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착이 잘 형성된 아이는 대개 몇 초 또는 몇 분 만에 진정을 되찾고 발견 모드로 되돌아가 더 많은 학습을 향해 나아간다. 이 과정은하루에 수십 번, 한 달에 수백 번씩 일어나며, 몇 년 지나지 않아 아이는 두려움을 덜 느끼게 되고 혼자서 탐구를 더 계속하길 원할 가능성이 높다(어쩌면 어른의 도움을 전혀 받지 않고 학교나 친구 집까지 걸어감으56로써." 아이는 발달하면서 안전한 기반을 내면화하게 된다. 부모의 물리적 존재가 없더라도 자신이 지원을 받는다는 사실을 알기 때문에 혼자서 역경에 맞서는 법을 배운다. 청소년기에는 낭만적 관계를 추구하기 시작한다. 이 새로운 애착은 부모에 대한 애착이 생길 때 발달한 심리적 구조와 ‘내적 작동 모델internal working model‘을 재사용한다. 청소년은 이 모델을 사용해 애정상대, 그리고 나중에는 배우자에게 애착을 느끼게 된다. 하지만 집 안의 기반에 갇혀 지내면서 안티프래질 본성을 발달시키는 데 유익한 바깥 여행을 하지 않는 아이는 성장대 growth zone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지 못한다. 그래서 이들은 자신의 삶 중 많은 시간을 방어 모드로보내고 부모의 물리적 존재에 더 많이 의존하는 상태에 머물게 되는데, 이는 다시 부모의 과잉보호를 강화하는 악순환을 낳는다. 지금까지 나는 이 - P144
사람의 뇌는 다섯 살 누렵에 크기가 어른의 90% 수준에 이르며, 그때에는 어른이 되었을 때보다 신경세포와 시냅스가 훨씬 더 많다. 따라서 그다음에 일어나는 뇌의 발달은 전체적으로 성장하는 양상으로 진행되는 것이 아니라, 자주 사용되는 것만 남기고 신경세포와 시냅스의 선택적 가지치기가 일어나는 양상으로 진행된다. 뇌 연구자들은 "함께 발화하는 신경세포들끼리 서로 연결된다."라고 말하는데, 일단의 신경세포를 반복적으로 활성화하는활동이 그 신경세포들을 더 긴밀하게 연결하는 결과를 낳는다는 뜻이다. 만약 아이가 활쏘기나 그림그리기나 비디오게임이나 소셜 미디어를 많이 하면서 사춘기를 보낸다면 이 활동들은 뇌에 지속적으로 구조적 변화를 초래하는데, 이 활동들이 보상을 가져다준다면 특히 그렇다. 문화적 경험은 바로 이런 방식으로 뇌를 변화시키며, 그결과로 자신을 일본인이 아니라 미국인으로 느끼거나 습관적으로 방어 모드 대신에 발견 모드로 작동하는 영 어덜트를 만들어낸다. 아동기 동안에 일어나는 두 번째 종류의 뇌 변화는 ‘말이집 형성myelination‘ 또는 ‘수초화‘라고 부르는데, 말이집(수초)은 신경세포의 축삭 돌기를 말아 싸고 있는 덮개를 말한다. 지방질 물질로 이루어진 말이집은 절연체 역할을 하면서 일단의 신경세포 사이의 장거리 연결 경로에서 신호가 더 빨리 전달되도록 돕는다. 느리게 진행되는 가지치기와 말이집 형성 과정은 사람의 뇌 발달에서 일어나는 거대한 트레이드오프와 관련이 있다. 아이의 뇌는 잠재력은 엄청나지만(많은 경로로 발달할 수 있다), 능력은 떨어진다(많은 일을 어른 뇌만큼 잘 처리하지 못한다). 하지만 가지치기와 말이집 형성이 진행됨에 따라 아이의 뇌는 어른의 뇌 구조로 고착되면서 더 효율적으로 변한다. - P147
그러다가 딸이외쳤다. "아빠, 나한테서 아이패드 좀 빼앗아 갈래요? 여기서 눈을 떼고 싶은데 그럴 수가 없어요." 딸은 게임 설계자가 설치한 변동 비율강화 계획 variable-ratio reinforcement schedule에 휘말렸는데, 이것은 뇌에 전극을 집어넣는 것 다음으로 가장 강력한 동물 행동 통제 방법이다. 1911년, 심리학의 기본적인 실험 중 하나에서 에드워드 손다이크Edward Thorndike는 굶주린 고양이들을 ‘퍼즐 상자‘라는 작은 우리에 집어넣었다. 만약 고양이가 특정 행동을 하면, 예컨대 사슬에 연결된 고리를 끌어당기면, 걸쇠가 열리면서 우리에서 탈출해 먹이를 얻을 수있었다. 고양이는 탈출하려고 애쓰면서 초조하게 발버둥을 쳤고, 그러다가 결국 우연히 해결책을 찾아냈다. 그런데 같은 고양이를 다시같은 상자에 집어넣으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고양이는 곧장 고리를 향해 다가갈까? 그렇지 않았다. 고양이는 또다시 전과 마찬가지로 발버둥을 쳤다. 다만, 이번에는 저번보다 조금 더 빨리 해결책에 도달했고, 그 후에는 횟수를 거듭할수록 조금씩 더 빨라지다가, 결국에는 즉각 탈출에 성공하는 행동을 취하게 되었다. 이런 일은 항상 학습 곡선과 일치하는 방식으로 일어났다. 고양이가 ‘깨달음을 얻어 탈출 시간이 갑자기 확 짧아지는 통찰력의 순간은 결코 없었다. 손다이크는 고양이의 학습을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우연한 많은자극 중에서 즐거움을 초래하는 한 가지 자극이 강화되고 각인된다." 그는 동물의 학습은 "합리적 의식의 결정으로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뇌에서 어떤 경로를 부드럽게 닦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황홀경에 빠진 것처럼 터치스크린에서 어떤 움직임을 반복하는 사람(당신 자신을 포함해)을 볼 때마다 "뇌에서 어떤 경로를 부드럽게 닦는 것"이란이 구절을 기억하라. - P1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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