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은 사랑, 인생은 인생 - 가사로 읽는 한대수의 음악과 삶
한대수 글.사진 / 북하우스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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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4년 1집 <멀고먼-길>부터 2006년 12집 <욕망>까지 한대수 님의 앨범에 실린 노랫말과 사진들을, 긴 호흡으로 곱씹어 읽었다. 그의 노래들은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그의 삶에서 스스로 태어난 인생이야기. 이 비범하고 위대한 음악가가 책임지는 자유인으로 동시대에 함께 있어, 고맙고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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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5-06 17:35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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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 전생에서 읽어드립니다 - 박진여 전생 리딩 이야기
박진여 지음 / 김영사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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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당히 인상적인 책이었다. 평소 전생이나 윤회에 대한 관심은 미미했지만, 처음 갔던 장소에서의 익숙한 기시감에 대한 의아함이 다소 풀린 듯하다. 결론은 지금 나의 모습은, 과거와 현재와 미래의 연결이다. 서로 사랑하고 이해하고 나누어야 하는, 카르마의 법칙에 차분한 정리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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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바람 2015-05-02 02:11   좋아요 0 | URL
전 전생과 윤회 관심 많은데~~
님 오월이네요.
잘지내시죠?

appletreeje 2015-05-02 09:18   좋아요 3 | URL
저는 별로 큰 관심이 없었는데 이 책을 읽고 나니
전생리딩은 나와 네가 분리될 수 없는 하나라는 사실안에서
모든 사람이 타인과의 관계, 그리고 자연에 존재하는 모든 것과의
관계 속에서 사랑을 나누는 치유자가 될 수 있으며 서로를 사랑하고
배려하면서 더불어 행복하게 살아가기를 꿈꾸는 것. 그것이 저마다의
본성을 찾아가는 일임을, 거듭 알려주는 책이라 잘 읽었습니다.^^

화창한 오월~ 하늘바람님께서도
귀여운 태은양과 동희군과 행복한 가정의 달, 되시길 바랍니다~*^^*

나와같다면 2015-05-02 06:31   좋아요 1 | URL
죽음학 강의를 들을때.. 내가 기억하지 않는 전생이 지금.. 여기.. 있는 나에게 어떤 의미가.. 힘이 있는지.. 의문을 가졌던 적이 있어요
지금도 `업`이라는 그 깊음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지만....

appletreeje 2015-05-02 09:32   좋아요 3 | URL
저 역시 마찬가지였어요.^^
그런데 이 책을 읽고 나니, 카르마는 이미 모든 것이 결정되어 있다거나
혹은 우리가 수동적으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거대한 그 무엇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올바르게 이해될 경우, 지금 이곳에서 이루어지는
우리들의 삶을 보다 긍정적이고 역동적인 것으로 만들 수 있음을 알게 되었어요.
그러니까 결국 뿌린대로 거둔다는 것.

즐겁고 좋은 연휴 보내세요!

숲노래 2015-05-02 15:41   좋아요 1 | URL
우리는 누구나 오래된 삶을 누려 왔다고 해요. 그러나 이를 제대로 바라보거나 깨닫는 사람은 매우 드물다고 해요. 전생이 한두 번이나 열 번쯤 있지 않고, 수십만 년에 이르는 전생이 있어서, 모든 사람은 예전에 그야말로 모든 경험을 다 해 보았으나, 이를 제대로 돌아보지 못한 채, 똑같은 감정체험만 되풀이한다고 합니다.

<람타 화이트북>도 읽으면서, 삶을 더 깊이 공부해 볼 수 있어요.

appletreeje 님도 오늘과 어제와 모레를 잇는 실마리와 수수께끼를 늘 즐겁게 돌아보실 수 있기를 빌어요~

appletreeje 2015-05-03 10:39   좋아요 1 | URL
어떤 분의 리딩에서는 우주에서의 전생도 읽힌다 하더군요~
저는 처음엔 막연한 호기심으로 이 책을 읽기 시작했는데 다 읽고 나니
여러가지로 현재의 삶에서 어떻게 카르마의 조정이 가능하며, 어떻게 매 순간을
좋은 선택과 의지로 살아가야함을 일깨워줘 안심과 희망을 갖게 된 책이었어요.^^
큰 관점 안에서 스스로의 삶을 `창조`해 나갈 수 있다는 것도요.


<람타 화이트 북>은 지난번 함께살기님께서 올려주신 글 보고 보관함에 담아두었는데, 오늘 함께살기님 페이퍼 다시 찾아 읽으니 한층 더 이해가 잘 되었습니다~
시절인연이 되면 꼭 읽어야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2015-05-04 05:47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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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5-04 07:31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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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런 기계를 상상해 보자. 내가 책장을 넘기지 않고 대신 넘겨주는 기계. 이 기계를 쓰면 책장을 넘기는 수고를 덜 수 있지만, 내가 책을 빨리 읽고 싶다고 해도 결코 마음대로 책장을 넘길 수 없다. 내가 천천히 내용을 음미하며 읽을 수 있도록 기계가 책장을 넘겨준다면, 우리는 타인의 글을 더 정성 들여 읽을 수 있지 않을까.

 

 나는 미국 드라마 <화이트 칼라>를 보다가 실제로 이런 기계가 있음을 알고 깜짝 놀랐다. 수백 년전의 고서를소중하게 보관하기 위해 특수 유리창에 책을 펼친 채 넣어두고 무려 두 시간마다 딱 한 장만 읽을 수 있도록 책장이 천천히 넘어가게 만든 기계장치였다. 입맛 따라 골라 읽을 수 없으며, 무조건 우직하게 첫 장부터 끝 장까지 꼼꼼하게 다 읽어내야 하는 것이다.

 내 마음대로 속도를 정할 수 없고 아주 천천히 그 책이 보여주는대로 읽어야 하는 철저히 타율적인 독서. 순간 나는 그 독서 기계가 살짝 탐이 났다. 가끔 나는 책을 너무 빨리 읽게 될까봐 겁이 나기 때문이다. 인터넷 정보들을 마우스의 스크롤 기능을 이용해 빨리빨리 넘겨보는 나 자신이 무서울 때도 있다. 소셜미디어가 급증하면서 누구나 1인 미디어 하나쯤은 갖고 있지만, 글을 많이 쓰는 대신에 한 편 한 편의 글을 소중히 여기지 않기 때문이다.

 나는 그 느려터진 독서 기계를 바라보며 점점 속독과 발췌독에 길들어가는 나의 메뚜기식 독서에 제동을 걸고 싶어졌다. 전부 이해했다 믿고, 다 안다고 믿으며 빨리빨리 읽는 것이 아니라, 마음 깊은 곳에 한 땀 한 땀 자수를 놓듯 한 글자 한 글자 새겨가며 읽는 그런 독서가 그립다. 그렇게 천천히 타인의 글을 읽을 수 있다면, 글을 읽는다는 행위는 마침내 글을 쓰는 행위와 비슷해지지 않을까. 타인이 그토록 어렵게 쓴 글을 너무 쉽게 읽는다는 생각이 들 때마다 죄책감을 느끼지 않도록, 천천히 읽어가며 가슴에 새기는 일은 내가 직접 글을 쓰는 행위만큼이나 힘겹지만 뿌듯한 그 무엇이 되 

 

지 않을까. 우리가 서로의 글을 그렇게 천천히 읽어준다면, 서로의 언어를 그렇게 소중히 다뤄준다면 이토록 수많은 이들의 가슴을 찢는 오해와 갈등도 조금은 줄어들지 않을까. (P.270~271)

 

 

 

어렵게 쓰고, 어렵게 읽었다

 

 

 

 소셜미디어가 급증함으로써 대중의 글쓰기가 폭발적으로 증가했지만, 글의 맥락을 제대로 파악하고 글의 본뜻을 깊이 있게 우려 내어 삶의 자양분으로 삼는 글쓰기와 글 읽기는 더욱 어려워졌다. 인터넷이 없던 시절, 우리는 글을 어렵게 쓰고 어렵게 읽었다. 그만큼 글쓰기를 소중하게 여기고 글 속에 사람의 혼魂이 담겨 있다 여겼던 시대였다. 인터넷이 확산되자 사람들은 좀 더 많은 글을 쉽고 빠르게 읽을 수 있게 되었다. 어렵게 쓴 글을 쉽게 읽는 시대가 된 것이다. 그런데 지금은 그 시대조차 지나, 쉽게 쓰고 더 쉽게 읽는 시대가 와버렸다. 글쓰기도 쉽고, 아니 쉬운 것처럼 보이고, 글 읽기는 더더욱 쉬운 것처럼 보이는 것이다.

 물론 빠른 리액션과 경쾌한 글쓰기만이 지닌 장점도 있다. 하지만 그럴수록 더 깊고 진중하게 세상을 보고자 하는 사람들의 영역이 줄어든다는 점이 문제다. 진지하게 생각하고 오래 글을 쓰는 사람, 글 한 줄을 쓰는 데도 며칠 밤을 새워야 하는 사람들의 보이지 않는 노고가 평가절하되는 것이 문제다. 그리하여 나는 더더욱 진

 

 

지한 글쓰기, 심각한 글쓰기를 응원하고 싶다. 한 줄을 쓰더라도 한 문단을 쓰더라도 마음에 남는 글쓰기, 억지로 읽으라고 권하지 않아도 한참 보고 곱씹고 또 되뇌고 싶은 글을 읽고 싶다.

 그리하여 요새 유행하는 대중적 글쓰기는 '누구나 글을 쓸 수 있다'는 장삿속이 아닌, '누구나, 글을 쓴다면 제대로 써야 한다'는 책임감의 문제를 제기한다. 누구나 책을 낼 수 있고, 누구나 주목받을 수 있다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 누구나 글을 쓴다면 그 글의 무게만큼 엄연히 세상살이의 짐을 짊어져야 한다는 것을, 글의 무게만큼 삶의 무게도 등에 져야 함을 깨달을 때, 그저 직업이나 이벤트로서의 글쓰기가 아닌 삶의 글쓰기가 시작된다.  (P.272~273 )

/ 내 안에 꿈틀거리는 은밀한 외침.

 

 

 

 

                                                                        -정여울, [그림자 여행]-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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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4-21 18:02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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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같다면 2015-04-27 20:34   좋아요 1 | URL
`내가 너의 그림자를 꿰메줄께`

피터팬이 웬디네 집에 처음 날아 들어왔을 때, 피터팬은 자신의 그림자를 잃어버렸다. 항상 분신처럼 따라다니던 그림자를 잃어버리자 피터팬은 당황해 어쩔 줄 모른다. 그때 웬디는 처음 보는 낯선 아이 피터팬을 다독이며 `내가 너의 그림자를 꿰메줄께` 라고 속삭인다

그림자와의 만남, 그것은 의식과 무의식의 만남이기도 하고, 눈앞의 현실과 잃어버린 꿈의 만남이기도 하다. 내 그림자의 끔직함을 알면서도 나를 버리지 않은 이들은 하나같이 나에게 웬디처럼 상냥하게 그림자를 꿰매는 손길이 되어주었다.

appletreeje 2015-04-27 20:57   좋아요 2 | URL
그림자 여행이라는 책 제목을 설명 드리면 아마 더 이해가 빠르실 것 같은데 그림자라고 할 때 피터팬의 그림자 혹시 생각 나세요. 피터팬의 그림자 보면 피터팬이 처음에 웬디 집에 날아 들어왔을 때 그림자를 잃어버리잖아요. 그 때 피터팬이 당황하죠. 그림자를 잃어버렸다는 것은 심리학에서는 뭔가 자신의 무의식의 꿈 같은 것,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 이런 것을 잃어버렸다는 의미이기도 한 것 같아요, 그런데 웬디가 그 피터팬의 그림자를 바느질로 꿰매주죠. 그림자를 꿰매주니까 피터팬이 다시 하늘로 날아오르면서 행복해하잖아요. 그런 것, 웬디의 손길처럼 따뜻하게 사람들의 무의식에 그림자를 꿰매주는 그런 글쓰기를 하고 싶다는 의미에서 그림자 여행이라는 제목을 지었고요.

[출처] [그림자 여행] -정여울

나와같다면 2015-04-27 21:21   좋아요 1 | URL
예 요즘 읽는 책이예요^^ 분석심리에 대해 관심이 많거든요.. 예전에 이부영 교수님 `그림자` 책을 읽었을때는 글자로 읽었는데요.. 이제는 마음으로 그림자가 이해되네요.. 조금은요...

제 카톡 인사말이 `내가 너의 그림자를 꿰매줄께`예요♡

2015-04-27 22:58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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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꽃피는 봄날에 더 참담하게 만나자

 

 

 

 

 

  누구는 절반의 희망과

  절반의 절망을 말하지만

  지금 할 일은

  참혹한 시간 속으로 더 들어가는 것

  애인들은 등을 돌리고

  꽃들은 마침내 졌다

  지금 할 일은

  믿음, 희망, 미래, 이런 단어들을

  잠시 버리는 것

  더 혹독하게 살의 냄새를 맡는 것

  유령들과 작별하고

  염통의 지도를 다시 읽는 것

  아, 또다시 삶에 속은 자는

  지게를 지고 다시 생계를 향해 가네

  지금은 더 참혹하게 무너질 때

  알몸의 비극과 결혼할 때

  손쉬운 작별들과 작별할 때

  그러니 벗들,

  꽃피는 봄날에

  더 참담하게 만나자  (P.14 )

 

 

 

 

 

 

 

    아니야가는 휠체어가 망가져 땅바닥을 기어서

   학교에 갔다

 

 

 

 

 

    나는 시에 중독되었다

    아니야가는 휠체어가 망가져

    땅바닥을 기어서 학교에 갔다

    섬을 떠난 편지가 이방인에게 전달되었다

    까뮈는 스승 장 그르니에와 마침내 친구가 되었다

    입동(入冬)의 문턱에서 절교당한 계절이 울고 있다

    말하자면 초겨울 비가 내리는 것인데

    나는 건너야 할 것을 건너지 못하는 중이다

    (아니야가처럼 진흙밭을 기어보란 말이야)

    예배당 벽에 기대어 애인을 기다리며 울던 시인은

    아직도 예배당 건너 항아리갈비집에서 못 나오고 있다

    뫼르소는 면도한 얼굴에 스킨 브레이서를 바르고 마리 카르

 도나를 만나러 갔다

    (비애는 운명일 뿐, 그래서 슬픔은 가벼이 넘는거다)

    한밤중인데도 머릿속이 환하다

    떠날 것을 떠나자  (P.20 )

 

 

 

 

 

 

 

         먼 행성

 

 

 

 

 

 

     벚꽃 그늘아래 누우니

     꽃과 초저녁달과 먼 행성들이

     참 다정히도 날 내려다본다

     아무것도 없이 이 정거장에 내렸으나

     그새 푸르도록 늙었으니

     나는 얼마나 많은 것을 얻었느냐

     아픈 봄마저 거저 준 꽃들

     연민을 가르쳐준 궁핍의 가시들

     오지않음으로 기다림을 알게 해준 당신

     봄이면 꽃이 피는 이유가 다 있는 것이다

     잘린 체게바라의 손에서 지문을 채취하던

     CIA 요원 홀리오 가르시아도

     지금쯤 할아버지가 되었을 것이다

     그날 그 거리에서 내가 던진 돌멩이는

     지금쯤 어디로 날아가고 있을까

     혁명의 연기가 벚꽃 자욱하게 지는 저녁에

     나는 평안하다 미안하다

     늦은 밤의 술 약속과

     돌아와 써야할 편지들과

     잊힌 무덤들 사이

     아직 떠다니는 이쁜 물고기들

     벚꽃 아래 누우니

     꽃잎마다 그늘이고

     그늘마다 상처다

     다정한 세월이여

     꽃 진 자리에 가서 벌 서자  (P.78 )

 

 

 

 

 

 

 

     -오민석 詩集, [그리운 명륜여인숙]-에서

 

 

 

 

 

 

 

 

 

   

 

 

 

 

 

 

 

 

 

 

 

 

 

 

  

 

좋은 분께서 보내주신 LEMON GINGER tea를 마신다.

뜨거워도 좋지만, 식은 후에도 한결같이 좋다.

서재를 쉬는데도 어떤 경로를 통해 들어오시는지는

몰라도 많은 이웃분들께서 친구신청을 해주심에 늘

송구하고 감사한 마음뿐인데, 오늘 아침에는 더욱

그렇다. 새 이웃분의 `滯雨`의 한 귀절이 마음을 두드리며.

눈이 짓무르게 冊을, 온몸으로 읽으시고

피땀과 피눈물로 글을 써주시는

존경하는 어느 분의 서재를 떠올리게 하시는.

환자분들을 온마음으로 진료하시며 잘 지내시리라 믿는다.

봄이 화창하지만, 내 책상은 고요해 그래서 마음이 좋고

이웃님들께 마음의 인사를 감사히 드린다. 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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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드 2015-03-17 21:49   좋아요 0 | URL
와 저 라넌 진짜 오래가네요. 이주전 라넌이죠?

appletreeje 2015-03-18 09:38   좋아요 0 | URL
예~이주전 라넌 맞아요~~
지난주 커다랗고 아름다운 하노이와 석죽, 불로초, 애니고자서스로 보내주신
꽃들은 친구가 너무나 예쁘다고 감탄을 해~선물했어요.^^

늘 싱그럽고 멋진 꽃들, 감사드립니다~*^^*

2015-03-17 21:59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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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3-19 12:27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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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3-20 23:25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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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taphor 2015-04-29 08:13   좋아요 0 | URL
아픕니다
오늘 비가 내려서 더!

appletreeje 2015-04-29 11:29   좋아요 0 | URL
아프지마세요.
저는 비 오는 날을 좋아하지만
오늘은 저도 아프네요.
아무쪼록, 편안한 하루 되시길 빕니다!
 

 

 

 

 

 

 

                                      잠꼬대

 

 

 

 

 

 

                              옛날 팔공국이란 나라에서 새 임금을 뽑았는데 그 애

                           비는 죽을 때까지 왕 노릇을 해먹으려는 자였다. 백성은

                           섬기지 않고 주색잡기 노름과 배때기에 기름기만 채우다

                           가 제 손으로 임명한 암행어사에게 칼을 맞고 죽었다. 새

                           임금은 전임 홍어임금과 바보임금 둘이서 만들어 놓은

                           선거 제도에 의해 백성들이 투표로 뽑았는데 선거운동

                           당시 훅 가는 공약들을 많이 발표해 몰표를 몰아주었더

                           라. 그런데 임금이 되고 나서 채 일 년도 되기 전에 모든

                           공약은 헌신짝처럼 벗어 던져버리고 제 애비를 닮아가는

                           모습에 온 백성들이 몸서리를 쳤겠다. 한데 이번 임금이

                           되기까지 일등 공신은 다름 아닌 포졸들과 나라의 녹을

                           받아먹던 몇몇 장수들이 밤마다 전국 방방곡곡을 돌며

                           상대방 후보를 깎아내리고 지금의 임금을 추어올리는 방

                           을 몰래몰래 붙이고 다닌 덕이라. 한수 이남의 알 만한

                           백성들은 군대를 일으켜 반란으로 임금이 된 애비에 비

                           하면 아무것도 아니라고 말할 지는 모르겠지만 밤말은

                           쥐가 듣고 낮말은 새가 듣는 법. 이런 낌새를 눈치챈 광

                           대 무리가 있었으니 이 모든 걸 까발리고 다녔더라. 궁

                           지에 몰린 임금이 포도대장한테 사건을 조사하는 시늉

                           만 하라 시켰으나 여주에서 올라온 나졸이 모든 걸 까발

                           리니 깜짝 놀란 임금이 나졸의 아랫도리 이야기를 들춰

                           내며 고향으로 내쫓더라. 제 애비는 다른 건 몰라도 사

                           내의 아랫도리 이야기는 말하지 않는 임금이었으나 지금

                           의 임금은 못된 짓만 배워서 백성들을 미궁 속으로만 몰

                           아넣더라 이쯤 되니 포졸들은 자기네 식구들을 서로 잡

                           아먹고 알아서 설설 기더라. 임금은 왕위에 오르자마자

                           곤룡포를 차려입고 이웃 나라로 나들이만 다니더라. 이

                           에 백성들은 돌보지 않고 패션쇼만 다닌다고 민심이 흉

                           흉하자 유언비어를 단속하라! 제 나라도 아닌 다른 나

                           라에서 파발만 띄우더라. 이제는 남과 북, 동과 서가 아

                           니라 나와 네가 완전 갈라섰더라. 자, 이제 판은 벌어졌

                           다. 얼쑤!  (P.28 )

 

 

 

 

 

 

 

 

                                 이장님의 부부싸움

 

 

 

 

 

 

 

                                아 아 동포부락 주민 여러분, 오늘도 농사일에 을매나

                             고상들 많었슈. 해가 갯바닥으로 떨어진 지가 은젠디 밤

                             늦은 시간에 왜 그러느냐구요? 아, 우리 마누라가 집을 나

                             갔슈. 낮이 민소에 들렸더니 마량 이장놈이 즌어 축제가

                             성공을 혔네 오쩌네 혔싸서 승질이 나잖유, 아 그려서 집

                             이 오다가 칠성바위 지점집이서 풋고추 배 갈러 자하젓

                             늫구 막걸리 한 사발 허구 왔더니, 갈 일이 바뻐서 죽을

                             래도 죽을 새가 읎넌디 술만 먹고 댕긴다구 지껄여쌓길

                             래, 소가지 좀 냈더니 오디루 내뺐는지 이때까정 안 들오

                             구 자빠졌네유, 아 빨리 겨들오잖구 뭐혀. 자우당간 우

                             리 마누라럴 본 사람은 보넌 즉시 신고혀야유. 간첩 신

                             고는 112구 우리 마누라쟁이 신고는 즈이 집 즌화번호

                             덜 알구 기시쥬? 만약시 혹여라도 숨겨주거나 보고도 신

                             고럴 안 헌 주민은 지가 보기엔 빨갱이보다 더 나뿐 사

                             람잉게 그리덜 아셔야겄습니다요. 아 그러구 이번 정부

                             시책으로 주는, 그러니께 무상으로 주는 비료허구 농약

                             을 받는디 상당헌 불이익얼 감수허셔야 될 것 입니다유.

                             아 동포부락 이장인 지가 헐 일 읎어서 민소나 지웃대넌

                             줄 알면 큰 코 다쳐유. 다 우리 부락을 위해서 나댕기는

                             거유. 그걸 마누라나 주민 여러분이 알아주셔야 혀유.

                             아 이렇게 방송에 대구 왕왕대두 안 들어구 뭐하구 자빠

                             졌냐, 재뜸 사부인 이번에두 숨겨주믄 재미읎슈.어 끄

                             윽, 이렇게 지껄이다봉게 술이 좀 깨네유. 뫼재 큰아들눔

                             아 너만 네 지집 끌어안고 자빠졌지 말고 임마 네 엄니

                             좀 찾아봐 네 애비 혼자 자긴 싫어 이눔아. (P.64 )

 

 

 

 

 

 

 

                                  이중초점렌즈

 

 

 

 

 

 

                                  의정부에서

                                  김극기 할아버지는

                                  남대문에서는 삼만 원이면

                                  하나의 안경으로 먼 곳, 가까운 곳 다 보이는

                                  안경을 할 수 있다는 얘기를 듣고 나왔다.

 

 

                                  난시가 있어서

                                  렌즈만 해도 오륙만 원은 줘야 하는데

                                  폐지 주워 팔아 모은 돈

                                  삼만 원을 쥐고 나온 할아버지에게 말 할 수 없다.

 

 

                                  난시를 교정하면

                                  시력이 1. 0 이상은 나오고

                                  선명도도 좋은데

                                  오늘은 맞춰놓고

                                  돈을 더 가져와서 찾아가라면

                                  분명 비싸다고 옆집으로 갈 텐데

                                  양안 교정 시력 0. 6

                                  이중초점렌즈 안경 조제 끝.

 

 

                                  오늘부터

                                  세상을 삼만 원어치는 보면서

                                  서울판 생활정보지를 둬 부씩 빼어 들고

                                  경로우대증을 내밀고

                                  흔들리는 전철을 타고 집에 간다.  (P.98 )

 

 

 

 

 

 

                                                  -황인산 詩集, <붉은 첫눈>-에서

 

 

 

 

 

 

 

 

 

 

 

 

 

2009년 제15회 지용신인문학상을 수상한 시인 황인산의 시집. 심사평에서 "삶과 사물을 깊이 있고 폭넓게 인식하려는 그의 시들이 우리 시대의 새로운 시적 화두가 되기에 충분하다"는 평을 들었던 그의 시는 속도와 능률을 최고의 가치로 생각하는 오늘의 삶을 되돌아보게 한다.

안경사라는 직업을 가지고 있는 시인은 마치 우리 삶을 둘러싼 풍경들을 '제대로' 조망하도록 시력 교정을 하는 듯하다. 일상의 속도를 늦추면서, 왜곡된 서사를 펼쳐 보이면서, 때로는 넉살과 해학과 풍자로 눙치고 어르면서 고요히 안경을 조제하듯 언어를 투명하게 갈고 닦는다. 유정이 시인의 말 그대로 "황인산식 렌즈로 투과하는 투박한 정경들 덕분에 우리는 부박한 생을 들여다보는 시력을 선명하게 맞추는 날이 올 것이다."

 

 

     

       또 한해가 저물어가고 있는 저녁이다. 유난히 힘겹고 무거운 한해를 모두들 함께

       지나왔지만, 그래도 또 희망을 가지고 새로운 해를 시작하고자 한다.

       올해는 연말까지 미처 마무리 짓지 못한 일들이 있어 계속 끄급한 마음으로 바빴는데

       어젯밤 비로소 모든 작업을 끝내고, 남대문 시장 한구석에서 안경점 사장으로 일주일

       에 하루를 쉬면서 열심히 살아가는 시인의 [잠꼬대]와 무상으로 주는 비료와 농약을

       받으러 면사무소에 갔다 돌아오는 길에 술 한잔 하고 집에 오니 있어야 할 마나님이

       안 계셔서 동네 마이크에 각종 사정을 공개하며 떠들어대는 이장님의 공갈 엄포도

       웃으며 읽고, 친구와 -더 테너 리리코 스핀토- 영화도 보고 맛있는 동태탕도 먹고 와

       이제야 비로소 한해살이를 마무리 지어 홀가분하다.

 

     

 

       2014년에도 이 작은 나무늘보 서재를 방문해주시고 고운 정을 흠뻑 주셨던 모든

       고마운 이웃님들께 감사를 드립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소망하시는 모든

       마음의 꿈들, 매순간 새롭게 흘러가는 물처럼 이루시기를 빕니다~*^^*

       그간, 감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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