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니까 청춘이다 - 인생 앞에 홀로 선 젊은 그대에게
김난도 지음 / 쌤앤파커스 / 2010년 12월
평점 :
절판


누구든, 아직 청춘이라면 꼭 읽어봐야 할 책! 


 

청춘이란 인생의 어떤 한 시기가 아니라 어떤 마음가짐을 뜻하나니

장밋빛 볼 붉은 입술 강인한 육신을 뜻하지 않고

풍부한 상상력과 왕성한 감수성과 의지력과

그리고 인생의 깊은 샘에서 솟아나는 참신함을 뜻하나니


 

생활을 위한 소심성을 초월하는 용기

안이함에의 집착을 초월하는 모험심

청춘이란 그 탁월한 정신력을 뜻하나니

때로는 스무 살의 청년보다 예순 살의 노인이 더 청춘일 수 있네


 

우리는 누구나 세월만으로 늙어가지 않고 이상을 잃어버릴 때 비로소 늙어가나니

세월은 살결에 주름을 만들지만 열정을 상실할 때 영혼은 주름지고

근심 두려움 자신감 상실은 기백을 죽이고 정신을 타락시키네


 

그대가 젊어 있는 한 예순이건 열여섯이건

모든 인간의 가슴속에는 경이로움에의 동경과

아이처럼 왕성한 미래에의 탐구심과

인생이라는 게임에 대한 즐거움이 있는 법


 

그대의 가슴 나의 가슴 한 가운데에는

이심전심의 무선국이 있어

인간과 신 그 모든 것으로부터 오는 메시지를 받아들이네

아름다움과 희망과 기쁨과 용기와 힘의

메시지를 그대 젊어 있는 한


 

그대가 기개를 잃고

정신이 냉소주의의 눈과 비관주의의 얼음으로 덮일 때

그대는 스무 살이라도 늙은이이네

그러나 그대의 기개가 낙관주의의 파도를 잡고 있는 한

그대는 여든 살로도 청춘의 이름으로 죽을 수 있네 

   사뮤엘 울만의 시, ‘청춘’은 김난도 교수의 책 제목 <아프니까 청춘이다>를 대신한다. 꿈이 있는 사람은 스무 살이든 예순 살이든 ‘청춘’이다. 하지만 꿈이 있는 사람은 그 꿈을 이루기 위해 오늘을 즐기지 않고 준비를 해야 하므로 때로는 아프다. 그러므로 꿈이 있는 그대가 아프다면, 그대는 청춘인 것이다. 

 


   ‘김난도 교수와의 토크 콘서트’가 지난 주 CJB청주방송에서 마련되었다. 프레시안 베테랑 기자와 출판평론가, 그리고 독자를 대표해서 파워블로거인 내가 초대되었다. 청주로 가는 길, <아프니까 청춘이다>를 다시 읽었다. 정말 좋은 책, 올 상반기 내내 베스트셀러 정상에 앉아있는 이유가 충분했다. 그만큼 저자에게 묻고픈 것도 많았다.  

  이 책이 성공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탄생스토리에서부터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싸이월드에 있는 난도쌤의 홈피에 가르치는 제자로부터 '슬럼프에 빠져 괴롭다'는 글을 받은 저자는 비슷한 또래의 자녀를 둔 아버지로서, 삼촌으로서 제자를 다독이는 A4지 2장 반 정도 되는 장문의 답글로 답했다. 얼마 되지 않아 홈피에 있던 그 답글은 검색어 상위에 랭크되었고, 해당글은 엄청난 '펌질'을 통해 많은 청춘들을 감동시켰다. 어느 출판사의 기획자 역시 그 글에 감동을 받았다.

   "교수님, 그런 글 더 만들어주세요." 느닷없이 찾아와 '청춘들을 다독이는 책을 만들자'는 기획자의 제의를 받고, 몇 번의 고사 끝에 집필을 수락했다. '아프니까 청춘이다'는 그렇게 태어났다. 

   '아프니까 청춘이다'는 어쩌면 이 시대의 청춘을 향한 기성세대를 대표한 김 교수의 사죄글인지도 모른다. 부족했다고는 하지만 지금에 비해 너무나 많은 것을 누려온 기성세대들이 후세를 위해 더 많은 것을 만들어줘야 했을텐데, 그렇지 못했음을 마음 깊이 사과하고 그들을 위로하고 있다. 인생 앞에 내던져지듯 홀로 서게 된 젊은 청춘들에게 할 수 있는 말이란게 도대체 무엇일까. 그 어려운 대답을 김 교수가 대신하고 있다.  



   토크 콘서트에 출연한 김성신 출판평론가는 이 책에 대해 '우리 사회가 가장 민감하게 반응할만한 청춘들의 문제, 나아가 우리 사회 전반의 시스템상의 문제점을 발견하고 자성하게 만드는 시발점이 되었고, 최근 거론되고 있는 청년문제에 대한 다양한 논의들에 있어서도 단초를 제공했다는데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옳고도 옳은 말이다. 물론 <아프니까 청춘이다>가 처음은 아니었다. 수년 전 우석훈은 책 <88만원 세대>를 통해 이 땅의 청춘들의 우울한 현실을 이야기한 바 있다. 하지만 '88만원 세대'라는 신조어는 그들을 올바르게 보는 관점을 준 것이 아니라, 청춘들에게는 스스로의 위치를 규정짓게 만들어 의욕을 상실하게 만들었고, 정치인들에게는 개선점 하나 없이 여야의 당리당략을 위한 좋은 구실만 제공했을 뿐이었다. 한마디로 청춘들은 '88만원 세대'라는 말에 이용당했다.

 하지만 이 책은 달랐다. 김난도 교수의 위로를 통해 스스로의 위치를 확인했고, 나아갈 바를 모색하기 시작했다. 지금의 나를 '이 땅에 태어난 팔자 탓'을 할 것이 아니라 개선이라는 변화를 스스로 만들어낼 수 있음을 깨달은 것이다. 그 변화의 시작은 '반값 등록금을 위한 촛불시위'. 김난도의 위로는 한낱 말에 그치지 않고 청춘들에게 변화라는 화약에 불꽃이 되어주었다. 
 

  여든 살도 '청춘'일 수 있다는 사뮤엘 울만의 시처럼 약관의 청춘 뿐 아니라 이 시대의 모든 청춘들을 움직였다. 이 책을 통해 모든 세대들이 우리의 젊은 청춘들이 이토록 고통스럽단 말인가 각성하게 되었다. 아울러 뭔가 근본적인 해결책이 필요함을 공감했다. 작금에 일어나는 의미 있는 진전들은 이 책의 영향을 부정하기 어려울 것이다.

  귀에 감기듯 읽히는 이 책은 그가 100 번 넘게 탈고한 덕분이란 사실도 콘서트를 통해 알았다. 적지 않은 시간동안 외국에 있던 탓에 글쓰기가 어려웠던 점을 필사를 통해 극복했다는 것을 책으로 알았지만, 100 번 이상의 탈고라는 말에 책이 새롭게 다가왔다.  

  이 책은 인생 앞에 홀로 선 청춘들의 불안을 보듬어준 책이다. 누군가 불안하다고 할 땐 공감만 해줘도 불안은 위안이 된다. 나홀로 있다는 고독감에 불안한 것이기에 같이 있다는 느낌을 주는 것만도 안심이 된다. 모두가 자신의 삶이기에 청춘들을 대신해 움직여주는 건 불가능하다. 하지만 함께 있으면서 공감해주는 것은 가능하다.

   가는 앞길에 거리낌이 없도록 살펴봐주는 것, 그것이 이 땅의 기성세대들이 할 일이다. 생각의 여지를 많이 남겨주는 책, 모든 청춘이 읽어야 한다는 세간의 목소리가 틀리지 않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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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러쉬 잇! Crush It - 소셜 미디어로 당신의 열정을 돈으로 바꿔라!
게리 바이너척 지음, 김정희 옮김 / 틔움출판 / 2011년 5월
평점 :
품절


큰 돈 버는 파워블로거가 되는 아주 구체적인 방법! 

 

   야구를 좋아해 선수들의 모습이 담긴 야구카드를 모았던 한 소년이 수집한 야구카드를 사고팔며 장사의 묘를 처음 배웠다. 교고졸업 후 청년이 된 소년은 아버지가 운영하는 와인숍에서 일하다가 사람들이 와인의 빈티지를 따지며 수집하는 방식이 야구카드를 모으는 방식과 크게 다를 바가 없다는 걸 알게 되었다. 이후 청년이 된 게리 바이너척은 야구카드 대신 와인에 본격적으로 관심을 갖게 되었고, 온라인에 ‘와인 라이브러리 TV’를 만들어 소셜 미디어와 SNS를 연계해 미국 전 지역을 대상으로 하는 대형 와인 판매점을 운영하며 연 7백억 원 규모의 사업을 일궈냈다. 청년은 이제 야구카드 대신 프로미식축구팀 뉴역 제츠를 매입하는 꿈을 꾸고 있다. 그가 책 한 권을 썼다.

   <크러쉬 잇!>(틔움)은 저자가 온라인에서 와인을 팔아 성공한 스토리를 바탕으로 블로그, 페이스북, 트위터, 유튜브, 플리커, 텀블러 등 네티즌들의 소통창구로 자리 잡은 소셜 네트워킹 사이트들을 활용해 비즈니스 아이템과 강력한 개인 브랜드 구축하는 방법론을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모든 소셜 네트워크 도구들의 비즈니스적 측면으로 활용하는 방법도 밝히고 있다.

   최근 1년간 국내 출판계에는 소셜미디어와 SNS가 무엇인지 알리고, 그리고 그것들이 디지털 시대의 새로운 소통창구가 될 것이라고 목소리 높인 책들이 수없이 많이 쏟아졌다. 하지만 그 수준은 ‘아, 그렇구나’ 이해하고 아는 체 하기 딱 좋을 만큼이었다. ‘그래서 뭐 나더러 어쩌라고?’ 라고 묻는다면 더 이상 해줄 말은 없었다.

   ‘누가 어떻게 해서 얼만큼 성공했다더라’ 같은 짧은 기사들도 없지 않지만, 내용은 주로 얼마나 벌었는가 하는 숫자에 치중할 뿐 배 아픈 소리뿐이었다. 하지만 이 책은 다르다. 엘리트나 천재들의 성공스토리도, 수천억 달러를 벌어들이는 글로벌 기업가의 이야기가 아닌 나처럼 평범하지만 열정만은 남다른 청년의 이야기였다. 


   온라인 사업이라고 해서 혹시 IT 창업자들을 위한 책이 아닌가 할 수도 있다. 그렇지 않다. 이 책의 독자는 모든 비즈니스맨이다. 우리는 지금 예전에 내가 어떤 회사에서 무슨 직급으로 있는가What I am 말했다면, 오늘날은 지금 내가 누구인가Who I am 말하는 ‘개인 브랜드’의 시대를 살고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은 직장에 다니는 사람들, 심지어 행복한 직장생활을 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조차도 유용하다. 다가오는 미래에 발 빠르게 대응해 경쟁력을 갖추고 싶다면 내 말을 명심해야 한다. 서비스업, 첨단 정보통신기술, 금융, 출판, 언론, 소매업, 영업, 기획, 구매 등 어떤 산업에서 어떤 일을 하던간에 중요한 것은 개인브랜드를 개발하고 키우는 것이다. 누구나 자기 자신을 브랜드로 생각해야 한다. 이것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니다. 필수다.” 

   저자는 이전 세대가 텔레비전, 영화, 라디오 잡지 등을 토대로 개인 브랜드를 구축했다면 오늘날의 새로운 세대는 온라인을 토대로 훨씬 적은 비용으로 개인 브랜드를 구축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의 개인 브랜드는 직접 운영하는 와인 라이브러리티비 닷컴(Winelibrarytv.com)에서 ‘와인을 쉽고 평범한 말로 설명하는 와인가이’로 통한다. 그는 소비자들의 와인선택을 돕고, 좋은 와인을 추천하는 일을 통해 개인브랜드를 구축했다. 그 후 개인브랜드를 기반으로 사업을 시작했다. 그리고 대박을 맞았다.  

  “사람들을 끌어 모으는 비결이 무엇인가는 중요치 않다. 내 인기 비결은 내가 정직하고 제대로 된 지식과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는 것이다. 내가 아무리 카리스마가 있고 강하고 재미있다 해도 내용이 별 볼일 없고 믿을 만한 것이 아니었다면 아무도 내 방송을 보지 않았을 것이다. 어느 누구도.” 

   그가 추천하는 플랫폼은 블로그를 바탕으로 소셜 미디어와 SNS를 서브로 두는 것이다. 블로그에 콘텐츠를 영구적으로 걸어두고, 트위터나 페이스북 같은 플랫폼은 개인 브랜드를 알리고 사람들을 블로그로 안내하는 수단으로 활용하기를 권했다.

   미디어는 비디오다. 요즘처럼 글 읽는 것을 힘들어하는 대중들의 관심을 사로잡기에 안성맞춤이기 때문이란다. 그는 자신을 브랜드로 돈을 벌 생각이라면 비디오를 이용해 자신의 모습을 사람들에게 노출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라고 덧붙였다. 그가 운영하는 와인 라이브러리 TV의 주무기 역시 비디오 블로그다. 그는 직접 카메라 앞에 출연하여 자신만의 스타일로 쉽고 재미있게 와인을 설명하고 있다. 

   저자의 방법론을 추적하면서 ‘요리블로거 문성실이 직접 요리를 한다면?’, ‘여행블로거 오기사가 여행지에서 그림을 직접 그리는 모습을 담는다면?’ ‘미디어 몽구가 기자처럼 화면에 직접 모습으로 보이며 동영상을 담는다면?’ 하는 상상을 했다. 지금껏 블로그가 텍스트나 사진 위주의 블로그였다면 앞으로는 펜(키보드)이나 카메라 대신 비디오를 들고 나를 브랜드로 하는 비디오 블로그가 곧 탄생하겠다는 느낌을 받았다. 

   개인 브랜드를 구축하는 프로세스를 구체적으로 소개한 10장 ‘개인 브랜딩 13단계 실행전략’은 내용으로 책의 핵심으로 놓치지 말아야 할 대목이다. 또한 배너 광고, 강연, 제휴 프로그램, 직접 판매, 기사 투고, 세미나, 책과 TV, 컨설팅 등 다양한 수단을 통해 수익을 현실화하는 방법을 언급한 11장과 부록으로 수록된 개인 브랜드 구축을 위한 21가지 체크리스트도 유익하다. 특히 주목해야 할 대목은 저자의 블로그 윤리의식이었다. 그는 블로그에 남기는 모든 컨텐츠는 유산遺産 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모든 마케터들, 블로거들, 파워블로거인 내가 명심해야 할 말이 아닐 수 없다. 오랜만에 재미있고 흥미로운 책을 만났다. 이 책과 같이 자신의 사업 아이템과 사업 방식을 소개하고 어떤 시련을 극복하고 어떻게 성공하게 되었는지를 구체적으로 밝힌 ‘사업가의 성공 스토리’를 읽는 것은 웬만한 소설을 읽는 즐거움에 버금간다. 엄연한 팩트fact에 근거한 스토리이기에 생생한 실감과 함께 유익함도 얻는다. 특히 사업을 꿈꾸는 독자라면 책장을 덮을 땐 ‘그럼, 나도 한 번 해 봐?’ 하는 열정도 느끼게 한다. 

“나는 브랜드를 구축하고, 돈을 벌고,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열심히 일하는 동안에도 언제나 내 일거수일투족이 기록으로 영원히 남을 것이라는 사실을 명심하고 있다. 컴퓨터에 불평을 쏟아내다가도 그것이 내 이야기의 일부가 될 것을 생각하면 주저하게 된다. 나는 내가 하는 일이 자랑스러웠으면 좋겠다. 내 아이들과 손자들 그리고 증손자들까지 나를 자랑스러워했으면 좋겠다.

   이것이 내가 어떤 결정을 할 때마다 ‘돈’인지 ‘유산’인지를 저울질하는 이유다. 이 거래로 돈을 벌 수 있을까? 벌 수 있어. 좋아. 그렇다면, 그 돈을 버는 방법이 떳떳하고 자랑스러울까? 물론이지. 좋았어. 이 거래를 하자. 두 번째 질문에 대답이 ‘아니오’라면 나는 절대로 일을 밀어 붙이지 않는다. 유산이 언제나 승자다.”

 

   저자의 성공 비결은 국내에서 잘나가는 파워블로거들의 블로그 운영방식과 거의 흡사하다는 것이다. 수익을 현실화하고 싶은 ‘파워블로거’가 되고 싶은 블로거, 제품이나 서비스, 콘텐츠 등을 온라인에 마케팅 해야 하는 업무를 맡고 있는 독자에게 일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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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시 - 빌려주는 사업의 시대가 온다
리사 갠스키 지음, 윤영삼 옮김 / 21세기북스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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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시The Mesh - 빌려주는 사업의 시대를 선점하라! 

   전통적인 기업들에게 기업의 3요소가 뭐냐고 물으면 ‘토지, 노동, 자본’이었다. 그리고 지식노동자들이 일하는 오늘날의 기업에게 물으면 아마도 ‘지식, 자본, 사람’이라고 대답할 것이다. 이제는 그 역시도 진부한 대답이라고 할지 모른다. 메시 기업으로 창업을 한다면 그리 큰 자본이 필요하지 않기 때문이다. <메시 The Mesh>(21세기북스)는 판매와 소유가 아닌 공유 플랫폼에서 새로운 사업 기회를 찾았다. 지금 메시 비즈니스가 ‘빌려주는 사업의 시대’를 열고 있다. 


   상업방송 웹사이트인 GNN과 온라인 사진을 공유하고 인쇄하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오포토를 만들어 코닥에 매각해 이미 메시를 경험한 사업가 리사 갠스키는 메시 비즈니스가 미래 비즈니스의 거대한 기회라고 말한다.

   메시의 원래 뜻은 그물코라는 일종의 매듭. 저자는 이 책에서 메시 비즈니스란 ‘고객이 필요로 하는 순간 그들이 필요한 제품과 서비스를 잠시 사용하게 한 뒤 이를 돌려받거나 재활용하는 방식으로 돈을 버는 사업 모델’이라고 규정했다. 자주 사용하지 않는 물건을 쉽게 안전하게 공유할 수 있다면, 게다가 그 물건이 비싸면서도 자주 사용하지 않는 상품이라면 얼마나 많은 돈과 시간을 아끼고 또 벌 수 있을까. 메시 기업은 바로 그런 잠재성에서 수익을 만들어낸다. 

   예를 들어 10년 전에 생긴 전혀 새로운 형태의 자동차 회사 중에 집카Zipcar가 있다. 집카는 자동차를 만들지도, 판매하지도, 수리하지도 않는다. 단지 ‘공유’할 뿐이다. 하지만 이 회사는 2009년에만 1억 3000만 달러의 매출을 올렸고, 미국ㆍ캐나다를 넘어 유럽 전역을 무대로 사업 범위를 확장하고 있다. 집카는 성공한 메시 기업의 거의 완벽한 사례이다. 

   값비싼 자동차를 소유하는 것보다 공유하는 것이 더 쉽고 효율적인 서비스를 만들자는 취지에서 만든 회사다. 그래서 전통적인 렌터카회사들과 달리 도시 전역에 자동차를 배치해 놓아 고객들이 쉽게 찾아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이 점에서 집카는 차를 임대해 주는 렌터카 사업이 아니라 자동차를 공유하기 위한 정보를 관리하는 관리업인 셈이다. 

   자동차라는 것이 대개 하루에 한 두 시간을 빼면 나머지 시간은 제자리에 서 있는 물건이 아니던가. 더군다나 요즘 자동차는 집집마다 한두 대 씩은 있다. 집카의 창업자는 바로 이 점에 착안했다. 만약 이렇게 세워두는 시간이 훨씬 많은 고가의 자동차를 소유하지 않고 공유한다면, 자동차 보험료와 유지비를 비롯한 각종 비용을 한 사람당 매달 평균 50-60만 원 정도 아낄 수 있다고 계산한 것이다.

   오늘날과 같은 고유가 시대에 소비자를 위한 멋진 아이디어가 아닐 수 없다. 더욱이 인구밀도가 높은 도심 지역에서 자동차 공유는 훨씬 효율적이다. 교통체증도 줄고 주차공간도 여유가 생겨 사적으로나 공적으로 크게 혜택을 누릴 수 있다. 집카의 무한한 성장가능성이 점쳐지는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다. 

  이 밖에도 메시기업 중에 주목되는 기업으로는 넷플릭스Netflix를 들 수 있다. DVD 대여 업체인 넷플릭스는 기존의거대한 공룡업체인 블록버스터를 무너뜨린 회사로써 메시의 교과서로 통하는 기업이다. 블록버스터는 매장에서 빌리는 기존의 방법을 취하고 있던 거대 대여업체인데, 바로 연체료 였다. 평소 블록버스터를 이용하던 리드 해스팅스는 반납일에 늦어 DVD를 사도 될 정도의 연체료를 물게 되었다. 화가 난 그는 줄을 서서 DVD를 빌리거나 연체료를 내야 하는 번거로움을 없애고, 우편으로 DVD를 우편으로 저렴하고 안전하게 배달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 넷플릭스를 만들었다.  

   이러한 임대 혹은 공유 기업은 호텔이나 렌트카 등의 임대 형태는 메시 기업이 탄생하기 전 전통적인 기업들에도 있었다. 하지만 메시 기업은 전통기업보다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셈이다. 

   바로 이전에는 없던 소셜 미디어, 인터넷, 무선 네트워크, 스마트폰의 확산이라는 인프라 바탕으로 발전하고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차별점이다. 메시 기업들에게 특별한 마케팅이나 광고나 홍보는 따로 필요 없다. 고객들이 이들 인프라를 통해 주위 사람들에게 퍼뜨리는 자신의 경험담은 그 자체로 폭발력강한 마케팅이 되기 때문이다. 그 밖에 메시 기업만의 특징은 다음과 같이 크게 네 가지로 나눌 수 있다.  

1. 공유할 수 있는 것을 핵심적인 서비스로 만든다는 점

2. 웹과 무선 데이터 네트워크를 활용해 상품을 추적하고 고객, 제품, 이용방식에 대한 정보를 모은다는 점,

3. 중고 물품을 비롯해 공유할 수 있는 물리적인 상품과 자산에 초점을 둔다는 점,

4. 주로 입소문을 통해 확산되는데, 특히 소셜 네트워크를 통해 증폭된다는 점 

   메시 비즈니스 한마디로 메시는 사람, 기업, 조직, 제품 등 다양한 것들이 하나의 네트워크로 연결되면서 가능해진 사업 모델이다. 오프라인에 존재해 왔던 물리적인 상품과 서비스를 유연하게 접근할 수 있게 만듦으로써, 웹 기반 기업들이 손쉽게 수익을 올릴 수 있도록 해주었다. 앞으로 물건을 소유하기 보다는 공유하고 빌려 쓰는 시대가 오는 것은 틀림이 없을 것 같다. 메시가 가능하게 하는 힘, 다시 말해 메시가 성장할 수밖에 없는 세계적인 흐름이 네 가지가 있다. 

   첫째, 세계적인 경제위기는 ‘기존 대기업들에 대한 불신’을 만들어냈다. 둘째, 경제위기는 우리 삶에서 ‘무엇이 소중한지’ 다시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삶의 진정한 가치를 추구하게 되면서 물건을 소유하기보다 건강, 우정, 여행, 가족과 더 많은 시간을 갖는 것 등 정신적인 것에 더 높은 비중을 두게 되었다. 셋째, ‘기후 변화’는 전반적으로 기업 운영비용을 끌어올렸고, 쓰고 버리는 상품을 만들고 파는 것이 어려워졌다. 넷째, 늘어나는 인구와 가속화되는 도시화, 는 ‘인구밀도’를 높였고, 다양한 정보 네트워크의 발전 또한 메시 생태계에 유리한 환경을 만들었다. 

   메시 비즈니스는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내고 고객들의 사랑을 받으며 번창하는 기업을 만드는 플랫폼이 될 뿐만 아니라 일종의 재활용이어서 지구 환경에 친환경적이고, 경제적이어서 사회적으로도 많은 혜택을 제공하는 효과를 얻는다. 효율적으로 자원을 활용하면 더 큰 수익을 만들어내고, 이러한 기업의 환경과 사회에 대한 활동은 고객들의 신뢰와 구매 결정에 갈수록 큰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메시 비즈니스의 미래는 밝다. 

   저자는 이 책에서 ‘메시 비즈니스 리스트’라고 해서 메시 벤처 기업들 중에서 가장 주목이 되는 업체들을 금융, 의류, 부동산, 음식과 와인, 에너지, 기술, 정원 가꾸기, 교통, 집안 수리 등 분야별로 잘 추려서 정리했다. 이 메시 목록에 따로 크리에이티브커먼스 라이선스 조항을 삽입할 정도로 큰 의미를 두고 있다.

   수록된 업체들의 사업아이템과 시스템을 살펴본다면 국내 시장에서 통할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을 살펴볼 수 있을 것이다. 아울러 이 책에서 제시한 빌려주는 사업을 찾는 안목으로 세상을 바라본다면, 놀랍고도 풍부한 사업기회를 만날 수 있을 것이다.  

이 리뷰는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에서 발행하는 출판전문잡지  

<기획회의>(298호)에 실린 리뷰원고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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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매경 三魅鏡 - 세상을 비추는 지식 프리즘
SERICEO 콘텐츠팀 지음 / 삼성경제연구소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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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여름 휴가철 직장인이 꼭 챙겨야 할 필독서!


 

   ‘SERI CEO’의 우수한 콘텐츠 삼매경三魅鏡이 책으로 나왔다. 삼매경은 다양한 소재를 재미있는 영상과 음악, 스토리로 구성한 이색 콘텐츠로 EBS 지식-e의 비즈니스맨 버전으로 보면 좋을 것이다. 삼매경三魅鏡의 뜻은 망원경과 현미경 그리고 만화경으로 멀리, 자세히, 재미있게 보면서 삼매경三昧境에 빠지자는 의미인데, 업데이트될 때 마다 높은 조회수를 기록하며 SERICEO의 간판 컨텐츠로 자리매김 하고 있다. 



   SERICEO는 ‘최고경영자(CEO)를 위한 상상력 발전소’라 불리며 연 100만원 이상의 회비, 유료회원만 12,000명이 넘는 고액 유료사이트다. 최신 경제, 경영 정보뿐 아니라 리더십, 인문학, 역사, 문화예술 등 촌철살인의 통찰력을 주는 짧은 동영상 강의가 2만 개가 넘는다 하니 제 값을 하는 모양이다. 

   이러한 SERICEO의 콘텐츠가 책으로 만들어진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2월 변화하는 기업들의 경영비법을 담은 <소림사에서 쿵푸만 배우란 법은 없다>와 3월 세계 최강이 된 기업들의 명품 경영을 이야기한 <나는 고집한다, 고로 존재한다>에 이어 세 번째다.

   <삼매경>은 세상을 비추는 지식 프리즘이라는 부제를 가지고 있다. 이전에도 <수중혜> 등 SERICEO의 콘텐츠가 출간된 적이 있지만 마치 시리즈를 내듯 올해 들어 연달아 세 권을 낸 적이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전작들은 연구원들이 동영상의 콘텐츠를 문서화한 형식이라면, <삼매경>은 미니홈피나 블로그에서나 만날 법한 가독성 좋은 온라인 글로 꾸며 마음껏 상상을 돕고 있다.  

 

 



 


 

   EBS가 만든 화제의 동영상 지식-e 는 책으로 나오면서 마치 디지털 시대의 지식백과로 자리매김하면서 신간이 나올 때 마다 높은 인기를 얻고 있다. 양질의 콘텐츠를 원소스 멀티유즈One Sauce - Multi Use로 활용한 것인데, 그런 점에서 유료 콘텐츠를 책으로 낸 SERICEO 콘텐츠팀의 시도는 높이 평가할 만하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삼성경제연구소에서 나온 책들은 자못 어려워 일반인이 접하기에는 무리가 따랐다. 필요성을 느끼지만 정작 소화하지 못한다면 사람들은 자포자기하거나 대상에 대해 분노하게 된다. 삼성경제연구소의 책들에 대한 직장인의 마음이 그랬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책의 콘텐츠들이 대중성을 띠면서 독자층이 한층 두꺼워졌다.

   개인적인 바람은 지식-e가 일반 대중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있는 것처럼 SERICEO의 책들이 비즈니스맨들에게 많이 어필되어 읽혔으면 하는 것이다. 

   <삼매경>에는 스무 가지의 재미있고 유익한 이야기가 크게 발상을 하는 방법, 마음을 읽는 방법, 그리고 기적을 만드는 방법으로 나누어져 있다. 그 중 세상에 없던 발상을 하는 방법 중에서 '인터러뱅'은 무척이나 인상적이었다. 

   인터러뱅interrobang이란 '물음느낌표'라 할 수 잇는데, '의구심'과 '놀라움'이 공존하는 역설적인 부호다. 우리가 시장에서 만나는 제품 중에는 "어떻게 이런 엉뚱하고 기발한 생각을 다했지?"라는 말이 절로 나오게 하는 느낌이 '확!' 오는 제품들이 있다. 한마디로 인터러뱅은 상상초월의 감탄사이다. 그런데 가만히 들여다 보면 인터러뱅 속에는 놀라운 창조법칙이 숨어 있다. 바로, 무엇이든 물음표[?]를 던져라. 그리고 물음표를 해결하는 느낌표[!]를 찾아라 이다. 

   일본 음식 낫토는 건강에는 좋은데 먹기가 불편했다. 낫토 회사 미쓰칸은 낫토를 먹는 고객의 불편에 주목하고 '뭔가 좋은 방법이 없을까?' 고민했다. 그래서 편리한 낫토 용기와 절대로 튀지 않는 젤리형 낫토 간장을 개발해 아라벤리 낫토[!]를 만들어 출시 6개월 만에 1억 7천 만개가 판매되며 2009년 시장 점유율 1위를 기록했다. 

   한편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미국 소비자들이 고용불안으로 자동차구매를 꺼리자 '이들이 안심하고 차를 사게 할 수 없을까?' 고민했다. 그래서 '신차 구입후 1년 내 실직하면 자동차를 되사주는 어슈어런스assurance 프로그램을 만들어 2009년 8월 6만 대를 판매하며 미국 진출사상 최대 판매량을 기록했다. 

   소비자의 불만을 없애준 인터러뱅도 있다. 미국 최고의 DVD 대여업체 블록버스터를 이용하던 청년 리드 해스팅스는 어느 날 반납일에 늦어 DVD를 사도 될 정도의 연체료를 물게 되었다. 화가 난 그는 줄을 서서 DVD를 빌리거나 연체료를 내야 하는 번거로움을 없애고,  DVD를 우편으로 저렴하고 안전하게 배달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 넷플릭스를 만들어 블록버스터를 누르고 최고의 DVD 대여업체가 되었다. 이렇듯 인터러뱅은 남들이 보지 못하는 것을 볼 줄 아는 사람만이 쓸 수 있는 창조마크다. 우리의 일상에 물음표를 던져보고, 그것을 해결하는 느낌표를 찾아 본다면 우리도 생각의 빅뱅, 인터러뱅을 찾을지 모른다.  

   마음을 읽는 방법 중에는 폴 뉴먼과 아내 조앤 우드워드의 사랑을 다룬 '50년간의 동행'이 내 마음을 사로 잡았다. 영화 <길고 긴 여름날>에서 남녀 주인공으로 만난 이들은 다음 해인 1958년에 결혼해서 평생을 함께 사랑하며 살았다. 하지만 행복했던 이 부부에게도 '시련'이 찾아왔는데, 바로 전처 사이에서 낳은 아들 '스콘 뉴먼'의 약물 과다 복용으로 인한 사망이었다. 

   폴 뉴먼도 한 때는 알콜 중독자였기에 아들의 죽음이 '자신의 탓'인 것만 같아 큰 슬픔에 잠긴다. 이 때 아내 조앤이 실의에 빠진 폴이 다른 무언가에 몰두할 수 있도록 이런 저런 제안을 했는데 그 중 하나가 '약물중독자의 치료를 돕는 기부사업'이었다.

1980년 죽은 아들의 이름을 딴 스콧 뉴먼 센터를 설립했고, 1982년 수익금 전액을 기부하는 유기농 식품회사 뉴먼즈 오운을 설립했다. 1988년에는 난치병 어린이 치료를 위한 단체를 설립했고, 1999년에는 자선사업을 컨설팅 해주는 CECP를 설립했다. 

   25년간 폴 뉴먼이 기부한 금액은 총 2억 8천만 달러(약 3,000억 원)이었고, 이 부부의 도움으로 건강을 되찾은 아이들은 13만 5천 명이나 되었다. 이에 대해 폴 뉴먼 부부는 "행운을 타고난 사람들은 불운한 사람들을 도와야 할 의무가 있다."고 말할 뿐이었다. 또한 "우리는 함께 하면서부터 점점 더 나은 사람들이 되었어요." 라고 말하며 50년을 동행했다. 

   이들 부부를 통해 연인, 친구, 동료, 부부 등 사람의 관계란 서로가 서로에게 좋은 영향을 미쳐 서로의 삶이 더욱 풍요로워지고 그 주위까지 밝아지는 것이 아닌가를 배우게 된다. 이 짧은 글은 내게 큰 울림으로 다가왔다.   

   스티브 잡스가 늘 하는 말은 '다르게 생각하라Think Different!'이다. 남과는 다른 생각을 하고 싶은 직장인이라면 권하고 싶은 책이다. 스무 편의 짧은 글들 중 어느 하나가 당신에게 유익함과 감동의 울림을 줄 것이다. 다가오는 여름 휴가철 피서지를 갈 때 챙겨서 가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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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의 말
이쓰카이치 쓰요시 지음, 허효진 옮김 / 기담문고 / 2011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좋은 말을 하라, 인간은 자신이 말한 대로 인생을 산다 

   지난 해 초 나는 담배를 끊었다. 정확히 20년 동안 애연가로 살면서 언젠가는 끊으리라 다짐했었지만 괜히 담배로부터 벗어나려고 시도했다가 마음대로 되지 않을 때 실패감을 느끼는 것이 싫어 금연하려는 마음조자 가지지 않고 살았다. 그랬던 내가 담배를 끊은 것은 한 권의 책 때문이었다. <이중세뇌二重洗腦>(더숲)에서 ‘본래 인간에게는 담배에 대한 욕구란 아예 없었다’는 저자의 말에 새삼 깨달았다. 내가 지금껏 피운 담배는 욕구 때문에 담배를 피우는 것이 아니라 담배 때문에 욕구가 생겨난 것이었다는 걸 20년이 지난 후에 안 것이다. 하루아침에 담배를 끊었다.  

   담배를 끊으니 밥맛이 좋아졌다. 아니 마시는 물도 맛있어졌다. 흡연 때에는 잠이 들려면 보통 30분 이상 엎치락뒤치락 해야 했는데, 금연 후에는 잠자리에 들면 얼마 안가서 곧 잠이 들었고, 잠이 깨면 더 없이 상쾌한 아침을 맞게 되었다. 담배를 피우면서 코막힘 현상이 있었는데, 금연 후 ‘구멍이 뻥 뚫린 느낌’으로 숨을 쉬게 된 덕분이다. 가슴의 통증도 사라지고, 기침과 가래도 멎었다. 치아도 건강해지고, 운동효과도 좋았다. 새로 태어난 느낌이었다. 단 한 가지 곤란한 점은 급격하게 늘어난 체중이었다. 

   금연 후 1개월 마다 딱 체중이 1킬로그램 정도가 늘어 1년이 지나자 몸무게가 정확히 12킬로그램이 더해졌다. 매일 5킬로미터를 잰걸음으로 걷는 파워워킹을 시작했다. 그리고 한 달 후 108 배를 더했다. 108배는 몇 년 전 언론에도 크게 소개된 바 있을 정도로 운동 효과가 좋다. 나 역시 종교적인 의식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운동의 개념으로 108배를 했다. 내게 있어 집안에서 할 수 있는 운동으로 요가를 제외하고는 이보다 더 나은 운동은 없다.

   108배를 하면서 절을 할 때 나는 마음속으로 ‘호오포노포노’를 읊조렸다. ‘호오포노포노’는 하와이에서 행하는 일종의 마음을 다스리는 의식으로 간단히 설명하면 마음이 쓰이는 대상(인물과 사물을 포함)을 떠올리며 ‘미안합니다, 용서하세요,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를 마음속으로 말하는 것이다. 호오포노포노를 읊으며 하는 108배는 심신을 이롭게 한다. 금연을 한 지 1년이 넘은 후, 운동을 시작하면서 1개월 마다 다시 체중이 줄고 있다. 

   마음을 다스리는 주문 호오포노포노는 정말 효과가 있었다. 내 마음 속에 자리잡고 있는 인물이나 사건 등을 대상으로 ‘미안합니다, 용서하세요,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을 무한히 이야기하다 보면 대상이 나를 괴롭게 한 것이 아니라 스스로를 괴롭히고 있었음을 알게 된다. 나를 정리하지 못한 엄한 남을 탓한 격이었으니 ‘정말 미안하고 용서받을 일’이 아닐 수 없음을 깨닫게 된다. 나는 오랜기간 이 주문을 외우면서 호오포노포노의 놀라움을 경험했다기 보다는 ‘말의 힘’을 깨닫게 되었다. 

   말의 힘은 반대로 말의 무서움일 터, 불교의 천수경에 사람이 저지르는 열 가지 악업十惡業 중에 입으로 짓는 구업口業이 가장 나쁘고 많다고 했다. 구업口業은 우리가 살아가면서 생각하거나 행동하는 모든 것으로 죄를 짓기 때문이다. 우리는 무엇 때문에 괴롭다고 말하지만 사실은 스스로 괴로움을 짓고 있는지도 모른다. 

   어제 읽은 책 <마법의 말>(기담문고)에서 다시 한 번 ‘말의 놀라운 힘‘을 경험했다. ’행운을 부르는 말의 비밀‘이라는 부제를 가진 이 책은 일본에서 출간되기 전 강연록 형식으로 만들어져 입소문으로 130만 부 이상 퍼졌고, 이 책이 출간된 뒤 약 300만 부가 팔려나간 책이다. 숫자상으로만 보면 경이로운 이 책은 사실 무척이나 단순한 내용을 가지고 있다. 저자는 우리가 하루에도 몇 번씩 말하는 ‘감사합니다’와 ‘고맙습니다’가 얼마나 대단한가를 깨닫게 만들어 준다.

 

 



 

 

  내용 중에 ‘운이 좋다, 운이 따른다’는 단순한 말을 자주 하면 실제로 행운이 온다는 사실을 마쓰시타 고노스케를 통해 입증한 사례가 가장 흥미로웠다. 경영의 신이라 불리는 그가 ‘운이 좋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살았다는 것은 그의 책을 읽어본 사람들이라면 익히 알 것이다. 마쓰시타 고노스케가 했던 말들을 그의 측근인 PHP연구소 부사장인 에구치 가쓰히코가 정리해 놓은 것을 보면 아래와 같다. 

   마쓰시타 고노스케의 인생은 결코 처음부터 유복하지만은 않았습니다. 이미 아시는 분들도 있겠지만, 그의 아버지는 양곡 거래업을 하다가 가산을 모두 탕진했습니다. 결국 마쓰시타는 학교를 마치지 못했습니다. 아홉 살 때 초등학교를 중퇴하고 오사카의 화로 가게에서 고용살이를 했습니다. 가족 열 명은 모두 뿔뿔이 흩어졌습니다. 부모형제는 결핵으로 잇따라 사망하고 마쓰시타는 홀로 남게 됐습니다. 마쓰시타도 열두 살 때 폐첨 카다르로 병상에 눕게 됩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마쓰시타는 ‘운이 좋다’고 볼 수 없는 사람이었습니다. 오히려 ‘어쩜 그리도 운이 없을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습니다.

하지만 그는 생전에 “나는 매우 운이 좋았다“고 말했습니다.

“나는 학교를 거의 다니지 못한 게 다행이었다. 내가 만약 대학까지 나왔더라면 모르는 것을 남에게 묻지 않았을 것이다. 학교를 나오지 못했기 때문에 모르는 게 당연했다. 그래서 모르는 것을 쉽게 물어볼 수 있었다. 덕분에 많은 사람들에게서 지혜를 배웠고 회사를 발전시킬 수 있었다.”

그는 또 “나는 몸이 허약한 게 다행이었다.”고 말했습니다.

“몸이 허약했기 때문에 남들에게 일을 맡길 수 있었고, 사람들을 지휘할 수 있었고, 훌륭한 인재를 키울 수 있었다. 만약 내가 건강했더라면 모든 일을 혼자서 처리했을 것이고, 남들 위에서 지시를 내리지도, 회사를 크게 발전시키지도 못했을 것이다.” 

   마쓰시타가 거듭 강조하는 ‘운이 좋다’라는 말이 도대체 무엇인지 스스로 되새겨보게 됩니다. (중략) 이러한 마쓰시타의 ‘사건의 긍정적 해석’을 보면서 느낀 것은, 운이 좋다는 것은 우선 나에게 일어난 모든 사건들에 대해 ‘운이 좋다’고 받아들여야 비로소 행운이 찾아온다는 것입니다. 주변에 일어나는 일들을 어떻게 해석하든 그것은 개인의 자유입니다. 긍정적으로 해석하느냐 부정적으로 해석하느냐에 따라 ‘운의 정도’가 결정되는 것이 아닐까요? 실제로 마쓰시타가 경험한 일들을 저처럼 부정적으로 받아들일 수도 있고, 마쓰시타처럼 긍정적으로 받아들일 수도 있습니다.

   이러한 ‘말의 힘’은 ‘긍정적 사고, 끌어당김의 법칙’ 등과는 또 다른 개념인 것 같다. <마법의 말>은 우리가 하는 말이 생각의 결과물이라면 내가 하는 말에 대해 얼마나 신중해야 하는지를 알게 한다. 특히 불안한 일이나 짜증이 나는 일에도 ‘감사합니다’고 말해야 하는 이유를 읽을 때에는 ‘말이 씨가 된다’는 말은 부정적인 결과를 부르기도 하지만 바꾸어 생각하면 긍정적인 결과도 부른다는 것을 알게 한다. 모든 일의 시작은 나를 수신修身함에 있다는 것도 깨닫게 된다. 

   최근에 읽은 <왓칭>과 함께 읽으면 좋겠다. 아울러 관심이 생긴 독자라변 <호오포노포노의 비밀>을 일독해도 좋을 것이다. 150페이지 남짓의 작은 책 <마법의 말>은 특히 아무런 생각 없이 툭툭 말을 하거나 욕을 남발하는 중고생, 부정적인 생각이나 말을 달고 사는 사람들에게 권하고 싶다. 이들에게 선물하면 딱 좋을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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