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오바디스 한국 경제>를 리뷰해주세요.
쿠오바디스 한국경제 (이준구) - 이준구 교수의, 이념이 아닌 합리성의 경제를 향하여
이준구 지음 / 푸른숲 / 200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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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9년, 국방부가 선정한 불온서적 ‘0’순위 후보작?

  가만히 있어도 속이 불편한 요즘이다. 매일 밤 아홉 시에 시작하는 뉴스는 헐리우드판 액션스릴러 영화보다 더한 긴장감을 준다. 지난 해부터 불어닥친 글로벌 금융위기라는 쓰나미에 국민들은 생활고에 시달려 가슴팍까지 물에 잠긴 듯한데, 전임대통령은 포괄적 뇌물죄로 검찰에 수사를 받던 중 스스로 목숨을 끊어 돌아가시고, 북한은 핵실험을 했다. TV속 웃음들은 하나같이 시니컬한 조소嘲笑처럼 들리고, 도로에 나온 행인의 웃음을 들으면 ‘도대체 당신은 속은 있는 사람이냐?’ 묻고 싶을 정도다. 내가 대학을 다녔던 80-90년대에도 마음은 이와 비슷했다. 교내에 붉은색 플랜카드가 난무하고, 대학별 게시판엔 빈틈이 없을 정도로 대자보가 넘쳐났다. 곳곳에서 시위소리와 최루탄이 터지고 한 쪽에서는 수업거부 운동를 해야 한다고 선배들은 강의실 문 앞을 지키며 눈을 부라리며 지켰다. 그래도 꿋꿋이 강의실로 들어서는 한 사람은 꼭 있었다. ‘너희들 세상에 이런 일이 없으려면 공부해야 한다는 사람’, 선생님이다. 천재지변이 생기기 전에 수업은 해야 한다고 하셨다. 마땅히 그래야 할 대학교 선생님, 교수님이 ‘지식인의 임무’를 통감하고 입을 열었다.

“제 지인들로부터 ”당신은 이 정부를 왜 그렇게 싫어하느냐?“는 말까지 들었습니다. 그러나 이 정부가 싫기 때문에 비판을 하는 것은 결코 아닙니다. 나라를 이끌어가는 막중한 책임을 맡은 정부가 잘못하는 점이 있으면 가차없이 비판을 하는 것이 지식인의 임무입니다. 저는 그 지식인의 소임을 충실하려고 노력했을 뿐입니다.”(151 쪽)

  그 시절에 이 말을 들었다면 ‘학계의 시국선언’이라 말할 것이다. 세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던 사람들이 움직이면 문제는 심각하다는 방증이다. 서울대학교 경제학부의 이준구 교수님이 노기찬 목소리로 시국선언을 했다. <쿠어바디스, 한국경제>가 그것이다. 이 교수님은 ‘이념이 아닌 합리성의 경제정책을 펼쳐야 한다’고 말했다. 이념의 포로가 된 경제 정책은 두고두고 한국 사회를 발목 잡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미지출처: 강의장면이미지출처: 홈페이지 화면이미지출처:이준구교수 모습

  이 책의 진행방식이 꽤 마음에 든다. 저자는 마치 학생들에게 강의를 시작하듯, 다큐멘터리의 나레이션을 하듯 본격적인 글에 앞서 그 글을 쓰게 된 이유와 배경을 설명했다. 그래서 맥이 끊길 수 있는 칼럼들을 하나로 묶고 독자로 하여금 쉬이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도록 유도하고 있다. 우리 사회 문제점에 대한 속풀이 강의가 아닐 수 없다. 이 교수가 글을 쓴 한가지 이유는 ‘합리적인 보수도 아닌, 도그마에 가까운 보수의 회오리가 우리 사회를 휩쓸어 버리며 무작정 한쪽으로 쏠리는 걱정스러운 현상 때문’이었다. 누군가 나서서 목소리를 내지 않으면 사회적 균형이 무너져 내릴 것 같은 위기감이 들어 자신의 홈페이지에 글을 올리게 되었고, 그 글들은 보수, 진보를 막론하고 많은 반향을 일으키게 되어 책으로 까지 나왔다. 스스로를 시장주의자로 규정하는 ‘교과서 경제학자’ 이준구 교수는 현 정부의 정책에 대해 ‘경제학의 정설과 원칙’ 그리고 ‘정책 판단의 잣대는 이념이 아니라 합리성’으로 따져봐야 한다고 했다. 따라서 지난 정부의 정론에 대해 ‘반대를 위한 반대’를 실현하는 듯한 정책은 자제하고, 국민에게 등 돌리고 귀를 막고 있는 정부의 태도를 고쳐 국민을 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 책에서 가장 뜨거운 이슈인 대운하사업, 종합부동산세 개편, 한미 FTA, 주택정책, 경기부양책, 교육개혁 등에 대해 날카로운 통찰력으로 자신의 소신을 유감없이 밝혔다. 

  한 국가의 경제 정책이 ‘정치’를 떼어놓고 볼 수 없는 것이 요즘의 상황이라 국민들이 경제정책을 이해하는데, 많은 혼란을 겪는 것이 사실이다. 게다가 일부 언론의 시각은 심하게 편향적으로 보도하고 있어 국민의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이런 시점에서 작금의 경제 정책에 대해 이 교수는 타당성과 정당성을 가늠할 보편적 기준으로서 경제학의 정설들―조세정책의 원칙, 시장과 정부의 힘의 균형, 경제적 타당성 검토의 원칙―을 논거로 튼실하게 제시하고 있어 현실을 올바르게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 

“그동안 정부가 저지른 가장 심각한 과오는 정책의 일관성을 유지하려는 노력을 전혀 하지 않았다는 데 있다. 상황이 전개되는 데 따라 임기응변적 대응으로 일관한 나머지 정책의 일관성을 거의 완벽하게 상실하고 말았다. 그 결과 시장이 엄청난 혼란에 휩싸이게 되고, 정부가 어떤 정책을 써도 그 약효가 제대로 발휘되지 못하는 상황이 초래되었다. 바로 이것이 지금 우리 경제가 직면해 있는 위기의 본질이며, 이것은 세계경제의 상황과 아무런 관련을 갖지 않는다. 다시 말해 지금의 위기상황은 거의 전적으로 ‘오락가락’ 정책이 빚은 결과라고 볼 수 있다.” (175 쪽) 

  이 교수가 현 정부에 대해 가장 못마땅하게 생각한 것은 ‘일관적이지 못한 정부정책’ 이었다. 정부 당국자 간에 서로 의견이 맞서는가 하면, 정식 발표에 의한 정부정책 마저 ‘백지화’되기 일쑤다. 준비되지 않은 정책수립이 부딪히면 ‘임기응변식’으로 대응하기 급급하는 현정부는 앞으로 그 어떤 훌륭한 정책을 발표한다고 해도 국민의 ‘신뢰’를 얻지 못할 것이라며 ‘아마추어 정부’라는 수식어를 얻고 있는 현 정부에 대해 안타까워 했다. 그리고 주류보수도 아닌, 전 국민의 2%를 차지하는 부자들을 위한 경제정책을 펼치는 데에 답답해 하며 누가 뽑아주었던 ‘대통령’으로 당선된 후라면 ‘모든 국민을 아우를 수 있는 정치’를 해야 할텐데, 여전히 ‘당선사례’를 하는 듯한 현정부의 경제정책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양극화 문제는 날로 심각한 양상을 띠어가고 있는데, 정부는 아랑곳하지 않고 부자 편들기에 여념이 없습니다. 부자를 더 부유하게 만들어 주어야 경제가 빠르게 성장한다는 것은 구시대의 낡은 패러다임입니다. 이 패러다임에 기초를 둔 레이거노믹스는 초라한 성적표를 남기고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고 말았습니다. 레이거노믹스의 잔광을 되살리려 안간힘을 쓴 부시 행정부는 미국 국민을 불행의 구덩이로 몰아넣고 말았습니다. “8년으로 충분하다”(Eight is enough.)라는 구호가 왜 한 순간에 미국 국민의 마음을 사로잡았을까요? ( 324 쪽)

  이 책이 갖는 의미는 크다. 경제학자이면서 교수이기도 한 저자가 학생이 아닌 일반인과 어깨를 나란히 해 현 정부의 답답한 경제정책에 대해 토로했다는 점은 ‘우리나라 경제정책이 잘못 굴러가고 있다’는 가장 확실한 시그널이다. 그리고 일반 국민들에 대해서는 이념과 계층에 치우친 경제정책을 펼치는 정부에 대해서 비판을 한다고 하더라도, 같은 방식으로 정부와 대응할 것이 아니라 자신처럼 타당성과 정당성을 가늠할 보편적 기준으로 경제정책을 바라보고 대응해야 함을 알려주고 있다. 정책에 대해서는 서로 명백히 다른 의견을 가질 수 있다. 하지만 나와 반대되는 의견을 일방적으로 무시하거나, 의견을 거스른다고 강압적으로 따를 것을 강요당하고 있는 국민들에게 이 책은 현 정부의 경제정책의 심각성을 감지하면서도 맹점을 이해하고, 구체적인 해결책을 모색하는데 큰 도움을 주었다. 어느 정권 때보다 국민의 목소리에 귀기울이지 않는 현 정권에 국민의 뜻을 대변하는 지식인의 목소리는 파워풀하다. 또 다른 지식인들의 생각이 책으로 엮여 계속해서 나와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현 정부가 이 교수의 말에 겸허하게 귀기울일 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이 책이 ‘나쁜 사마리아인들’에 이어 올해에 국방부가 선정한 불온서적에는 ‘0’ 순위로 올라갈 것은 거의 확실하다. 못믿겠으면 확인해 보길...  

 

 

-인상깊은 (추천할 만한) 점   

작금의 경제 정책에 대해 이 교수는 타당성과 정당성을 가늠할 보편적 기준으로서 경제학의 정설들―조세정책의 원칙, 시장과 정부의 힘의 균형, 경제적 타당성 검토의 원칙―을 논거로 튼실하게 제시하고 있어 현실을 올바르게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을 준 점

- 서평 도서와 맥락을 같이 하는 '한핏줄 도서' (옵션) 

불멸의 신성가족
 

- 서평 도서를 권하고 싶은 대상
  

한국경제에 대해 궁금해 하거나, 우려하고 있는 국민

- 마음에 남는 '책속에서' 한 구절  

“제 지인들로부터 ”당신은 이 정부를 왜 그렇게 싫어하느냐?“는 말까지 들었습니다. 그러나 이 정부가 싫기 때문에 비판을 하는 것은 결코 아닙니다. 나라를 이끌어가는 막중한 책임을 맡은 정부가 잘못하는 점이 있으면 가차없이 비판을 하는 것이 지식인의 임무입니다. 저는 그 지식인의 소임을 충실하려고 노력했을 뿐입니다.”(151 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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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의 경제학
폴 크루그먼 지음, 안진환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0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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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 크루그먼, "정부는 지금 당장 금융기관과 국제 자본흐름을 규제하라!" 
 

  경제학자 폴 크루그먼Paul Krugman. 그의 이름에 따르는 평가는 손으로 꼽을 수 없을 만큼 많다. 그 중에서 지난 2008년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경제학자라는 점이 가장 큰 평가일테고, 존 메이너드 케인스 이래 글을 가장 잘 쓰는 경제학자로 알려져 있고(그는 현재 <뉴욕타임스> 칼럼니스트로 활동 중이다), 특히 공화당 정부 시절 ‘부시의 저격수’로 불린 바 있다. 그는 최근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경제정책에 대해 실랄하게 비판을 쏟아부어 <뉴스위크>는 그를 두고 “오바마의 노벨상급 골칫거리”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지난 4월 27일, 오바마 대통령은 크루그먼을 백악관에 초청해 만찬을 함께 하기도 했는데(만찬 대화내용에 대해서는 비보도를 전제로), 대통령마저 무시할 수 없는 그의 영향력을 짐작케 한다. 

그가 명저 <대폭로><미래를 말하다>에 이어 <불황의 경제학>를 냈다. 사실 이 책은 1990년대의 아시아 금융위기를 분석했던 초판(1999년)의 개정판인데, 현재 진행 중인 글로벌 금융위기의 내용을 덧붙였다. 저자는 아시아 금융위기를 현재 위기의 ‘리허설’로 판단하고 있어 개연성은 충분하다고 본 것이다. 원제는 (The)return of depression economics and the crisis of 2008. 그는 책에서 ‘세계경제가 공황으로는 빠지지 않겠지만, 불황은 오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지 출처: Flickr 

이미지 출처: www.zocalopublicsquare.org/.../10/paul-krugman/

  이 책은 여러 면에서 흥미롭다. 우선 1990년대의 아시아와 남미의 경제위기를 분석하며 ‘남의 일이 아니다. 우리(미국)도 조심해야 한다’고 경고했던 책이 정확히 10년 후에는 ‘그것 봐라. 내가 뭐라했냐’고 내다본 듯 큰 소리치는 책으로 변했다는 점이 우선 놀랍다. 마치 앨빈 토플러가 신자유주의경제의 문제점을 밝히며 1975년 이후 다가올 경제위기를 우려하며 쓴 책 <불황을 넘어서 The Eco-Spasm Report, 청림출판,2009>이 오늘날의 세계경제위기와 절묘하게 맞물려있어 자신의 책을 읽고 스스로 놀랐다며 개정판을 낸 점이 통찰력적 면에서 닮아서였다. 

  두 번째는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한 저명한 경제학자임에도 불구하고, 복잡한 수식이나 이론을 배제하고 쉽고 평이한 문체로 일반인도 읽기 쉽도록 의도적으로 풀어서 쓴 책이라는 점이다. 저자의 의도는 이번 ‘글로벌 금융위기’는 ‘중대한 문제’인 만큼 더 많은 독자들이 읽고, 이해하도록 하기 위해서라고 밝혔는데, 그 점에서 높이 평가하고 싶다. 지금까지 노벨상을 수상한 경제학자라고 한다면 자신의 높아진 권위에 맞게 ‘그들만(경제학도)의 리그’에 어울리는 어려운 경제용어와 해석을 늘어놨을 법 한데, 독자의 눈높이를 일반인으로 낮추었다는 점이 ‘달라진 세상’을 보여주는 것 같아 기뻤다. 그도 그럴 것이 폴 크루그먼은 경제학자이면서 유명한 칼럼니스트이지 않은가? 다중多衆을 인식한 경제학자라... 시골의사 박경철의 말을 빌리자면, “경제학이라는 학문이 고고한 ‘강단’에서 번잡한 ‘저잣거리’로 제대로 내려온 셈”이다. 

  저자는 이 책에서 ‘불황전도사’답게 시공을 넘어 ‘불황의 역사’을 이야기하고 있다. 전반부는 1990년대 일본을 대표로 하는 아시아와 남미의 금융위기에 대해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그리고 그후 10년 동안 벌어진 글로벌 금융위기의 전조들, 즉 부적절한 경제정책들, 헤지펀드의 득세, 그린스펀의 판단착오, 그림자 금융에 대해 이야기했다. 그리고 이 모든 공포의 총합인 ‘글로벌 금융위기’가 벌어지게 된 상황과 불황의 경제인 오늘과 미래의 대처법에 대해 진단하고 있다.

  크루그먼은 불황의 원인은 금융기관의 모럴헤저드와 그림자 금융, 그리고 사람들의 심리에 있다고 말했다. 은행이란 돈을 맡긴 예금자들에게 언제든 맡긴 돈을 적절한 이자와 함께 돌려주겠다고 약속을 한 단체다. 다시 말해 금융인이란 최소한 투자자의 원금을 온전히 관리해야 할 도덕적 의무를 가진 사람들인 셈이다. 하지만 규모가 커진 은행은 대마불사의 모럴 헤저드에 빠져 거침없이 ‘신용창조’를 통해 부채를 늘렸고, ‘은행인 척 하는’ 투자은행, 신탁회사등의 그림자 금융은 금융관리감독기관의 감독을 벗어난 채 고리스크, 고수익의 투자에만 열중하게 되었다. 그래서 서브프라임 모기지와 같은 상품을 만들어 모기지를 얻어 주택을 구입한 대출자나 모기지 상품을 사들인 투자자들은 금융기관의 윤리성과 투명성을 믿은 죄로 ‘믿는 도끼에 발등을 찍히고’ 말았다. 한마디로 금융회사에게 사기를 당한 것이다. 금융기관을 믿은 투자자에게 누가 또 다시 투자를 권유할 수 있을까? 이런 이유를 들어 그는 이같은 금융위기를 반복하지 않으려면 정부가 금융기관에 대해 규제해야 하고, 국제 자본흐름에 대해서도 규제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렇다면 현재의 위기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 그리고 또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예방하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할까? 지금까지 ‘공급중시 경제학’의 경제시스템에서 경제의 능력을 이용할 수 있을 만큼 충분한 수요를 창출하는 시스템으로 전환해야 한다. 공급이 넘쳐나는 지금 경기후퇴를 계속하고 있다면 수요중심으로 눈을 돌려야 한다. 저자는 이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신용경색 완화와 소비지원을 해야 한다고 보았다. 일시적으로 사실상 금융시스템의 상당 부분이 완전한 국유화에 가까운 상태가 되어 신용경색이 풀어질 때까지 통제하고, 위기로부터 벗어나면 금융은 다시 민영화되어야 하고, 현재의 구제대상 기업은 위기가 사라지면 규제의 대상으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저자는 “공짜 점심은 없다”는 경제학의 핵심적 진리에 대해 불황경제학은 공짜 점심이 있는 상황을 연구하는 학문이라며, 사용할 수 있는데도 사용하지 않는 자원을 찾아내다면 “공짜 점심은 있다”고 말했다. 또한 불황경제학의 새로운 시대에 살고 있는 지금 경제학자인 케인즈가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보았다. 그는 대세는 ‘케인즈의 시대’라며 ‘큰 정부’를 지향하고자 해야 지금의 경제문제를 해결할 수 있고, 이를 깨달아야(이해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폴 크루그먼은 지난 5월 19일 서울 하이야트 호텔에서 열린 한국경제TV 창사 10주년 세계경제금융 컨퍼런스의 기조연설에서 이번 글로벌 금융위기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책, 즉 ‘공짜점심’에 대해 답은 찾지 못했지만, 환경정책에 희망적인 기대를 갖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환경정책이 그린 기술을 가지고, 미국이 기후변화 체제에 들어갈 가능성이 높은데 이 때 기업에 많은 인센티브를 제공해야한다. 거시경제적인 상황에서 긍정적인 상황이다. 하지만 이게 경제회복을 추동할지는 알 수 없다.” (참고:세계경제금융 컨퍼런스의 기조연설 전문)

그리고 지금의 금융위기 상황은 빨리 회복될 것 같지는 않다면서 “이제 중환자실에서 환자가 나오긴 했지만 회복을 위해서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본다.조금도 케어를 하고 리스크를 회피하고 합리적으로 투자하는 세대로 나아가야한다고 생각한다.이러한 상황이 또다시 발생할 것이라고 장담할 순 있지만 당분간은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의 전제는 ‘시장의 보이지 않는 손’ 대신 ‘정부의 보이는 손’이 대신할 때일 것이다. 불황의 경제를 꾸려나가야 할 정부와 정책입안자들에게 읽혀주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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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원장 기자의 도시락 경제학>를 리뷰해주세요.
김원장 기자의 도시락 경제학 - 매일매일 꺼내 읽는 쉽고 맛있는 경제 이야기
김원장 지음, 최성민 그림 / 해냄 / 200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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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명수는 유재석의 보완재일까, 대체재일까?  

  80년이 지난 '1929년의 경제 대공황'을 들먹이는 작금의 ‘세계금융위기’ 상황해외토픽에서나 볼 만한 ‘강건너 불구경’이 아니라, 오늘 가족을 먹일 장바구니에 영향을 미치는 현실, ‘내 발등의 불’이었다. 그 심각성과 파장은 날로 더해져 이제는 중고등학생도 경제신문을 보며 경제를 시대가 되었다. 시대에 뒤질세라 큰 맘 먹고 경제신문을 펼쳐보자니 들어는 봤지만, 알 수 없는 경제용어 투성이라 도무지 이해가 되질 않는다. 알 만한 사람에게 묻자니 한 두 가지가 아니고, 딱히 그 답을 찾아보자니 귀찮기도 하다. 하는 수 없이 헤드라인 몇 개 읽고 ‘으흠, 여전히 심각하구만. 우리나라 경제는 이래서 문제야...’ 아는 체 할 밖에 도리가 없다. 이게 우리가 오늘을 대하는 답답한 현실이다(경제신문을 읽는 중고등학생은 안그렇겠지만...). 

  21세기는 지식경제시대라 했다. 게다가 지금은 내일을 예상할 수 없는 세계금융위기 상황이 아닌가? 경제학자나 경제 전문가들의 전망과 이론은 더 이상 선택된 그들만 알아야 할 ‘강의실 수업용 과제’가 아니다. 보다 슬기롭고 현명하게 오늘을 살고, 내일을 준비하기 위해서는 내가 알아야 할 사항들이다. 민중을 위한 경제평론가로 알려진 ‘시골의사’ 박경철씨가 “금융 위기 이후 ‘경제학’이라는 학문이 고고한 ‘강단’에서 번잡한 ‘저잣거리’로 내려온 느낌이다”고 말한 것처럼 출판사 마다 ‘일반인을 위한 경제학 도서’를 거의 매일 토해내고 있다. 이렇게 많은 공급의 이면에는 ‘경제학을 알고자 하는 수요’가 많다는 방증이고, ‘경제학’이 시대가 요구하는 지식임을 말해준다. 소개하는 책 <김원장 기자의 도시락 경제학>은 그런 책 중 유독 눈에 띄는 책이다. 

  수많은 경제학 관련서 중에서 이 책을 먼저 뽑아든 이유중 하나는 저자에 있다. 즐겨 듣는 <황정민의 FM대행진>과 <박경철의 경제포커스>에서 그날의 경제 이슈를 이해하기 쉽게 설명하고 위트있는 진행을 하고 있는 김원장 기자(현 KBS 보도국 차장)가 썼기 때문이다. 책을 소유하는 즐거움 중 하나는 평소에 관심을 둔 인물의 목소리나 글 그림은 직접 소유할 수 없지만, 그의 책을 소유하는 것으로 ‘대리만족’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인데, 라디오에서 들었던 재미있는 글을 소유할 수 있을 거라는 판단에서였다. 책을 읽다 보니 언제쯤인가 들었던 소리도 보여 복습하는 기분이 들었다. 책의 내용 또한 라디오의 입담을 그대로 옮겨놓았다. 

  이 책은 크게 경제학 이론과 실물경제, 그리고 투자자들의 가장 큰 관심인 주식, 환율, 부동산등으로 나누어서 설명했다. 꼭지마다 서술하는 기획도 특별하다. 신문 기사의 일부를 머리에 두어 독자로 하여금 기사를 읽고 상황을 유추하도록 유도한 후 그 기사를 이해할 수 있는 경제학 이론과 법칙 그리고 용어를 설명했다. 독자가 만약 두 세시간 동안 ‘경제기자’와 함께 커피와 차를 마시며 이야기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고 생각해 보자. 당신은 경제기자에게 무엇을 물어보고 싶은가? “뉴스에서 듣기에...OOO라고 하던데, 진짜에요?” “OOO는 무슨 뜻이에요?” 정부의 경제정책과 기업의 경제활동으로 엮어진 ‘경제계’역시, 연예계 못지 않게 뒷이야기가 많다. 베테랑 경제기자가 TV나 라디오에서 할 수 없는 생생한 현장의 비방송용OFF-the record 이야기를 책 속에서 만날 수 있다. 

  책내용의 경향을 알 수 있는 재미있는 예를 하나 들면 “박명수는 유재석의 보완재일까, 대체재일까?” 라는 제목의 글이다. 방송 3사가 연예인들의 출연료에 대한 상한선을 두기 위해 모임을 가졌는데, 출연료 제한이 담합행위로 공정거래법에 저촉될 수 있다는 우려로 결국 논의는 중단되었다. 방송 3사가 서로 논의를 할 만큼 연예인들의 출연료가 비쌀까? 상당했다. 편당 800만원에서 1,100만원에 이른단다. 이 기사를 놓고 보완재와 대체재라는 경제학 용어를 설명했다. 인기 개그맨 유재석이 훌쩍 여행을 떠났을 때, 대신 프로그램을 맡을 MC로 콤비인 박명수가 떠올랐다면 이때 박명수는 유재석의 대체재(substitude)다. 반면 유재석이 진행할 때 박명수가 옆에 있어야 시청률이 올라간다면 박명수는 유재석의 보완재(complement)인 셈이다. 

이 책은 이렇게 대체재와 보완재를 설명하는데 그치지 않고, 나아가 유재석이 가장 높은 출연료를 받는 이유는 그에 어울리는 적당한 대체재가 없기 때문인데, 이러한 상태는 유재석은 송해와 허참과 같은 ‘가격탄력성이 매우 낮은 상태’의 연예인이 된다며 자연스럽게 ‘가격탄력성’도 더해서 설명했다. 그렇다면 향정신성 의약품인 대마초는 담배는 대체재일까? 보완재일까? 그 답은 이 책 속에서 찾아봐야 할 것이다. 

  경제학 관련서를 선택하고자 할 때에 주목해야 할 점‘현재 내가 어떤 관점의 책을 필요로 하는가?’하는 것이다. 딱딱한 경제학 이론을 쉽게 배우고 싶다면 Daum 아고라 경방의 ‘미네르바’가 추천한 바 있는 ‘맨큐의 경제학’(이 책의 저자도 유시민의 <경제학 카페>와 함께 추천했던 책이다)이 좋을 것이고, 우리나라가 지금 처한 경제현실을 자세히 알고 싶다면, 아고라 경방의 ‘세일러’가 쓴 ‘흐름을 꿰뚫어보는 경제독해(위즈덤하우스)’를 살펴보라고 추천하고 싶다. 이 책은 우리나라의 경제기사를 화두로 이와 관련된 경제학 이론과 전망들을 일반인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다양한 사례와 뉴스들을 접목한 한 책이라고 볼 수 있다. 또한 저자인 김원장 기자의 입담과 위트가 더해져 훨씬 더 재미있게 읽힌다는 장점도 가지고 있다. 

  이 책을 읽는 더욱 재미있는 특징 하나는 날카로운 기자의 입에서나 나올 수 있는 ‘객관적인 문제제기’에 있다. 쉽게 설명하면 얼마 전에 교체된 MBC 9시 뉴스의 신경민 앵커가 뉴스 말미에 던지는 ‘촌철살인의 생각꺼리’와 비슷한 건데, 현황에 대한 전망을 독자로 하여금 곰곰이 생각할 여지를 남겨둔 점이다. 예를 들면, [제 3부, 국가와 시장의 한판 승부]의 글 중에서 미국 3곳의 대형 투자은행을 국유화하기로 결정한 2008년 11월말, 한나라당은 금산 분리 규제를 추가로 완화해 일부 대기업이 지주사를 허용할 수 있는 방안을 검토중이라 밝혔는데, 경제학자들의 100년 고민거리인 ‘정부의 시장 개입 문제’를 우리 정부는 너무 한쪽의 도그마로만 바라보는 것은 아닌지 우려하는 목소리(저자가 직접 우려된다고는 말하지 않았다. 3자적 입장에 충실했다)가 이어진다고 말했고, 현정부의 건설 경기 부양이 결국 국민을 향한 정책일진데, ‘비즈니스 프랜들리Business Friendly’정책이 ‘웰페어 배들리Belfare Badly'정책으로 이어질까 걱정하는 사람들이 늘어간다고 말했다. 답은 독자들이 내야 할 숙제, 독자로 하여금 생각의 여지를 충분히 제공하는 저자의 목소리가 아닐 수 없다.

  경제기자의 생명은 ‘그날 있었던 경제뉴스에 대한 정확한 보도’가 우선이겠지만, 시청자나 독자로 하여금 오늘의 경제현안에 대해 올바르게 판단할 수 있도록 독자나 시청자의 흐린 눈에 ‘안경’ 역할을 해야 한다. 나아가 미래를 예측할 수 있도록 배움의 기회를 줘 통찰력을 제공하는 ‘야전 선생님’의 역할도 해야 한다. 방대한 뉴스와 사례의 데이터베이스를 갖춘 경제기자가 경제학 교수 못잖게 해박한 경제지식을 갖췄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경제신문 길라잡이’가 되겠다. 게다가 라디오 진행으로 인정받은 위트있는 스토리텔링의 입담까지 더해졌으니 두 말하면 입 아프다. 경제학 관련서는 다다익선多多益善, 많이 읽을수록 좋다. 하지만 우선순위를 정한다면 맨 위에 올려놓고 싶은 책이다. 알차고 재미있는 국내 저자의 경제서를 만나기는 그리 쉽지 않기 때문이다.  

 

 

 

- 서평 도서의 좋은(추천할 만한) 점 

경제이론과 법칙에 어울리는 사례들이 실제로 신문에서 만날 수 있는 생생하고 시의성있는 사례들이라 흥미로웠다. 경제학과 경제신문 이해하는 법을 합한 듯한 책이었다. 


- 서평 도서와 맥락을 같이 하는 '한핏줄 도서' (옵션)
 

맨큐의 경제학, 흐름을 꿰뚫어보는 경제독해 

 

- 서평 도서를 권하고 싶은 대상
  

비즈니스맨, 대학생, 경제신문을 이해하고 싶은 독자

- 마음에 남는 '책속에서' 한 구절  
 

개인 투자자가 백전백패하는 이유로 전문가들은 다음 3가지를 꼽습니다.

1. 부지런히 사고판다! 개인 투자자는 한두 종목을 몰아서 산 뒤 곧바로 팝니다. 종목 선정 기준은 과학적인 투자와는 거리가 먼 아는 친구의 귀띔. 영업 이익이나 주가수익률(PER, Price Earnings Ratio)조차 확인하지 않고 투자합니다. 그렇다면 개인 투자자들은 주식을 얼마나 자주 사고팔까요? 지난 2005년 한 해 동안 개인 투자자들은 주식 거래 비용(거래 수수료+증권 거래세)으로만 6조 2,800억 원을 썼습니다. 같은 기간에 전체 개인 투자자들이 갖고 있는 주식의 보유 금액이 128조 원이니까, 전체 주식 투자 비용의 4.9%를 사고파는 비용에 날린 셈입니다.

2. 헐값 주식만 산다. 개인 투자자들은 늘 주가가 낮은 종목만 골라서 삽니다. 지난 2006년 5,000원 미만 주식의 거래에서 개인이 차지하는 비중은 무려 94%입니다. 기관 투자자나 외국인은 거들떠보지도 않는 저가주를 개인 투자자들은 부지런히 사고팝니다. 2006년 개인 투자자들의 평균수익률은 마이너스 11.47%. 특히 개인은 특정 종목 한두 곳에만 투자합니다. 달걀을 한 바구니에 담지 말라는 격언은 늘 전문가들의 ‘소리 없는 아우성’입니다. - 본문 중에서

3. 기관과 외국인이 다 빠져나간 뒤 들어간다. 개별 주식이 오르고 종합주가지수가 오르고 언론에 온통 화제가 된 뒤에 마침내 개인은 증시에 뛰어듭니다. 그래서 현대증권 신반포 지점에 아줌마들이 가득 차면 투자를 멈추라는 증시 격언이 생겨날 정도입니다. 하지만 이미 큰손들이 손을 털기 시작한 증시에서 개인들을 기다리는 것은 급락 장세뿐입니다. 반대로 현명한 투자자는 좋은 투자 기업을 오랫동안 지켜본 뒤 투자자들의 관심이 식고 주가가 떨어졌을 때 주식을 매입합니다. - 4장 <20 개미들만의 엘리베이터 투자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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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쓰시타 고노스케, 길을 열다 마쓰시타 고노스케 경영의 지혜
마쓰시타 고노스케 지음, 남상진.김상규 옮김 / 청림출판 / 2009년 4월
평점 :
품절


위기상황의 경영은 술수와 책략이 아니다. 원칙과 신념이다!

  “대한민국은 내 나라다.“ 여기는 사람이 많다. ”대한민국은 네 나라다.“고 여기는 사람도 많다. 부르는 데야 무슨 상관이랴(발음마저 비슷하거늘). 무슨 말을 하건 ”대한민국은 우리나라다.“는 생각은 먼저 해야 하겠다. 내 나라다, 내 나라다 쉬이 여기다 보니 ‘온전히’ 제 나라인 줄 아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걱정이다. 땅덩어리만 제 나라로 여기는 것이 아니라, 그 속에 사는 사람들도 모두 제 사람인 줄 착각하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 정말 큰일이다. 

  스스로 ‘이 나라 국민들의 머슴’이 되기를 자처 하던 나라님이, ‘깨끗한 정치’만을 하겠다고 외치던 나라님이 국민 몰래 뒷돈을 받아 놓고는 이젠 법의 심판을 기다리고 있다. 구설에 오른 것만도 ‘치욕’일 터인데, ‘얼마나 잘 잡는지 두고보자’는 속셈들이다. 매번 믿고 5년을 맡기건만 매번 속는다. 믿고 표를 던진 국민의 가슴에 멍울이 한웅큼 잡힌다. 믿고 존경받아야 할 자리이거늘, 자리만 앉았을 뿐 그런 깜량은 아니었나보다.

  정치인은 논외로 두자(말 해봐야 입만 아픈 직업군들이니까). 그 뿐만 아니다. 국민 건강을 책임지고, 인류의 발전에 기여하고 소비자에게 봉사하겠다는 기업이념은 접어두고, 아이들의 코뭍은 돈을 훔쳐가는 기업가들이 판친다. 가격과 모양은 그대로인데, 크기가 점점 줄어드는 것도 모르고 조카녀석은 “삼촌, 내 손이 커졌나봐?” 묻는다. 할 말도, 해 줄 말도 없다. 

  비즈니스맨으로서 믿고 존경할 기업인이 없다는 건 참 수치스러운 일이다. 사업실적과 경영실적이 좋아서 관심을 두면 며칠 되지 않아 분식회계를 했거나, 로비를 펼쳐 따 냈다 하고, 불법경영승계를 했거나, 탈세를 주도 했다 소리를 듣는다. 세상에 알려지면 소비자와 국민에게 석고사죄를 해도 모자를 판에 없던 일로 덮으로 안간힘을 쓴다. 그리고 말한다. “내가 재수가 없어 걸린거다. 나만 그런게 아니다.” 염치, 부끄러움도 없는 사람들. 아마도 그들이 “대한민국은 내 나라다.” 여겨서 그러는 모양이다. 국민으로서, 소비자로서 그들에게 말해주고 싶다. “이나라에서 널 버리고 싶다.” 마쓰시타 고노스케의 <길을 열다>을 읽고 난 후 더욱 화가 났다. 

 



 이미지 출처: panasonic.co.jp/founder/story/1-1.html

plaza.rakuten.co.jp/HEAT666/diary/200605070000/

 
  이 책은 1968년에 초판이 발행된 40년이나 된 ‘고전’격인 책이다. 그가 경영을 하면서 틈틈이 쓴 단문집으로 끊임없이 변화하고 변화무쌍한 경제상황에서 경영 현장의 최일선에서 변치 않는 절대적 원칙으로 활용된 마쓰시타 특유의 경영 철학과 인생의 지혜가 담긴 책이다. 원제목은 道を開(ひら)く; 길을 열다. 이 책은 1978년에 발행된 속편과 합해져서 만들어졌다. 

  1894년에 태어나 초등학교 4학년을 중퇴하고 자전거 가게에서 점원으로 일하며 비즈니스에 발을 들인 그가 1918년 마쓰시타 전기제작소를 설립해 1973년 은퇴하기까지 기업을 경영했으니 거의 70여 년을 비즈니스를 한 셈이다. 경영자로 있으면서 ‘세계 대공황’과 ‘제 2차 세계대전’을 치뤘으니 산전수전은 모두 겪은 셈. 그래서일까? ‘뉴욕발 금융위기’의 기운이 남아 있는 지금 마쓰시타 경영의 근간이 된 모든 것을 담았고, 마쓰시타 사상의 원전(原典)으로 통하며, 마쓰시타의 저서중 최고라고 하는 이 책이 주는 교훈은 살아있는 왕회장의 목소리처럼 들린다. 그는 위기상황을 빗대어 “바람이 강하게 불 때야말로 연을 날리기에 가장 좋은 시기다!” 라고 말했다.

“우리는 비가 내리면 우산을 쓴다. 우산이 없으면 비를 막을 수 있는 어떤 것이라도 집어서 뒤집어쓴다. 그나마 손에 잡히는 것이 없다면 비를 맞을 수밖에 없다. 이 때 비를 맞는 것은 어쩔 수 없지만 여기에서 배워야 할 것이 있다. 비오는 날 우산이 없는 까닭은, 화창한 날에 방심하여 비올 때를 준비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점을 깨닫는 것이다. 더불어 다음번에는 비를 맞지 않겠다는 다짐을 하는 것이다.” (49 쪽)

  인생에서 고저의 순환이 있는 것처럼, 경제의 국면에서 침체기는 항상 오기 마련이다. 미래를 예측해서 아무리 준비한다고 해도 밀려오는 현실에는 부족함이 따르는 것 또한 당연한 이치다. 바닥을 쳤다고 기뻐하기 전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한 것을 살피고, 부족함을 배워야 그 다음 침체기에는 지금보다 더 나은 준비를 할 수 있다. ‘다음에는 피해를 보지 않겠다’고 다짐하는 것이 경영이요, 기업의 발전을 꾀할 수 있는 힘이라는 걸 알게 한다. 

마쓰시타 고노스케의 경영을 한마디로 말한다면 ‘원칙과 신념’, 그리고 이것을 지키고 실천하는 힘과 낙관적 긍정주의라고 할 수 있다. 그는 언제나 절체절명의 위기에도 반드시 길은 있다고 강조했다. 사소하다고 여기면서 우리가 놓치고 있는 것들에도 새로운 길이 존재하고, 우리가 전혀 생각지 못했던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 여겼다. 또한 “원칙을 지키니 두려울 것이 없고, 신념이 있으니 무엇이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제목이 말하듯 비즈니스를 하면서 만나게 되는 ‘장벽’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대처해야 하는가를 알려줌으로써 ‘막힌 곳을 뚫고, 길을 여는 지혜’를 알려주고 있다. 이 책에서 만나는 지혜들은 순간 순간을 모면하는 책략이나 꼼수가 아니라 인간성을 바탕으로 한 원칙을 통한 지혜들이다. 업종을 불문하고 모든 비즈니스맨들이 만나게 되는 화두와 고민들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들을 제시하고 있다. 

“선의의 책략이든 악의의 책략이든 결국 책략은 책략일 뿐이다. 악의로 가득 찬 책략은 말할 것도 없지만, 좋은 의도라고 해도 그것이 술수로 타락한다면 악의의 책략과 다를 바 없다. 옛말에 ‘술수를 부리지 않는 것이 술수’라는 말이 있다. 이 말의 진정한 의미는 진짜 좋은 방법은 원리 원칙을 따르는 것이란 의미일 것이다.” (116 쪽)

  제품의 원가가 높아져 크기를 줄여야 했다면 이를 정당하게 고지하고 소비자들에게 양해를 구했어야 옳았다. 마케팅이라는 이름 아래 ‘눈가리고 아웅’하는 제조업체들의 판매방식은 소비자를 업신여겼거나, 차마 모를 것이라는 얕은 생각에서 한 것일까. 어쩌면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 관행같은 판매방식’이라 말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제조업체를 신뢰하고 제품을 믿는 소비자에게 이렇게 술수를 부린다면 소비자의 사랑은 ‘한시적’일 수 밖에 없다. 

  마쓰시타 고노스케는 어려움은 곧 지나간다며 어려운 때일수록 조금 더 참고 기다려야 한다고 말했다. 모든 것이 절망적인 상황이라고 해도 마음의 평정을 잃지 말고, 자신이 해야 할 일을 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 책은 어려운 때일수록 놓치기 쉬운 도리와 원칙을 보여주는 한편 우리가 정말로 추구해야 할 것이 무엇인지를 알려준다. 출간된 이후 지금껏 500만 부가 팔릴 정도로 많은 비즈니스맨들의 사랑을 받은 이유를 알 듯 하다. 

  일과 인생에서 시련은 있는 법. 하지만 이를 보다 더 현명하게 헤쳐나가는 데는 선배나 선인으로부터 위로만한 것이 없는데 본인들도 힘들어 해서 소리를 청하기가 어렵다. 이 책은 경영의 신으로 불리는 사람, 마쓰시타 고노스케가 던지는 위로이고 격려여서 더욱 힘이 난다. 오늘을 사는 비즈니스맨들에게 자리를 물려 조용한 곳에서 둘 만의 대화를 나누기를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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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의 마음가짐 마쓰시타 고노스케 경영의 지혜
마쓰시타 고노스케 지음, 양원곤 옮김 / 청림출판 / 2007년 2월
평점 :
절판


일본 최고의 장사꾼이 말하는 장사 잘하는 비결!

 

 

  “에이, 다니는 직장 때려치우고 장사나 해야겠다!” 사람들을 만나면서 하루에 한 번 쯤은 듣는 말이다. 잘못된 말은 아니다. 장사를 하든, 집에서 놀든, 여행을 떠나든 직장을 그만둔 사람의 자유이니까. 하지만 이 말은 상당히 위험한 말이다. 직장을 그만두면 더 이상 고정수입이 없어진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장사를 해서 더 큰 돈을 벌면 된다니까? 에이, 모르시는 말씀. 세상이 ‘장사나 해야겠다’는 가벼운 생각을 가진 사람에게 호락호락 돈을 벌게 해줄까? 매일 ‘수백, 수천 개의 자영업 점포’들이 문을 닫는 요즘의 현실에는 이렇게 ‘장사’를 쉽게 생각하고 뛰어든 자영업자들이 대부분이다. 충분한 준비와 마음가짐없이 남의 귀에 솔깃해져 ‘돈버는 아이템’과 ‘창업자금’만 들고 뛰어든 사람들, 장사나 해야겠다고 덤벼든 사람들, 이들은 100개의 점포중 2 개 만 성공하는 장사의 세계에서 손을 든 사람들인 셈이다.

 

  ‘장사’는 손님들에게 잘 팔릴 물건을, 팔릴 만한 자리에서 팔아야 한다. 어디 그 뿐인가? 손님들이 ‘돈내고 사도 충분히 이익이 있겠다’는 생각이 들 만큼 적당한 가격이어야 하고, 저 사람에게 사도 속지 않을 것 같다는 믿음을 줘야 한다. 다시 말해 좋은 상품, 적당한 가격, 친절한 서비스가 모두 갖춰어 질 때, 그 때 ‘장사’할 조건을 갖춘 것이다. 이렇게 모든 자격을 갖춰도 팔 수 있는 확률은 50%다. 최종적으로 손님이 지갑에서 돈을 꺼내어 살 때 그때 장사는 이뤄지는 것이다. 그 전까지는 그저 ‘팔겠다고 자리를 폈을 뿐’이다.

 

  가게(창업)는 아무나 차릴 수 있다. 하지만 장사(비즈니스)는 아무나 할 수 없다. 가게를 열기만 하면 손님이 인산인해를 이루며 찾아올 것이라는 막연하고 허황된 꿈이 요즘 자영업자들을 몰락시키고 있다. ‘대박집’을 소개하는 대중매체의 기사가 창업자들을 현혹시키고, 프랜차이즈의 거짓 광고가 이들을 눈멀게 한다. 장사는 ‘아이템’이 돈이 벌어주는 것이 아니라, 사람이 돈을 버는 것이다. 이전에 무슨 일을 했든 장사를 하려 했다면 장사꾼이 먼저 되어야 한다.

 

  사람이 변해야 한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제대로운 장사꾼이 될까? 국어, 영어, 수학처럼 교과서라도 있으면 좋겠다. 스승, 사부로 모실 수 있는 선생님이 있으면 더 좋겠다. 하지만 장사에는 교과서도 없고, 훌륭한 선생님도 만나기 힘들다. 이 책 <사업의 마음가짐>이 있는 이유는 바로 거기에 있다. 이 책은 마츠시타 고노스케 경영의 지혜 시리즈 마지막 세 번 째 책으로 사업가이기 이전에 장사꾼으로 시작한 ‘경영의 신’ 마츠시타 고노스케의 목소리가 들어있는 책이다. 훌륭한 사원이 되기 위한 자세를 이야기한 책이 <사원의 마음가짐>이고, 바람직한 경영자의 자세를 이야기 한 책이 <경영의 마음가짐>이라면, 이 책은 사업을 하는 사람들에게 성공할 수 밖에 없는 사업을 하기 위한 장사꾼의 자세를 이야기하고 있다.

 

 



 

 

  이 책의 내용은 대부분 시대를 뛰어넘는 ‘사업의 통념’이다. 모두 다 한번쯤 들어봤음직한 이야기, 듣기 쉬운 말들이다. 하지만 자신의 사업경험을 담아 그 핵심만을 골라 다시금 재차 강조했다. 사업을 하기 위한 지혜와 인사人事를 펼치는 지혜, 경영자가 갖춰야 할 지혜가 담겨 있고, 장사의 비결, 경영의 그만의 비결을 들려주고 있다. 그 속으로 들어가 보자.

 

  손님은 왕이다. 수천 수만의 점포를 마다하고 내 점포를 찾아주는 손님은 부모 다음으로 귀중한 사람들이다. 그들이 만족하고 돌아가게 하는 데 최선을 다해야 하는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다. “내 집에 가족을 만나러 온 손님을 대하듯 하라”는 말이 있다. 어머니가 자식의 친구들을 위해 식사를 준비하고, 방이 따뜻하도록 불을 지피고, 장롱에 숨겨둔 새이불을 꺼내는 것처럼 손님을 대한다면 그 손님은 필히 즐거운 마음으로 돌아갈 것이다. 마츠시타 고노스케는 여기에 더해 ‘거지가 내 물건을 팔아준다면 손님보다 더 귀한 손님이다’고 말한다. 넉넉한 손님이야 자신의 기호에 따라 얼마든지 다시 찾아올 수 있지만, 거지는 우리 가게의 물건을 먹거나 가지기 위해 자신의 전 재산을 모두 털어 사셨기 때문이다. “그런 고마운 일이 또 어디 있겠니? 그러니 그런 손님을 더 귀하게 여기는 게 사업하는 사람의 도리란다.”

 

  업계에서는 물장사를 하는 가게는 ‘300 명의 단골이 있다면 성공한 것과 다름없다’는 말이 있다. 매일같이 300명의 단골이 찾아올 수는 없지만, 이들이 단골이라면 일주일에 한 번은 들릴 것이고, 올 때마다 새로운 손님을 데리고 오면 이들을 단골로 만들면 된다는 말이다. 이 말은 마케팅에 있어 ‘새로운 고객을 만들기보다 현재의 고객을 지키기에 먼저 힘쓰라’는 말과 같다. 소비자는 좋은 말은 세 명에게 하고, 나쁜 말은 일곱 명에게 한다. 즉 칭찬보다는 험담을 더 많이 한다는 말이다.

 

반대로 보자면 사람은 험담을 더 즐겨 듣는다는 말과도 같은데, 요즘같은 프로슈머가 제품의 마케팅을 좌우하는 Web 2.0시대에는 더욱 새겨들어야 할 말이다. ‘훌륭한 제품을 (좋은 서비스로) 잘 팔면’ 소비자는 충성고객이 되어 온라인사에서 ‘방문리뷰나 사용후기’로 칭찬전도사가 된다. ‘300명의 단골’을 만들 수 있으냐 없느냐에 따라 점포는 흥하고 망한다. 마츠시타 고노스케 또한 “극단적으로 말해 단골 한 명을 지키면 단골 100명이 늘고, 단골 한 명을 잃으면 미래의 단골 100명을 잃게 된다”며 단기적인 기발한 방책보다는 꾸준한 성심성의가 사업에 통한다고 말했다.

 

  잠시 저녁을 먹으려는 손님이 되어 보자. 낯선 먹자골목의 수많은 가게 중에서 어디를 갈까 고민한다면 필히 ‘손님이 북적거리는 곳’을 가려고 할 것이다. 손님이 많다는 소리는 맛이 있거나, 가격이 합리적이거나, 서비스가 좋다는 방증이기 때문이다. 제 아무리 훌륭한 인테리어에 최고급요리를 안심할 수 있는 가격에 판다고 해도 손님은 하나도 없이 텅 비어 있거나, 직원들만 서성인다면 들어가기가 꺼려진다.

 

  어느 가게 ‘첫손님’은 있기 마련인데, 왜 저 가게 ‘첫손님’이 없을까? 그 가게는 필히 ‘생기生氣’ 즉, 생생한 기운이 뿜어내질 못하기 때문이다. 언제든 손님을 맞을 마음과 몸의 준비가 갖춰진 가게의 직원들에게는 생기가 있다. 그래서 손님들은 그 기운에 이끌려 기꺼이 ‘첫손님’이 되는 것이다. 두 번째, 세 번째 손님이 들어오면 이내 자리를 모두 채운다. 직원들의 생기는 가장 훌륭한 ‘서비스’다. 활기찬 미소를 머금은 얼굴로 큰 목소리로 “어서오세요” 외쳐주는 것, 그것이 서비스의 처음이다. 손님이 더 필요한 것이 없나 먼저 살펴 챙겨주고, 불편하지 않도록 배려하고 즐거운 마음으로 돌아가는 손님의 등에 대고 “안녕히 가세요, 또 오세요”를 외치며 큰 인사를 하는 것은 서비스의 마지막이다. 장사는 서비스에서 시작하고, 서비스로 마무리한다. 마츠시타 고노스케는 “서비스란 사람이 지켜야 할 올바른 예의”라고 했다. 손님은 직원들의 예의에 돈을 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요즘 점포들은 거의 대부분 ‘아르바이트생’을 고용한다. 어제는 손님이었던 사람이 아르바이트생이 될 수 있고, 혹은 내일 또 다시 손님으로 되돌아갈 수 있는 고용포지션이 ‘아르바이트’다. 점주들이 이들이 편하다고 채용과 해고를 밥먹듯 하지만 한가지 간과하는 것이 있다. ‘아르바이트생은 잠재적인 고객’이라는 점이다. “내가 그곳에서 일해 봤는데, 거기 음식 절대로 먹지 말라”는 젊은이들의 목소리가 많다. 하나에서 열까지 점포의 모든 점을 알고 있는 알바생들은 그 누구보다 강력한 ‘입소문 마케터’다. 이제부터 아르바이트생의 입에서 “내가 지금 그곳에서 일하고 있는데, 음식맛도 좋고 적당한 가격이다”는 말을 듣도록 해야 한다.

 

  이는 비단 아르바이트생에 국한된 말이 아니다. 기업의 직장인들 또한 ‘잠재적인 소비자’다. 기업의 제품의 면모를 속속들이 아는 직원들이 과연 자신의 회사제품을 적극 추천하는지 그렇지 않은 지에 ‘기업의 목숨’이 달려 있다. 퇴근 후 자신의 생활중에 벌이는 이들의 행동을 기업은 막을 수 없다. 회사원으로서가 아니라 소비자로서 자연스레 나오는 이들의 마케팅을 무시해서는 기업은 살아남을 수 없다. 그렇다면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아르바이트생이 직원들이 적극적으로 추천할 수 있는 제품과 음식을 만들어야 한다. 그래서 그들이 먼저 감동할 수 있게 만들어야 한다. 그럴 수 있다면 걱정할 게 없다. 좋은 제품을 알리는 것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일이니까. 마츠시타 고노스케는 자신이 먼저 감동한 상품을 권하는 것이 올바른 상술이라고 말했다. “시대가 변하고 온갖 이름의 판매 기법이 판을 친다고 하더라도 변함없는 진리는 ‘스스로 감동한 상품을, 고객을 위하는 마음으로 권유하는 것’이다. 그것이야말로 가깝게는 자신의 고객을 기쁘게 하며, 나아가 세상과 사람을 위하는 사업이다”고 강조했다.

 

  이 책에는 장사(사업)에 필요한 당장 읽기에는 쉬운 말들, 들어본 말들. 하지만 새기면 새길수록 가슴 깊이 남는 교훈이고 오래도록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 화두들이 들어 있었다. “돈을 보고 장사를 열면 손님이 돈으로 보이고, 사람을 보고 장사를 열면 손님이 가족으로 보인다”는 말처럼 사업의 시작은 ‘이 좋은 제품을 알려서 세상의 이로움에 보탬이 되자’는 생각이 있어야 한다. 내가 손님이 되었을 때 당하기 싫은 일은 장사를 하면서 벌이지 말아야 함은 물론이다.

 

  장사꾼은 ‘정情’을 주며 손님을 대해야 한다. 그래야 손님은 ‘정감情感이 느껴지는 가게’라고 생각하고, 나중에 ‘정情겨운 그 집’ 다시 찾게 되는 것이다. 이게 자연스러운 이치인 셈이다. 자칫 고리타분한 도덕책같은 이 책이 진중하게 느껴지는 이유는 이 자연스러움을 제대로 실천하는 기업과 가게를 좀처럼 만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대로만 한다면 틀림없이 성공할 수 있겠다는 확신도 서게 한다. ‘장사꾼을 위한 훌륭한 교과서’가 아닐 수 없다.

 

  故 정주영 회장도, 故 이병철 회장도 장사꾼으로 사업을 시작했듯이 마츠시타 고노스케 회장도 장사를 시작했다. 세 인물의 공통점은 모두 ‘장사꾼’으로 시작했다는 점이고, ‘사업을 일으켜 정상의 자리에 높였다는 점’이다. 다시 말해 태어날 때 부터 회장님이라는 금수저를 쥐고 태어난 것이 아닌, 범부凡夫 였던 사람들이 장사로 ‘존경받는 사업가’로 생을 마감했다는 것이다. 마츠시타 고노스케는 어려서부터 유약했다. 학력도 초등학교 4학년 중퇴였다. 하지만 그는 ‘불편한 건강과 짧은 학력’ 때문에 사업에 성공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자전거 가게에서 점원부터 시작한 그는 항상 배우고, 자신보다 더 많이 아는 사람과 함께 일했다. 마치 앤드류 카네기가 “자기보다 우수한 사람을 자기 주위에 모이게 하는 재주를 터득한 자, 여기에 잠들다."는 묘비명을 남겼듯이 그는 자신의 성공 비결로 ”집이 가난했기 때문에 꼬마 점원이 되었지만, 그 덕에 어렸을 때부터 상인의 몸가짐을 익혔고, 세상의 쓴 맛을 조금이나마 맛볼 수 있었다. 태어날 때부터 몸이 약했기 때문에 남에게 일을 부탁하는 법을 배웠다. 학력이 모자랐기 때문에 항상 다른 사람에게 가르침을 구했다. 이렇듯 내게 주어진 운명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여 무의식 중에도 긍정적으로 살아 왔기 때문에 길이 열렸을 것이다“고 말했다.

 

  누구나 시작할 수 있는 장사(사업)지만 아무나 성공할 수는 없다. 그렇다고 ‘성공을 타고난 사람’ 또한 없다. 그렇다면 평범한 사람이었던 사람이 장사로 성공한 이야기를 들려준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천리길도 마다하지 않고 들어야 할 게다. 마츠시타 고노스케는 책을 팔아서 부자가 되려고 이 책을 쓴 사람이 아니다. 그는 사업으로 일본 최고의 부자가 되었다. 게다가 이미 이 세상에 없는 사람이다. 그런 불세출의 부자가 책을 쓴 이유는 사업을 앞두고, 사업을 하면서 고민하고 있는 사람들을 위해 장사꾼의 길을 알려주고자 함이었다. 장사꾼(사업가)이 되려는 사람이라면 놓치지 말아야 할 경영학 고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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