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화 전쟁 - 세계 빅3 스포츠 기업의 불꽃 튀는 기업 전쟁
바바라 스미트 지음, 김하락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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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스포츠 기업 두 곳의 '스포츠마케팅 비리'를 파헤친 멋진 책! 

  늦은 밤, 혹은 이른 아침 가장 편한 운동복으로 갈아입고 '파워워킹'을 나설 때면 하게 되는 고민 하나는 운동화는 무엇을 신을 것인가?이다. 그렇다고 필리핀의 전대통령 부인 이멜다 여사의 구두만큼 운동화가 많아서는 아니다. 그저 걷기만 하는 운동을 택한 탓에 비용이 전혀 들지 않는 이 스포츠는 매번 반복되는 단순한 운동인 터라 자칫 지겨워 운동을 포기할 수 있기에 계절이 바뀌는 석달에 한 번 씩, 지금껏 열심히 운동한 자신에게 선물로 새 런닝화와 운동복을 구입하는 것이다. 워킹을 질리지 않고 꾸준히 할 수 있는 요령이라며 권한 후배의 조언이기도 한데, 그래봐야 구입비가 전에 다녔던 헬스클럽에 들인 비용보다 적게 들기도 하고, 또 실제로 운동이 지겨워질 때 쯤이면 이번에는 무슨 신발과 운동복을 살까 하는 은근한 기대감에 한 번씩 고비를 넘길 수 있어 유용했는데, 그 덕에 석달에 운동화가 늘어나게 된 것이다. 그제는 '불가능, 그것은 아무것도 아니다 Impossible is Nothing' 을 신을까 고민했지만, 입고 있는 운동복에 걸린 몇 개의 갈고리 때문에 갈고리 하나를 더 추가하기로 정했다. 메이커는 '그냥 한 번 해봐! Just Do It!'. 우습다, 오밤중에 네깟놈 운동화를 누가 볼까보냐 싶지만, 그걸 알면서도 어쩔 수 없이 신발장 앞에서 1분여 고민하며 치루는 유치하고 어리숙한 나만의 작은 고민이다.
 
  0.001초라도 좀 더 빠른 기록을 위해 0.1 그램이라도 더 가볍고 편안한 운동화가 필요한 육상선수나 운동선수가 아니고서야 뭘 신어도 상관없고, 그 차이를 알까 싶지만 일반인들의 운동화선택은 선수들의 그것 못지 않다. 세상에는 세계적인 브랜드의 로고가 박힌 멋지고 예쁜 운동화들이 평생을 매일같이 바꿔 신어도 될 만큼 너무나 많기 때문이다. 그것들은 최고의 운동선수들이 이미 신고 뛰었기에 운동효과는 극대화 될 것 같아서 마이클 조던처럼 덩크슛도 할 수 있을 것 같고, 데이비드 베컴처럼 화려한 프리킥으로 골을 만들 수도 있을 것 같다. 아닌 걸 잘 알지만, 정말 그럴 것만 같다. 도대체 이 멋진 것들은 누가 처음 만들었을까? 그것들의 시작도 이렇게 화려했을까? 도대체 이 운동화 한켤레로 얼마를 벌어들일까? 유독 신발에 관심이 많은(물어보면 남들은 나보다 더하지만) 이처럼 평소에 갖는 질문에 대한 답을 구하려 집어든 책이 있다. 바바라 스미스의 책, [운동화 전쟁]이다. 원제목은Drei Streifen gegen Puma 이고, 미국판은 Sneaker Wars: The Enemy Brothers Who Founded Adidas and Puma and the Family Feud That Forever Changed the Business of Sport 이다.
 
 


 
  운동화 전쟁Sneaker Wars, 제목부터 흥미로운 이 책은 페이지를 넘기기에 앞서 저자를 먼저 살펴야 한다. 이 책의 저자 바바라 스미트Barbera Smit 는 영국과 프랑스의 여러 매체의 날카로운 비즈니스 칼럼을 기고하고 있는 칼럼니스트로, 하이네켄맥주 회사를 경제사적으로 스캔들을 다룬 책, [브라우어라이 하이네켄:Heineken: Een leven in de brouwerij] 으로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었다. 이 책 [운동화 전쟁]을 쓰기 위해 무려 5년에 걸쳐 광범위한 조사와 자료수집, 그리고 아디다스, 푸마, 나이키와 관련된 사람들이라면 가족 구성원들은 물론 수많은 동업자, 간부들과 독점적인 인터뷰 또는 전화인터뷰를 바탕으로 저술한 책이다. 저자의 소개에서 느꼈을테지만 이 책은 세계적인 스포츠 슈즈 회사들을 홍보하기 위한 책이 절대 아니다. 그들의 시작에서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의 발전과정을 살피고, 지금껏 알려지지 않은 창업자 가족들의 과거사와 기업들간의 피튀기는 암투를 그린 일종의 고발성 르뽀다. 이 책에 소개되고 있는 기업, 즉 아디다스, 푸마, 나이키 모두 현재 왕성하게 영업을 하고 있고, 거의 독점적인 위치에 있는 덕에 저마다 최고의 매출액을 달성하고 있는 세계적인 스포츠 기업들의 숨기고 싶은 이야기이기 때문에에 이 책은 존재하는 자체만으로도 큰 가치가 있는 자료라고 할 수 있겠다.
 
 

 
 
  첫 장을 넘기면서부터 전에는 몰랐던 흥미로운 사실을 알게 된다. 그것은 이 책의 첫번째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루돌프 다슬러Rudolf Dassler 와 아돌프 다슬러Adolf Dassler 형제는 세계적인 스포츠메이커인 푸마Puma 와 아디다스Adidas 의 창업주라는 것이다. 더욱 놀라운 것은 신발제조 기술이 뛰어난 아돌프와 경영수완이 좋은 형 루돌프가 처음에는 함께 운동화 회사를 함께 운영하다가 사업적 이견대립과 가족간의 갈등으로 죽을 때까지 화해하지 못하는 '철천지원수'로 갈라선다는 것이다. 국내의 회사인 ‘형제 주류(酒類) 회사’인 국순당(대표이사 배중호)과 배상면주가(대표이사 배영호)를 운영하며 선의의 경쟁을 벌이는 주류 CEO형제이야기와는 격이 달랐다.
 
   아돌프 다슬러의 운동화 회사, 아디다스가 독일에서 인정받고, 세계에서도 주문이 쇄도하게 된 역사적인 사건은 '베른의 기적'으로 알려진 1954년 스위스 월드컵 결승전이었다. 아침에는 구름 한 점 없이 맑았던 하늘이 경기가 시작할 때 즈음 빗방울이 떨어지게 되자, 아디(Adi-Adolf의 약자) 다슬러는 비올 때를 대비해 만든 비장의 새 축구화를 꺼냈다. 이 축구화는 잔디 사정에 따라 스카이크 길이를 마음대로 조절할 수 있게 만들어진 것이다. 경기 초반 전반 8분 만에 헝가리는 독일을  2:0으로 리드하지만, 계속되는 비에 헝가리 정부가 제공해준 축구화를 신은 선수들은 미끄러지기를 반복한다. 독일은 종료 5분을 남기고 란의 그림같은 슛이 성공하면서 3:2 역전승을 거두며 '마자르인 마술사' 헝가리를 누르고 승리를 거둔다. 헬무트 란의 결승골로 결정된 이 승리로 수백만의 독일 사람들에게는 나치 지배가 끝난 후 굴욕감, 비애, 빈곤으로 얼룩졌던 암울한 시가가 끝나는 것을 상징했다. 그들의 의미있는 승리 뒤에 아디 다슬러는 숨은 주역이 된다.
 
 

 
 
  그 후 아디다스의 축구화는 승승장구를 하며 세계에 이름을 알리게 되고, 루돌프 다슬러의 푸마는 늘 동생의 이름에 가려 이인자로 전락하고 만다. 그들의 명성은 경영권을 물려받은 아들들에서도 마찬가지가 되는데, 오히려 그 격차는 아들 호르스트 다슬러가 물려받으면서부터 그 격차는 더 커진다. 활발하고 배짱이 좋은 호르스트는 영어를 비롯한 외국어 실력과 기술자인 아버지가 갖지 못한 경영적 수완까지 물려 받아 아디다스를 세계 최고의 운동화 회사로 만든다. 그는 아버지가 성공을 일으킨 '베른의 기적' 사건에서 다른 쪽으로 성공의 열쇠를 찾게 되고, 그 역시 호주 멜버른 올림픽에서 모든 선수들에게 무상으로 운동화를 주는 것으로 다른 운동화들을 따돌리고 최고의 자리에 오른다. 올림픽에서 운동화를 팔아 돈을 번 것이 아니라 선수들이 금메달을 딴 순간 자신의 운동화를 신도록 하는 최고의 광고, 즉 '스타마케팅'의 시작을 만든 것이다.
 
  이 때부터 기업간에 불붙은 스타마케팅은 하나의 역사를 이룬다. 스포츠광이라면 누구나 기억하는 스타플레이어들은 조금 더 많은 돈과 장비제공에 서슴없이 브랜드를 갈아치우는 모습을 보이게 되고, 그 때마다 놀라운 성장을 이루는 기업의 매출을 살펴보면서 돈이 돈을 버는 '땅짚고 헤엄치는' 모습을 목격하게 된다. 거기에 그치는 것이 아니다. 자신들이 후원했던 인물을 FIFA 회장으로 만들고, IOC 위원들로 내세워 명실공히 돈으로 뒤범벅이 된 '스포츠 마케팅 비즈니스'도 함께 구경하게 된다. 도청과 회유가 난무하고, 상속다툼과 지분분할로 형재애는 온데 간데 없어지고, 가정이 파탄되는 회장들도 만나게 된다. 주먹구구식으로 방만한 경영, 게다가 서로 물고 뜯는 아귀다툼으로 전락한 형제 기업들 틈에서 미국에서 키워진 필 나이트의 '나이키'는 '천상천하 유아독존'의 자리에 오르게 된다. 영화로 만들어도 좋을 만큼 흥미진진한 스토리로 가득하다. '창업보다 수성이 어렵다'는 경영속담을 재확인하는 기회가 되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독자가 아닌, 소비자로서 은근히 부화가 치밀어 올랐다. 그들의 잔치가 과연 누구를 위한 것인지 궁금했기 때문이다. 막강한 브랜드 네임의 힘을 입고, 스타플레이어의 명성을 등에 업으면 팔리는 것은 당연하다는 공식이 이 책에서 성립되고 있었다. 소비자가 어떤 제품의 어떤 면에 열광했는지가 아니라 어느 팀의 누구에게 돈을 줘서 신게 했는지가 그들에게는 관건이었다. 소비자들은 그저 돈을 들고 제품이 나타나기를 바라고 있는 맹신도적 추종세력Wannabe에 불과했다. '그들이 신었던 것이니까, 나도 그것을 신는다면 그와 같은 기록과 성적을 거둘 것'이라는 망상과 허망한 동일시를 당연한 듯 생각하고, 이를 이용해 음성적으로 온갖 뇌물과 회유를 일삼았던 스포츠기업의 행태를 보면서 허탈함마저 들었다. "그들을 추종해 찾아 입으면 입을수록 허망해지고 불행했다."고 고백하며 No-Brand를 실천하며 [나는 왜 루이비통을 불태웠는가?]을 쓴 바 있는 닐 부어맨의 심정을 알 것만 같았다. 비단 스포츠브랜드의 이야기만은 아닐 것이다. 생산품목 하나를 놓고 서로 경쟁하는 국내외 모든 기업이 음으로 양으로 서로 각축을 벌이며 지금도 싸우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들이 잊지 말아야 할 것은 형제들이 싸우는 동안 나이키가 세계를 주름잡은 것처럼 레인콤과 거원을 비롯한 업체들이 서로보다 약간 더 나은 제품을 쏟아부으며 기록 경쟁을 하고 있을 때, 후발업체인 애플의 스티브 잡스 회장은 가장 단순하고 편한 기능으로 소비자를 기절시킬 만큼 놀라게 만드는 '나만을 위한 MP3 플레이어, 아이팟'을 만들어 세계를 제패했다는 것이다. 누구를 위한, 무엇을 위한 기업경쟁이 되어야 하는지를 이 책은 여실히 이야기해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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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시 읽는 CEO - 나를 재창조하는 생각의 여백 읽는 CEO 3
고두현 지음 / 21세기북스 / 2008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CEO가 가져야 할 최고의 것은 '진정한 마음이 담긴 한마디의 힘' 이다! 
 
  세상을 알아가면서 힘겨워 하는 이유는 학창시절 때처럼 모두가 공통으로 '그러하다'고 말하는 답答이 없기 때문이다. 게다가 매일 '하루'라는 이름의 문門을 열어나가면서 부딪히는 모든 일들은 이제껏 경험해 보지 못한 것들이 태반이어서 무엇을 어떻게 해야할 지 조차 몰라 허둥지둥 하게 된다. 한낱 제 몸만 추스리기만 하는 개인이 이럴진대 수천 수만 명의 조직을 이끄는 수장들의 하루는 어떨 지 생각해 보면 그들의 높은 연봉과 대우는 그리 대단한 것도 아닌 듯 하다. 오히려 그많은 돈을 여유로운 마음으로 쓸 시간조차 있을까 싶다. 기업의 CEO나 조직의 리더들은 그들에게 닥친 하루속 '문제'들을 어떻게 풀어 나갈까? 그들만이 알고 있는 '참고서'라도 있는 것일까?
 
  세계적인 CEO들은 경영을 하면서 조언을 얻고자 할 때 '경쟁'과 관련된 주제보다는 사고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책들은 다름아닌 시詩나 철학, 역사 관련 서적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고 뉴욕타임스 지紙는 전했다. 여기서 특히 주목할 것은 바로 시詩인데, 바로 시를 만드는 힘은 눈에 보이지 않는 감정이나 관념을 인간의 감정과 상상력을 동원해서 사물의 특성을 빗대어 응축된 한 단어로 독자에게 시각화시켜 충분히 공감할 수 있도록 만드는 힘에 있고, 이 능력이 바로 크리에이티브 씽킹creative thinking, 창의력이라고 세계적인 CEO들은 본 것이다. 이를 뒷바침하는 예를 보자.
 
 “상상력의 경계는 상상하는 사람에 의해 정해진다. 두바이 사람들은 뭐든 잘못될 것이라고 가정하지 않는다. 그들은 모든 것이 가능하다고 믿는다.” 라고 말한 사람은 두바이의 지도자 셰이크 모하메드이다. 그는 1995년 왕세자로 지목되자마자 그는 그 누구도 상상하지 못한 미래지향적 프로젝트를 추진해왔다. 삼성물산이 건설하고 있는 세계 최고층 건물로 두바이의 상징이 된 ‘버즈 두바이’, 돛단배 모양의 초호화 칠성 호텔 ‘버즈 알 아랍 호텔’, 야자수 모양으로 바다를 메워 만든 인공섬 ‘팜 아일랜드’, 사막의 찌는 더위에서도 실내에서 스키를 즐길 수 있는 ‘스키 두바이'등은 그의 무한한 상상력과 창의력에서 비롯된 것인데 그는 시(詩)와 함께 자랐고 모든 영감과 상상력, 창의력을 시詩에서 얻는다는 것이다.
 
 시에서 상상력과 창의력을 얻는다는 상상할 수 없는 이야기는 최근에 있었던 베이징 올림픽 개막식을 지켜보면서 그것들이 충분히 가능한 일임을 알 수 있었다. 최첨단의 기술은 무구한 중국의 역사 속에 녹아들어 한 편의 영화를 보는 듯 한동안 눈을 뗄 수가 없었는데, 세계와 견주어 가장 막강한 국가경쟁력이 되어버린 13억 중국의 인구를 대변하듯 수많은 사람이 동원되어 중국만이 할 수 있는 놀라운 광경을 연출해 냈다. 그 중에서도 한 쪽에서는 시를 읊고 한 쪽에서는 그림을 그리는 다분히 개인적인 유희는 디지털로 무장한 두루마리 화선지에 유감없이 발휘되었는데, 중국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한 눈에 볼 수 있도록 한 그 모습은 전세계의 이목을 사로잡았고, 장시간 동안 진행된 이 행사는 오늘날의 중국의 저력를 충분히 짐작하게 하는 정말 대단한 퍼포먼스가 아닐 수 없었다. 흥미로웠던 것은 중국인들에게 한시漢詩 와 산수화山水畵 는 역사 속 유산이 아니라 미래를 이끌어갈 소중한 컨텐츠로 활용되고 있다는 점이었다.
 
 시인이자 경제신문기자인 저자 고두현씨가 지난 해 [시읽는 CEO]를 내놓은 데 이어, 올해 비슷한 즈음에 [옛시 읽는 CEO]를 내 놓았다. 많은 느낌과 배움을 전했던 전작이었던 만큼 이번에 만나는 책 또한 많은 기대를 안겼는데, 전혀 새로운 느낌으로 더 많은 배움을 선사했다. [시읽는 CEO]는 창조적인 CEO들이 가장 좋아하는 시 20편을 선별하여 자기창조의 지혜를 보여줌으로써 왜 세계적인 CEO들이 시집을 읽는 것인가에 대한 의문에 대해 시가 냉혹한 비즈니스 현장에서 부드럽고 따뜻한 공감의 꽃을 피워 올리며 독창적인 사고, 아이디어 등을 제공한다는 것을 유감없이 보여주었다면 이 책 [옛시 읽는 CEO]는 동양적 은유와 상상력이 가득한 옛시의 위대함과 그 속에 담긴 생각의 여백을 보여주려고 노력하였다. '나를 재창조하는 생각의 여백'이라는 부제가 옛시에서 독자가 찾아야 할 답안이라면 "상상력은 초승달로 나무도 베게 한다"는 [곽말약의 초승달]의 메시지는 '옛시'를 통해 우리가 얻어야 할 것은 바로 21세기의 경영화두인 '상상력'임을 암시한다.
 
 


 

 

 전체적 구성은 봄, 여름, 가을, 겨울의 4계절은 매梅, 난蘭, 국菊, 죽竹 의 사군자四君子를 그린 그림으로 대표로 하여 충분한 여백 속에 담긴 옛시 한 편의 옆에 놓여 계절감과 회화감을 더한다. 한 편의 그림을 보는 듯 흥을 즐길라 치면, '뉴스 만드는 시인' 고두현님의 구수한 해설은 옛시 읽는 맛을 높이는 요리사의 손맛이 그 흥을 충분히 만끽하게 된다. 이백, 송익필, 한용운, 매창, 백거이, 두보, 정철, 이황, 을지문덕, 이규보 등이 쓴 32편의 옛시와 저자의 해설은 는 독자로 하여금  '세상을 움직이는 시 한 줄, 여백의 사고와 직관의 힘, 통찰을 낳는 긍정의 힘, 위대함의 시작은 미약함, 사자의 힘과 여우의 지략, 최고의 진리, 진정한 부자, 품격, 은유의 힘, 미완의 가치, 집착의 끝' 등을 확인하고 느끼게 해 준다. 하지만 아이러니컬 하게도 내 마음을 가장 뒤흔든 글은 당대 최고의 시인들의 옛시가 아닌 남해에서 직접 따신 유자 아홉 개와 '어중간한 글쟁이'의 솜씨로 씌여진 저자의 어머니의 글이었다.
 
"큰 집 뒤따메 올 유자가 잘 댔다고 몇 개 따서
너어 보내니 춥울 때 다려 먹거라. 고생 만았지야
봄 볕치 풀리믄 또 조흔 일도 안 잇것나, 사람이 
다 지 아래를 보고 사는거라 어렵더라도 참고
반다시 몸만 성키 추스리라" 
 
  '울 엄니'의 마음도 저같지 않을까 싶어 눈물이 그득해지고 눈길은 아래로 내려가질 못했다. 읽고 또 읽고, 거듭 읽었다. 곱게 적은 쪽지 한 장에 맞춤법은 버렸지만, 그 어느 시보다 당신의 마음을 알려주는 주옥같은 시였다. 아울러 CEO가, CEO를 꿈꾸는 이들이 이 책에서 얻어야 할 것은 '단 한마디의 이야기라도 진정한 마음을 담아서 전하라'는 메시지가 아닐까? 상상력, 창의력, 등의 입에만 귀에만 걸린 말들은 다 집어치우자. 벌어놓은 돈 쓸 생각은 접어두고 은퇴 후 노년에 사군자를 치고, 시를 읽고 쓰는데 여생을 보내는 '퇴역 경영자'들의 이야기만 보더라도 시를 읽고 만끽 일 하나만으로도  '마음을 편하게 하는 약'이 아닐까 생각된다. '미치지 않고서는 성공할 수 없다'고 말하는 광기 가득한 세상에서 잠시 모두 잊고 '마음추스리기'만 할 수 있어도 이 책을 읽는 덕은 톡톡히 얻는 것이겠다. 이 책을 한 번 펴보기를 권한다. "오, 자네 왔는가?"하며 반기는 글들을 만날 것이다. 하루쯤 시간을 내어 시가 전하는 생각과 위안에 깊이 빠져들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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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우리 나라에서 CEO가 되기 위해서는 갖추어야 할 조건이 있다?
    from 지식자키's 새콤달콤한 지식 비타민 2008-09-29 16:44 
    한 기업을 움직이는 최고경영자이자 대외적으로 그 기업의 얼굴이라 할 수 있는 CEO. 직장생활을 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꿈꾸어 보게 되는 최고의 자리이지요. 이 CEO의 리더십 스타일에 따라 한 기업의 색깔은 물론 기업의 흥망까지도 좌우됩니다. 요즘에는 명품 CEO, 스타 CEO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그 중요성이 높아지면서 한 기업의 CEO가 누가 되는냐에 따라 주가도 오르락 내리락 한다고 합니다. 그래서 인지 요즈음은 CEO의 자질이나 리더십, 성..
 
 
 
따뜻한 독종 - 세계 양궁 1등을 지킨 서거원의 승부 전략
서거원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0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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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년 세계정상을 지킨 양궁, 그 위대한 리더십을 밝힌 책! 
 
 
  흔들리지 않는 고목처럼 우뚝 서서 과녁을 겨냥한다. 남겨진 시간 10초. 하늘을 올라 포물선을 그리며 돌듯 날아서 노란 동그라미에 꽂힌다. 관중은 함성을 지르고 상대편은 한숨을 짓지만, 당연하다는 듯 무표정한 모습으로 다시 활을 꺼내든다. 또 한 발의 명중을 위해...
 
 지난 2008년 북경 올림픽때 그 어느 때보다 박진감 넘치는 경기가 바로 '양궁'이었다. 25년 정상을 지켜온 우리나라를 끌어내리려 경기운영방식을 또 다시 바꿔 한 발을 쏘는데, 1분의 시간만을 허락하고 모두 열두 발만 쏘게 했고, 이번엔 승리를 가져올 요량으로 적진 북경의 응원단은 선수의 조준시간에도 야유를 서슴치 않고 보냈다. 비바람이 치는 변덕스러운 날씨는 또 하나의 변수가 되어 한 발의 실수라도 생기면 패배를 해야 하는 절체절명의 시간들이었다. 하지만 남,녀 단체전 모두 석권하고, 개인전은 남, 녀가 은메달을 차지하는 쾌거를 이룩했다. 경기를 지켜보는 내내 '저들을 저렇게 오래 정상으로 이끄는 힘은 무엇일까?'궁금했다. 전 국가대표이면서 금메달 수상자였던 각 방송국의 해설자들은 '지도자와 선수의 단합 덕분'이라는 '짜놓은 각본'같은 말만 대신했다. 그리고 한 마디 더 했다. '정말 정말 뼈를 깎고 피나는 훈련을 했던 덕분'이라고 했다. 한편으로는 '에이~ 또 저소리.' 하면서도 '도대체 얼마나 훈련을 열심히 했고, 지도자와 선수들의 단합이 잘 되었기에 감히 저들이 이렇게 이야기할 수 있으며, 저렇게 훌륭한 성적을 거두는 것인가?' 다시 의문하지 않을 수 없었다. 모든 답이 한 권의 책에서 풀어졌다. (양궁경기를 더욱 실감나게 보기 위해) 좀더 일찍 나왔더라면 더 좋았을 법하지만 얄궃게도 올림픽 직후 출간된 책, 한국양궁의 1등 신화를 이끌어낸 장본인이며, 현재는 대한양궁협회의 전무이사로 있는 서거원씨의 [따뜻한 독종]이 그 책이다.
 
 


 
  이 책은 대한민국 양궁이 양궁 종주국도 아닌 우리나라가 40년의 짧은 양궁역사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지난 25년간 세계 양궁을 리드하고 있으며, 국내 스포츠 종목 중 훈련 프로그램과 기본 사법 심지어 스포츠 종목 용품까지 한국화되어 역수출되는 유일한 종목으로 자리잡을 수 있었던 그 힘은 어디에 있는지, 이른바 '한국 양궁의 저력은 무엇'인지에 대해 산증인이라 할 수 있는 저자가 설명해 준 책이다. 올림픽 금메달 효자종목이면서도 자주 접할 기회가 없어 -내가 찾질 않으니 '비인기종목'이라는 말은 창피해서 못쓰겠다 - 세계대회 때만 되면 늘 궁금해하던 것들의 대답을 들을 수 있었다. 오히려 그 대답들이 너무나 솔직해서 '외국의 양궁관계자들에게 번역되어 읽혀지면 어떻게 하나?' 걱정스러울 만큼 솔직담백한 이야기들로 가득했다.
 
  저자는 제일 먼저 '화랑의 후예이기 때문에 활을 잘 쏘는 것은 당연한 것 아니냐?'는 국민들의 자랑스러운 우문愚問 에 손사레를 친다. 세상에 마땅히 그러한 것은 없다. 우리나라 양궁선수들이 국가대표선발전에서 국가대표로 뽑히게 되어 인터뷰를 하면 모두 이렇게 대답한다. "훌륭한 선수들이 굉장히 많았는데, 제가 뽑힌 만큼 더욱 더 열심히 해서 꼭 금메달로 보답하겠다." 국가대표가 되기 위해 피땀 흘린 우리의 궁사들이 있었기 때문에 좋은 성적을 내는 것이지, 화랑의 후예였기 때문에 그들이 그렇게 성적을 낼 수 있는 것은 절대 아니다. 저자는 힘주어 이렇게 말한다. " 그 선수는 원래부터 대단한 카리스마를 타고나서 아무렇지 않게 10점을 꽂을 수 있었던 게 아니었다. 머릿속이 새하얗게 되는 그 순간의 순간적 집중력과 승부근성, 목표를 꼭 이루겠다고 하는 열정, 그것은 순전히 후천적인 노력이 맺은 결실이었고, 노력하고 또 노력한 끝에 나온 결과일 뿐이다. 후천적으로 만들어진 노력과 열정이 그 죽을 것 같은 순간에 담담하게 집중해서 활을 쏠 수 있게 한 것이다. 태극전사들이라고 해서 무서움을 모르고 긴장도 하지 않는 초인들이 결코 아니다. 인간적인 공포와 긴장을 이기기 위해 4년 내내 피땀을 흘린 평범한 젊은이 들이다."  (p77)
 
 또한 한국양궁의 역사는 남들이 아무도 생각하지 못한 것을 스포츠에 접목시키는 혁신적 개발의 역사, 역발상의 역사였다고 저자는 말한다. 우리나라 최초로 스포츠에 과학을 접목시키고, 스포츠 심리학을 적용하였으며, 등산, 수영, 해병대 훈련, 북파 공작원 훈련, 번치점프, 무박 3일 행군과 같은 아무도 생각하지 못한 기상천외한 훈련방법을 끊임없이 개발해 시행했다고 말한다. 예전에는 없었지만 최근 자국민의 성적을 위해 고성이나 소음을 일으키는 관중 - 지난 북경올림픽때 우리가 목격한 것과 같은 - 들을 고려해 올림픽 공원에서 양궁연습을 하는가 하면 미사리에 있는 경정경기장에서 관중들을 옆에 두고 그들의 함성과 소음을 견뎌가며 활시위를 당기는 연습을 했다. 극한의 공포를 위해 11미터 높이의 다이빙을 시켰고, 뱀을 옷 안에 넣어 바지 밑으로 꺼내는 담력테스트도 했다고 한다. 저자는 번지점프 중에 정말 뛰어내리지 못하겠다고 버티던 어느 선수와의 에피소드를 들어 이렇게 말했다.


"감독이 뛰어내린 다음 다시 올라와서 한 30분 동안 선수를 설득하고, 그래도 안 되자 감독이 또 뛰어내리고, 다시 올라와서 선수 붙들고 설득하다가 도저희 못 뛰겠다고 하니 또 뛰어내리고...그렇게 하기를 무려 9번! 여자팀 감독이 무려 9번을 뛰어내린 것이다....(중략)..."꺄~악!"
감독들이 깜짝 놀라 뒤를 돌아보니 그 선수가 사라지고 없었다. 이미 번지점프대에서 뛰어내린 후였다. 너무나도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라 감독들 모두 입을 쩍 벌렸다. 다리에 밧줄을 매고 뛰어내린 게 천만다행이었다. ... 충주호에서 그 일이 있고 나서 한 달 후 그 선수는 세계대회에서 가장 우수한 성적을 거뒀다."  (p122)

  가장 감동적인 부분은 한국양궁을 이끈 우리의 지도자들의 면면에서였다. 국가대표선수들이 몸담고 있는 실업팀이 해산되자 졸지에 직업을 잃은 선수들과 고통을 함께 하기 위해 자신의 국가대표감독직을 사직한 후 기약없는 '백수'생활을 하며 '새로운 실업팀 창단'을 위해 발벗고 뛴 가족같은 지도자, 선수들의 흔들림과 슬럼프에서도 그들을 믿고 끝까지 함께 하며 기다려준 인정人情을 가진 지도자, 그리고 모든 훈련을 함께 하며 선수와 지도자는 늘 함께 한다는 동반자적 지도자의 모습을 보여주는 대목들이 가슴 뭉클하게 했다. 이 책을 읽어보면 알겠지만, 저자의 문재文財가 예사가 아니다. 스포츠 지도자라고 하면 선수생활을 먼저 했던 선배 선수라는 편견때문에 저자의 글솜씨에 대해 선입견이 없잖아 있었는데, 독자로 하여금 감동과 재미를 느끼게 하고, 책을 놓을 수 없을 만큼 흡인력이 있는 글을 만나고 놀랐다. 그리고 곧 그런 힘은 '독서력'에 있음을 알게 되었다. 그의 기발한 훈련방식이나 탁월한 리더십 또한 그의 '독서력'에서 비롯된 것은 아닐까?  
 
  "아무리 못 읽어도 1주일에 최소 1권, 1년에 기본적으로 50권 이상의 책을 읽는다는 원칙에 대해 의외로 많은 사람들이 신기한 눈으로 바라보며 실천하기 어려운 일로 여긴다는 것을 그제야 알게 되었다. 평생 동안 독서사 생활 습관의 하나였었기에 그런 시선을 접할 때마다 겸연쩍어지지 않을 수 없었다. (...) 독서는 내 양궁 인생의 중요한 자산이다. 흔히 운동하는 사람들은 책도 읽지 않고 무식할 것이라는 편견이 있지만, 지금의 나를 만든 양식이 밥이 아니라 책에서 나왔다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책 읽기를 좋아하고 또 매우 중요시해 왔다. 예를 들어 앨빈 토플러의 [제 3의 물결] 같은 경우 다 읽고 나서 저자가 제시하는 통찰의 힘에 대해 신선한 충격을 받은 나머지 두 번 세 번 반복해 다시 읽을 정도였다. [제 3의 물결], [부의 미래]를 비롯해 앨빈 토플러의 책은 거의 다 읽었는데, 나로 하여금 양궁인으로서, 그리고 양궁 지도자로서 깊은 성차을 하게 해 준 저자중 하나다. (...) 책을 붙들고 있는 것과 더불어 '메모'는 내 몸에 밴 또 하나의 중요한 습관이다. 인상 깊은 구절에 밑줄을 긋거나 색지를 끼워 표시를 해두는 것 이외에도 반드시 메모를 해 둔다. 기억에 남는 문구, 감동을 주는 글귀들, 선수들에게 들려주면 좋겠다 싶은 문장들, 기업체 강의를 할 때 활용하면 좋을 것 같은 인용구들, 그리고 책을 읽고 나서 머릿속에 떠오른 나만의 생각드을  그때마다 수첩이나 메모장에 적은 다음 통째로 외워둔다."
 
   이 책의 곳곳에 숨어 있는 [서거원의 Winning Secret]은 그의 독서량과 범위 그리고 이해와 활용을 어떻게 하는지를 보여준다. 우리나라도 '거스 히딩크'만큼 책 좋아하는 '멋진 지도자'가 있다는 데에 놀랍고, 반갑기 그지 없었다. 또한 조그맣지만 사업을 하는 만큼 사장 내지는 CEO라는 관점으로 이 책을 읽었는데, 저자가 책에서 언급한 자신의 지도자관 또는 선수들을 이끌어가는 리더십을 지켜보면서 [서번트 리더십], [감성마케팅], [블루오션의 전략]등을 발견하게 되었다. 선수들은 제품을 만드는 사람(직원)들이 아니다. 그들의 몸을 이용해 최대한을 뽑아 세계의 정상을 차지할 수 있을 만큼 구성원 하나 하나를 읽어낼 수 있는 지도자라면 그 어떤 일을 하던 최고의 리더가 될 것 같았다. 한편 독자의 입장에서는 선수들을 말 그대로 '가족처럼, 형제 자매처럼' 대하는 것이 어떤 것인지를 배우게 되었다.
 
  다시 북경올림픽 양궁경기장으로 돌아가보자.
세찬 비바람이 불고, 관중이 야유를 하고 있는 가운데 선수들은 한 발 한 발 정상을 위해 다가간다. 그들이 긴장되거나 혹은 한 발을 쏜 후 만족스럽지 못해 안타까워할 때 그들은 뒤를 돌아보았다. 그곳에는 같은 관중의 야유를 듣고, 비바람을 맞으면서도, 과녁의 점수에 상관없이 조용한 미소를 짓고 끄덕이며  '잘했어, 잘했어' 작은 박수를 보내는 '큰 나무'들이 있었다. 그들이 다음 활시위를 위해 마음을 고치며 임할 수 있었던 것은 그 '큰 나무'가 있었기 때문이다. 직원이 즐겁게 자신의 일에 임하고 그들이 100% 기량을 발휘할 수 있게 한 것은 리더의 '조용한 미소와 작은 박수'가 아닐까?   웬만한 소설보다 스포츠 경기보다 더 감동적이고 교훈적인 멋진 책이었다. 한국 양궁을 더욱 더 이해할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된 것 같아 기쁘다. 그날의 감동을 다시 느끼고 싶은 사람들, 훌륭한 리더가 되고 싶은 이들에게 권하고 싶은 책이다. 정말 멋진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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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의 법칙 - 애플의 생태계에는 문화와 경제가 공존한다
하야시 노부유키 지음, 정지은 옮김 / 살림Biz / 200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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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를 흔드는 '컬처비즈'의 중심기업 애플과, 아이팟iPod 의 성공를 파헤치다!


  
  21세기에 접어들면서 우리 생활에 너무나 많은 부분이 큰 변화를 일으켰는데, 그 중에서 가장 혁신적인 변화를 불러온 것은 새로운 인터넷 환경인 웹 2.0과 애플의 아이팟이다. 우선 웹 2.0은 데이터의 소유자나 독점자 없이 누구나 손쉽게 데이터를 생산하고 인터넷에서 공유할 수 있도록 한 사용자 참여 중심의 인터넷 환경으로 인터넷상에서 정보를 모아 보여주기만 하는 웹 1.0에 비해 웹2.0은 사용자가 직접 데이터를 다룰 수 있도록 데이터를 제공하는 플랫폼이 정보를 더 쉽게 공유하고 서비스 받을 수 있도록 만들어져 있다. 블로그(Blog), 위키피디아(Wikipedia) 등이 이에 속한다. 특히 웹 2.0은 소비자의 생산소비활동이 동시에 일어나는 것이 가능하게 되어 그러한 활동을 하는 소비자를 일러 프로슈머(prosumee=producter + consumer)라는 신조어를 만들기도 했다. 두 번째는 우리 생활을 이전과 다른 '디지털 라이프스타일'을 일으키게 한 것은 바로 애플사의 아이팟이었다. 그리고 2007년에는 신세대 휴대전화인 아이폰iPhone으로 더욱 큰 주목을 얻게 되었다. 오늘 내가 이 글에서 관심을 두고자 하는 것은 두 번째 내 가방속에도 들어 있는 만물상자, iPod 이다.   
 
  이 책은 마이크로소프트의 웹사이트에 'Apple's eye'를 연재하며 세계화에 발빠르게 대응하는 일본 기업에, 애플과 구글등 실리콘밸리 기업가들의 사고방식과 노하우를 전하는 일을 하고 있으며, 한국의 컴퓨터 잡지 [맥마당]에도 수차례 기사를 제공한 프리랜서 IT 저널리스트, 하야시 노부유키林 信行 이 쓴 책으로 애플과 스티브 잡스가 걸어온 길, 특히 아이팟의 등장으로 우리의 문화와 경제가 변화한 내용을 집중적으로 다루었다. [애플의 법칙]이다. IT 강국인 우리나라가 스티브 잡스와 아이팟의 발전에 이미 주목하여 수많은 책과 기사를 통해 깊은 관심을 가져왔기 때문에 [애플과 아이팟]에 관한 이 신간은 특별난 화제꺼리는 되지 못한다. 하지만 저자는 '지금까지의 애플의 발전은 시작에 불과하다. 아이팟의 진화는 이미 생태계를 가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 때문에 우리는 이것을 주목해야 한다'고 전한다.
 
 



 전체적인 내용을 애플의 진보적인 생각들, 애플의 몰락에서 스티브 잡스가 부활하다, 디지털허브에 건 애플의 미래, 아이팟 문화와 비즈니스의 공생, 비즈니스의 트랜드가 된 애플의 성공법칙, 젊음과 새로움의 아이콘 스티브 잡스로 나누었다. 크게 보면 애플과 스티브 잡스가 지금까지 걸어온 길을 간략하게 설명한 부분과 아이팟의 등장과 그것이 시장과 우리의 생활에 미친 영향, 그리고 21세기의 비즈니스 트렌드가 되어버린 애플의 비즈니스방식등으로 나눌 수 있다.
 
 저자는 이미 2년 앞선 MP3 플레이어 시장이 있었는데도, 유독 아이팟만이 이렇게 큰 인기를 누렸는가? 하는 질문에 대해 탁월한 디자인, 쉬운 사용법, 저렴한 가격, 브랜드의 힘, 그리고 제품의 생태계를 들었다. '내가 듣고 싶은 모든 음악을 가지고 다닌다!' 라는 컨셉에서 무려 1,000곡의 노래를 넣을 수 있도록 한 것이 무엇이든 쉽게 싫증내는 소비자의 요구를 넘어서는 획기적인 발상으로 시작해, 1,000번의 'No' 즉, "1,000개의 사항에 대해 계속해서 'NO'라고 말을 하면, 내가 가고자 하는 길에서 벗어나 있지는 않은지 혹은 너무 지나친 것은 아닌지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는 스티브 잡스의 말처럼 개발의 매 순간마다 제품을 구성하는 하나하나의 요소가 정말 필요한 것인지에 대한 논의를 끊임없이 하였다. 그리하여 가장 단순한 것이 가장 혁신적인 것이라고 생각하게 되었고, 결과적으로 '훌륭한 디자인'으로 이어진 것이다. 그리고 가격면에서는 싼값에 훌륭한 제품을 구매했다는 충족감을 소비자에게 안겨주었다. 애플사는 개발에 많은 비용이 들었다고 해서 그 비용을 고스란히 고객에게 부담시켜서는 안된다는 생각을 했다. 또한 스티브 잡스는 "돈과 시간이 들어도 절대로 타협해서는 안된다. 타협하지 않고 좋은 작품을 만들면 그때까지 사용했던 비용도 회수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다시말해 그들의 신념은 '철저하게 좋은 제품을 만들면 그 제품은 반드시 팔린다'는 것이었고, 이것이 현실로 이루어진 것이다.
 
 

 
 
  사실 위에서 말한 '간결한 디자인' , '손쉬운 사용법', '저렴한 가격' , '브랜드의 힘'은 다른 기업이 더 훌륭한 디자인과 더 쉬운 조작법을 갖춘다면 쉽게 따라잡을 수 있는 '저항력이 약한 강점'일 수 있다. 하지만 그들에게 가장 강력한 장점이 있으니 그것은 바로 애플의 '아이팟을 중심으로한 생태계'라고 저자는 말한다. 여기에는 애플 스스로가 준비한 생태계와 다른 기업들이 만들어낸 생태계가 있는데, 앞의 것은 아이팟에 음악을 전송하는 소프트웨어인 아이튠즈 스토어라는 음원판매 서비스를 만든 것이고, 뒤의 생태계는 다른 기업들이 시대의 흐름을 감지하고 스스로 아이팟이 첨가될 수 있는 대응모델들, 즉 악세서리 또는 제품들을 만들어 'made for iPod'로 대변되는 'iPod Economy'라는 크나 큰 경제 생태계(2005년에 7억 달러, 2006년에는 15억 달러의 규모)를 만들었다는 것이다. 'iPod 아성을 무너트릴 수 있을까?'하는 질문에 대해 '이미 iPod을 사용하고 있는 세계의 많은 고객(2008년 현재 66억의 인구중 1억 5천만 대가 팔림)에게 새롱누 음악 재생기를 개발하여 시판하는 일은 초등학교 1학년생으로 돌아가 처음으로 다시 인생을 시작하라는 것과 다르지 않다'면서 iPod의 뒤를 쫓기 보다 애플이 개척하지 않은 고객층을 타깃으로 하는 것이 더 현명한 판단일 것이라고 단언한다.
 
  우선 아이튠즈 뮤직 스토어를 살펴보자. 그들의 목표는 "복제 소프트웨어를 사용해 찝찝한 마음으로 위법을 감수하면서까지 질 낮은 음원 데이터를 손에 넣느니 차라리 저렴한 비용으로 당당하게 사서 듣자"라는 생각이 소비자로 하여금 들 수 있도록 한 곡당 이익을 거의 포기하며 아이튠즈 뮤직 스토어를 만들게 되었다. iPod가 더 많이 팔린다면 곡 판매에서는 크게 수익을 내지 안아도 된다고 생각한 것이다. 음반사에 대해서는 한 편으로는 '불법 복제와의 전쟁'을 선포하고, 다른 한 쪽에서는 매킨토시의 낮은 시장점유율울 이용하여 "시장점유율 5% 정도 밖에 되지 않는 매킨토시이므로 만에 하나 실패한다고 해도 시장의 5%만 포기하면 되는 것이다"라는 놀라운 교섭기술로 그들을 설득하게 된 것이다. 이미 음악 재생기를 선점했던 일본과 한국의 제조업체가 '레코드사도 아니고 음악쪽에 경험도 없는데 어떻게 그런 사업을 하겠는가?' '레코드사와의 교섭은 굉장히 어려운 일이니 만큼 현실적인 제안이 아니다', '저작권단체가 항의할 게 틀림없다' 등의 부정적인 반응으로 시도하지 못하거나, 지지부진했던 것을 그들은 부딪쳐 난공불락의 네트워크를 형성했던 것이다.
 


 
또 다른 한 쪽을 보자. '웹2.0'이라는 단어를 만들어낸 오라이리 출판 창업자 '팀 오라일리(Tim O'reilly)는 '알파 기스(Alpha Geeks)'라는 또 하나의 신조어를 탄생시켰다. 무리 중에서 리더를 뜻하는 Alpha 와 일본어로 오타쿠オタク 라고 표현하는 어느 한 부분에 심취한 매니아를 뜻하는 Geeks 가 합해진 말로 기술적인 면에 있어서의 오타쿠를 뜻한다. 즉 '알파 긱스'라는 말은 기술을 선도한다는 뜻으로서 오라일리의 정의에 의하면 "산업을 변화시키는 힘을 지니고 있으며, 새롱누 기술에 신속하게 접근해 다양한 시도를 하며 기술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잡아주는 예민하면서도 싫증을 잘 내는 엔지니어" 라고 한다.
 
오라일리의 정의에 의하면 스티브 잡스 또한 일종의 '알파 긱스'라 할 수 있는데, "소비자들로 부터 '사고 싶어 미치게 하고 싶은 제품'을 만들자." 고 주문하며 '완벽에의 충동'에 가까운 개발로 아이팟을 만들었기에 스티브 잡스가 참여한 iPod은  '알파 긱스'들을 한순간에 포로로 만들기에 충분했다. 그들은 제품 그대로를 사용하지 않고, 주소록과 스케줄 관리 등의 기능을 추가하거나, 심지어는 개인이 제작한 음성 프로그램을 불특정 다수에게 배포하는 형식인 팟캐스트를 개발한 알파 긱스도 생기게 되었다. 이에 대한 애플측의 대응이 주목할 만 했다. 그들은 이러한 주위의 움직임을민감하게 감지하고 회사가 취할 수 있는 방법은 이런 변화를 받아들이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수많은 업그레이드와 소프트웨어를 추가하여 1년에도 몇 번에 걸쳐 진화를 거듭해 2세대 3세대 iPod가 출시된 것이다. 그 뿐 아니라 기업들도 자신의 제품에 iPod이 부착될 수 있게 하거나, 스스로 iPod의 액세서리 또는 하이테크 주변기기이기를 희망해 'made for iPod'라는 정식 애플 공인 라이선스 계약을 진행하면서 누구도 허물 수 없는 'iPod Economy'를 구축하게 되었다.
 
 

 
 
애플의 이렇게 iPod에서 성공하면서 21세기 비즈니스의 트렌드가 될 수 있었던 그들만의 성공법칙이 몇 가지 있다. 그들을 한마디씩 표현하면 다음과 같다. 이 책의 핵심과도 같은 이 성공법칙의 이야기는 여러분들이 이 책을 구입해서 읽어야 할 몫이다.
 
 
상품에 숨어있는 '세계관'을 고민하라.
  끝까지 자신의 생각대로 완성하라.
선택과 집중으로 단숨에 처리하라.
  팀 구성원을 최소화하라.
'할 수 없는 이유'가 아닌 '해야 하는 이유'를 생각하라.
  사용자 입장에서 생각하라.
개발뿐만 아니라, 유통, 판매까지 관리하라.
  하나의 성공을 철저하게 활용하라.
품질관리에 타협은 없다.
  사용자의 의견을 적극 활용하라.
프리젠테이션에는 Impact와 Surprise를 담아라.
  기억하기 쉽고 친근한 이름을 지어라.
직원 한 사람 한 사람 스스로 생각하고 행동하라.
 
 


 
 "Stay Hungry. Stay Foolish."로 대변되는 스티브 잡스의 2005년 스탠포드 대학 졸업생들을 위한 연설은 그의 삶과 인생이 녹아 있는 명연설로 유명하다. 암을 진단받기도 했던 그는 "매일이 인생의 마지막 날이라고 생각하며 살아가라. 언젠가 그것은 현실이 될테니까." 라고 이야기하며 하루 하루를 열정적으로 살고 있다. 지금도 또 다시 세상을 놀라게 할 준비를 하고 있을 그에게 비즈니스맨으로서 박수를 보내고 싶다. 이 책을 읽고 난 후는 더욱 더 그랬다. 앞으로의 애플의 미래라던가 새로운 정보를 기대했지만, 그런 것은 없어서 약간 아쉬웠지만 애플을 사랑하는 저자답게 군더더기 없이 핵심만을 골라서 잘 정리한 책이다. 집중해서 읽으면 두 시간도 채 걸리지 않게 읽을 수 있는 멋진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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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 청소 마음 청소
가기야마 히데사부로 지음, 박재현 옮김 / 나무생각 / 200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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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년 동안 맨손으로 변기를 청소해서 성공한 기업가 이야기!
 
 
 일본에도 기인열전에 출연해야 할 사람이 있다. 무려 40년간 하루도 빠짐없이 청소만으로 삶을 살아온 사람이 있다. 그가 책을 냈는데, 투명할 만큼 깨끗한 한 남자, 가장 기본적이고 사소한 일, [청소]를 가지고 일본에서 알아주는 기업으로 성공한 남자의 이야기다. 그럼 저자는 '청소용역업체 사장인가?' 어쩌면 그래야하는 것이 당연한 대답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전혀 다른 업종의 기업을 운영하고 있다. 일본 굴지의 자동차 용품 판매회사연매출 1,000억 엔(우리돈 1조 원)이 넘는 업계 상위 그룹이면서 도쿄증권거래소 1부에도 상장되어 있는 옐로우 햇Yellow Hat의 창업주 가기야마 히데사부로鍵山 秀三郎 이다. 소개하는 책은 2007년 11월에 일본에서 발간된 것으로 "청소는 처음에는 환경을 변화시키지만, 나중에는 사람도 변화시킨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머리청소 마음청소], 원제목은 頭のそうじ心のそうじ―人生をキレイにする(머리청소 마음청소-인생이 깨끗해진다) 이다. 

 
 

  
 자동차 용품 판매회사를 처음 만들었을 때, 영업이 시원치 않아 직원들이 좌절하며 실의에 빠져 있었다. 사장인 저자가 직원들을 위해 해줄 수 있는 일을 찾다가 그는 회사를 청소하기 시작했다. 까칠해져 있는 직원들이 깨끗한 사무실에서 기분좋게 일하도록 하는 것 밖에는 할 것이 없었던 것이다. "어째서 사장이 청소를...?" 시간이 나는 사람들이 하는 일, 중요한 일을 하지 않는 사람이 하는 허드렛일 정도로 인식되고 있던 청소를 사장이 직접 청소를 하는 것을 보고 직원들은 의아해했다. 그리고 아무도 주목하지 않았다. 하지만 현관, 복도, 사무실, 심지어 화장실에 까지 회사가 깨끗해지면서 직원들의 모습이 변하기 시작했다. 무엇보다 맨발에 맨손으로 하루도 거르지 않고 묵묵히 변기를 청소하는 사장의 모습을 보면서 감동을 하게 되었고, 그들도 동참하게 되었다. 사장은 누구에게도 권하지 않았다. 직원들 모두가 스스로 동참하기까지 20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고 하니 대단하다 아니할 수 없다.
 
 그는 회사를 깨끗하게 하고 나서는 회사가 위치한 동네를 청소하기 시작했다. "자동차용품 회사다 보니 자동차들이 많이 드나들게 되었고, 지역주민들에게 본의 아니게 '폐'를 끼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보답하는 마음으로 청소를 시작했다"고 말하는 그에게서 행동하는 양심을 읽게 된다. 처음에는 단발성 쇼Show 로만으로 여기며 비웃던 주민들도 꾸준한 그의 청소에 감동받아 동참하게 되고, 회사에 대해서도 좋은 이미지를 갖게 되었다고 한다. 이에 힘을 얻게되어 그의 '화장실 청소하기'는 기업 경영인과 자영업자가 동참하여 10만 명을 넘어서게 된다. 그래서 전국을 돌며 학교, 공원, 역 등의 화장실까지 청소하는 '일본을 아름답게 만드는 모임'까지 만들어 활동하게 된다. 여기까지 보면 40년동안 청소를 실천해서 기업을 일으키고, 국민의 호응을 얻게 되는 멋진 '기인'의 이야기로 여겨지게 된다. 하지만 그것 뿐 아니다. 그 멋진 '기인'은 자신 뿐 아니라 청소를 하는 모든 사람이 그렇게 변할 수 있다고 저자는 말한다.

 

 

 저자는 '깨끗하게 청소를 해놓으면 거기에는 청소한 사람만이 느낄 수 있는 충만감과 상쾌함이 존재한다. 따라서 고민이 있을 때, 스트레스를 받을 때는 청소로 주위를 깨끗하게 정리정돈하면 머리속도 말끔해질 것이다'라고 말한다. 그러면서 이렇게 강조한다. '청소는 분명 사람의 머리속도 바꾸어 놓는다.' 가장 놀라운 점은 사장이 맨손과 맨발로 직접 화장실의 변기를 청소한다는 것이다. 그는 이렇게 말한다. "눈은 겁쟁이지만 손은 용감하다." 그도 처음에는 장갑을 꼈지만 청소를 하다보면 귀찮아져서 벗게 된다며 용기를 내어 변기에 손을 대면 더럽다는 생각이 사라지고, 손을 움직여 청소를 하면서 변기에 대해 느꼈던 부정적이던 생각이 밝게 변하면서 더욱 깨끗하게 닦겠다는 마음이 생기는 데 그것은 자신 뿐 아니라 변기청소를 해본 사람은 안다고 말한다.
 
 이 책에서 저자는 [청소의 힘]이 나를 둘러싼 주위환경을 깨끗하게 변하게 하고, 나를 변하게 해서, 나아가 조직과 사회를 깨끗하게 변하게 할 수 있다고 전한다. [청소의 힘]에 대한 70개의 메시지는 책을 읽는 내가 놓치고 있었던 '사소하지만 소중한 가치'를 새삼 느끼게 했다. 현재 나에게 얽힌 수많은 고민과 문제의 시작은 청소, 즉 주위를 환기하고 나의 머리와 몸을 깨끗히 정리하는 것에서 시작해야 하는 것을 깨달았다. 그리고 저자가 말하는 '범사철저', 즉 작은 것 하나에서부터 기본에 충실할 수 있는 마음자세가 나중에 큰 것을 이룰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70이 넘은 나이의 저자가 40년이 넘게 청소를 하며 기업을 운영하면서 느끼는 시대에 대한 유감 들이 이 책 전반에 대해 언급하고 그 해결책을 제시하는데 모든 것들이 '아주 작은 마음가짐과 실천'임을 느낄 수 있었다.
 
 그는 '움직이면서 생각하라'고 말하며 '행동'을 강조한다. 성과가 너무나 비미해서 안해도 될 것도 같지만, 종이 한 장 정도의 얇은 결과라도 행동을 하면 생기게 된다고 하면서, '매출에 직접적으로 도움이 되지 못하는 청소를 40년간 꾸준히 하는 이유'를 묻는 질문에 그는 이렇게 말한다. "아무것도 아닌 일을 하는 것만큼 어려운 일은 없기 때문이다. 무엇인가 결과를 얻는 일은 누구든 할 수 있다. 얻는 것이 크면 클수록 누구든 하고 싶어 한다. 그런데 얻는 것이 적으면 하고 싶어 하지 않는다. 얻을 게 없으면 아무도 하려는 사람이 없다. 어렵기 때문이다. 그러나 시각을 바꿔 생각하면 세상은 어려운 일을 해낸 사람만이 성장하게 되어 있다. 어려운 일을 전혀 하지 않고 성장하는 사람은 없다. 어려운 일을 했기 때문에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이다." 
 
 '아무것도 아닌 청소'라고 했지만, 사실 여기에는 경영의 핵심이 들어 있다. 의기소침해 있는 직원들의 기분을 좋게 하기 위해 청소를 시작했고, 회사 주변의 지역주민을 위해 범위를 넓혀 청소를 했다. 자신이 직접, 제 마음에 스스로 일어나서 흔쾌히 '행동'한 것이다. 이것이 바로 서번트 리더십의 가장 기초적인 원리가 아닐까? 기업가가 직원을 그리고 고객을 위해 그렇게 흔쾌히 행동한다면 그는 무엇을 한다고 해도 성공할 것이다. 고객우선주의가 '주주의 이익'에 앞서 고려되어야 할 점이 바로 그것이다. 성과로서의 이익이 아니라 기업의 정체성이 확립될 수있기 때문이다. 40여년을 청소한 기업의 노회장에게서 가장 기본적이면서도 큰 깨달음을 얻었다. 노인老人을 두고 '살아있는 도서관'라고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는 것이 아닐까? 존경하지 않을 수 없었다. 지난 해 여름, 직장인들이 생각하는 유토피아라고 해서 TV에서 다큐멘터리로 제작되어 알려졌던 [미라이 공업]의 야마다 아키오 회장처럼 이 책의 저자 가기야마 히데사부로도도 소개가 된다면 하는 바람이 생긴다. 멋진 경영자, 정말 깨끗한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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