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포인트 - 선택과 결정의 힘
마이클 유심 지음, 안진환 옮김 / 한국경제신문 / 201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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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포인트 - 결정의 순간, 자신의 이익을 낮춰라! 
 


모든 인생에는 결정의 순간이 온다  

  인생에서 가장 어려운 것은 어쩌면 ‘결정’인지도 모른다. 우리의 하루는 결정으로 시작해서 선택으로 끝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많은 결정을 하면서 하루를 보내기 때문이다. 또한 저녁에 어떤 영화를 볼지, 어떤 음료를 마실지 덜 시급하고 덜 중요한 결정을 내리는 순간도 있을 테지만 전 재산을 털어 어느 한 곳에 투자하는 결정을 할 때, 올해 회사의 프로젝트를 담당할 파트너를 결정할 때처럼 중요한 결정을 해야 할 때도 있다. 하지만 결정이 정말 어려울 때는 중대한 결과가 뒤따르는 결단을 내릴 때, 특히 다른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치는 결정을 내릴 때가 아닐까?


  그런 면에서 나는 결정공포증decidophobia 비슷한 것을 갖고 있다. 아니, 책임지는 것에 대한 비정상적이고 지속적인 공포를 뜻하는 책임공포증hypengyophobia이 있는지도 모른다. 나는 나 이외의 사람(특히 잘 모르는 사람)이 포함된 일에 대해 결정 내리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내가 섣부른 결정을 내려서 만족스러운 결과를 도출하지 못해 상대의 눈치를 보면서 전전긍긍하느니 그 결정을 타인에게 맡기고 따르는 편이 낫다고 여기는 편이다. 시쳇말로 ‘새가슴’이 된 것이다. 

  원래 성격은 사람들 앞에 나서서 리드를 해야 직성이 풀리는 성격이었다. 하지만 점점 나이를 먹으면서 무엇이든 능숙하게 결정을 내린다는 것이 결코 쉽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보다는 특히 사업에 관련해서 여러 차례 성공과 실패를 거듭한 이후에는 내가 내린 결단에 내가 못미더워 더욱 어려워졌다.  

결정을 내리고 책임지는 것이 싫어서 급기야는 ‘지금은 결정적인 때가 아니다’며 아예 결정을 미루는 습관까지 생겼다. 결정하지 않는 삶은 책임으로부터 벗어나는 것 같아 좋아 보인다. 어느 순간 항상 혼자서는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타인으로부터 양자택일을 강요 당하며 살고 있었다. 이런 삶은 결코 강자가 될 수 없는 약자의 삶이었다. 
마이클 유심은 책 『고 포인트』에서 ‘결정을 내리는 일’은 성격이 아니라 오랜 기간 부단한 노력을 통해 습득할 수 있는 기술이며, 결정의 기술과 실행방법을 배우면 능숙한 결정을 내릴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결정을 내려야 할 시간, 예스 아니면 노라고 말해야 하는 순간, 특히 다른 사람의 운명이 걸려 있는 상태에서 어느 방향으로 뛸지 결정해야 하는 상황’을 ‘고 포인트Go Point'라고 불렀다. 저자는 고 포인트는 생각이 행동으로 이동하는 바로 그 순간을 뜻하고 이를 다루는 지혜는 현재 위치가 어디인지를 아는 것이라고 보았다. 
1993년 ‘얼라이브Alive'라는 영화로도 제작되기도 했던 로베르토 카네시의 이야기였다. 해발 3,500미터의 안데스산 눈밭에 고립된 생존자들은 음식도 없이 힘겹게 버텼지만, 일주일이 지나자 모두가 굶어죽기 직전의 상태로 악화되었다. 열흘째 되던 날, 카네사는 첫 번째 고 포인트가 왔음을 알았다. 의대생인 그는 생존자들이 살기 위한 유일한 방법은 죽은 사람의 시신을 먹는 것뿐이라는 결론을 내리고 최대한 객관적인 주장을 펼치며 설득했다. 이러한 식인행위를 할 것인가 여부의 고 포인트는 생존자 전체의 목숨을 연장시켰다.

  하지만 이제 그런 습관을 버려야 할 것 같다. 와튼스쿨의 리더십 및 변화관리센터의 교수인



 

 고 포인트, 의사결정을 연습해보자 

  저자는 고 포인트를 배우는 방법으로 ‘현장 답사’를 추천했다. 즉 다른 사람들이 결정을 내릴 때 어떻게 하는지 관찰한 후에 거기에서 가장 유용한 교훈을 얻는다는 것이다. 이 책에도 저자가 다양한 직업군의 수많은 인터뷰와 현장답사를 통해 얻어낸 경험과 생각이 고스란히 반영되었다. 해발 6,000의 히말라야 산맥에 있는가 하면 총칼이 난무하는 남북전쟁의 벌판을 달리고 있었고, 또 어느 순간엔 NASA로 가서 우주로의 여행을 앞둔 출발 직전의 우주비행사가 되기도 한다. 저자는 이러한 현장들을 글로써 생생하게 보여주면서 역사 속의 ‘고 포인트’ 순간, 주인공들은 어떻게 결정을 내렸는지 알려준다.

  그리고 그가 그러한 판단을 내렸던 상황을 예측해 보고 마치 대체역사 소설처럼 ‘만약 다르게 결정을 내렸다면?’하고 가정해 봄으로써 독자들로 하여금 올바른 의사결정에 이르는 과정이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금 깨닫게 해준다. 

  내가 만난 가장 인상적인 ‘고 포인트’는 안데스 산맥에 추락한 비행기 속에서 45명 중 29명이 기적적으로 살아남아

  그 후 카네사는 두 번째 고 포인트, 구조대를 기다릴 것이 아니라 자체적으로 구조대를 만들어 안데스산을 넘어 구조를 요청하자고 설득했다. 이것이 카네사가 내린 두 번째 고 포인트였다. 이번의 결정은 아무도 시도하려 하지 않는, 그리고 결과를 예측할 수 없는 무모한 도전이었다. 다만 확실한 것은 가만히 앉아서 구조를 기다리는 것보다는 훨씬 위험하고 힘든 여정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카네사는 그 순간이 바로 ‘가야할 때’임을 알았고, 두 사람의 동행과 함께 산행에 착수한다. 그리고 천신만고 끝에 생존자 전원을 구조해냈다. 



  그가 안데스 산에서 고난을 극복할 수 있었던 5가지 원칙이 있다. 33년이 지난 지금도 결단을 내릴 순간이 오면 이 원칙에 도움을 받는다는 5가지 원칙은 다음과 같다.

 1. 정신을 집중하라

2. 기준을 높게 잡아라

3. 기본으로 돌아가라

4. 한번 내린 결정은 의심하지 않는다

5. 성공의 확률을 최대화하기 위해 냉정하고 빈틈없는 태도를 유지한다

 

  나의 시선은 안데스 산맥의 비행기 추락현장에 머물며 ‘만약 내가 카네사라면 과연 어떤 결정을 내렸을까?’ 생각해 본다. 그리고 과연 내가 카네사와 같은 결단을 내릴 수 있었을까 돌아보았다. 이처럼 독자는 이 책을 통해 크고 작은 다양한 ‘고 포인트’의 현장 속에서 간접체험을 할 수 있다. 아울러 저자는 역사의 순간이 남겨준 아쉬운 장면을 짚어주고 현명한 결단을 위해 필요한 기술은 무엇인지 알려준다. 

결정의 원칙: 더 높은 위치에 있을수록, 자기이익은 최소화하라 

  그렇다면 ‘고 포인트’의 순간 가장 중요한 원칙은 과연 무엇일까? 마이클 유심은 ‘남에게 영향을 주는 결정을 내릴 때는 사적인 이익은 완벽히 배제해야 한다‘고 말한다. 고 포인트는 나만을 위한 것이어서는 안 된다. 실제로 기업이 사리추구를 뛰어넘는 의사결정자가 경영할 때 최선의 결과를 낸다는 증거가 많다. 저자는 ‘더 높은 위치에 있을수록, 자기이익은 최소화하는 결정을 내려라‘고 권했다. 그러면서 그는 결정에 앞서 스스로를 정상에 세워서 아래를 조망한다면 보다 현명한 결정을 내릴 수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우리 모두가 정상에 오르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행복뿐 아니라 주변 사람들의 운명이 걸린 결정을 내려야 할 때 은유적으로 정상에 서서 내려다볼 수는 있다. 자신이 선수가 아니라 코치, 학생이 아니라 선생님, 조교가 아니라 학장, 비서가 아니라 CEO라고 상상해 보자. 제한된 시야로 그림의 일부만 보는 대신 전체 그림, 큰 지형을 한눈에 내려다본다고 상상하라는 말이다. 그 정상에 서서 어떤 결정을 내리겠는가?” 

“저절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우리 모두가 정상에 오르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행복뿐 아니라 주변 사람들의 운명이 걸린 결정을 내려야 할 때 은유적으로 정상에 서서 내려다볼 수는 있다. 자신이 선수가 아니라 코치, 학생이 아니라 선생님, 조교가 아니라 학장, 비서가 아니라 CEO라고 상상해 보자. 제한된 시야로 그림의 일부만 보는 대신 전체 그림, 큰 지형을 한눈에 내려다본다고 상상하라는 말이다. 그 정상에 서서 어떤 결정을 내리겠는가?”


“의사결정권자들이여! 타인을 위한 결단을 수행할 때 사적인 이익은 완벽히 배제하라!” 이것이 고 포인트가 리더들에게 주는 교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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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 경제학 (양장)
누리엘 루비니 & 스티븐 미흠 지음, 허익준 옮김 / 청림출판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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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자형의 회복곡선, 몇 년간 평균이하의 성장세 감내해야 할 것

  “나는 금융위기가 '화이트 스완white swan', 즉 예측 가능한 사건이라고 본다. 미국발 세계 금융위기의 2막 격인 지금 벌어지는 일들 역시 예측할 수 있다.” 닥터 둠Dr. Doom 이라 불리는 비관주의 경제학자 누리엘 루비니는 이번 뉴욕발 금융위기의 원인이 그 누구도 예측할 수 없는 ‘블랙 스완black swan‘의 돌발상황이었다는 세상의 생각에 반대했다. 게다가 최근의 재앙은 돌발상황이 아닌, 충분히 발생할 수 있는 상황이었고 심지어 충분히 예측이 가능했다고 주장했다. 


  “대부분의 위기는 거품경제에서 시작된다. 거품이란 자산가치가 원래의 가치보다 부풀어오른 상태를 말한다. 투자자가 호황기에 한 몫을 보기 위해 돈을 빌리면서 과다하게 채무를 쌓아가다 보면, 거품이 이리저리 퍼져나가게 된다. 자산에 거품이 끼는 현상은 당연히 과다한 신용거래를 동반한다. 이는 금융시스템의 느슨한 관리감독이나 중앙은행의 허술한 통화정책에 따른 결과일 수도 있다.” (습관의 산물, 34-35쪽)

   루비니 박사는 최근 인기 칼럼니스트인 스티븐 미흠과 함께 발간한 책 <위기 경제학Crisis Economics>(청림출판)에서 위기는 예외적인 현상이 아니라 일반적인 현상이라며, 금융위기는 경제와 금융상의 취약점이 쌓여서 폭발하는 습관의 산물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비이성적 낙관주의, 다단계 금융시스템, 금융혁신, 자산거품, 공황상태, 은행이나 기타 금융회사의 경영문제 등 이번 경제위기를 있게 한 요인들은 수십 년 전 발생한 경제적 대재앙들의 원인과 유사점이 많은데 이 또한 결코 우연이 아니라는 것이다. 



 

   미국 경제가 오늘 재채기를 하면, 다음날 아침 한국 경제는 독감에 걸리는 게 우리의 현실이 아니던가? 요즈음 세계경제에 대한 우리의 관심은 아마도 ‘미국 경제가 또 다시 경기침체를 맞을 것인가?’하는 우려일 것이다. 

  최근 마이클 보스킨 美스탠퍼드대 교수는 월스트리트 저널에 기고한 칼럼에서 현재 미국의 경제성장률과 주가, 채권 수익률 등 올라야만 하는 지표는 떨어진 반면 실업률과 실업수당, 청구건수 등 내려야만 하는 지표는 올랐다며 미국 경제는 이제 더블딥double deep을 넘어 일본식 장기 경기침체에 빠질 가능성마저 높아지고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루비니 박사 역시 지난 3일 이탈리아 코모 호(湖)에서 열린 연례 ‘암브로세티 경제포럼’에 참석해 미국과 일본은 물론 상당수 유럽국가 등 선진국들에서 더블딥이 발생할 위험이 높다고 밝혔다. 그는 또 미국의 중소형 은행 400여 개가 도산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직 경제위기가 끝나지 않았다는 것이다. 

  경제위기의 한복판에 서 있는 지금인 때문일까? <위기 경제학>은 더욱 실감나게 읽힌다.

저자들은 1630년대 네덜란드의 튤립 투기 사건부터 1929년 대공황까지의 역사적인 경제위기 사례들을 통해 이번 글로벌 금융위기는 충분히 예측이 가능했던 위기였음을 밝힌다. 그리고 이번 금융위기도 서브프라임 모기지 때문에 발생한 것이 아니라 왜곡된 보수시스템에서부터 AAA 등급을 남발한 부패한 신용평가기관에 이르는 금융시스템 전체에 원인이 있다고 보았다. 즉 느슨한 통화정책과 무모한 금융혁신, 도덕적 해이의 문제와 통일된 정책의 부재, 그림자 은행 시스템 등이 전대미문의 재앙을 불러왔다는 것이다. 



 

   이러한 주장은 뉴욕발 금융위기 직후 포털사이트 Daum의 아고라 경방을 뒤덮으며 뜨겁게 달궜던 내용들이기도 하다. 특히 경방 고수 세일러가 쓴 <흐름을 꿰뚫어보는 경제독해>(위즈덤하우스)과 <불편한 경제학>(위즈덤하우스), 그리고 나선과 상승미소가 쓴 <똑똑한 돈>(한빛비즈)을 통해 이미 들은 바 있는 달러의 추악한 실체와 미국이 경제공황을 피할 수 없는 이유 등을 1-2년이 지난 후 루비니 교수에게서 거듭 듣는 기분은 새삼스럽고 묘하다. 순서와 토씨만 다를 뿐 주장들 대부분이 거의 일치했기 때문이다. 

  금융위기 원인에 대한 해결방안 역시 루비니답게 과격하다. 그는 금융인들의 도덕적 해이를 근절하기 위해서는 금융기업 직원들은 제한된 주식으로 보수를 받아야 하며, 처분은 퇴직할 때까지 불가능하게 하거나, 최소 10년 이상 소유하게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월스트리트의 보너스문제는 가장 큰 문제 중 하나라면서 보너스시스템을 단기이익이 아닌 최소 3년 이상의 장기적 관점에서 계산하는 방식으로 바꿔야 하고, 파생증권 상품을 만들어내는 연구소에는 보너스로 자신들이 만들어낸 파생증권을 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저자들이 주장하는 해결책들은 채택 가능성여부를 떠나 은행주주, 대리인 그리고 금융관계자들의 도덕적 해이에 대한 병폐와 심각성을 환기시키기에 충분했다.

  그렇다면 과연 앞으로 세계경제는 다시 고성장 시대로 접어들 것인가 아니면 장기간의 불황을 겪을 것인가? 

  저자들은 세계경제가 다시 반등했다 하더라도, 여전히 위험과 취약성이 앞으로 또 다른 위기를 불러올 수 있고, 만약 디플레이션 현상이 일어나 불황이 발생한다면 국가부채위기가 발생할 수도 있다고 보았다. 한편 현재 가장 현실성 있는 경제회복 곡선 시나리오는 선진국에서 볼 수 있는 U자형 곡선 회복이지만, 몇 년간 평균이하의 성장세를 감내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저자들이 한국을 정교한 첨단기술로 무장한 경제대국이면서, 혁신적이며 역동적이고 숙련된 노동력을 보유한 국가로 평가하며 BRIC은 한국을 포함해 BRICK가 되어야 할지 모른다고 전망했다는 점은 인상적이다. 문제점 또한 없잖다. 유일한 한국의 문제는 남과 북으로 대치중인 북한의 문제로, 북한이 붕괴된다면 한국은 굶주린 난민들로 넘쳐나게 될 거라고 지적했다. 

  루비니 교수가 보는 세계 경제의 전망은 그리 밝지 않다. 이번 사태의 여파가 최소한 수년간 지속된다고 내다봤다. 지난 3일 그는 블룸버그TV와의 인터뷰에서 미국 경제 전망과 관련해서는 재정 부양 정책이나 재고 조정 같은 순풍이 역풍이 됐다며 더블 딥을 모면한다 해도 하반기 미국 경제가 경기침체와 유사한 하강기로 흐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의 전망이 또 다시 들어맞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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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은 왜? 최고가에 자포스를 인수했나 - 개정판, 세계 유일의 기업문화와 고객관리 전략을 배운다
이시즈카 시노부 지음, 이건호 옮김, 이정일 감수 / 북로그컴퍼니 / 201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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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하려거든 제품이 아닌 서비스를 팔아라! 

 오늘날 기업들이 마케팅에 있어 딜레마에 빠져 있다. 고유의 브랜드만을 활용하여 매출과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리는 전통적인 공식이 더 이상 소비자에게 먹히지 않고 있는 것이다. 최근 몇 년 동안 기업과 주주들이 느끼는 브랜드 가치는 점점 더 커지는 반면, 규모와 분야를 가리지 않고 브랜드에 대한 소비자의 애정도와 인지도, 신뢰도, 감동 등은 급속하게 하락하고 있다. 한마디로 소비자들이 브랜드의 가치를 더 이상 믿지 못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현상에 대해 브랜드 전략가인 존 거제마와 에드 러바는 ‘기업들이 브랜드 버블the brand bubble 을 겪고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구글이나 애플, 나이키처럼 소비자를 향해 끊임없이 진화하고, 소비자를 매료시키는 차별화된 전략을 펼치고 있는 기업들에게 브랜드 버블은 남의 이야기다. 앨빈 토플러가 말했던 소비자이면서 생산자를 겸한 소비자, 까다로운 ‘프로슈머prosumer'의 소비자주권 시대라 할지라도 소비자를 위해 속도와 개방성 그리고 끊임없는 변화를 추구하는 브랜드에 대해서 만큼은 무한한 사랑을 던지게 마련이다. 

  하지만 옛날의 화려한 명성을 믿고 자신이 만들어 팔기만 하면 누군가는 살 것이라고 생각에 빠져있는 기업가와 기업들이 아직 적지 않다. 뛰어난 품질의 제품은 차고도 넘칠 만큼 많다. 오늘의 소비자는 품질 그 이상의 무엇을 가진 제품과 서비스를 원한다.

  필자는 이들에게 세계적인 온라인 신발 쇼핑몰 ’자포스Zappos‘를 보고 배우라고 주문하고 싶다. 자포스에게는 소비자들이 ’거부할 수 없는 브랜드‘로 거듭날 수 있는 독특한 기업문화를 지녔기 때문이다.

  <아마존은 왜? 최고가에 자포스를 인수했나 원제-ザッポスの奇跡>(북로그컴퍼니)는 인터넷 기업의 신화가 된 자포스Zappos의 기업문화와 CEO 토니 셰이Tony Hsieh가 일워낸 기업 성공 스토리를 밝힌 책이다. 지은이 이시즈카 시노부는 IT 버블과 닷컴 신화 붕괴등 위기를 넘어 살아남은 기업들은 ‘기술과 사람’이라는 극단적인 두 요소의 균형을 잘 유지했고, 같은 가치관을 지닌 사람들이 독특한 ‘기업문화’를 이루며 공동의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것을 더 중요하게 여기고 있음을 발견했다. 그리고 그 중 가장 성공적이고 대표적인 기업이 자포스라고 생각했다.  



 

 아마존, 자포스의 마케팅을 배우다


  세계 최대의 신발 온라인 쇼핑몰인 자포스는 2009년 글로벌 경제전문지 <포춘Fortune>이 선정한 일 하기 좋은 100대 기업 중 23위를 차지한 데 이어 2010년에는 15위를 차지한 회사다. 2009년 7월 세계적인 전자상거래 회사인 아마존에 12억 달러에 인수되어 화제를 낳기도 했는데, 어마어마한 인수금액 때문에 화제가 된 것이 아니라 인수배경에 있었다.

  자포스는 아마존을 이기지 못해 흡수합병된 것이 아니다. 오히려 거대기업 아마존이 자포스가 만들어온 ‘최상의 고객 감동 서비스’에 관한 노하우를 배우고 받아들이기 위해 웃돈을 주고 인수한 것이다. 

 미국의 저명한 마케팅 혁명가 세스 고딘Seth Godin은 이번 인수에 대해 “아마존이 12억 달러라는 거금을 주고 자포스를 인수한 것은 세계 유일의 기업문화, 고객과의 강한 유대관계, 탁월한 비즈니스 모델, 전설적인 서비스, 리더십 등 자포스만이 갖고 있는 무형의 자산을 취득하기 위한 비용을 지불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렇다면 아마존이 반한 자포스만의 서비스는 무엇일까? 



 

 자포스에게 서비스는 파는 물건이다

  일반 기업이 서비스가 물건을 사는 고객에게 제공하는 덤이나 공짜선물 같은 부수적인 것으로 여긴다면, 자포스에게 서비스는 돈을 받고 파는 물건과 같고 브랜드를 알리고 고객의 충성도를 쌓기 위한 투자로 여겨진다. 다시 말해 자포스는 ‘신발’을 파는 것이 아니라 ‘고객의 감동 체험’을 파는 기업인 것이다.

  외부에서 보는 자포스는 과연 회사일까 싶을 정도로 대책이 없어 보일 수 있다. 컨택센터에서 고객과 통화하는 자포니언zapponian(직원)은 고객과 제한이 없이 얼마든지 통화할 수 있고, 출근복장은 물론 피어싱과 문신 등 액세서리를 자유롭게 할 수 있다. 고객과 대화를 할 때도 매뉴얼에 의한 것이 아니라 각자의 개성과 아이디어에 따라 그리고 고객이 누구냐에 따라 자유롭게 진행된다. 무엇보다 자포니언은 고객을 위한 일이라면 심지어 남의 회사에서 상품을 사다 배달할 수 있는 권한을 발휘할 수 있다. 

  이렇게 지나칠 만큼 자유분방한 시스템은 자포스의 강점이 된다. 자포니언들에게 주어진 방대한 권한은 회사가 직원을 고객 이상으로 존중하고 있음 느끼게 하고, 또한 고객을 감동 시켰을 때 서비스와 행복을 팔고 있다는 자긍심을 갖게 한다. 

  사람을 향하는 자포스의 정신은 고객에게도 이어진다. 자포스는 온라인 쇼핑몰이면서도 메일로 주문을 접수하기보다 전화주문을 받으려고 노력한다. 전화주문이 더 정확하고 정감이 있기 때문이다. 자포니언에게 고객 응대 매뉴얼은 따로 없다. 고객의 요구를 모두 충족 시켜주는 최적의 대응만이 해답인 것이다. 자포스는 서비스를 비용으로 취급하지 않는다. 자포스가 진짜 팔고자 하는 것은 신발이 아니라 궁극적으로 ‘고객의 감동 체험’을 경험하게 해 행복하게 만드는 것이다. 


서비스 컴퍼니만이 살아남는 시대


  자포스의 CEO인 토니 셰이Tony Hsieh의 경영철학은 의외로 간단하다. 오늘날 인터넷 비즈니스에서 성공하는 방법은 고객이 최대한 자신이 원하는 것을 원하는 때에 원하는 방법으로 손에 넣을 수 있도록 해서 고객에게 행복감을 주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이러한 고객의 마음을 직원들이 함께 나눌 수 있다면 직원들도 행복할 거라고 보았다. 

  한편 자포스는 스스로를 ‘서비스 컴퍼니Service Company’라고 부른다. 최고의 서비스로 고객에게 가치 있는 체험을 제공함으로써 고객이 감정적인 따뜻함을 갖고 다음에 물건이나 서비스를 구매할 때 ‘나를 기분 좋게 맞아주는 상점이 어디였더라?’하며 다시 찾아와 상품을 구입하게 한다는 것이다. 오늘날 고객들이 ‘무엇을 살까?’ 보다는 ‘어디서 어떻게 살까?’를 더 고민한다는 점에서 자포스는 소비자의 심리적 니즈를 무엇인지 정확히 파악하고 있었다. 온라인 쇼핑몰 자포스의 성공에 최첨단의 과학기술이나 마케팅 기법이 동원된 것이 아니라 고객에게 행복감을 남기고자 한 자포니언들의 열정熱情과 노력이었다는 점은 오늘날 기업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자포스를 통한다면 진정한 서비스의 의미, 그리고 21세기 성공 마케팅의 전부를 알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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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들의 음모 - 부자 아빠 기요사키가 말하는
로버트 기요사키 지음, 윤영삼 옮김 / 흐름출판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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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들이여 돈 아끼는 법보다 쓰는 법을 배워라  

 

 IMF 외환위기가 한창인 2000년 초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황금가지)를 펴내 대한민국에 ‘부자 아빠 신드롬’을 일으켰던 로버트 기요사키가 10년이 지난 지금, ‘뉴욕발 금융위기’는 단순한 사고가 아닌 은행·정부·금융시장을 통해 세계경제를 비밀스럽게 지배하는 부자들의 음모라고 말한다. 세계적인 비관론적 경제학자 누리엘 루비니 역시 이번 글로벌 경제위기는 ‘검은 백조’가 아니라 충분히 예측이 가능한 ‘흰 백조’였다고 말한 바 있다. 

 



 

  <부자들의 음모>(흐름출판)는 이론만을 살피는 경제학자의 책이 아니라 투자전문가인 기요사키가 살펴본 ‘뉴욕발 금융위기의 전모’라는 점에서 매우 흥미롭다. 저자는 우선 보통사람들을 가난에서 벗어날 수 없도록 만드는 가장 큰 요인은 정부가 만들어 낸 세금·부채·인플레이션·퇴직연금이라고 말한다. 또한 이 네 가지 요소들은 부자들이 우리의 돈을 빼앗아가는 통로가 된다고 말한다.

  여기서 부자란 도대체 누구인가? 한 나라의 정권도 쥐락펴락한다는 로스차일드와 같은 세계적인 금융 카르텔(혹자는 이들을 그림자 정부라 불렀다)과 같은 거대 갑부들이다. 기요사키는 부자들은 자신들이 만든 연방준비은행을 통해 달러 공급량을 조절하여 미국의 정치 시스템을 통제하고 세계경제를 주무르고 있음을 밝혀낸다.


  관심이 쏠리는 부분은 부자들의 음모 속에서 우리 돈을 지키는 방법을 언급한 제2부이다. 기요사키가 말하는 부자가 되는 게임의 법칙은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에서도 강조했던 ‘현금흐름 게임’을 하는 것, 즉 꾸준히 돈이 들어오게 하는 시스템을 말한다. 이는 부동산이나 주식 등 자산의 투자가치가 증가하는 ‘자본이득’과 구별되는 개념이다.

  저자는 2007년 부동산시장과 주식시장이 무너지기 시작하면서 90%의 사람들이 돈을 잃게 된 이유는 그들이 현금흐름이라는 게임을 하지 않고 자본이득이라는 게임을 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하루아침에 집을 잃게 된 미국의 부동산 시장이나 가격 상승을 기대하고 대출을 받아 아파트에 입주했다가 가격하락에 대출금상환에 허덕이는 국내 부동산 시장 모두 자본이득을 기대했다가 실패한 전형적인 예가 될 것이다.

  기요사키는 자본이득을 노리는 투자 자체가 잘못된 것이 아니라, 부자들이 달러를 좌지우지하는 현재의 세계금융시스템 아래에서 ‘자본이득’에 대한 기대는 언제든 부자들의 음모에 의해 하루아침에 ‘제로’가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렇다면 저자가 말하는 현금흐름을 위한 부동산 투자는 과연 어떤 것일까? 아마도 사람이 많이 몰리고 있는 수도권의 신흥도시에 연립주택이나 상가를 경매로 낙찰받아 리모델링을 한 후 임대해서 꾸준히 임대수익을 올리는 방법일 것이다.

  저자는 이렇듯 현금흐름을 얻을 수 있는 자산을 찾기 위해서는 잠재적인 수입과 비용에 대해 알아야 하고, 그러한 변수에 기초한 투자 성과를 계획할 수 있으려면 금융지식을 배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돈은 버는 한도 내에서 아끼고 저축하라’ ‘주식·채권·뮤추얼펀드에 골고루 분산해서 장기투자하라’는 말은 이제 버려라. ‘돈을 아끼는 법보다 쓰는 법을 배워라’, ‘분산하지 말고 집중하라’. 이것이 자신이 꿈꾸는 경제적 미래를 만들고 싶다면 익혀야 할 기본 원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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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쾌한 나비효과 - 사소한 말 한마디 작은 행동이 만든
로빈 코발 & 린다 카플란 탈러 지음, 정준희 옮김 / 흐름출판 / 2010년 6월
평점 :
절판


유쾌한 나비효과 - 성공을 부르는 사소하고 작은 것들의 힘

  세계적인 경영 구루인 저자 톰 피터스Tom Peters는 자신의 블로그tompeters.com를 통해 일상의 사소함에서 배우는 다양한 아이디어들을 소개해오다가 그러한 자신의 생각들을 혁신, 리더십, 성공, 변화, 네트워킹, 열정, 호기심, 경청 등 41가지 핵심 키워드로 내용을 분류하여<리틀 빅 씽 The Little Big Things>(더난출판)이란 책을 썼다. 이 책에서 저자는 ‘엑설런스Excellence’를 추구하기 위해서는 계획이나 아이디어 단계에 머무르지 말고 생활 속에서 실천에 옮겨야만 위대한 성공에 이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내가 처한 환경에서 성공을 위해서 당장 실행에 옮겨야 할 일은 무엇일까?

 이 책에서 소개하는 저자의 성공 법칙은 거창한 이론이 아니라 수많은 사람들을 통해서 입증된 내용이며, 우리가 이미 다 알고 있으면서도 너무 당연해서 간과해 버리는 것들, 이를테면 운동으로 몸을 건강하게 하고, 약속을 잘 지키며, 감사의 인사를 잘하고, 시간을 잘 지키는 등 ‘작고 사소한’ 내용들이었다.


  <리틀 빅 씽>이 ‘사소함이 만드는 위대한 성공의 법칙’에 대해 이야기했다면, <유쾌한 나비효과The power of small>는 우리가 일상에서 자주 만나는 사소하고 작은 상황을 주목한다면 뜻밖의 큰 보상을 얻을 수 있음을 감동적이고 재미있는 사례를 들어 자세히 설명한다. 광고계에서 유명한 저자 린다 카플란 탈러와 로빈 코발은 이 책을 통해 ‘인생에서 궁극적으로 큰 차이를 만드는 것의 시작은 아주 사소한 일들’이라고 주장한다.

 

 

   “많은 사람들에게 있어 삶을 변화시킬 작은 첫걸음을 떼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사실 진심으로 관심만 기울인다면 사소해 보이는 작은 행동일지라도 인생을 바꾸는 데 중대한 매개체 역할을 할 수 있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우리는 하찮은 일에는 시간을 낭비하지 말고 큰일에 신경을 쓰라는 얘기를 귀 따갑게 들으며 살고 있다. 따라서 점진적인 변화가 지닌 위력을 무시하며 사는 경우가 종종 있다. 점진적인 변화로는 중대한 결실을 거둘 수 없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본문 23-24쪽

   저자들은 일상에서 작은 일에 관심을 기울이는 태도를 갖출 것을 요구한다. 이러한 태도는 비즈니스에서 동력을 불어넣어줄 뿐 아니라 우리가 하는 모든 일, 거래처 사람이나 동료, 고객, 친구, 가족 그리고 생활 속에서 우연히 마주친 모든 사람과의 상호작용 방식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사소한 것에 모든 신경을 집중하고 살아갈 수는 없다. 또한 사소한 모든 것이 큰 차이를 일으켜 우리를 성공으로 이끈다는 보장도 없다. 만약 훗날을 예상하며 사소한 것에 신경쓴다면, 흥부가 부자가 된 비결을 듣고 난 후 제비 다리를 억지로 부러뜨린 후 고쳐준 놀부의 마음과 다를 바가 없다.

 저자들이 말하고자 하는 바는 ‘모두가 큰 것, 대단한 성공에 집중하고 목숨걸지만, 그들이 무시하고 지나쳐버리는 아주 사소한 것들에 성공의 빌미가 숨어있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사소한 말 한마디, 작은 행동 하나를 쉽게 보지 말라‘는 주문인 것이다. 

 책을 읽어보면 ‘사소한 말 한마디, 작은 행동 하나’가 얼마나 대단한 일을 일으키는지 확인하게 된다. 헤어스타일을 바꾼 덕에 인생의 목표가 바뀌게 된 래리도 만나고, 진심에서 우러난 노숙자에 대한 배려가 그토록 원하던 상대와 결혼을 하게 도와준다. 농구선수가 완벽한 점프슛을 하는데 필요한 것은 최첨단의 농구화가 아니라 물집이 생기지 않도록 양말을 주름이 생기지 않게 말끔하게 신는 것이며, 1달러 52센트짜리 커피로 사람의 목숨도 살리는 사례도 만나게 된다.

서로 다른 사람들이 만들어낸 사례들은 ‘사소한 것이 만드는 큰 차이’라는 공통점에서 만나게 된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은 사람들이 만들어내는 역사임을 확인하게 된다. 이들이 만들어낸 작은 기적과 감동들은 ‘지극히 사람다운 행동’임에 주목해야 한다. 당사자는 ‘당연한 일, 그냥 하고 싶은 일을 했을 뿐’이라고 이야기할 수 있겠지만, 상대적으로 좀처럼 만나기 힘든 ‘경험’들이기에 감동을 준다. 한편 이 말은 곧 그 만큼 사람사는 세상이 각박해져 가고 있음을 반증이기도 하다. 세상이 각박해질수록 '따뜻하고 선한 마음을 가진 사람'이 두드러져 보이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말이 아닐까?


 일상 속에서 자주 미소를 짓고, 인사를 나누며, 감사말을 자주 전한다면 이 책의 절반은 읽은 셈이다. 거기다 내 주위 사람들의 행동과 생각에 관심을 갖고 그들과 함께 공감하며 살아갈 만한 여유를 갖춘다면 남은 절반의 또 절반을 읽은 셈이다. 그 나머지는 이 책에서 찾아보길 바란다. 얼른 읽고 빨리 실천을 하라고 책 두께도 200 페이지 남짓으로 얇다. 이 책을 펴는 순간 당신의 나비효과는 시작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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