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키야, 상대방에게 좋은 인상을 심어주고 싶은 마음은 자연스러운 거야. 젊은 남자가 멋있어 보이고 싶어 할 만큼 우리를 높이 평가한다는 건 기분 좋은 일이지."
- P197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그녀의 말, "네가 절대로 엔도라를 떠나지 않으리라는 걸 알았다."
는 그 말이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았다. 보여주겠어. 나는 속으로 생각했다. 모두에게 보여주고 말겠어. 엔도라의 가운데 신호등이 녹색에서 노란색으로, 다시 빨간색으로 바뀌었다. 차를 멈추고 기다렸다.
일리노이나 켄터키까지 갈 수 있을 만큼 기름을 채웠고, 평생 먹어도 남을 만큼의 음식이 있었다. 나는 새로 출발할 수 있었다.
녹색 불이 들어왔다. 지금이 기회였다. 하지만 나는 우리 집이 있는 골목으로 접어들면서 전조등을 깜빡였다. 모자란 내 동생이 길에나와서 내 신호를 기다리고 있었다. 나라는 걸 확신한 녀석이 집으로 달려들어갔고, 내가 도착하기도 전에 누나와 엘렌이 현관에 나와섰다.
- P137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거실을 둘러보니 누이들과 엄마와 모자란 남동생이 보였다. 푹 꺼진 마루와 낡은 집이 눈에 들어왔다. 부엌에서는 쓰레기 냄새가 진동하고, 카펫에서는 흙먼지가 밟히고, 옷엔 곰팡이가 피었다. 이런공간을 지워버리고 싶은 심정, 이런 사람들을 지워버리고 싶은 심정을 이해할 수 있었다.
- P153

어제는 길버트 그레이프 평생 최고로 기발한 아이디어를 구상하며 한 시간쯤 혼자 즐거워했다. 터커한테 "세계 최고의 거구, 보니!"
라고 쓴 커다란 간판을 그리게 해서 이 근방 최고의 놀라운 가족을알리는 그 광고판을 13번 고속도로와 35번 국도에 몇 킬로미터마다하나씩 내건다는 아이디어였다. "그레이프를 만나세요" "춤추는 어니" "엘렌 그레이프, 맛이 참 좋아요" 같은 표지판도 붙여야지. 에이미 누나는 매점에서 팝콘과 레모네이드를 팔고, 어니가 의자에 앉아있으면 사람들이 어느 쪽이 플라스틱 눈인지 맞히면 어떨까. 제니스누나는 꼼꼼하게 구성한 우리 집 투어의 가이드가 되어 곳곳에 엄힌 일화들을 들려주되, 스튜어디스 유니폼을 입고 스튜어디스 같은미소를 지으며 스튜어디스의 동작을 곁들인다. 지하실에 아빠 인형을 매달아놓을 수도 있다. 래리 형은 거기 얼어붙은 듯이 서서 아빠를 올려다보며 그날의 순간을 재연한다. 투어의 하이라이트는 우리엄마를 만나는 순서다. 사람들은 미리 엄마의 예상 체중을 적어낸다.
내가 엄마를 깨우면 엄마는 힘겹게 일어나 관중의 박수를 받으며 체중계에 올라간다. 디지털 체중계에 엄마의 몸무게가 찍혀 나온다. 근사치를 적어낸 사람에게 소정의 상품을 준다.
짧은 투어지만, 가족 사업으로서의 잠재력은 그 무엇에도 뒤지지 않는다. 골골거리는 마을 경제도 살아날것이다. 도처에서 우리를 보기 위해 차를 몰고 찾아올 테니까. 온 가족이 함께 모여 일하면서 지나온 날들을 찬미하고 그것을 온 세상과 함께 나눌 수 있는 끝내주는 아이디어였다. 어니한테 얘기해줬더니 무척 좋아했다. - P175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어니를 데리고 마을 어귀에 나와 기다리는 일은 연례행사가 됐다.
어니가 지금 신이 나서 어쩔 줄 모르는 이유는 조금 있으면, 몇 시간 후가 될지도 모르지만 아무튼 오늘 안으로, 트럭과 트레일러와 캠핑카가 이곳 아이오와주 엔도라로 줄지어 들어올 예정이기 때문이다. 이 트럭에 문어발, 저 트럭에 파란색과 빨간색 자동차를 매단회전놀이기구, 또 다른 트럭 두 대에는 대관람차를 나눠 싣고, 게임기계들도 줄줄이 따라올 것이다. 하지만 어니에게 무엇보다 중요한건 회전목마의 말들이 온다는 사실이다.
- P8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하지만 그때, 리스페너드 스트리트에 서 있을 때는 이런 걸몰랐어. 그때 우린 그냥 서서 그 붉은 벽돌 건물을 올려다보고있었고, 난 주드 때문에 두려워해야 할 필요 없는 척하고 있었고, 그는 그런 척하는 나를 봐주고 있었지. 주드가 저지를 수 있었던 그 모든 위험한 일들, 내 가슴을 찢어놓을 수도 있었던 그온갖 방법들은 이야깃거리인 과거 속에 있었고, 우리 뒤에 놓인시간은 무서웠지만 우리 앞에 놓인 시간은 그렇지 않았어.
옥상에서 뛰어내렸다고?" 난 주드 말을 되풀이했어. "도대체 그런 짓을 왜 했는데?"
"긴 이야기예요." 그는 심지어 싱긋 웃으며 말했어. "이야기해드릴게요."
"그러렴." 난 말했어.
그리고 그는 이야기를 시작했어.
- P427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