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보자를 위한 살인 가이드
로절린드 스톱스 지음, 류기일 옮김 / 문학동네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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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전투에서 깊은 내상을 얻었으나 이제는 평온하게 필라테스를 즐기는 일흔 살 넘은 세 할머니가, 어느날 도움을 청한 나쁜 놈에게 잡혀가 성매매 착취를 당하는 소녀를 구하기 위해 그놈을 죽이기로 결심하고 성공에 이른다. ‘옳은 일‘을 위한 나이를 초월한 여성들의 ‘연대와 우정‘이 빛나는, 뛰어나고 강렬한 심리 스릴러 소설. ˝우리가 계속 시도하는 것, 포기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단 걸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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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은 제가 지나온 길을 돌아보지 않는다




세렝게티 초원에서나 한라산 기슭에서나




서로의 뒤를 봐주느라 그 일생이 다 간다.  (13)








그리움의 방식






꿀벌의 침은 내장과 연결되어 있다



목숨을 거는 일이라 함부로 쓰지 않는다



당신을 지켜야 할 때

딱 한 번 쓸 뿐이다.  (50)






/ 김영순 시집 <밥 먹고 더 울기로 했다>에서














살다 보면 '밥 먹고 더 울기로 했다.'라는 일이, 어느 정도 살아왔던 사람들에게는 이해가 되는 말이라 생각 든다. 가령 사랑하는 사람들을 잃었을 때에도 우리는 눈물을 삼키며, 어떡하든 한 끼를 먹는 일이 언덕 하나를 넘는 일이 돼 듯, 그게 인생이라 여겨지는 탓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무도 말을 꺼내지 않는 찰나에도/ 두부는 아주 평화롭게 구워진다"라는 어느 시집의 구절과, 그 '순한' 두부를 시 제목으로 지은 詩가 너무 멋지고 광활하게 씌어 나의 빈곤한 문해력에 난감하다가, 마지막 연의 "모든 것이 끝나도/ 어떤 마음은 계속 깊어진다.(100쪽)"'라는 뭔가 알 듯 말 듯 해, 서둘러 다행히 냉장고에 잠자고 있던 두부로 '두부김치'를 만들어 소주나 마시고, 또 밤새 밥벌이를 해야겠다.

두부는 어느 계절에나, 어느 시간에나 구울 수 있다는 그런 생각이 드는 밤. 결코 어느 시집을 부정하는 마음은 아니다. 세상은 시인이든 아니든, 누구나 각자의 소회이고 느낌인, 백인백색의 세계이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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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인의 햇빛 일기
이해인 지음 / 열림원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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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봄/ 침몰하는 배에서/ 기적적으로 살아남은 이들 중/ 2021년 봄 기도에 감사하다는 뜻으로/ 수녀원에 들고 온 조그만 행운목이/ 날마다 싱싱하게/ 말을 걸어옵니다.˝ ˝의도되지 않았던 상처와 고통의 상형문자들˝을 수도자의 정체성과 더불어, 인간 본연의 보편된 ‘인생학교‘의 선배로서 솔직하고 진솔하게 전해주어 위로가 되어 준 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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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켜야 할 세계 - 제13회 혼불문학상 수상작
문경민 지음 / 다산책방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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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한 개인적인 삶과 자신의 수업이 자랑스러웠던, 죽음까지 담담히 자신의 길을 디뎌온 국어 교사 정윤옥의 60여 년 삶의 모든 절차를 매듭지었던 이야기. 자신의 보루가 부서졌던 사람들에 대한, ‘돌봄‘과 ‘공존‘으로 ‘있는 힘을 다해 자신의 모든 것을 쏟아내는 울음‘처럼 서러운 기분과 함께 안심이 차올랐던 소설. ˝내가 지켜야 할 세계란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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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아이는 자라서 이렇게 됩니다 - 아깽이에서 성묘까지 40마리 고양이의 폭풍성장기
이용한 지음 / 이야기장수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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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깽이 길고양이가 무사히 뚠뚠이 성묘로 자란 40냥들의 빛나는 사진들과, 그간 이용한 시인의 책 제목이 되었던 고양이들의 묘생 에피소드를 17년 동안 곡진하게 기록한, 뭉클하고 가슴 찡하고 아름다운 사진 에세이. 열여섯 살 ‘랭보‘가 더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기를 기원한다. ˝내가 만난 고양이들은 자연 속에서 가장 빛났고, 길 위에서 가장 아름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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