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미 갤러리 - 맛을 담은 그림 속 사람 이야기
문국진.이주헌 지음 / 이야기가있는집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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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존엄성과 인권을 위해 헌신해 온 법의학자 문국진 님과, 이주헌 미술평론가 두 분이 쓴, 미술이 다뤄온 음식 주제의 그림들과 그 배경에 자리한 인간의 본능적. 역사적. 문화적 욕구를 두루 살핀, 아주 흥미롭고 흡족했던 책. 도판도 너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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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애(厚愛) 2015-11-20 19:40   좋아요 0 | URL
이 책 `미리보기`보고 왔어요~ ㅎㅎㅎ
근데 그리 많이 보여주지는 않네요.^^
저녁 따뜻하게 보내세요.*^^*

appletreeje 2015-11-20 20:18   좋아요 2 | URL
제겐 저자 두분이 모두 너무 신뢰하는 분들이라, 읽기도 전부터 기대가 컸는데
역시, 미각에 대한 장르별, 주제별 그림들을 미술사적 정보에 기초해 개괄적으로 소개를 하였고, 음식의 역사와 문화, 카니발리즘, 음식에 배어 있는 문화인류학적인 배경들을, 좋은 도판과 더불어 해박하지만 편안한 글로 아주 즐겁게 읽은 책이었어요~ 평소 미술과 이 분야에 관심이 많은 분들께 추천하고 싶은 책~ㅎㅎㅎ

후애님께서도~~따뜻하고 행복한 저녁 되세용~~~^-^

2015-11-21 18:4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11-21 19:40   URL
비밀 댓글입니다.
 
인어의 노래 - 마음에 용기와 지혜를 주는 황선미의 민담 10편
황선미 지음, 이보나 흐미엘레프스카 그림 / 비룡소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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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사람과 나눌 수 없는 행운은 인간에게 아무 소용이 없다.`로 시작되는 이 책을 어릴 때처럼 빠져 읽었다. 지난 세기의 60년대에 여기 나온 모든 민담을 읽었던 폴란드 소녀 이보나 흐미엘레프스카의 그림과 ,지구 저편에서 그 이야기들을 읽었던 황선미 작가가 만나 태어난, 너무나 아름다운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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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애(厚愛) 2015-11-20 19:29   좋아요 0 | URL
저도 나중에 기회가 오면 보려고 보관함에 고이 담아 두었어요.^^
너무나 아름다운 책이라 하시니 꼭 봐야겠어요. ㅎㅎ
편안한 저녁 되시고, 즐겁고 행복한 주말 되세요.*^^*

appletreeje 2015-11-20 19:58   좋아요 1 | URL
예~ 이 그림책은 후애님께서도 마음에 꼭 드실 아름다운 그림책이에요~
꼭 보시길 바랍니담~~ㅎㅎ
예~~후애님께서도 편안한 저녁, 즐겁고 행복한 주말 되세요. *^^*

지금행복하자 2015-11-20 19:47   좋아요 0 | URL
저도 찜!! 해 두었어요~
이보나 작가도 엄청 좋아하거든요~

appletreeje 2015-11-20 20:05   좋아요 1 | URL
꼭!! 보세욤~!!!^^ ㅎㅎㅎ
너무나 아름답고 마음에 쏙,드실 그런 책으로 사료되옵니당~~

지금 행복하자님!!!
편안하고 좋은 저녁, 행복한 주말 되세요~~^-^

달팽이개미 2015-11-20 21:29   좋아요 0 | URL
다른 사람과 나눌 수 없는 행운은 인간에게 아무 소용이 없다. 문장이 맘에 들어 한번 써보았어요 ^^ 너무나 아름다운 책이라하시니 꼭 읽어보고 싶어요~~!! ㅎㅎ

appletreeje 2015-11-20 23:07   좋아요 3 | URL
`다른 사람과 나눌 수 없는 행운은 인간에게 아무 소용이 없다.`는 이 문장은
첫 번째, 폴란드의 민담 `고사리 꽃`에 나오는 말이예요.^^
다른 민담들에도 좋은 문장이 나오지만, 저도 왠지 이 문장이 각별히 마음에 남기에 100자평에 적었어요^^
제게는 너무나 좋았고 아름다운 책이었는데~~아름다운 달팽이개미님께도
그런 책이시길 꼭 바랍니다~~!!!^^
편안하고 포근한 밤~ 되셔요~~*^^*

파란놀 2015-11-20 21:39   좋아요 0 | URL
말씀대로
이웃하고 나눌 수 있을 때에
비로소 행운이고 사랑이며 꿈이리라 느껴요.
오늘 하루도 아름답게 마무리지으셔요 ^^

appletreeje 2015-11-20 23:20   좋아요 2 | URL
예~참으로 맞는 말씀이세요.^^
이웃하고 함께 나누고 즐길 수 있을 때, 행운이 되고 사랑이며
꿈이 될 수 있겠지요~
오늘도 좋은 말씀, 감사드리며~ 숲노래님께서도 좋은 밤 되세요~~^-^

2015-11-21 10:40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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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1-21 11:17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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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깨비 2015-11-22 16:07   좋아요 0 | URL
어린이 서적으로 분류가 되어 있던데 어른인 제가 사서 읽어도 이상하지 않겠지요? 다른분들은 혹시 자녀분들이 있으셔서 같이 읽으려고 사신 건가 싶어서요. 혹시 완전 활자 커다란 동화책 스타일인지요..

appletreeje 2015-11-22 16:59   좋아요 1 | URL
아, 주제분류에는 어린이 서적으로 나와 있군요 ^^
저는 아무 생각도 안 하고~오롯히 제가 읽고 싶어 구매를 했어요~
활자는 조금 크지만 여유있는 책판형에 알맞아 적당한 듯 싶어요~

이 책은 황선미 작가와 이보나 그림작가가 각각 지구 다른 편에서 어릴때
읽었던 민담들을, 어른이 되어 만나 작업을 해 태어난 책이라 그런지 어린이들
에게도 좋은 책이지만, 제가 그랬듯 `이야기를 읽는 순수한 즐거움`을 잃어버렸을 지 모르는 사람들, 어른들에게도 더욱 즐겁고 귀한 경험을 할 수 있는 그런 그림책 같습니다.~
이야기도 그림도 책구성도 모두 다~ 만족한 아름다운 책.*^^*
 
커피타는 고양이 - 유기묘 42마리와 어느 시니컬 집사의 이유있는 동거
윤소해 지음 / 책들의정원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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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뉴스펀딩을 통해 진행하게 된 <커피 타는 고양이> 프로젝트로, 저마다의 아픈 사연을 가진 유기묘 42마리가 살고 있는 <커피 타는 고양이> 카페 이야기. 고양이 병원비도 사료값도 없어 공중화장실의 `장기 삽니다` 광고 스티커를 보고 전화를 하였던 집사와, 아이들의 절박하고도 따뜻한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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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애(厚愛) 2015-11-20 19:23   좋아요 0 | URL
제목이 너무 좋아서 관심책에 올렸던 책이에요.^^
표지의 냥이 너무 귀엽당~ㅎㅎ
상품페이지 밑줄긋기 보고 왔는데 냥이들이 너무너무 사랑스럽고 예쁩니다!!!!!!!!!^^

사랑하는 고운님!!!!!!*^^*
저녁 맛 있게 드시고 편안하고 행복한 불금 되세요.*^^*

appletreeje 2015-11-20 20:22   좋아요 0 | URL
냥이들이 너무너무 사랑스럽고 예쁘고 귀여운데, 이 병들고 버려진 아이들을
돌보며 하루하루를 지탱해 나가는 저자의 어려움과 힘겨움에, 읽는 내내 저까지 무척 힘겹게 읽은 책이었어요.^^
그래도 어느날, 고양이와의 우연한 인연으로 운명이 바뀐 윤소해 님과 많은 따뜻한 마음과, 진심을 함께 하는 사람들 이야기로 `삶의 이유`를 한번 더 생각해볼 수 있었던 좋은 책이었어요~

사랑하는 후애님!!!!!!*^^*
후애님께서도~저녁 맛있게 드시고, 행복한 불금 되세요.*^^*

살리미 2015-11-20 19:48   좋아요 0 | URL
저도 읽고 싶지만, 정말 읽는 내내 힘들 것 같은 기분이네요. 마음 따뜻한 사람들이 어렵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appletreeje 2015-11-20 20:23   좋아요 0 | URL
정말 읽는 내내, 좀 힘들었어요. 얇은 책이었는데도 빨리 읽지 못하겠더라구요.
진짜 마음 따뜻한 사람들이 어렵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말씀, 100배 공감입니다!
오로라님, 편안하고 따뜻한 저녁 되세요~*^^*

달팽이개미 2015-11-20 21:33   좋아요 0 | URL
생명이 하찮게 여겨지지 않는 우리사회였으면 좋겠어요..

appletreeje 2015-11-20 23:40   좋아요 1 | URL
예~ 정말 생명이 하찮게 여겨지지 않는 우리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어요.
달팽이개미님, 감사드리며~ 편안하고 따뜻한 밤 되세요~*^^*

2015-11-21 10:37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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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1-21 11:42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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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우를 먹는 저녁

 

 

 

 

 

      둥글게 휘어지는 해안도로를 오래 달려

      포트사이드에 닿았다

      환전상과 털가죽과 고가구들이 알록달록 충돌하는

      대륙 북단의 항구도시 포트사이드

      늦저녁을 먹으러 들어갔던 노천 식당

 

 

      생나무 냄새를 뿜는 대팻밥이 온 바닥에 깔리고

      뜨거운 돌 위에 새우들이 둥글게 몸 굽히며 구어지고 있

      었다

 

 

      콧수염 아랍 남자와 저녁을 먹고 있는

      딱 우리 얼굴의 앳된 여자, 교민대회 때는 보지 못한

 

 

      북쪽 미인계 스파이일까

      무슨 미션을 수행하러 여기까지 왔을까

      콧수염 남자와 어떤 관계일까 접선중일까

      귀기울여 들어봐도 통 말이 없고

      아는지 모르는지 어린것들까지도 잠잠히

 

 

      지중해의 분홍 새우를 우물거리며

      낯선 여자만 흐느끼는, 엿듣는

      기이하고 조용한 저녁

 

 

      구불구불 대패밥 위로 놓인 발들 어색한

      먼 바닷가 외딴 곳의 외인들

      서로 몸 굽히며 기울이는 낯선 저녁이었다  (P.18 )

 

 

 

 

 

 

 

         당신은 꽝입니다

 

 

 

 

 

        그 여자 태어났을 때

        온 식구 허탈해서 누워버렸죠

        꽝 뽑았다고, 딸이었다고

        빈 동그라미 안에서

        꽝 아기 쌔근쌔근 자고 있었죠

 

 

        다섯 살 무렵부터

        온몸으로 태가 흐르더라는

        아주 일품이라는 그렇고 그런 얘기들

        아홉 살 때 얻어 읽은 폭풍의 언덕

        귓가에 먹먹한 그 폭풍에 사로잡혀

        속편을 쓰고 또 쓰고

        끝내, 그 여자의 연애는 꽝이었다죠

 

 

        전생을 보고

        머리 위의 후광도 볼 수 있다던

        웬 도인이 말했었대요

        당신의 오라는 흰빛이군요

 

 

        꽝은 당연히 흰빛

        지금 그 여자 머리 위를 한번 보세요

 

 

        눈부신 꽝입니다  (P.42 )

 

 

 

 

 

 

 

           핸드메이드

 

 

 

 

 

 

          어느 끝단 매듭이 덜 여물게 맺어졌는지

          어느 솔기 가위집이 조금 더 넣어졌는지

          다 알고 있지

          알아서 탈이라고, 열 번 스무 번을 빨도록

          늘 맘에 걸리는 그곳

          그런대로 잘 되었다, 보기 좋다며

          툭툭 털어 손을 떼고 떠나보내도

          나는 알고 있는 걸. 2밀리쯤 더 가위집 내어

          올이 풀려나갈지도 모르는 바로 그 솔기.

          허술한 매듭의 속 내막에 대해서

          신의 작품은 천의무봉이라는데

          우리를 빚어 하나하나

          세상으로 보내던 그때에도

          그런대로 되었다, 보기에 좋다, 아쉬운

          속내 감춰 좋은 얼굴로

          등 투덕여 내보낸 것 아닐까

          조놈은 조기가 약한데

          요놈은 요기가 약한데

          요놈은 날줄 올들이 조금씩, 조금씩

          미어지고 있을 텐데

          벌어지고 있을 텐데

          지금도 마음 쓰며 바라보는 그 눈이

          어디 혹시 있을까  (P.64 )

 

 

 

 

          -김연숙 詩集, <눈부신 꽝>-에서

 

 

 

 

 

 

 

 

 

 

오늘 받은 꽃님들은,

스토크, 아네모네 봉오리, 라넌큘러스 퐁퐁, 은엽아카시아.

아네모네 봉오리는, 지난 번 꽃양귀비처럼 봉오리가 서서히

벌어지며 예쁜 자태를 보여주기를 설레이며 기다리는데

꽃봉오리가 서서히 벌어지기까지의 그 시간은, 마치 공기요정

같기도 하고, 침묵 속의 음악 같기도 하고, 또한 우리 일상의 시간

같기도 하다.

잎색같은 라넌큘러스 퐁퐁과 연핑크의 스토크, 비로드 같은 아네모네 봉오리들이, 은엽아카시아의 달콤한 마치 애플민트 향 같기도 한 향기에 둘러싸여 싱그럽고 고요하고 향기로운 저녁.

벗님이 찍으신 유럽서점 사진과 <인어의 노래> 이야기들과, 63년 동안 전 세계를 다니며 온 몸으로 쓴 시인의 詩들과 '족발'과 '처음처럼'을 먹는, 그런.. 흐려도 좋은 저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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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1-17 19:28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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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1-17 19:53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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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1-17 21:32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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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1-17 22:01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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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1-18 07:16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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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1-18 00:43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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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놀 2015-11-18 10:23   좋아요 0 | URL
꽝 소리와 함께
이 땅에 씩씩하게 태어나서
즐겁게 꽝꽝 노래를 터뜨리면서
아름답게 살 테지요 ^^

appletreeje 2015-11-18 11:10   좋아요 1 | URL
그야말로~ 눈부신 꽝!!~입니다.*^^*

yureka01 2015-11-18 11:50   좋아요 1 | URL
눈부신 태양..이렇게 제목 정했더라면, 너무나도 뻔했는데..꽝이라니..
정말 꽝꽝할듯 ^^..

appletreeje 2015-11-18 12:08   좋아요 2 | URL
정말 꽝꽝하겠지요~?^^ ㅎㅎㅎ
유레카님, 점심 맛있게 드세요~~^-^

2015-11-19 14:07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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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1-19 14:21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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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1-19 18:10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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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1-19 19:45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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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1-20 18:10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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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1-20 18:27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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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과거

 

 

 

 

 

      꽃이 피면 꽃이 핀다가 아니라 눈이 내린다고 말하는 마

      을이 있다

 

 

      꽃이 지면 꽃이 진다가 아니라 눈이 그친다고 말하는 마

      을이 있다

 

 

      그 마을의 오래된 아낙들은 꽃이 필 즈음, 아니 눈이 내

      릴 즈음

 

 

      장독대 숫눈을 닦고

 

 

      겨우내 닫아놓았던 독을 열어 하늘과 제 얼굴을 비춰 보

      면서

 

 

      하얀 웃소금을 그 위에 한 번 더 쳤다  (P.67 )

 

 

 

 

 

 

 

         꽃나무를 나설 때

 

 

 

 

 

 

       산길에 혼자 피어 있던 개살구꽃이 그새 지고 있다

 

 

       갓 나온 잎새가

       꽃의 얼굴을 대신해 나를 맞는다

 

 

       계시냐?

 

 

       찾아갔으나 만나지 못해

       돌아서야 했던 저녁과

       찾아왔으나

       만나지 못하고 끝내 돌아가야 했던

       저녁

 

 

       우린 모두

       아주 깨끗하고 순수했던 시절이 있었지

 

 

       꽃이 가고 없어 대신

       어린 잎들에게 안부를 전한다  (P.73

 

 

 

 

 

 

          얼음옷

 

 

 

 

 

        미처 거두지 못한 배추들이

        추레한 행색으로 겨울밭 한가운데 앉아 있다

        옷을 몇 겹이나 껴입었는지

        누렇게 해진 옷 속으로 또 몇 겹의

        낡은 옷이 얼비친다

        한 겹, 두 겹, 세 겹, 네 겹....

        몸은 얼어 있고

        옷은 종이장처럼 얇아져 있다

        삼동(三冬)을 나기 위해 배추는 지난 가을부터

        푸른 잎사귀의 옷을 껴입었다

        머리띠를 둘렀다

        남의 옷을 벗겨가는 종자(種子)는

        인간뿐이다

        배추 속 한가운데 어린 배추가

        목숨처럼

        웅크리고 있다  (P.111 )

 

 

 

 

         -고영민 詩集, <구구>-에서

 

 

 

 

 

 

 

            오리부부나무

 

 

 

 

 

 

           아주 옛날, 오리 부부가 살았습니다

           남편 오리는 언제나 붕어와 풀씨를 물어다줬습니다

           비바람이 치면 보자기처럼 날개죽지를 펼쳐 품어줬습니다

           몇 년이 지났는지 아무도 모르는 세월

           점점 몸이 말라가다가 남편 오리도 끝내 숨을 거뒀지만

           자신이 죽은 것조차 모르는 남편 오리는 또

           아내 오리를 위해 붕어와 풀씨를 물어다줬습니다

           들고양이나 족제비가 나타나면은 목숨을 걸고 지켜줬습니다

           저수지처럼 마를 줄 모르는 사랑, 넘쳐서 하늘에 닿았는지

           밤마다 별들이 소리없이 눈물을 쏟다 가곤 했습니다

           그렇게 몇 년이 지났는지 아무도 모르는 세월

           그 자리엔 한 쌍의 나무가 자라고 있었습니다

           사람들은 그 나무를 오리부부나무라 불렀습니다

           비바람이 치면 날개죽지로 품어주는 것이었습니다

           서로를 밀며 오리 궁둥이같이 기우뚱기우뚱

           하늘을 향해 오르는 것이었습니다  (P.11 )

 

 

 

 

 

 

             구름 위의 식사

 

 

 

 

 

             두고 온 건 집만이 아니었다

             구름 위 돗자리를 펴고 앉어

             한 잔의 수유차와 난 몇 조각으로도 배가 부른 사람들,

             까를 산정(山頂) 가득 흘러내리는 저 웃음소리들

 

 

             너무 오래 되어 좀이 슨 미움은

             지나는 바람의 서랍 속에 쳐넣으면 되었다

             가슴까지 피었다가 만 한 송이 꽃 같은 그깢, 미련 쯤

             뚝 꺽어 집 앞 강가에 흘려보내면 되었다

 

 

             마음의 빨랫줄에

             옷 한 벌 걸려 있어도 오를 수 없는 곳

             깃털이 되어야 비로소 오를 수 있는 곳

 

 

             해피 벨리*

 

 

             끝내 새 울음소리 산마루를 다 넘어갈 때까지

             기다려주질 못하고 서둘러 내려가는 내 발자국 뒤로

 

 

             걸망처럼 지고 가는 건 웃음소리밖에 없는 사람들이

             구름 위에서 더 높은 구름 위로

             둥둥 떠오르고 있다  (P.69 )

 

 

 

                  *해피 벨리: 인도 북부 무수리 고원 지대에 위치한 티베트인 마을

 

 

 

 

              -함명춘 詩集, <무명시인>-에서

 

 

 

 

 

 

 

 

 

 

 

 

 

 

 

 

시인의 말

 

 

작가 최인호가 말했다.

"명춘아, 너 세상에서 제일 어려운 게 뭔 줄 아니?"

 

내가 말했다.

"음, 사랑이요 아니 믿음이요."

 

작가 최인호가 말했다.

"아니다 죽는 거다."

 

우린 말없이 걸었다.

 

 

2015년 11월

함명춘

 

 

 

 

 

      오늘도 부질없이 속이 훤히 보이는 '억지춘향' 같은 말들이 공중을 뛰어 다니는

      모습들을 보았다.

      어제 오늘 내리던 비가 그치고, 지금은 수더분하고 수수한 밤이 왔다.

      그래서 나도 정직하고 맑은 말들의 이야기를 듣는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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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1-14 22:12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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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1-14 22:43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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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1-15 01:10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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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1-15 07:20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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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1-15 11:15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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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1-15 15:48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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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1-15 14:58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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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1-15 16:22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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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놀 2015-11-15 16:35   좋아요 0 | URL
아침도 저녁도 지나고 밤이 오면
모든 앙금도 다툼도 부디 그치고
사이좋게... 아니 저마다 곱게
잠들 수 있기를 비는 마음입니다.

appletreeje 2015-11-15 18:26   좋아요 1 |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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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1-16 22:27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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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1-16 22:52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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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1-17 14:14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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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1-17 19:14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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