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아서 더 강한 기업, 스즈키
스즈키 오사무 지음, 김소운 옮김 / 리더스북 / 2010년 6월
평점 :
절판


스즈키, 불황에 강한 기업으로 살아남는 법
 

  “저는 항공 산업의 완전 초짜입니다. 그러나 일본 정부와 회생기구 등이 일본항공(JAL)의 실패를 막기 위해 모든 조치를 취하고 있는 것을 보고 이 직책을 수락 했습니다"

 

  2조 3220억 엔이라는 어마어마한 빚더미를 감당하지 못하고 파산보호를 신청하고 법정관리에 들어간 일본의 대표 항공회사 일본항공JAL을 재건시키기 위해 ‘경영의 신’이라 불리는 교세라의 이나모리 가즈오 전회장이 JAL의 회장 자리를 수락하며 한 말이다.

  교세라 명예회장도 겸직중인 이나모리 회장은 ‘JAL의 회생은 단순히 회사 하나 죽이고 살리는 차원이 아니라 일본의 자존심이 달려 있는 중대한 문제’라며 JAL의 경영정상화를 '조국에 대한 생애 마지막 봉사'라고 생각하고 일체의 보수도 받지 않고 지난 2월부터 JAL의 회장으로 구원투수 역을 맡고 있다.

  퇴임 후 교단에서 경영철학을 가르치는가 하면 선불교 승려가 돼 화제를 모으기도 했던 이나모리 회장이 경영 일선으로 다시 돌아온 이유는 딱 하나다. 태평양 저쪽에서 시작된 금융위기의 쓰나미가 해일로 변해 일본호號를 집어 삼킬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현재 위기에 빠진 일본의 대기업은 일본항공JAL 뿐만이 아니다. 세계 1위의 토요타자동차가 사상 최대 대규모 리콜로 씻을 수 없는 불명예를 안고 난항을 겪고 있고, 세계 제일의 가전회사인 소니는 경쟁사들의 독주에 방관하며 속수무책이다. 2002년 이후 ‘잃어버린 10년‘의 골 깊은 수렁에서 가까스로 벗어나는 듯 했던 일본은 지난 2008년 뉴욕발 금융위기로 또 다시 심각한 위기를 맞이했다.

 

‘위기가 닥칠 때야말로 자신을 반성할 기회다’

 

  여기 또 한 명의 왕회장이 경영일선에 복귀했다. 지난 2008년 78세의 나이에 사령탑을 지휘하며 글로벌 금융위기에 맞선 이는 바로 스즈키 자동차의 스즈키 오사무鈴木修다. 2008년 말 회장 겸임 대표로 취임한 오사무 회장은 ‘간부 중 오일쇼크를 경험한 사람은 나밖에 없다’며 어려움을 스스로 떠맡았고 건실한 회사로 되돌려놓았다. 그리고 취임한 이듬 해 자신의 생각을 정리해 책『작아서 더 강한 기업 스즈키』(리더스북)을 펴냈다. 원제목은 ‘俺は、中小企業のおやじ -나는 중소기업의 사장이다‘ 이다.

 

 



 

 

  경영자의 자서전을 읽을 때에는 항상 유념에 둬야 할 내용은 바로 ‘저자가 이 시기에 책(자서전)을 편 이유가 뭘까’ 하고 묻는 것이다. 책을 읽으면서 그 답을 알게 되면 저자가 던지는 메시지를 제대로 파악할 수 있게 된다. 같은 방법으로 오사무 회장은 왜 하필 글로벌 금융위기가 한창인 2009년에 책을 냈을까? 생각할 수 있다. 그리고 그 이유를 이 책의 프롤로그에서 만날 수 있다.

 


  “위기가 닥칠 때야말로 자신을 반성할 기회다. 나는 역경에 처하면 처할수록 투지가 용솟음친다. 후회와 실패의 연속이었던 지금까지의 경험과 그때마다 품었던 솔직한 생각과 다짐을 글로 엮어 이 최대의 위기를 극복하는 힘으로 삼고자 한다.” (본문 20쪽)

 

  이 책에는 한 경영인의 성공과 부귀영화를 이야기한 내용은 찾아볼 수 없다. 대신 하마마츠 시골의 중소기업이었던 스즈키에 입사한 오사무가 글로벌자동차 기업의 회장이 된 지금까지의 50년 역사 동안 만났던 수많은 난관과 위기를 어떻게 헤치고 왔는지 살피는 내용이 거의 대부분이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임직원들에게 스즈키는 지금의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는 강한 다짐의 메시지를 던지고 있었다.

 

대나무처럼 성장의 마디가 있는 기업이 위기에 강하다.

 

  스즈키의 슬로건인 ‘작게, 적게, 가볍게, 짧게, 아름답게(小, 少, 經, 短, 美)는 제품과 부품, 설비를 작고, 적게, 가볍게, 짧게, 그리고 아름답게 만들어 생산원가를 줄이고, 연비를 향상하고자 만든 말이다. 또한 스즈키는 오토바이, 경차, 소형차만을 만들어 특화전략으로 주력시장을 확보했다. 그 덕에 스즈키는 오늘날 불황시대를 견딜 수 있는 자동차로 평가되어 일본 4대 완성차 중 유일하게 흑자를 기록하며, 불황기 생존전략의 대표적인 성공기업으로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오사무 회장은 스즈키를 ‘중소기업’이라고 표현했다. 스즈키 자동차의 매출액은 취급액 즉, 부품대금을 주고 남는 부가가치만이 스즈키의 실질적인 매출액이 되기 때문이다. 또한 그는 최근 몇 년간 늘어난 엄청난 매출신장을 ‘분에 넘친 신장’이라고 보고, 덩치만 커졌지 실력이 막강해진 것은 아니라며 고속성장을 경계했다.

  그가 생각하는 위기에 강한 성장은 멈추지 않되 천천히, 대나무처럼 성장의 마디가 있는 기업이라고 보았다. 실적이 급격히 성장한 때일수록 경영위기가 닥칠 위험이 높다는 것을 그는 이미 알고 있었던 것이다.

 

  그래서일까. 현장에 가서 결정하고, 실물을 보고 판단하며, 현실에 입각해서 생각하는 철저한 현장 위주 스즈키 경영방침은 중소기업에 가깝다. 스즈키에서 영업임원이 되려면 대리점 사장은 필수적으로 경험해야 하고, 공장 바닥에는 항상 돈이 떨어져 있다는 마음으로 현장을 대한다. 또한 중력과 햇빛은 공짜라서 컨베이어는 조금만 아래로 기울여 자동적으로 아래로 떨어지게 하고, 조명보다는 애초에 자연광을 이용하도록 설계하여 원가를 줄이고자 한다.

 

  ‘1엔 50전을 아끼면 이익은 두 배가 된다’는 오사무회장의 말은 중소기업 스즈키의 경영방식을 가장 잘 표현했다. 즉 매출액 3조 엔, 연 생산 300만 대, 이익이 900억 엔이라면 자동차 한 대당 이익은 3만 엔이다. 자동차 한 대당 부품 수가 2만 개이므로 부품 하나당 이익은 1엔 50전인 셈이다. 그러므로 부품 하나당 1엔 50전의 비용을 삭감한다면 이익은 2배가 된다는 계산이 된다.

  여기서 주의할 것은 비용삭감이라고 해서 외주처나 하청업체에 생산원가 삭감을 강요하는 것이 아니라 같은 성능의 재료를 교체하거나 불량률을 줄이고, 불필요한 설비투자와 잔업 등을 없애는 등의 직원 개개인의 내부비용을 줄이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선견지명이 아닌 시행착오가 있었던 위기와 극복의 50년

 

  기업가의 자서전은 일종의 고해성사다. 독자들이 위대한 경영인의 자서전을 기다리는 이유도 그 때문일 것이다. 자서전에는 기업은 물론 경영인의 근황과 생각, 그리고 비하인드 스토리까지 낱낱이 밝혀진다. 실패한 기업가보다는 성공한 기업가가 쓸 확률이 더 높은 자서전은 그래서 좀처럼 만나기가 어렵다. 오사무 회장 역시 자신의 속내를 이 책에서 가감 없이 밝혔다.

  오사무 회장은 ‘작은 규모라도 강한 개성과 기능을 겸비한 상품으로 월등한 시장점유율을 보유한 회사’가 대기업인데, 스즈키는 아직 그 위치에 도달하지 못했다고 보았다. 그리고 지금과 같이 100년에 한 번 있을까 말까 한 세계 경제위기와 급격한 경영환경의 변화에 직면하고 있어 결자해지結者解之의 각오로 스즈키를 이끌 수밖에 없다고 고백하며 은퇴하고 물러났던 80세의 자신이 다시 경영에 앞장선 변辯을 대신했다.

 

  한편 그는 지금까지의 스즈키의 성공은 ‘재수와 만남과 행운’ 덕분이었고, 선견지명이 아닌 시행착오만이 있었다고 솔직하게 고백했다. 또한 인재육성에 힘쓰지 않아 후계자를 비롯한 인재를 발굴하는 것이 스즈키의 앞으로의 과제라는 것도 서슴없이 밝혔다.

  이 책을 통해 단순하지만 강력한 스즈키의 생존전략만 배웠다면 절반만 배운 셈이다. 글로벌 금융위기로 혼란한 시기에 갑자기 등장한 오사무 회장이 스즈키를 정상화로 돌린 후 자신의 생각과 입장을 정리한 자서전을 통해 대내외적으로 밝힘으로써 스즈키의 입지와 행보에 주목하게 했다는 점을 기업가라면 배워야 할 것이다. 오늘날을 글 쓰는 경영자가 성공하는 시대라고 말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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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LOVE 브랜드 - 소비자를 사랑에 빠트린 7가지 브랜드 드라마
최순화.이민훈 지음 / 삼성경제연구소 / 201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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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소비자로부터 무한사랑을 얻는 성공적인 브랜드의 조건!

 

  매일 아침 나는 쿠션 좋은 00침대 위에 펼쳐진 극세사의 00자리 이불위에서 기상한 후 시린 치아를 위해 만들었다는 치약(대한치과협회 인증)을 칫솔 위에 양치를 한다. 쌀눈으로 만들었다는 라이스비누에 세수를 하면 비로소 잠이 깨고 개운해지는 느낌을 맞게 된다. 하지만 사실은 세안 후 스킨과 로션 그리고 에센스를 바르고, 그날의 기분에 어울리는 향수를 뿌려야만 개운한 아침이 시작된 것 같다. 이렇듯 나는 기상 후 출근까지 20분 동안 최소 10개 이상의 브랜드제품을 사용하고 착용했다. 말 그대로 하루의 시작부터 거의 브랜드로 도배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매일 아침 눈을 뜨면 세상은 내게 “Welcome to Brands world.”라고 말하는 것 같다.

 

  위와 같은 나의 아침에서 보듯 세상은 변했다. 표준에 맞춰 오차 하나 없이 똑같이 쏟아지는 다량의 제품이 공장에서 나오기가 무섭게 '품절'이 되는 '포드형 생산자 시대'는 지나버린지 이미 오래, 우리는 지금 부족함이 전혀 없는 그 어느 때 보다 가장 풍요로운 시대를 살고 있다. 그래서 오늘날의 기업은 십인십색十人十色의 소비자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어떻게 하면 소비자를 즐겁게 해줄까, 어떻게 하면 만족시켜줄까, 어떻게 하면 놀라게 해줄까 일거수일투족 소비자의 행동과 심리를 조사하고 고민하며 연구해야 살아남는 시대, 바로 ‘프로슈머 소비자의 시대’를 살고 있는 것이다.

  오늘날의 기업들은 ‘물건을 판매’하는 마케팅에 집착하는 대신 ‘소비자의 마음을 사는’ 마케팅에 온힘을 기울이고 있다. 소비자의 말에 귀기울이고 그들의 마음에 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만약 이러한 기업의 ‘구애’가 통한다면, 소비자는 기업의 제품에 주목하고 ‘사랑’으로 반응한다.

 

  책 <I LOVE 브랜드>(삼성경제연구소)오늘날 소비자를 사랑에 빠뜨린 브랜드의 일곱 가지 유형과 그 속에 숨어있는 비밀을 밝혀냈다. 저자들은 소비자의 사랑이야말로 기업의 생존과 꾸준한 발전을 위한 필수적인 요소라고 보고, 그 어느 때보다 영민한 프로슈머들이 ‘제품에 사랑하지 않을 수 없도록 만든 무엇’을 찾아 이론적인 연구와 함께 국내시장은 물론 글로벌 브랜드들의 사례들을 찾아 나섰다.

 

 



 

 

  몇 해 전 아이디어 그룹 ‘사치 앤 사치’의 CEO인 케빈 로버츠가 쓴 <러브마크 이펙트>(서돌)에서 기업이 살아남기 위한 최선의 대응책은 바로 소비자로 하여금 '사랑love'받아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그리고 소비자로부터 사랑을 받기 위해서는 높은 사랑과 높은 존경을 받아야 하고, 그들의 마음속마다 기억할 수 있는 '이야기story'를 만들어 낼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러브마크 이펙트>에서 저자가 소비자와의 인터뷰를 통해 소비자의 사랑을 상징하는 ‘러브마크’가 있음을 밝혀냈다면, 이 책 <I LOVE 브랜드>사랑이라는 감정의 대상이 된 브랜드를 일곱 가지로 유형화해서 기업의 브랜드관리자들이 고객과의 관계 구축에 직접 활용하는데 도움을 준다는데 의의가 있다. 특히 사랑받는 브랜드 관리 전략을 ‘드라마 전략’으로 놓고 소비자라는 관객을 대상으로 감동적인 (브랜드)드라마를 연출하는 법에 대해서도 쉽게 설명하고 있다.

 

  저자들은 우선 소비자는 사랑하는 브랜드에 대해 친근감과 열정, 그리고 책임감 이렇게 크게 세 가지 감정을 갖게 되는데, 이 세 가지 감정들이 각각 어느 정도인가에 따라 사랑받는 브랜드의 7가지 유형(소꿉친구 사랑, 탐닉적 사랑, 실리적 사랑, 낭만적 사랑, 가족 같은 사랑, 복종적 사랑, 완성된 사랑)의 관계가 형성된다고 보았다. 브랜드 유형별 차이점과 관계에 대해 일목요연하게 정리했고, 각각의 유형을 가장 잘 이해시킬 수 있는 브랜드를 글로벌 기업과 국내기업 속에서 하나씩 찾아 소개하고 있어 유형별 개념을 보다 명확하게 이해할 수 있었다. 무엇보다 사례 기업과 브랜드에 대해 구체적으로 잘 소개하고 있어 이들을 좀 더 자세하게 알게 되는 계기를 제공했다.

  이중에서 가장 이상적인 브랜드는 세 가지 감정이 가장 강한 ‘완성적 사랑(대표 브랜드 - 애니콜, 애플)’일테지만, 사랑의 유형은 제품의 특성과 고객의 유형에 따라 결정되므로 유형간 절대적 우열 등은 무의미하다. 특히 독자가 만약 브랜드 관리자라면, 현재 내 브랜드가 어느 유형에 속해 있는지 혹은 어느 유형에 접근해야 하는지 고민하는데 도움을 줄 것이다.

 

 



 

 

  이 책에서 주목할 부분은 ‘Chapter 3 새로운 사랑을 찾아서(브랜드 드라마 전략)’일 것이다. 저자들은 브랜드가 소비자와 감성적 관계를 구축하고 강한 애착의 대상으로 자리잡기 위해 브랜드 관리의 기본 원칙인 드라마 전략에 대해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 그들은 드라마 요소가 시나리오, 주연, 조연, 스태프, 관객이라면 소비자의 사랑을 이끌어내는 성공적인 브랜드 전략요소는 5S 즉, 스토리(story), 스타 상품(star), 지원 상품(supporters), 브랜드 맨파워(staff), 브랜드 확산자(spreaders)라고 보았다.

  각각의 전략 요소에 대한 해설과 사례는 이해도를 높인다. 또한 각 브랜드 전략 요소들은 독립적으로도 브랜드를 충분히 빛나게 하는 요소가 된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하지만 다섯 가지 브랜드요소들이 서로에게 영향을 미칠 때 소비자의 브랜드 사랑은 더욱 강화되고 오래도록 지속됨을 배우게 된다.

  저자들은 스토리텔링이 기업 경영전략의 일부로서 브랜드를 고객의 머릿속에 각인시킨다면, 드라마 전략은 마케팅, 나아가 경영전략을 통해 고객의 사고와 감정을 변화시키고 장기적인 애정을 구축하게 한다고 말했다. 그리고 소비자들로부터 꾸준한 사랑을 받는 국내외 기업들의 사례를 통해 그들의 성공 비밀에 ‘드라마 전략’이 숨어 있음을 확인시켰다.

 


  “브랜드는 소비자의 사랑을 구하기 전에 먼저 소비자를 이해하고, 그들이 즐거움과 행복을 느낄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모든 관계에는 서로의 태도와 행동을 보고 반응하는 ‘거울효과mirror effect'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본문 240쪽)

 

  어쩌면 소비자들에게 있어 브랜드는 ‘나를 보게 하는 거울’인지도 모른다. 오늘날 빠르고 무수한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그 어느 때보다 바쁘게 살아가는 우리가 순간순간 먹고 마시고 입고 누리는 모든 브랜드는 '이게 곧 나야 It's what I am.'라는 정체성을 대신하고 있는 나를 비춰주는 거울인지도 모른다. 소비자들이 브랜드의 기업이념을 궁금해하고, 경영마인드를 확인하는 이유도 그 때문이 아닐까.

 

  사랑의 반대말은 무관심이라고 했다. 오늘날은 기업이 소비자와 사랑을 나누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다면, 소비자는 기업에게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아낌없는 사랑을 주지만, 시절을 알지 못하고 소비자를 우롱하고 기만하는 제품과 브랜드 기업에게는 추호 같은 질타와 꾸중 그리고 ‘불매운동’도 불사할 수 있는 무서움을 이들에게 보여주는 세상임을 기업은 알아야 한다. 이 책은 소비자인 독자에게는 아낌없는 사랑을 던져야 할 브랜드는 과연 무엇인지 생각하게 하고, 기업이나 브랜드 관리자들에게는 소비자가 기업에게 주는 사랑의 힘이 얼마나 대단한지 알게 해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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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 펀드매니저와 거래하라 - 냉혹한 투자 게임에서 내 돈을 지키려면
찰스 D. 엘리스 지음, 이건 옮김 / 중앙books(중앙북스) / 201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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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수익률을 이기는 유일한 방법은 인덱스 투자 뿐이다!

 

  “부자가 되고 싶거든 버는 것보다 덜 쓰면 된다”고 부자들은 말한다. 명쾌하고 당연한 말, 하지만 결코 쉽지 않은 말이다. 보통사람들은 돈을 벌기도 어렵지만 지키기가 훨씬 더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벌어들인 족족 장롱 깊숙한 곳에 숨겨놓으면 되지 뭐가 어렵냐고 묻는다면 필경 재테크의 초짜의 답변일 것이다. ‘번 돈을 지킨다’는 말은 곧 ‘인플레이션으로부터 돈의 가치로부터 지킨다’는 뜻이다.

  ‘돌고 돌아야 한다는 뜻으로 ‘돈’이란 이름이 생겼다‘는 우스개 소리처럼 돈은 오래 지니고 있으면 있을수록 가치가 떨어진다. 그래서 저축을 하든, 남에게 이자를 받고 빌려주든, 돈을 돌려야 한다. 그래야 매년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떨어지는 돈의 가치로부터 내 돈을 지킬 수 있다. 이 모든 과정이 바로 투자다. 하지만 이 투자란 것이 말처럼 쉽지 않다. 자칫 잘못 판단해서 투자했다가는 피땀 흘려 모은 금쪽같은 내 돈을 써보지도 못하고 송두리째 날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10여 년 전, 나는 증권사에 근무하는 친구의 솔깃한 말에 혹해 3년 동안 모았던 종잣돈으로 난생 처음 주식투자에 뛰어들었다. 책 몇 권 읽고 나니 조금은 알 것도 같고, 소위 전문가라고 불리는 사람들에게 자문도 얻어 재고 또 재서 몇 종목을 골라 매수했다. 하지만 며칠 지나지 않아 살 때만 해도 전도유망하던 주식은 연일 하한가를 치더니 멀쩡했던 가가멜(사람)이 스머프(키작은 요정)가 되어버린 것처럼 이내 투자금이 절반으로 쪼그라들었다.

  게다가 상승장에는 내가 투자한 종목만 빼고 다 올라가는 듯해서 매일매일 애간장이 끊어지는 듯했다. 말 그대로 장차 얻을 수 있는 수익을 위해 현재 자금資 을 던지는投 행위인 투자投資가 수익은커녕 손실만 계속되고 있으니 더 이상 ‘투자’라는 단어를 입에 올리기도 무안할 지경이었다.

 

  다소 급한 성격인 데다, 한곳에 몰입하면 세상을 잊을 정도로 덤벼드는 편이어서 그 후 주식투자만큼은 절대로 하지 않겠노라 다짐했건만, 몇 해 전 저금리시대가 되자 마땅히 투자할 곳이 없어 여기저기 기웃대다가 또 다시 주식시장에 발을 담가버렸다. 투자의 시작 때 먹은 마음은 주식을 매입한 사실조차 잊을 만큼 오랜 기간 동안 가지고 있기로 한 ‘가치투자’였지만, 날로 흉흉해지는 주식시장의 경색장을 잊고 지내기는 결코 쉽지 않았다.

  매일같이 장이 마감되는 오후 세 시만 되면 종가를 따져보고, 퇴근 후에는 집에 돌아와 내일 시장분위기를 점치며 보내는 시간이 점점 늘어만 갔다. 하지만 아무리 노력해도 투자내역을 몇 번을 들여다봐도 수익은 없고, 손해만 보이니 답답함도 더해갔다. ‘나도 별 수 없는 허리 끊어진 개미가 된 것인가?’ 하는 자괴감이 더해졌다. 결국 투자금은 반토막이 되어버렸고, 약 8개월 동안 맘고생에 건강도 생활도 엉망이 되고 말았다.

 

  그러던 지난 해 말 선배로부터 ‘행복한 투자’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매일 널뛰듯 등락하는 주가지수에 따라 일희일비一喜一悲하는 투자인생은 결코 행복할 수 없고, 바람직한 투자라 볼 수 없다는 것이 '불행한 투자'에 대한 선배의 지론이다. 선배의 말인즉 투자를 해서 ‘얼마나 많은 수익률을 올리느냐’도 중요하지만 ‘얼마나 안전하고 편안하게 수익을 얻는가’ 하는 문제는 더욱 중요한 문제라는 것이다. 가장 이상적인 투자는 ‘투자를 하는 순간 잊어버릴 수 있는 투자’이며, 이 때 비로소 ‘가치투자와 장기투자’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투자한 것에 전혀 신경쓰지 않고 자신의 일에 열중하며 현재 5-6 년째 꾸준히 ‘행복한 투자’를 하고 있다는 선배의 말을 귓등으로 흘렸다. 선배가 이렇다 할 큰 부자가 되지 않아서였다.

  하지만 이젠 틈만 나면 그 선배를 만나 귀를 기울여야겠다. 세계적인 경영의 구루 피터 드러커가 “투자전략과 운용에 대한 역대 최고의 책”이라 평하는 이 책에서도 ‘행복한 투자’야말로 가장 현명한 투자라고 말하고 있기 때문이다. 찰스 엘리스Charles D. Ellis의 <나쁜 펀드매니저와 거래하라>(중앙북스)를 읽었다. 원제목은 패자의 게임에서의 승리Winning the Loser's Game이다.

 

 



 

 

  저자인 찰스 엘리스는 전 세계 주요 기관들이 투자스승으로 모실 만큼 뛰어난 투자 컨설팅 전문가이다. 그는 주식투자를 아마추어들이 벌이는 테니스 게임, 즉 실수를 더 적게 하는 사람이 승자가 되는 게임으로 보았다.

 


  “투자 게임은 아마추어 테니스 게임과 같다. 나의 실력이 아니라, 상대의 실수 때문에 점수를 얻는다. 그래서 투자는 이기는 선수를 뽑는 게임이 아니라 지는 선수를 걸러내는 냉혹한 ‘패자 게임’이다. 높은 수익을 얻고 싶은가? 시장을 이기고 싶은가? 당장 성과를 확인하고 싶은가? 당신의 이러한 요구사항에 펀드매니저가 흔쾌히 Yes라 답한다면, 절대 그를 믿지 마라. 패자 게임에서 살아남는 건 아무 보장도 하지 않고 무리해서 수익률을 높이려 들지도 않는 ‘나쁜 펀드매니저’들이기 때문이다.”



 

  워런 버핏에게는 두 가지 투자원칙이 있다. 첫째는 투자한 돈을 절대로 잃지 않는다는 것이고, 둘째는 첫 번 째 원칙을 절대로 잊지 않는 것이다. 잃을 것을 생각하고 투자하겠냐마는 투자직전까지 망설이다가도 매수를 하기만 하면 나는 꼭 이길 수 있을거라는 근거 없는 자신감이 투자를 망치게 한다. 워런 버핏의 투자원칙은 ‘투자 위험성을 충분히 고려하는 체계를 구축하라’는 가르침이다.

  저자는 투자자로서 승리할 수 있는 방법은 현실적이고 장기적인 목표를 세우고, 그 목표를 성취하기 위한 건전한 정책을 수립하고, 자제력과 인내심, 그리고 투지를 동원해서 끈기있게 실행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개인투자자로서 저자의 조언을 따르기는 거의 불가능해 보인다. 역자의 말대로 인간은 투자분야에 있어서는 ‘아주 드물게 합리적인 동물’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필요한 것이 ‘나쁜 펀드매니저‘다. 저자가 말하는 나쁜 펀드매니저란 먼 미래의 큰 이익을 위해 당장의 손해는 감수하라고 말하고, 고객의 충동적 결정에 반대를 하며, 수익률만 보고 펀드를 결정하지 않는 지금 당장 고객에게는 불편한 펀드매니저다. 하지만 나중에는 좋은 선택을 해준 현명한 펀드매니저를 말한다. 그렇다면 현실 세계에 ’나쁜 펀드매니저‘가 있을까? 찾기가 결코 쉽지 않을 것이다.

 

 



 

 

    찰스 엘리스는 독자들에게 나쁜 펀드매니저 대신 ’투자 드림팀‘은 언제든 만날 수 있다고 말한다. 워런 버핏, 찰리 멍거, 피터 린치, 조지 소로스 등 세계적인 투자자와 부자들 그리고 세계 일류 분석가와 펀드 매니저들의 생각이 모인 것이 바로 인덱스 펀드index fund다. 저자는 나쁜 펀드매니저 대신 ’인덱스 투자'를 하라고 권한다.

 


  “인덱스펀드는 시장을 복제하는 것이므로 오늘 날의 주식시장에 최선을 다해 투자하는 부지런한 전문가들의 결집된 역량이 모두 담겨 있다. 지식이 늘어남에 따라 전문가들은 시시각각 자유롭게 투자판단을 바꾸고, 시장에는 항상 최근에 형성된 전문가들의 합의가 반영된다. 인덱스투자를 하면 우리는 투자의 드림팀을 거느리는 혜택뿐 아니라 다른 중요한 혜택도 자동적으로 얻게 된다. 마음의 평화가 바로 그것이다. 개인투자자들은 대부분 투자를 하는 순간부터 후회와 근심에 시달린다. 둘 다 불필요하다.” 본문 57쪽



 

  인덱스 투자는 수수료와 세금, 운영비용 등이 적게 들어 다른 투자수단보다 강력한 경쟁우위를 확보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펀드매니저들과 대부분의 고객들에게는 ‘평균에 안주하는 새가슴들이나 하는 투자’로 불리며 인기를 얻지 못하고 있다. 펀드매니저들은 수수료와 운영비용이 적고, 무엇보다 자주 갈아탈 수 없기 때문에 인덱스 투자에 무관심하고, 개인투자자들은 수익률도 낮고, 너무 장기적이어서 ‘스릴’을 느낄 수 없기 때문에 찾지 않는다.

  하지만 워런 버핏조차 기관과 개인을 통틀어 대다수 투자자에게 가장 좋은 주식투자 방법은 비용이 가장 적게 드는 ‘인덱스펀드’에 투자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인덱스펀드에 어떻게 투자해야 할까? 저자의 말을 마저 들어보자.

 


  “인덱스펀드는 놀랄만한 선택의 자유를 선사한다. 인덱스펀드를 선택하면 투자자는 사실상 아무런 노력도 들이지 않고 항상 시장을 따라갈 수 있다. 당신이 진심으로 원하는 시점, 장소, 기간을 선택해 투자하면 그만이다. 언제든 폭넓은 투자범위에서 한 부분을 신중하게 선택해 길든 짧든 원하는 기간만큼 투자할 수 있다.” 본문 59-60 쪽



 

  저자는 장기투자 프로그램은 적어도 10년쯤의 시간지평을 고려해야 최적화된다고 보았다. 또한 인덱스 투자는 높은 수익, 낮은 보수, 낮은 운용비용, 낮은 세금, 낮은 실수 위험의 장점 이외에도 중목군 위험과 개별종목 위험을 분산해서 없어주고 궁극적으로 전체 시장을 복제하는 포트폴리오여서 시장수익률보다 더 높은 수익을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투자게임에서 내 돈을 지키기 위해서는 고지식하고 소심해서, 결국은 ‘나쁜 펀드매니저’를 만나야 한다는 것을 배웠다. 그리고 나쁜 펀드매니저는 곧 인내심이 강하고, 꿋꿋한 펀드매니저인 ‘인덱스 펀드’임을 더불어 알게 되었다.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인덱스 투자는 ‘적은 고뇌’로 투자할 수 있다는 점, 그래서 투자 이외의 인생을 만끽할 수 있는 ‘행복한 투자’를 가능하게 한다는 것을 배웠다. 저자 역시 이 책을 통해 투자실적을 최대한 올리려고 발버둥치기보다는 재정적인 안정과 자유를 확보하고 안락한 인생을 즐기는 편이 훨씬 더 중요하다는 사실을 말하고 있었다.

  나만의 투자법을 스스로 만들고 싶다면, 이 책을 일독하라고 권하고 싶다. 이 책은 1985년에 출간되어 지금까지 사랑받고 있는 수학 교재로 치자면 ‘정석 수학’같은 책이기 때문이다. 시중에 쌓여있는 ‘얕은 지식으로 무장된 방법론’들은 제 아무리 베스트셀러에 오르고, 듣기 좋다고 한들 한 달 지나면 쓸모없는 정보가 되는 ‘선데이 서울’을 가지고 공부할 수는 없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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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 3.0 - 모든 것을 바꾸어놓을 새로운 시장의 도래
필립 코틀러 지음, 안진환 옮김 / 타임비즈 / 201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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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를 주도하려거든 가치를 마케팅하라!

 

  “오늘날은 그 어느 때보다 기업이 변화에 대한 빠르고 정절한 대응이 절실한 때다.” 마케팅의 아버지라 불리는 필립 코틀러는 책 <마켓 3.0Marketing 3.0>(타임비즈)에서 이처럼 단언했다. 그는 ‘마켓 3.0’의 정의에 대해 ’제품의 기획자이자 서비스의 이행자, 마케터이자 홍보대사로서, 기업의 목줄을 쥔 새로운 오너인 똑똑하고 현명한 소비자들이 만들어가는 새로운 시장‘이라고 말했다. 또한 오늘날은 ‘세계화’와 ‘소셜 네트워크의 확대’, 그리고 사람들이 점점 더 창의적이고 영적으로 변화하는 세계‘가 만들어내는 세상이라고 규정지었다.

 

  몇 해 전만 해도 우리는 웹Web 2.0 시대(시장)를 살고 있다고 말했었다. 2.0 시대는 생산품을 수동적으로 받아들이던 1.0 시대를 넘어 소비와 더불어 다양한 의견과 참여를 통해 피드백을 던지고 급기야 새로운 생산을 가능하도록 기업을 푸쉬하여 궁극적으로는 생산에 참여하는 소비자(앨빈 토플러는 이들을 프로슈머prosumer라 불렀다)의 시대를 말한다. 하지만 필립 코틀러는 우리는 이미 2.0과 3.0의 시장이 뒤섞인 요즘을 살아가고 있다고 말한다. 이쯤에서 도대체 마켓 3.0는 어떤 시장을 말하는 것일까 궁금해진다.

 

 



 

 

  필립 코틀러가 보는 3.0 시장은 소비자 지향적이고 고객 만족을 목표를 한다는 점은 2.0 시장과 유사하지만, 현격한 차이점은 기업들이 고객 만족과 이익 실현에 그치지 않고, 보다 큰 미션과 비전, 가치를 통해 세상에 기여하고자 한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3.0 시장은 빈곤과 빈익빈 부익부, 환경 파괴와 같은 현실적 문제점을 뛰어넘을 수 있는 가치(상품과 서비스)를 만들어 내어 궁극적으로 ‘더 나은 세상 만들기’에 참여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기업들이 살아남는 시장이다. 그래서 저자는 3.0 시장에서는 소비자의 감성을 충족시키는 마케팅을 넘어서 소비자의 영혼을 감동시키는 마케팅을 추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더 이상 세계 최초, 세계 최대라는 수식어로는 시장을 장악했다고 보기 힘들다는 것을 우리는 이미 알고 있다. 며칠이 지나지 않아 그보다 더 향상된 기술과 서비스가 세상에 선보이기 때문이다. 한편 이러한 과잉생산은 새로운 빈곤의 시대를 만든다. 선택할 것이 너무나 많아 오히려 내가 원하는 것을 선택할 수 없게 된 것이다(선택에 있어서의 풍요 속 빈곤감은 뇌과학적으로도 입증된 사실이다). 이런 현실 상황에서 지금은 가치주도형 마케팅을 통해 궁극적으로 소비자의 영혼을 감동시키는 마케팅을 펼쳐야 기업이 살아남을 수 있다는 필립 코틀러의 새로운 시장에 대한 상세한 해설은 명쾌하다.

 

 

 



 

 

 

  이전보다 더 세련되고 복잡해진 ‘소비자 중심의 시대’인 마켓 3.0의 핵심 키워드는 협력, 문화, 영성이다. 이 책에서 주목해야 할 대목은 마켓 3.0의 핵심 키워드인 협력과 문화 그리고 영성의 도출과정과 최근 60년 동안의 시장 역사를 되돌아본 대목일 것이다. 자신이 이미 저서들에서 명명했던 마켓과 마케팅의 진화과정을 새로이 재정리하는 듯한 내용들은 매우 인상적이다. 또한 결론에 이르러 현실과 미래의 마케팅은 다른 무엇도 아닌 ‘제품과 서비스가 어떤 가치를 가졌는가?’ 하는 메시지와 정신이 소비자가 구매를 결정하는 기준이 된다는 것을 자연스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잘 설명했다.

 

  한편 저자는 3.0 시장에서 기업의 생존 전략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기업의 새로운 오너는 소비자라면서 기업 혹은 제품의 미션을 소비자들에게 어필하려면, 기업은 변화의 미션을 중심으로 설득력 있는 스토리를 구성해 소비자들을 참여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극단적으로 소비자들에게 기업의 미션(경영이념)을 어필하려면 ‘평범함을 넘어선 비즈니스’, ‘사람을 감동시키는 스토리’, 그리고 ‘소비자 권한’을 기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필립 코틀러가 소비자의 범주에 구성원(직원)과 협력사 그리고 주주들을 포함시킨 점, 그리고 기업 구성원들로 하여금 가치를 공유하고 행동을 도출하도록 이끌고, 협력사들에게는 가치를 중심으로 채널파트너십을 재편해야 한다고 강조한 대목은 기업의 생존여부는 온전히 소비자의 맨파워에 있음을 생생하게 보여주는 내용일 것이다. 저자는 나아가 단기주의에 길들여진 주주들에게는 ‘지속가능한 비전’으로 장기적인 주주 가치를 실현할 수 있도록 설득해야 한다고 말했다.

 

  개인적으로 ‘소비자를 최우선으로 한다‘ 운운하는 대기업들이 정작 기업에 있어 가장 친밀한 소비자이자 내부고객이 되는 ’직원들과 협력업체들‘을 소홀히 여기는 경영사례들이 적지 않다는 것을 접하면서 ’내수용 기업으로 머물 수밖에 없는 이유‘가 그곳에 있다고 생각했었다. 이들이 기꺼이 함께 하지 못한다면 제 아무리 뛰어나고 훌륭한 가치를 지향하는 기업이라 할지라도 절대로 이룰 수 없는 허망한 꿈이 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과연 3.0 시장을 선도하는 기업이 되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할까? 필립 코틀러는 3.0 시장을 열어가는 기업은 사회적 문제를 기업의 가치관과 경영방식에 통합함으로써 사회를 변혁시키는 기업들이라고 말했다. 그는 세계적인 기업들의 다양한 사례들을 들어 3.0 시장이 이제 시장의 메커니즘과 기업의 가치가 떼려야 뗄 수 없는 불가분의 관계를 맺고 있으며,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력을 미치고자 하는 기업의 활동이 곧 마케팅이 되는 시대임을 확인시키고 있다. 마지막으로 필립 코틀러가 제시한 마켓 3.0의 기업 경영 방침 10가지는 머릿속 깊숙이 새겨둘 만하다.  

 

   저자는 현재의 시장을 마켓 3.0이라 부르며 이 흐름이 결코 피해갈 수 없는 시대적 요구임을 이 책을 통해 밝히고 있다. 그이 이해하기 쉽고 속시원한 진단과 해설은 빠른 변화 속도와 다양화 때문에 이해하기 힘들었던 오늘의 시장흐름을 한 눈으로 내려다보는 듯 눈앞에 드리워진 탁한 장막이 한풀 벗겨낸 기분에 ‘역시 필립 코틀러다’는 생각이 들게 했다. 만약 기업과 개인이 변화해야 한다고 생각했다면 무엇을 향해 어떻게 변해야 할지는 이 책에서 충분히 찾아낼 수 있을 것이다.

  그의 말대로 지금 우리가 소비자의 욕구 충족을 넘어 그들의 영혼에 감동을 주는 3.0 시장의 한복판에 서있다면, 지금이야말로 ‘자식과 마누라 빼고 다 바꿔야 할 때’가 아닐까? 3.0 시장의 패러다임은 경영에만 국한된 것은 아닐 것이다. 정부나 지자체를 비롯해 개인에 이르기까지 미래를 고민하고 미래경쟁력에 대비한다면 일독을 권한다. 필립 코틀러가 내다보는 3.0 시장의 모습은 향후 10년간은 충분히 유효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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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눕 - 상대를 꿰뚫어보는 힘
샘 고슬링 지음, 김선아 옮김, 황상민 감수 / 한국경제신문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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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누핑snooping하면 애창곡 10개만 알아도 ‘성격’ 엿보인다 ?! 

 

  추리소설 중 최고는 단연 아서 코난 도일의 ‘셜록 홈즈’이다. 위대한 탐정 홈즈가 왓슨과의 대화를 통해 범인의 성격이나 직업 등을 추리하면서 범인을 찾아내는 과정이 다른 소설이 주지 못하는 감탄과 최고의 재미를 안겨주기 때문이다. 늘 호기심이 넘치는 눈매로 사물과 현상의 세세한 부분까지 섬뜩할 정도로 정확하게 짚어내는 명탐정 홈즈의 능력은 비즈니스맨이라면 누구나 탐나는 능력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만약 <스눕>(한국경제신문)을 읽는다면 당신도 홈즈의 눈매를 얻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심리학 교수인 저자 샘 고슬링은 우리가 살아가는 공간과 물건을 엿보는 것(스누핑)만으로도 사람의 성격을 충분히 파악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인간관계에서 가장 중요한 덕목은 성격이다. 하지만 우리들은 사람의 성격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면서도 사실 상대의 성격을 잘 읽어내지 못하고 있다. 저자는 우리가 일하고 살아가는 공간에서 우리가 어떤 행동을 하는지에 대한 풍부한 정보를 지니고 있다며 스누핑을 통하면 그 속에서 상대의 행동뿐 아니라 성격까지도 파악할 수 있다고 말한다. 예를 들어 상대의 사무실에 비치된 가구들의 배치나 수집품, 책장, 사진 등을 통해 그가 개방적인지, 보수적인지, 고지식한지, 융통성이 있는지 알 수 있다는 것이다.

 

 



 

 

  저자는 사람들이 드러내는 ‘자기 정체성 주장’과 ‘감정조절 장치’, 그리고 ‘행동양식의 잔유물’이라는 3가지 개념에 기초해 스누핑하는 법을 과학적으로 증명한다. 또한 상대의 성격과 내면을 파악하는 데 그치지 않고 상대가 나를 ‘내가 원하는 모습의 나’로 보게끔 만드는 것도 가능하다는 것을 실험을 통해 자세하게 설명해 준다. 그가 제시하는 사람의 성격을 파악하는 방법은 단순하기까지 하다. 저자는 상대가 좋아하는 노래 10곡만 알 수 있다면 그 사람의 성격을 파악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음악이라는 정보만으로도 정확히 상대에 대해 파악할 수 있다는 실험결과는 정말 섬뜩하기까지 하다. 나의 무의식적인 행동이 나의 진솔한 내면을 공개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한편 상대의 성격을 제대로 파악할 수 있는 또 다른 단서는 바로 개인 홈페이지(미니홈피 등)가 될 수 있다고 한다. 불특정다수의 사람들에게 공개되어 있는 이곳에 얼마나 솔직한 모습을 담았을까 싶고, 조금은 과장되고 꾸며진 모습을 노출하지는 않을까 의심도 되지만, 저자는 타인이 홈페이지를 통해 느끼는 인상은 자신이 보이고자 하는 모습보다 실제 자신의 모습과 압도적으로 일치한다고 주장한다.   그래서 설령 자신을 보다 긍정적인 모습으로 보이기 위해 홈페이지를 꾸몄더라도 상대는 정확하게 진실을 읽어낼 수 있다는 것이다.

 

  책을 읽으면서 ‘스누핑’을 통해, 물건과 공간을 통해 상대의 성격을 파악할 수 있음을 알게 된다. 반대로 생각해 보면 우리의 선택이나 모습, 행동은 모두 성격에 의해 조종되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이 사실을 깨닫고 조심하는 것만으로도 큰 소득이 될 것이다.   하지만 스누핑의 진정한 매력은 바로 상대가 어떤 사람인지를 알 수 있다는 점이다. 완독한다면 최소한 점쟁이의 신통함과 셜록 홈즈의 통찰력을 이해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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