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 - 스펜서 존슨
스펜서 존슨 지음, 안진환 옮김 / 비즈니스북스 / 2006년 7월
평점 :
절판


당신은 무엇을 얼마나 가져야 행복해질까요?

 

  ‘영원히 행복하고 싶다’는 생각은 어쩌면 영원히 ‘행복하기 싫은 사람’의 생각인지 모른다. 아무리 즐거워도 너무 오래 웃으면 배가 아프고 숨이 막히듯이, 그 정도가 심하면 병病이 되듯이 매 순간 거듭된 행복을 느낀다면 행복을 따분한 일상이 되는 것처럼 행복을 느낄 수 없을지도 모른다. 슬픔을 알아야 기쁜 줄 아는 것처럼 괴롭고 힘든 경험 뒤에 행복을 느끼게 된다. 게다가 웃는 순간과 행복한 순간은 그리 자주 찾아오질 않는다. 그래서 선인들은 웃을 일이 있으면 더 크게 웃고, 행복할 일이 있거든 더 행복해하라고 하지 않던가? 그래도 오래도록 행복하고 싶은 마음은 모든 사람들의 바람이다.

 

  여기 진정한 행복을 바라는 또 한 사람이 있다. 성공적인 인생을 살기 원하는 한 사업가 존(성공적인 인생이란 대목에 주의하자)은 자신의 사업과 단란한 가정을 가지고 있다. 막 성공하기 시작했다고 생각하지만,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무언가를 놓치고 있다는 불안한 마음과 성공에 너무 집착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고 고민한다. 혼자 있을 때면 늘 자신이 싫어지는 기분, 그것을 경험한 것이다. 그래서 누구보다 행복한 인생을 살고 있는 ‘프랭크 아저씨’를 찾아 고민을 털어놓았다. <누가 내 치즈를 옮겼을까>와 <선물>로 잘 알려진 베스트셀러 작가 스펜서 존슨의 책 <행복>은 이렇게 시작된다.

 

  스펜서 존슨의 책은 일종의 ‘어른들을 위한 동화’다. ‘자기계발 우화’와 ‘경영우화’를 즐겨 쓰기에 평소에 책을 잘 읽지 않던 독자들도 그의 책을 쉽게 접할 수 있다. 그리고 이 책의 제목처럼 ‘행복’처럼, 선물, 성공, 사랑등 하나의 주제를 설정해서 200여 쪽의 내용에 집중하고 있다. 쉬운 문체로 써 졌고, 어디선가 들어봤음직하고 생각해 본 적도 있던 스토리여서 자못 ‘시시하다’는 느낌도 들게 한다. 하지만 그가 펼치는 이야기의 주제들은 모든 사람들이 간절히 원하던 질문들이어서 감히 내려놓지 못하게 한다. 이 책 <행복> 역시 뻔할 걸 알지만 자꾸만 눈이 가는 매혹적인 제목의 책이 아닐 수 없다. 원제목은 One Minute for Yourself 다.

 

 



 

 

  행복한 인생을 누리고 있는 프랭크 아저씨는 행복하기 위한 비결을 조카 존에게 성공해서 행복하고 싶거든, 외면의 성공보다는 내면의 성공을 이룩해야 한다고 말했다. 내면의 성공은 바로 인생의 모든 면에서 성공하고 그것을 누릴 수 있는, 가장 쉬우면서도 훌륭한 방법으로 자신의 인생에서 더 없이 소중한 것들, 즉 아내, 가족, 친구 동료들과 오래도록 함께 할 때 이루어지는 것이다. 그리고 그 시작은 바로 ‘나’를 소중히 여기는 방법, 스스로 인생을 가꾸는 법을 터득하면서 조금씩 변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행복하기 위해서는 우선 실망하거나 불행하다고 느끼지 말아야 한다. 다시 말해 자신이 바라는 이상적인 모습과 현실을 비교해 이상과 현실의 차이 때문에 불행을 느끼지 말아야 한다. 예를 들어 성공은 했지만 행복하지 않는 사람은 추구하는 것은 손에 넣었지만, 그것들이 자신을 행복하게 해주지 못한다는 사실을 발견한 것이다. 즉 원하는 것을 얻는 사람은 성취감을 느끼지만, 가진 것을 원하는 사람은 행복을 느낀다는 말이다. 필요한 것과 원하는 것은 다르다. 공기는 절대적으로 ‘필요한 것’이지, 내가 ‘원하는 것’이 아닌 것처럼. 필요한 것을 가졌다면 행복해질 수 있다. 프랭크 아저씨는 행복하기 위해서는 우선 내가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알라’고 말했다.

 

  프랭크 아저씨의 이 말은 우리가 필요하지도 않으면서 원하는 것이 너무 많기 때문에 행복하지 않다고 느낀다는 것이다. 더 좋은 차, 더 좋은 음식, 더 큰 집을 갖은 사람을 부러워해서 그들을 닮으려고 하고, 그것이 뜻대로 되지 않아서 ‘스트레스’는 늘어만 간다. 행복해지기 위해서는 스트레스를 줄이는 법을 알아야 한다.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인생을 단순하게 사는 것이다. 나를 가장 행복하게 만드는 것을 찾을 때까지 ‘불필요한 것들’을 하나씩 잘라 내서 생활을 단순화한 다음 이것을 유지하려고 노력하면 마음은 평온해지고 행복해질 수 있다는 말이었다. 지극히 현명한 생각이고, 가장 기본적인 진실이었다. 무엇을 생각하고 살았던가? 스스로를 돌이켜보게 하는 대목이었다.

 

저자는 프랭크 아저씨의 노트를 빌어 나를 위해, 너를 위해, 우리를 위해 행복해 지는 법을 설명해 주었다. 그리고 사람과의 관계 속에서 생길 수 있는 갈등 또한 현명하게 대처할 수 있는 방법도 책을 읽으면서 스스로 찾을 수 있도록 해 두었다. 이미 알고 있는 것들, 잠시 잊었던 소중한 금언들이다.

 

“세상의 모든 사람들이 자기 자신을 더 소중히 여기면, 세상 모든 사람들은 자신이 소중하게 여겨지고 있다고 느끼게 될 것이고, 그러면 우리는 마침내 서로를 더 배려할 수 있을 것이다.” (208 쪽)

 

  이 책은 행복은 어딘가에서 구하고 얻어야 할 것이 아니라, 자기 내면에서 스스로 찾아내야 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내가 느끼는 불행과 괴로움은 원하는 것을 얻지 못해서인가, 필요한 것을 얻지 못해서 인가?’ 생각하게 했다. 나의 행복은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행복한 나날을 보내는 것이 아니던가? 그러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할까 생각을 더듬게 했다. 또한 행복은 스스로 느끼는 것이지, 남을 충족시켜주고 그 모습을 보면서 느끼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했다. ‘지금 내가 행복하다’면 그게 행복한 것이지 남이 평가하는 말들은 결코 행복의 잣대가 될 수 없다는 것도 깨닫게 된다. ‘불행’을 이유로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건이 끊기지 않고, 또한 조금 더 갖기 위해 부정한 방법으로 부를 축적하다가 범법자가 되어 평생에 걸쳐 이룬 명예와 권위를 스스로 포기하는 사건들을 많이 발견하는 요즘, 행복의 의미를 되찾아야 하는 때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자신을 소중히 생각하고 자신으로부터 보살핌을 받음으로써 주위 사람들과 조화로운 인생을 살 수 있다면 그 순간이 바로 ‘행복’해지는 순간이 된다. 상대를 행복하게 해 주기 위해 그들이 없는 세상에서 애쓰다가 불행해 질 것이 아니라, 자신 스스로가 행복한 길을 찾아 인생을 살아간다면 그를 아끼고 사랑하는 사람들도 그의 모습을 보고 함께 행복하게 된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진정 내가 필요로 하는 행복이 무엇일까?’ 고민하고 있다면 이 책의 도움을 받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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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법칙 - 명품 인생을 만드는
공병호 지음 / 21세기북스 / 2006년 2월
평점 :
품절


내 일에서 성공하려거든, 10 년은 버텨라!

 

  우리나라에는 달인達人이 1,300명이나 있다! 게다가 이 숫자는는 아직 진행형이라 그리 놀랄 것도 아니다. 지난 주까지의 집계가 1,300명이라는 것일 뿐, 앞으로 찾는 만큼 지금의 두 배정도는 더 나타날 거니까. 매주 우리나라에 자신을 숨긴 채 존재하는 달인達人을 찾아 소개하는 TV 프로그램 <생활生活의 달인達人>에서는 놀라운 달인을 매주 7명씩 내고 있으니까. 만두피의 달인에서 병따개 달인까지, 타이어의 달인에서 떡볶이의 달인까지... 달인達人이 없는 업종이 없고, 그들의 실력은 말 그대로 일당백一當百이다.

 

  한 사람몫으로 수십 명의 몫의 양을, 그것도 한치의 빈틈이 없이 완벽하게 소화해 내는 그들을 지켜보자면 혀가 자연스레 내둘러진다. 류승완 감독이 제작한 영화 <아라한 장풍대작전>에서도 말한 것처럼 ‘우리나라엔 수많은 도사道師들이 존재하는 셈’이다. 또 그들은 수많은 제자들에게 자신의 비법秘法을 가르쳐주고 있으니, 우리나라를 이끌어 가는 중심세력은 바로 이들 달인達人들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미지출처: <생활의 달인> 홈페이지

 

 

  그렇다면 달인達人들은 타고난 사람들일까? 물론 절대로 그렇지 않다. 꽤 오랜 시간동안 자신의 일에만 열중하다 보니 자연스레 실력이 늘었고, 어느 경지에 이르러서는 이른바 도道가 트인 것이다. 그들의 시작은 늘 그렇듯 ‘우연히’ 혹은 ‘마지 못해’ 하게 되었고, ‘당장 이 일을 하지 않으면 안될 상황’때문 이었다. ‘목구멍이 포도청’이라고 시작한 일, 내 천직은 아닌 것 같았던 일이 한 해 두 해 세월을 보내면서 ‘이젠 몸에 익은 일’이 된 셈이다.

 

  여기에 ‘조금 더 빨리, 조금 더 많이, 조금 더 효율적으로 하는 법’을 찾다 보니 자연스레 달인達人의 경지에 까지 이르게 되었다. 프로그램을 보면 공통점이 있는데, 이들 모두 쌩초보에 제일 낮은 급여로 시작했지만, 달인達人이 된 지금은 큰 업체의 사장 자리에 오르거나, 최소한 업체의 책임자를 맡고 있다는 사실이다. 즉, 달인達人들은 자신의 일에서 ‘성공’한 것이다. 그럼 얼마나 일을 해야 달인達人이 될까? 10년이다. 딱 10년이다. “성공하고 싶거든, 당신이 있는 일에 10년을 투자하라”. 이말은 달인達人들이 공통적으로 하는 말이다.

 

  ‘10년의 법칙’은 절대로 괜한 소리가 아니다. 세계의 경제학자들을 놀라게 한 베스트셀러 작가 말콤 글래드웰의 세 번째 책 <아웃라이어Outlier>에서는 세계적인 스타플레이어나, 최고의 부자, 업계의 최고들은 공히 ‘1만 시간의 법칙’을 경험한 사람들이라고 말했다. ‘1만 시간의 법칙’이란 매일 3시간씩 일주일을 10년 동안 꾸준히 연습(연구, 공부,계발)한 사람을 말한다. 이 책에서 Outlier에 해당하는 인물의 예로 빌 게이츠, 스티브 잡스, 타이거 우즈, 에디슨 등으로 들었는데, 우리나라에서는 최근 은반 위의 요정이 된 김연아 선수를 들 수 있겠다. 즉 세계 최정상의 사람들을 말한다.

 

물론 아웃라이어Outlier가 되기 위해서는 일반인이 갖지 못한 특별한 재능이 전제되어야 한다. 그리고 마태복음 효과라 해서 “그것은 '무릇 있는 자는 받아 풍족하게 되고 없는 자는 그 있는 것까지 빼앗기리라...”는 성경 말씀을 빌린 개념으로 특별한 재능을 폭발적으로 증가시킬 수 있는 적절한 사회적, 제도적 뒷받침이 부가되어야 한다는 전제도 필요하다. 즉 위에서 말한 생활의 달인達人과 말콤 글래드웰의 아웃라이어Outlier를 비교하기는 약간 무리가 있다. 하지만 그들이 최고가 되기 위해 ‘1만 시간 혹은 10년’이라는 양적으로 몰입해야 하는 시간개념은 공통된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제 아무리 재주가 뛰어나도 대단한 성공을 위해서는 10년 내공은 쌓아야 한다’는 말이겠다.

 

  이를 뒷받침해 주는 책이 또 있다. 우리나라에서 손꼽히는 다독가이가 강연의 대가로 알려져 있고, <10년 후 한국>이라는 책으로 확실한 베스트셀러 작가로 자리매김한 1인 기업 ‘공병호경영연구소’ 소장 공병호씨가 쓴 <(명품 인생을 만드는) 10년 법칙>이라는 책이다. 공병호 소장은 이 책에서 어느 분야에서 일하든지 직업인으로서의 성공을 가능하게 하는 공통된 법칙이 엄연히 존재하는데 그것이 바로 ‘10년 법칙(the 10-year rule)이라고 말했다.

 

 



 

 

내가 이 책에 깊은 관심을 두고 다시 읽은 이유가 있다. 지난 주 말콤 글래드웰의 아웃라이어Outlier를 읽으면서 전체적인 흐름이 ‘어디에서 많이 듣던 소리다’는 계속된 느낌을 떨쳐낼 수 없었는데, 그 원인을 찾다 보니 오래 전에 읽은 공병호 소장의 <10년 법칙>에서 읽은 적이 있더란 거다. 내친 김에 직접 책을 꺼내어 출간일도 따져 보았다. <10년 법칙>은 2006년 2월 20일에 초판 1쇄가 나왔고, <아웃라이어Outlier>는 2008년, 11월 18일(아마존 닷컴 참조)에 미국에서 초판이 발행되었다. 서로 차이가 있는 개념에 다른 내용이지만, 공병호 소장은 국내 기업가들을 상대로 인터뷰한 결과에 바탕을 두었고, 말콤 글래드웰은 미국의 내노라 하는 성공인들을 살핀 결과를 따른 것일 뿐,  ‘성공을 위한 시간투자량’에 대한 생각은 공병호 소장이 말콤 글래드웰보다 앞선 셈이다. 이유 모를 뿌듯함이 느껴졌다.

 

  이 책은 내용을 크게 네 부분으로 나누었다. 우선 자신의 경험을 이야기 하며 ‘직업세계에서 전문가로서 이름을 떨칠 지름길은 확실히 존재한다’는 것을 밝혔고, 10년 법칙(the 10-yesr rule)의 개념과 이를 수행하기 위한 아이디어와 행동지침을 말했다. 세 번 째는 이 법칙을 가장 필요로 하는 사회 초년생들이 어떻게 10년 법칙을 자신의 생활에 적용해야 하는지를 언급했고, 마지막으로 10년 법칙을 완성한 사례들을 살펴봄으로써 실현가능성에 무게를 두었다. 궁극적으로 “직업인으로서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가”하는 모든 사람들의 화두에 대해 실천방법과 장기적인 방향까지 제시하고 있었다.

 

  10년 법칙(the 10-yesr rule)은 공병호 박사가 처음으로 만들어낸 개념은 아니다. 스톡홀름 대학교의 앤더스 에릭슨 박사는 “어떤 분야에서 최고의 수준과 성과와 성취에 도달하려면 최소 10년 정도는 집중적인 사전 준비를 해야 한다.”고 말한 바 있고, 그 견해에 바탕을 두고 연구한 앤드류 카슨 박사도 “어떤 특별한 분야에서 세계적인 수준으로 자신을 자리매김하기를 원하는 사람이라면, 그 분야에서 지속적이고 정교한 훈련을 최소한 10년 정도 해야만 한다”고 말한 바 있다. 다중지능의 창시자인 하워드 가드너 박사 역시 그의 책<열정과 기질>에서 ‘창조성의 10년 법칙’이라 해서 비슷한 개념을 말했다. 독자들이 확인할 것은 ‘10년 법칙’은 이미 오래전부터 연구되고 검증되었기에 ‘믿고 실천할 만한 행동법칙’이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10년 법칙’은 어떻게 수행해야 할까? 공병호 소장은 내용은 약간 다르지만 앤더 에릭슨 교수의 주장을 빌어 집중적으로 ‘정교한 연습deliberate practice'을 해야 전문가로 성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철저한 준비와 정교하고 지속적인 연습이 있을 때 그렇지 않을 때에 비해 특정 기능을 더욱 잘 수행할 수 있다는 말이다. 직업인으로서 자신이 성취하려고 목표를 세우고 그것을 이루기 위해 지속적으로 학습하며 연습하며 노력하는 것은 두뇌에 지속적으로 자극을 주어 창의적으로도 변할 수 있다는 것은 뇌과학적으로도 입증되고 있음을이 책은 보여주고 있었다.

 

  이 밖에도 1-2 년의 노력만으로 전문가가 될 수 없을까? 명품 인재가 되려면 두뇌를 어떻게 활용해야 할까? 프로와 아마추어는 어떻게 다른가? 탁월한 인재가 되기 위한 네 가지 조건등에 대해 자세히 언급하며 자신이 추구하는 성공에 대해 철저히 준비하고 지속적으로 연습하며 ‘10년의 내공’을 공들일 것을 권하고 있다.

 

  이 책 <10년의 법칙>이나 말콤 글래드웰의 <아웃라이어Outlier>가 각각 베스트셀러가 되면서 독자들의 깊은 사랑을 받는 이유는 ‘성공하는 사람이 되는 법’에 관한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승자만이 모든 것을 가져가는 승자독식사회로 대변되는 21세기를 승리자로 살아가는 법을 알고 싶어서 그리고 남보다 빨리 승리자가 되는 법을 알고 싶은 때문이다. 하지만 이 두 권의 책 모두 ‘꽤 긴 훈련시간과 몰입’이 필요하다고 말하고 있었다. 독자로서는 조금은 시큰퉁한 반응이 나올 법한 결론이다.

 

  하지만 진실은 변하지 않는 법이다. 지리산에서 도를 닦았다는 도사道師들도 최소 10년은 걸린다고 하지 않던가? 게다가 중요한 것은 10년의 세월이든, 1만 시간의 노력이든 ‘양적 시간’도 시간이지만 내게 주어진 ‘일’에 미칠 듯 덤벼들어서 연습과 훈련을 통해 ‘무아지경의 몰입’을 경험해야 한다는 말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재미’가 있어야 한다. 억지로 시키는 일을 해서는 그들처럼 될 수 없다.

 

  모든 직장인은 처음에는 누구나 나를 뽑아준 회사, 내게 주어진 일을 해야만 한다. 모든 것이 새롭고 어렵다. 적성에 맞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두 세 번의 부서이동을 경험하다 보면 ‘어, 이거 재밌네?’하는 느낌을 들게 하는 전보다는 흥미로운 일을 만나게 된다. 전에는 잘 알지 못했지만, 몇 번의 시행착오를 거치다 만나는 ‘재미있는 일’이 있다면 한 번 ‘10년 법칙’에 걸어볼 만 하지 않을까?

 

  이 책 <10년 법칙>이 나온 근저에는 ‘적성에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얼마의 경험도 없이 회사를 그만둔 사람들이 너무도 많기 때문은 아닐까? ‘내 적성’이 무엇인지도 모르면서 ‘조금 높은 연봉과 후한 대우’를 해주는 회사를 쫓아 메뚜기처럼 뛰어다니는 직장인들에게 ‘내게 맞는 일이란 없다. 내가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먼저 생각하라’고 저자는 얘기하고 싶은 것은 아닐까 생각이 들었다. 내 적성을 알기도 쉽지 않고, 그런 적성에 딱 맞는 회사를 찾기 어려운 현실이란 건 엄연한 사실이고 누구나 다 안다. 하지만 일단 주어진 일에 대해 ‘섯부른 판단’을 하지는 말기를 공병호 소장은 경고한 것 같았다.

 

‘10년의 법칙’을 적용할 내가 하고 싶은 내일을 찾기 위해서는 어려서부터 다양한 직업군의 존재를 알 수 있어야 한다. 진정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를 스스로 결정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부모는 자녀들에게 많은 직업이 있음을 보여줘야 하고, 국가는 이들이 꾸는 꿈을 이룰 수 있는 충분한 기반을 마련해 줘야 한다. 그래야 판, 검사가 넘쳐나고, 의사들이 설 자리가 없어 자살을 하는 현실인데도 ‘스페셜한 자격증이 최고’라며 법대와 의대에 수재들이 몰리는 웃지 못할 오늘날의 상황은 생기지 않을 것이다. 그래야 머리좋고 능력이 뛰어난 인재들이 다양한 직업군에서 ‘최고’의 자리에 서서 자리매김을 할 수 있을 것이다.

 

결론적으로 말하자. 그렇다면 직장인들은 어떻게 해야 할까? 지금껏 말하지 않았나? 여기저기 돈 더 준다는 회사 쫓아다니지 말고,(어짜피 거의가 헛소문이고, 설령 그렇다 하더라도 기업은 높은 급여만큼 훨씬 더 많은 일을 시킬테지만) 지금 하는 일에 미치도록 매달리면서 10년은 버티라고. 정말 ‘이 산은 아니다’ 싶으면 곰곰이 생각해서 마지막으로 직장을 바꿔봐야겠지만, 지금 내가 하는 일도 결국 내가 선택한 최선의 길이 아니던가? 회사가 아닌 진짜 내가 가야 할 길을 찾았거든 뛰쳐나와 ‘내 사업’을 고려해야 할 것이다. 잠깐, 가장 중요한 것을 놓쳤다! 어떤 선택을 하던 우선 이 책은 읽어보고 해답을 찾아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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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웃라이어 - 성공의 기회를 발견한 사람들
말콤 글래드웰 지음, 노정태 옮김, 최인철 감수 / 김영사 / 2009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한국판 스티브 잡스가 없는 건 교육정책 때문? 

오늘, 잘못된 교육정책 때문에 수많은 아웃라이어Outlier들이 사라지고 있다!

  매일 밤마다 하늘에 수많은 별이 뜨듯이, 지상에는 이른바 ‘스타’들이 탄생한다. 한편 하늘의 별들 중 일부는 수억 광년 멀리 떨어진 별이 비춘 모습이라서 원래는 사라진 별, 다시 말해 이미 없어진 별인데 아직도 우리 눈에는 보이는 것처럼 지상의 ‘스타들’ 또한 잠깐 반짝이는 허수虛數의 스타들 또한 적지 않다. 그들은 왜 일찍 사라졌을까? 그리고 지금은 무엇을 할까? 

라운 연기를 펼친 연예인, 기록을 경신한 스포츠맨, 천문학적인 숫자를 벌어들인 기업가등 보통 사람이면 할 수 없는 것을 이룬 사람들, 스타는 그 분야의 천재라고도 불린다. 평범한 사람들은 스타들을 자신이 닮고 싶은 롤 모델role-model로 삼고 그들이 세운 기록과 업적에 버금가려 오늘도 애쓰고 있는데, 그러면서도 ‘한낱 꿈일 뿐이겠지만 다가가고 싶다’고 덧붙인다. 이룰 수 없는 꿈을 모델로 삼고 있다고? 말도 안된다!

  우리의 꿈을 이제는 ‘이룰 수 없는 꿈’이라고 굳이 겸손하게 이야기할 필요가 없을 것 같다. 더 이상 스타가 되고, 천재가 되는 것이 ‘소수만이 누릴 수 있는 특권’이라고 생각하지 않아도 되겠다. 누구나 꿈은 이룰 수 있다. 그리고 반짝 뜨는 스타가 아닌 사라지지 않는 영원한 별로 남을 수도 있다. 약간의 뒷받침이 되는 환경에 열심히, 굉장히 열심히 노력하기만 하면 그 꿈은 우리도 현실로 만들 수 있다. 얼마나 열심히 하면 되겠냐고? 딱 10,000 시간. 이정도만 열심히 하면 된다. 정말? 누가 그런 말을 했을까?

  <티핑포인트The Tipping Point>와 <블링크Blink>로 써서 베스트셀러작가로 명성을 얻고 있고, 월스트리트저널(WSJ)에는 '세계의 경영 대가(大家·guru) 10인'에, 타임이 뽑은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에 선정된 바 있는 말콜 글래드웰Malconm Gladwell은 그의 새 책 <아웃라이어Outliers>에서 천재적 재능은 10,000 시간의 노력에 미치지 못한다고 말했다. 그는 가장 똑똑한 사람이 성공하는 것도 아니고, 개인 스스로 만들어낸 결정과 노력의 산물이라고 말했다. 다시 말해 유아독존격 자수성가로는 결코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성공은 예측 가능한 경로를 통해 달성된다. 성공은 하늘에서 내려주는 것이 아니라, 누구에나 찾아오는 기회를 움켜잡을 힘과 마음자세을 갖춘 사람이 열심히 노력해서 얻어내는 산물인 것이다. 

 



 

  아웃라이어Outliers들의 성공 비결은 '1만시간 법칙''마태복음 효과'로 요약된다. 1만 시간은 어떤 분야에서 숙달되기 위해서 필요한 절대 시간이다. 하루 3시간씩, 일주일 꼬박, 10년을 보내야 확보되는 시간을 말한다. 음악적 천재, 최고의 프로스포츠 선수들, 그밖에 어떤 분야의 최고의 천재들이 바로 이런 아웃라이어Outliers들이다. 이보다 적은 시간을 연습해 세계 수준의 전문가가 탄생한 경우를 발견하기는 어렵고, 설령 그렇듯 보여도 스타가 아닌 ‘금방 지고 마는 샛별’이 된다는 말이기도 하다. 

그럼 마태복음 효과는 무엇일까? 그것은 '무릇 있는 자는 받아 풍족하게 되고 없는 자는 그 있는 것까지 빼앗기리라...'는 성경 말씀을 빌렸다. 아웃라이어Outliers가 되는 데는 그대로 마태복음의 법칙이 적용된다. 다시 말해 미래의 성공으로 이어지는 특별한 기회를 얻어낸 사람이 성공을 거두게 된다는 이야기다. 우리는 스타나 천재들의 활약상을 보면서 ‘정말 대단한 사람들, 하늘이 내려준 특별한 탈렌트를 지닌 사람들’이라며 부러워했다. ‘왜 나는 될 수 없을까?’ 탓하기도 했고, 죄없는 그들을 폄하하거나 시기하기도 했다. 하지만 약간의 재능과 어느 정도의 환경적 지원만 있다면 누구나 이룰 수 있다니 말콤 글래드웰의 ‘한마디’가 마음을 편하게 했다. 지금 내가 꿈꾸는 무엇이 앞으로도 가능할 것 같다는 기대감 때문이다.

  말콤 글래드웰의 능력은 참으로 탁월하다. 이미 세상에 존재하는 이야기와 사건들의 핵심 즉, 평범한 사실을 잘 짚어내어 새로운 진실을 찾아내는 그의 능력은 <티핑 포인트>, <블링크>에 이어 이번에도 유감없이 실력발휘 되었다. 성공한 사람들의 인터뷰에는 어김없이 ‘보통 남들 하는 수준으로 꾸준히 했다. 특별한 비결은 없다’는 듣기에 심드렁한 말들 뿐이다. 우리는 이 말을 들으면서 ‘자기만의 비책’을 숨기고 있으면서 말하지 않는다고 불평했는데, 그들의 인터뷰 내용중 핵심격인 ‘꾸준히’를 놓치고 있었다. 그들의 성공에는 ‘꾸준한 1만 시간 이상의 연습’이란 말의 의미가 숨어 있었다. 

  1만 시간의 법칙을 읽으면서 생각나는 한 사람이 있다. 10여 년전 우리나라에 ‘부자바람’을 일으킨 로버트 기요사키의 ‘부자아빠 가난한 아빠’라는 책이 있었다. 한국에 ‘부자바람’을 일으키며 출판시장에서 장기 베스트셀러로 자리잡고 있던 그 때 ‘부자아빠 가난한 아빠’에 심한 태클을 걸던 책이 한 권 있다. <부자아빠의 진실게임>이라는 책인데, 세이노Sayno라는 필명의 한국인으로, 무역등의 사업으로 수백 억의 재산을 가지고 있는 그가 로버트 기요사키의 책에서 말하는 부자되기의 오류에 대해 조목조목 짚었다. 그에 대한 소개가 필요했을 뿐 그의 책이 어떤 책인지는 여기서 중요하지 않다. 하지만 <부자아빠의 진실게임>을 읽어보기를 권하고 싶다. 

  세이노Sayno 선생의 글 중에 젊은 시절에 소위 ‘영어의 달인’이 된 것을 소개한 부분이 있다. 젊은 시절의 그는 영어과외를 하며 생활비를 벌었는데, 원래 그는 남을 가르칠 만큼 영어를 잘 하지 못했다. 어느 날 성공을 위해 우선 영어를 해야 겠다는 생각에 ‘영어고수’를 찾아가 비결을 물었더니 ‘하루 네 시간씩 5 년동안 죽어라 문법책과 사전을 들고 파는 수 밖에 없다’고 하더란다. 아웃라이어가 되기 위한 일만 시간의 법칙과 일맥상통하는 대목이다. 

하지만 세이노Sayno 선생은 5년의 시간은 너무 길다고 느꼈다. ‘5년동안 걸릴 게 뭔가? 하루 16시간씩, 1년 반동안 하면 된다는 말 아닌가?’ 싶어 자신의 생각대로 1년 반 동안 ‘영어’만을 들고 팠다고 한다. 외출도 삼가고, 밥먹는 시간이 아까워 컵라면으로 끼니를 떼우며 했다고 하니 말 그대로 ‘영어만를 위해 산 셈’이다. 이렇게 해서 쌓인 실력은 ‘영어과외’을 할 수 있는 능력이 되었고, 그 덕분에 미군부대에서 군복무를 마치게 된다. 게다가 뛰어난 영어실력을 무기로 무역업과 사업에 뛰어들어 오늘날 수백 억의 부자가 되었으니, 1년 반동안 16시간씩 영어공부를 한 것이 지금의 그를 만든 셈이다. 

 



 

  이처럼 1만 시간동안 실력(공부, 연구,실험,연습)을 쌓다 보면 우연히 기회가 생기고 그 기회를 놓치지 않고 잡았을 때 아웃라이어Outliers가 된다는 말이다. 여기에서 1만 시간이란 ‘단순하게 1만 시간이란 양(量)보다, '오타쿠'처럼 자신이 좋아하고 목적하는 한 가지 일에 빠져드는 1만 시간의 몰입‘을 말한다. 이는 ‘직장생활 10년의 짬밥’, ‘이 바닥 10년 기술’과는 다른 개념이다. 그 계통의 달인達人은 될 수 있어도, 우리가 말하는 성공한 스타, 아웃라이어Outliers는 될 수 없다. 말콤 글래드웰은 이 책에서 “음악 엘리트는 1만 시간을 연습하고, 그냥 잘하는 학생은 8,000시간, 미래의 음악교사는 4,000시간을 연습한다”고 쉽게 설명했다.

  여기서 또 하나 주목해야 하는 법칙은 ‘마태복음 효과’이다. 무릇 있는 자는 받아 풍족하게 되고 없는 자는 그 있는 것까지 빼앗기리라...'는 말은 쉽게 말해 서재에 둘러 쌓인 아이가 술병 가득한 방안에 있는 아이보다 책에 취미를 갖기가 쉽다는 말이다. 적절한 환경의 중요성을 뜻한다. 빌 게이츠와 스티브 잡스는 비슷한 때에 태어났는데, 그들이 십대가 되는 당시에는 연구소나 실험실에만 있는 집채 만한 컴퓨터를 일반인은 만져볼 수도 없었다. 하지만 그들은 운좋게도 어려서부터 우연히 접할 기회를 갖게 되었고, 그것에 미쳐 빠져들며 연구했던 그들의 오타쿠(마니아)적 노력이 오늘의 그들을 만들었다. 

앞선 예와 같이 아웃라이어가 되기 위해서는 시대적, 환경적 환경이 뒷받침이 되어야 한다. 다시 말해 우리나라의 경우 80, 90년대 컴퓨터 프로그래밍에 미쳐 살던 ‘컴퓨터광’들이 2000년을 전후로 한 ‘IT 혁명’의 호기를 맞아 수많은 투자가들의 엔젤지원과 정부의 보조로 쉽게 창업할 수 있게 되어, 지금의 네이버, 다음, 안철수연구소등 굴지의 IT회사로 거듭날 수 있었던 것와 비슷하다. 

이 뿐 아니라 역사상 가장 부자였던 사람들은 1930년대의 공황기를 거친 미국인들이 대다수인 것도, 캐나다의 아이스하키중 올스타급 플레이어들이 1, 2, 3 월생에 몰려 있는 것도 모두 시기적 환경의 영향이 있었기 때문이다. 말콤 글래드웰은 ‘수학을 아시아인이 더 잘 할 수 밖에 없는 이유’는 그들이 숫자를 부르는 단어의 음절수가 서양에 비해 지극히 짧다'는 것을 들어(24를 우리는 이십사 라고 읽지만, 영어권 사람들은 트웬티 포twenty-four라고 읽는다. 1,435,697이라면 얼마나 차이가 날까?) 동서양의 문화권적 차이도 아웃라이어Outliers가 되는 환경적 차이가 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말콤 글래드웰은 얼마 전 조선일보와의 인터뷰(2009,2,14)에서 우리나라 교육에 대해 말한 바 있다. 그는 “주입식 한국 교육이 문제라고 제기했는데, 나는 이것을 기본적인 것을 달성하기 위해 필요했던 일이라고 말하고 싶다. 한국의 다음 과제는 바로 그 기반 위에서 새로운 것을 쌓는 것이다. 이미 획득한 것을 바탕으로 다음 단계로 나가는 도전을 해야 한다. 그렇다고 지금까지 한국이 쌓아온 것(주입식 교육)이 문제인 것은 아니다. 필수적인 것이었다. 미국에서는 많은 어린이들이 기본적인 훈련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다. 우리는 기꺼이 한국이 갖는 문제점을 받아들이고 싶다." 고 말하며, 기본이 취약한 학습시기에 주입식 교육이 어느정도는 필요하다고 말했다.  원문보기 : 말콤 글래드웰과의 인터뷰

그리고 ”열심히 공부하고, 끈질기게 붙들고 늘어지는 것을 가르쳐야 한다.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국가의 학생들은 충실한 지식 기초 교육을 받은 상태에서 미국으로 건너와 창의적이고 창조적인 환경에 노출된다. 우리가 한국에서 배워야 할 것은 어린이들의 일반적인 수준의 교육을 향상시키는 방법이고, 한국은 미국에서 최고 수준의 요구에 부응하는 방법을 배워야 한다. 미국 최고 교육기관처럼 보다 개방적이고, 도전적인 교육기관을 세울 필요가 있다.“는 말도 빼놓지 않았다. 이는 주입식 교육이 전부는 아니라, 그 후에는 창의적이고 창조적인 교육환경 속에서 지성을 마무리 해야 함을 강조한 부분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국가나 정부가 나서서 환경적 지원을 해줘야 한다는 뜻이다. 

  오늘날 우리는 승자독식사회, 무한경쟁시대를 맞이했다며 집집마다 자신의 아이들이 ‘최고’가 되는데 그 어느 때보다 모든 노력을 다하고 있다. 하지만 본인이나 가족 단위의 노력만으로는 최고가 되기에는 역부족이다. 범국가적인 차원에서 제도적으로, 환경적으로 이들이 최고가 되기 위해 노력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 줘야 하는데, 현실은 전혀 그렇지 못하다. 공교육에 대한 믿음이 무너지고, 엄청난 사교육비를 감당하기 위해 노래방을 나가는 엄마들이 넘쳐나고, 대학등록금이 없어 비관자살하는 대학생들이 늘어나는 요즘을 보면 아웃라이어Outlier가 탄생하지 못하는 건 어쩌면 당연한 현실인 것 같다. 

  학생들의 자신의 재능을 충분히 검증해 볼 수 있는 여건조차 마련되지 않은 현실에서 어떻게 아웃라이어Outlier가 생겨날 수 있을까? 10여 년 전만 하더라도 경제적 사정이 열악한 학생의 경우 ‘학자금 융자’를 받아 대학을 마치고, 취업후 갚아나갈 수 있었다지만, 1,000만원에 육박하는 대학등록금을 대출 받는다 하더라도, 졸업을 하더라도 취업이 안되는 현실은 졸업과 동시에 ‘신용불량자’가 탄생하는 격이다. 당장 써먹을 수 없는 학원영어에 돈을 들이고, 매년 어학연수로 수조원의 외화를 외국에 낭비하고, 대학에 입학해서는 새내기 때부터 취업을 위한 스펙만들기에 연연해 해야 하는 우리나라 학생들에게서 아웃라이어Outlier란 ‘그림의 떡’이 아닐 수 없다. 이 책을 읽으며 아웃라이어의 탄생을 알게 된 후로는 현실에 대한 절망감은 더욱 커지는 듯 했다. 

  정부정책수립의 중요성에 대해 말콤 글래드웰은 “만약 캐나다에서 7-12월에 태어난 아이들을 위한 또 다른 리그가 있다면 우리는 두 배로 많은 성인 하키스타를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말한 바 있다(캐나다는 매년 ‘같은 해 1월생’을 기준으로 선수들을 뽑기 때문에 하반기에 태어난 학생들은 상반기의 학생들보다 체력, 훈련기간 모두 열등할 수 밖에 없다). 정책기관이 깊은 생각없이 만든 ‘제도’ 때문에 수많은 학생들이 아웃라이어Outlier가 될 수 있는 기회를 잃고 있다는 말이다. 

  그가 이 책에서 말하고 싶었던 것은 아웃라이어Outlier는 혼자의 노력만으로 저절로 얻어지는 게 결코 아니라는 것, 많은 사람들이 여러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개입해 도와줘야 한다는 것이었다. 말콤 글래드웰은 이 책을 공공정책을 입안하는 사람들을 염두에 두고 썼다고 했다. 지역공동체와 국가, 정부 등의 차원에서 어떤 결정을 내릴 때 수혜자들이 진정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혹시 놓치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를 잘 살피며 항상 염두해야 한다는 뜻에서 이 책을 썼다고 말했다. 놀랍고 흥미로운 이 책의 주인은 위정자들이었다. 현 정부의 정책결정권자들 특히 이 나라를 이끌어갈 학생들을 총괄하고 있는 교육정책 결정권자들에게 꼭 읽어보라고 권해주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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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가요 언덕
차인표 지음, 김재홍 그림 / 살림 / 2009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신인작가의 작품이라고는 믿기지 않는 소설. 잘가요, 언덕! 

 

  한숨에 읽어내릴 시간이 없다는 이유로 소설을 즐겨 읽지 않는다. 오히려 유명한 소설을 원작으로 영화가 제작된다면 그걸 쫓는 편이다. 두 시간 남짓의 영화로는 소설 속 전부를 보여줄 수 없다는 걸 잘 안다. 주인공, 배경 모두 감독이 의도한 설정일 뿐 소설을 읽는 독자의 상상 속 그것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초라하다는 것도 물론 안다. 큰 맘먹고 소설 몇 권을 집었다가도 구입을 하는 것은 경제경영서다. 많지 않은 구입비로 최대효과를 느껴야 한다는 경제원칙이 늘 적용되고 한다. 그렇다고 아예 읽지 않는 것은 아니다. 

가뭄에 콩 나듯 읽는 소설은 재미있다. 얼마나 재미있는지 촌구석에 왔다가 사라지는 써커스 유랑단에 빠진 아헤들처럼 잠을 설칠 지경이다. 그래서 내가 읽은 소설은 다 재미있다고 한다. 남들은 어떨지 모르지만, 정말 재미가 있어서 재미있었다고 한다. 내말에 귀를 기울이는 사람들도 내가 말하는 소설이야기는 잘 듣질 않는다. 소설을 읽은 숫자가 저희들보다 적으면 적었지 절대로 많지 않기 때문이다. 나도 그런 사람 말은 한 귀로 흘린다. 하지만 이번엔 정말 재미있다. 이번엔 진짜다. 진짠데....  

워낙 소설을 읽지 않는 터라 혹 읽을라치면 명성이 자자한 소설을 찾아 읽는다. 유명한 소설가의 작품, 근래에 말이 많은 작품들을 읽는다. 이말은 곧 그렇지 않은 작품은 잘 읽지 않는다는 말인 셈인데, 이 소설은 유명한 작가도, 잘 알려진 소설도 아니다. 대신 유명한 연예인이 썼다. 책을 잡았을 땐 말 그대로 시큰퉁했다. 하지만 몇 장 넘기지 않아 ‘오호, 이것 봐라?’ 놀랐다. 그리고 단숨에 읽었다. 차인표의 <잘가요, 언덕>를 그렇게 읽어내려갔다.

  



 
 

백두산 자락의 호랑이 마을에 평화로움을 깨고 나타난 황포수와 용이‘ 마을 주민과 순이 그리고 훌쩍이, 나라의 부름으로 위안부를 모집하러 온 가즈오 마쯔에다 대위, 이들이 엮어내는 이 이야기는 아이 엄마이자 아내의 원수 육발이를 찾아나선 복수극이기도 하고, 순이와 용이의 애틋한 러브스토리기도 하며, 사람이라면 할 수 없는 명령을 받은 가즈오 대위의 번민을 그린 소설이기도 하다. 스토리는 절묘하게 서로에게 엮여 있고, 주인공 한 명 한 명 의 마음이 애절하고 간절해 읽는 내내 손을 뗄 수 없는 흡인력으로 다가왔다. 

열 여섯의 나이에 위안부로 강제 징용되어 캄보디아에 끌려갔다 지난 1997년 돌아온 훈할머니의 스토리를 듣고 글을 쓰기 시작했다는 작가 차인표의 말처럼 제 인생을 송두리째 망치게 한 사건에 대해 쌓인 원한이 얼마나 깊을까 고민을 하게 한다. ‘내가 저렇게 당했다면, 그들 같을까’ 오히려 더 하진 않을까? 이 소설은 절대 잊지 말하야 하는 역사의 순간이지만, 마음은 용서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용서하지 않으면 마치 용이가 엄마별을 찾을 수 없는 것처럼 지금의 생도 절대로 행복해질 수 없기 때문이다.

소설 속에 작가 차인표는 철저하게 제 3자가 되어 있다. 대신 자신의 코멘트는 새끼 제비가 되어 자신을 나타냈다. 카메라에 익숙한 그는 소설에서도 마치 카메라를 들이대듯 페이지마다 장면을 그려냈고, 영화로 만들어도 손색없을 만큼 플롯 구성도 치밀했다. 도저히 신인작가라고 할 수 없을 만큼의 유려함이 그를 의심하게 한다. 많이 읽은 탓일까? 많이 고민한 탓일까? 이토록 유려한 글을 어떻게 지금까지 참고 있었을까? 그의 다음 작품을 기다리게 한다. 두 번째 이야기가 그의 진실을 말해주리라. 그만큼 훌륭한 소설이었음을 말하는 것이니 의심에 탓하지 말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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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의 마음가짐 마쓰시타 고노스케 경영의 지혜
마쓰시타 고노스케 지음, 양원곤 옮김 / 청림출판 / 2007년 2월
평점 :
절판


일본 최고의 장사꾼이 말하는 장사 잘하는 비결!

 

 

  “에이, 다니는 직장 때려치우고 장사나 해야겠다!” 사람들을 만나면서 하루에 한 번 쯤은 듣는 말이다. 잘못된 말은 아니다. 장사를 하든, 집에서 놀든, 여행을 떠나든 직장을 그만둔 사람의 자유이니까. 하지만 이 말은 상당히 위험한 말이다. 직장을 그만두면 더 이상 고정수입이 없어진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장사를 해서 더 큰 돈을 벌면 된다니까? 에이, 모르시는 말씀. 세상이 ‘장사나 해야겠다’는 가벼운 생각을 가진 사람에게 호락호락 돈을 벌게 해줄까? 매일 ‘수백, 수천 개의 자영업 점포’들이 문을 닫는 요즘의 현실에는 이렇게 ‘장사’를 쉽게 생각하고 뛰어든 자영업자들이 대부분이다. 충분한 준비와 마음가짐없이 남의 귀에 솔깃해져 ‘돈버는 아이템’과 ‘창업자금’만 들고 뛰어든 사람들, 장사나 해야겠다고 덤벼든 사람들, 이들은 100개의 점포중 2 개 만 성공하는 장사의 세계에서 손을 든 사람들인 셈이다.

 

  ‘장사’는 손님들에게 잘 팔릴 물건을, 팔릴 만한 자리에서 팔아야 한다. 어디 그 뿐인가? 손님들이 ‘돈내고 사도 충분히 이익이 있겠다’는 생각이 들 만큼 적당한 가격이어야 하고, 저 사람에게 사도 속지 않을 것 같다는 믿음을 줘야 한다. 다시 말해 좋은 상품, 적당한 가격, 친절한 서비스가 모두 갖춰어 질 때, 그 때 ‘장사’할 조건을 갖춘 것이다. 이렇게 모든 자격을 갖춰도 팔 수 있는 확률은 50%다. 최종적으로 손님이 지갑에서 돈을 꺼내어 살 때 그때 장사는 이뤄지는 것이다. 그 전까지는 그저 ‘팔겠다고 자리를 폈을 뿐’이다.

 

  가게(창업)는 아무나 차릴 수 있다. 하지만 장사(비즈니스)는 아무나 할 수 없다. 가게를 열기만 하면 손님이 인산인해를 이루며 찾아올 것이라는 막연하고 허황된 꿈이 요즘 자영업자들을 몰락시키고 있다. ‘대박집’을 소개하는 대중매체의 기사가 창업자들을 현혹시키고, 프랜차이즈의 거짓 광고가 이들을 눈멀게 한다. 장사는 ‘아이템’이 돈이 벌어주는 것이 아니라, 사람이 돈을 버는 것이다. 이전에 무슨 일을 했든 장사를 하려 했다면 장사꾼이 먼저 되어야 한다.

 

  사람이 변해야 한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제대로운 장사꾼이 될까? 국어, 영어, 수학처럼 교과서라도 있으면 좋겠다. 스승, 사부로 모실 수 있는 선생님이 있으면 더 좋겠다. 하지만 장사에는 교과서도 없고, 훌륭한 선생님도 만나기 힘들다. 이 책 <사업의 마음가짐>이 있는 이유는 바로 거기에 있다. 이 책은 마츠시타 고노스케 경영의 지혜 시리즈 마지막 세 번 째 책으로 사업가이기 이전에 장사꾼으로 시작한 ‘경영의 신’ 마츠시타 고노스케의 목소리가 들어있는 책이다. 훌륭한 사원이 되기 위한 자세를 이야기한 책이 <사원의 마음가짐>이고, 바람직한 경영자의 자세를 이야기 한 책이 <경영의 마음가짐>이라면, 이 책은 사업을 하는 사람들에게 성공할 수 밖에 없는 사업을 하기 위한 장사꾼의 자세를 이야기하고 있다.

 

 



 

 

  이 책의 내용은 대부분 시대를 뛰어넘는 ‘사업의 통념’이다. 모두 다 한번쯤 들어봤음직한 이야기, 듣기 쉬운 말들이다. 하지만 자신의 사업경험을 담아 그 핵심만을 골라 다시금 재차 강조했다. 사업을 하기 위한 지혜와 인사人事를 펼치는 지혜, 경영자가 갖춰야 할 지혜가 담겨 있고, 장사의 비결, 경영의 그만의 비결을 들려주고 있다. 그 속으로 들어가 보자.

 

  손님은 왕이다. 수천 수만의 점포를 마다하고 내 점포를 찾아주는 손님은 부모 다음으로 귀중한 사람들이다. 그들이 만족하고 돌아가게 하는 데 최선을 다해야 하는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다. “내 집에 가족을 만나러 온 손님을 대하듯 하라”는 말이 있다. 어머니가 자식의 친구들을 위해 식사를 준비하고, 방이 따뜻하도록 불을 지피고, 장롱에 숨겨둔 새이불을 꺼내는 것처럼 손님을 대한다면 그 손님은 필히 즐거운 마음으로 돌아갈 것이다. 마츠시타 고노스케는 여기에 더해 ‘거지가 내 물건을 팔아준다면 손님보다 더 귀한 손님이다’고 말한다. 넉넉한 손님이야 자신의 기호에 따라 얼마든지 다시 찾아올 수 있지만, 거지는 우리 가게의 물건을 먹거나 가지기 위해 자신의 전 재산을 모두 털어 사셨기 때문이다. “그런 고마운 일이 또 어디 있겠니? 그러니 그런 손님을 더 귀하게 여기는 게 사업하는 사람의 도리란다.”

 

  업계에서는 물장사를 하는 가게는 ‘300 명의 단골이 있다면 성공한 것과 다름없다’는 말이 있다. 매일같이 300명의 단골이 찾아올 수는 없지만, 이들이 단골이라면 일주일에 한 번은 들릴 것이고, 올 때마다 새로운 손님을 데리고 오면 이들을 단골로 만들면 된다는 말이다. 이 말은 마케팅에 있어 ‘새로운 고객을 만들기보다 현재의 고객을 지키기에 먼저 힘쓰라’는 말과 같다. 소비자는 좋은 말은 세 명에게 하고, 나쁜 말은 일곱 명에게 한다. 즉 칭찬보다는 험담을 더 많이 한다는 말이다.

 

반대로 보자면 사람은 험담을 더 즐겨 듣는다는 말과도 같은데, 요즘같은 프로슈머가 제품의 마케팅을 좌우하는 Web 2.0시대에는 더욱 새겨들어야 할 말이다. ‘훌륭한 제품을 (좋은 서비스로) 잘 팔면’ 소비자는 충성고객이 되어 온라인사에서 ‘방문리뷰나 사용후기’로 칭찬전도사가 된다. ‘300명의 단골’을 만들 수 있으냐 없느냐에 따라 점포는 흥하고 망한다. 마츠시타 고노스케 또한 “극단적으로 말해 단골 한 명을 지키면 단골 100명이 늘고, 단골 한 명을 잃으면 미래의 단골 100명을 잃게 된다”며 단기적인 기발한 방책보다는 꾸준한 성심성의가 사업에 통한다고 말했다.

 

  잠시 저녁을 먹으려는 손님이 되어 보자. 낯선 먹자골목의 수많은 가게 중에서 어디를 갈까 고민한다면 필히 ‘손님이 북적거리는 곳’을 가려고 할 것이다. 손님이 많다는 소리는 맛이 있거나, 가격이 합리적이거나, 서비스가 좋다는 방증이기 때문이다. 제 아무리 훌륭한 인테리어에 최고급요리를 안심할 수 있는 가격에 판다고 해도 손님은 하나도 없이 텅 비어 있거나, 직원들만 서성인다면 들어가기가 꺼려진다.

 

  어느 가게 ‘첫손님’은 있기 마련인데, 왜 저 가게 ‘첫손님’이 없을까? 그 가게는 필히 ‘생기生氣’ 즉, 생생한 기운이 뿜어내질 못하기 때문이다. 언제든 손님을 맞을 마음과 몸의 준비가 갖춰진 가게의 직원들에게는 생기가 있다. 그래서 손님들은 그 기운에 이끌려 기꺼이 ‘첫손님’이 되는 것이다. 두 번째, 세 번째 손님이 들어오면 이내 자리를 모두 채운다. 직원들의 생기는 가장 훌륭한 ‘서비스’다. 활기찬 미소를 머금은 얼굴로 큰 목소리로 “어서오세요” 외쳐주는 것, 그것이 서비스의 처음이다. 손님이 더 필요한 것이 없나 먼저 살펴 챙겨주고, 불편하지 않도록 배려하고 즐거운 마음으로 돌아가는 손님의 등에 대고 “안녕히 가세요, 또 오세요”를 외치며 큰 인사를 하는 것은 서비스의 마지막이다. 장사는 서비스에서 시작하고, 서비스로 마무리한다. 마츠시타 고노스케는 “서비스란 사람이 지켜야 할 올바른 예의”라고 했다. 손님은 직원들의 예의에 돈을 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요즘 점포들은 거의 대부분 ‘아르바이트생’을 고용한다. 어제는 손님이었던 사람이 아르바이트생이 될 수 있고, 혹은 내일 또 다시 손님으로 되돌아갈 수 있는 고용포지션이 ‘아르바이트’다. 점주들이 이들이 편하다고 채용과 해고를 밥먹듯 하지만 한가지 간과하는 것이 있다. ‘아르바이트생은 잠재적인 고객’이라는 점이다. “내가 그곳에서 일해 봤는데, 거기 음식 절대로 먹지 말라”는 젊은이들의 목소리가 많다. 하나에서 열까지 점포의 모든 점을 알고 있는 알바생들은 그 누구보다 강력한 ‘입소문 마케터’다. 이제부터 아르바이트생의 입에서 “내가 지금 그곳에서 일하고 있는데, 음식맛도 좋고 적당한 가격이다”는 말을 듣도록 해야 한다.

 

  이는 비단 아르바이트생에 국한된 말이 아니다. 기업의 직장인들 또한 ‘잠재적인 소비자’다. 기업의 제품의 면모를 속속들이 아는 직원들이 과연 자신의 회사제품을 적극 추천하는지 그렇지 않은 지에 ‘기업의 목숨’이 달려 있다. 퇴근 후 자신의 생활중에 벌이는 이들의 행동을 기업은 막을 수 없다. 회사원으로서가 아니라 소비자로서 자연스레 나오는 이들의 마케팅을 무시해서는 기업은 살아남을 수 없다. 그렇다면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아르바이트생이 직원들이 적극적으로 추천할 수 있는 제품과 음식을 만들어야 한다. 그래서 그들이 먼저 감동할 수 있게 만들어야 한다. 그럴 수 있다면 걱정할 게 없다. 좋은 제품을 알리는 것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일이니까. 마츠시타 고노스케는 자신이 먼저 감동한 상품을 권하는 것이 올바른 상술이라고 말했다. “시대가 변하고 온갖 이름의 판매 기법이 판을 친다고 하더라도 변함없는 진리는 ‘스스로 감동한 상품을, 고객을 위하는 마음으로 권유하는 것’이다. 그것이야말로 가깝게는 자신의 고객을 기쁘게 하며, 나아가 세상과 사람을 위하는 사업이다”고 강조했다.

 

  이 책에는 장사(사업)에 필요한 당장 읽기에는 쉬운 말들, 들어본 말들. 하지만 새기면 새길수록 가슴 깊이 남는 교훈이고 오래도록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 화두들이 들어 있었다. “돈을 보고 장사를 열면 손님이 돈으로 보이고, 사람을 보고 장사를 열면 손님이 가족으로 보인다”는 말처럼 사업의 시작은 ‘이 좋은 제품을 알려서 세상의 이로움에 보탬이 되자’는 생각이 있어야 한다. 내가 손님이 되었을 때 당하기 싫은 일은 장사를 하면서 벌이지 말아야 함은 물론이다.

 

  장사꾼은 ‘정情’을 주며 손님을 대해야 한다. 그래야 손님은 ‘정감情感이 느껴지는 가게’라고 생각하고, 나중에 ‘정情겨운 그 집’ 다시 찾게 되는 것이다. 이게 자연스러운 이치인 셈이다. 자칫 고리타분한 도덕책같은 이 책이 진중하게 느껴지는 이유는 이 자연스러움을 제대로 실천하는 기업과 가게를 좀처럼 만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대로만 한다면 틀림없이 성공할 수 있겠다는 확신도 서게 한다. ‘장사꾼을 위한 훌륭한 교과서’가 아닐 수 없다.

 

  故 정주영 회장도, 故 이병철 회장도 장사꾼으로 사업을 시작했듯이 마츠시타 고노스케 회장도 장사를 시작했다. 세 인물의 공통점은 모두 ‘장사꾼’으로 시작했다는 점이고, ‘사업을 일으켜 정상의 자리에 높였다는 점’이다. 다시 말해 태어날 때 부터 회장님이라는 금수저를 쥐고 태어난 것이 아닌, 범부凡夫 였던 사람들이 장사로 ‘존경받는 사업가’로 생을 마감했다는 것이다. 마츠시타 고노스케는 어려서부터 유약했다. 학력도 초등학교 4학년 중퇴였다. 하지만 그는 ‘불편한 건강과 짧은 학력’ 때문에 사업에 성공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자전거 가게에서 점원부터 시작한 그는 항상 배우고, 자신보다 더 많이 아는 사람과 함께 일했다. 마치 앤드류 카네기가 “자기보다 우수한 사람을 자기 주위에 모이게 하는 재주를 터득한 자, 여기에 잠들다."는 묘비명을 남겼듯이 그는 자신의 성공 비결로 ”집이 가난했기 때문에 꼬마 점원이 되었지만, 그 덕에 어렸을 때부터 상인의 몸가짐을 익혔고, 세상의 쓴 맛을 조금이나마 맛볼 수 있었다. 태어날 때부터 몸이 약했기 때문에 남에게 일을 부탁하는 법을 배웠다. 학력이 모자랐기 때문에 항상 다른 사람에게 가르침을 구했다. 이렇듯 내게 주어진 운명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여 무의식 중에도 긍정적으로 살아 왔기 때문에 길이 열렸을 것이다“고 말했다.

 

  누구나 시작할 수 있는 장사(사업)지만 아무나 성공할 수는 없다. 그렇다고 ‘성공을 타고난 사람’ 또한 없다. 그렇다면 평범한 사람이었던 사람이 장사로 성공한 이야기를 들려준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천리길도 마다하지 않고 들어야 할 게다. 마츠시타 고노스케는 책을 팔아서 부자가 되려고 이 책을 쓴 사람이 아니다. 그는 사업으로 일본 최고의 부자가 되었다. 게다가 이미 이 세상에 없는 사람이다. 그런 불세출의 부자가 책을 쓴 이유는 사업을 앞두고, 사업을 하면서 고민하고 있는 사람들을 위해 장사꾼의 길을 알려주고자 함이었다. 장사꾼(사업가)이 되려는 사람이라면 놓치지 말아야 할 경영학 고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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