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을 요리합니다, 정식집 자츠
하라다 히카 지음, 권남희 옮김 / 문예춘추사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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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의 시간을 실시간으로 보여 주는 듯한, <낮술> 하라다 히카의 신작이다. 점점 장년과 노년의 보폭을 줄여주는 행보이다. 반주(飯酒)의 갈등으로 이혼 서류를 남기고 달아난 남편의 무책임한 행보를 당한 30대 아내가, 20대에 시골에서 올라와 50년 동안 ‘자츠‘라는 백반집에서 선대가 죽은 후 50년 동안 무념무상으로 운영한 70대와 만나 자신의 운명을 선택한 이야기. 30대의 여자와 70대의 여자들은 코로나 시기에 자신들의 엄혹한 처지를 혹독하게 깨닫고, 자연 발생적으로 ‘어쩔 수 없는 선택‘이 아니라 ‘주체적이고 자발적으로‘ 새로운 시작을 담담하고 당당하게 보여줘서 좋았다. 하라다 히카의 음식 소설은, 뻔 할 것 같은데 용기 있는 사람들의 뻔하지 않은 삶의 진실을 가감없이 보여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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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이 환하니 서러운 일은 잊어요 - 문태준 시인의 초록문장 자연일기
문태준 지음 / 마음의숲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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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하와 애도의 시간을 번갈아 살아내고 있는 시간 속에 손에 쥐어진 ‘오목하게 모은 손바닥에 고인 밝은 빛‘같은 冊은, 제주의 바람과 풀과 나무와 은목서와 감귤꽃 향기 같은 사람들과의 정성스럽고 지극한 이야기로 향긋하고 그윽한 無心과 평화를 선물해 준다. 내일 이 책은, 복된 삶을 종신토록 살아갈 사람에게 보내는 내 편지를 품은 집이 되어 떠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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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 요정 베르티 폼 발도르프 그림책 16
다니엘라 드레셔 지음, 한미경 옮김 / 하늘퍼블리싱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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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커다랗고 오래된 사과나무에 살고 있는 사과 요정 베르티에게, 오소리 에빈이 태풍 소식을 전해 그의 말대로 문단속을 하며 함께 사는, 노래기, 꼽등이, 무당벌레와 함께 놀려 하던 순간 문득, 사과나무 꼭대기에 사는 까마귀 알버트 할아버지가 걱정이 되어 달려 나가 다람쥐와 올빼미 방울쥐까지 집으로 데려와 모두 무사히 태풍을 피한다. 위기의 순간에 내 안녕만을 떠나, 친구들의 안녕까지 걱정해 모두 무사한 시간을 지나 일상에 복귀한 이야기가 세밀하고 아름다운 삽화와 더불어 새삼스레 따뜻하고 마음에 와닿은 그림책. ‘이렇게 함께 어려움을 이겨낼 수 있는 친구들이 있다는 건 얼마나 멋진 일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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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다의 도시관찰일기
이다 지음 / 반비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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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다의 자연 관찰 일기‘도 참 좋았지만, 이 ‘도시관찰일기‘는 한 차원 넘게 더욱더 좋았고 귀한 책이었다. 도시 관찰은 곧 사람이 살아가는 풍경과 본연의 모습에 대한 관심과 통찰이기 때문이다. 디테일하고 멋진 作畵, 찰떡같은 의성어, 귀신같은 내면의 소리 等等으로 챕터마다 펼쳐지는 놓쳤고, 미처 몰랐고, 알고도 무심히 지나쳤던 광경들이 가슴을 찌륵찌륵 울리는 冊이다. 덕분에 잃었던 인류애와 보편적 삶에 대한 활력이 업데이트 되었다. ‘관찰하면 관심이 생긴다. 관심이 생기면 이해하고 싶어진다. 그렇게 내가 존재하는 이 세상을 조금씩 알아가고 싶다.‘ ‘나는 이런 사람들과 한 사회에서 살아가고 있다. 그것만으로도 희망은 충분하다.‘ (19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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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턴 숲의 은둔자 캐드펠 수사 시리즈 14
엘리스 피터스 지음, 김훈 옮김 / 북하우스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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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븐 왕을 위해 싸웠던 영주가 사망하고, 어린 영주를 이용한 땅 욕심에 눈이 먼 어른들에 의해 납치와 강제 결혼이 벌어진다. 그 과정에서 이방인과 어린 영주의 믿음과 교감이 이루어진 시간들 속 두 건의 죽음이 깊고 고요한 숲에서 발생하고, 진실의 조력자와 용기 있는 여성들의 도움과 날카로운 눈빛의 캐드펠의 수사로 시대의 혼란을 틈탄 변절과 배신이, 도착한 죽음과 떠나는 죽음 사이에서 이미 정의가 완성된다. ˝그런 짓을 저질러서라도 얻어야 할 만큼 가치 있는 건 세상에 없습니다. 있을 수가 없죠.˝ (34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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