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벨이 울려서 나갔더니, 알라딘 택배기사 아저씨와 우체국 택배 아저씨 두 분이 나란히

     서 계시며 두 개의 상자를 주고 가셨다. 서둘러 상자를 보니 아아아~~후애님께서 보내신

     책 선물~!!! 다가오는 나의 생일 선물을 후애님께서 첫 번째로 주시고 싶으셨다는....흑흑..^^

     감동의 물결이 쓰나미처럼 철철철 밀려 들었다...엉엉엉...흑흑..^^

 

 

    

 

 

 

 

     첫 번째 상자는, 알라딘에서 후애님께서 직접 고르셔서 보내 주신 책들!!

     상자를 열어 보는 순간, 정말 너무너무 깜짝 놀랐다!!!

     세상에 그렇게도 사고 싶었던 미생 완간 세트를.....마음만 먹었지 그저 하염없이 보관함

     에 고이 모셔 두었던 미생 9권의 완간 세트이다. 흑흑흑...

     아우,~후애님!!  이러시면 정말 아니 되옵니당 !!!

     그리고 하은지님의 로맨스 소설, <겨울 위에 깃드는 꽃>. 이 책은 보슬비님께서 후애님

     추석 선물로 보내주신 걸 보고 너무나 좋으시겠다고 댓글을 드렸는데 그것을 보시고

     또 선물로 보내 주셨다. ^^ 

     보슬비님께서 후애님께 또 그리고 후애님께서 내게~~책선물 릴레이,다~ㅎㅎ

     그리고 또 김지예.차인우님의 <황금 사과를 딴 소녀>.

     닉네임이 사과나무,처럼 사과를 너무나 좋아하는데 그림도 책표지도 너무나 마음에

     들고 정말 오랫만에 옛이야기책을 고운 삽화와 함께 볼 생각에 우히히히~~

     그리고 장그래 명함첩까지~~ㅎㅎㅎㅎㅎ!

 

 

 

 

 

 

 

     두 번째 상자에는, 후애님께서 즐겁게 읽으신 책들 중, 평소 나도 보고 싶었던 소중한

     책들을 차곡차곡...맛난 Lotus 과자까지 넣어서 보내 주셨당~~!!!

     나중에 기회가 되면 꼭 읽고 싶었던 조정래 작가님의 <정글만리> 3권, 후애님께서

     그리도 좋아하시는 로설, <주인 양반>과 <비익조>. 특히 <비익조>는 페이퍼로 올려 주신

     귀절들로 인해 절절하고 애끓는 이야기에 깊이 마음이 갔었는데...

     후애님! 너무너무 고맙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신경써 보내 주신 책들과 더불어

     함께 주신 편지를 읽으니...가슴이 마구마구 벅차오르며

     아...정말이지...뭐라 말로 표현하기 힘든 고마움에 어찌할 바를 모르겠더라...

     첫 번째로 생일 선물을 드리고 싶다 하시며, 그 책들을 후애님 페이퍼를 일일이

     확인을 하시며 내가 댓글로 읽고 싶다 한 책들을 보내셨다는...

     아....후애님! 이 고마움과 미안함을 어떻게 표현해 드릴런지요...

     정말 진심으로 고맙고 행복합니다!!!

 

 

 

 

 

      

 

 

        

윤태호, 10년의 기다림 3년의 준비
세기의 대국이 시작되다
바둑에서는 두 집을 만들어야 ‘완생(完生)’이라 말한다. 두 집을 만들기 전은 모두 ‘미생(未生)’ 즉, 아직 완전히 살지 못한 말, 상대로부터 공격받을 여지가 있는 말이다. 작가는 모두가 열심히 일하지만 어느 누구도 자신의 ‘노동’에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 현대의 직장생활에 문제의식을 느꼈다. 그리고 월급과 승진만이 아닌 직장생활 자체에서도 의미를 찾을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자 이 만화를 시작했다. 사회라는 거대한 바둑판에서 두 집을 짓기란 쉬운 일이 아니지만, 언젠가는 도달할 완생을 향해 한 수 한 수 성실히 돌을 놓아가는 삶의 아름다움을 이야기하고자 한 것이다.
그 이야기의 배경으로 10년간 품고 있던 ‘바둑’을 꺼내들었다. 바둑은 그날의 대국이 끝나면 승자와 패자가 마주 앉아 왜 그가 이기고, 내가 졌는지 복기한다. 그 ‘복기’에서 특별함을 발견한 작가는 유년기의 하루하루를 그렇게 보낸 아이가 경쟁과 상생이 공존하는 조직사회에서 어떻게 살아남고, 어떻게 성장해갈지 그려보기로 결심했다.
회사원과 바둑 모두 작가가 경험해보지 못한 생소한 세계였지만, 인간에 대한 깊은 이해와 사회를 바라보는 날카로운 시선, 거기에 6∼7명의 종합상사 직원들과 소통하며 용어 하나까지 허투루 넘어가지 않은 치밀한 자료조사, 독자 의견란에 올라오는 모든 의견을 귀담아듣고 반영하는 성실한 태도가 더해져 모든 직장인의 가슴을 울리는 만화 『미생』이 탄생할 수 있었다.

책에서만 만날 수 있는 기보 해설,
바둑팬의 마음까지 사로잡다...

 

 

 

 

 

 

 

사랑하느냐?”
술잔을 입으로 가져가던 산이 주춤 동작을 멈추었다.
“왜, 너무 당연한 질문이라 말문이 막히느냐?”
굵직한 웃음소리가 걸걸하게 뽑아져 나왔다. 그새 비워진 술잔을 가득 채우며 진혼은 제자의 눈을 깊이 들여다보았다.
“……네 녀석의 눈을 보니 해답을 찾은 것 같구나. 이제, 자유로워진 게냐?”

푸른빛 폭포를 두고 벌어지는 지독히 아름다운 이야기.
수만 갈래의 옛 기억과 저마다의 신념, 그리고 애잔한 사랑.

 

 

 

 

 

 

요즘 세대는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모두가 바쁘게 살아갑니다. 여유 없이 달려가는 삶은 때로 휴식과 치유가 필요합니다. 이때 옛이야기만큼 좋은 것이 없습니다. 옛이야기에는 우리 인간들의 희로애락이 다 들어 있어 등장인물들과 함께 울고 웃으며 동일시하면서 상처받은 나의 감정을 치유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옛이야기는 오랫동안 구전되면서 일반 동화보다 더 많고 다양한 상징들이 덧붙여져 있어, 감정을 더욱 강하게 투사시켜 주고 이로써 치유 효과는 배가됩니다. 독서지도와 독서를 통한 심리치료를 해 온 두 저자는 그간의 경험을 바탕으로 어린이들의 상처받은 마음을 풀어 줄 옛이야기 책을 펴냈습니다. 《황금 사과를 딴 소녀》는 ‘옛이야기 읽으며 치유’ 시리즈의 첫 번째 권으로 자매들의 이야기로만 묶었습니다. 이야기 속에 들어 있는 다양한 상징과 이야기들을 더욱 재미있게 이끌어 주는 삽화 속에 독자들이 알게 모르게 들어간 상징들은 작가들이 오랫동안 공부하고 경험한 것을 풀어 놓은 것들입니다. 할아버지 할머니가 들려주던 옛이야기가 지닌 치유의 힘을 다시 한 번 느껴 보세요.

 

 

 

 

 

 

 

 

 

 

 

 

작가는 세계 경제의 중심이 되어 G2로 발돋움한 중국의 역동적 변화 속에서 한국, 중국, 일본, 미국, 프랑스 등 다섯 나라 비즈니스맨들이 벌이는 숨막힐 듯한 경제전쟁을 흥미진진하게 그려낸다. ‘꽌시(關係)’ 없이는 옴짝달싹할 수 없다는 그곳에서 성공을 좇는 이들의 욕망과 암투가 다종다양한 중국식 자본주의를 배경으로 펼쳐진다.
이와 더불어 급속한 개발이 빚어낸 공해 문제, 중국 특유의 ‘런타이둬(人太多)’ 이면에서 벌어지는 인명경시의 세태, 먹고살기 위해 고향을 뒤로하고 대도시의 빈민으로 전락한 저소득 농민공들의 모습 등으로 과속 성장의 폐해를 드러내며 인간 존재란 무엇인가를 곱씹게 한다. 또한 거대 비즈니스를 둘러싸고 경쟁하는 한국 대 일본, 일본 대 중국, 중국 대 한국의 비즈니스맨들이 맞닥뜨릴 수밖에 없는 과거사와 그 저변에 흐르는 미묘한 감정까지를 적확하게 포착하고 있다.
중국 전역을 답사하며 기본 구성을 다지고 본격적으로 집필에 몰두한 이후 작가는 매일 원고지 20~40매 분량을 펜으로 꼼꼼히 써내려감으로써 작품을 완성했고, 집필
과 동시에 포털 사이트 네이버에 약 3개월 동안(3월 25일부터 7월 10일까지) 매회 원고지 30매 내외의 분량으로 일일 연재하며 네티즌과 함께 호흡했다. 작가 특유의 생생한 묘사, 박진감 넘치는 서사는 뜨거운 감동을 이끌어내었고, 그 결과 100만 회 이상의 높은 조회수와 1만 건 이상의 댓글을 기록했다.

 

 

 

  드뎌~~!!! 나도 로설을 읽게 되었다! ㅎㅎㅎ

 

 

 

 

    미몽님의 <주인양반>,

    과연...'주인양반'은 어떤 분인지

    저번부터 내내 궁금했당~^^

 

 


 

 

 

P.362~363 : 효원이 어명으로 그 짧고 비통한 삶을 천상에 뿌렸다. 목을 타고 넘어와 흩뿌려진 선혈이 도포 위 매화나무에 붉은 꽃을 피웠고 허공을 보고 선 비익조의 눈에 피눈물을 쏟아 놓았다.


한 사람만 기억해 가져가게 해주십시오.
그것이면 족합니다.
한세상 이리 살다 가는 것에 원통하다 한을 쌓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니 그 한 사람만 담아가게 허락해 주십시오.
삶과 죽음의 경계가 지엄해 망각의 강을 건너지 않을 수는 없을 것입니다.
허나 그 하나는 제 것으로 가져가려 합니다.
이 생을 비익조의 서러운 그리움만 품고 가는 자의 마지막 애통한 염원입니다.
그 사람 제게 주십시오.
저를 그 사람에게 주십시오.
다음 생에 한 쌍의 날개를 달아 원 없이 창공을 날아오르게 해주십시오.

 

 

 

 

 

 

 

 

 

 

 

        사랑하는 후애님!! 너무너무 감사하고 행복하고 벅차군요...

        귀한 마음... 알알이 담뿍 담아서 보내 주신 이 소중한 생일 선물들,

        저 역시...오래오래 마음 깊이 담아  기쁘고 즐겁게 잘 읽겠습니다~!!^^

        아마도 가장 행복한... 생일 선물이 될 듯 합니다~~!!

 

        다시금 고개 숙여... 진심으로 감사의 인사를 드려요~~우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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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2013-09-28 19:19   좋아요 0 | URL
마음은 돌고 돈다니까요 ^^

오늘 하루도
다가올 예쁜 하루도
늘 즐거운 웃음 가득하리라 생각해요~~

appletreeje 2013-09-29 22:27   좋아요 0 | URL
예~함께살기님!
마음은 돌고 돌아요~고운 사랑 담뿍 담고요.^^

늘 즐거운 웃음 가득하게, 잘 살고 싶습니다~~
늘 감사드립니다~*^^*

2013-09-28 20:24   수정 | 삭제 |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3-09-29 21:53   URL
비밀 댓글입니다.

보슬비 2013-09-28 21:22   좋아요 0 | URL
드디어 로설을... ㅎㅎ 저도 후애님 덕분에 로설을 읽어보았었는데, 기분 전환으로 좋은것 같아요. 알콩달콩 두근 두근 거리며 읽기 좋았다고 할까요.

저도 후애님께 책 받았는데, 사진 올리려고 보니 너무 못 찍어서 다시 찍어서 올려야할것 같아요. ㅎㅎ 즐거운 책 읽기 되세요~~

appletreeje 2013-09-29 21:58   좋아요 0 | URL
ㅎㅎ 정말 저도 드뎌~~후애님 덕분에 로설을 읽게 되어
너무 두근 두근~합니당. ㅎㅎ

저야말로, 귀한 선물 사진을 너무 못 찍어서 이 책들의 실물이
얼마나 좋은 지...제대로 못 보여드려 넘 죄송 할 뿐이에요 ^^;;;

보슬비님! 좋은 밤 되세요~*^^*

2013-09-28 21:3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3-09-29 22:24   URL
비밀 댓글입니다.

드림모노로그 2013-09-30 09:59   좋아요 0 | URL
와~ 나무늘보님, 늘 베푸시고 이쁜 마음으로 살아가시니
늘 이웃분들께 좋은 선물을 받으시는 군요 ^^
선물하신 후애님의 베품이 마치 가을에 수확을 거두는 농부의 마음을 닮았네요 .
~ 좋은 선물 받으신 거 축하드립니다 ~
청명한 가을날과 더불어 글벗님들의 아름다움을 보는 기분도 참 즐겁습니다 ^^
오늘도 행복이 넘치는 날 만들어가세요 ~

appletreeje 2013-09-30 10:31   좋아요 0 | URL
히히~~잘 살지는 못하지만...늘 이웃분들께서 이렇게
고운 마음밥 마음빛 가득한 선물을 주셔서 정말 너무나 감사하고 송구합니다.^^
그리고 또 오늘 아침에 이렇게 마음의 축하를 해주시니 한층 더 기분이 좋은
아침이네요~! 늘 좋은 글들과 함께 울 드림님의 진심어리신 말씀들 너무나
고맙습니다~~
사랑하는 드림님!
오늘도 청명한 가을빛 아래, 즐겁고 행복한 날 되세요~*^^*
 

 

 

 

 

 

 

                         내 손목이 슬프다고 말한다

 

 

 

 

 

                             내 손목이 슬프다고 말한다

                             존재에 대한 말 같았다

                             말의 감정은 과거로부터 와서 단단해지려니

                             나는 단단한 내 손목이 슬프지 않다고 대답한다

 

 

                             잠들지 못하는 밤인데도 비를 셀 수 없어 미안한

                          밤이면

                             매달려 있으려는 낙과의 처지가 되듯

                             힘을 쓰려는 것은 심줄을 발기시키고 그것은 곧 쇠

                          락한다

 

 

                             찬바람에 몸을 묶고 찾아오는 불안을 피할 수 없어서

                             교차로에는 사고처럼 슬픔이 고인다

                             창가에 대고 어제 슬픔을 다 써버렸다고 말했다

                             슬픔의 일부로 슬픔의 전부는 가려진다고 말해버렸다

                             저녁에 만난 애인들은

                             내 뼈가 여전히 이상한 방향으로 검어지며 건조해

                          져간다고 했다

 

 

                             손목이 문제였다

                             귀를 막을 때도 무엇을 빌 때도 짝이 맞지 않았다

 

 

                             손목 군데군데 손상된 혈관을 기우느라 밤을 지새

                           울 예정이다

                             저 바람은 슬픔을 매수하는 임무로 고단할 것이므로

                             나는 이제 내 손목에게 슬픔을 멈추어도 된다고 말

                           한다  (P.28 )

 

 

 

 

 

 

 

                              가늠

 

 

 

 

 

                             종이를 깔고 잤다

                             누우면 얼마나 뒤척이는지 알기 위하여

 

 

                             나는 처음의 맨 처음인 적 있었나

                             그 오래전 옛날인 적도 없었다

 

 

                             나무 밑에 서 있어보았다

                             다음 생은 나무로 살 수 있을까 싶어

 

 

                             이 별에서의 얼룩들은 알은체하지 않기로 했고

                             저 별들은 추워지면 쓰려고 한다

 

 

                             그 언젠가 이 세상에 돌아왔을 적에

                             그 언제 좋아하는 것으로부터 멀리 달아났을 때

 

 

                             이 땅의 젖꼭지를 꼭 쥐고 잠들었다

                             얼마나 놓지 않을 수 있을까 싶어서  (P.33 )

 

 

 

 

 

 

 

 

                              함박눈

 

 

 

 

 

                              행색이 초라한 어르신

                              게다가 큰 짐까지 든 그 곁을 따라 걷다가

                              억장이 무너지는 듯하여

                              식사는 하셨느냐고 물어요

 

 

                               한 끼만 묵어도 되는데

                               오늘은 두끼나 묵었으예

 

 

                               날은 추워

                               마음은 미칠 것 같아

                               담배나 몇 갑 사 드릴까 하고

                               담배는 피우시냐고 물어요

 

 

                               오늘은 두끼나 묵어서

                               안 태워도 되이예

 

 

                               이제부터 낮달과 제비꽃이 배고파 보여도

                               하나도 그 까닭을 모를라구요  (P.87 )

 

 

 

 

 

 

 

 

                             눈사람 여관

 

 

 

 

 

                                눈사람을 데리고 여관에 가요

                                그러면 날마다 아침이예요

 

 

                                밥은 더러운 것인가

                                맛있는 것인가 생각이 흔들릴 때마다

                                숙박을 가요

 

 

                                내게 파고든 수북한 말 하나

                                이제는 조금 알 것 같아서

 

 

                                모든 계약들을 들여놓고

                                여관에서 만나요

 

 

                                탑을 돌고 싶을 때도 그만두고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을 때도

 

 

                                내가 껴안지 않으면 당신은 사라지지요

                                길 건너편 숲조차도 사라지지요

 

 

                                등 맞대고 그물을 당기면서

                                다정한 이야기를 나누지 않는다면

                                그게 어디 여관이겠어요

 

 

                                내 당신이 그런 것처럼

                                모든 세상의 애인은 눈사람

 

 

                                여관 앞에서

                                목적이라는 말이 서운하게 느껴지는건 그런 거지요

 

 

                                눈사람을 데리고 여관에 가요

                                거짓을 생략하고

                                이별의 실패를 보러

 

 

                                나흘이면 되겠네요

                                영원을 압축하기에는

                                저 연한 달이 독신을 그만두기에는  (P.100 )

 

 

 

 

 

 

                                                        -이병률 詩集, <눈사람 여관>-에서

 

 

 

 

 

 

 

 

 

 

      어제의 슬픔이 숙취가 되어 달려들어와,

      김치를 쫑쫑 썰어넣고 고추장을 넣고 볶아서

      '산동성'에서 찾아가지 않는 플라스틱 그릇에 담아

      뜨거운 밥의 온기와 단무지 같은, 짧은 위로를 뱃속으로

      아득한 터널같이 천천히 내려보내며, 가만히 앉아

      이병률의 <눈사람 여관>을 읽는다.

 

 

           햇살은 얼마나 누구의 편인가

 

           무사했구나 싶었는데

           떠나는 거였다  (p.118 )

 

 

     가늠을 하다 여지(餘地)처럼 애별(愛別)을 남기고 사라지는 잠시,같은 너와 나의 詩들을

     받아 먹으며, 나도 이제 내 손목에게 슬픔을 멈추라고 말할 것이다.

     그리고 이번 겨울에는 나도...눈사람을 데리고 여관으로 가야겠다.

 

 

           당신 마당에서 자꾸 감이 떨어진다고 했습니다

           팔월의 비를 맞느라 할 말이 많은 감이었을 겁니다

           할 수 있는 대로 감을 따서 한쪽에 쌓아두었더니

           나무의 키가 훌쩍 높아졌다며

           팽팽하게 당신이 웃었습니다

 

           길은 막히고

           당신을 사랑한 지 이틀째입니다  (p.51 )

 

 

      아마 이번 겨울은....눈보라가 치고 몹시 추울 것 같다.

      그래서 미리 變奏曲을 준비하듯... 詩를 읽는다. 이제 저녁이다.

      집으로 돌아올 식구들을 위해 환한 밥을, 새 밥을 지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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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2013-09-26 18:58   좋아요 0 | URL
종이를 덮고 자면 무척 따뜻해요.
길에서 자야 할 적에는 신문종이를 챙겨서
여러 겹으로 덮으면 몹시 따스합니다.

한뎃잠을 자는 이한테 신문종이 덮어 주면
꿈나라에서 따순 햇볕 누리리라 생각해요.

appletreeje 2013-09-27 09:30   좋아요 0 | URL
날씨가 쌀쌀해졌음을 느끼는 아침
함께살기님의 따스한 마음이 담겨져 있는
댓글을 만나고 있으니....참으로 감사하고 좋습니다.*^^*

후애(厚愛) 2013-09-26 19:55   좋아요 0 | URL
시들이 참 좋습니다!!*^^*
종이가 없으면 책을 낼 수도 없고 종이를 덮고 잘 수도 없겠지요.*^^*
그래서 전 항상 나무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가지면 살아요..
그리고 나무들에게 미안한 마음도 있고요..

appletreeje 2013-09-27 09:37   좋아요 0 | URL
예~후애님! 좋은 시들이 많았던 시집이었어요.^^
이 시집을 읽다 보니 벌써 겨울,을 떠올리게 하였지요.
저도 나무들에게 늘 감사하기도 하고 미안한 마음이 많곤 해요..

후애님! 날씨가 선선해졌습니다. 옷 따스하게 입으시고
오늘도 편안하고 즐거운 날 되세요~*^^*

보슬비 2013-09-26 20:53   좋아요 0 | URL
오늘은 시보다 나무늘보님의 글이 더 시같아서 좋았어요.
날씨가 쌀쌀해져 전 오늘 아침 신김치 송송 썰어서 묵밥 먹었어요. 이제 묵밥의 계절이 돌아왔어요. ㅎㅎ

appletreeje 2013-09-27 09:43   좋아요 0 | URL
^^ 오~신김치 송송 썰어서 만드신 묵밥!
정말 묵밥의 계절이 돌아왔네요~?^^ 저도 묵밥 좋아해용~~
근데 나가서 사먹기만 했었지 집에서는 안 만들어 봤어요. ^^;;
묵밥을 비롯해, 쌀쌀해진 이 가을에 어울리는 음식좀 올려주시면 안되실까요~?
ㅎㅎㅎㅎ

보슬비님! 오늘도 맛있고 행복한 날 되세요~*^^*

보슬비 2013-09-28 21:24   좋아요 0 | URL
묵밥 간단해요.^^ 멸치 육수 내서 국간장이나 가쓰오소스로 간을 살짝 낸뒤(전 가쓰오를 많이 사용해요) 먹기 좋게 썬 묵과 신김치, 김가루 (때에 따라 맛살과 오이) 넣고 밥 넣어 육수 부어주면 끝~~ ^^

집에서 담백하게 먹어서인지 밖에서 강한 조미료 맛나는 묵밥은 정말 싫더라고요.^^ 만들어보시면 정말 간단해요.^^

appletreeje 2013-09-29 22:43   좋아요 0 | URL
예~그러지 않아도 오늘 직접 쑨 도토리묵을 얻었는데,
내일은 보슬비님께서 주신 레시피로 맛있는 묵밥을 해먹어야겠습니다~*^^*
감사합니당~ㅎㅎ

하늘바람 2013-09-27 07:36   좋아요 0 | URL
덕분에 좋은 시를 만났어요

appletreeje 2013-09-27 09:46   좋아요 0 | URL
늘 감사드립니다!

하늘바람님! 오늘도 좋은 날 되세요~*^^*
 

 

 

 

 

 

 

                              걸어 다니는

 

 

 

 

                             사람들 분주하게 오가는 공원 한 모퉁이

                             참새가 통통 뛰며 모이를 쫀다

                             비둘기가 옆에서 아장아장 걸으며 모이를 쫀다

 

                             통통 뛰는 새와 아장아장 걷는 새

                             어떤 새가 더 예쁘다든가

                             어떤 새가 더 촌스러운 새인지를 말하려는 게 아니다

                             참새와 비둘기가 같이 모이를 쪼는데 언뜻 보니

                             참새는 통통 뛰고 비둘기는 아장아장 걷더라는 것이다

 

                             걸음걸이가 좀 다르면 어떠냐

                             깃털의 빛깔이 좀 다르면 어떠냐

                             고양이가 오면 깜짝 놀라

                             참새는 울타리로 비둘기는 지붕으로 날아올랐다가

                             다시 내려와 같이 모이를 쫀다는 것뿐

 

                             날아오를 수 있다는 건 축복이다

                             세상이 변해도 때까치처럼 세상을 등지지는 말아야 할

                             텐데

                             기아에 허덕이는 모습을 보이거나

                             사람들 눈 밖에 나지는 말아야 할 텐데

   

                              땅으로 내려와 걷는 배고픈 새들이

                              깜짝 놀라 달아나게 해서는 안 된다

                              신록으로 눈부신 공원에

                              참새와 비둘기가 나란히 모이를 쪼고 있다  (P.14 )

 

 

 

 

 

 

                              시간의 빛깔

 

 

 

 

 

                               나무마다 제 빛깔로 물들고 있다

                               밤나무는 밤나무의 빛깔로

                               떡갈나무는 떡갈나무의 빛깔로

 

                               젊어선 나의 빛깔도 온통 푸른빛이었을까

 

                               목련꽃 같던 첫사랑도

                               삼십여 년 몸 담아온 일터도

                               온통 꽃과 매미와 누룽지만 같던 고향 마을도

                               모두 제 빛깔로 물들고 있다

 

                               늙는다는 건 제 빛깔로 익어가는 것

                               장미꽃 같던 정열도 갈 빛으로 물들고

                               농부는 흙의 빛깔로

                               시인은 시인의 빛깔로 익어가는 아침

 

                               사랑과 미움, 만남과 헤어짐

                               달콤한 유혹과 쓰디쓴 배반까지도

                               초등학교 친구들의 보리 싹 같던 사투리도

                               입동 무렵의 빛깔로 물들어가고 있다  (P.18 )

 

 

 

 

 

 

                                  보편적 언어

                                                        -산티니케탄6

 

 

 

 

 

                                아이들 뛰어노는 망고나무 숲*에 앉아

                                예수의 첫 번째 기적 이야기를 읽고 있는데

                                중병아리 같은 녀석들 둘이 다가왔다

                                머뭇거리며 싱글거리며 장난기와 불량기가

                                반반 섞인 몸짓으로 알아들을 수 없는 말로

                                지껄인다 알아들을 수 있는 건

                                원 헌드레드 루피**와 원 싸우전드 루피

 

                                원 헌드레드 루피는 점심 값이 없다는 얘기 같고

                                원 싸우전드 루피는 여자가 있다는 얘기 같았다

                                녀석들 손가락이 그걸 말하고 있었다

                                성스럽게 생각되던 산티니케탄 어디에도 범죄와

                                부조리와 사악은 있겠지만 설마, 하는 마음에 헛기침이

                                나왔다

 

                                광야에서 단식하는 사람의 아들에게

                                부귀와 영화를 약속하는 마귀처럼 나타난 녀석들

                                갑작스런 상황이 낯설어 자리를 피해 한참을

                                가다가 돌아보니 나무 밑 그 자리에

                                닭 쫓던 개처럼 우두커니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남루가 온몸에 흐르던, 어쩌면 배가 고파서

                                부자 나라 사람 같아서, 단지 그래서

                                다가왔을지도 모르는데 친하고 싶다는 표현이 겨우

                                그 시늉이었는지도 모르는데 그냥

                                보편적인 언어로 다가온 것일 수도 있는데  (P.50 )

 

 

                                  * 아름드리 망고나무 숲(Mango Grove). 타고르가 조성하고

                                    산책을 하던 곳으로 지금은 그가 세운 초중고의 학생들이 그

                                    그늘 아래서 자연친화적인 수업을 받고 있다.

                                   ** 인도 화폐단위로 1루피가 28원 정도 된다.

 

 

 

 

                                                              -최일화 시집, <시간의 빛깔>-에서

 

 

 

 

 

 

 

 

 

[시인의 에스프리]

이 시집은 4부로 구성되어 있다. 특별하게 어떤 특성을 살려 구분한 것은 아니다. 그러나 2부엔 내가 70여 일 인도 동북부 산티니케탄에 머물면서 쓴 작품이 주를 이룬다. 모두 인도를 소재로 해서 쓴 것은 아니다. 산티니케탄이라는 지방에서 쓴 작품이기 때문에 산티니케탄이란 연작시 형태의 부제를 달았다. 그리고 4부에서는 가족 갈등 문제를 다룬 작품들이 여러 편 실려 있다. 가족 문제에서도 명쾌한 해답을 찾기가 어렵다는 걸 깨달으며 남북문제와 기타 여러 사회적 갈등의 실마리를 풀기가 얼마나 어려울까 생각해보기도 했다.
사적인 가족 갈등이 어떻게 보편성을 띤 문학작품이 될 수 있을까 고심했다. 현대판 쟁총문학이 될 것 같아 마음이 아프다. 격앙된 목소리로 글을 마무리해놓고 막상 발표하려고 하면 가로막고 나서는 것이 있었다. 가족이란 그런 것인가 보다. 비판적 글을 쓴 것은 가장 원만한 관계를 회복하기 위한 고육지책이다. 복잡한 심정의 일단을 완곡하게 표현해본 것이 4부의 시편들이다. 부친의 연세가 올해 여든아홉이다. 부친도 생각하면 참 딱한 인생을 살아왔다. 왜 갈등이 없었겠는가. 마음과는 달리 얼른 해결할 수 없는 문제는 또 있었을 것이다. 상황이 개선되기를 바라고 있다.

 

 

 

추천글

 

김해자(시인) :  최일화 시인은 시간에 종속되는 피동적이고 숙명론적인 존재로 사물을 바라보는 관습적 사고에서 벗어나 있다. 시간을 가로질러 적극적이고 주체적으로 생명을 구성하는 창조적 의지를 자연을 통해 드러내고 있는데, 그것이 능동적인 생명력을 얻는다. 나는 이 사유방식을 공간형 관찰이라고 부르고 싶다. 아니, 시간과 공간에 얽매이지 않은 제3의 눈을 통해 바라본 통합적이고 생성적인 전복적 사유라고 말하고 싶다. 우리를 옭아매는 시간이나 관념이나 규정은 정해진 시간을 먹고 살지만, 존재는 행위를 먹고 산다. “네 손발이 삿대가 되고 네 머리와 가슴이 돛대가 되어 푸른 하늘 은하수를 노 저어 가야 한다”(「시간에 대하여」)는 실천적이며 창조적인 행동, 그것이 곧 관습적 사고를 벗어난 주체적이고 전복적인 사유이며, 그것이 곧 최일화 시의 근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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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데이지 2013-09-23 12:09   좋아요 0 | URL
appletreeje님 시간의 빛깔 참좋아요...
나를 생각하게하는데요...
잘 읽고갑니다.
좋은하루되셔요~

appletreeje 2013-09-24 10:11   좋아요 0 | URL
그렇지요~? 블루데이지님!
모두 제 빛깔로 물들고 있다...
우리는 지금 어떤 빛깔로 물들고 있을까요?

비가 오는 아침입니다.
블루데이지님! 오늘도 좋은 날 되세요~*^^*

2013-09-23 12:1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3-09-24 10:19   URL
비밀 댓글입니다.

숲노래 2013-09-23 16:42   좋아요 0 | URL
하루가 흐르고
한 사람이 살아가며
해가 뜨고 지는 이야기가
천천히 흐르는군요.

appletreeje 2013-09-24 10:22   좋아요 0 | URL
예~그렇네요.^^
함께살기님께서도
오늘도 좋은 날 되셔요. *^^*

후애(厚愛) 2013-09-23 21:07   좋아요 0 | URL
항상 좋은 글만 올려 주셔서 너무 너무 감사드려요~
오늘도 제 눈이 즐거웠습니다~!!*^^*

편안한 밤 되세요~^^♥

appletreeje 2013-09-24 10:26   좋아요 0 | URL
늘 좋다하시고 즐겁다 하시니~
오히려 제가 더 너무 너무 감사드리며 행복합니다~!

후애님! 비가 내리는 오늘도, 편안히 즐겁게 좋은 날 보내세요~*^^*

2013-09-23 21:5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3-09-24 10:38   URL
비밀 댓글입니다.
 

 

 

 

 

      긴 연휴가 끝나갈 무렵, 혜화동에서의 '번개 회동'이 있었다.

      약속시간보다 친구와 일찍 만나, 참새가 방앗간을 그냥 못 지나쳐 가듯

      여느때와 마찬가지로 알라딘대학로점을 어슬렁거리며 , 몇 권의 책을 득템,

 

 

      우선 먼저 가장 반가웠던 책은 황인숙 작가의 오래전의 산문집, <목소리의 무늬>.

 

 

 

 

 

 

   이 책은 2006년도에 나왔을 때 구입을 하고 역시 너무

   좋아서, 친구들에게 여러 권 선물을 했었다.

   <인숙만필>과 함께.

    그런데 선물하기에 바뻐, 정작 내가 소장한 책은 없었는데

    오늘 이 <목소리의 무늬>를 알라딘 대학로점의 서가에서

    만나니...마치 오래전에 소식이 끊겼던 그리운 친구를 다시

    만난 듯 반갑고 기뻤다.

    황인숙 작가 특유의 그야말로, '목소리의 무늬'같은

    아날로그의 진솔하고 살아 숨쉬는 일상의 따뜻하고 정다운

    그런 책. 한가한 시간에 이 산문집을 편안하게 읽을 즐거움에

    벌써부터...신이나고 즐겁다.

 

    정가 9500원, 판매가 4200원.

 

 

 

 

  두번째로는 김재진의 <이 별에 다시 올 수 있을까>인데

         알라딘 상품넣기에는 분명히 상품이 떴는데, 페이퍼에는 안 보이네?

 

         

 

시집 <누구나 혼자이지 않은 사람은 없다>를 통해 치유와 위로의 메세지를 선사했던 김재진 시인이 보다 깊은 사유와 깨달음을 가슴 따뜻한 언어로 풀어내며 오랜만에 독자들 곁으로 돌아왔다. 산문집 <이 별에 다시 올 수 있을까>는 김재진 시인의 편안하면서도 깊이 있는 사유의 메시지가 담겨 있는 책이다.

명상 수련가로 오래도록 마음공부를 해온 시인은 이 책에서 인간 존재의 근원에 대해 끊임없이 돌아보고 사색하며, 삶의 순간순간이 새로운 눈을 뜨고 보면 놀라운 기적임을 깨닫게 한다. 또한 흔히 생각하듯 신이란 존재는 우주 밖이나 외부에 있는 것이 아니라 바로 우리 내면에 있다는 깨달음을 통해 우리 자신이 얼마나 신성한 존재들인지를 말한다.

 

 

 

    조촐하면서도 짧은 사진들과 단상들이지만

    굳이 길게 쭉 무엇인가를 되풀이 하면서, 자꾸 강요하지 않지만

    바쁜 일상 속에서 잠시..한 호흡을 편하게 쉬며 답답했던 속을 시원한 물 한 잔 마시듯

    그렇게 천천히 생각하며 다시 신발끈을 묶을 수 있는 그런 책,

 

     정가 12000원, 판매가 6480원.

 

 

 

 

 

 

 

  마지막으로, 지극히 개인적인 일상의 일이라 어디 남들은 어떤 사유

  로 음주를 하는가 공연히 궁금도 하고... 책장을 넘겨보니 제법 동

  의 할 수 있는 글들이 쏠쏠해, 언제 한가할 때 차분하게 읽어 보려

  구입. ㅋㅋ~ 

 

    정가13800원, 판매가 6200원.

 

 

 

 

 

 

 

 

 

그리고 9월 30일까지 기한인 영풍문고 도서증정권을 쓰기 위해, 한 10분 거리의 영풍문고로 가

구입한 책들.

 

 

 

 

 

 

 

 

2013년 11월 24일은 소설가이자 시인인 김동리(1913~1995) 탄생 100주년이 되는 날이다. 김동리는 민족주의에 기반한 순수문학을 옹호하며 한국 문학을 대표해온 작가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김동리의 탄생 100주년을 기념해 그의 작품에 여러 화가들의 그림을 더한 문학그림집이 출간되었다.

신춘문예 당선에 빛나는 위트 넘치는 김동리의 데뷔작 '화랑의 후예', 엄마와 아들 사이에 벌어지는 샤머니즘과 기독교의 갈등을 그린 '무녀도', 김동리가 직접 자신의 대표작으로 뽑은 '등신불' 등 김동리의 주옥같은 단편 8편이 실려 있다.

특히 이 책에는 황주리, 박영근, 최석운 등 전문 화가를 비롯해 윤후명 작가까지 8명의 화가들이 직접 김동리의 작품에 맞춰 그린 그림을 더했다. 이 그림들은 독자들이 작품에 빠져들기 쉽게 하는 동시에 김동리에 대한 존경의 의미를 담았으며, 기존에 나와 있는 김동리 작품집들과의 차별성도 꾀했다. 또한 전영태 중앙대 문예창작학과 교수가 작품에 대한 해설을 더해 작품에 대한 이해를 돕는다.

 

 

 

 

 

 

 

 

 

2010년에 전국에 땅콩집 짓기 열풍을 몰고 온 실용주의 건축가 이현욱 소장이 지난 4년 간 땅콩집에서의 삶과 자신의 건축 철학을 담은 이야기. 이현욱은 현재 자신이 지은 용인의 땅콩집에서 4년째 살고 있다. 68평 땅에 나란히 땅콩처럼 붙어 있는 48평짜리 집 두 채, 마당은 두 집 합쳐 20평. 그 안에서 두 가족의 삶은 활기차고 풍요롭다.

봄에는 아이들을 위해 마당에 나무집을 짓고, 여름에는 작은 텃밭을 가꿔 고추며 상추며, 방울토마토를 따먹는 재미도 쏠쏠하다. 가을엔 또 어떤가? 저혼자 풍성하게 열린 대추며 모과가 대견하다. 눈 내린 겨울에 눈사람도 만들고 집 뒷산에서 눈썰매도 탄다.

이런 삶이 가능한 것은 무엇일까? 사실 한국에서 집은 재산 증식의 수단이었다. 가족에게 얼마나 편안한 삶을 선사하느냐보다는 훗날 재테크로서의 기능이 얼마나 되느냐에 따라 집의 가치가 평가되었다. 이현욱 소장은 이런 생각을 거부하고 '집은 재산증식의 수단이 아니라 가족과 함께 편안하게 쉬는 공간'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집에 대한 발상의 전환을 제의한다.

 

 

 

 

 

 

 

 

   

 

 

 

  일부의 책들은 선물을 하기 위해,

  또 일부의 책은 업무를 위해 구입

  했지만...어떤 사유를 떠나 늘 좋아

  하는 책들이 가득한 공간에서 신이

  나 책들을 만나며. 책들이 내뿜는

  책향기에 파묻혀 책을 고르고 사서

  종이백에 묵직히 들고 오는 그 기쁨

  은 세속의 그 어떤 기쁨보다 못하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다시 우리의 본향인 혜화동으로 돌아와~즐거운 저녁시간으로 회포를 풀며

이번 연휴를 마무리~ ㅎㅎㅎ

 

그나저나 어디를 가든지, 무엇을 하고 놀았든지...늘 책은 내게서 떠나지 않는구나...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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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2013-09-22 02:01   좋아요 0 | URL
책을 짓는 고운 마음을 헤아리면서 살아가면
언제나 책이 곁에서 고운 이야기 들려주리라 생각해요.
포근하게 저녁 누리셔요~~

appletreeje 2013-09-22 22:51   좋아요 0 | URL
예~책은 언제나 제게 고운 이야기를 들려 줍니다~
함께살기님께서도 포근한 밤 되셔요~*^^*

후애(厚愛) 2013-09-22 13:49   좋아요 0 | URL
올리신 책들 모두 군침이 도네요.^^
서점에 안 가 본지 한달이 다 되어 가는 것 같습니다.ㅠㅠ
이번 말에는 서점이나 중고서점에 가서 책 구경을 실컷하고 와야겠습니다.ㅎㅎ
행복한 하루 되세요~*^^*

appletreeje 2013-09-22 23:05   좋아요 0 | URL
예~~서점에 가서 책들을 직접 눈으로 보고 손으로 만지며
읽어보고 또 반가운 친구를 만난 것 같이 데려 오면 참으로 즐겁습니다~
후애님께서도 꼭 서점 나들이 해보셔요~^^
책들의 생기가 후애님께도 싱싱한 기운을 불어 줄 듯 합니다!

후애님! 편안하고 포근한 밤 되세요~*^^*

보슬비 2013-09-22 19:42   좋아요 0 | URL
정말 나무늘보님의 책사랑은 끝이 없는것 같아요.
전 오랜만에 영풍문고를.... 그냥 지하철에서 청계천 방향 나가는 용도로 사용했어요. -.-;;

appletreeje 2013-09-22 23:00   좋아요 0 | URL
그냥...닥치는 대로, 땡기는 대로 읽습니다...^^;;
그저 제가 즐거워서 읽는 책읽기,라 깊이가 없습니당...ㅎㅎ

저도 영풍문고는 지하철의 통로지만, 어쩌다 나가는 행보인지라
그냥..들리곤 해용..ㅋㅋ

보슬비님! 편안하고 고운 밤 되셔요~*^^*

2013-09-23 21:5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3-09-24 10:49   URL
비밀 댓글입니다.

책읽는여름 2013-09-24 20:56   좋아요 0 | URL
옛날에 황인숙 시집이 너무 좋아서 수필집도 챙겨 보았죠^^ 황인숙을 아시는구나 반가워요~~

appletreeje 2013-09-25 13:01   좋아요 0 | URL
반갑습니다~달콤한책2님!
ㅎㅎ 저도 황인숙님 좋아하시는 분을 만나니
정말, 반갑고 참 좋네요. ^^

달콤한책2님! 오늘도 행복하고 좋은 날 되셔요~*^^*

무녀도 2013-10-17 16:28   좋아요 0 | 수정 | 삭제 | URL
안녕하세요. 김동리 선생님의 작품에 관심이 있으신 것 같아 좋은 공연 알려드리고 가요.
스팸이라고 생각하지 마시고 관심 가져주세요^^♥

김동리 선생님의 탄생 100주년을 맞아 제작된 뮤지컬 <무녀도동리>가
국립중앙박물관 극장용에서
김선경, 노현희, 김수용, 홍희원, 문가영 등이 출연하며 10.11~11.3까지 공연됩니다.
노벨문학상 후보에까지 올랐던 작품이며, 고등교과서에도 수록되어있는 무녀도를 뮤지컬로 만나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입니다.
훌륭한 작품에 많은 관심과 사랑 부탁드립니다^^♥

appletreeje 2013-10-19 08:38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뮤지컬 좋아하는 벗이랑 함께 봐야겠어요~
 

 

 

 

 

 

                          은행나무의 꿈

 

 

 

 

 

                            그 어느날

                            깊은 잠에서 깨어나 먼 산을 바라보면

                            하늘의 불과 바람으로 노랗게 물든

                            은행나무가 되고 싶다.

 

                            사람들은 다 나간 텅 빈 굿판에서

                            가지마다 무성한 부채를 들고

                            이승에서의 허물 헌옷인 양 벗어던지며

                            두 팔 높이 들어 살풀이춤을 추는

                            은행나무.

 

                            이따금 멧비둘기도 날아와 우는

                            해질녘 뜨락에서 나 홀로!  (P.58 )

 

 

 

 

 

 

                           소록도*에서

 

 

 

 

 

                              서럽게 살다 외롭게 죽은

                              한 남자의 뒷모습을 보고 왔다.

                              사람 축에도 짐승 축에도 끼지 못해

                              만신창이가 된 병든 몸을 이끌고

                              숨 막히는 전라도 황톳길을 걸어서

                              이곳까지 흘러온 天刑의 시인.

 

                              육지와 섬 사이의 바다가

                              배꼽 밑으로 흘러내린

                              청바지처럼 누워 있는 소록도.

 

                              성한 목숨이라곤 없는 유배의 땅에서

                              자살조차 할 수 없었던 그 사내가

                              남은 발가락 다 떨어질 때까지

                              찾아서 헤맨 꽃 청산.

                              바윗돌에 새겨진 시 한수를 읽으며

                              문득 '보리피리' 소리를 들었다.  (P.48 )

 

 

                              * 소록도에는 천형의 시인 한하운(韓何雲)의 시비가 있다.

 

 

 

 

 

 

                            햇볕 모으기

 

 

 

 

 

                                 이제부터 나는

                                 햇볕을 사랑하기로 했네.

                                 그 옛날, 만주에 있는 우리 집 토담 밑에서

                                 아편쟁이 중국 노인이

                                 때 묻은 저고리 풀어 헤치고

                                 뼈만 남은 앙상한 가슴에

                                 햇볕을 그러모으며 졸고 있었듯이.

 

                                 그러기에 눈 어둡고

                                 고개 휘는 시절 앞에 선 나도

                                 볼품없이 여윈 몸뚱어리에

                                 햇볕을 조금씩 모아 담기로 했네.

                                 하늘에 매달린 용광로에서

                                 하느님이 내려주시는 생명의 불을

                                 다소곳이 모아 간직하기 위해!

 

                                 그럴 수 있는 날이

                                 얼마나 남았는지 모르겠지만..... (P.61 )

 

 

 

 

 

                                -민영 詩集, <새벽에 눈을 뜨면 가야할 곳이 있다>-에서

 

 

 

 

 

 

 

 

 


 

 

세월과 기품이 서린 순정하고 강인한 시

여린 듯하면서도 강인한 시정신으로 지난 반세기 한국 시단을 오롯이 지켜온 ‘문단의 작은 거인’ 민영 시인이 올해 팔순을 맞아 아홉번째 시집 『새벽에 눈을 뜨면 가야 할 곳이 있다』를 펴냈다. 『방울새에게』(실천문학사 2007) 이후 6년 만에 선보이는 이번 시집에서 어느덧 인생의 황혼기에 접어든 시인은 지나온 삶을 겸허한 마음으로 되돌아보고 아스라한 기억 속의 시간들을 회상하며 “자신에 대한 치열한 냉엄성과 이웃을 향한 무한한 애정이 겹치는, 냉엄과 온정이 공존하는”(김응교, 해설) 아늑한 서정의 세계를 펼쳐 보인다. 한평생 오로지 시의 외길을 걸어온 노시인의 묵직한 연륜과 단아한 기품이 서린 정갈한 시편들이 간결하면서도 섬세한 언어와 부드럽고 나직한 목소리에 실려 진실한 삶의 의미와 자연의 섭리를 일깨우는 잔잔한 울림을 선사한다.

다시는 오지 않으리라/꽃도 철 따라 피지 않으리라/그리고 구름도/嶺 넘어 오지는 않으리라//나 혼자 남으리라/남아서 깊은 산 산새처럼/노래를 부르리라/긴 밤을 새워 편지를 쓰리라(「序詩」 전문)

 

 

 

 

       즐거움도 반가움도 소란스러움도 다들 자기 역할을 잘 끝내고

       지금은 윤대녕의 소설처럼.. 정적이 필요한 시간.

       정적에 기대어, 양말 벗은 발처럼 편안한 연휴의 아침.

       돋보기로 검은 종이에 햇빛을 모아, 연기를 피어내는 그런 시간. 

       그리고 늙은 詩人의 詩集을 읽는 시간. 한하운의 '보리피리'를 듣는 시간.

       약속했던 가을 은행나무를 떠올리며, 우리의 '약속의 시간'을 기다리는

       고요하고 고즈넉한.  좋은 가을 아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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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애(厚愛) 2013-09-21 12:16   좋아요 0 | URL
시들이 참 좋은데 너무 슬퍼요...
특히 마음에 남는 시는 <은행나무의 꿈>이고요...

좋은 하루 행복한 하루 되세요~*^^*

appletreeje 2013-09-21 22:53   좋아요 0 | URL
시인께서 이제 팔순을 넘기신 분이라
이제는 지나간 시간을 돌이켜 보시고 남은 시간을 준비하시는
그런 깊은 성찰의 시,들로 가득한 시집이에요.
그런데 저는 왜 그런지 몰라도..이 시집의 시들이 참 좋았어요.^^
저도 <은행나무의 꿈>이 특히 마음에 남아
맨 처음에 올렸답니다.

사랑하는 후애님! 편안하고 좋은 밤 되세요~*^^*

숲노래 2013-09-21 13:15   좋아요 0 | URL
늙은 시인도
어린 아이도
다 함께
가을볕 따사롭게 쬐면서
나락 익는 고소한 냄새를 맡는
하루 기쁘게 누리겠지요

appletreeje 2013-09-21 22:54   좋아요 0 | URL
예~~모두모두 다 함께
가을빛 누리는 그런 시간인 듯 싶습니다.^^

보슬비 2013-09-21 18:54   좋아요 0 | URL
인사동에 나갔는데, 벌써 은행열매가 떨어져 독특한 향기를 여기저기 발산하고 있었어요. ㅎㅎ 은행구이 참 좋아하는데, 그 향은 참... ^^

은행나무의 꿈을 읽으며 은행구이를 생각하고 있으니 가을이긴 가을인가봅니다.
요즘 체중계 올라가기 두려어요... ^^

appletreeje 2013-09-21 22:58   좋아요 0 | URL
앗, 아까 저도 오후에 인사동 지나갔어요!
조계사 입구에서 내리려고 차창밖을 보니, 사람들이 굉장히 많이들
나오셨더라구요~ 아웅~보슬비님께서도 오늘 인사동 나들이 하셨군요~ㅎㅎ
저도 은행구이, 좋아해요~따끈한 정종 한잔이랑 먹으면~~ㅋㅋ

보슬비 2013-09-22 19:43   좋아요 0 | URL
전 오전에 갔어요. ㅎㅎ
이번 추석은 인사동 근처에서 숙박하며 놀았는데, 진짜 사람 많더라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