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분 뚝딱 철학 : 생각의 역사 1 - 생각의 지도를 그려주는 최소한의 인문지식, 고대/중세/근대 5분 뚝딱 철학 : 생각의 역사 1
김필영 지음 / 스마트북스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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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을 이렇게 쉽게 이해할 수 있을 줄은 몰랐다. 독자가 이 책 『5분 뚝딱 철학 1-생각의 역사』를 읽고 난 후 느낌이다. 독자가 학교에서 철학을 공부한 것은 고등하교 때가 전부이고 그런 학문이 있는 정도라고 생각했다. 특히 대입과는 전혀 상관 없는 과목이라 눈여겨 보지도 않았다. 이 때문에 다른 학문 곳곳에 '철학'이 등장하는 것을 보고 왜 고등학교에서 철학을 배웠는지 깨닫게 되었다. 뒤늦은 후회지만 가끔 한 권씩 구매해 읽기도 했다. 그러나 읽는 책마다 무척 쉽게 썼다고 하는데 전혀 쉽지 않고, 따라서 이해도 어려웠다. 그러나 이 책을 읽고서야 비로소 철학을 어떻게 공부하는 것이 좋은지를 알게 되었다. 그리고 언제 어디서나 누구에 대한 이야기가 나올 때 설명은 못하더라도 듣고 아는 바를 복습하는 느낌이 되었다. 이 책은 한마디로 철학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해서 생각의 지도를 머릿속에 심어 놓게 한다. 저자는 이를 〈철학사 지도〉로 표현하고 있다.

저자 김필영은 철학은 인류 생각의 역사를 정리한 총체적인 것으로, 상상 가능한 인간의 모든 생각이 들어 있다고 말한다. 철학을 공부하고, 철학이 재미있는 이유가 바로 생각의 역사를 아는 것이기 때문이라고 밝힌다. 저자는 이 책에서 위대한 철학자 100인을 줄기로 삼아 현재를 사는 우리와 똑같은 생각과 의문을 갖고, 그에 최대한 답변을 찾으려고 노력해 왔다. 저자는 현재 유튜브에서 가장 핫한 철학 강의를 하는 중이다. 철학 유튜브 1위 〈5분 뚝딱 철학〉은 구독자 20만 명을 넘긴 지 오래됐다. 이 책은 그동안 유튜브를 통해 인기를 끌었던 내용은 책으로 엮었다. 내용이 방대해 책으로 정리하니 한 권으로는 담을 수 없어 1, 2권 두 권으로 펴냈다. 『5분 뚝딱 철학-생각의 역사』(전2권)는 인문 분야 베스트셀러이자 2021년 ‘세종도서 교양 부문’, ‘올해의 청소년 도서’로 선정된 『5분 뚝딱 철학』의 전면 개정판이다. 저자 김필영 박사는 공대 출신 '회사원 철학자'로, 5년 전부터 유튜브 〈5분 뚝딱 철학〉에 매주 한 편씩 영상을 올리고 있다.

 


 

이 같은 저자의 이력으로 인해 『5분 뚝딱 철학-생각의 역사』는 여느 철학서, 인문서보다 넓고 다채롭다. 존재론, 인식론, 윤리학, 정치철학, 종교철학 등 정통 철학 분야뿐 아니라 논리학, 과학과 수학, 언어와 구조, 심리학, 미학까지 넓고 다양한 주제를 다채롭게 다룬다. 전2권으로, 1권은 고대-중세-근대와 「스페셜 섹선」으로 논리학과 미학을 다루고 있다. 저자에 따르면 철학사 지도를 가지고 있으면 철학이 훨씬 쉬워진다. 앞서 언급한 〈철학사 지도〉란 철학자들이 고대, 중세, 근대, 현대에 이르기까지 어떤 문제의식을 가지고, 어떤 굵직한 핵심 질문들을 던져왔으며, 그에 대한 답들이 어떻게 변해왔는지를 일목요연하게 정리한 ‘생각의 지도’를 말한다.

『5분 뚝딱 철학-생각의 역사』는 「우사인 볼트의 100미터 기록은 정말일까?」, 「우주에 손만 하나 남는다면」, 「마동석은 정말로 용감한가?」 등 재미있는 에피소드나 사례, 질문을 통해 쉽게 설명하고 있다. 특히 책에서는 독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300장이 넘는 삽화나 사진, 도식 등을 수록했다. 아울러 본문의 각 글 끝에 저자의 유튜브 동영상 QR 코드를 수록해 책으로 읽고, 동영상 강의로 한 번 더 다질 수 있게 구성한 것도 장점이다.

철학을 하려면 먼저 철학자들이 던진 질문에 주의해야 한다고 저자는 주장한다. “세계란 무엇인가?”, “인간이란 무엇인가?”, “세상은 변화하는가?”, “시간여행은 가능한가?”, “어떻게 살아야 할까?”, “저 사람 때문에 미치겠어!” 등 우리의 삶과 사람, 우주 등에 관한 의문을 질문하고 생각으로 풀어내는 일이 철학이라고 정리한다. 이에 따라 철학자들이 던졌던 핵심 질문을 따라가면 철학이 쉬워진다고 저자는 강조한다. 2권 시리즈로 구성된 이 책 『5분 뚝딱 철학-생각의 역사』 1권은 고대-중세-근대에 이르기까지 시대별, 분과별로 가져온 핵심 질문을 뽑고, 그에 대한 답들이 시대에 따라 어떻게 변해왔는지를 삼빡하게 정리했다. 더 쉽게 표현한다면 나무보다는 전체 숲을 조망해 볼 수 있도록 썼다. 특히 책 안에 수록된 「5분 뚝딱 철학-철학사 지도」를 참고하면서 읽으면 인류 생각의 역사가 한눈에 그려진다.

 


 

저자는 철학의 진정한 효용성은 ‘생각의 명료화’라고 역설한다. 자기 생각을 명료하게 만드는 법을 알면, 우리가 살면서 마주하는 많은 문제가 생각보다 단순해진다. 또한 ‘아, 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구나’ 하는 깨달음을 얻으면 생각의 지평이 넓어지고 다양해지는 걸 경험하게 된다고 저자는 말한다. 저자는 "어떤 사람들은 “철학이 얼마나 어렵고 심오한데 한 문장이나 키워드로 압축하냐?”고 일축하지만 공대 출신 회사원 철학자 김필영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잘라 말한다. 회사 일도 철학만큼 복잡하다. 철학은 생각의 기본틀에 따라 얼마나 깊고 합리적인 생각을 해내느냐의 차이다. 그 기본틀에 따라 사람이 생각하고 노력하는 것은 철학이나 회사일이나 같다는 주장이다. 사람이 하는 것이고, 사람이 하는 만큼 얼마나 잘 이해하느냐는 개인의 생각의 집중력과 노력에 달려 있다는 것이다.

독자 입장에서는 우선 이해를 위해서는 『5분 뚝딱 철학-생각의 역사』가 매우 적합한 책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이유는 흥미진진하고 명쾌하다. 독자처럼 문외한인 사람도 조금 집중해서 읽다보면 철학, 철학자, 철학사, 철학의 내용 등이 한눈에 떠오를 정도로 일목요연한 철학 줄기를 챙길 수 있다. 「인공지능은 생각하는가?」, 「태양의 행성과 소녀시대 멤버」, 「나는 왜 이 일을 하는가?」 등 우리가 흔히 일상에서 접하는 에피소드나 질문 등에서 이야기를 끌고 와서 설명하고 있어 누구나 재미있고 쉽게 이해 가능하다. 이 책이 정리가 잘됐다는 말이다. 독자는 '회사원 철학자'보다 '철학 정리왕'으로 부르고 싶다.

인문 공부를 시작하는 독자, 인류 생각의 역사를 정리하고픈 독자, 철학의 숲을 보고 싶은 독자, 그리고 취업 준비생, 대입 면접/논술 준비가 필요한 중고생, LEET(법학적성시험)를 준비하는 독자들에게 이 책은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독자는 믿는다.

 


 

이 책은 모두 3장(章) 70개 항목으로 이루어져 있다. 지도를 그리고 정확하게 이해하기 위해 우리는 씨줄과 날줄을 가상한다. 장과 항목은 이 책에서 씨줄과 날줄의 역할을 한다. 고대-중세-근대는 시대적 구분이다. 여기에 현대 이전까지의 철학의 모든 것을 아우르기 위해 철학자들과 그들이 무슨 생각을 했는지를 장으로 나누고 있다. 「5분 뚝딱 철학-생각의 역사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란 제목의 〈프롤로그〉에서 철학자들의 의문을 갖고 파헤치기 시작한 모든 의문이 다른 이유가 무엇일까?에 답한다. "이는 철학에 대한 공통된 정의가 없기 때문"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저마다 생각하는 철학이 다르니 서로 다른 이야기를 하는 것이라는 주장이다. 어떤 철학자는 "만물의 근원은 무엇인가?"라는 의문을 갖고 또 다른 철학자는 "인간은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라는 질문을 평생 생각한다. 이에 "철학은 세계와 인간에 관한 학문"이라는 그럴 듯한 정의를 내렸지만, 이 정의 역시 공허하다고 저자는 풀이한다.

세상에 세계와 인간에 관한 학문이 아닌 게 있는가? 이에 따라 철학자들이 가졌던 문제의식을 살펴봄으로써 철학의 정의에 접근하는 방식을 저자는 제안한다. 어떤 문제의식을 가지고, 어떤 질문을 던졌으며, 그에 대해 어떤 대답을 내놓았는지를 살펴보라고 주문한다. 이것들을 생각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철학사를 접하게 되고 자주 익히면 '철학사 지도'가 머릿속에 그려진다는 것이다. "경험론은 로크로부터 시작해 흄으로 이어지고, 합리론은 데카르트에서 라이프니츠로 이어지고, 이 둘은 칸트로 이어지고, 칸트는 다시 헤겔로 이어진다"는 저자의 주장에 공감이 간다.

철학자들은 흔히 철학이 모든 학문의 기초이고, 철학을 공부해야 현명해지고, 철학이 삶의 경쟁력이라고 말한다. 독자 역시 이런 말을 여러 번 듣고 읽은 적이 있다. 그러나 저자 김필영은 "철학의 진정한 효용성은 〈생각의 명료화〉"임을 강조한다. 조금 학문적 표현으로 바꾸어 말하면 "철학은 생각을 다듬고 논리적이고 비판적으로 생각하는 철학자들의 사고법을 배우고 훈련해, 근본적인 삶의 방식을 바꾸는 데 필요한 학문"이라고 저자는 역설한다.

 


 

이 책에는 모두 70개 항목이 등장한다. 시대 구분과 두 개의 스페셜 세션 〈논리학〉과 〈미학〉을 포함해서다. 첫 번째 항목의 제목이 "너 자신을 알라"는 말을 했다는 소크라테스가 아니다. 소크라테스는 서양철학의 아버지라고 들었는데 왜 그의 이야기보다 먼저 나오는 철학자의 그의 의문은 무엇일까? "만물의 근원은 물"이라는 주장을 한 탈레스가 가장 먼저 나온다. 서양철학에서는 탈레스를 '철학의 원조'라고 평한다. 아리스토텔레스도 그를 '철학의 아버지'라고 했다는데 왜 우리는 소크라테스로 알고 있었을까? 조금 더 저자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면 탈레스는 자연철학자라고 한다. 이들은 기원전 4~6세기에 소아시아에서 주로 활동했으며, 이 자연철학자들을 '밀레투스 학파'라고도 칭한다고 책은 기록하고 있다. 소아시아는 4대 문명의 하나인 유프라테스·티그리스 문명이 싹튼 곳이다. 커다란 강과 비옥한 토지를 바탕으로 농업이 발전한 곳이라고 학교에서 배운 기억이 난다. 이에 따라 이곳에서는 하늘과 별, 계절, 날씨 등에 민감할 수밖에 없었고, 인간보다 자연에 주목했다. 이들은 자연철학자로 후세에 불리게 된다.

이들 중에서도 탈레스는 기하학과 천문학에도 조예가 깊었다고 한다. 여러 가지 기하학 정리들을 제시했을 뿐 아니라 피라미드의 높이를 그림자의 길이를 이용해 계산했다. 또 해와 달의 움직임을 관찰하고 '기원전 585년 5월 22일에는 낮에 밤이 온다'라는 예언도 했다. 인류 최초로 일식을 예언했다는 말이다.

당시 탈레스는 이전 자연철학자들과 다른 질문을 던졌다고 한다. 책에 따르면 "세계의 근원은 무엇인가? 그리고 그 질문에 대해 만물은 근원은 물이다"고 답했다. 비로소 인류가 신화에서 벗어나 세계의 본성을 찾고자 탐구를 시작한 것이다. 탈레스는 자연현상을 신의 분노 같은 초자연적 현상이 아니라, 계절풍과 같은 자연현상으로 설명했다. 드디어 세계를 이해하는 방식에 변화를 가져온 것이다. 탈레스의 설명은 요즘 우리가 아는 과학과 닮았다. 그래서 탈레스를 「최초의 철학자이자, 최초의 과학자, 철학의 아버지」라고 한다.

 


 

이 책에서 시대 구분은 지도의 중요한 축을 이룬다. 고대를 거쳐 '신의 세상'이었던 중세에는 신 중심의 철학, 즉 종교철학의 시대다. '암흑의 시대'라고 표현하는 학자들도 있으니, 뒤이은 르네상스를 거친 근대 철학이 '인간 중심'으로 바뀌면서 붙여진 이름일 것이다. 중세를 종교철학의 시대라고 하지만 종교철학이 주류였다면 이외의 철학은 발을 딛고 서기 어려웠을 뿐이지 생각이 없었던 시대는 아니다. 『고백록』의 저자 아우구스티누스 중세 신학의 뼈대를 세웠으며, 보에티우스, 토마스 아퀴나스, 보편논쟁, 변신론, 군주론 등이 이 시대정신을 근거해 저술되고 철학의 맥을 이었다.

오늘날 현대철학의 근거를 이룬 '근대'에 이르러서 철학의 중심이 '인간'이 됨으로써 찬란한 철학의 시대가 왔다. 때마침 종교개혁과 대항해 시대를 거쳐 막대한 부를 쌓은 서구 문명은 산업혁명을 거치면서 우리 삶의 중심에 인간을 두었다. 우리가 자주 듣는 서양철학자의 이름은 대개 근대의 철학자들이다. 경험론과 합리적 이성 등이 강조되고 "신은 죽었다"는 독설을 내뱉은 철학자도 나왔다. 니체는 신의 존재를 부정한 것이 아니라 신이 인간 세상에 더 이상 힘을 미치지 않으며 철저하게 인간의 삶은 인간에 의해 유지되고 발전된다는 이론을 낸다. 신의 역할을 기대하지 못함으로써 이른바 '초인'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다. 독자는 개인적으로 쇼펜하우어에 대한 관심을 최근 갖게 되었다. 고등학교 때 학교에서 배운 바로는 '염세주의자'로서 비관적 세계관을 가진 철학자라고 들어서 큰 관심을 갖지 않았었다. 그런데 그의 철학이 지금 대한민국 사회에서 다시 부상하고 있다. 서점에 가보면 그의 철학책이 언제나 신간에 자리하고 있을 정도로 쇼펜하우어에 대한 관심이 크다. 우리만의 독특한 일인지, 세계적 추세인지 모르지만 그의 대표 저작 『의지와 표상으로서의 세계』와 그의 철학에 대한 관심이 생겼다.

저자는 "인생은 고통이고, 세계는 최악이다"고 질타한 것은 쇼펜하우어의 성격이나 기질에 의한 것이고, 그를 정신병적 기질을 많이 가진 철학자라고 말하기도 한다. 하지만 저자는 '음악'과 '해탈'로 그의 철학적 좌표를 정하고 있다. 고통에서 벗어나려는 쇼펜하우어의 두 가지 방법이다. 하나는 음악이다. 베토벤의 교향곡처럼 열정적인 음악이 아니라, 바흐의 음악처럼 수학적 형식미가 있는 음악을 통해 고통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다는 주장이다. 또 하나는 '욕망으로부터 해방'이다. 불교의 교리와 비슷한 점이 있는 것 같은데 실제 쇼펜하우어의 책상 위에는 청동불상이 있었고, 불교와 힌두교에 관심이 많았다고 한다. 철학이 생긴 이후 〈논리학〉과 〈미학〉의 발전도 이 책에 나오니 많은 독자들이 이 책에 관심을 갖고 읽기를 희망한다.

 


 

이제 철학이라는 숲의 가장 깊은 곳에 위치한 철학마을에 도착했어요. 이곳까지 오면서 우리는 존재론·인식론·윤리학·심리학이라는 오솔길을 거쳐 왔어요. 오솔길들은 복잡하게 교차하고 얽혀 있는 미로 같지만, 철학사 지도가 있었기에 길을 잃지 않고 올 수 있었어요. 그리고 아름다운 나무들이 있어 행복하게 여행할 수 있었어요. 거기에는 소크라테스,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와 같은 고목도 있고, 칸트, 헤겔과 같은 중간 크기의 나무도 있고, 시리즈의 2권에는 100년도 안 된 작은 나무지만 수형이 정말로 아름다운 라캉, 푸코와 같은 나무도 있어요. 이제 철학마을에서 머물면서 지나왔던 길들을 한 번씩 돌아보세요. 그리고 마음에 드는 나무들 가까이 가서 만져도 보고 그늘 아래서 시간을 보내 보세요. 처음에 바삐 지나가느라고 제대로 보지 못했던 나무의 가지와 잎사귀들이 보일 거예요.(p.463) - 「에필로그」 중에서

 

저자 : 김필영

 

대학에서 전기공학을 전공하고 기업에서 관련 직종으로 30년을 근무했다. 직장을 다니면서 뒤늦게 철학을 공부하여 한국외대에서 철학박사 학위를 취득하고 강의했다. 공대 출신 회사원이 왜 철학 공부를 했을까? 저자 김필영은 어릴 적부터 일상적으로 막연한 불안을 느끼는 범불안장애에 시달렸다고 한다. 어릴 적의 막연한 불안은 청소년기를 거치면서 실존적 불안으로 바뀌고, 그러한 불안을 극복하고자 자연스럽게 철학과 심리학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그리고 세계가 무엇인지, 인간이 무엇인지에 대한 공부를 통해 불안을 어느 정도 극복할 수 있었다. 한때는 철학만 공부하고 싶은데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회사를 다니면서 스트레스를 받기도 했다. 하지만 지금 와서 생각해보니 회사 생활과 철학 공부를 병행한 것이 도움이 된 것 같다고 한다. 왜냐하면 사람에게는 광장과 밀실이 모두 필요한데, 회사 생활은 광장의 공간이 되었고 철학 공부는 밀실의 공간이 되었기 때문이다. 4년 전부터 유튜브 ‘5분 뚝딱 철학’ 채널을 운영하면서 철학의 대중화에 힘쓰고 있다. 촬영, 편집, 썸네일 작업까지 모두 직접 해서 매주 1편씩 올리고 있다. 힘들긴 하지만 구독자가 22만 명을 넘는 등 호응이 좋아 재미있게 하고 있다.

현재는 서울대, UNIST, 한국외대, 서울생활문화센터, 기업체, 문화센터, 고등학교 등에서 강연활동을 해오고 있으며, 철학 영어 콘텐츠 제작, 철학 NFT 제작, 철학 VR 전시 등을 준비하고 있다. 저서로는 2021년 ‘세종도서 교양부문’과 ‘올해의 청소년 도서’ 로 선정된 『5분 뚝딱 철학_생각의 역사』(1, 2권), 『5분 뚝딱 철학_ 철학툰』, 그리고 『시간여행, 과학이 묻고 철학이 답하다』가 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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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속 성 문화, 사색 - 인간의 본능은 어떻게 세상을 움직였나
강영운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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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족한 한자 실력이지만 이 책 『역사 속 성 문화, 사색』의 표제어로 쓰인 '사색(史色)'에 대해서 먼저 생각해본다. 원래 우리 발음으로 흔히 쓰이는 '사색'은 '思索'이다. 사전식 풀이로는 '어떤 것에 대하여 깊이 생각하고 이치를 따짐'을 의미한다. 철학자들이나 예술가들이 즐긴다는 사색이다. 사실 사색이란 단어는 단순한 뜻이 아니라 인간이 인간다워지고, 찬란한 문명을 발달시켜온 원동력이다. 즉 '생각하다'는 인간에게 주어진 신(神)의 최고의 선물로 받아들여져 왔다. 이 책에서 쓰인 '사색'은 '史索'이다. 즉 역사에서 찾은 '성 문화'쯤으로 해석 가능하다. 국어사전에는 나오지 않는 단어인 것으로 보아 저자가 고안한 '조어(造語)'가 아닐까 생각된다. 조금 억지스럽지만 생각할수록 기발한 발상으로, 책의 내용이 머리에 쏘옥 들어오게 해준다.

우리 문화는 아직도 잔재가 많이 남아 있고, 앞으로도 오랫동안 남아 있을 '유교'의 영향을 오랫동안 받았다. 유교는 공자로부터 맹자, 주자 등으로 내려오면서 우리 삶의 기본 이념은 물론 정치, 경제, 사회의 주요한 영향을 미쳤다. 성리학은 고려말에 전해져 오다 조선의 건국 이념이 됐다. 이후 조선시대 500년 역사는 유학의 역사라고 봐도 무방할 정도로 종주국 중국보다 더 발전했다고 한다. 이런 문화에서 터부시되던 것 중 가장 엄격했던 것이 '성(性)'이 아니었을까 싶다. 조선시대는 유교의 영향으로 여성들의 권리는 거의 없었다. 늘 남성 중심의 문화이기 때문이다. 삼종지도(三從之道), 남녀칠세부동석(男女七歲不同席) 등 남녀간의 교류가 극히 제한적이다. 특히 삼종지도는 어렸을 때는 아버지, 혼인해서는 지아비(남편), 늙어서는 자식(아들)을 따라 산다는 것을 미덕으로 삼았다. 남녀 간의 정념이나 정욕의 싹을 여성의 탓으로 돌렸다. 이런 문화는 유교문화권만 아니다. 세계 어디의 역사를 보더라도 남성 중심의 오랜 역사가 있다. 가장 선진 문명이라는 유럽 문명을 보더라도 여성의 사회 활동은 극히 제한적이었다. 여성들이 사회에 이름을 알리고 널리 알려지는 것은 왕족이나 귀족의 극히 일부 여성들뿐이다. 1800년대에 이르기까지 여성들은 거의 사회활동을 할 수 없었다. 문학과 미술 등 예술에서 뛰어난 활동을 보인 역사 기록이 있지만 거의 19세기 이후다.

 


 

이 책 『역사 속 성 문화, 사색』은 전 세계적으로 여성이 억압받던 시대(지금도 그런 곳이 있지만) 은밀한 사생활을 둘러싼 성 문화를 이야기한다. 과거 이야기여서 그런지, 지금 읽기에는 독자들에 따라 별 흥미를 끌지 못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당시 시대 상황을 함께 염두에 두고 생각해보면 세상을 발칵 뒤집어놓을 사생활과 성에 관한 이야기들이다. 역사 이전의 인류의 성 문화는 거의 기록되지 않았기에 지금 쉽게 가름할 수 없다. 다만 BC 4,000년 이전의 석기시대의 성 문화는 간혹 발견된 벽화를 바탕으로 추정할 뿐이다. 그것도 문자로 기록된 당시 문화 시설의 벽에 그려진 것으로 보아 추정이지 확인할 방법은 없다. 이로 인해 이 책에서 다루는 성 생활, 성 문화 등은 이집트와 수메르 문명 이후부터가 대부분이다.

우리가 잘 알다시피 그리스 문명은 당시 가장 선진 문명이었다고 알려지고 있다. 세계 4대 문명으로 우리가 학교에서 배운 바대로다. 그들이 남긴 각종 기록이나 현재까지 남아 있는 유물과 건축물 등으로 미루어 그들이 높은 문명을 갖고 있었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다. 이른바 그리스 문명이다. 그들이 선진 문명을 일으키고 세상을 이끌어 갈 수 있었던 원동력은 학문을 숭상하는 그리스인의 태도에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쉽게 할 수 있다. 오늘날 서구 문명은 그리스 문명을 원조로 삼고 있다고 주장하는 데서 설득력이 높다. 이어 유럽과 아프리카 일부까지 포함한 대제국을 건설한 로마도 그리스 문명을 이어받았다고 주장한다. 이는 역사적 사실로 드러난다. 뿐만 아니라 로마 제국으로 각 지역의 서양 문명은 로마를 중심으로 일치화된다. 붕괴 이후에도 문명은 그대로 이어져 오늘날까지 서유럽의 강대 국가들은 로마제국의 정통성을 가져온 나라가 자국이라고 주장하는 예가 많다.

그리스에서 대리석은 건축물뿐만 아니라 위대한 인물의 동상을 아름답게 빚어낸 재료였다. 말만 들어도 거의 모두가 잘 아는 신전이나 왕궁 등을 지을 때 주로 사용하는 것은 대리석이었다. 지질학적으로도 대리석이 많은 지역이라고 한다. 그리스 동상하면 한 가지 의문이 생긴다. '나체'의 동상을 빚어냈다는 것이다. 오늘날 개념으로는 위대한 인물의 나체상을 세운다는 것은 상상하기 어렵지만 그들은 예술로 생각했기에 나체상을 남겼나 보다. 이뿐만 아니다. 남성 나체상의 성기가 비례에 맞지 않게 작게 표현됐다는 점은 이해하기 힘들다. 그러나 이 책의 설명을 들어보면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왜 고대 그리스 로마에서만 성기를 유독 작게 그렸을까요? 그리스 석상의 작은 성기는 학자들에게도 ‘핫이슈’였습니다. 수많은 미술사학자가 이 주제에 천착해 연구를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격론이 오갔고, 결론이 나왔습니다. “고대 그리스인들은 작은 성기를 매우 아름답다고 여겼다”고요. 그들의 사고방식을 좀 더 들여다볼까요. 고대 그리스는 철학의 나라였습니다. 이들에게 남성성은 두 가지로 압축됩니다. 신체 단련을 통한 근육질 몸매와 합리적 사고로 무장한 이성이었습니다. 근육질 몸매와 이성은 서로 극명히 다른 요소로 보이지만, 사실 인간의 의지로 아름답게 빚어낼 수 있다는 점에서는 하나로 연결됩니다. 고대 그리스인들은 불굴의 의지로 섹시한 근육질 몸매를 만든 사람과 이성과 철학을 겸비한 시민을 최고의 남자로 쳤던 것입니다. 반면 이들에게는 원초적인 욕망에만 집착하는 사람은 교양 있는 그리스 시민이 아니었습니다. 성기는 욕망의 지표였기에 그만큼 작아야 했지요.(p.13∼15)

고대 문명은 일반적으로 남성의 성기나 여성의 가슴이 비정상적으로 크게 표현되고 있다. 책에 따르면 구석기 시대에 만들어진 〈빌렌도르프의 비너스〉를 봐도, 가슴과 성기가 비정상적으로 크게 묘사돼 있으며, 고대 이집트에서도 큰 성기로 묘사된 신의 모습을 종종 볼 수 있다. 라이벌 관계였던 페르시아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이들에게 성기는 '대대익선(大大益善)'이었다고 할 수 있다. 그리스 로마인에게 원초적인 욕망에만 집착하는 사람은 교양 있는 그리스 시민이 아니었다고 이 책의 저자 강영운은 합리적인 추정을 하고 있다. 성기는 욕망의 지표라고 생각했다는 것. 『그리스의 동성애』를 쓴 케네스 도버는 "그리스인들에게 거대한 성기는 그저 멍청하고 탐욕적이며 흉한 것"이라고 표현했다. 성기의 대대익선 이데올로기가 그리스에서만큼은 '소소익선'이 된 셈이다. 이런 그리스 시민들은 여성의 가슴 또한 작은 것을 지향했다고 한다. 로마 풍자시인 마르티알리스는 "여성의 가슴은 한 손으로 잡을 수 있어야 한다"는 말을 남겼다고 저자는 역사의 기록물을 찾아 적고 있다. 저자는 이와 함께 우리도 고려시대에는 성기가 작은 것을 지향했다는 증거가 있다고 말한다. 1992년 북한에서 발견된 청동 조각상 하나가 고려 태조 왕건의 동상이었는데 성기가 2cm로 보이지 않을 정도로 작았다고 한다. 노명호 서울대 국사학과 명예교수는 "당시 불교 문화의 영향으로 부처가 갖춰야 할 신체 특정 서른두 가지 '32대인상'으로 규정했는데, 그 가운데 하나가 '마음장상(馬陰藏相)'이었다. 말의 남근처럼 성기가 오그라들어 몸 안에 숨은 형상을 뜻한다"고 밝히고 있다.

 


 

이 책은 〈주제편〉, 〈인물편〉으로 나뉘어 모두 27가지의 성에 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사원에서 매춘', '자위', '포르노', '나체주의' 등 지금 들어도 자극적이고, 불합리한 성 문화가 이어졌고 앞으로도 더 충격적인 성 문화가 이어질지도 모른다는 말을 〈주제〉별로 담아 17개 장(章)을 이루고 있다. 또 〈인물편〉에서는 '사디즘'이란 용어를 만들어낸 사드 후작의 이야기, 프랑스를 구한 불륜녀 아네스 소렐의 뒷 이야기, 마약에 취해 시를 썼던 보들레르, 60세 연하에게 청혼한 대문호 괴테의 이야기 등 10명의 인물을 다룬다. 6장 「자위 막고자 칼날 든 속옷까지 입었다」에서 저자는 한 에피소드를 꺼낸다.

어젯밤 동네 처녀를 생각하면서 자위 행위를 한 한 소년이 다음날 교회를 찾아 고백한다. "목사님, 제가 수음의 죄를 범했습니다." 목사가 말한다. "회개하라, 주님의 어린 양이여, 너를 용서하노라, 다만 이걸 차고 다시는 죄를 짖지 말도록 해라." 소년은 놀란 표정을 숨길 수 없었다. 목사가 건넨 속옷 안에 날카로운 칼날이 '그곳'을 향해 있었기 때문이다. 목사는 단호한 표정으로 말한다. "우발적인 '사고'를 막는 데 도움이 될 것이네." 소년은 조용히 고개를 끄덕이고 집으로 돌아왔다. 18세기 영국 보수적인 빅토리아 시대의 이야기다. 이처럼 자위가 저주받기 시작한 것은 기독교가 유럽을 지배하기 시작하면서였다고 저자는 밝힌다. 중세부터 근세까지 유럽에서 자위는 신의 섭리에 어긋나는 행동이었다고 말한다. 저자에 따르면 기독교가 유럽의 종교로 자리 잡은 이후, 그들은 시민들의 성을 통제하는 미시 권력이었다. 정욕은 곧 원죄와 같은 것이었고, 성적 욕망이란 어떻게 해서든 통제해야 하는 것이었다. 게다가 부부간의 성관계가 아닌, 오직 쾌락만을 위한 자위행위는 큰 죄악이라고 여겼다.

그러나 중세 사람들은 자위행위를 '필수 악'으로 생각했다고 한다. 독일 보름스 지역의 신학자였던 부르카르트는 11세기 편찬한 『교령집』에서 "수음한 남자는 10일에서 20일간 빵과 물만 먹는 참회 고행을 하여야 한다"고 적었다. 열흘 동안 두 가지만 먹는 게 고역이라면 고역이겠지만 대수롭지는 않는 처벌이라는 점에서 가벼운 죄에 불과하다고 저자는 판단한다. 당시 죄로 규정된 다른 행위의 처벌 강도는 훨씬 셌다는 점이다. 구강성교에는 3년의 참회 고행이 따르고, 부부관계 시에 정상위(남성의 위로 가는 성행위)가 아닌 자세로 해도 마찬가지로 3년 고행형이다. 자위행위가 중세 유럽 기독교 사회에서도 어느 정도 용인될 행위로 봤다는 방증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이 책을 읽다보면 '종교'에 대한 생각을 다시 해보게 된다. 종교는 대개 인간의 본성 중의 하나인 욕망을 스스로 통제하는 힘을 가지도록 한다. 위대한 종교라고 일컬어지는 기독교, 불교, 이슬람교 역시 인간의 본성을 제어하도록 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이들 종교의 창시자인 예수, 석가모니, 마호메트 등은 대체로 자신의 고통을 돌보는 것보다 타인의 고통을 덜어주는 노력을 하기 위해서였다. 오랜 고통의 경험을 통해 인간으로서 스스로의 본성을 억누르고 타인의 고통을 덜어주려는 가르침을 주었다. 성경, 불교 경전, 코란 등은 이를 잘 말해주고 있다. 인간은 누구나 태어날 때부터 감정을 갖는다. 탐욕이나 분노, 정욕 등은 부정적인 본성이다. 부정적인 본성이 드러나면 대체로 죄를 짓게 된다. 이들 종교들은 이런 본성을 드러나지 않게 교리를 통해 성인의 말씀을 전해 듣는다. 그리고 이를 믿음으로 자신의 본성을 억제한다. 이렇게 해야 인간의 삶을 제대로 살 수 있다. 그러나 감정이 격해지면 본성은 또다시 고개를 든다. 이 책에서도 색(色)과 관련된 많은 행위들에 대한 감정을 억제하지 못한 데서 죄를 짓게 됨을 알 수 있다. 종교와 성은 불가분의 관계임을 반증하고 있는 부분이다.

고대 그리스인들은 목욕을 숭고한 의미로 즐겼다. 고대 로마에서는 목욕 문화가 퇴폐와 연결되기도 했다. 로마 제국 후기에 기독교가 유럽에 자리 잡음으로써 목욕 문화는 쇠퇴했다. 목욕을 쾌락의 일종으로 봤기 때문이다. 르네상스 이후 근대에 들어서 계몽주의가 종교의 자리를 대신하면서 위생 관념이 자리 잡기 시작했다고 한다. 목욕의 부활이다. 우리나라도 고려시대에 발달한 목욕 문화가 조선시대 유교의 벽에 부딪쳤다. 목욕과 성에 관한 이야기는 역사상 끊임없이 등장한다. 영국의 가장 강력한 시대(대영제국)의 문을 연 엘리자베스 여왕(재위 1558~1603)은 영국의 성군으로 역사에 기록되어 있다. 붉은 빛이 도는 금발, 검은 눈동자, 생기가 넘치는 얼굴, 170cm을 훌쩍 넘는 키로 매력적인 여성이었다고 역사는 기록하고 있다. 그러나 그녀의 가까운 곳에 있던 사람들의 평가는 사뭇 달랐다고 한다. 생각지도 못한 '악취' 때문이라고 하니 선뜻 공감이 되지 않는다. 강력한 권력자이며 얼핏 들어도 매우 매력적인 여성이었을 그녀에게 향기 대신 악취가 풍긴다면 그녀의 시종들은 모두 '처형감'이다. 그러나 웃지 못할 일은 악취의 원인이 그녀의 목욕 성향이라고 하니 쉽게 설명되지 않는다. 양치질도 거의 하지 않고, 단 음식은 입에 달고 살았다고 한다. 이때문에 이는 썩고 결과는 끔찍한 구취가 났던 것이다. 문제는 중세 유럽에서 목욕은 금기되었다고 한다. 불결이 일종의 시대정신이었을 때이니 가능한 일이었다. 청결을 지상과제로 여기는 오늘날과는 달라도 너무 다른 세상이다.

 


 

고대 그리스인들은 목욕을 경회의 느낌으로 바라봤다면, 고대 로마에서는 쾌락과 연결된다. 고대 로마 지도자의 권력 기반은 '빵과 서커스'라고 한다. 먹을 것과 유흥을 통해 시민의 마음을 사로잡았던 것이다. 이 서커스 중 하나가 목욕이엇다. 목욕탕에서 일종의 성매매가 이뤄졌다고 하니 '퇴폐의 온상'이었던 것이다. 고대 로마인들은 나체로 따뜻한 물에 들어가서 느끼는 기분 좋은 나른함을 성교와 연관 지었다. 화산 폭발로 사라진 폼페이의 한 목욕탕에서는 목욕하는 사람들의 성교 모습을 적나라하게 묘사한 그림이 남아 있다고 하니 당시 목욕탕이 매매춘의 장소였다는 것을 방증한다. 역사학자 에드워드 기번이 1776~1788에 펴낸 『로마제국 쇠망사』에서 "온수욕에 의해 로마는 무너졌다"고 썼다고 하는 이유다. 쾌락만이 지배 논리로 군림하는 나라는 오래 존속할 수 없다는 통찰이라고 저자는 지적한다.

이 책의 압권은 〈인물편〉 18장 「때리며 쾌감 느낀 남자, 사드 후작」의 이야기다. 사드 후작은 오늘날 가학성 성애를 일컫는 '사디즘'을 만들어낸 장본인이다. 그가 쓴 『소돔의 120일』은 변태 소설로 유명했다. "세상이 시작된 이래로, 가장 불순한 이야기"라는 평을 받은 이 소설은 꺼림칙한 소재로 가득하다. 동물과 거리낌없이 수간하고, 납치한 미성년자들을 상대로 강간과 윤간을 거듭한다. 근친상간, 소아 성애, 가학 행위에 이은 엽기적 살해는 덤이다. 세상 모든 성도덕을 부정하는 극단의 것들이 나열돼 있다. '야설'로는 부족하고, 고어물 중의 고어물이라고 저자는 단언한다. 활자 중독자들마저 "한 장 한 장 넘기기가 힘들다"고 털어놓는다고 한다. 사드 후작의 본명은 도나시앵 알퐁스 프랑수아이다. 2017년 그가 쓴 『소돔의 120일』 육필 원고가 프랑스 파리 경매시장에 나와서 화제가 됐다. 프랑스 문화부는 그 즉시 경매 중단을 명하고 외국으로 유출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450만 유로(한화 약 60억 원)에 사들였다. 어떤 가치가 있기에 프랑스 정부가 거액을 들여 샀던 것일까? 이 책의 일부를 여기에 적고 독자들의 판단에 맡긴다. "10대 소녀를 납치해 오게. 우리는 그들과 밤새도록 강제로 성교를 할 거야. 때론 때리면서, 때론 맞으면서. 가능하면 소년들도 데려오면 좋겠군. 남색이 주는 황홀경도 놓칠 수 없거든."(p.203)

〈인물편〉에는 10개 장에 모두 10명의 인물이 등장한다. 이 가운데 대문호 괴테의 이름도 보이고 〈악의 꽃〉의 시인 보들레르도 등장한다. 또 불륜녀의 대명사 아네스 소렐, 남편 친구와 누드 사진을 찍은 소설가 마리 드 레니에 등 여성도 있다. 관심 있는 독자들뿐만 아니라 역사에 관심 있는 독자들도 알아두면 좋을 내용이 담겨 있다. 먼저 읽은 독자로서 일독을 권한다.

 


 

보들레르의 시집 〈악의 꽃〉은 출간 당시 프랑스 시민들로부터 외면 받았다. 섹스, 죽음, 레즈비언, 변태, 우울, 도시의 부패, 삶의 억압이 담긴 이 책을 프랑스는 받아들일 준비가 안 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타락한 쓰레기'라는 당시 평론계의 조롱이 이어졌고, 보들레르는 미풍양속을 해졌다는 이유로 기소돼 벌금형과 함께 유죄 판결까지 받았다. 시집은 가까스로 출간됐지만 여섯 편이 삭제된 채였다고 한다. 시대보다 앞서 간 병적인 불운의 예술가들은 대개 요절한다. 또 당대에는 빛을 보지 못하지만 죽은 뒤에 진가를 알아본 사람들에 의해 다시 세상에 나온다. 화가 고흐나 귀족 가문에서 자란 버지니아 울프 등이 생각난다. 1977년 9월 5일 미국 나사가 우주탐사선을 발사했다. 보이저 1호다. 인류가 자랑할 만한 작품을 황금색 LP 디스크에 녹음해 로켓에 실었다. '지구의 소리(The Sound of Earth)'였다. 이곳에 실리 작품이 보들레르의 「비상(L'elevation)」이다.

 

연못들, 계곡들, 산들, 숲들, 구름들,

바다 위로, 태양 너머로, 창공 너머로, 별들의 천구 너머로,

나의 정신, 너는 민첩하게 움직이고,

파도 속에서 황홀해지는 헤엄 잘 치는 사람처럼,

너는 말로 할 수 없는 남성적 쾌락을 느끼며

그 방대하고 깊은 곳을 즐거이 누비고 다니는구나.(p.319)

 

저자 : 강영운

 

매일경제신문 기자다. 1988년 초봄 경기도 남양주시 작은 서점에서 태어났다. 날 때부터 책에 둘러싸여, 책을 선생님과 친구로 삼으며 자랐다. 책이 풍기는 향기가 좋았고 종이의 질감에 편안함을 느꼈다. ‘글밥’을 먹으며 살고 싶다고 오랜 기간 생각했다. 언론사에 입사해 ‘작은 꿈’을 이뤘다. 본업으로는 새로운 소식인 ‘뉴스’를 다루고, 부업으로는 옛날얘기인 ‘사색’과 동물의 성을 다룬 ‘생색’을 쓰고 있다. 책에서 받은 통찰과 재미를 독자와 공유하고 싶다. 어떤 책에서도 보기 힘든 내용이 담긴 ‘맛있는 책’을 요리하는 것을 인생의 목표로 삼았다. 그리하여 종이책이 멸종 위기에 처한 지금, 작은 파수꾼이 되고자 한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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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4285km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길 PCT를 걷다
남난희.정건 지음 / 마인드큐브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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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CT를 걷고 있는 지금이 내 인생 최고의 순간이라고 믿었다. 그러나 기후변화로 인한 산과 길의 변화에 안타까운 마음 금할 길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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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85km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길 PCT를 걷다
남난희.정건 지음 / 마인드큐브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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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는 예전에 등산을 다녀봤지만 매니아급은 못 되는 국내 가까운 산 정도다. 젊었을 때 이야기이니 지금은 트레킹도 큰 맘 먹고 계획 세워 다녀야 할 만큼 나이도 들었다. 해외 등산은 산악인, 전문 등산가 등만 다니는 것으로 독자로서는 감히 엄두도 내지 못할 도전이다. 그래서인지 사실 외국의 산이나 트레킹은 TV를 통한 영상만으로 만족할 수준이다. 이 책 『4285km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길 PCT를 걷다』의 PCT(pacific crest trail)도 처음 알았다. 예전 TV에서 봤던 '산티아고 순례길' 정도로 생각했다. 긴 거리 때문에 상상 이상의 체력이 요구되는 곳이란 정도만 책 표제어를 통해 알게 된 지식이다. 4,285km라면 독자 수준의 사람이라면 상상으로만 존재하는 거리다. 그도 그럴 것이 등산이나 둘레길 경험은 국내에서만 했기에 1,000km 이상의 길은 상상하기 어려운 탓이다.

이 책의 저자는 남난희와 정건, 두 분이다. 남난희는 예전에 그가 낸 책으로 접한 적 있어 알고 있었지만 정건은 처음 만나는 분이다. 남난희는 우리 독자들 중에서도 낯선 이름이 아닐 것이다. 그는 1984년 1월 1일부터 국내 최초로 76일 동안 백두대간 단독 종주에 성공하여 산악계의 샛별이 되었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여성 세계 최초로 해발 7,455미터 높이의 히말라야 강가푸르나 봉에 올라 세상을 놀라게 한 경험도 있는 전문 산악인이다. 이후 지리산에 거주하며 '지리산학교'를 운영하는 걸로 알고 있다. 그러나 정건은 아무래도 낯설다. 그러나 그의 이력 또한 만만치 않음을 이 책을 통해 알게 됐다. 1986년 조선대학교 산악회를 시작으로 산에 입문해 조선대 재학 시절 백두대간을 완주했다. 여러 차례 전국 암벽 대회에서 입상하며 산악인으로 기반을 다졌다고 한다. 젊은 시절 산악 마라톤과 유럽 알프스를 등반하며 체력과 기량을 꾸준히 넓힌, 산악인임에 틀림없다. 1994년 여성 에베레스트 원정대 대원으로 발탁되기도 했다고도 하니 산악인으로 불리울 만큼 산과 산길을 좋아하는 분인 듯하다. 이름이 낯선 것은 도미하여 워싱턴 주 시애틀 근교에서 응급간호사로 일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책 표제어에 나오는 PCT는 멕시코 국경에서 출발하여 미국의 캘리포니아, 오리건, 워싱턴 3개 주를 관통하여 캐나다 매닝파크에 이르는 길을 말한다. 북아메리카 대륙을 세로로 종단하는 트레일 코스는 현재 3개가 있다. 퍼시픽 크레스트 트레일(PCT), 콘티넨탈 디바이스 트레일(CDT), 그리고 애팔래치아 트레일(AT) 등 3곳이다. 이 가운데 하나인 PCT가 이 책이 탄생한 길이다. 이 길은 걷는 자들에게 꿈의 길,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길이라 불린다고 해서 이 책의 표제어로 차용된 듯하다. 독자는 처음 듣는 길이지만 사막, 협곡, 호수 등 다양한 자연환경을 마주하며 곰, 방울뱀, 모기 등 걷는 자의 생명을 위협하는 야생 동물들을 수시로 만나는 곳이라고 하니 자연 환경이 잘 보존된 곳이란 짐작을 하기에 충분하다. 특히 이 길은 우리에게 셰릴 스프레이드의 책과 영화 〈와일드〉의 배경으로 알려지기 시작했다고 한다. 
특별한 또 다른 이유는 이 길의 전 과정을 자신이 먹고, 생활해야 할 모든 짐을 스스로 메고 걸어야 한다는 점이다. 텐트와 침낭 등 야영장비뿐 아니라 음식까지 며칠마다 나타나는 보급지에서 우편으로 미리 보내 놓은 보급품을 찾아가며 일정을 진행해야 한다. 운행에 필수품인 물마저 며칠 분량을 스스로 메고 걸어야 하는 길이라고 한다. 그것만 아니라 과정에서 발생하는 온갖 예상할 수 없는 상황에 스스로를 온전히 책임져야 한다는 점 때문에 이 길은 더욱 특별하다. 독자 입장에서는 넘보기에 벅찬 길이다. 이 때문에 이 책이 더욱 절실함으로 다가온다.
책에 따르면 보통 3-4월에 멕시코에서 출발한 도보 여행자들은 10월이나 되어 캐나다 남부의 종착 지점으로 거지꼴이 되어 도착하기 일쑤이다. 그나마 온전히 완주하는 하이커는 연간 몇 명 되지도 않는다. 그만큼 힘들고 어려운 이 길을 한국의 '아줌마 부대'가 걸어내고 이 책을 썼다. 때론 여럿이 대부분 단둘이. 출발은 함께 했지만 길을 모두 완주하는 것은 다른 문제다. 모두의 생활이 있기 때문이고 각자의 사정이 다르기 때문이다.

 

 

한국의 전설적인 산꾼인 남난희와 94 에베레스트 원정 대원이었던 정건이 이 길을 모두 걷고, 걷는 기간의 과정과 단상을 정리해 한 권의 책을 만들어냈다. 무려 5년에 걸친 고군분투 끝에 얻어낸 소중한 결실이다. 코로나가 창궐하는 그 시기에 5년간 매년 한 달씩 걸어 4,285km 길을 걸었다. 걷기 위해 태어난 사람들처럼 4,285km를 그들은 걸었다. 
이 길을 걷는 사람들은 오로지 걷기 위해 만들어진 길을, 수 개월간 오로지 걷기만 하며 목표 지점에 다른다. 이 길을 걷는 사람들의 일상은 매일 꾸준히 반복된다. 걷기 아니면 먹기 그리고 잠자기다. 그 외에는 다른 것이 없는 세상이니 가장 단순한 삶을 사는 것이다. "길이 삶을 이토록 단순하게 해 준다. 얼마나 고마운 일인가?"라며 저자 남난희는 이 길을 예찬한다. 길에 따라 사정이 조금씩 다르지만 이 길을 걷는 사람들은 대개 하루 약 10시간 정도 걷고, 10시간 정도 쉬거나 누워있거나 잔다. 그 외의 시간은 먹고, 물 정수하고, 막영을 준비하는 것 외에는 하는 일이 없다. 다른 일이 있을 리 없다. 중도에 포기하지 않는다면···.
저자에 따르면 이 길을 걷다 보면 생각도 줄어들고, 걱정도 사라지고, 궁금한 것도 없어진다. 대신 어디까지 가야 하고, 얼마나 왔고, 어디에다 캠프를 칠까? 날씨는 어떤가? 이런 것들에만 관심이 있고 집중을 한다. 얼마나 단순한 삶인가? 걷는 생활에 필요한 모든 것을 지고 다니느라 등짐은 무겁지만 생활은 더없이 간편하다. 이렇게 아무 걱정하지 않고, 무엇에 얽매이지도 않고, 욕심부릴 것도 없고, 누구를 시샘할 일도 없는 원초적 일상이 매력적인 이 길이 좋다.
저자는 길은 내가 걷지 않으면 절대로 줄어들지 않는다는 가장 단순한 진리를 되뇌며 사막을 지나고 설산을 지나 마침내 원하는 곳에 다다랐다. 그리고 목표를 채우고 난 다음은 충만감도 없고, 특별한 기쁨도 없을 터, 왜 걷는지에 대해 많이 해보지 않고, 깊이 생각해보지 않은 사람은 이해하기 어렵다. 저자는 이렇게 말한다. "자기가 살아가는 온갖 짐을 등에 지고 걸어보지 않으면 모른다. 작게 사는 것, 적게 먹고 적게 버리는 것, 그것이 자연과 나를 아끼는 방법이고 우리 모두를 살리는 방법이라는 것을 말이다. 그러므로 길이 스승인 것이다. 스스로 알게 하는, 오로지 체험만이 참 공부다.(p.160)

 


 

저자 남난희는 「일상의 짐을 메고 긴 길을 걸어 걸을 수 있음에 2023년 PCT」란 제목의 〈서문을 대신해서〉란 글을 통해 이 길을 한 번에 모두 걷지 못하고 시작부터 끝날 때까지 거의 6년이 걸렸다고 썼다. 자신이 한국에서 생활하기에 몇 달~몇 년을 미국에서 보낼 수 없기 때문에 한 번에 걸을 수 없었을 것이다. 구간을 나눠 6년에 걸쳐 완전히 걸어냈다는 말은 다시 한 번 삶에 많은 영감을 준다. 그리고 지난 6년 행복했고, 만족한 날들이었다고 털어놓는다. 아마 산악인이기에, 걷기를 좋아하기에 할 수 있는 말일 것 같다. 저자가 이 책에서 강조하는 말은 아무리 국가가 정책적으로 지키려 해도 기후변화에 의한 자연 훼손은 막을 수 없다는 점이다. 그것은 자연 환경에 대한 우리의 인식과 기존의 의식을 바꿔야 할 듯한 말도 남긴다. 저자가 이번 걸었던 코스가 '모하비 사막 구간'이다. 그동안 봐온 자료에는 더위와 갈증으로 매우 심한 고생을 하는 곳으로 유명하다고 한다. 또 수시로 나타나는 방울뱀과 야생벌 등을 조심해야 한다. 그만큼 자연 훼손이 덜 된 곳이란 의미로도 독자에게는 들린다. 
그러나 이런 급속도로 진행되는 기후변화로 이곳에도 영향을 미치고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고 일일이 이 책에 적었다. 물론 기후변화 대응이 미흡하다는 주장이 아니라, 이미 시작된 기후변화가 이처럼 직접적인 악영향을 몰고 오는데 왜 전 세계인들은 인식을 바꾸지 않느냐고 지적하는 듯하다. 
"그런데 사막이 수상하다. 황갈색으로 황폐하게 메말라 가는 사막이 아니고 노란 꽃이 지천에 피어, 불어오는 바람에 살랑살랑 움직이며 아름다움을 한껏 뽐내고 있다. 키 작은 나무도 연녹색으로 또는 진녹색으로 자기네 세상이라는 듯 생기발랄하게 나그네의 눈길을 끈다. 지난겨울, 미국의 기후가 이상하다는 말을 들었지만 사막이 이렇게 생기 넘치는 줄은 몰랐다. 하지만 사막이 꽃밭이 되고 풀밭이 되어있는 것이 당장 보는 우리는 좋을지 몰라도 과연 괜찮은 것인지 모르겠다.(p.13)

 


 

저자들이 단순히 등산가가 아닌, '산꾼'으로 불리는 이유를 독자는 이제야 알 것 같다. 그들이 산을 오르고 끝 모르는 길을 끝없이 걷는 것은 산을 사랑하기 때문이고, 길을 좋아하기 때문이라는 사실이다. 현재 기후가 이상하고, 겪는 피해를 나열함으로써 기후변화 대응을 할 것이 아니라, 현재 기후변화로 달라지는 우리의 지구 전체가 이렇게 변하고 있다는 사실 자체에 집중한다. 그리고 산을 오르면서, 길을 걸으면서 보여지는 상황을 그대로 독자들에게 전하고 있는 것이다. 
"길은 지난해 걸었던 워싱턴 구간과는 완전 차이가 난다. 지난해는 거의 야생의 길로 트레일이 이루어져 있었다면 이번 구간, 즉 모하비 사막 구간은 사람의 필요에 의해 간리되어 야생의 맛은 없어 보였다. 주로 바람개비나 수로 등을 관리해야 할 목적 때문인지, 찻길이 여러 갈래로 뚫려 있다. 지난겨울 비가 많이 와서 사막의 꽃도 그랬지만 물도 수시로 만났다. 우리가 그 악명 높은 사막을 걷는지 그냥 겨울날의 평지를 걷는지 모를 지경이다. 사막의 풍취는 고사하고 추위에 떨어야 할 줄은 정말 몰랐다."(p.15)
이 책은 4부로 나뉘어져 있다. 1부 〈2018년-오리건〉, 2부 〈2019년-캘리포니아 남부〉, 3부 〈2021년-캘리포니아 중부〉, 4부 〈2022년 - 워싱턴〉 등이다. 두 저자 남난희와 정건은 같은 길을 함께 걸으며 함께 먹고 자고 했으니 보고 느낀 게 거의 같을 것이다. 그러나 같은 길을 두 번 소개하지 않고, 특히 다른 느낌을 새롭게 적을 수 있으니 이 책의 기획과 출판 취지가 잘 맞았으리라 이해된다. 독자들도 이 책을 읽으면서 다르게 느낀 점이 있듯이···. 이들은 각 부의 제목 아래 다른 느낌의 소제목을 달고 있다. 1부에는 「운명적으로 PCT를 만나다」, 2부엔 「나는 길을 걷기 위해 태어난 사람」, 3부에는 「길은 내가 걷지 않으면 절대로 줄어들지 않는다」, 4부는 「매일매일이 내 생애 최고의 날이었다」가 부제로 적혀 있다.

 


 

이들 저자들은 따로 따로 집필해도 감정 표현과 함께 걸으면서 받은 영감은 표현상으로 다르다. 저자들은 아낌없이 그리고 정직하게 이를 책에 적어 넣었다. 독자에게는 같은 장소 다른 느낌이 전해지는 행운으로 다가서기도 한다. "우리가 걸은 트레일은 단조로움이 함축된 세계다. 매일 똑같은 리듬과 지극한 단순함에 적응하지 않으면 안 된다. 어떤 인위적인 규칙이나 규범, 기준이 없는 곳이다. 오직 자연과 인간적인 척도만 있는 곳이 우리의 세상이었던 PCT다. 모든 것을 스스로, 오로지 자신이 행하고 자신이 책임진다. 철저히 독립적으로 야생에서 살아남아야 한다. 본인이 스스로 자연임을 인식하게 하는 그 시간들은 참으로 축복받은 시간이었다."(p.329)

저자 : 남난희

지리산학교 숲길걷기반 교사, 지리산걷기학교 교사, (사)백두대간평화트레일 이사장. 경북 울진에서 태어나 1981년 한국등산학교를 수료했다. 유난히 눈이 많이 오던 1984년 1월 1일부터 국내 최초로 76일 동안 백두대간 단독 종주에 성공하여 산악계의 샛별이 되었다. 뿐만 아니라 여성 세계 최초로 해발 7,455미터 높이의 히말라야 강가푸르나 봉에 올라 세상을 놀라게 했다. 그 뒤 ‘금녀의 벽’으로 불리던 350미터의 국내 최장 설악산 토왕성 빙벽 폭포를 두 차례나 등반해 많은 사람들로부터 찬사를 받았다. 1994년부터 지리산에 내려와 살다가, 2000년 강원도 정선에서 일반인을 위한 자연 생태학습의 장인 ‘정선자연학교’를 세워 교장을 맡았다. 그러다 2002년 여름 태풍 루사가 온나라를 휩쓰는 바람에 그동안 피땀 흘려 이룬 모든 것을 잃고 나서 다시 지리산으로 돌아왔다. 현재 지리산학교와 지리산걷기학교에서 교사로 활동하고 있으며, 백두대간을 국제적 수준의 트레일로 만드는 데 힘을 쏟고 있다. 이러한 활동의 성과를 인정받아, 올해(2022년) 스위스의 ‘킹 알베르트 재단’에서 수여하는 ‘마운틴 어워드’ 수상자로 선정되었다.
저서로 백두대간 단독 종주의 기록 에세이 『하얀 능선에 서면』과 산문집 『낮은 산이 낫다』, 그리고 아들과 함께한 57일의 백두대간 등산 에세이 『사랑해서 함께한 백두대간』, 『당신도 걸으면 좋겠습니다』 등이 있다.

저자 : 정건
1986년 조선대학교 산악회를 시작으로 산에 입문하였다. 조선대 재학 시절 백두대간을 완주하였다. 여러 차례 전국 암벽 대회에서 입상하여 산악인으로 기반을 다졌다. 젊은 시절 산악 마라톤과 유럽 알프스를 등반하며 기량을 넓혔다. 1994년 여성 에베레스트 원정대 대원으로 발탁되기도 했다. 원정 이후 도미하여 워싱턴 주 시애틀 근교에서 살고 있다. 질병관리학을 공부하여 현재 스위디쉬 병원 응급간호사로 일하고 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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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몬 상·하 세트 - 전2권
최아일 지음 / 너와숲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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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몬〉의 가장 큰 매력은 독특한 스토리라인이다. 재벌 상속녀 도도희와 한순간에 능력을 잃은 ‘악마’ 정구원은 계약 결혼을 한다. 그러나 그들의 결혼이 순탄치 못한 것은 예상된 일. 미처 예상치 못한 일들은 수많은 에피소드를 파생시키며 그들의 특별한 삶을 이끌어간다. 이 드라마는 로맨틱 코미디, 판타지, 오피스, 드라마 장르가 혼합되어 다양한 재미를 즐길 수 있다는 탁월한 장점도 있다. 시청자들이 크게 감정에 휩싸이지 않아도 결과적으로 감동을 이끌어내기에 꽤 높은 시청률도 이끌어냈다. 작가 최아일은 특히 "치열한 일상에 지친 누군가에게 작은 위로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작품을 구상했다고 밝힌다. 우리 삶에 가장 가까운 하나의 모델로서 기능하는 일상의 일들이 소재가 되어 감동을 선사하는 작품으로 평가된다. 저자 최아일은 "우리는 때로 서로를 상처 입히기도, 소중한 것들을 파괴하기도 하지만, 서로를 구원하는 순간이 더 많아 우리의 삶이 의미가 있다"는 작품 설명을 곁들이면서 작품 전체를 관통하는 따뜻한 위로를 전한다.

이 책 『마이데몬』은 드라마 대본집으로 출판되었기에 「기획 의도」나 「등장인물」을 별도로 소개함으로써 드라마를 시청하지 않았어도 작품에 쉽게 접근하고, 이해도를 높일 수 있다. 이 드라마는 지난해 11월 24일부터 올해 1월 20일까지 SBS에서 금토드라마로 방영됐다. 아직 그 인기가 채 식지 않은 종영된 지 한 달도 안 된 드라마의 대본집을 출판한 것도 방송의 인기에 힘입은 바 크다고 독자는 생각한다. 이 드라마는 방영 내내 남녀 주인공의 ‘비주얼 화보집’으로 화제가 끊이지 않았었다. 특히 드라마 〈마이데몬〉은 국내에서의 인기는 물론 이젠 해외로 이어지고 있다. 드라마를 보지 않았을 경우 이 대본집 『마이데몬』은 드라마 영상을 같이 본다면 훨씬 즐겁게 감상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독자는 기대한다.

 


       <마이데몬> 인물관계도. 출처 : SBS

 

표제어 '데몬(demon)'은 일반적으로 귀신, 수호신, 악마 등을 의미하며, 본래는 초자연적·영적 존재자를 나타내는 그리스어 다이몬(daim?n)에서 유래하는 말이라고 한다. 호메로스에서는 거의 〈신〉 또는 〈신의 힘〉의 동의어로서 취급되며, 모든 일을 일으키는 진정한 원인으로 생각되고 있다. 특히 갑자기 습격해오는 불가해하며 운명적인 힘은 선악을 불문하고 모두 다이몬에 돌려진다. 그 힘과 좋은 관계에 있는 경우가 에우다이몬(eudaim?n, 행복), 나쁜 관계에 있을 때가 카코다이몬(Kakodaim?n, 불행)이다. 헤시오도스는 황금시대에 살았던 사람들이 다이몬이 되어서 후세 사람들을 인도한다고 하였는데 인간이 태어나면서부터 지닌 수호령이라고 생각된 것이다. 플라톤은 이를 신과 인간과의 중간자로 위치지었는데 현대인이라면 무의식 영역에 작용한다고 규정되는 일체의 제력이 다이몬이었다.

종교학대사전에 따르면 데몬은 원래 반드시 사악함과는 결부되지 않는 존재자로, 천재적 인격의 특성으로서 이용되는 독일어 데모니시(damonisch) 등에 적극적 측면이 남아 있지만, 그리스교의 대두와 함께 이교의 신들이 배제되고, 다이몬=데몬도 귀신이나 악마와 동일시하게 되었다. 조로아스터교, 유대교, 이슬람교 등과 함께 선악이원론의 입장을 취하는 그리스도교 신학에서는 신이나 천사가 구성하는 선의 위계에 대응해서 악의 위계를 구상하는데, 데몬은 오로지 후자 속에 조직된 것이다. 악마, 악령의 총칭으로서 데모 중에서는 루시페르, 만몸, 아스모데우스, 사탄, 베르제브브, 레비아탄(리바이아산), 베르페고르 등이 대표적인데 근세에는 그 악마의 세계를 체계적으로 취급하는 악마학(데모놀로지)이 성립하고, 세부적인 논의가 전개되었다.

이 작품은 ‘악마 같은’ 재벌 상속녀 도도희와 한순간 능력을 잃어버린 ‘악마’ 정구원이 계약 결혼을 하며, 각종 에피소드의 연속으로 구성된 '판타지 로맨틱 코미디'다. 작가 최아일의 구상부터 악마가 되어 버린 수호신의 대명사로 '데몬'이 주인공이다. 드라마 중 이름이 '정구원'이라는 점에서 소설적 구상이 시작되었음을 유추해 볼 수 있다. 그런 데몬이 사랑하는 여자를 만나 다시 수호신이 된다면? 그 상상으로부터 시작한 이야기가 바로 〈마이데몬〉이다.

 


 

앞서 백과사전의 풀이를 덧대 설명한 대로 인간과 계약을 맺는 것이 존재 이유인 데몬이다. 남자 주인공 ‘구원’(배우 송강)은 ‘에르메스를 입은 악마’ 같은 재벌 상속녀 '도희(배우 김유정)'와 계약 결혼을 한다. 같은 인간끼리도 차이를 극복하지 못해 파국으로 치닫기 십상인 결혼 생활인데 과연 구원과 도희는 이 계약을, 그리고 결혼을 지켜낼 수 있을까? 저자는 도도희를 "사방이 적으로 둘러싸인, 아무도 믿지 못하는 미래그룹 소공녀'로 설정했고, 데몬 정구원은 "치명적인 매력의 완전무결한 존재, 하지만 능력을 상실한 데몬"으로 캐릭터를 창조했다. 간단하게 한 줄로 평가할 정도의 단순한 성격의 인물이 아니라서 아마 선과 악을 동시에 가진 인간으로 설정한 게 아닌가 싶다. 도도희는 미래그룹 계열사 〈미래 F&B〉의 대표다. '단짠'을 오가는 '솔트 라떼 같은 여자'다. 까칠한데 부드럽고 여린데 강인하다. '도도희의 탈을 쓴 도라희'라는 별명답게 도도하고 우아한 척하지만 실은 또라이 기질이 다분하다. 천숙의 자식들 속에서 이방인으로 자란 도희는 세상의 이치를 일찍 깨달았다. 사랑이니 행복이니 하는 것들에 시니컬하다. 그저 '필요한 사람이 되어야 해.' 스스로를 채찍질하며 지내 온 탓이다. 하지만 구원을 볼 때마다 마음이 요동치고, 이성과 감정이 따로 놀아 갈등을 늘 갖고 산다. 그러나 겉으론 내색하지 않는다. "내가 너 같은 거 때문에 설렐 거 같아?"

남자 주인공 정구원 또한 만만찮다. 한 문장으로 표현하자면 '따뜻한 아이스커피 같은 남자'로 작가 최아일은 적었다. 그는 자신의 일이 좋다. 인생은 불공평하지만 계약은 누구에게나 공평하지 않은가. 덫에 걸린 듯 고통 속을 살아가야 하는 불쌍한 인간들에게 자신은 일종의 로또라고 생각한다. "그는 묻는다. "천국을 위해 지옥 같은 현생을 살 것인가, 천국 같은 현생을 살고 지옥에 갈 것인가?" 무서울 것 없는 구원의 소망은 단 하나. 포식자로 폼 나게 영생을 사는 것. '하찮은 인간과는 다르다' 자만하는 그는 참으로 능력 있는 데몬이었다. 그녀(도도희)를 만나기 전까지는. 한편, 20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이름을 바꿔 가며 대물림인 척 선월재단 이사장직을 지내는 구원을 보고 사정 모르는 사람들은 '씨도둑은 못한다'라며 감탄한다. 정일원, 정이원, 정삼원··· 정구원은 그의 아홉 번째 이름이다. 도도희는 그의 이름이 달콤하단다. 인공 감미료 같은 가짜 달콤함.

 


 

드라마 대본집은 요즘 출판계 대세인 것 같다. 최근 인기 좀 있는 드라마 대본집이 많이 나왔다. 독자도 몇 권째인지 헤아려 보진 않았지만 이 작품 포함하면 다섯 편은 넘은 듯하다. 드라마를 본 적도 있고, 아예 한 번도 본 적이없는 대본집도 읽은 경험이 있다. 우선 책이 화려하다. 인기 있는 드라마일수록 화려한 드라마 스틸컷을 많이 실었던 것도 있다. 이 책에는 등장인물을 제외한 드라마 중 스틸 컷을 거의 싣지 않았다. 독자로서 이유는 모르지만 조금 아쉬운 마음도 든다. 보관용으로 구입할 경우 아무래도 드라마의 가장 멋진 장면 등을 담은 사진을 함께 싣기를 원한다. 그러나 어떤 사정인지 모르지만 독자로서는 모두 다 좋다. 내용이 좋아서 눈요기감인 드라마 스틸보다 오히려 내용에 집중할 수 있다. 또 드라마를 보지 않은 독자에게는 상상력을 더 키울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드라마 대본이나 시나리오 작가를 희망하는 사람에게는 참고서의 역할도 될 것이다.

드라마 대본집은 독자의 경험상 한두 출판사에 국한되어 있는 듯하다. 대체로 사극보다는 판타지나 액션물이 더 인기를 얻는 얻는 요즘 추세에 따라 빚어지는 현상일 터다. 독자로서 스토리에 집중하다 보면 드라마에서 놓친 부분을 책을 통해 다시 읽음으로써 더 자세하게 기억할 수 있는 장점도 있다. 특히 드라마나 영화는 명대사가 자주 회자되는데 이 드라마 대본집을 보면서 전후 사정을 겸해서 판단해보면 '왜 명대사가 되었나?' 이해할 수 있고, 더 적절한 대사를 찾아보는 재미도 느낄 수 있다. 드라마 대본집을 다시 읽는 특별한 이유가 될 것이다. 물론 앞뒤 사정을 잘 알면 명대사라고 지적된 부분에 대한 감동도 커진다.

이 드라마 〈마이데몬〉에서도 명대사가 눈에 많이 띈다. "이 남자를 버려야 내가 사는데···."(1권 p.80) "우리 모두는 서로에게 파괴자이자 구원자다.(2권, p.527) 여기에 드라마를 본 독자들은 드라마 장면을 상상하며 이 책과 견주어 본다면 연출(감독)의 작품 해석 능력은 물론, 영상 연출 능력도 엿볼 수 있다.

 

 

이 책의 출판편집자는 책의 앞 부분에 드라마의 〈기획의도〉를 세 가지로 나눠 적시하고 있다. 독자들의 이해를 위해서이다. ① 낯선 존재와의 로맨스 ② 구원자 혹은 파괴자 ③ 본성의 굴레 등이다. 모두 '데몬'에 대한 설명처럼 읽힌다. ① 낯선 존재와의 로맨스에서는 악마(데몬)에 대한 이미지다. 사실 우리는 '악마'라는 표현을 자주 쓰지만 실제 악마에 대해 아는 것이 많지 않다. 그저 인간의 욕망을 부추기는 위험하고 섹시한 나쁜 남자 정도의 이미지? 정도가 아닐까? 기획의도는 데몬을 원래의 의미 '인간의 수호신'으로 환원시키는 것이아니가 피다. 데몬과 인간이라는 이종(異種), 남성과 여성이라는 이성(異性). 성격부터 가치관, 하물며 '부먹', '찍먹'의 취향까지 이질감 끝판왕인 구원과 도희의 로맨스가 험난하지 않을까? 독자들의 가슴을 설레게 한다. ② 구원자 혹은 파괴자에서는 "나는 인간에게 행복해질 기회를 주는 로또 같은 존재야." 인간의 입장에서는 마치 사채업자 같은 데몬이지만 그는 스스로를 '로또'라 여긴다. 인생의 위기에 손을 내밀고 결국에는 지옥으로 이끄는 데몬과의 계약, 과연 그는 구원자일까, 파괴자일까? 저자의 의도가 어디에 있든 독자들은 이 책을 읽고 나름대로 판단해볼 기회를 갖게 된다. 마지막으로 ③ 본성의 굴레에서 책에서는 하나의 에피소드를 들려준다. '전갈과 개구리'가 등장한 우화적 에피소드다.

"전갈이 개구리에게 자신을 업고 강 건너편으로 데려다 달라고 부탁하자 개구리가 묻는다.

"네가 날 독침으로 찌르지 않는다는 걸 어떻게 믿지?"

"너를 찌르면 나도 같이 물에 빠져 죽을 텐데 내가 왜 그렇게 하겠어?"

전갈의 답에 개구리는 전갈을 등에 업고 강을 건너기 시작한다. 하지만 강 중간쯤 커다란 나뭇가지에 놀란 전갈은 개구리의 등에 독침을 박고 마는데···. 개구리는 온몸이 마비된 채 물속에 잠기며 묻는다.

"왜 나를 찔렀어? 우리 둘 다 죽게 됐잖아?"

전갈이 슬프게 답한다.

"그게 내 본성이니까."

 


 


이 책 『마이데몬』은 상하 두 권으로 이루어져 있다. 모두 16회에 걸쳐 방영됐다. 각 회차마다 각각의 독립된 제목이 있다. 1화 「안개 속을 살다」 2화 「누구나 마음속에 악마가 산다」 3화 「악마의 손을 잡다」 4화 「달콤하고도 위험한」 5화 「당신만이」 6화 「수레바퀴 속으로」 7화 「얼룩진 관계」 8화 「운명이라는 선택」 9화 「진실의 민낯」 10화 「알을 깨다」 11화 「불길한 것들의 천국」 12화 「파멸의 구원자」 13화 「과거라는 원죄」 14화 「우리라는 지옥」 15화 「운명의 끝」 16화 「우리라는 천국」 등이다.

 

주석훈(배우: 이상이)

천숙의 조카. 미래투자 대표. 최종회에서 노석민이 몰락 후, 미래 그룹의 새로운 회장으로 취임한다.

 

주천숙(배우: 김해숙)

미래그룹 창업주. 3회에서 사망했으며 후에 밝혀진 사실에 따르면 아들인 노석민의 의해 살해당했다. 13회에서 노석민이 도도희에게 말하기로는 주천숙이 도도희의 부모님을 죽였다고 한다. 믿지 않는 도희에게 녹음기를 통해 과거 천숙이 도희의 부모님과 미래그룹 관련으로 갈등이 있었다는 사실을 알려줬다. 갈등 끝에 도희의 아버지가 폭로하겠다며 도희의 어머니와 나갔고 천숙은 차를 끌고 뒤따라갔다. 그러나 실상은 노석민이 도도희의 부모님을 죽인 진범이었고 주천숙은 사고현장에서 정구원과 마주했고 진짜 악마를 마주한 천숙은 탐욕에 물든 자신을 반성하고 속죄했으며 고아가 된 도희를 양육하게되었다. 사후 최종회에서 밝혀진 또다른 사실은 석민에게 살해되기 전부터 시한부 환자였다고 한다.

 

진가영(배우: 조혜주, 아역: 강혜원)

선월재단 무용가. 도도희랑 구원을 헤어지게 하려다가 이후 이건 심했다고 느꼈는지 마지막공연을 끝으로 한국을 떠날것으로 보였으나, 14회에서 재등장. 최종회에 어릴 적 자신이 정구원에게 구원받은 것처럼 아버지의 폭력에 시달리던 어린 여자아이를 구하고 자신이 천사임을 밝혔다.

 

노석민(배우: 김태훈)

천숙의 첫째 아들. 미래전자 대표. 본작의 최종보스. 아내인 세라가 구원에게 석민이 자신의 어머니인 천숙과, 아들인 도경을 죽였다는 것을 밝혔다. 13회부터 본격적인 악마의 모습을 표출했다. 14회에서 투신자살 했다는 뉴스가 나왔지만 어디에도 시체가 보이지않았고 15회에서 버젓이 살아서 엽총으로 구원을 쏘려다 도희가 대신 맞고 죽자, 구원이 자신의 목숨과 맞바꿔 도희를 살려냈다.[4] 최종회에서 경찰에 체포된 석민은 대법원에서 사형선고 받고 무기 수감되는 비참한 결말을 맞는다.

 

노수안(배우: 이윤지)

천숙의 둘째 딸. 미래어패럴 대표. 오빠인 노석민이 어머니인 주천숙을 죽였다는 사실을 알고 충격에 빠지고 노석민에게 적대감을 표출했다. 그리고 티격태격하던 도도희와 관계가 개선되었다.

 

김세라(배우: 조연희)

석민의 아내. 미래전자 상무. 12회에 아들인 노도경이 사망하면서 남편인 노석민과 관계가 틀어졌으며 13회에서 정구원에게 자신의 시어머니인 주천숙과 아들인 노도경이 남편인 노석민에게 살해됐음을 밝히고 14회에서 경찰서에 가 노석민의 관한 정보들을 제공했다. 노석민이 사형선고를 받은 후에는 남편이 아들에게 가한 학대를 방관한 것을 후회하며 가정 폭력 피해자 지원 센터 대표로 속죄의 삶을 살기로 한다.

 

저자 : 최아일

 

〈6년째 연애중〉을 쓰고, 〈S다이어리〉 각색을 했다. 그리고 오랜 잠수 끝에 〈철인왕후〉를 썼다. 쉽게 포기하지 않고 마지막 순간까지 발버둥치는 인간의 처연함을 사랑하고, 용기 없는 이가 용기를 내는 이야기를 좋아하기에 그런 이야기에 계속 도전하고 싶다. 앞으로도 계속 웃음과 눈물이 차고 넘치는 이야기를 쓰고 싶다.

 


 

 

<본 포스팅은 네이버 카페 문화충전200%의

서평으로 제공 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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