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의 흐름이 바뀌고 있다
찰스 고예트 지음, 권성희 옮김 / 청림출판 / 2011년 4월
평점 :
절판


당장 달러를 팔아 실물자산에 투자하라! 


"위안화는 앞으로 3~5년 안에 3대 글로벌 무역 결제 통화로 등극하고, 10년 안에 기축통화로 부상할 것으로 전망한다.“

  지난 5월 12일 HSBC 아태지역 리서치센터 공동대표 취훙빈(屈宏斌)이 한 말이다. 그는 "중국은 독일과 미국을 제치고 세계 최대 수출국과 제조국이 됐지만, 글로벌 무역 결제의 95%가 달러화로 이뤄지고 있다. 지난 200년간 국제 무역과 금융의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면, 세계 최대 수출국이 다른 국가의 통화로 결제하는 전례는 없었다."고 말했다. 

  기축통화가 달러대신 위안화가 될 것이라는 중국의 주장은 이전에도 많았다. 쑹홍빙은 베스트셀러 <화폐전쟁>를 통해 흔들리는 달러를 비판하며 위안화를 기축통화로 대신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예일대 경제학 교수인 천즈우는 <자본의 전략>에서 금융의 논리를 통해 위안화의 위상을 역설하며 독자들로부터 많은 지지를 얻었다. 

  글로벌 경제에서 중국의 역할에 비해 세계외환시장에서의 위안화 비중이 매우 작은 건 사실이다. 따라서 실물경제 측면에서 볼 때 국제 무역에 있어 앞으로 위안화가 더 큰 역할을 담당하게 될 것은 점점 가시화 되고 있다.  1970년대 조지 소로스와 퀀텀 펀드를 설립했던 최고의 투자자 짐 로저스도 지난 2006년부터 “앞으로 10년 후 중국의 위안화가 미국의 달러화를 제치고 세계기축통화로 부상할 것”이라고 계속 강조하고 있다(그는 현재 달러로 된 전 재산을 처분하고 중화권인 싱가포르에 살고 있고, 어린 딸은 현재 유치원에서 중국어를 배우고 있다), 

  짐 로저스가 예견했던 2006년만 해도 ‘어림 반 푼어치도 없는 소리’였던 주장들은 이듬 해 발생한 뉴욕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현재 점점 현실 쪽으로 무게가 실리고 있다. 미국은 글로벌 금융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천문학적인 금액의 달러를 만들어 냈다. 수급이 정상적인 상황에서도 시중에 풀린 돈이 많으면 돈의 가치는 떨어지는 법, 2010년 말을 기준으로 미국의 국가 부채는 14조 달러에 육박하고 이에 대해 지불해야 하는 이자만 연간 5,053억 달러에 이른다. 달러의 우울한 미래는 더 있다. 

 - 오바마 대통령이 선출된 후 수개월간 미국에서는 매일 2만 2,000개씩 일자리가 사라졌다. 2007년 1월부터 2009년 1분기까지는 총 510만 개의 일자리가 없어졌다. 미국인 1,370만 명이 일자리를 잃었고 3,220만 명이 슈퍼마켓에서 식품과 교환할 수 있는 정부의 식품구매권을 지원받아 생활하고 있다.

- 부시 전 대통령이 집권한 8년간, 미국 제조업부문의 일자리는 전체의 4분의 1이상, 총 440만 개가 사라졌다.

- 미국의 퇴직연금제도는 붕괴되기 직전이다. 연금기금은 재정이 불안하고 이를 운용하는 연금보험회사도 흔들리고 있다. 연금기금을 지원하기 위한 정부 프로그램은 위험에 처한 연금제도를 구할 길이 없다. 

- 2008년 한 해 동안 주식과 채권, 외환 등 금융시장에서 총 50조 달러가 증발했다. 금융회사에 구제금융이 지원된 후 아주 짧은 기간 동안 미국인들은 주식시장에서 총 11조 달러의 소실을 봤다. 

- 공화당과 민주당은 가짜 문서를 포함한 그릇된 정보에 근거해 이라크전에 뛰어들어 미국인들에게 3조 달러에서 5조 달러가 넘는 비용을 부담시켰다. 

- 공화당과 민주당은 국가 부채가 2009년 말 현재 12조 달러라는 기록적인 수준에 도달하는데 공조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앞으로 수년간 수조 달러의 재정적자’가 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인정했다.

  투자분석가이자 경제평론가로 자신의 이름으로 라디오 쇼를 진행하고 있는 찰스 고예트는 <돈의 흐름이 바뀌고 있다>(청림출판)에서 달러 폭락이 확실시되는 여러 근거들을 설명하고 머지않아 휴지조각이 될지 모르는 돈(달러)에 대비해 다른 투자대안을 제시하고 있다. 미 정부가 글로벌 금융위기를 한창 수습하던 2009년에 출간된 이 책은 출간되자마자 단숨에 아마존 비즈니스 분야 1위에 오르기도 했다.  



부채를 갚을 수 없는 미국

  50년 전까지만 해도 무역수지 흑자 기조를 유지하며 채권국이었던 미국, 지금은 무역수지 적자가 30여 년간 계속되는 채무국이 되었다. 50년 전 미국 국민들은 열심히 저축을 했지만 지금은 쓰기만 한다. 그들은 필요하면 언제든 얼마든지 달러를 찍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부시 대통령이 집권한 8년간 부채는 7배가 늘었고, 글로벌 금융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오바마 대통령이 수립한 7,870억 달러 규모의 부양책으로 인해 부채는 12조 1,000억 달러가 되었다. 하지만 여기에 노후를 위해 사회보장기금을 적립하고 개인이 향후 받기로 약정한 연금을 정부의 부채라고 본다면 정부의 부채는 14조 달러를 훨씬 웃돌게 된다. 문제는 이러한 채무에 대해 정부는 값을 돈이 없다는 점이다.

  저자는 정부의 부채에 대해 그 규모에 상관없이 재정지출 감축은 불가능하고, 세금을 올리면 경제활동이 위축되어 세수가 줄어들고 빚을 한꺼번에 갚을 만한 돈은 없기에 이 빚은 여원히 갚을 없다고 결론 내렸다. 그는 미국 정부의 입장에 대해 “주택담보대출 원리금을 갚기 위해 비자카드에 현금서비스를 받았다가 비자카드 대금을 지불하기 위해 다시 마스터카드에서 현금서비스를 받는 식”으로 비유했다. 카드대란을 겪은 우리는 ‘카드 돌려막기’의 종말은 신용불량자가 되거나 파산신청이라는 것을 잘 안다. 미국 정부도 잘 알고 있지만, 문제는 해결 방법이 없다. 더 큰 문제는 미국은 앞으로도 채무를 계속 늘려야 한다는 점이다. 

“부채가 산처럼 늘어가는 것이 달러의 가치에는 아무런 영향도 끼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는가? 그것이 과연 합리적인 생각인가? 이젠 거의 모든 사람들, 특히 대출을 못 갚아 집이 압류 처분되는 경험을 했던 사람들이 돈을 빌릴 때는 갚을 수 있는지를 신중하게 고려해야 한다는 사실을 배웠다. 하지만 정부는 이러한 자제력이 없다. 정부는 돈을 계속 빌려 쓰기 위해 지불해야 하는 금리 수준이 어떻든 간에, 돈을 빌려 쓰는 데 들어가는 운영비가 얼마든 간에 계속 돈을 쓸 것이다. 국가 신용등급이 낮아진다 해도 정부가 돈을 빌리는 것을 막을 수는 없다.” 

새로운 세계 질서, 중국

  미국의 달러가 기축통화가 된 것은 브레턴우즈체제 덕분이었다. 제 2차 세계대전 이후 브레턴우즈체제에서 각국의 중앙은행들이 자국 통화를 발행하면서 외국에 돈을 지급해야 할 때에 대비해 달러를 준비통화로 보유하기로 결정했다. 베트남전 이후 달러를 금으로 교환해줄 수 없음을 미국이 공식화한 후에도 달러는 기축통화의 지위를 유지했다. 

  현재 국제시장에서 달러의 유통을 단순화 해보면 실제 비용이 드는 원자재와 노동력을 투입해 만들어낸 세계 각국의 제품을 인쇄기에서 찍어낸 종이돈(달러)를 받고 수출하고 있다. 또한 이 달러는 쓰지 않고 저축했다가 미국 정부에 다시 빌려주고 있다. 덕분에 미국이 지금까지 방탕하게 살 수 있었다. 하지만 달러를 지닌 채권국들이 바보가 아니다. 채권국들은 부채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미국이 벼랑 끝에 서 있음을 익히 알고 있다. 채권국들에게는 달러를 언제까지 신용할 것인가, 그리고 이제껏 보유하고 있던 미국 채권(국채)을 언제 내다 팔 것인가 결정할 수 있는 권리가 있고 그 중심에는 중국이 있다. 중국은 미국의 최대 채권국이다. 

“중국은 2009년 3월 현재, 7.670억 달러의 미국 국채를 보유하고 있다. 중국은 일본을 제치고 세계에서 미국 국채를 가장 많이 보유한 국가다. 중국은 미국 국채와 미국 공공기관 및 공기업이 발행한 채권을 모두 합해 1조 달러어치 이상 보유하고 있다. 이는 중국 외환보유액의 60퍼센트에 달하는 규모로 추정된다. 패니 메이와 프레디 맥이 파산 위기에 빠져 정부에 인수됐을 때 중국이 이 두 기관의 채권을 4,000억 달러 이상 보유하고 있다는 보도가 중국에서 나왔다. 중국이 미국의 부채인 채권을 기꺼이 매입하고 미국의 재정 적자를 메워주고 있기 때문에 미국은 금리를 낮게 유지할 수 있다.

따라서 중국은 미국의 부채와 소비에 일종의 보조금을 대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이를 쉽게 설명하면 미국 국민 한 사람당 중국에 3,300달러의 빚을 지고 있다는 뜻이다. 미국은 1인당 국민 소득이 중국보다 8.5배나 많은데 미국 국민들이 중국 국민들에게 빚을 지고 있다는 사실은 참으로 아이러니하다. 사실 미국의 국민소득은 전 세계에서 6번째로 높은 반면 중국은 100위에 불과하다.“

  정리해 보자. 지구촌이라는 동네에서 미국이라는 청년이 30년이 넘도록 여러 사람들에게 기한이 없는 약속어음을 남발하고 물건을 사들였다. 사람들은 아직 제대로 돈을 갚지 않았지만 힘도 세서 싸움도 잘하는 그에게 ‘돈을 달라’고 말할 수 없었다. 골목대장격인 그에게 자칫 잘못했다가는 왕따를 당할지 몰라서다. 사람들은 미국 청년이 발행한 약속어음을 가지고 ‘이것이 내 재산이다’고 믿고 그저 지금껏 열심히 살아 왔다. 하지만 몇 년 전 믿음직한 그 청년이 사실 빚투성이인데다 갚을 능력까지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약속어음을 가장 많이 가지고 있는 중국 청년은 ‘옳커니’, 약속어음을 무기삼아 골목대장의 자리를 빼앗아겠다고 벼르고 있는데, 미국 청년은 그 사실을 알면서도 모른 척 계속 약속어음을 남발하고 있다. 아직 들통나지 않았기 때문에, 그리고 약속어음을 계속 발행하지 않으면 먹고 살 것이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달러라는 약속어음을 가진 다른 청년들은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까? 


어디에 투자할 것인가?

  “나는 이 책을 읽는 독자들이 가능한 한 네 가지 종류의 투자 대상에 자산을 분산투자하기를 바란다. 이 책에서 추천하는 네 가지 종류의 투자 대상은 우선 역사상 변함없이 통용되어온 화폐수단이다. 다음으로 전 세계에서 가장 탁월한 형태의 에너지인 원유, 농산물을 비롯한 생명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기본적인 상품, 시간이 흐르면서 전개될 금융 여건에 따른 투자 상품 등이다. 추천 대상에 유행을 선도하는 유통업체는 없다. (중략) 내가 추천하는 투자의 기회는 평범하고 상식적인 것들이다. ①진짜 돈(금과 은) ②진짜 에너지 ③진짜로 사람들에게 필요한 진짜 상품(농산물과 원자재) ④경제 여건에 대한 현실적인 평가(달러화의 가치 하락과 금리 상승).”

  정말 달러가 붕괴할 것인가? 의 여부는 사실 중요하지 않다. 지금 전 세계는 그에 준하는 ‘금융시장의 격동기’에 이미 들어섰기 때문이다. 저자가 갖는 ‘달러 붕괴’에 대한 위기의식 또한 충분히 공감한다. 현재 미국이 처해 있는 현실과 원인을 조금만 살펴봐도 미국이라는 거대한 나라가 점점 더 깊은 빚의 구렁텅이에 빠져들어 가고 있다는 것을 금방 알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에서 시작된 미국의 금융 불안이 2008년 9월 리먼 브라더스 파산보호 신청을 계기로 극에 달했고, 이러한 금융 불안은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을 높여 소비 위축 등 실물부문으로 빠르게 전이되어 결국 글로벌 금융·경제 위기를 초래한 것이다. 즉, 세계적 투자은행들의 파산 사태로 인한 신용경색과 자산 가격 급락 등 금융 불안으로 선진국의 투자 및 소비가 급랭했고, 이는 무역신용의 급격한 위축과 함께 곧바로 신흥시장국의 수출급감으로 이어져 세계경제가 동반 침체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허약한 달러의 펀더멘털과 달러의 통화 시스템을 알게 된 사람들. 저자는 금융위기 이후 꾸준히 오르고 있는 금값의 상승을 지적하며 금을 추천한다. 

“금값은 앞으로 다가올 위험을 알려주는 지표다. 금값은 정부가 발행하는 화폐의 질과 양에 대한 국민투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이런 점에서 현재 금값은 달러의 몰락을 예고하고 있다. 물론 최근에도 일반적인 투자 대상이 각광받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주식시장은 1982년부터 2000년까지 상승세를 지속했다. 부동산시장은 닷컴버블이 붕괴된 직후 정부가 후유증을 최소화하고자 금리를 인하한 덕에 호황을 누려왔다. 하지만 최근의 금값 상승은 우리가 중요한 기로에 서 있음을 시사한다.

전 세계의 준비통화로서 달러의 지위는 태생적으로 불안정했으며 현재는 붕괴의 조짐이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정보기술 버블이나 부동산버블이 한번 꺼진 후에는 이전처럼 다시 부풀어 오르지 못한 것처럼 달러버블도 마침내 터져버리면 세계의 그 어떤 통화도 달러의 역할을 대신할 수 없을 것이다.“

  저자는 은도 추천했다. 은은 금과 마찬가지로 통화로 통용될 수 있는 덕목을 지녔다. 역사적으로 살펴볼 때 은은 이미 오래 전부터 화폐로서의 기능을 수행했고(사실 은은 금보다 더 오래 더 광범위한 지역에서 사용되었다), 산업적인 수요 측면에서도 투자가치가 있다. 과거를 통해 미래를 전망한다면 앞으로 은 가격의 상승세는 엄청날 것으로 저자는 내다봤다. 

금 상품은 지금형 금화(교환수단으로 유통되지 않고 투자용으로 만들어진 금화. 동전형으로 만들어진 금괴)로는 미국-골드이글Gold Eagle, 남아공-크루거란드Krugerrand, 캐나다-메이플 리프Maple Leaf, 오스트리아-필하모닉Phillharmonic, 호주-캥거루Kangaroo, 가 있고, 금을 소유하는 다른 방법으로는 SPDR 골드 트러스트, 아이세어 코멕스 골드 트러스트 등의 상장시주펀드ETF를 소유하거나, 금관련 주식등을 소유하면 된다. 은은 골드바와 마찬가지로 엥겔하트와 존슨 매티 등의 인증이 찍힌 은괴의 거래가 활발하다. 은에 투자하는 ETF도 있다.

한편 저자는 달러 가치가 붕괴할 때 가장 먼저 수혜를 입는 투자대상 중 하나는 원유라고 강조했다. 반드시 자산 가운데 원유를 큰 비중으로 보유할 것을 추천하고 있다. 

“실제 가치보다 너무 높게 평가되고 있는 달러에서 거품이 빠져나가면 유가는 폭발적으로 상승할 것이다. ‘검은색 금Black Gold'이라 불리는 원유는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 강세장 첫 단계에서 달러 가치가 최저치를 경신하고 내려가기 시작했을 때 금보다 더 큰 폭으로 가격이 뛰어올랐다. 유가가 금융위기로 인한 경기침체로 급락하긴 했지만 낮은 가격에 오래 머무르지 않고 금세 반등했던 사실을 기억한다면 원유는 투자 포트폴리오에 반드시 포함시켜야 하는 이유를 알 수 있다.”

  원유에 대한 투자로는 원유에 투자하는 US 원유펀드(거래명 - USO)가 있고, 고려해볼 만한 투자 대상으로 캐나다의 로열티 신탁이 있는데, 원유와 천연가스를 생산하는 자산을 소유하고 있으면서 정기적으로 배당금을 지급하는 소득펀드Income Fund이다. 그 밖에 농산물과 원자재, 그리고 달러화의 가치 하락과 금리 상승에 따른 보다 효율적인 투자 방법에 대해서도 저자는 책에 자세히 설명했다.

  중국 상하이 금거래소에서 은값이 올해 들어 약 28배에 달하는 2837% 상승했다. 12일(이하 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중국에서 은값은 지난해 8월부터 2주전까지 175% 올랐다. 이때 은값은 28.35g(트로이온스)당 약 50달러로 고점에 달했다.

이후 은값은 35% 떨어져 11일 32.33달러를 기록한 바 있다. 이처럼 은값이 하락한 것은 지난 2년간 지속된 상품 호황이 끝날지도 모른다는 우려 때문이라고 전문가들은 평가했다. 하지만 이러한 평가에 대해 <화폐전쟁>의 저자 쑹홍빙(宋鴻兵) 박사는 다음과 같이 주장했다. 

“은값 폭락의 원인은 미국정부의 속임수에 불과하며 이는 미국이 6월 말 2차 양적완화(QE2)를 종료하고 2조 달러의 국채를 발행하기 위한 트릭이다.”

  쑹훙빙은 “경제회복이 인플레이션을 유발해 결국 은값은 올라갈 것이고 만약에 경제상황이 악화될 경우, 달러의 펀더멘털(내재가치)이 하락할 수 있기 때문에 70년대처럼 경기 침체상황에 빠져들어 갈 수 있지만 그렇더라도 역시 은값은 상승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리고 그 원인에 대해 금융위기 후 미 연방 준비은행은 잇따라 1차와 2차 양적완화정책을 내놓고 지폐 발행을 가속하여 은의 매입자들인 글로벌 투자자들에 더 이상 달러가 안전한 화폐가 아니라는 메시지를 전달하여 새 화폐전쟁을 예고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그는 ‘글로벌 인플레이션 현상이 심화되면서 금과 은을 구매하는 것은 달러 리스크 헤징을 위한 선택‘이라고 고 말했다. IMF 전후 경제가 불황에 접어들면 사람들은 제일 먼저 원화를 달러로 바꿨다. 하지만 세상이 변해 이제 하루라도 빨리 달러를 털어내야 하는 시절이 온 것이다. ‘달러의 환상’에서 깬 것이다. 

  <돈의 흐름이 바뀌고 있다>를 읽으면 유가가 급등하고, 원자재가격이 높아지고, 금과 은값이 오르는 이유에 대해 ‘돈밖에 없는 중국인들이 겁 없이 소비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쉽게 답하지 못할 것이다.

책에서 읽은 모든 내용을 모두 잊어도 좋다. 단 한 가지를 알아야 기억해야 할 것이 있는데 바로 ‘인플레이션의 진실’이다. 인플레이션(통화와 신용공급의 증가)은 물가를 끌어올린다. 물가상승은 인플레이션이 아니라 인플레이션의 결과다. 경제 전반의 물가상승은 통화 공급의 결과 때문이다. 저자는 인플레이션을 물가상승이라고 정의하는 것은 결과를 원인으로 착각하는 것이며 이는 우리의 경제적 건전성을 훼손하는 공공정책의 혼란과 기만을 보여주는 징후라고 강조했다. 또한 인플레이션은 당연히 ‘절도’라고 덧붙였다. 

  돈 벌기도 힘든 세상, 돈을 지키기는 더욱 힘든 세상이 되었다. 피땀 흘려 번 돈을 은행에 넣자니 은행이자로는 인플레이션을 이기지 못해 마이너스 저축이 되고, 저축은행은 고양이한테 생선을 내맡기는 격이라 엄두도 못 내겠다. <다 쓰고 죽어라Die Broke>는 책 제목처럼 버는 족족 한 닢도 남김없이 써야 덜 억울할까? 현실은 KT 3G 아이폰처럼 '깝깝‘하기만 하다. 결국 한 곳으로 귀결되는 결론은 바로 ’믿을 놈 하나도 없다‘는 가장 기본적인 답이다. 정부의 금융당국이든, 저축은행이든 그 누구에게라도 당하지 않고, 속지 않으려면 예금을 하나 들더라도 하나에서 열까지 철저하게 공부해야 한다. “돈 맡길 때도 돈 벌 때처럼 신중해라!”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왓칭 Watching - 신이 부리는 요술 왓칭 시리즈
김상운 지음 / 정신세계사 / 2011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된장녀는 남을 의식하고 살고, 왓칭맨은 나를 의식하고 산다!

 

  MBC 보도국의 김상운 기자(해외시사 프로 지구촌 리포트의 진행자로 잘 알려졌다)는 어느 날 뭔지 모를 고통으로 일그러진 자신의 얼굴을 발견했다. ‘신이 고통을 만들어놓았다면 그걸 꺼버리는 장치는 안 만들어놓았을까?’ 그는 기자가 아니던가. 고통을 없애기 위한 취재를 시작했다. 그리고 3년 후, <왓칭watching>(정신세계사)이 태어났다. 

  책 설명을 한 문장으로 표현하자면 ‘왓칭watching(관찰)’만으로 인간의 모든 고통이 해결 된다‘ 정도 되겠다. 주어진 현상을 제 3자의 시각으로 살피는 것으로 고통은 반감되고 효과는 배가가 된다는 ’관찰자 효과‘를 과학적 근거로 삼았다. 전작 <아버지도 천재는 아니었다>를 읽어 ’천재는 아니지만, 천재 보는 눈을 가진 작가‘라는 강한 인상을 받은 터라 이 책을 펴게 되었다. 취재가 생명력인 기자의 글은 역시 달랐다. 잉어의 비늘처럼 조각난 자료, 흩어진 정보들이 모여 큰 원리가 되었다.  


   

   
  “실험자가 미립자(만물의 근원, 물체를 더 이상 쪼갤 수 없을 때 나타나는 최종의 것. 뇌파의 근원도 미립자다)를 입자라고 생각하고 바라보면 입자의 모습이 나타나고 물결로 생각하고 바라보면 물결의 모습이 나타나는 현상을, 양자 물리학자들은 ‘관찰자 효과observer effect라고 부른다. 이것이 만물을 창조하는 우주의 가장 핵심적인 원리다. 다시 말해 미립자는 눈에 안보이는 물결로 우주에 존재하다가 내가 어떤 의도를 품고 바라보는 바로 그 순간, 돌연 눈에 보이는 현실로 모습을 드러내는 것이다. 그래서 양자 물리학자 울프 박사는 관찰자 효과를 ’신이 부리는 요술God's trick‘이라고 부르고, 미립자들이 가득한 우주공간을 ’신의 마음Mind of God'이라 일컫는다.” 39쪽  
   

 

독일의 노벨물리학상 수상자인 플랑크Max Planck박사 “이 요술의 배후에는 의식적이며 고도의 지능적인 마음이 존재한다. 이 마음이 모든 걸 창조한다”고 말했다. 아인슈타인도 “우주에는 인간의 상상을 초월하는 거대한 마음이 있다”고 말했다. ‘간절히 바라면 이루어진다’는 밀리언셀러 ‘시크릿secret’의 핵심을 떠올리게 한다. 

한편  양자물리학 분야에서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이스라엘의 아이즈만 과학원이 실험한 이중슬릿 실험나를 포함한 만물이 미립자로 만들어졌기에 나를 읽어 내가 바라볼 때마다 미립자가 변하는 것임을 보여준다. 노벨 물리학상을 받은 파인만 박사도 ‘그 실험을 보면 우리의 마음이 어떤 원리로 변화시키고 새 운명을 창조해내는지 한눈에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저자는 “기도가 반복될수록 그 효과는 점점 더 강해진다”는 양자 물리학자 틸러박사의 말을 빌려 정말 ’바라면 이루어진다‘고 말한다. 신의 도움이 아닌 나를 이루고 있는 ’미립자의 변화‘ 때문이다.  

  기도라고해서 다 같은 기도가 아니고, 소원도 저마다 다르다. 그래서일까? 다른 사람들은 다 이루는데 나한테는 소용이 없는 것 같다. 이에 대해 저자는 생각이 깊어질수록 마음속의 잔 목소리들은 잦아지고 마음은 맑아진다고 말한다. 생각이 깊고 선명해야 형성되는 이미지도 선명하다는 것. 반면 얕은 생각은 티끌밖에 움직이지 못한다. 

   
    “기도의 효과가 당장 눈앞의 현실로 나타나지 않는다고 실망할 필요는 없다. 한 삽 두 삽의 흙을 파냈다고 금방 우물물이 솟아오르지는 않는다. 수천 번, 수만 번 삽질을 해내려가다 보면 갈수록 깊어지다 어느 순간 갑자기 물이 콸콸 솟아오른다. 기도에 담긴 뜻은 일일이 우주에 기억되고 저장된다. 어디로 가는 게 아니다. 내가 남에게 입히는 마음의 상처도 마찬가지다. 내 잘못을 뉘우치지 않는 한 가차없이 언젠가 내게 돌아온다. 만일 내 생전에 현실로 나타나지 않는다면 내세에, 혹은 후손들에게 나타날 수도 있다. 이것이 인과응보의 법칙이다.“ 49쪽
 
   

 

  저자는 관찰자 효과를 적용한 왓칭을 통해 나를 바꿀 수 있다고 말한다. 내가 원하는 몸을 만들고, 금연을 하며, 지능을 높이고, 심지어 성인이 된 후에도 키를 크게 할 수 있음을 다양한 사례를 통해 증명한다. 그렇다면 왓칭을 실현하려면 무엇을 해야 할까? 아무것도 필요없다. 나 자신을 ‘내’가 아닌 ‘그’로 볼 수 있는 제 3자적 관점, 즉 관찰자가 되어 보는 것 밖에 없다.  

  2003년 미국 유타주 블루 존 캐년, 홀로 등반에 나선 아론(제임스 프랭코)은 떨어진 암벽에 팔이 짓눌려 고립된다. 그가 가진 것은 산악용 로프와 칼 그리고 500ml의 물 한 병이 전부. 그는 127시간 동안 치열한 사투를 벌이며 자신의 지난 삶을 돌아보게 되고 이 과정에서 그는 친구, 연인, 가족 그리고 그가 사고 전에 만난 사람들을 떠올린다. 그는 생사의 갈림길에서 마침내 살아남기 위한 결심을 굳히고, 탈출을 위해서는 자신의 팔을 잘라야만 하는 결론에 이른다.

 지난 2월 개봉한 영화 <127 시간>의 실제 주인공 애런 롤스턴은 결국 자신의 손목을 스스로 끊어버림으로 탈출할 수 있었다. 팔다리가 ‘진정한 나’가 아니라는 걸 깨닫고, 바위에 짓눌린 손을 절단한 뒤 자유의 몸이 된 그는 ‘팔은 나’라고 생각해 감히 자르지 못하다가 어느 순간 ‘나는 팔 이상의 존재’임을 깨닫게 된다. 다시 말해 ‘육신 속에 든 것이 바로 나’로 생각했던 그는 ‘나는 육신 이상의 존재’라는 사실을 깨닫게 된 것이다.  

“제 육신을 바라보는 또 다른 나, 그게 바로 제 영혼이었어요.”  

  저자는 관찰자 효과의 핵심은 바로 ‘영혼으로 나를 보기’라고 말한다. 마치 유체이탈을 한 듯 한 발 물러선 뒤에서 나를 객관화하는 것, 그것이 바로 왓칭이다. 어느 명배우는 신인시절부터 스타처럼 살았다고 말했다. 아침에 일어나서 잠들 때까지 촬영을 하고 있다고 여기고 행동, 말투 하나하나를 연기하듯 하면서 훌륭한 배우가 될 수 있었다는 것이다. 

  꿈의 궁전 디즈니월드에서는 직원들에게 ‘이곳은 직장이 아니다. 바로 연극무대이고, 여러분은 연극배우다.’라고 말해 고객을 관객화했다. 고객들이 디즈니랜드에 있는 시간만이라도 현실을 잊게 하기 위한 전략이었다. 아무도 몰래 휴지통이 버려지고, 인형가면을 쓴 청소부가 연기를 하듯 청소하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생각을 확장해 보자. 아인슈타인은 일찍이 “우리는 시각적 착각 속에 살고 있다.”고 말했다. 앙자 물리학자인 틸러 박사도 “인간의 99.9999퍼센트는 빈 공간”이라고 말했다. 색즉시공(色卽是空), 저자는 우주가 곧 영혼이며, 육신 속에는 육신의 부피에 해당하는 만큼의 영혼만 들어 있다고 말했다. 우리의 영혼은 미립자 에너지 형태로 여전히 존재한다는 아인슈타인의 주장은 이를 뒷받침한다.  

  저자가 왓칭을 통해 하고픈 말은 ‘나를 타인처럼 바라보며 살라’는 것이다. 누군가 나를 지켜볼지 모른다는 생각을 가지면 그 순간 나 자신을 남의 눈으로 바라보게 되고, 행동을 함부로 하지 않게 된다. 하물며 우주라는 무한한 거울에 비춰가며 산다면 우리 영혼은 얼마나 맑아질 것인가. 우주가 늘 나를 지켜보고 있다는 마음가짐으로 살아간다면 바로 맑은 영혼을 지키는 길이자 최고의 인생을 사는 길이라고 저자는 주장한다.  

   

   
 

“영혼에 눈뜨기 가장 쉬운 방법은 나를 남의 눈으로 깊이 바라보는 것이다. 육신의 눈은 나를 남처럼 바라보지 못한다. 하지만 텅 빈 무한한 공간, 우주에 퍼진 영혼은 나를 남처럼 바라볼 수 있다. 나를 남처럼 바라보는 순간 영혼은 저절로 눈뜨기 시작한다. 영혼을 거대한 우주거울로 삼아 나를 남처럼 비춰가며 살면 영혼이 지닌 양심, 사랑, 평화, 연민, 지능, 에너지가 저절로 흘러들어온다.

  우리가 매일 사용하는 흔한 유리 거울로 자신을 비춰도 영혼이 삐쭉 고개를 든다. 나를 남으로 객관화시켜 바라보도록 하기 때문이다.“ 274쪽

 
   

 

  미켈란젤로가 시스티나 성당의 천장벽화를 그릴 때의 일이다. 벽화는 크기가 183 평방미터나 되는 대작이었다. 하루는 그가 사다리 위에 올라가서 천장 구석에 인물 하나하나를 꼼꼼히 그려 넣고 있었다. 한 친구가 그 모습을 보고 이렇게 물었다. "이보게, 그렇게 구석진 곳에 잘 보이지도 않는 걸 그려 넣으려고 그 고생을 한단 말인가? 그래봤자 누가 알겠는가?" 미켈란젤로가 대답했다. "내가 알지."

  나를 가장 잘 아는 사람은 바로 나다. 나를 다독일 유일한 사람도 나이다. 저자는 내가 흔들리거나, 괴롭거나, 유혹에 흔들릴 때 나를 바라보면 그것들이 멀어진다고 말한다. 특별한 기술이나 방법 없이 시점을 바꾸는 것만으로도 나를 계발할 수 있다면 이보다 더 나은 자기계발법이 또 있을까? 더구나 그것이 왜 그런지를 세계적인 석학과 과학자들이 풀어주니 의문이 배움이 되고, 즐거움이 된다. 놀라운 책, 유익하고 흥미로운 책이다. 기억하라. 된장녀는 남을 의식하고 살고, 왓칭맨은 나를 의식하고 산다는 것을!


댓글(3) 먼댓글(0) 좋아요(2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승주나무 2011-06-03 08: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너무 좋은 서평 잘 봤습니다. 이런 글에 댓글이 달리지 않았다니 아쉬워서 댓글 답니다. 사실 저도 반신반의하다가 리치보이 님 리뷰를 보고 구매를 했습니다. 이 글을 제가 운영하는 페이스북 페이지 소셜북스에 링크했더니 단박에 책을 사신 분도 있네요. 아래 링크에 소개했습니다. 페이스북 계정이 있으시면 친구를 맺고 싶네요. 저는 dajak97을 씁니다^^
http://www.facebook.com/socialbooks/posts/153841814683974

리치보이 2011-06-03 14:54   좋아요 0 | URL
승주나무님, 우선 댓글 감사합니다.
리뷰가 좋았다면, 아마도 책이 좋은 덕일 겁니다.

어려운 개념을 쉽게 풀어쓴 저자 덕분에 저도 즐겁고 유익하게 읽었죠.


페이스북은 계정은 있는데, 게을러서 업뎃을 하지 않고 있습니다.
그나마 블로그 글과 연동할 수 있는 트위터가 있는데...@RichboyBook입니다.

자주 뵙고 싶네요. 감사합니다.^^

탈옥수 2011-06-03 09: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서평이 와 닿습니다. 꼭 읽어볼랍니다. 감사해요ㅠㅠㅠㅠ
 
나가사키 - 2010 아카데미 프랑세즈 소설 대상 수상작
에릭 파이 지음, 백선희 옮김 / 21세기북스 / 2011년 4월
평점 :
절판


유일한 벗, 고독마저 침범당한 한 사내의 이야기  



  취재차 일본을 자주 들리던 파란 눈의 한 사내는 어느 날 사건사고 기사를 보려고 신문을 읽다가 흥미로운 기사를 발견한다. “한 오십대 독신 남성이 부엌에서 음식물이 사라지는 걸 보고 놀랐다.” 평범한 듯 기괴한 기사의 헤드라인은 사내를 깊은 생각의 늪에 빠져들게 했다. 에릭 파이Eric Faye의 <나가사키>는, 그래서 태어났다.

  놀라운 건 작가가 ‘혼자된 자의 고독’을 알고 있다는 점이다. 게다가 벽안(碧眼)의 서양인이 중년의 일본인을 주인공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간 점은 뜨악할 만 했다. 오죽하면 책의 맨 앞장으로 돌아가기를 몇 번 저자가 프랑스인임을 확인할 정도였다.(고독을 아는 작가라면 그 역시 혼자가 아닐까 하는 생각, 알 수는 없지만 몰라도 딱히 상관은 없다). 



  인간은 고독마저 친구가 되기에 결코 혼자일 수 없다. 충분히 고독을 만끽하며 생生을 흘리던 사내, 시무라 고보는 어느 날 냉장고에 변화가 생김을 감지한다. 처음엔 자신의 기억을 의식했고, 나중엔 눈을 의심했다. 하지만 15 센티 높이의 주스가 8 센티 정도로 줄었다는 것을 확인 했을 때(이 정도를 의식할 정도였다면 미치기 일보직전이었을 듯, 짠했다. 주인공이) 그는 두려움에 앞서 겁탈을 당한 듯 불쾌감을 느꼈다.   

 

   
 

“냉장고 속은 말하자면 끊임없이 다시 시작되는 내 미래의 동력이었다. 이어지는 나날에 힘을 줄 분자들이 그곳에서 나를 기다렸다. 가지나 망고 주스, 혹은 또 다른 모습을 하고서, 나의 내일의 세균들과 독소들, 그리고 나의 단백질들이 그 차가운 대기실에서 인내심을 갖고 기다리는데, 낮선 손이 임의로 선취해 나의 미래에 테러를 가한다는 생각을 하니 마음 밑바닥까지 뒤흔들렸다. 그뿐 아니라 화까지 났다. 이건 더도 덜도 아닌 강간이었다.” 

 
   

    무당을 부르고 고스트버스터를 찾을 만큼 바보는 아니었던 주인공, 제 3의 눈으로 과학에 의지했다. 출근 이후의 빈 집을 여섯 개의 웹캠으로 감시했고, 며칠 후 침입자를 찾아낸다.  
한편 거의 일 년 동안 외딴 방 벽장에서 숨어 지냈던 중년의 여인의 고독은 집주인 사내의 그것과 닮았다. 거울에 비친 지금의 나 이외에는 나를 아는 이가 없는 과거는 망각의 감옥에 던져진 절대고독에 있다는 점이었다. 그녀는 ‘아무것도 아닌 존재라는 것. 이것 말고 우리를 근접시키는 건 없다’고 느끼며 같은 공간에서 고독했다.  

  벽장 속 여인이 등장하는 부분에서 몇 년 전 찜질방에서 만난 중년의 사내가 생각났다. 잘 꾸려나가던 사업체가 부도를 맞자 공황상태가 되어버린 사내. 시쳇말로 스스로 세상과 단절하려면 깊은 산 속 절을 찾는다지만, 사내는 시내 중심에 있는 입장권을 끊어 찜질방으로 들어갔다. ‘정신은 노숙자와 다름없다‘고 말한 그였지만, 몸뚱이마저 길거리에 내맡기기는 죽기보다 싫더란다. 밖을 나갔다 들어오면 또 다시 입장권을 끊어야하기에 이런 저런 방법으로 직원들의 눈을 속여 거의 사흘에 한 번 정도 밖을 나오는데 그 때만 햇빛을 볼 수 있다고 했다.(추운 겨울엔 거의 한 달 동안 두문불출한 적도 있다고 했다) 찜질방은 역전 광장처럼 수많은 사람이 드나드는 만인의 공간이지만, 그에게 만큼은 자신만의 공간이고, 철옹성 같은 성이었다.   

  그 사내와 내가 알게 된 것도 내가 그의 자리(영역)를 ‘침범하면서' 였다. “찜질방에 니 자리, 내 자리가 어딨냐?”고 언성을 높이다가 끝내 그의 공간임을 ‘인정’하고 말았다. 그 날 사내에게 나는 ‘벽장속 여인’을 만난 기분이었으리라.

 적지 않은, 아니 꽤 많은 사람들이 찜질방에서 생활을 하고 있다고 그는 말했다. 소줏잔을 기울이다 갑자기  "이렇게 많은 사람 가운데 외로움을 느껴본 적 있어?“ 웃어버린 그. 씁쓸한 웃음 뒤에 던지는 농담 같은 고백이 잊혀지지 않는다. 

  고독에 익숙해지면 타인은 시끄러운 잡음이자 방해꾼이 된다. 계속 ‘혼자’ 살고 있었다고 느꼈던 사내 시무라는 ‘실은 그렇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고 난 후 분노하게 된다. 스스로의 판단과 믿음조차 의심하게 되어버린 그. 제 3의 눈인 웹캠으로 그녀를 발견했듯이 누군가 자신을 지켜보고 있을 거라는, 더 이상 혼자가 아니라는 느낌은 참을 수 없는 분노가 되었다. 그는 재판장에서 이렇게 말하며 화를 냈다. “이젠 도무지 내 집에 있는 것 같지가 않아요.” 

  그의 분노를 이해할 법했다. 소설 뒤에 남겨진 벽장 속 그녀의 사연과 편지는 군더더기일 뿐. 더 이상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구차한 변명이나 나와는 상관없는 그녀만의 이야기가 되어 버렸기 때문이다. 끝내 집을 팔기 위해 내놓고 살 곳을 이동해 버린 쉰여섯의 사내의 근황이 계속 궁금해지는 건 그 속에서 찜질방의 사내가 보였고, 그 나이 즈음이 된 미래의 내가 같은 고독감을 느낄지도 모른다는 슬픔 때문이다. 나만의 내 집에 누군가가 있었음을 알고 난 후 사내는 좀처럼 잠들지 못했다. 나에겐 고독한 사내를 만난 오늘밤이 불면의 밤이 될 것 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헝거 게임 헝거 게임 시리즈 1
수잔 콜린스 지음, 이원열 옮김 / 북폴리오 / 2009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서바이벌 리얼리티를 추구하는 현대인의 관음증이 만든 핫hot한 소설!


 

  TV 프로그램 중에 ‘몰래카메라’라는 게 있었다. 스타를 데려다 황당한 사건과 에피소드로 장난을 치고는 그들이 놀라고 당황해하는 모습을 담은 쇼 프로그램. 일요일이면 ‘누가 어떻게 당할까’ 기대하며 나는 TV 앞에 앉았고, 예의 한 두 시간 스타를 골려먹는 짓에 가담한 듯 희희낙락하던 때가 있었다.

 같은 맥락으로 영화 중에는 ‘트루먼 쇼’가 있다. 시청자들이 아예 한 사람의 생활을 ‘몰래 카메라’로 들이댄 설정이다. 1998년 당시만 해도 ‘트루먼 쇼’의 각본은 있을 수 없는, 있어서도 안 되는, 하지만 대단히 놀라운 설정이었다. 영화 속 주인공과 함께 울고 웃는 시청자들의 모습에서 미디어와 대중이 지닌 관음적 폭력성에 대해 무시무시한 공포감을 느꼈던 기억이 난다. 

  오늘날은 변해 나 자신의 사생활도 언제 표적이 되어 인터넷에 공개될지 모르는 세상이 도래했다. 몇 걸음 가지 않아서 어딘지 모를 곳에 설치된 CCTV에 내 모습이 담기고(누가 보고 있을까?), 유희거리를 찾는 방송국 카메라를 대신해 시청자들이 직접 휴대전화에 부착된 카메라로 수많은 눈이 되어 주변에 번뜩이며 무료로 사람들의 일상을 담고 있다(그들은 왜 담고 있을까?). 그리고 인터넷은 스타뿐만 아니라 일반인의 사생활까지 모조리 쓸어 담아 세상에 뿌리고 있다.  

  나아가 이제는 각종 ‘서바이벌 프로그램‘을 통해 평범한 일반인들이 ‘스타되기’라는 명목으로 보여주기를 스스로 자처하며 카메라 앞에 서는 세상이 되고 있다. <헝거 게임Hunger Game>(북폴리오)같은 소설이 나온 것도, 그리고 독자들의 뜨거운 사랑을 받는 이유도 관음이 일상이 되어버린 세상 때문일 것이다. 

 

 

  멀지 않은 미래라고 해 두자. 북미라는 대륙이 잿더미가 된 뒤 들어선 판엠은 캐피톨이라는 빅 브라더 같은 존재 아래 열세 개 구역이 주위를 둘러싼 나라다. 어느 날 열세 개의 구역이 판엠에 대항해 반란을 일으켰고, 모두 패했다. 심지어 열세 번 째 구역은 아예 사라져 버렸다. 헝거 게임Hunger Game은 그런 암흑기를 기억하기 위한 일종의 계몽 이벤트다. 


  각 구역마다 남녀 청소년 각각 두 명이 ‘조공인’으로 선발되어 한 사람이 살아남을 때까지 서로를 죽이는 게임. 그리고 최종 생존자가 남을 때까지의 전 과정은 TV로 방송되는 리얼 서바이벌 게임이다. 우승자는 스타가 되어 평생 굶주림 없이 편히 살게(소설의 제목에 유념하자) 되고, 우승자가 탄생한 구역은 다른 구역 주민들이 기아에 허덕이는 동안, 고급 식량을 선물 받는다.  

  “각 구역에서 아이들을 데러가 서로 죽고 죽이게 하고, 우리에게 그 모습을 보여주는 것. 그것이 우리가 그들에 비해 얼마나 무력한지, 다시 한 번 반란을 일으켰을 때 우리가 살아남을 확률이 그 얼마나 희박한지 일깨워주는 캐피톨의 방식이다. 그들이 어떤 식으로 표현하든 간에 진짜 메시지가 무엇인지는 명확하다.  

  “똑똑히 봐둬. 우리가 너희 아이들을 데려다 희생시켜도. 너희들이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다는 것을. 손가락 하나라도 까딱하면 너희들을 마지막 한 명까지 박살내버릴 거야. 13번 구역에서 했던 것처럼 말이야.”“ 

  관음을 즐기는 인간의 본성을 자극하는 지극히 선정적이고 폭력적인 설정에 읽기를 거부하고 싶었다. 하지만 책을 놓지 못하게 하는 것은 아이러니하게도 바로 그 본성 때문이었다. 책을 읽는 내내 나는 TV 앞에서 선 열 두 구역의 누군가가 되어 캣니스의 승리에 열광하고 있었다. 주인공은 나와 같은 권력에 복종하는 평민이고 일반인이었고, 마침내 현대인의 영웅, 스타가 된다.

  또 하나 매력인지 마력인지는 알 수 없지만 독자들로 하여금 관객이 되어 참여하게 한다는 것이다. 시청자들이 돈을 지출하며 스폰서가 되어 헝거 게임의 참여자들을 후원하는 시스템은 팬들의 스타 만들기와 다름없다. 독자로 하여금 가능하다면 후원하고 싶도록 만든다. 또한 그것을 은근히 의식하며 때로는 연출하는 주인공의 심리도 엿보게 된다. 발칙한 소설이 아닐 수 없다. 

  늘 그렇듯 결말이 뻔한 스토리지만 그 속에는 늘 같은 무게의 묵직한 카타르시스가 들어있다. 소설의 흥행요소를 모두 갖춘 전형적인 소설, 컨텐츠는 원소스 멀티 유즈로 활용되고 있다. 소설의 흥행은 영화로도 이어져 현재 한창 제작중. 그 때를 참지 못한 독자들은 자체적으로 팬메이드 무비fan-made movie를 제작해 유투브에 올리고 있다. 헝거 게임에 몰입하고 열광하는 독자들을 짐작케 한다.  

  이 소설은 단편이 아닌 3부작. 스타가 된 우승자 캣니스의 앞날은 그녀를 마득찮게 여기는 대통령의 시기에 그리 순탄치만은 않을 것 같다. 또한 함께 참여한 12구역의 남자 조공인 피타와의 로맨스는 그림자 같은 오랜 친구 게일과의 삼각관계를 예고하고, 캣니스는 구역인들에 의해 우승자에서 영웅으로 거듭날 것으로 기대된다. 스티븐 킹은 이 책의 ‘강한 중독성’을 추천했고, 트와일라잇의 스테프니 메이어는 ‘헝거 게임’만이 가진 ’매력’을 칭찬했다. 나는 이 소설을 읽으며 현대인의 관음증을 한탄하면서도 온라인 서점에서 2권 주문을 서둘렀다. 이런 아이러니에 변명의 여지가 없다. '나 역시 어쩔 수 없는 나약한 인간이다.'고 할 밖에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그들의 생각을 훔치다 - 박경철 김창완 최범석 용이… 생각의 멘토 18인
동아일보 파워인터뷰팀 지음 / 글담출판 / 2011년 4월
평점 :
절판


내러티브가 있는 수필 같은 인터뷰집


 

  “동시대 사람의 얘기를 듣고 글로 남기는 것만큼 인문학적인 게 어디 있습니까?”  인터뷰어 지승호의 한마디 짜리 '인터뷰 예찬'이다. 생각해 보면 인터뷰처럼 애매모호한 장르가 또 없는 것 같다. 대화상대의 말을 온전히 받아적은 대필도 아니고, 그렇다고 저자가 제 생각을 오롯이 담았다고 하기에도 뭐한...말 그대로 애매모호하다. 하지만 산해진미에 쌀밥이 없으면 안되는 것처럼 모든 장르의 글에서 없어서는 안 될 글이 바로 인터뷰다.

  특히 사실을 담은 글에 있어 인터뷰의 중요성은 더욱 빛을 발한다. 정확하고 알찬 뉴스를 만들기 위해서는 인터뷰 과정은 필수. 취재원인 당사자에게 가장 자세하고 직접적으로 들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터뷰 글'은 인터뷰를 하는 사람이나 당하는 사람으로부터 좀처럼 대우를 받지 못한다. 그건 왜 일까? 다른 사람의 속마음을 몇 마디 질문으로 캐내 글로 옮겨야 하는 이 일은 '장님 코끼리 만지는 격' 이라 글쓰기가 결코 쉽지 않다. 설령 어렵사리 글을 썼다고 하더라도 글(기사)이 나간 후 인터뷰를 한 사람, 즉 인터뷰이들이 '진의가 왜곡되었다'며 항의하는 경우도 다반사다. 어디 그 뿐인가. 비슷한 이유(인터뷰 함부로 하면 안된다)로 인터뷰이의 섭외도 어렵다. 

  최근 인터뷰 책이 쏟아지고 있다. TV의 어느 토크쇼 프로그램에서 핫 이슈가 되는 '인물人物'들이 출연해 인터뷰를 해서 인기를 얻더니 신문 매체 할 것 없이 당사자의 목소리로 직접 듣는 '대담 형식의 글'이 늘었다. 급기야 단행본도 늘고 있다. <그들의 생각을 훔치다>도 인터뷰를 담은 책이다. 하지만 이 책은 좀 특별했다. 


  이 책은 세 명의 동아일보 파워인터뷰팀이 인터뷰를 한 열 여덟 명의 이야기를 담았다. 매체들의 형사의 취조 같고 녹취록같은 인터뷰 기사에 정나미가 떨어져 이런 글을 읽는 것을 일부러 피했었는데, 평소 좋아하는 '시골의사 박경철'의 인터뷰가 책의 가장 먼저 들어 있어 처음 몇 장을 펴다가 마지막장까지 읽어 버렸다. 세 명의 인터뷰어 중에서 누가 썼는지는 알 수 없지만 PART 1' 강렬한 자극으로 자신을 바꾸고 싶을 때'를 쓴 인터뷰어가 가장 인상적이다(그 중에서 박경철과 김창완은 정말 최고 였다).

  인터뷰어의 질문은 전혀 보이지 않고 내러티브, 즉 인터뷰이와 함께 한 현장과 순간에 치중한 이야기가 대신했다. 대략 살펴보면 아래와 같다.  

  "'내게 닿지 않는 것에 갖는 선의', '익숙하지 않은 것에 대한 호의'를 달리 표현하면 학습니다. 그 중에서도 특히 '습'이다. "아기 새가 어미 새가 나는 것을 보는 것을 배움學이라 하고, 아기 새가 날 수 있을 때까지 수 백 번 반복하는 것을 익힘習이라고 한다."는 시 구절처럼 배움은 익힘을 내 것으로 만들기 위한 스스로의 노력이다. 그는 '습'에 매우 충실한 삶을 살아왔다. 그의 관심사는 미추美醜와 호오好惡를 가리지 않는다. 대신 단순히 소비할 것이 아니라면 철저히 연구해 반드시 정복한다. 그가 낚시에 입문한 과정은 '습'에 대한 그의 자세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30대 초반 대전에서 고용의사를 하던 무렵이에요. 금강에서 누군가 대낚시로 잉어를 잡아 올리더군요. 저도 꼭 그렇게 하고 싶었어요. 곧장 '찌맞춤의 원리' 등 10여 권을 사고 낚시 전문지 구독을 신청했어요. 빨간 줄 그어가며 이론서들을 독파한 거죠. 낚시의 원리를 깨우치고 나서야 낚시대를 구입했어요."
  얼마 동안의 인터뷰였는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얼마나 흥겨운 인터뷰 였을까 짐작하고 남는다. 책에서 인터뷰어는 귀를 열고 말동무가 되고, 또한 그(인터뷰이)가 되었다. 그리고 귀로 들은 이야기를 녹이고 내 생각을 담아 종이에 내려앉혔다. 함께 했더라면 좋았겠다 싶었다(인터뷰 글에서 이보다 더 나은 칭찬은 없으리라).  

  가수 김창완, 패션 디자이너 최범석, 수학자 김정한, 배우 안성기, 공무원 김가성 등 이어지는 인터뷰를 통해 배우고 얻는 것은 습習이란 무엇인가, 죽을 힘을 다해 배반할 것, 자학, 사랑, 한결같이! 와 같은 한 가지 화두들이었다. 화두를 받아들임은 둘째였다, 글맛에 취해 part 1 거듭 거듭 읽어야 했다. 글 속에서 리드하는 인터뷰어의 이야기는 옆에서 듣는 듯 했고, 인터뷰이들의 명쾌한 답변들은 빛을 발했다. 

  일본에서 지의 거장으로 알려진 논픽션 저널리스트 다치바나 다카시의 인터뷰 에피소드 중에 '한 번의 인터뷰를 위해 60만 엔어치 책을 구입해 읽어가며 준비를 해서 인터뷰했더니 원고료가 60만 엔이더라'는 말은 꽤 유명하다.

  인터뷰에 임하는 인터뷰어의 자세를 잘 말해 주고 있는데, 인터뷰이에 대한 철저한 준비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열린 귀'와 '열린 질문'일 것이다. 익히 준비를 했다고 하더라도 '독자보다 못한 멍청이'가 되어 “그 이야기부터 해주시죠.” “제가 그 부분을 잘 몰라서요.” “그게 어떤 모양이었나요?”와 같은 질문으로 상대방이 스스로 이야기를 풀어내도록 유도해야 편하게 대답을 할 것이고, 기대 이상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인터뷰들을 보면 '아는 체'를 하는 인터뷰어들이 많다. 그래서 질문을 하는 것인지, 인터뷰이에게 자신의 주장을 피력하는 것인지 헛갈릴 정도이다. 인터뷰 <그들의 생각을 훔치다>는 수필 같은 인터뷰 글의 진수를 보여준다. 최근 읽은 몇 권의 인터뷰 책중에서 으뜸이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