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조공화국 - 법은 정의보다는 출세의 수단이었다
강준만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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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뉴스 서평 카페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이 책 『법조공화국』의 저자 강준만은 대한민국 대표 지식인 중의 한 분이다. 대한민국의 정치, 사회, 언론, 역사, 문화 등 분야와 경계를 뛰어넘는 전방위적인 저술 활동을 해왔으며, 사회를 꿰뚫어보는 안목과 통찰을 바탕으로 숱한 의제를 공론화해왔다. 그가 쓴 수많은 저작은 우리 사회의 권력과 정치, 경제, 사회의 정중앙을 겨냥한, 날카로운 비판으로 많은 국민들의 갈등과 스트레스를 해소시켜 주는 청량제로서의 역할을 했다. 그는 날카로운 비판력으로, 갈등과 실패를 거듭하는 대한민국의 정치가 갈 길을 제시했으며, 지식인으로서 역할에 충실함으로써 대중적 영향력을 주었다. 

이 책의 주제는 왜 대한민국이 '검찰 공화국'으로 불리느냐에 대한 답을 내놓고, 진정 새롭게 가야 할 길을 제시하고 있다. 이 가운데 사회의 부정과 부조리 등에 날카로운 칼을 휘둘러 국가의 방향에 힘을 실어주는 역할보다는 스스로 권력자가 되거나 권력 집단으로 존재함으로써 붙여지는 불명예스러운 별명이다. 이 책에는 ‘검찰독재’나 ‘검찰 쿠데타’라는 말이 자주 등장한다. 얼핏 일방적인 선전·선동의 기운이 느껴지기도 한다. 이 말을 쓰는 사람들이 지적하는 검찰의 문제는 대부분 옳은 듯 보이지만 제시하는 사례들이 ‘선택적’이라는 치명적인 결함을 안고 있다고 저자는 지적한다. 똑같은 성격의 행위라도 자기편에 도움이 되면 선하고 도움이 되지 않으면 악하다고 주장한다. 예를 들어 박근혜 정권 사람들에 대한 검찰의 무자비한 수사는 정의 구현이었지만, 검찰의 무자비한 조국 수사는 검찰독재라고 주장하는 식이다. 즉, 검찰이 진영의 이익에 충실할 때에는 정의 구현이지만, 진영의 이익에 반할 때에는 ‘검찰독재’ 또는 ‘검찰 쿠데타’라는 말을 사용한다는 것이다. 특히 민주당 진영은 ‘사법 쿠데타’, ‘연성 쿠데타’, ‘2단계 쿠데타’, ‘조용한 쿠데타’, ‘조폭 검사들의 쿠데타’ 등 다양한 용어로 윤석열을 쿠데타의 수괴로 매도하는 폭격을 퍼부었다.

이는 지난 12월 3일 느닷없는 비상계엄 선포로 국가와 국민을 일대 혼란에 빠뜨렸던 윤석열 전 대통령의 실책을 비판한다. 심지어는 '내란 혐의'로 탄핵소추안이 발효돼 헌법재판소로부터 만장일치 '파면' 인용되었다. 이 인용 판결로 윤 전 대통령은 파면되고 지금은 형법상의 '내란죄'로 형사재판이 진행되고 있다. 이번 비상계엄은 누구도 예상치 못했다. 몇달 전 야당 측에서 쿠데타 설(說)을 제기했을 때도 당사자들은 무슨 비상계엄이란 말을 꺼내느냐며, 오히려 국민들이 받아들이지 않고 요즘 군인들도 말을 듣지 않을 거라 일축하면서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다.



그러나 2024년 12월 3일 밤 대한민국 서울. 갑자기 TV에서 청천벽력의 말이 들려왔다. "전국에 비상계엄령을 선포합니다." 윤석열 대통령의 TV 방송 계엄령 선포는 낯설었지만 온몸에 전율이 일었다. "전쟁이 났나 보다"라는 불안감을 억누른 채 알 만한 지인들에게 정확한 소식을 알아내기 위해 독자는 전화기에 매달렸다. 방송을 켜 놓은 채다. 늘 북한으로부터의 전쟁 위협에 시달려온 국민들은 '진짜 전쟁?' 하며 떨리는 마음을 가라앉히지 못하고 눈으로는 연신 TV를 주시했다. 독자도 마찬가지다.

아까 식구들과 저녁 식사를 할 때까지는 TV 뉴스에서는 전쟁은커녕 어떤 조짐도 없었다. 그저 일상의 저녁이었다. 국가 비상 사태로 계엄령을 내릴 이유는 분명 없었다. 전쟁이 아니라면 이에 준하는 사태가 벌어질 낌새는 전혀 없었다. 아닌 밤중에 웬 계엄령? 지피는 데가 전혀 없었기에 어리둥절하고 불안한 마음은 좀처럼 가시지 않았다. 차분하게 가족들과 대화를 도란도란 나누거나, 아니면 혼자만의 시간을 조용히 즐기는 시민들이 대부분이었을 텐데... 자정이 못된 시간이었기에 12월 유흥가나 식당 밀집지역엔 송년회 등으로 불야성이겠지만 일반 가정은 모두 잘 준비를 서두르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었다.

시민들이 진위를 파악하기에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조금 진정된 후 TV에서 다시 계엄령 선포 순간이 리플레이되어 나왔다. 이번에는 이유가 무엇인지 확실히 듣겠다고 귀를 쫑긋 집중했다. 대통령의 계엄 선포 이유에는 북한의 남침 이야기가 없었다. 폭동 이야기도 없었다. TV는 선포문에는 적힌 '종북 반국가 세력'을 척결하기 위해 계엄을 선포한다고 격한 어투로 적시하고 있었다. 전쟁이 아니란 점에 우선 가슴을 쓸어내렸다. 한숨을 돌린 후 "그렇다면 왜 계엄을 선포했을지" 궁금해졌다. TV에 매달리기 시작했다. TV는 곧 이어 국회의사당으로 비추었다. 비상계엄 선포에 국회의원들과 시민들이 국회 진입을 위해 애쓰고 있었다. 시민들과 섞인 전투복 차림의 경찰들의 모습도 보였다. 그렇게 그날의 비상계엄은 시작됐다. 비상계엄이란 단어를 들은 지 40년이 훌쩍 넘은 터라 아직도 실감하지 못한 시민들이 많았다.

TV 화면은 국회 본청 안과 밖을 번갈아 비추고 있었다. 국회 앞 광경을 TV가 방영하고 있었다. 일부 국회의원들이 담을 넘는 모습도 보였다. 국회의원이 국회에 들어가려는데 막는 경찰이 어딨느냐?는 어느 국회의원의 호통에 머쓱한 경찰의 모습도 TV에 잡혔다. 진입하려는 사람과 제지하는 공권력은 한참동안 실랑이를 벌이는 모습이었다.


잠시 후 헬리콥터에서 내리는 군인들이 의사당 본청 건물로 진입하려는 듯 본관으로 향하고 있었다. 본청을 사수하던 국회 내 직원과 의원 보좌관 및 비서관들과의 몸싸움에 밀려 진입에 실패하자 건물 옆으로 돌던 계엄군은 급기야 유리창을 깨고 진입을 시도했다. 국회의사당 본회의실에는 저지선을 뚫고 들어온 국회의원 상당수가 계엄 해제 의결을 위해 신경을 곤두세우며 삼삼오로 모인 채 계엄 해제 의결을 준비하고 있었다. 주로 야당 의원들이지만 몇몇 여당 의원들도 보였다. 의결 정족수가 차기를 기다리는 듯했다. 계엄군이 유리창을 깨고 의사당 본회의실 쪽으로 뛰어들어가다 일단의 저지력에 맞섰다. 물리력으로 제지선을 뚫으려던 게엄군은 세 부족을 느꼈는지 다른 출입문을 찾는 듯 뒤로 물러났다. 막으려던 사람들은 소화기 분말을 분사하기도 했다. 국회는 자정을 넘긴 1시를 막 넘어설 무렵 계엄 해제를 의결하고 국회의장이 해제할 것을 선포했다. 즉시 해제 의결안은 대통령실로 보냈다.

그날의 기억을 독자가, 국민들이 비교적 소상히 알고 있는 것은 이날 계엄 선포부터, 1호 포고령, 국회 의사당 해제 의결, 선거관리위원회 침탈 모습, 선관위 직원들에게 고압적 자세를 보이는 계엄군의 모습이 생중계되었기 때문이다. 대통령실이 계엄 해제를 발표한 것은 새벽 4시 반쯤으로 기억된다. 대한민국 국민들은 밤새 잠을 한숨도 못 잤을 것이다. 계엄군의 진입 시도와 철수 등이 생중계되었다. 이후 국회는 여야 별로 조사단을 구성하고 계엄 선포 자초지종에 특별위원회 조사에 들어갔다. 많은 증인들이 불려나왔다. 대부분 계엄군의 장성들이었고, 실무 영관급도 눈에 띄었다. 그런데 국회 특별조사단의 분위기는 예상대로 흘러가지 않았다. 여당 국회의원들이 계엄 선포를 감싸고 나선 것이다. 느닷없는 비상계엄의 실체에 대해서는 국회 합동조사특별위원회에서 하나씩 검은 베일이 벗겨지면서 비상계엄 명분으로 덧씌웠던 '반국가 세력'의 실체에 접근할 수 있었다. 예전에 군부 독재 정권 시절 늘 야당에 덧씌웠던 '용공분자' '좌익 세력' 이란 사실도 드러나면서 옛날 쿠데타의 주범은 군인이었지만 이번 쿠데타는 검찰 세력이 뒤에 있기에 실현시킬 수 있었던 것 아니냐는 비유적 표현이 다시 등장했다. 

더욱이 헌법재판소 판결을 며칠 앞두고 구속돼 있던 구속 취소 결정이 지방법원 판사의 결정으로 구속 취소되자, 다시 구속 수사가 불가피한 '내란죄'이기에 '즉시 항소'나 시일이 다소 소요되지만(일주일 정도) 늦게라도 구속을 지속시킬 수도 있었다. 그러나 검찰은 어떤 제스처도 취하지 않았고 전 대통령은 관저로 되돌아갔다.


이 책에서 표제어가 기존의 '검찰 공화국'이란 말 대신 '법조 공화국'이란 말로 고쳐 쓴 것인지 저자는 자세하게 풀이하고 있다. 우리 대한민국은 민관합동으로 세운 법조공화국이다. 대중의 일상적 삶에서 법조를 우대하고 동경하는 게 세계 최고 수준이며, 고소·고발과 ‘정치의 사법화’가 왕성하게 일어나 이 또한 세계 최고 수준에 이른다고 저자는 말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법부 신뢰도는 경제협력개발기구 국가 중 꼴찌 수준이고, 대법원이 검찰과 함께 경찰보다 낮은 신뢰도를 기록했다는 것이다. 이번 비상계엄에서 탄핵안을 심리하는 헌법재판소는 만장일치 탄핵 인용을 결정했지만 파면을 결정한 순간까지 사법부 신뢰도 추락에 큰 영향을 미치는 행위들이 몇 번 나왔다. 구속 취소 판결이나 검찰의 즉시 항소 포기 등 납득할 수 있는 상식적이지 않은 재판 결과에 대한 불신에서 비롯된다. 무엇보다도 판사의 이념이나 정치적 지향성이 판결에 영향을 미쳤을 거라는 의심이 강하다는 가장 강한 이유라고 저자는 강조한다. 저자는 우리는 진영논리에서 자유로워야 한다고 역설한다. 자기 진영이 100퍼센트 옳다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는 것이다. 법조공화국 비판이 진영논리에 기반해 이루어지는 한 진정한 개혁은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 책은 모두 6개 장(章)으로 구성되어 있다. 제1장 〈법은 정의보다는 출세의 수단이었다〉, 제2장 〈'소용돌이 사회’가 만든 법조 특권주의〉, 제3장 〈‘서울대 법대 정치인’은 왜 실패하는가?〉, 제4장 〈왜 ‘전관예우’는 사라질 수 없는가?〉, 제5장 〈유사종교적 현상이 된 전관예우〉, 제6장 〈국민적 신뢰도 추락에 둔감한 사법부〉 등이다. 저자는 법조공화국의 비극은 법이 정의의 편이 아니라 한국 엘리트들의 특권의 수단이었다는 점에 주목한다. 이들은 “나의 특권은 대의를 위한 것이라 아름답지만, 너의 특권은 사리사욕을 위한 것이라 추하다”고 주장하는 후안무치를 밥 먹듯이 저지르고 있다고 지적한다.

이 책은 왜 법조인 출신이 한국 정치판을 휩쓰는 걸까? 법조 출신 정치인은 공천에서 탈락하거나 선거에서 낙선해도 언제든지 변호사로 돌아갈 수 있는 자유와 혜택을 누릴 수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우리나라의 ‘변호사 모델’이 한국 정치판에서 잘나가는 정치인의 모델이 되었다고 저자는 말한다. 법과 법치에 대한 불신이 높을수록 사법고시의 인기는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았던 시절의 판검사가 된 사람들에 대한 사회적 대우는 그야말로 옛날 왕조 시대의 '과거 급제' 격이다.


믿을 수 없는 법에 대한 공포 때문에 법에 대한 사랑을 강요받는 사회에서 법을 다룰 수 있는 면허는 권력과 부를 동시에 쟁취할 수 있는 수단이었다는 점을 법조공화국의 실체라는 지적이다. 이렇듯 한국 사회에서 법은 정의보다는 출세와 특권의 수단으로서 그 가치가 더 높았다. 특히 사법고시는 ‘코리안 드림’을 이룰 수 있는 최고의 속성코스라는 걸 말해주는 ‘사회적 증거’로 여겨졌을 가능성이 높다고 저자는 제기한다. 사법연수원은 ‘부족주의 양성소’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법조인에게 특권의식과 더불어 부족주의를 키워주는 곳이 되었다고도 주장한다.

한국은 사회의 모든 활동적인 요소를 태풍의 눈인 중앙권력을 향해 치닫게 하는 ‘소용돌이 사회’다. 서울 초집중화 체제는 한국의 최대 특수성이라고 할 만하다. “모든 가치는 중앙권력에 속한다.” 그런데 법조 특권주의의 동력은 ‘소용돌이 사회’인데, ‘소용돌이 사회’를 만들기 위해 애를 쓴 사람들이 ‘법조 특권주의’를 비난하는 데에 앞장서고 있으니 이런 내로남불이 어디 있는가? 또한 법조공화국은 법조인이나 관(官)에 의해서만 만들어진 게 아니라, 사법고시 합격자를 대하는 일반 국민의 자세와 태도도 큰 영향을 미친 ‘민관합동’의 결과다. ‘중앙과 정상을 향한 맹렬한 돌진’이 학벌주의와 결탁하면서 보통 사람들까지 ‘법조 특권주의’의 잠재적 고객으로 변질되어가고 있잖은가? 그러니 내 가족 중에서 법조인 나오게 만들면 된다는 게 해법으로 통용되고 있다. 저자의 계속되는 지적과 주장은, 새로운 제안이 설득력을 갖추어 간다.

특히 저자는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해 공적 마인드가 전혀 없는 부인을 자신의 우상으로 섬기면서 그 우상을 기쁘게 해주는 걸 국정 운영보다 훨씬 더 중요하게 생각해온 사람으로 신랄한 비판을 가한다. 그는 2024년 총선에서 국민의힘의 참패를 불러왔고, 그로 인해 이전보다 더욱 심해진 민주당의 공격을 견디다 못해 12·3 비상계엄 선포와 같은 ‘미친 짓’을 저질렀다고 역설한다. 윤석열에게는 자기객관화 능력이 없을뿐더러 ‘현실 감각’이 없을 정도라는 것이 그의 시선이다.


저자는 윤석열 전 대통령이 대선후보 시절부터 지성적인 측면에서 대선 후보라고 보기에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부족한 면이 많았다고 설명한다. 12·3 비상계엄은 윤석열 스스로 자기 무덤을 판 충동적이고 자멸적인 사건이었다. 그가 “나는 하늘이 내린 사람”이라는 나르시시즘에 중독되었다고 해도 놀랄 일은 아니다. 자신의 ‘김건희 숭배’가 자신은 물론 김건희마저 망쳤으며, 더 나아가 정권과 나라까지 망쳤다는 것을 눈곱만큼도 깨닫지 못했던 것 같다. 무엇보다도 반지성주의 면모가 두드러져 서울 법대의 이미지와는 영 어울리지 않았다.

저자는 이 책에서 ‘법조 특권주의’의 대미를 장식할 실속형 특권주의가 바로 ‘전관예우’라는 지적을 아끼지 않는다. 이것은 끈끈한 동업자 의식이 전제되어야 하는 것이므로, 현직 시절에 갈고 닦은 ‘원만함’이 이때에 비로소 빛을 발하게 된다고 구조적 결함을 끄집어 낸다. 이로 인해 전관예우가 ‘사회 신뢰를 좀먹는 암 덩어리’이자 법조계의 후진적 악습인데도 전관예우는 사라지거나 약화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오히려 전관예우는 “윤리도 법도 모두 비웃는 요술 단어”라는 말까지 생겨났다고 비판의 시선을 거두지 않는다. 혹 무너질 수 없는 구조적이고 역사적인 문제가 도사리고 있는 것은 아닐까? 

국회의원들마저 평소엔 전관예우를 맹비난하다가도 막상 자신의 발등 위에 불이 떨어지면 전관 변호사를 구명줄처럼 여긴다는 점도 들추어 낸다. 우리 자신들도 막상 변호사를 찾을 때엔 ‘담당 검사를 잘 아느냐’, ‘담당 판사와는 어떤 사이냐’는 질문을 던질 정도로 인간관계 또는 처세의 문제로 가볍게 여기고 넘어가려는 마음가짐을 가진 이가 너무 많다는 점도 법조계가 존경과 신뢰를 얻지 못한 이유라고 꼽고 있다. 법조 우대와 동경이 사적 욕망을 충족시키는 것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제 지난 수십 년간 줄기차게 반복되어온 전관예우와 관련된 대(對)국민사기극을 중단하고 현실적인 개선책을 모색해볼 때가 되었다고 저자는 시종일관 주장한다.


저자 : 강준만(康俊晩)


전북대학교 신문방송학과 명예교수로 재직하고 있는 강준만은 탁월한 인물 비평과 정교한 한국학 연구로 우리 사회에 의미 있는 반향을 일으켜온 대한민국 대표 지식인이다. 전공인 커뮤니케이션학을 토대로 정치, 사회, 언론, 역사, 문화 등 분야와 경계를 뛰어넘는 전방위적인 저술 활동을 해왔으며, 사회를 꿰뚫어보는 안목과 통찰을 바탕으로 숱한 의제를 공론화해왔다. 2005년에 제4회 송건호언론상을 수상하고, 2011년에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 ‘한국의 저자 300인’, 2014년에 『경향신문』 ‘올해의 저자’에 선정되었다. 저널룩 『인물과사상』(전33권)이 2007년 『한국일보』 ‘우리 시대의 명저 50권’에 선정되었고, 『미국사 산책』(전17권)이 2012년 한국출판인회의 ‘백책백강(百冊百講)’ 도서에 선정되었다.

그동안 쓴 책으로는 『MBC의 흑역사』, 『공감의 비극』, 『정치 무당 김어준』, 『퇴마 정치』, 『정치적 올바름』, 『좀비 정치』, 『발칙한 이준석』, 『단독자 김종인의 명암』, 『부족국가 대한민국』, 『싸가지 없는 정치』, 『권력은 사람의 뇌를 바꾼다』, 『부동산 약탈 국가』, 『쇼핑은 투표보다 중요하다』, 『강남 좌파 2』, 『바벨탑 공화국』, 『오빠가 허락한 페미니즘』, 『손석희 현상』, 『박근혜의 권력 중독』, 『전쟁이 만든 나라, 미국』, 『정치를 종교로 만든 사람들』, 『지방 식민지 독립선언』, 『개천에서 용 나면 안 된다』, 『싸가지 없는 진보』, 『감정 독재』, 『미국은 세계를 어떻게 훔쳤는가』, 『갑과 을의 나라』, 『증오 상업주의』, 『강남 좌파』, 『한국 현대사 산책』(전28권), 『한국 근대사 산책』(전10권), 『미국사 산책』(전17권) 등 300권이 넘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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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정 행복 그리고 삶
김옥림 지음 / 미래북(MiraeBook)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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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열심히, 치열하게 살다 뒤돌아보면 문득 그리운 사람의 얼굴이 떠오른다. 독자에게는 법정 스님이다. 그의 얼굴을 직접 보고 만난 적도 없는데 얼굴이 떠오르는 것은 아마 그의 책 『무소유』를 읽을 때 감동과 벅참을 느꼈기 때문이다. 얼굴도 사진으로만 봤기에 그의 얼굴이 떠오른다는 것은 어쩌면 아직도 그가 살아 있다고 느끼기 때문이 아닐까? 하는 내적 존경심도 작용했을 것이다. 그는 독자가 알기로 불교 세계에서만 살았던 스님이 아니다. 진실로 대중의 삶의 고통을 어루만졌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이 책 『법정 행복 그리고 삶』은 법정의 저서가 아니다. 법정의 가르침이나 심상을 저술가 김옥림의 알기 쉽게 이해하도록 풀어 쓴 책이다.

저자 김옥림은 시, 소설, 동화, 동시, 인문교양, 자기계발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발히 집필활동을 하는 시인이자 소설가이다. 또 에세이스트이며 인문교양 작가다. 엄청난 집필 능력으로 이미 저서가 수백 권에 이른다는 말도 있다. 그가 법정 스님의 가르침과 책에 대해 다시 되새겨 널리 읽히도록 하는 것이 오늘날 대한민국 현재를 살아가는 청춘과 시민들이 겪는 고통을 이겨내기 위한 위로와 용기를 북돋움이 이 책을 쓰게 했을 것이라고 쉽게 예상할 수 있다. 저자는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의 삶의 고통에 공감하고 격려를 하는 일을 주로 해왔기 때문에 저자의 집필 취지를 추론할 수 있다. 저자는 실제 집필 활동을 뒤늦게 시작했다고 한다. 

저자 김옥림이 5년 전쯤 썼던 책 『법정 詩로 태어나다』를 읽을 기회가 있었다. 코로나19 팬데믹이 한창 기승을 부릴 때다. 독자도 재택 근무로 많은 시간이 남아서 문득 이 책을 발견하고 읽었었다. '시간 때우기'로 읽었던 『법정 詩~』는 법정 스님의 생전 말과 글을 시로 재해석해 저자가 쓴 책이다. 이 책 『법정 행복 그리고 삶』과 집필 의도가 닮았다. 저자는 "페이지마다 법정의 말은 '주어'이고 저자가 '술어'인 셈이다. 문장이 완전한 문장이 되려면 주어는 물론, 술어를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문장의 품격이 달라진다. 법정의 말과 글은 이미 검증된 것이고, 더 이상 잘 쓸 수 없도록 주어를 던지고 홀연히 우리로부터 멀어져갔다."고 썼다. 법정 스님은 자신이 어디로 가는지를 알려주지 않으려 출판을 더 이상 하지 말 것을 유언으로 남겼다고 한다. 우리와는 완전히 멀어져갈 무렵 법정 스님의 기존 저서를 다시 꺼내 한 줄 한 줄 읽어가는 것은 어쩌면 그 자체로 이미 위로받고 용기가 솟아오를 수도 있다.



이 책 『법정 행복 그리고 삶』을 펴낸 출판사 측의 '책 소개글'은 "어지럽고 혼란스러운 요즘 같은 때에 다시금 법정 스님의 말씀이 떠오르는 것은 아마도 마음의 평안과 위로를 찾고자 하는 이들이 아직도 많아서일 듯하다."고 출간 동기를 짚어낸다. 이에 따르면 이 책에는 온전한 나로 살기 위해 법정 스님이 남기고 가신 동서양의 철학적 사유는 물론 실체적이고 구체적인 실천적 지혜를 망라했다. 따라서 일상에서 감정적인 어려움에 직면 해 있거나 항상 불행하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있다면 자신감을 길러주고 지혜를 북돋워 줄 것이다. 또한 마음을 갈고닦음으로써 지금과는 다른 자신으로 살아가는 데 좋은 인생 의 안내자가 되어 주리라 믿는다. 이 책을 대하는 분들 모두가 삶의 주인이 되어 인생의 의미를 찾음으로써 자신만의 ‘온전한 삶의 본질’에 이르게 되길 간절히 바란다. 이 책이나 『법정 詩~』 모두 저자가 같고, 출판사도 같다. 

출판사 측은 온전한 나로 살아가는 법을 깨닫게 해주는 ‘법정스님 열반 15주기’에 맞춰 법정 스님의 주옥같은 문장들을 우리의 '행복론'에 이입하기를 희망한다. 그리고 지금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인생의 등불이자 거울이 되어주는 법정 스님의 행복론을 저자 김옥림을 통해 다시 한 번 되새기는 데 목적이 있음을 분명히 하고 있다.

"인생을 여러 번 살 수 있다면 이렇게도 살아보고 저렇게도 살아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누구나 한 번뿐인 인생을 살게 된다. 따라서 어떤 마음가짐으로 세상을 바라보느냐에 따라 펼쳐지는 인생이 달라진다. 법정 스님 열반 15주기가 되는 해에 다시금 법정 스님의 말씀을 되새기며 ‘남은 나의 인생은 어떤 마음가짐으로 살아가야 할지’를 고민해 보길 바란다.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법정 스님의 말씀은 인생의 등불이자 자신을 비춰볼 수 있는 거울이 되어줄 것이다. 그 누구도 아닌 온전한 있는 그대로의 자신의 모습으로 살아갈 수 있는 용기와 지혜를 이 책을 통해 다시 한번 얻게 되길 바란다."

이 책은 모두 6부로 이루어져 있다. 1부 〈맘껏 사랑하고 부족함 없이 행복하라〉, 2부 〈사람이 사는 집은 따뜻하다〉, 3부 〈자신을 삶의 중심에 두기〉, 4부 〈안락한 삶보다는 충만한 삶을 살아라〉, 5부 〈스스로를 살펴 그대만의 길을 가라〉, 6부 〈필요에 따라 살되 욕망에 따라 살지 마라〉 등이다. 각 부에는 22~27개의 장(章)으로 구성됐다. 1부의 경우 「근원적인 ‘나’로 돌아가라」「즐겁게 살기 위해서는 즐거움이 따르게 하라」「좋은 인간관계를 이어가는 최선의 법칙」「새 옷을 입기 위해서는 낡은 옷을 벗어라」「자기 분수에 자족하면서 묵묵히 삶을 가꾸기」 등 27개의 장으로 각각의 제목에 따른 법정 스님의 가르침과 글의 의미를 풀어 담았다.



저자 김옥림은 「온전한 나로 살아간다는 것은」이란 제목의 〈프롤로그〉를 통해 "의미 있는 삶이란 그것이 어떤 것이든 나답게 나의 꽃을 피우고, 남과 비교하지 않고 나다운 삶을 살면서 자신과 타인과 사회를 위해 땀과 공을 들이는 것을 말한다."고 전제하고 "자신만을 위한 삶은 아무리 우뚝하고 휘황찬란한 빛을 발한다 해도 그것은 자신만을 위한 삶에 지나지 않는다. 하지만 남이 보기에 낮고 보잘것없어 보이는 삶도 '타인을 위하고, 사회를 위한' 삶이라면 의미 있는 삶이라고 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왜 그럴까. 타인과 사회를 위한 삶은 그것이 어떤 것이라 할지라도 '희생'과 '헌신'이 따르기 때문이며, 희생과 헌신이 높고 의연한 것은 '사랑'을 바탕으로 하는 까닭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사랑은 나를 헌신함으로써 아름답게 피어나는 '행복의 꽃'이기 때문에 숭고하고 위대한 것이라는 말이다. 그래서 사랑을 바탕으로 하는 희생과 헌신의 삶을 산다는 것은 높고 우뚝할 수밖에 없다. 그런 까닭에 타인과 사회를 위해 산다는 것은 자신을 행복하게 함은 물론 타인을 행복하게 하고, 사회를 밝게 만드는 창의적이고 생산적인 삶인 것이라고 저자는 강조한다. 

"창의적이고 생산적인 삶, 즉 행복한 삶을 산다는 것은 곧 자신의 '삶의 질'을 높이는 아름다운 행위이다. 그래서 각자의 삶의 질을 높일수록 우리 사회는 밝고 건강한 사회가 되고, 그 안에서 살아가는 사람들 또한 밝고 건강한 행복 속에서 살아가게 된다. 여기에 의미 있는 삶을 살아야 하는 이유가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해 혹자는 '나 살기도 힘들고 어려운데 의미 있는 삶을 살라고? 그것은 물질적으로나 시간적으로 여유 있는 사람들이나 하는 일이지, 우리 같은 사람은 그냥 이대로 사는 게 최선이야.'라고 말할지도 모른다. 물론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생각을 바꾸면 된다. 생각을 바꾸면 얼마든지 의미 있는 삶을 살아갈 수 있다. 똑같은 조건 아래에서도 생각에 따라 그 삶의 질은 엄청난 결과를 드러내기 때문이다."(p.7~8)

"똑같은 조건 아래 살면서도 삶의 의미를 찾아낸 사람과 찾아내지 못한 사람은 그 삶의 질이 다를 수밖에 없다."(법정)


저자는 법정의 한마디 '삶의 의미'에 관한 이야기를 파고 들어간다. 그리고 이 책에서 다른 현자들의 말을 통해 법정의 말과 가르침의 진실감을 높이는 역할을 한다. 저자는 사람은 어떤 생각을 하고 어떻게 행동하느냐에 따라 삶의 질이 달라진다는 말에 무게감을 준다. 온전한 나로 산다는 것은, 나만을 위한 것이 아닌 타인과 사회를 위해 삶의 질을 높이며 살 때 이루어지는 것이다는 주장을 통해서다. 이를 위해 영국의 비평가이자 사회사상가인 존 러스킨의 말을 인용한다. "희생 없이 인생을 좋게 하겠다는 모든 방법은 무익한 것이다. 그런 방법은 도리어 좋게 만들 가능성을 없애버리는 데 지나치 않는다." 또 『채근담』의 교훈도 찾아내 독자들 앞에 꺼내서 생각할 기회를 준다. "남을 이롭게 함은 자기를 이롭게 하는 것의 근본이다." 

저자는 "존 러스킨의 말과 『채근담』에서 보듯, 헌신과 희생을 통해 타인과 사회를 이롭게 하는 것은 곧 자신을 위한 삶인 것이라는 법정 스님의 말에 수렴시킨다. 이 책에는 "온전한 나로 살기 위해서 해야 할 것들에 대해 동서양의 철학적 사유는 물론 실체적이고 구체적인 실천적 지혜를 망라해 다양한 생각을 펼쳤기에, 이 책을 대하는 독자들에게 자신감을 길러주고 지혜를 북돋아 주리라 생각한다."(p.9)고 밝히고 있다. 또 마음을 갈고닦음으로써 지금과는 다른 자신감으로 살아가는 데 있어 좋은 인생의 안내자가 되기를 저자는 기대한다. 먼저 1부 4장 「낡은 옷을 벗어라」에 대해 여기에 적어본다. 법정의 글이다. 


겨울이 지나가면 봄철이 온다는 이 엄연한 우주질서를

이제는 더 외면할 수가 없는 것이다.

이 새로운 계절 앞에서 그만 낡은 옷을 벗어 던지고

새 옷으로 갈아입지 않으려는가?(p.24) 



저자는 이 글에 대해 차분하게 조심스럽게 글의 의미를 풀어쓴다. 우선 제목을 "새 옷을 입기 위해서는 낡은 옷을 벗어라"로 고쳐 쓴다. "새 포도주를 낡은 가죽 부대에 넣지 아니 하나니 그렇게 하면 부대가 터져 포도주도 쏟아지고 부대도 버리게 됨이라. 새 포도주는 새 부대에 넣어야 둘이 다 보전되느니라."라는 성경의 말을 인용한다. 이는 신약성경(마태복음 9:17)에 나오는 말로 새 포도주는 새 부대에 담아야 하는 것을 잘 알 수 있다. 이와 마찬가지로 새 옷을 입기 위해서는 낡은 옷을 벗어야 한다. 낡은 옷 위에 새 옷을 걸치면 새 옷이 제대로 빛을 내지 못한다고 저자는 풀어낸다. 

이는 일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다. 새로운 일을 하려면 생각을 새롭게 하고 그에 맞게 준비해야 한다는 저자의 생각을 덧붙인다. 새로운 일을 하면서 낡은 생각에 매이게 된다면 제대로 일을 할 수 없기 때문이라는 당연한 인과 관계로 귀결한다. 저자의 말을 다시 한 번 정리해 본다. 이젠 독자가 읽고 완전히 자신의 것으로 만들기 위해 이해하고 기억해야 할 말이기 때문이다. "이치가 이런데도 이를 잊고 낡은 생각과 낡은 관행에 매여 벗어나지 못하는 사람들을 종종 볼 수 있다. 이는 매우 어리석은 일이 아닐 수 없다. 자신이 무언가를 새롭게 하고 싶다면, 그에 대해 철저히 준비하되 새로운 생각으로 무장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그렇게 할 때 그 일은 좋은 결과를 내게 될 것이다. "새로운 일을 시작할 땐 새로운 생각으로 철저하게 무장해야 한다. 왜 그럴까. 그랬을 때 그 일은 좋은 결실을 맺게 될 확률이 그만큼 크기 때문이다.(p.25)

왜 법정 스님의 글은 다른 분이 풀어써 주는 것일까? 혹시 말을 너무 어렵게 하거나 글을 너무 현학적으로 쓰는 건 아닐까? 법정 스님을 잘 모르는 독자들이나 책을 읽어보지 않았다면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다. 아니면 워낙 훌륭한 말이라 곱게 갈아 제대로 익히기 위해서일까? 그럴 수도 있겠다. 독자도 이럴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다른 분들이 법정의 말과 글을 다시 풀어 독자들에게 전하는 것은 훌륭한 말에 더해 또 다른 이유가 있다. 

2010년 2월 24일 입적 직전 법정 스님은 상좌 스님들에게 남기는 말을 통해 사망 이후 원적(圓寂)과 함께 자신 이름으로 출간된 모든 출판물을 더이상 출판하지 말고 머리맡에 남아 있는 책을 자신에게 신문을 배달한 사람에게 전해 달라는 유지를 남겼다. 그리고 입적 후 곧바로 공개되었다. 현재 법정의 모든 저술은 〈맑고향기롭게〉 사이트에서 전자책 형태로 자유롭게 열람할 수 있다.


이처럼 법정은 유언을 통해 자신의 책을 절판해 달라고 했다. 이때문에 법정 사후 출판물들에 대해 고인의 유지를 받들려는 이들과 출판사간의 분쟁이 조금 있었으나, 결국 법정 스님의 뜻을 존중하는 차원에서 양보해 2010년 12월까지만 발매한 후 절판했다. 절판 결정이 나자, 『무소유』의 가격이 10만 원까지 치솟기도 했다. 심지어 1993년판 무소유는 110만 5,000원에 낙찰되기도 했다. 이는 희귀판인 '무소유'를 어떻게서든 '소유'하려해서 벌어진 아이러니한 해프닝이다. 이후 판매하는 법정의 책은 전부 공저거나, 다른 사람들이 법정에 대해 쓴 서적이다. 대부분 출판사들은 법정스님과 끈끈한 인연을 맺어온 터라 그의 유지를 받들고자 책을 재출간하지 않지만, 법정이 대한민국 출범 후 우리 사회에 끼친 선한 영향은 헤아리기 어려울 정도로 많고 크다. 법정의 뜻을 기억하고 후세에도 남겨야 한다는 출판계와 독자들의 목소리에 힘입어 다른 몇몇 출판사들이 등장해 법정 관련 저서를 내놨다. 이 책 역시 법정이 생전에 했던 말과 글을 엮었지만 제3의 저자(김옥림)가 법정을 회상하며 기술하는 방식으로 책을 출간한 것이다. 표제어엔 법정 대표 저서인 ‘무소유’, ‘법정 스님’ 등이 들어가는 이유다. 법정스님의 저작권을 가지고 있는 〈맑고향기롭게〉 재단 사이트에서 전문을 볼 수 있다. 〈맑고향기롭게〉는 법정스님이 생전에 이끌던 봉사단체이다. 

그가 책 표제어로 쓰고, 평소 지론이기도 한 '무소유'에 대해 스스로 명확한 의미를 정의한 적이 있다. "무소유란 아무것도 갖지 않는다는 것이 아니다. 궁색한 빈털터리가 되는 것이 아니다. 무소유란 아무것도 갖지 않는다는 것이 아니라 불필요한 것을 갖지 않는다"는 뜻이다. 이 책 『법정 행복 그리고 삶』이 출간된 과정이 생각보다 복잡하고 어렵다. 책의 출판이 오로지 수입만을 위해 진행된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저간의 사정을 알고 보니 이 책의 출판은 오히려 사명감에서 비롯됐다고 독자에게는 읽힌다. 이런 저간의 사정을 이해하고 한 줄 한 줄 읽어나가는 것도 좋은 독서의 목표에 이를 것으로 독자는 믿는다.


저자 : 김옥림(金玉林)


시, 소설, 동화, 동시, 인문교양, 자기계발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발히 집필활동을 하는 시인이자 소설가이며 에세이스트이며 인문교양 작가다. 시세계 신인상(1993), 치악예술상(1995), 아동문예문학상(2001), 새벗문학상(2010), 순리문학상(2012) 등을 수상했다. 교육타임스 [교육과 사색]에 「명언으로 읽는 인생철학」을 연재하고 있다. 어른은 물론, 청소년들이 읽을 만한 다양한 주제의 인문교양서를 집필하고 있다.

시집 『나도 누군가에게 소중한 만남이고 싶다』, 『따뜻한 별 하나 갖고 싶다』, 『꽃들의 반란』, 『아무렇지도 않게 행복한 날』, 『기적을 울리며 달려가는 기차를 볼 때마다』, 소설집 『달콤한 그녀』, 장편소설 『마리』, 『사랑이 우리에게 이야기하는 것들』, 『탁동철』, 에세이 『사랑하라, 오늘이 마지막인 것처럼』, 『행복한 아침을 여는 책』, 『가끔은 삶이 아프고 외롭게 할 때』, 『허기진 삶을 채우는 생각 한 잔』, 『내 마음의 쉼표』, 『백년 후에 읽어도 좋을 잠언 315』, 『나는 당신이 참 좋습니다』, 『법정 마음의 온도』, 『법정 행복한 삶』, 『지금부터 내 인생을 살기로 했다』, 『힘들 땐 잠깐 쉬었다가도 괜찮아』, 『인생의 고난 앞에 흔들리는 당신에게』, 『사랑의 결』, 『월든에서 보낸 소로의 시간』, 인문교양서 『어른들의 문장력』, 『1일 1페이지 짧고 깊은 지식수업 365_통찰력 편』, 『1일 1페이지 짧고 깊은 지식수업 365_교양 편』, 『오십에 읽는 손자병법』, 『오십에 읽는 노자 도덕경』, 『철학자의 말』, 자기계발서 『명언으로 읽는 100명의 인생철학』, 『책사들의 설득력』, 『유대인 대화법』, 『인생이 깊어질수록 다가오는 것들』, 『이건희 담대한 명언』, 『나와 함께 살아갈 당신에게』, 『품위 있게 나이 든다는 것』 외 다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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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서 와 송사리 하우스
기타하라 리에 지음, 신유희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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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담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독자가 이 소설 작품 『어서 와 송사리 하우스』에 주목한 이유는 우리나라에서도 1인 가구가 늘면서 유행처럼 번지기 시작했던 셰어 하우스(share house)가 어떤 모습일까? 궁금했기 때문이다. 중년에 들어선 독자의 나이쯤엔 셰어 하우스에 사는 가까운 지인이 없다. 어쩌면 자녀들이 이런 상황에 처한다면, 셰어 하우스에 들어가길 원한다면 미리 알아두는 것이 좋을 것 같아서다. 물론 이 책은 일본 젊은 여성들이 모여 살고, 일본의 셰어 하우스 풍경을 그리고 있지만, 셰어 하우스가 어떤 형태로 유지되는가에 대해 알기에는 적잖은 도움이 될 듯하다. 셰어 하우스는 다수가 한 집에서 살면서 개인적인 공간인 침실 외에 거실·화장실·주방 등을 공유하는 주거 방식을 가리킨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1인 가구 증가 및 미니멀라이프와 공유경제 개념이 확산되면서 점차 그 수요가 늘고 있는 추세라고 알고 있다.

셰어 하우스는 공동 생활공간이 마련돼 있어 주거공간을 보다 효율적으로 쓸 수 있는데 , 유럽·일본 등에서는 이미 오래 전부터 보편적인 주거형태로 자리 잡았다고 한다. 국내의 경우 아직 많이 알려지지 않았으나, 최근 1 인 가구 증가 및 미니멀라이프와 공유경제의 확산으로 점차 그 수요가 늘고 있는 추세다. 셰어 하우스는 한 집을 여러 사람들이 나눠 쓰는 곳으로, 지극히 개인적인 공간인 침실 외에 거실·화장실·주방 등은 공유하는 주거 방식을 가리킨다. 다만 최근에는 거실·주방 등 공동생활 공간은 물론 침실까지도 공유하는 '룸 셰어 하우스' 형태도 등장했다고 한다. 셰어 하우스의 진화는 어디까지 계속될지도 궁금하다. 

이 책은 여성 전용 셰어 하우스인 '송사리 하우스'에 사는 외모도 성격도 직업도 제각각인 네 명의 입주민이 사는 모습을 바탕으로 일본의 젊은 세대의 의식도 자세히 담겼다. 그러나 집이 재개발 구역으로 선정되는 바람에 송사리 하우스 식구들은 헤어지기까지 남은 시간이 고작 1년뿐이다. 그런데 이대로 헤어지는가 싶었던 그 1년이 시끌벅적 다사다난하게 굴러간다. 꿈과 우정에 조바심내는 4인 4색 청춘들의 다사다난 시끌벅적 셰어 라이프의 생활을 엿보는 재미가 크다.



이 책의 저자는 놀랍게도 일본의 인기 아이돌 그룹 〈AKB48〉의 리더이자 멤버였던 배우 기타하라 리에다. 드라마 〈가족 게임〉, 영화 〈써니를 찾아서〉 등 다수의 연극과 드라마, 영화에 출연하며 활약하던 중에도 펜을 놓지 않고 타고난 문학적 재능을 활용해 이 소설 『어서 와 송사리 하우스』을 집필했다. 이야기를 상상하거나 글쓰기를 좋아하던 어린 시절의 꿈은 작가였다고 하니 놀랄 필요가 없는데... 뭐, 우리도 연예계에서 생활하다가 책을 쓴 배우, 가수, 화가 등 다양한 비문인 작가가 많다. 저자 기타하라 리에는 아이돌로 데뷔하고 배우 활동을 겸업하다 결혼까지 하며 바쁘게 살아온 탓에 어린 시절의 꿈은 잊고 있었다고 한다. 그러나 어쩔 수 없다며 살아왔던 지금까지의 경험이 오히려 무기이자 자신만의 독창성이라는 사실을 깨달은 기타하라 리에는 꿈을 떠올리며 펜을 잡았다.

청춘들의 고민과 갈등, 연대를 바라보는 기타하라 리에의 둥글고 따뜻한 시선이 위로하듯 가슴을 울린다. 서른 살을 목전에 두고 피어오르는 고민과 막막한 불안감. 셰어 하우스라는 특수한 공간에서 함께 살아가는 이들의 위로와 친절한 응대가 이 시대 청춘들을 위로하고 응원한다.

무대는 도쿄 도심에 자리한 빨간 지붕의 2층 단독주택, 현관 앞 항아리 속에서 송사리가 헤엄치고 있다. ‘송사리 하우스’란 이름이 붙은 이유이기도 하다. 이 셰어 하우스에 입주한 4명의 여성은 모두 이십 대 후반의 또래이다. 엔도 하루카, 미야타 나치, 오야이즈 가에데, 이쿠시마 유즈이다. 세상에 100명의 사람이 있다면 고민의 형태도 100가지라는데, 송사리 하우스의 입주민들에게도 저마다의 고민과 사연을 갖고 있다. 1년 후에 송사리 하우스에서 퇴거해야 한다는 말을 통보받으며 시작된 이들의 이야기는 각각의 사연과 고민을 품고 계절과 함께 흘러간다. 이 소설 작품은 4명의 여성이 주인공이다. 저자는 3인칭 전지적 시점으로 전개되며, 각 장(章)에 나오는 주인공 4명의 장에서는 주인공 1인칭 시점으로 '나'가 화자(話者)의 시점으로 이야기를 이끌어간다.


화사한 벚꽃이 핀 가로수 길을 가로지르는 하루카는 다른 사람들과는 달리 꿈도 목표도 없는 자신의 처지에 불안함을 느끼고 있다. 한편으로는 이상적인 연애를 꿈꾸고 있기도 하다. 그러던 어느 날, 그녀는 지하철역 앞에서 떨어트린 손수건을 주워주었던 남자와 우연히 술자리에서 재회한다. 영화에서나 볼 법한 만남에 바로 사랑에 빠져들지만, 그 사랑은 달콤한 한편으로 쌉싸름하다. 4명의 주인공은 4계절을 상징하듯 각각 한 장(章)씩 차지하며 이야기가 전개된다. 봄, 여름, 가을, 겨울의 이야기가 각 장(章)의 중간에 끼어 있다. 계절의 바뀜을 표현하는 방식이 무척 독특하다. 하지, 처서, 입동 등 우리가 말하는 24절기 가운데 계절이 바뀌는 것을 은유로 사용한다. 찌는 듯 무더운 여름의 주인공은 나치다. 어릴 적 봤던 영화 속 배우를 동경해 연기자의 꿈을 키워 오던 나치는 작은 극장에서 연극배우로 활약하고 있다. 우연한 기회로 세계적인 OTT의 오리지널 작품 조연 오디션 제의를 받지만, 노출 신이 있다는 것을 알고 유명해지고 싶다는 욕망과 노출이라는 현실 사이에서 고민한다.

날이 점차 쌀쌀해지던 가을날, 연인에게 프러포즈를 받았지만 가에데는 쉽사리 청혼을 승낙하지 못한다. 지금처럼 일을 계속하고 싶지만, 결혼하고 출산까지 하게 된다면 경력을 이어나가기도 쉽지 않고 일을 그만두게 될지도 모른다. 그러던 중 한국 파견 업무 제의까지 받으며 그녀의 머릿속은 복잡해지기만 한다.

퇴거가 얼마 남지 않은 겨울, 다른 입주민들이 저마다의 고민을 헤쳐나가는 것을 보던 유즈는 자신도 바뀔 것을 다짐한다. 사이가 소원한 아버지를 만나 대화를 나눌 결심을 했으나, 그녀가 몰랐던 이복 남동생이 유즈를 찾아오며 일이 틀어진다. 아버지가 언질도 없이 새로운 가정을 꾸렸음을 알게 된 유즈는 배신감을 느끼고 아버지와 대화할 의지마저 잃는다. 그러던 중 뜻하지 않게 아버지와 만날 기회가 생긴다.



20대 청춘들은 그 나이대에 할 법한 고민을 품은, 평범하면서도 개성이 뚜렷한 여성들이다. 청춘은 인생의 가장 좋은 때라고 누구나 말한다. 그런 이유에서 꿈과 희망은 한껏 날아오르고, 청춘들은 휘청거리면서도 각자가 마주한 현실을 당당하게 헤쳐나간다. 자신들만의 방식으로 치열하게 극복해 나가는 모습에서는 우리의 단면을 엿볼 수 있다. 청춘들은 실연을 당하기도 하고 목표로 하던 꿈이 잡힐 듯 잡히지 않아서 초조해하기도 한다. 누구나 경험이 있을 것이다. 청춘이 되면 가장 민감하고 예민하다. 특히 이성과 성에 대한 호기심은 극대화되는 때다. 그러나 늘 완전한 일 처리엔 미숙하다. 때문에 일과 사랑 사이에서 현실적인 고민을 하기도 하고 부모님이나 가족들과 갈등을 빚기도 한다. 함께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소소한 오해와 갈등을 빚거나, 별것 아닌 일로 싸우고는 머쓱하게 화해한 적도 있다. 이들이 가진 고민은 모두 우리의 고민과 맞닿아 있다.

때로는 무겁게 때로는 가벼운 발걸음으로 각자의 페이스에 맞춰 살아가는 송사리 하우스의 입주민들은 20대 청춘들의 일상을 그대로 보여준다. 늘 큰 기대와 도전 정신으로 무장돼 있어 어떤 일엔 무모하리만큼 과감하게 용기를 내고, 또 어떤 땐 누가 죽인다고 해도 해서는 안 될 일은 하지 않는다. 청춘들은 서로의 좋은 상담자이자 든든한 동반자이기도 하다다. 사소한 일로 다투기도 화해하기도 하면서 믿을 수 있는 아군이자 등을 받쳐주는 존재로 자리매김한다. 적절한 거리감이 도리어 서로를 응원하게 해 주고 결정적인 순간 따뜻한 우정을 나누는 이들은, 분명 피는 나누지 않았지만 가족보다 더 가족 같은 사이이다.


"아무것도 없던 나라서 더욱 남아도는 공간에 흘러들어 와 준 사랑스러운 시간들. 나는 이 집에서 보낸 시간을 잊지 못할 것이다. 내게는 가족이 있다. 혈연관계는 아니고 말로 확인한 적도 없지만 확실히 이곳에 있다."(p.246) - 「제4장 이쿠시마 유즈」 중에서


소설의 역자 신유희는 책의 뒷 부분에서 「내 인생 이래서 괜찮은 걸까?」란 제목의 〈옮긴이의 말〉에서 청춘을 정의한다. "인생은 선택의 연속이라는 말이 있다. 십 년, 이십 년 혹은 평생을 좌우할 일생일대의 선택은 물론이고 하다못해 한 끼 메뉴를 선택하는 짧은 순간에조차 우리는 선택의 갈림길에 내몰린다. 그러고 보면 나이를 먹는다는 건 크고 작은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으며 더 나은 선택을 하는 법을 깨달아 가는 과정이 아닐까."(p.260) 역자는 사회 초년생을 지나 서른을 바라보는 나이대의 여성들은 주로 어떠한 선택지 앞에서 어떠한 고민들을 할까 궁금해한다. 역자는 마당이 있는 단독주택 '송사리 하우스' 입주민의 일상을 찬찬히 살펴보면 오늘날 청춘들의 고민과 지향, 그리고 삶에 대한 청춘들의 생각이 들어 있다는 점을 알 것이라고 말한다. 

또 여성 전용 셰어 하우스를 무대로 전개되는 이야기인 만큼 각자의 고민과 병행하여 등장인물들간의 관계 형성과 소소한 오해와 갈등을 풀어 나가는 과정도 주목할 것을 주문한다. 4명의 주인공 중 누구에게 감정이입하면서 읽느냐에 따라 생김새가 달라지는 4인 4색의 이야기를 줄기기 위해서다. 독자들은 자신의 상황과 성격, 그리고 일상을 비교하며 어떤 점을 배울지, 어떤 점에 역점을 두며 살아야 할지 생각하며 읽게 되면 단순한 즐거움을 넘어 저자의 집필 의도에까지 이를 수 있으리라고 본다. 

역자는 이를 위해 이 집에 사는 4명의 입주민 속에서 청춘의 셰어 하우스 생활을 어떻게 하는지 자세히 바라볼 것을 권유한다. "현관에 늘어선 신발들만큼이나 외모도 성격도 직업도 제각각인 남남끼리 한 공간에서 생활한다는 것은 언뜻 재미있어 보이지만 현실은 말처럼 쉽지만은 않으리라. 그럼에도 이 공동생활이 큰 탈 없이 유지되는 중요한 키워드가 무엇일까? 본문에서도 몇 차례 언급되었듯이 그것은 다름 아닌 '적당한 거리감', 피차 지나치게 간섭하지 않는 거리감이 이 집의 균형을 유지해 준다. 물론 적당한 거리감 속에서도 서로를 응원하며 결정적인 순간에 동지애가 발휘되는 따뜻함이 있다. 같은 세대가 한 지붕 아래 살고 있어서인지 이 집에는 뭐랄까 청춘의 연장선상 같은 분위기가 엿보인다."(p.261)


4명의 주인공들이 살고 있는 이 셰어 하우스는 앞서 언급한 대로 '송사리 하우스'라고 불리운다. 책의 뒷 부분에 가서야 별명에 대한 정확한 이유가 4장의 주인공 「이쿠시마 유즈」의 입을 통해 드러난다. 현관 밖 항아리에 송사리가 헤엄치고 놀고 있기 때문이다.


"회사에 출근하는 아침 마음속으로 현관 밖 항아리 속 송사리들에게 말을 걸었을 때 이변을 알아차렸다.

죽어 있는 송사리가 있다.

조그맣고 하얀 배 두 개가 수면에 떠 있다. 그것을 피해 다니듯 다른 송사리들이 헤엄치고 있었다.

송사리의 수명은 대략 2년이라고 들은 적이 있다. 이 송사리들이 언제부터 이 집 항아리에 살고 있었는지, 그건 알 수 없지만 아마도 우리와 거의 같은 시기에 입주했을 거라 짐작한다.

송사리의 죽음은 이 집과의 이별을 암시하는 것 같아서 마음이 훨씬 무거워졌다."(p.208)


저자 : 기타하라 리에(北原里英)


아이치현 출신의 배우. 아이돌 그룹 AKB48의 제5기생. 2008년 AKB48의 싱글 「큰 소리 다이아몬드」로 처음으로 선발 멤버에 진입하고, 2011년부터는 파생 유닛 Not yet으로도 활동했다. 2015년, NGT48로 이적해 캡틴을 맡았다. 그 후 리얼리티 프로그램 「테라스 하우스」, 드라마 「가족 게임」, 영화 「써니를 찾아서」 등에 출연. 2018년 4월 NGT48을 졸업. 현재는 다수의 연극 무대와 드라마에 출연하며 활약하고 있다.


역자 : 신유희


동덕여대를 졸업하고 현재 일본 문학 전문 번역가로 활동 중이다. 옮긴 책으로는 에쿠니 가오리의 『호텔 선인장』, 『도쿄타워』, 『마미야 형제』, 『맨드라미의 빨강 버드나무의 초록』, 『포옹 혹은 라이스에는 소금을』, 『벌거숭이들』, 『별사탕 내리는 밤』, 『집 떠난 뒤 맑음』, 츠지 히토나리의 『안녕, 언젠가』, 『태양을 기다리며』, 노자와 히사시의 『연애시대 1, 2』, 가쿠다 미쓰요의 『그녀의 메뉴첩』, 『가족 방랑기』, 오기와라 히로시의 『내일의 기억』, 『벽장 속의 치요』, 가와이 간지의 『단델라이언』 외에 『금단의 팬더』, 『콜드게임』, 『이게 다 베개 때문이다』, 『암 체질을 바꾸는 기적의 식습관』, 『편안한 죽음을 맞으려면 의사를 멀리하라』, 『112일간의 엄마』, 『밥 빵 면』, 『은하 식당의 밤』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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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돈키호테를 찾아서 - 포기하지 않으면 만나는 것들
김호연 지음 / 푸른숲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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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유럽 서평 카페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이 책 『나의 돈키호테를 찾아서』의 저자 김호연은 문단 데뷔 20년이 넘는 중견 작가이다. 20년이란 기간은 "강산이 두 번 바뀌는", 결코 짧은 세월이 아니다. 데뷔 20년차의 작가가 왜 문인의 길에 회의감을 가졌을까? 이 회의감이 이 책의 저자 김호연을 읽는 주요 키워드이다. 중견 작가가 20년이 되어서야 소설가로서의 회의감이 든다고 고백한다면 무엇이 가장 큰 원인일까? 궁금한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다. 저자는 책의 〈프롤로그〉를 통해 자신이 '소설 쓰기'를 그만두려 했는지 밝히고 있다. "계속 소설을 쓸 수 있을까 심각하게 고민했습니다. 생계가 되지 않는 소설을 붙들고 있어도 될지, 회의감이 들었죠." 저자는 바로 그때 ‘소설의 신’이 자신에게 손을 내밀었다고 나지막이 말한다. 

저자는 20년차 전업 소설가였지만 생계를 이을 만한 베스트셀러 작가로서의 위치를 확보하지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 그는 영화·만화·소설을 넘나들며 온갖 이야기를 써나가는 전천후 스토리텔러다. 1974년 서울생으로 고려대학교 인문대학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했다고 한다. 첫 직장인 영화사에서 공동 작업한 시나리오 〈이중간첩〉이 영화화되며 시나리오 작가가 되었다. 두 번째 직장인 출판사에서 만화 기획자로 일하며 쓴 『실험인간지대』가 제1회 부천만화스토리 공모전에서 대상을 수상하며 만화 스토리 작가가 되었다. 같은 출판사 소설 편집자로 남의 소설을 만지다가 급기야 전업 작가로 나섰다고 한다. 이후 ‘젊은 날 닥치는 대로 글쓰기’를 실천하던 중 장편소설 『망원동 브라더스』로 2013년 제9회 세계문학상 우수상을 수상하며 마침내 소설가가 되었다.

책을 소개하는 온라인 사이트 〈예스24〉에 따르면 저자는 장편소설 『망원동 브라더스』(2013) 『연적』(2015) 『고스트라이터즈』(2017) 『파우스터』(2019)와 산문집 『매일 쓰고 다시 쓰고 끝까지 씁니다』(2020) 『김호연의 작업실』(2023)을 펴냈다. 영화 〈이중간첩〉(2003), 〈태양을 쏴라〉(2015)의 시나리오와 〈남한산성〉(2017)의 기획에 참여했다.


이 가운데 2021년 『망원동 브라더스』는 연극으로 상연될 정도로 적잖은 인기도 누린 듯하다. 네 편의 장편소설을 쓰고, 과연 다섯 번째 소설을 쓸 수 있을까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했다고 한다. 〈프롤로그〉에 따르면 네 번째 소설 『파우스터』(2019)를 출간하고 열흘이 채 지나지 않아서였다. 저자는 심각한 고민이 잉태된 시점을 말하고 있다. 2019년 4월 말. 저자는 시내 대형 서점에 들러 신간 매대에서 사라진 것을 보고 충격을 받았던 듯하다. 책장 사이를 분주히 오가며 마침내 책장에 단단히 박혀 있는 책을 발견했다. 저자는 이 소설 『파우스터』를 괴테의 희곡 〈파우스트〉에서 영감을 얻었고, 이 소설을 쓰기 위해 3년이란 시간이 필요했다고 털어놓는다. 

그래도 출판사의 선인세만으로 생활에 충분치 않아 시나리오를 썼다. 그것을 팔아 번 돈으로 시간을 샀다고 말한다. 시간은 '소설 쓸 시간'으로 독자에게는 읽힌다. 메피스토펠레스에 영혼을 팔기하도 할 듯 몰두해 초고를 완성할 즈음 어깨가 마비돼 응급실을 찾았다고도 말한다. 

목 디스크 재발이란 진단이 떨어졌다. 결국 통증 병원 치료 후 작업실에 출근하는 루틴으로 재고 작업을 수행해야 했다고 한다. 잘 낫지 않는 고질병 목 디스크처럼 지난한 다시 쓰기를 반복했다. 2018년 말, 마침내 출판사에 보낼 원고를 완성했다. 출판사에서 지적한 부분을 받아들이고 다시 수정을 거쳐 오히려 분량을 늘인 작품을 편집장은 놀랍게도 지지해 줬다고 저자는 귀띔한다. 드디어 544페이지에 달하는 정통 스릴러 소설 『파우스터』가 탄생했다. 처음으로 '벽돌책' 작가가 됐다고 자랑스럽게 늘어놓기도 한다. 더욱이 데뷔작인 『망원동 브라더스』가 독자들의 사랑을 얻고 영화와 연극으로 제작되면서 경제적 여유도 찾았다. 이제 소설가로서 마음껏 살면 되는가 싶어단다. 두번 째 소설 『연적』(2015)을 호기롭게 출간했을 때도 기대는 여전했다고 한다. 하지만 세상은, 출판 시장은 자기 이야기가 최고라고 생각하는 작가에게 물을 먹이는 법을 잘 알고 있었다고 출판계의 칼날 같은 단죄를 비유적으로 말한다.



세 번째 소설 『고스트라이터즈』(2017)는 카카오페이지에서 여러 차례 조회 수 1위를 기록해 기대가 높았다고 저자는 속내를 밝힌다. 그러나 출간된 뒤에는 역시 별다른 반응을 얻지 못한 채 책장에 꽂히거나 '재고 없음'으로 분류됐다. 쓴맛을 다시 본 것이다. 저자는 그즈음 전업 소설가로 산다는 건 고라니로 사는 것과 같은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고백한다. 고라니에 비유하는 이유도 밝힌다. 세계적인 희귀종이지만 한국에서는 애물단지 취급을 당하는, "잡아 죽이기도 뭣하고 죽이기도 하지만 보호하기에도 힘든 동물"이라고 적잖은 충격이 있었음을 은근히 표현한다

『파우스터』는 주인공인 야구 선수 준석의 강속구처럼 전력투구한 작품이라고 저자는 설명한다. 그동안 작품 성향과는 다른 스실러 장르에 도전했고, 그동안 쓴 소설 중 가장 많은 시간과 공력을 투자한 작품이라고 저간의 사정을 밝힌다. 출판사 역시 메이저급 회사로서 자신의 역량을 모두 쏟아부었다고 회고하고 있다. 저자는 대형 서점의 생리를 잘 아는 것 같다. "새 책이 서점 신간 매대에 머무르는 시간은 길어야 열흘 전후다. 이후에는 베스트셀러 매대로 옮겨가거나 서점에 돈을 내 전용 매대를 사야(매우 비쌈) 독자들에게 계속 책을 어필할 수 있다. 이 말은 출간 후 열흘이면 신간의 흥행 여부를 얼추 가늠이 된다는 말이다. 그날, 대형 서점 책장에 꽂혀 있는 책을 보며 나는 가능성 따위는 없을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대신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는 격언을 되뇌며 장벽 같은 책장에서 벽돌 같은 책을 뽑아 계산대로 향했다. 그게 내가 내 책을 사는 마지막 행위가 될지도 모르겠다는 멜랑콜리한 생각을 품은 채."(p.8)

이 책 『나의 돈키호테를 찾아서』는 180만 부 베스트셀러 작가 김호연의, 『불편한 편의점』, 『나의 돈키호테』의 집필 비하인드를 담은 에세이다. 네 번째 책의 기대감이 산산이 무너진 채 공원 벤치에 앉아서 걸려 왔던 전화 한 통을 받는다. "소설 쓰기를 포기하려던 소설가”에게 한 줄기 빛은 그렇게 무심한 듯 찾아왔다. 돈키호테에 관한 글을 쓰는 조건으로 스페인 마드리드의 레지던시에 3개월간 머물 자격을 선사하는 프로그램에서 온 전화다. 『불편한 편의점』으로 밀리언셀러 작가가 되기 바로 전의 일이다.


세계적인 베스트셀러를 써내기까지 어떤 일이 있었을까? 이처럼 스페인 체제 소설 쓰기는 저자의 고민이 해결되는 유일한 탈출구가 된다. 이 책 『나의 돈키호테를 찾아서』는 2019년 9월부터 11월까지, 저자가 스페인의 유서 깊은 레지던시 ‘헤지덴시아 데 에스튜디안테스’에 머물던 때를 담은 여행기이다. 저자는 그곳이 “다시 꿈꿀 수 있도록 해준 인생의 스프링캠프”였다고 강조한다. 모기가 없는, 맛있는 음식과 술이 있는, 아름다운 유산이 곳곳에 숨어 있는 스페인 곳곳을 그리는 이 이야기가 무엇보다 ‘돈키호테’라는 저마다의 꿈을 절대로 포기하지 말라고 응원하는 이야기인 까닭이다. 앞서 언급한 ‘헤지덴시아 데 에스튜디안테스’에 낸 제안서가 돈키호테에 대한 소설을 쓰겠다는 저자에 호응한 것이다.

이렇게 떠난 스페인에서 저자는 우리가 기대하는, 아름답고 낭만적인 여행을 하지 않는다. 저자는 출간 계약도 하지 않은 원고를 하루 세 장씩 써야 했고, 경비를 한 푼이라도 아껴야 했으며, 철저하게 혼자였다. 그러나 그가 만난 스페인은 아름다웠다. 스페인의 햇살, 스페인의 문화유산, 스페인의 음식 그리고 스페인의 사람들까지. 저자는 그곳에서 쿠폰에 도장 10개를 찍으면 음료 한 잔을 무료로 주는 단골 카페를 만들고 147번 버스를 익숙하게 타고 다닌다. 『돈키호테』 원서를 찾아 서점을 기웃거리기도 한다. 영감을 얻기 위해서라면 기차를 타고 훌쩍 떠나기도 하며. 그곳에서 저자는, 어느 동양인 여행객이 아니라 아무도 몰라주더라도 자신이 써야 할 글을 꿋꿋이 쓰는 작가였다. 

소설을 포기하려던 작가가 다시 소설을 쓰려고 마음먹게 된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이 책은 저자가 머물렀던 3개월 간의 여행(?)을 샅샅이 보여준다. 

포기와 성취의 경계에서 저자는 무엇을 경험했을까? 도망치듯 떠난 스페인에서 저자는 대단한 일을 하지 않는다. 돈키호테의 흔적과 영감을 좇아 다만 걷고, 읽고, 보고, 대화할 뿐이다. 다시 소설을 써야 하는 이유는 낯선 도시의 평범한 일상 속에서 자연스럽게 찾아 왔다고 저자는 책에서 토로한다. 


"이루고 싶은 꿈을 좇으면, 우리는 어느새 꿈 그 자체가 된다." 저자는 한 가지 사실을 깨닫는다. “나는 아직도, 여전히 글을 쓰고 싶구나.” 돈키호테의 발자취를 따라가는 여정이 어느새 그를 ‘돈키호테’로 만들어 준 것이라고 저자가 해석하는 대목에서 글에 대한 저자의 열정은 죽을 때까지 식지 않을 것으로 독자는 느낀다. 한국으로 돌아온 저자는 다시 글을 쓰기 시작했다. 코로나19로 사람들이 서로에게서 거리를 두던 외롭고 힘들었던 시기, 멈추어 뒀던 이야기를 다시 시작했다. 그렇게 그 원고는 결국 모두에게 위로를 준 소설 『불편한 편의점』이 되었다. 

저자는 “모험을 지속하는 동안은 언제나 돈키호테일 것이고, 집필을 멈추지 않는 동안은 계속 소설가일 것이다”라고 말한다. 저자는 단순히 무모한 용기만으로 도전해 운 좋게 성공한 것이 아님을, 이 책에서 여실히 보여 준다. 꿈을 향해 다시 도전할 용기, 포기하지 않고 늘 대책을 궁리하는 자세. 저자의 이런 모습은 무엇보다 그의 순수함과 성실함에서 나온 것이란 생각이다. 이 한 권의 에세이에서 만나는 소박하고 소시민적인 저자의 모습은 그가 이제껏 그려 온 따스한 온기로 가득한 이야기 속 인물의 ‘실사화’ 버전이다. 저자 특유의 따뜻한 위로에 감동했다면, 이번 에세이에서 자신의 소중한 꿈을 좇는 저자의 여정 역시 감동으로 다가올 것으로 독자는 믿는다.

이 책은 말하자면 소설 『나의 돈키호테』의 탄생기이자 취재기이기도 하다. 에세이지만 소설을 즐겁게 본 독자들만이 찾을 수 있는 재미있는 장치가 이 책 곳곳에 있다. 아직 소설 『나의 돈키호테』를 읽지 못해 못내 민망하지만 이 책 『나의 돈키호테를 찾아서』의 결말은 이미 모두가 추론할 수 있듯이 ‘꽉 닫힌 해피엔딩’이다. 궁색한 '무명작가'는 스타작가가 되어 우리 앞에 나타난 느낌이다. 우리도 꿈을 포기하지 않으면 기쁜 결말을 맞이할 수 있다는 듯이 저자의 에세이는 만물이 생동하는 대한민국의 2025년 봄날을 스페인의 열정과 함께 독자들의 앞길을 환하게 이끄는 듯하다. 저자는 이처럼 독자들에게 위로와 용기를 건넨다. 


저자가 이 책 『나의 돈키호테를 찾아서』를 읽고, "누구에게나 자신만의 돈키호테가 있을 것 같아요. '나의 돈키호테'를 찾고 있는 분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들려주세요."란 〈채널예스〉 대담자의 말에 저자의 답은 간단 명료했다. "간절함을 가지고 좇으세요. 그냥 찾는(looking for) 게 아니라 좇는(chasing)다는 생각으로 말이에요. 돈키호테가 쉽게 안 찾아지는 것 같거든요. 그래서 어느 정도 집착해야 된다고 생각해요. 쉬운 게 아니니까 많이 좋아해야죠. 짝사랑하듯 해야 해요. 책을 보시면 저도 미친 사람 같잖아요. 스페인에 가서 돈키호테 동상에 말을 걸고, 세르반테스의 고향을 찾고요. 세고비아 관광지 중 멋있다는 데도 안 가고 나의 돈키호테만을 좇았거든요. 사실 거기 간다고 영감이 오겠어요? 그냥 가는 거예요, 그냥. 그 정도의 근성이랄까 간절함이 필요해요. 자신의 돈키호테가 있다면 그것을 짝사랑했으면 좋겠어요."


이곳에서의 3개월은 내가 다시 소설을 쓰도록 만들어 줬다. 돈키호테를 찾으며 배운 건 그 대책 없는 용기와 신념이었다. 세르반테스를 쫓으며 느낀 건 생을 향한 불굴의 의지와 어떤 상황에도 포기하지 않는 집필욕이었다. 사람들은 보이지 않는 것을, 손에 잡히지 않는 이익을 믿지 않으려 하지만 결국 《돈키호테》에 담긴 수많은 무형의 가치들은 우리를 뒤흔들었다. 그래서 그 책은 인류의 고전이 됐다.(p.236-237 - 「22장 아스타 루에고」 중에서


저자 : 김호연


영화·만화·소설을 넘나들며 온갖 이야기를 써나가는 전천후 스토리텔러. 1974년 서울생. 고려대학교 인문대학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했다. 첫 직장인 영화사에서 공동 작업한 시나리오 「이중간첩」이 영화화되며 시나리오 작가가 되었다. 두 번째 직장인 출판사에서 만화 기획자로 일하며 쓴 「실험인간지대」가 제1회 부천만화스토리 공모전에서 대상을 수상하며 만화 스토리 작가가 되었다. 같은 출판사 소설 편집자로 남의 소설을 만지다가 급기야 전업 작가로 나섰다. 이후 ‘젊은 날 닥치는 대로 글쓰기’를 실천하던 중 장편소설 『망원동 브라더스』로 2013년 제9회 세계문학상 우수상을 수상하며 소설가가 되었다.

장편소설 『망원동 브라더스』(2013) 『연적』(2015) 『고스트라이터즈』(2017) 『파우스터』(2019)와 산문집 『매일 쓰고 다시 쓰고 끝까지 씁니다』(2020) 『김호연의 작업실』(2023)을 펴냈고, 영화 「이중간첩」(2003), 「태양을 쏴라」(2015)의 시나리오와 「남한산성」(2017)의 기획에 참여했다. 2021년 『망원동 브라더스』에 이은 ‘동네 이야기’ 시즌 2 『불편한 편의점』을, 2022년 『불편한 편의점 2』를 출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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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원 회사 3부작
임성순 지음 / 은행나무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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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이란 이름의 금박이 벗겨진 인간은 결코 만족을 모르는 잔인한 야수일 뿐이다." 선하고 성실한 사람에 의해 왜곡된 세상에 내놓는 작가의 처절하고 묵직한 메시지가 부조리한 사회에 경종을 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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