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관에 간 경제학자
최병서 지음 / 눈과마음(스쿨타운) / 200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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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학자의 돋보기에 의해 해부된 재미있는 미술걸작 이야기!
 
  연말 모임준비에 즈음하여 오랜만에 대학동기들과 자리를 함께 했습니다. 강남 교보생명 사거리에 새로 자리를 잡은 특이한 모양의 Urban Hive 라는 건물의 1층에 있는 커피숍이었는데요, 건물 별명이 일명 '빵빵이 건물'이라고 해서 구멍이 뚫려 있는 매우 독특한 모양을 하고 있습니다. '도심속 벌집'이라는 뜻인데, 신성건설이 시공을 맡았고 설계는 중앙대 교수이면서 아르키움 대표인 건축가 김인철씨가 맡은 작품이라는군요. 독특하고 멋져서 눈에 띄는 건물이었습니다. 여기서 제가 하고 싶은 이야기는 이 건물을 본 친구들의 한마디가 제각각이었다는 겁니다.
 

 
 
  부동산 중개업자인 친구 '박'은 '지역의 새로운 랜드마크 역할을 해서 최고가로 임대하는데는 무리가 없을 것이고, 땅값도 많이 올랐을 것'이라고 말하고, 건설사 과장으로 있는 친구 '이'는 '훌륭한 만큼 건축상 애로점이 참 많았을 것'이라고 평했습니다. 인테리어 사업을 하고 있는 친구 '정'은 말이 필요없다는 듯 계속 카메라 셔터를 누르기만 했죠. 끝으로 함께 나온 '정'의 아내는 '커피숍 분위기가 좋다'며 친구들과 자주 와야겠다고 하더군요. 저요? 그들을 지켜봤죠. 그리고 생각했습니다. '직업의식은 속일 수가 없구나' 하고 말입니다. 성현들은 "아는 만큼 보인다"고 했고, "보고자 하는 것만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하나의 사물에 대한 느낌은 그것을 보는 사람의 수만큼 다른 것 같습니다. 이렇게 저마다의 느낌이 다르다는 것은 너무나 당연해서 어쩌면 '어떤 것에 대해 서로 공감한다'는 게 오히려 이상한 현상인 것 같습니다. 물론 그래서 '공감대를 형성하는 행위'에 친숙감을 느끼게 되고, '여러사람의 공감'을 소중하게 여기는 지도 모릅니다. 
 
  여기 한 명의 경제학자가 미술관에서 미술품을 관람하고 있습니다. 눈으로는 작품은 감상하면서 머리로는 다른 생각을 합니다. 재미있게도 그림 속에서 경제원리를 발견하고 있는 거죠. 미술과 경제 이야기. 전혀 상관없는 것 같은 두 학문이 '경제학자 P씨'에 의해 서로 어울리기 시작합니다. 저로써는 상상할 수 없는 재미있는 이야기, 바로 최병서 교수의 [미술관에 간 경제학자] 입니다.  
 
 

 
 
  제가 이 책에 관심을 갖게 된 이유는 몇 개월 전에 읽은 다른 책 때문입니다. Daum에서 파워블로거로 활동하고 있는 김홍기씨의 책 [샤넬, 미술관에 가다]인데요, 이 책 또한 '미술작품에서 찾는 패션 이야기' 였거든요. 사진도 없던 수 백년 전의 패션 경향을 미술 걸작 속에서 찾는다는 저자의 의도가 놀랍지 않습니까? 게다가 당대 가장 유명하고, 아름다운 사람들이 모델로 섰으니 지금으로 말하면 '스타들의 화보집'을 능가할 만큼 훌륭한 기획물 이었던 거죠. 패션과 패브릭에 관심이 많던 저자는 자신의 관심을 미술 작품 속에서 찾았고, 이것을 책으로 만들어낸 겁니다. 훌륭한 기획과 더 훌륭한 글솜씨에 빠져 한동안 그 책 속에서 살았었는데 그 기억이 사라질 때 즈음 나타난 것이 바로 '경제학자가 바라본 미술작품'인 겁니다. 이 모두가 우리나라 사람들이 저자라는 사실이 더욱 반갑고, 놀라운 점입니다.
 
  이 책의 저자 최병서 교수는 얼굴조차 뵌 적이 없지만, 그의 면면을 살펴보면 참 재미있는 분 같습니다. 우선 이름도 한 시대를 풍미했던 '목소리 흉내의 달인' 개그맨과 이름이 같고, 그의 전작前作들 모두 <영화로 읽는 경제학>, <최병서의 Cine Balade: 경제학자의 미시적 영화 산책>, <로빈슨 크루소 경제 원리: 호모 이코노미쿠스에서 몽키 이코노미쿠스로> 로 이름만 들어도 '재미있게 배우는 경제학'의 뉘앙스를 갖게 합니다. 안타깝게도 여대의 교수님으로 재직중이시니 청강을 할 수는 없을테고, 전작들을 추적함으로 그 서운함을 달랠까 합니다(실제로 강의는 지극히 딱딱한 재미없는 교수님일지도 모르는 일이죠). 
 
  저자는 그림 속에서 발견하게 되는 경제 이야기나 경제 원리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풀어내려고 포커스를 맞추었습니다. 경제학자 P씨는 한 그림을 보고 이에 얽힌 주제나 경제적 모티브를 생각하고 그에 연결되는 또 다른 그림을 찾아보는 과정을 이 책에서 보여줍니다. 미술작품에 있어서는 화가와 작품의 배경 그리고 숨은 이야기와 에피소드등도 소개되어 흥미와 재미를 더하고, 딱딱하게만 여겼던 경제 원리도 이해하기 쉽게 풀어내어 작품의 소개에 버금가는 재미를 안겨줍니다.
 
 

 
 
  "고흐의 그림은 왜 비쌀까?" 라는 의문에 대해 예술가는 '독점 공급자' 다시 말해 그림은 그린 화가가 죽으면 그의 작품 역시 공급이 중단되는데, 이처럼 예술가가 창조한 하나의 작품은 그 자체로서 시장에서 유일한 것이므로 늘어나는 수요만큼 가격은 오를 수 밖에 없다고 설명합니다. 생전에 고흐는 단 한 점의 그림도 팔지 못했고 세상을 떠나기 5개월 전 동생 테오 덕분에 겨우 붉은 포도밭Red Vinyard at Arles를 단 돈 4백 프랑에 팔았을 뿐인데, 1987년 일본의 한 보험회사에 팔린 '해바라기'가 2천 475만 프랑에 팔리고, 1990년 5월에 팔린 '가셔 박사의 초상Le Portrait de Docteur gachet'은 뉴욕 크리스티 경매에서 8천 250만 달러에 팔렸는데, 고흐의 그림값은 백 년 동안 어림잡아 무려 백만 배 이상 뛴 셈입니다. 공급이 제한되자 희귀성이 높아져 고흐의 그림값이 그의 죽음이후 최고의 평가를 받는 것은 어쩌면 미술화가만이 느낄 수 있는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습니다.
 
  또 다른 재미있는 이야기는 ['샘'이라는 제목을 가진 소변기 작품]입니다. 바로 마르셀 뒤샹의 작품을 말하는데요, 뒤샹은 1917년 뉴욕의 한 상점에서 구이한 소변기를 '샘Fountain'이라 제목 짓고, 뉴욕의 독립 예술가협회의 전시회에 '리처드 머트Richard Mutt'라는 이름으로 출품합니다. 약간의 참가비만 내도 작품을 전시했음에도 불구하고 그의 작품은 전시되지 못했는데요, 그 이유는 '천하고 창작 흔적이 보이지 않는다', '비도덕적이고 저속하다', '표절주의'라고 심사위원들은 평가절하했다는군요. 하지만 뒤샹은 '샘'에 대한 미학적 논쟁을 제기하면서 예술가가 의도적으로 직접 미술품을 제작하지 않았더라도 예술가가 지각知覺 하고 전시하는 행위를 통해 어떤 오브제라도 하나의 미술품으로 변용시킬 수 있다고 주장했다고 합니다. 직접 손으로 만들지 않았더라도 사물의 가치를 새로이 발견하고 예술가가 선택했다면 그것으로 새로이 탄생하는 것이어서 기존의 이름과 용도는 사라진다는 것이죠. 일본이 국보급으로 여기는 자기가 있다고 해서 확인해 보니 '여염집의 요강'이었더라는 우스개 소리가 있는 것처럼 기존에 이름을 가지고 있는 사물일지라도 그것을 몰랐던 사람이 새로운 이름과 용도를 넣을 수도 있고, 설령 안다고 하더라도 새로운 가치를 부여할 수 있는데 이것은 바로 예술가(인간)의 선택에 달려 있다는 인식의 전환을 요구한 것입니다. 이러한 시각의 전환이 사물과 개념을 을 넘어 오늘날의 개념미술과 행위예술의 탄생을 불러온 것이 아닐까 생각하게 하는 대목입니다. 
 
 

 
 
  마르셀 뒤샹Marcel Duchamp 의 이러한 획기적인 안목은 재미있게도 경제학의 출발점과 맥을 함께 하는데 경제의 문제는 항상 그 출반선상에 선택의 문제가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경제학을 보통 '선택의 과학'이라고 부르는 것과 일맥상통하다는 것이죠. 우리는 살아가면서 수많은 선택의 기로에 서게 됩니다. 우리가 몇 개 중에 하나를 선택하게 되면 그와 동시에 포기하는 다른 하나 혹은 둘이 생겨나게 되죠. 늘 선택해야 하기 때문에 우리는 늘 후회를 합니다. 그래서 '기회비용'이나 '매몰비용'과 같은 경제학적 개념도 낳게 됩니다. 그리고 후회하지 않기 위해 '만족 극대화의 원리' 혹은 '효용 극대화'를 추구하게 되죠. 이 책의 주인공 경제학자 P씨는 "마르셀 뒤샹은 선택함으로써 새로운 가치를 창조한 것이다."라고 결론을 짓습니다. 우리의 선택은 가장 합리적이고 경제적인 선택이었는지, 아니면 마르셀 뒤샹과 같은 새로운 가치를 창조한 선택이었는지 생각하게 합니다. 재미있는 사실은 실제로는 그렇지 않으면서 우리 모두는 자신만은 늘 '합리적인 선택'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는 거죠.
 
  가장 재미있게 본 부분은 렘브란트를 이야기한 '야경과 야경국가' 입니다. 몇 주전 모임의 일환으로 '라틴 아메리카 거장전'을 다녀온 적이 있었는데요, 실내가 그리 어둡지 않은데도 일부 작품들이 전반적으로 어두워서 잘 안보일 정도인 작품들이 꽤 있었습니다. '질이 나쁜 물감을 사용했거나, 잘못된 보관으로 변색되었을 가능성이 크다'고  미술 분야에 계신 어떤 분이 말씀하셨는데 정말 그렇겠다 싶은 생각을 했습니다. 이렇듯 잘못된 보관으로 오명(?)을 입은 작품이 제가 좋아하는 '빛의 화가' 렘브란트의 작품에도 있더군요. 바로 그의 작품 '야경The Night Watch'가 그것입니다.
 
 

 
 
  렘브란트가 붙인 이 작품의 원래 제목은 '프란스바닝 코크 대장의 부대'로 네덜란드의 시민 자위대가 1568년 스페인으로부터 독립하기 위해 전쟁에 출동하는 장면이며, 배경이 밤이 아닌 낮이었다는군요. 그렇다면 대낮에 출동하는 부대를 그린 그림이 왜 '야경'이 되었을까? 하는 질문에 저자는 중요한 부분은 강조하기 위해 밝게 표현하고 배경이 되는 주변은 어둡게 채색하는 특징을 보이는 렘브란트의 독특한 화풍에 기인하기도 하지만, 그가 죽은 후 작품의 소유자들이 그림을 보호하기 위해 니스로 덧칠을 해서 더욱 어둡게 변색되었다고 하는군요. 이것 또한 1975년에 되어야 그 사실을 알게 되었는데, 그림의 복원 작어을 하던 중 니스가 벗겨지자 본래의 색채가 나타났다고 합니다. 이 그림의 배경이 밤이 아니라 낮이라는 사실이 3백여 년이 지나서야 밝혀진 셈인거죠. 좋아하는 화가의 작품에 대한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되는 것은 정말 흥미로운 일입니다. 이 부분을 읽게 되면서 그동안 눈에 담아 두기만 했던 책 [미술관에 간 화학자, 과학의 프리즘으로 미술을 보다]를 읽기로 마음먹게 만듭니다.
 
  아무튼 그 덕(?)에 경제학자 P씨는 제도학파의 경제 이론 중에 나오는 '야경국가'를 설명합니다. '야경Night Watch' 이란 국가가 국민들에게 치안과 재산권의 보호를 위해 야간에 제공하는 서비스를 말합니다. 즉 야경국가란 이처럼 국민들로부터 최소한의 조세를 징수하여 국가 조직을 유지하고 운영하는 '최소 국가Minimal State'의 형태로, 이때 국가는 최소한의 기능과 역할만을 수행한다는 것입니다. 이렇듯 국가는 국민과 일종의 계약 형태 즉 사회계약을 통해 '아나키적 상태'에서보다 높은 후생을 제공하는 것이 각 개인들의 이기심에 의해 자신의 이익을 극대화하는 행동으로 이해될 수 있다는 점에서 합리적 선택에 의한 의사결정 행위로 간주됩니다.
 
  이 같은 최고 국가의 형태가 바로 야경국가의 모습입니다. 최근 북구의 복지국가 들에서 이런 모습을 찾을 수 있는데, 이들에게 국가는 더 이상 두려움의 대상이 아니고, 정부의 목표는 국민 복지와 후생의 증진에 있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들에게도 문제가 있는 것이 적당한 후생 수준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제반 재원을 막대한 세금에 의존하고 있어서 복지 수준이 높아질 수록 세금 부담률 또한 늘어날 수 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세금 부담의 증대는 민간 부분의 생산성을 약화시키고 실업을 증대시켜, 결국 경제성장마저 점차 둔화될 가능성이 커지게 되는데, 이런 현상을 북구의 여러 나라들에서 발견하게 됩니다. 
 
 

 
 
  말년에 무일푼에 집 한 켠 없이 떠돌이로 지내다가 죽음을 맞이했던 렘브란트에게는 야경국가 체제에서 살기를 원했지도 모른다고 저자는 말합니다. 그 누구보다 자화상을 많이 남긴 렘브란트는 자신의 자화상에서 변해가는 자신과 주위를 모습을 그렸습니다. 다시 말해 작품 수만큼 자신을 돌아보며 살다 간 사람이라는 것입니다. 집과 가족의 유무와 부귀영화를 떠나 평생을 '자신를 살피다가' 떠났다면 그것도 나름은 충실하게 삶을 산 것은 아닐까 생각됩니다. 이 책은 그 밖에도 많은 작품과 경제원리를 설명합니다. 마그리트의 '보이지 않는 선수'를 통해 아담 스미스의 '보이지 않는 손'을 설명하고, 베르메르의 '저울 든 여인'을 통해 당시의 중상주의와 행복의 무게를 가늠하는 '빈 저울'도 언급합니다. 미술가라기 보다는 최고의 사업가로 알려진 피카소는 그의 큐비즘과 일반균형이론이 소개되고, 현미미술의 거장 잭슨 폴락의 '액션페인팅'을 통해 카오스 경제 이론을 설명하는 등 이 책에만 무려 스무가지의 작품과 미술가, 그리고 경제원리들이 소개됩니다.
 
  정진홍 교수는 '인문의 숲에서 경영을 찾으라' 주문을 하고, 또 다른 책에서는 그림과 시에서 CEO가 갖추어야 할 경영 전반을 찾으라(시읽는 CEO, 그림 읽는 CEO)향은 문화를 통해 창의력과 통찰력을 얻으라고 이야기 하듯 최근의 경향은 문화 전반이 비즈니스에 결합하기를 권하고 있습니다. 확실히 21세기는 컬처 비즈Culture Biz 의 시대임을 예감할 수 있는 부분입니다. 꼭 무엇을 얻는다기보다는 미술이든 음악이든 예술의 한 부분들이 '그들의 전유물'이 아니라 어떤 직업의 사람이든 제 입맛에 맛도록 해석하면 그것으로 족한 것이라 이 책은 말하는 것 같습니다. 언젠가는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노트를 살피는 의사도 나오고, 미술품 속에 나오는 건축물을 이야기하는 건축가의 작품도 나올 것 같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어느 한 쪽이든 관심이 있는 독자라면 재미있고, 유쾌한 경험을 안겨줄 멋진 책입니다. 지금까지 미술과 경제가 잘 어울려 새로운 즐거움을 선사한 책, [미술관에 간 경제학자] 이야기 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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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경제, 패러다임을 바꿔라
신장섭 지음 / 청림출판 / 200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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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 전반에 걸쳐 장단점과 대안을 제시한 책!
 
   세인들이 현실을 논論함에 있어 빠지지 않는 것 '경제'다. 나라경제의 옳고 그름과 나아갈 바에 대해 이야기들 하지만 정작 '경제학자'의 목소리는 그리 크지 않은 듯 하다. 명망있는 경제학자들이 입각하여 '재경부'의 수장이 되기도 하지만, 업계(?)에서 알아주었던 명성만큼 현실경제를 잘 이끌지는 못하는 듯 하다. 그 어디서 무엇을 했던지 관직官職에 오르기만 하면 정치인이라는 '오명'을 씌워 도매금으로 넘기는 경향도 없잖지만, 학계에서 이론을 정립하는데는 유능할 지 몰라도 자신의 이론들을 현실에 적용하기는 쉬운 일이 아닌 듯 하다.   TV의 경제정책토론이나 신문의 컬럼만 보더라도 학자들보다 업자들의 목소리가 크고, 호응이 높은 이유는 뭘까? 현장에서 발로 뛰며 현실을 체득하고 있는 업자들의 현실론이 책상물림의 과거회귀형으로 대변되는 학자들보다 더욱 생동감있고, 구체적이라는 데 있다. 과연 경제학자들은 현실경제에는 약하기만 한 것일까? 현실의 당면한 문제점들에 대해 옳고 그름, 나아갈 바를 제시할 수 없는 것일까? 그렇지 만은 않은 것 같다.
 
  조목조목 짚어가며 한국경제에 대하여 이야기한 경제학자의 책을 만났다. 저 멀리 싱가포르 국립대학 경제학자로 활동하고 있는 신장섭 교수가 경제와 한국 경제의 현안에 대해 무려 70가지를 이야기 하고 있다. 몇 안되는 제도주의 경제학자이며, 좌파도 우파도 아닌 실용주의자라고 스스로를 말하고 있어 신선하기까지 하다. [한국경제, 패러다임을 바꿔라]가 그것이다.
 
  우선 이 책의 출간에 대해 반가움을 금할 수 없다. 이제껏 출간된 경제학관련서들이 '경제학 원론'을 읽기 쉽게 풀이했거나, 제도주의 경제학의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는 '행동주의 경제학'을 설명하는 책들이 주를 이루었는데, 이들은 거의가 현실에서 만날 수 있는 경제원리들을 이야기하고 있다. 다시 말해 '쉬운 경제학 이야기'가 대부분이었는데, 이들은 학문을 이해하는데는 도움이 될 지 몰라도 실제로 경제상황을 살펴보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이론들이어서 자못 아쉬웠었다. 몇 몇 현실경제를 이야기하는 학자들도 있었지만, 이 또한 정치경제학적 접근에 근거하고 있어 좌향좌냐? 우향우냐?의 정치적 논쟁만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옛날이 그립다'고 말하는 세인들의 말이 있듯 하기 좋은 말로 국민된 입장에서 '잘 먹고 잘 살 수 있다면' 그 어느 쪽이든 무슨 상관이겠는가? 잘못만을 논하는 게 경제학일까 하는 생각도 들게 하는 답답한 상황이었다. 그런 상황에서 우리 경제학자의 손에 의해 가장 '뜨거운 감자'로 거론되는 한국경제의 대해 날카로운 시선으로 그 장단과 핵심을 지적하는 책이 나온 것은 정말 반가운 일이다.
 
  이 책은 일반인들이 상식선에 던지는 경제문제들, 예를 들어 한국 경제는 어떻게 기적을 이뤄냈는가? 왜 갑자기 금융 위기에 빠졌는가? 삼성, 현대와 같은 기업들은 어떻게 그렇게 짧은 기간에 세계적인 다국적 기업의 반열에 올랐는가? 한국 경제, 지금 제대로 가고 있는가? 한미 FTA는 왜 필요한 것인가? 공기업 개혁, 왜 , 어떻게 해야 하는가? 주식시장은 투기꾼들이 지배하는가? 부동산 시장, 때려잡아야 하나? 환율, 왜 널뛰기를 하나? 등 70여 현안에 대해 학자의 입장에서 소신껏 응답하고 있다. 다소 논쟁의 여지가 있는 대답도 있고, 소신이 한껏 뭍어있는 용기있는 대답들도 발견하게 된다(외국에서 근무하고 있어 제 3자된 입장이 되서 일까? 아니면 국외에 있어 그런 용기가 생기는 것일까 읽는 내내 궁금했다).
 
  그중 인상깊은 몇 가지 질문을 살펴보면 글로벌 스탠더드, 누구에게 좋은가? 하는 질문에 대해서는 금융위기 이후 글로벌 스탠더드를 내세우며 한국 경제를 모두 바꿔야 한다고 주장한 국내외 학자들과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모든 이익이 돌아갔다고 저자는 말한다. 한국 경제를 위한 처방이라면 한국 경제의 구체적인 현실에 기초해서 변경되어야 할 것인데, 글로벌 스탠더드를 들이대며 한국이 이에 맞춰 구조조정을 해야만 세계화 시대에 생존할 수 있는 건전성을 확보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 바람에 수많은 기업들이 구조조정을 단행해야 했고, 수많은 실업자가 양산되었고, 그로 인한 부실채권을 외국인투자자들에게 헐값에 넘겨야 했다. 글로벌 스탠더드라고 하는 것들은 전 세계 모든 나라, 모든 사람들에게 바람직해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세계 경제의 헤게모니를 쥐고 있는 집단들이 자신들의 이해를 관철시키는 데에 바람직하니까 만들어 놓고 남에게 따라오라고 요구하는 것이라며, 경제를 운용하는 시스템을 고를 때에도 국가 경제의 전체적 이익이라는 관점에서 무엇이 더 바람직한지를 잘 살펴야 한다고 저자는 강조했다.  
 
또한 한국경제가 그토록 폐쇄적이었는가? 하는 질문에 대해서는 수출 주도 국가가 폐쇄적일 수 가 있는가? 라며 되물으면서 아무리 자유무역을 하려고 한들 무역적자가 계속 쌓이면 금융 위기를 당하기 때문에 그 전에 수입을 줄일 수 있는 단기 대책을 허용해 줘야 한다며 실제로 한국 등 동남아시아 국가들이 실행한 수입 규제 조치들도 내용을 따지고 보면 국내 산업 보호 보다는 무역 적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목적이 더 많았다고 지적한다. 저자는 한미 FTA를 추진하는 사람들은 명시적이건 그렇지 않건 간에, 외부 충격을 통한 내부 개혁론을 내세우는 사람들이며, 한국경제의 현재 시스템은 아직도 문제가 많으니 한미 FTA라는 외부 강제 수단을 통해 한국 경제를 더 개방학 내부 시스템도 더 개혁해야 한다고 주장하는데, 저자는 FTA에 마치 국운이 걸려 있는 듯 호들갑을 떨 필요는 없다고 말한다. 한국 경제가 개방에 관해 택할 수 있는 수단은 여러 가지가 있고, FTA는 그중 한 가지일 뿐, 어느 나라와 먼저 하는 것이 좋은지, 어느 수준에서 체결할 지 등을 구체적으로 생각해서 주체적으로 나가야 한다고 말한다. 저자는 개방은 필요하지만, 갖고 있는 것을 송두리째 내 주는 것은 개방이 아니며, 우리의 입장이 무엇인지를 명확히 해야 하고 개방을 통해 우리가 필요한 것을 얻어야 한다고 말한다. 특히 개방은 문제의 해결점이 아니라 어려운 협상 과정의 시작일 뿐이라고 강조한다.
 
  그 밖에도 부동산 문제는 정치문제이고, 부자와 투기꾼은 엄연히 분리해야 하고, 앞으로 다가올 노령사회에는 이민이 그 해결책이 될 수 있다며 저자는 우리나라 경제현실의 문제점에 대해 화두를 던지고 있다. 저자가 제시하는 설명과 해법 중 논쟁의 여지가 없잖지만, 경제 현안에 대해 거침없이 말하고 있는 경제학자의 모습이 보기 좋다. 그리고 새로운 시점에서 문제를 바라볼 수 있도록 돕고, 다른 각도에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여지를 남기고 있다. 신문과 언론의 주장이 천편일률적이거나 양분화되어 여론을 몰아가는 습성이 있고, 그에 휩쓸린 여론은 혹시라도 그것에 어긋난 생각이나 주장이 제기되면 적대시하거나, 무시하는 풍조가 우리 사회에 적잖다. 판에 박힌 목소리와 주장 속에서 만난 반가운 목소리가 아닐 수 없다. 이 책은 우리에게 현실을 흐름대로 볼 것이 아니라, 조금 떨어져 보거나 거슬러 바라보기를 권한다. 대한민국 경제에 관심을 둔 독자들이라면 일독을 권하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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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리에 꼬리를 무는 도미노 경제학
가도쿠라 다카시 지음, 박선영 옮김, 정우열 그림 / 예문 / 200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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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세계적인 자원(식량)전쟁의 현실을 고민하게 만드는 책!
 
  세계경제가 요동치고 있다. 손쓸 방법 없는 원유가격은 시차를 두고 끝없이 상승해 오일쇼크때 일어났던 패닉상태의 충격은 없지만, 상승폭을 둔다면 그때와 다름이 없다. 게다가 미국경제에 있어서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라는 금융위기는 기축통화인 달러의 유동화에 큰 영향을 주고 있어 세계경제는 제자리를 찾지 못하고 있어 경제지표는 하루에도 몇 번씩 등락을 반복하고 있다. 어디 그뿐인가 거대한 인구를 바탕으로 선진국의 생산거점에서 소비시장으로 탈바꿈한 BRIC's와 같은 신흥국가들은, 경제성장으로 늘어난 소비력 덕분에 엄청난 기세로 지구자원을 소비하고 있다. 이처럼 원유상승, 미국경제의 불안, 원재자값 상승 등으로 일희일비하고 있는 오늘날의 세계경제를 살펴보니 세계경제구조의 범위가 하나로 귀결되는 것을 실감하게 된다. 더이상 외국에서 일어나는 일들이 남의 일이 아니고, '강건너 불 보듯' 방관할 일이 아닌 오늘날이 된 것이다.
 
  작년과 같은 똑같은 지폐인 만원의 소용이 점점 줄어가고 있다. '물가가 올라서'라는 한 마디의 말로 그것을 용서하기엔 너무 억울하고 답답하다. 도대체 무엇이 왜 오른 것일까? 그리고 가격인상은 언제까지 이어질까? 우리 주변에 있는 대표적인 상품을 통해 그것을 말해주는 책이 있다. 가도쿠라 다카시의 [꼬리에 꼬리를 무는 도미노 경제학]이다. 원제목은 世界一身近な世界経済入門 ;세상에서 가장 가까운 세계경제입문 이다.
 
 



  일본의 경제학자이자, 경제학 베스트셀러 작가인 저자 기도쿠라 다카시는 이 책을 통해 평범한 가정의 부부의 시선을 통해 세계경제를 이해하고 경제문제를 해석하려고 했다. 그는 우리 가정경제의 기본이 되고 있는 주요 자원을 커피, 스시, 오일, 바이오, 귀금속, 이머징마켓, 에코으로 놓고 이들에게 개별적으로 경제학용어를 대입해 하나씩 풀어봄으로써 세계경제를 살펴보았다.
 
  13억 중국인이 그들이 주로 마시던 값싸고 풍부한 차를 떠나 커피로 옮겨가면서 세계 커피시장은 늘어나는 수요량으로 가격에 변동을 일으키고 있다. 주로 커피를 생산해 수출만 하던 브라질도 커피맛에 빠져 수요량을 늘리고 있고, 인도의 홍차수출량은 점점 줄어들고, 베트남등은 산업 기반 자체을 후추에서 커피로 그 주력품목을 바꾸었다(커피경제학). 각종 성인병과 광우병등 질병의 원인으로 손꼽히는 육류를 피해 세계는 어류, 바다고기를 찾기 시작했다. 어류를 즐기던 일본인들은 더이상 예전만큼 값싸게 즐길 수 없게 되었다. 미국과 유럽시장등 새로운 먹거리로 '스시'가 유행하게 되면서 그 소비량을 늘리고 있고, 브릭스와 같은 신흥국가의 부자들도 먹기 시작했다. 이를 즐기지 않는 나라라 할지라도 수출로 큰 재미를 볼 수 있어 어획량을 늘리다 보니 전체적으로 감소세에 접어들었고, 수산자원을 확보하기 위해 전세계가 혈안되어 있다(스시 경제학).
 
  원유산유국들의 생산량 조절과 신흥국의 원유 수요가 급속도로 확대되고 있다. 특히 중국, 인도에서의 원유 수요 확대가 현저하다. 하지만 천영자원이 부족하고 국내에서 소비하는 에너지, 광물자원의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는 우리와 달리, 중국과 인도는 풍부한 천연자원의 혜택을 입고 있다. 양국 모두 광활한 국토와 뛰어난 입지조건 덕분에 각종 천연자원이 풍부하게 매장되어 있다. 2006년 말 시점에서 세계 석유 매장량 중 점유율은 중국이 12.6%, 인도가 10.2%로 중국, 인도 양국이 약 20%를 차지하고 있다. 또 다른 자원인 석탄자원 또한 우리아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풍부하게 보유하고 있다. 이처럼 자국내 자원은 뒤로 한 채 해외원유조달에 열을 올리는 이유는 경제발전으로 인해 국민의 소비활동이 활발해 진 점도 있지만, 유한자원임을 인식하고 미래를 위해 이를 확보하려 노력하는 추세로 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는 정유회사를 필두로 한 민간기업의 유전확보 노력과 정부의 보조로 자원을 수급하고 있는 우리나라와는 전혀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고유가는 휘발유 가격 뿐 아니라 그 외의 생활용품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치는데, 원유가격의 상승이 지속되면 가계부담은 계속 늘어날 것이고 개인 소비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유한한 자원인 원유를 대처할 수 있는 대안이 시급한 상황이다(오일경제학).
 
 

 
 
  원유의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 바이오 원료, 즉 바이오매스Biomass 에너지다. 바이오매스는 에너지로 쓸 수 있는 생물을 일컫는 말로 카사바, 사탕수수, 고무마, 밀, 보리, 감자, 콩기름, 유채기름등이 있다. 아울로 각종 폐기물이나 도시에서 나오는 쓰레기 등도 바이오 원료로 만들 수 있다. 하지만 이것은 생물의 경작에서 얻을 수 있기 때문에 바이오매스를 얻으려면 넓은 면적의 토지와 자원량의 지역차이 등의 영향을 받는다. 곡물로 에너지를 생산하는 만큼 그 수요량에 따라 곡물가격 상승은 불가피하고, 환경에 해를 덜 끼친다고는 하지만 이산화탄소의 발생량은 많아져서 장기적으로는 환경을 훼손하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지금 세계를 바이오 원료의 개발과 활용방안에 대해 노력하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에너지 원으로 석유에 너무 의존하고 있고, 바이오에너지를 개발하거나 생산할 필요는 있다고 하지만 기술개발이 미흡하여 거의 생산을 하지 못하고 있다(바이오 경제학). 우리 주변의 상품가격이 오르는 배경에는 신흥국 경제의 대두가 큰 요인으로 자리잡고 있다. 이렇듯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 더욱 활발해진 신흥국의 대두는 세계화Globalization에 가장 큰 이유를 둘 수 있다. 세계화로 전 세계 상품과 사람, 돈이 선진국에서 신흥국으로 유입되면서 신흥국 경제가 혜택을 받게 된 것이다. 브릭스와 같은 신흥국의 대두가 세계경제에 영향을 미치는 이유는 거대한 인구를 보유하고 있고, 이들을 이용한 값싼 인건비라는 무기와 더불어 풍부한 자원을 지니고 있어 주요소비국이자 생산국으로 자리매김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1990년대 이후 세계적인 IT네트워크의 확대로 소프트웨어 등 IT 산업을 축으로해서 얼마든지 선진국을 따라잡을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는 점이다(이머징마켓 경제학).
 
  공업화와 모터리제이션의 급격한 발전은 이산화탄소 발생량을 늘렸고, 그 정도는 심각해 져 지구온난화 문제와 기후변동 문제의 주범으로 몰리고 있다. 유럽과 일본을 비롯한 선진공업국에서 1997년 '제 3회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지구온난화방지 교토회의)'에서 채택한 교토의정서에 근거에 지구온난화의 요인인 이산화탄소나 메탄같은 온실효과 가스의 삭감목표치를 결정했지만, 유감스럽게도 대부분의 신흥국은 온난화 대책의 중요성을 인식하지 못하고, 이산화탄소 배출 삭감의무는 선진국이 져야 한다며 온난화 억제 의무에서 빠져 있다. 중국의 사막화와 물부족 국가의 증가등 환경문제가 심각해지면서 세계적으로 환경보존에 대한 의식이 높아지고 있는데, 이는 어느 한 나라에만 영향을 끼치는 것이 아니라 나아가 전세계의 문제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에코 경제학).
 
  당장 우리 장바구니 물가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요소들을 거시적인 시각으로 살펴보고, 이것을 세계경제로 확장시켜 이해하기 쉽게 해결한 데에 이 책을 읽는 의미를 찾을 수 있겠다. 하지만 정확합 해답을 내지 못하고 문제점만을 인식시키는 점에서 한계를 느낀다. 특히 오일경제학과 에코경제학에서 활발하게 자원확보를 위해 세계가 좁다하고 자원외교에 나서고 있는 선진국들의 활동과 비교해 미래는 내다보지 못한 채 현안에만 급급하게 처신하고 있는 우리나라의 현실을 돌아보게 되어 '물밖에 나온 물고기'처럼 아가미가 갑갑한 마음을 금할 길이 없다. 경제발전을 위한 자원확보는 차치로 두고 이제 식량과 물등 생계를 위한 자원전쟁의 상태에 있는 세계경제를 잠깐이지만 엿보게 되었다. 편하게 읽히고, 이해는 쉽지만 미래에 대한 불안은 더해지게 만드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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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파워 - 나와 세상을 구하는 경제학의 힘
마크 스쿠젠 지음, 안진환 옮김, 김인철 / 크레듀(credu) / 2008년 10월
평점 :
절판


세계경제를 위해 발로 뛰는 경제학자들의 활약상을 그린 보고서!
 
  최근에 벌어진 일련의 경제위기에 대해 주요경제지들은 저마다 진단하고 있는데 항상 빠지지 않고 언급하고 있는 말은 '경제전문가들과 경제학자들은 현 상황에 대해 제대로 설명할 수 없으며, 오히려 그들의 예측과 대처방안에 대해 반대로 움직여야할 정도'라며 이들을 비난하고 있다. 이러한 비난은 1998년을 전후로 한 이른 바 IT혁명 때부터 시작해 아직까지 끊이지를 않는데, 그런 글을 너무나 많이 접하다 보니 나조차도 '정말 그런가 보다'고 생각했었다. 그도 그럴 것이 쉽게 생각만 해도 국내외 경제를 훤히 꿰뚫고 있는 그들이 '어마어마한 부자'가 될 가능성이 충분한데도 그렇지 못한 점이 그렇고, 최근 경제학자들이 예전에 비해 큰 목소리를 내지 못하기 때문이다. '고달픈 밥벌이'에 제 목숨 부지하기 위해 동서분주하는 내가 그들의 사정을 알리야 없다마는 훑어보듯 보는 경제지와 언론만 하더라도 확실히 예전과 다른 것은 사실이다.
 
  물론 '경제학'을 연구하는 학자들은 말 그대로 학문을 연구하고 후학들에게 이것을 전달하는 직업이니 자신의 직분에만 충실하면 그 누가 뭐라 할 것 아니다. 하지만 '화폐Money'를 요소로 하는 실용학문인데다, '경제'라는 단어가 '나, 너, 우리' 쓰이듯 흔하게 쓰이는 말이 된 요즘 그것을 학문으로 연구하는 '경제학자'들의 기여도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출판시장에 던져지는 수많은 경제관련서나 재테크서들의 저자들 또한 현장에서 뛰는 '실무자'들인 것을 보면 '과연 경제학자들은 무엇을 하는가?' 하는 궁금은 더할 수 밖에 없다.
 
  그런 차에 한 권의 책을 만났다. 경제학자이자 투자전문가로 활동하면서 왕성한 저술까지 하는 저자가 '경제학은 확실히 밥 먹여주는 학문이며, 경제학자들이 보이지 않는 곳에서 우리의 경제생활에 큰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고 그들을 대변하고 있다. '나와 세상을 구하는 경제학의 힘'을 설파한 책, 마크 스쿠젠의 [이코노 파워EconoPower]가 그것이다. 원제목은 EconoPower: How a New Generation of Economists is Transforming the World 이다.
 
 


 
  "왜 경제가 기대했던 것보다 더 허약한가? 내년에는 경제가 어떻게 될 것인가? 상황을 호전시키기 위해 정부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유감스럽게도 이 세 가지 답할 수 있는 것이란 '모른다', '모른다', '없다'는 사실이다." 고 했던 하버드대학 교수 로버트 배로Robert J. Barro의 말을 들어 저자는 1990년대 초기 경제학자들이 스스로 깊은 자책에 빠졌음을 이야기했다. 하지만 21세기에 들어 이러한 자기 패배주의는 지난 10년 사이에 역전되어 21세기에 들어 '할 수 있다'는 낙관적인 인식이 학계에 다시 팽배해지 졌고, 21세기 경제학을 이른바 '제국주의적 학문'으로 칭해도 좋을 만큼 스스로를 재창조하며 새로운 영역으로 확대했다고 말한다. 그 결과 역사상 최초로 2006년 노벨 평화상을 경제학자이면서 방글라데시 치타공대학 경제학과 학과장을 역임한 바 있는 무하마드 유누스 박사가 민간 영리 은행을 설립해 200만 명에 달하는 사람들을 빈곤에서 벗어나도록 도운 공로를 인정받아 수상한 사실을 이야기했다.
 
저자가 이 책을 쓸 수 있는 용기가 생긴 결정적인 사건은 바로 이 때문이 아닐까 궁금했다. 그도 그럴 것이 이 책의 원서가 지난 3월에 출간되었는데, 그 후에 서브프라임모기지 사태로 인한 미국의 금융위기가 본격화되었다. 아마 출간 시기가 늦었거나 미국의 금융위기가 책의 출간에 앞서 발생했다면 금융위기의 해결책을 위해 시간을 빼앗길 것이고, 또 이를 언급하기 위해 출간시기는 좀 더 늦었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이 책은 기존에 나왔던 경제학관련서와는 차별화를 추구했다. 즉 우리 일상생활에서 만나게 되는 사건을 경제학적 측면에서 이해하고 해결할 수 있도록 도와준 [경제학 콘서트]나 [괴짜 경제학]류와는 달리, 경제학자들이 세상의 주요 문제들을 해결하는 방식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즉 경제성장, 교통, 환경, 범죄, 건강보험, 은퇴 계획, 심지어 행복 성취 방법 등과 관련된 문제들을 개인 차원이나 국가 차원에서 어떻게 해결하는 것이 좋은지 경제학자들의 연구와 제안을 통해 살펴보고자 했다. 실제로 무담보 소액대출, 신중한 투자방법, 효율적인 경매방식, 피크 가격제, 직원의 복리와 주주의 이익 보장 등 현재 우리가 경험하고 있는 어제와는 다른 경제활동들이 사실은 경제학자들이 만들고, 국가나 기업 혹은 단체에 제안하여 채택된 방법인 것을 이 책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경제학자들이 선두에 나서서 지휘를 해서 문제를 해결하거나, 신문이나 언론에 자주 등장하는 주요인물로 소개되지 못했을 뿐 지금도 음지에서 기여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저자는 경제학자들이 경제적 분석은 재정, 경영, 법률, 종교, 역사 그리고 여타의 다양한 사회과학 분야에 강력한 영향을 끼치고 있다며 이러한 경제학의 분석에 있어서는 경제학자들이 준수해야 할 경제학의 7가지 기본 원칙을 고수해야 한다고 말한다. 저자가 말하는 경제학의 7가지 기본 원칙은 다음과 같다.
 
1. 책무성과 사용자 지불의 원칙 Accountability
2. 절약과 비용편익 분석 Economizing and cost-benefit analysis
3. 저축과 투자의 원칙Saving and investment
4. 인센티브 유인의 원칙Incentives
5. 경쟁과 선택의 원칙Competition and choice
6. 기업가 정신과 혁신의 원칙Entrepreneurship and innovation
7. 효율적 복지 원칙Welfare
 
  전체적인 내용은 경제학적 도구들이 개인과 공동체 그리고 국가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어떻게 적용되고 있는지 수많은 사례를 통해 살펴보고자 했다. 다시 말해 다만 일반인이 알지 못할 뿐이고, 경제학자들의 이론을 실전에 활용하지 않았을 뿐이지, 우리 사회에 일어나는 경제문제들에 대해 이들을 해결하기 위해 많은 노력과 기여하고 있음을 하나씩 설명해주고 있다. '돈 걱정 없는 노후를 위한 저축 비결은? 개미들은 주식시장에서 성공할 수 없을까? 숨어 있는 알짜 기업, 어떻게 찾아낼까? 전 국민 의료보험제가 해결책이 될 수 없다? 인생의 모든 게임에서 승리할 수는 없을가? 아시아의 기적은 거품일까? 빈부격차 줄었을까, 커졌을까? 금金 투자 가치가 있을까?' 등 이 책에 소개된 의문형 소제목들만 봐도 우리가 경제학자들에게 물어보고 싶었던 것들을 찾아서 경제학자들의 이론과 실제 적용사례들을 설명하고 있다. 경제학자가 말하는 경제학 책임에도 불구하고 도표와 숫자가 거의 없이 알아 듣기 쉬운 해설로 잘 설명되어 있어 읽기가 어렵지 않았다. 저자가 소개하는 경제학자들의 이론들 중에는 '과연 적용된다고 해결 될까?'하는 의문도 있었지만, '이렇게 하면 될 것인데 왜 아직 실행하지 않고 있는가?'하는 의문도 들게 했다.
 
  오늘날의 현실은 인터넷의 영향으로 지구촌은 더욱 좁아지고, 사회 전반에 걸쳐 그물처럼 얽혀 있어 잠시 후의 일을 알 수 없을 정도로 빠르게 변하고 있다. 이러한 현실로 가장 곤혹을 치루고 있는 학문적 체계가 아닐까 생각한다. 변화된 사회를 반영해 수정하는 과정에도 변화를 거듭하고 있어서 현실을 따라가기가 심히 버거울 것이다. 경제학 또한 예외가 아닐 수 없다. 경제상황의 변화속도를 생각해 볼 때 경제학자들이 부응하지 못하는 것은 그들의 능력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이론을 적용할 현실이 사라져버려 적용자체가 힘드는 것은 아닐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제학자들은 오늘도 부단히 연구하고 노력하고 있음을 이 책은 말해 준다. 그리고 경제학이라는 학문도 구태의 경제학이 아니라 여러 모습의 응용경제학으로 거듭나고 있음을 알려준다. 그런 면에서 이 책은 연구소 안에서 책상물림만 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직접 발로 뛰고 있는 경제학자들의 활약상을 알리는 보고서라고 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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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살 경제학 - 30대를 위한 생존 경제학 강의
유병률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05년 7월
평점 :
품절


비즈니스맨의 경제학 공부, 가장 먼저 이 책으로 시작해라!
 
  이 책을 달랑 표지만 보고 집어들게 된 이유'저자' 때문이었다. 저자 유병률의 전작 [딜리셔스 샌드위치]를 읽고, 그가 펼쳐내는 글맛에 쏙 빠져버렸기 때문이다. [딜리셔스 샌드위치]는 컬처비즈, 즉 문화경제 시대가 무엇인지 규명하고, 이 시대의 주체는 누구이며 과거와 어떻게 다른 지를 이야기한 책으로 컬처비즈의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가 그것을 만끽하기 위해 무엇을 갖추고 행동해야 하는지를 알려주는 책이었는데, 정말 놀라운 책이다. 이미 새로운 패러다임에 속해 있었으면서도 저자가 이 책을 통해 규명해주기 전까지는 전혀 몰랐던 '컬처비즈'는 내게 새로운 지식체계를 보여준 계기를 마련해 주었다. '문화'라는 단어 자체를 단순하게 정의하기도 힘든 부분인데, 뉴욕의 이모저모를 골라내어 세상이 요구하는 바가 무엇인지를 나에게 새롭게 규명해 주었다. 특히 마지막 부분에 언급한 '글쓰기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새삼 깨닫는 바가 많았다. 오히려 '문화'이기에 설명하기 힘든 주제일 수 있었는데, 생생한 사례와 자세한 해설로 독자로 하여금 쉽고 빠르게 그것을 흡수할 수 있게 한 저자의 능력에 반했었다. 그럴 정도였으니 그의 전작前作 을 읽지 않고 다른 책을 헤맬수는 없잖은가?
 
 '30대를 위한 생존 경제학 강의'라는 부제를 가진 이 책은 '강의식'으로 구성된 책이다. 수많은 청중을 앉혀두고 강의하는 시간 내내 그들의 시선을 하나하나 모두 모아 집중시킬 수 있도록 되도록 어려운 용어는 피하여 술술 읽혀 지상강연을 지면으로 옮겨놓은 듯 했다. 그의 높임말 구성은 경제학 관련서에서는 좀처럼 찾을 수 없는데 [딜리셔스 샌드위치]에서도 경험했던 것처럼 편안해 매우 인상적이었다. 내가 읽은 그의 두번 째 책, [서른살 경제학]이다.
 
 


 
 "직장에 들어가서 가장 먼저 할 공부는 경제학이다. 사람, 물자, 금전 그리고 자원 등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들이 경제와 직결되기 때문에 경제를 모르면 생활하기가 어렵다. 특히 직장인이 경제를 등한시한다는 것은 자신의 사회적 지위를 포기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경제를 알면 전체와 부분의 관계가 한눈에 들어오기 때문에 모든 현상을 예리하게 판단하고 대처할 수 있다. 직장인 입장에서 본다면 전제는 사회를 가리키고 부분은 사회 구성원의 한 사람인 자신을 가리킨다. 따라서 이 두 관계를 명확하게 결론 짓지 못하는 사람은 절대 성공할 수 없다." 어제 소개한 책, [30대, 다시 공부에 미쳐라]의 저자 니시야마 아키히코는 30대에 배워야 하는 경제학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무척이나 공감이 가는 이야기인데, 지금껏 이론으로 배운 경제학과 실제로 비즈니스 사회를 경험하면서 체감하게 되는 경제학은 차원이 다르기 때문이다. 그 차이의 정도를 떠나서 '실전 경제학'이라는데 크게 구별된다. 특히 전공이든 교양이든 간에 '경제학'을 접해 본 경험의 유무의 차이는 직장생활을 하면서 더욱 크게 느껴진다. 그것은 특히 '거시경제'에 있어서 더욱 두드러진데, 말 그대로 '죽인다는 소린지, 살린다는 소린지' 전혀 이해하기 힘든 부분도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그것을 무시할 수는 없는 노릇이어서 경제학을 공부하지 않은 사람들에게는 공부하자니 어렵고, 무시하자니 나만 모르는 것 같은 '계륵'같은 존재가 아닐 수 없다. 그래서 이 책이 나온 것이다.
 
 저자는 서문에서 이렇게 말한다.
"여러분은 돈 버는 데 특효라는 책을 보고 과연 재테크에 성공하셨습니까? 직장생활에 효험이 있다는 처세술 책을 보고 회사생활이 달라졌나요? 이런 책들이 일회용 전술을 모아 놓은 책이라면, 경제학은 인생과 비즈니스의 종한 전략을 만들어주는 바이블입니다. 그래서 경제학은 먹으면 먹을수록 그 영양분이 몸속에 남아 체질을 바꿔줍니다. (...) 경제학은 지식이 아닙니다. 사고하는 방식입니다."
 
  미국이나 중국, 일본의 하루 경제가 다음 날 내가 투자한 주식과 펀드에 영향을 미치는 세상을 살아가는 요즘 신문이나 뉴스의 내용을 좀 더 잘 이해하고, 판단하기 위해서라도 '경제학'은 필요하다. 저자의 말대로 경제학은 '나의 오늘을 사고하는 방식을 제시해 주는 학문'인 것이다. 막상 경제학을 공부하려고 보면 베개로 쓸 만큼 두꺼운 대학교재용 혹은 외국인 저자가 쓴 일상생활 속에 찾을 수 있는 재미난 경제학 요소들을 적어놓은 책들을 만나게 되는데, 이 둘 모두 내가 필요한 경제학을 이해하기는 어렵거나, 부족하다. 이 책은 기자이기도 한 저자가 10년 동안 현장을 누비며 수많은 사람을 만나고 수많은 경제 현상들을 목격하면서 겪은 내용들을 경제학에 도입해 독자들로 하여금 이해하기 쉽게 쓴 책이다. 특히 '대한민국 경제상황'을 바탕으로 구성해서 우리나라 경제를 보다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구성하였다.
 
  1장 경제학을 아는 30대는 전략에 강하다 에서는 경제학의 기본 개념을 이용해 비즈니스 전략을 짜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트렌드 읽기와 전략 수립의 핵심코드인 탄력성을 설명하고 기업간 경쟁에서 꼭 필요한 게임이론의 전략을 설명했다.
  2장 경제학을 아는 30대는 경영을 안다 에서는 우리나라 경제를 이끌고 있는 대기업, 재벌의 탄생과 생존의 비밀을 소개하고 있다. 기업가정신, 모럴 헤저드, 출자사슬로 대표되는 우리나라 재벌들의 특징과 대표주자격인 삼성, LG, SK 의 지배구조를 조망했다.
  3장 경제학을 아는 30대는 돈의 길을 본다 에서는 금리와 환율을 중심으로 금융의 핵심 원리를 설명하고, 고령화 시대에 살아 남을 수 있는 제테크 원칙에 대해 이야기 한다.
  4장 경제학을 아는 30대는 불황을 예측한다 에서는 비즈니스맨이 경기를 읽는 대 가장 기본적이면서도 가장 중요한 도구인 '길거리 지표'로 경기 읽는 법과 통계청이 매달 발표하는 산업활동동향 활용법에 대해 말하고 있다. 즉 거시경제가 돌아가는 메커니즘을 소개함으로써 독자로 하여금 우리 주위의 현실 경제가 어떻게 굴러가는지 살펴볼 수 있도록 했다.
  5장 경제학을 아는 30대는 고령화 시대가 두렵지 않다 에서는 예측 가능한 미래의 문제점으로 다가온 우리나라의 '고령화'문제를 이야기하고 있는데 소비 트렌드, 생활, 재테크의 지도를 근본적으로 뒤흔들어 놓을 고령화시대에 대비에 짜야할 생존 전략과 비즈니스 전략에 대해 이야기 한다. 
  6장 30대가 알아야 할 두 나라, 겁 없는 중국과 잘난 미국에서는 해외수출의존도가 큰 우리나라가 가장 관심을 두고 봐야 하는 두 나라를 어떻게 봐야 하는지에 대해 저자가 설명한 부분이다. 세계 경제대국 1,2 위를 다툴 두 나라의 미래를 전망하고 그에 대해 우리가 대비해야 할 부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 책은 거시경제학 부분을 다룬 4장을 제외하곤 평이하고 무난하게 구성되어 경제학을 전공하지 않은 사람들도 충분히 읽을 수 있도록 꽤 노력했다는 느낌을 준다. 지금껏 경제학 관련서를 수십 권 읽어봤지만, 우리실정에 맞게 재미있을 것 하나 없는 경제이야기를 이렇게 편하게 읽도록, 그래서 전반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만들어준 책은 이제껏 만나보지 못했다. 경제관련서를 읽는 즐거움 중 하나는 책을 읽기 전에는 보지 못한 세상을 보게 된다는 것이다. 특히 그것이 나의 경제적 수준을 결정짓는 '투자'와 관련되어 있을 때는 그 즐거움은 더하다. 책을 읽지 못했다면 오늘도 몰랐을테고, 내일도 몰랐을 법한 내용들을 몇 시간 동안 읽은 책 덕분에 오늘을 알고, 미약하지만 내일을 예측해 볼 수 있다면 그것은 '투자'에 있어서 큰 차이를 낳기 때문이다. '탄력성', '대기업의 지배구조', '금리와 환율', '고령화' 부분은 특히 인상적이었다. 보다 나은 비즈니스 생활을 원한다면, 신문을 좀 더 재미있고 알차게 읽고 싶은 비즈니스맨이라면 이 책을 읽으라고 권하고 싶다. 우리나라 비즈니스맨이라면 두고 두고 읽어야 할 좋은 경제학 관련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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