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나의 생일이야
진은영 지음, 이수지 그림 / 초록귤(우리학교)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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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유예은 학생을 위한 진은영 시인의 생일시 [그날 이후]를, 이수지 작가의 절제된 선과 색 빛으로 빚은 그림책에 맞게 다듬은, 2014년 온 국민의 눈 앞에서 허무하게 떠난 빛나는 아이들과 남아 있는 생일 모임에 참석하지 못한 예은이를 대신해 시인 진은영이 이야기를 전한다. ‘나의 쌍둥이 언니, 나와 손잡고 세상에 와줘서 정말 고마워./ 나는 언니가 행복한 시간만큼 똑같이 행복하고/ 언니가 사랑받는 시간만큼 똑같이 사랑받을거야./ 그니까 언니, 알지?‘. ‘나는 슬픔의 큰 홍수 뒤에 뜨는 무지개 같은 아이, 하늘에서 제일 멋진 이름을 가진 아이로 만들어줘 고마워‘. ‘나는 영원히 사랑받는 아이.‘ ‘오늘은 나의 생일이야.‘ 세상 모든 아이의 삶을 축원하는 시 그림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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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미와 늙은 소 봄봄 아름다운 그림책 139
차오원쉬엔 지음, 브리타 테켄트럽 그림, 이선경 옮김 / 봄봄출판사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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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여름 늙은 소가 먼 산언덕 위 풀밭을 향해 느릿느릿 발걸음을 옮기고 있을 때, 매미 한 마리가 날아와 필사적인 몸짓으로 강가로 이끌어 거대한 산불에서 구해준다. 강가의 거대한 꽃사과나무 아래서 그날 이후 둘은 언제나 함께였고, 가을이 성큼 다가온 어느 날 매미는 높은 가지에 알을 낳고 아이들을 부탁하고 떠난다. 그날부터 늙은 소는 땅을 파고 들어간 매미 새끼들이 있는 꽃사과나무 아래를 사계절 내내, 밤낮없이 지키며 자리를 떠나지 않고 다시 몇 년 후 어느 초여름 밤, 새끼들이 어두운 흙을 헤치고 나와 줄기를 타고 영차영차 기어올라 아침해가 막 떠오를 무렵 허물을 벗고, 연한 초록빛 날개옷을 입은 눈이 부시게 아름다운 그 모습을 보며 천천히 눈을 감는다. 존재의 크고 작음을 떠나 생명의 경이와 진심의 마음을, 너무나 멋진 그림과 글로 동서양의 대표 작가가 만나 놀라운 감동과 여운을 남겨준 지극히 아름다운 그림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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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다는 슬픔
박경리 지음 / 다산책방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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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리 탄생 100주년 기념으로 출간된 미발표 유고작 47편이 실린 이 詩集의 시들과 육필 원고를 읽노라니. 그분이 어떤 마음으로 한 생을 살아가셨는지 감히 조금이라도 알 것만 같았다. ‘가지에 걸려 찢긴 옷자락 꼴이 되어도/ 진정 내 존엄 버릴 수 없어‘(64). ‘인생이란 숫제 나의 생애가 아니다/ 목숨들의 모습이며 목숨들의 시련이며/ 목숨들의 환희요 목숨들의 비애이다‘(72). ‘ 심장을 으깬 듯한 절실함은/ 아아 검은 밤/ 저 검은 하늘의 희미한 별/ 아마도 나는 그것인 것 같다‘(74). ‘나는 원고를 쓰고/ 우리 고양이 세 마리는 코 자고 있다/ 잠자는 시간과 사료 먹는 시간 외는/ 항상 산을 싸돌아 자유롭다‘(82). 서문의 말 ‘그 표현에는 어떤 성역도 없기에 가장 인간적이며 거룩합니다.‘처럼 우리도 여전히 박경리 선생님의 ‘슬픔의 밑바닥에 숨겨놓은 찬란한 빛‘을 만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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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흔들리는 눈망울 위에 걷는사람 시인선 148
김주대 지음 / 걷는사람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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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에 빛이 자라고 손끝에 눈이 생긴다는 ‘꿈꾸는 사람들‘처럼, ‘모르는 물결이 물풀에 눕듯 모르는 사이가 친구가 되는 사이처럼, ‘한사코 세상의 아픔 쪽으로 걸어가서 뜨거워진‘ ‘작약‘같은 사람처럼, 슬픔의 탁본처럼, 바다가 되어 가는 사람처럼, ‘눈물이 어데서 마르도 않‘는 사람처럼, 오래된 안부처럼, 돌과 돌탑처럼 능소화의 귓바퀴처럼, 미황사 동백나무가 된 누이처럼. 참, 울다가 읽다가 웃으며 읽다가. ‘모든 흔들리는 눈망울들‘에게 보내는 헌사. ‘가장 멀리 간 사람이/ 가장 가까운 데 있다‘(79쪽, ‘가슴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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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큰 호박 집
이분희 지음, 김이조 그림 / 주니어김영사 / 202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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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 끝이 서늘한 어느 날, 이는 듬성듬성 빠졌지만 팔팔하고 에너지 넘치는 누덕 할매가 세상에서 가장 큰 누렁 호박을 발견하고 어찌할까 고민하다 도끼로 껍질을 까고 식칼로 껍질을 잘라내고 주걱으로 호박 속을 파내어 멋진 호박 집을 짓고는 첫눈이 내리는 밤 깊은 잠에 빠졌다. 다음 날 아침, 반달곰이 그루터기를 집들이 선물로 갖고 오고, 눈이 더 많이 내린 다음날엔 봄 털갈이 때 빠진 털을 모아 짠 담요를 선물로 가져온 여우 가족이 찾아 오고, 계속 숲속 동물들이 조그마하지만 소중한 선물들을 갖고 찾아와 겨우내 할머니의 죽과 떡과 전이랑 범벅 호박 식혜를 먹으며 지내다, 호박집이 껍질만 남자 모두 함께 떠났다. 봄볕에 호박씨에서 싹이 나고 자라고 자라서 다시 세상에서 가장 큰 호박이 되었답니다! 무기력한 날들에 누덕 할매 덕분에 에너지가 불끈. 우리도 각자가 지은 호박집에서 호박속을 잘라내어 몸도 마음도 배고픈 친구들과 함께 신나고 행복하게 지냈으면 참 좋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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