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저리 클럽
최인호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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팍팍한 현실을 잊고 잠시 다녀온 '추억여행'같은 소설!
 
   옛날로 돌아가고 싶다면 언제로 돌아가고 싶은가 누가 내게 묻는다면 고등학교 시절로 되돌아가고 싶다고 말할테다. 왜 하필 그 시절이냐고 되묻는다면 좀 더 열심히 공부해 세상사람들이 모두 다 아는 일류대학에 들어가 최고의 직업을 갖고 사는 엘리트 인생을 살고 싶다는 생각은 언감생심 추호도 생각이 없지만(사실은 다시 돌아가도 그만큼 할 영민하지도, 노력도 할 수 없다는 것을 더 잘 안다), 최소한  점수에 맞춰 생전 처음 들어본 학과(사실은 전공에 대한 특별한 관심은 없었다. '의예과'가 '의상예술과'로 알았고, '낙성대'라는 대학이 있나 할 정도 였으니까)에 구겨 넣듯 들어가 그 전공으로 지금까지 업業으로 살고 있는 현실을 바꾸어 보고 싶은 미련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것도 '그랬다면 바뀌었을지도 몰라'라는 팍팍한 현실이 투영된 자기위로의 거짓말인지도 모른다. 사실은 너무나 소중하고 행복했던 시절이었기에 되돌이표를 만들어서라도 영원히 그 순간에 머물고 싶어서다.
 
  나는 그시절 이런 저런 피치 못할 사정으로 고등학교 3년을 '강릉'에서 혼자서 보내게 되었다. 신통하게도 시험을 봐서 들어가는 제법 성적이 우수한 고등학교를 맨 꼴찌로 간신히 들어갔는데, 대학진학에 있어 좋은 기회를 얻었다는 기쁨 보다는 '독립의 기쁨'이 더 컸던 것같다. 공부는 뒷전으로 두고, 그동안 알지 못했던 세상을 아는데 시간을 보냈다. 가장 싼 자취방을 얻고, 다달이 보내오는 하숙비와의 차익을 용돈 삼아 세상을 둘러보려고 노력했다. 그곳은 산과 바다가 가까이에 있어 주말이면 둘 중 어느 한 곳에 머물렀고, 하교길엔 통털어 세 군데 의 극장을 모두 섭렵하고 다녔고, 매일 친구들과 꽁초담배를 나눠피며 함께 하며 지냈다. 시험기간이 오면 생활비가 끊길까 두려워 각성제를 먹어가며 죽을 둥 살 둥 벼락치기 시험을 치뤘고, 고3 여름 방학땐 양양에 있는 소금강의 어느 절에서 한달간 시험준비를 했다. 되돌아가 가고 싶은 이유는 그 때문이다. 자신에게 대해서는 '혼자'라는 단어를 절실하게 느꼈던 시간이었고, 친구들과 함께 할 때는 '우리'라는 말의 뜻을 알게 되었고, 책과 영화를 좋아하게 된 시기도 그 때 였다. 무엇보다 시리도록 가슴아픈 사랑의 기억을 갖게 된 그 시절이 그립다. 다시 돌아갈 수 있다면, 그럴 수 있다면, 꼭 '그 시절'로 돌아가고 싶다.   
 
  새카만 교복, 목둘레의 플라스틱 커버, 황금색 단추, 삐딱하게 눌러쓴 찌그러진 모자, 옆에 찼다고 해야 어울리는 국방색 가방 그리고 누렇게 때묻은 헝겊 운동화 차림의 3센치 상고머리에 바람맞은 듯 선 이마, 분화구처럼 솟은 여드름 투성이의 사내 여섯명. 그리고 단아한 여학생의 그림이 새겨진 소설책의 표지를 봤을 때, 그 시절이 생각났다. 가슴이 두근거렸다. 소설계의 대가라고는 하지만, 짐작 보다  위엄이 있지도 않고, 늘 마흔 언저리에 머물러 있는 듯한 젊은 소설가 최인호씨가 쓴 책이란다. 화려하고 사연많은 학창시절을 보낸 것으로도 유명한 그가 그 시절로 돌아가 쏟아놓은 이야기가 궁금했다. 재미있는 제목, '머저리 클럽'이다.
 
 




















 주인공 동순이와 그의 다섯 친구 그리고 샛별회 여학생들과의 삼 년의 학창시절 이야기는 나와 닮았다. 그리고 거나하게 술이 되시는 날이면 옛 앨범을 펼치며 꺼내놓은 우리 아부지의 이야기와도 닮았다. 세대도 장소도 다르지만 아이도 어른도 아닌 '미성년자'를 보냈던 사람들은 하나로 귀결되는 가보다. 하루 속에 보이는 세상이 전부인 듯, 작은 일에 일희일비했던 가장 순수한 시절. 보는 것, 느끼는 것이 모두 새로워 감당하지 못해 힘들었던 것은 아닐까. 빛 바랜 사진이 누렇게 느껴질수록 그들의 대화와 생각은 순수한 것처럼 느껴진다.
 
 


 
"나는 아주 오랫동안 그렇게 앉아 있었다. 저녁 한기가 스며들어도 꼼짝하지 않고 방 안의 불을 끈 채 저녁 생각도 잊고 앉아 있었다. 모든 생각이 생소해지고 새로워지기 시작했다. 이 저녁은 어제의 저녁이 아니다. 나는 그렇게 생각했다. 이제 나에게 스위치를 누르면 불이 켜지는 갓스탠드의 은밀한 불빛도 예사 불빛이 아니다. 이제 내게는 바람에 흔들이는 나뭇가지 하나도 예사 나뭇가지가 아니다. 지금 이 무사무사無事無事 의 순간, 저 옆집에서 혀를 빼물고 짖는 개소리도 예사소리가 아닌 것이다. 어린아이의 울음소리, 속삭임, 가려움, 세탁비누, 재떨이, 학교 거리에 흩어진 많은 담배꽁초 같은 것도 예사 것이 아니다. 비온 뒤, 나뭇잎의 색깔이 순간 밝은 색조를 띠고 밝아오는 것처럼 이 모든 사물은 새롭게 새롭게 날카롭고 명료한 의식을 가지고 내게 달려드는 것이다. 아아, 신기하다." (P 75)
 
  나 였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여학생을 달리 느꼈을 때 '사랑'을 직감했다. 늘 나와 함께 했던 시간과 공간이 예전과 다름을 느끼고 동순은 신기함을 느꼈지만, 나는 당황해서 울었다. 제어할 수 없을 만큼 벌렁대는 심장을 안고. 너무나 좋아해서 차마 고백하지 못하는 동순에게는 세상을 모두 아는 듯한 영민이 있었지만(그래서 그가 채갔는지도 모르지만), 내게는 없었다. 숱한 날을 편지를 쓰며 보냈고, 부치지 못한 채 남겨두었다.  그때 난 사랑의 감정을 가졌다고 기뻐했을까? 이루지 못했다고 슬펐을까? 오롯이 기억해 낼 수 없을 만큼의 기억력에 난 고마워해야 할까? 1945년에 나서 지금껏 살아온 그가 모든 것을 눈에 선한 듯 조금 전에 느낀 듯 그려내듯 펼쳐내는 그의 글을 읽으며 '타고난 이야기꾼'임을 새삼 느끼게 되고, 퇴색되지 않은 순수함이 묻어 있는 글들을 보면 아직 고등학생을 벗지 못한 것도 같았다. 그의 생생한 기억력에, 아직 남아 있는 순수함에, 글을 읽는 만큼은 이십 여년 전의 옛날로 되돌리게 하는 흡인력에 한없는 질투를 읽는 내내 느꼈다.
 
  책을 읽으면서 화면이 떠오르는 건 영화 '고교얄개(1976)' 였다. 두수(이승현분), 영호(진유영분), 호철(김정훈분), 인숙(강주희분) 등의 단짝 친구들이 펼치는 좌충우돌 고교생들의 청춘물은 당시 최고의 인기를 구가했는데, 세월이 지나 내가 초등학교 때까지 명절 때  TV에서 다시 보여줘 봤던 기억이 있다. 다행히 지난 4월 조그마한 극장에서 재상영해 쫓아가 본 덕에 이 기억도 할 수 있었으리라. 영화속 대화의 산파조의 억양은 글 속의 뉘앙스와 닮았다. 머저리 클럽의 악동들이 펼치는 배꼽잡는 에피소드와 그들의 대화를 만끽할 수 있었던 것도 그 덕분이다. '머저리 클럽'의 동순과 영민은 '고교얄개'의 호철과 두수를 떠올리게 했다.
 








  이 소설이 가장 마음에 드는 것은 '한없이 밝다'는 것이다. 어둡고, 침울했던 1970년대 중반을 배경으로 했으면서도, 시대를 살피기보다는 순수하게 개인에게 몰두했다는 것이다. 마치 내가 세상돌아가는 것 모르고 그 시절을 세상을 느끼지 못하고 내 눈에 비치는 세상을 보며 나를 위해 보낸 것처럼 주인공들은 자신과 친구들에게만 시선이 고정된 점이 더욱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었다. 이들이 펼치는 이야기는 모두가 내가 겪고 이야기했던 것들이었다. 어느 때부터 인가 내가 잊었던 다시 없어 소중한 그 시절의 고민과 생각들이 들어 있었다. 호탕하고 남자다운 능구렁이 영민을 보면 고등학생의 신분으로 대학생인양 고려대학교 마크가 새겨진 티셔츠를 입고 안암동 대포집에서 친구들 한가운데서 술을 마셨던 치기어린 머저리, 울 아부지가 보였고, 소심하고 생각만 많은 바보 동순이를 보면, 그시절의 머저리인 내가 보였다. 내 친구의 이야기도 있었고, 울 엄니의 클럽이야기도 들어 있었다. 그래서일까? 80년대에 있어야 할 동순의 누나 방에 있는 리쳐드 기어의 브로마이드와 음악다방에서 들렸던 '이선희의 J에게' 가 어색하지 않다. 그 속에 내가 겪었고, 알았던 이야기가 들어있음에 오히려 뿌듯함을 느끼게 한다(작가의 기억력도 완벽하지는 않는다는 안심도 함께). 하수상한 현실을 잠시 잊고 다녀온 추억여행같았다. 밝고, 즐거운 소설. 영화로 만들어지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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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반전 - 치명적 약점에서 벗어나 인생을 반전시킬 10가지 성공의 심리학
플립 플리펜 지음, 신준영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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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 행복하고 성공적인 삶을 살고 싶다면,
          그 시작은 이 책, '위대한 반전'을 읽는 것이다!


  잭 웰치. 관료적이고 보수적이었던 비대한 공룡 GE를 변모시켜 기업의 시장가치를 120억 달러에서 4,500억 달러로 끌어올린 그는 미국 경영계에서 '경영의 신'으로까지 불리운다. 그는 각 사업부를 대상으로 '고쳐라, 매각하라, 아니면 폐쇄하라'라는 전략을 통해 10만 명 이상의 직원을 해고하면서 '중성자탄 잭'이라는 별명을 얻을 정도로 리스트럭처링을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였다. 또한 6시그마, 세계화, e비즈니스 등의 전략으로 GE를 혁신하여 세계 최고의 기업으로 우뚝 서게 만들었다.
GE의 우두머리가 된 그가 가장 먼저 떠올린 경영이념은 '선택과 집중'이었다. 즉, "경쟁력이 떨어지는 사업부문은 과감히 포기하고 강한 부문에 자원을 집중하라"는 것이었는데 그의 이러한 선택때문에 공룡 GE는 다이어트가 가능했고, 미국의 대표기업을 살려낸 그는 신화적 인물로 급부상하게 되었다. 그의 경영지표였던 '선택과 집중'은 힘을 얻어 나아가 개인의 자기계발면에도 적용할 수 있다고 보았는데, "인간이라면 누구에게나 갖고 있는 '개인적 약점'을 보완하는데 시간을 들이기보다는 '차별화된 강점'을 찾아내어 그것을 더욱 키우는데 집중하라"고 주문했다. 그래서 한동안 세계의 경영계는 6시그마 전략에 집중했고, 비즈니스맨들은 '선택과 집중'을 자기계발의 방향으로 선정하여 노력했던 때가 있었다.
 
 

 
 
  하지만 그에 대해 좀 더 깊이 들어가 그의 성장과정을 살펴보면 '아이러니'를 발견하게 된다. 지금은 대중들 앞에서 거침없는 말솜씨를 자랑하는 잭 웰치이지만, 사실 그는 어릴 적에 말을 더듬는 버릇이 있었다. 말 더듬는 버릇 때문에 그는 엉뚱한 상황에 처하기도 했는데, 그 예로 '투 튜나 샌드위치'가 있다. 학교 식당에서 참치 샌드위치를 한개 주문 했는데도 그는 "튜-튜나"라고 발음해서, 종업원은 투 튜나(two tuna)로 알아들어서 항상 두 개를 받았다는 것이다. 그가 말 더듬는 버릇이 계속되었더라면 아마도 GE라는 거대한 회사에서 CEO가 되기도 어려웠을 뿐더러 지금처럼 세계를 돌아다니면서 강연을 하는 '말로 돈을 버는 사람'은 결코 되기가 어려웠을 것이다.   
 
  잭 웰치는 어린 시절에 말음 더듬는다고 남에게 놀림감이 됐을지도 모른다. 그 때문에 잭 웰치는 자신감을 잃고 인생에 성공을 거두지 못했을 지도 모른다. 하지만 잭 웰치의 어머니는 아들이 자신의 단점을 장점으로 여기도록 만들었다. 어머니는 그가 말을 더듬을 때면 그에게 "너는 너무 똑똑해서 그런거란다. 너처럼 똑똑한 아이의 머리를 너의 혀가 따라 오지 못해서 그런거란다."라고 말해 줬다. 너무 생각이 빠르기 때문에 말이 쫓아오지 못한다는 어머니의 위로였는데, 그 때문에 그는 자신이 말을 더듬는 것을 창피하게 생각하지 않았고, 자신감을 가질 수 있었다고 한다. 심지어 그의 고등학교 때 친구들은 잭 웰치가 학교에서 가장 말이 많고 시끄러웠던 친구로 기억하고 있다. 이렇듯 미래적 발전 가능성이 높은 최고의 우성인자를 보유한 기업만을 이끌겠다고 선언한 그의 과거가 실은 그에게 가장 취약점이었던 '말 더듬는 버릇'을 딛고 일어난 사람이었다는 부분은 참으로 아이러니컬 하지 않을 수 없다.
 
  한 기업의 리더가 되어 경영이념을 어떻게 세우는가는 크게 문제될 것이 없다. 자신이 세운 경영이념과 전략이 실패한다면 실적은 추락할 것이고, 문을 닫으면 그만이다. 하지만 치명적인 구조적 결함을 가졌던 GE에 있어서 그의 선택은 주효했고, 다행히 이전과는 다른 훌륭한 기업실적을 내게 되면서 세계가 주목하게 되었다. 그렇다고 해서 그의 경영이념이 모든 기업에 통할 수는 없다. 또한 '선택과 집중'이라고 하는 그의 경영전략이 개인의 자기계발에도 주효할 것이라는 생각은 성공을 이룬 나르시스트의 얕은 소견에 지나지 않을 수 없다. 그가 비즈니스맨들에게 던진 '선택과 집중'은 "너희들의 약점을 보완하는 기간동안 기업은 너에게 월급을 주며 기다리지 않는다. 너의 약점은 다른 사람으로 대체할 수 있으니 회사가 주목한 너의 장점만을 키워라. 그러면 너는 살아남을 수 있다." 는 온전히 '경영자의 입장'에서 말했음을 우리는 간과해서는 안된다. 왜냐하면 언젠가는 자신의 강점만을 키워 살아남기 위해 노력한 비즈니스맨들이 나중에 세월이 지나서는 "아무래도 너의 약점때문에 더 이상 회사에 둘 수 없겠다."는 통보할 것이기 때문이다. 작금에 한창 시끄러운 '학력위조'나 '취업전 성형열풍'등의 '액면중시풍조'는 보여지는 '장점'을 중요시하고 요구하는 시대의 요구에 부응하지 못하는 딱히 장점없는 '미달자'들의 최선의 선택이었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누구에게나 '약점(단점)'은 있다. '꼭 찝어서 말할 것'도 없이 늘 주위에서 듣는 '그것 좀 고쳐라'라고 말하는 습관과 버릇이 있다. 일단 익히 알고 있는 것들은 고치면 그만이다. 꼭 고쳐야 할 이유를 아직 모르던지, 그것으로 인해 큰 상처를 입지 않아 단지 '귀찮아서' 혹은 말 그대로 '습관이 되버려서'고치지 않았을 뿐이다. 눈에 들어나는 것은 개선의 필요를 느낀다면 어젠가는 고칠 수 있다. 하지만 자신도 모르는 '약점'도 있다. 그것은 바로 '성격'이다. 나 자신의 성격은 나만 아는 것이라 누군가가 나의 성격을 묻는다면 '그가 필요로 하는 답' 만을 이야기할 수 있다. 혹은 없는 성격도 만들어서 제 성격인양 이야기할 수 있다. '절대적이면서도 상대적인 것'이 성격이기 때문에 누군가가 나의 성격을 이야기할 때 그것이 내 귀에 '듣기 좋으면' 제 것이라고 하고, '듣기 싫으면' 아니라고 반박하기도 한다. 저도 제 성격을 모르면서 남의 성격을 왈가왈부하는 것 자체가 모순이기도 한 이 '성격말하기'는 좀처럼 꺼내기 힘든 주제이고, 혹시 꺼낸다고 하더라도 절반은 거짓이 섞인 '듣기좋은 설레발'에 지나지 않는다.
 
  이렇듯 '제 스스로'도 알기 어렵고, '남을 통해 듣기 어려운' 나의 성격 특히 나의 성격상 약점을 듣기는 좀처럼 쉽지 않아서 온전하게 제 약점이 뭔지 모르고 사는 사람이 거의 대부분이다. 알고는 싶지만 알 수 없고, 나만 모르는 것이 아니라 내 주위의 사람들 거의가 그런 것 같아서 모르고 살아도 되는 양 알기를 포기한다. 사실 모르고 살아도 크게 상관이 없다고 생각하면서. 물론 사는데 큰 지장은 없겠다. 하지만 지금껏 살면서 내가 만족할 만큼 행복하지 못하는 이유가, 거대한 성공을 이룬 소수의 인물이 되지 못하는 이유도 아마 거기에 있을지도 모른다. 남들과 다르고자 한다면, 성공하고 싶다면 나의 약점들이 언젠가 '치명적인 약점'으로 닥치기 전에 나를 가로막고 있는 것들을 알아내고 내 인생에서 그것들을 제거하는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다. 소수의 선택받은 자들이 잘났기 때문에 성공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못난 것을 극복해 성공할 수 있다면 그것이 누구나 성공할 수 있는 진정한 의미의 성공이 아닐까?
 
  부족함을 익히 알고 있지만, 그것을 개선하기가 쉽지 않아 나는 '자기계발서'를 즐겨 읽는다. 하지만 성공한 자들의 성공인자를 부각시키거나, 그들의 재능(탈렌트)을 찬양하고, 그것을 닮으라고 충동질하는 책은 많아도 나에게 '너의 약점은 이것이다!'라고 꼬집어 이야기하는 책은 좀처럼 만나기 어렵다(나만을 위한 책이 나올 수가 없다는 것을 잘 알지만). 그런 중에 우연히 자신의 약점을 극복하고 인생을 반전시키고자 하는 사람들을 위해 만들어졌다는 책을 만났다.
'강점에 집중하라'고 권하는 책이 거의 대부분인 책들 속에서 '네 단점을 찾으라'고 말하는 책을 보니 흥미로웠다. 최소한 나의 약점이 무엇인지는 알 것 같다는 기대를 걸게 했다. 어제 엄청난 속도로 읽게 만들었던 책, 플립 플리펜Flip Flippen 의 [위대한 반전]이 그것이다. 원제목은 The Flip Side: Break Free of the Behaviors That Hold You Back 이다.
 
 



  선천적인 학습장애로 수학에서 낙제를 거듭해 가까스로 초등학교를 졸업하기도 했던 저자 플립 플리펜은 이 책에서 자신의 약점과 불우했던 어린 시절을 공개하며 어떻게 자신의 약점을 극복하고 인생을 반전시켜 오히려 고객의 약점을 극복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지금의 플리펜 그룹을 만들게 되었는지를 고백했다. 그는 사람들의 인생에 있어서 치명적인 약점을 열 가지로 구분하고, 각 약점들의 조합들까지 고려하면 수없이 많아지는 인간의 복잡한 약점을 치료할 수 있는 OPC 프로그램이라는 프로파일을 선보이며 이 프로그램으로 약점을 진단하고, 극복할 수 있는 처방 또한 제시할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저자는 진정한 성공이란 무엇인가? 라는 질문에 돈을 벌거나 높은 지위에 이르는 것 이상의 것으로자신이 될 수 있는 가능성을 가진 모든 분야에서 최선의 사람이 되는 것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진정한 성공은 관계를 맺고 있는 다른 사람드의 삶을 향상시키는 사람이 되어 내가 사람들을 변화시킬 수 있는 단계에 이르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렇다고 보면 아버지, 남편,친구,기업주,비즈니스맨, 그리고 인간으로 '나'는 개선해야 할 부분이 많은데 그것이 바로 내게 존재하는 '약점'이다.
 
개인적 약점은 크게 다섯 가지의 법칙이 있다.
첫째, 우리는 모두 약점이 있다.
둘째, 스스로 인정하지 않는 약점은 극복할 수 없다.
셋째, 약점은 인생의 모든 영역에 영향을 미친다.
넷째, 약점은 역할에 따라 다르게 작용한다.
다섯째, 약점을 최소화한 사람이 인생에서 승리한다.
 
그는 인생에 있어 가장 치명적인 약점 열 가지를 다음과 같이 제시했다.
 
1. 방탄조끼형 - 지나친 자신감을 갖고 있는 성격
-잘못을 인정하기가 어렵다
-고집이 세다
-다른 사람이 지적하면 우선 부당하다고 생각한다
 
2. 타조형 - 자신감이 낮은 소심한 성격
-나에게 좀 더 자신감이 있었으면 한다
-다른 사람이 나를 어떻게 생각하는지가 중요하다
-실수한 것을 머리속에서 지우기 힘들다
 
3. 마시멜로형 - 사람들을 과잉보호하는 우유부단하고 무른 성격
-거절하는 것이 어렵다
-내가 생각하는 바를 이야기하는 것이 어렵다
-자주 무리한 약속에 얽매여 고생을 한다
 
4. 비판형 - 요구가 많고 까다로운 성격
-나 자신과 다른 사람에 대해 높은 기대를 가지고 있다.
-일반적으로 다른 사람의 생각이나 의견에 대해 회의적이다.
-다른 사라이 한 실수를 기억한다.
 
5. 빙하형 - 다른 사람을 잘 배려하지 않는, 인간미 없는 성격
-내 생각을 알기 힘들다고 누군가가 이야기한 적이 있다.
-왜 다른 사람들은 나보다 친밀한 대인관계를 가지고 있는가에 대해 의문을 던져본 적이 있다.
-감정이나 기분을 표현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
 
6. 좀비형 - 열의나 의욕이 낮고 비전이 없는 성격
-의욕을 내기가 어렵다
-일을 자주 미루는 버릇이 있다.
-느긋한 성향으로 오해를 받는다.
 
7. 불도저형 - 지나치게 주위 사람들을 지배하려는 성격
-주도권을 가지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내가 의견을 강하게 내세우면 다른 사람들은 내가 자신들의 말을 듣고 있지 않다고 여긴다.
-다른 사람의 말을 자주 끊는다.
 
8. 거북이형 - 변화를 거부하는 보수적인 성격
-변화나 불확실성에 불안함을 느낀다
-방향을 바꾸는 것이 어렵다
-기존에 검증된 방법을 선호한다.
 
9. 화산형 - 공격적이고 화를 잘 내는 불같은 성격
-말다툼을 할 때 다른 사람을 더 이상 말을 안하는데 나는 끝까지 말을 한다.
-도전을 받고 있다고 여겨지면 감정이 끓어오른다.
-자주 사람들에게서 좌절감을 느낀다.
 
10. 충동형 - 통제력이 부족하고 감정적으로 행동하는 성격
-자발적으로 나선다.
-의사결정을 빨리 한다.
-쉽게 싫증을 낸다.
 
  이 책은 제시하는 '인생에 가장 치명적인 약점' 10가지에 대해 여러가지 사례들을 통해 자세히 설명하여 독자로 하여금 그 범주에 속한지 여부를 판단하는데 도움을 준다. 그리고 '약점의 증상'을 체크리스트화 하여 그 정도가 어느 정도 인지를 스스로 체크할 수 있도록 해 두었다. 그리고 자신이 처한 약점에 대해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방법론을 제시하고, 세부적인 실천 단계도 마련하였다. 그리고 그런 약점을 지닌 사람을 만났을 때 우리는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언급해 두었다. 가까운 가족이나 친구 그리고 동료들과 함께 서로의 증상에 대해 고민하고 그 방법으로 서로를 처방한다면 많은 도움이 될 것 같았다. 
 
  후반부에 있는 [지금 당장 인생을 반전시킬 행동을 시작하라] 편약점을 아는 것으로 그치지 않고 그것을 극복하기 위해 '행동'할 것을 권하는 부분이다. 그래서 '실천 방법'으로 궁극적인 목표, 나의 장점, 나의 커다란 약점 한 두 개, 세부적인 실천 단계, 책임 계획등의 계획 양식을 통해 스스로의 약점을 개선시킬 방법론을 찾도록 도와주었다. 이 책의 가장 중요한 부분이기도 한 후반부를 쉽게 이해하고 적용하기 좋게 하기 위해 '실천계획 사례'를 따로 두었고, 저자가 스스로 자신의 약점에 대해 '고백'하면서 자신의 이야기를 통해 '약점이란 어디서 비롯되는지' 를 찾을 수 있도록 만들어주었다. 그의 고백을 읽을 때, 그리고 스스로의 약점이 무엇인지, 그것이 어디서 비롯되었는지를 돌아볼 때, 한동안 잊었던 아니 뭍어둔 채 기억하고 싶지 않았던 나의 과거를 들춰보게 되었다.
 
  나의 약점을 살펴봤을 때 이 책에서 말하는 10가지 약점 모두에 조금씩 걸쳐 있었는데, 그 중 가장 큰 약점 두가지를 굳이 꼽으니 [불도저형 + 거북이형] 이었는데, 그 근저에는 맞벌이 부모에게서 인정받고자 노력했던 어린 시절과 믿었던 사람에게서의 배신등으로 그런 약점을 갖게 했고 나이를 들면서는 잦은 변화를 즐기기 보다는 평화로운 안정을 추구하는 현재의 내 모습을 알게 되었다. 이것들이 치명적인 약점인가 하는 질문에는 대답하기 어렵다. 하지만 지금과 다른 내 모습을 추구하고자 한다면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가에 대해서는 지금은 알 듯도 하다.
 
  이 책은 한 번 읽고 '도움을 받았다', '별 도움이 안된다'고 단정지을 수 있는 여느 자기계발서와는 다르다. 왜냐하면 이 책 속에 들어 있는 [약점 극복 프로그램]을 쫓아 스스로 진단하고 그에 따른 처방을 배워 내가 풀어가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기억이 나지 않을 때마다 약점때문에 난관에 봉착할 때 마다 수시로 점검을 해봐야 한다. 이 책이 제시하는 바 대로 자신의 약점을 찾아낼 수 있다면 절반은 성공했다고 봐야 할 것이다. 그리고 약점을 극복하기 위해 노력하는 내 의지의 여하에 따라 읽은 보람을 찾을 수 있겠다. 진정 행복한 삶을 바란다면, 그래서 하루 하루를 성공적인 삶을 살고 있다고 느끼고 싶다면, 이 책을 읽는 것부터 시작하라고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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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첼의 커피 - 나누고 베풀고 거부(巨富)되는 신기한 이야기 레이첼의 커피 1
밥 버그.존 데이비드 만 지음, 안진환 옮김 / 코리아닷컴(Korea.com) / 200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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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풀면 베풀수록 부자'되는 비결, 이 책 속에 있다! 
 
 
  'KAIST에 578억원 기부' 로 '개인 기부 사상 최고액을 헌납'한 류근철 박사의 기사를 8월 18일자 아침 경제신문에서 접했다. 미래 과학기술인을 키워내는 임무를 부여받은 KAIST에 기부하게 되었다는 그의 이야기에서 '당당한 자랑'보다는 '겸손'이 묻어났고, 앞으로 1,000억 원을 모금해서 더 기부하겠다는 그의 의지는 여든 둘의 나이를 잊게 했다. 임야 빌딩 아파트 골동품 등 자신의 주업무인 의학과는 상관없이 제 몸이 산에서 눈 구르듯 커져버린 재산이라고는 하지만 어디 돈에 이름이 붙어 있던가? '대한민국 1호 한의학 박사'라는 수식어보다 훨씬 더 아름다운 행동을 한 그가 존경스러웠다. 손으로 셀 수 없을 만큼의 엄청난 재산을 기꺼이 과학을 위해 기부하는 그의 아름다운 손도 존경스럽지만, 자연스레 바통을 이어받을 수 있었던 가족들마저 찬성할 수 있게 아버지로서의 그가 더욱 존경스러웠다. 혹자들은 '다 쓰고 죽어라'고 이야기하는가 하면, '없어도 천만원은 남겨줘야지'하며 속곳 안의 쌈지돈으로 보험을 들라고도 하는 세상에, 아무 연고 없는 교육기관에 엄청난 돈을 기부할 수 있는 그는 도대체 어떤 마음일까? 무엇이 그것을 가능하게 했을까?
 
  궁즉통窮卽通 이라 했나? '나누고 베풀고 거부巨富 되는 신기한 이야기'라는 부제의 책을 만났다. 상위 1%의 위대한 성공을 이룬 사람들만의 삶의 방식은 "주고, 주고, 또 주는 것" 이었다고 이 책은 말하고 있는데, [류근철 박사의 기부]라는 오늘의 화두를 풀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밥 버그, 존 데이비드가 쓴 책, [레이첼의 커피]이고, 원제는 The Go-Giver: A Little Story About a Powerful Business Idea 이다.
원제목이기도 한 The GO-GIVER 는 GO-GETTER(목적 달성을 위해 원하는 것을 기어이 얻어내는 사람)의 반대 의미인데, 사전에 없는 이 말의 뜻은'주고 주고 또 주는 자' 혹은 '아낌없이 주는 자' 정도 라고 보면 되겠다. 책을 펴자마자 상식적으로 말도 안되는 소리다 싶어 호기심이 더해진다. 
 
 

<류근철 박사, 가수 김장훈, 그리고 책 표지들>

 
  원하는 것은 기어이 얻어내고야 마는 활동가로 알려진 '조'는 어느 신탁회사에 근무하고 있는데, 분기 마감을 일주일 앞두고 턱없이 모자란 분기별 목표때문에 직장 동료인 '거스'에게 부탁해 엄청난 거물 '핀다 회장'을 소개받는다. 하지만 영향력이 많을 것 같은 '핀다 회장'에게서 거래처를 소개받으려는 '조'의 계획과는 달리 핀다 회장은 자신의 '놀라운 거래 비결'을 알려준다며 그것을 알려줄 때마다 반드시 배운 날 안에 실제로 적용해 볼 것이라는 단서조항을 둔다.
그후 5일 동안 점심시간 마다 핀다 회장의 소개로 다섯 명의 성공한 사람들을 만나 이야기하며 그 '위대하고 엄청난 성공에 이르는 다섯 가지 법칙'을 배우게 된다. 다섯 가치 법칙은 다음과 같다.
 
 첫 번째 - 가치의 법칙: "당신의 진정한 가치는 자신이 받는 대가보다 얼마나 많은 가치를 제공하느냐에 따라 결정된다."
 두 번째 - 보상의 법칙: "당신의 수입은 얼마나 많은 사람에게 도움이 되고, 그 도움이 그들에게 얼마나 효과적이냐에 따라 결정된다."
 세 번째 - 영향력의 법칙: "당신의 영향력은 타인의 이익을 얼마나 우선시하느냐에 따라 결정된다."
 네 번째 - 진실성의 법칙: "당신이 다른 사람에게 줄 수 있는 가장 소중한 선물은 당신 자신이다."
 다섯 번째 - 수용의 법칙: "효과적으로 '주는' 비결은 마음을 열고 기꺼이 '받는' 것이다."
 
  단순히 법칙만을 읽어서는 그 뜻을 오롯이 알 수 없는 이야기다. 법칙이 궁금하면 책을 직접 읽어봐야 할 터. 꼭 읽기를 권하고 싶다. 이 책의 주된 요지는 '주는 것', '베풂'은 절대로 바보같은 행동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리고 그것들은 '내가 모두 취한 후' 남는 것을 주는 것이 아니라고 말한다. '베풂'의 의미에는 선의가 함께 하는 배려와 기꺼이 도우려는 사랑이 함께 한다고 말한다. 그래서 그 베풂을 받은 이가 '받고 난 후 느낀 감동'이 다시 베푼 이에게 돌아온다는 것을 말한다. 
 
 우리는 일반적으로 '베풂'을 생각할 때 내 소유의 무엇을 남에게 주고 나면 '나의 것'이 분명이 줄어드는데 현재 자신의 소유가 아직은 부족한데, 그것에서 떼어주고 나면 더 부족하게 되어 바보같은 행동으로 여겨지게 된다. 하지만 '베풂'의 행동은 '받는자'가 따르는 법. 그들이 기적을 불러 온다는 것을 알려준다. 다시 말해 '값어치'보다 더 훌륭한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면 손님은 감동해 그곳을 자주 찾을 것과 같은 이치인데, 여기서 주의할 것은 '돌아올 것을 바라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너도 나도 서로 만족하는 '윈-윈 전략Win-Win Stratgy'은 서로가 만족해야 한다는 전제가 깔려 있어 절대로 성공할 수 없다고 이야기한다. 상대가 더 가질 수 있도록 하는 마음가짐이 나중에는 더 큰 결과를 부른다는 것을 이 책을 통해 배우게 된다. 
 
  최근 가수 김장훈의 선행이 주목을 받고 있는데, '월세를 살면서, 대출을 받아가며' 남을 돕는 이해할 수 없는 그의 행동에 대해 그는 "나누고 배풀 때 내 마음의 샘이 넘치도록 채워지는 것을 보면, 나눔은 주는 것이 아니라 받는 것이고, 베푸는 게 아니라 채우는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부귀영화를 누린들 행복하지 않다면 그것들이 무슨 소용이랴. 오히려 가진 것을 잃지 않으려 전전긍긍하며 살아간다면, 남보기엔 부자일 지언정 결코 그는 부자라고 느낄 수 없는 것이다. '월세를 살며 대출을 받아 가며' 남을 돕는다 해도 내 마음이 풍족해지고, 사랑으로 넘친다면 그리고 그를 돕기 위해 사람들이 모인다면 그것이 부자가 아니겠는가?
 
다시 어제 뉴스의 주인공 류근철 박사이야기로 되돌아 가자.
그는 기부의 동기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1970년대 한의학 국제화와 과학화, 체계화를 위해 동분서주할 때 박정희 대통령이 많은 관심을 갖고 재외공관 등이 도움을 주도록 지시했죠. 이제는 한의학계뿐 아니라 과학기술계 전체를 위해 국가에서 받았던 관심과 사랑을 되돌려주고 싶습니다." 기부의 이유는 자신이 지금까지 있게 한 국가의 관심과 사랑을 다시 국가에 되돌려주고 자 했다고 말한다. 1970년대에 그에게 도움을 준 국가를 잊지 않고 있었다.
 
  이 책이 말하는 '나누는 삶, 섬김의 삶, 그리고 아낌없이 베푸는 삶'의 진정한 의미와 큰 힘을 배울 수 있었다. 지금껏 '베푸는 것이 바보같은 짓'이라고 생각했다면 이 책을 읽기를 권하고 싶다. 그리고 '베풀면 베풀수록 그 이상으로 쌓이더라'라고 말했던 부자들의 이야기를 의심했다면, 이 책을 권하고 싶다. '기꺼이 주는 즐거움'을 알고 싶은 이들에게도 이 책을 권하고 싶다. 베푸는 자들의 마음을 알 수 있었던 멋지고 훌륭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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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한 잔으로 배우는 경제학
조 지무쇼 지음, 이정환 옮김, 손민중, 마루베니 경제연구소 감수 / 에이지21 / 2008년 7월
평점 :
절판


너무 쉬워 탈인 경제학 입문서. 직접 확인하고 선택해야 할 책.
 
  최근 경제학 관련서는 거의 매주 한 권씩 나오다시피 한다. 경제학에 대한 독자들의 관심이 예전에 비해 높아진 것을 반증하는 것이기도 하지만, 투자나 재테크등 방법론에 치중한 실용서 위주의 출판 경향이 이제 원론적으로 접근하고 있다는 것이 더 주목된다. 특히 경제학을 전혀 접해보지 않은 독자들도 충분히 읽을 수 있도록 쉽게 설명하고 있어, 경제학 스스로가 아크로폴리스의 도서관이나 광장에서 벗어나 시민들을 위한 공원으로 내려온 것 같아 반갑다 아니할 수 없다.
 
  우리들이 생활하면서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고 신경쓰는 부분이 경제생활이기에 좀 더 나은 경제생활을 영위하기 고민해봐야 할텐데, 실상은 '열심히 벌고, 안쓰면 된다'는 단순한 생각으로 그것을 거의 습관적인 일상으로 치부해 버리는 경향이 크다. 더우기 요즘과 같이 세계경제의 흐름이 바로 국내경제에 미치는 때에 신문과 뉴스에서 발표되고 언급하는 경제기사들의 내용을 쉽게 이해할 수 있다면 '내일의 경기변화'를 예측하고, '앞으로의 투자향방'을 어떤 식으로 해야할 지 고민하는데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그런 면에서 최근에 소개되는 '경제학 관련서'들은 '경제학을 배우지 않은 이들을 위한 쉬운 경제학책'인 만큼 관심을 두고 읽는다면 개인의 경제생활에 실질적인 도움이 될 것이다. 
 
오늘 읽은 이 책 또한 '쉽게 풀이한 경제학 이야기' 책이다. 일본에서 만든 책인데, 일본 마루베니 경제연구소와 우리나라의 삼성경제연구소 손민중씨가 감수했다. 즉, 일본에서 만든 경제학 책인데, 우리나라의 실정에 맞게 수정 보완했다고 보면 편하겠다. 편한 제목으로 다가온다. "커피 한 잔으로 배우는 경제학", 원제는 コーヒー1杯からわかる経済 (ちゃんと知りたい!)    이다. 


  

      
  출판기획을 주로 하는 회사 조 지무쇼(造 事務所)에서 만들어서일까, 기획 자체는 신선하다. '길을 걸으면서도 경제를 이해할 수 있도록' 했다고 이야기하며 커피 한 잔에서는 경제기초를, 초밥집의 재료에서는 국제무역을, 은행창구에서는 경제의 새로운 동향을, 창업하는 점포에서 경제상식을 알 수 있도록 했다고 했다. 하지만 처음에서 중반까지는 기획의도에 맞춘 듯 했지만, 후반부에서는 그것을 이끌어내지 못해 아쉬움을 남긴다. 또한 소제목과 그것을 설명하는 그림이 두 페이지를 차지하는데, 뒷 페이지와 내용이 겹쳐서 반복되는 경향이 있었다. 출판의도는 마치 프리젠테이션을 하는 듯한 인상을 풍기지만, 경제학 기초내용을 프리젠테이션식으로 진행한다는 것은 지면낭비에 가깝다는 느낌을 갖게 된다. 다만, 아무리 쉽게 설명해도 이해하기가 좀처럼 쉽지 않은 것이 [경제학]인 만큼 누구라도(보통성적의 중학생조차도) 이해하면서 읽을 수 있도록 한 노력에는 큰 점수를 주고 싶다. "이런 경제용어를 알아두면 경제신문도 쉽게 읽을 수 있다"는 페이지를 따로 두어 최근에 언급되고 있는 경제신문의 경제용어들을 설명해 두기도 했다.  
 
  이 책은 말 그대로 '초보를 위한 경제학 입문서'다. 그런 만큼 이 책이 좋은 책으로 평가되기 위해서라면 읽고자하는 독자층에 대한 구분을 확실히 해야겠다. 중요하다고들 하니까 좀 배울 필요는 있다고 생각되지만 좀처럼 다가가기 힘든 소위 말하는 '경제치'라고 생각되는 사람, 언론이나 주위에서 많은 이야기를 들어 경제용어들은 들어봤음직한데, 누군가에게 설명하거나 의견을 피력할 때 어려움이 있는 사람, 경제신문을 제대로 이해하며 읽고 싶은 독자들에게 권하고 싶다. 다만 독자들이 책을 직접 들어서 살펴보기를 바란다. 너무 쉬울수도 있기 때문이다.
 
P.S. 출간에 즈음해 어느 온라인서점에서는 엔제리너스 커피 무료 교환권을 주는 이벤트도 진행중이다. 자신에게 어울리는 책이라면 커피 한 잔도 함께 할 수 있으니 일거양득이겠다. 단, 이 책이 독자가 읽고 싶어 졌다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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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을 바꾼 1% 가치 - 위대한 성공을 만든 27가지 이야기
윤승일 지음 / 서돌 / 2008년 6월
평점 :
절판


인간에 대한 따뜻한 배려가 세상을 바꾸는 힘이 된다!
 
  세상에 자기가 제일인 듯 호기를 부리는 것이 사람이라지만, 순간 순간 약해지는 것역시 사람이다. 내 마음가는 곳이 어딘지 갈피를 잡지 못하는가 하면, 매 번 새로이 다짐하고 기억하지 않으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잊어버리는 것이 '나의 각오'다. 그렇듯 유약한 인간이기에 혼자서는 살 수 없다고 하는지 모른다. 내가 이룬 성공의 순간은 제 혼자 이룬 듯 하지만, 사실은 수많은 사람들의 관심과 격려가 있었고, 미처 내개 깨닫지 못한 타인의 조언과 도움이 있었기 때문이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세계적인 명사들 역시 인간인지라 성공의 문턱에서 방황하고, 좌절하며 곤란해 했던 순간들이 있었다. 하지만 그들은 '아주 평범한 것들'을 만나면서 현재의 상황을 완전히 역전시키면서 소망했던 꿈을 이루게 되었다. '평범하고 소박한 것의 1%가치'를 깨닫게 되면서 나머지 99%의 위대한 결과를 탄생시키는 놀라운 순간들을 담은 한 권의 책이 있다. 윤승일의 [내 인생을 바꾼 1% 가치]가 그것이다.

  돌 한 개, 하나의 점, 기도하는 손, 기다리기, 결점, 우체부, 트로이, 청소, 비스킷 한 개, 자전거, 장난감, 지폐 한 장, 자선냄비, 벽돌 한 장, 조롱, 허풍, 반창고, 조강지처, 한 권의 책, 편지, 화투 한장, 생활계획표, 미키마우스, 사과 한 개, 일류, 햇살 한 줌, 희망 등 27개의 평범한 사물과 생각들 속에서 수많은 명사들은 깨달음을 얻거나, 삶의 지표를 얻어 그들이 꿈꾸던 꿈Dream,열정Passion,희생Sacrifice,그리고 행복Happiness 을 배우게 된다.

   책읽기를 소원하던 한 맹인이 만난 한 개의 점은 점자 책을 가능하게 했고, 한 조각의 비스킷은 조난을 겪고 있는 선원 프랭크에게 어니스트 섀클런의 따뜻한 마음이었다. 오백원 짜리 지폐 속의 거북선은 고 정주영회장에게 한국의 미래산업을 세우는 조선업을 가능케 했고, 사만다 스미스라는 한 소녀의 편지는 핵전쟁의 위기에 빠진 미소 양국의 냉기를 한 순간에 풀어주게 되었다. 모두가 실제로 있었던, 하지만 깊이 알지는 못했던 순간들의 이야기를 한 권에 담았다. '사소한 것의 기적'이라는 주제를 놓고 한 곳에 묶을 수 있었던 저자의 기획력이 돋보인다. 27개의 감동적인 단편들은 사실을 담고 있어 그런지, 소설의 감동을 뛰어넘는다.
 
  하지만 이 책에는 '평범하고 소박한 것의 1%가치' 만 공통된 것이 아니다. 그 내면에는 끊임없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인간의 고민 즉, 탐구정신이 있었고, 사람에 대한 또 다른 사람의 마음씀 즉, 배려가 있었다. 스스로에게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노력하는 탐구정신이, 그리고 타인에게는 근본적으로 인류를 사랑하는 배려심이 있었기에 1%의 사소한 것에서 99%의 놀라운 성공을 이룩할 수 있었지 않았을까?
 
  몇해 전 연락이 몇 년간 뜸했던 후배에게서 반가운 전화를 받았다. '감정평가사'에 최종합격되었다고 술 한 잔 사고 싶다는 이야기였다. '감정평가사'는 부동산 계界 에서는 '고시考試'로 여겨질 만큼 합격하기가 어려운 시험이고, 합격한 이후엔 안정된 수익과 활동이 보장된 편이라 기쁜 마음에 축하를 해주려 만났다. 한창 축하의 말이 오가는 도중에 후배가 2달러짜리 지폐를 내게 주었다. 무슨 영문인지 몰라 하던 내게 '원래 선배꺼니까 다시 돌려드린다'는 것이었다. 더욱 당황해 했는데, 웃으면서 후배는 해명을 했다. 3년 전 같은 시험에 두 번 째로 낙방해 술마시던 곳을 내가 찾아와 함께 술을 진탕마시며 위로를 했다고, 주위의 지인들은 모두 합격자를 축하하려 만나러 갔었는데, 자신을 위로한 것은 나 뿐이었고 말했다. 위로중에 지갑에서 '2 달러 지폐'를 꺼내주며 '행운의 상징'하는 것이니 몸에 지니고 다시 노력하면 다음에는 꼭 이루게 될 것이라고, 합격하면 백 배로 갚으라고 이야기를 했단다. 나는 취중에 즉흥적으로 행동한 일종의 '객기'였던 것이 후배에게는 큰 감동이었고, 힘을 준 행동으로 느꼈던 것 같다.  
 
 이 책을 읽으면서 그 후배와의 일이 생각났다. 취중이었지만, 조금이라도 녀석의 마음을 덜고 싶었던 배려가 있었던 것 같아 스스로가 놀랍다. 하지만 생각을 거듭해 보니 나 또한 주위 사람의 작은 조언과 선물, 따뜻한 위로에 힘을 얻어 매번 좌절을 딛고 일어났던 것 같다. 그들이 본 의도에서 그랬는지는 모르지만 '위로받은 나'의 입장에서는 그 속에서 무엇이라도 도움받고 싶은 '간절함'이 뭍어있던 것은 아닐까?
영원한 성공은 없는 것처럼, 영원한 실패와 고통 그리고 좌절은 없다. 점점 더 각박해지고 힘들어지는 세상, 실패자라 낙인찍을 것이 아니라 그들이 기댈 수 있도록 어깨를 빌려줄 수 있는 여유로운 마음이 필요한 때다. 그리고 빌려주는 어깨를 만나거든 '서푼짜리 동정'이라 자존심상해 할 것이 아니라, 배려의 마음을 듬뿜 받어 다시 일어날 수 있는 힘을 충전해야 할 것이다. 고금소총을 털어 인간에 대한 따뜻한 배려가 성공을 만들어낸 이야기들로 엮은 책, 세상에 소중하지 않은 것은 하나도 없다는 것을 새삼 느끼게 한 따뜻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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