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의 추월차선 - 부자들이 말해 주지 않는 진정한 부를 얻는 방법
엠제이 드마코 지음, 신소영 옮김 / 토트 / 201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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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대 청춘을 위한 2014년형 부자 안내서 

 

   단언컨대, 대한민국 성인 열 명중 아홉 명의 소원은 ‘부자’다. 소원이 이뤄지려면 보다 구체적이어야 하는 법, 대한민국 1% 부자가 되려면 얼마나 있어야 할까. 배우 김정은이 CF에 나와 “부자 되세요.“하고 두 손 모아 새해 덕담하던 10년 전만 해도 10억 원 정도 있으면 부자였다. 하지만 강남에 있는 코딱지만 한 아파트 한 채 값이 10억 원을 훌쩍 넘는 요즘에는 어림 반 푼 어치도 없는 소리다. 하나은행과 하나금융경영연구소가 최근 발간한 ‘2013 한국 부자 보고서’에 따르면 부자가 되기 위해서는 114억 원(응답 평균)이상의 자산이 있어야 한다니...내가 내일부터 100살이 되는 55년 동안 쓰리잡을 뛴다고 해도 못 벌 액수, 진즉 나는 소원을 ‘말 잘 듣는 남편 되기’로 바꿨다.

 

   요즘 젊은이들은 대기업에 취직하기 위해 100대 1의 무한경쟁에 뛰어들고, 공무원이 되기 위해 도서관에서 밤을 새우며 올인하고 있다. 하지만 설령 낙타가 바늘구멍을 통과하듯 취업을 하고, 공무원이 된다고 해도 그들 역시 결코 2013년이 말하는 ‘부자’는 될 수 없다. 경남 통영 사량수협의 유통판매과장처럼 백수십억 원을 횡령하면 모를까, 보통 사람들의 부자되기는 로또뿐이다.

   그래서일까. 2012년 로또 총 판매액은 자그만치 2833억 원이나 된다(그 속에 30만 원 정도는 내 돈이다). 대한민국 성인들에게 로또는 고달픈 현실을 일주일동안 버티게 하는 ‘만원의 꿈’이다. 직장에서 상사에게 욕먹으면 퇴근길에 로또사고, 아내의 구박에 못 이겨 집을 나와 담배 한 대 물고 또 로또를 산다. 로또 추첨일이 가까워지면 놓칠새라 점점 많이 산다. 목요일 11%, 금요일 19% 순으로 점점 높아지다가 추첨 당일인 토요일은 42%로 절정에 이른다. 신기하게도 추첨방송을 보는 사람은 거의 없다. ‘꽝’일 게 뻔해서다. 1등 당첨확률이 814만 5060분의 1, 차라리 벼락 맞을 확률(180만분의 1)이 로또 1등보다 5배쯤 높다는 걸 잘 알기에 방송을 보지 않는다. 하지만 안 될 줄 알면서 다음 주면 또 일주일의 꿈을 만원에 살 것이다.

 

 

   <부의 추월차선>에 의하면 확률 없는 로또 말고도 부자 되는 방법은 많다. 하지만 이 책에서는 부자 되는 여부보다 ‘언제 부자가 되느냐’가 더 중요하다고 주장한다. 예를 들어 병헌이란 청년이 좋은 대학을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해 빵빵한 스펙으로 좋은 직장에 취업했다고 하자. 병헌이가 부자되는 방법은 월급을 쪼개 이율 좋은 금융상품과 퇴직연금에 투자하고, 신용카드를 없애고, 절세방법을 찾아다니면서 40년 동안 죽도록 일하는 것 뿐이다. 일에서 손을 놓을 수밖에 없을 때가 되면 그는 114억 원을 가진 부자는 아니더라도 부자소리는 듣겠지만, 병헌이가 65세에 부자가 되는 건 자식들에게 좋을 일 시킬 뿐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저자는 꼬집는다. 이 책의 저자는 차량 예약 서비스를 제공하는 ‘Limos.com’을 설립해 30대에 자수성가한 백만장자 사업가가 된 엠제이 드마코, 그는 자신처럼 조금이라도 젊을 때, 인생을 즐길 수 있을 때 부자가 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지금껏 읽어왔던 부자관련서들이 집중했던 ‘몇 십 억 부자 되기’와는 전혀 다른 관점을 제시하고 있다. 

 

   저자는 ‘부자 되는 길’을 우리가 걷는 길과 차도를 빗대어 ‘인도人道, 서행차선, 추월차선’으로 나누어 설명한다. 인도나 서행차선은 일주일에 5일을 노예처럼 일하고, 또 다시 노예처럼 일하기 위해 2일을 쉬는 결코 부자가 될 수 없는 ‘현대판 노예’의 삶이다. 즉 인도와 서행차선의 삶은 프로스트가 말하는 “하루에 여덟 시간씩 일하다가 사장으로 승진하여 하루에 열두 시간씩 일하는 삶”과 다름 아니다. 젊어서 부자가 될 수 있는 유일한 길은 추월차선인데, 취업이 아닌 사업을 통해서만 놀랄 만한 부와 자유를 얻게 된다고 저자는 주장한다.

 

   한편 사업을 한다고 해서 모두 젊어서 부자가 되는 ‘추월차선’에 올라설 수 있는 건 아니다. 사업에 시스템이 결합되어야 한다. 시스템은 한꺼번에 수만 명에게 영향을 끼쳐 수만 배를 벌 수 있게 해서다. 예를 들어 만 원짜리 이발을 제공하는 이발소를 운영하는 사업이라면 논리적으로 수백만 명에게 서비스를 제공할 수는 없다. 하지만 시스템을 도입해 프랜차이즈 기업이 된다면 가능해진다.

   저자는 이른바 돈이 열리는 나무격인 추월차선 사업으로 임대 시스템, 컴퓨터·소프트웨어 시스템, 콘텐츠 시스템, 유통 시스템, 인적 자원 시스템 등 다섯 가지를 꼽았다. 구멍가게 수준의 장사가 아니라, 인터넷 기업, 부동산 투자, 글쓰기, 발명처럼 콘텐츠나 헤게모니를 개발해 내가 잠을 자는 사이에도 제품과 서비스가 팔리거나, 이자가 붙는 시스템에 의해 운영되는 사업들이 추월차선에 이르게 한다는 것이다.

 

 

 

 

 

   주위를 살펴보면 추월차선을 달리고 있는 부자는 많다. 가수이자 기획사 대표인 박진영은 자신이 작곡한 음원 저작권 수입만으로 지난 해 약 12억 원의 저작권 수입을 올렸다. 시골의사 박경철은 첫 번째 책부터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첫 책<시골의사의 아름다운 동행>(리더스북) 1권은 논픽션으로는 드물게 100쇄(2권은 65쇄 20만부)를 찍었다. 2005년 4월1일 출간된 이 책은 지금까지 6년간 30만부가 팔렸다. 최근에 쓴 책 <문명의 배꼽, 그리스> 역시 올해 초 출간되자마자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윈도우즈를 만들어 세계최고의 부자가 된 빌 게이츠, 슈퍼잼을 만들어 전 세계에 잼을 팔고 있는 25살짜리 청년 프레이저 도허티 등도 추월차선 위에 올라탄 부자들이다.

   추월차선은 위에 언급된 유명인 뿐 아니라 당신처럼 평범한 사람도 충분히 올라탈 수 있는 길이다. 주위에 있는 신문을 펴 보자. 새로운 기계나 어플리케이션을 만들어서 큰돈을 번 사람, 평범한 식당이나 카페에 시스템을 바꿔 세계적인 프랜차이즈를 개발해 낸 사람 등 추월차선 인생을 사는 평범한 사람들은 거의 매일 만날 수 있다. 그들은 특별해서 부자가 된 것이 아니라, 시스템으로 부자가 돼서 특별한 사람이 되었다.

 

   부자가 흔하지 않은 이유는 부자될 깜량이 부족해서다. 즉 사람들이 부자 되는 방법을 제대로 모르거나, 부자가 되는 노력을 제대로 기울이지 않아서다. 시중에 나온 재테크서들의 공통점은 ‘쉬운 부자되기’를 권한다는 점이다. 그렇다. 독자들은 게으르다. 부자되기는 간절히 원하면서 정작 노력은 가급적 하지 않으려 한다. 그러다보니 ‘묻지마 투자’를 하거나, 평생해도 되지 않을 로또에 매주 돈을 걸고 있는 것이다. <부의 추월차선>은 ‘쉬운 부자 되기’가 아닌 ‘빠른 부자 되기’를 권한다. 그리고 돈 대신 욕구를 좇으라고 주장한다.

 

 "돈이든 꿈이든 '진정 하고 싶은 것'이든 자신의 이기적인 욕구의 관점에서 사업을 바라보는 것을 당장 그만두어라. 대신 욕구와 곤란함과 문제점과 서비스 결함과 정서를 좇아라.... 돈은 이기적인 사람들에게 끌리지 않는다. 돈은 문제점을 해결하는 사업에 끌린다. 돈은 욕구를 충족시키고 가치를 창출하는 사람들에게 끌린다. 욕구를 대규모로 해소하면 대규모의 돈이 끌려온다“ (266 쪽)

 

 

   특히 ‘부는 소유물이나 돈이 아니라 3F, 즉 가족(Family, 관계), 신체(Fitness, 건강), 그리고 자유(Freedom, 선택)’라는 진정한 부富에 대한 저자의 주장은 내게 부에 대한 신선한 각성覺醒의 계기가 될 만큼 인상적이었다. 한마디로 사랑하는 가족이 있고, 신체가 건강하며, 내가 원하는 무엇이던 선택할 수 있다면 억만장자도 부럽지 않다는 뜻인데, 이보다 명쾌한 답은 없다. 저자가 말하는 진정한 부자는 젊은 나이에 일과 돈에서 해방되어 인생을 즐기는 사람인 것이다. 부자와 사업에 대한 당신의 고정관념을 철저하게 무너뜨리는 책, 지금껏 당신이 부자가 될 수 없었던 이유를 알게 될 것이다.

 

 

 

 

이 리뷰는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가 발행하는

출판전문저널 <기획회의> 전문가 리뷰에 기고한 리뷰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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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갈 날들을 위한 통찰 - 인생론의 대가 스무 명에게 길을 묻다
안상헌 지음 / 북포스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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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

 

   바쁘게 살아가는 우리는 정작 고민하지 않는다. 뭔가 궁리를 할라치면 ‘왜 멍~때리고 있냐?’고 핀잔받기 일쑤다. 하지만 나답게 잘 살기 위해서는 질문하고, 고민하고, 궁리하며 살아야 한다. 성경의 언어인 히브리어에서 ‘무엇‘이란 뜻의 What와 ’인간‘이란 뜻의 Man가 같은 어원이다. 인간은 "What?"하며 질문하는 존재란 뜻이다. 훌륭한 질문은 답이 필요 없다. 질문에 고민하는 그 자체에 답이 있기 때문이다.

 

"아침에 면도를 할 때, 또는 아침에 립스틱을 바를 때, 거울 속의 내 얼굴이 어떤 종류의 사람으로 보이길 원하는가?

 What kind of person do I want to see when I share myself in the morning, or put on my lipstick in the morning? “

죽는 날까지 배움을 멈추지 않았던 경영학의 아버지 피터 드러커는 우연히 이 질문을 만난 후 평생을 가슴에 새기고 살았다. 드러커는 끊임없이 질문에 맞는 삶을 살았고, 그 결과 ‘자기경영의 대가이자 경영학의 아버지’가 되었다.

   애플의 창업자 스티브 잡스 역시 매일 아침 거울을 보면서 스스로에게 던지는 질문이 있다. 바로 “만일 오늘이 내 인생의 마지막 날이라면 나는 오늘 하려는 일을 할 것인가?”였다. 그 질문에 며칠 동안 계속해서 'NO' 라고 스스로 답하게 되면, 잡스는 ‘변화해야 하는 시기’로 알았다고 한다. 그 결과 스티브 잡스는 지금껏 21세기의 첫 10년 동안 가장 혁신적인 경영인이라 평가되고 있다.

 

 

 

 

   <살아갈 날들을 위한 통찰>은 이 시대를 살아가며 갖는 질문들에 대해 톨스토이, 쇼펜하우어, 니체, 세네카,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소크라테스, 소로우 등 동서양을 아우르는 인생론의 대가로부터 우리 시대를 현명하게 살아가기 위한 생각과 방법을 찾을 수 있는 안내서다. 인생론의 대가들이 우리에게 전해주는 메시지는 다음과 같다.

 

1. 고난과 역경에 직면할 때 자신을 발견할 수 있다. 피하지 마라.

2.생존을 위해 열심히 일하고, 나머지 시간은 공부하고 인격을 도야하는 데 투자하라.

3. 생활을 단순하고 규칙적으로 만들어라. 원칙과 규율을 정하고 중용을 지키며 절제된 삶을 살아라.

4.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지 말고 군중으로부터 멀리 떨어져라.

5. 죽음을 기억하고 세상을 아름답게 만드는 데 기여하라.

 

삶이 힘들거나 흔들릴 때, 어떤 기준이나 원칙이 필요할 때, 막막할 때 읽고 위안을 삼고 극복할 수 있는 조언자가 되어줄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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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알고 있는 걸 당신도 알게 된다면 - 전세계가 주목한 코넬대학교의 "인류 유산 프로젝트"
칼 필레머 지음, 박여진 옮김 / 토네이도 / 201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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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있는 도서관에게 듣는 인간과 삶의 가치

 

   “지금껏 살면서 얻은 가장 소중한 것은 무엇인가?” 답을 정말 알고 싶은 이 질문에 선뜻 대답할 수 있는 사람은 과연 누굴까. 지난 30년간 ‘인간과 삶의 가치’에 대해 연구해온 칼 필레머 코넬대학교 교수는 이 질문과 함께 우리가 꼭 알아야 할 인생의 지혜와 조언들을 현자들에게서 찾았는데, 바로 ‘살아있는 도서관’이라 불리는 노인들이었다. 인생의 황혼기를 맞이한 70세 이상의 각계각층 사람들을 대상으로 5년에 걸쳐 1000명이 넘는 노인을 만나 물었는데, 저자가 만난 현자들의 삶은 모두 합쳐 80,000년, 결혼생활은 3만 년을 지켰고, 3,000명의 아이를 키웠다. <내가 알고 있는 걸 당신도 알게 된다면>은 지난 5년에 걸쳐 70세 이상 인생을 산 1000여 명의 현자들을 직접 찾아다니며 통찰 깊은 조언을 구해서 얻어낸 결과물이다.

 

 

 

 

   우리가 늘 인생에 대해 고민하는 것은 ‘답’을 몰라서가 아니라 우리 삶의 미래가 어떻게 펼쳐질지를 모르기 때문이다. 따라서 우리는, 우리의 미래를 알고 있는 현자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한다. 그들은 그들이 이 세상에서 사라지기 전에 자신들이 모든 삶의 길을 통해

알아낸 것을, 우리가 지금 알게 되기를 진심으로 소원하고 있었다. 그것은 곧 이 세상을 살아가는 우리의 의무이자 축복이었다.

   이 책을 통해 노인들은 한 목소리로 다음과 같이 말한다. “아쉬운 게 있다면 오직 하나, 이 사실을 60대가 아닌 30대에 알았더라면 하는 거야. 그랬다면 이 세상에서 즐길 수 있는 삶이 몇 십 년은 더 있었을 텐데. 이것이 젊은 사람들에게 해주고 싶은 마지막 말이라네.”

 

   이밖에도 노인들은 행복한 결혼, 좋아하는 일을 찾고 성취하는 방법, 아이를 훌륭하게 키우는 방법, 두려움 없이 건강하게 나이를 먹는 법, 살아가면서 정말 후회할 일들을 피하는 방법 등을 답했다. 요즘 같은 핵가족 시대에는 결코 만날 수 없는 백만불짜리 조언이 아닐 수 없다.

  

   세계적 미래학자 다니엘 핑크가 “2012년에 가장 감동 깊게 읽은 책, ‘오래된 미래’를 경험할 수 있는 책”으로 극찬하기도 한 이 책은 출간 즉시 아마존 베스트셀러에 오르면서 글로벌 언론과 석학들의 강력 추천을 받았다. 인생, 짝, 일, 자녀, 삶, 행복 등 당신이 안고 있는 고민에 대한 훌륭한 조언을 만날 수 있다. 이 책과 함께 마음껏 궁리하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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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테이저스 : 전략적 입소문 - 와튼스쿨 마케팅학 최고 권위자가 전하는 소셜 마케팅 전략
조나 버거 지음, 정윤미 옮김 / 문학동네 / 201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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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스타일의 성공, 운이 아니라 과학이다!  

 

 

  지난 해 최고의 히트상품은 가수 싸이의 '강남스타일'이다. 단순하면서도 재미있는 말춤과 중독성 강한 멜로디는 세계인을 순식간에 사로잡았다. '강남스타일'의 인기는 지금까지 이어져서 유튜브 동영상 조회수 17억뷰를 돌파, 역대 조회수 1위를 차지하고 있고(2위인 저스틴 비버 '베이비'의 9억뷰를 2 배 가량 차이가 난다), 후속곡인 '젠틀맨' 역시 5억뷰로 유튜브 동영상 조회수 부문 10위권이라고 한다. 유튜브는 오는 11월 3일 전세계 유튜브 사용자들이 세계 최고 인기의 가수와 뮤직비디오를 뽑는 제 1회 유튜브 뮤직 어워드(1st YouTube Music Awards)‘ 개최한다는데, 싸이가 유력시 된다고 한다.

 

 

   한국어로 부른 노래가 이처럼 팝의 본고장인 미국에서 선전하고 있다는 소식에 사람들은 ‘도대체 어떻게 된 거야?’라며 한목소리로 물었다. 다시 한 번 묻자. 이처럼 전세계가 싸이의 강남스타일에 열광한 이유가 뭘까? 미국의 방송 출연을 하고난 후 귀국 기자회견에서 싸이는 “미국인들이 나를 유쾌하고 약간은 엽기적인 캐릭터인 오스틴 파워 닮았다고들 한다”고 말했다. 정장차림에 선글라스를 쓴 멋쟁이지만 순간 말춤을 추며 망가지는 모습이 세계인의 눈에 우스꽝스런 광대로 비쳤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것으론 설명이 안 된다. '강남스타일'은 여러 면에서 1995년 전 세계를 달군 스페인 노래 ‘마카레나’를 닮았다. 중년의 두 스페인 가수가 부른 이 곡은 당시 빌보드 차트에서 14주간 1위를 기록하며 대박을 터뜨린바 있는데, 둘 다 외국인이고 재미있는 댄스음악이라는 점에서 유사한 히트 경로가 보이지만 결정적인 이유는 찾을 수 없다. 만약 '이제 와서 이유가 무슨 대수냐'고 퉁을 놓는다면, 명확한 이유만 안다면 '제 2의 강남스타일', '제 2의 싸이'도 만들어낼 가능성은 충분해서다.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경영대학원(와튼스쿨) 교수인 조나 버거(Jonah Berger)는 <컨테이저스Contagious>에서 딱히 특별할 것이 없어 보이거나 그다지 광고에 비용을 많이 들인 것 같지 않은데도 유독 선풍적인 인기를 끄는 제품, 사람, 아이디어(싸이의 강남스타일 같은)를 우리는 거의 매일 만나는데, 이러한 현상들은 그저 운이 좋아서도, 우리가 모르는 불가사의한 이유 때문도 아니라고 말한다. 오늘날 이러한 폭발적인 확산이 가능한 것은 입소문 덕분인데, 이 입소문은 사람들 사이에서 만들어지는 것이기에 '운이 아니라 과학'이라고 주장한다.

 

   저자는 이러한 예측 불가능하다고 여겨지는 유행의 실제 사례들을 조사하면서 유튜브에 올라오는 특정 동영사이 바이럴 효과를 누리는 이유, 특정제품에 대한 입소문이 빠르게 퍼지는 이유 등 마케팅의 성공과 실패 원인을 분석했다. 특히 그는 21세기 새롭게 변화한 미디어 환경, 즉 SNS의 등장으로 진화하는 ‘바이럴 마케팅'에 주목했다. 그리고 그는 우리 사회를 휩쓰는 모든 유행에는 ‘전략적 입소문’이 존재하고 콘텐츠의 전염성을 결정짓는 요소로는 여섯 가지 원칙이 작용한다고 말했다. 대화, 공유, 모방욕구를 자극하는 ‘전염성’의 여섯 가지 원칙들은 소셜 화폐(Social Currency), 계기(Triggers), 감성(Emotion), 대중성(Public), 실용적 가치(Practical Value), 이야기성(Stories)인데, 첫 글자를 따서 STEPPS라 불렀다.

 

 

 

 

 

   우리는 좋은 차를 타고 좋은 옷을 입고 싶어 하는 이유는 남들에게 좋은 모습으로 보이고 싶어서다. 사람들이 입소문을 내서 정보를 공유하려는 이유도 똑같다. 똑똑하고 시대에 앞선 좋은 사람으로 보이고 싶은 욕구 때문이다. 그 점에서 입소문은 우리를 더 좋은 사람으로 보이게 한다는 점에서 `사회적 화폐`다(소셜 화폐Social Currency의 법칙). 방아쇠는 특정한 상황에서 특정한 제품을 떠올리게 하는 자극을 뜻한다. 예를 들어 축구 야구를 TV로 시청할라치면 사람들은 '치맥'(치킨과 맥주)떠올리고, 공짜 안주하면 '새우깡', 촐촐한 일요일엔 '짜파게티'를 떠올린다(계기Triggers의 법칙). 한편 우리는 마음을 움직이는 감성적 주제를 공유하기를 좋아한다. 즉 무엇인가에 더 많이 마음을 쓸수록 우리는 더 많이 이야기하게 되는데, 긍정적 감정으로는 경외감ㆍ흥분ㆍ유머가 있고, 부정적 감정으로는 분노ㆍ불안 등이 있다(감성Emotion의 법칙).

   우리는 눈에 잘 띄는 것을 모방하고 공유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므로 더 많은 사람의 눈에 쉽게 띄는 아이디어ㆍ제품일수록 더 쉽게 입소문을 탄다(대중성Public의 법칙). 우리는 타인에게 도움이 될 만한 유용한 정보를 공유하는데, 실제적 가치가 있는 것이라면 입소문은 더 빠르게 난다. '티켓 몬스터'나 '위메프'과 같은 소셜커머스 회사가 입소문을 타고 급성장할 수 있었던 것도 실제적 가치가 높아서였다. 이들 회사를 이용하면 소비자들은 돈을 절약할 수 있으니까(실용적 가치Practical Value)의 법칙). 마지막으로 우리는 수천 년간 입소문을 타고 전승된 이야기인 '트로이의 목마' 흡입력 강하고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만나면 바로 공유한다. 제품과 아이디어를 널리 알리고 싶다면 그 속에 스토리를 녹여야 한다(이야기성Stories의 법칙). 이 여섯ㅅ 가지 원칙은 파급효과가 뛰어난 콘텐츠로 만드는 여섯 가지 요소로 생각해도 무방하다고 말했다. 이 여섯 가지 '재료'가 갖춰지면 자연히 입소문이 나고 성공할 수 있다는 말이다(여섯 가지 원칙 중 일부만 갖춰도 성공적인 입소문 가능하다고 저자는 덧붙였다).

 

<클릭하시면 원본사진을 볼 수 있습니다>

 

 

   이쯤에서 앞선 질문으로 돌아가 보자. 사람들은 왜 싸이의 '강남 스타일'에 그토록 열광한 걸까? ‘전염성’의 여섯 가지 원칙들에 대입해 봤다.

어느 날 유튜브에 정말 웃긴 뮤직비디오(감성)이 나왔다는데, 살펴보니 재미있는 말춤이 돋보이는 비디오였다(대중성). 사람들은 재미있고, 쉬운 말춤을 너도 나도 따라했고, 동영상에 담아 유튜브에 올려 자랑했다(소셜화페). 아울러 노래 속에 반복된 '강남'은 도대체 어디인지 궁금해졌고, 한국을 검색하기 시작했다(이야기).

 

   한편 저자는 온라인에서 이루어지는 입소문은 눈에 잘 띄기 때문에 과대평과 되는 경향이 있음을 지적했다. 요즘 온라인을 통한 바이럴마케팅에 집중하는 것에 대한 지적인데, 우리가 온라인에 있는 시간은 평균 2시간, 입소문에서 온라인의 비중은 겨우 7% 밖에 안된다. 그러므로 소셜 미디어도 중요하기는 하지만 대부분의 대화와 정보의 공유는 얼굴을 맞대고 이뤄진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된다고 저자는 지적했다. 오프라인 대화는 온라인 대화처럼 눈에 보이는 흔적을 남기지 않지만 우리의 행동에는 분명 큰 영향을 주고 있다는 것이다.

 

   이제껏 출간된 바이럴 마케팅 관련서는 중요성을 강조한 이론이 대부분이어서 마지막 책장을 덮을 때면 항상 '그래, 나보고 어쩌라고?' 반문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이제 조나 버거의 통찰력으로 누구나 '성공적인 바이럴 효과'를 꾀할 수 있게 되었다. 이 책의 백미는 기업들이 경험한 '전략적 입소문'의 실제 사례들이다. 본문을 읽는데 그칠 것이 아니라, 직접 유튜브에서 기업의 이름과 이슈들을 검색한다면 보다 생생한 '전염성'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만약 마케팅을 계획중이라면 비싼 돈 들여 네이버에 '스폰서 링크'하지 말고 먼저 이 책부터 읽어라! 이보다 나은 바이럴 마케팅 방법은 아직 없으니까.

 

이 리뷰는 <기획회의 경제경영 전문가 리뷰>(354호)에 기고된 리뷰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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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잘하고 있는 것일까 - 지구촌 부모들의 미래 교육 트렌드
송은주 지음 / 행성B(행성비) / 201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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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전세계 교육 현황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책!

 

   우리나라 청소년의 하루 평균 공부시간은 8시간 55분, OECD국가 평균보다 3시간이나 길다. 지옥 같은 입시 경쟁, 왕따, 높은 청소년 자살률에 국가 교육 예산에 맞먹는 22조 원이 사교육에 들어가는 나라가 대한민국 교육의 현실이다. 뭔가 잘못 되도 한참 잘못 됐다. 한국교육에 만족을 못하는 일부 학부모는 자녀들을 유학 보내지만 그 성적 역시 ‘조기 해외유학 실패 세계 1위, 미국 아이비리그 중도 탈락 44%로 세계 1위’로 실망스럽다. 무엇이 문제일까?

 

   이 책은 트렌드 분석가이자 글로벌 시티즌십 교육 전문가인 저자 송은주는 전 세계 교육 패러다임의 변화를 목격하며 인류의 다음번 주인공들인 우리 아이들을 위한 교육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저자는 머지않은 미래에는 우리가 전통적으로 가져온 직업의 50%가 사라지고, 60%는 우리 세대가 생각지도 못한 분야의 직업이 만들어진다며 지금 당장의 시험성적은 아이들의 미래에 전혀 중요하지 않다며 이렇게 말한다.

 

   “지금의 엄마 아빠가 교육받았던 방식으로는 이런 세상에 대비시켜 내보낼 수 없다. 물론 지금 유용한 직업 중 몇 가지는 가까운 미래에도 먼 미래에도 존재할 것이다. 그러나 테크놀로지와 커뮤니케이션 시스템이 하루하루 혁명처럼 진보하는데 그 형태와 수준, 그리고 업무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지금과 같을 리 없다.“

 

 

 

   세계적인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Alvin Toffler가 지난 2008년 한국을 찾았을 때 “한국 학생들은 하루 15시간씩 학교와 학원에서 미래에는 필요 없는 지식과 존재하지 않을 직업을 위해 시간을 낭비하고 있다.”고 한 말과 일맥상통한다. 그로부터 세월이 5년이 지났지만, 성적 줄세우기를 중심으로 한 대한민국 교육은 70년째 요지부동이다.

 

   지난 해 연예계를 강타한 핵폭탄이 있다면 K팝 스타 2에서 우승을 한 ‘악동클럽’일 것이다. '악보도 제대로 그릴 줄 모르면서' 1년여 만에 54곡을 작사·작곡한 이찬혁(17)군과 오빠가 즉흥적으로 부르는 멜로디를 모두 기억해 노래를 완성해 가는 이수현(14)양의 조화에 사람들은 넋을 잃었다. 'K팝 스타 2' 심사위원을 맡았던 박진영은 "악동클럽 부모의 교육법을 담은 책이 나온다면 '대박'일 것"이라고 몇 번이나 강조하며 이들을 극찬했다.

   하지만 이들은 익히 잘 알려진 것처럼 남매는 '사교육'과는 동떨어진 몽골에서 ‘홈스쿨링’을 했다. 그들에게 K팝 스타 출연도 '홈스쿨'의 연장선상이었다. 아이들은 즐겁게 놀다 오는 마음으로 TV에 출연했는데, "어느 순간부터 '하고 싶은 일을 즐겁게 하는 것'이 '학습'이 되고 동시에 '놀이'가 되는 것을 경험했다"고 남매는 말했다. 놀이 같은 학습이 남매의 미래를 꾸려갈 천직을 만들어 주었다.

 

   저자는 지금보다 더욱 변화무쌍해질 미래에서 우리 아이들에게 진정으로 필요한 건 판에 박힌 ‘물고기 잡는 법’이 아니라 ‘바다를 사무치게 그리워하도록 만들어주는 응원’이라고 말한다. 아울러 타이거맘, 헬리콥터맘, 코알라대디, 캥거루대디, 홈스쿨링, 언칼리지운동 등 다른 나라에서는 아이들의 교육을 위해 다른 어떤 선택을 하고 있는지, 다양한 선택지 중에서 특정한 선택을 한 이유 등을 분석하고 있다. 이 책을 통해 ‘내 아이의 미래’를 위해 어떤 선택을 해야 할 지 부모가 머리를 맞대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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