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 한번 먹자는 말에 울컥할 때가 있다 - 그리움을 담은 이북 음식 50가지
위영금 지음 / 들녘 / 2023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풍요로운 남쪽의 생활에서 빈자리를 채울 수 없는 마음.그것은 분단된 한반도의 아픔이고 고향을 떠나온자, 돌아갈 고향이 없는 자의 슬픔이다. 꽉 막힌 답답함을 풀어줄 무언가를 찾고 싶었다.

문득 덩그라니 놓인 김치냉장고가 눈에 들어왔다. 나는 황급히 김치통을 꺼내 열고 김치를 입에 넣었다. 음식,맛, 어머니, 고향....머릿에서 단어들이 어지럽게 흩날렸다. 음식은 그렇게 기억의 중추신경을 자극하면서 현재의 나를 과거와 연결했다. (-11-)

둘째 오빠는 소아마비로 걷지 못해 늘 자리에 누워 있었다. 아버지가 약을 제조해 몇 년을 꾸준히 먹이자, 뒤틀리기는 해도 걸을 수 있게 되었다. 어머니 이야기로는 약에 명태 애(간) 엑기스를 넣었다고 했다. 당시 명태 애는 만병 통치약이었다. 아버지는 눈이나 간이 안 좋은 사람이 명태 애를 많이 먹으면 해독작용으로 치료 효과가 좋다고 하셨다. (-58-)

밀가루로 만든 뜨더국을 쫄깃한 맛에 먹는다면 , 강냉이 가루로 만든 뜨더국은 구수한 맛에 먹는다. 하나를 선택하라면 강냉이 뜨더국을 고르겠다. 입에서 살살 녹는 맛도 좋지만 입자가 느껴져 씹는 재미가 있는 구수한 강냉이 맛을 넘지 못한다. (-127-)

투박한 엄마 손 같은 부채마 뿌리

얼기설기 잘도 뻗어가

굵고 긴 줄기 기름지게 영글어 가도

어무도 찾는 사람이 없었더라

한 줌의 식량을 얻을 수 있게 되자

수많은 사람들

산이 벌집 되도록 뿌리를 들어내고

이고 지고 기차타고 멀리 신의주까지

밀가루로 교환해

어려운 시기를 넘겼다.

부채마

그 연약한 허리 부여잡고

땅 밑에 뿌리로 산을 지키고 있음을

알길 없으니

자연과 인간이

궁핍으로 몸부림치고

쏟아지는 장맛비는

뿌리 없는 공간에 그대로 내리부어

그 큰 산이

휘청거리며 인가를 덮쳤다

1996년

홍수와 산사태가 빈번하더니

고향의 산은 벌거숭이가 되었다.

위영금 「부채마 뿌리 」 (-179-)

향수는 모두를 포용한다. 자신이 살았던 지역을 지금도 줄줄이 꿰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말끔하게 잊은 사람도 있다.그렇더라도 몸이 기억하는 것이 있으니,그 시기먹고 살았던 음식이다. 고향 동창들끼리 만나는 사람도 있고, 라오스,미얀마, 태국, 캄보디아를 거치면서 우정으로 뭉친 사람들이 각자 다른 모습으로 만난다. 잊힌 사투리를 즐거이 듣고, 고향음식을 먹으며 지나간 날을 돌아본다. (-250-)

과거보다 풍요로운 삶을 살아도, 어려움 없이 살아간다 하여도, 마음이 텅 비어 있을 때가 있다.외로움과 쓸쓸함, 생존, 내 편이 없다는 답답함은 다시 돌아갈 수 없는 현존하는 삶 에 있었다. 누군가는 너무 당연하게 생각해 오는 경험들, 의식주, 물질, 과거들에 대해서, 어떤 이는 당연하지 않을 때가 있다. 전세계 유일하게 남한이 분단되어 있는 곳, 서로 떨어져 살아간 지, 70년이 넘었건만 ,살아온 민족의 정서는 사라지지 않는다.

작가 위영금.2968년 함경남도 고원군 수동구 자동에서 태어났다. 1998년 탈북을 하였고, 2006년 대한민국에 정착하였고,어느 덧 대한민국 국민으로 살아온 지, 20년 가까운 세월이 흘러왔다. 고향에 갈수 없는 삶, 강냉이죽 하나 먹을 수 없는 현재의 삶은 고달픈 삶에서 벗어나기 위해, 북한에 나왔지만, 그것이 다시 북한에 들어가고 싶은 이중적인 생각을 할수 밖에 없었다. 고난의 행군 시기, 기아로 죽어가던 이들을 보면서, 탈북하기로 결심하였다. 살아가면서, 어디에 살아가든 ,현재의 장소보다는 나을거라 생각하였다. 죽기보다 더 두려운 것은 없었기에, 죽음을 각오하고 탈북했을 것이다. 이제 대한민국 국민이 되었다. 하지만 , 내마음 속의 울컥거리게 되는 정서는 여전히 대한민국 국민이 아닌, 북한 고향에 머물러 있었다. 어쩔 수 없는 현실, 그 현실에서 벗어날 수 없는 고국에 대한 향수, 탈북민과 정서를 공유하였고, 그것은 우리를 슬픔과 그리움으로 채워나가고 있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웃음이 닮았다 - 과학적이고 정치적인 유전학 연대기 사이언스 클래식 39
칼 짐머 지음, 이민아 옮김 / 사이언스북스 / 2023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검은 갑옷으로 무장한 황제가 다리를 절며 중앙 홀로 들어섰다. 1555년 10월 25일, 브뤼셀의 궁전에 고위 대신들이 신성 로마 황제 카를 5세(Karl V.1500~1558년) 의 말을 듣기 위해 모여 있었다. 당시 카를 5세는 유럽 거의 전역을 넘어 신대륙에 이르기까지 광대한 영토를 다스렸다. 바로 몇 해 전만 해도 그는 전투마에 올라타 갑옷 차림으로 창을 휘두르는 티아노 베첼리오(1490? ~1576년)의 초상화 속 그 카를5세였다. 하지만 55세가 된 지금의 카를 5세는 초점이 사라진 눈빛으로 지파이와 오라녜 공작 빌럼 1세(Willem I, 1533~1584년) 에게 의지해 중앙 홀 정명 단상을 향해 걷는 무력한 모습이다. 28세의 아들 펠리페 가 뒤를 따랐다. 그 둘이 부자지간이라는 데에는 의문의 여지가 없었다. 둘 다 아래 턱이 심하게 돌출해 입이 답물어지지 않는 주걱턱이었다. 이 붖다의 주걱턱이 얼마나 인상적이었는지 해부학자들은 이 같은 외모의 특성에 이 왕조의 이름을 붙여 '합스부르크 턱(Habsburg jaw)이라고 불렀다. (-23-)

PKU 이야기가 누군가에게는 유전학의 승리를 보여 주는 사례이다. 멘델의 초기 제자들은 완두콩 실험이 콩 심은 데 콩 나는 이유를 설명해 준다는 것을 믿지 못하는 이들에게 조롱당했다. 멘델의 연구는 유전자 발견의 첫걸음이 되었으며, 현재 과학자들은 유전자가 건강에 정확하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발견해 가고 있다.유전학은 PKU 가 어떻게 생겨났는지를 설명해 주었을 뿐만 아니라 의사들이 이것을 억제할 수 있게 해 주었다. (-183-)

고고학자들이 계속해서 아브도닌이 발견한 얕은 구덩이 일대를 조사했고, 2007년에 원래 무덤에서 70미터 떨어진 거리에서 유골이 더 발견되었다. 러시아와 미국의 인류학자들이 이 두 번째 무덤에서 나온 뼛조각과 치아 44점을 검사해 이들이 최소한 두 사람에게서 나왔다는 결론을 내렸다. 유골의 형태를 볼 때 일부는 10대 후반 소녀의 것이며 다른 하나는 12~15세 소년의 것으로 보였다. 치아 충전제로 쓰인 은은 이들이 귀족이었음을 시사했다. (-243-)

라론 증후군과 말당 비대증에 관계된 유전자들은 사람의 키에 관한 몇 가지 중요한 단서를 전해주었다. 과학자들은 이 유전 질환이 있는 사람들을 연구해 성장 호르몬이 막혔을 때, 빙하가 녹은 강처럼 급증할 때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를 관찰핳 수 있었다. 하지만 이런 돌연변이는 아일랜드와 에콰도르의 몇 군데 마을로만 국한된 까닭에 허시혼이 만나는 환자들의 키에 대해서 이해하는데에는 도움이 되지 않았다. 그는 수십 억 인구의 키 유전을 설명해 줄 변이를 찾고 싶었다. (-374-)

신경 능선 세포는 분엺되어 두 감각 신경 기관이 되는데, 각각 하나의 셉틴 표시를 물려받는다. 새로 형성된 신경 세포의 이 무려받은 셉틴 표시 자리에서 새 가지가 뻗어 나온다.부바카르의 실험은 , 그 다음으로 셉틴 단백질이 새 감각 신경 세포의 반대편으로 이동한다는 것을 시사한다. 여기에서 셉틴 단백질이 새 다발을 형성해 다음 신경 세포에서 가지가 뻗어 나올 부분을 표시하는 것이다. (-460-)

그들에게는 캐런 자신의 세포도 어느 정도 있었을 것이다. 그렇게 되면 캐런은 아들들의 세포도 일부 보유한, 이중 키메라이다.

태반은 모체로부터 영양분읓 빨아들일 때 어머니의 혈액세포가 따라 들어오지 못하도록 촘촘함 필터로 막는다. (-515-)

모든 종은 서식하는 환경에 의해 만들어진다. 생존을 위한 고투 속에서 생물 종들은 환경에 적응하며 진화한다. 북극해의 어류는 부동 단백질을 획득했으며,안데스 산맥을 넘어야 하는 벌새는 산소 농도가 희박한 혈액을 갖게 되었다. 하지만 어떤 종은 이 방정식을 뒤집어 환경의 영향을 받으면서도 스스로 환경을 만든다. 예를 들어 코끼리는 나무의 가지를 꺾고 몸통을 두 동강 내서 쓰러뜨린다. 그러면 도마뱀이며 각종 곤충, 그 밖의 많은 동물이 이전까지는 출입금지구역이던 이 쓰러진 나무에 침입해 살아간다. 코끼리의 난폭한 행동으로 열린 밀림에서는 작은 식물 종들이 자라날 수 있어 고릴라와 강멧돼지 같은 동물 종에게 양식을 공급할 수 있게 된다. 코끼리가 소림지를 더 듬성한 사바나로 바꾸고 똥으로 토양을 비옥하게 만들어 주기 때문이다. 이렇듯 코끼리는 직접 개척한 서식지에서 살아간다. (-621-)

말라리아 내성 유전자를 퍼뜨리기 위해서는 멘델의 법칙을 뚫고 나갈 방법이 필요했다. 1960년대 이래로 과학자들은 이 목적으로 유전자 드라이브를 이용하 방법이 없을지 고심해 왔다. 유전자를 유전자 드라이브와 연결하면 세대를 거듭할수록 개체군 안에 그 유전자가 점차 늘어날 것이라는 단순한 발상이었다.하지만 그때까지는 아무도 이 발상을 실행할 방법을 알아내지 못했다. (-738-)

인류가 전염병의 공포, 말라리아 죽음의 공포에서 벗어난 것은 유전자 과학의 발달에 있다. 생물로서, 인간의 DNA에 대해서 지속적인 연구의 성과는 말라리아, 천연두의 고통에서 해방될 수 있었으며,그 결과가 지구의 인구가 급증하게 된 결정적인 원인이다. 책 『웃음이 닮았다』 을 읽으면, 우리가 세상을 유전자의 관점에서 이해할 수 있는 놀라운 결과를 얻을 수 있다. 사람에 대해서, 자녀와 부모에게 유전자 형질이 같다고 볼 때,웃는 모습이 같으면 유전자도 같다고 생각한다. 연예인 남희석과 남희석의 딸 남보령의 모습을 보면 두 사람이 아바와 딸 사이라는 걸 물어 보지 않아도 상상하게 된다.하지만 쌍둥이의 경우, 환경이 바뀌어 오래 떨어져 살아갈 경우, 쌍둥이의 여러가지 우전자적인 특질을 연구하게 된다.

하지만 유전자를 이해할 땐 , 좀더 깊이 들어갈 필요가 있다. 유전자에 대해 언급하기 전 우리는 인종이라는 단어를 먼저 사용했다. 백인종, 황인종,흑인종으로 인류를 구분하였으며, 민족으로도 세분화하고 있다. 지금에 와서, 유색인종이라고 구분하고 있었다. 문제는 어떤 사람에 대해서, 백인종과 화인종의 명확한 구분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과거에 비해 혼혈 인구가 늘어나면서 벌어진 현상으로, 순수혈토을 중시하였던 합스부르크 왕족과 대조적인 모습이다. 유전자를 이해하는데 결정적인 오류를 범하게 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었다. 멘델의 유전법칙을 언급하지 않더라도, 다윈의 진화론을 말하지 않더라도 우리는 언제나 인간 유전자에 대해 깊은 관심을 가지고 살아가고 있었으며, 1999년 11월 인간 게놈프로젝트로 인간의 유전자 구조를 철저하게 분석함으로서 ,생명공학에 획기적인 변화가 나타나게 되었으며, 줄기세포, 불치병에 대해 치료할 수 있는 희망을 찾을 수가 있게 되었다.

그 과정에서 인간은 유전자 연구가 고고학에도 널리 쓰여질 수 있다는 걸 확인할 수 있었다. 고고학자들이 건조한 사막이나, 빙하 얼음지대의 뼛조각,치아 조작을 모아서 고이 보존하는 이유도 그러했다. 당장 유전자 형질을 분석할 순 없다 하더라도, 미래의 생명공학기술의 발달이 그 비밀을 풀어갈 수 있을 거라는 기대와 희망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특히 인류가 아프리카에서 출발하여, 유럽과 아시아, 북미와 남미로 이동하게 된 시간적 이종의 궤적을 지금에 와서 분석할 수 있었던 거 또한 수많은 인류의 유전자를 분석한 데이터를 활용한다면,인류릐 진화와 유전자 형질의 환경에 다른 변형을 스스로 찾아낼 수 있게 된다. 결국 우리가 원하는 유전자의 비밀스러운 해법은 인간의 유전자가 인간이라는 하나의 개체를 어떻게 만들어 내었는지 원론적인 문제에 접근할 수 있다. 그건 우리가 분석하고자 하는 유전자에 대해서, 여전히 해결되지 못하는 질병의 원인을 찾을 수 있을 분만 아니라, 미래에 인간과 똑같은 생명체를 복제할 수 있는 의학 수준에 다다를 수 있으로, 태아의 줄기세포를 이용하여, 자신의 병을 치료할 수 있는 길이 열릴 수 있다.인공장기를 스스로 만들어 낼 수 있는 획기적인 생명공학이 우리 앞에 놓여질 수 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인생에서 가장 후회되는 게 뭐냐고 묻는다면
노우티 지음 / 북모먼트 / 2023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미술계를 뒤흔든 2018년 영국 소더비 굥매현장, 세게적인 그래피티 아티스트 뱅크시의 대표작 <풍선과 소녀> 를 두고 팽팽한 긴장감이 감돕니다. 치열한 경젱 끝이 결정된 낙찰가는 우리 돈으로 약 15억원인 104만 파운드, ,그런데 낙찰 후 사람들이 손뼉을 치는 순간. 놀랍게도 액자 속 작품이 갈기갈기 찢깁니다. (-41-)

난민 문제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였습니다. 2015년 , 메르켈은 시리아 난민 문제에 적극적으로 수용해 국제사회에서 찬사를 받았지요. 반대 의견에도 불구하고 국민을 향해 "우리느 할 수 있다" 라고 외치며, 유럽 연합의 다른 국가들에게도 국경을 활짝 열 것을 촉구했습니다. (-73-)

"스스로 무엇인가를 할 능력이 없는 사람에게, 자유란 따분하고 번거로운 부담이다." (-107-)

평생 30편의 영화음악을 맡았고, 800곡이 넘는 곡을 작업한 사카모토 류이치는 섬세한 선율에 감정의 진폭을 담아낼 뿐만 아니라 클래식, 일렉트로니카, 월드 뮤직까지 다양한 음악적 시도를 계속해서 선보이며 여전히 변화하고, 성장하고 있습니다. 음악을 사랑하지 않았다면, 마음이 이끄는 대로 나아가지 않았다면 이 모든 것을 해낼 수 있었을까요? 말기 암으로 투병 중이었을 때도 그는 지금도 가장하고 싶은 건 그저 음악이라고 말했습니다. (-155-)

1931년부터 2년 동안 학교에서 철학을 가르친 그는 독일 철학자 에드문트 후설을 연구하고자 베를린으로 유학을 갑니다. 후설과 함께 마르틴 하이데거의 철학을 연구하며 인간 실존을 더욱 깊이 이해하고 자신만의 철학을 세울 준비를 하지요. 제2차 세계대전이 발발하고 포로로 수용소에 갇혔을 때도 여전히 글을 쓰면서 사상을 다듬고 정립해 나갑니다.

풀려난 뒤에는 수용소에서 얻은 영감으로 철학서 《존재와 무》 (1943) 를 발표해 명서을 떨칩니다. (-203-)

세상을 살아가며 얻은 지식을 철학과 엮어 재미있게 전달하는 인문 크리에이터 노우티의 책 『인생에서 가장 후회되는 게 뭐냐고 묻는다면』는 다섯 파트로 구분하고 있었다. 『후회없는 삶을 위하여』, 『사람을 놓쳤다면』, 『포기해버렸다면』, 『시기를 놓쳤다면』, 『후회 뒤에 발견한 인생의 기회』 이다.이 다섯 파트의 사례에서, 실제 삶을 살아온 이들의 일화, 업적을 본다면 , 현재 나를 객관화하고, 나에게 필요한 것을 얻게 된다. 삶을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스스로 깨치게 되는 것이다. 즉 우리가 후회하는 순간은 사람을 놓치거나,시기를 놓쳤을 때, 하고 싶었던 것을 포기해버렸을 때,반드시 후회한다. 특히 소중한 사람과의 이별 만큼 깊은 후회는 없다. 살아가면서, 문득 문득 그리운 사람을 떠올리게 되고,내 삶의 발자국을 남길 수 있었다.

배움을 놓치면, 후회한다.부모가 되어,자녀에게 잔소리 단골 손님으로 공부,배움을 강조한다. 배움의 시기를 놓친 부모의 뼈저린 후회가 자녀에게 반복되지 않기를 바랄 마음이 자녀에게 가스라이팅으로 이어질 때가 있다. 바로 그것에 대해서,후회가 반복될 때, 그 후회 속에서, 기회의 씨앗을 찾게 된다. 즉 우리는 삶에 대해서,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포기하지 않는 삶, 견딜 수 있는 것, 사람을 놓치지 않는 것,이러한 것들이 모여서, 내 삶을 따스하게 바꿔 놓으며, 내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되돌아 볼 수가 있다. 후회하지 않으려면, 내가 후회할 수 있는 순간을 기억해야 한다. 기억되지 않는 후회는 반드시 후회를 부른다. 삶에 있어서,나에게 제일 소중한 것들을 객관화함으로서, 바림과 비움, 정리를 반복함으로서,후회하지 않는 삶을 살아가고, 내 삶의 따스함을 채워나갈 수 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8)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결국 모든 날이 괜찮지 않았지만 - 우리는 가까스로 행복을 찾을 것이다
신대훈 지음 / 모모북스 / 2023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여전히 평화롭고 자연스러운 세상이다. 당장 망해버려도 딱히 절망적일 것 같지 않았고 지금보다 더 윤택해질 거라 하여도 딱히 커다란 기대는 갖지 않는다. 무엇보다 거대한 세상은 우리 삶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지 않았다. 고작 찰나의 삶에서 우린, 그저 세상의 도구로서 온전히 행복하다면 그걸로 그만이니까. 그러니 이젠 힘내라는 말을 억지로 이해시키기도 하였던 자신을 안아주어야 할 때가 아닐까. (-19-)

이제 와 떠올려 보면 나는 참 많은 것을 붙잡고 싶어 허둥대며 살았습니다. 기댈 곳이 많이도 필요했나 봅니다. 언젠가 텅빈 나를 마주했을 때 다짐했습니다. 이제는 그러지 않겠다고,진부하지만 역시 나의 기댈 곳은 나라는 것을 ,아무 것도 없는 상태에서 비로소 자각했습니다. (-69-)

사람의 마음은 노력으로 붙잡아 둘 수 없다.

이미 떠난 사람은 떠나야 하고

당장이라도 떼어낼 사람은 떼어내야 한다.

감히 하나 장담하자면, 지금까지 내가 그 사람에게 바친 노력이 아까워서 명백히 아닌 걸 알면서도 끊어야 할 관계를 끊어낻지 못한다면, 당신이 지금껏 겪어낸 것보다 훨씬 더 가혹하고 참담한 일들이 눈앞에 벌어지게 된다.(-136-)

원체 느리고 미련 맞은 사람인지라, 무언가 하나를 보내는 것에 늘 오래 거렸다. 하루에 몇 번씩 약속처럼 만나던 사람과 헤어져야 할 때는 매번 서로의 그림자가 사라질 때까지 연거푸 손을 흔들어댔다. 횡단보도가 초록불로 바뀌고 맞은 편 나무 귀퉁이를 지나는 어깨가 사라질 때까지 였다. (-174-)

문득 누나가 바라봤을 바다 풍경을 떠올렸다. 낯선 광겨이 풍경이 되기까지의 적응기는 고됐으려나, 태어나 처음 밟아본 곳에서 행복을 느끼기까지의 순간은 고요했으려나 , 창밖에 푸르스름한 동이 틀 때, 구멍 난 돌이 늘어진 길을 걷기도 하였을까. 어쩌면 나는 사람을 기피하고 권태를 느끼면서도 결국 사람을 그리워하는 영혼이었을지도 모르겠다. (-220-)

365일 매일 매일이 맑을 순 없다. 3465일 맑으면, 가뭄이 찾아와서,우리느 살아갈 수 없는 자연을 맞이한다. 하지만,흐릴 때, 비가 올 때, 맑은 날이 되었으면 할 때가 있다. 비가 올 때, 찝집함, 흐릴 때의 울적임이 기분을 다운 시키고, 나의 우울을 수면 위로 드러낼 때이다. 일사의 평온함이 지루해질 때, 무탈한 삶에서 벗어나 일상 탈출을 꿈꿀 대가 있다. 삶의 자국마다 내 삶에 대해서, 나 스스로 탈출하고 싶은 마음이 들곤 한다.

때마침 , 책 『결국 모든 날이 괜찮지 않았지만』을 짚어들었다. 이 책은 일상 속에서 소소한 기쁨을 찾아내고 있었다. 무너질 것 같은 순간에도,우리에게 빛은 비추고 있다. 단,내가 그 빛을 인지하지 못할 뿐이다. 한 권의 책에서, 내 삶의 찰나의 순간들을 기억하고, 새로운 인생을 살아가기 위해서, 내가 할 수 있는 것들이 무엇인지 확인해 보곤 하였다. 위로와 치유, 자기회복력을 키워주는 한 권의 책을 통해,내 삶의 따스한 기운을 받아들일 수 있게 되었다. 삶이란 결국 현재를 잘 살아내는 데 있었다. 미래의 어떤 시점을 상상하면서,그것을 앞으로 가져다 놓는 어리석음은 이제 없어야 한다. 우리는 너무 많은 걸 알고 지내고, 그로 인해 불행의 늪으로 빠져들곤 한다.얼마든지 행복할 수 있고, 얼마든지 주변 사람을 배려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항상 바쁘고,항상 조급하다. 앞차가 조금만 꾸물거리면, 빵빵거리기 일쑤다. 우리 삶의 평온과 여유가 그리워지는 순간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8)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결국 모든 날이 괜찮지 않았지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