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llo! 멘토 - 감성이 있는 행복한 성공 이야기
곽숙철 지음, 설레다 그림, 윤푸빗 스토리 / 틔움출판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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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llo, 멘토 - 넷세대 직장인에 어울리는 특별한 자기계발서 

   
 

  “역사가 가장 뛰어난 농구 선수 중 한 명인 래리 버드를 아나요? 래리 버드가 한 제과회사의 광고 촬영을 위해 농구 코드로 왔어요. 촬영할 내용은 래리가 슛을 던질 찰나에 관중속 누군가 과자를 씹으며 와삭 소리를 내는 바람에 골을 넣지 못한다는 것이었지요. 그런데 촬영이 시작되고 어처누기 없는 일이 벌어졌어요.

  광고 내용에 따르면 슛이 빗나가야 하는데 던지는 공이 모두 골인이 되는 거에요. 래리는 치열한 연습을 통해 완벽한 슛 동작을 마치 로봇처럼 몸에 익혔기 때문에 골이 실패하는 것이 오히려 어려웠던 거지요. 이처럼 자신의 의도와 다르게 공이 자꾸 그물 속으로 빨려 들어가자 래리도 당황스러워했대요. 

  결국 수백 번이나 공을 던진 끝에  

겨우 두세 번 정도 공을 넣지 않는 데 성공했다고 하네요.

 
   

 골인이 습관이 된 래리 버드의 이야기에는 작은 성공이 반복되다 보면 습관이 되고 나중에는 오히려 실패가 어려워진다는 깨달음이 담겼다. 그리고 우리는 래리 버드라는 스타 플레이어가 있기까지에는 최선을 즐기며 농구를 마음껏 즐기는 그의 마음자세가 숨어 있음을 깨닫게 된다.

  저자 솔개 곽숙철은 비즈니스맨들의 ‘멘토‘다. 그냥 스쳐지날지도 모를 ’소중한 이야기‘ 속에서 인생의 진리를 찾고 이를 재가공해서 블로그 속에서, 특강에서 그리고 정기적으로 회원들에게 메일을 보내며 직장인들의 답답한 속을 풀어주는 그는 나의 멘토이기도 하다. 금쪽같이 소중하고 아름다운 80여 편의 이야기들이 책 한 권에 담겼다. 제목은 <Hello, 멘토>(틔움)다. 



 

   지극히 평범한 직장인 설토와 열정적인 엘리트 사원 열토, 그리고 설토의 친구 당근과 직장상사인 먹구름이 만들어가는 고민들은 우리네 직장인의 무미건조한 듯한 일상을 그대로 옮겨 놓은 것 같다. 저자 솔개는 이들의 고민을 풀어줄 대답으로 가장 잘 어울리는 이야기를 찾아 두런두런 풀어준다. 

  이 책의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아마도 읽기 편하다는 것이다. 고민과 해답, 그리고 예쁜 그림 한쪽은 ‘어른을 위한 동화’와 같다. 이야기를 읽는데 1분 남짓, 그림 보기도 그 정도면 충분하다.

  하지만 독서는 두 쪽을 모두 읽고 난 후부터일 것이다. 평범한 직장인 설토의 방황과 고민은 엊그제 회사에서 내가 겪은 이야기를 닮았고, 감정기복 심한 먹구름은 직속상사인 팀장과 쌍둥이 같다. 읽다보니 내 이야기, 내 고민이더란 거다. 페이지마다 한쪽씩 접어두는 건 바로 그 때문일 것이다. 

  “알 게 뭐냐. <세상은 요지경>이란 노래처럼 잘난 놈은 잘난 대로 살고, 나처럼 못난 놈은 못난 대로 살면 되지.” 투덜댄다면 멘토인 솔개라도 해 줄 말이 없을 것이다. 하지만 잘 하고 싶은데, 얼마나 잘 해야 하는 거냐 묻는다면 그는 이렇게 대답할 것이다. 

 

   
 

“소크라테스의 열렬한 추종자인 한 젊은이가 소크라테스를 찾아와, 지혜를 얻을 수 있게 도와달라고 간청했어요. 소크라테스는 그를 강으로 데려고 가서 물에 집어넣은 다음, 젊은이의 머리를 눌러 강물 속에 집어넣었어요. 젊은이는 머리를 물 밖으로 내밀려고 허우적거렸지만, 소크라테스는 있는 힘껏 그의 머리를 누르며 못나오게 했지요. 시간이 흐르고 마침내 참지 못한 그 젊은이가 죽을 힘을 다해 몸부림치며 물 밖으로 고개를 내밀 수 있었어요.

  바로 그때 소크라테스가 물었어요.

“숨이 막혀 죽을 것 같았을 때 자네가 가장 원하는 것이 무엇이었는가?”

  그러자 젊은이는 가쁜 숨을 몰아쉬며 대답했지요.

“공기였습니다!”

이 말에 소크라테스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어요. 

“자네가 그 순간 공기를 원했던 것만큼 지혜를 갈구한다면 곧 얻게 될 걸세.” 

 
   

 

  잔소리 백 마디보다 이야기 한 편이 훨씬 낫다. 아무리 좋은 말이라도 ‘스크롤의 압박’이라 느껴지면 바로 스킵skip하는 것이 넷세대가 아니던가. 짧지만 깊고 큰 여운을 주는 이 책의 글들은 넷세대에 어울린다. 재충전의 기운이 넘쳐나는 봄철. 고민 많은 동료나 후배가 있거든 브랜드 커피  한 잔 대신 이 책 한 권 선물로 안겨준다면 ‘선배님, 짱!’소리 듣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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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가 창업을 한다
권민 지음 / ByUnitasbrand(유니타스브랜드)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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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비창업자에게 브랜드의 개념을 잡아줄 필독서!

창업은 생계가 아닌 풍요한 삶을 위한 프로젝트다!
 

  2009년 9월 어느 취업 사이트에서 ‘창업’에 관한 직장인들의 생각을 설문하여 통계를 낸 자료에 의하면 응답자 10 명중 9.7명이 ‘창업을 하고 싶다’고 대답했다. 응답자 가운데 4.5명은 ‘상사 및 직장 동료로부터 스트레스를 받을 때’ 창업하고 싶다고 말했고, 희망업종으로는 음식점․카페 등 외식 분야가 4명으로 가장 많았다. 그리고 가장 많은 사람이 창업 준비 기간을 3~6 개월 정도라고 답했다. 

  이 대답은 600만 자영업자 천국인 대한민국에서 한 해 평균 50만 명의 자영업자가 문을 닫는 이유를 잘 말해 준다. 창업을 단순히 생계를 위한 새로운 ‘취업이나 전업 쯤’으로 쉽게 여기기 때문에 오늘도 10개의 점포 중에 8개가 문을 닫고 있다. 철저한 준비 없는 개업은 폐업으로 가는 지름길이다.

  이런 우울한 현실에는 핫 트렌드 운운하며 몇몇 프랜차이즈 업체를 소개하며 ‘쉽게 창업해서 떼돈을 번다’는 식으로 예비창업자들을 현혹하는 언론매체와 미디어가 일조하고 있다. ‘사업 따위를 처음으로 이루어 시작함’이라는 창업創業의 사전적 의미도 모르고 ‘창업=체인점 가맹’으로 여기는 사람들, 대한민국은 지금 ‘프랜차이즈 가맹점 천국’이다.  

  그런 점에서 <아내가 창업을 한다>는 무척이나 반가운 책이다. 이 책은 60여 개의 브랜드를 런칭하거나 리뉴얼한 바 있는 전문가이자 브랜드 전문지로 잘 알려진 <유니타스브랜드>의 발행인 및 편집장인 저자가 썼다는 점에서 처음 흥미가 생겼다.

  몇 장 넘기지 않아 ‘제대로운 창업관련서가 나왔다’는 느낌이 들었다. 저자는 창업을 정의하면서 먹고살기 위한 생계Living와 살기 위해 먹는 삶Life은 다르다며 창업은 개업이 아니라 브랜드를 세우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본 설문처럼 사람들은 언제든 창업을 하려고 하고, 정부 역시 ’일자리‘를 만드는데 급급해 근시안적 정책을 남발한다. ‘창업創業은 쉽고 수성守成이 어렵다’는 말처럼 창업은 약간의 자본과 수완만 있다면 누구나 할 수 있다. 하지만 어쩌면 전 재산을 투입을 해서 한 창업이 하루 이틀만 하다가 말 것이 아니지 않은가? 저자는 창업을 너무 쉽다고 오해하는 풍토에 대해 지적한다. 

  “전 세계적으로 모든 국가의 리더들은 ‘일자리’를 만들려고 혈안이다. 그러나 그냥 ‘자리’만 만들기 원하지 어떤 ‘일자리’를 만들지는 신경 쓸 여력이 없는 것 같다. 그래서 대부분의 정책들이 수천 개의 알 중에서 돌아올 확률 1~3%를 기대하는 바다거북의 어미처럼 무조건 창업만을 유도한다. 바다거북 새끼의 97%는 갈매기의 밥 혹은 물고기의 밥이 된다. 누군가의 밥이 되기 위해서 창업을 하거나 정책의 성과로 보여 주기 위해서 창업을 하는 것은 비극이다. 그런 비극이 바로 ‘창업’만을 강조하기 때문에 시작된다. 그 누구도 창업의 이유인 가치와 결과인 브랜드를 가르치지 않는다.” 407쪽 

  이 책은 유명 프랜차이즈를 소개하거나 대박 가맹점이 되는 법과 같은 무책임한 말을 하지 않는다. 오히려 가맹점을 이끄는 프랜차이저가 될 수 있는 훌륭한 브랜드를 만드는 법을 알려준다. 나이키, 아디다스, 이케아, 레고, 유니클로, 스타벅스, KFC와 같은 세계적인 브랜드들의 시작은 작은 매장 하나에서부터 시작되었고, 본죽, 주노헤어, 석봉토스트와 같은 국내 유수의 프랜차이즈들도 하나의 점포에서 비롯되었다. 저자는 ‘창업은 곧 브랜드 런칭’이라며 창업을 위해서는 브랜드에 관한 충분한 지식을 먼저 익혀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렇다면 브랜드를 창조한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할까? 저자는 세계적인 이탈리아 커피 브랜드인 일리illy가 갖는 브랜드 직관력과 브랜드 완전성으로 대답을 대신했다. 

  “일리illy는 몇 개의 독특한 숫자를 가지고 있다. 100%, 7g, 52, 250,000, 90°C, 9bar, 25sec, 25cc. 이것들은 일리를 일리답도록 하는 숫자들이다. 100% 아라비카 종으로 된 7g의 커피 플랜드blend는 52개의 완두콩을 의미하며, 이 완두콩을 그라인더가 25만 개의 입자로 분쇄시킨다. 그 입자를 90°C의 물, 9기압이라는 물의 압력으로 25초 동안 25cc의 에스프레소로 추출하게 되는데, 이러한 모든 조건 속에서 뽑아내는 한 잔의 에스프레소만이 일리답데 완벽하다는 것이다. 이 모든 공식이 왜 필요하냐고 묻는다면, 일리는 다음과 같이 대답한다. ‘커피의 본질을 지키기 위해서.’” 256-257쪽

  저자는 브랜드 전문가답게 ‘창업이란 무엇인가‘라는 정의를 통해 ‘창업하려는 이유’에 접근한다. 그래서 창업 이전에 창업자 스스로 ‘나다움이란 무엇일까?’를 고민하고 완성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래야 비로소 ‘나만의 브랜드’가 완성되기 때문이다. 아울러 시장 조사를 통해 컨셉과 전략을 세우는 방법에서부터 창업 이후에 필요한 리더십과 파트너십, 나아가 비전에 이르기까지의 전 과정에 대해 친정엄마처럼 지적하고 조언하고 있다. 

   책 전반에 언급된 다양하고 풍성한 사례와 인용은 십 수 년 동안 현장에서 갖춘 저자의 실무 경험과 20여 권에 이르는 <유니타스브랜드>에서 비롯된 컨텐츠라는 이론이 녹아있음을 짐작하게 했다. 창업을 계획한다면 일독할만하다. 

  400여 페이지 남짓을 읽고 덮으면서 느낌 소감은 한마디로 ‘세상에 공짜점심은 없다’는 진리였다. 창업 역시 고3 수험생 못지않게 공부를 해야 한다는 말이다. 남이 만들어놓은 프랜차이즈에 가맹하는 것은 쉽게 말해 창업 전반의 노하우가 귀찮아서 머리가 아닌 돈을 썼다는 의미다. 문제는 가맹점이 모두 흥해야 할텐데 열에 아홉은 망하는데 가맹한 프랜차이즈 업체조자도 자세히 살피지 않은 때문일 것이다.

  창업으로 ‘판을 벌인다’는 것은 엄밀히 말하면 작게는 수천만 원에서 많게는 전 재산에 해당하는 수억 원에 이르는 거금을 투자한다는 의미다. 먹고 입을 것 못하고 모은 피와 살 같은 돈을 ‘귀찮다’는 이유로 ‘묻지마 창업’으로 남에게 내맡길 바에는 아예 창업을 하지 않는 것이 ‘돈 버는 일’인지도 모른다. 이 책의 발단 역시 불쑥 창업을 하겠다는 아내를 위한 저자의 설득하고자 했음이었다. 그래서일까. 책 전반에 걸쳐 큰소리치고 가르치기 보다는 설명하고 설득하는 간절함이 배어 있었다. 왜 아닐까. 순간의 선택으로 ‘억’ 소리가 나는 게 창업이 아니던가. 

  연말 구조조정에서 밀려난 직장인들에게 봄은 ‘잔인한 계절’이 아닐 수 없다. 세상에 내몰린 그들을 유일하게 반기는 곳이 있으니 바로 창업시장. 벚꽃이 피는 3-4월만 되면 전국 이곳저곳에 ‘창업박람회’ 현수막이 내걸린다. 하지만 예비창업자들이 내 사업의 첫 발을 ‘이곳’에서 시작하려 한다면 '창업을 쉽게 시작하려는 마음‘부터 잘못되었다고 지적하고 싶다.

  하나에서 열까지 내가 모든 것을 챙긴다는 마음 없는 창업은 백전백패다. 우선 최소한 창업관련서 30권은 읽으며 공부해야 하고, 관심업종이 생기거든 해당업체에 취직해 6개월 이상 직접 발로 뛰며 일해 봐야 한다. 그런 후 창업을 할지 말지 결정하고 ‘박람회’ 등에 기웃거려라. 그렇지 않으면 마음만 앞서 어쩌면 마지막이 될지도 모르는 종잣돈을 채 1년도 되지 않아 모두 날릴지도 모른다. 정말 창업을 하고 싶다면 그 모든 시작은 이 책부터 시작하고 볼 일이다. 창업자의 필독서로 손색이 없다.

 

이 리뷰는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가 격주간 발행하는 출판전문잡지 <기획회의>(294호)에 실릴 칼럼원고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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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바로 일하라 - 성과는 일벌레를 좋아하지 않는다
제이슨 프라이드 & 데이비드 하이네마이어 핸슨 지음, 정성묵 옮김 / 21세기북스 / 201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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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생각했던 일의 개념부터 바꿔라

 

  IMF 외환위기가 한창일 때 대학을 졸업한 나는 취직을 할 수 없었다. 잘 다니던 직장인도 하루아침에 구조조정되어 공원 벤치 신세가 되는 판국에 입사는 언감생심 꿈도 꾸지 못할 희망사항이었다. 하루가 갈수록 점점 더 악화되어가는 국내경제와 마냥 치솟는 장바구니 물가를 외면하고 집안에서 무위도식하며 마냥 빈둥댈 수가 없었다. 일자리를 구하겠다고 한 짐을 싸서 집을 나섰다. 찾아간 곳은 중소기업에서 분양 업무를 맡고 있는 선배 두 명이 살고 있는 대학 주변 자취방. 그곳에서 밥 짓고, 설거지하고, 빨래하며 더부살이를 했다. 

  취직한 선배들의 일터를 이곳저곳 아무리 살펴보고 부탁해 봐도 오라는 곳은 한 군데도 없었다. 입사가 불가능하다면 이제 남은 것은 창업 뿐, 밥벌이를 궁리하기 위해 매일처럼 서점을 찾았다. 그러던 어느 날 서점 한 쪽에서 일본 맥도널드의 창업자이자 ‘긴자의 유대인’이라 불리는 ‘후지타 덴(藤田田)’이 자신의 성공담을 담은 책 ‘비즈니스에는 급소가 있다’를 읽다가 ‘사업’을 결심하게 되었다. 바로 저자의 한마디 때문이었다.

  “비즈니스에서 성공하고 싶다면 그 누구도 쉽게 따라할 수없는 ‘아이덴티티identity'를 가진 사업종목을 갖춰라. 싸게, 빠르게, 어디에서나 같은 맛으로..라는 니크한 아이덴티티는 맥도날드 프랜차이즈 사업의 핵심이기도 하다.” 

  ‘아이덴티티identity를 갖춘 사업종목’이라는 말에 정신이 번쩍 들었다. 이미 나는 그런 종목을 몇 년 전부터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것은 바로 학교 후문에 있는 조그마한 닭갈비집. 이곳의 ‘순살닭갈비볶음밥’은 가격 저렴하고 맛있어서 내가 거의 매일 찾던 메뉴였다. 이 맛이라면 사업을 위한 아이덴티티는 충분하다고 생각되었다. 

  이후 한 달여 동안 대형 서점을 뒤져가며 가맹점 사업에 관련된 자료들을 수집해 기획서를 만들었고, 그 자료를 가지고 닭갈비집 사장님을 찾아가 가맹점 사업 동업을 제안했다. 단품메뉴가격 2,300원으로 일 매출이 200만 원이라는 놀라운 매상을 올리고 있었지만, 마땅히 시스템을 갖추지 못해 매일 전투를 치르듯 하루를 보내고 있던 닭갈비집 사장님은 천군만마를 얻은 것 같다며 흔쾌히 수락했다. 

  비슷한 처지의 선후배 몇 명과 합심해서 사무실을 얻고 두 달여를 준비해 당당히 ‘춘천골 닭갈비 체인사업본부’를 발족 했다. 그 후 약 20개월 동안 가맹점 60여 곳을 개설하며 ‘잘 나가는 닭갈비 회사’를 만들어냈다.

  대학을 막 졸업하고 조직이라고는 들어가 본 적 없는 내가 회사를 차리고, 운영을 할 수 있었던 것은 그 시절 읽었던 책들 덕분이었다. 창업을 한 후에도 거의 매주 대형서점을 들러 책을 읽었다. 기획서를 만드는 법, 전화 받는 예절, 마케팅, 영업, 홍보, 접객 매뉴얼까지... 질문이 생길 때 마다 책을 집어들었다. 그리고 그곳에서 답을 찾았다. 

 





 

   <똑바로 일하라REWORK>(21세기북스)을 읽는 내내 나의 ‘첫 창업’을 떠올렸다. 이 책은 웹 기반 소프트웨어를 만드는 37signals(아마존 설립자인 제프 베조스가 투자자이다)의 창립자인 저자들이 시행착오를 겪은 회사의 경영의 핵심을 엮은 것이다. 짧은 글에 더할 말도 뺄 말도 없다고 할 만큼 군더더기 없다. ‘첫 창업의 그 시절에 이 책이 나왔더라면..’하는 아쉬움을 갖게 하는 책이었다. 원제목은 REWORK, 다 뜯어 고쳐라! 이다.

  인사人事가 만사萬事라고 한다면 경영經營은 백만사百萬事다. 경영은 제품과 서비스를 만드는 사람과 그것을 사줄 사람을 상대해야 하기 때문이다. 경영인은 의사결정을 하는 사람이다. 다시 말해 조직 전체와 조직의 실적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의사결정을 하는 사람이다. 그리고 궁극적으로 성과를 올리는 의사결정을 해야 하는 사람이다. 현대 경영학의 구루인 피터 드러커는 <자기경영노트>에서 성과를 올리고 목표를 달성하는 경영인은 ‘지나치게 많은 의사결정을 내리지 않는다’며 이렇게 말했다.  

  “목표를 달성하는 사람들은 ‘문제를 해결하는 것’보다는 전략적이고 근본적인 것에 대해 깊이 생각한다. 그들은 최고의 수준의 개념적인 이해를 필요로 하는 소수의 중대한 의사결정을 하려고 노력한다. 그들은 주어진 상황에서도 변하지 않는 불변의 상수들constants을 파악하려 한다.”

  업종에 따라 규모에 따라 경영기법은 다를 수 있다. 하지만 보다 ‘전략적이고 근본적인 경영’에 다가서면 모두 하나가 된다. 저자들은 열심히만 일하는 일중독자가 되지 말고 제대로 성과를 내는 하라고 말한다. 그리고 성과를 내고 싶다면 일의 지금까지 생각했던 일의 개념부터 완전히 바꿔야 한다고 말한다. 저자들이 가장 경계한 것은 비즈니스 통념, 즉 ‘사업에 관한 전통적인 개념들’이다.  


 

  

 

 이를 테면 완벽한 계획은 본래 없고, 계획이란 추측에 불과하므로 시간과 공을 들여 장기 계획을 세우지 말라고 말한다. 또한 성장에만 연연해하지 말고 크든 작든 내실 있고 탄탄한 회사를 만들기에 힘쓰라고 조언한다. 그리고 어떤 사업을 하든 외부 자금의 비율을 최대한 줄여 주도권을 빼앗기지 않고 마음껏 경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저자들은 경영의 개념, 일, 성과, 경쟁, 차별화, 마케팅, 인사, 위기관리 등의 주제에 대해 언급하고 있다. 글을 읽다 보면 마치 일선에서 업무를 보다가 떠오른 생각들을 적어 놓은 것처럼 실전의 냄새가 물씬 풍긴다. 그 중 가장 인상적인 대목은 사업 선정에 대해 트렌드에 연연하는 세태를 지적한 ‘변하지 않는 것에 집중하라’ 였다. 


   “본질이 아닌 덧없는 유행에 목을 매다니, 이 얼마나 어리석은가. 영원한 것은 몰라보고 수시로 변하는 것만 바라보고 있다. 사업의 핵심은 변하지 않는 것들이다. 사람들이 오늘도 원하고 앞으로 10년 후에도 변함없이 원할 것들, 이런 것에 투자해야 한다. 아마존닷컴은 신속한 무료 배송, 다채로운 품목, 친절한 환불 정책, 적당한 가격에 올인한다. 이런 것은 언제나 귀하기 마련이다.“ 94쪽

  사업의 핵심은 거창한 것이 아니다. 공기처럼 가장 기본적이면서 중요한 것, 그래서 좀처럼 인식하지 못하는 것이다. 음식점은 맛과 청결, 친절 이 세 가지면 더할 나위 없고, 무슨 업종이든 친절한 서비스와 미소는 기본이다. 하지만 실제로 이러한 핵심가치들을 지닌 기업과 점포는 그리 많지 않다. 저자들은 300여 페이지 내내 이러한 실전 경영의 핵심을 거론하며 독자들의 폐부를 콕콕 찌르고 있다.

  이 책을 읽어야 할 독자는 ‘경영자’다. 그리고 멀지 않은 미래 경영자를 꿈꾸는 비즈니스맨들이다. 그 중에서도 나는 소자본 창업을 준비 하고 있는 예비창업자들에게 권해주고 싶다. 머리와 가슴으로 배우고 익혀두면 큰 도움이 될 것이다(마케팅 구루인 세스 고딘이 ‘나는 당신이 이 책을 당장 사지 않아도 될 그럴듯한 이유를 아무리 생각해봐도 상상할 수가 없다’고 이 책을 평했다). 비즈니스맨의 필독서로 부족함이 없는 책이다. 

 

이 리뷰는 여산통신에서 발행하는 <라이브러리앤리브로>(2011년 4월호)에 실린 리뷰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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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의 역사
리처드 실라.시드니 호머 지음, 이은주 옮김, 홍춘욱 감수 / 리딩리더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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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의 역사 - 이자율 보면 국가 흥망 보인다

 

  이자율은 저축의 꽃이요, 높은 이자는 달디 단 열매다. 예금자들이 시중은행 대신 저축은행과 같은 제2 금융권의 장기저축예금에 돈을 묻는 이유는 이자율이 단 0.1%라도 높기 때문이다. 게다가 정부에서 인정한 5000만원 한도의 예금에 대해 지급보증을 한다는 예금보호법과 자기자본비율 8% 이상, 부실대출비율이 8% 미만인 우량 저축은행에 포상하는 8·8클럽제도 등 저축은행 예금자를 안심시켜주는 정책들이 있어서였다.

  하지만 이러한 정책들은 지난 1월 부산저축은행 등 8개 저축은행이 문을 닫는 저축은행 부실사태의 원인으로 드러났다. 예금보장한도를 방패삼아 고금리 예금상품을 남발했고, 그렇게 끌어들인 돈을 위험성이 큰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에 쏟아 붓는 악순환이 거듭되면서 부실을 키웠다. 또한 정책 실패와 감독 소홀이 정치권과 지역 토호들, 그리고 대주주들의 사금고화 같은 지극히 후진적인 금융부실과 대주주의 도덕적 해이를 부추겼다.  

  금융권 부실이 어디 하루 이틀된 이야기던가. 문제는 이자 몇 푼 더 받겠다고 자신의 노후자금을 전부 예금했는데 5000만원 초과 예금에 대해서는 지급보증이 안 된다는 사실에 망연자실해 있는 예금자 수천 명의 앞날이다. 

 



 

  리처드 실라의 <금리의 역사>(리딩리더)는 인류와 역사를 함께한 이자율을 주제로 한 책으로, 뛰어난 학자였던 시드니 호머가 1962년에 처음 낸 이후 리처드 실라가 2005년에 제4판으로 출간했다.

 

  금리를 주제로 한 문헌 가운데 단연 최고로 손꼽히는 이 책은 바빌로니아를 시작으로 그리스, 로마 그리고 중세와 르네상스를 거쳐 현재에 이르기까지 이자율의 장구한 역사를 담고 있다. 저자는 고대 바빌로니아와 그리스, 로마 등의 이자율 역사를 살펴보면서 국가 혹은 문화가 번성하는 시기에는 이자율이 낮고, 쇠퇴하거나 망하는 시기에는 이자율이 치솟았다는 사실을 증명한다.

  또 시간적 차원에서 볼 때 금리의 흐름에는 일정한 추세와 반복적 변동 패턴이 존재한다. 이러한 추세와 패턴은 한 국가와 전체 문명의 흥망과도 자연스럽게 연결된다는 것이다.  
  책 전반에 걸쳐서 언급되는 단어는 ‘신용’이다. 신용이란 말은 새로운 신용 형태가 등장한 근래가 아니라 이자를 받고 뭔가를 빌려주는 행위가 있었던 신석기시대부터 있었다는 점이 놀랍다. 특히 기원전 1800년께 만들어진 최초의 성문법전이라 알려진 함무라비 법전에는 최고 이자율이 제한되어 있다. 금리의 역사는 바로 신용의 역사인 셈이다. 

 

  이번 부산저축은행 사태에 있어 정부는 대주주의 방만한 경영을 단죄하고 정책과 감독 실패와 부실 확산의 빌미를 제공한 기관에 책임을 묻는 것으로 가닥을 잡아가고 있다. 하지만 정부가 놓치고 있는 큰 것 하나가 있다. 바로 ‘정부에게 잃은 국민들의 신용’은 누가, 어떻게 치유해 줄 것인가 하는 점이다. 한편 이번 사태는 예금을 하나 들더라도 공부해야 하는 세상임을 새삼 깨우쳐준다.

 

이 리뷰는 3월 26일자 경향신문 [책으로 읽는 경제]에 실린 칼럼의 원고 입니다.

경향신문 바로가기 :  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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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못생긴 개 우기 - 기적을 선물한
래리 레빈 지음, 한세정 옮김 / 21세기북스 / 201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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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라, 오늘이 마지막인 것처럼!


 

  사람들이 반려동물을 가족으로 맞으면 고슴도치가 되나 보다. 하나같이 자신이 키우는 동물은 세상에서 가장 예쁘다고 하니 말이다. 또한 반려동물에 대한 애정 역시 남다르다. 보호자들은 대부분 사람 대하듯 하는데 동물을 키우지 않는 다른 사람들이 보면 ‘유난스럽다’고 할 정도다. 그런 모습을 보노라면 한편 사람이 이토록 사랑이 많은 종족인가 하는 생각도 들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혹시 사랑이 그리운 것은 아닐까’하는 생각이 든다.
  보호자들과 대화를 하다보면 ‘얘들은 절대로 배신하지 않는다’ 든가 ‘퇴근하고 돌아오면 얘만 나를 반긴다’는 말을 하는 것을 보면 필경 후자일 것이다. 사랑이 넘쳐서가 아니라 사랑이 부족해서 반려동물을 키운다고 생각하니 서글퍼진다(참고로 나의 막내동생은 여덟 살짜리 시츄종 ‘찌비’이다).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은 기본적으로 다른 사람의 반려동물에 우호적이다(물론 동물을 키우지 않는 사람들도 관심을 갖긴 하지만 대부분 1살 미만의 작고 예쁠 때일 뿐, 오히려 늙거나 아픈 동물에 관심을 주는 사람들은 거의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들이다).

  또한 내 동물에 관심을 주는 사람한테는 나 역시 우호적이다. 내 가족을 예뻐해 주면 기쁘고 즐거워진다. 혹시 내 동물에 대한 질문을 하면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성큼 대답을 하게 된다. ‘우리 가족을 좋아해주니까’라는 대답은 2% 부족하다. 

  마찬가지로 남의 동물에 나는 왜 관심이 가는 걸까? 눈길 한 번 더 주고 물리지 않을 것 같으면 가까이 가서 만져주고 싶다. 왜일까? 알 수 없는 미스터리, <세상에서 가장 못생긴 개 우기oogy>를 읽은 이유도 그 미스터리 때문이었다.

 



 

   이 책에 눈길이 간 건 적나라한 제목보다 표지에 실린 해괴한 그림 때문이었다. 주인공인 듯한 개 한 마리는 피카소의 작품 게르니카에서나 볼 법한 반쯤 찌그러진 모습의 얼굴인데, 반달 눈으로 웃고 있었다. ‘왜 이런 모습일까? 사연이 도대체 뭘까?’ 들춰보니 소설이 아닌 실화였다. 책을 덮을 이유가 없어진 것이다. 

  생후 5주 된 새끼 때부터 함께 살았던 고양이 버지의 죽음이 임박한 것을 안 알게 된 래리네 가족은 슬픔에 빠진 채 동물병원을 갔다. 하지만 그곳에서 더 없이 밝고 명랑한 개 한 마리를 만나게 된다. 한 쪽 귀는 물론 얼굴의 절반 정도가 없는 괴상한 외모의 4개월 짜리 핏불, 투견판에서 미끼견이었다가 가까스로 구출된 불쌍한 강아지였다.


 
  반려동물에게도 트라우마가 있을 법 한데 이 못생긴 강아지는 더 없이 밝았다. 거칠고 사납기로 소문난 핏불을, 게다가 흉측할 만큼 못생긴 이 강아지를 입양하게 된 이유 역시 이 밝은 성격 때문이었다. 우기oogy라는 이름으로 래리네 가족이 된다(우기는 나중에 핏불이 아닌 도고의 혼혈종으로 밝혀진다)

“도대체 녀석에게 어떤 일이 있었던 거죠?”

아마도 화상을 입었을 거라고 짐작하며 던졌던 나의 물음에 피터 박사는 너무도 담담하게 대답했다.

“미끼견이었습니다.”

“네?미끼견이요?”

나는 되물을 수밖에 없었다. 박사의 대답이 담고 있는 심각성을 가늠하는 데 시간이 좀 걸렸기 때문이다.

“미끼견이 뭐죠?”

처음 들어 보는 말이었지만 뭔가 대단히 불쾌한 용어였다.

“녀석은 투견의 미끼로 쓰였어요. 개들에게 싸움을 가르치는 방법이죠. 업자들은 구할 수 있는 모든 걸 가리지 않고 미끼견으로 쓰죠. 푸들이든, 고양이든, 아무리 작은 강아지라도요.” 본문 92쪽

 

  이 책은 주인공 래리가 아내, 입양한 쌍둥이 아들 노아와 댄 그리고 우기와 함께 살아가는 이야기를 잔잔한 목소리로 담았다. 아이들과 우기를 입양하고 키우며 가족이 되어가는 과정을 함께 살피며 그에게서 ‘우리가 소중히 여기는 모든 것들이 실은 얼마나 잃기 쉬운 것인지’를 깨닫게 된다. 

  개구쟁이 우기의 표정과 행동은 물론 내 집이 좁다하고 뛰어다니며 말썽을 피우는 모습을 그린 대목은 눈에 보이는 듯 선하고, 쌍둥이와 우기에 대한 애정이 담긴 문장에서는 왠지 모를 뜨거움을 느끼게 한다. 실화를 적은 글이라 ‘소설’같은 사건, 사고도 감동적인 에피소드도 없다(우기의 존재 자체가 소설 같지만). 하지만 편안하고 자연스런 저자의 고백 글은 시선을 놓지 못하게 하고 마치 담장 너머 옆집을 기웃대듯 페이지를 거듭 넘기게 한다. 

  가장 인상적인 대목은 아마 반려동물을 떠나보낼 때일 것이다. 동물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반려동물을 들이지 못하는 결정적인 이유, 래리는 슬픈 이별을 하지 않기 위해서는 ‘오늘이 마지막인 것처럼 사랑하자’고 말했다. 이런 깨달음은 세 살 때 백혈병으로 누나를 잃은 그의 불행한 어린 시절로부터 비롯된다. 부모님은 누나를 잃자 슬픔 대신 누나가 세상에 존재한 적도 없는 것처럼 행동했다. 그리고 남은 자식들에게 사랑대신 간섭하려 하고 통제하려 했다. 그는 부모의 그런 행동이 한없이 안타까웠다. 


 

  “육체적, 정신적 상처와 훼손이 자신이 누구인지 정의하는 건 아니라는 사실을 너처럼 잘 말해 줄 수 있는 존재는 없을 거야. 눈에 보이는 것보다 중요한 건 바로 내면이라는 사실 말이야. 그건 충분히 자랑스러운거야. 알겠니?”

사실 문제는 우기가 아닌 나였다. 녀석은 언제나 모든 일에 열정적이었고, 자신감이 온몸에 흘러넘쳤지만 정작 나는 아직 내가 준비가 덜 되진 않았을까 고민이었다. 하지만 나는 우기를 위해, 그리고 우기를 필요로 하는 많은 사람을 위해 다시 한 번 마음을 다 잡았다. 본문 199쪽

 

  사람들은 반려동물을 ‘키운다’고 말한다. 다시 묻고 싶다. 당신이 반려동물을 키우고 있는가? 조금 더 생각해 보면 반려동물과 생활하고 있음을 알게 된다. 즉 반려동물이 성장한다면 보호자도 성장하고 있고, 내가 반려동물에게 도움을 주고 있다면 나 역시 반려동물로부터 보호를 받고 있다. 나와 반려동물은 지금 서로 돕고 위로 하며 살고 있다. 그들이 가족이라고 감히 부르는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다.

  반려동물에 관한 책이 껄끄럽고 꺼려지는 이유는 ‘듀이’처럼 꼭 동물들이 죽음으로써 끝나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기는 아직 건강하게 살아 있다, 우리 찌비처럼. 동물을 사랑한다면 우기를 만나 보시라. 몇 페이지 못가서 우기의 매력에 푸욱 빠지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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