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타교
개성엔 낙타교, 그러니까 고려 적 아랍 상인들이 장사하
러 와서 말을 매놓았다는 다리가 있었다고 늘 자랑하곤 하
시던 박완서 선생님, 어릴 적 어머니 앞에서 떡국에 쓰일
새알을 곱게 못 빚으면 강화로 시집보내겠다고 "강횃년'
이란 말을 처음 들었다며 웃으실 땐 입가에 부드러운 미소
가 흐르고 양 볼엔 간혹 홍조를 피우시곤 하였다. (P.12 )
금빛
2014년 1월 중순, 강원도 깊은 산 소나무 군락지에 금빛
새 한마리가 날아와 커다란 알을 낳고 사라졌습니다. 소나
무 숲이 그 알을 받아 떨어뜨리지 않으려고 서로 키를 높이
는 바람에 일대는 한동안 지상에서 붕 떠올라 금빛으로 환
하게 눈부셨습니다. (P.13 )
BYC
깔끔하게 단장한 구로디지털단지역을 지나다보니 BYC,
옛날의 백양메리아스 야트막한 벽돌색 건물이 보인다
한때 내 바로 아래 여동생이 일했던 곳
매서운 기숙사 사감의 눈빛과 밤마다 졸리운 잔업노동에
시달리다
결국은 폐병을 얻어 쫓겨났지
얼어붙은 한 겨울의 새벽길을 걸어 걸어
조용히 내 하숙방 문을 두드리던 여동생 얼굴이 생각난다 (P.15 )
상(床)밥집에서
과대평가된 시인들이 있는가 하면 과소평가된 시인들이
더 많다
그중의 한분과 '정겨운 상밥집'에서 상밥을 먹었다
살아온 이야기를 하는 그의 목소리는 나직나직하고 조용
했다
나도 나직나직 조용해지면서 오랜만에 나 자신으로 돌아
온 듯 했다 (P.40 )
찬(讚) 김정남 선생
양재역 12번 출구 앞에서 우연히 김정남 선생을 만났다.
평생을 별다른 직업 없이 살아온 그는 아침에 일어나면 동
네를 한바퀴 돌며 골목을 깨끗히 쓸었다고 하는데, 세상엔
이렇게 그림자처럼 조용한 분들이 있으시다. 칠팔십년대
인권 탄압이 있는 곳엔 그가 늘 뒤에 있었으며 변호사를 대
신해 쓴 '변론'만도 아마 수천 페이지가 넘을 것이다. '박
종철 사건'도 보이지 않는 그의 손에 의해 처음으로 밝혀졌
다. 그러나 역사는 이런 분을 잘 기억해주지 않는다. (P.41 )
절
서초중앙하이츠빌라의 머리가 하얗게 센 경비아저씨는
저녁이면 강아지와 함께 나와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인사
를 한다
세상엔 이렇게 겸손한 분도 있다 (P.43 )
호야네 말
이렇게 비 내리는 밤이면 호롱불 켜진 호야네 말집이 생
각난다. 다가가 반지르르한 등을 쓰다듬으면 그 선량한 눈
을 내리깔고 이따금씩 고개를 주억거리던 검은 말과 "얘들
아, 우리 호야네 말 좀 그만 만져라!" 하며 흙벽으로 난 방문
을 열고 막써레기 담뱃대를 댓돌 위에 탁탁 털던 턱수염이
좋던 호야네 아버지도 생각난다. 날이 밝으면 호야네 말은
그 아버지와 함께 장작짐을 가득 싣고 시내로 가야 한다.
아스팔트 위에 바지런한 발굽 소리를 따각따각 찍으며. (P.46 )
민병산 선생
남루를 걸치고 다니다 음식점 입구에서 내쫓기던 철학자
가 있었다. 관철동의 민병산 선생. 그는 청주 대부호의 아들
로 태어났으나 결혼도 하지 않고 일생을 겸손한 가난뱅이
로 살다 어느 새벽 아무도 없는 방에서 홀로 숨졌다. 거리
의 후배들이 와서 그의 모자와 책들을 정리하고 글씨들을
챙겼다. 나도 그중의 한점을 갖고 있는데 서체가 그를 닮아
남루하면서도 깨끗했다. (P.60 )
손님
은희경 님이 리트윗해 올린, 지리산 반달가슴곰 25번 녀
석이 법계사 공양간 창문에 다리를 척 걸치고 제집처럼 익
숙하게 쌀을 훔치고 있는 모습이 재밌다. 엊저녁 설거지해
엎어놓은 스님의 단출한 부엌살림 그릇들과 낮은 타일 벽
에 걸린 빨간 고무장갑도 모두 말없이 정결하다. 그리고 새
벽 예불을 드리다가 가만히 돌아앉아 이 장면을 찰칵 카메
라에 담았을 스님의 안 보이는 미소까지 환해서 참 보기에
좋으시다. (P.85 )
춘천
소설가 오정희 씨가 서울 나들이를 위해 춘천 역사에 들
어서면 어떻게 알았는지 금테 모자를 눌러쓴 귀밑머리 희
끗한 역장이 다가와 이렇게 인사한다고 합니다.
"오 선생님, 춘천을 너무 오래 비워두시면 안됩니다."
그리고 측백나무 울타리 가에서 서울행 열차의 꽁무니가
안 보일 때까지 배웅한다고 합니다.
아, 나도 그런 춘천에 가 한번 살아봤으면! (P.112 )
자매처럼
일요 미사가 끝난 용산 성당 원효로 쪽, 영하의 추위 속에
온몸을 털목도리로 감싼 자그마한 체수의 할머니 두분이
자매처럼 손을 잡고 가파른 빙판길을 조심조심 내려가고
있는데, 그들의 꼭 잡은 두손이 얼마나 정겹고 따스해 보였
던지 성모께서도 고개를 길게 빼어 한참을 내려다보시었다. (P.128 )
잠들기 전에
눈이 올 것만 같은 겨울 저녁,
반달가슴곰이 졸린 눈을 비비며 아주 순한 산등성이를
바라본다. (P.129 )
-이시영 詩集, <호야네 말>-에서

결빙의 현실에 온기를 더하는 시의 불꽃 맑고 투명한 서정 속에서 더욱 빛나는 강인한 시정신으로 한국 현대사와 문학사를 관통해온 이시영 시인의 신작 시집 <호야네 말>이 출간되었다. “현실에 맞서 시대의 진실을 세심하게 드러내는 동시에 밀도 높은 서정이 다양한 형식 속에 조화롭게 어우러진 뛰어난 시정신의 소산”이라는 평가를 받으며 ‘박재삼문학상’과 ‘만해문학상’을 연거푸 수상한 <경찰은 그들을 사람으로 보지 않았다>(창비 2012) 이후 2년 만에 펴내는 열세번째 시집이다. 이번 시집에서 시인은 서정과 서사를 아우르는 독특한 감성의 어법으로 단형시, 산문시, 인용시 등 변함없이 다채로운 형식을 선보이며 삶에 대한 애정과 웅숭깊은 자기성찰이 깃든 ‘오래된 노래’를 부드러운 목소리로 나직나직 들려준다. “짧은 서정시라 불리는 독특한 시 형식에 ‘스스로 그러함’을 드러내는 영원한 순간들의 미학”(오철수, 발문)이 현란한 수식 없이 간결하고 명료한 일상적 언어에 녹아든 단정한 시편들이 묵직한 울림과 잔잔한 감동을 자아낸다.
동양파라곤아파트 동쪽 정원 측백나무 옆/고양이 세마리가 나와 자울자울 해바라기를 하고 있는데/그중 두 놈은 흰 배에 검은색 등이고/나머지 한 놈은 완전 호랑이 색깔이다/그런데 저렇게 평화로울 수 있다니!(「평화롭게」 전문)
삶의 순간, 찰나에서 길어올린 영원의 미학이시영의 시는 짧지만 긴 여백 속에 큰 울림이 있다. 냉정하다 싶을 만큼 차분한 감성과 극도로 절제된 언어로 사물의 현상과 실체를 에두르지 않고 있는 그대로 정확히 꿰뚫어보는 시선이 더없이 예리하면서도 한편 따뜻하다. “설치류의 작은 이빨이 단단히 박혀 있”는 “밤톨 하나”(「석양 무렵」), “비 온 뒤 하늘에서 씻겨온 세모래 위에/가지런히 찍힌 어린 새의 발자국”(「첫」), “언 땅속에서” 전신을 다해 “찬란한 봄을 머금고 있”는 “개나리 한 뿌리”(「조춘(早春)」)에서도 생의 경건함과 자연의 이법을 포착해내는 시인은 “모든 탄생하는 것들의 고요”(「신생」) 속에서 생명의 위대함과 신비로움을 통찰하며 사소한 자연 현상을 우주적 차원으로 확장시켜 바라보는 놀라운 예지력을 보여준다.
눈부신 햇살이 쏟아져내리는 남극의 싸우스조지아 섬, 턱끈펭귄 암컷이 둥지에 품고 있던 알을 부리로 톡톡 깨자 기다렸다는 듯이 껍질을 뚫고 나오다가 옆으로 쓰러지는 새끼 턱끈펭귄. 고개를 젖혀 비린 눈을 뜨자마자 어미를 향해 한껏 벌린 입이 저 아래까지 빨갛다.(「입」 전문)
‘서정시를 쓰기 어려운’ 팍팍한 시대를 올곧은 정신으로 살아가고자 하는 시인은 “모든 결빙(結氷)의 시절”(「십이월」)인 현실을 직시하며 그 속에 감추어진 세계의 진실을 드러내는 데 온 힘을 쏟는다. 암울한 시대의 어둠을 밝히며 진실한 삶을 오롯이 지켜온 시인은 편을 가르거나 누구를 따돌리지 않고 서로 어울려 ‘평화롭게’ 살아가는 세상, “국경도 없...
결빙의 현실에 온기를 더하는 시의 불꽃 맑고 투명한 서정 속에서 더욱 빛나는 강인한 시정신으로 한국 현대사와 문학사를 관통해온 이시영 시인의 신작 시집 <호야네 말>이 출간되었다. “현실에 맞서 시대의 진실을 세심하게 드러내는 동시에 밀도 높은 서정이 다양한 형식 속에 조화롭게 어우러진 뛰어난 시정신의 소산”이라는 평가를 받으며 ‘박재삼문학상’과 ‘만해문학상’을 연거푸 수상한 <경찰은 그들을 사람으로 보지 않았다>(창비 2012) 이후 2년 만에 펴내는 열세번째 시집이다. 이번 시집에서 시인은 서정과 서사를 아우르는 독특한 감성의 어법으로 단형시, 산문시, 인용시 등 변함없이 다채로운 형식을 선보이며 삶에 대한 애정과 웅숭깊은 자기성찰이 깃든 ‘오래된 노래’를 부드러운 목소리로 나직나직 들려준다. “짧은 서정시라 불리는 독특한 시 형식에 ‘스스로 그러함’을 드러내는 영원한 순간들의 미학”(오철수, 발문)이 현란한 수식 없이 간결하고 명료한 일상적 언어에 녹아든 단정한 시편들이 묵직한 울림과 잔잔한 감동을 자아낸다.
동양파라곤아파트 동쪽 정원 측백나무 옆/고양이 세마리가 나와 자울자울 해바라기를 하고 있는데/그중 두 놈은 흰 배에 검은색 등이고/나머지 한 놈은 완전 호랑이 색깔이다/그런데 저렇게 평화로울 수 있다니!(「평화롭게」 전문)
삶의 순간, 찰나에서 길어올린 영원의 미학 이시영의 시는 짧지만 긴 여백 속에 큰 울림이 있다. 냉정하다 싶을 만큼 차분한 감성과 극도로 절제된 언어로 사물의 현상과 실체를 에두르지 않고 있는 그대로 정확히 꿰뚫어보는 시선이 더없이 예리하면서도 한편 따뜻하다. “설치류의 작은 이빨이 단단히 박혀 있”는 “밤톨 하나”(「석양 무렵」), “비 온 뒤 하늘에서 씻겨온 세모래 위에/가지런히 찍힌 어린 새의 발자국”(「첫」), “언 땅속에서” 전신을 다해 “찬란한 봄을 머금고 있”는 “개나리 한 뿌리”(「조춘(早春)」)에서도 생의 경건함과 자연의 이법을 포착해내는 시인은 “모든 탄생하는 것들의 고요”(「신생」) 속에서 생명의 위대함과 신비로움을 통찰하며 사소한 자연 현상을 우주적 차원으로 확장시켜 바라보는 놀라운 예지력을 보여준다.
눈부신 햇살이 쏟아져내리는 남극의 싸우스조지아 섬, 턱끈펭귄 암컷이 둥지에 품고 있던 알을 부리로 톡톡 깨자 기다렸다는 듯이 껍질을 뚫고 나오다가 옆으로 쓰러지는 새끼 턱끈펭귄. 고개를 젖혀 비린 눈을 뜨자마자 어미를 향해 한껏 벌린 입이 저 아래까지 빨갛다.(「입」 전문)
‘서정시를 쓰기 어려운’ 팍팍한 시대를 올곧은 정신으로 살아가고자 하는 시인은 “모든 결빙(結氷)의 시절”(「십이월」)인 현실을 직시하며 그 속에 감추어진 세계의 진실을 드러내는 데 온 힘을 쏟는다. 암울한 시대의 어둠을 밝히며 진실한 삶을 오롯이 지켜온 시인은 편을 가르거나 누구를 따돌리지 않고 서로 어울려 ‘평화롭게’ 살아가는 세상, “국경도 없고 경계도 없고 그리하여 군대나 경찰은 더욱 없는” “그런 ‘나라’ 없는 나라”(「‘나라’ 없는 나라」)를 꿈꾼다. 저마다 “시린 가슴을 안고”(「대지의 잠」)서 하찮고 여린 삶을 살아가는 “가난한 사람들”의 “젖은 어깨”와 “더운 발자국”(「2호선」)에 따뜻한 위로와 온기를 불어넣으며 시인은 언젠가는 “살아봤으면”(「춘천」) 좋을 세상이 오리라 기대하며 “세상이 그렇게 빨리 망하진 않을 것”(「조춘(早春)」)이라는 희망의 불꽃을 지핀다.
아직 해가 뜨지 않은 남대문 광역버스 정류장/발가락이 삐져나온 운동화를 신은 노숙자 하나가/가로수에 기대어 떨고 있었다/안 보이는 손 하나가 다가와 그에게/따뜻한 천원짜리 한장을 쥐여주었다(「겨울 아침」 전문)
그런가 하면 시인은 “결빙의 현실을 데우기 위해 과거라는 샘에서 온기를 훔쳐”(박형준, 추천사)와 “영원한 대지의 자식들”(「옛날엔」)이 부르는 ‘오래된 노래’를 조곤조곤 들려주기도 한다. “저녁을 먹고 나면” “동구 앞 정자나무들 아래 모여/전깃불 화안한 읍내를 바라보곤 하였”(「소년들」)던 유년 시절, “동구 앞을 지키고 서 있는 오래된 팽나무”(「정자나무」)와 “그날밤 우리들 허리며 가슴을 적시며 흐르던” 섬진강의 “그 따스한 밤 강물”(「밤 강물」)과 “겨울이면 뜨거운 김을 뿜어내고 여름이면 얼음처럼 차가운 물이 쉼 없이 솟구치던 그 샘”(「찬샘」) 등 가슴속에 간직해둔 사연들을 회상하며 시인은 기억의 지층을 더듬어 내려가 사람의 향기가 물씬 풍기는 아늑한 추억의 풍경 속으로 잠긴다.
일머슴처럼 손 크고 덩치 큰 울 어매 곡성댁, 마당에 어둑발 내리면 쌀자루 보릿자루 옆구리에 숨겨 몰래 사립을 나섰네. 그때마다 쪽찐머리 고운 해주 오씨 우리 큰어머니 안방 문 쪽거울에 대고 혼잣말처럼 중얼거리셨네. “니 에미 또 쌀 퍼서 나간다.” 저녁이 다 가도록 밥 짓는 연기 오르지 않는 동무 집이 많던 시절.(「밤마실」 전문)
이시영 시인은 삶에 대한 애정만큼이나 사람에 대한 애정 또한 각별하다. 그래서 그의 시는 쉽게 가슴을 울릴 만큼 ‘인간적’이다. 시인은 이번 시집에서도 “어릴 적 어머니 앞에서 떡국에 쓰일 새알을 곱게 못 빚으면 강화로 시집보내겠다고 해 ‘강홰년’이란 말을 처음 들었다며 웃으실 땐 입가에 부드러운 미소가 흐르고 양 볼엔 간혹 홍조를 피우시곤 하였다”는 박완서(「낙타교」), “이대로 이대로는 절대 보낼 수 없”던 “문구 형님” 이문구(「이대로는」), “남루를 걸치고 다니다 음식점 입구에서 내쫓기던 철학자” 민병산(「민병산 선생」), “친구들이 우르르 몰려가면/풍로를 아예 길바닥에 내놓고 입김 호호 불어가며 밥 지어주던” 아내와 “독립문 밖 외로운 아파트”에 살았던 박정만(「독립문 밖」), “선량한 키에 그 누구도 속일 수 없을 것 같은 서늘한 눈매”를 지녔던 박목월(「애월(涯月) 지나며」) 등 그리운 얼굴들을 애틋한 마음으로 호명한다.
소설가 오정희 씨가 서울 나들이를 위해 춘천 역사에 들어서면 어떻게 알았는지 금테 모자를 눌러쓴 귀밑머리 희끗한 역장이 다가와 이렇게 인사한다고 합니다./“오 선생님, 춘천을 너무 오래 비워두시면 안됩니다.”/그리고 측백나무 울타리 가에서 서울행 열차의 꽁무니가 안 보일 때까지 배웅한다고 합니다./아, 나도 그런 춘천에 가 한번 살아봤으면!(「춘천」 전문)
시력 45년, 한평생 시의 외길만을 걸어온 시인은 끊임없는 자기성찰과 문학적 열정을 가다듬으며 여느 젊은 시인 못지않은 왕성한 활동으로 시단의 중진으로서 듬직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세상엔 이렇게 겸손한 분”(「절」)과 “그림자처럼 조용한 분들이 있”으나 “역사는 이런 분을 잘 기억해주지 않는”(「찬(讚) 김정남 선생」) 현실을 안타까워하면서 시인은 “나직나직 조용해지면서 오랜만에 나 자신으로 돌아”(「상(床)밥집에서」)와 지나온 삶을 반추해본다. 이순을 훌쩍 넘긴 나이에도 여전히 “아직도 어린아이의 마음을 간직하고 싶은 평범한 시인”(시인의 말)으로서 온화하면서도 날카로운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시인의 선한 눈빛과 순정한 마음이 새잎에 돋는 이슬방울처럼 “금빛으로 환하게 눈부”(「금빛」)시다.
양들이 조심조심 외나무다리를 건너 귀가하고 있습니다/곧, 저녁입니다(「곧」 전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