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 세상을 바꾸다 - 나와 회사를 변화시키는 블로그 마케팅 노하우
로버트 스코블.셸 이스라엘 지음, 홍성준.나준희 옮김 / 체온365 / 200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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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블로깅을 하는 가장 큰 이유? 바로 이타심 때문!
 

 이 년전 업무차 충남 보령에 내려가 약 일주일 가량 바다가 보이는 콘도에서 묵었던 적이 있다. 낯선 곳에서 오전부터 저녁 늦게까지 일을 하면 힘들고 피곤할 듯도 한데, 일을 마치는 시간이 되면 대학시절 MT를 온 것 같은 기분에 빠졌다. 차를 타고 돌아오는 길에 시장에 들려 온갖 날생선과 횟거리, 채소 그리고 과일을 사서는 한쪽에서는 밥을 짓고, 다른 쪽에서는 매운탕을 끓이면서 바닷바람을 맞으며 먹는 맛은...지금 생각해도 침이 꿀꺽 거린다. 일주일간의 출장은 별다른 큰 소득이 없었지만, 별로 후회가 없는 이유도 그 때 저녁 먹거리를 준비하며 즐겼던 시간이 꽤나 즐거워서 일게다.  

  윗배가 묵직할 만큼 포식을 하고 나면 소화를 위한 운동으로 설겆이를 하고, 산책삼아 콘도에서 조금 멀리 떨어진 곳에 있는 피씨방에 갔다. 그 곳에서 내 동료는 온라인 맞고 게임을 했고, 난 4년 째 운영하던 블로그에서 블로깅을 했다. "뭔 홈피가 그리 커?" 블로그를 모르던 동료가 블로깅을 하던 내 모니터를 보며 던진 질문은 그랬다. 한참을 설명해 줬더니 왈 "돈도 안되는 그 짓을 쓸데없이 왜 하는거냐?"고 또 물었다. 그 때 난 대답을 할 수가 없었다. 왜 하는지 나도 잘 몰랐기 때문이다. 머리를 '꽝'하고 맞은 느낌, 멍청하게 동료를 보고 눈만 꿈뻑거릴 수 밖에 없었다.  

그 후에 나는 혹 다른 블로거라도 만나면 "당신은 돈도 안되는 그 짓을 쓸데없이 왜 하는거요?" 묻는 습관이 생겼다. 뽀대나서, 남들이 하니까, 애인이 하라고 해서, 홈페이지가 없어서 등 별의 별 대답을 들었지만, 속 시원한 대답은 찾을 수 없었다. "그러는 당신은?"하고 반문하는 사람들도 많아서 언젠가부터 그 질문도 하질 못했다. "블로거들은 블로깅을 왜 하는 걸까?"  

  어느 날, 난 책을 읽다가 "유레카!"하고 외쳤다. 그래, 블로거들이 블로깅을 하는 이유를 블로그와는 전혀 상관없는 책에서 발견한 것이다. 그 답은 경제학의 아버지이자 국부론의 저자인 아담 스미스가 발표한 자신의 최초 저서 [도덕감정론]에 있었다. "인간이 아무리 이기적이라 해도, 그의 본성에서 특정원칙이 존재하고 있어 타인의 행운에 관심을 가지고 타인에게 행복을 안겨주고 싶어한다. 비록 자신은 타인이 기뻐하는 모습을 보는 것 외에는 아무것도 얻지 못한다 해도 말이다." 그래, 바로 이 때문이다. 내가 블로깅을 하는 이유는 누군가 내 말에 귀기울이고, 나에게 말을 걸기 때문에 그것이 즐겁기 때문이다. 

  실제로 에모리대Emory University의 정신의학, 행동과학 교수인 그레고리 S. 번스 박사는 기능성 자기공명영상fMRI을 통한 연구에서 인간의 뇌의 원시적인 부분인 선조체striatum 가 협동을 할 때 활성화된다는 알아냈다. 인간이 서로 협동할 때 섹스나 도박과 같이 자극적인 활동을 할 때 분비되는 화학물질인 도파민이 정상치의 5배나 분비된다는 것이다. 인간은 본디 협동을 하게 되어 있는 동물이고, 이는 돈을 버는 것보다 사람들을 더 흥분시킨다. 인간의 이타주의 때문이다.
 

  여기 온통 블로그이야기로 두툼한 책 한 권으로 가득 채운 책이 있다. 블로그를 '덩치 커진 입소문'이라 불렀던 요시 바르디의 말을 빌어 입소문이 언제나 인식과 도입을 확대하기 위한 가장 신뢰할 만한 방법이라면, 블로깅은 현재까지 가장 강력한 입소문 전달 메커니즘이고, 정보화 시대에 있어 섹스보다 더 자극적이고 흥분되는 일이라고 말하는 책이다. 미국에서 유명한 블로그 마이크로소프트의 채널 9 사이트를 운영하고 있는 로버트 스코블과 셸 이스라엘이 쓴 책, 나와 회사를 변화시키는 <블로그, 세상을 바꾸다>이다. 부제는 나와 회사를 변화시키는 블로그 마케팅 노하우이고 원제목은 Naked Conversations: How Blogs are Changing the Way Businesses Talk with Customers 이다.

  

"올해는 지난 20년간 내 최고의 해였다.
 

왜? 2004년 7월 27일, 나는 블로그를 시작했다.

나는 맘껏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나의 '고객'들도 신나게 즐겼다.
 

블로깅...덕분에...내 인생이 달라졌다."

 

  세계적인 경영 구루인 톰 피터스의 극찬으로 이어지는 추천의 글로 시작하는 이 책은 온전히 '블로그'와 '블로거'를 위한 '똑똑하게 블로깅을 하는 법'을 말해 주는 책이다. 이 책은 미국에서 기업 블로그가 한창 활성화 되던 2006년에 쓰여진 책인데, 블로그가 기업과 고객이 서로 커뮤니케이션하는 방식을 새롭게 바꾸는 혁명기를 맞이했다는 것을 알리고, 그러한 변화를 받아들이기 위해 기업과 고객 간의 이해와 신뢰를 가로막는 장애들이 무엇인지 그리고 어떠한 전략으로 블로그를 운영해야 할 지를 말하고 있다.
 

  세계 최고 속도의 인터넷망을 가지고 있는 우리나라에서 '블로그'는 개인블로거 측면에서는 미국과 거의 시작을 같이 하고 있다. 하지만 기업 블로그 측면에서는 우리나라가 한참 미비하다. 이 책에서 말하는 기업 블로그란 기업내에서 직원이 자신의 회사에 대해 코멘트를 하는 블로그를 의미하는데, 우리는 거의 개인블로그가 대부분이고 현재 말하고 있는 기업 블로그란 모양만 바꾼 또 다른 형식의 홈페이지 역할을 하고 있고, 그 쓰임 또한 미비하다. 문화적 환경이 다르고 기업환경도 달라 미국과 비교한다는 것 자체가 어쩌면 우스운 일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처음에는 미니홈피 대용으로, 혹은 스크랩이나 개인적인 소감을 적은 개인블로그들이 주를 이루다가 최근에는 블로그에 설치된 광고베너의 누적 클릭수로 수입을 얻는 '전업블로거'가 생기고 영화, 음반, 책, 화장품등 기업의 신제품을 알리기 위한 기업 블로그가 하루에도 수백 개 씩 포스팅되며, 블로거가 소비자로서 자신이 사용한 제품과 장소 요리등에 대한 리뷰가 대규모 포털 '지식in'을 뛰어넘는 호응을 발휘하는 우리나라의 블로그 시장을 볼 때 시장의 규모나 파급효과는 서로 다르지만 블로그의 성격이 스스로 진화되어 가고, 점점 상업서이 짙어지면서(기업이 끼어들면 항상 돈이 따르지 않던가?) 그에 따른 윤리성 혹은 진정성이 요구되는 시점에서 이 책의 발행년도가 2006년 이라는 즉, '오래된 책'이라는 사실을 무색하게 만든다.
 

"이제 사람들은 제품과 기업에 대한 진실과 그들의 욕구에 대해 서로에게 이야기할 수 있게 되었다. 웹이 다시 대화를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는 것이다. "  <웹 강령 95> 중에서

 

  Web 2.0 시대, 즉 누가 시키지도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지극히 인간적인 '이타주의'에 의해 블로그를 통해 자신이 소비한 제품의 체험담 혹은 사용후기 등을 통해 잠재소비자들을 자극해 새로운 '생산력'을 창출한다는 프로슈머prosumer 라는 진화된 소비자가 있는 이 시대에 '블로그'는 생산자(기업)와 소비자를 잇는 수단이 되고 있다. 주된 대화방법은 '입소문'. 기업은 이를  대화 마케팅, 오픈 소스 마케팅, 쌍방향 마케팅 이라 부른다. 다시 말해 '블로그'의 위력은 상상을 초월해서 '블로그'에 관심이 없는 기업은 살아남을 수 없는 시대인거다. 이 책의 많은 부분을 할애해 미국의 성공한 블로거들의 예를 들면서 성공적인 블로깅을 통해 개인과 블로그가 얼마나 유명해질 수 있는 지 그리고 그 파급효과는 얼마나 대단한 지를 알려준다. 또한 블로깅의 어두운 측면 즉, 시간 소비, 지적 재산권 등의 침해등으로 인한 법적인 우려, 악성 댓글, PR 분야와의 갈등, 중요한 정보의 유출 등에 대해서도 자세하게 언급하고 있다. 
 

  블로그에 대한 전반에 대해 알 수 있도록 해주고 있지만 주로 2006년 현재 미국의 블로그 환경 등을 말하고 있어, 구체적인 사례로 드는 미국의 대기업 웹 사이트와 유명한 블로거들에 대한 스토리는 우리의 환경과는 많이 달라서 공감하면서 집중하기는 쉽지 않다. 특히 대기업의 직원들이 운영하는 블로그에 대해 기업과 블로거이면서 직원인 개인과 발생하는 문제점 등의 내용은 우리나라에서는 잘 일어나지 않는 상황(블로그스피어환경이 달라 정직원이 자신의 회사에 발생하는문제에 대해 운운했다가 자칫 잘못하면 소리 소문없이 해고될 지 몰라 기피하는 경향이 있다)이라 몰입하기 어려운 내용들도 적지 않았다. 
 

  하지만 블로깅의 6대 핵심사항, 블로깅의 주요 이점, 성공적인 블로그를 위한 다섯 가지 조언, 나라별 블로그의 문화적 차이등 블로거라면 한 번쯤은 숙지해야 할 중요한 내용들이 많아 책을 놓기가 힘들다. 이 책에서 주목되는 부분은 개인홈피 수준에서 벗어나 모두를 위한 소셜 미디어social media로서 블로그의 위상이 높아진 만큼 그에 대한 법적 윤리적 책임을 피할 수 없는 데 그에 대처하는 방법을 제시하는 장, 잘못된 블로깅, 제대로 된 블로깅, 어떤 위험도 없는 안전한 블로깅, 위기 상황에서의 블로깅(10-13장)은 눈여겨 읽어봐야 할 부분이었다. 권말에는 '한국에서의 블로그'편을 따로 두어 국내 블로그의 현주소와 인기있는 블로그를 위한 8계명등을 제시하기도 했다.  
 

  최근들어 대기업은 물론 중소기업들이 블로그에 참여해 블로그 마케팅에 대한 관심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마케팅 홍보 비용이 기존의 매체를 통할 때보다 훨씬 저렴하다는 비용적 측면도 있지만, 기업과 고객간의 거리를 좀 더 좁혀서 만날 수 있다는 장점도 이들의 관심을 높이는 주요 요인이겠다. 하지만 개별적인 설치형 블로그가 아니라 우리나라의 블로그들이 거의 모두 포털 사이트에서 제공하고 있어 포털의 블로그 정책에 위배되면 삭제되는 등의 제한 등을 받고 있다. '포털의 블로그 정책'이란 것이 포털 검색의 상위에 링크되는 스폰서들을 보호하기 위해 '상업용 블로그'에 대해 제재를 가하는 내용이 많아 우리나라 블로그는 개인을 위한 블로그가 아니라, '재주는 곰이 부리고 돈은 사람이 받는 격'으로 아무런 수익은 없이 포털에게 콘텐츠만 제공하는 역할을 하는게 아닌가 의문이 들때가 많다. 미국과 우리나라가 비슷한 시기에 함께 출발한 블로그스피어 환경이 큰 차이를 보이는 이유도 바로 이 부분때문은 아닐까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을 통해 블로그스피어 환경을 좀 더 이해하고 블로그를 더욱 활성화시키고 효과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다. 블로거라면 숙독해 봄직한 유익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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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에 미치다 - 현대한국의 주거사회학
전상인 지음 / 이숲 / 200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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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사회적 측면에서 대한민국 아파트의 현실을 파헤친 건강하고 재미있는 책!

 

  책 제목 한번 거칠다. '아파트에 미치다'. 하지만 그런 거친 표현의 내면에는  한국 전체 국민의 절반 이상이 아파트에 살고, 국민 전체의 70% 정도가 아파트에 살고 싶다고 한다는 현실이 있다면 '아파트에 미쳤다'라고 표현해도 부족함은 없어 보인다. 이젠 초등학교 시험문제에서 한국 국민의 생활의 3대 기본요소에 대한 답을 의,식,주가 아니라 의,식,아파트라고 바꾸어야 할지도 모른다.

 

  내가 이 책을 집어든 이유는 한국 국민의 보유재산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아파트에 대해 보다 더 잘 알고 싶어서다. 그리고 국민들이 왜 그렇게 아파트를 선호하고 있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근거가 있을까 하는 생각에서였다. 현재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교수를 역임하고 있는 전상인 교수가 문화사회학적 관점에서 우리나라 아파트를 살펴본 책, <아파트에 미치다>를 읽었다. 저자는 아파트는 단순한 주거시설이나 주거공간의 의미를 넘어 아파트만으로도 한국사회의 특성과 추이를 살펴볼 수 있는 지표가 되고, 주거문화에 관련된 한국인의 일상적인  생활에서부터 한국사회의 총체적이고도 구조적인 측면까지 다양한 관점에서 심도 있게 바라볼 수 있는 가장 유력한 창구가운데 하나가 될 수 있다고 보았다.   

 

  이 책의 전체적인 구성은 한국 국민이 왜 그렇게 아파트에 열광하는가(왜 아파트인가?)를 개략적으로 조망하고 국내 아파트의 보급과 확산의 역사를 조명했다. 국내 아파트의 역사를 조망하는 부분은 아파트 전문가이면서 닥터아파트의 창업주인 닥터봉이라는 필명의 봉준호씨가 쓴 책 <닥터봉의 부동산Show>에서도 자세히 언급되었는데, 함께 보완해가면서 읽었더니 한결 더 이해하기가 쉬웠다. 그리고 부의 원천이자, 신분의 차별적 도구의 역할을 하고 있는 아파트를 선호하는 이유들을 살펴보았다. 그리고 아파트와 함께 하는 미래한국에 대해서도 전망하고 있다. 프랑스에서 한국사회를 연구하는 대표적인 젊은 연구가인 발레리 줄레조가 지난 2007년에 <아파트 공화국>이란 책을 써 국내 아파트의 문제점에 대해 제기한 바 있고, 민주노총 대변인이었던 손낙구씨가 쓴 <부동산 계급사회>에서도 한국의 부동산문제를 다루면서 많은 부분을 할애해 '아파트'에 대해 이야기한 바 있지만, 우리학자에 의해 본격적으로 한국 아파트에 메스를 들이댄 책은 이 책이 처음인 듯 하다. 게다가 문화사회학적 관점이라는 현미경으로 들여다 보았다는 점은 더욱 흥미로웠다. 아파트는 그만큼 우리 생활에 뗄레야 뗄 수 없을 만큼 필수적인 요소가 되었기 때문이다. 그 중에서도 내가 공감한 부분은 앞서 말한 <아파트 공화국>을 쓴 발레리 줄레조이 책의 저자가 관심을 둔 부분과 일치한 '서양과는 달리 한국에서는 중산층은 물론 상류층까지도 아파트 거주를 선호하는가?' 하는 것이다.

 

  그에 대한 답을 잘 설명해주는 듯한 부분은 제 4장 아파트 -부의 원천에서 찾을 수 있다. 예금, 주식, 부동산 이렇게 투자의 대표적인 3대 포트폴리오 중에서 '환금성'(화폐로 전환시키는 성격)이 가장 많이 떨어지는 부분은 부동산이다. 부동산 중에서도 투자자들에게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며넛 평균적인 수단은 바로 주택이 될 수 있는데, 다시 말해 투자수단 중에서 '집'이 가장 비싼 만큼 이를 사고 팔기가 가장 까다롭다. 그 이유는 매도자와 매수자간의 시공간적, 심리적 불합의가 가장 큰 이유가 될 수 있고, 주택선호도와 내용연수와 감가상각등도 될 수 있다. 그리고 전세와 같은 세계에서 찾아볼 수 없는 독특한 임차방식이 있어 그 '환금성'은 다른 투자 수단 그리고 같은 부동산이라 해도 다른 나라에 비해 많이 떨어질 수 있다. 이를 보완하는 것이 '아파트'다.

 

  주택가격이라고 하는 것이 매도자와 매입자간에 이루어지는 것이라 절대적인 가격이란 존재할 수 없는데, 아파트 특히 500세대 이상의 단지에 있는 아파트의 경우는 최근에 거래된 가격이 단지내 같은 크기의 아파트 가격으로 잠정적으로 합의된 터라 가격결정이 쉽다는 장점이 있다. 이런 장점을 이용해 부녀회가 아파트 매도가를 결정하는 등의 일종의 카르텔도 이뤄지긴 하지만, 일반적으로 사거나 팔려고 하는 의도를 가진 자가 가격싸움에서 불리해지는 것이 어쩌면 당연한 것이 부동산의 가격형성인데, 옆집의 최근 거래가가 자신의 거래가된다는 것은 가격의 고하를 떠나 다른 주택(모양도 크기도 다른)보다 그만큼 '환금성'에는 유리한 고지를 차지할 수 있다. 자산보유 수준으로도 거래에 있어 장점을 가진 상류층들이 아파트에 뛰어드는 이유도 여기에 있을 것이다.

 

  둘째로 상류층들은 일종의 트렌드세터trend setter로서 역할을 하기 때문에 보다 새로운 개념과 보다 나은 시설의 아파트를 지어 인기를 구가하고자 하는 건설사의 입장에서는 그들만을 위한 아파트를 짓는다는 것은 브랜드의 위상을 높일 수 있다. 2000년 아파트가 저마다 이름을 갖게 되면서  점점 더 고급화되고 브랜드화하는 경향은 이를 보여주는 방증이 된다. 

 

  세째로 핵가족화를 들 수 있겠다. 먼저 아파트라는 독특한 거주문화가 생겨나면서 핵가족화가 이루어졌는지, 핵가족화하는 경향때문에 아파트가 더욱 사랑을 받게 되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중산층은 물론 상류층까지 핵가족화되면서 고래등같은 집을 보유하며 집을 돌보는 사람들을 고용하는 것은 낭비로 여겨지게 되었다. 오늘날의 상류층의 아파트 생활은 가장 편하고 첨단화 되었음에도 '가사 도우미'를 둔다고 하니 일반주택의 그것과 다를 바 없지만, 옛날 상류층의 본거지가 대를 이은 '터'를 중시했다면, 지금은 아파트의 '브랜드'를 중시하는 경향은 전통을 중시하는 예전과는 많은 차이를 둔다. 

 

  이처럼 우리가 살고 있는 주택구조, 그리고 재산에 대한 이야기라 책을 읽으면서 공감할 것도 많고, 트집잡고 싶은 부분도 많다. 이 땅에 아파트가 생긴지 벌써 두 세대가 지났기에 일반주택보다는 아파트에서 태어나고, 아파트를 보며 자란 세대들이 많아진 지금, 이처럼 예전부터 있어왔던 '자연스러운 집'이 되어버린 아파트에 대해 우리는 그 역사와 문제점 그리고 아파트로 인한 사회적 문화적 영향들에 대해 생각해 본 적은 많지 않았다. 내가 살고 보는 아파트가 이런 곳이구나 하는 새삼스러운 느낌들이 많이 들었다. 이 책은 그런 '생각의 전환점'을 제시해 준 데 대해 높이 평가하고 싶다. 

 

  저자는 마지막으로 초고가화되어가는 우리나라 아파트의 미래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명했다. 아파트가 한국의 독특한 주택구조라는 특징은 인정해야 할 부분이라면 날로 고가화되어 가구의 재산을 나타내는 전형적인 그래프적인 외형만을 나타낸다면 앞으로 이땅에서 집을 소유해야 할 젊은이들에게는 마천루는 절대로 이룰 수 없는 꿈을 보여주는 '높디 높은 벽'이 될 것이고, 이러한 아파트 사회로의 행군이 이 땅의 평범한 시민과 미래세대로 하여금 처음부터 좌절하고 주눅 들게 만드는 것이 한국사회의 진짜 후진성이라고 강조했다. 깊이 공감이 가는 부분이었다. 사람들이 아파트가 너무 좋아 그에 미쳐가는 게(열광하는 게) 아니라 아파트가 스스로 미쳐가며 성장하는 괴물이 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많은 고민과 생각을 던져준 책, 이렇게 건강한 책이 우리나라에서 나온다는 것은 참 반가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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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화로운 인생>를 리뷰해주세요.
The Harmony 조화로운 인생 - 진정한 부를 이루는 5가지 절대 조건
제임스 아서 레이 지음, 송택순 옮김 / 엘도라도 / 200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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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근거없는 긍정주의'를 또 다시 언급한 비추하고 싶은 책 

 

  한국 출판시장에 놀랄만한 기록을 세웠던 <시크릿>을 기억하는가? 세계적인 오피니언 리더 오프라 윈프리가 자신의 쇼Show에서 소개하고 TV 프로그램의 프로듀서이기도한 저자가 자신의 책을 영상으로 담은 자료가 인터넷을 도배하면서 세계적인 출판기록을 세웠던 자기계발 책이다. 그 책의 성공의 이면에는 '대책없는 긍정주의'심리에 빠진 미국의 정체성의 이유를 찾아준 책이었다는데 있다. 2000년을 들어 자기집 마련이라는 새로운 [아메리칸 드림]은 미국을 최고의 호황기로 만들었다. 최첨단 금융파생상품 덕에 미국국민들은 소득 여부에 관계없이 내 집을 가질 수 있었고, 하룻밤 새 하늘 높은 줄 모르는 주택가격상승 덕에 미국의 소비시장은 출렁거렸다. 행복감에 빠진 미국인들은 '이유없는 횡재'에 기뻐하면서도 내심 불안했었다. 그 불안을 종식시켜준 책이 바로 <시크릿>이다. '진신으로 바란다면 이루어진다'는 <시크릿>의 모토는 미국을 흔들었고, 인터넷을 타고 세계로 세계로 번져나갔다. 세계적인 미국의 기업들이 파산을 하거나 국유화되고, 세계의 기축통화라는 달러의 위상이 점점 무너져가고 있는 지금 그들이 여전히 <시크릿>의 비법을 여전히 따르고 있을까는 개인적인 의문이다. 

 

  시크릿의 기적을 이룰 수 있는 중요한 법칙은 <끌어당김의 법칙>. 사람들은 스스로 작은 우주이기 때문에 긍정적이고 적극적인 마음으로 바란다면 큰 목표와 작은 목표를 가리지 않고 자석처럼 끌어당겨 소망을 이룰 수 있도록 해 준다는 내용이었다. 필자 역시 그 우매한 군중속에 한 명이었다. 필자는 처음 <시크릿>을 읽기 전에 인터넷에 떠도는 <시크릿의 영상자료>를 먼저 보았다. 그리고 소름마처 끼쳐진 깨달음 비슷한 느낌에 전율했었다. 책의 내용은 영상의 내용을 그대로 옮겨놓은 것. 읽기를 반복하고 적극적이고 긍정적인 마인드로 삶을 변화시키려 노력하기도 했다. 
 

  하지만 좀처럼 해보지 않던 습관이라 너무나 막연해 보였고, 의도적인 긍정적 자세 속에서 솟아나는 '의심'내지는 '부정'때문에 '나는 긍정적인 마인드마저 가질 수 없는가?'하는 자괴감이 들기도 했다. 책의 내용은 훌륭했다. 그리고 비록 막연할 지 모르지만 긍정적인 자세로 삶을 대하는 의지를 가지게 하는 데에는 '성공적인 자기계발서'라 해도 손색이 없을 것이다. 하지만 '마치 새로운 법칙'인 듯 <시크릿>의 내용을 추앙하는 책들의 연속 출간은 원본의 훌륭함을 무색하게 한다. 소개하는 책 <The Harmony 조화로운 인생>은 그런 아류작 중 하나다. 
 

  전체적인 내용은 진정한 부를 이루기 위해서는 조건, 금전, 관계, 정신, 육체, 영혼 등이 모든 면에서 조화를 이루어야 이룰 수 있다고 보고, 진정한 부를 완성시키는 5개의 조건들을 소개하며 이들을 이루는 과정을 적고 있었다. 하지만 내용은 <시크릿>을 따르면서도 전혀 <시크릿>답지 않은 책이었다. 론다 번의 <시크릿>에 출연했던 주인공이기도 했던 제임스 아서 레이가 자신의 경험을 <시크릿>답게 <시크릿>을 보완해서 썼다고 하는데, 전혀 공감하지 못하겠다. 지극히 개인적이고, 추상적이고, 산만해서 이해하기가 어려웠다. 시절이 하수상한 만큼 '근거없는 긍정주의'는 이제 용도폐기되어야 할 때가 아닐까?
 

   이 책이 본토에서 시크릿의 상승세를 타고 동반효과를 가져왔는지는 모르지만, 국내에 출간되는 타이밍을 놓쳐버렸거나, 내용을 살피지 못한 실수를 저지르지 않았을까 하는 의문마저 들었다. 책은 스스로 '생각의 기록'이라는 점에서 출간했다는 점만으로도 나름 의미가 있을 것이다. 그리고 필자 또한 저자의 십분의 일만큼도 저술한 능력이 부족하기에 책을 부정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현실은 피할 수 없겠다. 국내에 불어닥친 불황 때문에 가계주체별 문화활동비를 줄이고 있는 요즘, 한정된 자원으로 봐야 할 책은 많다. 보다 신중하게 책을 구해야 하는 요즘 이 책을 권하고 싶지는 않다. 다른 훌륭한 책들이 더 많기 때문이다.   

 

•  서평 도서의 좋은(추천할 만한) 점 


•  서평 도서와 맥락을 같이 하는 '한핏줄 도서' (옵션)
 

론다 번의 <시크릿> 

<끌어당김의 법칙> 

•  서평 도서를 권하고 싶은 대상
  

자기계발을 원하는 독자들

•  마음에 남는 '책속에서' 한 구절 

우리에게 크게 3대 기본 관계가 있다. 

첫 번째, 자기 자신과 관계가 있다. 이것은 우리 스스로를 중시 여기고, 스스로에게 말을 걸고, 스스로를 믿는 것이다. 두 번째,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가 있다 이것은 다른 사람들을 중시 여기고 그들과 의사소통을 하고 함께 행동하는 것을 말한다 세 번째, 세상 전반과의 관계가 있다. 이것은 우리가 크고 작은 공동체 및 자연을 중시 여기고, 그것을 보고, 그것을 대신해서 행동하는 것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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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적의 양피지>를 리뷰해주세요.
기적의 양피지 - 캅베드
헤르메스 김 지음 / 살림 / 2009년 2월
평점 :
절판


시크릿과 경청을 넘어, 올해의 키워드는 '공경'이다 !

  

  두 해 동안 출판시장을 뜨겁게 달군 한 권의 책이 있다. 호주에서 프로듀서로 활동중인 론다 번이 쓴 시크릿Secret 인데, 미국에서 영향력이 가장 높기로 유명한 오프라 윈프리가 자신의 쇼에서 이 책을 소개하고, 책의 내용을 소개하는 동영상이 인터넷에서 뜨면서 세계적으로 엄청난 유명세를 떨친 베스트셀러다. 역사상 위대했던 모든 사상가와 과학자, 개척자와 창조자들이 알고 있던 비밀로 이 비밀을 알면, 독자는 돈, 건강, 인간관계, 행복 등 인생의 모든 면에서 ‘비밀’을 활용하는 법을 배우게되고, 내면에 잠재되어 숨겨진 힘을 이해하기 시작할 터이고, 그리하여 모든 측면에서 기쁨을 발견하게 된다는 내용의 책이다.  

  이 책의 키워드는 <간절히 원하면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인간은 저마다 우주의 기운을 가지고 있어서 긍정적인 마음자세와 태도를 가지고 간절히 원하게 되면, 희망하는 자들은 모두 자석과 같은 존재가 되어 <끌어당김의 법칙>에 의해 자신이 원하는 것들을 이루게 된다는 것이다. <소원을 이루는 법칙>과 <소원을 이루는 강력한 도구>를 배우고 활용해 뜻하기만 하면 이루게 된다는 '긍정적인 마인드'를 강조한 책이다.  잭 켄필드를 비롯해 존 그레이드 베스트셀러 작가이자 명강사인 유명인사들의 인터뷰를 수록해 단순히 이론이 아니라 실제로 있을 수 있음을 강조한 이 책은 출간되고 오프라 윈프리 쇼에 소개면서 아마존, 뉴욕타임즈 베스트셀러 1위의 자리를 차지하고 미국에서 최단기간 500만부 돌파하는 기록을 세웠다. 이 책을 읽고 시크릿의 비법을 배워 과연 얼마나 많은 독자들이 성공을 하게 되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책의 저자인 론다 번은 확실하게 베스트셀러이자 엄청난 부를 이룬 <시크릿>의 검증된 증인이라 할 수 있겠다. 


  시간이 지난 지금 다시 생각해 보건데 이 책이 미국에서 그렇게 놀라운 호응을 얻을 수 있었던 것은 21세기 들어 '막연한 긍정주의'에 빠져버린 미국사회를 잘 대표한 책이었기 때문은 아니었나 하는 점이다. 주택가격 상승과 더불어 최첨단 금융상품인 서브프라임 모기지 덕에 서민층까지 '내집마련'이 가능하게 되면서 미국인들에게 갑자기 다가온 <뜻하지 않은 행운>의 답을 찾고 싶었을테고 때마침 출간된 이 책은 '당신의 성공(?) 당신의 소원때문이었다'고 그러니 마음껏 누리라고 안심시켰을 것이다. 이렇듯 세상 어딘가에 성공의 비법이 있을거라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리고 소위 성공한 사람들은 그 비밀을 배웠거나 알고 있을거라 생각하는 사람들도 많다. 하지만 시크릿의 비밀이 <간절히 원하면 이루어진다>인 것처럼 성공의 비밀은 멀리 있지 않고 가까운 곳에 있고, 이미 우리가 알고 있다. 단지 깨닫지 못할 뿐이다. 지난 해 자기계발 도서 시장을 달군 <경청>과 <배려>처럼... 

  소개하는 책의 주제는 공경이다. 공손하게 받들어 모심을 뜻하는 공경 은 기적이라 불릴 만큼 사람을 바꿀 수 있는 키워드가 된다고 말한다. 이를 증명해주는 사람으로 아리스토텔레스 소크라테스 오나시스, 즉 선박왕 오나시스를 들었다. 성공하는 삶의 원리에 스토리를 더해 '자기계발 팩션'형식으로 꾸며진 책, <기적의 양피지 캅베드>다. '캅베드'는 '공경하라'는 뜻의 히브리어로, 유대교 랍비드은 신을 영화롭게 경외한다는 의미이다. 또한 신이 인간을 창조할 때 심어놓은 열 가지 원리 중 하나를 적은 '양피지 두루마리'의 이름이기도 하다.  

  이 책에 등장하는 <기적의 양피지>의 내용은 <경청>이나 <배려> 그리고 <시크릿>처럼 단순하다. 바로 공경하라는 것이다. 유대인의 스승 랍비의 품에서 나온 양피지에는 '공경은 신이 인간을 창조할 때 원리로 사용했던 창조의 비밀이다'고 적혀 있다.
 

"네 부모를 공경하라. 공경의 원리는 땅, 물, 숲, 일,사람, 생각 등 세상 만물에 적용된다. 더 많이 공경할수록 더 많은 수확을 얻는다. 사람에게는 공경해야 할 것이 세가지가 있는데, 하나는 자기 자신이요, 다른 하나는 다른 사람이요, 또 하나는 신이다. 솔로몬이 그랬다. 그래서 솔로몬은 모든 것을 다 가졌다. 신은 인간을 창조할 때 공경과 수확을 함께 묶어놓았다. 따라서 인가은 무엇인가를 얻으려면 그것을 공경해야 한다. 그러면 그로부터 자기가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다."
 

  미국의 한 중년의 변호사는 자신에게 찾아든 삶의 고비에 변화를 주기 위해 성지순례를 하던 중 어느 노인을 구하게 되고, 노인은 사례로 '양피지'를 준다. 그 노인이 바로 선박왕 오나시스. 오나시스는 자신의 기적과도 같았던 일생과 함께 했던 <기적의 양피지, 캅베드>이야기를 통해 '공경의 힘'을 알려준다. 실제했던 인물이고, 케네디 미국 대통령의 영부인과도 결혼했던 포브스 5위의 부자인 오나시스의 성공스토리는 소설의 그것만큼이나 흥미진진하다. 열 다섯 살의 무일푼인 소년이 어마어마한 부자가 되기까지의 과정을 통해 그가 사용한 성공 키워드는 <공경>이었다. 그의 성공스토리에는 윈스턴 처칠, 그레이스 켈리, 마를린 먼로, 오페라 가수 마리아 칼라스, 그리고 재키 케네디가 등장한다. 오나시스는 세계 최고의 부자가 되기까지 수많은 사람을 만나고, 수많은 사업을 하면서 공경의 마음으로 듣고, 배우고, 행동한다. 하지만 캅베드의 가르침의 일부만을 실행해 옮겼고, 치명적인 실수를 저지르게 되어 불행한 노후를 보내게 된다. 

  이 책을 단순하게 '선박왕 오나시스의 전기'로 생각하고 읽어도 될 정도로 파란만장한 그의 일생이 펼쳐진다. 무일푼에 외모 또한 평범했던 그가 엄청난 부를 이루고, 많은 미녀들과 스캔들을 일으킬 수 있었던 '비밀'이 무엇이었을까를 생각한다면 <캅베드의 비밀>에 한층 더 가깝게 다가갈 수 있다. 그것은 사물이든 사람이든 받들어 모시는 것, 바로 공경이다. <캅베드의 가르침>이란 상대를 공경하려면 우선 상대가 소망하는 것이 무엇인가를 이해하고, 그것이 이루어지도록 도와 상대를 기쁘게 해야 한다. 그리고 그 일을 하는 데는 설사 그렇지 않더라도 마치 그런 것처럼 믿음을 갖고 과감하게 실행해야 한다. 그러면 곧 자신이 소망하는 것도 얻게 된다는 것이다. 여기서 자신의 진정한 '소망'은 머지않아 죽게 된다고 생각할수록 더욱 간절하게 이루고 싶은 것으로 부질없는 '욕망'과는 구별된다.  

  오나시스로부터 <캅베드>를 손에 넣고, 자신의 삶과 아들의 삶까지도 변화시키는 변호사의 이야기가 소개되는 이 책의 결말은 극적인 반전과 동시에 <캅베드>에서 '신이 인간에게서 소망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려준다. 그것은 바로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일은 바로 세상의 쾌락을 늘리는 일보다 세상에 존재하는 고통을 줄이는 일'이다. 기존에 나왔던 자기계발의 키워드였던 <배려>와 <경청>은 공경심의 발로에서 비롯된 것이고, 경영에 접목된다면 서번트 리더십이 될 것이다. 정말 '기적같은 일'이 생겨야 할 법한 요즘같은 불황에 <캅베드>는 삶에 지친 서로에게 위로하고, 고통받는 이들을 살펴보기를 권하는 것 같았다. 국내의 인문학자가 쓴 책이라고는 믿겨지지 않을 만큼 놀라운 스토리텔링과 완성도를 가진 자기계발서였다.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데 힘쓰는 것은 또 다른 '성공'의 이름이다.   

- 서평 도서의 좋은(추천할 만한) 점 

인생에 있어 모든 면에서 성공할 수 있는 성공 키워드를 '공경'으로 놓고 그것으로 성공한 인물 '오나시스'의 삶을 들어 실천가능하고 실현가능하다는 점을 일깨웠다. 


- 서평 도서와 맥락을 같이 하는 '한핏줄 도서' (옵션)
 

<경청>, <배려>,<시크릿> 

- 서평 도서를 권하고 싶은 대상
 

자기계발을 위해 책을 찾는 모든 독자들 

- 마음에 남는 '책속에서' 한 구절  
 

"네 부모를 공경하라. 공경의 원리는 땅, 물, 숲, 일,사람, 생각 등 세상 만물에 적용된다. 더 많이 공경할수록 더 많은 수확을 얻는다. 사람에게는 공경해야 할 것이 세가지가 있는데, 하나는 자기 자신이요, 다른 하나는 다른 사람이요, 또 하나는 신이다. 솔로몬이 그랬다. 그래서 솔로몬은 모든 것을 다 가졌다. 신은 인간을 창조할 때 공경과 수확을 함께 묶어놓았다. 따라서 인가은 무엇인가를 얻으려면 그것을 공경해야 한다. 그러면 그로부터 자기가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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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의 단련법
다치바나 다카시 지음, 박성관 옮김 / 청어람미디어 / 2009년 2월
평점 :
절판


실용독서의 대가, 다치바나 다카시의 생산적 지식습득 비법을 밝힌 책!

  

  지知의 거인, 일본의 대표적인 지성으로 꼽히는 다치바나 다카시立花 隆 <지식단련법>을 읽었다. 이 책은 일본 최고의 저널리스트라는 그의 명성보다는 '다독가'와 '고양이 빌딩'이라는 그의 서가로 우리에게 잘 알려진 그가 1984년에 출간한 책으로 자신의 정보의 수집과 가공및 정리 그리고 활용법에 대해 적은 글이다. 그의 수많은 베스트셀러 중에서 초기 저서에 속하는 이 책은 일본에서 40쇄를 넘기며 지금도 꾸준히 팔리는 스테디셀러다. 나는 그가 '저널리스트'인 것에 관심을 둔 것이 아니라 '다독가'인 그에게 접근하고자 이 책을 읽었다. 국내에 이미 출간된 바 있는 <나는 이런 책을 읽어왔다>에서도 그를 만났지만, 그의 독서와 지식활용법이 좀 더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있었기 때문이다. 소득은 생각 외로 컸다. 그가 이 책을 통해 한 말들은 '실용독서'를 즐기는 나에게는 전작 <나는 이런 책을 읽어 왔다>에 버금가는 훌륭한 책이었다. 원제목은 「知」のソフトウェア ; 지의 소프트웨어 다.  

"독서는 정신적 식사다"

 
  그의 독서활동 즉 읽고, 배우고, 활용하는 측면을 입력하는 방법, 인풋Input 과 출력하는 방법, 아웃풋Output 그리고 입력에서 출력에 이르는 과정인 프로세스Process 를 나누어 이 책의 전체 이야기로 꾸몄다. 그는 정보의 입력은 결국 인간의 오관을 통해 이뤄진다고 했다. 오관 중에서 지적 정보는 전적으로 눈과 귀를 통해 들어오고, 눈으로는 문자 정보와 도면 정보가, 귀를 통해서 들어오는 음성 정보가 지적인 정보의 주요한 형태인데, 정보의 입력에는 시간이 소요되는데 우선 음성 정보의 입력 속도는 발화자가 아나운서인 경우 1분에 300자 정도를 읽는다고 하면, 1권을 낭독을 통해 듣기 위해서는 6시간에서 8시간이 소요되는 셈이다.

 

  눈으로 읽는 속도는 읽으면서 이해할 수 있는 평이한 내용이라면 좀 느린 사람은 귀로 듣는 속도의 두배, 빠른 시람의 경우에는 네 배의 속도정도 읽게 되는데, 이렇게 놓고 본다면 하루에 정보 입력(독서)를 할 수 있는 양을 계산할 수 있게 되고, 또한 평생 얼마나 많이 입력할 수 있는가 즉 몇 권을 읽을 수 있는가를 짐작하게 된다. 이는 극히 적은 양이고, 자기가 읽고 싶은 책 모두를 죽기 전에 읽어낸다는 것은 실제로는 거의 불가능한 꿈이라는 것을 수식으로도 도출하게 된다. 하루 두세 끼의 밥을 규칙적으로 먹듯, 책을 하루에 몇 권을 읽을 수있는가를 가늠하는 그를 보면서 '독서는 정신적 식사다'라고 한 그의 말이 '식자識者'의 허장성세는 아님을 짐작하게 했다.

 

  저널리스트인 다치바나 다카시가 소설을 읽지 않는 이유, 그리고 < 피가되고 살이 되는 500권, 피도살도 안되는 100권>이라는 책을 쓸 만큼 책의 선택에 신중에 신중을 거듭하는 이유는 바로 '읽고 싶은 책을 다 읽을 만큼 시간이 충분하지 않다'는 것이었다. 지적 생산자로서의 책임감을 가지고 있는 그가, 세상에는 아직 밝히고 알려야 할 것이 많이 남겨져 있음을 아는 그가 읽으며 즐기는 지적생활을 하기는 낭비로만 보인 것이다. 자신의 관심사에 대해 모두 읽어내기도 힘든 현실에, 아무 책이나 읽을 수 없다는 그만의 현실적인 선택인 셈이다. 이순간 '세상에 있는 책을 다 읽지 못해 늘 우울하다'는 괴테의 말이 떠오르는 것은 '책벌레'인 그들만의 코드가 일치하는 때문은 아닐까?

 

  1940년생, 즉 70의 나이가 된 그가 책을 가려서 할 이유는 이 책을 낼 때인 1980년대보다 더욱 더할 것이고, 더욱 필사적으로 책을 가려서 읽고, 집중해서 읽겠다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에게 있어서 독서는 '지적 시한부인생의 투병생활'로까지 느껴지게 했다. 애초에 책에는 관심조차 없던 내가 책을 읽게 되면서 지식정보체계라고는 제로베이스Zero Base에 다름 없기에 모든 정보가 곧 피가 되고 살이 될꺼라 믿고 닥치는대로, 틈나는대로 장르를 불문하고 책을 읽고 있었는데 그를 통해 남겨진 시간들을 유추하면서 제 흥미에 맞는 책, 정말 좋은 책만을 선택해서 읽어야 함, 즉 선독選讀해야 함을 배우게 되었다. '피도살도 안되는 책'은 비록 피같은 돈을 줬더라고 중도에 읽기를 그만두고 폐기처분해야 할 것은 당연할테고...

 

  이 책에서 가장 주목을 한 부분은 입력에서 출력까지의 과정이었다. 다치바나 다카시는 전체적인 흐름을 놓칠 수 있고, 또한 물리적인 독서시간까지 낭비할 수 있어 책을 읽는 도중에는 노트를 하지 않는다. 대신 기억하고 싶은 부분이나 따로 노트가 필요한 부분은 밑줄을 치고, 페이지를 접고, 책의 앞면에 따로 페이지와 간단한 메모로 적어두어 또 다시 살펴보거나, 노트를 할 때 찾기 쉽도록 하고 있었다. '책을 훼손함'은 그만의 프로세싱 과정이고, 그 이유 때문에 책을 꼭 사거나, 중요한 자료를 복사해 제본을 하거나 스크랩을 하는 이유기도 했다.  



 

  다치바나 다카시는 자신이 강연한 내용과 잡지 원고 중에서 '책'을 주제로한 글들만 추려 모아 1995년에'문예춘추'를 통해 <나는 이런 책을 읽어 왔다>를 펴내 96년 3월 말까지 단 몇 개월만에 37만 부가 팔리는 베스트셀러로 만들었는데, 이 책에서 그만의 독서법에 대해 밝힌 바 있다. 그 내용을 살펴보면 그의 치열하고 집요한 입력프로세싱을 짐작하게 한다.

 

1. 책을 사는데 돈을 아끼지 말라. 책이 많이 비싸졌다고 하지만 기본적으로 책 값은 싼 편이다. 책 한권에 들어있는 정보를 다른 방법을 통해 입수하려고 한다면 그 몇 십 배, 몇 백 배의 대가를 지불해야 할 것이다. 

2. 하나의 테마에 대해 책 한권으로 다 알려고 하지 말고, 반드시 비슷한 관련서를 몇 권이든 찾아 읽어라. 관련서들을 읽고 나야 비로소 그 책의 장점을 확실하게 알 수 있다. 또한 이 과정을 통해 그 테마와 관련된 단단한 밑그림을 그릴 수 있을 것이다.  
 

3. 책 선택에 대한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라. 실패 없이는 선택 능력을 익힐 수 없다. 선택의 실패도 선택 능력을 키우기 위한 수업료로 생각한다면 결코 비싼 것이 아니다. 

4. 자신의 수준에 맞지 않는 책은 무리해서 읽지 말라. 수준이 너무 낮은 책이든, 너무 높은 책이든 그것을 읽는 것은 시간 낭비이다. 시간은 금이라고 생각하고 아무리 비싸게 주고 산 책이라도 읽다가 중단하는 것이 좋다. 

5. 읽다가 중단하기로 결심한 책이라도 일단 마지막 쪽까지 한 장 한 장 넘겨보라. 의외의 발견을 하게 될지도 모른다. 

6. 속독법을 몸에 익혀라. 가능한 한 짧은 시간 안에 가능한 한 많은 자료를 섭렵하기 위해서는 속독법밖에 없다. 

7. 책을 읽는 도중에 메모하지 말라. 꼭 메모를 하고 싶다면 책을 다 읽고 나서 메모를 위해 다시 한 번 읽는 편이 시간상 훨씬 경제적이다. 메모를 하면서 책 한 권을 읽는 사이에 다섯 권의 관련 서적을 읽을 수가 있다. 대개 후자의 방법이 시간을 보다 유용하게 쓰는 방법이다. 

8. 남의 의견이나 북 가이드 같은 것에 현혹되지 말라. 최근 북 가이드가 유행하고 있는데, 대부분 그 내용이 너무 부실하다. 

9. 주석을 빠뜨리지 말고 읽어라. 주석에는 때때로 본문 이상의 정보가 실려 있기도 하다. 

10. 책을 읽을 때는 끊임없이 의심하라. 활자로 된 것은 모두 그럴듯하게 보이는 경우가 많지만, 좋은 평가를 받은 책이라도 거짓이나 엉터리가 얼마든지 있을 수 있다.


11. '아니, 어떻게?' 라고 생각되는 부분 (좋은 의미에서든 나쁜 의미에서든)을 발견하게 되면 저자가 어떻게 그런 정보를 얻었는지, 또 저자의 판단 근거는 어디에 있는지 숙고해보라. 이런 내용이 정확하지 않을 경우, 그 정보는 엉터리일 확률이 아주 높다.

12. 왠지 의심이 들면 언제나 원본 자료 혹은 사실로 확인될 때까지 의심을 풀지 말라.   

13. 번역서는 오역이나 나쁜 번역이 생각 이상으로 많다. 번역서를 읽다가 이해가 잘 되지 않는 부분이 있으면 머리가 나쁘다고 자책하지 말고 우선 오역이 아닌지 의심해 보라.
 

14. 대학에서 얻은 지식은 대단한 것이 아니다. 사회인이 되어서 축적한 지식의 양과 질, 특히 20, 30대의 지식은 앞으로의 인생을 살아가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중요한 것이다. 젊은 시절에 다른 것은 몰라도 책 읽을 시간만은 꼭 만들어라.



  이렇듯 다소 유별나고 집요한 그만의 독서법은 그에게 있어서 독서는 입력선행형, 즉 책을 읽고 즐기는 지적생활형이라기 보다는 책을 만들고, 저널을 펴내는 집필을 위한 출력 선행형, 다시 말해 지적 생산형 독서이기에 책으로부터 무엇인가를 얻어내야만 하기 때문이다. 이는 독서를 통해 창조형인간이 되기를 꿈꾸는 독서인에게는 제대로운 롤 모델roll-model이 아닐 수 없다. 이런 그만의 지식 축정과정의 산물인 고양이 서재(빌딩)이 존재하는 이유도 그 때문이고, 다독가들이 그 빌딩을 부러워하는 이유도 단순히 책이 쌓인 건물이어서가 아니라 건물 속 책속 내용이 그의 머리 속에 들어있음을 예상하게 하기 때문이다.

 

  다치바나 다카시는 자신의 저서보다 책이 가득한 고양이 서재로 유명하다. <나는 이런 책을 읽어 왔다>에서 언급되면서 주목을 받게 된 고양이 빌딩은 고서점과 서가를 소개한 어느 작가의 책에서 도면과 함께 소개가 되면서 화제를 낳았는데, 책이 너무나 많아 감당할 수가 없어 장서를 보관하기 위해 도쿄에 빌딩을 지었다. 지상 3층, 지하 1층 규모의 ‘고양이 빌딩’ 은 보시는 바대로 도쿄 거리 한복판에 서 있다. 10평 정도 되는 자투리땅에 철근으로 세운 4층 건물로, 내부 서가의 총 길이를 합하면 무려 700 m에 이른다고 한다. 골목과 골목 사이의 맨 끝자락의 대지에 건축법에 맞게 제한적으로 지은 건물인지라 모양이 얇고도 특이한 빌딩이 생기게 되었는데, 뾰족한 건물의 모서리에 고양이의 얼굴을 그려 '고양이 빌딩'이 탄생했다. 자신의 서재에 있는 만여 권의 책은 따로 색인을 두지 않고 관련 범주에 넣고 있는데, 자신만의 사서법으로 원하는 책을 찾아낼 수 있다고 했다. '우리 뇌는 그만큼은 감당할 수 있다'고 말했는데, 인간의 뇌에 대해서도 책을 냈던 그가 한 말이라 신뢰는 가지만 한 번도 시도해보지 못한 일이거니와 저자만큼의 내공이 쌓여야 가능할 법하지 않을까 하는 의심이 끝끝내 털어지질 않았다.

 

  이 책이 지금까지 꾸준히 읽히는 이유는 '저널리스트'로서의 지적 생산의 기술을 밝혔기 때문일 것이다. 책을 비롯해 신문, 잡지, 그리고 관청정보와 기업정보에 대해서도 이들 책자를 수집하는 요령, 그리고 스크랩하고 모아두었다가 활용하는 방법에 대해 많은 부분을 할애하여 구체적으로 밝히고 있었다. 아마도 일본에서 저널리스트가 되기를 꿈꾸는 이들이 대선배의 족적을 추적하고자 이 책을 만나려고 하는지도 모르겠다. 이 책이 그만의 지적 생산과정을 소개함과 동시에 지금의 그가 있게 한 <일본 공산당 연구>나 <다나카 가쿠에이 연구>, 그리고 <우주로부터의 귀환>등의 유명한 저널들의 탄생과정에 대한 회고록도 될 수 있어서다.

 

  정확하게 기억이 나진 않지만 우리나라 작가가 쓴 '일본'에 대한 책의 내용 중에 일본이 '기록문화'가 발달한 이유는 얕은 역사에 대한 정통성을 기록을 통해 확고히 하기 위해서, 그리고 섬나라만의 심리적인 공간적 제한성을 극복하기 위해서 사물과 생각에 대해 '경박단소'를 지향한 결과일 것 비슷한 글을 읽고 한편 공감한 적이 있다.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창작은 기존것의 또 다른 모습의 모방'이라는 생각을 새삼하게 되었다. 새로운 지식의 확장은 기존의 것을 어느 정도까지 추적하는가 얼마나 근원에 가까이 다가가는가에 따라 그 모습과 내용이 달라지는 것은 아닐까? 한 번의 인터뷰를 위해 60만 엔(현재 환율로는 900만원 정도)의 책을 읽어 준비를 해서 인터뷰한 결과에 대한 고료를 받으니 60만 엔이더라는 그에 대한 에피소드는 '지적 생산자'들이 추구해야 할 생산적 책임성을 느끼게 했다. 하나의 인터뷰로 그에게는 고료가 남겨진 것이 아니라 새로운 세상에 대한 지식이 남겨졌으리라. 그리고 그 모든 엑기스들이 인터뷰 내용을 읽는 자들에게는 또 다른 새로운 지식과 생각으로 전파되었으리라. 이 책에서 참다운 지식인의 모습을 발견하게 되었다.

 

  그가 많은 책을 읽는 이유는 "좋은 문장을 쓰고 싶으면 가능한 한 좋은 문장을, 가능한 한 많이 읽어야 하기 때문" 자신에게 필요한 책을 골라서 읽는 이유는 "좋은 책을 읽을 시간이 그리 많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며, 광적일 정도로 많은 자료를 스크랩하고 분류하는 이유는 "이미 배운 자로서 앞으로 배울 자들에게 좀 더 효율적이고 생산적인 지식을 베풀어주고자 하는 때문"이었다. 이 책을 통해, 아니 다치바나 다카시를 통해 '책읽는 이유'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는 계기를 만들 수 있었다. 'Well-being'이 시대적인 흐름이라면, 독서는 'Well-reading'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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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urme 2009-04-12 18: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강릉고출신인가요??
저도 강고...

다치나바 다카시상 책을 읽으면 덩달아 책을 읽고 싶어진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