망에 대한 염원과 사랑을 여기 추모시집에 담아냈다. 강물처럼 ‘사람 사는 세상’이 온다는 희망을 버리지 않는 것이 노무현 죽음의 진정한 의미를 이해하는 일이라며 시인들은 마음속으로 통곡을 삼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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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슬비 2013-05-15 17:57   좋아요 0 | URL
생각만으로도 가슴이 먹먹해져요.
또 하나의 시집을 제 책장에 넣어두어야할것 같아요.

appletreeje 2013-05-16 07:13   좋아요 0 | URL
저도 이 시집을 읽으며,
새삼 더 먹먹해지고 그리웠습니다...

후애(厚愛) 2013-05-15 18:47   좋아요 0 | URL
왜이리 슬픈지 모르겠어요...
시집이 참 마음에 듭니다.
담아두어야겠어요.^^

appletreeje 2013-05-16 07:13   좋아요 0 | URL
예~좋은 시집이었어요.
후애님께서도 좋아하실 듯 해요..^^

파란놀 2013-05-15 23:12   좋아요 0 | URL
예쁜 시집 하나 태어났군요

appletreeje 2013-05-16 07:14   좋아요 0 | URL
정말 예쁜 시집이 태어났습니다. *^^*

수이 2013-05-16 10:43   좋아요 0 | URL
보고싶어요. 여전히.

appletreeje 2013-05-16 11:00   좋아요 0 | URL
저도요. 앤님.. :)
 
오늘은 5월 18일 보림 창작 그림책
서진선 글.그림 / 보림 / 2013년 5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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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장을 열자, 총그림들이 가득 그려져 있어 덜컥,했다. 귀엽고 간결한 그림들과 함께 주인공 아이의 간단한 글들이..맑고 조용했지만 책을 보는 나는 이미 속으로부터 눈물이 흐른다. 5월 18일부터 28일까지의 그 때, 그 광주에 살았던 어느 아이의 일기가 오늘 나를 또 울린다. 자꾸 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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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슬비 2013-05-15 17:54   좋아요 0 | URL
아....
5.18이 다가오고 있군요...
그날 즐거운 약속이 있어서 그것만 생각하고 미처 잊고 있었어요....
너무 너무 부끄럽네요.

appletreeje 2013-05-16 08:40   좋아요 0 | URL
저도 마찬가진데요 뭐...
이 그림책, 상당히 좋아요.
보슬비님께서도 읽으시면 마음에 들으실 듯 해요.^^

후애(厚愛) 2013-05-15 18:48   좋아요 0 | URL
이 책 보셨군요.^^
이 책 읽으면 저도 울 것 같아요...

appletreeje 2013-05-16 08:43   좋아요 0 | URL
아주 잔잔한 짧은 일기글인데
오히려 많은 것을 설명하지 않았어도 어쩌면 그래서
더 마음을 울린 것 같아요. 그림도 글도 참 좋았어요.^^

파란놀 2013-05-29 03:32   좋아요 0 | URL
헉. 쌩스투는 안 되는군요 @.@

appletreeje 2013-05-29 10:18   좋아요 0 | URL
ㅎ 알라딘에서 구매한 책이 아니라 그런가봐요. ^^
 

 

 아침의 일이다.

 욕실수납장이 낡아서 새 것으로 교체하며, 기존의 수납장을 버리기 위해 주민센터 대형폐기물코너로 갔다.

 내가 갔을 때는 먼저 온 민원인이 있었기 때문에 의자에 앉아 그 과정을 지켜보며 나의 차례를 기다렸는데, 그 과정이 이상한 불쾌감을 주었다.

 먼저 온 그 아주머니는, 60대로 보이는데 왠지 그 담당자에게 기가 죽어 보였다.

 폐기물에 붙일 용지를 한 장 떼려온 용무임에도, "주민등록증 가지고 왔어요?" 묻는 담당자에게

예..여기요..허둥지둥, 지갑에서 황급히 주민등록증을 꺼내 내미는 모습을 보고, "아, 폐기물처리용지 떼는데도 주민등록증을 내야 되나요?" 궁금해서 물어 보니, "아, 이 사람은 글을 몰라 대신 써주는거예요." 대답했다. 그 순간 그 아주머니의 얼굴은 붉어지며 더욱 무슨 죄를 지은 사람처럼 쩔쩔맸다.

 "이천원이요." 퉁명스럽게 말하는 그 담당자에게 또 쩔쩔매며, "만원짜리밖에 없는데 미안해서 어떡하지요.."하는 아주머니에게 "그냥 주세욧!" 대꾸하는 그 모습을 지켜보는 동안, 뭔가 울컥하고 뭔지 모를 화가 치밀었다. 그분이 가시고 내 차례가 되어 폐기물품명을 말하며 내가 물었다. "뭐, 혹시 화나는 일 있어요?" '아닌데요." "그럼, 다행이구요. 혹시 용무를 보러 오시는 민원인들이 오해할 수도 있으실까 그냥 있으려다 말씀드리는거예요. 그럼 수고하세요~!" 방긋 미소까지 지으며 나오는데 그 담당자는 여전히 뻣뻣하게 묵묵부답. 갑자기  성질이 팍 더 났다. 뭐 저런 눔이 있나, 하며. 그러면서 나오는데 등본이니 그런 민원서류를 떼주는 담당직원이 내 얼굴을 보더니 "뭐 필요하신 일이 있으신지요?" 급친절하게 물어 봤다. "인터넷으로 민원 넣을 수 있지요?" "그러긴 한데 무슨 일이신지?" "아니에요. 제가 알아서 할께요." 대답하며 종이떼기를 펄럭이며 나와 집으로 걸어오는데, 아 이 무슨 크게 문제될 사인은 아니지만, 뭔가 심히 불쾌했고 석연치 않은 감정을 진정시키기가 조금 힘들었던 오전의 일.

 다시 나의 일로 바쁜 하루를 지내고 저녁에 식구들이 돌아와 밥을 먹는데 갑자기 그 생각이 떠올라

얘기를 하니, 저마다 흥분을 하며 여러가지 처리방법을 제기하는데 그대로 하면  일이 크게 시끄러워질 것도 같고, 나의 개인적인 느낌이 뭔가 문제를 확대시킬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잠잠히 마무리를 졌는데..아, 왠지 모르게 아직도 그 불쾌하고 화가 났던 기분은 사라지지가 않는다. 어떻게 해야할까?  바쁘지도 않던 그 업무는 내가 보기엔  편안하고 손쉬운 업무같기만 보였는데 뭐가 그리 큰 권력을 지닌 것처럼 굴었을까? 아니면 그 담당자의 개인적 소양이 덜 되었던 탓일까. 

 그리고 또 뒤늦게 생각이 들었던 것은 소소한 생활용품을 폐기하러 주민센터로 가서 그 용무를 보는 사람들은 대부분 그야말로 서민들이라는 현장성. 이곳 주택으로 이사오기 전까지는

오랫동안 아파트에서 살았기 때문에 직접 그런 용무를 보러 간 적이 없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분리수거날 아침에 경비실 앞의 수거함에 분리용품들을 갖다 놓았을 뿐이었고, 혹간 이번처럼 용지가 필요한 경우에는 그 용지값을 경비 아저씨에게 대신 드렸었다는 기억이 들었다. 아 이게 뭐야?, 주택의 상대평가는 아니지만 그래도 곰곰 생각해 보니, 이런 이 삼천원의 딱지를 붙이려고 직접 갔던 일은 없었었다는 사실이 들었고, 그러면 어쩌면 더욱 서민(?)들의 입장에서 당연히 구에서 정한 규정을 처리하기 위해  방문했던 공공기관에서 느꼈던 이 난감했던 기분은 무엇이었을까.  돌이켜 보니 지난 2년동안  폐기물 때문에 몇 번쯤 이 담당구역을 찾았던 일이 있었는데 묘하게도 그때마다 뭔가 불쾌했던 기억이 났다.

 아, 뭐 대단히 큰 일도 아닌데, 민원을 넣어 사안을 확대시키고 싶지도 않지만 그렇지만 지금까지 다시 생각해도 여전히 찝찝하고 불쾌한 나의 이 기분은.. 그것도 권력이라고 생각했나? 그 젊고 훤칠하게 생긴, 근무중 야구모자까지 쓰고 있던 그 담당자가 문제인가, 아니면 별 것도 아닌 일로 소심하게 반응하는 나의 피해의식인가..아직도 모르겠다. 다음에 또 이런 일이 있다면 그때는 정말로 크게 민원을 제기시키리라 다짐하는 나의 졸렬함이 문제일까..아 답답하다. 그래서 이렇게 페이퍼라도 쓰며 정리를 해 보는 중이다..

  김수영 시인의 詩,  '어느날 고궁古宮을 나오면서'가 떠오르는 밤,

 

 

 

 

       어느날 고궁 나오면서

     

                                                 -김수영

 

 

 

          왜 나는 조그만 일에만 분개하는가

         저 왕궁 대신에 왕궁의 음탕 대신에 
         50원짜리 갈비가 기름 덩어리만 나왔다고 분개하고 
         옹졸하게 분개하고 설렁탕집 돼지같은 주인년한테 욕을 하고 
         옹졸하게 욕을 하고 
         한번 정정 당당하게 
         붙잡혀간 소설가를 위해서 
         언론의 자유를 요구하고 월남 파병에 반대하는 
         자유를 이행하지 못하고 
         20원을 받으러 세번째 네번째 
         찾아오는 야경꾼들만 증오하고 있는가 

         옹졸한 나의 전통은 유구하고 이제 내 앞에 정서로 
         가로놓여 있다

         이를테면 이런 일이 있었다 
         부산의 포로수용소의 제 14 야전병원에 있을 때 
         정보원이 너어스들과 스폰지를 만들고 거즈를 
         개키고 있는 나를 보고 포로 경찰이 되지 않는다고 
         남자가 뭐 이런 일을 하고 있느냐고 놀린 일이 있었다 
         너어스들 옆에서

         지금도 내가 반항하고 있는 것은 이 스폰지 만들기와 
         거즈 접고 있는 일과 조금도 다름없다 
         개의 울음소리를 듣고 그 비명에 지고 머리에 피도 안 마른 애놈의 투정에  진다 
         떨어지는 은행잎도 내가 밟고 가는 가시밭

         아무래도 나는 비켜 서 있다 절정 위에는 서 있지 
         않고 암만해도 조금쯤 옆으로 비켜 서 있다 
         그리고 조금쯤 비켜 서 있는 것이 조금쯤 
         비겁한 것이라고 알고 있다!

         그러니까 이렇게 옹졸하게 반항한다 
         이발쟁이에게 
         땅주인에게는 못하고 이발쟁이에게 
         구청직원에게는 못하고 동회직원에게도 못하고 
         야경꾼에게 20원 때문에 10원 때문에 1원 때문에 
         우습지 않느냐 1원 때문에

         모래야 나는 얼마큼 적으냐 
         바람아 먼지야 풀아 나는 얼마큼 적으냐 
         말 얼마큼 적으냐....

 

 

 

 

 

 

 

 

 

     

 

 

 

 

 

 

 

 

 

 

 

 

 

 

 

 

              방금 전, 어느 男이 내 서브 모니터 바탕화면을 바꾸어 놓았다...

              쓰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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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놀 2013-05-14 09:16   좋아요 0 | URL
민원 넣어 달라질 공무원이라면
일찌감치 스스로 달라졌겠지만,
저렇게 하는 데에도
누구 하나 민원이 없으면
더 뻗장을 부리면서
똑같이 고달플 사람
자꾸 나오리라 느껴요.

......

민원을 넣는 까닭은
이래저래 번거롭고 시간과 품 들여야 하지만,
내 뒤에 그곳 찾아갈 사람을 생각하기 때문이에요.

공무원은 '서민 심부름'을 하라고
서민들 세금으로 돈 받으며 일하는 줄
언제쯤 깨달을까요...

appletreeje 2013-05-14 21:25   좋아요 0 | URL
오전까지도 어제의 느낌이 가시지 않아 힘들었어요.
그리고 오늘 모임에서 다시 그 일에 대해 여러사람들과 의견을 나누고 나니
지금은 마음이 평화로워졌습니다.
함께살기님의 말씀처럼, 내 뒤에 그곳 찾아갈 사람을 위해 구청 홈페이지에 민원을 작성했다가, 어느 분의말씀을 듣고 또 다른 방향으로 생각을 해보고 결국은 접수를 하지 않았지요. 참, 여러모로 어려운 세상인 듯 싶어요..

비로그인 2013-05-14 10:26   좋아요 0 | URL
옆에 있던 다른 담당직원이 급친절을 보였다고 하니, 나중에라도 그들 사이에 뭔가 말이 오갔겠죠. 민원발생하지 않는 차원의 '친절의 필요성'에 대해서요. 당장 민원을 넣기 전에 여러 고민을 하시고 민원을 넣은 후의 일에 대해 앞뒤를 살피는 마음, 게다가 시인의 시도 잠깐 떠올리는 센스, 트리제님의 이런 종합예술이 모여서 뭔가 세상은 아름다울 수 있지 않나, 싶어요.

appletreeje 2013-05-14 21:30   좋아요 0 | URL
정말 그렇게 민원발생하지 않는 차원의 '친절의 필요성'에 대해서라도 조금이라도
그 담당분이 인식하길 정말 바랍니다.
이 작은 일로도 제가 얼마나 비겁한 사람인지를 절감했는데
그래도 지금은 그냥 마음을 가라앉히고, 서로간의 마음의 넉넉함과 평화를 조금이나마 기도하게 되었어요.
컨디션님! 감사해요.^^ 좋은 밤 되세요. *^^*

비로그인 2013-05-14 10:28   좋아요 0 | URL
어떤 남자에게 프로포즈 하셨어요?

appletreeje 2013-05-14 21:31   좋아요 0 | URL
바탕화면을 저렇게 바꿔놓은 그 남자요. ^^ㅋㅋ,

2013-05-14 17:4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3-05-14 21:35   URL
비밀 댓글입니다.

보슬비 2013-05-14 19:55   좋아요 0 | URL
나무늘보님의 글을 읽고 저도 화가 났었는데, 올려주신 시를 읽으니 많이 공감이 되네요.

저도 최근에 작은일에 분노하면서... 왜, 작은일에 더 민감하고 화가 나는걸까? 생각했는데 저만 그런것이 아니라는것을 알고 위로 받았어요. ㅠ.ㅠ


appletreeje 2013-05-14 21:45   좋아요 0 | URL
오늘까지 정말 화가 가시지 않았는데, 그래서 어젯밤엔 김수영 시인의 시를 빌어서라도 조금이나마 그 마음을 위로받고 싶었어요.
작은 일에 분노하는 그 일이 더 힘든 것 같아요..그리고 저의 그 시간대의 저의 마음상태에 대해서도 많이 생각해보았고, 헤아려 보았는데..오늘 어느 분의 말씀에도
지금 이 사회의 여러가지 어렵고 병든 마음들에 대하여 또 다른 각도로도 분석을 해보니 이젠 정리가 됐습니다. ^^ 어제밤엔 너무 답답해서 페이퍼라도 쓰며 생각을 정리하고자 했는데..여러분의 공감과 말씀들, 정말 감사드리고 있습니다.
보슬비님! 좋은 밤 되세요. *^^*

수이 2013-05-14 21:26   좋아요 0 | URL
마땅히 화를 내실만한데요.
왜 이렇게 세상에는 예의라는 걸 전혀 모르는 인간들 투성인지 모르겠습니다.
저도 요즘 인간들 땜시 너무 화가 나서 나는 왜 이렇게 졸렬한가 나는 왜 이렇게 속이 밴댕이 같은가- 했는데 나무늘보님 에피소드 읽고 으휴- 한숨 크게 내쉬었어요.

민원 제기!!!! 꼬옥!

2013-05-14 23:2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3-05-15 07:40   URL
비밀 댓글입니다.

후애(厚愛) 2013-05-15 09:19   좋아요 0 | URL
저도 민원 제기!!!! 꼬옥!2
저도 글을 읽는데 어찌나 화가 나던지요.
우리동네 동사무소에 근무하는 사람들 얼굴을 보면 표정이 없어요.
딱딱하고 친절도 그렇고 웃는 얼굴을 못 봅니다.
언니 심부름으로 피부과에 갔더니 간호사들이 어찌나 불친절하던지요.
그 자리에서 언니한테 전화해서 당장 피부과 다른 곳으로 바꿔라고 했습니다.
기운 내세요~*^^*

좋은 시 올려 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
바탕화면이 좋은데요.ㅎㅎ

appletreeje 2013-05-15 10:16   좋아요 0 | URL
어제 아침까지만 해도 민원을 넣으려고 했는데
여러 분들의 생각들을 들어보고, 혹시..하필 그 순간, 그 담당자도 잘못한 것은 아닐까..이모저모의 생각끝에 그냥 접었습니다.^^
스스로가 친절하지 못한 건 어떻게 생각하면, 스스로의 삶이 행복하지 않아서이기도 하겠지요. 음 모두가 서로 웃음지으며 살 수 있는 세상이 되었으면 참 좋겠어요.
바탕화면, ㅋㅋ
후애님! 오늘도 감사드리며 좋은 하루 되세요. *^^*
 

 

 

 

 

                    경복궁역 일층카페

 

 

 

 

                       젖히고 누르면 입구가 열린다 내겐 그건 사각형이

                      다 너는 그걸 정육면체라 부른다 종이 상자다 종이

                       상자 안으로 해가 뜨고 해가 진다 인왕산 바위에 노

                       을이 머문다 방패 위에도 노을이 머문다 김이 나는

                       에스프레소를 들고 사각형 밖에서 사각형 안을 들여

                       다본다 모서리 한쪽이 모자란다 내가 거기에 있다 너

                       의 모서리도 한쪽이 모자란다 너도 거기에 있다 그

                       사각형이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가다 서다 구르다 군

                       홧발 아래 멈춰선다 식어가는 에스프레소를 세 번

                       젓고는 방패에 찍혀 갈라진, 노을의 고통을 생각한

                       다 조금씩 찌그러지는 정육면체의 문을 연다 정육면

                       체 안에 모서리 해진 사각형들이 빼곡하고 수북하다

                       상자 안은 언제나 통, 통 비어 있다   (P.57

 

 

 

 

 

                      지워지는 화원 3

                               -사티에게

 

 

 

                           1

 

                         꽃의 꽃이 피었다

                         골목이 골목 끝에서 뛰어내렸다 사과 한 알이

                         사과나무에서 떨어진 날

                         꽃의 꽃이 피었다

                         어둠이 청력을 잃은 날

                         왼쪽이 오른쪽으로 건너간 날

                         널어놓은 이불 아래

                         잠든 고양이가 잠들어 있던 날

 

 

                            2

 

                          선 하나를 긋고

                          선 하나를 지웠다

                          손톱과 매니큐어 사이에

                          꽃과 꽃잎 사이에

                          피에로와 회전 목마 사이에 긋고 지웠다

                          이번 휴게소와 다음 휴게소 사이에

                          말러와 사티 사이에

 

                          뛰어내린 골목이 돌고 돌아온

 

                          닿은 눈송이와

                          닿지 않은 눈송이 사이에

                          긋고 지웠다

 

                          꽃의 꽃이 피던 날  (P.48 )

 

 

 

 

                       팅커벨 꽃집

 

 

 

 

                           흔히 녹색이나 갈색이다

                           악, 화상, 화악, 화탁

                           접꽃받침

                           한 개 꽃에 두 개 이상의 꽃받침

                           통꽃받침

                           통 모양의 기름진 꽃받침

                           꽃받침조각은 악편,

                           꽃잎 져도 남아 있는

                           늦은 꽃받침

                           감꽃, 나팔꽃, 완두꽃

                           숙존 꽃받침,

                           꼬다리 감이 그렇다

                           제때꽃받침

                           꽃잎과 함께 떨어진, 꽃받침

 

                           제때 사라져야지

                           통인시장 입구에서

                           꽃을 샀다

                           봄이다   (P.91 )

 

 

 

                                                             -최하연 詩集, <팅커벨 꽃집>-에서

 

 

 

 

 

 

 

   비 오시는 날,

   활짝 핀 꽃들과 더 빨리 활짝 피었던 꽃들의 잔치에 갔다.

   처음엔 빨리 업무만 끝내면 곧 바로 돌아오리라 결심하고 갔는데

   의외로 기쁘게, 즐겁게 있다 잘 돌아왔다.

   그렇구나. 꽃들은 다 꽃들인 것이다.

   개화와 낙화의 간격만 있을 뿐, 여전히 향기로웠다.

   날이 흐리고 이른 가로등이 켜진 저녁,

   에릭 사티의 '짐노페티'를 들으며

   시인의 '팅커벨 꽃집'을 방문한다.

   오래전에 자주 갔던 '경복궁역 일층카페'는

   다음에나 가야겠다.

   심플하고 투명한 플라스틱 컵으로, 증류수를 한 잔 마시는 저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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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5-10 22:35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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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5-11 02:12   URL
비밀 댓글입니다.

보슬비 2013-05-10 23:15   좋아요 0 | URL
경복궁역에 일층카페가 정말 있나요? 왠지 커피가 아닌 십전대보탕을 마셔야할것 같은데..ㅎㅎ

즐거운 꽃들의 잔치를 보내시고 오셨다니 저도 덩달아 기뻐집니다. 항상 좋은 시와 좋은 감성을 전달아주셔서 감사해요.

나무늘보님 좋은 주말 보내세요.~~

appletreeje 2013-05-11 02:20   좋아요 0 | URL
예~경복궁역 4번 출구에서 조금 올라가면 있어요.^^
이름은 '일층카페'지만, 3층(금연석)까지 있는데 작고 아담하고 아기자기한 카페예요. 이곳 토스트가 맛있던 생각이 나네요.~^^
저야말로 항상 보슬비님께 감사드리는데요.~*^^*
보슬비님께서도 즐거운 주말 되세요.~~

후애(厚愛) 2013-05-11 19:02   좋아요 0 | URL
경복궁역에 일층카페가 있군요.
한 번 가보고 싶네요.^^
즐겁고 행복한 주말 되세요~*^^*

appletreeje 2013-05-12 07:36   좋아요 0 | URL
언제 기회가 되면, 후애님과 함께
일층카페에 가고 싶군요.^^
후애님께서도 즐거운 주말 되세요.~*^^*

후애(厚愛) 2013-05-12 15:37   좋아요 0 | URL
<주인양반> 제가 읽고 보내 드릴께요~*^^*
즐거운 주말 오후 보내세요^^

appletreeje 2013-05-12 22:23   좋아요 0 | URL
히히..벌써부터 신나요~^^
감사드려요.~~랄랄라~주인양반,은 어떤 양반일까 사뭇 더 궁금해집니다. ^^
후애님! 편안하고 좋은 밤 되세요. *^^*
 
설국열차 - 1.2.3권 합본호
장마르크 로셰트 외 지음, 김예숙 옮김 / 현실문화 / 2009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설국열차>,를 읽고 싶다고 세 번이나 얘기한 男,을 위해 찾아 보았더니 품절이구나.. 도서관에도 없던데. 오늘은 조석의 <마음의 소리>나 조주희님의 <키친>도 읽고 싶은 날. 비 오시는데 아마도 바쁜 날이 될 듯 하다. 에잇..그냥 콕 박혀서, 혼자서 신나고 재미있게 놀고 싶다. 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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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5-10 10:00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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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5-10 19:44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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