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을 던져라 책이 답한다
김은섭 지음 / 교보문고(단행본)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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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치보이의 경제경영서 예찬

 

  내가 처음으로 책을 구입한 때는 초등학교 4학년 때다. 아저씨 몇 명이 하굣길 길가에 트럭을 세워놓고 주소와 연락처만 받고 아이들에게 선물이라고 나눠준 것은 철제 마징가 제트. 그 당시 반에서 부잣집 자식 한 두 명만 갖고 있을 법한 고가의 희귀장난감이었다. 나는 늦을세라 줄을 서 있는 수십 명의 아이들에게 뛰어들었다. 이틀 후 집에 돌아왔을 때 나를 기다린 것은 내 방에 산더미처럼 쌓인 두 질의 소년소녀문학전집과 아버지의 몽둥이 뜸질이었고, 그 후 일 년 동안 책 할부금 4,000 원을 내는 25일이 되면 아버지 앞에서 한 달 동안 읽은 책을 검사받아야 했다. 

  그 때 읽은 50 권짜리 소년소녀세계문학전집 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에드거 앨런 포우의 <검은 고양이>로 한 권의 책이 TV물인 ‘전설의 고향’보다 훨씬 더 무서울 수 있음을 처음 알았다. 특히 이미 주검이 된 검은 고양이가 콘크리트 벽 속에서 다시 살아서 울고 있던 마지막 장면은 얼마나 무서웠던지 엄마 다리를 끌어안고 엉엉 울었을 정도였다. 독서를 그저 종이 위에 새겨진 글을 읽는 것으로 알다가 눈앞에 그림과 영상으로 보는 듯 느끼는 것이란 걸 검은 고양이를 통해 배운 셈이다. 비록 돈은 아버지가 내주고 대신 매로 때웠지만 공식적인 나의 책읽기는 이때부터 시작되었다고 봐야 할 것이다.



머리라는 항아리에 독서라는 물을 채워라

  하지만 그 후로 오랫동안 나는 독서와는 거리가 먼 사람이었다. 중고등학교 시절엔 혹시 책을 읽는다 해도 무협소설이나 추리소설을 몇 권 빌려다 읽는 수준이었다. 사실 그 시절엔 머리가 썩 좋지도 못하거니와 집안사정으로 두 해 늦은 공부를 했기에 오로지 학업에만 열중했었다. 꼴찌일망정 들어가고 싶은 대학에 들어가겠다고 발버둥을 쳤던 때라 내게 ‘독서’는 사치이자 시간낭비로 여겼던 것 또한 사실이다. 

  어렵사리 대학에 붙어 한가해지자 책이 읽고 싶어졌다. 하지만 막상 책을 읽자니 ‘무슨 책을, 어떻게 읽어야 할지’ 몰라 난감했다. 어느 날 대학국어를 강의하던 교수께 고민을 털어놨더니 “책을 교과서로 보지 말고, 장난감으로 보라”고 하셨다. 쉽게 말해 ‘처음 독서를 할 때는 공부하지 말고 즐기라‘는 뜻이었다. 고단한 마음과 몸을 쉬게 하려고 값 비싼 휴양지를 찾아 바캉스를 간 외국인들 대부분이 시원한 그늘과 풀장에서 하는 것은 가장 편안한 자세로 책을 읽는 것이다. 즐기는 독서란 바로 이와 같다고 교수는 말했다. 

“책을 읽다가 보면 앞의 내용이 생각나질 않아서 자꾸만 다시 읽게 된다. 심지어는 주인공의 이름도 헛갈릴 정도다. 해결책이 없을까?” 말이 나온 김에 교수에게 또 다른 고민을 꺼냈다. 그러자 교수는 ‘칼 구스타프 융’의 잠재의식론을 빌어 독서는 두뇌라는 항아리에 한바가지 물을 채우는 것과 같다고 설명했다. 

  교수님의 말씀을 요약하자면 한두 컵(독서량)을 부어서는 항아리(머리)에 물이 얼마나 찼는지(저장된 지식)를 알 수 없다. 항아리마다 차이가 있겠지만, 열권이 넘고 스무 권이 넘고 삼십 권이 넘었을 때, 두뇌라는 항아리는 채워짐을 느끼게 된다. 어느 날 항아리에 물이라는 독서량이 차서 찰랑찰랑해졌을 때 마지막 한 컵을 더 부으면 항아리는 물이 넘치게 되는데, 이때가 독서를 통해 쌓였던 지식이 배출되는 순간이다. 

  이때 배출되는 내용들은 마지막 물 한 컵의 독서가 아니라 그동안 쌓아왔던 독서량들이 대류현상을 통해 뒤섞여 밖으로 분출된다. 이 순간부터 독서의 인센티브를 얻게 되는 것이다. 이것을 경험한다면 독서의 참맛을 얻게 되었다고 봐도 좋을 것이다. 그 이후부터는 굳이 독서를 하라고 말하지 않아도 스스로 책을 읽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얼마 전 시골의사 박경철은 트위터에서 이와 같은 경험을 ‘러너스 하이runner's high’로 표현한 바 있다. 즉 선사들이 선방에서도 느끼는 것 같은 깨달음으로 화두를 들고 정신을 극한으로 이끌면 나타나는 일종의 부유감같은 체험을 말한다. 그는 독서를 하다가 머리끝부터 꼬리뼈까지 찌릿찌릿해지는 체험을 하는데, 독서체험의 최고경지가 이것이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교수는 내게 재미있는 통속소설 읽기를 시작하라고 권했다. 손에서 책을 떼지 않는 습관을 기르기 위해서였다. 그 때 주로 읽은 소설들은 <악마의 유혹>,<천사의 분노>,<게임의 여왕> <거울 속의 이방인> 등 미국에서 TV 미니 시리즈물로 유명한 시드니 쉘던의 소설들과 <붉은 10월>, <패트리어트 게임>, <붉은 폭풍> 등 첨단과학이나 전문기술이 작품의 소재가 되는 추리소설이라고 하는 테크노 스릴러의 대가 인 톰 클랜시의 소설들이었다. 그 후 무라카미 류, 무라카미 하루키 등 일본 소설을 읽기 시작했고, 자기계발서를 비롯해 경제경영서로 장르를 확대해 가면서 책을 읽게 되었다. 

  독서를 잘 하는 사람이 따로 없다. 차이가 있다면 책에 좀 더 몰두 할 수 있느냐 없느냐의 차이일 것이다. 독서에 몰두하기 위해서는 시간은 없지만 여지를 만들어서라도 읽겠다는 의지가 생길 만큼의 독서습관이 먼저 생겨야 한다. 이 정도가 되면 독서는 놀이가 된다. 공부를 위한 독서는 그 다음부터 가능해진다. 



 밥 먹여주는 경제경영(실용) 독서

  칩 히스와 댄 히스 형제가 쓴 베스트셀러인 <스틱!made to stick!>의 내용 중에 ’지식의 저주‘라는 말이 있다. 지식의 저주란 자신이 말하려는 주제에 대해 듣는 사람들이 배경 지식이 없는 상황을 상상하지 못하는 상태, 다시 말해 말하는 사람이 ‘설마 이 정도의 지식 정도는 있겠지’라고 생각하고 말하지만, 사실 듣는 사람들은 모르고 있기 때문에 제 아무리 열변을 토해도 고개만 끄덕거릴 뿐 머리에는 ‘쏙쏙’ 들어오지 않는 상태를 말한다. 

  대학을 졸업한 후 사회생활을 하면서 내가 본격적으로 경제경영서를 읽기 시작한 이유는 바로 ‘지식의 저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서였다. 내 관심사, 내가 맡은 일에 푹 파묻혀 고민하는 것에서 벗어나 다른 사람의 생각을 보다 폭넓게 이해하고 무엇보다 업무에 있어서 비전이나 핵심가치 같은 보다 거대한 생각들을 받아들이는 귀를 갖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사람들이 내가 ‘경제경영서’를 즐겨 읽는 것을 보고 “독서가 밥 먹여주는 것도 아닌데, 무슨 책을 그렇게 읽느냐?“고 묻곤 한다. 그럴 때면 예의 나는 대답 대신 한 때 일본 최고의 부자이자 소프트방크 회장인 손정의(손 마사요시)의 이야기를 해준다.

 손정의는 어떻게 보면 독서를 통해 성공한 사람이라고 봐야 할 것이다. 20대의 젊은 나이로 한창 사업에 열중하던 손정의는 1983년 간염으로 병원에 입원하게 된다. 그 후로 3년 동안 병원에 입원해 있으면서 좌절감에 빠질 법도 한데 그는 일하는 대신 병상에서 하루 종일 많은 책을 읽으며 책에서 창조적인 영감을 얻고자 노력했다. 3년 동안 읽은 책이 무려 4,000여 권에 달했다고 한다. 

  퇴원을 할 때 30대가 된 그는 바로 미국으로 건너갔다. 그리고 미국에서 소프트방크를 상장시키고 2천 수백억 엔의 시가총액의 회사로 만들었다. 자금을 확보한 그는 병원에서 읽은 책 4,000여 권이 준 영감과 그가 평소 늘 구상하던 아이디어를 합해 일생일대의 승부를 걸게 된다. 바로 앞으로는 인터넷 시대가 온다는 것이었다. 그는 800억 엔을 주고 세계 최대의 컴퓨터 전시회인 ‘컴덱스’를 사들였다. 또한 컴퓨터업계에서 세계 최대의 출판사인 지프 데이비스를 사들인다. 이때 들인 돈은 2,300억 엔이었다. 총 3,100억 엔. 세상 사람들은 쓸데없는 기업을 거액에 사들이며 빚쟁이가 되었다며 그를 미쳤다고 손가락질 했다.

  하지만 그는 “보물찾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음식도 아니고, 약도 아니고, 대포도 아니고, 바로 지도와 나침반이다.”라고 그는 말했다. 당시 그에게 지도와 나침반은 컴덱스와 지프데이비스였다.

손정의는 지프 데이비스의 직원들에게 21세기 세상을 이끌 사이트 5개를 찾아내라고 지시했다. 그 속에 발견된 보물이 바로 야후였다. 당시 야후의 미국 직원은 겨우 5-6명. 그는 이제 막 설립된 야후에 100억 엔을 투자하여 최대 주주가 되었다. 그리고 야후 재팬을 만들었다. 30대의 그에게 이러한 승부를 가능하게 해 준 것은 바로 책이었다.

  그는 지금도 인생의 중요한 포인트마다 시바 료타로司馬 遼太郎가 쓴 사카모토 료마坂本龍馬의 일대기 <료마가 간다>를 읽는다고 한다. 한편 사업에 대한 철학과 비전을 얻었다는 손자병법은 그가 가장 좋아하고 최고로 꼽는 책이다. 

IMF 시절, 나를 사업으로 이끈 한 권의 책

  나 역시 책 덕분에 사업을 시작했다. 대학 졸업하던 해에 IMF를 맞아 취업과 동시에 퇴사 각서를 쓰고 나와 백수생활을 하던 어느 날 무엇을 하고 먹고 살아야 할까 고민하며 서점에서 시간을 보내던 중 일본 맥도날드 전 회장인 후지타 덴藤田田이 쓴 <비즈니스에는 급소가 있다>책을 만났다.

  후지타 덴은 일본 맥도널드의 전 회장으로서 ‘긴자의 유태인’이라 불릴 만큼 수완이 좋은 사람이다. 그는 맥도널드를 패스트푸드의 대표주자로 생각하고 일본에 패스트푸드 혁명을 일으킨 사람이기도 했다. 그는 맥도널드를 선택해서 일본에 들여옴에 있어 ‘전 세계에 같은 맛을 낼 수 있는 표준화된 시스템과 신속함’을 맥도널드만의 아이덴티티로 꼽았다. 그러면서 ‘성공하는 프랜차이즈의 핵심은 누구도 따라할 수 없는 고유의 아이덴티티’를 갖는 것이라고 말했다.

   대학시절 유망사업으로 떠오르던 CVS(편의점 사업)에 관심이 있던 나는 이 글을 읽고 거짓말처럼 앞으로 내가 할 사업꺼리를 찾아내게 되었다. 바로 그 누구도 흉내낼 수 없는 독창적인 아이템을 가지고 프랜차이즈 사업을 하는 것이었다.

  그 후 나는 두 달여 동안 KFC의 컨넬 샌더스, 맥도널드의 레이 크록, 월마트의 샘 월튼 등 글로벌 프렌차이즈 기업과 창업자들의 책을 읽으며 프랜차이즈의 이론과 성공사례들을 공부했다. 국내에 프랜차이즈가 막 태동한 때라 관련서가 많지는 않았지만, 40여 권 정도를 탐독했던 것 같다.

  그동안 공부한 내용을 토대로 사업계획서를 만들어 찾아간 곳은 내가 졸업한 대학교의 후문에 있는 닭갈비집이었다. 독특한 맛과 저렴한 가격으로 유명한 그곳 사장님을 찾아가 프렌차이즈 사업을 동업할 것을 권유했다. 사장은 이미 분점을 3개나 운영하고 있던 터라 흔쾌히 내 제안을 받아들였고, 그 후 1년 동안 서울 경기지역에 체인점을 68개를 내면서 꽤 유명한 닭갈비 체인점으로 성장했다. 

  업무를 보다가 장애물이 나타나거나 문제가 생기면 우선 책을 찾아 그곳에서 답을 찾고자 노력했다. 신기하게도 시간이 조금 걸릴 뿐 목적의식을 갖고 들여다보면 내가 찾고자 했던 답을 찾곤 했다. 최소한 책에서 배운 내용을 모티브로 스스로 답을 만드는 능력을 얻게 되었다. 사업을 위한 홍보, 마케팅, 계약, 협상, 설득, 매뉴얼, 고객응대요령 등 거의 모든 것을 책에서 배웠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문학은 세상을 좀 더 아름답게 하고, 인문은 보다 더 사람다운 사람을 만드는데 일조한다면, 경제경영서는 사람과 세상을 정신적, 경제적으로 보다 더 풍요롭게 한다. 주식과 부동산에 투자하면 반토막이 날 수 있지만, 내 자신의 재능에 투자한다면 결코 손해보지 않는다. 경제경영서의 독서는 스노볼Snowball과 같다. 즉 경제경영서를 통해 현재의 울퉁불퉁하고 빈약해 보이는 작은 언덕 위에서 멋진 슬로프를 발견해내고, 잘 뭉쳐지는 좋은 눈을 기다려 작은 눈뭉치를 굴리는 법을 배우게 된다.

  다치바나 다카시는 100권을 읽고(input), 정리해 새로운 한 권을 만든다(output)고 한다. 습득에 의한 재창조인 셈인데, 나는 이러한 재창조의 순간부터 전문가가 된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시골의사 박경철은 하나의 투자상품을 배우기 위해 교과서격인 책만 30권을 읽는다고 한다. 그가 방송과 강연에서 투자를 논함에 막힘이 없는 이유는 이 때문일 것이다.

  전문가나 스페셜리스트가 되고 싶다면 다치바나 다카시처럼 관련서 100권을 읽어보자. 책마다 내용이 겹쳐진다면 그만큼 기본적이고 중요한 개념인 만큼 숙지할 필요가 있다. 그 외에 한 권에서 배워야 할 내용들을 1-5 개씩 찾아내자. 100권이면 100-500 개가 된다. 이를 합하면 나만의 비법을 담은 책 한 권 분량이 될 것이다. 모두 익힌다면 나만의 산지식이 되는 셈이다.

  독서는 아는 만큼 보이듯, 읽는 만큼 사람답게 행복하고 풍요로운 삶을 살 수 있도록 도와준다. 그러니 달랑 세 권을 읽고 책을 읽고 내 삶에 변화가 없다고 불평하지 말자. 몇 권을 읽었는지 아련할 만큼 독서하기를 습관으로 만든다면 책을 읽지 않았던 그 때보다 훨씬 더 자유롭고 풍요로운 생각을 하는 삶을 살고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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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틀 빅 씽 The Little Big Things - 사소함이 만드는 위대한 성공 법칙
톰 피터스 지음, 최은수.황미리 옮김 / 더난출판사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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틀 빅 씽 - 사소해서 더 중요한 성공의 법칙 

 

  경영학 구루이자 세계적인 베스트셀러인 <초우량기업의 조건>의 저자로 잘 알려진 톰 피터스는 2004년 어느날 자신의 홈페이지(tompeters.com)에 블로그를 만들어 ‘사소한 것이지만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는 100가지 성공법칙’이라는 제목으로 글을 쓰기 시작했다.

 

  <리틀 빅 씽(The Little BIG Things>(더난출판)은 지금까지 ‘톰 피터스’로 살아오면서 만나온 사람들, 읽은 책들로부터 보고 듣고 겪은 모든 것과 함께 자신의 경험과 삶의 철학을 더해 생각나는 대로 적은 것이다.  

 피터스는 순간마다 떠오른 경영적 조언이나 의견, 제안, 실행에 관한 아이디어 등 ‘성공에 대한 자신만의 경영철학’을 이 책에 담았다고 했다. 자신의 블로그에 올린 경영철학에 대한 단상을 책으로 펴냈으니 이 책은 피터스의 자기계발서이고, 블룩(Blook·blog book)이자 수상록(隨想錄)인 셈이다.

 

 

 





 

 

  ‘리틀 빅 씽’이라는 제목에서 말하듯 ‘사소해 보이지만 사실은 중요한 법칙’에는 중요한 두 가지 철학이 있다. 바로 ‘진심으로 감사하라’는 것과 ‘귀를 기울여 들어라’, 즉 경청하라는 것이다. 마음에서 우러나는 감사의 표현은 인격적으로 행동할 수 있도록 해주고, 경청은 다른 사람이 전하는 지혜를 원하는 만큼 얻을 수 있다.  

 이처럼 피터스는 독자들이 진정으로 성공을 원한다면 하루가 다르게 급변하는 세상 속에서 변화의 속도에 뒤질세라 허둥지둥할 것이 아니라 세상이 바뀌어도 변하지 않는 소중한 가치를 먼저 찾아내고 그것을 실천하라고 조언한다. 그리고 소중한 가치는 바로 ‘진심으로 감사하라, 경청하라, 정리정돈을 잘하라’ 등과 같은 많은 기업인이나 개인이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상식적이고 사소한 것들이라고 말한다.

 

  책의 전체적인 내용은 기회, 자아, 인격, 성과, 이니셔티브, 리더십, 네트워킹, 인재, 열정, 혁신 등 개인과 기업을 이끌어갈 현대 경영의 핵심 키워드 28개의 소주제를 중심으로 163개의 메시지를 담고 있다. 본문에서 언급되는 메시지들은 우리가 너무나 많이 들어서 익히 잘 알고 있는 키워드들이다. 하지만 ‘안다’고 생각하는 데 맹점이 있다. 저자는 우리가 핵심 키워드들을 알고만 있을 뿐 참뜻은 모르고 있고, 또한 실천에 옮기지 못해 그 중요성을 깨닫지 못하는 것이라고 지적한다. 한편 이를 깨닫지 못하고 산다면 주어진 일을 그냥 잘하는 평범한 수준이 되지만, 깨닫고 실행한다면 ‘최고의 수준’에 오르는 ‘엑설런스(excellence)’를 경험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 책의 장점은 읽기 편하다는 점이다. 시간당 10만달러의 강연료를 받으며 명쾌한 화술과 탁월한 경영지식으로 청중을 사로잡는 명강사이기도 한 저자의 실력이 책 속에 유감없이 발휘되었다. 전하는 메시지는 쉽고, 편한 대화체와 그에 적용되는 재미있는 사례들은 손에서 책을 떼어놓지 못하게 한다. 책 속에서 <세계는 평평하다> <블랙 스완> <넛지> <스웨이> 등 수십권의 명저들에 대한 피터스의 해석을 엿볼 수 있고 수많은 경제학자의 경영이론과 경영인에 대한 코멘트와 평가를 만나게 된다.

 

  짧지만 주옥 같은 경영 구루의 메시지들을 한 번에 읽고 소화하기에는 너무 벅차고 또한 아깝다. 이 책을 만끽하는 좋은 방법은 하루에 한 편씩 읽고 배운 것을 실행하는 것이다. 대학 강의로 치자면 피터스에게 매일 듣는 한 학기짜리 특강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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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레니얼 제너레이션 - 향후 20년간 기업과 사회를 지배할 새로운 인류에 대한 분석
린 C. 랭카스터 & 데이비스 스틸먼 지음, 양유신 옮김 / 더숲 / 201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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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레니얼 세대, 코칭의 리더십이 답이다! 

밀레니얼 세대가 몰려온다 

  “팀장님, 직장생활 정말 더러워서 못해먹겠어요. 신참내기일 때는 선배들 비위 맞추고 시중드느라 죽을 만큼 힘이 들더니, 바라고 바라던 후배가 와서는 얘가 또 ‘상전’이에요. 제가 조금 가르쳐준답시고 조언 몇 마디 했더니 말끝 마다 ‘저도 알거든요?’라고 말대꾸하네요, 그것참. 선배들은 버릇없다며 ‘쟤 교육 좀 제대로 시켜라’ 눈치 주죠, 후배는 ‘선배님, 그게 아니라요...’라면서 은근히 들이받죠, 진짜 힘들어서 회사생활 못하겠어요. 나 때에는 그러지 않았거든요?  



  그리고 얘네들 근무태도가 어떤 줄 아세요? 회사생활을 하는지, 노는지 모르겠어요. 틈만 나면 스마트폰으로 인터넷을 하면서 주식시황 살피죠, 휴대폰으로 릴레이로 문자메시지 전송하죠. 어떤 날은 회사에서 컴퓨터로 TV 드라마를 보길래 한 소리 하려고 달려갔더니 오는 소릴 들었는지 마우스 클릭 한 번으로 모니터 가득히 업무용 엑셀 스프레드 시트를 좌악 뿌려놨더라구요. 증거가 없으니 그러니 뭐라 할 수가 있어야죠?

 

  인정하고 싶지 않지만 후배가 저보다 똑똑하고 영리한 게 사실이에요. 그래서 언제부턴가 후배 놈이 저한테 뭘 물으면 대답하기가 겁나요. 매 번 내가 대답하기 어려운 것만 물어보거든요. 잘못 아는 체 했다가 망신살 뻗칠까봐 제대로 대답도 못하겠고 ‘넌, 하라는 일은 안하고 매일 이상한 것만 묻냐?’고 윽박지르면서 대충 넘어가곤 하죠. 같이 일하기는 힘들고, 그렇다고 같이 일하지 않을 수도 없어요. 선배님, 이럴 때 정말 어떻게 해야 해요?”

  이제 막 30대 중반에 들어선 김대리의 푸념이 남의 말 같지 않다. 나 역시 20대의 젊은이들과 같이 근무하면서 하루에도 열 두 번씩 혀를 차는 ‘노땅’이기 때문이다. 정말 요즘 ‘아이들’은 우리와는 차원이 달라도 너무 달라서 한마디로 무서울 정도다. 

  지난 10여 년 동안 기업체들은 X세대를 받아들이고 이해하느라 어려움을 겪어왔다. 그런데 그들을 완벽히 읽어내기도 전에 갑자기 전혀 새로운 세대, 밀레니얼Millennials 세대들이 몰려온다며 그들을 읽고 대비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리고 ‘지금까지 X세대들에게 해 왔던 모든 방식’은 또 다시 완전히 바꿔야 한다고 덧붙였다.
 

『밀레니얼 제너레이션』공저자 린 C. 랭카스터와 데이비드 스틸먼은 1990년대 후반 아르바이트 전선에 등장하기 시작한 1982년에서 2000년 사이에 태어난 밀레니얼 세대의 선발 주자들에게 주목했다. 경제생활을 막 시작한 그들이 향후 20 년 동안 기업과 사회 전반을 지배할 새로운 인류로 판단되었기 때문이다. 밀레니얼 세대란 7,600만 명에 이르는 밀레니얼 세대는 오늘날 직장인 중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강력한 집단으로 Y세대, 구글 세대, 에코부머Echo Boomer, 테크 세대라고도 불린다. 

 



 

 밀레니얼 세대 핵심 키워드 

  저자들은 밀레니얼 세대를 규명하기 위해 이들을 만들어내는 기반이자 직장 생활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7가지 핵심 동향(M-Factor라고 부른다)를 꼽았다. 부모, 권능감, 의미, 높은 기대치, 빠른 속도, 소셜 네트워킹, 협력의 7가지 핵심 동향은 밀레니얼 세대를 가장 잘 설명하는 키워드인 셈이다.

  부모에게 자식(밀레니얼 세대)은 그 어느 세대 때보다 절대로 떼어낼 수 없는 소중한 존재이다. 그래서 그들이 대학을 졸업하고 취업한 후에도 그들을 돌본다. 부모가 단순히 의사결정에 개입하는 것만 아니라 자식의 모든 일을 함께 해 나간다. 한편 칭찬만 받으며 자라온 신세대(권능감)이기에 취업을 해서도 자신이 매력적인 상품이며 특별대우를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여러 능력을 갖춘 반면, 특전이나 진급 등 곤란한 요구 사항도 많고, 요구를 받아주지 않으면 쉬이 실망하기도 한다. 밀레니얼 세대는 가치 있는 일(의미)을 하면서 돈을 벌고 싶어하고, 동시에 여러 가지 일을 빠르게 할 수 있는 멀티태스킹이 가능한 세대이다.

  한편 그들은 일면식도 없는 사람들이라도 생각이 같다면 인생을 함께 하는 강력한 인적 네트워크(소셜 네트워크)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고, 협력을 기반으로 솔직한 대화로서 기꺼이 의사결정을 이뤄낼 수 있는 사람들이 밀레니얼 세대다. 

  밀레니얼 세대에 비교할 만한 개념으로 돈 탭스콧Don Tapscott의 ‘넷 세대’를 들 수 있다. 2000년 대 말 IT혁명기에 『N세대의 무서운 아이들』이란 책을 써서 폭발적인 화제를 모았던 바 있는돈 탭스콧은 지난 해 『디지털 네이티브』에서 N세대에 이어 ‘넷 세대’를 명명했다.

  그들의 대표적인 특징은 첫째, 그들은 자유와 선택의 자유를 중시한다. 둘째, 물건을 자신의 개성에 맞고 고쳐서 쓰는 걸 원한다. 셋째, 천부적으로 협업에 뛰어나다. 넷째, 강의가 아니라 대화를 즐긴다. 다섯째, 여러분(기성세대)과 여러분 조직을 철저히 조사한다. 여섯째, 성실성을 중시한다. 일곱째, 학교와 직장에서도 즐겁게 생활하기를 바란다. 여덟째, 그들에게 속도(스피드)는 일상적인 것이다. 혁신도 생활의 일부라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디지털 네이티브』는 ‘신세대편향’으로 많이 치우쳐서 기술된 책이다. 저자는 ‘기성세대가 신세대에 대해 걱정하는 듯하지만 사실은 걱정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을 몰라서 두려운 것’이라면서 넷 세대를 제대로 읽는 기업(사회, 정부)이 미래를 동참할 수 있는 조직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기성세대들의 관념으로 이해할 수 없는 오늘날의 현실 역시 ‘디지털 환경’이 만들어 낸 일종의 ‘사회적 진화’라고 봐야 한다면서 인정하고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저자는 '옛 것은 버리고 새로운 것을 맞이하라‘ 식으로 책 전반에 걸쳐 넷 세대를 닮고 배우지 않으면 언젠가 도태되고 말 것이라며 은근히 협박했었다.  



 

 새로운 세대를 맞이하는 리더의 코칭 리더십 

  한편 <밀레니얼 제너레이션>에서는 밀레니얼 세대는 뛰어난 능력을 지니고 있어서 가끔은 찬란한 재능을 발휘하지만 결국 그들도 다른 세대와 똑같은 능력과 똑같은 문제를 지닌 사람들일 뿐이라고 말했다. 궁극적으로 어떠한 세대라도 혼자서는 큰일을 할 수 없다는 뜻이다. 그래서 저자들은 신세대에 놀라고 두려워하기 보다는 시야를 좁혀 직장이라는 조직에 고정시킨 후 밀레니얼 세대가 누구인지 알아보고, 그들을 구성하는 7 가지 M팩터를 정의함으로써 단지 그들의 생각과 행동방식을 파악하는 데 국한되지 않고 세대간 충돌로 인한 갈등이 무엇이 있을지 고민했다. 그래서 신세대들과 직장에서 함께 일하는 방법과 공존할 수 있는 새로운 접근 방법을 모색하고자 노력했다. 

  기성세대들이 밀레니얼 세대와 함께 하기 위해서는 우선 비록 그들이 불안하고 서툴러서 못마땅하지만 그들의 습득능력은 그 어떤 세대보다도 빠르고, 직장에서 차지하는 역할은 점점 더 커지고 있다는 점은 인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가장 뛰어난 아이디어를 갖고 있을 수도 있는 있다며 어린 사람들에게 배우고 그들이 나에게서 배워가는 것을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책을 덮으면서 저자들은 구세대의 독자들에게 한 가지 숙제를 남긴다. 밀레니얼 세대들에게 필요한 상사의 리더십은 과연 무엇일까? 하는 점이다. 

  “보스Boss는 가라고 말하지만, 리더Leader는 가자고 말한다”고 더글라스 맥아더 장군은 말했다. 그렇다. 예전의 상사가 보스였다면, 밀레니엄 세대와 함께 생활해야 하는 요즘의 상사는 리더여야 한다. 그리고 여러 세대들이 파트너가 되어 서로 협력하며 함께 발전하기 위해서는 명령이 아닌 코칭이 필요하다. 

  코칭은 부하는 ‘아이’가 아니라 오히려 직장이나 업무시스템에 미숙한 유능한 인재라는 점, 그리고 가장 소비자를 닮은 직원이라는 점을 인식하는 전제에서 시작된다. 그래서 선배는 후배들을 가르치고, 따르게 하는 것이 아니라, 파트너가 되어 후배가 스스로 생각하고 결론에 도달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묻고 대화함으로써 선배나 후배가 혼자서는 이룰 수 없는 결과를 내도록 하는 대화의 기술이다. 코칭을 위한 전제들은 ‘밀레니얼 세대’의 특성과 절묘하게 부합된다. 

  적지 않은 분량임에도 불구하고 재미있고 쉬운 사례와 곳곳에 정리해 놓은 ‘밀레니얼 세대의 목소리‘ 등은 신세대에 대한 이해를 돕고 활용의 기회를 제공해 준다. 이를테면 신세대를 이해하고 싶은 상사들에게는 직장에서 후배들로부터 멋진 선배가 될 수 있는 ’코칭Coaching의 기술’을 알려주기도 하고, 신제품과 서비스의 개발해야 하는 독자에게는 신소비자 시장을 위한 제품 구상과 마케팅의 방법론을 모색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무엇보다 사랑스러운 자녀를 가진 독자라면 일독을 해야 할 것이다. 그들이 바로 우리가 이 책을 통해 알고자 했던 밀레니얼 세대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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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 괴짜경제학 - 세상의 이면을 파헤치는 괴짜 천재의 실전경제학
스티븐 레빗 지음, 안진환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09년 11월
평점 :
절판


괴짜 경제학자가 밝혀낸 데이터 속에 숨은 진실!

 

  지금 일본의 국기(國技)인 스모가 절체절명의 위기에 처해 있다. 선수는 물론 스승까지 야쿠자가 관련된 도박 조직에서 도박에 빠진 것이다. 그 전에도 이미 스모는 연습을 빙자한 린치에 의한 사망, 마약 흡연 등 많은 문제를 안고 있었지만, 스모시합이 있을 때마다 전 경기를 생중계하던 NHK는 지난 7월 6일 중계를 시작한 지 57년 만에 생중계를 중지한다고 발표할 만큼 그 파장은 대단했다. 이 때문에 15명의 스모 선수들이 출전중지명령이 내려졌고, 스모도장의 대표라 할 수 있는 오야가다 12명은 근신 처분이 내려졌다.

 

  이러한 스모선수들의 기강이 해이해진 데에는 스모경기 자체의 모순에 있는지도 모른다. 보통 스모는 대회가 열리면 한 선수가 하루에 한 경기씩 15일간 계속된다. 그래서 8승 이상의 전적으로 대회를 마치면 순위가 상승하고, 7승 이하의 전적으로 패배하면 순위가 하락하게 된다. 그들에 대한 물질적 보상은 성적에 준해서 받게 된다. 그렇다면 만약 7승 7패의 전적인 선수가 8승 6패를 기록하고 있는 상대방을 만난다면, 마지막 시합에 임하는 선수의 성적은 주로 어떨까?

 

  스티븐 레빗 Steven D. Levitt과 스티븐 더브너 Stephen J. Dubner는 이 점을 궁금하게 생각했다. 만약 '어느 보상(인센티브)'이 주어진다면 8승 6패의 전적을 가진 선수가 7승 7패를 기록하고 있는 상대 선수에게 일부 선수에게 일부러 져주는 것도 가능할 것이라고 이들은 생각했고 직접 자료를 가지고 확인해 보았다. 역시 그들이 추측한 대로 8승 6패 전적의 선수들이 7승 7패의 선수들에게 거의 졌다. 아니 져주고 있었다.

 

  <괴짜경제학>은 상식과 통념을 깨고 현실 세계를 움직이는 다양한 인센티브의 세계로 독자들을 안내한 책이다. 치밀한 통찰력과 과학적이며 설득력이 강한 논증을 통해 새로운 경제학이라 불리며 이제까지 400만 부가 넘게 판매되고 35개 언어로 번역되었다. 이어서 나온 <슈퍼 괴짜 경제학Superfreakonomics>은 괴짜경제학의 속편이다. 인간의 행동을 경제학적 시각과 논리적 실험으로 전편보다 더욱 깊숙이 파헤쳤다. 전편보다 훨씬 더 괴짜스럽고, 재미있다.

 

 



 

 



 


  “우리는 개별적인 일화나 눈에 띄는 예외, 사적인 견해, 감정 분출, 도덕적 성향 같은 것들보다는 최대한 축적된 데이터에 의존하는 이야기를 전달하려 애썼다. 혹자는 통계란 옹호할 수 없는 대의를 옹호하기 위해서, 또는 주관적으로 지지하는 거짓말을 전달하기 위해서도 활용될 수 있다고 주장할지 모른다. 그러나 우리의 경제학적 접근법은 그 반대를 목표로 한다. 즉 반감이나 호감을 개입시키지 않고 특정 주제를 다루면서 숫자로 하여금 진실을 말하게 하는 것이다. 우리는 어느 쪽도 편들지 않는다.” 본문 36쪽

 

  저자들은 모든 조사의 기초는 데이터라고 보았다. 인간의 판단을 배제한 데이터는 복잡다난한 세상의 기준이 되고 이를 활용한 단순한 접근은 때로는 문제를 쉽게 해결하는 실마리를 제공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사고의 전환과 다양한 시각을 발휘할 수 있느냐이다. 이 책에서 저자가 보여주는 탁월한 식견과 독특한 시각, 그리고 뛰어난 통찰은 독자로서 흠모하고 닮고자 노력해야 할 점이다.

 

  경제학이라고 하는 학문은 주로 거대하고 매우 중요한 주제들을 다루고 숫자와 그래프로 가득해서 대중들의 흥미와 관심을 끌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저자들은 사람들이 궁금해 했던 것들이 사소하고 부차적인 것처럼 보이지만, 그 근간에는 경제 이슈에 대한 탐색이 있다고 보았다. 그래서 책에 소개한 이야기도 사람들이 항상 잘 안다고 생각했지만, 실은 그렇지 않은 것들, 또는 우리가 알고 싶어 한다는 사실조차 몰랐지만 실은 궁금했던 이야기들을 담았다.

 

 





 



 

 

  <슈퍼괴짜경제학>은 기존의 주류경제학이 아예 생각조차 두지 않고 있는 경제적 사안들이나 학자들 사이에서 '경제학적으로 답을 찾을 수 없다'고 결정된 사항들에 대하여 세상에 존재하는 경제학과는 거리가 먼 통계자료를 들이대며 '이래도 안돼?'라며 뒤통수를 친다. '인센티브의 원리를 가로막는 외부효과'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동원되는 '상상조차 해 보지 않았던' 방대한 자료와 기발한 천재성에 대해 세상이 놀라고 감탄해 마지않는다.

 

  괴짜경제학이란 말을 엄밀히 살펴본다면 ‘경제학’이 아닌 ‘경제학적 접근 방식’을 보여준 것이라고 봐야 할 것이다. 그리고 ‘경제학적 접근 방식’이란 ‘딱히 경제학이라고 말하기 어려운 것들을 통해서 사람들이 결정을 내리는 방식과 마음을 바꾸는 방식을 설명하는 방식’으로 1992년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게리 베커Gary Becker 교수가 발언한 말과 일치한다.  

 

 



  예를 든다면 우리는 온실 가스 효과를 가중시키는 주범으로 승용차와 트럭, 항공기와 같은 석탄연료를 사용하는 교통수단으로 생각한다. 그래서 프리우스와 같은 ‘하이브리드 차’를 구매하는 것이 지구를 조금 더 사랑하는 방법이라고 여기고 있다. 하지만 저자들은 차라리 소나 양과 같은 ‘반추동물’을 먹지 않는 것이 더 나은 방법이라고 지적한다. 왜냐하면 반추동물들이 호흡하고 발효시키며 트림하고 분뇨를 배설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메탄가스가 자동차가 배동차가 배출하는 이산화탄소에 비해 온실 가스 효과가 ‘25배나 더 강력’하기 때문이다. 세계 전역의 반추동물들은 운송 수단이 배출하는 것보다 50%나 많은 온실 가스를 배출하고 있다고 한다.

 

  한편 저자들이 만난 천재발명가 네이선 미어볼드와 그의 엘리트집단 인텔렉추얼벤처스에 의하면 전 미국 부통령 엘 고어의 유명한 기후다큐멘터리 <불편한 진실>은 기술적으로 거짓말을 하지는 않았지만 사람들을 크게 겁줬다면서 사실 지구 온난화의 주범 즉 온실 가스의 주범은 이산화탄소가 아닌 수증기라고 말한다. 나아가 지난 수십 년간의 지구 온난화 현상은 사실 대부분 환경 규제로 인해 발생했을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저자들이 제시하는 지구를 사랑하는 경제적인 접근법은 소나 양과 같은 반추동물의 고기 대신 캥거루 고기를 먹는 것이다. 또한 이들은 이산화탄소 배출권과 같은 어리석은 정책 대신 외부효과 때문에 생기는 지구온난화를 막는 현실적인 방법으로 ‘지구공학(geoengineering)’을 제시한다. 즉 하늘에 닿는 호스나 인공 구름, 제트기가 만드는 비행운 등으로 지구를 냉각시킬 방법을 찾아볼 수 있다는 것이다.

 

  저자들의 주장대로라면 미래의 투자처 역시 다시 한 번 고려해봐야 할지도 모른다. 미래의 새로운 시장이라고 불리는 ‘이산화탄소 배출권’ 등 이산화탄소의 발생을 줄이려고 하는 노력 등은 지구 온난화에 도움이 되지 못하고, 태양광발전소를 건설하면서 소비하게 되는 에너지는 장기적으로 ‘온난화 부채’ 역할을 해 오히려 온난화 효과를 초래하게 된다고 말하기 때문이다.

 



  이 밖에도 슈퍼괴짜경제학은 매춘부 라시나와 앨리의 경험담을 통해 시카고의 매춘부들이 백인 손님보다 흑인 손님에게 화대를 적게 받는 이유, 그리고 오럴섹스의 가격이 변화된 이유에 대해 밝힌다. 또한 수백 명이 산모와 태아를 죽음으로부터 건진 최고의 의료기술이 다름 아닌 의사의 ‘염소로 깨끗이 손을 씻는 것’이었고, 인도의 여성들이 가정 내 폭력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었던 방법은 TV 였음을 재미있고 자세하게 밝혀준다. 필자는 평소 잘된 경제서는 소설보다 더 흥미롭고 재미있다고 말하곤 했었는데 이제는 열 마디 말 대신 이 책을 안겨줄 작정이다. 경제교양서가 어디까지 재미있고 유익할 수 있는지를 이 책이 말해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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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짜도 대박나는 전문 식당 외식경영 전문가 백종원의 창업 레시피 2
백종원 지음 / 서울문화사 / 2009년 12월
평점 :
품절


초짜도 대박나는 전문식당 - 맛집의 성패는 인내심에 달렸다!

 

  “에이, 다니는 직장 때려치우고 장사나 해야겠다!” 요즘 지인들을 만나 술자리를 갖게 되면 꼭 한 번은 듣게 되는 말이다. 직장인의 소원이 내 가게를 창업하는 것이라고는 하지만 어디 세상이 장사나 해야겠다는 가벼운 생각을 가진 사람에게 호락호락 돈을 벌게 해줄까?

  장사를 결코 우습게 볼 게 아니다. 경영의 신이라 불리는 마츠시타 고노스케는 처음 장사꾼이었다. 익히 알겠지만 삼성의 이병철 회장도 현대의 정주영 회장도 처음엔 장사꾼으로 사업을 시작했다. 장사는 사업의 작은 개념이다. 사장이 직접 금고와 계산기를 챙기고 있으면 장사꾼이 되고, 금고를 직원에게 맡기고 또 다른 사업을 구상한다면 사업가가 된다. 다시 말해서 ‘저절로 장사가 되는 시스템을 갖추었는가’의 여부에 따라 장사와 사업은 구분된다.

  가게(창업)는 아무나 차릴 수 있다. 하지만 돈 되는 장사(비즈니스)는 아무나 할 수 없다. 요즘 개업한지 채 몇 달 되지 않아 문을 닫는 점포들을 보면 가게를 열기만 하면 손님이 인산인해를 이루며 찾아올 것이라는 막연하고 허황된 꿈을 꿨다가 몰락한 자영업자들이다. 그리고 이들 대부분은 미디어와 언론이 말하는 이른바 ‘대박집’과 ‘뜨는 아이템’에 현혹되고 프랜차이즈의 거짓광고에 눈이 먼 사람들이다.

  장사는 ‘아이템’이 돈이 벌어주는 것이 아니라, ‘마인드’가 돈을 벌어준다. 장사 이전에 무슨 일이든 장사를 하려고 한다면 먼저 철저한 장사꾼이 되어야 한다. 백종원의 <초짜도 대박나는 전문식당>(서울문화사)은 장사꾼이란 어떤 생각으로 장사에 임하고 손님을 대해야 하는지를 잘 알려주고 있다.

 

 



 

 

  내가 이 책에 주목한 이유는 단 한 가지. 저자가 요즘 프랜차이즈 업계 중에서 가장 두드러진 성장세를 나타내며 체인점을 내는 곳마다 소위 대박을 치고 있는 회사의 대표라는 점이다. 그가 운영하는 업체들은 <한신포차>,<새마을 식당> 등 음식을 좋아하고, 술을 즐기는 사람이라면 한 번은 들어봤을 법한 제목들이 10여 개나 된다. 이렇게 '잘 나가는 음식점‘을 운영하는 장사꾼이라면 맛의 비밀이나 영업노하우가 노출될까봐 인터뷰조차 함부로 하지 않는 것이 당연할 것이다.

  하지만 저자는 음식점을 운영하고 있거나, 창업하려는 예비창업자들에게 앞으로의 식당은 전문식당이어야 하고, 그를 위해서는 어떤 준비가 필요한지 알려주고자 올 해 이 책을 비롯해 <무조건 성공하는 작은 식당> <백종원의 식당 조리비책>(서울외식정보) 등을 연이어 펴냈다.

 

 



 



 

 

  이 책은 기업가의 파란만장한 경영담을 담은 성공스토리와는 다르다. 전문 식당을 10여 개를 운영하는 장사꾼으로서 ‘자신의 아이템’을 장사가 성공하는 1년에서 길게는 1년 6개월 동안 버티는 비결을 알려준다. 또한 메뉴 개발에 있어서도 ‘뜨는 아이템’이 아닌 전문점을 위한 메뉴가 되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한지에 대한 자신의 경험과 고민을 고스란히 담았다.

  그는 우선 음식점을 하기 위해, 또는 아이템을 개발하거나 공부하기 위해 이른바 맛집을 순례하게 되는데 이 때 가장 주의할 사항은 창업을 할 관찰자의 입장에서 보지 말고, 소비자의 입장에서 보고 느껴야 한다며 이렇게 말했다.

 


    “식당은 영화와 마찬가지다. 식당 주인 또는 예비 창업자로서 잘되는 식당의 세세한 부분까지 살펴보려 한다면 그 식당을 제대로 알 수 없다. 우선은 손님으로서, 순수한 손님의 마음가짐으로 식당을 즐겨야 한다. 그러다 보면 일반 식당과 다른 점이 보이게 된다.

소위 말하는 대박 식당들은 단순히 유명세 때문에 사람이 넘친다고 판단할 수도 있다. 그러나 손님 입장에서 그 식당의 음식과 서비스(심지어 불친절한 서비스까지도)를 즐기다 보면 유명세라는 제일 큰 무기 뒤에 숨겨져 있는 그 집만의 노하우가 보인다.“ 본문 22 쪽

 

  한편 저자는 식당이 영화라면 식당 주인은 영화감독이라고 보았다. 그는 맛집의 조건이 다양하지만 사람들이 순수하게 입으로만 느끼는 맛은 전체 맛의 30% 정도에 불과할 뿐, 나머지 70%는 점포의 인테리어와 분위기나 손님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는 모습, 심지어 옆 테이블에서 맛있게 먹는 사람들의 모습이 한데 어우러져 맛을 더한다는 것이다.

 

 



 

 

  기업에는 경영이념이 있듯 장사꾼에게도 ‘념念’이 있다. ‘내가 무엇을 만들어야 손님을 행복하게 하고, 세상을 이롭게 할 수 있는가’를 먼저 생각해야 하고 ‘내가 그것을 가능하게 할 수 있겠는가?’ 하는 자신의 깜냥을 생각해봐야 한다. 저자 역시 많은 실패와 시행착오를 경험했다. 그리고 색다른 메뉴가 손님들의 호응을 얻기까지 오랜 시간과 비용이 필요했다. 그는 장사꾼으로 가장 가져야 할 마음가짐은 바로 ’인내심‘이라고 알려주는 듯 했다.

  한편 책을 읽다 보면 백종원이 장사에 성공할 수밖에 없는 비결을 자연히 알게 된다. 사람들은 그에게 ‘언제 쉬느냐?’고 묻지만, 그에게 식당은 직장이자 놀이터다. 그는 신메뉴를 만들고, 새로운 식당을 창업하는 일이 즐겁고 행복한 놀이다. 그래서 그의 식당들은 하나같이 활기가 넘친다. 

 

  마츠시타 고노스케 회장은 “서비스란 곧 사람이 지켜야 할 올바른 예의”라고 했다. 손님은 직원들의 예의에 돈을 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잘 되는 가게는 생기生氣 즉, 생생한 기운이 뿜어져 나온다. 직원들의 생기는 가장 훌륭한 서비스다. 활기찬 미소를 머금은 얼굴로 큰 목소리로 “어서 오세요” 외쳐주는 것, 그것이 서비스의 처음이다. 손님이 더 필요한 것이 없나 먼저 살펴 챙겨주고, 불편하지 않도록 배려하고 즐거운 마음으로 돌아가는 손님의 등에 대고 “안녕히 가세요, 또 오세요.”를 외치며 큰 인사를 하는 것은 서비스의 마지막이다. 장사는 서비스에서 시작하고, 서비스로 마무리한다.

  ‘내 집에 온 손님을 대하듯 하라. 그러면 장사는 필히 성공한다.’ 말이 있다. ‘장사’의 기본은 손님들에게 질 좋은 물건을, 팔릴 만한 자리에서 팔리는 방법으로 파는 것이다. 여기에 친절한 서비스와 믿음을 모두 갖추었을 때, 성공하는 ‘장사’할 조건을 갖추게 된다.

 

  글을 읽으면서 뛰어난 맛과 품질 그리고 합리적인 가격의 음식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백종원의 모습에서 집에 놀러온 자녀의 친구를 위해 식사를 준비하고, 사랑방에 군불을 피우고, 장롱에 꼭꼭 숨겨둔 새 이불을 꺼내는 어머니의 마음을 느꼈다. 이러한 진심어린 마음으로 아낌없이 손님을 대접한다면 손님은 필히 정감情感을 느낄 것이다. 이것이 바로 장사의 핵심이고, 비즈니스의 핵심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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