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들만 아는 부의 법칙 - 전세계가 주목하는 인도갑부 12명의 창조적 성공습관
오화석 지음 / 성공신화 / 2009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부(富)가 궁극으로 지향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보여주는 저술이다. 더구나 그 부를 일궈낸 거부들의 인생역정을 삶의 감동과 경영적 결실을 조화롭게 기술하고 있어 더욱 귀하게 여겨진다. 전혀 알지 못했던 또는 기대치 못했던‘인도(India)’를 새롭게 이해하는 계기가 되고, 소개되는 이 나라의 억만장자 12인에 대한 경외와 존경으로 머리를 조아리게 된다.

저술의 말미에 저자의 저작의도에서도 밝히고 있지만, “인도 경제에 막중한 영향을 미치는 인물”로서, “그중에서도 자수성가한 CEO 위주로 선택”된 인물들이기에 보통의 우리들에게 주어지는 인상은 기대이상으로 강렬하게 다가온다. 오늘의 우리 사회에서 짐작하기에 어려울 정도의 장애와 고통, 시련과 좌절이 놓여 진 사회에서 이들이 이룩한 성과와 그 과실로서의 부, 그리고 그 부의 사용과 도덕적 소명의식 등은 절로 고개가 숙여지지 않을 수 없음을 본다.

이들 억만장자의 성장과정에서부터 기업을 일으키고, 견뎌내기 힘들 정도의 시련과의 마주함, 그 직면한 위기에서 일어서는 그들의 의연함을 엿보는 것만으로도 이 저술은 이미 하나의 가치를 완성한다. 여기에 세계적 초일류기업으로 이미 그 경영적 외형으로 잘 알려진‘타타’, ‘아르셀로미탈스틸’,‘릴라이언스’, ‘아디트야비를라’,‘인포시스’의 성공신화에 감추어진 창업자들의 내면과, 경영철학, 윤리의식, 나아가 기업비전과 비즈니스 성과까지, 그리고 간접적으로 비추어지는 인도의 산업부문별 시장상황, 해당기업들의 영향력과 위치까지 인도의 산업에 대한 귀중한 정보원의 역할까지 수행한다.

정부의 노골적인 방해와 차별 속에서도 오로지 혁신과 기업가 정신으로 인도 최대의 이동통신 기업을 일궈낸 바르티 그룹의 ‘수닐 미탈’,나이 50세가 넘어 비로소 거대한 꿈을 시작하기 시작하여 인도 최대의 부동개발그룹을 만들어낸 ‘쿠살 팔 싱’의 인간관계가 가져다 준 행운 아닌 행운과 실패에서 배우는 불굴의 자세를 읽는가 하면, 2007년 10월 현재, 빌게이츠를 밀어내고 세계최고의 갑부에 오른 ‘암바니’집안의 “크게 생각하고, 크게 행동하고, 크게 꿈꾸어라”는 좌우명은 진부하면서도 매혹적인 시사를 보낸다.

또한 세계적인 소프트웨어 그룹인 ‘위프로테크놀로지’회장인 ‘아짐 프렘지’의 철저한 윤리경영의 실천과 근검절약의 솔선수범, 모든 직원이 백만장자가 되는 기업을 실현하고, 스스로 정년60세를 정한 뒤 물러난 '인포시스(Infosys)'의 창업주이자 명예회장인 ‘나라야나 무르티’에 이르면 진정 존경받는 기업인의 상(像)이 어떤 것인지, 기업의 책임과 부의 의미가 무엇인지를 깨닫게 하여준다.

16번의 실패란 경이할 만한 좌절을 딛고 끝내 세계 최고 기술의 풍력발전을 통한 그린 에너지기업을 세운‘툴시 탄티’의 엄격한 도덕성과 인류이상을 사업으로 결합시킨 혁신의 마인드는 우리사회에서는 좀체 느끼기 어려운 거부(巨富)로부터의 격한 감동이 일렁인다.

바로 이들에게서 우리는 “부의 창출은 물론 부의 분배에서도 세계적 표본”을 보게 된다. 우리사회에서 이러한 기업가들과 부의 인식을 발견할 수 있는 시기가 도래할 지 괜스레 울적해진다.

세계최대의 철강기업‘아르셀로미탈스틸’의 ‘락시미 미탈’, 100년간을 인도 최고의 기업으로 영속하는 ‘타타그룹’과 발리우드 최고의 배우이자 영화제작자인‘샤루 칸’에서 끊임없는 변화와 자기혁신의 숭고한 모습을 발견 한다. 그리고 불과 20년 만에 31억 달러의 재산가가 된 금융그룹의 신화를 일으킨 ‘우데이코탁’, 촌놈상인이라 천시 받던 ‘키쇼르 비야니’의 ‘인도 유통 영웅’으로 불리게 되기까지의 성공을 위한 철학은 가히 경외스럽기까지 하다. “좋은 일을 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치지 말라. 진정한 기쁨은 소유 할 때가 아니라 남에게 베풀 때 얻게 된다”는 'GD 비를라'회장의 ‘인생수칙’을 들여다보면 과연 진정한 부자, 세계 최고 거부들의 부에 대한 사상에 숙연케 된다.

우리들, 그리고 한국의 기업가들에게 이 저술이 시사(示唆)하고자하는 바 - 큰돈을 향한 거부들의 사상과 행동 못지않게 그네들이 보내는 경영적, 사회적 메시지 - 가 결코 간과돼서는 안 될 것이다. 부(富)에 관한 진정한 저술의 전범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국가의 사생활
이응준 지음 / 민음사 / 2009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야기의 배경은 남한이 북을 흡수통일한지 다섯 해가 지난 2016년4월10일을 전후한 수일간으로 하고 있다. 북조선출신 지하단체의 일원인‘병모’란 청년의 의문의 죽음으로 시작하는, 미스터리(mistery)한 전개로 추리소설의 긴장감도 조성한다. 그럼에도 통일 이후의 한반도라는 상황을 통한 사회의 전반적인 발생가능 한 문제제기라는 주제의식을 지향하고 있어, 작가 후기의 말처럼‘센’이야기가 되어 가볍게 읽을 수만은 없다.  

이처럼 통일 이후의 혼란을 야기하는 다양한 사회요인들을 매개로하여 작품을 구성하고 있지만, 북조선 장교출신의 주인공‘리강’을 비롯해 서울시내 한복판에‘광복빌딩’이란 거점을 둔 북조선출신의 통일한국파괴단체 단원들의 심리적 내면세계를 통해 오늘의 우리사회를 조명하려하고 있다. 북한의 정체성에 대한 자기 비판적 목소리도 표현되고는 있으나, 흡수의 주체자인 남한사회의 무능과 불신, 부패와 부조리에 무게중심을 두고 있어, 포용자의 한계성이 더욱 크게 부각되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  

특히, 이선우(46세)라는 남측 노점상과 북측의 리강이란 지하단체의 좌장을 통일한국의 혼란에 좌절과 고통을 겪는 남과 북의 인물로 보여주고 있으나, 리강은 “악마의 역사를 피와 뼈로 돌파해낸”독립군 장군의 손자로 묘사하여 그 의미의 비중을 달리하고 있어 작가의 의중을 엿볼 수 있게 하지만, 이들은 누구도 절망스런 그 사회에 대해 책임을 지는 이들이 아니라 비난하고, 수동적인 고뇌만을 이야기하며, 끝내는 도피를 궁극의 목표로 하고 있어, 북조선 접대부‘서일화’의 역설적인 조롱의 표현처럼‘추상적’이며, 통일은 곧 죽음이 되어버린다.

작품의 줄거리로 돌아가서, 지하단체의 수장으로 “꺼지지 않는 불과 녹지 않는 얼음의 충돌에서 비롯된 분열” 바로 사탄으로 묘사되는 오남철과 주인공 리강의 라이벌로서 이기심과 탐욕의 상징인 ‘조명도’와의 보이지 않는 긴장과 갈등, 그리고 복선으로 등장하는 윤상희와의 위태롭고 아슬한 사랑, 억울한 죽음을 쫓는 리강의 집요한 추적의 구도는 긴박한 리듬을 갖게 하여 읽히는 소설로 견인한다. 또한, 등장인물들의 사유적 대화를 통해 무의식적으로 독자에게 순간순간 논평을 요구하게 하여 몰입케 하기도 한다.

소설적 재미라는 측면에서 장군도령이란 사회주의와는 모순되는 미신의 상징을 등장시키는가 하면, 다소 경박하고 그 사용된 의미가 부적절해 보이는 미신과 과학의 오용, 통일한국 국방부 장관의 허섭한 유머와 조롱, 부패경찰, 120만 명에 달하는 북한군의 해체와 무기회수의 실패, 원화가치의 끝없는 추락과 이남 은행들의 연쇄 도산 등,“아주 사소한(?) 일들”의 일화를 통해 통일한국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 더구나 북한 주민들의 주민등록에 실패한 사회의 웃지 못 할 다음의 이야기, “경찰이 용의자를 잡아 놓고 묻는다. 너는 누구냐? 이력을 확인 할 기준이 없는 인간의 자백은 사실이 아니라 의혹에 불과했다.”와 같은 해학은 간간히 피식하는 콧김 빠지는 웃음을 자아내기도 한다.

작가의 의도가 이처럼 직설적으로 표현되고 있어 소설이 지향하는 주제의식이나 반추하고 싶은 사유(思惟)를 고민케 되지는 않는다. 다만,‘과학’과 같은 일부 용어의 적확치 못한 용어의 사용이나, “색마라 비난받던 이남 사람들은 제국주의의 머슴살이도 겸하게 되었다.”와 같이, 지나치게 자기비하를 하는 몇 부분의 표현은 꼭 사용되어야 했을 문장인가에 대해서 회의를 부른다. 또한, 이러한 자기열패에 기인하는 “나인 네가 자신을 죽이고 너인 나를 구한 거야.”와 같은 리강의 미신에 대한 운명론적 귀결 역시 다소 어리둥절하게 한다.

소재의 고갈에 허덕이는 요즘의 한국문학에서 통일이후의 한국사회라는 가히 혁명적인 소재를 통해, “더러운 꼴 안보고 죽은”이선우의 형처럼, “평소에 도대체 제가 정치에 관심을 갖는 게 가당키나 하다고 유독 통일 이후에 대해서 얘기를 많이 했었거든? 아주 사소한 일들까지, 으아.” 하는 하소연처럼, 남북통일이라는 사안에 무관심한 대중에게, 그리고 이 사회에서의 행해지고 있는 모순과 혼돈과 불신, 그리고 뻔뻔함에 대해 정말 진정한 시사점을 던져주었다는 의미를 부여 할 수 있는 작품이라 하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손민호의 문학터치 2.0 - 21세기 젊은 문학에 관한 발칙한 보고서
손민호 지음 / 민음사 / 2009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21세기 한국문학의 근간을 이루는 30인의 작가와 그들 작품에 대한 변론(辯論)서라 할까? 이들 수록된 작가의 선정에 대한 저자의 언급도 언급이겠거니와 그가 선호하는 작가들임에는 틀림없다. 특히나 이 저작물이 작품 비평이나, 문단에 대한 논평을 하고 있지 않을 뿐 아니라 오히려 소개되는 작가들에 대한 인품이나, 일화, 그리고 작품의 지향점 내지는 대중적 이해를 지원하는 설명으로 구성되어 있어, 한국문학에 대한 대중의 관심을 자극하는데 열중하고 있기에 더욱 그렇다.

이러한 이 저작물의 의도에도 불구하고, 대중의 관심밖에 머물러 있던 작가와 작품들에 대해 이해를 불러일으키는데 분명히 성공하고 있다 할 수 있다. 그리고 문단 내에서의 소소한 소음 등이나, 그네들의 리그에서 벌어지는 촌극, 작가들의 성향이나, 드러나지 않았던 작품 이면의 이야기들이 해당 작품들에 대한 충분한 관심의 계기를 마련해 준다.

저작자가 구분한 일련의 작가군에 대한 소개 역시 독자들에게 매 작가들마다의 이해를 선명하게 하여 작품의 취향에 따른 작가와 작품의 선택에 대한 길잡이 역할을 하고 있으며, 부분적이긴 하지만 발표된 작품들에 대한 담론식 소감이 쉬이 접근하지 못하고 주저하는 독자들에게 친밀감을 높여주기도 한다. 또한, 한국문학의 다양성 결여와 소재의 빈곤, 상상력 부재, 과거와 사상적 편견 등이란 선입견으로 무장된 독자들을 향해 우리에겐 백가흠도, 김민정도, 편혜영도 있고, 김연수, 천명관, 류나도 있다. 그리고 엇박자 악동 김중혁도, 카프카를 닮은 한유주도 있다고 자랑하는 듯싶다.

더구나 소설이나 산문시장에 편중된 독서시장에 권혁웅, 황병승, 이장욱, 김선우, 김민정 등 시인들과 그네들의 작품세계에 대한 소개는 대중들에게 커다란 반향을 가져올 수 있을 만큼 신선하고, 수월하게, 이해의 정곡을 안내하며 자리매김한다.

이들 작가들에 대해 세기말의 워밍업을 통해 21세기에 대거 출몰한 새로운 종(種)이라고 까지 너스레를 떠는 저자의 주장은 우리문학의 다채로운 스펙트럼을 흠씬 느낄 수 있게 해주고 있음에 틀림없다. 우리 문학의 저변을 견고하게 하여주고 즐거운 변주를 만들어가는 이들 작가들의 진면목을 바로 그들 또래의 감성으로 경쾌하게 풀어내고 있어 한걸음 물러나 비딱한 시선으로 들여다보려했던 마음을 어느 순간 잊어버리게 한다.

저자 손민호의 21세기를 견인하는 젊은 작가들에 대한 건드림은 한국문학에 무심했던 많은 대중들을 새로운 독자층으로 매혹하는데 분명 일조할 것이다. 가볍게 그러나 진심으로 읽게 된다. 우리문학, 우리들의 작가에 대한 애정이 도처에 뚝뚝 흘러난다. 손민호의 어떤 강권도 없었는데 나는 바로 달려나가 구입해서 읽어야 할 작가와 도서목록을 정리한다. 우선 ‘날으는 고슴도치 아가씨’, ‘달로’, 그리고 박민규를 다시 읽어야겠다. 이 괴짜(?)들의 세상과 같이 흘러보고 싶어져서....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1기 독자서평단 활동 종료 설문

1. 가장 기억에 남았던 책과 이유 

   신경숙님의 [엄마를 부탁해] - 이 작품이 롤러코스터를 타듯 격렬한 감정의 물살을 좌우하며 눈물 콧물을 쏙 빼 놓고, 결정적으로 한 여인으로서의 비밀에서 삶의 행복을 드러내어 어떠한 이의도 잠재워버리는, 오히려 감성적 동조를 이끌어내기까지 하는 점은 가히 탁월한 이야기임을 부정할 수 없게 한다. 

2. 가장 기억에 남는 한 구절 

  김훈님의 [바다의 기별]中 -  "인간에게 다른 인간이 다가오지 않으면 고립된 인간은 죽을 수밖에 없다. ~ 中略 ~ 다가오는 인기척, 그것이 인간의 희망인 것이다. "

 인간의 타자와의 관계가 삶의 절대적 소인(素因)임을 깨우치게하는 명구절이다. 

3. 내 맘대로 베스트5 

   전 "베스트 3" 만 선택해 보겠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사랑, 그 위대한 악법 - 소크라테스, 사랑을 말하다
크리스토퍼 필립스 지음, 이세진 옮김 / 예담 / 2009년 1월
평점 :
절판


소크라테스는 사랑을 “인간 정신이 이룰 수 있는 가장 신성한 비상(飛上)”이라 했던가? 세상에 널브러진 증오, 시기, 갈등, 편견, 차별, 외면, 기아, 죽음, 상실, 전쟁, 그리고 몰락이란 이 부정적 감성의 찌꺼기들이 나 개인, 가족, 지역사회, 인류의 평등과 공감, 공존의 삶을 여전히 해치고 있다.

“모든 영혼의 깊은 곳까지 내려가는 법을 아는 사람”, 소크라테스의 ‘사랑’에 대한 신념과 의지, 실천적 행동을 기저로 한 철학카페, ‘소크라테스 카페’는 지구촌 모든 인류의 진정한 ‘아고라’가 되고, 견해와 경험, 관심이 다른 이들이 모여 타자들의 삶을 배우고 사랑을 실천하는 터전이다. 이 저술은 바로 이러한 사랑의 실천도량으로서 오늘의 세계에 요구되는 가치를 실천철학의 확장된 의미로 우리에게 다가온다.

에로스, 스토르게, 크세니아, 필리아, 그리고 무조건적인 사랑, 아가페에 이르는 사랑의 해석은 철학적 사유(思惟)가 우리들의 현실에서 어떻게 이해되고, 스며들어 삶의 양식이 되며, 실현되는 것인가를 철학적 사유를 통한 그 근원의 고찰, 즉흥적이고 다양한 공간에서 펼쳐지는 보통사람들의 스스럼없는 진지한 대화, 그리고 오늘의 세계로부터 조명하는 사랑의 의미를 성찰한다.

성적 에로티시즘을 먼저 떠올리게 하는‘에로스(Eros)'에 대한 우리의 단편적 이해를 창조성, 실험, 발견을 자극하고 고무하는 관능적 욕망 그 자체의 고귀함과 고결성을, “우리의 시야를 열어 인간 존재의 새로운 가능성 혹은 차원을 보여주는 그 무엇을 생성하는”아름 다운 지혜로 이끈다. 성적 욕망은 저열한 것인가? 하는 질문은 자유롭게 저마다의 사유를 이야기하는 이웃들의 견해에서 “성적 열정을 창조적으로 표현하고 발산 할 수 있는 사회건설”, 그리고 “우리가 사랑할 수 잇는 가장 아름다움 것은 지혜”라는 관념으로의 발전에 이르는 과정으로 이어지고, “성공의 닮음(semblance)만을 기약하는”현대인의 위험스런 삶의 추구에 대한 경종의 개념으로까지 확산시킨다.

성적열정이 적절하게 흐르지 못하고 삶의 중심에 머문다면 “문화 및 문명의 건설에 투신할 여력과 의욕을 잃게 되고 사회는 병들게 된다.”는 고대 아테네사회의 몰락을 통해 오늘 우리세계에 펼쳐지는 욕망의 왜곡을 경계하기도 한다. 이렇듯 이 저술은 《향연》에서 찬란하게 빚어졌던 ‘에로스’의 관념을 오늘의 확장된 세상의 가치에 접목하여 새롭게 인식하는 계기를 만들어 주듯이 가족에 대한 사랑(Storge), 이방인에 대한 사랑(Xenia), 친구에 대한 사랑(Philia), 헌신적인 사랑(Agape)이 관념론적 사랑론에 머물지 않고 도덕성, 인류애, 공동체의 사랑, 삶의 내면을 향해 외치는 본연의 목소리로서의 인류의 절대적 실천가치로서 연결하고 있다.

“가족의 사랑이 사라지면서 자기자신, 지역사회, 타인에 대한 사랑도 사라졌다.”는 가족사랑의 실천적 의미는 “혁명의 최대 동력은 사랑”이라는 ‘체 게바라’의 언어에서 힘을 받아 세상의 자비로움은 집에서 시작되는 것임을 일깨운다. 또한 낯선 이들에 대한 사랑인 ‘크세니아’로부터는 아메리카 인디언인 ‘수’족의 “모든 인류는 인종을 불문하고 영혼의 정수(wakan tanka)를 이루는 일부”라는 믿음에서 이방인이란 진정 존재하는 개념인가고 묻는다.

종교의 갈등, 민족주의의 편협함, 이기적 자원전쟁, 계급간의 갈등이 어느때보다 첨예해진 오늘에서 ‘이타적 이기심’, 동정심 이전에 겸손함을 배우는 자세에서 크세니아의 정신은 더욱 빛을 발한다.

그러나 선진국에게 빈곤에 신음하는 제3세계 국가들의 경제성장을 돕기 위해 국민총생산의 0.7%를 할애하도록 요구하는 UN결의를 지키는 국가는 텐마크, 노르웨이, 네덜란드, 스웨덴 4개국에 불과하고 세계경제대국인 미국은 고작 0.08%에 불과한 현실은 “배려는 인간실존의 기본적인 상태”라는 독일철학자‘마르틴 하이데거’의 언어를 무색케 한다. 상처와 좌절에 신음하는 이웃에 내미는 연민과 동정심에 고통이 수반될 수는 있으나, 이는 개인의 자아와 사회성장에 도움이 된다는 믿음, 즉 이타적 이기심의 발휘를 필요로 하는 바로 사랑의 본원적 실행으로서의 의미를 확장한다.

인간은 왜 집단을 구성하고 살게 되었는가? “개인이 자신답게 살게 하는 것, 최대한의 잠재력을 발휘하게 하는 것이 사회조직의 일차적 목표. 그것을 위해 공동체의 사랑”이 필요하기 때문이란 것이다. 곧 공감어린 애정 ‘팔리아’의 벗과 더불어 지속적으로 지식과 기술과 가치의 전달을 나누고, “타자들의 삶을  배우고 광범위하고 다양한 인간 체험을 들려주는” 더욱 밝고 희망찬 토대를 만들게 하는 유대가 될 것임을 제시하기도 한다. “영리하고 열심히 일하지만 뒤처지는 저소득 계층 학생들은 막대한 국가 재원의 손실을 의미한다.”는 차갑고 어두운 곳, 세상의 시선에서 외면된 이웃과 주변에 눈을 돌리면 우리가 보태야 할 사랑의 시선을 필요로 하는 곳이 무진장임을 알게 된다. “의문을 통해 고찰하는 삶”, 나와 다른 사람들에게 보다 온정을 갖기 위해 반드시 요구되는 사랑 아니겠는가!  그리고 지속적으로 타자의 “가장 내밀한 소망과 욕구와 욕망을 알아내기 위해 지대한 노력을 쏟고서야” 비로소 우린 온전한 사랑, 무조건적인 사랑을 세상에 흩뿌릴 수 있지 않을까? 아가페를 위하여... “의미 없는 고통이 있는 세상”일지라도 사랑은 인간정신의 가장 위대한 가치가 아닌가!

전 생애를 바쳐 사람들에 대한 사랑과 지혜에 대한 사랑을 심화시키려 했던 사람, 운명을 향한 사랑을 알기에 운명을 창조했고 운명에 자신의 의지를 행사했으며, 운명을 사랑했던 낭만주의자, 아르테(Arete;탁월성)와 명예와 연민이라는 가치를 위해서 자신의 목숨까지 바쳤던, 그래서 그 가치들이 계속 살아남을 수 있게 하였던 사람. 소크라테스의 사랑이 그래서 오늘 우리에게 전범(典範)이 되는 것은 초록빛 초원과 맑은 물이 흐르는 평화의 대지 위를 뛰놀 우리들의 후손, 인류의 미래를 위한 정말의 가치이기 때문이리라. 읽고, 읽고 또 읽을 만 한 살아 숨 쉬는 진정한 윤리교과서라 할 수 있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