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페셔널의 4가지 조건 - 세계적인 비즈니스 구루 오마에 겐이치가 말하는 조직을 이끄는 프로의 조건
오마에 겐이치 지음, 이선희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8년 9월
평점 :
절판


'조직을 이끄는 프로'가 되고 싶다면 꼭 읽어야 할 필독서!


  
  오마에 겐이치大前硏一. 영국의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가 선정한 ‘세계의 사상적 지도자(경영분야)’ 5인 중 한 명으로 선정한 바 있는 그는 경영, 정치, 사회, 글로벌라이제이션 등 다양한 분야에서 세계적 Guru의 명성을 가지고 있는 일본인이다. ‘Mr. Strategy’ 란 별명을 가지고 있는 그는 전략적 사고에 바탕을 둔 독창적인 컨설팅 기법으로 전 세계 기업들의 경영성과를 개선하였으며, 특유의 독설로도 유명한데, "그가 독을 품고 말(예언)하면 정말로 그렇게 된다."는 말이 나돌 정도다.
 
 그는 특히 지한파知韓派 로 잘 알려져 있어, 한국경제 성장의 전환점이 될 즈음이면 어김없이 '그의 특유의 독설'이 퍼부어지는데, 다음날 일간지에 대서특필될 만큼 우리 또한 그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인다. 혹자는 그의 이러한 일본경제에 비교한 한국경제에 대한 독설을 두고 '우익적 성향이 강해 한국을 비꼬는 경향이 있다'고 말하는 이들도 있지만, 며칠 전 (08.9.01) 신문에 따르면 그가 일본의 보수우익 성향 잡지인 <사피오>에 ‘독도에 대한 한국의 실효지배를 인정하자’는 취지의 글을 기고하기도 한 점등을 보면 꼭 그렇지만은 않은 것 같다.
 
 그가 한국에 대해 깊은 관심을 두고 또한 우리가 그의 말에 귀를 기울이는 이유는 그는 이미 일본경제에 있어서 한국경제를 떼어놓고 볼 수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고, 또한 동북아평화가 일본에 미치는 영향 또한 지대하다는 것을 익히 알고 있어, 한국에 대해 많은 관심을 두고 있고 그만큼 잘 알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세계를 돌며 수많은 강연과 연설을 하고 있는 그가 현장에서 목격하는 세계경제의 변화되는 조짐을 누구보다 잘 간파하기 때문에 그것을 잘 깨닫지 못하는 일본과 한국에 대해 우려섞인 조언을 서슴치 않는 것이다. 발언의 강도가 높은 것은 사실인데, 아마도 그때문에 오히려 세상이 그를 주목하는 느낌도 든다.  
 
 "머지않아 프로페셔널 계층이 나타나서 산업계를 뒤흔들 것이다." 고 이번엔 직장인에 대해 큰 목소리를 냈다. 즉 프로페셔널리즘이 아마추어리즘을 능가하는 시대, 정확한 지식과 기술을 이용하여 우선순위에 따라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비즈니스맨이 일반화되는 시대가 온다는 것이다. 곧 그런 시대가 올테니 대비하라고 강조한다. [프로페셔널의 4가지 조건] 원제목은 The Professional: A Manifesto for Business in the 21st Century 이다.
 
 



 
 고대부터 인간의 생명을 다루는 의사와 약사, 간호사 그리고 인간 행위의 선악을 판단하는 변호사등의 사자士字 가진 직업을 두고 우리는 '프로페셔널'이라 했다. 하지만 시대는 바뀌어 더이상 직업의 종류로 그것을 판단할 수 없다. 그는 이 시대의 비즈니스 프로페셔널을 두고 '항상 고객을 생각하고, 앞으로 평생 자신의 기량을 연마하겠다고 각오한 사람이며, 그것을 즐길 수 있는 사람'이라고 말했다. 즉, '이미 어느 한 분야에서 자신의 기량을 완벽하게 연마했고, 자신의 분야에 대한 지적 호기심은 끝나지 않는 사람'이며, 소니의 창업자 모리타 아키오, IBM의 전 CEO 루이스 거스너와 같은 사람이라고 말한다.
 
 그는 프로페셔널의 정의를 쉽게 좀 더 쉽게 하기 위해 제너럴리스트스페셜리스트를 정의하며 구분하였는데, 제너럴리스트가 어떤 직종에 있더라도 탁월한 업무능력을 가진 사람, 스페셜리스트를 주어진 환경에 적응하여 그 자리에 정해진 방법을 누구보다 빠르고 정확하게 일을 처리하는 사람이라면, 프로페셔널은 아무리 전제조건이 바뀌어도 그 밑바닥에 흐르고 있는 변화의 본질을 읽어내는 누구보다 신속하게 뛰어난 능력을 갖고 있어 자신이 맡고 있는 조직을 시대의 요구에 맞게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고 발전시키는 사람이라고 말했다.
 
 오늘날 이와 같은 프로페셔널이 필요하고 그들이 미래를 이끌어 간다고 하는 이유는 21세기라는 신대륙은 예전과 같은 실체경제와 중국과 인도, 남미, 북유럽, 동유럽, 러시아 등 신흥국가의 등장에 의해 거의 상식화된 '보더리스Borderless 경제-국경이 없는 경제' 그리고 인터넷이 만들어낸 '사이버Cyber 경제' 의 특성들이 뒤얽혀 기하급수적으로 부富를 만들어내는 '멀티플 경제'의 시대가 되었기 때문이다. 이러한 21세기라는 이름의 신대륙은 예전에 비해 너무나 빠르게 그리고 그 모습이 변화무쌍해서 '보이지 않는 대륙'으로 봐야하는데, 이 세상에서 '생존경쟁'의 주도를 해 갈 수 있는 사람이 바로 '프로페셔널'이라는 것이다. 그러면서 그는 진정한 프로페셔널이란 ' 감정을 억제하고 이성으로 행동하는 사람으로 전문성이 필요한 지식과 기술, 높은 윤리관은 물론이고 어느 경우에나 고객제일주의로 생각하며 끊임없는 호기심과 향상심, 엄격한 규율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고 말했다. 또 그러한 프로페셔널이 되기 위해서는 네가지 힘, 즉 앞을 내다보는 힘(선견력先見力), 구상하는 힘(구상력構想力), 토론하는 힘(토론력討論力), 모순에 적응하는 힘(적응력適應力)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앞을 내다보는 힘(선견력先見力)
20세기의 낡은 지식을 버리고 변화를 즐기며 끊임없이 시행착오를 거듭하는 것이 보이지 않는 대륙의 서바이벌에 필요한 후각을 키우는 기본 행동이락 한다면, 강한 긴장감과 건설적 의심은 선견력을 비약적으로 발전시키는 캡슐제라고 할 수 있다. 보이지 않는 대륙에서 일어나고 있는 빠른 변화에 뒤떨어지지 않기 위해서는 이렇게 조금 강한 약물도 필요할 것이다.
 
 구상하는 힘(구상력構想力)
현재진행형 예언과 사고방식을 포함하여 그 모든 것이 이미 과거형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확인하는 것은 다음 세대를 구상하는 데 매우 중요한 출발선이 될 것이다. 미래는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오는 게 아니라 작은 과거의 축적 위에서 큰 비약이 있었을 때 중요한 흐름으로 나타나는 법이다. 즉 지금 일어나고 있는 사건을 직시하고, 그것을 예측함으로써 미래사회와 장래사업을 구상할 수 있는 것이다.
 
 토론하는 힘(토론력討論力)
토론에 임할 때 자신의 생각을 감추거나 왜곡하는 것은 오히려 마이너스로 작용한다. 상대가 누구든 기가 죽어서는 안된다. 물어보고 싶은 것을 묻지 앟고 목적을 이룰 수는 없다. 하지만 똑같은 질문이라도 뭍는 바법에 따라 상대의 성격과 상황을 고려하여 각도를 바꾸는 식으로 질문에 성격을 부여할 수는 있다. 그때 자신의 목적을 그대로 질문으로 바꾸어서는 안된다. 자신이 끌어내고 싶은 결과를 염두에 두고 결과가 나올 만한 입구를 발견해서 질문하는 것이 중요하다.
 
 모순에 적응하는 힘(적응력適應力)
통솔이 효과적인 것은 환경 변화가 작고, 미리 정한 순서에 따라 직무를 수행함으로써 생산성이 높아지는 경우뿐이다. 오늘날처럼 환경 변화가 격심해서 순간적으로 대응하는 상황에서는 되도록 개인의 재량을 넓히는 편이 오히려 생산성을 높이는 결과로 이어진다. 또 권력의 집중에 따라 통솔이 강해지면 개인은 조직의 톱니바퀴로 전락해서 자유로운 발상이 태어나기 힘들다. 그렇게 되면 조직은 유연성을 잃어버리고 환경 변화에 적응할 수 없는 체질로 바뀌고 만다.
 
 저자는 프로페셔널이 갖춰야 할 이 네가지 힘이 필요한 이유를 설명함에 있어 오늘날의 뒤쳐져진 전문가 집단에게 독설을 퍼붓기를 서슴치 않는다. 뛰어난 전문지식과 행동력을 가지고 있는 스페셜리스트가 왜 진부해졌고, 주어진 조직을 정확히 움직이는 능력을 가진 슈퍼 제네럴리스트가 왜 좌절했는가 에 대한 대답은 '능력이 뛰어날수록 자신이 속한 집단을 짧은 시간 안에 잘못한 방향으로 이끌고 가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보이지 않는 대륙의 환경이 아무리 바뀌어도 즉시 대응할 수 있는 힘'을 갖추기 위해서는 문제해결능력과 상황파악능력, 교착상태에서 빠져나오는 발상력 등의 높은 수준의 능력을 갖춰야 한다고 강조한다. 앞으로 5년 후 거실의 모습, 5년 후 자동차의 모습, 5년 후 지갑의 모습, 5년 후 서재의 모습 등 지금과는 완전히 딴판으로 바뀌어 있을 그곳에서 눈에 보이는 새로운 사업기회를 찾아내고 그런 큰 흐름 속에서 기업을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어 갈 수 있는 집단이 바로 21세기가 필요한 프로페셔널 집단이라고 단언한다.
 
 지금껏 기업 전체가 한 몸이 되어 움직어야 하는 전략을 만들어내기로 유명한 저자가 이 책에서는 '개인'에 몰두하고 '시간적 타이밍'을 강조하였다. 그는 그 이유를 최근에 성공한 기업은 대부분 '기존의 기본을 파괴하는 곳에서 출발'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스스로 이 책에서 자신이 30년 전에 발표해서 호응을 얻었던 전략의 3C (오마에 겐이치는 ‘Gettting Back to Strategy’에서 Strategic triangle이라는 소위 3C 분석을 제안한다. 3C 분석에서 3C는 자사(Company), 경쟁사(Competitor), 고객(Customer)을 의미한다. 겐이치는 3C 분석을 통해 궁극적으로 전략의 핵심은 고객에게 보다 더 높은 수준의 가치를 창출하여 제공하는 것이라는 메시지를 강하게 전달하였고 이는 많은 기업의 전략 수립에 큰 영향을 끼쳤다)에 대해서도 수정해야 한다고 말했고, 기존의 비즈니스스쿨에서 가르치고 있는 프레임워크에 대해서도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기존의 프로페셔널 즉, '전문적 기술이나 지식을 갖춰 높은 보수를 얻는 일류 비즈니스맨'이라는 일반적인 단어의 소용에 대해 변화가 필요함을 이 책을 통해 제시한다. 일정한 틀 안에서 요구되는 기술을 처리하는 능력이 아니라, '보이지 않는 대륙'의 움직임을 감각적으로 포착해 내고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어가는 '민감하고 섬세한 전문가'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그가 말하는 네 가지의 능력은 이제껏 전략 아래서 숨쉬고 있었던 직장인들이 갖추기에는 버겁기 그지 없는 사항들이다. 하지만, 그가 책을 통해 예를 든 성공한 외국의 수없이 많은 사례들을 살펴보면 그들은 이미 갖추고 있고, 그래서 21세기의 비즈니스 리더로 존재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날카로운 분석과 비평이 곁들어진 놀라운 혜안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우리의 현실과 대조해 봤을 때 그것들을 갖추기에는 너무나 힘겨운 당면과제로 다가와 이들을 어떤 방식으로 소화해야 할지가 난감하다. 기존세대는 차치로 두고 21세기를 이끌어갈 우리의 예비 비즈니스맨들이 그가 말하는 프로페셔널의 소양을 지닐 수 있을지에 대해 생각해 보면 다분히 부정적이어서 두려운 걱정마저 들었다. 세상은 더이상 '시장을 읽어내는 힘'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세상을 읽고 만들어가는 힘'을 요구한다는 것을 알았다. 21세기의 조직을 이끌어갈 프로의 조건을 생생하게 밝힌 책이었다. 오마에 겐이치의 입으로 나온 말이라 더욱 생생했다. 프로 비즈니스맨이 되고 싶다면 꼭 읽어야 할 필독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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딜리셔스 샌드위치 - 서른살 경제학 유병률 기자가 뉴욕에서 보내온 컬처비즈에세이
유병률 지음 / 웅진윙스 / 200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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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의 경제코드, '문화경제의 매커니즘'을 알기 쉽게 파헤친 책!
 
우선 리뷰에 앞서 아래의 자격시험 문제를 읽고 대답을 주관식으로 생각해보자.


  1. 스스로 의식하지 못하는 행복이 가능한가?
  2. 우리가 하고 있는 말에는 우리 자신이 의식하고있는 것만이 담기는가?
  3. 예술 작품은 모두 인간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가?
  4. 우리는 과학적으로 증명된 것만을 진리로 받아들여야 하는가?
  5. 권리를 수호한다는 것과 이익을 옹호한다는 것은 같은 뜻인가?
  6. 무엇이 내 안에서 어떤 행동을 해야 할지를 말해 주는가?

대기업의 취직시험일까? 아니다.
그럼 무엇인가?
 
 바칼로레아(Baccalauréat)라고 해서 프랑스 대입 자격시험의 문제들이다.
이 프랑스의 시험에 대해 좀더 이야기 하자면, 바칼로레아를 합격한 학생은 대학입학자격이 주어지며 절대평가제로 되어 있다. 대한민국의 수학능력시험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는데, 줄여서 bac이라고 부른다. 프랑스의 대학입학 시험은 논술 철학시험을 필수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 기원은 나폴레옹 시대인 1808년에 시작되어 이백년에 가까운 역사를 가지고 있으며, 프랑스에서 바칼로레아는 일종의 '지적 국민 스포츠'로 여기고 있어, 바칼로레아 시험일은 지식인들에게 국경일처럼 여겨지며, 제출된 문제가 뭔지 물어보는 사람들을 거리에서 쉽게 볼 수 있다. 시험일 저녁에는 방송에서 토론회가 벌어지기도 한다. 이처럼 바칼로레아는 프랑스의 철학 문화 수준뿐 아니라 국민들의 교양과 지성을 깨우는 역할을 하고 있다. 시험은 두 부분으로 나누어져 있는데, 1부는 논술시험, 즉 필기시험인데 4시간동안 진행되며, 주로 시, 소설, 시나리오 등의 문학텍스트를 분석하는 것이며 분량은 제한이 없다. 2부는 일주일 후에 인터뷰, 즉 구술시험으로 텍스트를 받은 후 30분 동안 준비하여 20분 동안 시험관 앞에서 설명을 하는 방식이다.
 
 이해를 돕자면 소피 마르소가 출연했던 프랑스 영화 [유 콜 잇 러브] 를 보았다면 마지막 부분에서 에서 발렌티느(소피 마르소분)가 대학 교수가 되기 위한 시험의 마지막 관문인 구두시험 보는 날 몰리에르의 사랑에 대한 시험문제를 받는다. 그때 시험장에 에드워드도 들어와 있는 것을 의식한 발렌티느는 개인적인 소견을  마치 에드워드에게 항의하는 것처럼 눈물과 함께 피력하는 장면을 기억할 것이다. 그것이 바칼로레아의 2부, 구술시험의 한장면이다.
 
 


 
  이와 같이 프랑스에서 어려운 시험이 가능한 이유는 프랑스 교육은 초등학교부터 고등학교 과정에 이르기까지 지식과 사고력을 총체적으로 기르는 방식으로 진행되므로 논술시험을 치르는 기반을 쌓을 수 있다. 이 같은 교육방식은 ‘올바르게 생각하고 비판할 줄 아는 능력 양성’이라는 프랑스의 교육이념에서 비롯된다. 특히 고등학교 졸업반에 들어가면 철학을 배우는데, 일주일에 8시간이 배정된다. 고등학교에서의 철학교육이 이처럼 중시되는 것은 바칼로레아 시험이 있어서가 아니라 사회생활을 시작할 젊은이들을 정신적으로 지탱해주고, 객관적으로 사물을 고찰하는 능력을 갖추도록 하며, 민주주의 사회가 필요로 하는 자주적 판단력을 행사할 수 있는 시민으로 양성하는 데 기본이 되는 학문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수학능력시험을 70여 일 앞둔 우리나라 고3학생들은 이 문제를 풀 수 있을까?
여러분은?


 쌩뚱맞은 문제로 독자들을 자괴감에 빠뜨리고자 하는 것이 아니다. 지금도 6월이면 어김없이 벌어지는 '지적知的 행사'가 프랑스에는 200년 가까이 치뤄지고 있는데, 우리나라에도 바칼로레아가 성황중이라는 사실. 수많은 바칼로레아 OOO 라는 간판으로 '대입 논술고사 학원'이 성업중이다. 그곳에서 위의 질문에 대해 다섯 줄 짜리 요약본을 외운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지만.  
 
 [88만원 세대]의 저자 우석훈씨는 최근 낸 책, [촌놈들의 제국주의]의 후반부에서 우리나라의 교육제도들에 대해 '교육파시즘'이라고 단언하고, '감시와 억압'으로 첨철된 교육(여러분이 12년간 익히 겪어왔기에 잘 알 것이다)을 청소년에게 가하는 나라는 불행히도 세계에서 한국밖에 없다고 말했다. 북한만 해도 거기에는 최소한 '과외'는 없다고 하면서. 주장이 너무 강조되었다고 볼 수도 있겠지만, 위에서 예를 든 프랑스 청소년들의 대학 입학시험과 우리나라의 그것을 비교해 본다면 여느 쪽의 교육이 더 바람직한가 하는 것에 대해서는 독자가 익히 더 잘 것이다. 200년 동안 유지된 대학입학 시험방식과 1년이 멀다 하고 바뀌는 우리의 그것 중에 어느것이 더 나을까?
 
여러분은 물을 것이다. 책이야기 안하고 도대체 뭘 말하려는거냐?고.
바로 문화文化를 이야기하려 한다. '인간이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획득한 능력 또는 습관의 총체' 라고 하는 이 문화가 앞으로 보다 나은 세상을 만들어나가는 가장 큰 핵심이 되는 세상 즉, 우리는 문화를 모르면 경제도 모르는 시대를 지금 살고 있다. 지금까지 경제적 능력이 문화적 능력을 좌우했다면, 앞으로는 문화적 능력이 경제적 능력을 좌우하는 문화비즈니스(컬쳐비즈) 시대에 살고 있는 것이다. 그럼 문화비즈니스는 뭔가? 그에 대한 설명과 우리가 나아갈 바를 제시한 책을 소개한다. 지난 2005년 [서른살 경제학]으로 경제학의 대중화에 물꼬를 텄던 저자 유병률의 책 [딜리셔스 샌드위치 : Delious Sandwich]가 그것이다. 
 
  
 이 책은 컬처비즈, 즉 문화경제 시대가 무엇인지 규명하고, 이 시대의 주체는 누구이며 과거와 어떻게 다른 지를 이야기한다. 그리고 컬처비즈의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가 그것을 만끽하기 위해 무엇을 갖추고 행동해야 하는지를 알려주는 책이다. 저자는 스스로를 '문화적으로 참 무딘 사람' 이라고 표현하며 그런 자신이 일년 남짓 뉴욕 맨하튼에서 살면서 세상의 시선이 뉴욕으로 몰리는 이유를 '컬처비즈'에서 찾고 갈수록 치열해져서 전쟁터같은 비즈니스사회에서 밀리지 않으려면 '문화경제의 매커니즘'을 알고, 그에 맞는 문화경제적 마인드, 문화적으로 소통할 줄 아는 능력, 그리고 문화적 유연성을 가져야 할 것을 강조한다.
 
 저자가 제목에서 사용한  딜리셔스 샌드위치Delious Sandwich 의 의미는 미국에서 사용하고 있는 단어, 즉 자식을 부양해야 하는 의무와 부모를 봉양해야 하는 의무 사이에 끼어 자신의 꿈을 이루지 못하는 세대의 의미인 샌드위치 세대Sandwich Generation 를 말하는 것이 아니고, 우리나라에서 사용하고 있는 단어인 위에서 상사는 갈구고 아래에 있는 능력있는 후배들은 쳐올라와 그 사이에 끼어 있는 불쌍한 중간관리자들, 혹은 30대 비즈니스맨을 말하는 것도 아니다. 샌드위치 하나로 점심을 간단하게 해결하고 남는 시간에 뉴욕의 문화를 즐기는 '걸처비즈'의 한복판에 살고 있는 맨하튼 직장인들의 '맛있는 샌드위치'를 의미한다.
 
  이 책은 전체적으로 네 개의 Chapter로 나누어진다.
 
  [Chapter 1 왜 문화가 밥 먹여주나]에서는 지금의 뉴욕이 있기 까지를 설명하면서 문화의 힘을 보여준다. 오늘의 뉴욕이 있게 한 장본인으로 위대한 미술가 잭슨 폴록Paul Jackson Pollock 으로 예를 들면서, 그가 표현한 '추상표현주의' 미술로 '뉴욕의 피카소'라는 명성을 얻기까지는 뉴욕을 문화중심지로 키우기 위해 전략적으로 밀었던 정부와 CIA의 노력이 있었다고 말한다. 당시는 뉴욕(미국)이 자신의 필요에 의해 '뉴욕의 피카소'를 만들었지만, 지금의 뉴욕은 자신이 만든 '피카소'에 의해 만들어졌다고 말하면서 보잘 것 없는 뉴욕을 찾는 방문객 수는 지난 5년간 기록적인 증가세를 보이며 2007년에는 총 4600만 명이 찾는 이유도 바로 그것이라면서 '문화가 돈벌이가 되는 이유'를 설명했다.
 
 

 
 
 또한 현대미술의 갤러리들이 뉴욕 57번 스트리트에서 소호로 그리고 첼시로 이동하면서 그곳의 토지가격을 높이고, 주변점포의 경기를 활성화시키는 예를 들면서 '문화가 선 자리는 돈이 모이는 길목'임을 알려주고, 뉴욕주립극장에서 매년 11월 말이면 호두까기인형The Nutcracker 를 12월 말까지 공연하는데, 요일별 좌석별 매트릭스를 뽑았을 때 제일 비싼 210달러에서 20달러까지 모두 24가지의 가격표가 나옴을 보여주면서 이같은 가격차별화는 기업의 이윤을 극대화하는 경제학적 전략에서 비롯되었음을 이야기한다. 또한 원작동화 [신데렐라]를 빌어 내용을 달리하여 디즈니에서 애니메이션으로 1, 2, 3편으로 만든 점, 파격적인 발상으로 드림웍스에서 [슈렉]을 만드는 것을 통해 미국의 대중문화는 이미 세상에 존재하고 있는 것을 약간의 변형을 통해 리바이벌하고, 비틀고 뒤집으면서 문화 브랜드를 관리하고 명성을 유지하는 크리에이티브한Creative 마인드로 무장되어 있다고 전한다. 그리고 한국의 직장인이 미국 대중문화를 통해 배워야 할 것이 바로 그들의 크리에이티브한Creative 마인드라고 강조한다. 경제부 기자답게 뉴욕의 문화를 경제학적인 예리한 시각으로 바라본 점이 이 책을 통해 가장 놀라웠던 부분이었다.
 
 


 
  [Chapter 2 왜 경제가 아닌 문화가 미래인가] 에서는 경제주체가 소비자로 변한 세상에서 소비자가 원하는 것은 제품을 통한 문화의 섭취임을 밝힌다. 제품의 쓰임새에 주목하기보다 그 제품을 통해 삶의 방식을 바꾸고 싶어하는 젊은 세대가 주축이 되는 웹 2.0 시대에 어필할 수 있는 제품은 바로 '느끼고, 즐기고, 배울 수 있는 문화적 컨텐츠'이다. 그리고 기존의 웹 1.0이 제공자가 서비스를 제공하고 소비자가 감상하는 수준이라면 오늘날의 웹 2.0 은 단순히 즐기는 것 뿐 아니라, 비평과 여론이 유통되고, 아예 소비자 스스로가 참여해 보여주고 즐기기 위한 예술과 대중문화가 만들어져 공유된다고 저자는 말하며, 웹 2.0 시대에 미국이 인터넷 강국이 된 것은 수많은 개인과 집단이 각양각색의 감동적인 스토리와 콘텐츠로 그 공간을 채울 수 있는 문화력 능력을 갖추었기 때문이라고 강조하고, 빈약한 상상력과 콘텐츠 부족이 한국 IT의 발목을 잡는 주요 원인이라고 밝힌다.
 
또한 "소비자들이 미칠 정도로 멋진 제품을 창조하자 "고 말한 스티브 잡스가 최고의 디자인으로 '아이팟'을 만들고 게다가 온라인 음악서비스인 아이튠을 한데 묶어 기존의 MP3 제품시장(스톡경제Stock Economy)을 누르고 새로운 음악 라이프 스타일(플로경제Flow Economy)을 만들어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는 것같이 경제개념자체가 방향을 전환하고 있는데, 그 이유는 소비자가 제품의 기능이나 서비스의 질 그 자체보다 제품과 서비스가 담고 있는 시대정신과 스토리 그리고 라이프스타일을 소비하고자 하고 있다고 말한다. 그 한 예로 집과 일터의 중간인 '제 3의 공간'이었던 스타벅스가 규모의 경제를 꾀하기 위해 자동화된 에스프레소 기계를 들인 것과 샌드위치를 파는 점등을 들어 '예전의 영혼을 잃었다'고 밝힌 뉴욕타임스의 지적과 하워드 슐츠의 수용은 소비자가 진정 원하는 바는 '스타벅스만의 문화적 체험'이었음을 이야기해준다고 말한다.
 
 

 
 
 저자는 컬처비즈의 시대에서는 경영학도 바뀌어야 한다고 말한다. 기업에 있어서는 감성과 상상력, 스토리와 감동같은 계량화할 수 없는 문화적 요소가 원가절감이나 생산성향상보다 더 중요해 졌다고 말하면서 '도그마로서의 경영 패러다임은 없다'는게 새로운 경영 패러다임이 되고 있다고 말한다. 그렇기 때문에 CEO 또한 GE의 잭 웰치같은 제국건설형(CEO 1.0)를 넘고, 시티그룹의 찰스 프린스의 문제해결형(CEO 2.0)을 넘어 보잉의 제임스 맥너니와 같은 팀융화형(문화형)CEO(CEO 3.0)이 요구되는 시대라고 말한다. 기업의 구성원인 직원들이 새로운 세상을 살아가고 있는 장본인임을 인식하면 리더의 변화는 필수불가결한 것은 아닐까. 직원을 감동시키는 기업이 시장에서 살아남는 시대가 왔음을 의미한다고 볼 때 기업의 주인이 더 이상 혼자가 아닌 시대임을 알게 되는 부분이다. 
 
  [Chapter 3 왜 문화가 내 삶을 좌우하는가] 에서는 오늘을 살고 있는 내가 컬처비즈시대를 어떻게 인식해야 하고, 그에 대한 방법론을 제시해주는 부분이다. 컬처비즈시대에는 '나이'와 '직급'의 편견을 스스로 떼어내고 현재를 누리는 젊은 세대들을 이해하고, 그들을 더욱 발전시켜줌으로써 시대와 동참해야 한다고 저자는 말한다. 또한 점점 연장되는 노년기를 위해서라도 문화는 눈에 보이는 재테크 이상으로 중요한 노후대비임을 인식하고 문화적 깊이를 더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 방법론으로 뉴욕의 그들처럼 노년을 대학가에 자리잡아 문화현장에서 배우고 도전해야 시간많은 노년을 괴롭지 않게 보낼 수 있고, 인생의 참맛도 느낄 수 있어 결과적으로는 정신적으로 늙지 않는다고 말한다.
 
또한 저자는 '가장의 문화수준이 아이들의 미래를 결정한다'면서 주말에 쇼핑만 도와주는 가정적인 아빠가 필요한 시대가 아니라, 주말에 아이들이 문화적인 체험을 할 수 있도록 이끌어주는 문화적인 아빠가 필요한 시대라고 말한다. 또한 자녀들의 문화체험도 적극적으로 참견하고 확인하며 과외하듯 학습시키는 것이 아니라, 일체 관여하지 않고 스포츠와 문화를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감동을 나누는 것이 중요한 자세임을 이야기한다. 저자는 문화적 마인드란 비싼 공연을 몇 편 더 보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이질적인 것' '자신의 경험하거나 생각하지 못한 것'에 대한 포용력과 유연성을 기르는 것이라고 말하면서 모든 이질적인 문화를 다 이해하고 녹일 수 있는 '인종의 용광로'라 불리는 뉴욕이 갖는 경쟁력은 바로 그것이라고 말한다. 서열을 중시하는 세계에서 가장 유교적인 국가이면서, 국내거주 외국인수가 100만 시대를 넘겼음에도 단일민족을 내세우며 '배타적인 성향'이 다분히 있는 우리나라가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바를 명쾌하게 꼬집는 부분이 아닐 수 없다.
 
  마지막 부분인 [Chapter 4 컬처비즈의 시대, 왜 글쓰기인가] 에서는 웹 2.0으로 촉발된 문화의 제국은 스토리가 소통되는 나라라는 것을 강조하며 자신의 스토리를 생산하고 남의 스토리를 소비하는 소통의 도구가 '글쓰기'임을 강조하는 부분이다. 자신의 체험을 공개하고 의견을 토론하는 프로슈머(생산소비활동 소비자)의 웹 2.0시대는 온라인매체를 통하는데, 가장 경제적인 소통수단이 바로 '글쓰기'이다. 그래서 새로운 경제패러다임에서는 글을 안 쓰면 영원한 객체일 수 밖에 없고, 내 인생의 주체가 될 수도 없다고 말한다. 기업에서도 CEO 들에게 "제대로 이끌고 싶다면 블로그를 운영하라(If You Want to Lead, Blog!)" 라고 충고하는 시대이니만큼 글을 안쓰면 리더가 될 수도 없는 시대라고 말한다. 저자는 리처드 라이트 교수의 책 [하버드 수재 1,600명의 공부법]을 인용해 "하버드생들이 4년 동안 가장 신경쓰는 분야가 바로 글쓰기다. 자신의 생각을 글로 표현할 줄 아는 능력은 대학생활은 물론 직장에서도 가장 중요한 성공요인이다."라고 말하며, 글쓰기를 하면 생각을 키우고, 항상 새로운 것을 접하게 해주고, 세대간 '소통'의 길을 열어준다고 강조한다. 그러면서 컬처비즈 시대에 글쓰는 방법을 제시해 두었다.    
 
  정말 놀라운 책이다. 이미 새로운 패러다임에 속해 있었으면서도 저자가 이 책을 통해 규명해주기 전까지는 전혀 몰랐던 내용의 것이었다. 정보의 조합이 지식이라고 하면 '컬처비즈'는 내게 새로운 지식체계를 보여준 계기를 마련해 주었다. '문화'라는 단어 자체를 단순하게 정의하기도 힘든 부분인데, 뉴욕의 이모저모를 골라내어 세상이 요구하는 바가 무엇인지를 나에게 새롭게 규명해 주었다. 특히 마지막 부분에 언급한 '글쓰기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새삼 깨닫는 바가 많았다. 오히려 '문화'이기에 설명하기 힘든 주제일 수 있었는데, 생생한 사례와 자세한 해설로 독자로 하여금 쉽고 빠르게 그것을 흡수할 수 있게 한 저자의 능력에 반했다(이 책을 읽자마자 비슷비슷한 제목으로 내용도 비슷할 것이라고 치부해 살피지 않았던 저자의 전작 [서른살 경제학]을 바로 주문했을 정도였다). 
 
 책을 읽으면서 내내 뒷맛이 씁쓸했던 은 컬처비즈 시대를 만끽하며 앞서가는 나라의  세대들이 있는가 하면 웹 3.0, 웹 4.0 세대를 살아가야 할 한국의 학생들에게 그것이 시대적 조류인지를 망각한 채 단지 기업의 마케팅 전략으로만 평가하고, 언제적 이야기일지 모르는 '무한경쟁의 시대' 운운하며 그들의 소중한 하루를 책상앞에 잡아두는 우리나라 교육현실과 정부의 교육이 뭔가 잘못되어 가고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소위 '죄수의 딜레마'에 빠져 그것에 끌려가는 아이의 부모를 보면서 이러한 '세대 착취 현상'이 언제까지 계속될 것인지, 빠져나올 수 있는 방법은 없는 것인지 생각하게 했다. 문화의 기반은 바로 교육이 가장 우선하기 때문이다. 200여 페이지의 다소 짧은 글이었지만, 다가온 느낌과 놀라움은 그 어느 장서보다 컸던 대단한 책이었다. 시대를 내다보고 싶은 이들에게 꼭 권해주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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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no 2008-09-01 11: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님의 리뷰 감사히 잘 봤습니다.
위에서 두번째 인물 이미지는 저자와 동명이인으로 보입니다. 아는 분이라 첨에 좀 놀랐습니다^^

루니앤 2008-09-04 15: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글쓰시는 분이신가
보면서 계속 감탄했다는..

리치보이 2008-09-04 15:23   좋아요 0 | URL
리앤님...과찬이지만 감사합니다.^^
제 글이 도움이 되셨다면 좋겠네요.

좋은 책이니 꼭 읽어보세요.

댓글 감사합니다. 풍성한 9월 보내세요~~ ^^
 
커피 한 잔으로 배우는 경제학
조 지무쇼 지음, 이정환 옮김, 손민중, 마루베니 경제연구소 감수 / 에이지21 / 2008년 7월
평점 :
절판


너무 쉬워 탈인 경제학 입문서. 직접 확인하고 선택해야 할 책.
 
  최근 경제학 관련서는 거의 매주 한 권씩 나오다시피 한다. 경제학에 대한 독자들의 관심이 예전에 비해 높아진 것을 반증하는 것이기도 하지만, 투자나 재테크등 방법론에 치중한 실용서 위주의 출판 경향이 이제 원론적으로 접근하고 있다는 것이 더 주목된다. 특히 경제학을 전혀 접해보지 않은 독자들도 충분히 읽을 수 있도록 쉽게 설명하고 있어, 경제학 스스로가 아크로폴리스의 도서관이나 광장에서 벗어나 시민들을 위한 공원으로 내려온 것 같아 반갑다 아니할 수 없다.
 
  우리들이 생활하면서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고 신경쓰는 부분이 경제생활이기에 좀 더 나은 경제생활을 영위하기 고민해봐야 할텐데, 실상은 '열심히 벌고, 안쓰면 된다'는 단순한 생각으로 그것을 거의 습관적인 일상으로 치부해 버리는 경향이 크다. 더우기 요즘과 같이 세계경제의 흐름이 바로 국내경제에 미치는 때에 신문과 뉴스에서 발표되고 언급하는 경제기사들의 내용을 쉽게 이해할 수 있다면 '내일의 경기변화'를 예측하고, '앞으로의 투자향방'을 어떤 식으로 해야할 지 고민하는데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그런 면에서 최근에 소개되는 '경제학 관련서'들은 '경제학을 배우지 않은 이들을 위한 쉬운 경제학책'인 만큼 관심을 두고 읽는다면 개인의 경제생활에 실질적인 도움이 될 것이다. 
 
오늘 읽은 이 책 또한 '쉽게 풀이한 경제학 이야기' 책이다. 일본에서 만든 책인데, 일본 마루베니 경제연구소와 우리나라의 삼성경제연구소 손민중씨가 감수했다. 즉, 일본에서 만든 경제학 책인데, 우리나라의 실정에 맞게 수정 보완했다고 보면 편하겠다. 편한 제목으로 다가온다. "커피 한 잔으로 배우는 경제학", 원제는 コーヒー1杯からわかる経済 (ちゃんと知りたい!)    이다. 


  

      
  출판기획을 주로 하는 회사 조 지무쇼(造 事務所)에서 만들어서일까, 기획 자체는 신선하다. '길을 걸으면서도 경제를 이해할 수 있도록' 했다고 이야기하며 커피 한 잔에서는 경제기초를, 초밥집의 재료에서는 국제무역을, 은행창구에서는 경제의 새로운 동향을, 창업하는 점포에서 경제상식을 알 수 있도록 했다고 했다. 하지만 처음에서 중반까지는 기획의도에 맞춘 듯 했지만, 후반부에서는 그것을 이끌어내지 못해 아쉬움을 남긴다. 또한 소제목과 그것을 설명하는 그림이 두 페이지를 차지하는데, 뒷 페이지와 내용이 겹쳐서 반복되는 경향이 있었다. 출판의도는 마치 프리젠테이션을 하는 듯한 인상을 풍기지만, 경제학 기초내용을 프리젠테이션식으로 진행한다는 것은 지면낭비에 가깝다는 느낌을 갖게 된다. 다만, 아무리 쉽게 설명해도 이해하기가 좀처럼 쉽지 않은 것이 [경제학]인 만큼 누구라도(보통성적의 중학생조차도) 이해하면서 읽을 수 있도록 한 노력에는 큰 점수를 주고 싶다. "이런 경제용어를 알아두면 경제신문도 쉽게 읽을 수 있다"는 페이지를 따로 두어 최근에 언급되고 있는 경제신문의 경제용어들을 설명해 두기도 했다.  
 
  이 책은 말 그대로 '초보를 위한 경제학 입문서'다. 그런 만큼 이 책이 좋은 책으로 평가되기 위해서라면 읽고자하는 독자층에 대한 구분을 확실히 해야겠다. 중요하다고들 하니까 좀 배울 필요는 있다고 생각되지만 좀처럼 다가가기 힘든 소위 말하는 '경제치'라고 생각되는 사람, 언론이나 주위에서 많은 이야기를 들어 경제용어들은 들어봤음직한데, 누군가에게 설명하거나 의견을 피력할 때 어려움이 있는 사람, 경제신문을 제대로 이해하며 읽고 싶은 독자들에게 권하고 싶다. 다만 독자들이 책을 직접 들어서 살펴보기를 바란다. 너무 쉬울수도 있기 때문이다.
 
P.S. 출간에 즈음해 어느 온라인서점에서는 엔제리너스 커피 무료 교환권을 주는 이벤트도 진행중이다. 자신에게 어울리는 책이라면 커피 한 잔도 함께 할 수 있으니 일거양득이겠다. 단, 이 책이 독자가 읽고 싶어 졌다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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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의 숲에서 경영을 만나다 2 정진홍의 인문경영 시리즈 2
정진홍 지음 / 21세기북스 / 2008년 7월
평점 :
품절


인문학을 통한 '자기경영'을 이야기한 책!
 
 
  이 책이 반가웠던 이유는 지난 해 읽은 전편에서 많은 감동과 배움을 얻었기 때문이다. 특히 '인문학'이 세상에, 특히 경영계에 필요한 이유를 설명해 주어 세간의 주목과 사랑을 한 몸에 받았던 터라 이 책을 읽지 않았어도 '정진홍'이라는 저자의 이름을 알고, 아이콘이 되었던 '인문학'의 단어를 논할 정도였으니 한 권의 책이 세상에 던진 파장이 꽤 컸던 모양이다. 개인적으로도 경영이념에 있어서 '인간을 위한 인본경영'이 가장 우선되어야 한다고 항상 생각하고 있던 바라 뜻을 함께 하는 책을 만나는 것 같아 무척이나 반가웠던 책이다. 이익을 최우선으로 해야 하는 것이 기업이지만, 그보다 먼저 기본구성요소가 되고 대상이 되기 때문에 직원(사원)과 소비자(고객)을 항상 어려워하고 두려워하는 기업이 되어야 하는 것인데, 그것을 깨닫기 위해서는 기업가(CEO)의 마인드가 변해야 함은 당연하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기업가들에게 기업의 존재이유는 '이익에 앞서 인류에 대한 봉사'라는 큰 명제를 던저주기에 충분했다.
 
  전편 [인문의 숲에서 경영을 만나다]는 '경영이 인문을 만나야 하는 이유'라는 주제로 독자들과 만났다면 이번에는 '어제와 다른 나를 만드는 인문학 정신'을 주제로 했다. 나를 다시 세우고 사람을 사람답게 만드는 힘을 키워주는 삶의 학문인 '인문학'이 기업경영을 넘어 개인 즉 인간경영에 대해 접근하고자 함을 알 수 있다. 주제들은 크게 치세治世 - 리더로 산다는 것의 의미, 인생 - 정상이 곧 위기인 전장, 자조自助 - 변하지 않는 삶의 지혜, 호기심 -천재를 만드는 감각 근육, 생각 - 익숙한 것과 결별하기, 문화 - 운명을 결정짓는 소프트 파워, 소통 - 성공을 위한 공감 지능, 지식 -보이지 않는 미래의 부, 전략 - 인생의 결을 바꾸는 지혜, 권력 - 먼저 나를 지배하라, 징비懲毖 - 역사를 바로 세우는 성찰의 힘 이렇게 11 가지로 나누어 '인문학을 토대로 변화하는 나'에 대해 이야기했다.
 
  가장 흥미로웠던 부분은 두 번째 주제였던 인생 - 정상이 곧 위기인 전장 편이었다. 저자는 우리가 인생을 들어 '전쟁'이라고 말하는 것은 '질곡많은 날들의 합인 인생을 다시 하루로 나누어 이기거나 지는 것이 아니라, 이기거나 '죽는 것'으로 생각하고 삶에 임해야 한다'는 뜻이라고 밝히고, 이 세상이라는 전쟁터에서 우리의 전쟁, 즉 아름답게 도전하고 치열하게 응전하는 도전과 응전의 역사를 기록하는 일은 오늘이 마지막이 아니라면 또 다시 내일을 맞아 그 내일과 맞붙어 싸워야 하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특히 중년中年이라고 하는 40대의 인생후반이야말로 삶 전체의 결을 결정하는 시기임을 명심하라고 하면서, 카이사르의 인생과 그의 전쟁사를 이야기했다.
 
[로마사]를 쓴 테오도르 몸젠이 그를 일러 "로마 최고의 독창적 천재이자 고대 최후의 천재"라고 말했던 카이사르가 썼던 [갈리아 전쟁기]와 [내전기]를 읽으며 자신을 투영해 볼 것을 권했다. 그가 치뤘던 전쟁사를 통해 자신의 삶을 이야기했다면, 그 책을 통해 나의 전쟁사를 돌아보고, 앞으로 펼쳐질 나머지 전쟁에 대해 고민해보라는 그의 조언이 가슴속까지 스며들었다. 그것은 아마도 이제 막 인생후반에 접어든 나를 두고 던진 충고라고 생각되었던 것 같다. 성철 스님이 남자가 인생 후반에 특히 경계해야 할 것으로, 질병과도 같은 욕망 즉, '돈 병', '여자 병', '이름 병' 이 세 가지에 대한 언급은 정신이 버뜩들 만큼 놀라웠다. 주제를 이야기하면서 소개한 카이사르가 썼던 [갈리아 전쟁기]와 [내전기],[모리야 히로시의 남자의 후반생]이라는 책과 '남자의 인생에는 두 개의 봉우리가 있는데, 첫 번째 봉우리가 사춘기라면, 두번째는 폐경기'라고 이야기하며 소개한 [제드 다이아몬드의 남자의 아름다운 폐경기]는 새로이 읽고 싶은 도서가 되었다.
 
 이번 책이 전편과 특히 차별화된 점을 들자면 주제 하나마다 한 인물과 한 권의 책에 포커스에 맞춰 집중했다는 점이다.  치세治世 편에서는 [정관정요], 인생 편에서는 율리우스 카이사르를, 자조自助 편에서는 새무얼 스마일즈의 [자조론自助論]과 [인격론人格論] 그리고 [검약론儉約論]을 이야기했다. 또한 호기심 편에서는 레오나르도 다빈치를, 생각 편에서는 로버트 루트번스타인 부부의 [생각의 탄생]을, 문화 편에서는 조지프 나이의 [소프트 파워]를 중점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이 밖에도 지식 편에서는 앨빈 토플러의 [부의 미래 Revolutionary Wealth], 전략 편에서는 클라우제비츠의 [전쟁론], 권력 편은 [유혹의기술], [전쟁의 기술], [권력의 법칙]을, 징비懲毖 편은 류성룡의 [징비록懲毖錄]을 빌어 이야기했다. '어제와 다른 나를 만드는 인문학 정신'이라는 부제와 맞게 인물과 책을 통해 '자기계발적 내용'에 중점을 두었다. 전편에서는 기업가와 리더들에게 필요한 이유를 알게 되었다면, 이 책은 변화를 추구하는 내가 알아둬야 할 내용들이라 다소 무겁고, 진중하게 펼쳐졌다. 올 9월 상반기에 출시될 예정이라고하는데, 어떤 부제로 이야기를 펼쳐낼 지 궁금하다. 재미와 흥미보다는 배워나가야 할 숙제들이 오히려 많았던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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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 씽크 전략 - 비즈니스 세계의 트로이목마 전략 Harvard Business 경제경영 총서 35
번트 H. 슈미트 지음, 권영설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08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원대한 비전 아래 부하들이 마음껏 꿈을 펼치게 만든 덕장德將, 유비를 닮아라! 
 
 
  미국 시애틀 그레이스 병원Seattle Grace Hospital의 레지던트 외과의사 미란다 베일리는 '나치'라는 별명을 갖고 있을 만큼 말년차 인턴들의 혹독한 트레이너로 유명하다. 치프까지도 함부로 무시하지 못할  실력이 뛰어난 그녀는 자신의 입심으로 소원하던 '가정응급치료센터'를 병원의 한쪽에 건립하는 파워를 지녔다. 명실공히 최고의 의사라 자부하는 그녀다. 하지만 그녀의 가정생활은 빵점. 두 살배기 아기의 엄마이면서 한 남자의 아내이기도 한 그녀는 환자와 인턴들, 그리고 '가정응급치료센터'에 신경쓰느라 밤을 새거나 늦은 퇴근을 하기를 밥먹듯 하는 통해 남편으로부터 항상 불만의 소리를 듣는다. '대大를 위한 소小의 희생'이라고 늘 남편에게 반박하지만, 자신이 있어야 할 자리를 대신하는 남편과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만큼 사랑하는 아이에게서 떨어져 있는 자신이 안타깝기만 하다.
어느 날, 더 이상은 참을 수 없다고 별거를 통지한 남편은 집을 나가고, 어느 여성과 데이트를 하더라는 소문마저 들린다. 도우미에게 맡기지도 못하는 성미라 아기를 옆에 두고 병원업무를 보는 처지가 되어버렸다. 실력면이나 주위의 평판으로 의사로서는 더할 나위 없이 성공한 그녀지만, 결국 가정파탄을 파탄내 버린 그녀. 어느 날 자신의 처지를 돌아보다가 마침내 결심을 하게 된다. "뭔가 큰 그림을 그리지 않으면 안되겠어!"
그녀는 어떤 큰 그림을 그렸을까?
 




  위의 이야기는 미국에서 최고의 인기를 얻었던 드라마 '그레이 아나토미Grey's anatomy' 시즌 4, 마지막편의 이야기다. 드라마속 한 장면의 이야기지만, 직장과 가정 사이에서 늘 갈등하는 우리 비즈니스맨들의 이야기처럼 들린다. 가정이냐, 직장이냐하는 선택의 기로에서 둘 중 하나에 몰두하게 되면 나머지 하나는 항상 소홀해져서 끝내는 잃을 것만 같은데 결과적으로 보면 거의 모두는 직장을 선택하게 된다. 그 이유는 한 가지, 돈 때문이다. 내가 열심히 일해서 돈을 돈을 더욱 많이 번다면 가정은 더욱 행복하게 지킬 수 있다는 생각이 중립에서 한 쪽으로 치우치게 되어 직장생활에 더욱 비중을 두게 된다. "조금만 더 기다려. 내가 나중에 행복하게 해 줄께." 라는 말과 함께.
 
  의사결정에 있어서 우리는 이처럼 많은 선택의 기로에 서게 된다. 할 것인가? 말 것인가? 어느 것을 선택할 것인가? 하는 문제는 개인적인 결정인 경우 그 결과가 미흡했을 경우 잠시 후회하고 다시는 그런 일이 없도록 주의를 해야겠다고 다짐하면 그만이지만, 수많은 직원들의 밥줄이 걸려 있는 기업을 이끄는 '리더'에게있어 '선택상황의 결정'은 차원이 다른 문제로 다가온다. 3월 중순 강가의 살얼음판위를 걷는 기분, 딱 그럴 것이다.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고? 어림없는 소리야. 둘 다 포기해 버려!"
 
여기 이상한 소리를 하는 한 사람이 있다. 신중에 신중을 기해 하나를 선택해도 부족할 판에 두 모두를 포기하라니? 이렇게 정신나간 소리를 도대체 누가 하는거야?
그 말의 주인공은 이번에 읽은 책 [빅 싱크 전략Big Think Strategy - How to Leverage Bold Ideas and Leave Small Thinking Behind ]의 저자인 번트 H. 슈미트가 한 말이다. 그리고 '둘 다 포기해!'라며 정신없는 소리를 늘어놓은 이 책은 우습게도 '삼성경제연구소SERI 가 추천하는 CEO 여름 휴가 필독서 20선' 에도 당당히 그 이름이 올려진 책이다. 도대체 왜 이 책이 추천되었을까?
 
    



 
  우선 답을 들어보자. 이 책의 저자는 '갈등하지 말고 둘 모두 포기해라'고 말하면서 대신 ' 더 큰 생각으로 둘 모두를 선택하라'고 힘주어 말한다. 이 책은 CEO들에게 현재까지의 성공에 안주하지 말고 계속해서 혁신을 이뤄야 한다고, 그래서 시장, 사회시설, 사회전체를 아우르는 '넓은 생각'으로 미래를 구축해야 한다고 말한다. 지금껏 진행했던 낡은 접근방법과 절차를 반복하는대신 '창의력'을 발휘해서 '벤치마킹'이라는 '허울좋은 모방'을 당장 그만 두고, 생각하지 못했던 전혀 새로운 것을 개발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래서 새로운 아이디어가 생겼다면 그것을 비전Vizion으로 만들고, 이것을 실행할 수 있는 배짱과 모든 사람들의 지지를 얻어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는 개인의 자기계발 차원에서 각자의 삶을 바라보고 진정으로 지향해야 하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할 때에도 마찬가지로 적용할 수 있다고 전한다. 스스로의 선택보다는 주위의 권유나 사회통념상 정해진 룰에 따라 순종하는 것에 익숙하게 설정된 우리나라의 '주입식 교육'으로 자라운 우리들에게는 정말 '남의 나라 이야기'처럼 들리는 것도 사실이다. 그렇다면 저자가 말하는 [빅 싱크 전략]은 구체적으로 무엇인가?
 
   '큰 생각Big Think'의 시작은 '트로이의 목마'에서 시작되었다. 이것은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오디세우스와 아가멤논의 이야기인데, 그리스의 아가멤논은 대군을 이끌고 쳐들어갔지만, 10년 동안 트로이 성벽을 돌파하지 못했다. 그러던 어느날 오디세우스가 평화의 선물로 거대한 목마를 만들어 성문앞에 둔다. 트로이 사람들은 목마를 성안으로 끌고 갔고, 자신들의 성을 지켜낸 '승리의 기념물'로 여기며 잔치를 벌인다. 깊은 밤 거대한 목마안에서 작은 문이 열리고, 그 속에 숨었던 그리스 병사들이 몰래 빠져나와 성문을 열게 된다. 그리스 군대는 기다렸다는 듯 해일처럼 성 안으로 처들어와 하룻밤 사이에 전쟁을 승리로 이끌게 된다. 10년 동안 이루지 못한 승리를 단 하룻밤 사이에 이뤄낸 것, 그것은 바로 목마를 만들어 낼 수 있었던 '큰 생각Big Think' 때문이었다.
 
  경영에 대해서도 '트로이 목마의 교훈'은 간단하다. 경영자들은 점진적으로 성과를 목표로 전략 프로세스를 가다듬는 일을 당장 그만둬야 한다. 대신 전략을 개발하고 실행하는데 있어 정말로 창조적으로 접근해야 한다. 즉 복지부동, 편협한 시각, 위험 회피, 단기목표로 일관하던 작은 생각Small Think 에서 벗어나 창의성과 변화, 비전을 추구하는 리더십, 대담한 아이디어와 행동, 지속적 영향력을 지닌 장기적 목표를 지닌 큰 생각Big Think 을 지녀야 한다. 그리고 이 큰 생각은 머리속에서 머물지 않고, 반드시 '행동'이 뒤따라야 한다. 즉 개인과 팀을 관리하고 조적의 변화를 동시에 이끌어야 한다. 이러한 '큰 생각'은 단지 새로운 무언가를 만들어내는 것이 아니라, 아예 다르게 행동하는 것을 의미한다.
'큰 생각의 사례'는 세계적인 기업들의 여러 곳에서 찾아 볼 수 있는데, 스타벅스의 출현으로 소비자에게는 '제 3의 공간'이 생겼고, 세컨드 라이프의 출현은 가상세계속 지구촌이라는 또 다른 공동체가 가능하게 했다. 이케아Ikea는 가구를 사서 쉽게 조립하는 DIY 라는 패턴의 소비활동을 가능하게 했고, 구글Google 은 정보검색과 쇼핑을 동시에 이룰 수 있는 정보검색 사이트로 거듭났다. 반면 '작은 생각'에만 급급했던 코닥, 제록스, 리바이스, AOL 등이 고통스럽게 몰락하여 회복 불가능한 수준의 내리막을 접어든 사례들을 생각해 보면 성공 비즈니스로 이끄는 큰 생각Big Think 의 위력을 새삼느끼게 된다. 그렇다면 '작은 생각'을 떨쳐버리고 '큰 생각'으로 만들어진 대담한 아이디어를 실현하는 방법은 무엇인가?
 
'큰 생각' 전략은 여섯 가지의 상호적으로 연관된 단계로 이루어지는데, 전략 창출과 관련해서 세가지 즉, '새 아이디어 찾아내기' 와 '아이디어 평가하기' 그리고 '아이디어를 빅 씽크 전략으로 만들기'로 나눌 수 있다. 또 다른 세가지는 전략 실행과 관련된 것으로 '빅 씽크 실행하기', '빅 씽크 리더십' , '빅 씽크 유지하기' 로 구분할 수 있다.
 
 새 아이디어 찾아내기
단지 시장과 관련된 각종 경쟁 요소만을 분석함으로써 아이디어를 찾으려는 '작은 생각'을 뛰어넘어 새로운 관계성Connection 이 있는 것은 모두 고려해 새로이 창조하려는 노력을 기울어야 한다. 다시 말해 동종업계 뿐 아니라 다른 업종의 우수사례들도 살펴봐야하고, 업계 내의 뿌리 깊은 고정관념 즉, 성우聖牛-sacred cow 에도 질문을 던지며 현재라는 시간의 틀을 벗어나야 한다. 아이디어는 조직 내부에서만 찾을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소비자(고객) 에게서 더 훌륭한 아이디어가 나올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하고 이를 포함시켜야 한다.
 
 아이디어 평가하기
회사 내의 소수 의사결정권자들에게 평가를 맡기는 '작은 생각' 방식을 벗어나 가능한 한 참여범위를 넓힐수록 더 나은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그리고 평가를 할 때에는 아이디어의 지속적인 영향력이 있는지, 시장을 변화시킬 수 있는지, 그리고 실현가능한지를 고려해야 한다.
 
 아이디어를 빅 씽크 전략으로 만들기
도출된 아이디어를 '큰 생각 전략 4분면'이라는 도구를 활용해서 발전시킨다. 다시 말해 필수적인 조직 역량, 비즈니스 네트워크에서 찾을 수 있는 기회와 도전, 전략을 통한 고객 가치 창출, 대단한 아이디어에 생명력을 불어넣을 수 있는 시장 전체의 생태계 등을 고려한다.
 
 빅 씽크 실행하기
새로운 생각으로 전혀 다른 방법으로 실행하는 만큼 어려울 수 있다. 직원들과 함께 커뮤니케이션을 해 가면서 진행하기 때문에 그 결정이 쉽지 않고, 고객을 찾기도 힘들 수 있다. 하지만 빅 씽크의 장점은 실행해나가면서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직원들의 참여 , 그리고 고객의 관심을 끌기 위해 과감한 커뮤니케이션이 절실히 요구된다.
 
 빅 씽크 리더십
빅 씽크 전략을 펼치는 리더는 배짱gut 과 그것을 뒷받침할 열정passion 을 갖추어야 한다. 넓은 시야로 혁신적인 변화를 주도해야 한다. 일을 추진하면서도 꾸준히 그 동기를 유지하기위해 여러 그룹의 전문가와 상담도 해야 한다.
 
 빅 씽크 유지하기
'큰 생각' 전략은 기업이 새로이 바뀌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과거를 버리고 조직간에 서로 마음을 터놓고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해야 하고, 직원들은 업무와 놀이를 함께 보고 스스로 기업가라고 생각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야 한다. 그래서 직원들이 회사를 언제든지 '새로운 아이디어'를 마음껏 제공할 수 있는 아이디어의 장場 으로 여길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
 
 
  최근까지 읽은 일련의 경영관련서를 읽으면서 느끼는 것은 '세상은 이전과는 다른 경영체계를 원한다'는 것이다. 즉, 그 누구도 넘볼 수 없는 다재다능한 능력을 지닌 뛰어난 리더가 회사를  시대를 넘어 이제는 '진정한 유기적공동체 로서의 조직' 인 회사가 스스로 자생하는 시대가 왔다는 것이다. 따라서 무소불위의 절대권력의 힘을 지닌 리더가 필요한 것이 아니라, 조직과 업계 나아가 고객을 아우를 수 있는 포용력있는 리더가 필요한 것이다. 오늘날의 리더의 능력은 신입사원과 비교해서 업계를 두루 살필 수 있는 눈과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는 경험치가 월등하다는 점 밖에 없다. 반면 기발한 아이디어를 쏟아낼 수 있는 창의력과 열정, 그리고 IT 기술을 받아들이는 능력은 오히려 그들보다 훨씬 못미친다. 게다가 한 명의 리더와 수백, 수천 명의 직원의 머리가 합해졌다고 하면 더 이상 가늠할 바도 못된다. 오늘날 기업이 앞으로 나아갈 바는 직원들이 현재 가지고 있는 능력을 얼만큼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하는가에 있다. 리더가 그들이 직장의 업무를 '놀이터'로 여길 수 있도록 물질적, 정신적으로 충분한 여건을 마련하는데 기업의 사활을 건다면 한 치 앞을 모르는 오늘날의 경제상황에서도 앞서 나갈 수 있을 것이다.
 
  '난세亂世에 영웅이 난다'고 했다. 뛰어난 지장知將 과 용맹스러운 용장勇將을 스탭으로 만들었지만 조직이라는 틀에 엮어 일개 군인으로 만들어 버리는 조조의 카리스마는 더 이상 필요없는 세상이다. 개성과 성격, 기호마저 다르지만 백성을 좀 더 살기 좋은 세상으로 만들자는 대의를 쫓아 각지에서 스스로 찾아올 수 있게 만들고, 자신의 기량을 마음껏 펼칠 수 있도록 뒤에서 응원하는 덕장德將 유비가 필요한 세상이 온 것이다. 이제 CEO를 비롯한 리더들은 '작은 생각'을 버리고 '큰 생각'을 지닌 리더로 거듭나야 한다. 또한 조직에 속한 개인들은 과연 이 곳이 내가 '큰 생각'을 마음껏 펼칠 수 있는 곳인지, 그러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고민을 해야 할 시기다. 미래를 만들어나가는 기업의 전략은 외부에서 찾을 것이 아니라 내부에서 찾을 수 있고, 그 시작은 기업가 즉 CEO에게 있으며 그 범위는 직원 모두에게 있음을 알려준 책이었다. 우리나라 기업이 빅 씽크 전략을 채택할 수 있는 기업의 여건만 이루어진다면, 벌써 글로벌 기업으로 가는 절반은 이룬 셈이 된 셈이라고 생각이 든다. 조직의 리더들이 '무늬만 바뀌는 기업혁신'을 빨리 벗어나고자 한다면 꼭 한 번 읽어봐야 할 책이다.  
 
P.S. : [그레이 아나토미]의 미란다 베일리는 어떤 '큰 그림'을 그렸을까?
그녀는 자신이 공들여 만들어 놓은 '가정응급치료센터'를 실력도 부족하고, 우유부단한 후배 의사 엘리자베스에게 키를 맡기고 책임질 것을 부탁한다. 그리고 말한다. "내가 그린 큰 그림은 내가 아니면 안된다는 생각을 버린 것이야. 그래서 이 치료센터의 키를 너한테 맡기는 거야. 실력도 부족하고, 우유부단한 너에게 이것을 맡기는 것은 정말 불안한 일이지만, 네가 직접 맡아서 운영하면서 시행착오를 겪는다면 점점 나아질 것이라고 봐. 내가 옆에서 지켜봐 줄께. 그리고 나는 이제 사랑하는 내 가족에게 좀 더 시간을 할애할꺼야. 내가 가장 사랑하는 것은 일이 아니고, 센터도 아니고, 내 남편과 나의 아이였거든. 이것을 잃는다면 그 무엇을 얻는다고 해도 아무 소용이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어. 늦은 감은 없잖지만 지금부터 내 가족에게 노력할꺼야. 나도 시행착오를 하겠지. 집나간 남편을 되돌리는 건 정말 어려운 일이 될거야. 하지만 내가 사랑하는 가족이기 때문에 난 노력할꺼야. 이것이 내가 그린 '큰 그림Big Picture'야." 마지막까지 멋들어진 미란다 베일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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