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이 경계를 넘는다

 

 

 

 

     목숨은 길마다 몸을 풀어놓는다. 콩새들이 허공에 금을

     긋는 것이 묵은 유언을 집행하기 위함이듯, 망초풀이 봄마

     다 강둑을 물들이는 것도 천근 바람을 새기기 때문이다. 그

     렇게, 당신과 나 사이가 기억조차 아득해졌다. 다시, 몸을

     포갤 만큼 가까워졌다. 다시, 손 한번 잡아보지 못한 채 돌

     아섰다. 이제, 소용없다, 그곳 주소까지.

 

 

     만 년 전 씨앗이 오늘 새로 움을 틔웠다. 곧, 그렁그렁 눈

     물 같은 흰 꽃 배달 될 것이다. 우리가 다졌던 서원들도, 어김

     없이 반역이 되어 흔(痕)을 남길 것이고, 그것은 DNA에 적

     힌 밀지가 되어, 다시 만 년 뒤로 넘어갈 것이다. 가슴 미어

     지지만, 향기까지 적셔 훗날을 기약한다면, 나 미욱해도 좋

     다. 당신 있던 자리, 그대로.  (P.110 )

 

 

 

       -정한용 시집,<거짓말의 탄생>-에서

 

 

 

 

 

 

 

 

 

한 해의 끝에서, 고운 정을 주신 분들께 감사를 드립니다.

할 수 있는 때까지, 맘껏 나무늘보의 게으름을 누리고

살았지만 돌이켜 보니...너무 염치 없이 살았다는 생각이

드는 연말의 막바지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분에 넘치게 고운 사랑을 받아 죄송

스럽기도 했지만, 참으로 감사하고 기뻤습니다.

꽃구독을 통해서, 새로운 투명한 '환기'의 가능성과 아름다움

을 만나서 감사했고, ㅂ님의 지속적인 사랑과 정성에 행복했으며,

ㅎ님의 고운 책선물에 감사하고 즐거웠고,

ㅋ님의 첫농사,이신 달콤한 사과와 사과즙으로 매일 맛있었으며,

ㅅ님의 예상치도 못했던 '매일미사'의 북커버를 만들어 보내주셔서

깜짝 놀랐고, 얼얼하고 뻐근했습니다.

다시금 감사드리며, 제 고마우신 모든 이웃분들께

진심으로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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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2-23 00:46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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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2-23 01:00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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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2-23 06:50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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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2-24 14:20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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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2015-12-24 00:18   좋아요 0 | URL
꽃무늬가 촘촘히 박힌 가방이 무척 멋스럽네요. 저런 가방을 들고 다니면 언제나 마음에도 말에도 꽃내음이 흐르겠지요. 오늘 하루도 섣달 끝자락도 모두 즐거움 가득한 이야기 넘치시기를 빌어요.

appletreeje 2015-12-24 16:00   좋아요 1 | URL
ㅎㅎ 가방이 아니라, 성당에서 미사볼 때 읽는 <매일미사>책의
북커버인데요~ 매일미사를 읽을 때마다 마음에도 말에도 꽃내음이
흐를 듯 합니다~
숲노래님께서도, 오늘 하루도 섣달 끝자락도 모두 즐거움 가득찬 이야기
넘치시기를 빌께요.^^
늘 고맙습니다~

컨디션 2015-12-24 02:23   좋아요 1 | URL
올리신 사진이랑 시랑 정말 환상의 조합이네요. 그리고 세밑에 띄우는 단아한 감사의 인사 말씀, 정겹고 따뜻하고...또...또박또박 눌러쓴 글씨처럼 ㅂ ㅎ ㅋ ㅅ... 으로 표현하셔서 뭐랄까요, 연필에 침을 묻혀가며 받아쓰기 하던 시절의 교실 같은 곳에 트리제님을 앉혀놓고 사진 한장 찍어드리고 싶은? 뭐 그런 마음이 들게 합니다.^^

appletreeje 2015-12-24 16:05   좋아요 1 | URL
아오~ 정겹고 따뜻하신 컨디션님의 말씀에, 부끄러우면서도
감사의 인사를 드려욤~~*^^*
연필에 침 묻혀가며 또 한 번~ ㅋ님의 앞자를 꾹꾹 눌러 쓰고 있습니당.ㅋㅋ
즐겁고 행복한 `메리 크리스마스!` 되셔욤~~~^-^

2015-12-25 22:01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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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2-26 02:45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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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도서관
제임스 W. P. 캠벨 지음, 이순희 옮김, 윌 프라이스 사진 / 사회평론아카데미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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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원후 135년 셀수스 도서관에서 2012년 중국 리위안 도서관까지,21개국 82개 도서관을 찾아다니며, 고대의 도서관부터 전자시대와 도서관의 미래에 대해..도서관의 끊임없는 발전과 적응의 역사를 훌륭히 잘 보여준다. 내용과 더불어 큰 판형의 올칼러 사진 도판만 보아도 가슴이 두근두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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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2-17 20:57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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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2-17 21:30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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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2-17 23:17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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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2-18 10:01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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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2-19 08:45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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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2-18 11:22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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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2-19 08:51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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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2-18 22:15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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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2-19 08:59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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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2-21 14:32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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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2-21 16:41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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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2-21 22:44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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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2-21 23:00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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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2-22 22:34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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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2-23 00:41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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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시드 폴 - 7집 누군가를 위한, - 동화《푸른 연꽃》+ 사운드트랙 포함 CD
루시드 폴 (Lucid Fall) 노래 / 지니(genie)뮤직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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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밑에 이렇게 아름다운 동화와 음악을 읽고 듣게 되어, 너무나 다행이고 감사하다.
무지개빛같은 아름다운 우리말이.. 하늘과 땅 바다의 모든 생명들에게 빛의 씨앗을 뿌려주는 그런 , 공감각적인 앨범. 새해를 기다리며 좋아하는 사람들과 함께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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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물선 2015-12-17 20:04   좋아요 2 | URL
앨범이 책같아요~~ 이쁘다^^

appletreeje 2015-12-17 20:14   좋아요 3 | URL
파란색으로 된 97쪽의 양장본 책과, 책 속 마지막 뒷면에
사운드 트랙 포함된 CD가 함께 들어 있어요~~

프레이야 2015-12-17 21:37   좋아요 1 | URL
루시드 폴이군요. 이렇게나 산뜻한^^

2015-12-17 21:41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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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2-17 21:43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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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2-17 21:49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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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2-17 23:20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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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2-17 23:54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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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2-18 11:27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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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2-19 09:02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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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키나와에서 헌책방을 열었습니다 - 세상에서 제일 작은 서점 울랄라의 나날
우다 도모코 지음, 김민정 옮김 / 효형출판 / 2015년 12월
평점 :
품절


도쿄에서 오키나와로 전근을 간 서점직원이, 오키나와만의 독특한 문화에 이끌려 어느날 일본에서 가장 작은 서점 `헌책방 울랄라`의 주인이 되어 살아가는 일상이야기. 오키나와 출판사에서 나온 책들을 오키나와 사람들이 사보는 오키나와의, 책과 사람들이 함께 하는..바닷바람 같이 신선한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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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피북 2015-12-17 21:06   좋아요 0 | URL
이 책이 궁금했는데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appletreeje 2015-12-17 21:32   좋아요 2 | URL
사람들과 책이, 생활과 즐거움이 하나 되어 뭉큰한 책사랑이
뚝뚝, 묻어나는 신선한 책이었습니다~~^-^

2015-12-17 23:27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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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2-18 00:19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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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2015-12-18 00:49   좋아요 0 | URL
멋진 이야기가 되겠네요.
한국에 있는 작은 헌책방 이야기도
이렇게 책으로 태어날 수 있으면
참 좋을 텐데 하는 생각이 듭니다 ^^

appletreeje 2015-12-19 10:59   좋아요 1 | URL
예~담담하고 소소하면서도, 책과 함께 살아가는
즐거운 이야기예요~
우리나라의 작은 헌책방 이야기도~
어느날 또 책으로 태어나겠지요~?^^
 
바보가 만든 숲 담푸스 세계 명작 동화 2
미야자와 겐지 지음, 이토 와타루 그림 / 담푸스 / 2015년 11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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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퍼 레리프 수법을 일러스트레이션으로 응용한 다소 투박하지만, 그로인해 한층 겐주의 모습과 마음이 실감났던 이 책은, 바보라 불리던 겐주가 버려진 들판에 심은 삼나무 묘목 칠백 개가 훗날.. 아이들이 맘껏 뛰놀수 있고 사람들에게 진짜 행복이 무엇인지를 잘 보여준 찡하고 너무 아름다운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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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디션 2015-12-17 18:42   좋아요 0 | URL
페이퍼 레리프 수법. 처음 들어봅니다. 미술 기법의 일종인것 같은데 수법,이라고 하니 뭔가 좀 다른건가요?

appletreeje 2015-12-17 19:15   좋아요 2 | URL
간만에 밀린 책들의 100자평들을 올리는 중에 우리 컨디션님이 다녀가셨군요~
방가방가~~입니다.ㅎㅎㅎ
페이퍼 레리프 수법은, 미술 기법이 아니라 건축재 디자인에서 처음 시도한 것이라
하는데 여기저기 찾아봐도 안 나와 있어 저도 정확히는 잘 모르겠는데요, 그림의 느낌으로 보아선 아마 돌같은 데다 어떤 그림을 새긴 후 다시 종이로 베껴내 필요한 채색을 하는 수법,은 아닐까 하는 전혀 근거없는 추측을 조심스레 해봅니다~
나중에 컨디션님이 아시게 되면 좀 알려주세욤~~
근데 그런 투박한 그림이 이 동화의 진심을 더욱 잘 드러내 준 듯 했습니다~
저녁은 드셨는지요~?^^
사랑하는 컨디션님, 편안하고 따뜻한 밤 되세요~~~^-^

컨디션 2015-12-17 23:15   좋아요 0 | URL
근거없는 추측,이라고는 하셨지만 뭔 근거없는 추측이 이다지도 디테일 하답니까? 아무리 생각해도 트리제님, 미술과 아주 깊이 연루된 분이라는 근거있는(?) 추측을 해봅니다요. ^^

컨디션 2015-12-17 23:19   좋아요 0 | URL
그나저나 100자평 이렇게 왕창, 하루에 4편씩이나 올리시기예요? 아, 질투난다. 질투나. 흐흐흐(어떤 받침을 빼먹었는지 잘 아시겠쥬? 으흐흐)

appletreeje 2015-12-18 00:25   좋아요 1 | URL
ㅋㅋ 미술관 앞에서 껌과 볼펜을 판 적이 있다고 언제 한 번 말씀 드렸잖아유~
잡상인.ㅎㅎㅎ
글고, 어떤 받침을 빼먹으셨는지 잘은 몰라도 알 것 같아유, 흐흐흐 으흐흐~ㅋㅋ
편안하고 나른하고 행복한 밤, 되세유~~~^-^

2015-12-17 23:44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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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2-18 00:27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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