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자평] 영원한 천국

영원한 천국
정유정 지음 / 은행나무 / 2024년 8월

아주 ‘고통스러우면서도 매혹적이고 아름다운‘서사를 지닌 영화를 쏜살같이 아까워하면서 보고 난 느낌의 長篇小說. 모든 것을 잃고도 삶을 선택한 사람과, 자신을 버리며 누군가를 지켜준 사람과, 그 사실을 後에 안 사람 이야기. 후진을 모르는 과학이 예정된 곳에 도착할 특이점의 ‘영원한 천국‘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견디고 맞서고 이겨내려는 인간의 마지막 욕망‘인 ‘태초의 야성‘에 대한 이야기.

[100자평] 즐거운 어른

즐거운 어른
이옥선 지음 / 이야기장수 / 2024년 8월

참으로 호쾌하고 당당한 금과옥조 같은 冊. 사노 요코 님이 살아 계셨다면 베프 하자 하셨을 듯한데 독자로선 현재 이옥선 작가님이 더욱 멋지시네. ‘야, 이노무 자슥들아‘에선 통쾌함과 홀가분한 카타르시스를 마구마구 만나며. ‘즐거운 어른‘ 덕분에 ‘더욱 즐거운 독자‘가 되어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자유로운 인간이 된다는 것은 아무런 기대 없이, 스스로의 명랑성과 가벼운 마음가짐(평온함)에 기대는 것이라 하겠다.‘

[100자평] 어제저녁

어제저녁
백희나 지음 / Storybowl(스토리보울) / 2024년 8월

정말 8月의 크리스마스처럼 다시 찾아 온 그림책. 2014년에도 읽었지만, 아름답고 정감있는 새 장정과 더욱 선명한 컬러들로 마치 처음 읽는 듯한 설레임과 즐거움이 새로 등장한 은쟁반 찻집의 까망 고양이의 카시스를 얹은 초콜릿 3단 머드케이크처럼, 사라진 털양말 한 짝으로 일어난 혼란들이 착한 캐릭터의 도움 덕분에 나비 효과처럼 모두에게 더욱 행복한 결말로 아늑한 일상을 선물한다. ‘크리스마스 장식이 없다 해도 집만큼 좋은 곳은 없는 법이다.‘

[100자평] 내 눈 속에 사는 사람

내 눈 속에 사는 사람
김정태 지음 / 체인지업 / 2024년 7월

관념이나 기교, 그럴듯한 수사 없이 극사실적 詩語들로 가난, 이별, 투병을 군더더기 없이 온몸으로 써 내려간 삶이 시가 된 詩集.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의 전부인 사람과 내가 전부인 사람들이 모두 함께 내가 보는 내 눈 속의 빛으로 살아 있어, 부서지고 다시 생성되는 바다처럼 ‘세상을 맨발로 지나온 마음‘. 나도 문득, 미셸 페트루치아니를 들으며 막 버무린 냉동 가오리무침에 소주 한잔하고 싶은 그런 詩集.

[100자평] 이중 하나는 거짓말

이중 하나는 거짓말
김애란 지음 / 문학동네 / 2024년 8월

참 어려운 제목이다. ‘이중 하나는 거짓말‘. 그러나 ‘빛이 새어나왔습니다.‘의 이야기. 세 아이들의 ‘누가 들어도 명백한 거짓 같아서 모두 웃어넘길 수 있는 진짜 이야기‘들이 하나의 비밀이 다른 비밀들을 도우며 ‘어떤 거짓은 용서해주고 어떤 진실은 승인해주는 작은 기척‘으로 새로운 이야기들이 시작되는 小說. ‘작가의 말‘처럼 우리 모두 마지막에 좋은 이야기를 남기고, 의미 있는 이야기 속에 머물다 떠났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