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처럼 협상하라
조지 로스 지음, 김미정 옮김 / 에버리치홀딩스 / 200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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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참모가 밝히는 도널드 트럼프의 '백전불패 百戰不敗' 협상 테크닉 !
 
  "투표에서 이기고, 개표에서 졌다."는 말이 있다. 이는 '갈대처럼 흔들리는 유권자의 표심標心' 을 나타내는 말이기도 하지만, 막판 뒤집기를 예상하지 못하고 '일찌감치 승리를 판단했던 오만한 후보의 변명'에 항상 등장하는 말이기도 하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말 "샴페인을 너무 일찍 터뜨렸다."와 큰 차이가 없는 말이다. 상대와의 싸움은 싸워 봐야 그 결과를 알 수 있지만, 싸우기도 전에 이미 결과를 알 수 있는 상황도 있다. 질 것이 뻔한 싸움을 하는 이유는 자신이 이길 수 있다고 착각하거나, 상대의 전력을 잘못 판단했을 때일 것이다. 비단 싸움 뿐 아니라, 우리의 거래에 있어서도 그와 맥락을 같이 한다. 거래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계약이다. 양방이 서로 서면으로 합의한 계약의 힘은 엄청난 힘을 가진 것이라 약속을 하고 서면에 사인을 하는 순간 그 둘에게 있어 피할 수 없는 '이행의 의무'가 주어지게 되고, 그것을 어기면 '사기'라는 범죄에까지 이르게 된다. 계약에 앞서 서로의 이익을 좀 더 취하기 위해 '밀고 당기는' 입씨름을 하게 되는데, 이를 '협상 혹은 네고시에이션 Negotiation'이라 부른다. 일반적으로 협상을 주업무로 다루는 이들은 줄인 말로 '네고'라고 부르기도 한다.
 
 

 
 
  기업에 있어서 영업맨이 중요한 이유는 심혈을 기울여 만든 기업의 제품이 노력의 댓가만큼 '제 몸값'을 받을 수 있도록 만드는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아무리 훌륭한 제품을 만든다고 하더라고 제품의 가치를 그만큼 얻을 수 없다면 그들이 들인 노력이 허사가 된다. 그렇다면 영업맨에게 있어서 기업과 제품의 가치를 온전하게 받아낼 수 있는 힘은 무엇인가? 그것이 바로 '협상력 協商力'이다. 그리고 협상력은 영업맨의 '협상능력' 즉, '말'에서 나온다. 다른 무엇도 아닌 '한 사람의 입'이 공들여 만든 제품을 살리기도, 죽이기도 한다는 말이다. 기업이 세일즈맨 즉, 영업맨을 기업을 대표해서 최일선에 뛰는 전사戰士 라 부르는 이유는 거기에 있다. 세일즈맨 중에서도 승승가도를 달리며 앞서가는 톱세일즈맨에게는 남과 다른 힘, 그만의 '성공 세일즈 비법'이 있는데 그것이 바로 남들이 가지지 못한 그들만의 협상력'이다.
 

  세계 3대 상인을 물으면 예로부터 아라비아 상인, 유대 상인, 중국 상인을 들었다. 최근들어는 아라비아 상인 대신, 인도 상인이 그 자리를 대신한다는 말도 있지만, 그들이 세계적인 대표 상인이라 불린 이유는 거래 규모의 크기도 상당했지만, 거래를 통해 이익을 얻을 수 있는 곳이라면 국적과 피부색을 불문하고 어디든 찾아가 물건을 팔았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한 번 팔고 나면 내가 버리지 않는 한 나와 꾸준하게 거래를 원하는 거래처로 만들었다는 것이다. 그 밖에도 '노렌(일본 점포 입구에 걸쳐진 천. 주로 점포의 상징이 그려있다)을 지키기 위해 목숨을 건 사람들'로 유명한 오사카 상인과 인삼무역으로 유명한 우리의 '개성상인'들도 포함해 세계 5대 상인이라 부르는 이들도 있기는 하다. 체면과 명분을 중시하는 유교를 취해왔던 터라 '돈'에 대한 부정적인 의식이 지배적이었고, 조선에서의 상인은 사농공상의 노동관에서 보듯 맨 아래의 하류계층이었던터라 외국의 상인들 만큼 발전하지 못했다. 오히려 과거의 경제사관을 비교해 본다면 대한민국이 이렇듯 경제성장을 이룬 것은 '혁명'에 가까운 일인지도 모른다.
 
  그래서일까? IMF 외환위기 그리고 OECD에 가입하면서 '시장'은 세계에 열렸으며, 세계인과 거래를 이뤄야 하는 세상이 되어버린 21세기에 들어서는 그들에 대한 우리의 '협상력'은 그리 신통치 않다는 이야기들 듣는다. 특히 세계무역과 국제협약 등에 대한 결과를 살펴보면 '형편없다'는 비판의 목소리를 종종 듣게 된다. 국가의 흥망이 걸린 협상인 만큼 이들를 단순히 '경험미숙'이라고 판단하고 앞으로는 더 나아질 것이라고 위로를 하기에는 그 중요성과 실수에 대한 결과는 치명적이라고 하겠다. 그것은 또한 국가간의 문제 뿐 아니라, 기업의 무역이나 개인간의 거래에 있어서 '배운 자와 배우지 못한 자의 차이'가 점점 더 뚜렷해지는 양상을 띠고 있다. 거래의 기술은 '특정한 인물들이 쓰는 테크닉'이 아니라 현명하게 세상을 살기 위한 '우리가 알아야 할 테크닉'이 된 것이다.  
 
  미국 '부동산의 황제', '카지노 연예산업의 큰손'이라는 수식어가 따라붙는 도널드 트럼프. 그를 주목하는 이유는 자수성가한 부자이면서 최근 사업실패로 오히려 빚을 잔뜩 진 빈털털이가 되었다가 재기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마이더스의 손'이라 불릴 만큼 그가 손을 대는 모든 것은 세상 사람들이 원하는 '최고'로 변신해서 화제를 낳고 있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것은 그의 주사업은 '부동산'이라는데 있다. 이미 폐허가 되다시피 한 빌딩이나, 아무것도 없는 광할한 땅 즉 순백의 도화지를 사들여 자신이 계획하고 꿈꾼대로 그림그리듯 사업을 펼친 그를 보면 놀라지 않을 수 없다. 그에게 땅을 팔기 전에도 주인은 있었다. 하지만 전 주인이 그리지 못한 그림을 그는 본 것이고, 그릴 수 있는 능력을 갖춘 것이다. 무엇보다 그는 자신이 그림을 그릴 도화지를 사들일 수 있는 능력이 되었다는 것이다. "내가 손을 뻗으면 내가 생각한 가격에 내 것이 된다."는 그의 자신감은 아무나 가질 수 없는 엄청난 힘이 아닐 수 없다. 늘 궁금했고, 그를 닮아 가지고 싶었던 그 힘을 엿보고 배울 수 있는 기회를 만났는데, 지금 소개하는 책 [트럼프처럼 협상하라] 이다. 원제는 "Trump-Style Negotiation: Powerful Strategies and Tactics for Mastering Every Deal"   이다.
 
 

 
 
  이 책의 저자는 조지 로스George H. Ross 로 도널드 트럼프가 부동산 사업에 첫발을 디딘 코모도 호텔의 매입 및 개조 사업부터 지금까지 그의 법률 고문으로 활동했고, 현재 트럼프 오거니제이션의 부사장이자 선임 고문관으로 활동중인 사람이다. 트럼프에 관해 지금껏 나온 책들이 주로 본인이 직접 서술한 것들이 많은데, 직접 쓰다 보니 지극히 개인적이고 소소한 내용들이 많아서 그 핵심을 찾아내기가 쉽지 않았다면, 이 책은 그의 법률고문으로서 최측근이 바라본 트럼프의 협상능력을 객관적인 관점에서 잘 서술했다는데 큰 의의가 있다. 특히 저자가 법률가여서 계약에 앞선 단계에서의 협상의 향방이 계약에 끼치는 영향등을 자세히 설명할 수 있는 능력을 지녔다는데, 이 책은 실무적 입장에서 아주 유용한 책이었다고 볼 수 있다.
 
 

 
 
  저자는 '트럼프식 스타일의 협상'에 대해서 아무리 어렵고 힘든 프로젝트(계약)라 할지라도 도널드 트럼프만의 자신감, 열의, 인내, 비전, 그리고 모든 이해 당사자들을 협상 테이블로 불러 모으는 능력으로 이루어지는 협상이 트럼프 스타일의 협상인데, 특히 그의 협상에서 배울 수 있는 것은 '협상이란 항상 분명하거나 간단하지 않다는 사실'이다. 어떤 사안을 놓고 협상을 하지만, 실제로 그 협상에는 다른 목적이 있을 수 있다는 것. 이것은 트럼프 스타일 협상의 기초가 되는데, 어떤 협상은 단기적 이익보다는 홍보가 목적이 될 수 있어 대중에게 더 많이 노출디면 장기적인 성공이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것이 그만이 가진 트럼프의 비전, 즉 '더 큰 그림'bigger picture' 이고, 이 ' 더 큰 그림'이 평범한 성공과 엄청난 성공 간의 차이를 가져온다고 저자는 말한다.
 
  이 책의 내용은 크게 협상이란 무엇인가? 트럼프 스타일 협상의 비밀, 그리고 특수한 상황을 위한 전략으로 나누어졌다. 협상이란 사람과 사람 간에 이루어지는 커뮤니케이션의 첫 번째 형식으로 우리의 요구와 욕망과 기대가 무엇인지를 상대에게 전달하는 방식이자 타인의 요구와 욕망과 기대가 무엇인지 받아들이는 방식 모두를 말한다. 협상은 우리가 깨닫지 못할 뿐, 사실상 늘 겪고 경험하는 일이다. 우선 제품을 구입하면서 우리는 가격을 깎거나, 그에 준하는 혜택을 요구한다. 이러한 소비와 판매행위의 당사자는 모두 협상대상이 되는 것이다. 직장상사와 친구, 남자는 여자친구와 협상을 하고, 영화를 보는 것에서 집을 구입하는 것까지 거래에서 담판을 짓는 일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매일 참여하는 인생의 게임'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그리고 트럼프 스타일의 협상의 특징은 협상의 결과로 상대방 또한 만족을 얻게끔 만든다는 것인데, 우호적인 분위기를 조성해 거래를 성사시키는 것이 상대방이 양보하지 않으려 했던 것을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얻어내는 것보다 훨씬 더 중요한 것이라고 말한다. 그가 말하는 '협상을 성공으로 이끄는 일곱가지 목표'를 통해 협상은 '총성없는 전쟁이 아니라, 서로가 Win-Win할 수 있는 수단임을 알게 된다.
 
  도널트 트럼프는 부동산개발을 주로 한 만큼 그에게 있어 협상을 통해 계약은 어느 누구보다 중요한 거래방식이고, 한 번으로 끝나는 과정이 아닌 것을 감안하면 그의 참모인 조지 로스가 밝히는 '트럼프 스타일의 협상'은 그만이 가지고 있는 사업 노하우를 밝히는 것과 다름 없음을 알 수 있다. 핵심 참모가 그것을 밝히고, 도널트 트럼프는 추천사를 기꺼이 썼으니 이 책의 내용들은 더 이상 중요하거나 비밀스러운 것이 아닌지 아니면 거짓말을 하는 것인지 알 수없는 노릇이다. 하지만 책의 내용을 더 대하다 보면 기발하고 치밀한 그들의 협상 방식을 만날 수 있는데, 정형화 되지 않고 상대에 따라 케이스에 따라 변화무쌍한 것들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트럼프와 그가 지금껏 해 왔던 협상의 대상은 부동산 즉, 그 지불대금이 큰 빌딩이나 토지 그에 부속된 임차권, 공중권 등에 대한 내용들이어서 자칫 독자들로 하여금 '뭐냐, 이건 부동산업자들에게만 유용한 것 아니냐?' 하는 의문을 제기할 수도 있다. 하지만 독자들이 이 책에서 얻어야 할 것은 '협상 스타일' 즉 도널드 트럼프가 거래에 앞서 협상하는 스타일이 무엇인가에 주목해야 할 것이다. 저자 또한 그것을 감안해 개인에게 있어 '주택'다음으로 신중하게 구입하는 항목인 '자동차'를 대상으로 그것을 구입하는데 있어서 영업맨과 협상하는 요령을 예를 들어 설명해준다. 거래에 있어 협상의 중요성은 가장 중요한 기술이다. 매도자가 정한 '권장소비자가, 혹은 가격'을 '늘 변화할 수 있는 매도자의 희망가'로 놓고 '대화'라는 수단으로 그 가격을 '내가 유리한 범위'로 끌어내리는 경제생활에 있어서 갖추면 '천군만마'를 얻는 듯한 훌륭한 기술이 아닐 수 없다. 이미 앞서 나온 '허브 코헨의 협상의 법칙 1,2'와 같은 훌륭한 책들이 협상은 '소비자가 갖추어야 할 정당한 권리이자 합리적인 기술'임을 이야기한 적이 있다. 이 책은 그에 더해져 '부동산, 자동차'와 같은 부가가치가 크고 가격이 큰 재화를 구입하고 매도함에 있어서의 협상능력을 알려주는 책이다. 이 책은 무엇보다 업무적인 면에서 잘 알 수 없었던 트럼프의 사업방식을 알 수 있었다. 그가 이룩해 놓은 수없이 많은 '최고의 부동산'들이 어떻게 해서 생겨난 것인지를 알 수 있다. '사람을 보는 통찰력'이 있다는 그가 그 누구보다 꼼꼼하게 협상에 앞서 상대를 읽으려고 노력하고 최고의 참모들을 뽑아 그들과 함께 최고의 협상을 이뤄나가는 방식을 배울 수 있었다. 단지 그는 돈과 부동산이 많은 사람이 아니라, 그럴 수 밖에 없는 멋진 사업가임을 재확인 할 수 있었다. 도널트 트럼프를 알기에 많은 도움을 준 매력적인 책이었다. 이 책은 세일즈에 종사하는 직장인, 부동산에 관련된 사업을 하는 사람들, 그리고 앞으로 주택이나 자동차를 보다 나에게 유리한 가격으로 사고, 팔고 싶은 사람들 무엇보다 '세상을 살면서 수많은 선택(구입)을 해야 하는 내가 얕은 수에 속지 않고 현명하게 살고 싶은 사람' 들에게 꼭 권하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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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택받는 나
곽준식 지음 / 국일미디어(국일출판사) / 200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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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껏 나의 선택은 내가 결정한 것이 아니라 속았던 것임을 알려준 책! 
 
 
  "어느 것을 고를까요, 알아맞춰 보세요!"
잠에서 깨어 하루를 보내고 다시 잠에 들 때까지 우리는 수많은 '선택'을 한다. 선택의 상황에서 우리가 갈등하는 주요인은 바로 '어느 것을 골라야 더 효율적일까?' 하는 것인데 그 판단을 내리기는 쉽지 않다. 그것은 '에이~ 이것 말고 저것 할껄...' 하는 선택직후의 미련과 사용이후의 후회를 두려워하기 때문이다. 모든 사람은 이 '선택'의 문제에 있어서 갈등을 하고 있고, 보다 '효율적인 선택'을 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태어난 학문이 '경제학'이다. 이것이 경제학자들이 '경제학은 선택의 학문이다' 라고 부르는 이유이기도 하다.
 
  후회와 미련이 없도록 최선의 선택을 하는 기준을 '효용'이라고 부르는데, 경제학은 사용자인 인간들을 보편적이다 라는 전제를 놓고 그들이 행하는 경제활동을 조사했다. 그래서 수많은 경제원리와 경제법칙이 태어났는데, 20세기를 전후로 급속하게 발전했다. 이 시기는 '대량생산과 대량소비'가 가능했던 '기업주도의 경제구조'를 가지고 있어서 경제학의 초점은 기업의 생산활동에 맞추어졌고, 이에 대응하는 소비자의 소비활동을 눈여겨 보았다. 다시 말해 기업의 생산능력과 생산량에 주목했기 때문에 학자들의 입장에서는 그것을 수치로 판단하고 확인하기가 어렵지 않았다. 하지만 21세기가 들어오면서 경제학자들은 헤매고 있다. 증기기관으로 인한 산업혁명으로 변화된 사회의 속도를 훨씬 능가하는 '컴퓨터의 보급과 인터넷의 발전', 기업 주도의 공급위주의 경제가 소비자 주도의 수요위주의 경제로 돌아서면서 기존의 경제학은 현재를 판단하거나 예측하기가 불가능해진 것이다. 수요자인 소비자들의 기호와 취향 그리고 변덕스러운 선택을 기존의 경제학이 설명하기는 어려워진 것이다. '정확한 계산, 합리적 판단, 효용 극대화를 추구하는 경제적 인간'으로 대표되는 주류 경제학은 실제적으론 감정적인 인간의 럭비공 같은 경제형태를 간과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태어난 것이 '행동경제학'이다. 경제학과 심리학이 절묘하게 접목된 '행동경제학'은 다니엘 카너먼 교수가 2002년 연구한 심리학이 노벨경제학을 수상하면서 세계적으로 주목받기 시작했는데 이로써 경제학계는 기존 경제학의 틀에서 벗어나 '경제를 움직이는 인간의 심리'를 깊이있게 눈여겨 보기 시작했다. 소개하는 책, 곽준식의 [선택받는 나 Behavioral Economic]은 바로 '행동경제학'을 알기 쉽게 풀이한 책이다. 기존에 도모노 노리오 교수의 [행동경제학 Behavioral Economics] 이 행동경제학의 기본 개념과 실생활에 적용한 갖가지 사례를 두루 소개하여 경제학의 새로운 패러다임에 눈을 뜰 수 있도록 도와준 대중적 입문서 였다면, 이 책은 그 시선을 우리나라로 돌려 우리나라의 실정에 맞는 사례와 해설로 만들어진 [행동경제학]이라고 보면 무리가 없겠다.
 
  저자는 이 책이 다루고 있는 선택 메커니즘은 독자들이 선택을 할 때와 선택을 받을 때, 그리고 선택 후 등 세 부분에 걸쳐 도움을 줄 것이라고 말한다. 즉, 우선 이 책이 다루고 있는 순간의 선택을 좌우하는 의사결정의 비밀은 자기 선택에 속지 않고 합리적인 선택을 할 수 있도록 해주고, 두 번째로 제품과 사람이 넘쳐나는 무한 경쟁 시대에서 '선택 유도 기술'을 통해 선택받을 확률이 높아지도록 만들어줄 것이라고 한다. 마지막으로 우리가 지금껏 잘한 선택이라고 생각했던 것들을 잘못되었던 선택이었음을 알려주고, 왜 그런 결정을 하게 되었는지에 대한 이유를 설명해 줄 것이라고 말한다. 그에 대한 이해를 쉽게 하기 위해 행동경제학 또는 행동결정 이론을 '자신의 선택에 속지 않는 법' 과 '선택받을 확률을 높이는 법'으로 나누어 설명했다.
 
  '자신의 선택에 속지 않는 법'에서는 자신의 충분한 이성으로 잘 선택했다고 생각했던 것들이 실제로는 짧은 시간에 결정하는 것이어서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심리적, 상황적 요인의 영향을 받아 자신의 선호와는 다른 결정을 할 수도 있음을 알려준다. 그리고 그 요인들이 자신의 선택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를 알아야 보다 합리적인 선택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한다. 그래서 '자신의 선택에 속지 않는 7가지 방법'으로 행동경제학의 '매몰비용 효과sunk cost effect' , '이용 가능성 휴리스틱 availability' , '변경 가능성 Changeability' , '닻 내림 효과 Anchoring effect' , '최종 제안 게임 ultimatum game theory' , '확증편향성 Confirmation Bias' , '가정법적 사고 Counterfactual thinking' 등이 제시된다.
 
  '선택받을 확률을 높이는 법(선택 유도 기술)' 에서는 지속적인 투자를 통한 경쟁력 강화는 미래에 서택받을 확률을 높일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인데, 현 시점에서 선택받을 확률을 높이는 방법중 하나가 바로 '선택 유도 기술'이다. 이것은 의사결정 이론이나 서택 이론을 바탕으로 하는데, 이론은 똑같은 제품도 어떤 상황에서 어떻게 보여주느냐에 따라 선택받을 확률이 달라질 수 있다고 본다. 왜냐하면 사람들의 선택은 절대적인 기준이 아닌 상대적인 기준에 따른 선택을 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상황에 다라 사람들이 선택하는 기준이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이해한다면 현재의 자기 자신이나 제품이 가장 경쟁력이 있게 보일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지를 파악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한 편으로 보면 위에서 말한 '자신의 선택에 속지 않는 법'의 주체를 뒤집은 상황이라고 보면 되는데, 위에서는 속지 않는 법을 이야기하고 여기서는 보기 좋게 속이는 법을 알려주는 것이다. 그에 대한 방법론으로 '기대 이론 Prospect Theory' , '시기 추론 이론 Temporal Construal Theory' , '언팩킹 효과 Unpacking Effect' , '조절 초점 Regulatory Focus' , '이유있는 선택 Reason-based Choice' , '평가 모드 Evaluation Mode' , '유인효과 Attraction Effect' 등이 설명된다.
 
   경제학이란 학문은 우리가 가장 밀접하면서도 어쩌면 가장 우리의 일상에 도움을 주지 못하는 면이 있다. 그 이유중 하나가 바로 '난해한 학문적 용어'와 '적용하기 힘든 이론적 사례들'로 뒤죽박죽 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일반인이 그것에 접근하기는 전공을 하지 않고는 절대로 쉽지 않고, 그것을 이해한다 하더라도 적용하기 또한 쉽지 않다.
 이 책은 위에서 제시한 어려운 경제용어들을 우리의 형편에 맞는 사례들을 들어 자세히 그리고 쉽게 설명해 준다. 그 사례들은 모두 '경제적 개념' 다시 말해 우리가 늘상 경험하게 되는 '판매와 구입에 관련된 돈문제들'이 많아서 그것들만 익힐 수 있다면 우리의 경제생활에 큰 도움을 줄 수 있지 않을까 생각된다. '이론적 개념의 경제학'이 '실용성'을 띠면서 한층 더 가까워진 경제학을 경험하게 된다. 그리고 이 책을 읽게 되면서 경제학이 왜 필요한 학문인지도 함께 느낄 수 있게 될 것이다. 외국서적이 번역된 것이 아니라 우리의 손으로 펴낸 경제학책이 나온다는 것은 정말 반가운 일이다. 문제는 얼마나 많은 독자가 그것을 접하고 느끼는가에 달려 있다. 보다 나은 소비생활을 하고 싶은 사람들, 그리고 보다 더 세일즈 능률을 높이고 싶은 직장인들, 나아가 '행동경제학'을 배우는 대학생들에게 권하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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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시무스의 지구에서 인간으로 유쾌하게 사는 법 2 - 대인관계 편 막시무스의 지구에서 인간으로 유쾌하게 사는 법 2
막시무스 지음 / 갤리온 / 200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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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짧은 글, 가장 긴 여운을 주는 책!
막시무스의 두 번 째 이야기
 
 
  다시 집어들 수 밖에 없었습니다.
며칠 전 막시무스의 책을 처음 들고 순식간에 모두 읽어버리고는 덮은 뒤 바로 주문을 했드랬습니다. 한 장 한 장 곱씹어 읽기를 더 하다 보니 도착을 했더군요. 그래서 폭식(?)을 했습니다. 이제 다시 넉넉한 마음으로 되새김질을 해야 합니다. 짧은 글, 긴여운. 이 책이 주는 맛이 아닐까 싶네요. 이번에는 대인관계에 대해 이야기 합니다. '인생에 대한 현명한 답을 알수록 인생이 유쾌해진다'고 믿는 지구인. 그래서 세상에 있는 인생고수들의 삶에서 그 답을 찾기 위해 노력했고, 그 결과 20만여 개의 격언을 모은 지구인. 삶에 본보기가 될 만한 내용을 담은 격언이라는 뜻의 maxim과 사람을 뜻하는 us를 더해 막시무스Maximus 라는 필명을 쓴 이 사람의 두 번째 책 [막시무스의 지구에서 인간으로 유쾌하게 사는 법 2]이 그것입니다.
 
  사람은 혼자서는 절대로 살 수 없나 봅니다.
혼자 살 수 있다고 해도 사람답게는 살 수 없기 때문입니다. 사람으로 제대로 살다 가는 것, 그것이 이 세상에 태어난 나의 사명이라고 한다면 사람들과 만나서 영향을 미치고, 받으며 살아가야 합니다. 관계라는 것이 항상 좋을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나쁘더라도 덜 나쁘게 그리고 두 번의 나쁜 결과를 얻는 관계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수정하고, 보완해 나간다면 내가 이 세상을 살아가는 것이 더 편해지지 않을까요? 조금 더 유쾌하게 살아간다면 나도 좋고, 그런 나를 보는 사람도 덩달아 유쾌해지지 않을까요?
 
그러려면 사람을 만나면 사람을 온전하게 볼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무엇에 속해 있는, 무엇을 가지고 있는, 무엇을 뒤에 둔 사람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온전하게 내 앞에 있는 사람을 보고 또 나를 먼저 보여야 참다운 사람을 만날 수 있습니다. 웃더라도 가슴이 확 터지는 밝은 웃음을 지을 수 있고, 기쁘면 마음껏 기쁠 수 있어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상대의 말을 온전히 듣고 진심으로 답할 수 있어야 할 것입니다. 사람답게 사는 것. 그것이 오늘 우리가 가져야 할 하루의 목표가 되어야 할 것입니다.
 
  막시무스는 이 책에서 '죽기 전에 꼭 해야 할 일 30가지'와 '절대로 하면 안되는 일 30가지'를 이야기해 줍니다. 그리고 이제껏 우리가 알고 있는 상식과 에티켓에 대해 그것을 지키면서 '내가 괴롭다'면 하지 말기를 권합니다. 그리고 인간관계에 있어 만나는 상대를 평가하기에 앞서서 스스로를 진단하라고 조언합니다. 한 장 한 장 속 시원하고 유쾌해서 다음 페이지를 얼른 보고 싶기도 하고, 계속 되새기며 머리속에 넣고 싶어서 한참을 멈추고 싶게도 만듭니다. 그래서 묘한 책이기도 합니다.
 
  혼자서 알기엔 너무나 좋은 말, 소중한 말들이 많아서 블로그나 홈피에 마구 적어두고 싶은 충동도 생깁니다. 책을 읽던 중 한밤중에 지인에게 전화를 했습니다. 그리고 지난 주에 있었던 오해로 인한 말다툼에 대해 사과를 했고, 용서받았습니다. 또 나도 사과를 받고 용서를 주었습니다. 뭔가 답답했던 가슴의 절반은 박하사탕을 물은 것처럼 시원해 졌습니다. 한 통의 전화로 이 책의 1만원이 채 안되는 책값은 다한 것 같습니다. 하지만 책은 언제든 펼쳐만 본다면 더 값을 치루겠다고 하네요. 세계적인 명사들의 말로 가득하고, 막시무스의 해설로 곱이 됩니다. 여름휴가길에 곁에 두고 읽는다면 늘 유쾌하게 만들어 줄 것 같습니다.
 
  오늘도 약장수가 되었네요. 여전히 이 글을 읽는 여러분이 이 책을 읽을 수 있다면 '야바위꾼'으로 불려도 좋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좋은 책, 곁에 두기를 추천하고 싶습니다. 사서 읽어보시고 실망했다면 제게 말씀하세요. 제가 사서 아끼는 사람들에게 선물하겠습니다. 
 
  이번에도 제대로 책장수가 된 Richboy...물러갑니다. 즐독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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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길에서 나를 만나다 - 나의 야고보 길 여행
하페 케르켈링 지음, 박민숙 옮김 / 은행나무 / 200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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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웃기는 코메디언의 유쾌한 '야고보 길 순례기' !
 
  올해 봄 즈음인가보다. 무엇이 그리 바쁜지 시간에 맞춰 TV를 본 적이 없는 나는 어느 케이블방송으로 [야고보 길 순례]를 본 적이 있다. 우연히 리모컨을 좌지우지하다가 만나는 제대로운 프로그램은 항상 끝에서 5분을 보는 것이 다반사인데, [야고보 길 순례]는 이제 막 시작한 터라 '나보고 꼭 보라는 이야기인가보다' 하고 엉덩이를 고추 앉아 브라운관에 눈을 맡겼다. 구성진 나레이터의 목소리와 해설은 마치 자신이 다녀온 듯 자신감이 있었고, 펼쳐지는 광활한 대지에 칼로 그은 듯한 조그만 길로 더 작은 사람이 걷고 있었다. 첫화면에 보인 것이 목표는 없는 것처럼 시선은 고정된 채 한아름의 짐을 짊고 터벅터벅 걸어가는 그들을을 보며 난 '고종 황제'를 떠올렸다. 밝은 태양볕 여름의 어느날 그물진 막대기 하나 들고 조그만 공을 맞춰 상대에게 넘기려고 애쓰는 언더우드 목사의 행동(그는 이를 운동이라 했고, 이름은 정구Tennis 라 불렀다)을 보고 고종황제는 말씀하셨다. "아니 이 뙤약볕에 뭐하는 짓이냐? 아랫 것들 시키지 않고..." 내 마음이 그랬다. 
 
'왜 멀리 외국까지 가서 저러고 걷고 있지?'
 
 옛날에야 '순례'라 해서 태어나 가진 원죄와 현재까지 지은 죄를 벗고자 순례자들이 있었다지만, 제각각의 국적과 말을 가진 오만 가지 복장으로 걷고 있는 그들을 이해할 수가 없었다. 조금 더 몰입하고자 모가지를 늘여뜨린다. 그리고 어느샌가 '내가 죽기 전에 한 번은 꼭 해 보고 싶은 일'이 되어있었다. 내가 살던 곳 반대편으로 넘어와 상상하지 못한 낯선 곳에 떨어져 알 수는 없지만 어딘가에 있을 길을 찾아 걸어가는 어행. '나를 찾아 떠나는 여행'을 극명하게 나타내는 것이 이 '야고보 길 순례'가 아니던가? 그 후로 며칠동안 '야고보 길'은 내 뇌리의 넓은 자리에 세를 얻고 있었다. 이 책, [그 길에서 나를 만나다]를 만나게 된 것도 바로 그 이유다.
 
  독일에서 코메디언으로 잘 알려진 저자는 휴식없는 업무의 연속, 어리석음으로 비롯된 쓸 데 없는 좌절과 분노로 인해 담낭이 터져 '심근경색'이 의심되는 상황에 까지 이르게 되어 어쩔 수 없는 휴식을 갖게 되고, 그 '작전 타임'의 시간에 우연히 만난 책 [기쁨의 야고보 길]에 빠져버린다. 그리고 자신도 그 길을 걷는 여정에 뛰어들게 된다. 2001년 6월 9일부터 7월 20까지 42일, 생장피드포르에서 출발해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에 이르는 600 킬로미터의 도보로 여행하며 매일 매일의 여정을 기록했는데, 그것이 이 책 [그 길에서 나를 만나다 , Ich bin dann mal weg]이다. 독일 아마존 7위에 오르고, 2백 만부가 팔렸을 만큼 인기가 있었다고 소개가 되었는데, 책을 펴기 전 처음엔 유명 연예인의 수고로운 여행기여서 그 유명세가 한 몫을 한 것이 아닐까 생각했었는데, 그의 여행기간 동안 펼쳐진 실시간의 중계일기는 생생하기 그지없고, 위트와 농담이 함께 어울어져 그 힘이 독자들로 하여금 빠지게 한 것이란 걸 알게 되었다.
 
 







  그의 글은 솔직하다. 솔직해도 너무 솔직하다.
처음 여행을 마음먹은 것도 단순히 [책]에 빠져 함께 경험해 보고 싶었고, 그는 그곳에서 '구도자들의 순례길'인 만큼 어행중에 '신'을 만날 수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곧 내 자신이 누구인지 나조차도 한 번도 제대로 알지 못했던 것을 깨닫고 한 가지 질문을 찾아 여정을 시작한다. 그 질문은 바로 '나는 누구인가?' 였다. 하지만 여행의 둘째 날부터 그는 비오는 날 경사진 산길의 강행군을 포기하고 프랑스인의 '차'를 얻어탄다. 순례자의 여정에 '자동차'라니...스페인 사람이었으면 절대로 태우지 않았을 것이라는 그의 말에 동의한다. 말 그대로 고생을 사서 하는 여정에서 '안락을 추구'했으니, 어쩌면 처음부터 잘못된 것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합리주의를 추구하는 서양인의 그것은 가능했나 보다. 오히려 '삶의 어느 순간을 기록한 개인자서전'인 만큼 적당히 숨기고 포장했을 법도 하지만, 그는 자신의 생각과 행동을 여과없이 드러냈다. 그의 솔직한 생각과 행동의 기록이 이 책을 끝까지 사로잡는 힘이었는지도 모른다. 
 
  야고보 순례길은 '오롯이' 혼자서 갈 수 밖에 없는 여정이란다. 다시 말해 동행이 있게 되면 그에 맞게 보폭을 맞춰야 하고, 그의 사정과 형편을 고려하다 보면 자신이 계획한 걸음을 온전히 소화할 수 없기 때문이란다. 이를 보면서 '우리가 사는 사회와 닮았다'는 생각을 한다. 상대를 배려하고, 그와 함께 발맞출 때 우리는 그를 '괜찮은 사람'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대단한 사람, 훌륭한 사람'은 남에게 구애받지 않고, 순전히 자신의 길만을 걸어온 사람이 아니던가? 자신을 찾아 떠난 여행인 만큼 '나를 챙기기도 벅찬 여정'에 남과 함께 가기 위해 수고로움을 자처한다는 것은 그들의 '합리주의'에 맞지 않을 뿐더러 여행의 의미에도 어긋난 것일지도 모른다. 중도에 아프거나 사정이 생겨 뒤쳐지거나, 포기한다고 하더라도 그것은 자신을 지키지 못한 일이기에 아직 순례를 마칠 내공이 되지 못한 것인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결국 인생은 '무거운 짐을 짊어지고 끝이 없는 길을 홀로 걸어가는 것과 같다'고 말한 도쿠가와 이에야스의 유언과 같단 말인가? 정말 혼자여만 하는 것인가? 왠지 모를 '팍팍함'에 나마저 갈증이 생겼다.
 


  이 책을 읽으면서 '야고보 순례'의 여정을 함께 하며 든 생각은 순수하게 혼자서 걷는 시간은 자신의 과거와 현재를 생각하는 구도자의 모습이 되지만, 순간 누군가 '인기척'만 느끼게 되어도 '사회 속 인간'으로 되돌아가는 인간(나)의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 순례길의 목적은 사람마다 달랐다. 저자처럼 책을 통해 그것을 답습하려 했던 사람도 있었고, 남미의 처녀들처럼 되돌아가는 길엔 유럽의 신랑감을 데려오라는 부모의 명령으로 막중한 임무를 띠고온 사람들도 있다. 병으로 먼저 떠나 보낸 자식과 함께 왔던 어머니는 자식이 포기한 그 길에서부터 순례를 시작해 끝마침을 하늘에서나마 지켜보게 하려고 했고, 순례의 길에서 동냥으로 생활을 연명하는 치들도 있다. 그랬던 만큼 그는 자신에게 그리고 독자에게 솔직하다. '순례를 한다고 해서 냄새나고, 시끄럽고, 지저분한 순례자의 숙소에서 꼭 자야한단 말인가? 그렇다고 돈이 없는 것도 아니고, 꼭 그렇게 뭉쳐서 꿍싯거리고 복닥거려야 제대로운 순례가 되란 법은 없잖은가?'라는 식으로 생각하며 순례자의 숙소를 박차고 나와 길건너편에서 호텔에서 편한 잠을 잔다.  그의 덩치와 인상때문에 동성연애자이면서도 영국인 순례자 앤으로부터는 '추근덕대는 놈' 취급을 받기도 한다. 자연에 순응하고, 갈증을 참아가며 아픈 발로 걷기보다 사람들과 부딛는 시간들이 그에게는 더 어려운 시간이고 많은 생각을 던지는 지도 모른다.
 
  "순례길은 나의 인생 여정을 보여준다. 시작은 실제의 내 삶처럼 난산이었다. 어행 초창기와 어린 시절의 나는 내 속도를 찾기 힘들었다. 인생의 길 중간까지는 그때까지 쌓아온 긍정적인 경험과 함께 오류와 혼돈이 공존했고 가끔 길 밖에 나앉기도 했다. 그러나 반쯤 왔을 때부터는 목적지까지 기쁜 마음으로 행진했다. 이 순례길이 친절하게도 내 미래에 대한 전망을 조심스럽게 펼쳐 보여주는 듯하다. 담담함을 지닐 것, 무관심과 냉담함이 아닌 긍정적인 의미의 담담함. 그러면서 유쾌함을 견지할 것. 이름 붙이자면 '유쾌한 담담함'이 이 궁극적인 목표가 될 수 있다! 순례를 하는 매일매일도 전체의 순례길과 똑같이 구성된다. 세부적인 것이 전체의 복사본이다. 하나가 전체에, 전체가 하나에 있다."(p 360)
 
  그의 여정의 시작은 거창한 '구도求道'가 아니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여정을 모두 마칠때 즈음 태어나 지금껏 자신이 누구였음을 알게 되고, 앞으로 인생의 목표를 어디에 두어야 할 것인지를 알게 된다. 그에게 그것은 '유쾌한 담담함' 이었다. 저자는 이제부터 '얼마의 부를 이루고, 얼마의 명예를, 얼마의 권력을 쟁취하는 것'이 목표가 된 것이 아니라, 삶을 살아가는 자세가 진정한 인생의 목표라는 것을 배웠고, 이제부터 그의 하루 하루의 인생은 그것을 지켰는지 아닌지를 반성하는 시간들이 될 것이다. " 지금부터 당신이 만나는 모든 사람을 오늘 밤에 죽을 사람인 것처럼 대하라. 당신의 인생이 완전히 달라질 것이다." 라는 어느 책에 읽은 말이 생각난다. 혹자는 '오늘밤에 곧 죽을 사람으로 보고' 상대를 대하라 했고, 저자는 '유쾌하고 담담하게' 미래에 대하라고 이야기한다. 나의 길, 나만의 길에서 만날 인생의 목표는 무엇일지 궁금하다. 정말 궁금하다. 나도 찾을 수 있을까? 이 길을 꼭 떠나보고 싶은 이유도 거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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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까지 읽지 못한 비즈니스 명저 8
시부이 마호 지음, 황혜숙 옮김 / 밀리언하우스 / 2008년 7월
평점 :
절판


'초베스트셀러 경제서 8권'을 한번에 읽어주는 벼락치기 특강!  
 
  '비즈니스맨의 책읽기'는 정말 쉬운 일이 아니다. 요즘처럼 불안한 국내외경기에 맞서서 아침에 출근해서 저녁까지 바쁘게 근무에 열중하고 나면 입에서 단내가 나고, 신체의 배터리는 방전을 알리는 알람이 울릴 지경이다. 그렇다고 하루가 멀다하고 쏟아져 나와 '최신경제지식'을 토해 내는 경제경영서를 무시할 수도 없다. 세상의 흐름에 적응하고, 그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려면 시간을 쪼개고 쪼개 잠들기 전까지 눈비비며 읽어줘야만 한다. 하지만 필독서라고 알려진 세계적인 석학들의 책들은 왜 그렇게 하나같이 두꺼운 지 족히 500 쪽을 넘어서 아무런 생각하지 않고 읽기만 해도 벅차다. 그래서인지 지인들의 집을 방문해도 큰 맘먹고 사놓고는 완독은 커녕 절반도 읽지 못해 책장에 먼지를 뒤집어 쓰고 있는 책들이 한 두 권은 꼭 있다(나도 물론이고). 누군가 그 책 이야기를 하면 "응, 나도 그거 샀는데...아직 못 읽었어." 식의 대답만 할 뿐, 가뭄에 콩 나듯 읽어 그 내용을 이해하기는 더욱 힘들다. 비즈니스맨들에게 그런 책, 한 두 권은 꼭 있다. 여러분은 어떤가?  
 
  며칠 전 신문을 펴다가 깜짝 놀랐다.  내가 채 읽지 못한 비즈니스 명저들이 포함되어 한 권으로 만들었다는 어느 기사를 읽었기 때문인데, 그 내용을 자세히 읽어 보니 8 권의 베스트셀러 비즈니스 명저에 내가 산 책이 여섯 권이 들어 있고, 그중에 읽지 못한 세 권이 책이 들어있었다. 한편으론 부끄럽고, 반면 호기심을 자극했다. 제목도 명쾌하다. 시부이 마호의 책, [끝까지 읽지 못한 비즈니스 명저 8], 원제는 [大人のたしなみビジネス理論一夜漬け講座, 2006 : 어른의 교양비즈니스이론 - 벼락치기 강좌] 이다.
 




  이 책은 전 세계 1,000만 부 이상 팔린 최고의 베스트셀러 8권 즉, <NEXT SOCIETY>, <좋은 기업을 넘어 위대한 기업으로>, <행동경제학>, <웹 진화론>, <저소득층 시장을 공략하라>, <블루오션 전략>, <The Goal>, <부의 미래> 을 한 권으로 묶은 것이다. 저자는 이 책들은 당장에 필요하기 보다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기업의 경영을 생각하거나, 사업을 구상할 때 꼭 알아야 할 내용들이 담겨 있어, 직장인이라면 꼭 읽어보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해서 이 책을 만들게 되었다고 말한다. 내게는 채 끝내지 못한 [좋은 기업을 넘어 위대한 기업으로]와 [The Goal], 그리고 [부의 미래]가 포함되어 있어 그 내용을 알 수 있을 것 같아 흥미로웠다. 게다가, [행동경제학]과 [저소득층 시장을 공략하라]는 관심에 없던 책이라 새로운 책을 만나 어떤 책인지 궁금하기도 했다. 저자 스스로도 이 책을 쓰기 위해 여러 번을 다시 읽기를 반복했고, 그런 중에 저자의 국적도, 책의 주제도 다양한데도 신기하게 내용이 서로 연결된 부분이 많은 것을 발견하기도 했다고 말한다.
 
  한마디로 이 책을 소개한다면 [세계적인 경영석학들의 명저 8권의 리뷰모음]이라고 봐야 할 것이다. 소개하는 책마다 저자를 간단하게 알리고, 책의 전체적인 개념과 핵심내용들을 해석했다. 그에 어울리는 쉬운 사례들을 들어 최대한 간결하고 알기 쉽게 설명했다. 이 책을 쓰기 위한 저자의 원칙이 '어려운 내용은 이해하기 쉽게, 이해하기 쉬운 내용은 보다 재미있게' 라는 것이 무색하지 않았다.
 
 
     

     

     


  세계적인 경영구루 '피터 드러커'의 <NEXT SOCIETY> 에서는 그에 대한 정의를 '넥스트 소사이어티는 지식사회다. 지식이 중요한 자원이 되며, 지식근로자가 중심인력이 된다.' 고 밝히며 시작한다.이미 일어나고 있는 특징적 변화 즉, 인구 구조의 변화(출산율 저하), 노동력의 다양화(노령화, 비정규사원화와 업무의 아웃소싱), 제조업의 지위 변화(금융서비스업에 밀리는 제조업 등) 가 큰 요인이 되어 넥스트 소사이어티가 형성된다고 말한다. 넥스트 소사이어티의 특징은 는 경계도 없고, 신분 상승이 자유로우며, 성공과 실패가 공존하는 사회이고, 그 중심이 되는 지식근로자의 특징은 성별에 관계없고, 전문 영역 내에서의 이동이 수월하며, 명령이 아닌 스스로의 의사결정에 의해 업무를 수행한다. 그리고 금전적인 안정보다 자신의 사회적 지위에 더 만족을 느끼고, 일에 대하여 삶의 보람이라고 여긴다는 것이다.
이런 지식사회에서 최고 경영자가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은 언제 명령하고 언제 파트너가 될지를 아는 것, 기업지배 구조가 변화고 있다는 것을 아는 것, 늘 '무엇을 할 것인가?' 생각하는 것, 다른 세계에서 일어나는 일을 이해하고, 모두 함께 생산적으로 일할 수 있게 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짐 콜린스의 대표적인 저서 [좋은 기업을 넘어 위대한 기업으로 Good to Great]는 그의 전작前作 [성공하는 기업들의 8가지 습관]이 위대한 기업이 계속해서 살아남기 위한 방법을 설명했다면, 이 책은 미국의 여러 상장기업 중에서 비약적으로 발전한 기업을 선정하여 그 속에서 그들의 공통점인 '도약의 법칙'을 발견하게 되었는데, 그것은 '관성바퀴(플라이휠 Fly-wheel)의 개념'으로 집약된다고 말한다. 그 개념의 핵심은 관성바퀴가 움직이기까지의 축적 단계와 가속도가 붙어 힘차게 회전하는 돌파단계, 그리고 그 도약의 과정은 '규율이 있는 인재를 모아, 규일있는 사고방식을 가르쳐 규율있는 행동을 하게 한다는 것'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도약하는 기업에는 오직 회사만을 위해 야심을 품는 단계5의 경영자가 항상 있는데 이들은 겸손, 신중함, 불굴을 정신을 지니고 있으며 해야 할 일을 금욕적인 자세로 실행한다고 설명한다. 그리고 그들 도약하는 기업은 그들만의 [고슴도치 컨셉]이 있는데 이는 '고슴도치와 여우의 동화' 에서 처럼 경영의 기본인 선택과 집중과 관련해서는 매우 간단하면서도 효과적인 작전을 펼 수 있는 고슴도치가 자원이나 다른 힘을 불필요하게 분산시켜, 결정적인 수준으로 경쟁력을 끌어올리지 못하는 여우보다 낫다는 뜻이다. 이들 도약한 기업의 전략은 세계 최고가 될 수 있는 일, 경제 엔진을 움직이는 것, 깊은 열정을 가진 일인데 이 전략 속에서 스스로 규율을 지키는 인재를 모아 철저히 고슴도치 컨셉에 의해, 일관된 시스템 속에서 규율있는 행동을 취한다면 어느 기업이라도 '도약하는 기업'으로 거듭날 수 있다고 말한다.
 
 


 
 
  이 책에 소개된 명저중 백미는 바로 [앨빈 토플러의 부의 미래]일 것이다. 저자 스스로도 가장 어렵고, 소화해 내기 힘들어 맨 나중에 읽게 되었는데, 오히려 앞에서 읽은 책들을 이해할 수 있어서 이 책을 무난하게 소화할 수 있다고 고백할 정도로 편하게 읽히면서도 심오하고 깊은 뜻을 지닌 앨빈 토플러의 글 속에서 그만의 해박한 지식과 통찰력을 만날 수 있는 책이다.
 
토플러 부부는 이 책의 '부'에 대해서 "부란 돈을 대신한 말은 아니다. 일반적으로는 그렇게 오해하는 일이 많지만 실제로 돈은 부를 상징하는 것 중 하나에 지나지 않는다. 부의 원천은 욕구다. 어떠한 종류의 욕구라도 그것을 채워주는 것이 부다. 갈망을 해소해주는 것이 부다. 부는 광범위하게 정의하면 경제학에서 '효용'이라 부르는 무언가를 단독이나 공유의 형태로 소유하고 있는 것이기도 하다. 즉 어떤 형태의 만족을 주든지 혹은 어떤 형태의 만족을 주는 다른 형태의 부와 교환할 있는 것이다." (p 199) 라고 말한다. 즉 돈으로 환산할 수 있는 것만이 '부富'가 아니라, 사람들에게 있는 어떤 욕구를 채워주는 모든 형태의 것을 부라고 보는 것이다. 그는 이러한 부가 전에 쓴 책 '제 3의 물결' 에서 처럼 세 가지 부의 물결을 타고 있으며, 현재 세계의 곳곳에서는 물결과 물결이 부딪히며 물보라가 솟아오르는 것처럼 물보라가 거세게 발생하고 있다고 말한다. 다시 말해 미국은가장 먼저 제3 물결, 즉 지식사회로 나아가고 있는 나라이지만 제 2물결의 저항세력에 의해 여러 면에서 저지당하거나, 1,2,3차 부의 물결이 물결이 혼재하여 이들의 충돌에 대해 어떻게 대처해 나가느냐에 고심중인 중국, 그리고 그것을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지켜보는 세계의 시선들이 이를 말한다고 책은 전한다.
 
부富의 제 3의 물결을 일으키는 세 가지 요인시간과 공간, 그리고 지식이 있는데, 그 중에서 지식은 '정보를 모아 더 폭넓고 수준 높은 패턴을 만들어 그것을 다른 패턴과 연관지은 것'을 말한다. 이 지식은 어떤 사람이 사용할 때 다른 사람이 쓸 수 없는 자산이나 자원인 '경합재'가 아니라, 여러 사람이 한꺼번에 쓸 수 있는 '비경합재'이므로 부의 제 3의 물결의 자원이 지식이라면, 이는 희박한 자원에 의존하는 경제에서 무궁무진한 지식이라는 자원을 발전시키는 쪽으로 변하고 있는 것이다.   
 
제 3의 물결의 부 중에는 비금전 경제에서 교환을 목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사용하기 위해, 혹은 만족을 얻기 위해 물건이나 서비스를 만들어내는 활동을 생산 소비활동이라 하는데, 그와 같은 개인 혹은 집단을 프로슈머Prosumer 라 한다. 이들의 활동은 가사노동, 자녀양육, 간호, 자원봉사등과 함께  DIY로 목제품을 만드는 일등도 포함된다. 나아가 정보 혁명을 뒷받침하는 프리웨어, 블로그, 위키피디아 등으로 정보를 교환하는 것도 생산 소비활동에 속한다 할 수 있다. 이러한 생산 소비활동이 제 3물결 속에서 금전 경제와 함께 서로를 강화하면서 부를 창출해가고 있다. 이와 함께 지식자본이나 사회자본, 인적자본, 문화자본, 논리자본, 환경자본, 그리고 특히 월급을 받지 않는 생산소비자의 기여등이 합쳐져서 우리의 상상을 초월하는 것들이 자본이 될 가능성이 있다며 이같은 제 3물결의 변화가 자본주의를 재조명해야 하는 시점에 이르게 되었다고 말한다.
 

  
이 밖에도 <행동경제학>, <웹 진화론>, <저소득층 시장을 공략하라>, <블루오션 전략>, <The Goal> 등의 책에서 놓쳐서는 안될 핵심개념들 즉, 가치혁신, 전략 캔버스, 액션 프레임워크, 기업에 있어서 걸림돌이 되는 제약조건을 관리하는 5단계 시스템, 스루풋 회계, 손실회계성, 보유효과, 불평등 회피성과 간접적 상호성, 롱테일, API공개, BOP시장 등의 경제 핵심 용어들이 소개되고, 쉽게 설명된다. 
  

   
  이 책 한 권을 읽는데 그리 많지 않은 시간이 걸렸다(소개되는 책 한 권을 읽는 시간의 절반 가량). 그래서 과연 내가 비즈니스 명저 8권의 내용을 훑은 것인가 의심이 들기까지 했다. 물론 저자의 역량에 의한 리뷰인 만큼 이것으로 8 권 모두를 소화했다고는 볼 수 없겠다. 또한 쉽게, 그리고 재미있게 설명하다 보니 저자들의 박식한 지식과 풍부한 사례들은 모두 생략되어 아쉬움도 없잖다. 하지만, 최고의 비즈니스 명저들 속에 숨어 있는 핵심적인 내용과 개념에 대해서는 이 책을 통해 짚을 수 있다는 데 의의가 있겠다. 아직 못 다 읽은 책을 마저 읽어야겠다는 생각과 알지 못했던 두 권의 책도 이 기회에 함께 읽어야 겠다는 계기를 심어주었다.
 
어설픈 실용서 몇 권을 들고 시간과 열정을 허비하느니 이 한 권을 제대로 소화한다면 시간과 비용의 경제적 이익을 확실히 얻을 수 있겠다. 지금껏 비즈니스 명저들을 사 놓고 너무 어려워서 읽기를 포기했거나, 시간이 없어 아직 읽지 못했다면 이 책을 꼼꼼히 읽어볼 것을 권하고 싶다. 또한 [제대로 만들어진 경제서 리뷰]로도 손색이 없는 만큼 각종 레포트나 보고서, 리뷰를 써야 하는 이들에게는 좋은 메뉴얼이 될 것 같다. 200여 페이지의 얇은 책이지만 여느 때와 다르게 뿌듯한 기분이 들게 하는 영양가 풍부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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