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법칙 - 명품 인생을 만드는
공병호 지음 / 21세기북스 / 200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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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일에서 성공하려거든, 10 년은 버텨라!

 

  우리나라에는 달인達人이 1,300명이나 있다! 게다가 이 숫자는는 아직 진행형이라 그리 놀랄 것도 아니다. 지난 주까지의 집계가 1,300명이라는 것일 뿐, 앞으로 찾는 만큼 지금의 두 배정도는 더 나타날 거니까. 매주 우리나라에 자신을 숨긴 채 존재하는 달인達人을 찾아 소개하는 TV 프로그램 <생활生活의 달인達人>에서는 놀라운 달인을 매주 7명씩 내고 있으니까. 만두피의 달인에서 병따개 달인까지, 타이어의 달인에서 떡볶이의 달인까지... 달인達人이 없는 업종이 없고, 그들의 실력은 말 그대로 일당백一當百이다.

 

  한 사람몫으로 수십 명의 몫의 양을, 그것도 한치의 빈틈이 없이 완벽하게 소화해 내는 그들을 지켜보자면 혀가 자연스레 내둘러진다. 류승완 감독이 제작한 영화 <아라한 장풍대작전>에서도 말한 것처럼 ‘우리나라엔 수많은 도사道師들이 존재하는 셈’이다. 또 그들은 수많은 제자들에게 자신의 비법秘法을 가르쳐주고 있으니, 우리나라를 이끌어 가는 중심세력은 바로 이들 달인達人들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미지출처: <생활의 달인> 홈페이지

 

 

  그렇다면 달인達人들은 타고난 사람들일까? 물론 절대로 그렇지 않다. 꽤 오랜 시간동안 자신의 일에만 열중하다 보니 자연스레 실력이 늘었고, 어느 경지에 이르러서는 이른바 도道가 트인 것이다. 그들의 시작은 늘 그렇듯 ‘우연히’ 혹은 ‘마지 못해’ 하게 되었고, ‘당장 이 일을 하지 않으면 안될 상황’때문 이었다. ‘목구멍이 포도청’이라고 시작한 일, 내 천직은 아닌 것 같았던 일이 한 해 두 해 세월을 보내면서 ‘이젠 몸에 익은 일’이 된 셈이다.

 

  여기에 ‘조금 더 빨리, 조금 더 많이, 조금 더 효율적으로 하는 법’을 찾다 보니 자연스레 달인達人의 경지에 까지 이르게 되었다. 프로그램을 보면 공통점이 있는데, 이들 모두 쌩초보에 제일 낮은 급여로 시작했지만, 달인達人이 된 지금은 큰 업체의 사장 자리에 오르거나, 최소한 업체의 책임자를 맡고 있다는 사실이다. 즉, 달인達人들은 자신의 일에서 ‘성공’한 것이다. 그럼 얼마나 일을 해야 달인達人이 될까? 10년이다. 딱 10년이다. “성공하고 싶거든, 당신이 있는 일에 10년을 투자하라”. 이말은 달인達人들이 공통적으로 하는 말이다.

 

  ‘10년의 법칙’은 절대로 괜한 소리가 아니다. 세계의 경제학자들을 놀라게 한 베스트셀러 작가 말콤 글래드웰의 세 번째 책 <아웃라이어Outlier>에서는 세계적인 스타플레이어나, 최고의 부자, 업계의 최고들은 공히 ‘1만 시간의 법칙’을 경험한 사람들이라고 말했다. ‘1만 시간의 법칙’이란 매일 3시간씩 일주일을 10년 동안 꾸준히 연습(연구, 공부,계발)한 사람을 말한다. 이 책에서 Outlier에 해당하는 인물의 예로 빌 게이츠, 스티브 잡스, 타이거 우즈, 에디슨 등으로 들었는데, 우리나라에서는 최근 은반 위의 요정이 된 김연아 선수를 들 수 있겠다. 즉 세계 최정상의 사람들을 말한다.

 

물론 아웃라이어Outlier가 되기 위해서는 일반인이 갖지 못한 특별한 재능이 전제되어야 한다. 그리고 마태복음 효과라 해서 “그것은 '무릇 있는 자는 받아 풍족하게 되고 없는 자는 그 있는 것까지 빼앗기리라...”는 성경 말씀을 빌린 개념으로 특별한 재능을 폭발적으로 증가시킬 수 있는 적절한 사회적, 제도적 뒷받침이 부가되어야 한다는 전제도 필요하다. 즉 위에서 말한 생활의 달인達人과 말콤 글래드웰의 아웃라이어Outlier를 비교하기는 약간 무리가 있다. 하지만 그들이 최고가 되기 위해 ‘1만 시간 혹은 10년’이라는 양적으로 몰입해야 하는 시간개념은 공통된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제 아무리 재주가 뛰어나도 대단한 성공을 위해서는 10년 내공은 쌓아야 한다’는 말이겠다.

 

  이를 뒷받침해 주는 책이 또 있다. 우리나라에서 손꼽히는 다독가이가 강연의 대가로 알려져 있고, <10년 후 한국>이라는 책으로 확실한 베스트셀러 작가로 자리매김한 1인 기업 ‘공병호경영연구소’ 소장 공병호씨가 쓴 <(명품 인생을 만드는) 10년 법칙>이라는 책이다. 공병호 소장은 이 책에서 어느 분야에서 일하든지 직업인으로서의 성공을 가능하게 하는 공통된 법칙이 엄연히 존재하는데 그것이 바로 ‘10년 법칙(the 10-year rule)이라고 말했다.

 

 



 

 

내가 이 책에 깊은 관심을 두고 다시 읽은 이유가 있다. 지난 주 말콤 글래드웰의 아웃라이어Outlier를 읽으면서 전체적인 흐름이 ‘어디에서 많이 듣던 소리다’는 계속된 느낌을 떨쳐낼 수 없었는데, 그 원인을 찾다 보니 오래 전에 읽은 공병호 소장의 <10년 법칙>에서 읽은 적이 있더란 거다. 내친 김에 직접 책을 꺼내어 출간일도 따져 보았다. <10년 법칙>은 2006년 2월 20일에 초판 1쇄가 나왔고, <아웃라이어Outlier>는 2008년, 11월 18일(아마존 닷컴 참조)에 미국에서 초판이 발행되었다. 서로 차이가 있는 개념에 다른 내용이지만, 공병호 소장은 국내 기업가들을 상대로 인터뷰한 결과에 바탕을 두었고, 말콤 글래드웰은 미국의 내노라 하는 성공인들을 살핀 결과를 따른 것일 뿐,  ‘성공을 위한 시간투자량’에 대한 생각은 공병호 소장이 말콤 글래드웰보다 앞선 셈이다. 이유 모를 뿌듯함이 느껴졌다.

 

  이 책은 내용을 크게 네 부분으로 나누었다. 우선 자신의 경험을 이야기 하며 ‘직업세계에서 전문가로서 이름을 떨칠 지름길은 확실히 존재한다’는 것을 밝혔고, 10년 법칙(the 10-yesr rule)의 개념과 이를 수행하기 위한 아이디어와 행동지침을 말했다. 세 번 째는 이 법칙을 가장 필요로 하는 사회 초년생들이 어떻게 10년 법칙을 자신의 생활에 적용해야 하는지를 언급했고, 마지막으로 10년 법칙을 완성한 사례들을 살펴봄으로써 실현가능성에 무게를 두었다. 궁극적으로 “직업인으로서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가”하는 모든 사람들의 화두에 대해 실천방법과 장기적인 방향까지 제시하고 있었다.

 

  10년 법칙(the 10-yesr rule)은 공병호 박사가 처음으로 만들어낸 개념은 아니다. 스톡홀름 대학교의 앤더스 에릭슨 박사는 “어떤 분야에서 최고의 수준과 성과와 성취에 도달하려면 최소 10년 정도는 집중적인 사전 준비를 해야 한다.”고 말한 바 있고, 그 견해에 바탕을 두고 연구한 앤드류 카슨 박사도 “어떤 특별한 분야에서 세계적인 수준으로 자신을 자리매김하기를 원하는 사람이라면, 그 분야에서 지속적이고 정교한 훈련을 최소한 10년 정도 해야만 한다”고 말한 바 있다. 다중지능의 창시자인 하워드 가드너 박사 역시 그의 책<열정과 기질>에서 ‘창조성의 10년 법칙’이라 해서 비슷한 개념을 말했다. 독자들이 확인할 것은 ‘10년 법칙’은 이미 오래전부터 연구되고 검증되었기에 ‘믿고 실천할 만한 행동법칙’이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10년 법칙’은 어떻게 수행해야 할까? 공병호 소장은 내용은 약간 다르지만 앤더 에릭슨 교수의 주장을 빌어 집중적으로 ‘정교한 연습deliberate practice'을 해야 전문가로 성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철저한 준비와 정교하고 지속적인 연습이 있을 때 그렇지 않을 때에 비해 특정 기능을 더욱 잘 수행할 수 있다는 말이다. 직업인으로서 자신이 성취하려고 목표를 세우고 그것을 이루기 위해 지속적으로 학습하며 연습하며 노력하는 것은 두뇌에 지속적으로 자극을 주어 창의적으로도 변할 수 있다는 것은 뇌과학적으로도 입증되고 있음을이 책은 보여주고 있었다.

 

  이 밖에도 1-2 년의 노력만으로 전문가가 될 수 없을까? 명품 인재가 되려면 두뇌를 어떻게 활용해야 할까? 프로와 아마추어는 어떻게 다른가? 탁월한 인재가 되기 위한 네 가지 조건등에 대해 자세히 언급하며 자신이 추구하는 성공에 대해 철저히 준비하고 지속적으로 연습하며 ‘10년의 내공’을 공들일 것을 권하고 있다.

 

  이 책 <10년의 법칙>이나 말콤 글래드웰의 <아웃라이어Outlier>가 각각 베스트셀러가 되면서 독자들의 깊은 사랑을 받는 이유는 ‘성공하는 사람이 되는 법’에 관한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승자만이 모든 것을 가져가는 승자독식사회로 대변되는 21세기를 승리자로 살아가는 법을 알고 싶어서 그리고 남보다 빨리 승리자가 되는 법을 알고 싶은 때문이다. 하지만 이 두 권의 책 모두 ‘꽤 긴 훈련시간과 몰입’이 필요하다고 말하고 있었다. 독자로서는 조금은 시큰퉁한 반응이 나올 법한 결론이다.

 

  하지만 진실은 변하지 않는 법이다. 지리산에서 도를 닦았다는 도사道師들도 최소 10년은 걸린다고 하지 않던가? 게다가 중요한 것은 10년의 세월이든, 1만 시간의 노력이든 ‘양적 시간’도 시간이지만 내게 주어진 ‘일’에 미칠 듯 덤벼들어서 연습과 훈련을 통해 ‘무아지경의 몰입’을 경험해야 한다는 말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재미’가 있어야 한다. 억지로 시키는 일을 해서는 그들처럼 될 수 없다.

 

  모든 직장인은 처음에는 누구나 나를 뽑아준 회사, 내게 주어진 일을 해야만 한다. 모든 것이 새롭고 어렵다. 적성에 맞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두 세 번의 부서이동을 경험하다 보면 ‘어, 이거 재밌네?’하는 느낌을 들게 하는 전보다는 흥미로운 일을 만나게 된다. 전에는 잘 알지 못했지만, 몇 번의 시행착오를 거치다 만나는 ‘재미있는 일’이 있다면 한 번 ‘10년 법칙’에 걸어볼 만 하지 않을까?

 

  이 책 <10년 법칙>이 나온 근저에는 ‘적성에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얼마의 경험도 없이 회사를 그만둔 사람들이 너무도 많기 때문은 아닐까? ‘내 적성’이 무엇인지도 모르면서 ‘조금 높은 연봉과 후한 대우’를 해주는 회사를 쫓아 메뚜기처럼 뛰어다니는 직장인들에게 ‘내게 맞는 일이란 없다. 내가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먼저 생각하라’고 저자는 얘기하고 싶은 것은 아닐까 생각이 들었다. 내 적성을 알기도 쉽지 않고, 그런 적성에 딱 맞는 회사를 찾기 어려운 현실이란 건 엄연한 사실이고 누구나 다 안다. 하지만 일단 주어진 일에 대해 ‘섯부른 판단’을 하지는 말기를 공병호 소장은 경고한 것 같았다.

 

‘10년의 법칙’을 적용할 내가 하고 싶은 내일을 찾기 위해서는 어려서부터 다양한 직업군의 존재를 알 수 있어야 한다. 진정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를 스스로 결정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부모는 자녀들에게 많은 직업이 있음을 보여줘야 하고, 국가는 이들이 꾸는 꿈을 이룰 수 있는 충분한 기반을 마련해 줘야 한다. 그래야 판, 검사가 넘쳐나고, 의사들이 설 자리가 없어 자살을 하는 현실인데도 ‘스페셜한 자격증이 최고’라며 법대와 의대에 수재들이 몰리는 웃지 못할 오늘날의 상황은 생기지 않을 것이다. 그래야 머리좋고 능력이 뛰어난 인재들이 다양한 직업군에서 ‘최고’의 자리에 서서 자리매김을 할 수 있을 것이다.

 

결론적으로 말하자. 그렇다면 직장인들은 어떻게 해야 할까? 지금껏 말하지 않았나? 여기저기 돈 더 준다는 회사 쫓아다니지 말고,(어짜피 거의가 헛소문이고, 설령 그렇다 하더라도 기업은 높은 급여만큼 훨씬 더 많은 일을 시킬테지만) 지금 하는 일에 미치도록 매달리면서 10년은 버티라고. 정말 ‘이 산은 아니다’ 싶으면 곰곰이 생각해서 마지막으로 직장을 바꿔봐야겠지만, 지금 내가 하는 일도 결국 내가 선택한 최선의 길이 아니던가? 회사가 아닌 진짜 내가 가야 할 길을 찾았거든 뛰쳐나와 ‘내 사업’을 고려해야 할 것이다. 잠깐, 가장 중요한 것을 놓쳤다! 어떤 선택을 하던 우선 이 책은 읽어보고 해답을 찾아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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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웃라이어 - 성공의 기회를 발견한 사람들
말콤 글래드웰 지음, 노정태 옮김, 최인철 감수 / 김영사 / 200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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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한국판 스티브 잡스가 없는 건 교육정책 때문? 

오늘, 잘못된 교육정책 때문에 수많은 아웃라이어Outlier들이 사라지고 있다!

  매일 밤마다 하늘에 수많은 별이 뜨듯이, 지상에는 이른바 ‘스타’들이 탄생한다. 한편 하늘의 별들 중 일부는 수억 광년 멀리 떨어진 별이 비춘 모습이라서 원래는 사라진 별, 다시 말해 이미 없어진 별인데 아직도 우리 눈에는 보이는 것처럼 지상의 ‘스타들’ 또한 잠깐 반짝이는 허수虛數의 스타들 또한 적지 않다. 그들은 왜 일찍 사라졌을까? 그리고 지금은 무엇을 할까? 

라운 연기를 펼친 연예인, 기록을 경신한 스포츠맨, 천문학적인 숫자를 벌어들인 기업가등 보통 사람이면 할 수 없는 것을 이룬 사람들, 스타는 그 분야의 천재라고도 불린다. 평범한 사람들은 스타들을 자신이 닮고 싶은 롤 모델role-model로 삼고 그들이 세운 기록과 업적에 버금가려 오늘도 애쓰고 있는데, 그러면서도 ‘한낱 꿈일 뿐이겠지만 다가가고 싶다’고 덧붙인다. 이룰 수 없는 꿈을 모델로 삼고 있다고? 말도 안된다!

  우리의 꿈을 이제는 ‘이룰 수 없는 꿈’이라고 굳이 겸손하게 이야기할 필요가 없을 것 같다. 더 이상 스타가 되고, 천재가 되는 것이 ‘소수만이 누릴 수 있는 특권’이라고 생각하지 않아도 되겠다. 누구나 꿈은 이룰 수 있다. 그리고 반짝 뜨는 스타가 아닌 사라지지 않는 영원한 별로 남을 수도 있다. 약간의 뒷받침이 되는 환경에 열심히, 굉장히 열심히 노력하기만 하면 그 꿈은 우리도 현실로 만들 수 있다. 얼마나 열심히 하면 되겠냐고? 딱 10,000 시간. 이정도만 열심히 하면 된다. 정말? 누가 그런 말을 했을까?

  <티핑포인트The Tipping Point>와 <블링크Blink>로 써서 베스트셀러작가로 명성을 얻고 있고, 월스트리트저널(WSJ)에는 '세계의 경영 대가(大家·guru) 10인'에, 타임이 뽑은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에 선정된 바 있는 말콜 글래드웰Malconm Gladwell은 그의 새 책 <아웃라이어Outliers>에서 천재적 재능은 10,000 시간의 노력에 미치지 못한다고 말했다. 그는 가장 똑똑한 사람이 성공하는 것도 아니고, 개인 스스로 만들어낸 결정과 노력의 산물이라고 말했다. 다시 말해 유아독존격 자수성가로는 결코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성공은 예측 가능한 경로를 통해 달성된다. 성공은 하늘에서 내려주는 것이 아니라, 누구에나 찾아오는 기회를 움켜잡을 힘과 마음자세을 갖춘 사람이 열심히 노력해서 얻어내는 산물인 것이다. 

 



 

  아웃라이어Outliers들의 성공 비결은 '1만시간 법칙''마태복음 효과'로 요약된다. 1만 시간은 어떤 분야에서 숙달되기 위해서 필요한 절대 시간이다. 하루 3시간씩, 일주일 꼬박, 10년을 보내야 확보되는 시간을 말한다. 음악적 천재, 최고의 프로스포츠 선수들, 그밖에 어떤 분야의 최고의 천재들이 바로 이런 아웃라이어Outliers들이다. 이보다 적은 시간을 연습해 세계 수준의 전문가가 탄생한 경우를 발견하기는 어렵고, 설령 그렇듯 보여도 스타가 아닌 ‘금방 지고 마는 샛별’이 된다는 말이기도 하다. 

그럼 마태복음 효과는 무엇일까? 그것은 '무릇 있는 자는 받아 풍족하게 되고 없는 자는 그 있는 것까지 빼앗기리라...'는 성경 말씀을 빌렸다. 아웃라이어Outliers가 되는 데는 그대로 마태복음의 법칙이 적용된다. 다시 말해 미래의 성공으로 이어지는 특별한 기회를 얻어낸 사람이 성공을 거두게 된다는 이야기다. 우리는 스타나 천재들의 활약상을 보면서 ‘정말 대단한 사람들, 하늘이 내려준 특별한 탈렌트를 지닌 사람들’이라며 부러워했다. ‘왜 나는 될 수 없을까?’ 탓하기도 했고, 죄없는 그들을 폄하하거나 시기하기도 했다. 하지만 약간의 재능과 어느 정도의 환경적 지원만 있다면 누구나 이룰 수 있다니 말콤 글래드웰의 ‘한마디’가 마음을 편하게 했다. 지금 내가 꿈꾸는 무엇이 앞으로도 가능할 것 같다는 기대감 때문이다.

  말콤 글래드웰의 능력은 참으로 탁월하다. 이미 세상에 존재하는 이야기와 사건들의 핵심 즉, 평범한 사실을 잘 짚어내어 새로운 진실을 찾아내는 그의 능력은 <티핑 포인트>, <블링크>에 이어 이번에도 유감없이 실력발휘 되었다. 성공한 사람들의 인터뷰에는 어김없이 ‘보통 남들 하는 수준으로 꾸준히 했다. 특별한 비결은 없다’는 듣기에 심드렁한 말들 뿐이다. 우리는 이 말을 들으면서 ‘자기만의 비책’을 숨기고 있으면서 말하지 않는다고 불평했는데, 그들의 인터뷰 내용중 핵심격인 ‘꾸준히’를 놓치고 있었다. 그들의 성공에는 ‘꾸준한 1만 시간 이상의 연습’이란 말의 의미가 숨어 있었다. 

  1만 시간의 법칙을 읽으면서 생각나는 한 사람이 있다. 10여 년전 우리나라에 ‘부자바람’을 일으킨 로버트 기요사키의 ‘부자아빠 가난한 아빠’라는 책이 있었다. 한국에 ‘부자바람’을 일으키며 출판시장에서 장기 베스트셀러로 자리잡고 있던 그 때 ‘부자아빠 가난한 아빠’에 심한 태클을 걸던 책이 한 권 있다. <부자아빠의 진실게임>이라는 책인데, 세이노Sayno라는 필명의 한국인으로, 무역등의 사업으로 수백 억의 재산을 가지고 있는 그가 로버트 기요사키의 책에서 말하는 부자되기의 오류에 대해 조목조목 짚었다. 그에 대한 소개가 필요했을 뿐 그의 책이 어떤 책인지는 여기서 중요하지 않다. 하지만 <부자아빠의 진실게임>을 읽어보기를 권하고 싶다. 

  세이노Sayno 선생의 글 중에 젊은 시절에 소위 ‘영어의 달인’이 된 것을 소개한 부분이 있다. 젊은 시절의 그는 영어과외를 하며 생활비를 벌었는데, 원래 그는 남을 가르칠 만큼 영어를 잘 하지 못했다. 어느 날 성공을 위해 우선 영어를 해야 겠다는 생각에 ‘영어고수’를 찾아가 비결을 물었더니 ‘하루 네 시간씩 5 년동안 죽어라 문법책과 사전을 들고 파는 수 밖에 없다’고 하더란다. 아웃라이어가 되기 위한 일만 시간의 법칙과 일맥상통하는 대목이다. 

하지만 세이노Sayno 선생은 5년의 시간은 너무 길다고 느꼈다. ‘5년동안 걸릴 게 뭔가? 하루 16시간씩, 1년 반동안 하면 된다는 말 아닌가?’ 싶어 자신의 생각대로 1년 반 동안 ‘영어’만을 들고 팠다고 한다. 외출도 삼가고, 밥먹는 시간이 아까워 컵라면으로 끼니를 떼우며 했다고 하니 말 그대로 ‘영어만를 위해 산 셈’이다. 이렇게 해서 쌓인 실력은 ‘영어과외’을 할 수 있는 능력이 되었고, 그 덕분에 미군부대에서 군복무를 마치게 된다. 게다가 뛰어난 영어실력을 무기로 무역업과 사업에 뛰어들어 오늘날 수백 억의 부자가 되었으니, 1년 반동안 16시간씩 영어공부를 한 것이 지금의 그를 만든 셈이다. 

 



 

  이처럼 1만 시간동안 실력(공부, 연구,실험,연습)을 쌓다 보면 우연히 기회가 생기고 그 기회를 놓치지 않고 잡았을 때 아웃라이어Outliers가 된다는 말이다. 여기에서 1만 시간이란 ‘단순하게 1만 시간이란 양(量)보다, '오타쿠'처럼 자신이 좋아하고 목적하는 한 가지 일에 빠져드는 1만 시간의 몰입‘을 말한다. 이는 ‘직장생활 10년의 짬밥’, ‘이 바닥 10년 기술’과는 다른 개념이다. 그 계통의 달인達人은 될 수 있어도, 우리가 말하는 성공한 스타, 아웃라이어Outliers는 될 수 없다. 말콤 글래드웰은 이 책에서 “음악 엘리트는 1만 시간을 연습하고, 그냥 잘하는 학생은 8,000시간, 미래의 음악교사는 4,000시간을 연습한다”고 쉽게 설명했다.

  여기서 또 하나 주목해야 하는 법칙은 ‘마태복음 효과’이다. 무릇 있는 자는 받아 풍족하게 되고 없는 자는 그 있는 것까지 빼앗기리라...'는 말은 쉽게 말해 서재에 둘러 쌓인 아이가 술병 가득한 방안에 있는 아이보다 책에 취미를 갖기가 쉽다는 말이다. 적절한 환경의 중요성을 뜻한다. 빌 게이츠와 스티브 잡스는 비슷한 때에 태어났는데, 그들이 십대가 되는 당시에는 연구소나 실험실에만 있는 집채 만한 컴퓨터를 일반인은 만져볼 수도 없었다. 하지만 그들은 운좋게도 어려서부터 우연히 접할 기회를 갖게 되었고, 그것에 미쳐 빠져들며 연구했던 그들의 오타쿠(마니아)적 노력이 오늘의 그들을 만들었다. 

앞선 예와 같이 아웃라이어가 되기 위해서는 시대적, 환경적 환경이 뒷받침이 되어야 한다. 다시 말해 우리나라의 경우 80, 90년대 컴퓨터 프로그래밍에 미쳐 살던 ‘컴퓨터광’들이 2000년을 전후로 한 ‘IT 혁명’의 호기를 맞아 수많은 투자가들의 엔젤지원과 정부의 보조로 쉽게 창업할 수 있게 되어, 지금의 네이버, 다음, 안철수연구소등 굴지의 IT회사로 거듭날 수 있었던 것와 비슷하다. 

이 뿐 아니라 역사상 가장 부자였던 사람들은 1930년대의 공황기를 거친 미국인들이 대다수인 것도, 캐나다의 아이스하키중 올스타급 플레이어들이 1, 2, 3 월생에 몰려 있는 것도 모두 시기적 환경의 영향이 있었기 때문이다. 말콤 글래드웰은 ‘수학을 아시아인이 더 잘 할 수 밖에 없는 이유’는 그들이 숫자를 부르는 단어의 음절수가 서양에 비해 지극히 짧다'는 것을 들어(24를 우리는 이십사 라고 읽지만, 영어권 사람들은 트웬티 포twenty-four라고 읽는다. 1,435,697이라면 얼마나 차이가 날까?) 동서양의 문화권적 차이도 아웃라이어Outliers가 되는 환경적 차이가 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말콤 글래드웰은 얼마 전 조선일보와의 인터뷰(2009,2,14)에서 우리나라 교육에 대해 말한 바 있다. 그는 “주입식 한국 교육이 문제라고 제기했는데, 나는 이것을 기본적인 것을 달성하기 위해 필요했던 일이라고 말하고 싶다. 한국의 다음 과제는 바로 그 기반 위에서 새로운 것을 쌓는 것이다. 이미 획득한 것을 바탕으로 다음 단계로 나가는 도전을 해야 한다. 그렇다고 지금까지 한국이 쌓아온 것(주입식 교육)이 문제인 것은 아니다. 필수적인 것이었다. 미국에서는 많은 어린이들이 기본적인 훈련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다. 우리는 기꺼이 한국이 갖는 문제점을 받아들이고 싶다." 고 말하며, 기본이 취약한 학습시기에 주입식 교육이 어느정도는 필요하다고 말했다.  원문보기 : 말콤 글래드웰과의 인터뷰

그리고 ”열심히 공부하고, 끈질기게 붙들고 늘어지는 것을 가르쳐야 한다.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국가의 학생들은 충실한 지식 기초 교육을 받은 상태에서 미국으로 건너와 창의적이고 창조적인 환경에 노출된다. 우리가 한국에서 배워야 할 것은 어린이들의 일반적인 수준의 교육을 향상시키는 방법이고, 한국은 미국에서 최고 수준의 요구에 부응하는 방법을 배워야 한다. 미국 최고 교육기관처럼 보다 개방적이고, 도전적인 교육기관을 세울 필요가 있다.“는 말도 빼놓지 않았다. 이는 주입식 교육이 전부는 아니라, 그 후에는 창의적이고 창조적인 교육환경 속에서 지성을 마무리 해야 함을 강조한 부분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국가나 정부가 나서서 환경적 지원을 해줘야 한다는 뜻이다. 

  오늘날 우리는 승자독식사회, 무한경쟁시대를 맞이했다며 집집마다 자신의 아이들이 ‘최고’가 되는데 그 어느 때보다 모든 노력을 다하고 있다. 하지만 본인이나 가족 단위의 노력만으로는 최고가 되기에는 역부족이다. 범국가적인 차원에서 제도적으로, 환경적으로 이들이 최고가 되기 위해 노력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 줘야 하는데, 현실은 전혀 그렇지 못하다. 공교육에 대한 믿음이 무너지고, 엄청난 사교육비를 감당하기 위해 노래방을 나가는 엄마들이 넘쳐나고, 대학등록금이 없어 비관자살하는 대학생들이 늘어나는 요즘을 보면 아웃라이어Outlier가 탄생하지 못하는 건 어쩌면 당연한 현실인 것 같다. 

  학생들의 자신의 재능을 충분히 검증해 볼 수 있는 여건조차 마련되지 않은 현실에서 어떻게 아웃라이어Outlier가 생겨날 수 있을까? 10여 년 전만 하더라도 경제적 사정이 열악한 학생의 경우 ‘학자금 융자’를 받아 대학을 마치고, 취업후 갚아나갈 수 있었다지만, 1,000만원에 육박하는 대학등록금을 대출 받는다 하더라도, 졸업을 하더라도 취업이 안되는 현실은 졸업과 동시에 ‘신용불량자’가 탄생하는 격이다. 당장 써먹을 수 없는 학원영어에 돈을 들이고, 매년 어학연수로 수조원의 외화를 외국에 낭비하고, 대학에 입학해서는 새내기 때부터 취업을 위한 스펙만들기에 연연해 해야 하는 우리나라 학생들에게서 아웃라이어Outlier란 ‘그림의 떡’이 아닐 수 없다. 이 책을 읽으며 아웃라이어의 탄생을 알게 된 후로는 현실에 대한 절망감은 더욱 커지는 듯 했다. 

  정부정책수립의 중요성에 대해 말콤 글래드웰은 “만약 캐나다에서 7-12월에 태어난 아이들을 위한 또 다른 리그가 있다면 우리는 두 배로 많은 성인 하키스타를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말한 바 있다(캐나다는 매년 ‘같은 해 1월생’을 기준으로 선수들을 뽑기 때문에 하반기에 태어난 학생들은 상반기의 학생들보다 체력, 훈련기간 모두 열등할 수 밖에 없다). 정책기관이 깊은 생각없이 만든 ‘제도’ 때문에 수많은 학생들이 아웃라이어Outlier가 될 수 있는 기회를 잃고 있다는 말이다. 

  그가 이 책에서 말하고 싶었던 것은 아웃라이어Outlier는 혼자의 노력만으로 저절로 얻어지는 게 결코 아니라는 것, 많은 사람들이 여러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개입해 도와줘야 한다는 것이었다. 말콤 글래드웰은 이 책을 공공정책을 입안하는 사람들을 염두에 두고 썼다고 했다. 지역공동체와 국가, 정부 등의 차원에서 어떤 결정을 내릴 때 수혜자들이 진정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혹시 놓치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를 잘 살피며 항상 염두해야 한다는 뜻에서 이 책을 썼다고 말했다. 놀랍고 흥미로운 이 책의 주인은 위정자들이었다. 현 정부의 정책결정권자들 특히 이 나라를 이끌어갈 학생들을 총괄하고 있는 교육정책 결정권자들에게 꼭 읽어보라고 권해주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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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크 앤드 밸리 - 절망의 골짜기에서 다음 봉우리를 바라보라
스펜서 존슨 지음, 김유신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9년 4월
평점 :
절판


스펜서 존슨, 그가 오늘 치즈를 버리고 산에 올랐다!

  세상이 깊은 골짜기에 빠졌다. 십 년 전에는 우리만 빠졌는데, 이번엔 세계가 몽땅 빠져버렸다. 불황, 실업, 소비위축, 자살...아홉시 뉴스엔 좋은 소식보다 나쁜 소식이 넘쳐나고, 어디를 가도 사람들 표정은 굳어 있다. 힘을 내보려 애를 쓰지만 좀처럼 쉽지 않다. 누구에게 원망해야 할이지 조차 모르겠다. 두려움이라는 짙은 안개가 세상을 드리우고 있어 잘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10년 전 우리가 IMF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갑작스런 ‘부재不在의 고통’에 빠져 있을 때 격려해 준 책이 있었다. <누가 내 치즈를 옮겼을까 Who moved my cheese?> 책이었는데, 주인공 쥐 허를 통해 치즈(내가 가지고 있던 소주한 것들)'를 상실하게 된다면 급격한 변화를 수용하지 못하고 심리적인 공황 상태에 빠져 버리는데, 이 때 우리가 지향해야 할 삶의 모습들과 지혜들을 제시해 줘 독자들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았다. 저자는 스펜서 존슨Spencer Johnson. 그가 올 해 금융위기를 겪고 있는 세계인을 위해 또 다시 책을 냈다. 2009년에 미국에서 발간된 신작이다. <피크 앤 밸리 Peaks and valleys>- 절망의 골짜기에서 다음 봉우리를 바라보라 이다. 

 

"직장생활이든 인생이든 어디에나,  

누구에게나 오르막과 내리막이 있게 마련이다.”

  스펜서 존슨은 지금의 위기를 ‘골짜기’로 바라보았다. 오르막과 내리막이라...우리의 심장 박동 그래프가 닮았고, 기분의 변화표를 닮았고, 주식 도표가 그렇다. 스펜서 존슨은 우리의 인생살이를 무한하게 많은 산에 오르는 것으로 보았고, 세계 금융 위기를 겪고 있는 우리는 지금 골짜기에 서 있다고 생각했다. 산은 피크(정상)과 밸리(골짜기)갖고 있다. 우리의 인생도 오르막과 내리막이 있다. 직장생활도 마찬가지다. 이보다 더 정확한 표현은 없는 것 같다.

  오르막과 내리막은 우리 인생의 전성기와 침체기와 같다. 나의 하루 기분이 수없이 변했듯이 우리 인생의 기복도 변화가 심하다. 산이라는 인생에서 골짜기란 바닥 더 이상 내려갈 곳이 없는 장소다. 더 이하는 없다. 이제 올라가는 길 뿐이다. 다시 정상을 향해 오르면 된다. 하지만 인생이 오르막과 내리막만 있다면...너무 괴롭지 않을까? 오르막에서 영원히 있을 수는 없을까?

  오늘 가장 즐거웠던 순간을 기억할 수 있는 것은 그 순간을 빼고는 즐겁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루 종일 웃고, 즐거웠다면 그 사람은 미친 사람일 것이다. 괴로운 때가 있어 행복을 느낄 수 있는 것처럼, 슬플 때가 있어 기쁠 때를 아는 것처럼 우리의 인생은 기복을 갖고 있다. 마치 산의 모양처럼. 그렇다면 산의 정상은 가장 뾰족하지 않던가? 그럼 기쁨의 순간은 잠시라는 것인가? 그 순간을 위해 살아야 할까?

  이 책은 그 답을 던지고 있다. 인생의 절정과 나락은 산처럼 서로 연결되어 있다. 오늘 성공에 도취되어 저지르는 실수는 내일을 불행을 초래하고, 오늘 시련에 슬기롭게 대처하면 내일의 행복을 창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성공했을 때, 기쁠 때, 행복할 때 그 순간을 소중히 여기고 나쁜 시기에 빠질 위험을 줄인다. 정상에서 오만하지 않고, 안일하지 않으면 그 정상을 오래 누릴 수 있다는 말이다. 그렇다면 침체기에 빠진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골짜기는 산의 부분인 것처럼 지금의 위기는 내 역사에 있어서 짧은 순간이다. 언젠가는 벗어난다. 하지만 마냥 두려워 한다면 골짜기에서 벗어날 수 없다. 저자는 말한다. “현실과 친해져라. 현실을 실제보다 더 나쁘게 보지 말아라.” 현실을 파악하고 침체기에 빠지게 된 원인이 무엇인지 파악해서 그 반대로 행동해야 한다. 아집과 독선을 버리고, 두려움에서 벗어나 다른 봉우리(현실에 맞는 미래)를 바라보고 첫 발을 내딛어 길을 나서는 것만이 골짜기를 벗어나는 방법이다. 당연하고 마땅히 그래야 할 말들이다. 하지만 읽지 않았다면 생각하지 못했지도 모르는 진리같은 말이었다. 

  이 주전 주말, 그녀와 함께 청계산을 올랐다. 봄기운을 만끽하기는 등산만한 것이 없을 거라며 전날 밤 즉흥적으로 결정해서 오른 터라 사전지식도 준비도 없이 결정한 일이었다. 처음 올라간 청계산淸溪山은 ‘천계단千階段’ 이었다. 흙을 밟고, 바위를 밟은 기억은 없고, 계단만 천여 백개를 오른 것 같았다. 혼자 올랐다면 그만 포기하고 내려오고 싶었던 마음이 수십 번은 들었다. 둔턱마다 서서, 턱밑까지 차오르는 숨을 고르기를 얼마나 했던가? 마침내 망경대에 도착했을 때 땀을 식혀주는 듯 부는 봄바람은 감격스럽기까지 했다. 

  골짜기 아래 평지에서든, 그 중간이든 사람들은 산을 보는 눈을 가지고 있어서 누구나 산이 정상이 있는 뾰족한 삼각의 모양인 것을 안다. 하지만 오르지 않는다면 그 정상에 설 수 없다. 아무런 준비가 없다면 정상에 오르기도 힘들다. 정상을 오르려거든 처음부터 장비를 챙기고, 일기예보를 듣고, 식량을 준비해서 올라야 한다. 내게 주어진 현실을 가장 잘 파악하는 것이 산에 오르는 가장 쉬운 방법이다. 물론 끝까지 오를 체력을 만드는 것이 가장 중요할 것이다(나는 청계산을 오른 다음날부터 일주일동안 근육통에 시달렸다).

  저자는 고통과 기쁨, 슬픔과 성공, 추락과 상승은 반복되므로 지금 골짜기라고 해서 허둥지둥 거리지 말라고 말한다. 산을 오르내리듯 인상의 싸이클에 몸을 맡기고, 침체기인 지금 현실을 직시해 기회를 찾고, 다가올 전성기를 준비하라고 격려하고 있다. 십 년전 IMF때 직장을 잃은 수많은 사람들이 ‘산’에 올라 다시 기운을 얻었다는 말이 새롭게 들렸다. 아마 그들에게 산이 그렇게 격려했을 것 같았다. 자기계발서를 읽는 목적은 남이 구한 답을 공짜로 얻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답을 찾아내는 데 있다. 이 책은 내게 두려워 말고, 긴장을 풀고 좀 쉬기를 권하는 것 같았다. 한결 편해진 기분, 묘했다. 산을 좋아한다면 산 중턱에서, 정상에서 읽는다면 그 뜻을 더 깊이 새길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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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하직원들이 당신에게 알려주지 않는 진실
박태현 지음 / 웅진윙스 / 200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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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당신의 착각은 부하직원들을 괴롭히고 있다!

 

  나는 부서간 회식이 정말 싫었다. 한 주 시작에 앞서 “이번 주에는 회식을 할테니 한 주 동안 더욱 열심히 일해 주기 바란다”는 상사의 선심성 멘트도 싫고, 원하지 않는 시간에, 결코 원하지도 않는 메뉴의 음식을 잔뜩 차리고서 야릇한 미소를 지으며 ‘많이들 먹고 내일부터 열심히 일해’라고 말하는 상사를 마주 대하기는 죽어도 싫다. feed하는 느낌? 그렇다. 이럴 땐 회식이 아니라, 사육당하는 느낌이 들어 기분이 정말 더럽다.

  하지만 상사들은 회식을 하면 침체된 분위기가 좋아지고, 사기가 진작된다고 생각한다. 흥, 착각하지 말아라! 직원들의 70%가 싫어한다. 요즘 굶는 사람이 있던가? 없어서 못먹고, 안줘서 못먹던 시대는 갔다. 굳이 회식을 하려거든 상사들은 식사가 끝날 무렵에 잠시 등장해 계산이나 해줘라. “난, 네 비위를 맞추며 산해진미를 먹느니 집에서 컵라면을 먹겠다.”고 부하직원 열에 일곱명꼴로 말하고 있단다. 직장상사들이여, 착각좀 작작 하시라!

 



 

 

  책 <부하직원들이 당신에게 알려주지 않는 진실>부하직원들의 진심을 고발하는 책이었다. 내가 신입시절부터 내가부하직원(우리말로는 아랫것들이라고 하지만)을 두기 전까지 직장상사들에게 품었던 생각과 항변들이 모여있었다. 이 책은 직장상사들에게 ‘착각’하지 말라고 당부하는 부하들의 목소리를 담았다. 이런 내용이 처음은 아니다. 신문이나 잡지 등에서 ‘설문조사결과’로 만난 적이 있었지만, 한 권의 책으로 이렇게 구체적으로 만나기는 처음이다.

 

직장상사들이 착각하고 있는 생각들은 한없이 멍청했고, 그에 대한 진실과 해결책은 통쾌하기까지 했다. 상사들의 착각을 구체적으로 꼽으라면 수를 셀 수 없이 많겠지만, 대표적인 착각 22가지가 들어 있다. 제 나이를 잊고 한없이 눌려살던 부하직원의 기분이 들어 예전의 상사였던 사람들을 찾아가 한 권씩 품에 안겨주며 ‘이렇게 좀 하시지, 왜 그랬어요?’ 묻고 싶었다..

 

  말이야 바른 말이지, 하루에도 열 두 번씩 회사를 그만두고 싶은 충동이 일어나는 주된 원인은 ‘곱지 않은 상사’ 때문이다. 저희들도 신입시절이 있었고, 부하직원이었던 시절이 있을텐데 ‘개구리 올챙이적 생각 못하고’ 사람을 쥐잡듯 하는 상사들을 보면 목구멍에서 욕이 나올 지경이고 주먹이 불끈거린다. 내가 겪은 상사만 그런 줄 알았다. 내 친구들만 재수없이 그런 상사들에게 걸린 줄 알았다. 이 책을 읽어보니 ‘상사들의 착각병’은 전형적인 고질병이었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고? 당신의 어설픈 칭찬은 사람을 잡는다!

물질적인 보상만이 직원을 열심히 일하게 한다고? 당신은 그런지 모르지만 난 아니다!

자기계발은 직원들이나 필요한 거라고? 우리는 당신이 오히려 걱정된다!

곁에 데리고 쓸 만한 직원이 없다고? 당신 눈이 혹시 삔 건 아닌지 걱정먼저 하셔!

 

  직장상사들의 고충을 이해 못하는 것도 아니다. 부하직원을 대할 때 상사라는 권위로서 근엄하게 봐야할지 선배로서 자애롭게 후배를 봐야할지 자신들조차 대처하기 어렵다는 걸 안다. 우리에게 내리는 지시는 당신들의 상사들(우리들 말로는 윗대가리라고 하지만)이 지시한 내용인 것도 안다. 하지만 서로의 입장과 생각이 다름을 충분히 앎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옛날 ‘당신의 상사’를 흉내 내는 선배들의 이중적인 면을 보고 있자면 ‘인간도 아닌 것 같고, 꼴도 보기 싫어질 정도’다.

 

  이 책의 내용은 후배직원들이 우리를 위해 무엇을 해야 하고, 어떻게 말해야 할까 하는 고민에 앞서 자신의 뜻과 생각을 이해해주지 않는 직장상사에 대해 서운한 내용들을 오롯이 담았다. ‘착각’이라는 말의 뜻이 ‘어떤 사물이나 사실을 실제와 다르게 지각하거나 사고함’이라면, 이 책은 직장상사들에게 그들이 착각하고 있는 것들을 지적하고, 그 착각의 진실은 무엇이며, 해결책은 무엇인지 고민한 책이다.

 

  최근 자기계발류의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는 ‘~~하는 00가지 진실, ~~비밀’류의 책들이 직장초년생들이 미처 알지 못한 내용들을 가르쳐주는 내용이었다면, 이 책은 거꾸로 ‘흥, 당신들도 잘못 알고 있거든요?’라며 상사들에게 일침을 가하는 것이어서 색다르다. 책에서 말하는 상사들의 착각은 모두 충분히 공감하는 내용들이었고, 제시하는 해결책은 내가 상사들에게 하고 싶은 말들이었다.

 

  부하직원들은 단체회식보다는 일대일로 만나 관심어린 대화를 원하고, 어설픈 칭찬이 아니라 정이 담긴 칭찬, 차라리 약이되는 질책을 원한다. 상사가 실수했을 때 솔직하게 인정하고 사과하는 모습을 높이 사며, 중대한 사안은 부하를 믿고 맡기고, 오히려 직원들이 꺼리는 일을 발벗고 나서는 모습을 리더라고 생각한다.

 

  이 책의 내용은 비단 ‘직장상사와 부하직원’만의 관계를 이야기하는 것 같지는 않다. 인간관계에 있어 유난히 나이차, 세대차에 대해 엄격한 구분을 두는 우리사회에서 상하간의 ‘소통의 부재’는 늘 있을 수 있는 일이고, 서로의 입장차가 대립될수록 관계의 괴리는 점점 더 커진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 같다.

 

  가장 좋은 방법은 이해 당사자 서로가 소통해야 하고, 더 쉽게 하기 위해서는 윗사람이 먼저 문제의식을 느끼고 해결책을 찾으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착각한 것, 즉 생각만 바꾸면 큰 시간과 비용없이 서로의 관계가 좋아질 수 있다는데, 이에 노력하지 않을 윗사람은 없을 것이다. 다만 아직 몰라서 못할 뿐이고, 혹 안다고 해도 익숙하지 못해 주저할 뿐이다. 실천의 전제에는 항상 깨달음과 용기가 필요한 법, 이 책을 읽고 깨달은 바가 있다면 용기내어 바꿔야 한다. 직장상사로 고민하고 있거나, 잘 따라주지 않는 후배들로 고민중인 직장인일면 편하게 읽어볼 만 하다. 곳곳에 ‘어? 이거 내이야기 아냐?’라고 생각되는 케이스들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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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네, 일은 재미있나? - 하룻밤 만에 인생을 180도 바꾸는 변화의 메시지
데일 도튼 지음, 손원재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03년 8월
평점 :
품절


일을 재미있게 하려거든, 실수를 통해 매일매일 1%씩 변화하라!

 

  '도무지 일이 재미없다. 대학입학과 동시에 취업을 준비해야 하는 ‘무한경쟁시대’를 뚫고 ‘취직’을 했지만, ‘이 산이 아닌가벼’라는 기분이 든다. 나는 조금 더 많은 연봉에 쓰러지지 않을 것 같아서 이 회사에 들어왔다지만, 회사는 나를 뭘 보고 뽑은 지 모르겠다. 시키는 일이란 한심한 것들 투성이고, 앞에서는 웃으면서 호응하고 뒤돌아서면 눈흘기며 뒷담화하는 선배들과 함께 생활하기는 정말이지 짜증난다. 내가 원했던 회사는 이게 아니었다. 내가 이까짓 회사를 들어오려고 지금까지 이렇게 노력했나 한심스럽고, 이마저도 들어오지 못해 내게 부러움의 시선을 던지는 친구들을 만나기라도 하면 ‘그게 아니더라’ 다 털어놓고 싶은 심정이다.'  


  최근에 취직한 후배들의 직장생활을 들어보면 거의 모두가 ‘고개를 갸우뚱하며’ 이같은 말을 한다. 취직하지 못한 사람들에게는 ‘배부른 자들의 푸념’이라 할지 모르겠지만, 이 이야기는 비단 최근 뿐 아니라 내가 신입때도 마찬가지였고, 삼촌뻘 되는 선배들의 첫 직장생활도 그랬다. 그렇다고 기대가 큰 만큼 실망도 큰 법이라고 ‘원래’ 그런 거라고 덮고 넘어가기엔 뭔가 석연찮은 구석이 있다. 모든 사람이 처음 취직을 할 때는 그저 그랬다가 점점 좋아져서 미친 듯이 일해 임원이 되고 사장이 되는 건 아니기 때문이다. 무엇 때문에 회사생활을 하면서 일이 힘들어질까? 남 밑에서 월급을 받는 월급쟁이라서 일까? 어디를 가든 세대차이가 느껴지는 상사들이 있어서 일까? 이유가 뭘까?

  그 질문에 대답을 해주는 책을 오늘 만났다. 답이 뭐냐고? 그것은 바로 ‘권태’와 ‘두려움’ 때문이다. 싫은 일을 억지로 하면서도(권태), 그 일자리라도 잃어버리면 어쩌나 싶어 잔뜩 겁에 질려 있기 때문에(두려움) 일이 싫어지는 것이다. 어떤가? 일리가 있나? 이제 그 답을 던져준 책을 살펴봐야 할 때다. 

  미국에서 가장 사랑받는 비즈니스 칼럼니스트 데일 도튼Dale Dauten 의 책 <자네 일은 재미있나?>이다. 원제는 The Max Strategy 다. 저자는 현재 자신이 하고 있는 일에 싫증을 느끼고 불만에 가득찬 사람들, 그래서 늘 “앞으로 뭘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말하는 사람들을 위해 이 책을 썼다고 말했다.


  이 책은 스토리텔링 기법을 사용한 경영우화다. 일에 지친 30대 중반의 샐러리맨과 성공한 사업가 맥스 엘모어가 주인공인데, 지독한 날씨 때문에 공항에서 발이 묶인 두 사람이 우연히 만나 하룻밤 동안 나눈 대화를 소설 형식으로 쓴 책이다. 경영우화는 읽기 쉽다는 장점이 있는 반면, 판에 박힌 스토리 진행방식과 어숩잖은 소설형식, 그리고 자기계발서로서의 명확한 결론이 잘 드러나지 않아 최근 들어서는 ‘식상하다’는 평을 받는 장르다. 하지만 이 책의 원작은 1996년에 쓰였고, 우리나라엔 2003년에 출간된 꽤나 오래된 책으로 탄탄한 스토리와 정신이 번쩍들게 하는 정확한 메시지를 담고 있었다. 두 사람의 첫 만남은 제목처럼 “자네, 일은 재미있나?”라고 묻는 노인의 질문에서 시작된다. 

  이 책은 기존의 자기계발서들이 말했던 성공하려는 자가 갖추어야 할 필수요소인 ‘분명한 목표의식과 성공전략’같은 건 필요없다고 단언한다. 오히려 엄한 ‘방법론’을 배우고 써먹다가 이루지 못하면 ‘패배의식’만 강해지고, 실천하는데 더 두려움을 느끼게 된다고 말한다. “방법론이 없다고? 그럼 그게 무슨 자기계발서야?” 고 나는 생각했다. 성공한 노인사업가는 대신 이런 말을 한다. “실험에 실패란 없다. Experiments Never fail."

  성공에는 코스가 있고, 과정이 있는 것이 아니다. 바로 실험만 있을 뿐이다. 우리가 일하면서 만나는 수많은 업무 중에는 ‘성공할 요소’들이 뭍혀 있는 지 모른다. 그것을 살피지 못했고, 실험하지 못했을 뿐이다. 

예를 들어, 업무가 서툴러 야단을 들은 두 사람의 직원이 있는데, 한 사람이 ‘재수없게 아침부터 혼났다’며 하루종일 투덜대는 동안 다른 한 사람은 그에 정통한 상사를 찾아가 ‘어떻게 하면 잘 되는가?’물어서 방법을 배웠다. 그리고 실제로 그런지 아닌지 실행에 옮겨 보았다. 이런 경우 투덜댄 직원에게는 재수없는 하루였지만, 실수로 인해 배운 직원은 지혜를 얻는 하루가 된다. 이 같은 하루 하루가 반복된다면(신입사원의 경우는 매일매일 실수와 실패의 연속이겠지만), 어느 시점에 가서는 지혜가 쌓인 직원에게 문제가 생길 경우의 수는 그만큼 줄어들게 되고, 오히려 성장하는 자신을 만나게 된다.

앞의 이야기로 돌아가 ‘권태와 두려움’ 때문에 일이 싫어지는 이유를 두고 저자는 커리어 스테그플레이션Career Stagflation 때문이라고 말했다. 즉, 요즘은 근로자에 대한 요구는 인플레이션인 상태인 반면, 그의 근로에 대한 보상은 불황 상태를 면치 못하는 상태라는 것이다. 그럼 왜 이런 상황이 만들어진 것일까? 

 이는 우리가 능력과잉의 시대를 살고 있기 때문이다. 산업 생산능력 뿐만 아니라, 모든 분야에서 업체가 너무 많아졌고, 많은 제품이 쏟아진다. 심지어 사람도 그에 포함된다. 거의 만점에 가까운 대학 졸업성적, 950점 이상의 토익성적, 외국 어학연수 경험, 공모전, 자원봉사 경험등 이른 바 ‘빵빵한 스펙’을 가진 구직자가 거의 대부분인데, 이들을 받아줄 회사는 한정적이다. 좋은 기능을 갖춘 제품들이 소비자의 손에 들리기 위해 ‘가격인하’를 하듯, 실력있는 구직자들은 10개월의 계약직인 ‘인턴사원’이 돼서라도 회사에 들어가려 한다. 

선택의 폭이 넓어진 막강한 소비자가 한정적인 제품에 ‘충성도’를 가질 필요가 없듯이, 회사는 직원들에게 깊은 신뢰에 애정을 가질 필요가 없다. 직원을 고려하지 않고 최대한 많은 일을 던져주고 일을 시킨다. 그리고 말한다. “싫어? 싫으면 나가. 네 자리를 채워줄 사람은 차고도 넘치니까.” 문제는 ‘무한경쟁시대’를 표방하는 이 시대에 능력과잉의 인력이 많아질수록 커리어 스테그플레이션은 더욱 심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자, 이렇게 각박한 시대에는 직장에 들어간 회사원들도 안심할 수 없는 시대다. 남보다 더 뛰어난 능력을 발휘해야 하고, 더 튀어서 살아남아야 한다. 성공을 향해 목표를 정하고, 그에 따른 전략을 수립하지만, 세상의 일이란게 어디 마음 먹은대로 되는가? 절대로 그렇지 못하다. 그렇다고 실패의 여지를 남겨둔 계획이란 있을 수도 없다. 어떻게 해야 하는가?

 

  아예 목표도 전략도 세우지 말라고 저자는 강조한다. 이것들을 수립했다가 잘 실행하지 못하면 오히려 적극적 사고의 부족, 열정의 결핍, 희미한 목적의식 때문이라고 ‘좌절’하거나 ‘모두가 그러한 너의 책임이다’고 말하는 자기계발서에 상처받아 포기하게 되기 때문이다. 하루하루의 일과 중에서 내가 만나는 문제점을 피하지 말고, 그 문제점에 ‘뭐가 잘못되었을까?’ ‘이러저러한 것이 잘못되었다면 내가 어떻게 해야 할까?’ 질문을 해서 그 속에서 답을 찾아가는 방법이 제일이다. 저자는 이런 과정을 ‘실험’이라고 말했다. 성공한 노인은 우리가 만나는 실수를 바라봐야 하는 자세에 대해서는 이렇게 말했다.

“우리가 실수를 돌아보는 목적은 그 실수를 만회하기 위해서라네. 이걸 명심해야 실수를 꼼꼼하게 제대로 살펴볼 수 있어. 실수했다고 부끄러워하거나 골을 내서는 안돼.”(195 쪽)

  실수를 돌아보고 개선하는 과정이 실험이고, 그 실험은 절대로 실패하지 않는다. 다른 실수가 있을 뿐, 또 다른 실험으로 좋은 결과를 내기만 하면 되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지혜를 만드는 방법이고, 그 속에서 성공의 기회도 얻게 된다.

  지금까지의 생활에서 작은 변화만을 요구할 뿐, 특별한 행동강령도 없어 책장을 덮으면서 어딘가 모르게 싱겁다. 하지만 ‘매일 매일 실험하라. 그리고 변하라’는 변화의 요구는 회사의 일이 수동적인 업무방식에서 자발적이고 능동적인 업무방식으로 바꿔 준다는 것을 깨닫는다. 내용중에 설명된 수많은 사례들 역시 그런 능동적인 업무방식이 안겨준 기회들이 성공의 발판이 된다는 것을 확인시켜주었다

“난 자기계발서를 읽지 않아. 처음에 취직해서는 좀 더 나아지겠다고 기회가 될 때 마다 읽었는데, 나하고는 전혀 상관없는 내용이거나 현실상 실행하기 불가능한 것들 투성이더군. 내게 맞는 책을 찾아 읽느라 시간낭비하느니 그냥 맞고,터지지면서 배워서 시행착오를 줄여야겠다고 생각했지. 자기계발서는 내게 쓸모없는 책이더라구.”

  며칠 전 지인들과의 술자리에서 무역업을 하는 친구가 한 말이다. 아직까지 틈만 나면 자기계발서를 즐겨 읽는 내게 그 친구의 이야기는 암묵적으로 던진 ‘제대로운 태클’ 같았다. 발끈했지만 딱히 할 말이 없었다. 나 또한 그의 말에 인정하는 부분들이 꽤 있었기 때문이다. 화가 난 것은 바로 그 점이었다. 자기계발서는 ‘실천’을 동반하여 생활에 적용하지 않으면 전혀 무의미한 내용이 되는데, 독자로 하여금 ‘실천의 힘’을 불러오는 책들이 많지 않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 친구에 이 책을 전해줘 ‘자기계발서의 존재 이유’를 재확인하고 싶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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