긍정적 알파(α) 컨슈머를 만드는 유니크 브랜딩 - 기대를 넘어서는 특별한 경험과 브랜드 약속, 그리고 진정성
스캇 데밍 지음, 황부영 옮김 / 비앤이북스 / 2008년 2월
평점 :
절판


20세기의 브랜드서적은 던져버려라.
감성소비의 21세기에는 유니크 브랜딩이어야 한다!
 
이 책의 선택에 있어서 내 눈을 사로잡은 것은 α-Consumer 였다.
 
알파 컨슈머α-Consumer - 그리스어로 '첫째가는'을 뜻하는 알파α와 고객을 뜻하는 영어 컨슈머Consumer의 합성어로, 제품에 대한 단순한 정보뿐만 아니라 감성적 정보와 평가까지 덧붙여 퍼뜨리는 '첫째가는 고객'.
 
제품을 구매하는 소비자가 감성적 정보와 평가까지 덧붙여 소문을 내어준다면 그야말로 '으뜸고객'이 아닐 수 없는데, 그런 소비자를 만들어내는 유일무이한Unique 브랜딩이란 무엇일까? 이것이 이 책을 읽게 된 동기이고, 곧 그 의문은 풀었음은 물론 상상하지 못한 지적 수확들을 거두게 해 주었다.
 
무엇인가를 판매하는 것이 직업인 모든 사람에게 필요하다고 말하는 이 책은 기존의 브랜드 개념서나 마케팅도서와는 다른 접근방식으로 브랜드를 규정하고 보다 강력하고 성공적인 브랜드를 구축하는 방법이 바로 <유니크 브랜딩>이라고 설명한다. 다시 말해 기존의 브랜딩에 대한 생각은 낡고, 진부하고, 협소한 방식이어서 한계를 드러내는데, 그 이유는 '타인과의 소통'이라는 가장 인간적인 행위를 배제했기 때문이라고 말하면서 소비자와의 진실성과 도덕적 원칙을 겸비한 소통이 이뤄질 때 제대로운 브랜딩은 이뤄진다고 말한다.
 
마케팅이나 브랜드 PR, 홍보분야에 몸을 담지 않는 내가 이 책을 읽는 이유는 개인사업을 하는 사람들은 '나 스스로가 브랜드'라는 마인드를 갖추어야 하기 때문이다. 이를 확장한다면 현대를 살아가는 모든 사람들은 다른 사람에 대해서는 '브랜드'일 수 있다고 개념을 확장할 수 있다. 그런 시점에서 본다면 이 책의 말대로라면 '유니크한 나의 브랜드'를 정립하고자 하는 모든 사람이 읽어야 할 책이기도 하다는 것일테다.
 
이 책은 <유니크 브랜딩>을 설명하기 위해 우선 브랜드는 무엇인지 그 개념을 설명하고, 광고와 마케팅과는 어떻게 다른지, 그리고 충성고객은 어떤 이들이며, 최고의 고객 경험을 통해 충성 고객을 만들어내는 방법은 무엇인지를 차례차례 설명해준다. 전공을 하지 않은 내가 이해할 수 있도록 자세히 그리고 이해하기 쉽게 설명한 대목이어서 그동안 확실하게 차이를 구분하지 못했던 브랜드의 개념들을 공부할 수 있도록 해준 부분이었다.
 
이렇게 개념정립이 마련된 이후 새로운 브랜딩의 패러다임이라 할 수 있는 <유니크 브랜딩>에 대한 설명이 이어졌는데, 성공적인 브랜드는 바로 고객들에게 놀라울 정도의 특별하고 감동적인 경험을 안겨주어 고객이 기대한 이상의 효과를 안겨주는 브랜드라고 설명한다. 그리고 그 브랜드의 내면에는 지극히 개인적이며, 사람과 사람간의 관계에 대한 것임을 이야기한다.
 
다시 말해 광고PR와 마케팅은 고객들에게 제품을 인지하고 구매욕을 일으켜 구입하도록 만드는 과정까지의 역할을 하지만, 재구입을 넘어 꾸준한 충성고객이 됨은 물론 다른 고객들에게 알리는 행위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은 바로 브랜딩에 있다는 것이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것이 바로 최고의 고객 경험인데, 이를 만들기 위해서는 브랜드 자신이 '고객과 직원의 입장에서 바라볼 수 있는 관점'을 가져야 한다고 이 책은 말한다. 그리고 브랜드의 근본은 바로 당신 '자신'이라고 말한다. 그래서 모든 사람은 전부 브랜드이고 자신의 브랜드가 무엇인지를 이해할 필요가 있고, 각각의 고객들 모두에게 진실하게 다가가는 성공적인 브랜드는 나와 나의 가치와 신념으로부터 나온다고 말한다.
 
이 책에서 주목해야 할 대목은 고객이 경험하게 되는 단순한 거래, 서비스, 특별한 경험 세 가지 종류의 경험에 대한 구분을 들 수 있는데, 이들을 서로 대조함으로써 고객이 브랜드에 느끼는 충성도의 차이를 명확하게 이해하게 된다.
 
"월 스트리트 사람들은 우리들이 돈을 버는 일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우리는 신발을 파는 일을 하는 것이다. 돈을 버는 건 신발을 판 결과이다."
라고 저명한 저술가이자 경영 컨설턴트인 피터 드러커Peter Drucker의 말과 같이 고객과의 거래는 돈을 버는 것이 아니라 먼저 고객과 제품의 거래 이후의 결과라는 점을 지적한다. 다시 말해 단순히 제품이 좋아서 고객의 충성도가 높아지는 것이 아니라 고객과 브랜드와의 관계가 그 제품의 충성도를 높인다는 것이다. 이것은 바로 '고객입장에서의 감성마케팅'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브랜드가 고객과 직원을 생각하는 역지사시의 시선을 통해서는 '직원은 또 다른 고객이자 마케터'라는 점을 인식하게 되었다. 이러한 직원을 잠재고객으로 두는 것이 '서번트 리더십'이 아니던가?
 
각 장마다 재미있는 우화를 통해 전체적인 브랜딩의 개념을 설명해 가는 구성을 지닌 이 책은 브랜드의 개념들을 정리해주고, 고객과의 관계가 추가된 새로운 패러다임의 브랜딩의 개념을 설명해줌으로써 과거 20세기의 마케팅으로는 커버할 수 없는 지금의  '감성 마케팅시대'에 어울리는 브랜딩의 개념을 제시해 주었다. 정말 이 시대에 딱 어울리는 브랜딩 관련서가 아닐 수 없다.
 
나는 이 책을 읽기 전, [나는 왜 루이비통을 불태웠는가?]라는 책을 통해 고객의 시점에서 느끼는 브랜드의 허상을 읽을 수 있었다. 즉, 유명 브랜드라는 이유 하나 만으로 충성했던 어느 고객이 어느 날 상자에서 채 꺼내지 못할 만큼의 유명 브랜드 제품을 소유하고 있는 자신을 돌아보게 되었을 때 자신들의 제품을 소유하는 것만으로도 행복할 것이고, 최고의 인생을 사는 인생을 사는 증거라고 유혹했던 광고와는 다르게 소유와는 반비례하는 자신의 행복감으로 제품에 대한 '배신감'을 갖게 되었고, 급기야는 화형식이라는 다소 무서운 '절교방식'을 채택하는 과정을 지켜 보았다. 그리고 [러브마크 이펙트]라는 책을 통해서는 성공한 제품의 마케터의 입장에서 고객들의 환호들을 열거하면서 즐거워하는 브랜드 마케터의 자축도 지켜볼 수 있었다.
 
위에 소개하는 두 권의 책을 읽으면서 고객과 마케터의 괴리를 느끼지 않을 수 없었는데, 이 책을 통해
바로 [고객과 브랜드 사이의 진정성과 도덕적 원칙을 기반으로한 인간적인 관계]가 그 거리를 좁혀줄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바로 감성소비시대에 걸맞는 감성브랜딩의 구축이 그것이었다.
 
브랜드의 개념과 새로운 개념의 브랜드의 필요성을 알게 해 주었고, 무엇보다 '나'라는 브랜드에 대한 패러다임도 송두리째 바꿔야 함을 알려준 고마운 책이기도 했다. 브래드관련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물론, 사업을 하는 사람, 특히 '나'라는 개인브랜드를 구축하려는 모든 이들이 꼭 읽어야 할 황금같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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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 Beginning - 뉴비기닝! 원하는 삶을 창조하는 마음의 법칙
에스더 & 제리 힉스 지음, 서수정 옮김 / 시골생활(도솔) / 200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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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작년에 지인의 강력한 추천으로 보게 된 <오프라 윈프리 쇼>의 '시크릿The Secret'동영상은 내게 많은 충격을 안겨 주었다. '나는 우주의 중심이며, 자석이기 때문에 내가 원하는 것 모두를 끌어들일 수 있다'는 놀라운 사실을 알려주었고, 이미 그것을 경험한 자기계발분야의 성공한 사람들의 증언은 뒤이어 나온 책 '시크릿'을 구입하게 끔 만들었다. 하지만 그 책은 '끌어당김의 법칙'을 활용하면 어떤 놀라운 일들이 벌어지는지는 자세히 설명하고 있지만, 그 책의 실행방법이라든지 실행과정에서의 '자기부정'이라든지 '설마...될까?'라는 자기의심에 대한 설명은 명쾌히 밝혀주지 못했다.
 
몇 개월 후에 나온 책 '끌어당김의 법칙'은 일부 의문들을 해결해주고, 방법론도 제시해 주지 못했지만, '아하~'하는 깨달음은 주지 못했다. 이 책을 펼치게 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 책 <뉴 비기닝>은 시크릿이 나오기 6년 전에 발행이 된 책이며, 창조의 과정과 끌어당김의 법칙을 아주 자세하게 설명해주는 속삭임같은 책이라는 이 책을 서문을 읽고 희망을 얻었기 때문이다.
 
이 '시크릿의 비밀'은 '일체유심조一體唯心造' 다시 말해 모든 것은 오직 마음에서 짓는다는 말고 일맥상통한다. 불교의 가르침인 이 말씀은 인간에게는 무엇이든 이뤄낼 수 있는 마음의 힘이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 말씀에 대한 행동방법을 제시한 것이 '시크릿'이고, 그 놀라운 '끌어당김의 법칙'을 배우고 실행할 수 있다면, 인간은 불완전한 존재라는 평가절하식 자조론에 의문을 제기할 수 있을테고, 최소한 자신의 정체성에 대해서 만큼은 그 누구에게든 자신있게 말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이 책이 밝히는 씨크릿의 방법은 '원하라, 허락하라, 그러면 이루어진다'는 믿음에서 시작된다. 다른 책에 비해 그 믿음에 대한 방법이 자세히 설명되어 있음을 알 수 있었다. 그리고 가장 확연한 차이는 책의 후반부에 따로 제시된 '그룹 모임에서의 질문과 대답'부분 이었다. 이 부분은 결심과 믿음의 과정에서 나타나는 자기부정혹은 의심 그리고 현실주의 선호등의 믿음에 대해 자발적으로 생기는 여러 의문등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론을 대화식으로 설명해 준다. 특히 '명상'하는 방법을 이야기하는 부분은 보다 구체적인데, 이 명상을 통해 자신의 내면세계와 통할 수 있는 길을 모색하는데, 이 방법으로 진정으로 자신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명확히 알게 되는데 이것을 통해야 자신의 소망을 허락하는 단계로 발전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시크릿을 읽고 큰 느낌을 받았거나, 끌어당김의 법칙을 실행하고자 하는 이들에게는 도움을 줄 수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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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버는 감성 - 기업을 살리고, 지역을 살리는
시마 노부히코 지음, 이왕돈.송진명 옮김 / GenBook(젠북) / 200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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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40년 베테랑 기자의 10여 년간 취재한 일본의 '감성마케팅' 사례집!
 
이 책을 잡은 이유는 딱 하나다. '10년 불황'의 오명을 털어내고 플러스 성장으로 전환하여 전 분야에 걸쳐 도약을 시도하고 있는 일본의 저력이 무엇인지 확인하고 싶어서다. 그것은 현재 불황의 늪에 서서히 빠져들어가고 있는 우리가 보았을 때 매우 긍정적인 미래상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그럼 왜 하필 모델이 '일본'인가? 하는 질문에는 한 예를 들어야겠다. 삼성그룹의 창업자인 고 이병철회장이 삼성을 경영하던 때에 연말이면 거의 한 두달을 일본에서 지냈다. 일본의 뉴스와 신문 그리고 책을 연구하고, 일본의 경영자와 전문가들과 대화하면서 그들의 현재를 들여다 봤고, 그것을 통해 대한민국의 미래를 예감했다고 한다. 현재 회장인 이건희회장도 선대 회장를 따르고 있다고 하는데, 그 핵심은 일본의 모습과 우리의 그것이 매우 흡사하게 싸이클을 이룬다는 데 있다. 인정하고 싶지 않지만 비교모델로서는 일본만한 나라를 찾기 힘들다.
 
이 책은 40여 년간 기자생활을 한 저자가 지켜본 일본의 '잃어버린 10년'과 그 극복과정을 통해 살펴본 큰 패러다임의 변화를 이야기한 책이다. 20세기와 21세기를 가장 크게 구분하는 패러다임이 바로 '감성'이라는 키워드로 놓고 재도약을 시도하는 일본의 산업이 '감성'으로 무장되어 오히려 20세기보다 더 비젼있는 미래를 갖게 되었다고 설명하고, 21세기를 이끌어갈 성장엔진은 과연 무엇인지를 일본 기업의 100여 개의 사례들을 통해 과연 '돈을 벌어주는 감성'은 무엇인지를 고민한 책이다.
 
이 책을 살펴보면서 자꾸만 오버랩이 되는 것이 바로 우리나라의 20세기와 21세기 였다.
우리에게 있어 21세기의 10년은 운명적인 시기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전후 아무것도 없는 불모지대에서 국민 모두가 힘을 합쳐 세계에 유래없는 경제성장률을 기록하며 승승장구 했지만, 외환위기 사태를 거치면서 정신적 공황에 빠지게 되며 20세기를 마감하게 되었다. 인터넷과 IT를 기반으로 하는 지식경제사회인 21세기를 맞이하게 되면서 20세기와는 전혀 다른 패러다임에 직면하는데 이것은 세계적인 대세임과 동시에 대한민국이 선진국으로 도약할 지 여부를 가름하는 시험대가 되었다.
 
우리도 그들과 마찬가지로 20세기가 땀과 눈물과 근성으로 남성들이 이끌어가는 시대라고 한다면, 지금의 21세기는 지식과 IT, 그리고 감성이 결함된 여성들이 생산의 주체이자 소비주체가 되는 시대를 맞이한 것이다. 소품좀 다량생산의 매스프로덕트의 기업주도 산업이 다품종 소량생산의 소비자주도 산업으로 전환되었고, 양이나 질, 가격, 효율보다는 디자인, 센스, 기능이 구매동기로 자리잡게 되었다. 또한 근면, 저축, 대기업 일변도, 입신출세등의 가치관은 치유, 유유자적, 느긋함, 편안함, 여유등의 웰빙을 추구하는 라이프스타일을 추구하는 시대가 되어버린 것이다.
 
이 책은 일본의 '잃어버린 10년'이라는 암흑의 터널을 '돈 버는 감성'과 '감성의 지역,도시 건설' 그리고 '사람을 부르는 감성' 등을 돌파구로 재기하거나 새로 창업한 기업과 지역 그리고 인물들의 사례를 저자가 취재한 내용들인데, 읽다가 보면 마치 우리나라가 IMF의 늪을 빠져나와 '감성의 시대'를 맞이해 고군분투하는 우리가 전 산업에 걸쳐 앞으로 대처해야 할 바를 교훈적으로 알려주는 듯 했다.
 
40년 베테랑 기자의 10여 년간 취재한 일본의 '감성마케팅'의 총합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얄미울 정도로 정교한 일본인들의 시대의 흐름을 파악할 수 있는 정보 수집 능력과 분석력, 그리고 무엇보다 목표를 향해 모두가 하나되어 나아가는 그들의 정열이 부러울 따름이었다.
 
비즈니스맨이라면 꼭 읽어봐야 할 '감성마케팅'의 실천사례집이 아닐까 생각된다. 아이디어가 필요할 때 마다 들춰봐야 할 좋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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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이화
조두진 지음 / 예담 / 200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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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듭되는 눈물과 한숨으로  끝무렵의 길고 긴 겨울밤을 잊게 한
슴아픈 두 남녀의 사랑이야기!
 
 영화나 책 속에서 만나는 수많은 영웅들의 탄생의 이면에는 추풍낙엽처럼 스러져버리는 수많은 이름없는 병사들의 죽음을 목격한다. 영화에서는 엑스트라로, 전투에서는 일개 병사로 제 역할을 한 이들도 하나의 삶인데...아무도 그들의 삶과 죽음을 알지 못한다. 차라리 관심이 없다는 표현이 나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들을 주목해야 하는 이유는 나 스스로가 신문지상에 이름 석자 걸릴 일이 하나도 없는 평범한 국민이요, 영화상 엑스트라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람 스스로가 한 권의 책이다'라는 말처럼 엑스트라인 나도 내 삶에 대해 책을 쓰라면 두터운 소설은 쓸만큼의 사연이 있기에 그들을 주목하곤 했다. 
 
여기 나와 같이 특별한 시선을 가진 작가가 있다. 조두진.
그는 국가 중심의 역사가 아니라 사람의 역사를 담아내고 싶어하는 작가다. 그의 전작 [능소화]는 1998년, 경북 안동의 무덤에서 발굴된 '원이 엄마의 편지'를 모티브로 하여 써내려간 4백 년 전 조선 남녀의 안타까운 운명과 사랑을 재구성한 것이고, 지금 읽은 이 책은 임진왜란 말기 일본으로 끌려간 조선인들의 가슴아픈 사랑이야기를 실존했던 선비 이진영(1571-1633)의 삶을 모티브로 구성한 작품이다.
 
이 책의 전체 줄거리는 임진왜란이 한창인 때 진주에 사는 안철영은 밀려드는 왜구를 막기 위해 의원을 필요로 할 만큼 아픈 아들과 아내 유이화를 두고 진주성사수를 떠나지만, 곧 왜구에 패배하여 포로가 되는데, 자신을 기다리던 아내가 일본에 팔려갔다는 소문을 듣고, 아내를 찾아 일본을 찾으러 떠나고 우여곡절 끝에 아내를 만나게 된다는 내용인데, 임진왜란 당시 전쟁포로가 된 백성들의 처절한 삶과 일본으로 끌려가 겪게 되는 참혹한 생활들이 자세히 묘사된다. 이 묘사들은 얼마나 참혹하던지 책을 덮고, 한숨을 쉬고, 눈을 감은 적이 여러 번이었다. 특히 한심한 조정의 실태와 초개처럼 스러져가는 백성들의 삶을 대조하며 조망하면서 과연 충과 효, 그리고 예와 인은 무엇이 우선인지, 그리고 무엇을 위한 것인지를 고민하게 했다.
 
 주목되는 점은 작품상의 시점들이 변하는 것인데 임금의 나라 조선을 살리기 위해 죽어가는 아들과 아내를 남겨두고 진주성을 지키려 했지만, 포로가 되어 버렸고, 아내와 자식마저 잃어버린 안철영의 시점과 의원을 데리러 간다며 떠난 서방님을 기다리다 사흘만에 자식은 죽고, 죽은 시신을 안고 일주일을 더 기다리다 일본으로 끌려간 안철영의 아내이자 조선의 여인인 유이화의 시점이 엇갈려 서술되면서 그들이 겪은 인간적 고뇌를 충분히 공감할 수 있었다. 그 누구에게도 허물이 있다 할 수 없는 역사적 상황에 폭폭한 가슴만 살피게 된다.
 
작가의 놀라운 묘사력은 조선의 백성의 처절한 삶과 당시 왜구들의 무식하고 잔혹한 만행들에 시선을 빼앗기에 충분해서 저녁을 먹고 난 넉넉한 밤 무심히 책을 폈다가 까만 밤을 하얗게 지새며 마자막 장을 덮을 때까지 내내 가슴을 졸이고, 아파했던 책이었다. 그 어떤 영화보다 생생한 묘사에 놀랐다.
 
'역사는 돌고 도는 법'. 국운에 목숨을 맡긴 백성이 그때만 있으랴. 조선이란 국호는 대한민국이 되었고, 그때의 백성은 국민이라는 이름으로 그 시절의 국가들과 함께 걸어가고 있다. 국가에 염증을 느껴 떠난 국민들, 그리고 오고 싶어도 올 수 없는 국민들의 이야기가 인터넷을 타고 속속 들어오는 이 시점에서 대한민국 국민이라는 허울좋은 이름으로 무사태평으로 희희낙낙거렸던 내게 외국에 흩어져 있는 우리 국민들의 삶을 생각하게 했다.
 
거듭되는 눈물과 한숨으로  끝무렵의 길고 긴 겨울밤을 잊게 한 가슴아픈 사랑에 대한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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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대 최강의 사랑노래
나카무라 코우 지음, 현정수 옮김 / 문학동네 / 200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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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의 사랑이 아름다운 것은 '사랑이 전부'였기 때문이다.
대학 신입생시절 동아리 신입생환영회에서 만난 '천사' - 그시절 청춘들은 이름부르기도 아까웠던 모양이다 - 에 반해 식음도 잊을만큼 좋아했던 적이 있다. 입시지옥을 벗어나자 몰려드는 허전함에 또 어디엔가 '몰입'해야 할 곳이 필요했던 것일까? 아니면 고진감래의 '달콤함'을 만끽하려 했기 때문일까? '중독'이라 불려도 좋을 만큼 좋아했던 적은 지금까지 통털어 그때 뿐인 듯 싶다.
한동안 잊었던 그 시절의 기억을 되살려준 계기는 이 책, <절대 최강의 사랑노래>의 덕택이다.
 
남녀 주인공 모두 '나'를 시점으로 이야기가 번갈아가는 두 사람의 사랑이야기는 지난 해에 읽은 일본의 잘나가는 젊은 남성작가들의 단편 러브스토리들을 엮어서 만든 책 <I LOVE YOU>에 실렸던 단편을 장편으로 엮은 것이다. 단편으로 소개되었을 때에는 미스테리한 선배 키도를 따르는 동기 사카모토와 동행하며 배우게 되는 사랑과 우정의 이야기가 소개되었는데, 장편으로 재편집된 이 책은 훌륭한 청춘러브스토리로 변신한다.
 
복잡한 마음 속과는 다르게 차분하게 사랑을 만들어가는 토우와 그녀의 심리가 잘 묘사된 이 작품은 '나'라는 시점을 서로 바꾸어 가며 이야기를 풀어가 같은 시점에 느끼는 남녀간의 심리를 동시에 체감할 수 있도록 한 일종의 옴니버스형식을 취한다.
 
늦은 밤 불을 끈 방에 아이마스크까지 쓰고 암흑속에서 단 둘이 전화통화를 하면서 사랑을 고백하는 장면은 그들은 서로 사랑을고백한 후 '저기...뭔가 마음이 차분해지는 얘길 해 줘'라는 그녀의 이야기에서 아름다운 사랑의 백미를 느끼게 된다. 큰 사건도 사고도 없이 일상의 흐름처럼 차분하게 흐르는 그들의 소박하고 평범한 사랑이야기가 시선을 사로잡는 이유는 최소한 한 번쯤은 느꼈지만 잃어버렸던 그 시절의 내 마음 같았기 때문이었다.
괴팍하고 엉뚱한 키도 선배와 소심하지만 똑똑한 동기 사카모토와의 우정과 사랑이야기도 빼놓을 수 없는 재미였다.  
 
사랑은 스탬프 카드 같은 것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키스를 하고, 좋아한다고 생각하고, 서로에 대해 알고, 다정한 기분에 감싸이고―
그런 일이 있을 때마다 우리는 스탬프를 찍는다. 혼자서 찍을 때도 있고, 둘이서 찍을 때도 있다. 스탬프가 다 모이면 다음 카드를 받으러 간다.
언제까지 계속될까? 비밀스런 기분으로 나는 생각한다. 이 카드는 언젠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어떤 것과 교환할 수 있다. 그런 날이 분명히 온다. 그날까지, 우리는 작은 목소리로 노래하는 것이다. 최강의 사랑노래를 부르는 것이다.     p 219
 
'사람은 저마다 한 권의 책이다'라는 말이 생각난다.
젊은 청춘들의 사랑은 한 권의 장편이 되었고, 이 이야기는 젊은 남성작가의 책 한 권에 작은 이야기로 남았고, 또 나의 책 속에는 작은 기억으로 남게 되었다. 의도하지 않게 두 번을 보게 된 책. 그래서 의미가 남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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